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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반도체 경제보복에 ‘국내산 반도체 소재’ 주가 강세

    日 반도체 경제보복에 ‘국내산 반도체 소재’ 주가 강세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배배상 판결과 관련해 반도체 핵심 소재의 대 한국 수출을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소재업체의 주가가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반도체 소재에 대해서는 국산화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일 주식시장에서 램테크놀러지는 전 거래일보다 가격제한폭(29.92%)까지 오른 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진쎄미켐(2.95%)도 올랐으며 장중에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오롱인더(0.91%), 이엔에프테크놀로지(0.24%), 원익머트리얼즈(4.84%), 솔브레인(4.55%) 등도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이 가운데 램테크놀러지는 반도체용 식각액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며 나머지 업체들도 반도체 관련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효과 등으로 주가가 2.00% 올라 이틀 연속 강세 행진을 이었다. 다만 삼성전자(-0.75%)는 주가가 이틀째 하락했다. 그러나 전날(-0.85%)에 이어 낙폭은 크지 않았다. 이 중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주요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일본산 수입률이 93.7%에 달하는 등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향후 국내산 소재의 사용 비중을 높여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일 “우리 정부는 그간 업계와 함께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설비 확충,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4일부터 대 한국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며 리지스트는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 에칭가스는 반도체 세정에 사용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으나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규정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WTO 협정상 원칙적으로 금지될 뿐만 아니라, 지난주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의 합의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G20정상회의 선언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은 반도체 큰 단골인데”…자국서도 욕 먹는 日 보복조치

    “한국은 반도체 큰 단골인데”…자국서도 욕 먹는 日 보복조치

    니혼게이자이 “한국 수출 늦어지면 日기업도 피해”와세다 교수 “WTO 협정 위반 의심 받을만한 조치”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경제보복에 나선 데 대해 일본 기업들이 되레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가 늦어지는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일본 언론과 학계에서조차 자유주의에 역행하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사에게 한국은 ‘큰 단골손님’이며 한국에서 제조된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이 늦어지면 일본 측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르키트의 분석가는 “이번 규제강화가 ‘화웨이 쇼크’에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쇼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본 기업들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수출 규제 강화의 대상 품목인 리지스트를 제조하는 ‘도쿄오우카’ 관계자는 “리지스트 전체에서 한국은 상당히 큰 비율을 점하고 있다”면서 “대상 제품이 지금 확대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곤혹스러워했다. 다른 대상 품목 에칭 가스(고순도불화수소)를 제조해 한국에 수출하는 ‘스텔라케미화’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조치로 수출 절차가 복잡해져 선적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 이 회사의 주가는 전주 종가에 비해 2.3%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칭가스 제조사인 JSR의 홍보담당자는 아사히신문에 “어느 정도 영향이 나올지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반도체 제조장치 관계자는 “한국에서 반도체 생산이 늦어지면 설비투자가 늦어져 우리 회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의 한 가전회사는 “한국에서 메모리 공급이 정체되면 애플의 아이폰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그러면 우리 회사의 부품 공급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주요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세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으나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오는 4일부터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삼성 등이 중국이나 한국에서 반도체 소재 조달처를 개척하면 ‘일본 탈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폭넓은 분야에서 ‘수평 무역’이 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 사이에서는 일본 정부의 조치가 실리적으로도 일본에 유리하지 않는 데다 명분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조치는 일본이 그동안 주창해 온 자유무역주의 추진이라는 방침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에서 일본에 대해 불신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지야스다 생명보험의 고다마 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신문에 “일본은 자유무역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가 이번 조치를 취했다”면서 “더블 스탠다드(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예상이 일본 내에서도 나온다. 후쿠나가 유카 와세다대(국제법)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WTO 협정 위반 의심을 받을만한 회색(애매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일본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나온 당일(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WTO 제소를 비롯해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성 장관은 “일본 정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는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한 경제보복 조치”라면서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에 비춰 상식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또 “수출제한 조치는 WTO 협정상 원칙적으로 금지될 뿐만 아니라, 지난주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선언문의 합의정신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G20정상회의 선언문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구축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 장관은 “우리 정부는 그간 업계와 함께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비해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설비 확충, 국산화 개발 등을 추진해왔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아베, 여성인권 관련 질문 나오자...엉뚱한 소리 연발 ‘딴청’

    日아베, 여성인권 관련 질문 나오자...엉뚱한 소리 연발 ‘딴청’

    지난달 30일 인터넷으로 중계된 일본의 여야 당수 토론.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 총리,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 등 여야 당수들이 마이크 앞에 앉았다. 이날 토론 주제 중 하나는 일본에서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장치로 지적돼 온 ‘부부동성’ 제도의 폐지 여부였다. 결혼을 하면 남편이나 아내 쪽으로 성(姓)을 통일시키는 부부동성 제도가 의무화돼 있는 일본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폐지하자는 주장이 분출되고 있다. 아내가 남편 쪽 성을 따르는 경우가 96%에 이르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폐지 요구가 특히 강하다. 관련 소송도 여러 건 제기돼 있다. 에다노 대표는 “일본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를 제약하는 큰 요인은 결혼하면 배우자와 같은 성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것”이라며 “(각자가 원하는 방식을 고르는) ‘선택적 부부별성’의 도입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베 총리의 견해를 물었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전혀 엉뚱한 대답을 했다. 야당 대표가 물어본 선택적 부부별성은 제쳐두고 “이를테면 부부별성의 문제는 아니고 확실히 경제를 성장시키고 모두가 활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발언 의도를 알기 어려운 말을 해 좌중을 어리둥절케 했다. 이에 토론 진행자가 “지금의 답변은 선택적 부부별성은 필요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또다시 “이를테면 경제성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이러한 답변 태도에 대해 트위터 등에서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여성의 권리는 어떻게 되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선택적 부부별성처럼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를 경제성장 과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대로 대응하려 들지 않는 사람이 추진하는 ‘남녀공동참여 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등 비판이 들끓었다.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을 요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정보기술(IT) 기업 사이보스의 아오노 요시히사(48) 대표도 “강제로 이름을 바꾸도록 하는 현행 제도는 정신적 고통, 절차의 번거로움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어 경제적으로 마이너스”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자민당은 선택적 부부별성에 대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도쿄도 의회가 국가에 대해 선택적 부부별성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청원을 통과시켰을 때 자민당만 홀로 반대를 했다. 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종합정책자료집 2019’ 등에도 선택적 부부별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일본은 부부동성이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나라가 일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거나 선택권이 부여되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일본에서는 부부의 성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혼인신고 자체가 안 된다. 민법 750조에서 ‘부부는 남편 또는 아내의 성을 (반드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부부동성이 제도화된 것은 19세기 메이지 시대부터다. 그 이전에는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되면서 부부동성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법률상으로는 엄격하지만 직장 등에서는 원래의 성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12월 일본 내각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선택적 부부별 성에 대한 찬성이 42.5%로 반대(29.3%)를 크게 웃돌았다. 일본 정부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의 67%가 직장에서 원래의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20여년 전 부부별성을 도입하는 방안이 국가적으로 추진된 적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015년 “민법의 부부동성 규정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카다시안, 속옷 브랜드 명칭 ‘기모노’ 바꾸기로

