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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로시 ‘32개의 펜’ 외에 美의회 탄핵 절차에 낯선 장면 셋

    펠로시 ‘32개의 펜’ 외에 美의회 탄핵 절차에 낯선 장면 셋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는 과정에 소추안 서명 때 자신이 돌려 썼던 32개의 검정색 펜을 동료의원들에 ‘기념품’으로 나눠줘 입길에 올랐다. 영국 BBC는 4개의 은빛 쟁반에 8자루씩 모두 32개의 펜이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만한 범죄와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놓고 역사적 논쟁이 진행되는 이 때 또 하나의 질문이 정계를 달구고 있다”고 촌평했다. 법안이나 행정명령 서명에 사용된 필기구들이 기념품으로 배포되는 것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워싱턴의 전통’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 2010년 건강 보험법을 서명하며 22개의 펜을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식 날 나눠줄 펜이 다 떨어졌다고 너스레를 떤 적이 있다. 전날에도 ‘펜 논쟁’이 벌어지기 몇 시간전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 때 사용한 펜을 배석자들에게 나눠줬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정책적 성과를 기리는 자리와 펠로시 의장 스스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라고 표현해온 탄핵의 중요 절차를 이행하는 자리는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트럼프 진영 인사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나아가 분노를 품었다고 WP는 지적했다. 그동안 탄핵을 ‘정치적 승리’라기보다 엄숙한 헌법적 의무로 규정해온 펠로시 의장은 지난달 18일 탄핵소추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도 트럼프의 ‘정치생명’에 사망 선고를 내리려는 듯 ‘상복 차림’으로 “오늘은 슬픈 날”이라고 읊조리며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자제하라고 명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펠로시 의장이 이런 공화당의 반발을 짐작 못했을 리가 없다. 한달 가까이 시간을 끌며 수싸움을 벌여 온 펠로시 의장이 상원에 이관하면서 공화당을 향해 보낸 ‘무언의 몸짓’이었다는 것이다.공화당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이 개시된 이날 상원 본회의 발언을 통해 ‘펠로시의 기념 펜’이야말로 ‘편견의 증거물’이라고 공격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 및 트윗을 통해 “어제 펠로시 의장이 기념 펜들로 탄핵을 축하하는 장면은 하원의 당파적 과정이 마지막으로 ‘완벽한 장면’에 응축돼 있었다”며 “엄숙하거나 진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골적으로 당파적이고 정치적인 퍼포먼스이자 의식이었다”고 비난했다. ‘펜 논쟁’의 여파로 탄핵 심판이 시작된 이날 상원의원들의 배심원 선서식에서는 아무도 기념 펜을 받지 못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개시일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배심원 서약에 사용한 펜을 ‘역사적 장면’으로 기리기 위한 기념품으로 전달받았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다만 BBC는 이들 펜에 새겨진 철자가 잘못돼 다시 제작해 나중에 나눠줬다고 전했다.BBC는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독자들이 의아하게 여겼을 미국 탄핵 절차의 몇 장면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첫째는 전날 서명을 마친 뒤 하원 서기가 저유명한 로텐다 홀을 지나 상원에 두 조항의 탄핵소추안을 전달하기 위해 하원 의장대와 이날 지명된 7명의 소추위원(모두 민주당)들과 함께 행진하는 의식이다. 이 전통은 1868년 앤드루 존슨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 때 처음 이뤄졌던 것으로 여겨진다. 널리 알려진 대로 존슨은 갑자기 탄핵 심판 전에 폐렴이 도져 숨졌다. 1998년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도 이어졌다. 그런데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16일에도 다시 한번 행진해야 했다. 매코넬 원내대표가 다시 한번 소추안을 공식적으로 시연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두 번째는 중세 영어 ‘ye’가 왜 미국 상원에서 사용되느냐다. 통상 이 단어는 상원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16일 상원의 탄핵심판 절차가 개시됨을 알리면서 “여러분 들으세요(Hear ye, hear ye, hear ye), 모든 사람은 고통스러움에 침묵을 명 받았습니다. 하원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상원에 송부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찰스 E 그래슬리 상원 의장은 “그 메시지를 받아들입니다”라고 답한다.이 모든 절차에 대한 규정은 1868년에 처음 만들어져 1986년에 마지막으로 손질됐다. 고풍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진지함과 엄숙함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고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선서문에 서명하는 일이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탄핵심판위원장을 맡아 취임 선서를 하고 100명의 상원의원이 선서를 한 뒤 서명하고 이를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한다. 번거롭게 왜 이렇게 하느냐면 여느 당파적이거나 입법 절차에 대한 표결과 달리 당파의 이해에 얽매이지 말고 정의롭게 판단하겠다는 다짐을 강제하는 의미를 갖는다. 상원은 그 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리고 21일 다시 소집해 본격적인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대만 反中에 다시 불붙는 홍콩… 美는 ‘中 길들이기’ 지렛대로

