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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박연차 방문 조사… 노정연 美아파트 자금 출처 추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맨해튼 소재 고급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벌어진 100만 달러(13억원)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박연차(67) 전 태광실업 회장을 조사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형집행정지 신청을 받아 강남 S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회장을 직접 방문, 정연씨 아파트의 원래 주인인 경모(43·여)씨에게 건너간 100만 달러의 출처 등을 추궁했다. 박 전 회장은 면담형식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2009년 당시에는 수감 중이라 돈을 보낼 처지가 아니었다, 최근 불거진 100만 달러는 나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검찰은 정연씨 아파트 매입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는 다른 새로운 사건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회장이 2007년 9월 정상문 당시 청와대 비서관의 부탁으로 홍콩법인 계좌를 통해 정연씨 주택구입자금 40만 달러를 송금했던 만큼 최근 불거진 100만 달러 의혹도 당시 자금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또 100만 달러를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 원래 주인 경씨에게 27일 “최대한 빨리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소환 통보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현지 변호사인 경씨는 뉴저지주 허드슨 강변에 있는 고급아파트 허드슨클럽 빌라를 정연씨에게 매각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경씨의 부친을 한 시간가량 면담조사했다. 경씨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피내사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귀국 및 검찰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씨가 조사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다각적인 소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씨를 상대로 2009년 1월 당시 현금 13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건네받은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또 경씨가 미국 코네티컷주의 모 카지노에 출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법률 검토를 하면서 송금 받은 돈을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재미교포 이모씨에게서 돈을 받아 경씨에게 보낸 수입차 딜러 은모(54)씨를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이씨와 코네티컷주 카지노 매니저로 일하는 이씨의 형도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또 경기 과천역 근처에서 이씨에게 돈 상자를 건넸다는 최초 돈 전달자의 신원 확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씨는 돈 전달자가 검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썼다고 진술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美 대학 ‘소수계 우대’ 법정에… 정치논란 예상

    미국 내 소수 인종의 대학 입학을 촉진한 ‘소수계 우대 정책’이 9년 만에 다시 연방대법원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미 대법원은 21일(현지시간) 주립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인종을 고려하도록 한 소수계 우대 정책의 적절성에 대해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심리는 2008년 오스틴 텍사스주립대에 입학을 거부당한 백인 여학생 아비게일 노엘 피셔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오스틴 텍사스주립대는 주 내 고교 상위 10%의 학생에게 입학 자격을 우선적으로 준다. 라틴계와 흑인이 많은 텍사스의 특성상 우수 고교생은 주로 이들 인종이다. 이 대학에 지원한 피셔는 상위 10%에 들지 못해 입학이 거절됐다. 이에 피셔는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받았다며 위헌소송을 냈다. 피셔는 루이지애나주립대에 입학했고, 곧 졸업한다. 앞서 미 연방지법과 제5순회 항소법원은 소수계 우대 정책에 따른 입학사정을 실시한 텍사스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법원은 1978년 이후 교육과 공공 분야에서 인종 우대 정책을 사용하는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대법원은 2003년 미시간대 로스쿨의 소수계 우대 정책 소송(그루터 대 볼링어 사건)에서 5대4로 이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판결문을 작성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를 비롯한 5명의 진보적 판사들이 소수계 우대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 정책이 계속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거치면서 보수적인 대법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새뮤얼 앨리토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이 새로 지명되면서 현재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에 의해 임명됐다. 또 대입 사정에서 소수 인종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기준이 없고, 텍사스대의 인종 다양화 정책이 이미 달성됐다는 견해도 있다. 심리는 10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판결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예정이다. 공개 심리는 미국 대선 및 중간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적 논란도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수계 우대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피셔는 “법원이 앞으로 텍사스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인종에 관계없이 입학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스틴 텍사스대의 윌리엄 파워스 총장은 소수계 우대 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심리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천문학적 선거자금줄 ‘슈퍼팩’ 美 대선 판도 뒤흔든다

