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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中 견제 IPEF, 한국 등 11개국 참여한다

    [단독] 中 견제 IPEF, 한국 등 11개국 참여한다

    미국이 추진 중인 중국 견제 성격의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한국을 포함해 11개국 체제로 이르면 다음달 출범한다. 워싱턴DC 현지의 외교소식통은 5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윤석열 당선인 측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미 행정부로부터 IPEF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IPEF 가입은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으로 대표단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우리가 IPEF에 참여한다면 대북 중심의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중순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에 IPEF의 출범을 공식화하는 문건을 보내고 참여를 요청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당시 “IPEF 가입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으로 구상을 밝힌 IPEF는 관세 철폐 등 시장접근을 배제하는 만큼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FTA)과는 성격이 다르다. 회원국들이 무역 촉진·디지털 경제 및 기술표준·공급망 회복력·탈탄소화 및 청정에너지·인프라·노동표준 등 6개 분야에서 각각의 협정을 만든다. 협정은 국회 비준을 받는 조약 형태를 배제해 추진 속도가 빠르다. 바이든 행정부는 IPEF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인도태평양) 지역의 무역 질서를 미국과의 동맹 중심으로 재편해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넓힐 전망이다. 실제로 IPEF에는 노동·환경·윤리 표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배제하는 방안이 들어 있는데 인권탄압이나 환경 문제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다. IPEF는 우선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6개국의 참여로 시작될 전망이다. 해당 문건을 받은 나라 가운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은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가입 여부를 늦출 것으로 전해졌다.
  • 日 영화계 ‘미투’ 천재 영화감독의 추악한 민낯

    日 영화계 ‘미투’ 천재 영화감독의 추악한 민낯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함께 2000년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며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소노 시온(61)이 여배우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화 ‘차가운 열대어’ ‘러브 앤 피스’ ‘고스트랜드’ ‘두더지’ ‘리얼 술래잡기’ ‘지옥이 뭐가 나빠’ ‘자살클럽’ 등을 만든 소노 시온의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용기를 내 증언에 나섰다. 일본매체 ‘주간여성 프라임’에 따르면 여배우 카구라자카 메구미를 아내로 둔 소노 시온은 자신의 작품에 출연하는 여배우 A를 불러내 성행위를 강요했고, 배우가 거절하자 다른 여배우를 불러 A 앞에서 성행위를 했다. 놀란 A를 조감독이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러브호텔로 데리고 가려고 했다. 소노 시온은 평소 “여배우들이 나와 일하길 바라기 때문에 내 방에 들른다”, “주연 여배우에게는 대부분 손을 댔다” 등의 발언을 했다. 여배우 B 역시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소노 시온이) ‘나는 많은 여배우에게 손을 댔다. 손을 댄 사람에게는 일을 주기에 다른 감독들과 다르다’고 말하더라”라고 밝혔다. 소노 시온과 관계를 맺었다는 B는 그가 비정상적 성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B는 “소노 시온이 ‘남자친구가 있으면 남자친구한테 전화하면서 하고 싶다. 없으면 나를 위해 남자친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다른 여배우는 소노 시온이 자신 앞에서 매니저와 성관계를 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소노 시온은 이같은 보도와 관련 “모르겠다. 말도 안 된다”는 답변만 할 뿐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성 감독·배우 성폭력 가해 폭로 사사키 히로히사 감독은 SNS를 통해 “소노 시온의 악행은 모두 알고 있었고 제작진들에게 알렸으나 방치하고 악행을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영화 감독 사카키 히데오(51)가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간문춘은 사카키 히데오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여성들은 과거 사카키 히데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그가 알몸 사진까지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기혼인 사카키 히데오는 4명의 여성 중 3명과의 성관계를 성폭력이 아닌 합의된 관계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불륜행위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사과를 했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새 영화 ‘밀월’의 3월 25일 개봉은 취소됐다. 남배우 키노시타 호우카가 여배우들에게 연기 지도라는 명목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호우카는 이 보도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지하고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일본 영화계는 최근 계속되는 ‘미투’ 폭로와 관련 “불행히도 훨씬 이전부터 반복된 행위들”이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 민간인 학살 러시아 손 봐야 하는데…에너지 제재 망설이는 日

    민간인 학살 러시아 손 봐야 하는데…에너지 제재 망설이는 日

    일본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추가 제재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다 근교에서 러시아의 집단학살 증거가 나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사실상 남은 가장 강력한 제재인 ‘에너지’ 제재는 일본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살해는 국제인도법 위반이자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추가 제재는)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연계해 적절하게 시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6일부터 8일까지 G7 외교장관회담 참석 차 벨기에를 방문한다. 일본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어떤 제재를 할지가 문제로 꼽힌다. 일본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사실상 포기했을 정도로 미국 등과 함께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이었다. 일본이 해 온 러시아 제재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자산 동결, 러시아에 관세 특혜를 없애는 ‘최혜국 대우’ 철회 등이다. 추가 제재로 부상하는 것은 에너지 분야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지금처럼 다 같이 제재에 동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천연가스의 9%, 원유의 4%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러시아 사할린 자원 개발 사업권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에너지 제재를 해봤자 사업권을 중국에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독일과 프랑스 등이 에너지 제재에 나서면 일본도 이를 피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제재보다는 금융 제재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자산 동결 대상에 추가하거나 농산물 수입 금지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
  • 日전문가 “일본 전역 대지진 발생 가능성 더 커진 상태”...‘규모4’ 이상 잇따라

