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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지지 힘 빼는 바이든… 하마스 “이틀 내 휴전 예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끝내기 위한 휴전 노력에도 이스라엘군의 집중 폭격이 이어져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각국의 중재가 계속되는 만큼 양측이 휴전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지 언론 등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11일째인 20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하터널 등에 대한 집중 폭격을 이어 갔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분주한 휴전 중재에도 양측이 공세를 이어 가면서 가자지구 사망자는 230명으로 늘었고, 이스라엘에선 12명이 사망했다. 전날만 해도 하마스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가 레바논 알마야딘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루나 이틀 안에 휴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는 등 곳곳에서 휴전 예측 전망이 나왔다.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정파 파타의 중앙위원회 간부도 사우디아라비아 아샤르크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주도하는 아랍권의 노력으로 휴전협정 초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휴전의 길로 가는 데 있어 의미 있는 긴장 완화 조치’에 나서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 후에도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 촉구 수위가 이번 무력 충돌 발발 이후 가장 강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AFP통신은 이스라엘의 한 군사 소식통이 “휴전을 위한 순간이 언제인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스라엘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미얀마 이어 이·팔 공동대응 불발… 국제사회 무기력증 재연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1주일간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면서 “반인륜적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지만, 상황은 한 치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대칭적인 화력으로 연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폭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 보장’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엔도 아무런 성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7일 새벽부터 전투기를 대거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8일째 이어 갔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주민 42명이 숨진 전날 공습보다 더 강력한 폭격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력을 다해 공격을 이어 갈 것이며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힌 후에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52명의 어린이를 비롯해 최소 197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키우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라는 국제적인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우리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을 학교, 사무실, 주택 인근에서 하며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행위가 모두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우리가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 어려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게 사태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등 휴전의 ‘명분’이 주어지지 않는 한 민간인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도 공동 대응 방안 도출은 불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양측에 즉각 군사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당사자들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국제법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처형하며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리아드 알말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외무장관) 등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은 분쟁 당사자들이 휴전을 추진한다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막후에서 진행 중인 외교적 해결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채택에 반대했다. 이에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한 국가의 반대로 안보리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 내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이 분출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7일자 NYT 기고에서 “연간 40억 달러를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미국이 더이상은 비민주적이고 인종차별적 행태를 하는 네타냐후 우파 정부를 비호해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도 평화와 안정 속에 살 절대적 권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상원 서열 2위인 딕 더빈 원내총무를 포함해 28명의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이스라엘 무력공습 중단하라” 美·英 등서 시위

    “이스라엘 무력공습 중단하라” 美·英 등서 시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로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는 이스라엘 무력 공습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코플리 광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현장 모습. 보스턴 AFP 연합뉴스
  • 이스라엘, 주거용 고층건물 폭격… 하마스, 텔아비브 공습

    이스라엘, 주거용 고층건물 폭격… 하마스, 텔아비브 공습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로켓포 공격과 공중폭격 보복전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공격범위도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확대됐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벌어진 양측의 무력 충돌에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를 근거지로 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는 지난 10~11일 예루살렘, 아슈켈론 등 이스라엘 영토에 로켓포 1000여발을 발사한 데 이어 12일에는 텔아비브와 베에르셰바에 각각 100여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를 공격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가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수십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군사시설을 공습한 데 이어 13층짜리 주거용 건물을 폭격하는 등 민간시설로 공격 범위를 넓혔다. 사흘간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최소 51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도 어린이 1명 등 5명이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계 주민이 많은 이스라엘 중부도시 로드에서 지난 10일 밤 반이스라엘 시위 도중 아랍계 주민이 유대계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거주 아랍계 주민들은 이에 항의해 11일 로드, 아크레, 와디 아라, 지스르 아자르카 등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의 테러조직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면서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기갑·전차 부대를 증강하라고 명령했다. 예비군 동원령과 각급 학교 휴교령도 내렸다.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도 “확전을 원한다면 준비가 돼 있고, 중단하기를 원한다면 그 역시 준비가 돼 있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동맹인 이스라엘의 편을 들면서도 불필요하게 하마스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지지는 기본원칙이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동등하게 자유와 안보, 존엄과 번영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미군 구축함이 필리핀해에서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 진형을 깨고 한가운데까지 밀고 들어가는 이례적 상황을 연출했다. 이달 초 지휘관이 난간에 다리를 올리고 랴오닝함을 바라보던 사진을 공개한 머스틴함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대만 등을 상대로 군사 활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시아는 미군이 통제한다’는 사실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다. 28일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세계 각지 군함의 동향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OSINT-1’은 미군이 대만 인근 필리핀해에서 랴오닝함을 뒤쫓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미군의 구축함 한 척이 랴오닝함 등 6척으로 구성된 중국 항모 전단의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사진이 촬영된 곳은 대만 동부 해안에서 200㎞쯤 떨어진 필리핀해 영역이다. 대만군 장교는 빈과일보에 “이것은 고수의 행동”이라며 “미국 군함이 (중국군에) 실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도 “미국 군함이 대놓고 랴오닝함 항모 전단으로 들어갔다”며 “(랴오닝함을 지켜야 하는) 중국 호위함의 임무 실패”라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는 “많은 누리꾼이 랴오닝함 항모 전단 한복판에 들어간 미군 구축함을 머스틴함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 해군은 동중국해에서 머스틴함 지휘관이 선박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랴오닝함을 바라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 사진을 통해 ‘중국이 자랑하는 항모 전단을 깔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신경전이 가열돼 우발적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미군에게 망신당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언제고 일본이나 대만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평양에 진출했다가 동중국해 쪽으로 돌아가던 랴오닝함이 영토 분쟁 지역에 일부러 헬기를 띄워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고속전투지원함 등 총 6척의 중국군 함정이 26일 밤 미야코지마 남쪽 약 160㎞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항해했다. 그런데 27일 오전 랴오닝함에 있던 조기경계 헬기 1대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을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출동했다. 이곳은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바이든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인정… 터키 ‘친러’로 등돌리나