    천문학적 선거자금줄 ‘슈퍼팩’ 美 대선 판도 뒤흔든다

    두어달 전부터 미국 TV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정책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광고가 부쩍 자주 나오고 있다. 이것은 상대 정당인 공화당이 내보내는 광고가 아니다. 슈퍼팩(Super PACs·슈퍼 정치행동위원회)이라는 민간 정치자금 단체가 만든 것이다. 이 슈퍼팩이 올해 미 대선의 판도를 바꿀 만한 새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슈퍼팩은 올 대선에서 처음 활동하게 됐다. 미 연방대법원은 기업이 특정후보를 편드는 선거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한 기존 법이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2010년 1월 위헌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 기업, 이익단체, 노조 등이 자체적으로 정치자금 단체를 만들어 선거에 직접 뛰어들 수 있게 됐다. 이 정치자금 단체가 슈퍼팩이다. 슈퍼팩의 위력은 정치자금 기부 한도가 없다는 데 있다. 슈퍼팩은 지지 후보 측과 접촉·협의해서는 안 되고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한계만 있을 뿐,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활동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선거운동 효과는 같다.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에 등록만 하면 되는 슈퍼팩은 지난달 말 현재 모두 302개에 이른다. 미국 상공회의소, 전미(全美) 총기협회, 대형 석유회사,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 각종 기업인 등이 여러 가지 이름의 슈퍼팩을 만들어 입맛에 맞는 후보를 위해 돈을 퍼붓고 있다. 과거 미국 대선에서는 선거자금 면에서 현직 대통령이 유리했다. 야당 대선주자들은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현직 대통령은 일찌감치 대선후보로서 선거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팩은 이른바 ‘큰 손’ 몇명이 거액을 내놓으면 순식간에 엄청난 자금이 모이기 때문에 야당 후보들도 별로 불리할 게 없다. 특히 부자 기업인 지지자가 많은 공화당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자금 면에서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미 연방선거위원회가 발표한 각 후보별 선거자금 모금 현황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년 동안 1억 2800만 달러(약 1431억원)를 모금해 4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보다 훨씬 많은 ‘실탄’을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5600만 달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290만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이는 슈퍼팩의 자금을 뺀 금액이다. 슈퍼팩 모금액을 다 합치면 양 진영 간에 별로 차이가 안 날 것이란 추산이다. 예컨대 공화당 진영의 최고 전략가 칼 로브가 주도하는 슈퍼팩 ‘미국의 갈림길’(American Crossroads)은 지난해 비영리 단체와 공동으로 5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놓고 있다. 이에 맞서 오바마 대통령 측은 휴대전화 모금 등 ‘개미 선거자금’과 함께 슈퍼팩 등 ‘큰손’ 기부자들 모두에게 손을 뻗치는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바마 재선캠프 측은 현재까지 모은 선거자금의 46%가 1인당 20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로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소 5만 달러 이상을 지원한 거액 기부자도 지난해 9월말 현재 4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마디로 미국 선거에서는 이제 돈 선거를 차단할 최소한의 장치마저 사라지고, 그야말로 돈 낼 사람만 있다면 얼마든지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미 정가에서는 올해 대선에서 민주·공화 양당 후보를 위해 쓰이는 선거자금이 모두 11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벌써 공화당 경선에서부터 슈퍼팩의 위력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플로리다 경선을 위해 롬니 전 주지사 측은 총 1540만 달러, 깅리치 전 하원의장 측은 37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진다. 이 돈의 대부분은 슈퍼팩의 지갑에서 나왔다. AP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마지막 주 선거 캠페인에서 롬니 캠프는 TV 선거광고에 280만달러를 쓴 데 반해,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 ‘우리의 미래를 복구하라’(Restore Our Future)는 400만 달러를 퍼부었다. 깅리치 캠프는 70만 달러,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 ‘우리의 미래쟁취’(Winning Our Future)는 150만 달러를 썼다. 슈퍼팩이 주력군이 된 것이다. 슈퍼팩의 위력으로 ‘돈 싸움’은 예년 선거에 비해 더 가열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패배 이후 위기감을 느낀 롬니 측 슈퍼팩이 깅리치를 비난하는 TV광고를 거의 융탄폭격식으로 쏟아부은 것을 놓고, 롬니가 돈으로 승리를 따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슈퍼팩으로 ‘큰손’들의 영향력이 더 세지면서 미국의 금권정치 문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에서 큰돈을 낸 기업인들의 로비나 요구를 대통령이 과연 무시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슈퍼팩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개인과 기업의 사례가 1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슈퍼팩은 기부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정체불명의 자금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인권 vs 안보’ 관타나모 딜레마

    9·11 테러 이후 테러범을 구금해 온 미국의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가 11일(현지시간)로 설치된 지 10년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으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내걸고, 2010년 1월까지 폐쇄하겠다고 시한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2002년 1월 11일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20명의 테러 용의자를 수감하면서 수용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용소 설치 근거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이었다. 한때 779명의 테러 용의자까지 수감했던 이 기지는 현재 171명을 수감하고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는 미국 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수용소 폐쇄에 반대하는 의회 내 의견이 강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오바마 대통령의 수용소 폐지 공약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흐름이며, 오히려 관타나모 수용소가 영구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2012년 국방수권법은 미국 시민권자까지도 테러 행위가 의심되면 재판 없이도 군사적 수용시설에 무한정 수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놓고 1950년대 반공주의 열풍이 불던 매카시 시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 시민권자를 군사 법정시설에 구금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 법을 추진한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미 본토에 대한 테러는 현실적 위협”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이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주요 인권단체 회원 수백명은 백악관 앞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미 의회 의사당과 연방대법원까지 행진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는 “오늘 시위는 마이애미,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내 주요 도시는 물론 파리, 토론토, 마드리드, 베를린, 런던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도 전날부터 단식을 전개하는 등 수용소 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태원 살인’ 피의자 패터슨 기소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22일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 피의자인 미국인 아서 패터슨(32·사건 당시 18세)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22)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범행 현장에 있던 패터슨의 친구 에드워드 리(32)를 범인으로 지목했으나 1999년 대법원이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내려 그동안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범인 없는 살인사건’으로 묻힐 뻔한 이 사건은 2009년 ‘이태원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결국 그해 12월 검찰이 미국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고, 올 5월 마침내 패터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됐다. 14년 만에 살인 피의자인 패터슨을 한국 법정에 다시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패터슨은 범행 당일 오후 10시쯤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던 조씨의 목과 가슴 등을 흉기로 9회나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패터슨이 범행 직후 머리와 양손, 상하의가 피로 얼룩진 점, 범행 도구를 하수구에 버리고 피 묻은 옷을 태운 점, 패터슨 친구의 진술 등 기존 증거를 바탕으로 혈흔 형태 분석과 진술 분석기법 같은 새로운 수사 방식을 적용해 당시 현장과 똑같은 세트장에서 범행을 재연했다. 또 사건 당시 시신 부검의와 미군 범죄수사대 책임자, 피해자의 여자친구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조씨가 당시 배낭을 메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피해자보다 키가 작은 패터슨이 목 부위를 칼로 찌를 수 있는 위치가 안 돼 범인일 가능성이 작다는 기존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패터슨에 대한 구인용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미국 법무부로 보내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송환 전까지 공소 유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공직자와 SNS] 외국 공무원 SNS 지침

