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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시진핑 ‘보복 관세’ 전면전

    美, 中 1300개 품목에 25% 관세…반도체·항공우주 등 54조원 규모 中 “美 106개 품목 2차 보복관세” 대두·車·항공기 등에 25%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25%의 ‘관세폭탄’을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300개를 발표하면서 미·중(G2)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미국산 돼지고기 등 128개 품목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일에는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한 2차 보복 관세에 나서고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하는 등 즉각 반응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G2의 무역전쟁에 따른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한 301조 보고서에 따라 500억 달러(약 54조원)에 달하는 관세 부과 대상 중국산 수입품 1300개를 지정했다”면서 목록을 공개했다. 실질적 관세 부과 적용 시점은 다음달인 5월 11일 서면 의견 수렴과 15일 공청회를 거친 이후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적자라는 관점에서 명백히 중국이 그 선두에 있다”면서 “역사상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5000억 달러(약 528조원)가량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목록에는 전자, 항공우주, 반도체, 산업로봇, 통신장비, 전기차 등 첨단 산업 제품에서부터 식기세척기와 제설기, 오토바이 같은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가 포함됐다. 특히 미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지정한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 품목을 정조준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발전 동력을 견제·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관세는 중국 기술을 명시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의 루캉(陸慷) 대변인은 4일 “중국은 미국의 어떠한 무역 보호주의 조치에도 맞설 자신과 능력이 있으며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화공품, 항공기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의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에 따라 추후에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中 무역전쟁] 한국산 중간재 직격탄 “사드 타격 능가할 수도”

    [美·中 무역전쟁] 한국산 중간재 직격탄 “사드 타격 능가할 수도”

    작년 對中 수출 78.9%가 중간재中성장률 둔화 땐 한국산 수입도 뚝 美 무역전쟁 동참 요구 가능성 높아미·중 무역전쟁으로 최대 무역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커졌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폭탄을 예고하면서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23일 경제·통상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발발로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할 세계 교역 위축 등 두 가지의 악영향을 꼽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총 1421억 달러를 수출했는데 이 중 중간재 비중이 78.9%에 이른다. 중간재란 철강과 자동차 등 완성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나 반제품을 말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품뿐만 아니라,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수출품에도 한국산 중간재가 쓰인다”면서 “미·중 양국이 상대방에게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는 것은 미·중과의 교역으로 성장하는 한국 경제와 우리 기업에 가장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5일 이내에 발표할 관세 품목에 정보기술(IT) 및 전자 제품이 많이 포함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TV에 중간재로 포함된 한국산 반도체 등의 대중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대미 직접 수출도 감소할 수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전반이 감소할 가능성도 커졌다. 더 큰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로 번지는 글로벌 통상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EU에 철강 관세를 면제받으려면 대중 무역전쟁에 동참하라고 요구했고,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강대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당한 사드 보복 이상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철강 관세를 무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자동차 등 추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대미 수출 실적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가 현실화되면 내수 위축도 우려된다. 주요 2개국(G2)발 리스크가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지만 아직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과거 반덤핑·상계관세 등을 분석해 보면 중국을 겨냥했는데 우리가 영향을 받은 것이 많았다”며 “IT, 전자제품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영향이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中 무역전쟁] 글로벌 패닉… 코스피 3.2% 닛케이 4.5% 하락

    미국과 중국의 주고받기식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뉴욕과 아시아 등 글로벌 증시로 튀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에 6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93% 떨어졌다. 나스닥지수(-2.4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52%)도 크게 하락했다. 뒤이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97%, 2.29% 하락하며 개장했다.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불 작전에 나서자 코스피는 낙폭을 키워 전날보다 79.26포인트(3.18%) 떨어진 2416.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41.94포인트(4.81%) 급락해 829.68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58% 오른 ‘철강주’ 세아제강(8만 5000원)도 상승폭을 도로 반납하며 4.82% 떨어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24.45% 급등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9.5원 오른 1082.2원으로 뛰었다. 주요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4.51%, 3.13% 떨어졌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15일 이내에 관세율을 정하고 60일 협의 기간을 거치며 관세가 축소될 수 있지만, 보호무역 이슈가 그동안 증시 등 위험자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무역정책 리스크가 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카드’를 계속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中 무역전쟁] 中, 30억弗 보복관세… 중국산 애플·GM 역수출 땐 특수 관세