    카다시안, 속옷 브랜드 명칭 ‘기모노’ 바꾸기로

    속옷 브랜드에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명칭을 붙여 일본인들의 반발을 산 미국의 배우 겸 모델 킴 카다시안(39)이 결국 브랜드명을 바꾸기로 했다. AFP통신 등은 카다시안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내 브랜드와 제품의 핵심은 포용성과 다양성으로 이뤄져 있다. 숙고 끝에 새 브랜드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카다시안은 지난달 출시한 여성용 보정속옷에 기모노라는 명칭을 붙여 논란이 됐다. 카다시안은 제품 출시 소식을 알리며 “15년간 열정을 쏟아온 프로젝트”라고 애정을 드러냈지만, 일본인들이 “일본 문화에 대한 모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일부 일본인은 트위터에 기모노와 발음이 비슷한 ‘킴오노(KimOhNo)’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해 항의했고, 일본 교토시장 등 주요 인사들까지 나서 브랜드명을 바꾸라고 요구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순종 조문 온 총독 노렸던 ‘금호문 의거’… 6·10 만세 자극제로

    순종 조문 온 총독 노렸던 ‘금호문 의거’… 6·10 만세 자극제로

    1926년 4월 28일 오후 1시 10분쯤 서울 창덕궁 금호문 앞. 사람 무리 속에서 건장한 청년이 자동차 한 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자동차에는 일본인 3명이 타고 있었다. 금호문을 빠져나온 자동차는 돈화문 쪽으로 갔다가 길이 막혀 다시 금호문 쪽으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 “사이토 총독이다”라고 수군거렸다. 청년은 비호처럼 뛰어올라 왼손으로 자동차 창을 잡고 날카로운 칼로 가운데 앉은 사람을 찌르려 했다. 왼쪽 사람이 저지하기에 그 사람을 공격하고 다시 가운데 사람을 찔렀다. 빠르기가 전광석화와 같았다. 총독 처단에 나선 주인공은 평범한 조선 청년 송학선이었다.불행히도 가운데 사람은 일본 총독 사이토가 아니었다. 송학선 의사(義士)가 사이토로 오인하고 처단한 사람은 생김새가 비슷한 일본인민회 이사 사토였다. 왼쪽 사람은 경성부협의원(국수회조선본부이사) 다카야마였다. 이들은 순종 황제 빈소에 조문하고 나오던 길이었다. 송 의사는 재동 쪽으로 달아났다. 휘문고보 교문 앞까지 달아나자 경찰 수십명이 추격했다. 일경들은 칼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면서도 감히 근접하지 못했다. 겁에 질린 헌병 두 명이 권총탄을 서너발 쏘았다. 하지만 의사는 “오냐, 쏘아 죽여라”라고 하면서 두 팔을 떡 벌렸다. 결국 의사는 머리에 상처를 입고 일경들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의사는 구경하던 학생들에게 “만세를 불러라, 만세를 불러”라고 소리쳤다. 다카야마는 사망했고 총독으로 오인받은 사토는 중상을 입었다. 송 의사가 활극 배우처럼 거사를 일으킨 날은 순종 황제가 굴욕적인 삶을 이어 가다 승하한 13일 후로 백성이 비탄에 빠졌을 때였다. 일제는 송 의사 의거 직후에는 보도를 통제해 5일 후에야 언론을 통해 의거가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송 의사의 의거는 ‘금호문(金虎門) 사건’이라 이름 붙여졌다. 비록 오인으로 실패했지만 순수한 청년의 단독 의거는 6·10 만세운동을 일으킨 자극제가 되었다.의사는 1897년 2월 19일 서울 천연동에서 태어났다. 아우들의 이름도 우학선(又學善·또학선), 삼학선(三學善)이었다. 의사가 보통학교 1학년에 다닐 때 아버지의 사업 파산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의사도 떠돌이 생활을 했고 16세 때 장사를 하러 갔던 아버지가 돌아와서 가족이 다시 모였다. 19세 때 서울 남대문에 있는 농구(農具) 회사에 취직했다. 집안 살림이 조금씩 나아졌고, 1922년 2월 애오개(아현) 마루턱 북아현동에 오막살이 같은 작은 집을 마련해 이사했다. 그러나 의사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급성 각기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는데 치료를 한 끝에 1925년 봄에 완쾌했다. 송 의사는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외유내강의 강직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한다. 의사의 성품과 자질에 대해 송상도의 ‘기려수필’에는 “어려서부터 성품이 과묵하여 일생을 두고 남과 언쟁을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의사가 반일 감정을 느낀 것은 어렸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어느 날 진고개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았고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일본인 회사에 다니며 차별을 받았고, 병으로 강제 해고당하면서 그런 의식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그 후 의사는 조선 총독을 목표로 삼아 거사를 계획했다. 의사는 치밀하게 준비했다. 