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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종섭 전남도의원, 학생운동 제적 34년만에 전남대 명예졸업

    주종섭 전남도의원, 학생운동 제적 34년만에 전남대 명예졸업

    전남도의회 주종섭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수6)이 학생운동으로 제적된 후 34년만에 전남대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주 의원은 24일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에서 열린 2022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에서 명예 졸업 증서를 수여받았다. 전남대는 “주종섭 의원이 오랜기간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는 등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견인한 공로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남대 철학과 88학번인 주 의원은 대학 2학년 때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돼 제적됐다. 이후 노동운동과 사회운동 등을 하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주 의원은 “갑작스럽게 학업을 중단하며 부모님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이제야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0여 년 만에 졸업장을 받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고 영예롭게 생각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주 의원은 “1980년대 노동자와 농민·도시 서민과 함께하기 위해 학업을 접고 지금까지 민생현장을 지키는 다른 분들도 많다”며 “이분들께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사회에 이바지하고 의정활동에 힘을 쏟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 의원은 전남대 재학 중 지금의 여수플랜트건설노조 설립에 동참하고 집행부 활동을 비롯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가담하면서 두 차례 구속되었다가 석방된 후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주 의원의 전과기록은 사면 복권됐고 민주화운동 유공자(관련자)로 인정받았다. 주 의원은 IMF외환위기 당시 대량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실업극복여수시민운동본부’를 결성해 실직자지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촉구 활동, 사회적경제 활동 등을 전개했다. 지난 2016년에는 ‘여수시민단체연대회’ 상임대표를 맡아 여수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 및 박근혜정권 퇴진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를 역임했다. 제7대 여수시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전라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으로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 전남대병원 학마을봉사회, 20년째 나눔인술

    전남대병원 학마을봉사회, 20년째 나눔인술

    광주지역 대형병원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가 20년동안 21억원의 의료비를 지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병원 직원으로 구성된 학마을봉사회가 20년동안 1,807명의 환자에게 21억원의 의료비를 기부했다. 학마을봉사회는 전남대병원 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2002년 IMF외환위기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자 “직원들이라도 나서서 환자들을 돕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소아청소년과 마재숙 교수의 주도로 시작됐다. 그 후 월급의 일정 부분을 기부해 광주 사랑의 열매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전남대병원 환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학마을봉사회 활동에 감동을 받은 전공의 80여명이 한꺼번에 가입하는 등 현재 회원은 2,000여명으로 늘었다. 학마을봉사회는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전남대학교병원장 감사패를 비롯해 지난해 사랑의 열매 대상 시상식에서 나눔상을 수상했다. 박창환(진료처장·소화기내과 교수) 학마을봉사회장은 “직원들이 월급의 일부분을 떼서 기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오랜 기간 도움을 주고 있어 감사하다”며 “회원 모두는 조금이나마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 ‘82년생 김지영씨 요즘 어떠신가요’…어머니 세대보다 높은 자살률

    ‘82년생 김지영씨 요즘 어떠신가요’…어머니 세대보다 높은 자살률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30대 중반 여성의 자살률이 어머니 세대인 60대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자살 통계’를 보면 30대 여성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17.7명으로 60대 여성(10만명 당 14.6명)보다 높았고, 통계청의 ‘자살에 대한 충동 및 이유’ 조사에선 30대 남녀의 5.2%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60세 이상 남녀(4.7%)보다 많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란 주제로 열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콜로키움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출생연도 단위로 자살사망률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 결과, 1982년생 여성의 자살률이 1951년생 여성보다 5배 높았다고 밝혔다. 현재 37세인 여성이 어머니 세대인 68세 여성보다 5배 이상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의미다. 1997년생, 즉 22세 여성의 자살률은 63세인 1956년생 여성보다 7배 더 높았다. 특히 한국의 1981년 이후 출생자의 자살률은 일본에서 1901~1920년에 태어나 2차 세계대전으로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세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IMF외환위기 이후 취업·거주 등에서 역대 최악의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에 시달리며 살아온 현재 30대와 20대 역시 전쟁을 겪은 것과 같은 상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 교수는 “한국은 노인 자살률이 너무 높아 청년 자살 문제가 묻히고 있다”며 “같은 상처를 가진 현재 청년들이 중고령자가 되면 코호트 효과와 연령 효과가 복합·상승작용해 자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구직단념자의 비중도 증가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 등을 보면 여성 구직단념자는 2015년 8만 2000명, 2016년 8만 5000명, 2017년 8만 8000명, 2018년 9만 8000명, 올해 1월 기준 10만 5000명으로 점점 늘고 있다. 2013년 이후 15~29세 청년층 남녀 고용률은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성 청년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집계하는 청년 빈곤율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빈곤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들은 빈곤하지 않은 걸로 조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2016년 19~34세 청년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의 빈곤율은 5.7%, 따로 사는 청년의 빈곤율은 10.1%다. 동거 여부에 따라 빈곤율이 두 배가량 차이 난다. 특히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19~24세 ‘초기 청년’의 경우 빈곤율이 36.5%에 달했다. 전국 전체 연령대의 주거 빈곤율은 2005년 19.3%, 2010년 14.8%, 2015년 12.0%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나, 1인 청년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같은 기간 34.0%(2005년)에서 37.2%(2015년)로 증가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지원 “문재인 대통령, 신속·잔인한 결정 내려야 성공”

    박지원 “문재인 대통령, 신속·잔인한 결정 내려야 성공”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9일 “신속, 잔인한 결정으로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의겸 대변인의 사퇴는 당연하고, 김의겸 기자답다”면서 “부동산 투기의혹 보도 하루만의 사퇴는 ‘대통령의 입’으로서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저는 며칠 전 문재인 정부 저수지에 쥐구멍이 뚫렸고 그대로 두면 그 구멍은 커진다고 제 경험을 근거로 충언을 드렸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 머뭇거리면 안된다. 신속, 잔인한 결정으로 기강을 세워야 성공한다”며, “6대 정권이래 국민은 집권 2년까지는 직전 정권을 겨냥하지만 집권 3년째부터는 현직 정권을 겨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지지도 43% 최저치…인사청문회 ‘탈세, 가장 용납 못해’▶ 김의겸 ‘투기’… 인사검증 실패… 여론 뭇매 맞는 3년차 文정부 다음은 박지원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 글 전문이다. 김의겸 대변인의 사퇴는 당연하고 역시 김의겸 기자 답습니다.부동산 투기의혹 보도 하룻만의 사퇴는 대통령의 입으로 당연한 결정입니다. 저는 며칠 전 문재인 정부 저수지에 쥐구멍이 뚤렸고 그대로 두면 그 구멍은 커진다고 제 경험을 근거로 충언을 드렸습니다. YS DJ 노무현 MB 박근혜 문재인 6대 정권이래 국민은 집권 2년까지는 직전 정권을 겨냥하지만 집권3년째 부터는 현직 정권을 겨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머뭇거리면 안됩니다.신속, 잔인한 결정으로 기강을 세워야 성공합니다.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삽니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우리는 실패한 대통령의 IMF 외환 위기를,성공한 대통령의 세계에서 가장 빠른 IMF외환위기 극복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딜레마에 빠진 고3’, 시대가 변해도 한결 같은 학습 성공원칙은?