    미국 정부는 일과 시간 외에 공무원들이 개인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다만 미국 정부는 2009년 ‘공무원들의 SNS 활용 지침’을 만들어 각별히 조심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지침에는 ▲윤리규정을 준수하라 ▲다른 이들의 생각을 고려하라 ▲당신이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정부 관계자임을 기억하라 ▲게시물을 쓰면 온라인 공간에 계속해서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자신의 생각을 쓸 경우 자신의 생각임을 분명히 밝혀라 등의 규정이 담겨 있다. 미국 정부는 SNS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징계 조항을 따로 두지는 않고 있다. SNS를 통한 국가기밀 누설이나 품위 손상 등의 경우 기존 징계 규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는 소속 공무원들의 기밀 누설이나 정치적 발언 등에 대한 처벌이 엄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다만 사법부의 경우 지난해 조지아주에서 어니스트 버키 우즈 판사가 페이스북으로 피고인에게 재판 전략 등을 조언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법관의 SNS 사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법관은 법정에 나타날 수 있는 변호사나 당사자와 SNS에서 ‘친구’로 등록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지난 6월 법관들에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 일본 정부는 공무원의 SNS 허용 범위와 규제 사항을 명문화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될 경우 처벌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관련된 비행 계획서를 포함해 미 무인정찰기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비행 일정 등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하네다공항 항공교통관제사가 징계를 받았다. 경제산업성 핵심 직위인 경제산업정책과장을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던 고위 공무원도 트위터에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옷을 벗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美서 잡혔다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美서 잡혔다

    주한 미군과 미군 자녀들의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14년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났던 이른바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미국에서 붙잡혔다. ●패터슨 특별사면 받은 뒤 미국행 10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미국 법무부로부터 사건의 용의자 ‘아더 패터슨(34)을 검거했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1997년 4월 3일 오후 10시쯤 이태원동의 버거킹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당시 23세)씨가 목과 가슴 등에 흉기로 8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현장에 있던 주한미군 자녀들인 패터슨과 그의 친구인 에드워드 리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범행에 대한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 패터슨과 리는 서로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살인죄로 기소된 리는 1심에서 무기징역, 2심에서 20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파기환송됐다가 서울고등법원이 무죄판결을 선고했다. 반면 흉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8·15일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석방됐다. 당시 검찰은 패터슨에 대해 출국정지 기간을 3개월씩 연장하다 1999년 8월 23일 출국정지 기간이 만료됐지만 출국정지 신청을 놓쳤고, 패터슨은 다음 날인 8월 24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검찰은 이를 모른 채 법무부로부터 출국정지 기간이 만료됐다는 연락을 받고 같은 달 26일 출국정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후 조씨 유족들은 검찰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검사의 수사과실은 국가의 배상책임”이라며 4400여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미제로 남았던 사건은 2009년 영화 ‘이태원 살인 사건’으로 다뤄져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검찰도 영화를 계기로 재수사를 결정했고, 법무부는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당시 검찰은 이들을 공범으로 기소하지 않고, 진술이 엇갈리자 리에겐 살인죄를, 패터슨에겐 흉기 소지 등으로 기소해 적극적인 처벌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3심까지 진행땐 국내인도 1년 걸려 미국 검찰은 지난 6월 패터슨을 검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관련 재판을 열어 패터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 검찰이 패터슨의 신병을 인도받아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범죄인 인도 재판이 3심까지 진행될 경우 통상 1년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소시효다. 당시 법률에 의한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 이에 따라 사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따지면 6개월가량 남았다. 검찰 관계자는 “도주 목적으로 외국으로 나갈 경우 거주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면서 “패터슨이 도주 목적으로 갔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형 집행’ 데이비스, 그는 정말 진범인가

