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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의 속셈은

    북한이 ‘2·13합의’ 초기조치 60일 이행시한(14일)을 끝내 지키지 않아 앞으로의 행보에 의문이 가중되고 있다. 북측이 주초 방코델타아시아(BDA)창구를 찾을지가 2·13 합의의 행로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3합의에서 북한은 14일까지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 초청’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15일 현재까지 의무사항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BDA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행동에 착수했다는 어떤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은 BDA 제재 해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4일 해제된 자금의 인출이나 송금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북측의 계좌서류가 건네진 마카오 은행센터에는 이와 관련된 별다른 움직임 없이 영업시간이 종료됐다. 북측이 계속 인출이나 송금에 나서지 않을 경우 ‘책임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 국무부의 힐 차관보는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하면서 “북한은 이제 IAEA 사찰단을 당장 초청하거나 2·13 합의 이행 약속 위반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것 중 택일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힐 차관보는 14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부상과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김 부상의 베이징행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초기조치 시한을 넘겼어도 2·13합의의 틀은 유지된다는 것이 전반적 관측이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4일 “시한을 지켰으면 좋았겠지만, 합의가 깨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13일 “지금 문제가 어떤 것이든 2·13합의를 깰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주초 자금의 정상인출이 가능한지 확인하면 이를 ‘BDA 해결’로 간주하고 초기조치 이행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BDA 문제와 관련,‘일부 해제→전액 해제→송금 해결’ 등으로 요구사항을 높여온 북한이 미국의 ‘인내심’을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미국의 BDA조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송금 문제와 관련된 요구를 하거나,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미측의 조치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北 “BDA 해제 확인후 행동”

    북한은 13일 미국과 마카오 당국이 지난 10일 제시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법에 대해 “제재의 해제 여부를 확인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6자회담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 시한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사실상 미국측의 해법을 수용하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2·13합의 이행이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마카오 당국이 북한자금에 대한 동결 해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는 미 재무성과 마카오 행정당국이 BDA에 예금되어 있는 우리 자금에 대한 동결을 해제한다는 것을 발표한 데 대하여 유의한다.”며 “우리의 해당 금융기관이 이번 발표의 실효성 여부에 대하여 곧 확인해 보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대변인은 이어 “2·13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조만간 BDA 52개 계좌의 출금·송금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북한이 제재 여부를 확인하고 행동하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언제 확인하고 행동에 나설지 현 단계에서 예단할 수는 없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어제서야 마카오 측에 돈을 찾을 수 있는지와, 방법 등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카오측이 절차를 알려주면 다음주부터 돈을 찾는 작업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마카오에는 북한 실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자금 인출을 위해 대기하며 마카오측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이 60일 시한인 내일(14일)까지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모든 당사국들이 이행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2·13합의의 안정적인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BDA 물러선 北… “낙관 이르다”

    6자회담 ‘2·13합의’의 초기조치 이행시한을 하루 앞둔 13일, 북한이 미국과 마카오 당국이 제시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법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향후 북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북한은 미측의 BDA 문제 해법에 대해 “실효성 여부를 확인해 보고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혀 이를 조건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만간 BDA 제재 해제를 분명히 확인할 경우,2·13합의 초기조치 이행 및 차기 6자회담 등의 일정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북측의 조건부 수용 입장에 걸림돌이 없으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확인하고 행동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며 아직 낙관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북측은 52개 계좌에 대한 명의 정리와 대리인 선정 등을 통해 조만간 자금 인출 및 송금 확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당수 가·차명 계좌와 사망한 예금주 계좌 등의 처리가 쉽지 않아 돈을 인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 소식통은 “우선 북한이 가·차명 명의로나 대리인을 통해 돈을 인출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볼 것이며, 실제 돈을 찾는 것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금의 직접 인출이 아닌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에는 중국은행 사례처럼 해당 은행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 따라서 북측은 국제금융거래에 여전히 편입할 수 없어 “제재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버틸 수도 있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의 해당 금융기관이 확인해 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외환거래가 가능한 북한내 조선무역은행으로 송금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BDA 북한계좌 52개 중 외국계 은행 계좌주인 대동신용은행의 자금 600만달러를 제외한 1900만달러의 대부분이 조선무역은행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런 가운데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13일 베이징으로 떠남에 따라 북한 고려항공 베이징편이 있는 14일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부상이 베이징에 나타날 경우,BDA 문제를 넘어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6자회담 재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 소식통은 “내주 중 북한이 BDA 해제를 확인한다면 곧바로 초기조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음 단계 조치를 논의할 6자회담도 이달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BDA 해제, 이제 北이 답할 차례다

    2·13합의를 꽁꽁 묶어 놓았던 방코델타아시아(BDA)의 족쇄가 마침내 풀렸다. 미국이 BDA 계좌 동결조치를 해제함으로써 언제든 북한이 이 은행에 묶인 2500만달러를 되찾아갈 길이 열린 것이다. 지난 2005년 9월 미국이 BDA 계좌를 전격 동결한 지 1년 7개월 만에 북핵 해법의 결정적 장애물이 제거된 셈이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등 한반도 안보에 격랑을 몰고 온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국 9·19공동성명 직후 상황으로 북핵 논의가 되돌아갔다고 하겠다. 미국은 지난 1년 반에 걸친 재무부 조사 끝에 BDA의 불법자금 거래 혐의를 밝혀냈음에도 이번에 BDA 동결조치를 전격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를 베이징에 보름 동안 머물도록 하면서 북한 자금을 풀 방법을 찾는데 안간힘을 쏟았다.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불구, 에티오피아가 북한 무기를 수입한 정황을 확보하고도 이를 묵인하기도 했다. 미국내 정치 상황에 따른 무원칙한 외교행보라는 비판이 따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그만큼 미 행정부가 2·13합의 초기이행조치, 즉 북한의 핵 시설 폐쇄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BDA자금을 되찾는 즉시 2·13합의 이행에 나서겠다고 밝힌 다짐을 북한은 행동으로 옮길 때다.60일로 정한 2·13합의 시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핵 시설 폐쇄에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니 당장 폐쇄에 나서도 합의 시한인 오는 14일까지 마치긴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당국이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BDA자금 회수와 동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방북부터 허용해야 한다. 군사당국자회담 등 남북간 대화를 넓히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려 합의이행을 늦추는 어리석은 행동만은 부디 삼가길 바란다.
