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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5년 연구 거쳐 군복무 허용… 韓, 변하사 사망 후에야 “검토”

    美, 5년 연구 거쳐 군복무 허용… 韓, 변하사 사망 후에야 “검토”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 미국이 최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면서 우리 군도 트랜스젠더를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강제 전역 취소 소송에서 사법부가 전역 처분을 바로잡고, 국방부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지만, 다시 군으로 돌아가기 위한 복직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공동변호인단은 다음달 15일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 전 유가족이 소송을 이어받겠다는 의사를 담은 수계 신청서를 대전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유족들의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트랜스젠더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한지가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변호인단은 미국 등 여러 선진국이 이미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적합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전면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군사문제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의 복무가 군 준비태세와 의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변호인단 김보라미 변호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린 행정명령에는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대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군대를 포용적이고 강하게 만든다’는 점이 언급됐다”면서 “이스라엘도 성전환 수술, 호르몬 치료 등 의료비용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변 전 하사의 커밍아웃 이후 1년이 흐른 지금까지 관련 연구가 전혀 없었다. 지난해 1월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이 “성소수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자체가 군에 없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말에 그쳤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은 여전히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로 규정하며 강제 전역 사유로 본다. 변 전 하사 사망 후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군은 뒤늦게 반응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위한 연구가 있었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직은 없는데 이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하반기부터 트랜스젠더 복무를 위한 비용 추계와 작전성 검토 등 전반적인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트랜스젠더 복무 논란이 또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의 연구 결과가 트랜스젠더의 복무를 거부할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군의 다짐이 말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 잇따른 총기 난사… 코로나 정상화의 일그러진 민낯

    美 잇따른 총기 난사… 코로나 정상화의 일그러진 민낯

    ‘코로나19 정상화로 총기 참사가 돌아왔다.’ 최근 열흘간 미국 곳곳에서 총기 난사가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나온 자조 섞인 비판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인 4명 등 8명이 희생된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참사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콜로라도주 식료품점에서 괴한의 총에 10명이 희생된 데 이어 27일엔 버지니아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잇따라 총격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총기 사고가 예년보다 뜸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에서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밤 11시 20분쯤 해변가를 순찰하던 경찰이 연이은 총성을 듣고 현장에 도착했는데 숨진 여성과 부상자 8명을 발견했다는 것이다.경찰은 신체적 싸움이 총격으로 번졌고, 사망한 여성은 이와 무관한 행인이라고 했다. 이후 인근에서 경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사이에 총격이 벌어졌고, 용의자는 사살됐다. 또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는 필라델피아에서 2건의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이날 전했다.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전동 킥보드를 타던 소년(11)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총격으로 사망했고, 다른 한 명(14)은 팔과 발목에 총탄을 맞아 입원했다. 같은 날 밤 8시쯤에는 한 남성이 피시타운의 한 술집 앞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해 7명이 부상당했다. 이 중 4명은 중태다. 2018년에 평균 36일 만에 한 건씩, 2019년에는 45일 만에 한 건씩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공공장소에서 모임이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73일 만에 한 건씩 발생할 정도로 뜸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지난 22일까지 7건의 총기 난사로 총 40명이 사망했다. 이에 레스터 홀트 NBC방송 앵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슬프게도, 총기 난사 사건은 정상화되는 미국의 모습 중 일부”라고 말했다. 또 CNN은 “미국인들은 1년간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해 왔다. 비극적으로, 그 소망이 이뤄졌다”며 총기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용 무기 및 고성능 자동 소총을 금지하는 입법과, 앞서 하원을 통과한 무기 구입 시 신원 확인 의무화 법안에 대해 상원 통과를 요청했지만 공화당 상당수가 반대 입장이다. 이에 바이든은 3D 프린터 등으로 만들거나 개인이 직접 만들어 일련번호가 없는 소위 ‘유령총’을 총기로 등록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인 100명당 120개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선진국 중 가장 많다. 10만명당 총기로 인한 사망자도 3.4명으로 2위인 캐나다(0.6명)의 5배가 넘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전쟁터 나가듯… 돌격용 소총·방탄조끼 무장했던 총격범