    日전문가 “일본 전역 대지진 발생 가능성 더 커진 상태”...‘규모4’ 이상 잇따라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규모(M) 4’ 이상의 지진이 잇따르고 있어 향후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일본 일간지 닛칸겐다이가 6일 보도했다. 닛칸겐다이는 이날 기사에서 지난 1주일 중 3일간이나 간토(수도권), 간사이, 도호쿠 등 전국 각지에서 규모 4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지바현 북서부와 교토부 남부에서 각각 규모 4.7과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이달 2일에는 이바라키현 북부에서 규모 4.4 지진이 일어났다. 다시 이틀 후인 4일에는 이시카와현 노토반도(규모 4.3), 후쿠시마현 근해(규모 5.1), 지바현 북서부(규모 4.7)에서 각각 지진이 관측됐다. 지난 1주일 간 지진이 일어난 지역은 수도 도쿄가 포함된 간토 지방(지바현·이바라키현), 간사이 지방(교토부), 호쿠리쿠 지방(이시카와현), 도호쿠 지방(후쿠시마현) 등 전국에 걸쳐 분포돼 있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을 제외하면 진원이 20~60㎞로 깊어 흔들림이 광범위하게 감지됐다. 닛칸겐다이는 “규모 4는 큰 피해는 나오지 않는 수준이지만, 이러한 현상이 전국적으로 일어나면 불안감이 확산하게 된다”면서 “최근 잇따른 지진은 태평양의 통가, 파푸아뉴기니 화산 폭발의 원인이 된 태평양판의 움직임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지바현과 이바라키현 지진은 태평양판에 의해 북아메리카판이 눌리면서, 교토부 지진은 태평양판이 필리핀판을 압박하면서 유라시아 판에 영향을 미쳐 일어난 내륙형 지진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쓰메이칸대 환태평양문명연구센터 다카하시 마나부 특임교수는 “각각의 판에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상태여서 앞으로 지진의 강도는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에 따르면 거대한 해구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는 통상 내륙직하형 지진이 발생한다. 그는 “현재 전국적으로 내륙부 지진이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의 경향에 비쳐볼 때 동일본대지진(규모 9.0)과 같은 거대 해구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는 자주 내륙형 지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댐며 “거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2011년 도호쿠 근해에서 발생해 1만 8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해구형 지진인 동일본대지진은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규모 7.3), 2008년 이와테·미야기 지진(규모 7.2) 등 내륙 직하형 지진에 뒤이어 발생했다.닛칸겐다이는 “지난달 16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며 “당국은 앞으로 거대한 해구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방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관방장관 바쁜데 겸임 가능한가”…日 백신담당 장관 경질 논란

    “관방장관 바쁜데 겸임 가능한가”…日 백신담당 장관 경질 논란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책임지는 ‘백신담당상’(장관) 자리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호리우치 노리코 전 백신담당상은 지난달 31일 퇴임했다. 호리우치 전 백신담당상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책임지는 올림픽상을 겸임했는데 이 올림픽상의 존치 기한이 지난달 말까지였기 때문이다. 올림픽상 기한 종료에 따라 각료(장관) 정원이 20명에서 19명으로 1명 줄어들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올림픽상과 겸임이었던 백신담당상도 같이 임기가 종료됐고 호리우치 전 담당상이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만 봤을 때 정상적인 임기 종료로 보이지만 실상은 호리우치 전 담당상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부터 사실상 ‘경질’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만 56세로 시아버지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 출신이자 4선 중의원(하원) 의원인 호리우치 전 담당상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시 발탁된 젊은 인재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방어의 정점으로서 존재감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올해 초 일본의 3차 백신 접종률이 한자릿수에 머물자 요미우리신문은 “백신담당상의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리우치 전 담당상이 야당 질의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이 대신 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전임 고노 다로 전 담당상이 24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 수를 자랑하며 트위터를 통해 백신 접종을 홍보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닛폰TV는 “호리우치 전 담당상은 공무원들에게만 일을 맡기고 자신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아 일 처리에 문제가 많았다”며 “3차 백신 접종률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이를 내버려둘 경우 그를 임명한 총리에게도 책임이 이어지기 때문에 임기 만료를 이유로 실질적으로 경질한 것”이라고 밝혔다. 5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3차 백신접종률은 43%로 아직 접종 대상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호리우치 전 담당상이 물러난 이후다.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업무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에게 겸임하도록 했다. 하지만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하루 두 차례 정례 기자회견을 하는 데다 내각의 2인자로서 부처 간 조율 등 업무가 과중한데 백신 업무까지 추가시키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시다 총리 이전 스가 요시히데 총리 시절 백신담당상을 맡았던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은 4일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마쓰노 관방장관이 정말 바쁜데 백신 실무를 담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인 시라토리 히로시 호세이대 대학원 교수는 “7번째 재확산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백신 접종)를 관방장관에게 겸임시킨 기시다 총리의 판단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징용·위안부 갈등 극복, 퇴행적 역사수정 기반 흔들어야”