사이토 총독의 사진을 보고 용모를 머리에 담아 두었다. 틈만 나면 집 뒷산에 올라 칼 꽂는 연습을 했다. 막내아우 송삼학선씨는 월간지를 통해 이렇게 회고했다. “형님은 평소에 남한테 싫은 얘기 한마디 않고 지내던 양순한 사람이다. 내가 놀란 것은 형님이 날카로운 비수를 꼬나쥐고 나무 앞에서 찌르는 연습을 하는 일이었다. 나는 무슨 짓이냐고 물었다. 그럴 때마다 형님은 그저 빙긋이 웃기만 했다. 형님의 칼 쓰는 솜씨는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웠다.” 칼은 집수리를 하던 사진관 부엌에서 주운 서양식 고급 과도였다. 의사는 그때 미장이 일을 하고 있었다. 의사는 “하늘이 주신 것”이라고 기뻐하며 예리하게 갈아 놓았다. 기회가 오자 순하고 불우했던 청년은 단호하게 칼을 휘둘렀다. “나는 주의자도 사상가도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를 강탈하고 우리 민족을 압박하는 놈들은 백번 죽어도 마땅하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총독을 못 죽인 것이 저승에 가서도 한이 되겠다.”그해 7월 15일 의사의 제1차 공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법정에는 방청객 500여명이 몰려 재판을 지켜봤다. 의사는 재판장 앞에서 조금도 굴하지 않고 강경한 태도로 진술했다. 일제는 의거를 궁박한 생활을 못 이긴 강도질로 깎아내리려 했다. 재판장이 강도질을 하려고 칼을 주워다 둔 것 아니냐고 묻자 송 의사는 “총독을 암살할 목적으로 가지고 왔었소. 내가 밥을 굶소? 왜 강도질을 하겠소?”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무료로 변론했던 고 이인 변호사는 “의사의 얼굴에는 의연한 태도, 긍지가 보였다. 조국을 위해서 할 일을 했다는 말뿐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제는 처음에 중국에서 온 독립단원일 것으로 추측하고 배후를 캐려고 했지만,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모도 몰랐던 일이었다. 1심에 이어 1926년 11월 10일 2심에서도 사형선고를 받은 의사는 태연자약한 태도로 “나를 사형에 처해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북아현동 집에서 서대문형무소를 오가며 옥바라지를 하던 모친과 동생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1927년 5월 19일 오후, 비밀리에 사형이 집행됐다. 의사는 교수대에 오를 때도 태연했다. 일본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고 체포된 지 1년 만에 송 의사는 30세의 젊은 나이에 사형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시신은 화장했다. 몸져누운 모친에게는 사형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사후 92년이 지난 지금, 창덕궁 금호문으로 관광객들이 무심히 드나들고 있지만 의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거 터 표지석도 주변 공사로 어디로 치워 버렸는지 찾을 수 없었다. 북아현동 의사의 집이 있던 자리에는 현재 5층짜리 다세대주택이 들어서 있다. 의사의 집터라는 표식도 없다. 송 의사의 유골은 서울 봉원사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묘소는 가묘다. 장남이던 의사의 사형 집행 후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송 의사는 결혼하지 않아 직계 후손이 없다. 1962년 정부는 송 의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지만, 동생들과 그 후손들의 행방도 찾지 못하고 있다. 잊힌 의사의 충혼을 기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03년 ‘송학선 의사 기념사업회’가 결성됐고 송주섭(88)씨가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송 회장은 송 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송 의사는 은진 송씨인데 송 회장은 근원이 같은 여산 송씨 종중 대표라는 인연뿐이다. 그러면서도 사재를 털어 기념사업회를 이끌고 있다.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이 명예회장,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법률고문을 맡아 송 회장을 돕고 있다. 사업회는 서울 세검정 상명대 아래에 기념관과 동상을 세울 부지 660여㎡를 마련했고 내년 6월 착공할 계획이다. 시가 6억원가량의 부지는 송 회장이 개인 땅을 기부한 것이며 사업비 10억여원도 지방의 송 회장 개인 토지를 처분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송 회장은 “정부에서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 안중근, 김구 선생 같은 분만 지원하려 하지 송 의사 같은 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글·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갓효신’에 빠지는 11만 러버스… J-Rock 떼창한 3040 덕후들