    대만 反中에 다시 불붙는 홍콩… 美는 ‘中 길들이기’ 지렛대로

    지난 11일 치러진 제15대 중화민국 총통(한국의 대통령 격) 선거에서 대만 유권자는 자신들을 이끌어 갈 지도자로 차이잉원 총통을 다시 한번 선택했다.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은 첫 번째 임기(2016~2020) 내내 정치력 미숙 등으로 부정적 평가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그가 재선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압박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차이 총통은 대만 독립 노선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군사적 위협 수위를 더욱 높이고 대만의 수교국들도 속속 단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1월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대만 문제를 지렛대 삼아 ‘중국 길들이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13일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차이 총통이 재집권하자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재선 일성으로 “(중국의)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곧바로 엄포를 놓은 것이다. 전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못 박았다. 겅 대변인은 “대만 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든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하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은 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차이 총통의 당선을 축하한 것과 관련해 “이들 국가의 행동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명하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적 경로로 항의할 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쓴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사평(사설)에서 “차이 총통이 중국 위협론을 내세우고 대선 경쟁자였던 한궈위 가오슝 시장을 모함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면서 “대만 독립이라는 급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차이 총통이 대선 역사상 최다득표로 당선되면서 대만 독립 추구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을 차단하려는 베이징의 우려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당장 홍콩 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홍콩 시민 3만여명이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다. 올해 9월 치러질 입법회(한국의 국회 격) 선거에 대만처럼 완전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취지였다고 홍콩 명보가 13일 보도했다. 이에 맞서 홍콩 정부는 12일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 대표의 홍콩 입국을 금지했다. 그가 홍콩 시위 사태 확산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조만간 중국이 대만에 대해 직간접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린잉위 대만 국립중정대 교수는 중국 군용기가 대만을 위협 비행하는 등 중국이 군사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안 관계는 2016년 차이 총통이 집권하면서 크게 나빠졌다. 중국은 차이 총통 집권 1기 때부터 군사,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만을 압박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인들의 대만 자유 여행도 제한해 연간 1조원이 넘는 경제적 타격을 가했다.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전투기와 대치하고 중국 군함과 군용기들이 대만을 포위한 형태로 훈련하는 일도 잦아졌다. 앞으로 이런 ‘전통적 방식의 위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만 전문가인 리모시 리치 미 웨스턴켄터키대 교수는 “얼마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들이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새로 수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차이 총통 집권 뒤로 ‘차이나 머니’를 내세워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 지역에 있는 대만의 오랜 우호국들을 잇따라 단교시켜 자신의 편으로 돌려놨다. 중국으로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군이 지배하는 태평양 지역에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차이 총통이 취임한 뒤 엘살바도르와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7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는 15개국으로 줄었다. 대부분 정치적 영향력이 크지 않은 나라들이다.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2020~2024)에도 중국발 ‘단교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만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 미국, 러시아 등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미국이 수교에 나서려 하자 1971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유엔에서 탈퇴했다. 시간이 갈수록 대만의 외교적 고립이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비공식적 동맹을 지켜 주고자 노력하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밝혔다. 미중 관계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차이 총통 재집권 뒤 직면할 중국의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다. 그는 대만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군사적 지원책을 펴고 있어 중국의 ‘마지노선’을 시험하고 있다”고 했다. 스 교수는 “중국의 가장 큰 어려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호주와 일본, 인도 등이 연대해 중국 견제) 요충지에 대만을 포함하고자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고 대만에 첨단무기 수출을 승인했다.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차이 총통에게 힘을 실어 줬다. SCMP는 “차이 총통 재선 승리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더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대만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지원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지금도 긴장 상태인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즉흥적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과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매개로 초유의 갈등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 대선과 미중 2단계 무역협상이 대만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린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지금의 대만 정책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양안 관계가 얼어붙을수록 대만인들의 마음도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중국은 (대국적 차원에서) 양안 교류를 일정 부분 복원해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차이 총통이 급진적 노선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일국양제 수용 요구를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인내의 한계’로 여기는 독립 선언을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냉엄한 국제사회 질서 속에서 대만의 처지를 이해하고 ‘현상 유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전략은 학자 출신으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상대방을 설득하는 차이 총통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많다. 같은 당 천수이볜 전 총통의 과오에 대한 학습효과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진보당 소속 첫 총통이 된 천수이볜은 자신의 임기(2000~2008)에 대만 독립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해 중국의 분노를 샀다. 그는 미국에서조차 ‘골칫덩이’라는 평가를 받아 고립을 자초했다. 민진당에는 ‘비현실적’, ‘급진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결국 천수이볜은 2008년 대선에서 국민당에 정권을 내줬다. 민진당도 해체 직전까지 몰리는 위기를 겪었다. 현재 차이 총통은 중국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미국과는 ‘사상 최고 수준’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을 견제하고자 대만의 전략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차이 총통의 ‘전략적 인내’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에 또 로켓포 공격…美 “미군 없었다”

    미군 주둔 이라크 공군기지에 또 로켓포 공격…美 “미군 없었다”

    미 국무 폼페이오 “또다른 로켓 공격에 분노”이란 혁명수비대 “美공격, 미군 살상 안 노려”“적보다 우리가 더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려”‘헤즈볼라’ 나스랄라 “보복의 시작일 뿐”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에 또 로켓포 공격이 벌어졌다고 이라크군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라크군은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공격 당시 미군은 현장에 없었다고 전했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성명을 내고 바그다드에서 80㎞ 북쪽에 있는 알발라드 기지 내에 카투사 로켓(소련이 개발한 다연장포) 8발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격으로 장교 2명을 포함한 이라크군 4명이 다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로켓포 공격 소식을 접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윗으로 “이라크 공군기지에 또 다른 로켓 공격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한다”면서 “이라크 정부에 충성하지 않는 단체들에 의한, 계속된 이라크 주권 침해는 종식돼야 한다”고 썼다.알발라드 기지에는 소규모 미 공군 분대와 미국인 민간 계약업자들이 머물고 있었으나, 최근 2주 동안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다수는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AFP에 “미국 (군사)고문단과 방산업체 직원들의 90% 정도는 (이란 등의) 위협 이후 타지와 에르빌로 이미 철수했다”면서 “현재 알발라드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은 15명을 넘지 않으며, 항공기도 1대만 있다”고 말했다. 로켓 공격 당시 알발라드 공군기지에는 미국인이 아무도 없었으며 지금도 없다고 연합군 대변인이 밝혔다.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이라크 내에서 급진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해왔다. 알발라드를 포함한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는 최근 몇 달간 연일 로켓포와 박격포 공격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상자는 이라크군 병사들이다.그러나 지난달 말 미국 민간인 한 명이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미국이 친이란 민병대를 공습하고, 이란 군부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이란도 지난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들에 직접 미사일 공격을 가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포 공격도 잇따랐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12일(현지시간) 이라크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이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지 미군을 살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국영 TV로 방영된 국회 연설에서 “적군을 살해하는 것은 우리의 진짜 목적이 아니었으며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살라미 사령관은 “우리가 적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는 점과 우리가 고른 어떤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라크 미군기지를) 물리적으로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8일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에 보복하겠다며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미사일 여러 발을 쐈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이란의 주요 동맹으로 꼽히는 레바논 헤즈볼라를 이끄는 하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같은 날 방송 연설에서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은 무인기 폭격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을 겨냥한 보복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나스랄라 총장은 이란군의 미사일 공격을 두고 중동에서 미군을 쫓아내기 위한 “긴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표현하며,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목표는 “단호하고 확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차별에 맞선 87세 美대법관, 그녀가 쏟아낸 말들

    차별에 맞선 87세 美대법관, 그녀가 쏟아낸 말들

    긴즈버그의 말/루스 베이더 긴즈버그·헬레나 헌트 지음/오현아 옮김/마음산책/200쪽/1만 5500원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87세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최고령 현직 연방대법관인 그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노터리어스(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50년 법조 인생을 공정과 평등에 바쳤고 보수성 짙은 지금 대법원에서도 반대의견을 가장 많이 낸다. 마음산책이 열세 번째 말 시리즈로 낸 ‘긴즈버그의 말’은 그 ‘노터리어스’ 긴즈버그의 법 철학과 삶을 오롯이 볼 수 있는 어록으로 눈길을 끈다. 법정 의견서와 언론 매체, 강연 등에서 찾아낸 긴즈버그의 말을 관통하는 가치는 역시 ‘평등과 중립’이라는 법 정신이다. ‘변론 기술만 좋은 변호사는 기술자와 다름없다’, ‘판사는 그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고 외친다. ‘나는 사람들을 세뇌하려고 애쓰지 않지만 나 자신을 중립적인 사람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는 외침은 상대방에 대한 무시와 대립 일색인 우리 사회상에 겹쳐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유대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은 차별 속에서 건져 낸 속 깊은 언사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분노처럼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감정에 굴복하지 말라’고, 또 ‘상대편 체스 말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긴즈버그는 ‘자유롭게 너와 내가 되도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법의 지향과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편집자인 헬레나 헌트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법을 활용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군기지 때렸지만 확전 피한 이란… 트럼프 ‘경제·외교 제재’ 시사