    전쟁터 나가듯… 돌격용 소총·방탄조끼 무장했던 총격범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사건의 용의자인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21)가 돌격용 소총과 녹색 방탄조끼 등으로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알리사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로 특히 인종차별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볼더 경찰은 23일(현지시간) 전날 10명의 사망자를 낸 식료품점 총격 참사의 용의자인 알리사를 10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아직 수사 중이다. 희생자는 경찰관 에릭 텔리(51)와 20~65세의 무고한 시민들이었다. 알리사는 범행 당시 AR15 계열의 돌격용 반자동 소총인 ‘AR556’을 발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알리사는 루거사가 제작하는 해당 총기를 지난 16일 구입했다. 알리사는 탄창을 부착할 수 있고 방탄 기능이 있는 녹색 전술용 조끼도 입고 있었다. 그의 자택에서는 다른 무기들도 발견됐다. 이날 바이든은 백악관 연설에서 “(지난 16일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살해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며 “(총기 규제는) 당파적 이슈가 아니다. 미국인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공격용 무기 및 대용량 탄창 금지를 위한 입법을 상·하원에 촉구했고, 지난 11일 하원에서 가결된 ‘총기 구매 시 신원조사 범위 확대 법안’을 상원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알리사는 2002년 미국에 왔으며 이후 이슬람 혐오·인종차별·동성애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 왔고, 분노조절 장애도 있었다. 고교생이던 2017년 인종차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며 급우를 실신할 정도로 폭행해 법원에서 1년 보호관찰 및 분노조절 치료 명령을 받았다. 2019년에는 페이스북에 학교가 자신의 전화기를 해킹하고 있다며 “인종차별이 확실하다”는 글을 올렸다. 알리사의 형은 총격의 동기가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성년 밀입국 5배 급증… 바이든 “美 오지 마”

    미성년 밀입국 5배 급증… 바이든 “美 오지 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자들을 향해 “오지 말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 포용적인 이민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미국 남쪽의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 희망자들이 급증한 데 따른 대응이다. 바이든은 이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이민) 제도를 새롭게 정비하는 중”이라면서 “지금 있는 (중남미의) 마을, 도시, 지역사회를 떠나지 말라”고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또 “(이주자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알고 오려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의 이날 발언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포용 의지를 밝혀 온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는 결이 달랐다. 바이든은 지난달 3일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이민 정책으로 인해 국경에서 격리된 부모와 자녀 간 재결합을 연구하게 하고, 영주권 자격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취임 뒤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민행렬이 폭증하자 바이든이 결국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달 세관 국경보호국(CBP)은 멕시코와의 국경에서 이민자 10만여명을 체포하거나 추방했다. 미성년 밀입국자는 추방되지 않고 CBP 시설에 구금되는데, 구금된 미성년 밀입국자가 지난달 800명에서 최근 4200명으로 3주 만에 5배 넘게 늘었다. 알렉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멕시코와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오려는 시도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미얀마 군부, 美 은행에 예치된 1조 1000억원 옮기려다 美에 차단

    미얀마 군부, 美 은행에 예치된 1조 1000억원 옮기려다 美에 차단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사흘 뒤 미국에 예치해 둔 거액의 자금을 옮기려다 차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중앙은행 총재를 새로 선임하고 개혁파 인사들을 구금한 뒤인 지난달 4일 미얀마 중앙은행 명의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해 둔 약 10억 달러(1조 1250억원)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지만 뉴욕 연은 당국자는 이 거래의 승인을 지연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거래를 무기한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미얀마 군부를 제재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군부가 10억 달러의 자금에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힌 일이 있다. 미얀마는 보유외환 일부를 뉴욕 연은에 예치해 왔고, 당시 거래가 차단된 이유는 지난해에 이미 부분적으로라도 마약 밀매 등 자금 세탁 우려가 있으면 추가 조사를 벌이도록 한 ‘그레이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이날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시위대를 향한 충격적이고 지독한 폭력에 대응한 조처를 미국이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한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이 군부의 폭력적 행위에 대해 추가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시위를 취재하던 AP 통신의 사진기자가 체포된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주미 미얀마 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표현의 권리를 행사한 시민의 죽음에 대해 “매우 고통스럽다”며 치명적 무력의 사용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올렸다. 또 무력 사용 최소화와 최대한 자제할 것을 미얀마 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가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고 무고한 시민에 대한 억압을 멈추도록 하는 한편 국가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줘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역설한 데 이어 주미 미얀마 대사관도 군부 정권에 등을 돌린 셈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바이든의 中반도체 견제… 눈물 쏟는 美자동차 업계

    바이든의 中반도체 견제… 눈물 쏟는 美자동차 업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반도체와 차량용 배터리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동했지만, 미국의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가 되레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심화시켰다는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중국을 압박하려던 제재가 부메랑이 돼 미국을 괴롭히는 역설이다. 2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던 중신궈지(SMIC)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계기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반도체 품귀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은 삼성전자나 TSMC(대만)가 아니라 SMIC”라고 전했다. SMIC는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운을 걸고 육성하는 회사다. 반대로 미국 입장에선 눈엣가시인 SMIC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말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업체들이 SMIC에 부품 공급이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때만 해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SMIC가 제2의 화웨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일어난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이 SMIC에 날개를 달아 줬다. 상대적으로 구식 기술이 적용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미 상무부 제재에도 불구하고 SMIC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어서다. 현재 SMIC 공장은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주문이 쏟아져 대규모 증설도 추진 중이다. 반면 미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치로 SMIC에 생산을 요청하지 못한다. 미국 업체들이 접촉할 수 있는 TSMC나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 때문에 구형인 차량용 반도체 라인 증설 투자를 하기 힘들다. 결국 GM과 포드 등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해 감산에 나섰다. 테슬라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폭락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 中 반도체 제재로 제 발등 찍었나…車업계 ‘울며 겨자먹기’ 감산