    ‘갓효신’에 빠지는 11만 러버스… J-Rock 떼창한 3040 덕후들

    지난달 29~30일 서울에서 한일 양국 대표가수로 손색없는 톱가수의 공연이 동시에 열렸다. 서울 동쪽에서는 최고의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박효신이 국내 공연 역사에 기록될 3주간 콘서트의 서막을 올렸다. 서쪽에서는 일본 국민 밴드 글레이가 첫 내한해 멋진 공연을 보여줬다.■ 박효신 3년 만의 단독 콘서트 360도 개방된 좌석, 공연장 천장을 빙 두른 스크린, 움직이는 밴드 스테이지…. ‘대장’ 박효신의 역대 최대 규모 콘서트를 맞아 국내 대중가요 실내공연장을 대표하는 KSPO돔(옛 체조경기장)이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빛났다. 장장 4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박효신과 팬들은 서로의 ‘연인’이 됐다. 박효신은 지난달 29~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박효신 라이브 2019 러버스: 웨어 이즈 유어 러브?’ 첫 주 차 콘서트를 열면서 3년 만의 단독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밴드, 오케스트라, 코러스 등이 각각의 이동식 스테이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동식 스테이지 10개가 박효신이 노래하는 중앙 무대 양편으로 차례차례 움직여 일렬횡대를 만들었다. 스크린에서 영상이 흘러나오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중앙 무대 위 네 방향 스크린, 공연장 천장을 두른 9개 이동식 스크린, 길고 높은 뒤편 메인 스크린 등 공연장 곳곳에서 스크린이 분리되거나 합체하면서 다양한 무대 연출에 큰 역할을 했다. 박효신은 신곡 ‘연인’을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무대 중앙 스크린 안에서 등장했다. 팬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대장’을 맞았다. ‘샤인 유어 라이트’, ‘원더랜드’, ‘별 시’ 등을 쉼 없이 내달렸다. ‘해피 투게더’ 가사를 바꿔 부르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효신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제는 누군가의 손을 잡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러버스는 지금 여기 있는 것 같다”며 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다. 박효신은 그의 음악 소울메이트 정재일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1991년, 찬바람이 불던 밤…’, ‘눈의 꽃‘, ‘야생화’ 등 감성 가득한 노래들이 정재일의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반주와 함께 이어졌다. 이날 공연에선 미발표 앨범 수록곡 ‘앨리스’, ‘V’ 등을 선사하면서 다시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팬들의 손목에서 시시각각 색을 바꿔 빛나는 발광다이오드(LED) 팔찌는 박효신이 이곳에 펼친 우주 속 별이 됐다. 박효신의 이번 콘서트는 오는 5일, 7일, 11일, 13일에 4회 더 열린다. 6회 공연의 예상 관객은 11만명 규모로 체조경기장 역사상 최다 관객 동원이라는 역사를 쓸지 주목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日밴드 ‘글레이’ 25년 만에 첫 내한 지난달 29~30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 모인 8000명의 관객들은 록밴드 글레이(GLAY)와 함께 1990년대로 짜릿한 시간여행을 했다. 멤버들은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전성기처럼 열정을 불태웠고, 관객들은 2시간 동안 열띤 응원을 보냈다. 1990년대 제이록(J-ROCK) 전성기를 이끈 일본 대표 밴드 글레이가 데뷔 25년 만에 첫 내한 공연했다. 오랫동안 이들을 기다린 한국 팬들과 ‘국민 밴드’ 내한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일본 팬들이 나란히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한국 팬들은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지 않았던 그 시절부터 암암리에 해적판 앨범을 구해 듣던 30대 후반에서 40대 사이 오랜 팬들이었다. 일본 팬들 중에는 멤버 히사시처럼 짙은 비주얼록 화장을 하거나, 밝은 금발에 ‘코스프레’ 차림으로 온 관객도 있었다. 데루(보컬), 다쿠로(기타), 히사시(기타), 지로(베이스) 4명의 멤버는 20년 넘게 다져온 호흡으로 탄탄한 공연을 펼쳤다. 공연장을 뒤흔드는 거친 록 사운드 위에 경쾌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유혹’, ‘소울 러브’, ‘비 위드 유’, ‘모어 댄 러브’ 등 히트곡 무대가 이어졌다. ‘윈터, 어게인’, ‘하우에버’ 등 감성적인 곡들은 다채로움을 더했다. 일본에서 공연하는 1만~2만명 이상 규모 아레나급 공연장보다는 작았지만, 팬들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스탠딩석뿐 아니라 지정석 관객들도 2시간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공연을 즐겼다. 데루가 호응을 유도할 때면 모든 관객들이 마치 응원전을 펼치듯 한목소리로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 중간 히사시의 짤막한 콩트가 재미를 더했다. 스태프로부터 소주 한 병을 넘겨받은 히사시는 “잘 먹겠습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고 나서 병째 원샷을 하는 장면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앙코르 무대 전 무대 위로 다시 오른 데루는 팬들이 든 손팻말을 읽기도 했다. 그는 “다시 여기서 만나자”라는 한국어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고 감격한 듯 미소 지어 보였다. 글레이 전성기인 1990년대에는 일본 대중문화에 문을 열지 않아 한국에 올 수 없었다. 2013년 내한공연을 계획했지만 취소돼 다시 6년이 미뤄졌다. 25년 기다림을 2시간의 폭발적인 공연으로 보답한 글레이는 “사랑해요. 또 봐요”라고 말하며 무대 구석구석 관객에게 작별의 손짓을 남겼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對中 수출 10년 만에 최대 감소… 日악재 겹쳐 하반기도 먹구름

    對中 수출 10년 만에 최대 감소… 日악재 겹쳐 하반기도 먹구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세계 교역량 줄어 對中 24%나 떨어져 8개월째 마이너스 반도체 22.5% 감소…석유화학도 13%↓ 정부, 무역금융 공급 확대 등 지원 총력지난달 수출이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대중국 수출 감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이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다. 하반기 수출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나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불안한 휴전’에 합의했지만, 상반기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 수출 지표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5% 감소해 3년 5개월 만에 가장 하락 폭이 컸고, 마이너스 행진도 7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6월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1%가 줄어 2009년 5월(-25.6%)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 3.2%로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47.7%) 이후 증가세가 계속되던 대미 수출도 6월에는 -2.5%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교역량이 줄고 있다”면서 “우리 외에도 4월 기준 중국과 미국, 독일 등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모두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수출 감소와 함께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의 단가 하락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지만, 단가가 평균 23.7% 떨어지면서 수출액이 22.5% 줄었다. 석유화학제품도 물량 기준으로 0.7% 늘었지만, 수출액은 13.0% 감소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은 수요·공급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면서 “다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 성장률 둔화도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관련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수출 전선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을 시작으로 통신기기 등 다른 산업 분야와 관련해서도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본과 우리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일본의 보복) 수위가 ‘사드 사태’ 당시 중국이 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면서도 “수출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전방위 수출 활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하반기 무역금융 공급 확대 ▲신남방·신북방·틈새시장 총력 지원 ▲수출구조 4대 혁신 노력 가속화 ▲5대 수출지원기관 총력지원 체계 재정비 등을 지원책으로 내놨다. 성 장관은 “정부와 수출 지원 기관은 현재의 수출 부진 상황에 대한 엄중한 위기 의식을 갖고 총력지원 체계를 대폭 강화해 모든 수출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수출과 산업현장에 활력을 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G20 효과는 없었다…남·북·미 회동에 밀려 체면 구긴 ‘아베 외교’