  • 美, 에티오피아 北무기 수입 허용 파문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에티오피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것을 알고도 허용했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9일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결의한 제재 1718호를 통해 회원국들에 북한산 무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에 미 정부의 그같은 행동이 적절했는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1월 말 탱크 부품과 다른 무기 장비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에티오피아 선박이 북한의 항구를 떠났다는 사실을 백악관에 보고했다. 워싱턴의 관계당국은 이에 대해 토론을 벌인 뒤 에티오피아의 이번 무기 수입을 막지는 않되 추가적인 무기 구입은 하지 말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지난해 10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려는 사실을 아디스아바바의 미국 대사관에 미리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에티오피아는 2001년 북한으로부터 2000만달러에 이르는 무기를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이번 무기 구입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에티오피아의 무기운송 사실을 보고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일부 관리들은 정보 보고서에 탱크 부품 등이 수송되고 있음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가 에티오피아의 무기 수입을 묵인한 이유는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세력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미국의 정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어 이같은 무기 구입 허용이 이슬람 과격주의자와 맞서 싸우는 한편 북한의 핵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자금을 고갈시키려는 부시 외교정책의 원칙들이 충돌한 결과로 나온 타협안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가 자신의 동맹국들이 북한과 거래를 하는데 예외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2002년 북한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싣고 예멘으로 향하던 선박을 스페인이 억류했을 때에도 미국은 당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체포하는 데 협력하고 있던 예멘이 항의하자 배를 풀어주도록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대변인은 이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에티오피아의 무기 수송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은 안보리 결의를 지지하고 강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에티오피아측이 수입한 북한 무기를 되돌려 주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볼턴 전 대사는 “소말리아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북한에는 전 세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핵무기 프로그램이 있다.”며 “미 정부가 이를 묵인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dawn@seoul.co.kr
  • 北, BDA 돈보다 해외계좌 원한듯

    북한이 베이징 6자회담을 거절하고 돌아간 것은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인 2500만달러보다는 정상적 국제 금융거래 여건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제6차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당국자는 23일 “(북한은)해외에서 자신들의 계좌를 갖고 있어야 송금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실무자를 통해 ‘현금으로 가져가거나 북한 계좌로 보내는 것은 안 되겠냐.’고 물었더니 ‘제3국으로 가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원하는 것은 외국에 자기 계좌를 열어놓는 것인데 북한 돈을 받을 은행을 물색하는 게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귀국 브리핑에서 BDA 북한자금 송금문제와 관련,“중국은행을 경유해서 제3국 은행으로 송금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하다가 안 되면 (북한이) 현금으로라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BDA 송금문제로 2·13 합의가 깨질까 우려하며 관련국들에 먼저 2·13 합의 이행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다음주 중에는 BDA 문제를 해결해 2·13 합의를 60일 이내에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BDA는 전적으로 기술적·절차적 문제로 정책에 영향이 있거나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문지방을 넘는 과정에서 덜걱거린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이날 베이징에서 워싱턴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2·13합의때 약속한 이행시한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회담은 1∼2주 안에 다시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송 장관은 향후 비핵화 단계에 대해서는 “경제·에너지 지원과 경제 제재 해제가 받침이 되면 핵 불능화도 조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돈 손에 쥐어야”… 北 ‘몽니’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의 BDA ‘몽니’, 성공이냐 실패냐? 한·미·중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동결자금 해제를 공식적으로 약속했는데도 북측이 북한계좌로의 송금 지연을 이유로 6자회담 참여를 사실상 ‘보이콧’함에 따라 6자회담이 진전되지 못한 채 휴회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지난 15일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된 뒤 BDA문제를 둘러싸고 공전을 거듭했던 이번 6자회담은 미국 정부가 19일 BDA 북한 동결자금 해제조치를 공식 발표하고 중국과 마카오 금융당국도 조속한 송금을 약속, 진전을 이룰 것으로 관측됐다.그러나 6자회담 본회의 사흘째인 22일까지 북한계좌로의 송금이 이뤄지지 않자 북측은 “송금되기 전에는 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몽니 전략을 구사했다. 이처럼 북측이 끝까지 뻗댄 이면에는 북한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신용사회가 아니라 돈을 직접 받고 확인해야만 안심하는 분위기”라며 “우리처럼 신용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송금 약속을 받았어도 직접 돈을 손에 쥐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DA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지난해 9월 미국의 BDA 금융제재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시작됐다.BDA가 50개 북한 계좌를 동결하면서 전세계 10여개국 20여개 은행과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국제금융거래 재개를 위해 BDA문제를 풀어야 했지만 미국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일부 해제만 주장, 신경전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지난달 5∼6일 북·미 뉴욕회동에서 초기조치 이행을 전제로 BDA문제 해결을 약속받았지만 미측이 중국과 마카오 당국에 송금에 대한 권한을 넘기면서 50개 계좌 예금주의 계좌이체 신고서 제출 및 중국은행의 송금 거부라는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이 모든 예금주 공개를 꺼려하면서 대표 1명만 내세워 돈을 찾겠다고 버텼고, 북한과 거래를 끊은 중국은행은 불법으로 낙인찍힌 북한 자금을 받으면 법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 등은 BDA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행의 부담을 줄여 주는 방법으로 제3국 은행의 북한계좌로 송금하는 방법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한국의 한 외국환은행이 북한에 진출하기 시작한 바, 한국측에 이 문제를 고려할 수 있는지 건의했고 한국측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chaplin7@seoul.co.kr
  •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BDA 北계좌 동결 해제] 비핵화 이행 급물살 타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6자회담 ‘2·13합의’ 이후 한달여만인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된 제6차 6자회담이 방카델타아시아(BDA)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6자 수석대표들은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등 초기조치에 이어 다음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까지의 이행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13합의에 따라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60일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 및 이에 따른 중유 5만t 지원은 큰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기조치 이후 핵프로그램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는 구체적 개념 및 이행시한 등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집중적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조치와 관련, 북한은 “BDA 동결자금이 전액 해제되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에 BDA 자금이 풀려 곧 북측에 반환됨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BDA 해제를 초기조치 이행의 선행조건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에 동결자금을 곧 돌려받으면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다음달 15일 전에도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북측이 조만간 BDA 자금을 받으면 이르면 이달 말쯤에도 핵시설을 가동중단하고 이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들이 방북하면 중유 5만t이 북한에 도착하고,IAEA의 감시·검증을 통해 핵시설 폐쇄·봉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60일 이후 2단계 조치 이행에 들어가는 것이다.6자 수석대표들은 3개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이 오는 5월쯤 2단계 첫 지원분으로 중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원칙만 협의했을 뿐 불능화 개념과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 불능화까지의 시한 및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능화 개념에 대해 각국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핵폐기 돌입이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기술적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석대표들은 핵시설 불능화까지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절차를 병행 추진하고, 불능화 조치 착수 목표시기를 올 상반기 중으로 정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북측의 호응여부는 미지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납치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에너지 지원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사실도 결정적 걸림돌은 아니나, 작은 변수로 남아있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신고·불능화 이행 과정을 4∼5단계로 나누고, 그에 맞춰 나머지 중유 95만t 상당을 지원하는 계획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직접 반환대신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005년 9월 이후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2·13 합의’에 따른 북핵 폐기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19일 “동결자금 처리는 마카오 법에 따라 마카오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면서 “북한은 마카오측과 법적이고 기술적인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계좌 처리를 일임받은 마카오 금융관리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동결 계좌 처리 절차가 계좌주의 지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결된 북한 50여개 계좌는 대부분 한명철 전 조광무역 총지배인 등 조광무역측 관계자 명의로 돼 있다. 일단 북한측은 마카오에 대기했던 실무단 4명을 통해 예금을 인출한 뒤 전액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은 이후 북한 대성은행으로 다시 이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중국은행은 중국의 최대 외환은행으로 북한의 주요 거래창구 가운데 하나이다. BDA에 대해서는 미국 금융기관과의 직·간접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면서 청산 과정을 거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카오측은 북한 계좌가 미국·북한·중국의 합의에 따라 ‘반환’으로 결정된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이 과정에서 BDA가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적지 않게 ‘억울함’을 표시해 왔다. 