    ‘진범 논란’ 속에 사형 집행이 세 차례나 미뤄졌던 미국인 트로이 데이비스(42)가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흑인인 그가 백인 경관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지 22년 만이다. 그러나 데이비스의 무죄를 믿는 지지자들이 즉각 반발해 미국 사회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미국 조지아 주 정부는 21일(현지시간) 늦은 밤 데이비스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교도소 측은 그가 안정제를 맞고 의식을 잃자 곧바로 독극물을 주사했으며, 이후 5분 만에 데이비스는 숨졌다. 그는 형 집행 전 최후 진술에서 “나는 무죄이고 권총도 갖고 있지 않았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데이비스는 지상에서 보낸 ‘마지막 하루’ 동안에도 반전에 반전을 겪은 끝에 숨을 거뒀다. 연방 대법원과 미국 조지아주 사면·가석방 위원회가 지난 20일 데이비스에 대한 사면 청원을 최종 기각하면서 이날 오후 7시 잭슨 지역의 주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이 예정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21일 변호인 측과 주 정부의 논쟁을 검토하기 위해 사형 집행을 미루기로 하면서 데이비스는 또 한 차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는 듯 보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시간의 논의 끝에 형 집행 정지 요청을 기각했고 교도소 측은 즉각 그를 사형시켰다. 형 집행 직전까지 사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백악관 측은 “개별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스의 사형 집행 논란을 중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을 뺐다. 데이비스는 1989년 경찰관 마크 맥파일을 권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1991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당시 총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를 진범으로 꼽은 목격자 9명을 앞세워 현장 근처를 서성이던 데이비스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증인 가운데 7명이 “경찰의 강압적 태도에 못 이겨 그를 범인으로 단정했다.”며 진술을 번복, 나라 안팎의 논란거리가 됐다. 조지아 주 출신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전직 FBI 국장, 미국 흑인 민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은 물론 교황 베네딕토 16세까지 데이비스의 구명 운동에 나서면서 2007년 이후 형 집행이 세 차례나 연기됐다. 사형이 집행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곳곳에 모여 그를 애도했다. 형장 밖에는 700여명의 시민이 밤새 사형 집행을 규탄했다. 프랑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에도 150여명이 모여 그의 사진이 붙은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운동가 니콜라스 크라메에르는 “누구든 사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사형 결정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 측은 조지아 주 사면·가석방 위원회 측이 데이비스의 사면 청원을 기각한 데 대해 “오심”이라고 비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공천장사’ 철퇴… 前주지사 유죄

    “나는 사실만 들으려고 했어요. 우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배심원 140호) “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그 점을 우리가 배심원으로서 해야 할 일과 분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배심원 103호)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막후 거래는 있죠.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러는 것은 금지선을 넘는 행위예요.”(배심원 146호) 미국 국민은 끝내 부패한 공직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27일 라드 블라고예비치(54) 전 미 일리노이 주지사에 대한 연방법원 재심(항소심)에서 무작위 추첨된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12명(여자 11명, 남자 1명)은 20개 혐의 중 수뢰, 금품강요, 갈취, 금융사기 등 1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했다. 유죄 혐의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 받고 판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장은 오는 8월 선고공판을 열어 형량을 선고한다. 이 사건은 대법원 재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되면 블라고예비치는 바로 교도소로 들어가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최대 300년 형까지 선고가 가능하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10년 안팎의 형을 예상한다. 지난해 8월 첫 재판(1심)에서 배심원단은 증거 부족과 블라고예비치의 현란한 말솜씨에 밀려 연방수사국(FBI)에 허위진술한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내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검찰이 블라고예비치의 범죄 발언이 녹음된 기록 등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변호인은 “녹음된 블라고예비치의 발언은 단지 생각이었을 뿐 이를 현실에 옮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미 FBI에 대한 허위진술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블라고예비치의 말을 배심원단은 신뢰하지 않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고예비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법정을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집에 가서 두 딸(8살, 14살)에게 이 일을 설명해야겠다.”고 말했다. 패트릭 피저럴드 검사는 “5년 전 전임자가 부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을 때 배심원단은 더 이상 부패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인데 블라고예비치는 그것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블라고예비치의 전임자인 조지 라이언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6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블라고예비치를 포함해 1973년 이후 4명의 주지사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일리노이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복마전’으로 꼽힌다. 현 주지사인 패트 퀸은 “더 이상 주지사가 감옥에 가지 않도록 정부를 개혁하라는 사명으로 새기겠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 마크 커크는 “오늘 평결은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경고”라고 했다. FBI 시카고 지국장 로버트 그랜트는 “미국의 사법 정의는 느리지만 결국 진실을 찾는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연방대법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미국 연방대법원은 27일 폭력성이 짙은 비디오게임을 미성년자에게 판매·대여하는 것을 주정부가 규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팔거나 빌려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는 비디오게임 판매·대여업자에게 최고 1000달러의 벌금을 물려 왔다. 이에 대해 최근 새크라멘토 소재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수정헌법 제5조를 인용, 캘리포니아주의 해당 법률 조항이 미성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이날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찬성 7, 반대 2로 항소법원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다수의견에 동참한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주정부가 어린이를 위해로부터 보호할 합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이런 권한에는 어떤 어린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판단까지 제한하는 자유재량의 권한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특히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과 같은 동화의 원작에도 폭력적인 내용이 있다.”면서 “성행위 묘사와 달리 폭력 행위 묘사에 어린이의 접근을 제한하는 전통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헨젤과 그레텔에는 주인공 아이들이 자신들을 유괴한 인물을 오븐에 밀어 넣어 죽이는 장면이 나오고, 신데렐라에서는 비둘기가 사악한 이복 누이들의 눈을 쪼는 대목이, 백설공주에서는 사악한 왕비가 뜨겁게 달궈진 신발을 신고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고 스칼리아 대법관은 지적했다. 그러나 반대의견을 낸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13살짜리 어린이가 게임 속에서 여자를 묶어 놓고 고문하면서 살해하는 내용의 비디오게임을 즐기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비디오게임 업계는 비디오게임이 서적과 영화, 음반 등 다른 표현물들과 동등한 법률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대법, ‘성차별 집단소송’ 월마트 손 들어줬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월마트에 대한 임금·승진과 관련된 성차별 소송에서 월마트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2001년 소송이 제기된 뒤 10년간 끌어온 월마트에 대한 성차별 집단 소송 여부는 ‘불가’ 쪽으로 결론났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일 열린 심리에서 월마트 여직원 6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성차별 소송은 집단소송의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며 특히 소송을 낸 여직원들과 다른 직원들의 상황이 같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해당 여직원들은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연방 제9항소법원이 6대5로 월마트의 여직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결정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월마트의 여직원 6명은 지난 2001년 월마트가 같은 일을 하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지불하고 승진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2007년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으나 지난해 4월 미 연방 항소법원에서 승소하면서 월마트 전·현직 여직원 최대 160만명의 집단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여직원들의 집단소송의 길은 막혔고, 월마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집단소송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월마트는 각 매장이 독립적인 사업체로 운영되는 만큼 월마트 전체에 적용되는 차별정책은 있을 수 없으며, 여직원 6명이 전체 여직원들을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美 대법 “애리조나 反이민법 합헌”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 사업주를 제재하는 애리조나 주법이 합헌이라는 미국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국 전역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대법원이 불법 이민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려는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미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불법체류 사실을 알면서도 고용한 사업주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는 애리조나 주법이 연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2007년 제정된 이 법은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용한 사업주가 두 차례 이상 적발되면 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사용자는 근로자를 고용할 때 반드시 미 국토안전부가 운영하는 취업적격판정 프로그램에 등록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미 대법원이 합헌판결을 내린 애리조나주의 ‘사업 면허 취소법’과 유사한 법률이 있는 주는 콜로라도와 미시시피, 미주리, 펜실베이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로 8개주나 된다. 이에 따라 주 정부들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더욱 강화되게 됐으며 불법 이민자를 고용하는 업체와 사업주도 사업면허 취소 등 전과 달리 큰 불이익을 받게 됐다. 미 대법원은 관련 법이 사업면허를 발급하는 애리조나주의 재량권에도 넘어서지 않는다고 5대3 다수결로 판결했다. 판결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상공회의소, 민권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7월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남용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관련 법의 핵심조항에 대해 발효 금지를 명령했다. LAT는 반이민법 1라운드에서 불법 체류자 고용 사업자에 대한 처벌을 둘러싸고 애리조나주가 승리함에 따라 관심사는 ‘주 경찰의 불법이민자 단속권’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법정 공방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돈 없으면 죄수 석방하라”