    미군기지 때렸지만 확전 피한 이란… 트럼프 ‘경제·외교 제재’ 시사

    美, 원유 수출 차단 등 돈줄 죄기 나설 듯 하메네이 “우리는 미국에 뺨 때려 줬다” 양국 서로 체면 구기지 않고 긴장 낮춰 가디언 “美·이란 다 만족시킬 수도 있다”‘이란의 이번 공격은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도 있다.’ 이란이 ‘피의 보복’을 천명하며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타격해 세계를 놀라게 한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 반격 시 미 본토는 물론 두바이, 이스라엘 하이파도 목표가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와 함께 십수 발의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대규모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격 직후 대국민연설에서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 줬다”며 ‘2인자’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을 가리켜 “혁명이 살아 있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결사항전을 촉구했으나 이후 전개를 보면 전면전의 개연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이란의 공격이 ‘상징적’이라고 짚었다. ‘복수’를 원하는 국민의 분노에 이란 정부가 미국 타격으로 부응하는 한편 대규모 피해 상황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확전 가능성을 차단, 미국과 서로가 체면을 구기지 않고 긴장을 낮출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발표한 대국민성명에서 ‘전면전’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테러를 막기 위해 강력한 경제·외교 제재 카드를 빼들 것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란 정권에 추가 제재 즉시 부과하겠다”면서 “이란의 정권의 행보를 바꿀때까지 제재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는 하메네이의 발언 강도는 강했지만, 미·이란 어느 쪽도 더 즉각적인 보복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정가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NN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미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기경보를 발령해 군인들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확인된 피해는 미사일 1발 타격으로 기지에 있던 군용기 화재뿐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인 80명이 죽고, 미군의 드론과 헬리콥터, 군사 장비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물론 해당 기지에 주둔하는 덴마크·노르웨이·독일군까지 사상자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세계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수위에 쏠린다. 일단 현재 피해 평가가 유지된다면 미국이 전면전보다는 억지력 강화를 위한 첨단 전략자산 배치와 병력 증강 등에 나서는 한편 이란의 ‘원유 수출’ 등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혼란 등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 등이 모여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제인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한 뒤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공격 이후 보안과 경계도 대폭 강화됐다. 백악관 주변의 검문 활동이 강화돼 주변 검문소에서 소총을 든 비밀경호국(USSS) 직원들이 쉽게 목격됐다.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민간 항공사들이 이란·이라크와 오만만(灣), 페르시아만 영해 상공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했고 해운청(MARAD)은 “미국의 해양 이익에 반하는 이란의 행동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인근의 선박에 경고를 보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군기지 때렸는데 인적 피해 ‘0’… “美·이란 다 만족시킬 수 있다”

    미군기지 때렸는데 인적 피해 ‘0’… “美·이란 다 만족시킬 수 있다”

    트럼프, 5시간 만에 “모두 무사해” 트윗이란 “미군 80명 사망·軍장비 손상” 반박 美 외교·안보 수장들 백악관서 긴급회의  ‘이란의 이번 공격은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도 있다.’  이란이 ‘피의 보복’을 천명하며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을 타격해 세계를 놀라게 한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 반격 시 미 본토는 물론 두바이·이스라엘 하이파도 목표가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와 함께 십수 발의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대규모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공격 직후 대국민연설에서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때려 줬다”며 ‘2인자’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을 가리켜 “혁명이 살아 있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결사항전을 다짐했으나 이후 전개를 보면 전면전의 개연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이란의 공격이 ‘상징적’이라고 짚었다. ‘복수’를 원하는 국민의 분노에 이란 정부가 미국 타격으로 부응하는 한편 대규모 피해 상황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확전 가능성을 차단, 미국과 서로가 체면을 구기지 않고 긴장을 낮출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7일 밤 긴급히 대국민성명을 준비했다가 이란 외무부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와 사상자가 없다는 보고에 이를 하루 뒤로 미루고 도발을 자제했다. 대신 이란의 미사일 공격 후 5시간 만에 트위터에 “모두 무사하다”(All is Well),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라는 낙관적 메시지를 띄웠다.  워싱턴 정가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NN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미군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기경보를 발령해 군인들이 대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확인된 피해는 미사일 1발 타격으로 기지에 있던 군용기 화재뿐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다만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인 80명이 죽고, 미군의 드론과 헬리콥터, 군사 장비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군은 물론 해당 기지에 주둔하는 덴마크·노르웨이·독일군까지 사상자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8일 오전 트럼프가 대국민연설에서 밝힐 대응 수위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일단 현재 피해 평가가 유지된다면 미국이 전면전보다는 억지력 강화를 위한 첨단 전략자산 배치와 병력 증강 등에 나서는 한편 이란의 ‘원유 수출’ 등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혼란 등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면전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란의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 수장 등이 모여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제인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설명한 뒤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공격 이후 보안과 경계도 대폭 강화됐다. 백악관 주변의 검문 활동이 강화돼 주변 검문소에서 소총을 든 비밀경호국(USSS) 직원들이 쉽게 목격됐다.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민간 항공사들이 이란·이라크와 오만만(灣), 페르시아만 영해 상공에서 운항하는 것을 금지했고 해운청(MARAD)은 “미국의 해양 이익에 반하는 이란의 행동 가능성이 있다”며 중동 인근의 선박에 경고를 보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분노한 이란 “군사 대응할 것”… 호르무즈 막아 세계경제 숨통 죄나