    ‘딜레마에 빠진 고3’, 시대가 변해도 한결 같은 학습 성공원칙은?

    고3이 된 학생들 중에서 공부의 양은 늘었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쳐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학습의 기본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의 기본으로는 개념 확립을 꼽을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개념확립이 상승하는 시기는 개념 체득 후 응용이 가능한 2학기부터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학기부터가 마지막 승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눈 앞의 성과가 적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학습법을 꾸준히 실천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가 변해도 학습 성공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역사와 과거 그리고 현재를 통해 보는 성공원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자는 ‘복습과 개념 점검’을 매우 중요시 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개념일지라도 자만함을 경계하며 항상 돌아보고 개념을 꼼꼼히 반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나라는 어땠을까? 1997년 빠른 성장만을 기대하며 외형적 성장에 치중해 기초를 단단히 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하루 아침에 IMF외환위기 국가부도를 맞게 됐다. 이는 목표를 달성해야 할 고3에게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촉박한 시험일정에 자신의 부실한 개념을 확인하지 못 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시아 1위 전자상거래업체를 창업한 마윈 회장은 명확한 목표를 수립해 성공을 이룬 인물이다. 그는 언제나 성공강연을 통해 지킬 수 없는 ‘큰 목표’ 보다는 성공의 조건을 다 잡는 ‘작은 목표’를 수립하고 일상부터 개선하기를 강조했다. 이처럼 효과적인 학습은 개념을 잘 수립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성취 가능한 목표로 나아갈 때 완성될 수 있다. 개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취약 과목을 위주로 국어과외, 수능영어과외, 수학과외 등 전문적인 도움 받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수도권 1:1 방문 고3수능과외 전문 ‘에듀닥터’는 시간이 부족한 고3 학생들을 위한 최적의 사이클 16주 과정으로 수험생들이 기본 개념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철저한 교사 선발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문과외교사들의 고등수학과외 등을 진행하며 수능의 개념과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환율 苦’ 외국인강사 엑소더스

    1년 반째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캐나다인 커트(28)씨는 요즘 은행 출입이 잦다. 대학 다닐 때 받은 학자금대출 때문에 매월 캐나다에 송금을 하는데, 무섭게 치솟은 원화 환율 때문에 매번 수백 달러씩 손해를 본다. “11월 말에 240만원을 보내려고 했더니 1800캐나다달러였다. 6개월 전에 비해 700달러를 손해보는 셈이어서 송금을 못했다. 12월 말에 다시 가서 300만원을 환전하니 2700달러가 나왔다. 300달러 정도 손해였지만 송금할 수밖에 없었다.”고 커트씨는 전했다. 매월 300만원가량 버는 그는 지난 12월까지 대출금을 갚으려던 계획을 6개월 뒤로 미뤘다. “한국이 좋긴 하지만 환율이 떨어지지 않으면 캐나다로 돌아가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어요.” 외국인 강사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시작되고 있다. 고환율로 원화 가치가 급락해 같은 돈을 벌어도 실질임금이 점점 줄어드는 탓이다. 이들은 자국 화폐가 아닌 원화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체감고통은 더욱 크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은 일본 등지로 옮기거나 아예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1년 전부터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친 미국인 A씨도 지난달 학원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한국에 더 있고 싶지만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질 것 같아 머무르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인천에서 1년 전부터 학원 강사로 일하는 칼(27)씨도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한국 대신 물가는 비싸지만 환율 상황이 나은 일본으로 옮기려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G영어학원 관계자는 “11년 전 IMF외환위기 때도 환율이 최고 1800원까지 치닫자 외국인 강사들이 강하게 항의해 월급을 20만~30만원 정도 더 준 적이 있다.”면서 “그때 상황이 재연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환율 변화만 봐도 외국인 강사들의 실질 임금 하락은 선명하게 나타난다. 외국인 강사의 한 달 월급이 2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한국은행의 분기별 환율 추이에 대입해보면 미국달러의 경우 2007년 3분기 2154달러였던 것이 2008년 4분기에는 1467달러로 687달러 하락한다. 같은 이유로 교육비자(E2)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의 숫자도 계속 늘다가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부터 줄어들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E2비자 허용 대상인 7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중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한 5개 국가의 입국자 수가 줄었다. 캐나다는 2007년 1만 1216명이던 입국자가 2008년 1만 513명으로 줄었다. 수강생들은 “이러다 미국, 영국 등 실력 좋고 인기 있는 강사들은 죄다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행시 수석의 조언 “모범답안 손으로 베껴라” 로스쿨 시장에 메가스터디 지진 좌파에 길을 묻는다 시리즈 첫번째-주대환 나이트클럽과 학원의 ‘부적절한 동거’ 녹색뉴딜 일자리 1만개가 연봉 25만원짜리
  •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드라마 속 부성애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드라마들에서 부성애는 보통 무뚝뚝한 말투 이면에 숨겨진 진한 자식사랑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들에서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극본 오상희, 연출 문보현). 스키장에 가는 7살짜리 아들 산이(안도규)가 배웅나온 아버지 강풍호(오지호)에게 이렇게 말한다.“아빠, 나 없다고 밥 대충 먹지 말고!” 저녁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자 아버지는 말한다.“스키 재밌니? 내일 봐. 쪼옥!” 그러면서 전화통에다 대고 입맞춤을 퍼붓는다. 이런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자식사랑을 애써 억누르는 아버지를 보는 데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 터. 그러나 이제 드라마 속 아버지들은 변했다. 살뜰한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자식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엄숙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이제 희화화의 소재로나 쓰일 정도다.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가 풍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시대착오적’ 아버지상에 다름 아니다. 5일부터 시작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누구세요?’(극본 배유미, 연출 신현창) 역시 달라진 부성애로 눈길을 끈다. 이 드라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비명횡사한 아버지가 ‘빙의’(영혼이 옮겨 붙음)를 통해 딸 옆에 49일 동안 머물며 못다한 사랑을 전하는 풍경을 그린다. 여기서 아빠 손일건(강남길)의 영혼은 냉혈 기업사냥꾼 승효(윤계상)의 몸 속으로 들어가 딸 영인(아라)에게 따뜻하고 절절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이에 대해 ‘누구세요?’의 연출을 맡은 신현창 PD는 “핵가족화 경향에 따라 가족간의 관계가 보다 평등해지고, 아버지들도 많이 자상해진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작은 오해로 소원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는 아버지나 딸들의 모습을 드라마에 담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의 문보현 PD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각박해진 세상에서 아버지들도 가족에게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세태의 변화가 드라마들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 자리를 잃은 아버지, 연민의 대상으로 전락한 아버지….IMF외환위기 이후 대중문화 속에서 주로 나타난 아버지상이다. 그러나 아버지상의 재정립 움직임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문 PD는 “요즘은 권위의 몰락보다는 재혼가족, 편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유형 속에서 가장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갖가지 모습의 부성애를 그리는 작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Zoom in 서울] 서울 메트로, 2010년까지 20% 감원