    바이든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인정… 터키 ‘친러’로 등돌리나

    터키 전신 오스만 제국 때 150만명 희생NYT “나치 만행과 동일시한 상징적 무게”터키, 美대사 초치 “양국관계 상처” 항의아르메니아 “인권의 우월성 재확인” 환영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100여년 전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genocide)로 공식 인정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오스만제국 시대에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로 숨진 모든 이들의 삶을 기억한다. 미국 국민은 106년 전 오늘 시작된 집단학살로 목숨을 잃은 모든 아르메니아인을 기리고 있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4월 24일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추모일마다 성명을 발표했지만, 바이든의 ‘집단학살’ 표현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전임인 버락 오바마는 “20세기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는 ‘20세기 최악의 집단 잔혹 행위의 하나’라고 표현했었다. 바이든 이전에 집단학살이란 표현을 쓴 대통령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이 마지막이다. 뉴욕타임스가 “바이든의 발표는 나치의 만행과 아르메니아에 대한 폭력을 동일시하는 상징적 무게를 지니고 있다”며 외교적 파장을 예상했다. 미 언론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자 전략적 중추국가인 터키가 러시아와 더 밀착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이든이 이날 언급한 ‘집단학살’은 터키의 전신 오스만제국이 해체될 때 벌어진 일이다. 1차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손잡은 오스만제국은 인종과 종교가 상이했던 아르메니아인들이 대거 러시아군 지원 단체를 결성하자, 1915년 4월 24일 수백명의 아르메니아 지식인을 체포해 살해했다. 이어 1915~1923년 살해되거나 추방돼 기아로 숨진 아르메니아인들이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르메니아인 약 50만명은 러시아, 미국 등지로 흩어져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퍼진 디아스포라의 한 사례를 형성했다.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코카서스 3국으로 분류되는 아르메니아는 이후에도 구소련 위성국가 편입, 독립 등을 겪으며 주변국들과 갈등 관계를 이어 왔다. 지난해 9월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무력충돌 당시엔 아제르바이잔과 민족적 뿌리가 같은 터키의 참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충돌은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개입해서야 무마되는 등 아르메니아와 주변국들 간 갈등은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바이든의 ‘집단학살’ 언급에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국제관계에서 인권의 우월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터키 외무차관은 미국대사를 초치해 “양국관계에 치료하기 어려운 상처가 났다”며 항의했다. 터키는 당시의 일들을 전쟁 중 벌어진 쌍방 충돌의 결과로 규정하며 ‘1915년 사건’이란 용어를 쓴다. ‘학살’이란 표현은 ‘터키인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보고 형법 301조로 기소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美 “2030년 온실가스 절반” 주도… 中 “2060년 탄소중립” 재탕