    美, 中 반도체 제재로 제 발등 찍었나…車업계 ‘울며 겨자먹기’ 감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반도체와 차량용 배터리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동했지만, 미국의 ‘중국 반도체 굴기’ 견제가 되레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심화시켰다는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중국을 압박하려던 제재가 부메랑이 돼 미국을 괴롭히는 역설이다. 2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던 중신궈지(SMIC)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계기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반도체 품귀 사태의 최대 수혜 기업은 삼성전자나 TSMC(대만)가 아니라 SMIC”라고 전했다. SMIC는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운을 걸고 육성하는 회사다. 미국 입장에선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말 SMIC를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업체들이 SMIC에 부품 공급이나 기술 이전을 할 수 없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때만 해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SMIC가 제2의 화웨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일어난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이 SMIC에 날개를 달아 줬다. 상대적으로 구식 기술이 적용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미 상무부 제재에도 불구하고 SMIC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현재 SMIC 공장은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주문이 쏟아져 대규모 증설도 추진 중이다. 반면 미 완성차 업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치로 SMIC에 생산을 요청하지 못한다. 결국 GM과 포드 등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해 감산에 나섰다. 테슬라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폭락했다. 미국 업체들이 접촉할 수 있는 TSMC나 삼성전자는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로는 구형인 차량용 반도체 라인 증설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 이 때문에 “미국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날 미 반도체업계 연구기관 ‘세미컨덕터 리서치 코퍼레이션’은 “그간 미 상무부가 중국에 14나노미터(㎚) 공정 장비 공급을 불허하다가 최근 SMIC에 허용했다”고 전했다. TSMC와 삼성전자가 3~5㎚ 공정을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4㎚ 이상은 첨단 공정으로 보기 힘들다. 미국이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완화하고자 재재를 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은 미중의 코로나19 확산·회복 시간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 조치에 돌입하자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장기 주문을 줄였다. 그런데 감염병 사태에서 먼저 빠져나온 중국에서 하반기부터 신차 주문이 폭증했다. 업계 수요예측 실패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가 동이 나 반도체 대란이 시작됐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아시안이라 당했다” 1년 만에 7배 급증… 美 흔드는 亞 혐오