    [Zoom in 서울] 서울 메트로, 2010년까지 20% 감원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앞으로 3년 안에 직원 5분의1을 줄이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가 즉각 “부실경영의 결과물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졸속안”이라고 반발하는 등 진통이 예상된다.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은 2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창의혁신계획 설명회에서 “조직 슬림화와 업무기능 아웃소싱, 자회사 설립 등으로 2010년까지 총 정원의 20.3%인 2088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원규모 IMF외환위기 직후보다 많아 김 사장은 “1단계로 법규·제도 개선 없이도 가능한 1152명을 감축한 뒤 2단계로 지방공기업법 개정을 통해 936명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이 밝힌 감원 규모는 1981년 서울지하철공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9년 12월 구조조정 때보다 467명이나 많다. 회사는 일단 올해 530명을 줄인 뒤 2009년 890명,2010년엔 668명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분 479명을 제외한 1609명에 대해서는 ▲희망퇴직(342명) ▲타기관 전출(64명) ▲분사화(267명) ▲자회사 설립(121명) ▲민간위탁시 전출유도(815명) 등으로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이 필요한 분야로 회사측은 ▲전동차 검사·점검·정비(주기조정·아웃소싱) ▲매표 업무(무인화) ▲철도장비·설비 운영(아웃소싱) 등을 꼽았다. 청원경찰과 궤도·시스템 유지보수 업무도 아웃소싱 대상이다. ●이달 안 ‘경영혁신 시민위’ 구성 김 사장은 “시설 노후화로 재투자 시기가 도래하는 등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면서 “조직 효율성을 극대화해 시민부담으로 돌아갈 운영적자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달 안으로 학계와 언론계, 시의회, 시민단체 등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서울메트로 경영혁신 시민위원회’를 발족, 개별 혁신프로그램을 심의한 뒤 노사협의를 거쳐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단체협약 사항 가운데 노조간부의 경우 조합활동이 근무에 우선한다거나 조합간부 전출시 사전합의가 필요하도록 규정한 부분도 노조와 협의해 손질하기로 했다. ●노조 “인력 ‘대학살’ 용인 않겠다” 노조 입장은 완강하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임기가 채 2년도 안 남은 사장이 임명권자인 서울시장의 눈치를 살피며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계획들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경영진의 일방적 독주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하철 적자의 상당부분이 시설물 개선과 버스환승제, 무임수송 등 서울시의 새로운 정책들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인력 ‘대학살’을 저지르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승객 1명 운송 때 166원 적자 서울메트로는 8700억여원의 건설부채 원리금(2006년 말 현재)을 매년 서울시가 대신 갚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사(驛舍)와 선로가 낡고 자동화 진전이 더뎌 인건비 부담이 높은 탓에 승객 1명을 운송할 때마다 166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누적 운영적자만 5조 2828억원에 이른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백제 미소를 찍고… 숨결을 빚다

    백제 미소를 찍고… 숨결을 빚다

    1500여년전 백제의 미소를 사진과 조각으로 만난다.17∼30일 인사동 학고재에서 ‘백제 사진전’을 여는 준초이와 18일∼11월11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조각·회화전 ‘구도의 여정’전을 갖는 최종태. 눈썹과 콧날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내려가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포근한 표정은 그야말로 한국인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준초이 내일부터 백제 사진전 삼성생명,SK텔레콤 등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휩쓴 광고들의 사진작업을 도맡아 온 준초이(55·본명 최명준)는 25년간 광고 사진가로 활약해 오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맨해튼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활동해 온 그는 지난 1년간 백제 유물을 찍었다. 국립부여박물관과 부여군의 기획 아래 촬영된 백제 유물 사진은 한길사에서 ‘백제’라는 제목의 200만원짜리 도록으로도 출간됐다. 한달전 반가사유상과 흙항아리 사진 2점은 반기문 유엔총장의 관저와 집무실을 꾸미기 위해 판매되기도 했다. 작가는 작품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준초이는 광고 사진을 찍다가 백제 유물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해 “단층적인 아름다움에 만족할 수 없었다. 인간의 힘과 세월이 만난 유물은 보면 볼수록 가슴이 뜨거워지는 아름다움을 발산한다.”고 말했다. 반가사유상 촬영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단 이틀 허가를 받았는데 첫날은 어떤 이미지도 건지지 못했단다. 2∼3t에 이르는 대형 물레에 불상을 올려놓고 천천히 돌려가며 찍다가 촬영 허가 시간이 끝나갈 무렵 눈썹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선을 발견,“이거다!”하며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특히 유물과 충남 공주와 부여의 자연을 합성한 사진은 백제 유물이 다시 태어난 듯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호자(남성용 요강)는 보름달 아래서 입구를 쩍 벌리고 있다. 산의 운무 앞에서 금동대향로의 세심한 조각이 살아난 사진은 마치 향로가 다시 향을 뿜는 듯하다.(02)739-4937. ●최종태 18일부터 조각·회화전 원로 조각가 최종태(74)는 1959년 27살의 나이로 국전에 처음 입선한 이래 인물상과 종교 조각에 외곬으로 매달려 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성당에 설치된 성모상 등을 만들어 왔지만 그는 불상에도 조예가 깊다.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있는 석불도 그의 작품이다. 백제 반가사유상의 매력에 빠진 그는 50여년간 일관되게 매달려 온 인물 조각의 얼굴에 불상의 표정을 담아냈다. 아무리 큰 조각도 110㎝이내인 그의 인물 조각은 IMF외환위기로 미술시장에 한파가 불 때에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전시를 기획한 가나아트센터측의 설명이다. 미간에서 콧날로 이어지는 동그랗고 날렵한 선과 살포시 내리감은 눈, 보듬어가며 조각한 듯한 단순하고 자그마한 몸체의 인물 조각은 포근하면서도 숙연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의 조각은 수십년간 거의 변한 게 없어 보이지만, 최근 작품의 특징은 예전에는 차렷 자세이거나 턱을 던 손이 기도를 하듯 모아졌다는 점이다. 소란스럽고 가벼운 몸놀림이 지배적인 오늘의 우리 미술계에서 진중한 구도자처럼 조각의 길을 걸어 온 그는 전시와 함께 자신의 작품세계를 담은 책 ‘구도를 향한 모뉴망’도 펴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40점의 조각 작품 외에 수채화, 파스텔화 등 회화작품 60여점도 출품된다.(02)720-102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양천구 목동 아웃렛 거리