    “돈 없으면 죄수 석방하라”

    ‘죄수의 인권’과 ‘시민의 안전권’ 사이에서 가치의 무게를 저울질하던 미국 대법원이 결국 인권의 손을 들어줬다. 가용인원을 넘어선 재소자를 받아들인 캘리포니아주 교도소에 “수감 인원을 줄이라.”고 명령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형기를 채우지 않은 흉악범이 대거 풀려난다면 치안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파산 직전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캘리포니아에서 정의의 지향점을 둘러싼 논란이 불붙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재소자 과밀문제를 해소하려고 주 정부에 “교도소 수감자 4만 6000명을 줄이라.”고 명령한 것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주 정부가 교정시설의 포화현상을 방치해 ‘잔혹하고 비상식적인 형벌 부과 금지’를 규정한 미 수정헌법 8조를 위반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는 현재 14만~16만명가량인 교도소 수감 인원을 2년 안에 11만명으로 줄여야 한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용자 감축이다.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합헌 판결을 내렸고 보수성향인 4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취약한 교정시설 환경을 비판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캘리포니아 교도소 수감자들이) 공중전화 부스만 한 감방에서 화장실도 없이 생활한다. 이 때문에 이 교도소 수감자의 자살률이 다른 지역 교도소보다 80%나 높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주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이 먹고 잘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체육관 등에서 살을 부딪치며 생활하는 일까지 생겼고 50여명이 화장실 한칸을 함께 쓰기도 한다. 또 인력과 시설 부족으로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다수의 대법관들이 캘리포니아 시민의 안전을 걸고 도박을 하는 꼴”이라며 이번 판결에 반기를 들었다. 보수성향인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이번 결정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명령일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도 “(감축 예정인) 4만 6000명은 3개 사단급 병력과 맞먹는 숫자”라며 이들이 풀려나면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수용 인원 감축 방법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케네디 대법관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수감자를 조기 석방하는 것 외에 새 교도소를 짓거나 국영 교도소로 일부를 옮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주 정부가 재정위기를 겪는 탓에) 스스로 수감시설을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올해 초 주의회에 수감자 일부를 연방 교도소로 옮기거나 조기석방하는 내용을 담은 감축안을 제출했다. 주 정부 측은 “폭력적인 수감자는 조기석방시키지 않을 것이며 이들을 제외한 수천명이 석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檢, 에리카 김에게 ‘확인’할 게 뭘까