    “아시안이라 당했다” 1년 만에 7배 급증… 美 흔드는 亞 혐오

    트럼프 전 대통령, 中 혐오 발언 쏟아내아시아 출신 향한 무차별 폭행 등 급증노인·여성 피해 집중… 혐오 처벌 드물어 바이든 “평등 노력” 차별금지 행정명령 美법무부, 수사 강화… 관련 연구도 추진‘#아시아계 혐오 멈춰라’ SNS 해시태그“인종차별 근본적 해결 위한 교육 필요”미국 뉴욕 퀸스에서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한 백인 남성이 빵집에 줄을 서 있던 50대 중국계 여성을 밀쳐 넘어뜨렸다. 이 여성은 넘어지면서 신문 가판대에 머리를 부딪혔고 인근 병원에서 이마를 꿰맸다. 엑스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올리비아 문(41)이 해당 사건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아시안 혐오 범죄 급증에 말문이 막힌다.” 문은 이런 트윗 글과 함께 혐오에 대한 각성을 촉구했다. 문의 우려대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가 심상치 않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직접 나서서 아시아계 차별 금지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 연방정부는 이들이 출신,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경찰, 亞 혐오 범죄 전담 TF 꾸려 미 법무부도 지난달 26일 자국 내 증오범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 연방 검사, 지역 경찰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의회는 지난달 23일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데 주 기금 140만 달러(약 15억 5000만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개별 폭행을 넘어 근원적인 원인과 처방을 찾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 전역의 통계는 잡히지 않지만 뉴욕경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아시아계 혐오 범죄로 체포된 이들은 2019년 3명에서 지난해 20명으로 급증했다. 2019년 모두 14건이던 흑인과 백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지난해 각각 8건, 6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뉴욕경찰이 의도와 행위의 구체성이 명확할 때만 혐오 범죄로 분류한다는 점에서 가파른 증가세다. 이에 뉴욕경찰은 지난해 아시아계 혐오 범죄 수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전담팀 내 25명의 경찰이 아시아 각국의 10개 언어를 구사한다.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증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꼽힌다. 그는 중국 혐오 발언을 일삼으며 인종 차별적인 인식을 부끄러움 없이 드러냈다. 그레이스 유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아시안아메리칸 연구소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의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부르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공격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한인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종 혐오 범죄를 일으키는 이들을 보면 트럼프 지지자인 고졸 백인들이 많다”며 “흑인의 경우 지난해 흑인 시위도 있었고, 심할 경우 총기를 들고 가 직접 보복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공격 방향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불쏘시개 됐을 뿐 미국 사회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계의 영향력에 대한 반감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갤럽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미국 전체 인구는 8% 증가했지만 아시아·태평양계(AAPI)의 인구는 46%가 급증해 2310만명이 됐다. 이 기간 아시아계 가정의 가처분소득은 무려 314%가 급증해 2위인 백인(119%)을 월등히 앞섰다. 아시아계의 이민은 2012년부터 직전 유입 1위였던 히스패닉을 앞섰다. 중국과 인도가 양대 축이다.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를 토대로 전문직에 속속 진출해 왔고 정치 분야에서도 약진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이번 상·하원 의원 중 부모나 자신이 아시아에서 이민 온 경우는 14명으로 유럽(25명), 남미(1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경제·사회적 힘을 키운 아시아계가 미국 지역사회에 동화되기보다 독립적인 문화를 유지한다는 것도 반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계보다 더 많은 히스패닉에 대한 혐오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인데, 이는 히스패닉이 미국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이질감이 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의 뿌리는 상당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2년 중국인 근로자의 이민을 금지한 중국인 배척법이 실제로 시행됐었고 1943년에야 폐지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이 법은 소위 ‘황색 위험’에 대한 산물이었고, 중국 이민자들이 미국 백인들의 일자리 및 서구적 생활 방식에 위협이 된다는 편집증이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1991년 흑인 청년 로드니 킹에 대한 경찰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촉발된 흑인들의 LA 폭동 때 한인 타운이 공격당한 사례를 들며 “흑인과 아시아계 간의 긴장도 수십년 전으로 올라간다”고 했다.●아시아계 혐오 범죄 피해 중국인 40% 집중 미국 내 아시아계 단체들이 연합한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3월부터 5개월간 접수된 아시아계 혐오 범죄 중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40.4%였고, 한국인은 15.7%로 2위였다.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에 접수된 아시아계 혐오 범죄는 47개주와 워싱턴DC 등에서 2800건을 넘는다. 최근 혐오 범죄의 주된 목표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한국계 미국인들 사이에선 억울하다는 정서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6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데니 김(27)은 ‘칭총’(ching chong·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은어), ‘중국 바이러스’ 등의 혐오 발언을 하는 2명의 괴한에게 폭행당했다. 무차별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진 그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저 목숨을 지키고 싶었다”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혐오로 인한 폭력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이나 노인들에게 벌어진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지난 1월 28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태국 남성이 자택 인근에서 산책을 하다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이틀 뒤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시민들이 그의 집 앞에 가져다 둔 추모 팻말에는 ‘내 민족(성)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사흘 뒤에는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에서 91세 노인 남성이 거리를 가다 누군가 갑자기 밀어 넘어지는 봉변을 당했다. ●NBA·나이키 등도 “아시아계 차별 반대” 공권력이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다루는 데서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계 혐오로 인한 폭행으로 짐작되는 사건들이 실제 혐오 범죄로 처벌되는 것은 극히 소수다. 뉴욕 퀸스의 빵집에서 공격을 당한 뉴욕 여성은 물론 같은 날 맨해튼의 지하철 객실 안에서 주먹으로 아시아계 여성(71)을 가격한 남성에게도 혐오 범죄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나보다 체구가 작은 다른 인종의 여성도 2명이나 있었다. 나를 공격한 건 인종 혐오 범죄가 분명하다”고 언론에 주장했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혐오 발언을 하는 등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권력에 기대기보다 혐오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운동이 활발하다. ‘#Stopasian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를 게시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 등 저명 인사들이 참여했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에 동참했던 미국 프로농구(NBA), 나이키, 아디다스, HBO방송 등도 아시아계 인종차별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동참했다. 지난달 20일에는 LA에서, 27일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각기 수백 명이 모여 아시아계 혐오 반대 시위를 열었다. 맨해튼 시위가 열린 토머스페인공원은 지난달 25일 한 아시아계 남성(36)이 흉기에 복부를 찔린 차이나타운 인근이었다. ‘스톱 AAPI 헤이트’를 창립한 러셀 증은 서울신문에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의 근원을 바꾸려면 처벌에 초점을 맞춘 ‘징벌적 정의’보다 뿌리를 변화시키는 ‘회복적 정의’가 중요하다”며 “청년들에게 인종적 공감과 연대를 증진시키는 교육을 하고, 희생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지원하는 장기적인 접근이 폭력의 순환을 더 효과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반도체 등 ‘탈중국’ 행정명령