    [이색거리 탐방] 양천구 목동 아웃렛 거리

    양천구 목동 로데오 거리는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와 함께 국내 ‘아웃렛의 원조’를 다투는 곳이다. 문정동이 1992년, 목동은 1994년부터 할인 의류점포가 조성됐다. 굳이 따지자면 문정동이 원조인 셈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각각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아우르며 국내 아웃렛 문화가 뿌리내렸다는 면에서 보면 양쪽 모두 ‘아웃렛의 효시’라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개천 옆 카센터에 아웃렛 들어서 목동로데오 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한 1994년 당시만 해도 실개천을 가운데 두고 카센터들이 밀집해 있었다. 자동차 기름 냄새가 진동했던 이곳에 캐주얼 브랜드인 ‘겟유스트’와 ‘BAZZAR’등이 처음 들어설 때만 해도 사람들은 “뜬 금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개천이 복개되고 1996년 지하철 5호선이 개통하면서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인근 상가임대료와 지가가 뛰면서 카센터들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웠고 그 자리엔 80여개가 넘는 옷가게가 들어섰다. 목동로데오거리가 자리매김하는 시점이다. 로데오 거리가 형성된 후 1년도 안돼 IMF외환위기를 맞았다. 동네마다 소위 ‘쪽박’을 차는 업종들이 줄을 이었지만 목동 로데오거리는 예외였다. 시민들의 지갑이 얇아진 당시 상황에서 유명브랜드 의류를 평균가격에 살 수 있다는 강점은 백화점 VIP 고객들까지 흡수할 정도였다. 덕분에 매장 상인들 사이에선 ‘IMF가 최고의 호황’이었다는 소리가 나온다. 평일에도 어깨를 부딪치고 다닐 정도로 사람이 몰리면서 주위엔 극장과 음식점, 주점까지 들어섰다.2억을 육박하는 보증금에도 매장 구하기는 별따기였다. 그 사이 매장은 140개까지 늘어났고 호황은 2002년도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2007년 현재 경기는 예전 같지 않다. 여기저기 아웃렛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천패션타운을 비롯해 김포공항 스카이시티, 일산 덕이동 로데오거리까지 문을 열면서 서울 서남부권과 경기 인천 등 외지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다. 상가번영회 오기환(58) 사장은 “한때 서울여행객들의 관광코스일 정도였지만 최근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아웃렛이 생기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목동오거리의 상습 교통체증도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백화점처럼 테마골목 형성 현재 남아 있는 의류할인매장은 120곳 정도. 하지만 최근 긍정적인 변화도 일고 있다.10여년 간 개점과 폐점을 반복하는 가운데 동종업체들이 자연스레 골목별로 모이면서 ‘테마의 거리’라는 특이한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평균 할인율 50%.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내최고 수준인 아웃렛 매장이 쇼핑편의성까지 갖췄다는 측면에서 보면 획기적인 변화다. 신정중앙로 초입부터 중심까지는 ‘타미힐피거’‘리바이스’‘리복’‘나이키’매장 등 10∼20대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케주얼 골목이, 그 뒤쪽에는 ‘송지오 옴므’‘TNGT’‘이지오’ ‘지이크’등 남성복 거리가 자리를 잡았다. 또 5호선 목동역 2번 출구 쪽거리는 ‘숙녀복 골목’이다.20여개 매장들이 모여 있는데 ‘데코’‘타임’‘모조에스핀’‘데무’등 모두 20∼30대 직장인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들이다. 가장 늦게 생겼지만 주목받는 곳은 ‘골프골목’. 의류를 중심으로 캐디백 장갑 등 골프용품을 파는 이 골목엔 ‘핑’‘잭니클라우스’‘테일러메이드’‘블랙앤화이트’등 브랜드들이 연이어 들어섰다. 핑 매장 고민재(29) 대리는 “2001년까지만 해도 2곳에 불과하던 골프의류 매장이 지난해 15여 곳 정도로 늘면서 명실공히 골프골목으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많이 걷지 않더라도 비교쇼핑이 가능해진 덕분에 손님도 늘었지만 그만큼 매장 간 할인 판매경쟁은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정보처리능력’ 50세가 최고라는데…

    ‘정보처리능력’ 50세가 최고라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 이동통신사 광고카피로도 등장했던 이 말은 실제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괄시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장년층에서 노년층까지 우리 사회의 중년들은 정말 능력 없고 의존적인 존재인가. 나이에 대한 차별은 인종차별·성차별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것인가.2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SBS스페셜 ‘에이지즘(Ageism)-나이차별보고서’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뿌리 박힌 나이차별(에이지즘)을 들여다봤다. 프로그램은 먼저 올들어 불어닥친 동안(童顔)신드롬과 늦둥이 엄마들의 모임을 들여다 보았다. 한때 잘 나갔던 30대 후반 여배우와, 할리우드 주연급 배우들이 우리나라 배우들보다 평균 7살이나 많다는 조사 등을 통해 나이가 들어도 자기 자리에서 당당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 늙는 게 무섭다는 20대 여성과 주름을 없애 준다는 화장품 CF와의 관계, 나이를 묻고 답하는 것이 익숙한 서열사회 등을 진단한다. 제작진은 IMF외환위기 이후 연장자 우대문화가 사라지면서 능력 있는 40대까지 퇴직 압력을 받게 됐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공을 세웠어도 나이 때문에 밀려나야 하는 우리 현실은,‘나이차별금지법’이 적용되는 미국에서 최근 이뤄진 100세 노인의 행복한 은퇴식과는 괴리가 크다. 나이를 먹으면 과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제작진은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보여준다. 미국 UCLA와 버지니아대, 예일대 등 심리학·의학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능력을 좌우하는 ‘미엘린’이 최고치에 이르는 것은 50세이며, 개인에 따라 40∼60세에 절정기에 이른다고 한다. 또 나이가 들면 기억 용량은 줄어들지만 양쪽 뇌를 골고루 사용해 오히려 지적 수행능력이 높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나이를 먹으면 능력이 떨어진다는 에이지즘의 전제조건이 틀렸다는 것을, 미국 한 은행장 비서로 일하고 있는 86세 할머니의 컴퓨터 능력 등을 통해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젊은이와 미디어에 비춰진 노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정관념을 깨야만이 사회 전체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구세대가 함께 하는 세대공동체 프로그램 등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에이지즘 현상과 연구 등을 1시간 남짓 되는 시간에 모두 다루려다 보니 보다 깊이 있는 접근이 아쉬웠지만, 고령화 사회에 에이지즘의 문제점과 건강성을 찾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한번 쯤 되새겨볼 만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재록 게이트] “경제부처 국장이상 모두 친분”

    [김재록 게이트] “경제부처 국장이상 모두 친분”