    ‘3년이나 지난 지금 새삼 무엇을 ‘확인’한다는 걸까.’ 동생 김경준씨와 ‘BBK 의혹’을 제기했던 에리카 김의 귀국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에리카 김의 수사와 관련해 “확인할 게 있다.”고 밝혀 향후 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다 끝났는데, 3년이나 지난 지금 다시 ‘확인’할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윤갑근 3차장검사는 28일 “에리카 김의 수사는 간단치 않은 내용”이라며 “확인할 게 있다.”고만 했다. 검찰이 ‘확인’할 내용은 두 가지. ▲옵셔널벤처스 자금 횡령 및 주가 조작 혐의(동생과 공모해 2001년 7~10월 창업투자회사 옵셔널벤처스의 자금 319억원을 빼돌린 것)와 ▲허위사실 유포 혐의(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이고, 주가 조작에도 연루됐다.”고 주장한 것) 등이다. 이와 관련, 김경준씨는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횡령과 허위사실 유포가 확인된 만큼 검찰이 두 혐의와 관련해 더 이상 확인할 게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검찰이 말하는 ‘확인’이란 무슨 뜻일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가 조사가 아니라 이미 판명된 내용을 본인들의 입을 통해 재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대통령 관련 발언에 대해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사실이 아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에리카 김은 미국 변호사여서 ‘플리바게닝’의 요건을 잘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리카 김이 이번 검찰 조사에서 당시 이 대통령과 관련해 자신들이 한 진술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술을 번복하면 동생이 감형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리카 김 남매의 횡령 등 혐의가 미국 법정에서도 인정돼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28일 옵셔널캐피털 등에 따르면 미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2일 이 회사 주주들이 에리카 김 남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664억원을 배상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앞서 주주들은 김씨 등이 회사 주가를 조작하고 공금을 횡령해 손해를 봤다며 2004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 檢 ‘BBK 의혹’ 김경준 누나 조사

    檢 ‘BBK 의혹’ 김경준 누나 조사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을 제기했던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씨가 미국에서 돌연 입국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27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중지 상태였던 에리카 김씨가 지난 25일 미국에서 입국, 26∼27일 이틀간 조사받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김씨는 김경준씨 횡령 범죄의 공범 혐의와 이명박 당시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미국 시민권자여서 그동안 입국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가 자진 입국한 점을 감안해 출국정지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씨도 검찰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률 전 청장과 관련없는 듯 김씨의 갑작스러운 귀국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BBK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 측에 김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를 하려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김씨가 내가 들어가기 싫어 들어가지 않는 게 아니다. 미국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돼 가택연금 6개월에 보호관찰 3년을 받았다. 판사가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출국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범죄인 인도 청구를 안 하는 대신 풀리는 대로 오라고 했다. 보호관찰이 이번 달 풀리자 김씨가 먼저 변호사를 통해 조사를 받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8년 2월 미국 연방법원에서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가택연금 6개월에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김씨가 미국에서는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한국에서 뭘 하려고 해도 기소 중지가 풀려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최근 귀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는 상관이 없고 폭발력 있는 것이 나올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생인 김경준씨와 공모해 2001년 창업투자회사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자금 319억원을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빼돌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선을 앞둔 2007년 11월 “이명박 후보가 BBK의 주식 100%를 관련 회사인 LKe뱅크에 매각한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서를 위조해 검찰에 제출하고 언론에 폭로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경준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檢, 한상률 전 청장 오늘 소환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28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그림로비와 청장 연임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등에 대한 의혹을 집중 조사한다. 한 전 청장은 2007년 인사 청탁 목적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고(故) 최욱경 화백의 고가 그림 ‘학동마을’을 상납한 의혹 등을 받고 있으며, 그간 미국에 머무르다 지난 24일 갑자기 귀국했다. 유지혜·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美 “회사 책임” 佛 “흡연자 탓”

    담배 소송은 1953년 미국에서 기치를 올린 이래 유럽·일본 등 해외 각국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한 경우가 많지만, 배상 여부는 흡연 책임을 어느 쪽에 두느냐에 따라 갈렸다. 미국에서는 회사 측에, 유럽 등지에서는 주로 흡연자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흡연자 승소 판결은 2009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대표 사례. 미 연방대법은 40년간 3갑씩 흡연하다 암으로 숨진 한 흡연가의 유족들이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필립모리스는 흡연이 폐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부인하고 흡연자가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게 했다.”며 약 8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프랑스 등에서도 담배 소송은 잇따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승소 기록은 없다. 일본에서는 2006년 2월 폐암 환자 6명이 담배 회사 제이티와 국가를 상대로 6000만엔 규모의 손배소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담배 회사의 책임이 없다고 확정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고 유해하다는 건 상식이며, 흡연자 본인 노력으로 충분히 금연할 수 있어 회사 측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고법원도 2003년 11월 수십년간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려 죽은 흡연가 유족이 담배 회사 알타디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들도 미국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 계류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중동서 이란 입김 커질 듯… 美 정책기조 수정 불가피”