    美반도체 등 ‘탈중국’ 행정명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칩,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을 향후 100일 동안 검토하도록 한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반도체 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미중 기술경쟁에 앞서 품목별 중국 의존도를 파악하려는 ‘탈중국’ 행보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 美, 4차 산업 공급망서 中 뺀다… “한국·일본·대만·호주로 대체”

    美, 4차 산업 공급망서 中 뺀다… “한국·일본·대만·호주로 대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를 주도할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을 전격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춰 첨단 부품 및 자원 무기화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아는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대만 등과 협력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갖추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가 단독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첨단 의료기기 분야가 비우호적 국가의 재난이나 제재 등에 영향받지 않도록 가치사슬(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자 자원과 인력, 자본을 결합하는 과정)을 재편하라고 업계에 요구할 계획이다. 미래 핵심 산업에서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 손잡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신 미국은 동맹들과 협력해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한다. 반도체는 한국과 대만, 2차전지는 한국과 일본, 희토류는 호주 등을 활용한다.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전 세계 차량 생산에 어려움이 커지자 바이든 행정부가 이러한 구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미 보스턴컨설팅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제조능력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지난해 12%로 크게 낮아졌다. 지금은 대만이 1위(22%)를 지키지만,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앞세운 중국이 2030년쯤 세계시장을 석권할 전망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미국은 국가 안보 우려에도 화웨이나 SMIC 등 중국 업체의 반도체·통신장비를 구입해야 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한국)과 파나소닉(일본)이 주도해 온 2차전지 시장에서도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한다. 앞서 중국은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분쟁이 생기자 2010년 희토류 수출을 금지해 굴복시켰다. 중국이 일부 첨단제품을 무기화하면 미국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미리 준비하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생각이다. 다만 매체는 “반도체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업체(삼성전자·TSMC)가 몇 개 없어 미국이 이들을 활용하려면 다른 나라 정부의 양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바이든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 재차 사과… ‘충분히 사죄’ 日과 대조

    바이든 ‘일본계 미국인 강제 수용’ 재차 사과… ‘충분히 사죄’ 日과 대조

    日, 고노담화 후 과거사 재차 사죄 안 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이 싸웠던 태평양전쟁 중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했던 일에 대해 “이런 정책으로 고통받은 일본계 미국인에게 연방정부의 공식 사죄를 재확인한다”며 재차 사과했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에서 일본계 주민을 강제 수용한 근거가 됐던 대통령령 서명 79주년을 맞아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일본이 1941년 12월 7일 하와이에 있는 진주만을 기습 공격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자 1942년 2월 19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근거로 일본계 미국인을 ‘적성 외국인’으로 간주했다. 이어 12만명에 해당되는 이들을 재판 등의 절차 없이 수년간 강제 수용했다. 전쟁이 끝난 뒤 피해자들이 명예 회복 운동을 벌였고 그 결과 1988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해 공식 사과하며 시민자유법을 제정해 강제 수용 생존자들에게 1인당 2만 달러씩 배상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게 여겨야 할 한 시대”라고 과거를 평가했다. 이어 “일본계라는 이유만으로 표적이 되어 비인간적인 수용소에서 몇 년 동안 살게 했다”며 “이는 부도덕하고 위헌적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명예 회복 운동을 이끌었던 고 프레드 고레마쓰를 거명한 뒤 “이 가증스러운 정책에 반대해 일어섰던 많은 일본계 미국인의 용기를 찬양한다”며 인권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처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재차 사죄하는 반면 일본은 사죄는 이미 충분히 했다는 입장으로 강하게 대조된다. 일본 정부는 1993년 8월 당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위안소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인정하고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다. 하지만 최장수 내각이었던 아베 신조 정부에 이어 스가 요시히데 현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앞서 충분히 사죄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그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WHO 복귀하는 美 “2억 달러 이상 낼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에 거액을 내놓으며 ‘통 큰’ 복귀를 알렸다. 중국 편향적이라며 탈퇴를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흔적 지우기의 일환이자, WHO 내 중국의 영향력을 무력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이달 말까지 WHO에 2억 달러(약 2212억원) 이상 낼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회원국으로서 재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WHO가 팬데믹 대응을 이끄는 데 필요로 하는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간 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WHO에 지원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WHO 늑장 대응 및 중국 편향성 등의 논란이 불거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고, 7월 공식 탈퇴 절차를 밟았다. 탈퇴는 1년 뒤인 오는 7월 6일자로 효력이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탈퇴 절차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이를 뒤집었다. 블링컨 장관은 특히 “모든 국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주목된다. 이는 미국이 최근 WHO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조사했지만 기원 규명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WHO 조사 과정에서 중국이 충분한 자료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백악관이 언급한 것을 비춰 볼 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회적 언급이지만 복귀와 함께 WHO 내 중국 영향력을 누르고 미국이 다시 리더로 나설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틱톡 매각 중단… 美·中, 트럼프 때와는 다르다