    美 “2030년 온실가스 절반” 주도… 中 “2060년 탄소중립” 재탕

    바이든 “이행 땐 미국인 좋은 일자리 창출”시진핑 “온실가스 감축 중요” 원론적 연설 스가 “2030년까지 배출량 46% 줄일 것” 미중·미러 패권 다툼 속 기후 협력 모색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청으로 전 세계 40개국 정상이 참여해 22일 시작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는 안보·경제·기술 등 전방위에서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미 대선 개입 의혹으로 수년째 불편한 관계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예외 없이 참석했다. 이들은 갈수록 거세지는 패권 경쟁으로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기후변화라는 인류 공동의 위기 앞에서는 ‘모두가 하나’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한층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치로 제시하며 적극성을 보인 반면 중국은 새로운 수치 제시 없이 “후세대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실천의 중요성”을 원론적으로 강조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시 주석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중국은 2030년 이전에 탄소 배출량의 최고점을 맞은 뒤, 2060년까지 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상태)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정상 연설에서 밝힌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공통적이지만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이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초석”이라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기후행동이 보다 어렵고 우려도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매체가 시 주석의 기후정상회의 참석 최종 결정을 회의 전날인 21일에야 보도하는 등 중국엔 새로운 목표치를 정할 시간이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석탄 채굴국이자 두 번째 석유 소비국인 중국이 탄소중립이라는 길고 험난한 과정을 어떻게 구현할지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됐다.바이든은 이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시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2025년까지 26~28%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상향시켰는데,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 세계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소홀했던 점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으로 저감 노력에 나서려는 취지다. 그는 “만일 이렇게 한다면 말 그대로 숨쉬기가 더 쉬울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미래를 위한 강력한 성장의 기반도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인도, 영국에 이어 5번째로 발언에 나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고 공개했다. 기존의 배출 감축 목표를 26%로 제시했던 데에서 대폭 높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국의 새로운 NDC를 제시하는 동시에 미국의 NDC 변경을 “게임 체인저”(판을 바꾸는 계기)라며 극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푸틴 대통령, 존슨 총리 등 27개국 정상의 연설이 이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특별 강연도 마련됐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중국이 러시아보다 미국 내 음모론 적극 유포…美 분열 목적”

    “중국이 러시아보다 미국 내 음모론 적극 유포…美 분열 목적”

    미국 FBI 출신이 세운 비영리단체 분석보고서 최근 미국 내에서 중국이 러시아보다 음모론 유포에 더 적극적이라는 분석을 미국 비영리단체가 내놨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대테러 연구기관인 수판(Soufan) 센터는 소셜미디어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미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의 내러티브를 허위 정보 유포에 활용해 미국 취약계층을 상대로 음모론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가 외부 세계에서 가장 허위 정보를 가장 많이, 그리고 정교하게 유포시키는 국가로 인식돼왔는데, 흥미롭게도 우리의 분석은 중국이 큐어넌의 내러티브를 증폭시키는 데 가장 많이 관여한 국가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반기 큐어넌의 내러티브 유포와 관련해 러시아 측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는데, 지난해 3월부터 중국이 빠르게 허위정보 유포 활동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충돌하기 시작했고, 양국 간 첨단기술 및 인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다. 수판 센터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페이스북 게시물 16만 6820건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0년과 올해 1~2월 페이스북에 올라온 큐어넌 게시물 중 5분의 1 정도는 그 출처가 해외였다”며 “올해는 중국이 해외에서 큐어넌 내러티브를 온라인에 퍼뜨리는 선두주자”라고 전망했다. 수판 센터는 미국 시민들 간에 불화와 분열을 깊게 하는 것이 중국의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수판 센터는 9·11테러 이후 미연방수사국(FBI)에서 알카에다 조사를 이끈 알리 수판이 2017년 세계 안보에 대한 도전과 외국 정책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든 비영리 단체다.이번 조사는 온라인에서 인공지능(AI)으로 허위 정보를 분석하는 기업인 림빅이 분석을 지원했다. 림빅 설립자는 페이스북에서 외국 콘텐츠를 식별하는 것이 “정확한 과학”은 아니라면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언어 분석을 통해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의 유포자들과 큐어넌 내러티브 간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미국 내 허위 정보의 유포 문제에 대해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중국 측이 지원하는 허위 정보 유포 계정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해 6월 중국 공산당을 정치적으로 선전하는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2만 3750개의 계정을 삭제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공개 저격한 시진핑 “내정간섭 지지 못 얻어”

    美 공개 저격한 시진핑 “내정간섭 지지 못 얻어”

    “신냉전·탈동조화, 시장규칙에 어긋나중국은 영원히 패권 추구하지 않을 것” 文대통령 “어떤 나라도 혼자 승리 못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후변화 정상회의 개막을 이틀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냉전과 (미중 경제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두 나라의 충돌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 듯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2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2021년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세계가 변혁기에 접어들어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자주의를 지키고 소통·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자주의는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대하고자 중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드는 단어다. 그는 “대국은 대국의 면모를 갖춰야 하고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인위적인 벽 쌓기와 디커플링은 경제 논리와 시장 규칙에 어긋난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기의 이익을 도모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인류는 신냉전과 이념 대립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걸핏하면 다른 나라를 턱으로 부리거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어떤 지지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구세계가 더이상 ‘국내 문제’인 홍콩과 대만, 신장 이슈를 거론하지 말라는 속내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잡거나 세력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다. 군비 경쟁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평화의 건설자이자 발전의 공헌자, 질서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개막식 영상 축사를 통해 “어떤 나라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아시아에서부터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고자 지난해 한국 주도로 출범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언급한 뒤 “(이를 통해) 역내 협력을 내실화하고 코로나 극복의 모범으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기부 등 다양한 코로나 지원 활동을 펼치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운전석에 아무도 없었다…美 테슬라 모델S 사망사고 현장