    “징용·위안부 갈등 극복, 퇴행적 역사수정 기반 흔들어야”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3월 29일, 내년 4월부터 사용할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역사·사회 과목의 검정 결과를 분석해 보니 합격한 교과서는 현재 한일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역사 문제의 기술을 대부분 일본 정부의 견해에 맞춰 수정했다. 예를 들면 ‘일본군 위안부’, ‘종군 위안부’는 ‘위안부’로 표기하고 노무 동원에서 ‘강제 연행’은 ‘관 알선’(官 斡旋), ‘징용’ 등으로 바꿨다. 한마디로 일본군의 관여나 동원의 강제성을 감춘 인상이 짙다. 또 ‘다케시마’(독도)에 관한 기술이 대폭 늘었는데 ‘일본의 고유 영토’, ‘한국의 불법 점거’,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데 한국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케시마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인데 한국이 무력으로 침범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일본 정부는 2014년 교과서 검정기준을 개정해 ‘근현대사에서 논란이 있는 사항을 교과서에 기술할 때는 정부의 통일적 견해에 따르도록’ 명시했다. 2018년에는 각 교과의 학습 목표·방법을 규정한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해 ‘다케시마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주장을 좀더 적극적으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2021년에는 각료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종군 위안부’는 사실에 맞지 않으므로 ‘일본군’, ‘종군’을 떼어 ‘위안부’로 표기하고 ‘강제 연행’은 여러 형태의 노무 동원을 표현하는 데 적절하지 않으므로 달리 기술하라고 결의했다. 국무회의가 역사 용어까지 지정하는 결기를 보였으니 합격(생존)에 목을 맨 교과서 편집진이 정부 견해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검정 결과는 일본 정부의 이른바 역사수정주의가 마침내 교과서에도 강하게 반영됐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역사수정주의는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기존 시각의 잘못을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한다. 나아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고 사료 분식(粉飾) 등을 통해 억지 주장을 펴기도 한다. 역사수정주의는 정설의 허점을 보완해 다양하고 풍부한 역사상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인하는 언설에서 보듯이, 반동(反動)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기능하는 경우도 많다. 네오나치의 역사수정주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 정부가 교과서의 용어까지 국가 위신에 맞게 수정하거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신청에서 한국인의 강제 노동을 무시하는 처사 등은 일본이 전후 60년 동안 애써 이룩한 역사 인식의 개선을 허물어트리는 퇴행적 역사수정주의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일본에서 역사수정주의가 공세를 강화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일본은 전후 50년 무렵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의 확립에 걸맞게 역사인식도 진화해 한국에 대한 침략과 지배를 사죄·반성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다(1995년 8월의 ‘무라야마 담화’와 1998년 10월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위안부에 대해서도 모집·이송·관리 등이 감언·강압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고 일본군이나 관헌이 그 과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1993년 8월 ‘고노담화’). 역사 교과서는 요령껏 침략과 지배를 비판적으로 꽤 많이 기술했다. 모든 중학교 역사 교과서가 위안부를 다뤘다(1996년 6월 ‘교과서 검정’). 역사 인식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일본이 한국에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 셈이다. ●아베 등장으로 역사전쟁 가열 일본의 우파 세력은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를 사죄·반성하는 역사관이 주류를 형성하는 데 큰 불안을 느꼈다. 국회의원들은 잇달아 역사 관련 모임을 결성하고 정부에 ‘자학사관’(自虐事觀)을 시정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특히 중학생에게까지 위안부를 가르칠 필요가 있는가를 집중 어필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넓혀 갔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 의원이 선봉에 섰다. 그는 시종일관 역사수정주의를 부추겼는데 그 캠페인에 힘입어 두 번이나 총리를 지냈다. 우파 정치 세력과 연대한 지식인 그룹은 아예 일본의 찬란한 역사를 부각시키는 역사 교과서 편찬에 나섰다. 이들이 만든 중학교 ‘새 역사 교과서’는 2001년 문부과학성 검정에서 합격해 교육현장에 보급됐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제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2007년 8월)에서 법적 기반을 가지고 교육현장에 침투했다. 먼저 헌법과 쌍벽을 이루며 학교교육의 틀과 방향을 규정하는 교육기본법을 처음으로 애국·애향·전통·영토를 중시하는 쪽으로 개정했다(2006년 11월). 그리고 이에 맞춰 각 교과의 학습 내용·방법을 지시하는 학습지도요령을 차례로 개편해 나갔다. 역사수정주의는 민주당 정권 때 간 나오토 전 총리의 ‘한국병합 100주년 담화’(2010년 8월)를 전후해 잠깐 주춤했다가 곧이어 등장한 자민당의 제2차 아베 정권(2012년 12월~2020년 9월)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장했다. 제2차 아베 정권은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공언하면서도 그 실질을 잇달아 훼손했다. ‘고노 담화’를 검증해 한국 정부와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깎아내리고(2014년 6월) ‘전후 70년 담화’(2015년 8월)에서는 식민지지배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정부의 역사관에 맞춰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고 역사용어를 수정한 처사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1965년 6월)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강변하며 수출규제 등의 보복조처를 감행했다(2019년 7월). 어느덧 역사수정주의가 한국에 대해 역사전쟁을 밀어붙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본회의 등 우파 정치단체와 산케이신문 등 우파 언론이 이를 적극 지원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20년 이상 계속된 경제침체로 의기소침해진 국민에게 ‘치유의 내셔널리즘’으로 기능했다. 그리고 국력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볼 때 수직적 보완관계에서 수평적 경쟁 관계로 치고 올라온 한국을 폄하하고 혐오하는 ‘배타적 내셔널리즘’을 심어 주었다. 바꿔 말하면 치솟던 일본의 위상이 한풀 꺾이자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는 심정으로 정부와 국민이 서로 밀고 당기며 역사수정주의에 매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가 국민 전체를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절반가량은 여전히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사죄·반성하는 역사 인식을 견지한다. 국제 여론도 비판적이다. 미국 하원 등은 위안부 문제 왜곡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2007년 6월) 세계 역사학자 187명은 아베 전 총리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2015년 5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의 위안부 문제 책임 회피 중단과 교과서 기술을 권고했다(2016년 3월). 한국 정부와 국민은 반일 캠페인으로 역사전쟁에서 맞불을 놓았다. 따라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가 계속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아베 정권도 막을 내렸으니, 한국과의 역사전쟁도 점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터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먼저 일본과 징용·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대결을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되 대위변제나 제3국의 중재 또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서라도 역사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진지하게 타협하며 신뢰를 쌓는 게 필요하다. 곧 역사수정주의가 발호할 수 있는 기반을 허물라는 뜻이다.●역사공동연구 재개 바람직 정부의 노력과 함께 민간에서는 역사 공동연구와 공통교재개발을 재개하는 게 좋겠다. 역사 문제는 한두 번의 성명이나 재판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역사 인식에서 상호 공감이 생길 때 비로소 실마리가 풀린다. 따라서 국민끼리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역사대화를 꾸준히 광범하게 지속하고, 그 결과를 교재로 제작해 함께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국교정상화(1965년 12월) 이래 한일 관계의 역사를 교류협력의 관점에서 재정립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두 나라는 각고의 노력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균등·균질의 선진 국가를 건설했다. 이런 위대한 성취를 서로 직시해 높게 평가하고,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는 데 유용한 역사관을 수립해야 한다. 성찰에 기초한 긍정적 한일관계사상(韓日關係史像)의 구축이야말로 일본의 퇴행적 역사수정주의를 근본적으로 넘어서는 진정한 지름길이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 밀 가격 1년 만에 61% 급등… 日편의점 도시락값 15% 뛴다