    G20 효과는 없었다…남·북·미 회동에 밀려 체면 구긴 ‘아베 외교’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걸었던 정치적 기대는 대단했다. 그 중심에는 오는 21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가 있었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화해시키고, 미국의 이란에 대한 압박을 완화함으로써 국제무대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는다는 계산이었다. ●日언론 1면 독차지한 판문점 회동 그러나 아베 총리가 1일 아침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신문 등 주요 일간지 신문에서 보아야 했던 것은 실망스럽게도 1면에 새카맣게 도배된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뉴스였다. 오사카 G20 정상회의 관련 보도는 폐막한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도 지면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비중이 쪼그라들었다. 결과적으로 아베 총리로서는 ‘절친’이라고 강조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전날 판문점 정상회동과 관련해 호외 2만 2200부를 발행했던 요미우리신문의 경우 ‘북미 정상 판문점에서 회담…미 대통령 처음으로 북한 들어가’라는 제목의 1면 톱기사를 필두로 5개 면에 관련 소식과 화보를 실었다. 아사히신문은 “미 고위 관료가 판문점 회동에 앞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를 전달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아사히 “한일정상회담 안 한 건 실책” 아베 총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허울뿐인 ‘아베 외교’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에도 직면해야 했다. 아사히신문은 30일자 ‘오사카 G20 폐막-아베 외교의 한계를 보였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속은 없이 ‘교언영색’을 하는 데만 치중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는 ‘영원한 이웃’이라고 다가가면서 중요한 이웃인 한국과의 관계 악화를 방치하는 것은 현명한 근린외교라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 “北 김혁철 생존… 하노이 결렬 아닌 스페인대사관 피격으로 문책 받아”

    [단독] “北 김혁철 생존… 하노이 결렬 아닌 스페인대사관 피격으로 문책 받아”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에 대해 억측을 낳고 있는 김혁철 전 북한 대미특별대표는 회담 결렬이 아니라 같은 달 벌어졌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 때문에 북한 당국의 문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철은 2017년 9월까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를 지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일본 외교 소식통은 1일 “김혁철 전 대미특별대표를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 일부에서 보도한 북미 정상회담 결렬 문책에 따른 처형설을 일축했다. 그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습격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졌으니 원인과 경위 파악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면서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대사관의 직전 책임자였던 김혁철이 문책을 받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2014년 스페인 대사로 부임했던 김혁철은 2017년 북한 핵실험 이후 스페인 정부에 의해 추방돼 평양으로 돌아왔고 이후의 후임자는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주요 협상 대표자들이 살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곧 재개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북한 측 라인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기존 통일전선부가 아니라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외무성 라인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해 “상황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남북 및 북미 협상이 서로 연동돼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한때 미 중앙정보국(CIA)의 창구 역할을 했던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의 역할이 중요했다”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서훈 국정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현 국무장관) CIA 국장이 전면에 나섰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대화 기반이 조성돼 있는 만큼 다음 단계에 최적화된 인물에게 역할이 넘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비관세장벽 카드’로 한국 핵심·전략 품목 첫 수출 규제

    日 ‘비관세장벽 카드’로 한국 핵심·전략 품목 첫 수출 규제

    “150개 공정 중 한 곳 차질 생겨도 올스톱” “일본 내 생산물질만 규제하는지 파악을” “정부 3월 경고에도 日 움직임 파악 안해”일본 경제산업성이 1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 국면에 돌입하자마자 국내 주력 산업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조건 처우를 변경하는 쪽으로 자국 시행령을 바꾸는 ‘비관세장벽 카드’를 제시함에 따라 우리 당국과 기업들이 당장 반격 방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선 세 가지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식각(에칭) 공정에 쓰는 불산, 반도체 감광 공정에 쓰는 포토 레지스트,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으로 쓰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다. 이 소재들은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드는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력 산업 공정에 필요하다. 하지만 해당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제조기업과의 접점엔 중소·중견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에서 순도 높은 원료 소재를 들여와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다른 원료를 섞어 제품을 배합하거나 희석한 뒤 이를 대기업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즉 삼성·LG 등 대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사안임에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할 당사자들은 대외 협상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공급 사슬 중 한 지점을 흔드는 방식이어서 관련 산업 전문가와 기업들 사이에서도 수출 규제 파장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지난 5월 일본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넙치·조개류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등 비관세장벽을 활용한 사례가 드물지 않지만 이번 수출 규제는 일본이 한국의 핵심·전략 품목에 대해 비관세장벽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고 규정한 뒤 “중간재 위주의 수출구조를 지닌 한국에 미치는 파장을 주시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150개 공정 중 한 곳에만 차질이 생겨도 전체 공정이 무너진다”며 “일본뿐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과 무역전쟁이 빚어지면 안 되는 이유”라는 얘기가 나왔다. 수출 규제 직격탄을 맞게 된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이 자국 내 생산물질에 대해서만 수출 규제를 하는 것인지 등이 불확실한 상태”라면서 “일본이 어떤 조치를 취한 것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다급함을 전했다. 또 다른 기업 측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이 지난 3월 한국을 상대로 경제제재를 취하겠다고 발언했고 반도체 관련 전략물자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재고 비축 등 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정부가 기업 현황이나 일본 측 관련 움직임을 파악하지 않았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혹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일 ‘강대강’ 무역 충돌… 삼성·SK 재고량 최대 3개월 버틴다

    한일 ‘강대강’ 무역 충돌… 삼성·SK 재고량 최대 3개월 버틴다

    日 수출규제 장기화 땐 생산 차질 불가피 핵심부품 日독점에 공급선 쉽게 못 바꿔 “韓기업 심사 기간 반도체 과잉 재고 처리 가격 협상력 강화로 日업체도 실적 타격”한일 양국이 ‘강대강’ 카드를 내밀며 경제 분야에서도 정면충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소재·부품 재고물량 2~3개월치를 확보하고 있어 오는 8~9월까지 버틸 수 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그 이상 계속된다면 생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일본도 한국시장 비중이 상당해 장기화될 경우 그 부담이 만만찮다. 이에 따라 양국이 경제 보복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가 1일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앞으로 국내 업체들은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인 감광액 포토리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수입할 때마다 개별 건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수입 허가에만 평균 90일이 소요된다. 이 품목들은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제조 과정에서 필수 소재·부품이다.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이미 2~3개월가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상황이라면 이 기회에 반도체 과잉 재고를 털고 갈 수 있어 향후 가격 협상 국면에서 우위에 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화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포토리지스트는 금호석유화학과 동우화인켐 등이, 고순도 불화수소는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국내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의 7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부분의 물량을 일본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산이) 가격과 품질이 우수해 국산화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대영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이 독점하다시피 해 공급선을 바꾸기도 어렵다”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장기화되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가 850억 달러에 이르고 일본이 거둔 흑자가 241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무역전쟁으로 확산되면 양국 모두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간신히 봉합한 상황에서 일본이 판을 깨는 부담을 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다만 아베 신조 정권으로서는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한국과의 갈등 심화가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물러설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단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한일 모두 실제 칼을 겨누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WTO에 제소한 만큼 앞으로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일본이 어떤 논리를 펼칠지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면서 “우리 산업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업계 의견도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포토] 日,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초치된 주한 일본대사