    [美·中 무역전쟁] 中, 30억弗 보복관세… 중국산 애플·GM 역수출 땐 특수 관세

    트럼프 지지벨트 농축산물 표적 관세 맞불 관세와 별개로 비관세 장벽 검토 美기업 ‘中생산·역수출’ 무력화 가능성 검역 강화해 통관 지연 유도할 수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에 중국은 즉각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30억 달러(약 3조 2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15~25%의 관세를 부과할 품목은 철강과 돈육 등 7개 분야 128개로 총수입액은 29억 6900만 달러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손해를 메우기 위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또 “미국의 제품 수입 제한은 다자간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제 무역 질서를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경제 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현애늑마’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난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 “미국이 위험에 직면해서야 정신을 차리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 양국의 경제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상무부는 보복 관세 조치 발표에 앞서 이날부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서 수입되는 사진 인화지에 대해 5년 기한으로 계속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혀 보복 관세 예고가 단순 경고가 아님을 보여 줬다. 중국은 2012년부터 이들 3개 지역의 인화지에 각각 17.6∼28.8%의 반덤핑 관세를 5년간 부과한 뒤 지난해 3월부터 관세 부과 만기 심사를 했다. 중국이 즉각적으로 발표한 보복 관세 리스트를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몰려 있는 주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돼 그동안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비했음을 보여 준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달 미국산 수수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나섰고 미국산 대두의 수입 제한도 검토 중이다. 중국에는 비관세 장벽 카드도 있다. 이미 수입 대두의 품질 기준을 높인 것처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안전 검사나 위생 검역을 확대하거나 행정 절차를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다. 세무조사, 금융감독, 품질관리, 개발계획, 반독점, 환경보호, 소비자보호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 다국적기업의 중국 내 사업에 차질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특수 부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차를 생산하는 GM과 휴대전화를 제조하는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은 아예 생산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앞으로 북핵 문제, 마약성 진통제 밀수, 이란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현안에 중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수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는 남중국해에서 군사 무력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 인공섬 근처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행하자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시진핑 주석의 훈련동원령을 받아 해군이 조만간 남중국해 해역에서 실전화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23일 전했다. 중국이 매립을 통해 인공섬으로 만든 미스치프 암초는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이 진행되는 곳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석유 수송로 ‘홍해 주도권’ 놓고 美·中 세력 다툼

    석유 수송로 ‘홍해 주도권’ 놓고 美·中 세력 다툼

    미군 고위 관계자가 지난해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중국과의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는 미국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주요 석유 수송로인 홍해 인근 동아프리카 일대가 미·중 양국의 세력 각축장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미국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의 토머스 발트하우저 사령관(해병대 대장)은 6일(현지시간) 미 의회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군사기지를 건설한 지부티 도달레 다목적 항구를 완전 장악한다면 지부티 주재 미군의 물자 보급과 해군 함정의 연료 재급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밭트하우저 사령관은 “(중국이) 기지 동쪽 해안에 추가 시설을 짓고 있는 징후가 포착됐으며 지부티 연안에 병원선을 파견해 현지 주민들의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꽤 오랫동안 아프리카 대륙에 진출했지만 우리(미국)는 전략적 이해관계 측면에서 이 사안을 다루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 연설을 통해 “우리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은 그 어느 때보다 아프리카와 직결돼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아프리카 각국 정부를 빚의 수렁으로 빠뜨리는 불투명한 계약들, 부패한 거래 등으로 옭아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은 7일부터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케냐, 지부티, 차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한다. AFP통신은 중국 견제가 이 순방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지부티는 인구가 90만명에 불과한 동아프리카의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동북부 아덴만과 홍해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북쪽으로는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아라비아해와 닿아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 사이 아덴만에 있는 너비 30㎞의 바브엘만데브해협은 세계 무역 물동량의 20%가 통과한다. 이에 미국은 2001년부터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지부티에 ‘르모니에’ 기지를 구축해 해병대·해군 병력 4000여명을 주둔시켰고 프랑스, 일본 등도 아덴만에 출현하는 소말리아 해적 격퇴를 명목으로 소수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의 해적 퇴치 활동에 동참하겠다며 지부티 정부와 계약을 맺고 2015년부터 군사 기지를 짓기 시작하자 미국은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완공한 중국의 지부티 해군 보급 기지는 항만시설은 물론 무기고와 군함·헬기 방호 시설 등을 갖춰 사실상 수천명이 영구 주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미국 아프리카 사령부의 중심인 르모니에 기지와 불과 10㎞ 떨어져 있어 사실상 미군의 턱밑에 비수와 같은 기지인 셈이다. 중국은 이 군사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부티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3억 2200만 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수도관 건설,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연결 철도(4억 9000만 달러 규모) 등 막대한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지원하며 동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확보한 것은 석유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중동에서 남중국해까지 해로를 따라 거점 항구들을 연결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도 연계돼 있다. 중국은 지부티에 앞서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파키스탄 과다르에도 자국 무역항을 확보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일본, 호주, 인도와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천명했다. 하지만 대중 포위망의 서쪽 끝 고리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영향력에서는 중국에 추월당할 모양새다. 2016년 중국의 아프리카 수출액은 800억 달러 규모였지만 미국의 지난해 아프리카 수출액은 220억 달러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0년 이전까지 아프리카 각국에 600억 달러 규모의 차관, 수출신용 등을 약속했다. 여기에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론하며 “거지 소굴”이라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져 미국에 대한 아프리카의 시선이 우호적이진 않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만여행법‘에 냉각된 美·中