    분노한 이란 “군사 대응할 것”… 호르무즈 막아 세계경제 숨통 죄나

    이란 軍보좌관 “美에 준하는 타격할 것” 연합국 소속 선박·기지 공격 등 거론 바그다드 美 주둔 기지·그린존 피격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더욱 격화될 듯외부의 적은 내부를 결속시키는 걸까. 얼마 전까지 반정부 시위대로 가득했던 이란의 거리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에 ‘피의 보복’을 다짐하는 분노로 뒤덮였다. 외신들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열린 4일(현지시간) 이란 전역이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은 민생고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격앙됐던 분노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 앞에서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가혹한 보복” 경고가 나온 뒤 이란 중북부의 종교도시 쿰의 잠카란 사원에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 붉은 깃발은 순교의 전투를 의미하는 상징물로, 깃발에는 시아파 무슬림이 가장 숭모하는 이슬람 지도자의 이름을 넣은 ‘이맘 후세인을 위한 복수’라는 글귀가 적혔다. 수니파 왕조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이맘 후세인과 관련한 복수심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한 보복으로 전이됐음을 보여 준다. 현지 언론은 붉은 깃발 게양은 처음이라며 복수가 끝날 때까지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란 대리군’으로 불리는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산하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먼저 보복에 나섰다.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부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에 로켓포 3발을 발사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이라크에는 미군 기지가 10여곳 있으며, 미군 5000여명이 주둔한다. 외신들은 이란의 향후 대응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나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선박이나 미국·연합국 기지에 대한 공격, 미 당국자나 시민에 대한 암살·납치 등 테러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하메네이의 군사 수석보좌관인 호세인 데흐건은 5일 CNN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신들이 가한 타격에 준하는 타격을 받는 게 이 시국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일갈했다. 혁명수비대 골라말리 아부함제 사령관은 이란의 대응을 묻자 “호르무즈 해협, 오만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모든 미국 선박이 우리의 사정권 안”이라고 경고했다.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란이 미국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꺼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거론됐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이를 우려해 해군 함정을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 자국 국적의 선박들과 동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이란 간 긴장이 실제 전면전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경제난과 유가 인상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만큼 자국 내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란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 싱크탱크 워싱턴인스티튜트의 하닌 가다르 객원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이란의 선택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쟁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제재 등으로) 레바논 등에 전쟁 자금을 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아파벨트’ 중 하나인 레바논 등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움직일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국 역시 대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상원에서 제출되는 등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이란 간 전면전을 우려하는 여론이 뚜렷하다. AP는 “이란이 언제,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분명하다”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이후 3일간의 애도 기간이 지난 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美전문가들 北전원회의 분석…트럼프 ‘꽃병 언급’ 빗대 “원자핵 꽃병” 北 대화 여지 열어둔 데도 주목…“참을성 있고 유연한 접근법 필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전원회의에서 내놓은 발언과 관련,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여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조치로 분석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폐기를 시사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이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가능하다며 공을 미국에 넘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3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김정은은 위험한 지정학적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그들이 가장 원하는 두 가지 양보, 제재 해제와 모종의 (체제)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사실상 ICBM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2020년 북한의 대미 접근법은 과거 접근법과 매우 유사할 것”이라며 이는 점점 도발적인 시험을 통해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은 트윗에서 “김정은의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우리는 외교 게임에 지쳤고 인내심을 잃었다.그래서 우리는 핵 억지력을 최대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 전문가들은 언제 어떤 형태로 이뤄질 것인지와 함께 미국의 대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모종의 무기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김 위원장이 어떤 형태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할 것인지, 언제 할 것인지, 미국(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미국의 더 많은 제재,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스타일 위협 등의 대응을 이끌 것으로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영향력과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점차 고조시킬 것이라며 먼저 중거리 미사일 시험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ICBM 발사에 대응해 ‘화염과 분노’ 시기로 돌아가는 등 과잉 반응해서는 안 되지만, 거듭된 양보도 안 된다며 “진로를 잘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윗에서 북한의 ‘시나리오’와 관련, 고체(연료) ICBM과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탄두를 지구궤도상에 쏘아 올리고 표적 부근에서 그것을 강하시켜 공격하는 방식) 등을 열거한 뒤 “북한은 너무나 많은 다른 것들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분히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윗에서 “북한이 스스로 선언한 시험 모라토리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은 핵 전력을 시험하고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단지 언제인가의 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ICBM·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끝낼 것을 선언했다고 전한 다른 전문가 트윗을 소개하며 ‘열(원자)핵’(熱核)이라는 단어를 써서 “열핵 꽃병(The thermonuclear vase)”이라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성탄절 선물’과 관련해 “예쁜 꽃병이길 희망한다”라며 그 의미를 축소, 도발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빗대어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사항과 달리 실제로는 고강도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전제로 대화 여지를 남겨놓은 데 주목했다. 엄 연구원은 북한 입장에 대해 “ICBM 시험발사·핵실험에 대한 비공식 모라토리엄은 끝났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 위원장은 또한 미국이 협상 접근법을 바꾼다면 북한은 여전히 외교에 열려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도 북한이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깊이가 미국의 입장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달려있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한이 ICBM을 날려 보내는 순간 타협 분위기는 연기 속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과 한국은 여전히 대화의 길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화염과 분노’나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면서 “둘 다 나쁜 상황을 악화시킨다. (양자) 사이의 넓은 공간에서 책임감 있는 옵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접근 방식과 관련,“어느 대통령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참을성 있고 유연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랑 교수도 “김 위원장은 무장 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핵)억제력의 폭과 심도’를 언급한 대목과 관련, “그가 ‘범위와 깊이’, 즉 시스템 및 탄두의 수와 다양성에 대해 기꺼이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것은 우리가 시급히 밀고 나아가야 할 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 진퇴양난 美, 병력 4000명 이라크 배치… “이란 덫에 걸려”

    진퇴양난 美, 병력 4000명 이라크 배치… “이란 덫에 걸려”

    트럼프 “이란, 매우 큰 대가 치를 것” 경고 하메네이 “당신은 무력해” 이례적 리트윗3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이 친이란 시위대의 습격을 받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이건 경고가 아닌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는 중동에서 미국의 입지가 쪼그라들었다는 걸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총리는 1일 이례적으로 트럼프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당신은 무력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대사관 습격이 “그동안 2억 달러(약 2312억원)를 쓰고도 이라크에서 힘이 빠져버린 미국 모습을 보여 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이라크 최고 지도자들이 우리 요청에 신속히 대응했다”며 감사를 표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라크 보안군 묵인 덕에 미군 안전구역인 ‘그린존’을 무사 통과해 대사관 외벽을 부술 수 있었다. 보안군은 시위대 습격 초기 대사관 벽에 화염병이 날아들 때도 거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라크에선 2003년 후세인 축출 뒤 급속하게 이란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들불처럼 일어난 반정부 시민 투쟁은 이라크가 이란 같은 시아파 국가로 변모하는 데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이날 대사관 습격을 조직한 친이란 민병대는 보안군과 함께 반정부 시위를 가장 가혹하게 진압한 세력이다. 미국은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최대 압박’ 작전에 잃을 게 없어진 이란은 오히려 대리군을 통해 이라크, 예멘 등에서 미국과 동맹에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불개입을 선언했지만 동맹 때문에 중동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 추가 병력 총 4000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군 철수를 줄곧 외치면서도 병력을 되레 늘리는 명령을 내린 셈이다. 반면 이란은 이번 대사관 폭동으로 미국과 이라크를 이간질하는 계책에 성공했다. AP통신이 “이란이 친 덫에 미국이 걸렸다”고 평가한 이유다. 민병대가 미국 자산을 계속 공격하게 해 강경 대응을 유도했고, 미국 대응은 이라크 정부와 대중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이라크 내 친이란계 의원들이 미군 철수를 주장하기가 더 좋아졌다. 시위대는 대사관 부근 주차장과 공터에 텐트 50동과 간이 화장실까지 설치하고 미국 정부와 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시위와 농성을 예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란 덫에 걸린 美… 좁아진 중동 입지 드러냈다

