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총리회담] 北대표단 면면은
14일 남북 총리회담을 위해 서울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일부 대남관계 전문관료를 제외하면 경제분야 실무관료 출신이 대부분이다. 경협사업 로드맵 마련 등을 의식해 철저하게 실무형으로 진용을 꾸린 셈이다.
단장인 김영일 총리는 육해운부 하급직원으로 출발해 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명실상부한 북한의 ‘경제사령탑’이다. 올해 4월 총리에 발탁되기까지 13년간 육해운상(우리의 옛 교통부장관)으로 일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을 잇달아 방문,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개방 모델을 도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부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2000년 12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장관급회담부터 북측 대표로 참석해온 대남협상 전문가이다. 백룡천 내각 사무국 부장은 올해 사망한 백남순 외무상의 셋째 아들로 2005년과 2006년 6·15남북공동행사 북측 대표단과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당국간 협의에 참여했다.
박정성 철도성 국장은 2002년부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 꾸준히 참석해 왔으며, 경의·동해선 철도 연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차선모 육해운성 참모장과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은 각각 조선해운 분야와 경제특구 개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표단 면면을 볼 때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지대와 경의선 개·보수, 조선단지 건설에 주된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측에선 수석대표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차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장관을 필두로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과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 서훈 국가정보원 3차장이 참석한다. 장·차관급인 우리측 대표단과 달리 북측 대표단에 국장·부장이 포함된 것과 관련, 이재정 장관은 “북한의 조직이 전문성에 따라 직은 국장이지만 차관급인 사람도 있어 직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