    현대자동차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현대·기아차와 김재록씨, 회계법인들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리는 김씨는 당초 정치권 인사였다. 김씨는 1997년 7월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한동 전 고문의 정치·언론담당 특별보좌역을 맡으면서 정계에 들어왔다. 이후 이 고문이 경선에서 패하자 그해 말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전략기획특보를 맡기도 했다. 대선 이후 기아경제연구소 홍보기획이사, 기아차 경영혁신단 전략기획이사를 맡아 기아차 처리에 관여하면서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기아경제연구소 출신들과 세동회계법인에서 컨설팅 임원으로 일했다. 세동은 이후 안진회계법인에 흡수합병됐다. 안진회계법인은 이번 ‘비자금 조달 창구’로 지목된 현대오토넷의 회계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곳이다. 안진회계법인의 경우 1997년부터 현대자동차의 감사보고서를 담당하는 등 오랫동안 현대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 우리사주조합은 “안진회계법인이 장기 용역관계로 객관성과 공정성이 우려되고 현대차가 위장계열사 지원과 부당내부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는 등 감사기능을 소홀히했다.”면서 회계법인 교체를 요구할 정도였다. 김씨는 곧 이어 아서앤더슨 한국지사장에 취임한다. 그 뒤 김씨는 IMF외환위기 이후 기업·금융 구조조정, 부실채권 해외매각, 정부 발주 컨설팅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아서앤더슨은 대우증권 매각 주간사,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하이닉스 실사, 대한·국제·리젠트화재 매각작업의 금융자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아서앤더슨이 대규모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경제·금융부처 고위관료 출신과 자녀들이 직원 등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근무가 용역을 받으려는 로비용이 아니었나 의혹이 일고 있다.200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씨가 예금보험공사 전무로 재직할 때 이씨의 동생인 정택씨가 아서앤더슨 고문으로 재직해 특혜의혹이 일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진념 전 경제부총리 자녀가 근무했다. 이용근 전 금융감독위원장, 강운태 전 민주당 사무총장 등은 아서앤더슨의 상임고문을 맡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DJ정부 초기 기획예산처 주도로 부처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할 때 경제부처의 경우 컨설턴트를 KDI와 아서앤더슨 두 군데가 했다. 그때 재경부 세제실장을 하면서 김씨를 알게 됐다.”면서 “당시 경제부처 국장급 이상이면 일면식이 다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아들 문제를 포함, 김씨와의 사이에 비판받은 일은 없다. 불법·부당한 요청을 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2002년 엔론 사태로 아서앤더슨이 문을 닫자 김씨는 아서앤더슨 출신 인사들을 주축으로 인베스투스글로벌을 세웠다. 인베스투스글로벌은 대우상용차 매각작업, 쌍용차 구조조정 등 자동차산업을 전문으로 경영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당연히 업계 1위인 현대·기아차그룹도 김씨의 주요한 고객이었다. 김효섭 홍희경기자 newworld@seoul.co.kr
  • [파산자-재기의 두얼굴] “갈곳은 일용직뿐…아직도 빚더미”

    “꿈 많았던 20대를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으며 보냈습니다. 빚을 털고 새출발 하려고 보니 파산한 30대 여성을 받아주는 회사는 없었습니다.” 2003년 11월 파산한 김진숙(32·여·가명)씨. 이듬해 3월 완전면책을 받고 2억 8000만원 빚의 늪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20평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은 7000만원은 갚아야 했다.20년 동안 파출부 생활로 장만한 어머니의 아파트만은 지키고 싶어 김씨 혼자 파산했기 때문이다. 빚을 갚기 위해 3∼4차례 취업을 시도했지만 30대 여성 파산자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미래를 준비해야할 20대에 아버지 공장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사회 경험이나 경력은 물론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증도 없었다. 김씨는 올해 초 새출발을 다짐하고 3평짜리 김밥집을 열어볼 생각으로 은행에서 대출 상담도 했지만 파산자에게는 돈을 내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국 김씨는 지난 7월 구로디지털단지 정보통신업체에 일용직 노동자로 취직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한달에 180만원을 받는다. 이 중 20만원만 교통비로 남기고 나머지는 빚을 갚는다. 성과급으로 급여를 받기 때문에 김씨는 하루라도 빨리 빚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새벽 1∼2시까지 추가 근무를 자청하기도 한다. 김씨는 “홀로 공장에 남아 일할 때마다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을 쏟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30대 초반에 억대의 빚을 지게 된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공장 때문이다. 고교 3학년 때인 94년에 부도 직전에 몰린 아버지의 공장을 물려받아 김씨가 직접 경영했다. 인천에서 파이프 공장을 운영해온 김씨의 아버지는 그해 회사 경리가 수억원을 챙겨서 달아나면서 충격으로 쓰러졌다.19세 나이에 아버지 공장을 물려받은 김씨는 그후 4년을 무난하게 운영했다. 그러나 IMF외환위기 전후로 공장은 급속하게 어려워졌다. 협력업체들의 대금 결제일이 차차 늦어졌다. 수금을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만큼은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신용카드 빚을 내서 직원 20명의 월급을 주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받아 월급을 지급하고 뒤늦게 수금되는 물품대금으로 카드 빚을 결제했다. 협력업체들의 수금일이 늦어질수록 김씨의 신용카드도 점점 늘어났다.1998년 2개로 시작한 신용카드가 2003년에는 12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사용한도가 차차 줄면서 김씨 상황도 악화됐다.2003년 김씨는 심해지는 채권추심을 견디다 못해 자살까지 결심했다.8년 전 들어둔 생명보험을 떠올리고는 보험금 3억원을 받아 목숨과 빚을 맞바꾸겠다는 마음으로 한강을 찾았다. 강물에 뛰어들려고 마음 먹은 순간 김씨는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그 자리에 앉아 통곡했다. 파산했으면서도 여전히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김씨는 스스로를 ‘빚의 노예’라고 했다. 김씨는 “친구들에게 끌어쓴 돈도 많아서 이젠 남은 친구들도 없어요. 이렇게 외롭고 힘들게 얼마나 더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오세훈 등 지음

    IMF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실패학’이 유행했다.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뭔가 배우자는 것이다. 실패한 이유를 뒤집어 보면 성공의 길도 찾을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 과연 실패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황금가지 펴냄)는 30∼40대 정치·외교·사회분야 전문가들이 선진국의 실패사례를 거울삼아 우리나라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단지 학문적인 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나온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세훈 변호사를 비롯, 이영조·김호기·강원택·박철희·정종호·이남주·이재승 교수 등 유학시절 서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전문가들이 나라별 교훈과 해법을 한자리에 쏟아냈다. 필자들은 영국·프랑스·독일·중국·라틴아메리카·네덜란드·아일랜드·핀란드 등 우리보다 앞서 국가적 성공을 이뤘던 나라들의 실패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비결을 소개한다. 물론 이들 국가가 처한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가 이들을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합의에서 출발한다. 선진국들은 왜 실패했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가?영국은 무능한 정치권과 노조의 무책임함 등으로 인해 1970년대 이른바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대처 총리의 집권으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지며 집단이기주의가 해소된다. 적시에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못한 일본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이 국민과 일체감을 형성, 빛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사회당의 실패, 독일의 경제위기, 중국의 문화대혁명, 라틴아메리카의 민중주의 실패, 아일랜드·네덜란드·핀란드의 성공 등을 통해 정치·사회적인 혼란과 경제위기 극복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필자들은 다른 나라의 위기극복 사례를 통해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6가지로 요약한다.▲경쟁의 활성화를 통한 겅쟁력 제고▲중견국으로서 당당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외 전략▲소프트파워의 개발▲생산적 복지의 도입▲인권이 보장되는 사회▲현실적이고 체계적인 통일 대비 등이 그것이다. 필자들은 이념의 대립을 넘어 ‘실사구시’정신으로 장기적 국익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며, 리더보다는 국민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 변호사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인생목표가 온통 안정된 직장과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있는 나라에 희망은 없다.”면서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조국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역설한다. 도태와 재도약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강력한 유류소비 억제책 시급