    이란 덫에 걸린 美… 좁아진 중동 입지 드러냈다

    이라크 내 이란 영향력 막강... 美보다 우월보안군, 친이란 시위대 ‘그린존’ 통과 묵인이란, 美 공습 유도해 이라크 분노 폭발 계책 지난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드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이 친이란 시위대 습격을 받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인명과 재산 피해는 전적으로 이란 책임”이라면서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이건 경고가 아닌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각 외신은 트럼프의 어조가 강할수록 중동에서 미국 입지가 쪼그라들었다는 걸 시인하는 셈이라고 분석을 쏟아냈다. 가디언은 이날 대사관 습격을 “그 동안 2억 달러(약 2312억원)를 쓰고도 이라크에서 약해진 미국 모습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이라크 최고 지도자들이 우리 요청에 신속히 대응했다”며 감사를 표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라크 보안군의 묵인 덕분에 미군 안전구역인 ‘그린존’을 무사 통과해 대사관 외벽을 부술 수 있었다. 보안군은 시위대 습격 초기 대사관 벽에 화염병이 날아들 때도 거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오후에야 최루탄으로 대응하던 미국 경비대와 성난 군중을 분리시켰다.이라크에선 2003년 후세인 축출 뒤 급속하게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들불처럼 일어난 시민 투쟁은 이라크가 이란 같은 시아파 국가로 변모하는 데 대한 저항이며, 보안군과 함께 이들을 가장 가혹하게 진압하는 쪽은 이날 대사관 습격을 조직한 친이란 카타이브 헤즈볼라 민병대였다. 이미 이라크 정치권에 친미 세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30일 미군 F15 전투기가 카타이브 헤즈볼라 근거지 다섯 군데에 공습을 가했을 때도 이라크 정부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미국은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최대 압박’ 작전에 잃을 게 없어진 이란은 오히려 이라크, 예맨 등 다른 지역에서 대리군을 통해 미국과 동맹에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중동 전쟁 종식을 외치며 불개입을 선언했는데 동맹 때문에 중동에서 영향력을 잃어선 안 되며, 최근엔 카타이브의 공격으로 미국인 인명피해까지 났다. 결국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대사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추가 병력 총 4000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미군 철수를 줄곧 외치면서도 사우디에 이어 이라크까지 미군을 되레 늘리는 명령을 내린 셈이다.반면 이라크-시리아-레바논에 영향력을 심기 위해 오랜 시간 막대한 투자를 한 이란은 이번 대사관 폭동을 통해 미국과 이라크 사이를 이간질하는 계책에 성공했다. AP통신이 “이란이 친 덫에 미국이 걸렸다”고 평가한 이유다. 앞서 카타이브 민병대가 미국 자산을 계속 공격하게 해 이라크 정부의 빈약한 영토 장악력을 보여주고 미국이 강경대응하게 만들었다. 미국 대응은 이라크 정부와 대중의 분노를 끌어올렸다. 이라크 내 친이란계 의원들이 미군 철수를 주장하기가 더 좋아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살려야 합니다. 결국 밑에서부터 세워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하는 교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73)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양극화의 해법으로 ‘공정한 교육’을 꼽았다. 상위 1%가 ‘부’를 독점하고 정치·경제 구조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든 상황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의 기회를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 미국 사회에 대한 라이시 교수의 비판은 그간 극심한 양극화로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신문이 2020년 첫 인터뷰를 그와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는 일문일답.-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가 극심하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의 최상위 계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위 10%가 정치·경제 정책마저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소외된 90%는 좌절했고,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의 분노를 소수자, 이민자, 이슬람교도들에게 분출하도록 했다.” -미국의 사회분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그간 소득 증가분을 상위 10%와 하위 90%가 얼마씩 가져갔는지 따져 보면 1940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는 하위 90% 가구가 상위 10%보다 훨씬 많이 가져갔다. 즉 기업 이윤의 대부분이 근로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1980년 중반부터 상위 10%가 훨씬 더 많이 가져가게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소득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상위 10%가 독차지했다.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이 커져야 근로자 임금도 오르는 측면이 있을 텐데. “197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2년까지 미국 기업의 순수생산성은 14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실질 시급은 단 17% 올랐다. 노동조합은 와해됐고, 정부는 부자 감세나 기업 감세를 추진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금 외에 엄청난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정리하자면 근로자의 힘은 약화했고, 상위 1%의 정치·경제적 힘은 막강해졌다. 이런 구도는 지금도 ‘부의 편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소위 귀족노조, 떼법 등 노동조합의 역효과도 있다. “일부 노조의 잘못된 행동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없다면 부의 집중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진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 기업 10곳 중 3곳에 노조가 결성됐었다. 이때 근로자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갔다. 이런 분위기는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비슷한 효과를 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노조가 약화하자 기업의 이윤은 근로자가 아닌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을 너무 큰 폭으로 올리면서 사회적 논란을 겪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매년 5~8%의 단계적 임금 인상이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미 증명됐다. 많은 돈을 받는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면 일자리도 더 창출되고 전반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반대로 한꺼번에 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고용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점진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도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맞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부자 감세와 법인세 인하가 실제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1500만 달러(약 174억원)의 감세 혜택을 본 제너럴모터스(GM)는 오히려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의 노동자를 감원했다. GM뿐 아니라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91개 미국 기업이 2018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미지수다.”-그간 부자 증세라는 다소 공격적 방법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부자 증세의 효과는 미국 역사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증명한다. 1950년부터 30년간 최상위 소득 계층은 고율의 세금을 냈다. 당시 미국의 중산층은 두터워졌고, 그 시기가 현재의 강한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자 감세가 시작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내실 있는 경제성장은 요원해졌고 경제 양극화가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부자 증세를 시행했을 때도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 -사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경제성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꽤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 대기업에 모든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뒤처지게 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하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본다면 기업이 너무 커지거나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혁신이 느려지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대기업이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민주화도 퇴행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화두인 듯한데 어떤 정책 수단이 있겠나. “어떤 정책도 단기간에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는 없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감세, 그리고 이들의 건강과 직업교육 등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특히 가장 중요한 투자가 ‘교육’ 부문이다. 유아기 및 청소년기 공교육을 강화해야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다. 물론 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적 연구와 지원을 해야 한다. ‘낙수효과’보다 경제를 밑에서부터 세우는 ‘분수효과’가 훨씬 효과적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나 자국우선주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에 대해 한편이 이기면 다른 편이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망가지면 미국이 잘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잘못됐다. 세계경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로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품을 교환하고 직접 투자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나 미국 우선주의 등은 다른 나라의 번영과 복지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미국 자신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관세폭탄 같은 수단이 특히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의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세폭탄은 무역고립주의를 가져오게 된다. 이미 미국은 1930년대 스무트·홀리 의원이 주도한 관세전쟁으로 심각한 불황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또한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미 역사가 알려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새해 덕담을 한다. 한마디 해 달라. “한국은 매우 아름답고 축복받은 나라다. 2020년에는 더 나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민주화로 전 세계에 모범이 되길 바란다. 특히 북한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갔으면 한다. 원래 남북은 하나였으니까.”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로버트 라이시 미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보 정치·경제학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타임지는 그를 20세기 최고 각료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 ‘미국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자본주의를 구하라’, ‘1대99를 넘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이 있다.
  •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교육이 계층이동 사다리 돼야 양극화 해소”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살려야 합니다. 결국 밑에서부터 세워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하는 교육에 투자해야 합니다.” 사회적 불평등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시(73)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극심한 양극화의 해법으로 ‘공정한 교육’을 꼽았다. 상위 1%가 ‘부’를 독점하고 정치·경제 구조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든 상황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이동의 기회를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 미국 사회에 대한 라이시 교수의 비판은 그간 극심한 양극화로 신음하는 지구촌 곳곳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신문이 2020년 첫 인터뷰를 그와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래는 일문일답.-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가 극심하다. “경제 양극화는 사회의 최상위 계층이 ‘부’를 독점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위 10%가 정치·경제 정책마저 자신들에 유리하게 바꾸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소외된 90%는 좌절했고, 정치권의 부패가 심각하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의 분노를 소수자, 이민자, 이슬람교도들에게 분출하도록 했다.” -미국의 사회분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그간 소득 증가분을 상위 10%와 하위 90%가 얼마씩 가져갔는지 따져 보면 1940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는 하위 90% 가구가 상위 10%보다 훨씬 많이 가져갔다. 즉 기업 이윤의 대부분이 근로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1980년 중반부터 상위 10%가 훨씬 더 많이 가져가게 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소득 증가분의 거의 전부를 상위 10%가 독차지했다. 기업의 이윤이 근로자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이 커져야 근로자 임금도 오르는 측면이 있을 텐데. “197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2년까지 미국 기업의 순수생산성은 14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실질 시급은 단 17% 올랐다. 노동조합은 와해됐고, 정부는 부자 감세나 기업 감세를 추진했다.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금 외에 엄청난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정리하자면 근로자의 힘은 약화했고, 상위 1%의 정치·경제적 힘은 막강해졌다. 이런 구도는 지금도 ‘부의 편중’을 부채질하고 있다.” -소위 귀족노조, 떼법 등 노동조합의 역효과도 있다. “일부 노조의 잘못된 행동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없다면 부의 집중을 견제할 장치가 없어진다.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 기업 10곳 중 3곳에 노조가 결성됐었다. 이때 근로자에게 더 많은 이윤이 돌아갔다. 이런 분위기는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비슷한 효과를 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노조가 약화하자 기업의 이윤은 근로자가 아닌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최저임금을 너무 큰 폭으로 올리면서 사회적 논란을 겪었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매년 5~8%의 단계적 임금 인상이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미 증명됐다. 많은 돈을 받는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면 일자리도 더 창출되고 전반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물론 반대로 한꺼번에 임금을 너무 많이 올리면 고용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점진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도 부자 감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 “맞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부자 감세와 법인세 인하가 실제 기업의 설비 투자나 고용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1500만 달러(약 174억원)의 감세 혜택을 본 제너럴모터스(GM)는 오히려 미시간·오하이오 공장의 노동자를 감원했다. GM뿐 아니라 아마존과 스타벅스 등 91개 미국 기업이 2018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미지수다.”-그간 부자 증세라는 다소 공격적 방법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부자 증세의 효과는 미국 역사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증명한다. 1950년부터 30년간 최상위 소득 계층은 고율의 세금을 냈다. 당시 미국의 중산층은 두터워졌고, 그 시기가 현재의 강한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자 감세가 시작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부터 내실 있는 경제성장은 요원해졌고 경제 양극화가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부자 증세를 시행했을 때도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 -사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경제성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꽤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 대기업에 모든 경제가 집중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뒤처지게 하고 정치적으로도 위험하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본다면 기업이 너무 커지거나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혁신이 느려지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대기업이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민주화도 퇴행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화두인 듯한데 어떤 정책 수단이 있겠나. “어떤 정책도 단기간에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는 없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감세, 그리고 이들의 건강과 직업교육 등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특히 가장 중요한 투자가 ‘교육’ 부문이다. 유아기 및 청소년기 공교육을 강화해야 무너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할 수 있다. 물론 교육 분야에서 성과를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적 연구와 지원을 해야 한다. ‘낙수효과’보다 경제를 밑에서부터 세우는 ‘분수효과’가 훨씬 효과적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나 자국우선주의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에 대해 한편이 이기면 다른 편이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망가지면 미국이 잘될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잘못됐다. 세계경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서로 통합된 시스템으로 제품을 교환하고 직접 투자를 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나 미국 우선주의 등은 다른 나라의 번영과 복지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미국 자신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관세폭탄 같은 수단이 특히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무역전쟁의 결과로 중국의 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세폭탄은 무역고립주의를 가져오게 된다. 이미 미국은 1930년대 스무트·홀리 의원이 주도한 관세전쟁으로 심각한 불황을 맛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또한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미 역사가 알려 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새해 덕담을 한다. 한마디 해 달라. “한국은 매우 아름답고 축복받은 나라다. 2020년에는 더 나은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민주화로 전 세계에 모범이 되길 바란다. 특히 북한과 좋은 관계를 이어 갔으면 한다. 원래 남북은 하나였으니까.”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로버트 라이시 미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캠퍼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불평등’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진보 정치·경제학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타임지는 그를 20세기 최고 각료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서로 ‘미국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자본주의를 구하라’, ‘1대99를 넘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등이 있다.
  • 26살 아내에 사기 당한 美 77세 남편의 반전 반응