    운전석에 아무도 없었다…美 테슬라 모델S 사망사고 현장

    반자율주행모드로 운행 중이었던 테슬라 차량이 나무와 충돌해 남성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이날 미국 휴스턴 북부에서는 2019년형 테슬라 모델S 차량이 고속주행 중 커브길에서 제어되지 못해 도로를 벗어난 뒤 가로수와 충돌했다. 차량은 충돌 직후 불길에 휩싸였으며, 소방대원이 출동해 불길을 진압했지만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탑승자 2명 중 1명은 뒷좌석에, 또 다른 한 명은 차량 앞 조수석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해당 차량의 운전석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는 것. 당국은 이번 사고가 테슬라의 자랑인 반자율주행모드(오토 파일럿) 기능과 관계가 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오토파일럿은 기능은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차량 둘레에 있는 초음파 센서로 차량을 조종하고 속도를 조절한다. 주변에 정차하거나 달리는 차량 등을 인지하고 교통상황에 맞게 차량 간격을 조율하거나 차로를 변경하기도 하는데, 오토파일럿은 완전자율주행이 아닌 반자율주행인 탓에 운전자는 반드시 핸들 위에 손을 올리고 언제든 수동주행을 전환할 대비를 해야 한다.이번 사고는 테슬라가 반자율주행모드를 넘어선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대량 출시를 앞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정밀조사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3월부터 오토파일럿 기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테슬라 차량 충돌사고 23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중 최소한 3건은 근래에 일어난 충돌사고로 알려졌다. 이에 NHTSA는 테슬라 측에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시스템 설계 및 사용에 대한 더욱 엄격한 안전 사항을 요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자율주행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라며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때에도 반드시 핸들에 손을 얹고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올해는 사람을 뛰어넘는 신뢰성을 가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으나 최근 테슬라 차량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자 미국으로…땅과 강 가리지 않는 美 밀입국 시도 폭발

    가자 미국으로…땅과 강 가리지 않는 美 밀입국 시도 폭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밤 중 강을 건너던 29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또다시 적발됐다. 최근 미국 라레도 구역 국경순찰대 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흐르는 리오그란데강을 통해 밀입국하려던 29명을 적발해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모두 성인남성들로 보이는 이들은 조잡한 장비를 타고 뭉쳐 한꺼번에 도강하려다 순찰대에게 적발됐다.국경순찰대 측은 "이들은 텍사스 주 라레도 남부의 강 기슭까지 몰래 도착했으나 결국 적발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으며 모두 멕시코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텍사스 국경순찰대는 트레일러의 상판 아래의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누워 밀입국을 시도한 20명을 적발한 바 있다. 이들은 화물용 트레일러 아래의 빈 공간에 약간의 틈도 남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누워있었으며, 일부는 다치지 않기 위해 간신히 지지대를 잡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후 육지와 강을가리지않고 미국으로의 밀입국은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에만 벌써 1600명의 사람들이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미국으로 넘어오려다 국경순찰대에 적발돼 실패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미 남서부 국경에서의 밀입국 사례가 70% 증가해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국경순찰대는 지난 2월에만 10만 명이 넘는 밀입국 시도를 제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취임 후 첫 중책으로 남부 국경지대의 밀입국 문제를 맡겼다. 자메이카 태생 부친과 인도 태생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딸인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지언론과 공화당 등 야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강경 정책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이 온정적인 친이민 정책을 표방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보고있다. 특히 미성년 밀입국자를 추방하는 대신 시민권 취득을 하도록 길을 연 이민개혁법안을 내놓으면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미성년자 행렬이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미 보건복지부와 CBP 국경 시설에 수용 중인 미성년 이민자만 1만6000여 명에 달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제2 플로이드’… 또 경찰 총격에 비무장 흑인 희생