    미국 의회가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키면서 미중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대만간 공무원 교류를 허용하는 내용의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이 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만여행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거쳐 발효되면 양국간 무역전쟁의 여파가 심각한 국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상원의 ‘대만여행법’ 통과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법안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법안 통과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하고 미국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월 이 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양안관계 긴장은 물론 중미관계가 심각한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를 했고 이는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취임 이후 줄곧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미국의 ‘대만여행법’은 대중국 무역전쟁의 파괴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만여행법은 국가 주석직 임기 제한 철폐를 앞둔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에는 상처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中의 남중국해 갈등 틈타 동남아 군사협력 강화하는 러

    美·中의 남중국해 갈등 틈타 동남아 군사협력 강화하는 러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각축을 벌이며 역내 군비 경쟁이 격화된 틈을 타고 러시아가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무기 판매를 매개로 옛 소련 시절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나, 필리핀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한 미국도 뒤늦게 동남아 군사외교 경쟁에 다시 뛰어들면서 미·중 전략적 경쟁이 미·중·러 3자 경쟁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후라인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등과 회담하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은 군함의 상대국 항구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부 간 협정을 체결하고 미얀마는 러시아제 수호이(Su)30 신형 다목적 전투기 6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방위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토벌을 지원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에 소총 5000정과 탄약 100만발, 군용트럭 20대를 무상 제공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시하고 미국산 무기 구매를 중단하고 러시아제 무기를 사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은 지난해 11월부터 러시아제 T90S·SK 주력전차 64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과 미그35 전투기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80년대 후반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 일본보다 많은 잠수함을 배치했고 베트남 깜라인만에 해군기지를 운용했었다. 러시아는 최근 유가 하락과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재, 에너지 기술, 무기 수출 시장으로 각광받는 동남아에 다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주간지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동남아 권위주의 정권들이 중국과 미국 모두에 경계심을 가지는 반면 푸틴 정부가 이 틈새를 뚫고 이 국가들과 밀착하는 어부지리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로서는 남중국해 일대 긴장 격화로 역내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난 점을 활용해 미국제보다는 저렴하고 중국제보다 성능이 우수한 러시아 무기를 홍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러시아가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고립주의’를 내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동안 별다른 동남아 외교정책을 내놓지 않은 점을 파고든 측면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뒤늦게 중국 봉쇄 성격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미국은 최근 다시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우방이던 필리핀 정부가 지난 21일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문제는 필리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중국 편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베트남도 미국을 우군 삼아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에는 베트남을 방문한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순방에 앞서 “평화라는 뜻의 태평양이 평화롭게 유지돼 이 바다를 공유하는 모든 나라가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빚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구축함 중사군도 첫 진입… 美·中 군사 충돌 위기

    美구축함 중사군도 첫 진입… 美·中 군사 충돌 위기

    미국 4년만에 새 국방전략 발표 中외교부 “주권·안보 이익 훼손” 美해군 “항행의 자유 행사한 것” 양국 무역분쟁, 무력분쟁 옮기나 미국 국방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새 국방전략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중국을 최대 위협 국가로 지목하는 한편 새해 처음으로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 미·중 무역 분쟁이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호퍼(Hopper)호’가 지난 17일 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남중국해 황옌다오(스카보러 암초) 12해리(약 22.2㎞) 안쪽으로 진입했다. 이에 중국 해군도 미사일 호위함 ‘황산호’를 출동시켜 호퍼호를 12해리 밖으로 내쫓았다.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군함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이익을 훼손하고, 중국 선박에 중대한 위협을 끼쳤다”며 강력 반발했다. 우젠(吳謙) 국방부 대변인도 “미국은 괜한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해군 측은 “국제법에 따라 항행(航行) 자유를 행사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미국 해군은 정기적으로 관련 지역을 항해할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의 이날 ‘항행 자유’ 작전은 올해 들어 처음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다섯 번째로 진행됐다. 이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의 여러 인공섬에 항공기 격납고, 레이더 설비 등 군사 시설을 짓는 것에 대해 미국이 경고 차원에서 보여준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동안 미국은 항행 자유 작전을 주로 시사군도와 난사군도 주변에서 실시했다. 필리핀 인근의 황옌다오가 포함된 중사군도에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를 테러 저지에서 중국과 러시아 견제로 전환한 새 국방전략을 발표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금은 테러리즘이 아니라 강대국 간 경쟁이 미국 국가안보의 최우선 초점”이라고 밝혔다. 국방전략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약탈적 경제 패권을 이용하고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휘두르는 전략적 경쟁자”로, 러시아를 “이웃 국가들의 국경을 침범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국방전략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위협을 과장하고 있으며 제로섬 게임과 대립, 대결 등 현실에 맞지 않는 논리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핵 역량, 세계 군사동맹 체제 등에서 중국은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할 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패권에 구멍이 나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무역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9일 의회에 제출한 새해 연례보고서에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도록 미국이 지원한 것은 실수였으며, 중국은 시장 경제로부터 더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글로벌 통상 시스템은 공정한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면서 “WTO와 별개로 독자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알리바바 때린 美·채권시장 흔든 中… 경제전쟁 ‘서막’