    얼어붙었던 미중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틱톡’ 강제매각 행정명령을 중단시켜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 뒤 감지된 미중 관계 변화 조짐에 중국은 반색했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 사이에서는 ‘언론 전쟁’이라는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압박 정책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틱톡 매각 행정명령 집행을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틱톡 미국 사업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무산시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이후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미 통신장비업체 오라클과 ‘틱톡 글로벌’을 세우기로 하고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 매각 행정명령 집행을 중단시킴에 따라 틱톡은 당장 미국 사업을 매각할 필요가 없게 됐다. WSJ는 합작회사 설립 대신 제3자가 틱톡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미국인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결하는 방안이 새 행정부에서 모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경쟁 기조를 이어 갈 것임을 암시하면서도 ‘전임자처럼 감정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중국을 때리지 않겠다’는 새 행정부의 의중이 엿보인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바이든 대통령이 기존 대중 정책을 다시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앞으로 중미 갈등은 합리적인 선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지도자의 소통과 상호 이해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과 영국 사이에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영국이 지난 4일 “중국 공산당 통제 아래 운영된다”며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방송 면허를 취소하자,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지난 12일 0시를 기점으로 중국 본토 내 BBC 월드뉴스 방영 금지로 맞불을 놨다. 광전총국은 “BBC가 중국의 국가 이익을 침해했다”면서 1년간 ‘BBC 월드 뉴스’의 방송 면허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BBC는 ‘루머 공장’으로 전락했고, 의도적으로 중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면서 “BBC 방송 중지를 결정한 것은 중국이 전 세계에 ‘가짜뉴스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지구 종말시계 100초 전 유지… 바이든 ‘기후 대응’ 행정명령

    지구 종말시계 100초 전 유지… 바이든 ‘기후 대응’ 행정명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이날 기후 위기를 포함한 인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지구 종말 시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초 전을 유지했다고 경고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뒤 노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식 직후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고, 기후변화 관련 행정명령에 연이어 서명하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대비되는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자원 채굴을 위한 석유·가스 회사의 연방 정부 소유 국유지 입찰을 무기한으로 막고, 개발제한구역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일자리 감소나 환경오염 논란을 일으키는 셰일가스 채굴법인 수압파쇄법 전면 금지는 없을 것이고, 오히려 일자리 창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석유업계 달래기도 시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기후변화에 전면전을 펴기 위해 12년 전 버락 오바마보다 더 광범위한 연합군을 창설했다”고 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기후변화를 주요 국정 운영 안건으로 추진했지만, 공화당과 업계 등의 반발에 부딪혀 두 번째 임기에서야 탄소 배출 제한 법안을 입법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여느 정부보다 추진 의지가 강하고 범위도 포괄적이라고 봤다. 특히 유색인종, 저소득층이 기후변화에 따른 오염과 자연재해에 더 취약한 점을 고려해 정부가 관련 지원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고, 이번에 서명한 행정명령에도 이들의 환경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1947년부터 매년 종말 시계를 발표하는 BAS도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호평했다. 레이철 브론슨 BAS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역사적인 경종이자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핵무기와 기후변화 등 문명 종말의 위협을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보여 주는 생생한 사례”라면서도 시계를 지난해보다 앞당기지는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선언, 러시아와의 핵 통제 조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연방 정부 관용차, 미국산 전기차로 싹 바꾼다

    美 연방 정부 관용차, 미국산 전기차로 싹 바꾼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연방 정부의 관용 차량을 미국산 전기자동차로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이 없는 현대·기아차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산 제품·서비스를 우선 구매한다는 내용의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정부가 보유한 차량을 미국에서, 미국 근로자들이 만든 전기자동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방 정부가 내연기관 차량 구매를 점진적으로 중단하고 자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자동차 산업에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연방 조달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 연방정부 보유 차량은 65만대에 이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이나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GM과 포드는 물론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 등에 호재라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다만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가 비싼 만큼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시행 완료 시점이 불명확하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연방정부가 일반 차량을 구매해도 미국산 부품이 더 많이 사용된 차량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은 6개월 이내에 미국산 제품을 규정하는 기준을 강화해 연방기관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로부터 더 많은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가 미국산 부품으로 만든 미국 제품에 연방정부가 납세자의 달러를 쓰도록 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이는 바이 아메리칸을 현실화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미 기업들이 국내 우대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역외 생산을 하던 허점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4위까지 뛰어오른 현대·기아차는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 현지 공장에는 전기차 생산라인이 없다. 당장 전기차 생산라인을 신설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교체 대수도 많지 않고 수년에 걸친 계획이라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신질환 호소하는 흑인 총격해 숨지게 한 美경찰…보디캠 영상 공개