    강력한 유류소비 억제책 시급

    “두바이유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고 원·달러 환율은 1050원에서 유지된다면 하반기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됩니까?” “무역수지가 IMF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겁니다.” 하반기 우리 경제가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를 ‘최악의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최악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한국경제의 3대변수 진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배럴당 최고 55달러인 두바이유가 ‘오일쇼크’ 때처럼 배럴당 80달러로 오르고 환율이 현 수준(1050원)으로 유지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3.5%에 머무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4.4% 치솟고 무역수지는 41억달러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 명목가격을 현재가격으로 환산하면 배럴당 84달러다. ●무역수지는 기름값에 달렸다? 보고서는 하반기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로 고유가를 꼽으며, 현재의 고유가는 석유시장의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50달러(두바이유 기준) 전후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 범위를 종전 50∼80달러에서 50∼105달러로 높게 잡았고,IMF는 세계경제가 ‘만성 오일쇼크’에 직면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는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안정되고 환율이 1100원으로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4.5%, 무역수지는 81억달러 흑자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유가 80달러, 환율 1050원’ 시나리오와 비교했을 때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무역수지는 무려 120억달러나 차이난다. 유가가 10% 오르면 수출은 0.9% 감소하고 수입은 1.9% 증가하기 때문이다. 유가가 80달러로 치솟으면 환율이 1100원으로 상승하더라도 무역수지 적자(29억달러)를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고유가는 또 소비자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쳐 유가가 80달러로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4.4∼4.9% 상승해 가계에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 ●환율, 부동산도 여전히 불안 보고서는 지난 4월 말∼5월 초 990원대로 하락했다 최근 1050원대로 상승한 환율은 하반기 1020∼1100원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해 하반기에도 국지성 가격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과 주택시장 안정을 동시에 추진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410조원에 달하는 단기부동자금과 행정도시, 공공기관 이전, 기업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걸림돌이다.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고유가는 무역수지 적자뿐만 아니라 소득감소와 소비심리 악화를 불러와 내수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강력한 수요억제책과 함께 에너지절약형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처럼 우리 기업들도 고유가 흡수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열린세상] 조선 사림파와 386정치권/이덕일 역사평론가

    우리 역사에서 조선의 사림파만큼 주목받았던 정치세력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조광조로 대표되는 사림파는 전횡과 부패를 일삼는 훈구파와 맞서 싸우면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율곡 이이는 ‘석담일기(石潭日記)’에서 “조광조가 대사헌이 되어 법을 공정하게 시행하니 감동한 사람들이 그가 시정(市井)에 나가면 몰려들어 ‘우리 상전(上典:주인이라는 뜻) 오셨다.’라고 받들었다.”고 적을 정도였다. 사림파가 훈구파의 공작정치인 4대사화를 극복하고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탄압을 받을수록 백성들의 신망은 더욱 올라갔기 때문이기도 했다. 백성들은 사림파가 정권을 장악하면 도학정치(道學政治)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사림파는 명종 말∼선조 초에 정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사림파가 보여준 행보는 ‘선비의 배반’으로 불릴 만한 것이었다. 집권과 동시에 둘로 분열한 사림파는 훈구파와 싸울 때 이상으로 맞서 싸웠으니 그것이 바로 당쟁이었다. 양란(兩亂:임진왜란·병자호란) 때 극도로 무능했던 것은 둘째 치고 양란 이후 낡은 성리학적 질서의 극복과 새로운 사회의 수립을 요구하는 일반 백성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사림파는 성리학적 질서의 강화라는 과거지향적인 길을 걸었다. 그 결과는 진보세력에서 수구세력으로의 전락이었다. 박하게 말하면 사림파는 집권하지 않는 것이 그 자신을 위해서나 역사를 위해서 더 나았을 정치집단에 불과했다. 그들의 역사적 효용은 훈구파의 비정을 공격하는 정도에 있었지 집권에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 무능집단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386정치권을 볼 때 조선의 사림파가 연상되는 것은 그만큼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다. 강한 이념지향성, 남다른 결속력, 사회 주류세력과의 끈질긴 투쟁 등이 그것이다.386정치권이 정권의 주류로 등장한 것은 불과 2년 남짓하므로 이 시점에서 그 성패를 단정짓기는 이를 것이다. 그러나 현 정권 2년의 중간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명백하다. 이런 박한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IMF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경제위기 때문일 것이다. 386정치권은 이념적 문제에나 관심이 있지 경제에는 관심이 없다는 일각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올해 정치권은 여야 할것 없이 이념적인 문제, 비경제적인 문제로 죽고 살기로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지만 이는 대다수 국민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중산층 이상 국민들의 관심이 웰빙에 있다면 중하층 국민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생존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일자리를 잃은 30대 영세민의 5살 난 아들이 영양실조로 숨졌다는 최근의 기사는 우리가 정말 21세기에 살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아프리카도 아닌 오늘 이 나라에서 어찌 사람이 굶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많은 경제학자들, 특히 한국의 경제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해외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경제침체를 경제외적인 요인, 즉 정치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분석이 맞느냐 틀리냐의 여부는 오늘 국회가 무엇을 가지고 죽기살기로 싸우는지를 보면 자명해진다. 대한민국 국회는 16대나 17대나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386정치권마저, 아니 386정치권이 앞장서 그들만의 리그에 전력을 투구하는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조선의 사림파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 자신이 극복의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빨리 시야를 미시적으로는 한 끼 식사거리를 못 구해 고통 받는 극빈층에게 돌려야 하고, 거시적으로는 세계와 미래로 돌려야 할 것이다. 기존의 선명성에 이런 현실적·개방적·미래지향적인 가치관으로 무장할 때 이들은 미래 한국정치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386정치는 어떤 점에서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답은 앞으로의 행보에 있을 것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씨줄날줄] 盧대통령과 룰라/이목희 논설위원

    브라질은 대국(大國)이다. 미국만한 땅덩어리에 인구도 1억 6000여만명에 이른다.1996년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의 남미순방을 수행취재했었다. 브라질리아에서 거행된 공식환영식의 장관을 잊지 못한다. 수백명의 기마병들이 달리는 말 위에서 예를 갖추는 모습이 장대했다. 신흥잠재경제대국, 이른바 BRICs 가운데 B가 브라질이다. YS가 1993년 집권한 다음해, 브라질 대통령에 카르도소가 당선됐다. 카르도소는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종속이론’을 정립한 학자 출신이었다. 민주투사 YS와 종속이론가 카르도소의 만남은 상당한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YS는 여러 개혁조치에도 불구, 주변 비리의 덫에 걸렸다. 결국 IMF외환위기라는 치명타를 맞았다. 카르도소 전 대통령은 학문성향과 달리 어설픈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다. 결과는 브라질 경제의 침몰이었다. 한국호의 선장은 DJ를 거쳐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노 대통령 당선 직전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는 룰라가 당선됐다. 강성 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첫 중도좌파 정권을 탄생시켰다. 노 대통령도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진보세력을 주 지지층으로 했다. 이들은 어려운 인생역정에서도 유사점이 많았다.YS-카르도소에 이어 노 대통령-룰라의 대비가 국제적 주목을 받는 이유다. 노 대통령은 12일부터 남미순방에 나선다.16일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룰라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취임 후 좌파정책을 버렸다. 과감한 시장경제정책 등 경제적 ‘우향우’를 확실히 했다.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각을 세웠다. 남미국가연합 창설 주도 등 미국의 심기를 계속 건드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보수파의 반발로 주춤거리고 있다. 이념 논란만 거세졌다. 경제에서도 친기업인지, 반기업인지 오락가락이다. 미국과 관계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또한 모호하다. 룰라 대통령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의 대치 등을 보면 국가적 우편향 때문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전임 카르도소와 달리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빨리 정해, 과감히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노 대통령 일행이 ‘룰라’를 어떻게 공부할지 궁금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공무원노조 큰 틀에서 재논의하자