    알리바바 때린 美·채권시장 흔든 中… 경제전쟁 ‘서막’

    미·중 경제 전쟁 조짐이 연초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벌였던 주요 2개국(G2) 간 갈등이 실제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 분쟁의 이면에는 정치·외교적 갈등이 내재돼 있어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1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를 ‘짝퉁 시장’(악덕 시장)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블랙리스트에는 세계 25개 인터넷 쇼핑몰과 18개 오프라인 매장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중국 인터넷 쇼핑몰이 3개, 오프라인 매장이 6개다. 타오바오는 2011년 처음으로 악덕 시장 명단에 올랐다가 짝퉁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는 알리바바의 약속에 따라 이듬해부터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해에만 1000여개 짝퉁 업체를 타오바오에서 퇴출했다. 마윈(馬云)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국에 1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자 알리바바는 “정치적 음모가 숨어 있는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알리바바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보호무역이라는 정책 실현을 위해 알리바바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반응은 “더 열심히 노력해 짝퉁 없는 쇼핑몰을 만들겠다”고 밝힌 과거와 전혀 다른 것으로, 중국 정부와의 교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초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미국 머니그램을 인수하려 하자 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부했다. CFIUS는 또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가 미국에서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는 계획도 같은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2일 중국의 알루미늄 합금 시트에 대한 반덤핑조사와 상계관세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의 압박이 점차 거세시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록 중국 정부는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지만,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한 미국 국채 매입 중단 또는 축소 계획이 가장 강력한 중국의 맞대응 방안으로 꼽힌다. 이 뉴스가 나오자 미국 국채 가격은 급락했고, 금리는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 국채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국채는 감세로 인한 세수 감소분을 메우고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홍콩 명보는 “중국이 미 국채를 처분하면 달러 표시 자산 가치가 하락해 중국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통상 위협이 커지면 중국은 손실을 무릅쓰고서라도 미 국채 시장을 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맞보복이 미국 기업에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오는지는 최근 메리어트 호텔 불매 운동에서 잘 드러난다. 미국 메리어트 호텔은 회원들에게 보낸 설문 이메일에서 티베트, 홍콩, 마카오, 대만을 별도 국가로 표기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내 290개 매리어트 호텔과 리조트에서는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졌다. 호텔 예약 웹사이트 및 식당 찾기 스마트폰 앱에서 매리어트 검색은 완전 차단됐다. 매리어트 측은 즉각 사과하고 해당 직원을 해고했지만, 중국은 국가여유국 등 관련 부처를 총동원해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소비자가 매리어트의 실수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국토 주권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하원은 최근 미국과 대만 관료의 접촉을 장려하고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 여행법’을 통과시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에 서명하면 중·미가 단교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 승리를 위해 ‘대만 카드’를 활용할 조짐에, 중국은 미·중 관계의 파탄을 감수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中 대북 제재에 반발한 ‘러’