마카오는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17일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미국측에 거듭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시하며 반발했으나, 결국 미국의 설득과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동결된 계좌의 돈이 대량살상무기(WMD) 거래 등 불법행위를 했거나 가담했을 것으로 보이는 ‘예금주’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등 나름의 명분을 챙겼다.‘불법행위자’에게는 처벌이 가해지도록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jj@seoul.co.kr ■ 6者 틀속 식량·학교설립등에 쓰일 듯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우리(미국)는 이것(해제된 북한 자금의 인도적 사용)이 북한의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19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동결자금 해제를 발표한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는 이 자금을 인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BDA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BDA로부터 조만간 자금을 전액 돌려받으면 이를 인도적·교육적 목적을 포함,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만 쓰겠다고 약속했다. 반환되는 자금의 인도적 사용은 지난 15일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된 뒤 북측이 한·미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13합의’에 따라 발전기 제공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참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의 이같은 제안에 선뜻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제되는 2500만달러(약 240억원)가 북한에서 어떻게 인도적으로 쓰일지가 관건이다. 우선 쌀 등 식량과 비료, 의약품 등의 구입과 학교 지원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용도로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다른 5개국의 감시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돌려준 돈에 대해 검증제도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를 검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chaplin7@seoul.co.kr ■ 힐차관보 일문일답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9일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마카오 법에 따라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가급적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언제쯤 돌려받게 되나. -하룻밤 사이에 이뤄질 수 있겠나. 여러 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뿐 아니라 계좌 소유주 모두 인도적 목적에 쓰는 것에 동의했나. -그렇다. 마카오 정부와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다. ▶중국 은행계좌에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 중국이 이 돈을 어디에 쓰는지 감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뜻하나. -어떤 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중국의 적당한 관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금이 인도적 목적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나. -보장은 없지만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이 북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나. -그렇지 않다. 불법적 행동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18개월 전 상황과 지금을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jj@seoul.co.kr ■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미의회 설득 더 큰문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됐던 북한 자금을 해제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미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놀랍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곧 다가올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와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문제도 적극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미 국무부의 정치논리가 재무부의 법리에 승리 BDA 북한 자금 전면해제는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미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우리 정부 고위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불법 국제금융 거래를 단속하는 재무부 당국자들이 불법거래에 관련된 북한의 계좌까지 해제하는 데는 반대해 미 정부 내에서 의견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북한의 외교 당국자들은 미 재무부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반환된 자금을 인도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는 묘안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한때 미 정부는 마카오 당국에 제재 문제를 떠넘기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했으나 북측의 강력한 반발로 직접 해결에 나섰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미 재무부의 대북 조사 및 협상 담당자였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함께 BDA 북한 자금의 전면해제를 발표한 것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45일전 의회에 보고해야” 미국과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서너 차례 테러지원국 제외 문제를 협의했다. 그때마다 미국이 북한측에 제시한 해제 조건은 달랐다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미측이 제시했던 조건들을 대체로 북한이 충족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 현재 남아 있는 중요한 현안은 일본인 납치 문제이지만, 반드시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테러지원국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오히려 그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미 의회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테러지원국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45일 전에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달 발표되는 국무부 보고서에서 북한이 빠지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움직임에 공화당 의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하원 외교위원회 일리나 로스레티넨·에드워드 로이스·도널드 만줄로 의원은 16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려는 성급한 시도는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dawn@seoul.co.kr ■ 5분지각 김계관 “베이징에 봄이 왔다”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베이징에도 봄기운이 찾아왔다.”(북한측 김계관 수석대표),“댜오위타이(釣魚臺)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한국측 천영우 수석대표) 제6차 6자회담이 개막된 19일 수석대표들은 밝은 표정으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로 속속 나타났다. 이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됐다는 미국 정부의 성명 발표 이후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수석대표회의에서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수석대표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었다.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이틀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칩거’했던 김 부상은 이날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회담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수석대표회의 이후 개막식에서 김 부상은 다른 대표단이 모두 입장한 지 5분여가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회담장 안팎이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지난 15일 시작된 6자회담 실무회의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계관 부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 “봄이 왔다.”며 해빙 무드를 소재로 기조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어 “6자간 신뢰관계가 필요하다.”,“한반도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시작하자.”며 서로에 대한 압박 작전을 펼쳤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로 북측과 갈등을 빚어온 일본은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 주목받았다. 그러나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북측 김계관 부상과 일본측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국장은 납치문제 관련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가시돋친 설전을 벌이다가 사사에 국장이 “향후 더 협의하자.”고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간 공동의 포괄적 접근 맥락에서 BDA 해법을 논의해 왔는데 협의대로 돼 다행스럽다.”며 BDA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조, 눈길을 끌었다. chaplin7@seoul.co.kr
  • 北 “정상회담보다 北·美관계 우선”

    |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특파원·연합뉴스|북한의 김명길 주 유엔 대표부 공사가 13일(현지시간) “북·미간 정식 수교 이전에 외교적 일단계로 연락사무소 개설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13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북측 대표인 김 공사는 베이징 출발에 앞서 이창주(러시아외교아카데미 석좌교수)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만 해결된다면 6자회담(19일)뒤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공사는 또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외교적인 입장을 감안할 때 상반기 미 외교 당국자의 ‘공화국’ 방문이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보다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어 “BDA에 동결된 2400만달러 모두 해제만 된다면 단계적 해제도 수용가능하다.”고 김 공사는 밝혔다. 김 공사는 또 미국내 복잡한 절차 등으로 인해 외교관계 수립이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외교적인 1단계 과정으로 연락사무소 개설을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지난번 뉴욕회담에서 라이스 장관의 방북 문제도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라이스·힐 라인에 대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신뢰감을 갖고 있으며 BDA 문제가 해결되면 이번 베이징 6자회담 이후 힐 차관보가 방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1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2단계 합의가 나오면 라이스 장관이 6자회담 외무장관 회담 후 방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김 공사는 라이스 방북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북·미 이외 제3의 장소에서라도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언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틀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4일 “북한은 금융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IAEA 사찰단 수용도 BDA 관련 금융제재 해제에 달렸다고 말했다.”면서 금융제재 해결을 전제로 IAEA 회원국 복귀에 긍정적 입장이며 2·13 합의를 전면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김 부상의 몸이 아파 못 만났다.”면서 “유익한 방북이었으며 (IAEA와 북한 간의) 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아베, 北보다 지지율이 중요?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가 주된 원인이 돼 사실상 결렬된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회의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납치 문제를 북·일 실무회의에서 계속 제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측은 “그 문제는 이미 해결이 끝난 일”이라는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지율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납치피해자 문제를 집중제기, 지지율 만회를 통해 지방선거와 참의원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회의는 적어도 당분간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서 아베 총리는 이날 공영 NHK방송의 ‘총리로부터 듣는다’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고립화되고 있는 것은 일본이 아니고 북한이다.”며 납치문제를 계속해서 추궁할 의지를 내비쳤다.아베 총리는 “미국의 체니 부통령에게 ‘납치 문제의 해결이 없으면 미국이 테러 지원국가의 지정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에 말해 달라고 했다.”면서 외교 노력을 한층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한은 일본이 취하고 있는 제재 조치를 해제해 주기를 바라면, 납치 문제에 성의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 상황이 악화된다면 제재를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초강경입장을 피력했다.taein@seoul.co.kr