    밀 가격 1년 만에 61% 급등… 日편의점 도시락값 15% 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전쟁으로 생산 및 수출이 어려워지자 빵과 국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5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밀 선물 가격은 t당 371.2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1% 상승했다. 지난달 7일 밀 선물 가격은 지난 연말보다 약 68% 상승했다. 밀 가격 상승의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 국가이고 우크라이나는 수출 세계 5위국이다. 이 두 나라는 밀 외에도 보리·옥수수 등을 수출하기 때문에 전쟁이 길어질수록 세계 식량 위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재에 대한 맞불 조치로 오는 6월 말까지 밀 등의 곡물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발 밀 가격 상승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빵을 주식으로 하는 중동 국가들이다. NHK에 따르면 이집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의 70%를 수입하고 있다. 터키는 그보다 많은 80%를 의지하고 있다. 레바논은 우크라이나에서 밀을 70%나 수입하고 있는데 러시아 침공 이후 수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레바논 경제·무역부에 따르면 밀 재고분은 앞으로 1개월 정도인데 수입 대체지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밀 부족 현상은 아니지만 가격 상승으로 가계 경제에 타격을 입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대표 상품인 도시락과 빵 등 60개 자체 상품 가격(소비세 부과 전)을 2~15%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패밀리마트는 5일부터 주력 상품인 크로켓과 프라이드치킨 등 튀김 상품을 소비세 포함 3~12% 인상했다. 패밀리마트는 도시락과 샐러드 등의 상품도 최대 15% 인상한다고 밝혔다. NHK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물류 비용이 상승해 편의점 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저소득층이다. 일본 싱크탱크인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연수입 300만엔(약 2960만원) 가구에 세금 부담이 3%가량 증가한 것과 같은 충격”이라고 분석했다.
  • 우린 32개국 대표 강남 홍보단

    우린 32개국 대표 강남 홍보단

    서울 강남구가 세계 32개국 출신의 ‘강남구 외국인 명예홍보단’을 출범했다고 5일 밝혔다. 2011년부터 국내 거주 경험이 있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명예홍보단을 운영해 왔던 구는 올해 3월 공개모집을 통해 미국, 일본, 필리핀, 러시아 등 세계 32개국 출신 43명을 명예홍보단으로 선발했다. 구는 지난달 31일 43명 중 18명의 단원이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열고 위촉장을 수여했다. 홍보단은 매월 강남 명소투어, 문화체험 등 미션을 수행하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국민에게 강남을 홍보하는 민간 마케팅 요원으로 활동한다. 구는 홍보 미션 완료자에게 매월 소정의 상품을 지급한다. 홍보단은 강남구가 주최하는 공연, 전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도 받는다. 홍보단의 활동 기간은 오는 12월까지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민선7기 강남구는 외국인관광객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해 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인 CNN 광고를 진행했으며, 글로벌콘텐츠 ‘강남 인사이더스 픽스’를 27개국에 매주 방영하고 있다”며 “해외방송과 ‘외국인 명예홍보단’ 운영 등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글로벌 도시 강남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 “무방비 여성 보고 싶었다”...日자위대원, 심야 女숙소 도촬하다가 결국

    “무방비 여성 보고 싶었다”...日자위대원, 심야 女숙소 도촬하다가 결국

    일본 해상자위대 제21항공군(지바현 다테야마시)은 지난 4일 도촬을 위해 여성 자위대원들 숙소에 몰래 침입한 혐의로 다테야마 항공기지대 소속 남성 자위대원 A(20대)씨에 대해 정직 4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5일 지바신문 등에 따르면 ‘해사장’ 계급의 A씨는 지난해 6월 16일 오전 3시 30분쯤 당직를 근무를 하던 중 여성 동료들의 자는 모습을 몰래 촬영하기 위해 여성 숙소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창고 창문을 통해 여성 숙소에 들어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침입 사실이 발각되자 달아났다. 그러나 피해 여성들이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여성 숙소에 들어가 도촬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무방비 상태에 있는 여성의 모습을 몰래 보고 싶은 충동이 있었다. 커다란 민폐를 끼친 데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며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1항공군 관계자는 “대원들에 대한 복무지도와 교육을 더욱 철저히 실시하고 동일 사안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여성들을 도촬한 범법자에 대해 자위대 당국이 ‘정직 4개월’의 징계 조치를 한 데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것은 체포(구속)해야 마땅한 사안인데도 실명도 공개하지 않은 채 고작 4개월 정직 처분으로 넘어가려 한다”며 “만일 민간인이었다면 100% 구속 및 실명보도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자위대 숙소 내부의 사건이라고 해도 여성을 몰래 촬영할 목적으로 불법침입을 했는데, 4개월 정직으로 넘어간다면 일반 사회에 이러한 범죄 행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만행을 언급하며 “전시도 아닌 평시에 이런 최악의 행위를 할 정도라면 만약 전쟁이 나면 이런 남자들이 무슨 짓을 할지 무섭고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 日 의원들 “한국 대통령 바뀌니 한일 관계 개선 기대”

    日 의원들 “한국 대통령 바뀌니 한일 관계 개선 기대”

    일본 국회의원들이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자고 의견을 모았다. 5일 NHK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은 이날 국회에서 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여당인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자민당의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은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새로운 정부가 출발하게 된다”며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서로 공통의 인식을 갖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대통령이 바뀜으로써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날 총회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한일의원연맹 소속 한국 국회의원과 상호 방문하는 기회를 갖는 등 한국 정권 교체를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에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일본 국회의원들도 뜻을 함께하면서 양국 관계가 진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한일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반드시 개선이 되고 과거처럼 좋은 관계가 시급히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 고위급 협의채널 가동으로 한일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추구하겠다는 정책 구상을 밝혔다.
  • “일본 엔화 가치 급락은 국력 저하 때문...가계경제 비상” 日교수의 경고 [김태균의 J로그]

    “일본 엔화 가치 급락은 국력 저하 때문...가계경제 비상” 日교수의 경고 [김태균의 J로그]