    26살 아내에 사기 당한 美 77세 남편의 반전 반응

    이스라엘 국적의 20대 여성이 돈을 목적으로 70대 남편과 결혼했다는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ABC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린 헬레나 할폰(26)은 지난 8월 사업가인 77세 남성 리차드 라파포트와 결혼식을 올렸다. 라파포트에게는 이전 결혼에서 얻은 딸이 있었지만, 라파포드는 딸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자신보다 51살이나 어린 여성과 결혼을 강행했다.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이들의 결혼 생활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 달 초였다. 이달 초 아내인 할폰은 폴로리다주 서부에 있는 탐파국제공항에서 돈세탁 및 사기, 노인 착취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아내는 51세 연상인 남편의 계좌에서 현금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6200만원)를 인출하려고 시도하다 꼬리를 잡혔다. 당시 현지의 한 금융서비스회사를 찾은 아내가 남편 명의의 통장에서 거액의 현금 인출을 신청하자, 회사 측은 이를 거절했다. 아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목표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66만 6000달러(한화 약 7억 7350만원) 가량의 수표만 현금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77세 남편은 경찰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듣기 전까지, 아내의 행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이후 경찰이 해당 사실을 알리자, 화를 내거나 분노하기는 커녕 “그럴 리가 없다”며 아내를 옹호하는 듯한 반응을 내놓았다. 수사가 이어지자 그제야 남편은 자신이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진술했지만, 아내를 국적이 있는 이스라엘로 송환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밝혔다. 77세 남편의 딸은 “(사기를 친) 문제의 여성이 아버지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속임수를 쓴 것 같다”며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체포된 아내의 변호인은 “두 사람의 법적으로 정당한 절차를 밟아 결혼했다”면서 “상황을 조금 더 명확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현지 법원은 그녀에게 보석금 100만 달러를 책정한 상황이며, 향후 재판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북핵 평화적 해결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 들어라

    성탄절인 어제 한미 군 당국은 지상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를 가동하고, 해상에서는 SPY-1D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출동시켰다. 공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정찰기 4대가 24일 저녁부터 한반도 상공을 날며 감시·정찰에 나섰다.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의 실행 여부에 촉각을 세우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서 보듯 현재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성탄절 이후 북한의 추가적 도발이 이어진다면 비핵화 시계는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이유다. 한중은 그제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동시에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신호인 것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성탄절 도발’ 확률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어제 위공위성 발사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기술적으로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북한이 위성을 쏘아올리지만 실질적으로 ICBM 발사의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인공위성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지만 이 또한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후원국을 자처하는 중국까지 나서 북한의 무력시위 자제를 요청하는 마당에 동북아 정세를 격랑으로 몰아넣는다면 북한은 고립무원의 늪으로 빠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한반도 위기를 타개할 작은 실마리라도 마련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연말협상의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길’ 대신 ‘더 나은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도 기회는 온다. 한중일 3국 정상들이 합의한 ‘대화 모멘텀 유지’가 고리가 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을 지속하는 만큼 유엔은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이 고수하고 있는 일방통행식 협상 자세로는 더는 북미 대화를 지속할 수 없다. 미국은 ‘유연한 대북 협상 의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 북한을 대화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야 한다.
  • 빈 살만 측근만 무죄 석방…분노 키운 카슈끄지 재판

    “이것은 정의에 반하는 일이며 조롱거리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23일(현지시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측근에게 사실상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탄식이다. 사우디가 세계 최대 무기 구매국 중 하나라는 이유로 이번 사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미국에도 따가운 눈총이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 온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사우디 법원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1심에서 카슈끄지 살해에 직접 가담한 5명에게 사형을, 조력자 3명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구속 기소됐던 무함마드 왕세자 측근들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무죄 조치됐다.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초법적 사형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청부살인업자는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주동자들은 자유롭게 걸어나갔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조사도, 재판도 받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정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올렸다. 프레드 라이언 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도 “재판 과정은 투명성이 완전히 결여됐고, 사우디 정부는 수사기관에 협조하지 않았다”면서 “엉터리 재판이었다”고 일갈했다. 미국은 사우디에서 반체제 인사로 몰려 자국으로 도피한 인물이 정치적 암살을 당한 사건임에도 이번 판결에 공식 논평을 내지 않는 등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AP통신은 “미 의회는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위해 왕세자를 옹호해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처음 사건 보도를 접한 뒤에도 사우디 왕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오히려 저유가 정책을 위해 사우디를 칭찬하는 발언을 반복해 자국 이익을 위해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눈감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장례복 차림 펠로시 “미국에 슬픈 날”