    美 ‘제2 플로이드’… 또 경찰 총격에 비무장 흑인 희생

    비무장 상태의 20세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미국이 다시 한번 들끓고 있다.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공판이 한창인 시점에, 그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12㎞쯤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경찰(BCPD)의 팀 개넌 서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오후 2시쯤 브루클린센터에서 단테 라이트가 경찰 단속으로 차에 내렸다가 체포 위협이 느껴지자 경찰 지시에 불응하고 다시 차에 타다가 경찰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라이트는 몇 블록을 더 운전해 달아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멈춰 섰고 현장에서 숨졌다. 라이트의 차량은 만기가 지난 자동차등록 스티커를 붙이고 있어 검문을 당했으며,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확인한 뒤 라이트를 체포하려다 그가 달아나자 발포했다. 기자회견에선 현장 출동 경찰관 2명의 보디 카메라에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한 경찰이 그의 차에 접근해 수갑을 채우려 할 때 또 다른 여성 경찰관이 뒤따라 오며 라이트에게 ‘테이저, 테이저’라고 외치며 상황을 진압하려 했고, 발포 뒤 “이런 내가 그를 쐈어”라고 말하는 영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찰관이 권총 발사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개넌 서장은 “우발적인 발포”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아버지 오브리 라이트(42)는 “아들이 세차하겠다며 엄마에게 50달러를 받아 세차하러 가는 길에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사고 직전 가족과 한 전화 통화에서 ‘경찰로부터 정차 지시를 받았는데 자동차 룸미러에 걸어둔 방향제가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브루클린센터에서는 사건 이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는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섬광탄과 최루탄 등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민심의 동요가 계속되자 주지사는 당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근처 3개 카운티에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에서는 지난 주말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집회가 열렸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이 전했다. 집회에는 ‘프라우드 보이스’, ‘큐 클럭스 클랜’(KKK) 등 극우·백인우월주의 단체 등이 등장했다. 이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고, 곧 충돌과 폭행 사태로 이어졌다. 집회는 뉴욕, 매사추세츠,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열릴 것으로 계획됐으나 참석자가 적어 아예 취소된 곳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비무장 흑인 실수로 쏴죽인 美 백인 경찰 알고보니 26년 베테랑

    비무장 흑인 실수로 쏴죽인 美 백인 경찰 알고보니 26년 베테랑

    비무장 흑인 청년을 쏴죽인 미국 경찰의 신원이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지역언론 스타트리뷴은 하루 전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흑인 운전자 단테 라이트(20)를 사살한 경찰이 26년 경력 베테랑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밤 미네소타주 형사체포국(BCA) 발표에 따르면 사망한 라이트에게 총격을 가한 건 26년 경력의 백인 여성 경찰관 킴벌리 A. 포터(48)다. 1995년 미네소타주 경찰 임용 후 브루클린센터경찰국(BCPD) 협상팀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포터는 2019년 8월 고베 디목-하이슬러 사망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이슬러는 자택에서 칼을 들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했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포터는 하이슬러 사망 사건에 연루된 다른 경찰관들에게 “현장에서 벗어나 별도의 순찰차를 타고,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을 끄고, 서로 대화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해당 경찰관들의 총격은 정당방위로 결론 났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포터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운전자 라이트는 체포에 불응하긴 했으나 비무장 상태였다. 더욱이 경찰 스스로 “우발적 발포”였음을 인정한 터라 정상적인 진압으로 보긴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브루클린센터경찰서장 팀 개넌은 보디캠 영상을 근거로 라이트 피격 사건이 포터 경관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가 테이저건 대신 권총을 쏘는 실수를 범했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보디캠 영상에서 포터 경관은 달아나는 라이트를 향해 “테이저를 쏘겠다, 테이저!”라고 여러 차례 소리쳤다. 라이트가 운전석에 올라탄 뒤에는 1발의 총성도 울렸다. 곧이어 포터 경관은 “이런 젠장 내가 그를 쐈어!”라고 소리쳤다. 경찰 측은 해당 상황을 테이저건을 쏘려다 실수로 그만 권총을 쏜 것으로 해석했다. 개넌 서장은 “라이트의 비극적 죽음으로 이어진 우발적 발포”라고 묘사했다. 포터 경관은 일단 공무 휴직 상태로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유가족은 분통을 터트렸다. 라이트의 고모 나이샤 라이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사고라고? 말도 안 된다. 나도 2만 볼트짜리 테이저건이 있지만 권총과는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전 장전된 권총과 테이저건의 차이도 알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문제의 경관을 수감시키라”고 요구했다.숨진 라이트의 아버지 오브리 라이트(42) 역시 경찰이 총을 쓸 필요가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세차하겠다며 엄마에게 50달러를 받아 세차하러 가는 길에 총에 맞았다. 나는 내 아들을 안다. 아들은 겁에 질렸었다. 우리가 걔를 아이처럼 대했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17살짜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케이티 라이트도 “불과 2주 전에 차를 줬는데, 아들은 그 옆에서 숨이 끊어져 있었다. 아들은 겨우 20살이었다. 총에 맞아 죽을 이유가 없었다. 아들이 살아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며 가슴을 쳤다. 앞서 11일 오후 2시쯤 브루클린센터 인근에서 차를 몰고 가던 흑인 단테 라이트(20)는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 명령에 불응했다가 총에 맞았다. 비무장 상태였던 그는 총을 맞고도 몇 블록을 더 운전해 달아나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2년 전 학습 장애로 고교를 중퇴한 라이트는 2살 된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소매점과 패스트푸드 식당 등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사건이 벌어진 브루클린센터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에서 불과 12㎞ 거리다. 특히 브루클린센터가 속한 헤너핀카운티 법원에서는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데릭 쇼빈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비무장 흑인이 또다시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잇따라 격렬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경찰서로 몰려간 시위대 수백 명은 중무장한 경찰과 충돌을 이어갔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동요가 계속되자 미네소타 주지사는 11일 저녁 7시부터 12일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정인이 쏘아올린 ‘초월적 외교’...의도된 발언이었나