    “경제의 힘이 떨어지면서 일본이 ‘엔저’(엔화 약세)의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엔저의 영향으로 에너지, 식료품 등 가계의 생활필수품 지출이 늘어나면서 여가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늘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패턴이다.”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쇠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민간 경제연구소 출신의 대학 교수가 일본 경제가 직면한 ‘내우외환’ 위기를 재삼 경고하며, 어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마카베 아키오 호세이대대학원 교수(정책창조연구과)는 최근 경제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일본경제가 역량 부족에 빠진 진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마카베 교수는 미즈호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등을 지낸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다. 마카베 교수는 “일본에서 전력요금과 식료품 등 재화·서비스의 가격 상승이 뚜렷하다”며 “그 배경이 되는 것은 일본 경제의 역량 저하”라고 진단했다. “일본 경제의 힘이 저하되면서 국제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가속하고 있다. 환율은 ‘통화의 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한 나라의 대표적인 ‘국력’ 지표다. 일본의 역량이 떨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엔화는 지난달 말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25엔에 거래되는 등 통화 가치가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달러·엔 환율은 115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은 가파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 국제유가의 경우 달러화 기준으로는 지난해 인상률이 75% 수준이지만 엔화를 기준으로 하면 거의 100%에 이른다. 최근 우크라이나 위기에 따른 에너지, 희소금속, 목재,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나쁜 엔저’의 일본 경제 전반에 대한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마카베 교수는 이런 요인들을 들어 “무역수지가 적자에 빠지고 일본 기업이 구매경쟁에서 외국 기업에 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내외 금리차 때문에 당분간 엔화 약세의 압력은 높게 유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경제의 역량이 쇠퇴한 것은 1990년 이후 빠르게 전개된 글로벌화에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화로 세계는 빠르게 분업화의 흐름으로 나아갔다. 미국의 애플이 소프트웨어의 설계·개발에 집중하면서 제품의 조립 및 생산은 대만·중국 등지 기업에 위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사업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미국에서는 이른바 ‘GAFAM’(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가 탄생했고, 중국에서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급성장했다.”하지만, 일본에서는 ‘변화에 대한 대응’보다는 ‘고용 보호’를 우선하는 분위기가 더 강했다. 여기에는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거품) 경제’ 붕괴가 일본 사회에 가져다 준 충격의 영향이 컸다. “급속한 자산가격 하락과 경기 둔화로 기업들은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에 지나치게 몸을 사렸다. 그 결과 ‘기존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의 전환이 지체됐다. 세계적인 히트 상품의 탄생도 지연됐다. 많은 사람이 갖고싶어 하는 신상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은 높아질 수가 없다.” 버블경제 붕괴의 후폭풍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등에 대한 구조개혁이 시급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나치게 고용 유지를 중시하며 오히려 1997년까지 공공사업을 더 늘렸다. “언젠가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부터 본격화된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의 ‘아베노믹스’(아베+경제학)는 막대한 자금을 시중에 풀며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대대적 금융 완화에 나섰다. 당시 미국은 경제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었다. 이로 인해 나타난 ‘달러 고(高)·엔 저(低)’ 현상은 수출주도형 일본 기업의 실적을 호전시켰다. 하지만, 이는 일본 경제가 회복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시장에 주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중요했던 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본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정체 상태를 지속했다. 이런 가운데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경제의 체력을 크게 악화시켰다.”마카베 교수는 “현재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경제 효율성을 높여주는 확고한 정보기술(IT)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다”며 “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지 않고 급여도 늘어나지 않으면서 경기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가 직면한 실물경제의 위기는 수입 물가는 ‘근래에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치솟고 있는 반면 수출은 주력인 자동차산업 등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일본의 국내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경제를 떠받쳐온 자동차 산업은 ‘전기자동차(EV)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 마카베 교수는 “경제의 역량이 저하되는 가운데 엔화 약세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곡물, 전력요금, 기름값 등 생활필수품과 필수서비스의 가격은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력발전을 위한 가스의 수입과 비축이 감소하면서 전력공급의 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가계경제는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 日언론 “K방역은 무너졌다” 비난…‘물 백신’ 유언비어 이은 폄훼

    日언론 “K방역은 무너졌다” 비난…‘물 백신’ 유언비어 이은 폄훼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언론이 한국의 ‘K방역’에 잇단 호평을 내놓는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연일 한국의 방역 체계를 폄훼하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달 31일 보도에서 “한국은 홍콩 등지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뉴질랜드 모두 백신 접종률이 매우 높다. 이들 국가는 결정적으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높은 환자와 노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이들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자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사망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30일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이 된 감염병)으로 전환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의 방역 성과를 깎아내리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무너진 K방역-세계 최다 수준의 감염에도 규제 완화를 계속하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놨다. 신문은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17일 기준 62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의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중증 위험도가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과 자영업자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한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세계 최다 수준이다. 문 대통령도 K방역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일일 확진자 수가 60만 명대에 올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언론은 줄어들기 시작한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 추이와 사망률 등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일본 언론이 한국의 방역 체계에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8일 산케이신문의 석간후지는 ‘악마의 발상으로 코로나 감염을 폭발시킨 문재인 정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지옥의 상황’에 놓여 있으며, 한국의 방역정책은 ‘악마의 발상’이라고 원색적으로 매도했다. 이 기사에는 ‘화장장은 펑크 난 상태…물백신 의혹도…일찍이 일본의 방역대책을 바보 같다고 야유’라는 부제가 달렸다. 해당 매체는 “문재인 정권이 음식업종이 많은 자영업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오미크론의 만연이 시작됐는데도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한 것이 대확산의 최대 이유”라면서 “물론 이는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당선시키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이용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늘더라도 자영업자의 표를 많이 얻어 선거에 이기는 편이 낫다고 하는 ‘악마의 발상’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백신 접종에 대해 터무니 없는 유언비어도 갖다 붙였다. 해당 매체는 한국이 높은 3차 백신 접종률에도 감염자가 많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백신 확보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접종률을 (억지로) 높이기 위해 생리용 식염수로 희석한 백신을 접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가별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지난달 21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의 누적 치명률은 1.22%지만, 한국은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인 0.13%다. 영국(0.8%) 독일(0.65%) 프랑스(0.58%)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일본의 치명률은 0.44%로, 한국보다 3배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속보] “바이든, 미 신형 순항 핵미사일 개발 중단”

    [속보] “바이든, 미 신형 순항 핵미사일 개발 중단”