  •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뉴욕 이도운특파원|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끝난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두 나라의 관계를 ‘적대’에서 ‘우호’로,‘불신’에서 ‘신뢰’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수교를 이루기 위한 양국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점검했다.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프로그램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행조치 평가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13합의에 따라 미국측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청했다.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될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부터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테러지원국 삭제 등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절차를 설명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납치문제 해결이 없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을 미국은 물론 북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 미국측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 즉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등에 대해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영변의 5㎿ 원자로 등 5개 핵 시설뿐 아니라 북한이 건설 중이던 50㎿와 200㎿ 원자로도 모두 폐기하고, 이미 생산된 50㎏가량의 플루토늄을 이른 시일 내에 국제 감시하에 두고,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 60일 이후 이뤄질 2단계 조치에까지 북·미 양국의 논의가 이뤄져 회담의 낙관적 전망을 가져 왔다. 그러나 2단계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북측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힐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북측이 먼저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또 힐 차관보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기술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HEU 문제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문제에서 ‘기술적’ 문제로 변모시키고 있음을 엿보였다. 특히 김 부상이 이번 회의 직전에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NCAFP) 간담회에서 HEU 핵무기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해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대로 북한은 우라늄 핵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초기단계의 실험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도 그같은 북한의 해명을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추진하는 선에서 양해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 힐 차관보는 이틀간의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 설치가 미·중간 수교과정에 성공적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치 않고 있다.”고 밝혀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연락사무소 설치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양국 공관 설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인사의 방북 당초 평양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두 번째 회의 장소는 베이징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북도 추후로 미뤄지게 됐다.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부상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방북을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북·미 관계 진전 속도로 보면 힐 차관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dawn@seoul.co.kr ■ 힐 차관보 일문일답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틀간의 실무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60일 이내에 이행하기로 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해 상당한 논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주요 일문일답. ▶회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강한 공감을 갖고 있고,2·13합의가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에 북한도 강한 공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60일 이행기간 이후 및 다음 단계 이후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단지 초기 60일뿐 아니라 핵시설 불능화라는 더욱 어려운 단계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의지를 보여줘 고무됐다.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를 갖게 됐는가.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는가. -HEU가 존재하는 한 비핵화된 북한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했다. ▶양국간 외교관계 회복에 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나. -외교관계 회복의 정치적이고 법적인 측면도 논의했다. 우리는 외교관계 회복을 추진하기로 했고 북한에 이 점을 재차 확인해 줬다.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측이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관계 수립 전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 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중국과 했던 모델이며 미·중 관계에서 볼 때 매우 훌륭한 모델이었다. 북한과는 그런 점이 공유되지 않았다. 북한은 외교관계로 가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핵화 문제와 연계돼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일부가 해제되는 것인가. -재무부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내가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다만 이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결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앞으론 마카오 금융당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얼마나 해야 하나. -가능한 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 조속히 진행될수록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에서 마지막 핵물질이 정확히 언제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다. ▶6자회담이 이란 문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나. -불행하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그 일을 나에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핵무기는 북한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란도 이 점을 중시하기 바란다. dawn@seoul.co.kr ■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6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꿰면서 과연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봄이 도래할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뉴욕 북·미 회담과 ‘유럽연합(EU) 트로이카’의 평양 방문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지각 변동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논란속에 이해찬 전 총리도 7일 방북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5∼6일 뉴욕에서 미측으로부터 깍듯한 대접을 받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차수가 미측의 환대를 받고, 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후 북한측의 망설임과 강경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사라진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꿈은 7년 뒤 다시 가능성을 보여주며 찾아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전면 압박·제재라는 두 가지 상황은 미국과 북한에 쓰라린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상황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2002년 10월 2차 핵위기 이후 중단됐던 EU와 북한의 대화도 물살을 타고 있다. 안드레아스 미하엘리스 독일 외무부 아태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EU 트로이카 대표단이 평양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 및 인권 문제 토론 등을 위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 ‘2·13합의’의 성실한 이행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 이어 호주도 조만간 북한에 외교부 대표단을 파견, 해제와 복원을 거듭했던 외교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일련의 외교 이벤트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적이고도 강한 상징성을 갖는 것은 오는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잡혀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북이다. 북한이 2002년 12월 영변에 주재하던 IAEA 사찰관을 추방한 이후,4년 만에 다시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들이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일 북측과의 회담을 마친 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봄이 쉽게, 곧바로 찾아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복병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BDA 北 계좌 해제 안팎 2005년 북핵 9·19 공동성명 채택을 무위로 돌려놓은 뒤, 한반도 정세를 핵실험 정국으로 꽁꽁 묶어놓았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을 찾았다. 미국은 그동안 “BDA 문제는 법집행상의 문제로 6자회담과 별개”라는 완고한 원칙을 고수하다, 지난해 말 불법·합법 여부를 조사해 동결된 2400만달러 가운데 일부 계좌만 풀어주는 쪽으로 살짝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지난 5,6일 열린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을 계기로 북한측의 입장을 전폭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논의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BDA계좌의 전면 동결해제를 요구해 왔다. 미국은 BDA 계좌를 불법·합법이 아닌 ‘위험한(Risky)’ 또는 ‘덜 위험한(Less risky)’ 계좌로 분류하고 BDA측에 재량권을 넘겼다. 불법·합법 분류는 미 정부 정책의 신축적인 전환에 족쇄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또 50여개,2400만달러 상당의 북한 계좌를 사실 동결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BDA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이 알아서 한다.”는 점도 형식논리상 하자가 없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7일 “미국의 BDA 문제 해결은 그야말로 ‘정치적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BDA문제도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의 정무적 판단이 재무부 입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북한의 불법 활동을 근절을 촉구하고 핵 문제 해결시 국제금융 체제에도 편입시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지난 2일 미 하원 외교위 북핵청문회에 출석,“재무부가 북한당국과 지난 해 12월과 1월 금융실무회의를 열었을 때 북한은 BDA계좌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북한측의 협력과 성의있는 자세를 미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국제금융기구들에 가입하기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권고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05년 9월 베이징 회담 직후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 발표했고 고객들의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BDA측은 북한측 계좌를 동결했다. 