    [포토] 日,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초치된 주한 일본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소재 등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와 관련해 초치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야스마사 대사는 취재진을 피해 지하 4층 주차장을 이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교부로 들어갔다. 2019.7.1 연합뉴스
  • 日,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보복 규제…정부 대응방안 논의

    日,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 보복 규제…정부 대응방안 논의

    일본 정부가 1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이 나온 지 8개월 만에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보복에 나섰다. 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 및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경제산업성은 이번 조치에 대해 “(양국 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놓고 일본 정부가 한국에 해결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태가 진전하지 않자 강경 조치를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3가지 품목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이들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는 우대 조치를 취해왔지만 한국을 우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오는 4일부터 수출규제를 할 방침이다. 우대 대상에서 제외되면 수출 계약별로 90일가량 걸리는 일본 정부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징용 배상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한국에 대한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의 ‘금수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7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이들 소재를 공급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통신기기 및 첨단소재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대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외국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외환법)에 따른 우대 대상인 ‘화이트(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빼기로 하고 시행령(정령)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상에서 제외되면 집적회로 등 일본의 국가안보에 관계된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일본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미국, 영국 등 27개국에 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1일 오전 7시 30분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실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동향과 대응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이날 오후 주관하는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대외적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윤 대변인은 덧붙였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이날 오후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 “떠나자, 고래 잡으러”… G20 끝나자 국제포경위원회 탈퇴

    日 “떠나자, 고래 잡으러”… G20 끝나자 국제포경위원회 탈퇴

    일본이 30일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주도하는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정식으로 탈퇴했다. 일본이 국제기구에서 스스로 나온 것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미 탈퇴 수순은 정해져 있었으나 자국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비난을 의식해 실행을 미뤄 오다 지난 29일 G20 정상회의가 끝나자 바로 탈퇴 선언을 했다. 이에 따라 1일부터 일본 영해와 태평양·오호츠크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등에서 밍크고래, 브라이드고래, 보리고래 등 3종의 포경이 재개된다. 야마구치 시모노세키시와 홋카이도 구시로시에서는 이날 오전 31년 만에 포경선이 출항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이 과거 고래어업의 전진기지였던 야마구치현과 와카야마현 등 아베 신조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정권 실세들의 지역구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1951년 IWC에 가입했지만 미국, 호주, 유럽 등 고래 보호를 주장하는 국가들과 줄곧 마찰을 빚어 왔다. 특히 IWC가 1982년 상업포경의 중지를 결정하자 고래고기 식문화가 발달한 일본은 크게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IWC 총회에서 멸종 위기와 상관없는 고래 어종을 중심으로 상업포경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그러자 12월 “포경 반대 국가들이 과반을 차지하는 IWC에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IWC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일본은 지난해 고래의 생태에 관한 연구를 내세운 ‘조사포경’을 명분으로 남극해 등에서 총 637마리의 밍크고래와 보리고래를 잡았다.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1962년 연간 23만t에 이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연간 3000~5000t으로 줄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포경업계에는 숙원이 실현됐지만 고래고기의 소비 감소로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면서 “특히 호주와 유럽 등 포경 반대 국가를 중심으로 일본의 고래고기 식용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비판이 거세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규제 제품’ 日 의존도 높아…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긴장

    장기화 땐 타격… 정부·업계 긴급회의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을 규제할 것이라는 보도가 30일 나오자 국내 기업들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당장 오는 4일부터 일본 업체들이 해당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한국은 계약별로 일본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통상 신청과 심사에만 3개월 안팎이 걸리는 데다 해당 제품에 대한 대일 의존도가 높은 만큼 큰 타격이 예상돼서다. 정부는 진위 파악에 나서는 한편 업계와 긴급회의를 갖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수급대책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목한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은 모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서 필수적인 소재다. 업계에 따르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90%, 에칭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해 세계 반도체 기업 대부분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이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에칭가스 등은 연초부터 규제 얘기가 나와 재고도 확보돼 있고 당장 조달할 대체재와 대체 거래선도 마련돼 있다”면서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할 수 없고 질이나 양에서 대일 의존도가 워낙 높아 수출 규제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장기화하면 일본은 몇몇 소재 생산업체가 대(對)한국 수출 차질로 제한적인 피해를 보는 정도겠지만, 한국은 다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충격이 더할 수 있다. 제조업은 소재 하나만 빠져도 전체 공정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경제 제재를 기회로 삼아 특정 국가나 기업이 아닌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소재, 장비 수입처 다변화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전면적인 수출 금지가 아니라 절차 강화로 시간이 오래 걸려 물량을 적기에 못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전 물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담당 기업의 한 임원은 “현재 전체 반도체 업계 장비와 부품, 재료의 국산화율은 30~40%에 불과하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일본을 중심으로 한 국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특히 더 큰 문제는 그만큼 일본 기술력이 뛰어나 당장 모든 제품을 대체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보복 조치가 재발해도 타격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이 나서 장기적으로 국내 장비재료 업체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육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오사카성 엘리베이터는 실수” 日아베, G20에서 장애인 홀대 발언