    日언론 “北 공해상 석유 밀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미·중 간 합의보다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곳인 러시아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러시아 거부권 행사를 우려해 막판 조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보리는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을 기존보다 90% 차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당초 추진했던 대북 원유 공급 금지는 상한선 명시로 후퇴했다. 결의는 또 북한의 대표적 ‘달러벌이’ 수단인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24개월(2년) 이내 북한 귀환도 명시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반발로 미·중 협상을 거친 최종 수정안(12개월 이내)보다 한발 후퇴한 것이다. 이 밖에 14명의 해외 북한은행 대표들과 미사일 개발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 등 모두 16명이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추가됐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은 명단에서 빠졌다. 이처럼 이번 안보리 제재가 미·중 합의보다 한발 후퇴한 것은 러시아의 반발 때문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3일 공보실 명의 논평에서 “(러시아의 주장으로) 북한 최고지도부와 정부, 노동당에 대한 제재와 북한으로의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 전면 금지 등이 (결의에서) 제외됐고,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의 12개월 내 귀환 조치도 24개월로 바꿨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3일 “이번 결의는 대북 제재를 강화함과 동시에 북한 주민에게 나쁜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공해상 등에서 선박 간 적재물을 옮기는 방식으로 석유 정제품 등을 밀수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전했다. 신문은 “한·미·일 정부는 중국 등의 선박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中, 대북 추가 제재 논의… 합의엔 시간 걸릴 듯

    미국과 중국이 대북 원유제품 공급 제한 등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유엔 외교관을 인용, 미·중이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또 지난주 미국이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한 대북 석유 정제품 공급을 더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미·중의 이번 물밑 협상과 관련해 “틀림없이 진행 중”이라면서 “하지만 중국이 추가 제재 결의안에 동의하도록 하는 일은 만만찮다”며 협상이 난항 중임을 시사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추가 제재, 즉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수위’을 두고 미·중의 간극이 크다”면서 “미·중의 물밑 접촉이 이번 주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아주 작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둘러싼 미·중 간 물밑 합의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은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둘러싼 미국과의 물밑 접촉을 인정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의 안을 접수해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화 대변인은 또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 있고 건설적인 태도로 안보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상과 조율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주장하는 대북 원유 전면 공급 중단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여 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미국이 요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등 선박 10척의 ‘블랙리스트’ 추가 등재의 마감 시한을 21일 오후 3시로 정했다. 그때까지 유엔 회원국들의 반대가 없으면 해당 선박들의 유엔 회원국 항구 입항이 전면 금지된다. 이들 선박은 정제 유류제품과 북한산 석탄 등 금지된 품목을 실어 나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21일 리바오둥(李保東)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19일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리 부부장이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만나 국제 및 지역 주요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볼 때 두 사람은 북핵 해법과 안보리 제재안에 대해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뉴스 분석] “北 테러지원국”…한반도 다시 안갯속

    美·中, 북한과 대화 노력 물거품 中특사 만남 거부 = 北 핵개발 가속 ‘대북 영향력 한계 노출’ 中 난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던 미국과 중국의 노력이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국면 전환의 갈림길에 섰던 한반도 정세도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북한과 중국은 21일까지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중앙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을 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중국 인민일보는 이날 쑹타오의 방북 성과를 국제면 동정 기사로 간략하게 처리하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전날 김정은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시찰했다는 소식만 내보냈다. 면담 불발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제공할 진일보한 소식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쑹타오 특사가 ‘빈손’으로 베이징으로 돌아온 직후 미국은 20일(현지시간) 곧바로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쑹타오 특사의 방북 성과를 지켜보기 위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결정을 미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외교 소식통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시 주석은 쑹 특사에게 중국과 미국의 ‘종합 의견’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은 미·중의 손짓을 거부했다.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김 위원장에게는 중국의 ‘배신’으로 비쳤을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쑹타오는 김정은에게 북·중 우호를 위한 특사가 아니라 미·중의 최후통첩을 전하는 ‘전령’으로 보였을 것”이라면서 “쑹타오와 만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핵무기에 대한 입장 변경을 알리는 신호로 비칠 것을 우려해 김정은이 이를 원천 차단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최룡해·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먼저 중국의 입장을 타진한 뒤 최종적으로 쑹타오를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특사를 만나지 않은 것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뜻이 전혀 없을 뿐더러 어떤 어려움에도 개발을 가속할 것을 천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입장을 확인한 미국은 ‘군사 옵션’을 포함한 더 강한 제재만이 김정은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60여일 도발 중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으로 조성된 ‘북·미’ 해빙 분위기도 급랭할 전망이다. 중국은 긍정적 측면에서의 대북 영향력에 한계를 노출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인사는 “중국은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대북 전략에 변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쌍중단 발언 놓고 백악관 “美·中 입장 차 명확히 한 것”