    트럼프 행정부 추진 핵미사일 개발 계획 철회“적국 핵사용 억제 다양한 핵전력 유지 중”“핵미사일 비용 많이 들고 우선도 떨어져”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조치를 이끌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형 순항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보도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소형 핵탄두 배치는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추진된 “신형 순항 핵미사일 개발 계획이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적의 한정적인 핵 사용을 억지하기 위한 다양한 핵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신형 순항 핵미사일은 우선도가 떨어진다며 개발 계획이 중단된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탄도미사일보다 정밀도가 높은 순항 핵미사일을 새로 개발해 주로 잠수함에 탑재할 계획이었다. 도시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아닌 적국의 군사 시설이나 중요 시설에 대한 한정적 공격을 염두에 둔 핵무기였다.미, 중러 억지력 확보 위해SLBM 소형 핵탄두 배치는 계속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 핵탄두의 배치는 계속할 방침이다. 미 해군은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미 국방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신형 순항 핵미사일 개발이 중단된 이유에 대해 “SLBM에 탑재되는 소형 핵탄두가 억지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핵탄두 탑재 SLBM을 증강 배치하면 순항 핵미사일을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충분한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결정에 대해 “핵 군축을 호소하는 여당(민주당) 리버럴(자유주의) 세력을 배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안보 강화” 바이든, 우크라 사태 중 공격형 잠수함 취역식 첫 참석 승선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2일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 취역식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델라웨어함은 지난 2020년 4월 취역해 실제 가동 중이지만,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식 취역식을 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실제 취역 2년 만에 공식 행사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까지 참석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윌밍턴항에서 열린 취역식 연설에서 “총사령관으로서 나는 국가가 위험한 길로 보낸 군대를 준비하고, 장비를 갖추고, 또 그들이 돌아왔을 때 그들과 그 가족을 돌보는 것이 우리의 신성한 의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잠수함을 델라웨어로 명명한 것을 거론하며 “우리 국가에 자랑스럽게 봉사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오랜 전통의 일부”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잠수함에 직접 승선하기도 했다.
  • ‘파친코’에 日 일부 네티즌 “한일합병, 韓 경제성장에 도움” 왜곡

    ‘파친코’에 日 일부 네티즌 “한일합병, 韓 경제성장에 도움” 왜곡

    “日 주요 매체, ‘파친코’ 평가 유보중”“애플재팬, 1000억원 들인 드라마 홍보 자제”“파친코 열풍, 일본 가해 역사 알리길”재일동포 수난사를 그린 드라마 ‘파친코’에 일본 일부 네티즌의 왜곡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4일 SNS에서 “외신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SNS에서 ‘한국이 새로운 반일 드라마를 세계에 전송했다’, ‘한일합병은 한국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역사가 왜곡된 드라마’ 등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서 교수는 “일본 네티즌의 반응은 글로벌 OTT를 통해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현상이다”라며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를 통해 국경의 벽을 허무는 OTT의 힘을 일본 네티즌들 역시 잘 알기에 두려워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일본 내 주요 매체들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애플 재팬은 1000억원이나 들여 제작한 이 드라마의 예고편을 일본 내에 공개하지 않는 등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파친코’의 세계적인 열풍이 일본의 가해역사를 전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리는데 도움되길 바란다”고 했다. 파친코는 재일조선인 4대 가족의 삶을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달 25일 공개됐다. 드라마는 일본의 쌀 수탈·강제노역·‘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에 탄압받던 조선인 모습을 담았다. 또한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도 다뤘다. 미국 매체 롤링스톤은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했다”고 평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다”라고 했고, 포브스는 “한 여성의 강인한 정신을 담은 시리즈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보석이다”라고 호평했다.
  • 소녀상, 도쿄에 앉는 데만 7년… 협박에도 함께 앉은 1600 日양심

    소녀상, 도쿄에 앉는 데만 7년… 협박에도 함께 앉은 1600 日양심

    “‘평화의 소녀상’을 보고 일본이 과거 잘못했던 일을 알게 돼 부끄럽습니다. 이 전시회를 둘러싸고 저렇게 시끄럽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지난 2일 일본 도쿄도 구니타치시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不自由)전 도쿄 2022’ 관람을 마친 70대 남성이 이같이 말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 남성에게 전시회 소감을 묻는 내내 전시회장 밖에서는 일본 우익 인사들의 전시회 반대 시위가 확성기를 통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도쿄에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전시된다. 7년 만에 열린 이번 전시회는 1600명분의 입장권이 모두 매진되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표현의 부자유전·도쿄실행위원회’(실행위)는 지난해 6월 도쿄 신주쿠구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우익 단체의 협박으로 장소 대여가 어려워지면서 전시회를 열지 못했다. 앞서 2019년 8월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하려 했지만 이 역시 협박 때문에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7월 나고야에서도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전시가 중단된 바 있다. 실행위는 도쿄도 중심부로부터 떨어진 구니타치시와 100여회 협의 끝에 겨우 전시회를 열기로 했지만 우익의 방해는 계속됐다.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구니타치시 측에 100여건에 달하는 항의 전화 및 메일이 쇄도했다. 이날도 ‘일본을 향한 모멸과 차별전인 표현의 부자유전을 중단하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시위를 하는 일본 시민, 전시장 진입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저지당한 우익 등으로 전시회장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전시회 개최를 지지하는 뜻 있는 일본인들이 전시회장을 지켰다. 240명의 자원봉사자와 60명의 변호사가 힘을 합쳐 전시회 개최를 도왔다. 또 전시회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도쿄는 파시즘에 반대한다’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우익 시위에 항의했다.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는 “전시회가 협박 때문에 열리지 못한다면 이는 일본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전시회에는 16명의 작가가 제작한 수십 점의 작품이 소개됐다.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도비’ 등 한국과 관련된 작품들도 다수 소개됐다. 도쿄에서 온 한 50대 여성은 “평화의 소녀상을 보고 전쟁 상황에서 여성이 성폭력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며 “아직도 한일 간 이 문제가 정리되지 못해 안타깝다. 일본이 정말 잘못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제의 조선 침략 장본인인 히로히토 일왕을 비난한 작품으로 유명한 ‘원근(遠近)을 껴안고’도 전시됐다. 20대 남자 대학생은 “일본에서는 천황(일왕)을 공개 비난하는 게 드문 일인데 천황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작품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 후지산 폭발 경고에…日 “용암 느리니 걸어서 피난”

    후지산 폭발 경고에…日 “용암 느리니 걸어서 피난”