    “오사카성 엘리베이터는 실수” 日아베, G20에서 장애인 홀대 발언

    “메이지 유신의 혼란으로 오사카성 대부분이 소실됐지만, 천수각(꼭대기 망루)은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에 16세기 때 모습으로 충실히 복원됐습니다.” 지난 28일 저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내외 초청 만찬이 열린 일본 오사카성 안 영빈관. 의장국 정상으로서 만찬을 주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사말을 하면서 오사카성을 소개했다. 그러나 말끝에 본심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 커다란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버린 것입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됐다. ‘오체불만족’의 저자로 유명한 오토타케 히로타다 작가는 트위터에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매우 슬픈 기분이 됐다”고 썼다. 인터넷상에서도 “노인들은 계단을 오를 수 없다”, “공생 사회의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내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치러질 패럴림픽를 앞두고 장애인에 대한 인권을 강조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완전히 동떨어진 부적절 발언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내년 도쿄패럴림픽을 개최하는 나라의 총리가 할 말인가“라고 했다. 오사카성 천수각 내부에는 1931년 중건 당시부터 2기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이 가운데 1기는 1997년 이뤄진 보수공사를 통해 최고층인 8층까지 운행이 연장됐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 이 때문에 장애인학교나 휠체어 이용 노약자들도 쉽게 오사카성 천수각을 찾을 수 있게 됐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성곽 고고학자인 센다 요시히로 나라대 교수는 도쿄신문에 “장애가 없는 사람만 복원한 오사카성 천수각에 오를 수 있으면 좋은데, 엘리베이터는 최대의 실수였다고 G20 정상들 앞에서 총리 본인이 당당하게 말했다는 것은 악몽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오사카 G20 정상회의 폐막…‘反보호주의’ 채택 끝내 불발

    日오사카 G20 정상회의 폐막…‘反보호주의’ 채택 끝내 불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29일 오후 ‘오사카 선언’(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의장국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발표한 오사카 선언에는 “열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성이 있는 무역·투자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미국의 반대로 ‘반(反)보호무역주의’나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언급은 빠졌다. ‘반 보호주의’ 문구가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빠진 것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뒤 매년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아왔지만, ‘미국 제일주의’의 보호무역을 기치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지난해 처음 제외됐다. 이번에도 미국을 제외한 19개국 정상들은 오사카 선언에 ‘반 보호무역주의’ 표현을 넣을 것을 주장했지만, 미국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자는 내용도 이번 선언에서 제외됐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은 21세기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이외의 19개국은 이번 회의에서 파리기후협정의 완전한 실시 의사를 재확인했지만, 협정 탈퇴를 밝힌 미국이 강하게 반대했다. 이밖에 오사카 선언에는 글로벌 경제 및 무역과 관련해 “세계경제는 악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무역과 지정학을 둘러싼 긴장이 증대하고 있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이 강하게 주장해 온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대해서는 “WTO 개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정도로 표현됐다. 아베 총리는 오사카 선언과 관련해 “(의장국으로서 초안을 작성하면서) 의견의 공통점을 찾아냈다”고 자평했지만, 처음부터 ‘반 보호주의’가 빠지는 등 의장국으로서 조정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G20 정회원 20개국 수반 21명과 베트남 등 8개국 초청 정상, 유엔 등 9개 국제기구 수장 등 총 38명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당초보다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다. 결국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관세 중단 등 ‘휴전’에 합의하는 성과를 냈다. 내년 G20 정상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인터넷 판치는 극우세력들...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봤더니

    日인터넷 판치는 극우세력들...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봤더니

    극우보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SNS와 게시판 등 인터넷상에서 특정 국가나 지역, 민족에 대해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를 발산하는 일본 네티즌들을 통상 ‘넷우익‘이라고 부른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일본에서 이들의 활동을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본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에는 곳곳에 그들이 올려놓은 혐오와 증오의 글들이 넘쳐난다. 특히 한국의 징용피해자 배상판결과 같은 한일 관계 관련 뉴스 기사들은 어김없이 넷우익의 악성댓글로 도배질된다.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가.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젊은 남성’,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 ‘저학력자’ 등 이미지를 떠올리고 24시간 골방에 틀어박혀 PC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사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연상하지만 정작 그들의 실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파악된 게 거의 없었다. 최근 일본의 진보학자들이 현재 200만~250만명으로 추정되는 넷우익의 실상을 파헤쳐 정리한 ‘넷우익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페이스북 계정을 분석하고 8만명을 상대로 한 대규모 여론조사를 실시해 넷우익의 실체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저자 중 한명인 히구치 나오토(50) 도쿠시마대 교수는 도쿄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목적에 대해 “넷우익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그들의 주장이 어떻게 해서 표출되는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우선 히구치 교수 등은 통상 정확한 실명정보로 활동해야 하는 페이스북의 게시물과 계정 소유자를 분석했다. 분석의 대상으로 정한 것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이에 관련된 약 2500건의 페이스북 게시물들이었다. 일본군의 관여로 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준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느낀다는 발표 내용에 대해 ‘분노한다’, ‘실망이다’ 등 아베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게시물을 올린 1396명을 추려 이들의 계정정보를 분석했다. 그러자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넷우익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고학력인 경우가 많았고 핵심연령대는 30~50대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또는 기업 경영자들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자영·경영자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히구치 교수는 “일본의 지역사회에는 제국주의 전쟁 이전부터 나타난 전체주의 흐름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고,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일수록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들 가운데 인터넷에서 뭔가 주장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넷우익이 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무기나 자위대 등을 좋아하는 ‘밀리터리 오타쿠’의 성향이 있거나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 종교적 활동을 하는 사람 등의 넷우익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8만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어떠한 기질의 사람이 넷우익이 되기 쉬운지에 대해 규명이 이뤄졌다. 객관적으로 학력이나 수입이 낮지 않으면서 본인이 무언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거나 스스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히구치 교수는 도쿄신문에 “넷우익은 민주주의의 또다른 형태”라면서 “그들은 현실세계와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지역활동이나 업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단적인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넷우익의 태동은 일본에서는 유럽처럼 극우정당이 출범하기 어려운 현실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동물원서 원숭이 14마리 집단 탈출…열쇠로 문 열고 도망