    美국무부 “한·미 훈련-북핵 중단 못바꿔” 中 “쌍중단이 가장 합리적 해법” 재강조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쌍중단 불가 동의’ 주장은 미·중 간 입장 차를 확인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미 국무부와 중국 언론 등이 여전히 쌍중단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국 간 쌍중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쌍중단 불가 동의 논란에 대해 “미·중 두 정상이 각자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두 정상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쌍중단을) 진행할 수 없다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쌍중단이 불가능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동의한 것이 아니라 쌍중단에 대한 양국 간 입장 차가 확실하다는 데 두 정상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가진 아시아 순방 보고회에서 “시 주석은 북한 핵이 중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우리는 과거에 지속적으로 실패한 것들과 마찬가지인 이른바 쌍중단 합의를 용납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말해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한·미 군사훈련과 북핵 도발 중단은 서로 맞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쌍중단 불가 입장을 재천명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이 문제(쌍중단)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면서 “적법하고 오랜 시간 지속해 온, 방어 차원의 한·미 동맹 간 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 사이에는 어떤 등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쌍중단이 북핵의 유일한 평화적 해법이라는 주장을 이어 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쌍중단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중국의 쌍중단에 대한 입장은 매우 명확하며 우리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실현 가능하며 합리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 외교부는 쌍중단이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는 데 가장 좋은 첫출발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적대 관계를 완화하고 관련 국가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가장 좋은 수단임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282조원 통 큰 선물…작년 대미 무역흑자 돌려준 셈

    시진핑, 282조원 통 큰 선물…작년 대미 무역흑자 돌려준 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겼다. 유엔 대북제재 이행 미흡과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로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중국과 미국 기업들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동안 2530억 달러(약 282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추산한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2540억 달러와 비슷하다.중국석화(中國石化·SINOPEC)는 이날 430억 달러 규모의 미 알래스카주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 등 3개사는 미 퀄컴으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어치의 반도체칩을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 항공기재(器材)그룹(CAS)도 미 보잉사로부터 37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300대를 대량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중앙(CC)TV가 전했다. 이날 미·중 기업 간 대규모 거래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기업 대표회의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낮췄다.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도 역할이 있고, 중국과 시 주석이 행동을 취하기를 호소한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면서 “만약 시 주석이 이 문제(북핵 문제)에 주력한다면 꼭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중국을 직접 압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고강도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중 공동기자회견에서조차 북핵 해법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중국의 ‘통 큰’ 선물이 미국의 공격을 무디게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역 불균형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우리가 방금 체결한 협정은 미국에 거대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더 많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입해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하며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중 간의 경제무역협력이 빠르게 성장하며 무역 갈등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시 주석은 “미·중 간 이견이 있는 것은 이상하지 않으며 제일 중요한 것은 통제 및 관리하는 데 있다”면서 “서로 주권과 영토, 사회제도를 존중하고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 것) 및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체결된 미·중 기업들 간의 다수의 거래가 계약이 아니라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형태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 논의의 중심이었다”며 “기업들이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대우를 받는 것이 공동 목표”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 단호한 G2