이에 북한은 강력 반발,11월 열린 6자회담에서부터 BDA문제 해결없이는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반발해 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계관 시종 밝은 표정 |뉴욕 이도운특파원|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욕 실무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눈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며 진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 현안을 논의하면서 조·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저러한 문제들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이틀째 실무회담을 가진 데 이어 자신의 숙소인 밀레니엄플라자호텔 인근 중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측과 협상을 계속했다. 김 부상은 카운터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뿐 아니라 미 외교정책의 대부격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미 외교가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dawn@seoul.co.kr ■ 북·미 공조 취재진 완벽히 따돌려 |뉴욕 이도운특파원|제1차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 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취재진을 따돌리는 데도 매우 능숙했다. 김 부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6일(현지시간)에는 아예 미국측 협상단과 긴밀한 공조체제까지 선보이며 취재진을 물먹이는 솜씨를 발휘했다. 김 부상은 이날 뉴욕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추격하던 취재진을 능숙하게 따돌렸다. 숙소 인근 중국식당에서 미국측과 오찬회동을 가졌지만 취재진은 회동 자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뒤늦게 식당에 도착한 취재진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을 보고서야 회담을 알아챘다. 그때까지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행방은 묘연했다. 식당에서 나온 김 부상은 불과 10m도 안 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한 뒤 차에서 내려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 이 사이 힐 차관보는 식당을 나와 다른 미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가 공조해 완벽하게 취재진을 따돌린 것이다. 김 부상의 경호를 맡은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은 신호등까지 무시하며 맨해튼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dawn@seoul.co.kr
  • 北, 연락사무소 조기개설 제안

    北, 연락사무소 조기개설 제안

    |뉴욕 이도운특파원|5일 뉴욕에서 시작된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는 두 나라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수교를 목표로 한 관계 복원의 구체적 단계들이 논의됐다. 다음은 주요 쟁점 및 양측 입장.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제재 해제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국내법에 따라 의회·정부가 이행해야 할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일본인 납치 문제 때문에 북한을 테러국으로 계속 지정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한은 적성국교역법에 따라 동결된 미국 내 북한 자산 해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해제도 함께 요구했다. ●연락사무소 설치 북한은 미국측에 관계 정상화의 상징적 조치로 조기에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연락사무소 설치의 전 단계로 평양의 외국 공관 가운데 한 곳을 이익대표부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익대표부는 직접 사무소를 개설하는 대신 현재 평양에 있는 스웨덴 등 외국 공관에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미 고위 인사의 북한 방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미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의 북한 방문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에서도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과 같은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BDA 동결 북한 자금 해제 북한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자금 2400만달러 모두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미측은 BDA의 북한 자금 가운데 실제로 돈 세탁과 관련된 자금과 위조 지폐가 섞여 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800만∼1200만달러 정도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사일·마약·인권 미국측은 북한과의 외교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위해선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가 개선되고 북한 당국이 미사일과 마약, 가짜담배 등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측은 그같은 행위가 중단되지 않으면 행정부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계속하기 어려우며 미 의회에서도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北 KEDO사업 재개 요구할 듯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과 북한은 5일 뉴욕에서 두나라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열어 지난 50여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궁극적으로 수교에 이르기 위한 공식 외교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002년 10월 평양에서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강석주·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난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양국간의 공식 양자회담이다. 회담에서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되는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측은 행정부 및 의회에서 거쳐야 할 법적 절차들 때문에 4월에 발표되는 명단에서 제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연락사무소 조기 설치 문제도 논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양측은 차기 회담의 평양 개최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도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4일 맨해튼 ‘코리아 타운’의 한국식당 금강산에서 찰스 카트먼 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총장,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환담했다. 카트먼 전 총장은 김 부상과의 만찬이 끝난 뒤 “북측에서 경수로에 관심을 표명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그들은 그 얘기만 해왔다. 그건 아주 일관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KEDO의 경험들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KEDO식 대북 경수로 제공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음을 내비쳤다. 2·13 베이징 합의에 따른 이날 회담에서 두나라는 2·13 합의문에 포함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미국의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해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또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힐 차관보 등 미국측 고위인사의 북한 방문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400만 달러 해제 ▲미사일ㆍ마약 판매 등 북한의 불법 활동 중단 등 양국 관심사와 향후 관계 정상화 일정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는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가 양국 단장으로 참석했다. dawn@seoul.co.kr
  • 日 “납치문제 진전없이 北에너지 지원 어려워”

    |도쿄 이춘규특파원|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21일 “(북한의) 납치문제의 진전 없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북 에너지 지원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아베 총리가 방일중인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미·일 공통의 과제로 삼고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체니 부통령은 “납치된 사람의 비극을 해결하는 것은 공통의 과제”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조만간 열릴 북·일관계 정상화에 관한 실무협의에서 북한이 납치문제 해결에 성의있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21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아소 외상은 이날 납치문제에 북한이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제재를 취하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니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주일미군 재편의 착실한 이행과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의 가속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라크 부흥과 안정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면서 항공자위대의 수송지원 계속 등을 약속했다. 아베 총리와 체니 부통령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건설적인 세력이 될 수 있도록 촉구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중국의 불투명한 군비확장이 우려스럽고, 위성 파괴실험 등의 동향을 주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도 인식을 같이했다.taein@seoul.co.kr
  • [6자회담 타결 이후] 核타결→장관급회담→정상회담?

    ■ 연내 개최설 ‘솔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6자회담이 끝난 지 하루 만인 14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일정이 확정될 만큼 남북간 접촉은 빠르게 재개되고 있다. 남북 장관급 만남 자체는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가시화하는 데 적잖은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로 ‘북핵문제’를 언급해 왔던 터다. 노 대통령은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원칙론 아래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핵문제가 정리돼야 남북간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강조했었다. 따져보면 남북정상회담의 1차 걸림돌이 제거 단계에 들어간 만큼 추진할 만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14일 KBS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대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분리해 남북정상회담을 올해 가동해야 한다.”면서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설’ 자체부터 조심스러워한다. 정치·사회적 민감성과 폭발성 때문이다. 또 예측불가한 북한이라는 상대에 대한 고려도 포함된 듯하다.“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지만 충분조건을 만든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윤병세 청와대 안보수석도 14일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것인 데다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한다, 안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게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개인 의견’을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은 이미 정부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필요하다.”면서 “다만 상대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생각해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의 추진 시점은 녹록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는 대선판도를 뿌리째 흔들 만큼 파괴력을 지닌 탓에 국회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6자회담 합의문의 이행 수위에 따라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수밖에 없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은 좀체로 수그러질 것 같지 않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부시 “핵불능화 이행해야 지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북핵 6자회담 타결과 관련, 기다렸다는 듯 성명을 내고 “북핵 프로그램 대처에 외교를 사용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를 의미한다.”