    공무원노조법 갈등이 사회를 흔들고 있다. 어제부터 총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한 전국공무원노조와 이를 원천봉쇄하려는 당국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노조에 단체행동권을 불허한 기존 입법안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논의할 만큼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큰 틀에서 공무원노조법을 다시 살펴보도록 정부측에 권고한다. 지금 여론이 정부편이라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사태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헌법 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했다.33조는 근로자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다. 정부와 상당수 국민들은 공무원을 ‘공복’으로 우선 파악한다. 신분 및 정년 보장, 조건 좋은 연금제도 등의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노동권의 일부 제약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단체행동권까지 요구하는 전공노측의 생각은 다르다.IMF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 공직사회도 신분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복’과 ‘근로자’ 사이의 인식차는 공무원노조법 하나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헌법개정이 명료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가 전공노에 타협안으로 내놓을 수 있는 방안으로 두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정부 입법안의 국회처리를 늦추고, 노동3권 문제를 신분보장·연금혜택 수준과 연계해 재논의하는 안이다. 공무원법, 정부조직법 등 관련법을 함께 손질하는 방법을 검토해보자. 그동안 찬반에만 매몰돼 있던 데서 벗어나 중재제도 도입 등 제3의 단체행동권 대안도 모색해야 한다. 둘째는 이번에는 정부안을 처리하되 단체행동권 허용 여부를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협의창구를 노·정간에 설치하는 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전공노는 강경대응-총파업 추진을 중지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삶과 경영이야기] (21)워크아웃 딛고 개성공단서 승부 박성철 신원 회장