    “한반도 비핵화” 단호한 G2

    양국 282조원 무역협정 서명…시진핑 “협약 체결로 윈윈 입증”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견제와 압박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2530억 달러(약 282조 5000억원)에 이르는 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미·중 사이의 최대 난제였던 북핵과 무역 갈등이 일단 봉합된 셈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9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문을 내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약속을 논의했고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대북 결의를 전면적으로 실천하는 데 동의했고 (북한이) 경솔하고 위험한 행동을 포기하도록 견제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국가가 대북 대응 노력에 참여하고 금융 분야에서 대북 관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열린 미·중 기업 대표회담 연설에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시 주석이 행동을 취하기를 호소한다”면서 “만약 당신이 이 문제에 주력한다면 꼭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을 ‘깡패 나라’라고 부르면서 “모두가 이 깡패 나라가 다른 나라를 핵으로 위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강한 의지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기로 했다”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을 위한 의지를 천명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방안 모색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에 초점을 뒀고 시 주석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으나, 둘은 갈등을 부각하기보다는 ‘동의’와 ‘합의’라는 단어를 써 가며 견해차를 극복하는 쪽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 공급 중단이나 군사 행동을 거론하지 않고 안보리 제재 이행을 강조한 것은 시 주석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 것은 대화에만 집착하지 말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 분야에서의 갈등 봉합은 더 뚜렷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이 일방적이나 중국을 비난하지 않겠다”면서 “장사를 잘해서 이익을 본다고 탓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늘 기업가들의 협약 체결은 양국이 ‘윈윈’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경협 보따리라는 실리를 챙겼고, 당대회를 통해 1인 체제를 구축한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관계임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대통령 25년 만의 국빈 방문] 文 “美·中간 균형외교 하겠다는 것 아냐”… ‘3NO’ 거론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균형외교는 미·중 간 균형외교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하고 중국과의 관계 복원이 이뤄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균형외교가 미·중 사이 균형인가 아니면 다른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이라면서 “거기에는 중국도 포함되고 아세안, 러시아, 유럽연합(EU) 국가와의 외교관계를 다변화해 더욱 균형 있는 외교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외신 인터뷰에서 “저는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중 관계 복원 협의문이 발표되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 문 대통령이 이같이 발언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중(對中) 외교에 너무 큰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균형외교가 참여정부의 동북아균형자론의 ‘재탕’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선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이 직접 오해를 풀고자 균형외교의 의미를 명백히 정의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설명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중국과의 관계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게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이 다양한 나라들과 관계를 증진시키는 부분은 동의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해 차원이 아니라 적극 돕겠다는 차원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 앞서 외교가에서는 한·중 협의 당시 정부가 밝힌 ‘3NO 입장’을 둘러싼 한·미 간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특히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3국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미국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는 관련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다만 “양국 정상이 북핵 억지력을 증진하고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美·中은 대북 공동관리 협력 강화… 北, 핵 완성 이후 대화 제의 가능성”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향후 추가 핵·미사일 실험 여부 등 대외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북한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뒤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6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순방과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대외 정책과 동북아의 안보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 및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의 대표적 한반도·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북한은 국제적 제재 국면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외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유보하고 있다”면서 “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는 북한의 태도를 포함해 향후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 및 안보구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북한에 대한 미·중 정상의 입장은 어떻게 정리될까. -미·중 두 나라는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관리를 강화하면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대회를 마치고 주요 인사이동 및 새로운 국내 권력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다 여유가 생겼고, 국내 경제문제에 더 관심을 쏟을 수 있게 됐다.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한 문제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이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혼자서, 독립적으로 다뤄 나갈 가능성은 적다. →이번 순방에서 중·미 간 타협이 가능한가. -이달 초 공산당 대회를 마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대립하기보다는 보다 협조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협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갈등을 줄이기를 원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과의 공조를 넓히고,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것으로 전제하는 관측이 많지만, 북한은 협상을 앞세우면서 출구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도 현재 거리를 두며 냉랭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공산당 대회가 폐막되면서 다시 총서기로 집권한 시 주석에게 보낸 북한의 축하 전문 등을 보면 북한의 반응이 얼마나 냉담한지 알 수 있다. 북한이 출구전략을 쓰면서 유화적으로 나올 경우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오던 미국 등 국제사회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지만, 북한 외교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대응에 대한 전망은. -북한은 핵·미사일 등 국가 핵무력 완수를 국가적 우선순위에 놓고 있지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등을 보면 경제 건설에 힘을 쓰는 병진노선도 추구하고 있다. 좀더 장기적으로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생각도 있고, 유엔 제재 결의가 효과를 보고 있는 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장기적 관점에서 외교를 새롭게 시작해 나가려고 한다. 핵무력 완성 선언 뒤 대화 제의를 하면서 “미국과 한국이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 동시 동결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도 그런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일본은 어떤 입장인가. -지난달 말 중의원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북한에 대한 언급과 태도에 변화가 있다. 지난 9월 유엔에서 한 아베 총리의 연설은 강경 일변도였다. “협상해도 소용없다”는 자세였다. 군사력 행사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상으로 협상 가능성을 배제했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중의원 선거가 압승으로 끝난 뒤에는 “압력의 목적은 협상”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끝난 뒤 아베 총리는 조금씩 협상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자기 입장을 수정하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협상을 시작하거나, 북한에 태도 변화가 있으면 그에 따라 일본 외교를 맞추기 위해 좀더 융통성 있는 자세로 변화한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미·일 정상회담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본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축이라는 점과 굳건한 미·일 동맹을 다시 한번 대외에 과시하면서 대북, 대중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한·미 관계가 긴밀하다고 해도, 미·일 관계와는 수준 차이가 있다. 미국에 일본은 동북아 정책의 핵심적 기반이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반대하면 미국의 북한 정책은 성립하지 못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남중국해의 자유통항, 일본이 실효적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 확인,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 등 일본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공동 외교전략 등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文 “한·미·일 군사동맹은 바람직 안 해”

    “美·中과 관계 중시… 균형외교 할 것” 사드 해빙 한·중 관계도 중요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한·미·일 3국 공조가 더욱더 긴밀해져야 하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7~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10~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한반도 안보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견고한 한·미 동맹이 최우선이지만,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체계) 갈등을 ‘봉인’하면서 해빙을 맞은 한·중 관계 역시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녹화한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공조를 군사동맹으로 확장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밝힌 뒤 “일본이 북한의 핵을 이유로 어떤 군사 대국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우리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일 군사동맹의 싹을 자른 것은 북한 도발을 빌미로 끊임없이 군사대국화를 도모하려는 일본 아베 정부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해석된다. 미·중 균형외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에 있어서 한·미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미 공조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중국과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NA는 아시아 22개국, 약 7000만 가구로 송출되는 뉴스전문 영어 방송으로, 이번 인터뷰는 8~15일 문 대통령의 첫 번째 동남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순방을 앞두고 이뤄졌다. 현지 방송은 9일로 예정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북핵·남중국해 해법 가늠자… 韓, 美·中의 수단화 경계해야