    30년 철권통치를 끝낸 이집트인들의 혁명 열기가 뜨겁다.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집트는 과연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튀니지에서 시작돼 이집트의 독재정권마저 무너뜨린 아랍 민주화의 물결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의 긴급 지상대담을 통해 코샤리 혁명 이후의 이집트와 중동의 앞날을 짚어 본다. ●무바라크 퇴진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뭔가. 서정민 교수 가장 먼저 짚어 봐야 할 대목은 이집트인들이 50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혁명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가 아랍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한다면 아랍 현대사를 다시 쓰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10일 밤 무바라크가 퇴진을 거부하고 나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봐야 한다. 1952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채택했지만 그것이 민주화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군부가 얼마나 개혁조치를 취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이집트인들은 이제 민주화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군부가 실권을 장악했다. 황병하 교수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에서는 군 최고위원회가 권한을 이어받았다. 군부는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도한 쿠데타 당시부터 이집트 정치에서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군부 출신이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군부는 지금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원하는 대로 흘러온 게 아니기 때문이다. 1952년 나세르 혁명도 군부 고위장교들이 왕정을 지지하며 기득권에 안주할 때 자유장교단을 중심으로 한 하위직 청년 장교들이 나세르 혁명을 이끌었다. 이번 시위에 일부 청년 장교들이 가담했던 점을 감안하면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것은 군부 내부결속을 다지는 것과 함께 무바라크를 옹호하는 쿠데타와 그를 축출하려는 쿠데타 모두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군부가 오랜 이집트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무바라크가 아들 가말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려 했지만 술레이만 당시 정보국장과 탄타위 국방장관이 끝까지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을 정도다. 군부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퇴진시키기로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이집트 정국을 전망한다면. 서 교수 한국이 1987년 경험했던 6월항쟁과 비슷한 경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 정부가 국민들 요구를 수렴하는 선에서 양보하되 권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그게 사실 미국 등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물론 자유로운 총선과 대선은 보장할 것이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9월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다.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에 따라 이집트 정세가 안정으로 갈지 혼란으로 갈지 판가름 날 것이다. 무바라크 측근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군부가 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정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가장 큰 득표력을 갖고 있다. 이번 혁명은 민족적·세속적 성격이 강했고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한 것도 아니지만 앞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약진할 것이다. 2005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도 전체 의석의 20%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향후 총선에선 최소한 3분의1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황 교수 무바라크가 퇴임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의 공동목표를 달성한 이상 이제부터는 각자 소속 정파와 조직 목표에 따라 다양한 요구가 터져나올 것이다. 현재 야권세력은 외형상으로는 크게 4·6청년운동, 변화를 위한 이집트운동(키파야), 무슬림형제단으로 나눌 수 있다. 4·6 청년운동과 키파야 등은 암르 마무드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지지한다. 변화를 위한 민족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파루크 아흐마드 술탄 대법원장을 지지한다. 무슬림형제단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선 승리가 아니라 의회에서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서 이집트 민주화와 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전체 인구의 40%가 하루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경제문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빈곤구제 등 사회활동에서 보여준 오랜 경험과 열정으로 서민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앞으로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것이다. ●중동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황 교수 튀니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열기가 이집트로 옮겨 왔지만 이집트와 튀니지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다. 튀니지는 서구나 다름없는 국가지만 이집트는 관광산업을 빼고는 그동안 철저히 고립된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는 말 그대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혁명이 곧바로 중동에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이집트에서 이슬람 정당을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진 않았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요르단만 해도 이슬람 정당을 인정하고 정부에 참여시킴으로써 완충작용을 한다. 예멘이 불안하다고는 하지만 4개 유력부족 대표가 대통령과 협의하면서 운영하는 이 나라에서 이집트식 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국들도 막대한 자금력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흡수할 충분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 개혁은 가능하겠지만 이집트식 혁명은 힘들다. 서 교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고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슬람에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수니파의 대표주자였던 이집트가 격랑에 싸였다. 그동안 이란과 국교까지 단절했던 이집트에서 발생한 정치변화는 이란에 대한 단일전선을 흔들게 되고 이는 중동 전체 정치 역학에서 이란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그동안 이집트는 중동에서 가장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였다. ●이번 혁명이 ‘쇠퇴하는 미국 헤게모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서 교수 미국은 중동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입만 열면 중동 민주화와 인권을 외쳤지만 사실 지역 안정을 가장 중시했다. 그러다 보니 이집트에서 발생한 혁명 국면에서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냈으니까 외교적 승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바라크가 사임을 거부했다가 번복하는 약 24시간 동안 미국이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동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교체하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국내 정치에 미치는 힘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무바라크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춰온 대표적인 친미 인사라는 점도 미국엔 부담이다. 무바라크에 대한 역풍 때문에 이집트가 과거처럼 친미정책을 펼 여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황 교수 군부가 지켜주는 한 무바라크가 이집트를 떠날 가능성은 낮다. 무바라크가 머물고 있는 샤름 엘셰이크는 이집트 국내에서 무바라크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다. 독재자 단죄에 있어서는 수니파와 시아파의 전통적인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시아파는 지도자가 잘못하면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끝까지 책임을 묻지만 수니파는 역사적으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록 각종 부정부패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일단 사임한 이상 무바라크 쪽에서 볼 때 수니파 정부가 무리한 요구까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거기다 군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무바라크를 마냥 내칠 수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美 오바마 희비 엇갈린 하루