면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합의한 행동 조치를 설명하고 “다른 회담 참여국들은 북한에 경제적, 인도적, 에너지 지원을 하는 데 협력키로 했으며 이 지원은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약속을 이행할 때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시설 가동 폐쇄·봉인, 국제사찰관 입북 허용 등 ‘즉각적인’ 행동과 모든 핵프로그램 공개 및 기존의 핵시설 불능화 약속은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과 시설을 국제감독 아래 포기하는 것을 향한 ‘초기 조치’”라고 규정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특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4번째 쿼터’가 아닌 ‘첫 쿼터(first quarter)’”라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어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모든 프로그램’이란 말 그대로 고농축우라늄(HEU)을 포함한 모든 북한 핵프로그램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 타결 후 제기되고 있는 ‘핵폐기 대상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은 또 이번 합의가 “참여국들의 공동약속”임을 강조,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 대사가 “핵 확산국에 나쁜 신호를 주는 잘못된 협상”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그가 틀렸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어 미 강경파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 내에서 이를 분명히 협의했으며, 부시 대통령도 모든 합의내용을 자세히 안다.”고 부연했다. dawn@seoul.co.kr ■ “BDA 합법자금 곧 해제 北위폐 조사는 계속”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문제를 30일 안에 해결해 주기로 약속함에 따라 북한의 막혔던 ‘돈줄’이 풀리고 국제금융 체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 “우리는 BDA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으며, 이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와 논의를 충분히 가졌으므로,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이날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합법적 자금’의 해제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불법활동과 관계없는 계좌도 무한정 동결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해 합법자금 해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BDA 문제를 “30일내에 해결하겠다.”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합법적 자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으나 동결된 50개 계좌 2400만달러 가운데 1100만달러 정도가 합법적인 자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그러나 BDA 문제와 북한의 달러화 위조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위폐 문제는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만건 이상의 문건을 조사한 결과 미 재무부가 2005년 9월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취할 당시 우려했던 북한의 불법활동 가운데 많은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몰리 밀러와이저 재무부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BDA 문제와 관련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30일이라고 시한을 못박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밀러와이저 대변인은 또 “북한과의 실무그룹 협의를 통해 BDA 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금융과 관련한 불법 행위에 대해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awn@seoul.co.kr ■ 북·미 核해빙… 日 “속타네” |도쿄 이춘규특파원|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크게 진전될 가능성을 보이자 자국민 납치문제 해결에 집착해온 일본이 궁지에 몰렸다. 일본 정부는 “일본도 합의문에 서명한 이상 응분의 (중유지원) 부담을 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대북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을 둘러싼 주변 정세는 북한과 미국의 급속한 접근 가능성 등으로 급변하고 있어 일본은 명분 있는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는 기류다. 일본은 왜 이처럼 납치문제에 매달리는가. 일본 정부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이후 납치 일본인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시켰지만, 아직도 일본인 납치자가 북한에 생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모두 끝났다.”며 강경하다. 특히 납치문제는 아베 신조 총리 집권에 일등공신이었다. 현재도 납치 문제는 일본내 최우선 관심사다. 당분간 ‘북한 때리기’ 분위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베 정권이 여론동향에 신경쓰는 배경이다. 반대로 납치문제는 정권 지지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돼 7월 참의원선거까지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납치 문제’라는 걸림돌을 제거한 뒤 국제 외교무대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고 싶어 하는 아베 정부로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일본이 주도했던 대북 포위망은 크게 흔들리고 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크게 유연해졌다. 그러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려던 일본이 자칫 국제외교무대에서 역포위되는 형국으로 급격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입장 변화 가능성을 비쳤다. 아베 총리는 14일 국회에서 납치문제 해결 없이 대북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6자협의의 틀 안에 납치문제가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며 상황변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거듭 보였다. 대북 제재 문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내의 에너지 상황 조사 등 간접협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의 북한 방문을 예외적인 조치로 허용할 방침을 정했다.6자회담 합의 분위기에 편승, 강한 대북제재 원칙을 일부나마 수정할 뜻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taein@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3일(현지시간) 정오 백악관 프레스룸. 토니 스노 대변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미국 기자들은 합의 내용이 아니라 “북한이 과연 합의를 지키겠느냐.”는 우려를 질문 대신 쏟아냈다. 미국관계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005년 9·19 성명과 이번 초기 이행조치 합의가 향후 북·미관계를 형성하는 틀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두 나라 사이의 ‘신뢰’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뢰성에 대한 미국측의 의구심은 기자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베이징 합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몇차례나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과 경제원조를 받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북한 당국이 지원 분배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믿지 못해 주지도 못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아침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합의가 “큰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의 선례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가 우선 확보돼야 중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원조를 얻어내는 한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합의를 활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도 미국을 불신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에 응축돼 있다. 북한은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맺은 일련의 합의를 백지화하고, 제재와 인권 압박을 통해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의구심을 가져 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명명한 것 등이 그같은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주장해 왔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 제재를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이라고 간주, 이번 회담에서도 우선적인 해제를 요청했던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9·19 공동성명과 이번 합의로 북·미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기 때문에 양측간의 신뢰구축조치(Confidence Building Measures)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가장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는 특히 북한측의 합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의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다루는 금융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측 핵심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들과 몇차례 만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dawn@seoul.co.kr ■ ‘북핵 합의’ 美·中·日 전문가 반응 지난 13일 6자회담의 전격 타결로 북한의 핵개발 추진이 일단 ‘중지’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과연 이번 합의가 1950년 이후 한반도를 짓눌러온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질 대전환점이 될지, 제네바 핵 합의 전철을 밟는 수준으로 전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회담 타결의 의미와 정치적 배경, 넘어야 할 과제 등을 짚어 본다. ■ 고든 플레이크 美 맨스필드재단 소장 베이징에서 나온 합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만 갖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정도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영변의 5㎿급 원자로를 동결하는 것은 북한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할 만큼 추출했고, 지금은 원자로의 가동도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만큼의 성취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나 이미 개발한 핵무기, 보유 중인 플루토늄이 모두 공개되지 않으면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변에서 생산한 플루토늄과 HEU 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라늄이 어디로 갔는지, 북한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닌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불능화’라는 개념은 좀 모호하다. 특히 미국 대표단이 워싱턴에 보고했던 합의문 초안에는 ‘영구적인 불능화’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작 발표된 합의문에는 ‘영구적’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불능화’만 남았다. 그 이유와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돼야 한다. 이번 합의를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제네바 합의는 핵 동결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방안이 담겼었지만 이번 합의는 단기적인 첫 단계일 뿐이다. 향후 북·미관계는 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다. 미국이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핵을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양국 관계의 기본 과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합의를 이룬 것도 ‘전술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본다. 전략적 결정은 내리지 않고 이른바 속도조절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 순조롭다면 북·미관계도 잘 진행될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 “北·美 지속적인 대화 최대 관건” 류진즈 中 베이징대 교수 이번 6자회담은 문제해결 측면에서 온전하게 내디딘 한 발자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한 분명한 진전이다. 회담의 주체들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다. 그러나 시작일 뿐이다. 앞에는 길고도 험한 길이 놓여 있다. 각국에는 취해야 할 많은 조치가 있고, 국내외적으로 많은 곤경이 닥칠 것이다.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과 미국이다. 두 주체가 각자 짊어진 짐을 어떻게 지고 나갈 것인지가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요소다. 