    활화산인 일본 후지산의 분화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역시 “당장 올해 폭발할 수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지산 분화 시 ‘도보 피난’을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후지산은 문헌 기록이 남아 있는 781년부터 총 17차례 분화했다. 가장 최근 폭발한 것은 1707년으로 300여 년 전이다. 시즈오카 경제연구소는 “300년간 분화하지 않아 언제 분화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민간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광역 피난계획의 조기 개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즉시 피난 대상이 될 주민은 80만 명에 달한다. 용암류가 3시간 이내 도달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도 11만 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7배나 늘었다. 일본에서는 대규모 피난 인파가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길이 막힐 수 있다며 도보로 대피하는 방안이 권고되고 있다. ‘후지산 화산방재 대책협의회’는 최근 중간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용암류는 걷는 속도보다 느리다”며 자력으로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도보로 피난하는 것을 권고했다. 다만 화구에 가까워 화쇄류(고온의 분출물이 흘러내리는 현상) 등의 발생이 예상되는 8개 기초지자체(주민 약 5500명)에 대해서는 즉시 차량 등을 이용해 피난할 것을 안내했다. 가와가츠 시즈오카현 지사는 “지금부터 도보로 안전한 곳에 피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넓은 범위에 영향을 주는 화산재에 대한 대처가 앞으로 검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부터 쏟아진 폭발 경고 지진·화산 예측으로 유명한 도카이대 해양연구소 나가오 도시야스 객원교수는 “후지산 주변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조만간 후지산 분화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으로, 올해 발생할 가능성도 제로(0)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마타 히로키 교토대학 명예교수는 후지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 웅덩이의 상부 천장이 이미 무너진 상태로 사실상 분화가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가마타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4일 후에 일어난 후지산 직하 지진을 통해 마그마류의 천장은 이미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후지산 분화가 ‘스탠바이’(대기) 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현재 같은 상태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후지산 지하 마그마류가 다시 크게 흔들리면 이는 곧바로 분화를 촉발하는 방아쇠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를 가정할 경우 100㎞ 이상 떨어진 일본 수도권은 즉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진다. 화산재는 편서풍에 실려 동쪽의 도쿄를 뒤덮게 된다. 후지산 분화 후 화산재가 도쿄에 닿아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데는 3시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시간이면 도쿄 지역 철도망의 대부분이 마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쿄의 경우 시내에 화산재가 2㎝ 정도만 쌓여도 자동차는 타이어가 헛돌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화산재가 1㎝ 이상 쌓이면 송전설비를 덮을 수 있는 만큼 대규모 정전 사태도 빚어질 수 있다.
  • ‘죽음의 조’ 당첨된 日 “스페인·독일…열도는 비명”

    ‘죽음의 조’ 당첨된 日 “스페인·독일…열도는 비명”

    일본이 스페인과 독일이 포함된 ‘죽음의 조’에 들어가게 됐다. 일본은 2일 카타르 도하의 전시·컨벤션 센터에서 진행한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1포트의 스페인(랭킹 7위), 2포트의 독일(랭킹 13위), 4포트의 북중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 승자가 속한 E조에 들어갔다. 독일이 FIFA 랭킹에 따라 2포트로 밀리면서 스페인이 먼저 ‘당첨’됐고, 그다음이 일본 차례였다. 힘겨운 16강 도전이 예상되는 결과다. 일본과 같은 3포트인 한국은 H조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격돌한다.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란은 잉글랜드 미국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를 상대한다. 일본 반응 “그야말로 죽음의 조”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조추첨 직후 “한밤 중 일본 열도엔 비명이 울려 퍼졌다”면서 “월드컵 우승의 경험이 있는 스페인, 독일과 같은 조에 속한 일본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음의 조”라고 전했다. 일본이 E조에 속하자 포털사이트 야후 실시간 검색어에 ‘죽음의 조’ 키워드가 급상승했다. SNS 상에선 “너무 심해서 눈물이 나온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니칸스포츠는 “트위터 등 SNS에는 죽음의 조 편성에 대해 비통한 목소리가 난무했다”면서도 “‘차라리 스페인이나 독일과 경기를 보는 게 즐거울 수도 있다’거나, ‘난적을 쓰러뜨리고 8강 진출을 바란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풋볼존은 “일본이 대회 최고의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됐다”면서 “팬들 사이에선 비명 섞인 목소리와 함께 강팀과의 맞대결을 기대하는 반응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조 추첨 직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에 나오는 팀들은 어느 팀이든 다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상대가 어느 팀이든 우리의 목표(월드컵 8강)는 달라지지 않는다. 좋은 상대들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은 오는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카타르에서 열린다. A조 : 카타르, 에콰도르, 세네갈, 네덜란드B조 : 잉글랜드, 이란, 미국,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C조 : 아르헨티나, 사우디 아라비아, 멕시코, 폴란드D조 : 프랑스,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자), 덴마크, 튀니지E조 : 스페인,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자), 독일, 일본F조 : 벨기에, 캐나다, 모로코, 크로아티아G조 : 브라질,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H조 :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 대한민국
  • “자민당은 안돼” 日아베의 前비서, ‘야당 후보’로 아베 텃밭에 출마

    “자민당은 안돼” 日아베의 前비서, ‘야당 후보’로 아베 텃밭에 출마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비서를 14년이나 지냈던 사람이 올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 후보로 ‘옛 주군’의 텃밭에 출마하기로 해 일본 정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오는 7월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전 비서 아키야마 켄지(52)를 야마구치현 후보로 추대하기로 지난달 29일 방침을 정했다. 야마구치현은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본산이다. 그의 중의원 선거구도 야마구치 4구(시모노세키·나가토)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현직인 에지마 기요시(64)가 출마해 3선에 도전한다. 입헌민주당은 야키야마의 당선을 위해 공산당과 후보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당 정치인에서 야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아키야마는 “이대로의 자민당 정치로는 안 된다고 느꼈다”고 야당 후보 출마의 이유를 말했다. 아키야마는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출신으로 아베 전 총리와 동향이다. 1993년 9월부터 아베 전 총리의 비서를 시작해 2007년 7월 제1차 아베 정권 종료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던 인물이다. 정가 소식통은 일간지 닛칸겐다이에 “아베 전 총리의 비서를 오랫동안 맡았기 때문에 그의 생각과 행동은 물론이고 아베 측 정치자금의 흐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아베 측 내부 사정이나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 등 진상을 폭로하게 되면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속옷 입지 말고 사진 찍어 보내라”...日여성의원이 유권자에게 받은 편지 [김태균의 J로그]