    日 동물원서 원숭이 14마리 집단 탈출…열쇠로 문 열고 도망

    일본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 14마리가 집단으로 탈출해 경찰과 소방대원 등이 추적에 나섰다. 일본 ANN과 TBS 등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5분쯤 일본 오키나와현(沖繩縣) 오키나와시(沖繩市) 소재 테마파크 ‘오키나와 어린이나라’(沖縄こどもの国)에서 야쿠시마원숭이 14마리가 집단으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안전을 위해 임시로 문을 닫고 경찰 및 소방대원들과 함께 달아난 원숭이를 추적하고 있다.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들은 사육사가 놓고 간 열쇠로 문을 열고 스스로 우리를 탈출했다. 동물원 측은 같은 날 오전 11시 40분경 14마리 중 2마리를 포획한 데 이어 2마리를 더 붙잡았으나 아직 나머지 원숭이 10마리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지 경찰은 달아난 원숭이들이 마을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야쿠시마원숭이는 일본의 고유종 원숭이인 ‘일본원숭이’(일본마카크원숭이)의 아종이다.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충남 청양 칠갑산 자연휴양림에 난데없이 출몰했던 원숭이가 바로 이 일본원숭이다. 당시 인근 수목원에서 탈출했던 원숭이는 소방당국의 포획 노력에도 끈질기게 도망가다 결국 17일 만에 사살됐다.갑작스럽게 원숭이와 마주쳤을 경우 원숭이의 눈을 계속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먼저 위협하지 않는 이상 원숭이가 달려드는 일은 드물지만, 눈을 마주치고 움직일 경우 순간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야생 원숭이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서식지의 위협을 받은 야생 원숭이들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원숭이의 공격으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2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 삼발 주나바이 지역의 민가에서 생후 한 달 된 영아가 달려든 원숭이 때문에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숭이는 요람에 누워 있던 아기를 습격하고 우유병을 빼앗아 달아났다. 올 들어 원숭이의 공격을 받고 사망한 사람은 삼발 지역에서만 4명에 달한다. 인도에서는 지난 5월에도 야생 원숭이의 잇단 공격으로 사상자가 늘자 성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바드나와르 시민들은 야생 원숭이 때문에 9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했다며 원숭이 단속과 함께 광견병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요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9]이토 “한일관계 붕괴 목전에 두고 있어”

    [2000자 인터뷰 19]이토 “한일관계 붕괴 목전에 두고 있어”

    일본 캐논글로벌전략연구소(CIGS)의 이토 고타로 연구원은 “8월 이후 한국 대법원 징용판결에 따라 원고 측이 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한일관계는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정치 및 외교안보가 전문 분야인 이토 연구원은 “그렇지만 지난 20년간 쌓인 양국의 안보관계 신뢰가 남아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한일의 군사적 공통이익이 적어졌기 때문에 군사교류가 재개될 계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이토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가능성에 日 경고 Q: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한일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A: 어려운 상황이다. 곧 8월, 한국의 광복절이 다가온다. 일본 전문가들은 올 여름까지 한일관계가 변함없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게다가 일본 참의원 선거가 7월 말 있다. 7월, 8월도 그렇지만 여름이 지나면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의 징용판결과 관련해 원고 측이 신청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되면 한일관계는 붕괴될 것이다. 지난 주 외무성 간부도 만약에 현금화에 따른 일본 기업의 피해가 발생하면 한국 정부가 메워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는 일본도 꺼려 Q: 일본 쪽에선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판단을 구해보자는 주장이 한국보다 강하다. A: ICJ에 안건을 가져가면 반드시 일본이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본에 있다. 일본 내 국제법 전문가에 물어보니, 개인청구권에 해석이 역시 애매한 부분이 있고, 지난 4월의 세계무역기구(WTO) 판결에서 예상 밖의 일본 패소가 있었다. 일본 정부도 ICJ에 가져가고 싶지 않은 것 아닌가 싶다. Q: 한일관계 악화가 한반도 및 일본의 군사안보에 미칠 영향은 있는가. A: 일본은 대중국 억제를 위한 군사력을 증강하고, 안보법제화를 마쳤다. 다만 지금 비핵화 문제는 소강상태이다. 미국이 한반도보다 인도·태평양을 보고 있는 일본으로선 나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자위대나, 안보 관계자와 얘기를 해보면 공통적인 게 일본 자위대와 한국군과의 신뢰관계는 살아 있다는 것이다. 즉 군인끼리 생각하는 게 같다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한국군을 동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2년간 학습해 보니, 청와대가 군에 명령하면 어쩔 수 없구나’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정권 이후 한일 안보관계가 강화돼 왔는데 그 20년간 쌓인 신뢰가 아직 남아있다. 군사 인적 교류는 지금도 한일 간에 하고 있다. 군사 훈련은 없어졌는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일본 정치권에서 허용할 리가 없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 양국 군인끼리는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정경두 국방장관은 항공자위대 간부학교에 유학을 한 경험이 있어서 일본말도 잘 하고 현역 항공자위대 간부들도 많이 안다. 한일 간에 군사적 공통이익 적어진 것은 유감 Q: 지난해 가을 한국 해군과 일본 초계기 간 레이더 문제로 군사교류가 사실상 중지돼 있다. 재개될 계기가 있을까. A: 한일 군사 간에 공통의 이익이 적어졌다.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힘들 것이다. 한중관계가 있으니 애매한 상태가 이어지지 않겠나. 日 중앙과 지방, 정치와 민간 온도차 Q: 일본에서 체감하는 한일관계는. A: 한일관계 전문가나 주변 사람들 만나보면 한일관계는 다 포기한 듯한 인상이다. 게다가 한국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 많아졌다. 그와는 달리 한국에 여행 하는 일본인, 일본에 가는 한국인도 많아졌다. 한일의 얼어붙은 정치관계와는 상관없는 현상이다. 지인이 지방 어느 현청의 서울사무소에서 파견돼 일하는데 역시 지방에서는 한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고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고 싶어한다. 아베 신조 정권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지방 창생(創生)인데 그 원동력 중 하나가 관광이다. 즉 한일관계에 있어서 중앙과 지방의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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