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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나 환자가 ‘의료AI’ 좋다고 너무 자랑하면 안되는 이유

    의사나 환자가 ‘의료AI’ 좋다고 너무 자랑하면 안되는 이유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도입 바람이 거세다. 진단 정확도가 몇 % 증가했다거나, 의사보다 빠른 속도로 병변을 찾아냈다는 성능 자랑이 언론을 장식하곤 한다. 그러나 의료 AI의 뛰어난 ‘결과’만을 내세우며 자랑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의료계 내부에서 나왔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본질적 한계를 간과한 채 정확도 경쟁에만 몰두할 경우, 정작 복잡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 연구팀(교신 저자 국립암센터 재활의학과 정승현 교수)이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디지털 헬스(Frontiers in Digital Health)’에 발표한 연구는 바로 이 지점을 꼬집는다. 의료 AI 기술의 핵심은 ‘얼마나 잘 학습하느냐(알고리즘의 성능)’가 아니라, ‘무엇을 학습시키느냐(데이터의 질과 구조)’에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병원에서 쓰이는 대다수의 의료 AI는 특정 시점에서 측정된 환자의 상태, 즉 ‘결과 중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예를 들어 환자의 보행 거리나 기능 평가 점수처럼 단순화된 숫자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의료진이 바쁜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체크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 AI가 진정한 임상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 정교한 학습 자재는 아니다. 문제는 환자의 질병과 회복 과정이 단편적인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암 생존자의 재활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는 손발의 감각이 둔해지는 신경병증을 겪는다. 발끝 감각이 무뎌지면 몸이 흔들릴 때 이를 즉각 감지하기 어렵고, 이는 낙상에 대한 심각한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두려움 때문에 환자는 스스로 활동량을 줄이게 되고, 결국 전체적인 이동 능력이 저하된다. 이때 기존의 결과 중심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오직 ‘이동 능력이 떨어졌다’는 최종 결과뿐이다. AI는 환자가 왜 걷지 못하게 되었는지, 감각 이상에서 시작된 연쇄적인 신체·심리적 반응의 흐름을 알지 못한다. 원인을 모르는 AI는 근본적인 재활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 감각 이상이 원인인 환자에게 무작정 “보행 연습을 더 하라”는 식의 겉핥기식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 셈이다.자의료진이 AI의 높은 정확도만을 자랑해서는 안 되는 더 큰 이유는 아무리 최첨단 연산 모델을 적용한 AI라 할지라도 애초에 주어진 데이터에 담기지 않은 임상 현실까지 스스로 추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입력값(Input)이 부실하면 출력값(Output)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데이터 과학의 기본 명제는 의료 AI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양은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임상 현실 번역-구성(CRTC, Clinical Reality Translation-Construction)’이라는 새로운 데이터 설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CRTC는 단순히 AI 알고리즘을 새로 개발하는 기술이 아니다. AI에게 학습을 시키기 전, 환자의 상태뿐만 아니라 그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과 복잡한 과정을 시계열 및 그래프 형태로 재구성해 ‘진짜 임상 현실’을 데이터화하는 방법론이다. 환자가 느끼는 미세한 증상과 실제 신체 기능의 변화를 하나로 연결하는 ‘증상-기능 연계 표현형’처럼, 환자의 역동적인 삶과 병력을 AI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먼저 번역해 줘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의료 AI가 탄생할 수 있다. 결국 의료 AI의 성공 여부는 “우리 AI가 의사보다 정확하다”는 단편적인 자랑에 있지 않다. 환자의 진료 기록 뒤에 숨은 원인과 회복 과정, 수많은 변수가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현실을 데이터에 얼마나 정교하게 담아냈느냐가 본질이다. 의료 AI가 진정한 의미에서 의료진의 보조자이자 환자의 치료 파트너로 거듭나려면, 알고리즘의 화려함에 현혹되기보다 현장의 복잡한 임상 맥락을 AI에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 [동정] 강상현 방심위원장, 캐나다 방송통신 규제기관 방문

    △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18일부터 캐나다 미디어기업 벨미디어의 데이브 데이글 부사장과 캐나다광고심의기구 자니 예이츠 위원장 등을 만나 현지 방송·광고 심의 체계 등을 살펴본다. 강 위원장은 이에 앞서 캐나다 라디오·텔레비전 통신위원회(CRTC)와 캐나다 방송심의평의회(CBSC)를 각각 찾았다.
  • 방노연파업 쟁점은/방송법안 처리 어떻게

    방송노조연합(방노련)이 정부여당의 통합방송법안에 반발,13일 새벽부터 연대파업에 나선 데 따라 5년을 끌어온 방송법 처리가 또다시 난항을 겪게 됐다. 방노련이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방송위원회의 독립성 항목.정부여당안이 방송위의 권한 강화에 치중해 방송위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고 주장한다. 방노련은 이에 따라 두가지를 요구한다.방송위의 구성 방식 수정과 위원에대한 객관적인 검증절차 마련이 그 것.먼저 방송위 구성문제를 보면 정부여당안은 대통령이 9명의 위원을 임명하되 대통령,국회의장,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각각 3분의 1씩 추천권을 갖도록 했다.이는 방송개혁위원회의 원안을그대로 따른 것이다.여당은 “국민을 대표한다는 차원에서 선출직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추천과 임명권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힌다. 반면 방노련은 이같은 위원 구성방식으로는 자칫 9명의 위원 중 7∼8명이친여권 인사로 채워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방송위원회가 정치적으로 독립하려면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3명을 시청자대표단체의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송위원과 공영방송사장에 대한 검증절차도 방노련의 핵심 요구사항.방노련은 “먼저 설이 나돌다 며칠 뒤 그대로 내정자가 임명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여론 떠보기식’이 아닌 객관적인 검증장치를 설치하라고 요구한다. 방노련은 굳이 인사청문회가 아니더라도 영국 BBC처럼 일정기간 여러명의 후보자를 공표한 뒤 적임자를 임명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방노련이 파업까지 불사하면서 주장하고 있는 이같은 요구 조건들이 여야간 방송법 논의과정에서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미지수이다.방송위원회구성은 보는 입장에 따라 ‘셈법’이 달라지는 미묘한 문제인데다,선진국의전례를 따르기도 곤란하기 때문이다.선진국들도 위원 임명권자가 대통령(미국 FCC)이나 해당부처 장관(영국 ITC)또는 수상(캐나다 CRTC) 등으로 각각다르다(표 참조).인사검증 장치도 정부의 다른 주요직위와 공동보조를 맞춰야 하는 탓에 여당이 손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순녀기자 coral@- 방송법안 처리 어떻게방송노조연합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통합방송법이 과연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에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여야는 12일 해당 상임위인 문화관광위 전체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정치권 등에서는 이번에도 방송법 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걱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파업도파업이거니와 방송위원회 구성 등 핵심사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기 힘들기 때문.또 방송정책권을 방송위원회로 이관하지 않고 현행대로 정부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도 막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각 집단마다 이해관계는 다르지만 방송법이 조기처리돼야 한다는 데는 입장이 같다.방노련도 “정부여당이 방송사 노조의 파업투쟁을 핑계삼아 방송법을 유보시키는 것은 책임전가”라고 경계했다.위성방송추진업체의 모임인 위성방송추진협의회가 지난 6∼8일 국내 언론학자 224명을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의 81.3%가 “임시국회에서통합방송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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