    장례복 차림 펠로시 “미국에 슬픈 날”

    차분한 카리스마로 탄핵소추 가결 선포 탄핵 정국 오래갈수록 민주당에 유리해 상원으로 즉각 소추안 넘기지는 않을 듯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력남용 부문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한 낸시 펠로시(79·민주당) 미국 하원의장이 조용하라는 듯 허공에 손짓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내지르던 환호성을 멈추고 입을 닫았다. 이어 의회 방해 부문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하고서야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앞선 행동을 설명하듯 “오늘은 헌법을 위한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임기 시작과 함께 ‘다혈질 트럼프’를 대적할 선봉장으로 떠오른 펠로시 의장은 정작 트럼프 대통령에 역대 3번째로 하원 탄핵 결정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지우는 날에 ‘국가적 대의’에 집중했다. 냉혹하고 차분한 특유의 카리스마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도덕적 용기에 이보다 더 자랑스럽거나 영감을 받을 수 없다”며 “우리는 결코 이 투표를 하라고 채찍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오늘 이 투표를 우리나라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비전에 경의를 표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제복을 입은 우리 남녀의 희생, 그리고 항상 민주주의에서 살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염원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정장 차림에 금색 브로치를 달고 등장한 펠로시 의장의 패션에 미 언론들은 “장례식을 위한 옷”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멀리서 보면 단검처럼 보이는 브로치를 ‘힘의 핀’이라고 지칭했다. 건국 13개주를 상징하는 막대 묶음 위에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독수리가 앉은 지구본이 얹힌 모양으로 이른바 ‘하원의 지팡이’로 불린다. 펠로시 의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이 브로치를 착용했다. 다섯 자녀의 어머니로 살다 47세에 하원에 발을 들인 펠로시 의장은 2010년까지 여성 처음으로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을 지냈고, 8년 만인 올해 1월 재임됐다. 펠로시 의장이 차분하고 효율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 어린 공세에 대처하자 CNN은 ‘그늘의 여왕’(Queen of shade)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탄핵소추안 가결이 끝난 뒤에도 트위터에 자신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사진을 올리고,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한 문장의 격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번 하원 탄핵 가결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항마 마련에 고민하던 펠로시의 민주당은 트럼프의 공화당을 압박할 카드를 쥐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정확히 답변하지 않고 있지만,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기지 않을 거라는 미 언론들의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화당은 탄핵안이 넘어오는 대로 속전속결로 부결시키고 대선 정국으로 나가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탄핵 휘말리면 예외없이 정권교체… 트럼프는 재선발판 기회 삼나

    탄핵 휘말리면 예외없이 정권교체… 트럼프는 재선발판 기회 삼나

    과거 탄핵 위기 대통령들 지지율 요동 트럼프는 되레 지지층 결집 기회 노려 스캔들 새 증거 나오면 재선가도 부담‘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소추안이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가결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적지 않은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됐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견제하고자 우크라이나 정부에 그를 수사하라고 압박한 사건을 말한다. 미 역사상 대통령이 탄핵 이슈에 휘말린 여당은 예외 없이 그다음 대선에서 패배했다. 대통령 자신은 탄핵을 피했지만 집권당은 메가톤급 후폭풍을 감내해야 했다.내년 미 정치권은 상반기 상원 탄핵심판과 하반기 대선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됐다. 이들 ‘빅이벤트’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탄핵 정국은 다분히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 짙다. 최근 탄핵 관련 여론조사의 찬반이 대체로 팽팽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두고 공화·민주 진영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지 방증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과거 탄핵 위기에 처한 대통령들의 지지도가 요동쳤던 전례들과 달리 이번 탄핵 국면에서는 그러한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 자신의 무고함을 주로 주장해 온 것에서 벗어나 갈수록 대선 관련 발언을 빈번하게 쏟아내고 있다. 이번 탄핵안 통과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반격의 카드’로 쓰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사실 그들은 내가 아니라 당신을 쫓고 있다. 난 단지 그 길 위에 있을 뿐”이라며 집게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키는 사진을 올렸다. 이번 탄핵 시도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번 탄핵소추안 투표를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정치자금 기부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고도 보도했다.민주당은 탄핵 이슈를 중심으로 대여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탄핵을 추진한 것은 다분히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다. 얼마 전까지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이 탄핵 이슈로 대선 판도를 흔들 기회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BBC방송은 “만약 민주당이 이번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핵심 지지자들의 분노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지지자들이 (다음 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올 만한 충분한 동기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당선 뒤 행동은 미국 민주주의를 실험하고 있다. 이는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가 되는 등 정치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탄핵 이슈는 대선 과정 내내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이전까지 탄핵소추안이 제기된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과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은 상원 부결로 위기를 모면했다.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자진 사퇴로 탄핵을 피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은 다음 대선에서 모두 패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2차 포스터 공개 “청춘美 풀 장착”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2차 포스터 공개 “청춘美 풀 장착”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이 청춘 에너지를 풀장착하고 이태원 접수에 나선다. ‘초콜릿’ 후속으로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연출 김성윤, 극본 조광진, 제작 쇼박스·지음, 원작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 측은 19일, 패기 ‘만렙’ 청춘으로 변신한 박서준의 2차 티저 포스터를 공개하며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동명의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이다.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이태원의 작은 거리에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그들의 창업 신화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연애의 발견’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성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작자 조광진 작가가 직접 대본 집필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킨다. 강력한 개성으로 무장한 원작 캐릭터에 새로운 매력을 불어넣을 배우들의 존재감도 기대심리를 자극한다. 패기 넘치는 청춘의 얼굴부터 여심을 녹이는 ‘로코킹’에 이르기까지 한계 없는 변신을 이어온 박서준을 비롯해 독보적인 매력과 탄탄한 연기로 주목받는 김다미, 설명이 필요 없는 ‘믿고 보는 배우’ 유재명, 자신만의 색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는 대세 배우 권나라 등이 합류해 클래스 다른 퍼펙트 라인업을 완성했다. 열혈 청춘의 통쾌한 반란을 예고한 첫 티저 포스터가 뜨거운 화제를 불러모은 가운데, 이날 공개된 2차 티저 포스터 속 박서준은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청춘 에너지를 발산한다. 극 중 박새로이(박서준 분) 인생의 전환점이 될 ‘단밤’ 포차의 오픈을 준비하는 모습은 현실판 ‘박새로이’ 그 자체. 온몸 곳곳에 붙인 파스의 흔적에도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그의 눈맞춤이 보는 이들의 설렘을 자아낸다. 그 위로 쏟아지는 따스한 오후 햇살과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 지금 이곳에서’라는 문구는 박새로이의 눈부신 청춘 2막을 더욱 기대케 한다. 과연 이태원 거리 위에 펼쳐질 그의 비밀스러운 ‘꿈’은 무엇일까. 박서준은 소신 하나로 이태원 접수에 나선 ‘박새로이’ 역을 맡았다. 박새로이는 불의에 타협할 줄 모르는 직진 청년. 사그라지지 않는 분노를 안고 입성한 이태원 거리에서 새로운 꿈의 도전을 시작한 그가 요식업계의 대기업 ‘장가’를 향한 거침없는 반격으로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꿀잼’을 보장하는 탄탄한 원작과 매 작품 ‘인생캐(인생 캐릭터)’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박서준의 만남이 첫 방송을 더욱 기다려지게 만든다. ‘이태원 클라쓰’ 제작진은 “박서준은 이미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된 모습으로 자신만의 ‘박새로이’를 그려가고 있다. 소신과 패기로 뭉친 뜨거운 청춘 에너지를 발산할 그의 연기 변신을 지켜봐 달라”며 “이태원 거리 위로 펼쳐질 박새로이의 꿈과 성장이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태원 클라쓰’는 ‘택시운전사’, ‘암살’, ‘터널’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영화를 선보여온 쇼박스의 첫 번째 제작 드라마다. ‘초콜릿’ 후속으로 오는 1월 31일(금) 밤 10시 5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펠로시에 분노의 서한 보낸 트럼프 “탄핵은 쿠데타·마녀재판”