    동북아 정세를 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시작된다. 3일 하와이를 거쳐 5일 일본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한국·중국·베트남·필리핀 등을 찾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는 26년 만에 가장 긴 12일간의 아시아 방문 일정이며, 아시아 5개국 방문도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백악관은 소개했다.●인도 포함 美·日 공동 외교전략 조율 이번 순방은 세계 외교·안보·정치·경제 등 다방면에서 근래 최대 이벤트로 주목받아 왔다. “동북아 지형은 트럼프 순방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중국은 그간 여러 갈등과 충돌을 이번 순방 이후로 미뤄 왔다. 최근 19차 당대회를 치른 중국이 충돌을 피해 온 측면이 크다. 북핵부터 남중국해 문제까지, 이 모든 것을 꿰는 수단이 될 무역·금융상의 갈등,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까지 이번 순방이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2일 일본과 중국 언론에 느닷없이 등장한 ‘인도’는 이 이벤트를 관통할 분위기를 예감하게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오는 6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논의하고, 이를 미·일 공동의 외교전략으로 표명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는 “남·동 중국해를 비롯한 동북아의 패권 확대뿐 아니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진단했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인도·태평양’ 개념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이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는 남중국해는 아시아에서 미국을 밀어내기 위한 시발점이고, 전초기지로 여겨져 왔다. 최근 중국이 특별히 남중국해에 온갖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을 못 본 체해 온 미국이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첫 방문지 일본에서의 결과물이 특히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이다. ●시, 김정은에 축전… 북핵문제 달라질 듯 반면 중국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 명의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중국 역시 트럼프와의 대면을 앞두고 포석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북·중 관계와 북핵 문제는 기존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는 학자들의 전망이 현실화되는 신호탄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의 초점을 ‘북핵 해결’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백악관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결의를 강화하고,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우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미·중 담판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도 “중국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과의 ‘빅딜’을 통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핵 문제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어느 수준까지는 화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최대 목표는 자신의 ‘신형 국제 관계’ 윤곽을 드러내는 것이다. 시 주석은 자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경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세계 공동 번영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목표 때문에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장면을 최대한 연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다. 한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 전에 봉합한 것에는 ‘대국’의 이미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시 ‘국제관계 윤곽’ 가시화가 최대 목표 미·중 관계가 순방 결산 시점에서 ‘봉합’으로 정리될 수 있을지 전망은 엇갈린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은 무역에 초첨을 둔 파편적인 것이었다”면서 “종합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역’을 매개로 일정 부분 봉합의 모양새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방중단에는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웨스팅하우스 등 40여개 미국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의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준비해 간 선물 보따리를 풀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구매계약 등 선물 보따리의 크기와 내용에 따라 외형적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간 거래에 북핵까지 딸려 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베이징대 김동길 교수는 “중국이 한국을 미·중 관계의 수단이나 매개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대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中, 궈원구이 입 막으려 사이버 공격”

    美 “中, 궈원구이 입 막으려 사이버 공격”

    워싱턴 싱크탱크 공격 용의자 지목 中 “증거 없다” 반박… 갈등 격화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폭로해 온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지난 4일 워싱턴에서 열린 양국 간 ‘법 집행·사이버보안 대화’에서 궈성쿤(郭聲琨) 중국 공안부장에게 “궈원구이의 입을 막기 위해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궈원구이 초청 강연을 준비하던 워싱턴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를 타깃으로 이달 초 발생했던 사이버 공격의 용의자로 중국 당국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허드슨 연구소는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에서 시작됐다”면서 “준비 부족으로 강연을 미뤘다”고 발표했다. 궈원구이의 미국 망명 신청을 도운 법무법인 클라크 힐도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이 세션스 법무장관의 발언을 공개하자 중국 공안부는 7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공안부는 “사이버 공격이 중국에서 감행됐다는 아무런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미 당국이 상세한 정보와 관련 증거를 제시한다면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격의 근원지를 찾아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사법 대화’ 개최를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관련 대화에서 미국 측이 궈원구이를 고리로 압박해 오자 중국 측이 즉각 반박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궈원구이는 미국 도피 이후 시 주석의 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계속 폭로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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