만약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빚어지는 마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북한과 미국은 상호 이해를 높여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양국은 그간 최소한의 신뢰가 부족했었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상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북·미 양국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사이의 대화와 이해를 촉진시키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남북간 기본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더욱 진전되고, 이를 바탕으로 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중국은 이미 큰 역할을 해왔지만,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국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막힌 곳을 뚫는 일을 맡을 것이다. 동시에 각각의 단계에서 한국과 중국의 유기적인 협조 역시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은 그간 북핵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같거나 비슷한 시각을 유지해 왔다. 각국은 에너지를 비롯한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日, 이번 합의로 ‘6者 외톨이’ 될수도” 오코노기 마사오 日 게이오대 교수 이번 6자 회담의 최대 특징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양자 협의를 통해 6자 회담을 견인한 점이다. 과거에는 중국의 중개 역할이 컸지만, 이번엔 미·북 주도로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내용면에서 중요한 것은 미·북이 서로가 외교 교섭의 원칙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이행조치를 통해 비핵화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부시 정권이 비판을 받게 된다. 또 동결이 아닌 폐쇄와 불능화를 이끌어내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뎠고, 북한은 이를 인정했다. 배경은 여러가지다. 미국은 2002∼2003년(영변핵사태) 이후 북한과 직접교섭을 하지 않았는데, 그 정책이 크게 변했다. 집권 말기를 맞은 부시정권의 대전환이다. 이라크 문제로 고전 중인 부시정권으로서는 북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 유엔제재도 효과가 없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 다수당이 됐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기조수정을 한 것 같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지 주목된다. 양국간 수교로까지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북측은 클린턴 정권 때 남북정상회담을 했듯이 미국과 한국에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정책 실패를 한반도에서 만회하려는 야심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으로서 북·미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일본은 합의가 신속히 이행되면 6자 회담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정권의 선택은 두 가지다. 국제적인 협조를 중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지원하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의 강경노선을 견지하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없이 테러지원국 해제는 이상한 것으로 본다. 일본 여론은 비판적이다. 아베정권은 압박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7월 참의원선거까지는 강경하게 갈 전망이다. 선거뒤 북·일관계에 유연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국면이 예상 이상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정권 6년은 클린턴 시절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 강경정책으로) 달렸다. 이번 합의는 94년 제네바 합의 수준 이상이다. 이 또한 클린턴 정권과 (유연화된)차별화다. 비핵화라는 좀 더 높은 단계의 합의로 이끈 것이다.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 특파원 taein@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베이징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조치가 합의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 우선 미국은 이번 베이징 합의문에 따라 60일 이내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및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미 국무부는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테러 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쿠바 등과 함께 테러 지원국에 포함시켜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이후 북한이 테러에 가담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2005년과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명기, 납치를 테러의 일부로 본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할 별도의 실무그룹이 구성됨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시킬 요건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유엔 대북 제재 재검토 문제도 제기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적성국교역법을 비롯한 수십개의 각종 법규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해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에 따라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94년에 해제됐던 제재 조치들도 대부분 복원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대북 경제 제재의 해제를 다시 추진하게 되면 유엔 제재의 재검토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같은 법적인 조치와 함께 북한과의 인적 교류의 확대도 추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이미 지난해 초청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6자회담 합의의 이행 상황에 따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미 정부의 고위 인사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의 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방북을 타진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은 이미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교를 비롯한 미·북간의 관계 정상화 문제는 이번 합의에 따라 구성될 실무그룹에서 다루게 된다. 미·북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수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도 함께 논의된다. 그러나 그같은 과정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는 것이며, 아직은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미국내 강경파 반발 무마 과제로 또 미국내에는 북한과의 협상을 달가워하지 않는 강경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 정부 안팎에는 힐 차관보를 코너를 밀어내려는 세력이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내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13일 CNN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가 이란 등 핵 개발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번 6자회담의 합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볼턴 전 대사는 정부를 떠난 개인의 입장에서 발언한 것”이라면서 “미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대북 협상 정책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경수로 문제는 논의 안돼…중유도 참가국 ‘균등 분담’ |베이징 김미경특파원|13일 타결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의 시작은 1994년 북·미간 맺은 제네바 합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듯했으나 뚜껑을 연 결과, 제네바 합의에서 훨씬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가 북·미간 신뢰가 깨지면서 결국 파기된 사례를 남긴 만큼, 이번 6자회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는 모든 회담국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제네바 합의와 이번 6자회담의 가장 큰 공통점은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로 중유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한 뒤 8∼9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핵폐기 단계까지 매년 50만t의 중유를 제공했으며, 핵폐기가 이뤄지면 200만㎾의 경수로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 동결 대가로 중유를 받은 뒤 시간을 끌며 구체적 핵폐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북·미간 신뢰가 깨져 경수로 제공도 불발로 돌아갔다. 이번 6자회담은 이같은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교훈삼아 단순 동결·폐쇄 이후 조속한 시일 내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로 돌입할 수 있도록 ‘당근’을 던졌다는 것에서 차별화가 된다. 동결 이후 매년 일정한 양의 중유 등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북측이 폐쇄 후 비핵화 조치를 더 많이 취할 경우, 이에 따라 추가적 지원을 함으로써 마지막 폐기 조치까지 가는 동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 때 가장 큰 조건이었던 경수로는 논의하지 않음으로써 핵시설의 불능화를 넘어 해체 등 완전한 폐기 과정으로 갈 경우 다시 논의될 수 있는 불씨를 남겼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 이후 경수로 등 장기적인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네바 합의는 미국이 전적으로 중유를 제공했으나, 이번에는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중유 등 각자 맞는 에너지를 균등하게 부담함으로써 참가국들간 이익의 균형점을 최대 반영하도록 했다. chaplin7@seoul.co.kr ■ 실무회담 재개등 대화 복원 가능성 베이징에서 날아든 엿새만의 ‘낭보’에 남북관계 전문가들도 한껏 고무됐다. 이들은 회담의 성과가 지난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냉각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실무회담 재개 등 대화채널의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부분 식량·비료 지원 재개를 시작으로 남측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이었지만 회담국면에서 ‘칼자루’를 쥐기 위해서는 북측이 나서 대화를 요청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6자간 합의로 남북간 대화의 장은 일단 마련됐다.”면서 “우선 인도적 지원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이 대화에 임할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자급’ 이상의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측 입장에서도 남북관계에서 챙길 수 있는 실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남측이 제안하면 대화채널은 어렵잖게 복원될 것”이라면서 “우선 지난해 7월 이후 중단된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실무회담이란 한계 때문에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나 평화체제 이행을 위한 심도깊은 논의는 오가기 어렵다.”며 특사교환 등 한 단계 격상된 대화 채널을 주문했다. 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적십자 회담이나 장성·장관급 등 실무회담부터 차근차근 복구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섣불리 특사교환 등에 나섰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적 지원 재개와 관련해서는 “주변국들까지 나서 에너지 지원을 약속한 마당에 우리가 식량과 비료지원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뉴라이트’ 진영에 속하는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남쪽이 나서 대화를 서두르면 북한은 또다시 잇속만 챙기고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쉬운 쪽에서 손을 벌리길 기다리는 게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盧대통령 “합의사항 이행 결실위해 최선”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마드리드 현지에서 6자회담의 타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에 대해 신속하고 원만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토록 하자.”고 지시했다고 수행중인 송민순 외교부장관이 밝혔다. 또 “정부는 앞으로 북핵 폐기 과정이 가속화되고 한반도에 평화정착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대한 역점을 두고 미국 및 중국 등 관계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왔다.”고 평가한 뒤,“이러한 협력을 위한 노력을 더욱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베이징 현지에서 우리가 중심적 위치에서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한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격려했다. 