    “섬유 업종이 불황이 아니라 생각이 불황입니다.우리의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때입니다.” 박성철(64) 신원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 지난해 초 5년만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다.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해외언론의 취재대상이 될 정도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섬유로 시작했으나 외환위기 이전에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하다 구조조정까지 하게 됐지만 ‘중간외도’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팔기보다 자존심을 걸고 고유 브랜드 육성에 매진할 계획이다.대기업 가운데 드물게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선정되는 등 남북 경제협력에도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인 -1964년 산업경제(현 헤럴드경제)에 입사해 7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기독교인인데 기자로 일하면서 3∼4년간 교회에 못 나가서 힘들었다.기자생활을 청산하고 1971년 직물 하청공장을 만들었다.기자로 일하다 사업해서 성공한 사람은 오직 혼자로 알고 있다.사업 시작한지 이제 32년째이니 아주 성공한 케이스다. -경제부에서 섬유 분야를 취재하다 섬유업계 사람들과 가까워졌다.처음에는 직물 편직기 7대와 직원 13명을 데리고 시작했다.기자생활을 통해 알게 된 섬유수출업자와 원사업자 등의 인맥이 도움이 됐다. ●사막에 스웨터까지 수출 -유럽은 안 가본 나라가 없고,일본은 한달에 한번씩 갔다.미국은 계절마다 방문해 직접 세일즈를 했다.초창기에는 일본에 출장가서 300엔짜리 아침식사를 먹고 1500엔짜리 모텔에서 자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섬유업체들은 1971년 대미 섬유쿼터제(수입할당제)가 타결되면서 치열한 쿼터 확보 경쟁을 벌였다.신생 업체 신원은 수출 실적이 없어 쿼터를 받기 힘들었다.박 회장은 쿼터 규제가 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비쿼터 품목을 팔기 위해 이란,이라크,시리아,요르단,이집트,이스라엘 등 셀 수 없는 나라를 직접 뛰어다녔다.일교차가 심한 사막의 나라 사우디 왕실에 군용 스웨터를 수출하면서 신원 무역부 직원들은 “우리는 사막에 스웨터도 수출한다.맡겨만 주면 북극에서 냉장고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76년 해외시장 개척상,80년 수출공로상,84년 5000만달러 수출탑 등을 받았다.지난해 수출액은 2100억원.과테말라와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4개 해외법인에서 만든 스웨터,니트,가죽 제품을 전세계로 수출 중이다.월마트,갭,DKNY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어들을 확보하고 있다. 신원의 해외사업 부문은 30년 동안 수출을 하면서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97년 세운 중남미의 과테말라 공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니트 공장이다.2600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8만장의 니트를 생산 중이다. ●뼈아픈 구조조정… 5년만에 졸업 -섬유로 시작한 기업이니 섬유로 끝내는 것이 좋았을 텐데….92년쯤에는 투자금융회사가 30개쯤 생겨나 기업에 돈을 갖다 쓰라고 했다. 여기저기 돈을 빌려서 전자,건설,전기,골프장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북한과 거래하고 금장사도 했다. -갑자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와서 환율이 뛰니 빚도 두배 이상 늘었다.12%에 돈을 빌렸는데 이자율이 24∼40%로 치솟았다. 계열사들이 같이 넘어가자 가장 좋은 것부터 팔기 시작했다.골프장을 시작으로 전기,전자,건설회사 등 모두 팔고 나니 섬유만 남았다.섬유는 30년 전에 시작해서 수출만 했는데 이젠 내수가 합해졌다. -1700명의 직원 가운데 1000명을 내보내고 700명이 남았다.최근 회사를 떠났던 일부 직원들이 다시 와서 일하고 있다.기능직이라 놀고 있던 사람은 없었다.예전에 일하던 직장에서 다시 일하게 되니 다들 좋아한다. -2003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 탕감이나 면제받은 것은 한 푼도 없다.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0% 출자전환했다.가장 먼저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만에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데 신경을 잘 썼기 때문이다.정부에서 살 기업은 회생시키고,죽을 기업은 정리 정돈하는 데 아주 빨랐다.4개의 해외공장이 풀가동됐고 수출경기도 좋았다.덕분에 신원의 신용도는 물론 한국의 국가 신용도도 높아졌다. -신원의 회생은 좋은 선례다.정부가 재빠른 워크아웃 제도로 잘 도와줬고,기업은 자생력을 갖고 있었으며,직원들도 열심히 했다.기업,정부,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IMF체제를 빨리 졸업하게 됐다. -저는 처음에 오너였다(현재 신원은 지분 12%를 소유한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이며 박 회장의 개인 지분은 없다).채권단이 업종을 잘 알고 있는 저에게 기업을 그대로 운영하게끔 해줘 섬유업종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을 빨리 졸업할 수 있었다. 현재 빚이 1100억원 정도 남아 있다.지난해 137억원을 갚았다.경기가 불황이지만 이자를 잘 물고 있으며 원금도 일부 갚고 있다.올해도 어렵지만 몇십 억원의 원금을 갚을 것이다.지금 바닥을 쳤으니 앞으로 2∼3년만 경기가 좋아지면 완전 무차입경영을 할 수 있다. ●한국인 체질·성격에 맞는 옷 개발중 -구조조정을 통해 이것저것 사업확장을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다.앞으로 기술개발로 세계적인 섬유회사를 만들 것이다.한국 사람은 외제보다 국산 옷을 입는 것이 나은 때가 왔다.우리나라 사람의 체질,체격,성격,기후에 맞는 기능성 옷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섬유 역사 100년 중에 40년간 192개국에 수출했다.이제 세계를 한국이 주름잡아야 한다.자존심 차원에서도 외국 물건은 들여오지 않아야 한다.저가품은 중국,동남아,중남미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고가품은 국내 기술자들이 만든다. -국내 브랜드는 15개 가운데 10개를 없애고 남성복 지이크,여성복 베스띠벨리·씨·비키,캐주얼 쿨하스 등 5개만 남겼다.해외 브랜드도 보스,예거 등 3개를 갖고 있다가 모두 없앴다.우리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수입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보다 낫다. ●경제인은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 가져야 -경제인은 돈버는 것이 목적이지만 사회와 국가에 책임감을 갖는 것이 좋다.손실이 없는 범위에서 적은 이익이지만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교류해야 한다.7∼8년 전에 북한과 거래하면서 손해도 봤다.액수는 얘기할 것 없다.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100∼300달러의 월급을 지불할 것이 아니라 물류비 싸고,관세 없으며 임금도 싼 우리 민족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개성의 임금은 남한의 15분의1 정도로 싸다. -개성은 언제고 터진다고 생각해서 가장 먼저 들어갔다.20∼30년 전부터 북한에 공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분단된 것은 애석하고 마음아픈 일이다. 95,96년 북한에서 300만달러 정도를 임가공하면서 평양에 두번 갔고,지금 공장을 짓고 있는 개성에도 두번 갔다. -개성이 성공하려면 두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공장 직원들이 육로를 통해 하루에 10번도 더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전화도 서울시내 전화처럼 소통이 잘 돼야 한다.물과 전기는 남한에서 가져가면 되므로 문제가 없다.남과 북이 문화가 다르므로 서로간에 말하는 데 조심하고 이해를 많이 해야 한다. -처음에 북한에 갈 때는 사람들이 ‘빨갛게’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완전한 형제였다.북한 기술자들은 나이가 40∼50세에,20년 전쯤에 러시아의 국민복을 만들어 본 이들이 많다.몇달 동안 기술 교육은 시켜야 할 것이다. -15개 공장이 들어서는 개성 공단 시범단지가 잘 돼야 앞으로 100만평,800만평까지 늘어나게 된다.그렇게 되면 실업자가 구제돼 북한의 생활양상도 수준급으로 올라서는 등 북한 경제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박성철 회장은 26년째 매일 새벽 3시40분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다.뛰어서 집근처 교회에 갔다가 다시 아침을 먹으러 집까지 뛰어오는 것이 하루 운동이다.6시30분에 수출 담당 직원들과 함께 출근한다. 신원(信元)은 ‘믿음을 으뜸으로 한다.’는 회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믿음의 기업이다.직원의 70% 정도가 기독교 신자다.월요일 아침에는 과테말라,중국의 공장 직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예배에 참여한다.개성공단에서도 월요예배를 할 수 있을지가 요즘 그의 걱정거리다. 박 회장은 “베트남이나 중국도 공산권 국가지만 공장 직원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정치적 문제가 아니다.개성에 신앙의 자유가 있어야 미국,유럽에서도 개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므로 북한에 예배 허용을 호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신자답게 올 여름 노출 패션이 신원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한다.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박 회장은 “야한 옷도 하나의 상품이고 시대의 변화이자 조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30년간 패션 산업에 몸담으면서 앞만 보고 달렸지 결코 뒤에서 따라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지금도 감각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패션 전문서적을 보고 해외 시장을 연구한다.하루에 두번씩 사업장을 돌아본다는 그는 자상한 말솜씨로 특히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박성철 회장은 31년 역사의 의류회사 신원을 일궈낸 박성철 회장을 실제로 만나면 젊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놀라게 된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여직원들에게 “요즘 날씨 덥지?”라며 손수 인사를 건네는 ‘자상한 회장님’이다. 7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섬유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낸 눈썰미도 갖췄다. 하지만 주말에도 술을 마셔야 하는 등 기자생활 동안 교회를 못 간 것이 힘들었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서울 영등포 신길 성결교회의 장로로 있다. 그의 경영이념은 ‘청지기 사명’이다.주인의 재산을 철저히 관리하는 믿음직하고 선한 청지기처럼 IMF외환위기를 맞아 회사의 오너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했다.1940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으며,목포고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가족으로는 아내와 세 아들이 있다.
  • ‘최명재 경영신화’ 끝나는가

    “최명재 신화는 끝났는가?” 지난 87년 저온살균우유를 선보이며 우유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파스퇴르유업이 한국야쿠르트에 팔리면서 창업자 ‘최명재 회장의 신화’도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 78세로 고령인 최 회장은 4년 전 입은 화상 휴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회사의 경영을 조언하는 등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22일에도 출근했다고 전했다.그러나 연령,건강상으로도 사업 재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북 김제 출신의 최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중퇴(명예졸업)한 뒤 상업은행에 근무하다 중동에서 운수사업을 해 큰 돈을 번 뒤 87년 환갑이 지난 나이에 파스퇴르유업을 세웠다.그는 창업 직후부터 신문지면을 통해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광고전략으로 국내 유업계에 바람을 일으켰다.국내 처음으로 저온살균우유를 선보였고,95년에는 우유 속에 체세포가 포함된 우유를 ‘고름 우유’로 지칭,고름우유 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97년 IMF외환위기 직전 음료수 시장에 진출,성남공장 시설투자에 2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96년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를 설립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파스퇴르유업의 경영난을 불렀다는 것이 정설이다. 파스퇴르는 지난 98년 1월 부도를 맞고 같은 해 7월 화의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제3자 매각을 추진해왔다.결국 한국야쿠르트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최 회장은 마지막까지 회사경영과 민사고 투자를 병행할 투자자를 찾았으나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파스퇴르유업 이청 전 홍보이사는 이에 대해 “회사와 학교운영을 같이할 경영자는 우리나라에는 최 회장 1명뿐”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최명재 신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인재양성에 있어서 최명재 신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취지에서다.앞으로 민사고는 최 회장의 장남인 최경종 이사장과 전 교육부 장관이었던 이돈희 교장 체제를 이어가며 자립의 길을 갈 예정이다. 강동형기자 yunb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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