    정신질환 호소하는 흑인 총격해 숨지게 한 美경찰…보디캠 영상 공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공개된 사건이다. CNN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텍사스 킬린 경찰서 소속 레이날도 콘트레라스 경관은 흑인인 패트릭 워렌(52)의 가족이 정신과적 도움을 요청한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워렌은 정신적·심리적인 불안감을 호소하며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경찰이 안내에 따라 집 안으로 도착하자, 불안에 빠져있던 워렌이 큰 소리를 내며 경찰을 향해 달려들었다. 경찰들은 “더 이상 다가오면 테이저 건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흑인 남성은 넘어졌다 일어서길 반복하다 다시 경찰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에 콘트레라스 경관이 테이저 건을 사용했지만 소용없었고, 결국 총기를 꺼내 들어 발사했다. 당시 흑인 남성에게는 경찰을 위협할 만한 무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흑인 남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망한 남성의 가족의 변호사는 “내가 본 최악의 경찰 관련 총격 사건 중 하나”라면서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고, 상태를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경찰이 위협적인 총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는 정신과 전문가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닌 경찰이 집에 도착했다”면서 “문제의 경찰은 피해자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매우 적대적인 자세를 보였었다. 이 경찰은 반드시 해고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측 입장은 사뭇 다르다. 킬린 경찰서장인 찰스 킴블은 “콘트레라스 경관은 총기를 사용하기 전, 피해 남성에게 치명적이지 않은 무력을 사용하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면서 “경찰은 정신과적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긴 하지만, 더욱 나은 대처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킬린 경찰서 측은 콘트레라스 경관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에 찍힌 영상을 공개하는 한편, 현재 해당 경관이 행정 휴가 중이라고 전했다. 또 텍사스주 공공안전부가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현지에서는 사망한 흑인 남성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한편 당국이 정신건강과 관련한 도움 요청을 받았을 때 취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한다는 내용의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공화 상원 원내대표, 바이든의 ‘트럼프 뒤집기’ 비판

    美 공화 상원 원내대표, 바이든의 ‘트럼프 뒤집기’ 비판

    “트럼프 탄핵안 논의 2월 중순으로 연기했으면…” 의사 밝혀미국 공화당 소속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전날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지우기’ 행보에 대해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또 미 하원에서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상원 논의를 2월 중순쯤 시작해야 한다고 CNN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행정명령으로 단행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 허가 철회 조치를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첫 날에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몇 가지 큰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만약 민주당 동료들이 상식에서 벗어나거나 합의에서 후퇴할 때, 그들의 제안이 공익을 해칠 때 우리는 국민이 준 힘을 이용해 옳은 것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상원 의석을 50석씩 나눠 가지고 있지만, 상원의장인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1호 법안으로 의회에 제출한 이민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불법 이민자들이 신원 조회를 통과하고 납세 등 기본 의무를 지키면 5년 동안 임시 신분증이나 영주권을 받아 체류하고, 다시 3년 뒤 귀화 절차를 밟게 해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공화당은 “1100만명의 불법체류 사면에 관한 법안”이라며 의사진행 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매코너 원내대표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적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2월 중순까지 탄핵안 심리를 미루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상원의 탄핵안 심리 시기 결정 권한은 민주당에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민주주의 승리”… 통합의 미국이 돌아왔다