    “속옷 입지 말고 사진 찍어 보내라”...日여성의원이 유권자에게 받은 편지 [김태균의 J로그]

    “(내가 보낸) 이 T셔츠를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입은 뒤 사진을 찍어 보내라.” 일본 도쿄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여성 의원 A씨는 선거에서 당선되고 몇달 후 이렇게 황당한 요구가 담긴 우편물을 유권자로부터 받았다. 보낸 사람은 지역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였다. 기겁을 한 A씨는 받은 물건을 돌려보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성폭력, 폭언, 멸시 등 여성·신인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 및 동료들의 괴롭힘 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일본 정부가 국가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3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정부는 괴롭힘 등의 실태와 폐해를 드라마 형식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정치인과 유권자에게 배포, 정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치인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 정도가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 상황을 ‘정치의 위기’라고 지적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간토 지방의 40대 자민당 초선 국회의원 B씨는 지난해 한 선배 의원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그는 “우리 쪽과 다른 입장의 발언을 했는데 조심하라. 이건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고 B씨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B씨가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육아 지원과 관련해 대정부 질문을 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그것이 ‘자민당 의원답지 않은 것’으로 당내 주류 인사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이다.특히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남성들의 괴롭힘은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일본 내각부가 2017년 여성 지방의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0% 정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학대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젊은 여성 정치인의 SNS에서 남성 유권자들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것은 다반사이고, 일부는 성관계에 대한 경험을 자신의 고민 상담인 것처럼 가장해 늘어 놓기도 한다. 심야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많다. “둘이서만 만나 상담을 받고 싶다”, “집에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 싶다”와 같은 요구도 들어온다. 선거 때가 되면 ‘표’의 힘을 등에 업고 횡포를 부리는 사례는 더욱 늘어난다. 거리유세 도중 갑자기 껴안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 후보의 선거벽보에 입에 담기 힘든 성적 표현으로 낙서로 하기도 한다. 유권자 수가 적은 지방에서는 몇 표라도 잃는 것이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피해를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사이타마현의 기초단체 의원 C씨는 아이를 낳고 복귀한 뒤 “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만들었나”라는 비난을 유권자로부터 받았다. 한 지방의원 D씨는 임신으로 입덧이 심해져 회의에 결석하자 동료 의원으로부터 “아이를 이유로 자꾸 결석하면 우리 모임에서 제명시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정치분야 남녀 공동참여추진법’이 개정돼 국가나 지자체에 정치인들에 대한 괴롭힘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1324건의 사례를 취합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학자, 변호사, 상담 전문가 등의 감수를 받아 동영상을 제작했다. 에토 도시아키 다이쇼대학 교수(지방자치)는 “여성 의원이나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성희롱, 괴롭힘은 소수자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며 “의회가 다양성을 상실하면 논의나 정책의 질적 저하가 나타나 지방 정치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 젓가락과 함께한 1000년… 그게 한국인만의 밈이다

    젓가락과 함께한 1000년… 그게 한국인만의 밈이다

    “천하루 밤을 지새우면 아라비아의 밤과 그 많던 이야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는 끝이 없습니다.”(‘너 누구니’ 11쪽)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문다. ‘시대의 지성’이 남기고 간 글의 향기는 더 짙게 많은 이들의 가슴에 배고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갯길을…’하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로 그는 여전히 독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건넨다.최근 잇따라 나온 이 전 장관의 새 책은 우리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용기를 일깨운다. 특히 구불구불하고 부드러운 어감의 ‘꼬부랑과 아리랑’을 사랑하는 한국인이 더 유연하게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에너지를 가꿔 나아가길 권한다. 이 전 장관의 유작이자 2020년 첫 선을 보인 ‘한국인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너 누구니’에서는 젓가락에서 그 힘의 원천을 찾는다. 동양문화권에선 젓가락을 사용한다. 특히 한국은 중국·일본과 더욱 가까이 젓가락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젓가락은 엄연히 다른 것들과 구분되며 한국인만의 문화유전자(Meme·밈)를 형성해 왔다고 이 전 장관은 강조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짝지어 국물과 건더기를 자유자재로 먹는 것도, 금속으로 된 묵직한 젓가락으로 콩을 한 알씩 집어 먹는 것도 모두 우리만의 특색이다.세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수저는 1000년이 넘도록 일관된 생활과 정신을 이어 온 핵심 도구다. 이 전 장관은 무엇보다 한자 ‘저’(箸)에 우리말 ‘가락’을 붙인 것처럼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젓가락의 성격에 주목한다. 숟가락으로는 국물만 뜬 뒤 내려놓고 다시 젓가락을 들어 건더기만 집어 먹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 손에서 조화롭게 움직이는 수저문화는 곧 우리 삶의 리듬과 정서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다만 너무 일상과 함께라 ‘작고 하찮은’ 것으로 여겨 ‘젓가락 행진곡’(영국)이나 ‘스마트 젓가락’(중국)을 우리가 만들어 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덧댄다. 그는 “가까이 있는 것, 늘 보아온 작은 것 속에 뜻밖에 깊고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나와 함께 사는 이웃이 누구인지, 젓가락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는 여의봉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전 장관의 생전 말과 글, 책에 관련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강연 내용들을 묶은 ‘거시기 머시기’도 젓가락 문화와 비슷한 우리만의 특색을 곳곳에서 설명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흑백의 경계를 넘어선 애매하고 이상한 말이기도 한 ‘거시기’와 ‘머시기’를 두고 이 전 장관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의 언어이기도 하다”고 했다. 뻣뻣하고 뚝뚝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걸 품어 내는 우리말의 힘을 부각시킨 것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으로 대표되는 역설적 발상을 비롯해 우리말에는 ‘죽어도 안 한다’, ‘좋아 죽겠다’처럼 모순된 표현이 가득하다. “죽음을 통해 생을 말하는 것은 우리 문화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기저음”이라는 이 전 장관은 모순을 끌어안고 서로 다른 것을 아우를 줄 아는 DNA를 언어에서 풀어낸다. 방대한 지식이 쉽고 흥미롭게 흘러 친근하게 와닿는 그의 글귀들은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포용과 조화의 정신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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