    문정인이 쏘아올린 ‘초월적 외교’...의도된 발언이었나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여건이 걸림돌현실 인식 잘못했다가는 득보다 실 커美 압박에 숨통 넓혀주려는 의도 해석도미중 경쟁 장기전..“공존구조 만들어야”“혹시 초당적 외교를 잘못 말씀하신 게 아닐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였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살 길은 초월적 외교”라고 주장한 데 대해 외교가에서는 “그게 가능했다면 진작 했을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다자 협력을 통한 ‘적극 외교’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초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국이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문 이사장은 지난 11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대립이 격화할수록 한국의 선택지는 제한되기 때문에 대립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나는 이것을 한국이 살길로 초월적 외교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어느 진영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다자 협력과 지역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 미중 충돌을 막고 외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외교”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지나친 미국 의존은 오히려 미일동맹의 경직성을 가져와 한일 모두에 안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도 스스로 적극적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맥락에서 ‘초월적 외교’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정부 출범 이후 미중 대립 국면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둘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한국 입장에서는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군사력, 경제력 측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일궜으면서도 하필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에 위치해 지정학적으로 취약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국 취약성을 줄여나가면서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능력을 키우는 것과 구조 자체를 벗어나 새로운 외교를 창출해 내는 것 중 하나를 정해야 하는데 여기엔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정확한 현실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을 추구했다가는 득보다 실이 커 오히려 우리의 입지를 더 좁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다. 당장 문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를 모를 리 없는 문 이사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미국의 압박을 받는 한국 정부의 활동 공간을 넓혀주기 위해 의도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12일 “미중 간 냉전 구도를 피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든지 그런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남북관계만 얘기하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다자협력을 하려면 미국과 중국도 들어와야 하는데 가능할 지 의문”이라면서 “초월적 외교는 동북아의 외교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중 전략 경쟁은 세계적인 범위에서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머지 국가들이 같이 협력하고 연대해서 미중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극단화할 수 있는 미중 경쟁에서 공존 구조를 만드는 것은 양국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이제는 그런 역할을 해 나가야 할 시기가 됐고 역량도 있다. 다만 국민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재의 외교 역량을 결집하는 ‘초당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철새들 길 잃을라… 美 대도시 야간 소등

    이번 봄에는 미국 대도시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던 고층 빌딩의 불빛이 상당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해마다 빌딩에 부딪혀 죽는 최대 10억 마리의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시카고·휴스턴·뉴욕·댈러스 등 수십개 도시에 있는 많은 빌딩들이 철새의 이동을 방해하고 새들을 죽음으로 몰 수 있는 빌딩의 야간 조명을 봄과 가을에 소등하는 협약을 환경단체와 맺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환경단체는 40개 이상의 지역에 있는 시민단체·조류전문가·기업 등이 연합했다. 미국에서 매해 3억 6500만 마리에서 10만 마리의 새들이 빌딩의 유리를 하늘로 오인해 부딪쳐 죽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조류 개체수는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도시 고양이의 증가 등으로 이미 위험 수준에 처해 있다. 도시마다 소등 시기는 모두 다르다. 봄이 되면 철새들이 가장 먼저 지나는 남부 텍사스주 도시들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조명을 소등했고, 오는 5월 말까지 지속된다. 일례로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프로스트타워는 이 기간에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새들을 보호하려 불을 끈다는 점을 임차인들에게 공지했다. 가을에도 남쪽으로 내려가는 철새들을 위해 소등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단 하루에 1000~1500마리의 새가 빌딩에 충돌해 시체들이 빌딩 주변에 흩어 떨어지는 사건도 있었다. 기상 악화 때문에 새들이 낮게 날면서 피해는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빌딩의 조명이 새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는 새들이 별의 위치를 기준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새들이 별빛보다 훨씬 강한 빌딩의 조명에 길을 잃으면, 빌딩이나 자동차 등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진다. 코넬대 조류학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2001년 테러로 무너진 뉴욕 쌍둥이 빌딩 자리에서 지난해 9월 희생자를 추모하려 일주일간 쏘아 올린 2개의 불빛 기둥 때문에 철새 110만 마리 이상이 항로를 잘못 바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타이거우즈, 사고 당시 빈 약병 발견”…美 경찰, 뒤늦게 공개