    “민주주의 승리”… 통합의 미국이 돌아왔다

    ‘민주주의’ 11번… “美 통합에 영혼 걸겠다”“동맹 회복”… 글로벌 리더십 재건 신호탄파리기후협약 복귀… 트럼프 지우기 시동“바로 이 순간, 민주주의가 이겼다.”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 세계에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알렸다. 정확히 2주 전인 6일 의회 난입 참사로 미 민주주의가 무너진 곳에 선 그는 사회통합의 힘으로 코로나19·정치적 분열·경기침체 등 내부의 위기를 이겨 내는 한편 글로벌 리더십을 재건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취임사는 민주주의의 승리, 국민단합을 통한 코로나19·극단주의 극복, 동맹의 부활 등으로 요약됐다. 취임사 내내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11번이나 쓴 그는 “한 후보가 아닌 민주주의라는 명분의 승리”라며 자부심을 불어넣었다. 또 “역사상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기는 거의 없었다”며 ‘통합’으로 위기를 이겨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남북전쟁, 대공황, 9·11 테러, 세계대전 등 역사상 위기 국면에서 “함께 행동했을 때 미국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모든 영혼은 미국을 다시 통합시키는 데 있다. 두려움이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통합, 어둠이 아닌 빛에 관한 미국의 이야기를 써내려 갈 것”이라며 희망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동맹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관여할 것이다. 우리는 단지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세계의 ‘큰형님’으로 돌아갈 것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돌아왔다. EU는 관계를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환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국 건국 때부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준 고귀한 정치, 윤리, 종교의 가치로부터 미국인들이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며 축하했다.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은 무려 17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취소 등으로 트럼프식 고립주의에 종언을 고했고, 불법체류자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기회를 주는 방안을 포함한 각종 이민정책으로 사회통합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257.86포인트(0.83%) 오른 3만 1188.38로 마감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민주주의 승리”… 통합의 미국이 돌아왔다

    “민주주의 승리”… 통합의 미국이 돌아왔다

    ‘민주주의’ 11번… “美 통합에 영혼 걸겠다”“동맹 회복”… 글로벌 리더십 재건 신호탄파리기후협약 복귀… 트럼프 지우기 시동“바로 이 순간, 민주주의가 이겼다.”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 세계에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알렸다. 정확히 2주 전인 6일 의회 난입 참사로 미 민주주의가 무너진 곳에 선 그는 사회통합의 힘으로 코로나19·정치적 분열·경기침체 등 내부의 위기를 이겨 내는 한편 글로벌 리더십을 재건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취임사는 민주주의의 승리, 국민단합을 통한 코로나19·극단주의 극복, 동맹의 부활 등으로 요약됐다. 취임사 내내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11번이나 쓴 그는 “한 후보가 아닌 민주주의라는 명분의 승리”라며 자부심을 불어넣었다. 또 “역사상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기는 거의 없었다”며 ‘통합’으로 위기를 이겨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남북전쟁, 대공황, 9·11 테러, 세계대전 등 역사상 위기 국면에서 “함께 행동했을 때 미국은 실패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모든 영혼은 미국을 다시 통합시키는 데 있다. 두려움이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통합, 어둠이 아닌 빛에 관한 미국의 이야기를 써내려 갈 것”이라며 희망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동맹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관여할 것이다. 우리는 단지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세계의 ‘큰형님’으로 돌아갈 것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돌아왔다. EU는 관계를 재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환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국 건국 때부터 다른 국가들에 영감을 준 고귀한 정치, 윤리, 종교의 가치로부터 미국인들이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며 축하했다.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은 무려 17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취소 등으로 트럼프식 고립주의에 종언을 고했고, 불법체류자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기회를 주는 방안을 포함한 각종 이민정책으로 사회통합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등으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257.86포인트(0.83%) 오른 3만 1188.38로 마감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백악관 주인 바뀌었다…美 워싱턴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

    백악관 주인 바뀌었다…美 워싱턴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탄생했다. CNN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취임식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테러 우려로 보안이 강화되고, 코로나19 문제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취임식장인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주 방위군 2만5000명과 법 집행 인력 2300명, 경찰과 비밀경호국 요원 등은 워싱턴 시내 중심부 출입을 제한하고 곳곳에서 검문검색을 벌였다.취임식 때마다 군중이 대거 몰리는 의사당 앞 내셔널몰도 가로막혔다. 축하 인파 대신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만 꽂혔다. 오찬, 퍼레이드, 무도회 등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가상으로 전환됐다. AP통신은 “워싱턴은 주 방위군과 철책, 검문소가 있는 요새로 변모했다”며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의 보안 인력이 취임식 축하객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전의 다른 취임식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각지에서 온 수천 명의 인파가 거리를 누비고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넘쳐나는 카니발과 같은 풍경이 연출됐지만, 이날 거리는 텅 비었다고 설명했다.철통보안 속에 단상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면서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밝혔다. 또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며 산적한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합할 것을 호소한 뒤 새로운 출발을 역설했다. 국제사회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취임식 후에는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 잠시 전용차에서 내려 가족과 짧은 퍼레이드를 펼쳤다. 백악관에 도착해서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차별 완화 목표 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를 실천했다. 취임 5시간 만에 처리한 첫 업무였다. 이에 대해 CNN은 “현대사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전임자의 유산을 해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밤이 되자 워싱턴에서는 백악관의 새 주인을 환영하는 불꽃축제가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백악관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하늘을 수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이 내려다보이는 트루먼 발코니에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야경을 즐겼다. 워싱턴 하늘을 밝힌 화려한 불꽃은 트럼프 시대가 저물고 바이든 시대가 열렸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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