송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자회담 타결과 남북정상회담 개최요건의 성숙 여부에 대해 “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지만 충분조건을 만든다고 보기에는 빠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특히 6자회담 타결에 따른 대북 쌀·비료 지원에 대해 “합의문에 경제·에너지, 인도적 측면에서 지원을 시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한 맥락에서 별도로 남북관계 차원에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한나라 ‘빅3’ 반응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는 6자회담 타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묘한’ 견해의 차이를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선(先) 북핵 폐기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신중했다. 반면 최근 햇볕정책 계승론을 표방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적극적으로 환영의사를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 전 대표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초청 강연에서 6자회담과 관련,“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북핵은 동결이 아니라 완전 폐기돼야 하며,6자회담 당사국들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환영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합의는 우리의 목표를 향한 초보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전 시장은 “최종 목표는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나아가 북한을 자발적으로 국제사회에 개방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포용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6자회담 결과에서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꽉막힌 北·日관계’ 돌파구 찾을까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과 일본은 일본인 납치문제로 인해 관계가 꽉 막혀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북한에 납치돼 살아있는 일본인을 추가로 인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납치문제는 끝났다고 맞서 있다. 북한과 일본의 이런 입장 때문에 지난해 4월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측 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난 뒤 10개월간 서로를 완벽하게 외면했었다. 그러나 12일 오후 김계관 부상과 사사에 국장이 베이징(北京)에서 1시간가량 양국 수석대표 회담을 가지면서 긴 외면에 종지부를 찍었다. 별 진전은 없었다지만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이 적지 않다. 특히 앞으로 북·일 양국은 이번 6자회담 합의로 설치되는 5개의 작업부회(워킹그룹) 가운데 하나인 ‘북·일관계 정상화 작업부회’라는 공식무대를 통해 이견을 좁혀갈 장(場)을 마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6자 회담이 일부 진전됐다고 평가한 점도 주목된다. 다만 당장은 돌파구가 마련될 징후는 없다.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지렛대로 집권했지만 지지율이 약세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론을 의식, 납치 문제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도 완강하다. 납치문제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사이에 합의된 ‘평양선언’으로 이미 완전히 해결된 문제라고 반박한다. 납치문제 후속 제기는 일본의 억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도, 일본도 서로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납치문제가 유용하지만 외교 측면에서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도 일본과 돌파구를 마련, 국교정상화 등을 통해 경제적 숨통을 트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가 “이라크에서 실패한 미국이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 위해 반드시 북·미 관계의 타개를 시도할 것이다. 일본도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과의 국교수립에 나서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taein@seoul.co.kr
  • 北 ‘BDA 일체 함구’ 속셈은

    |도쿄 이춘규·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이 지난해 12월 제5차 2단계 6자회담을 공전시킨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문제를 이번 3단계 회담에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동 이후 BDA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임에 따라 북측이 이번에는 핵폐기 초기이행에 대한 상응조치 요구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상응조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북측이 BDA 문제를 다시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말 북·미간 금융실무회담을 통해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 일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해제 시기에 대해서도 “그다지 머지 않은 시기”라고 밝혀, 북한의 핵시설 동결 등 진행 정도를 고려해 최종 판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선임자문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가 이미 BDA 관련 조사를 끝내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마카오 금융당국도 이미 일부 북한의 합법적 계좌를 푼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애셔 전 자문관은 “미국이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중 불법행위와 관련된 자금과 불법행위 관련 가능성이 낮은 일부 자금을 구별한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 정부 관리들은 BDA를 불법 자금의 돈세탁 창구로 이용한 것이 분명하며,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 안정을 이유로 BDA 제재를 풀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우리측 천영우 수석대표는 8일 “BDA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회담에서 BDA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금융제재 문제가)분명히 정리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많은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chaplin7@seoul.co.kr
  • 北지원 ‘5개국 역할분담’도 변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미간 핵폐기 초기이행조치·상응조치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8일 개막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초기조치에 대해 토의할 준비가 돼있지만 해결해야 할 대치점이 많기 때문에 회담 전망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낙관이 가능할 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위기를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나눠 지원할 대북 상응조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북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핵 동결·사찰-에너지 지원·제재 해제’와 ‘핵 해체-경수로 제공’이라는 2단계 핵폐기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핵시설 동결의 대가로 경수로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경수로 완공 전까지 중유 등 대체에너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경제 지원을 5개국이 어떻게 나눠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당사국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어떤 에너지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적이 없고, 나머지 5개국도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지원하자고 협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베를린합의때 중유는 미국이 단독으로 제공했고, 경수로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90%를 지원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중국·러시아 등의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매달리고 있어 동참 여부가 불투명하며, 러시아는 부채 탕감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중유의 경우, 미국이 단독 지원을 거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외교협회 개리 새모어 부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내 중유 제공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있어 이번에는 남한이 중유 지원의 일부 혹은 전부를 책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chaplin7@seoul.co.kr
  • [중계석] ‘핵포기 보상’ 보다 체제인정 바란다/존 루이스·로버트 칼린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분석관과 존 루이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27일 ‘북한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란 제하의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생각하는 전략적 문제들이 해결됐다고 여길 때,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어졌다는 확신이 들 때 성취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 식량, 제재 해제 등의 ‘당근’책이 완전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미국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북한이 원하는 최종 목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미국은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고, 북한 정권의 안전보장을 해주고,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등의 정치적 조치를 북핵 해결의 관건으로 보고 있지만, 이 역시 경제적 당근책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목표를 불완전하고 희미하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전문가는 이런 잘못된 접근은 북한의 단기적 전술적 목표와 광대한 전략적 초점을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북한은 지난 1991년 이후 이념이나 정치철학과 상관없이 역사와 지정학적 현실에 바탕을 둔 냉정한 계산에 기초해 미국과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를 꾸준히 추구해 왔다는 게 두 전문가의 평가다. 북한은 또 이웃 국가들이 자신에 끼쳐온 강력한 영향력을 견뎌내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 특히 미국인들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존재를 거부하는 북측의 선전 외에 진정한 속내를 들어본 바 없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떠나길 결코 원치 않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그렇지만 자존심 때문에, 또한 약하게 보이는 게 두려워서 미국이 한반도에 남아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게 북한으로선 가장 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따라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렛대는 중유나 식량 제공,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이 아니라, 평양 정권에 대해 공존을 약속하고, 북한의 체제와 지도부를 수용하며, 동북아시아의 미래와 관련해 북한에 활동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북한에 확신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은 장기적으로 중국·일본과의 거대한 세력 균형 게임에서 자신들이 미국에 유용한 국가일 수 있기를 믿고 있으며, 중국인들도 이를 알고 있어 사적인 자리에서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북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6자회담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적 세계의 축소판이라는 점”이라면서 “북한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3개 전략적 적국들이 (6자회담에 참여해) 판단을 하고, 압력을 행사하며, 북한이 영원히 약화되길 고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북한으로서는 지난 2005년 9월 베이징 성명 가운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 부분이 핵심”이라면서 “이것이 북한이 미국과 양자 대화를 고집하는 이유이며, 북한은 오다가다 들르는 식의 만남이나 여기저기서 회담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해결책이 모색될 수 있는 진지하고도 지속적인 회담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칼린은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북한 분석관 등을 담당하면서 1974년 이후 20여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인 강석주의 북한 핵보유 가상 시나리오를 써 국내 언론의 오보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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