    “타이거우즈, 사고 당시 빈 약병 발견”…美 경찰, 뒤늦게 공개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동차 전복 사고를 냈을 때 경찰이 사고 현장에 있던 우즈의 가방 안에서 약병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는 우즈 차 사고를 조사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보안관실이 22페이지 분량의 사건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는 지난 2월 23일 캘리포니아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곡선 구간 도로에서 사고를 냈고, 경찰은 사고 차량 옆 덤불에서 빈 플라스틱 알약 병이 들어있는 우즈의 백팩을 회수했다. 경찰은 보고서에 해당 약병에 대해 “라벨이 부착돼있지 않았고, 용기 안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간 USA 투데이는 사고 당일 우즈가 묵었던 5성급 리조트의 감시 카메라에는 우즈가 백팩을 메고 나서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또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 요원은 우즈를 차량에서 꺼내려 할 때 “다소 호전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진술했고, 우즈는 사고 당시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혈액검사 생략한 경찰…특혜 의혹 경찰은 지난 7일 차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빈 약병이 발견됐다는 내용과 사고 당시 우즈가 보인 반응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우즈가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없다면서 별도의 혈액 검사를 생략했고, 사고 조사 발표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이러한 대처에 대해 경찰의 특혜 조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WP는 경찰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사고 세부 내용은 경찰이 우즈에게 특별 대우를 했다는 의문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골프 황제 타이틀을 보유한 ‘타이거 우즈 효과’가 경찰 조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로리 레빈슨 로욜라 로스쿨 교수는 LA 경찰이 우즈 차 사고에 대해 일반 사건보다 더 많은 재량을 발휘한 것 같다면서 “LA 카운티 보안관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우즈처럼 유명하고 인기 있는 사람과 관련한 여론에 특히 민감하다”고 주장했다. LA의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하트 레빈도 통상 차 사고 현장에 있던 알약 병은 경찰에게는 장애 운전의 “결정적 증거로 여겨진다”며 “우즈가 말도 안 되는 사고를 냈지만, 경찰이 그에게 호의를 베푼 것 같다”고 꼬집었다.경찰에 따르면 우즈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 72㎞의 곡선 구간에서 140㎞로 달렸고, 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너선 셔니 교통사고 포렌식 전문가는 USA 투데이에 경찰이 공개한 우즈의 차 사고 보고서는 “우즈가 당시 의식이 없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며 “곡선구간에서 차량이 직진했기 때문에 졸음운전을 한 전형적인 사례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달 31일 “사고 원인이 결정됐고, 조사는 종결됐다”고 전하면서 “수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생활 문제가 있다. 우리는 우즈에게 사생활 보호를 포기할 것인지를 물어본 다음에 사고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완전하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의 조지프 지아컬러니 교수는 “사고 당사자에게 그런 허락을 구하는 경찰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우즈가 아닌 다른 일반인이었다면 경찰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공개 여부를 물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 美서 멸종위기종 거대 귀신고래 ‘연쇄 죽음’

    “인간이 미안해” 美서 멸종위기종 거대 귀신고래 ‘연쇄 죽음’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지난 9일 동안 무려 4마리의 쇠고래 사체가 연이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해당 해변에서 사체로 발견된 쇠고래는 고래목 쇠고래과의 포유류로, 최대 몸길이는 약 16m, 최대 수명은 약 70년이다. 귀신고래로 부르기도 하며 한국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발견된 암컷 쇠고래의 몸길이는 12.5m 정도였으며, 며칠 뒤 역시 암컷의 사체가 발견됐다. 세 번째 사체는 지난 7일 뭍과 가까운 해안에서 떠 다니다 발견됐고, 바로 다음 날인 8일 해변에서 마지막 사체가 발견됐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등 전문가들은 고래가 갑작스럽게 죽은 이유를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의학시설인 비영리 해양포유류센터의 제프 보엠 박사는 “불과 8~9일 동안 쇠고래가 4마리나 죽은 채 발견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현실”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수행된 부검 결과,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와 선박 충돌, 낚싯줄 얽힘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들의 영양실조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래는 봄에 북극을 향해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는 고래가 선호하는 플랑크톤과 같은 먹이가 풍부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고래가 선호하는 먹잇감의 위치가 달라지고, 고래는 먼 길을 이동하면서 오랫동안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실제로 2019년 당시 미국에서 일주일 동안 3마리의 쇠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었다. 한 해 동안 죽은 쇠고래의 수는 147마리에 달했다. NOAA 측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고래의 죽음이 북극에서 먹이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영양실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었다. 이번에 죽은 쇠고래들 중 한 마리의 사인은 보트와 충돌로 인한 외상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나머지 3마리의 죽음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개체 수가 급감하는 고래 종인 만큼,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항해 작전 vs 군사훈련… 미중, 대만해협서 충돌 위기