    펠로시에 분노의 서한 보낸 트럼프 “탄핵은 쿠데타·마녀재판”

    “입법 역사상 유례없는 위헌적 권력 남용 헌법 파기·美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 선언” 상원선 공화당 과반… 부결 가능성 높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 본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인 17일(현지시간) 이번 탄핵을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으로 분노와 악담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쿠데타’, ‘세일럼 마녀재판’ 등 거친 표현도 동원했다. 표결 하루 전 자신의 무고를 호소하고 향후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지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듯한 특유의 화법이 여과 없이 반영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서한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들로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가장 강하고 강력한(my strongest and most powerful) 항의를 표하기 위해 쓴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6장짜리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50여년 미 입법 역사상 유례없는 위헌적인 권력 남용”이라고 하원의 탄핵 추진을 비판했다. 탄핵소추안에 적시한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해 그는 “상상력으로 쓴 근거 없는 날조”,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쿠데타” 등의 표현을 쓰며 반박했다. 이어 문제의 발단이 된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에 대해 “순수한 대화를 나눴다. 나는 젤린스키를 포함해 누구와 통화할 때도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도 썼다. 이어 자신은 “증거를 제시할 권리,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 고소인과 대면할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적인 권리를 거부당했다”며 1600년대 말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있었던 ‘세일럼 마녀재판’ 당시 기소된 이들보다도 권리를 받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세일럼 마녀재판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180여명을 마녀로 체포해 약 20명을 처형한 사건으로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표현하는 데 주로 쓰인다.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서 미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는 구절은 수차례 악연을 이어 온 펠로시 의장에 대한 개인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2개월 전 미 행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놓고 양측이 설전을 벌일 당시 트럼프로부터 “삼류 정치인”이라는 악담을 들은 펠로시 의장은 취재진 앞에서 “대통령이 매우 심각한 멘탈 붕괴 상태다. 우리는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이번 탄핵 절차를 통해 당신은 취임 선서를 어겼고, 헌법에 대한 충성을 파기했고, 민주주의에 대해 전쟁을 선언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탄핵 추진의 역풍으로 내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완패할 것이라고도 했다.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갈 경우 내년 대선 이슈와 맞물릴 것을 대비해 공화당의 결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9월 말부터 진행된 이번 탄핵소추안은 민주당 우세인 하원에서는 가결 전망이, 공화당 과반인 상원에서는 부결 전망이 높다. 이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공정한 배심원인 척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지키기’에 나선 상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초콜릿’ 하지원, 민진웅 대신 몽둥이찜질 당했다 “역대급 짠내”

    ‘초콜릿’ 하지원, 민진웅 대신 몽둥이찜질 당했다 “역대급 짠내”

    “사장님, 빼갈 하나만 주실래요?” 배우 하지원이 JTBC 금토드라마 ‘초콜릿’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낸 아픔을 감동으로 승화시키며, 역대급 ‘짠내 여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원은 지난 13일 방송한 JTBC ‘초콜릿’ 5회에서 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다 끝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리며 최고의 ‘감동 몰입’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문차영(하지원)은 백화점 붕괴 사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중 이강(윤계상)에게 도움을 받았고, 호스피스 병원에서 이강과 재회하게 된 상황에 궁금증을 내비쳤다. 그러던 중 병원 환자인 김노인(오영수)의 “짜장면 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끌려 나갔고, 외부인이 함부로 환자를 외출시켰다는 명목으로 이강(윤계상)에게 모진 언사를 들었다. 알고 보니 김노인은 자신을 두고 떠난 아들과 재회하기 위해 매일 같이 중국집으로 향하는 사정이 있던 터. 이강에게 외출금지 명령을 받은 김노인은 문차영에게 또 다시 “짜장면 먹으러 가자”고 졸랐지만, 칼같이 거절당하자 문차영의 동생 문태현(민진웅)에게 동행을 권했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있던 문태현은 “기다려봤자 절대로 안 돌아와요, 나도 우리 누나 버려봐서 알고 우리 엄마한테 버림 받아봐서 알아요”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였고, 이에 격분한 김노인은 방망이로 문태현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상황을 목격한 문차영은 김노인이 이성을 잃고 지팡이를 휘두르자, 문태현을 감싸 안고 대신 ‘몽둥이찜질’을 당했다. 거친 지팡이 세례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문태현을 꼭 끌어안으며 동생을 보호한 것. 평소 동생의 연이은 철부지 행동에 분노를 표출하며, 인연을 끊기를 소원했던 문차영의 ‘누나美’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지팡이를 휘두르던 김노인은 끝내 실신했고, 깨어난 후 “좀 자겠다”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 사이 문차영은 김노인을 위해 짜장면을 정성스럽게 만들었지만, 찾아간 병실에서 김노인이 세상과의 소풍을 끝냈다는 소식에 절망했다. 얼마 후 문차영은 중국집에서 김노인이 놓고 간 모자를 챙겼고, 중국집을 찾아온 이강과 또 한 번 마주쳤다. 이강은 문차영에게 “나랑 짜장면 먹을래요?”라고 물었고, 김노인 몫까지 세 개를 시켜 함께 먹기 시작했다. 눈가가 뜨거워지며 짜장면을 비비다, 김노인이 좋아하는 빼갈까지 시켜 이강과 나눠먹는 문차영의 모습이 ‘감동 엔딩’을 선사했다. 하지원은 이날 방송에서 동생을 위해 자신을 서슴없이 희생하는가 하면,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죽음에 망연자실하는 모습으로 짠내를 더했다. 그런가하면 선애(이호정)가 음식에 새우젓을 넣어 환자를 위험에 빠트렸다는 오해를 받자, 특유의 ‘절대미각’으로 범인을 찾으며 선애를 지켜내 최고의 ‘힐링 요정’으로 등극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차영이 가는 길마다 흙길만, 너무 짠하다” “작가님 우리 차영이 꼭 행복하게 해주세요” “태현이에게 누구보다 든든하고 좋은 누나, 감동 백배!” “차영이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연 이강 쌤, 둘 사이 멜로는 언제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초콜릿’ 5회는 14일(오늘) 밤 10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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