    13일(현지시간)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희비가 엇갈린 하루였다. 취임 이후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에 대해 연방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려제동이 걸리는가 하면, 민주당 내부로부터 거센 반대에 부딪쳤던 감세연장법안은 1차 관문을 뚫고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눈앞에 두게 됐다. 버지니아 연방법원의 헨리 허드슨 판사는 현행 건강보험개혁법 중 2014년까지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비가입자에게 벌금을 물리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허드슨 판사는 2002년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3월 통과된 건보개혁법에 대해 제기된 20여건의 소송 중 첫 위헌 판결이다. 앞서 버지니아의 다른 연방법원과 미시간 연방법원은 비슷한 내용의 소송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허드슨 판사는 판결에서 “기본적인 건보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의무화한 조항은 헌법의 조문과 기본 정신의 범위를 벗어난다.”면서 “대법원과 항소법원들의 지금까지 판결은 헌법상의 상업 관련 조항에 대해 개인이 자발적인 의사와 관계없이 시장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허용하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허드슨 판사는 건보개혁법의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위헌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항소할 것이 확실해 건보개혁법의 해당 내용에 대한 위헌 여부는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 나게 됐다. 이번 위헌 판결로 당장 건보개혁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는다. 해당 조항은 2014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건보개혁법 무효화를 최우선 입법 과제로 정하고 내년부터 총력을 기울일 태세인 데다 유사 소송에 대한 판결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건보개혁법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감세연장안과 관련해서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미 상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감세연장안에 대한 토론을 종결하고 전체회의에 회부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3표, 반대 15표로 의결했다.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있는 60석을 훨씬 상회했다. 민주당 의원 45명과 공화당 의원 3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은 칼 레빈 등 9명, 공화당 의원은 5명이다. 지난 10일 8시간 넘게 연설했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도 반대했다. 감세연장법안은 이르면 14일 또는 15일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 부쳐져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을 통과하면 하원에서 받아 부유층의 상속세 부분에 대한 수정 논의를 진행한 뒤 이르면 이번 주 후반쯤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미 언론들은 예상했다. 8580억 달러 규모의 감세연장법안은 부유층을 포함한 모든 소득계층에 대해 올해 말 종결되는 감세조치를 2년 연장하고, 실업급여 지급 기한을 13개월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50억弗 중간선거’ 美 사상 최고 돈잔치

    ‘50억弗 중간선거’ 美 사상 최고 돈잔치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가 역대 가장 비싼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선거자금 지출과 로비자금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에 따르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약 50억 달러(약 5조 5875억원)의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10억 달러(약 1조 1175억원)의 5배에 이른다. 지난 1월 연방대법원이 특정 후보 지지 광고에 기업들이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한 법에 대해 내린 위헌 판결 덕을 공화당이 톡톡히 보고 있다. 퍼블릭 시티즌에 따르면 지난달 공화당에 몰린 돈은 민주당의 6배에 이른다. 이 달에는 격차가 10대 1로까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공화당으로 흘러드는 돈의 상당수는 월가와 은행, 건강·제약업계 등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가 미 연방선거위원회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선거자금 지출도 편차가 크다. 공화당은 지금까지 모두 7460억 달러를 지출, 3970억 달러를 쓴 민주당보다 53%나 앞섰다. 10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이 들어간 하원 선거구는 공화당이 77곳으로, 43곳인 민주당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상원 선거의 경우 100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지출한 주는 12곳으로, 역시 민주당(6곳)의 두 배다. 기업인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멕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는 자비를 포함해 1억 1900만 달러를 써 역대 가장 비싼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이익단체들의 전체 지출액은 8000만 달러로 2006년 당시의 1600만 달러에 비해 5배나 늘었다. 열세에 몰린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출처 불명의 ‘수상한 기부금’을 문제 삼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민주당 집회에서 “공화당 지지 조직들이 출처가 불분명한 기부금으로 민주당을 공격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2년 전 대선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인터넷 모금망을 재가동하고 있지만 자금의 열세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반환점 돈 로스쿨] 美 로스쿨 출신 취업 실태

    미국은 재판연구관(Law clerk) 제도와 체계화된 공무원 선발 방식으로 로스쿨생들의 졸업 후 진로를 보장하고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로스쿨생이 가장 선호하는 취업로는 연방법원과 주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다. 재판연구관은 법관이 개인적으로 채용한다. 연방지법 판사와 항소심법원 판사는 각각 2명과 3명의 재판연구관을 채용할 수 있고, 대법관은 4명까지 가능하다. 재판연구관은 2~3년 가량 근무하게 되는데, 판사를 위한 연구원 역할과 재판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맡는다. 재판에서 변론이 끝나면 판결 초안을 작성하고, 재판일정과 관련해 변호사나 증인과 접촉하는 일도 담당한다. 재판 실무능력을 차곡차곡 쌓는 셈이다. 재판연구관은 로펌에 취업한 학생보다 보수가 적은 대신 향후 진로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다. 판사가 되거나 학계로 진출할 때 유리하다. 미국은 또 ‘대통령관리펠로십(PMF)’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대학원 졸업생을 정부에 배치하고 있는데, 로스쿨 졸업생도 마찬가지다. 연방정부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펠로를 임용하고, 2년간 정부의 각 부처에 근무하도록 한다. PMF는 대학원 졸업생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고, 우수한 인재를 국가공무원으로 흡수하는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제도를 활용하는 덕에 미국 로스쿨은 해마다 4만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함에도 취업률이 90%를 넘는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미국 로스쿨 졸업생 설문조사에 참가한 4만 416명 중 취업자는 3만 7123명으로 91.8%에 달했다.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에 취업한 졸업생이 55.5%이고, 기업(14.1%), 정부기관(10.7%), 재판연구원(9.8%) 등의 순이었다. 기업이나 정부 등에 취업한 비율이 높다는 게 우리 로스쿨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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