    21세기 들어서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중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전투기를 보내고 대만 근해에서 항공모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도 이지스함 등을 파견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대응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양국의 사소한 군사 충돌이 자칫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지난 5일 대만 동쪽과 서쪽 해상에서 동시에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PLA는 “항공모함인 ‘랴오닝’ 등을 투입해 작전을 펼쳤다. 군사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정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만 국방부는 “10대가 넘는 중국군 전투기가 의도적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양안 긴장을 키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미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7일 미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인 ‘매케인’을 대만해협에서 운항했다. 미 해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계속 비행하고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건드리지 말라는 엄포다. 최근 미군 고위층 지도부에서도 중국과 대만이 실제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아시아·태평양 최고 사령관인 필립 데이비슨 제독도 최근 상원청문회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현재 (전쟁) 위기가 실제로 고조되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공세를 우려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에 대해 ‘대만과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더이상 대만을 국가로 대우하지 말라는 경고다. 하지만 대만의 조지프 우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중국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우리는 모두 마지막 날까지,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손잡고 중국과 결사항전하겠다는 통첩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와 손잡고 ‘동시다발 제재’를 단행해 ‘동맹을 통한 중국 압박’을 본격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바이든식 외교 전략’은 이제 시작이어서 신장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두 나라는 왜 이제서야 사생결단에 나선 것일까. 미중 갈등의 새 축이 된 신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아시아·이슬람 연결 ‘교량’… 18세기에 中 편입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비단길)를 통해 동아시아와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보면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려고 서역을 지나다 갖가지 요괴들의 공격을 받는데, 소설 속 서역이 바로 신장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몽골과 만주 지역 등에 퍼져 살았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손잡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돌궐의 후예’를 자처하는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돌궐은 중국의 압박으로 영토를 잃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이 됐다고 믿는다. 1759년 청나라 건륭제(1711~1799)가 이곳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새로운 강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 19세기 미국이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네바다 등을 빼앗아 국토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과 비슷하다. 중국의 신장 병합은 약소 민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패권국 팽창 경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들어 청이 멸망하고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공하자 위구르인들은 ‘힘의 공백’을 깨닫고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신장을 다시 침공했고, 1955년 이 지역을 자치구로 만들었다. 그간 신장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설명했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 민족의 후예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신장으로 갈 때만 해도 이 지역의 위구르족 비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당국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한다는 것이 위구르인들의 주장이다. 현재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당’ 등 50여개 단체가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소련 해체 뒤 위구르인도 독립 열망 커져 전문가들은 위구르인들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라를 세우자’는 열망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997년 신장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SCMP는 “2013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위구르 차량 돌진 사고와 2014년 중국 윈난성 쿤밍역 테러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중국 지도부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쯤부터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이 하나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이들의 증언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콘크리트 건물들, 내부자가 몰래 제공한 수용소 관련 공식 문서가 외부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강제수용소 논란에 대해 “위구르인들의 직업 교육을 위한 재교육 시설”이라고 반박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이 지역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이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위구르족 강경책을 고수할까. 구소련 같은 ‘분리독립 도미노’가 절대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구르족이 독립하면 54개의 다른 소수민족도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어서다. 만에 하나 위구르족을 독립시킨다고 해도 새 나라는 중국과 ‘앙숙’으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신장의 ‘전략적 가치’도 한몫한다. 이곳은 중국에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다. 18세기에 편입된 신장과 시짱(티베트)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1이나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신장을 포기할 리 없다.●“美, 中에 나쁜 이미지 심어 추격 막으려 해” 여기에 더해 중국은 ‘서구 세계가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겉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은밀히 지원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내부 분열로 치명상을 입게 해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국제질서’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신장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심지어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구르 독립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테러 의심자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던 신장 분리주의자들을 중국의 심문관이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을 대신해 위구르 독립단체 조직원을 체포했다. 최소한 10년 전까지는 서구 세계가 신장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했음을 알 수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중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졌다. 그간의 국제질서 맥락을 알리 없던 그가 신장 문제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위구르족 수용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나토 등 IS와의 전쟁에 위구르족 병사 이용”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신장 인권 문제로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을 패권 경쟁에서 낙오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 미국이 구소련에 대해 그랬듯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최대한 나쁘게 만들어 전 세계에 ‘힘이 커지면 안 될 나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캐나다 진보성향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터키 등이 IS 궤멸을 위해 위구르족 수천명을 테러 조직에 잠입시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위구르인들이 영화 ‘무간도’나 ‘신세계’에서처럼 신분을 숨기고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주류 언론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서구 세계가 위구르인을 은밀히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언론 ‘볼테르 네트워크’도 시리아 매체들을 인용해 “‘IS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한 위구르족 병사 1만 8000여명이 2013년부터 몰래 신장으로 돌아가 여러 형태의 테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나토 비밀 계획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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