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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이렇게 살아” 러시아·중국 부잣집 아이들 이러고 논다

    “나 이렇게 살아” 러시아·중국 부잣집 아이들 이러고 논다

    러시아와 중국의 부잣집 아이들은 이러고 논다. 지난 8월 러시아의 부유층 자제들이 평소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여유롭게 사는지 자랑질하면서 시작됐는데 중국 아이들이 후생가외를 보여준단다. 이른바 ‘폴링스타즈 챌린지(#fallingstarschallenge) 2018’이다. 몇년 전 국내에서도 유행했던 ‘시체 놀이’가 변형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호화 자동차나 개인 제트기, 명품 백, 샴페인 글래스 등을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놓는 것이 러시아 아이들의 트렌드라면 중국에서는 단순히 패러디하는 것을 넘어 창조적으로 변형해 즐기고 있다. 예를 들어 여유 있는 집 아이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따분해 하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최근 2주 동안에는 부유층 자제들만큼 가진 것이 없는 청소년들이 그나마 어지럽힐 수 있는 것들을 널부려 놓고 촬영한 사진들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현상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북부 시안에 사는 ‘MrBailuJ’는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을 때 몸에 지녔던 것들을 길바닥에 널부러 놓았는데 “대회에 참가하기 전 (주최측이 나눠준 의류와 기록 장치 등을 담은) 팩을 받으면서부터 뭔가 다르게 해보고 싶었고 나와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과 즐기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교육기관에 다닌다고 밝힌 한 유저는 여러 대의 손전화, 태블릿, 비스킷 상자 등을 널부러 놓고 엎어진 사진을 다른 이들과 공유했다.메이란 여성은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골랐다. “저는요, 스포츠카도 없고 에르메스 따위도 없어요.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바벨이나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먹는) 단백질 파우더 밖이에요.” 다른 이용자는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부를 보여주는 행위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며 “가진 것이 적을수록 다른 이들이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바라볼지 덜 걱정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부잣집 아이들이라면 이런 식으로 과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중국인들의 부 과시는 아시아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이다. 중국 제일의 부자 가운데 한 명인 왕잔린의 아들 왕시총이 2015년 5월 반려견에게 채운다며 애플 와치 둘을 25만 위안에 주고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집권한 뒤 중국은 대규모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달 초 유명 배우 판빙빙이 탈세를 했다며 거액의 벌금을 추징하는 등 연예 산업과 엘리트 계층에게로 반부패 조치가 옮겨가고 있다. 이런 판국에 중국 내 부자들은 이런 행동을 삼가는 반면,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계 부잣집 자녀들이 부 과시 놀이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고 영국 BBC는 진단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눈길 잡아끄는 문단·언론계 ‘인물론’

    글은 제 주인을 닮아간다. 그리고 글은 주인의 삶을 다 안다는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찧고 까불며 혼자 노닌다. 그렇다면 글의 주인은? 그저 흐뭇한 웃음으로 제 글 노는 광경을 지켜볼 따름이다. 노(老)작가 최일남(78)이 내놓은 에세이집 ‘풍경의 깊이 사람의 깊이’(문학의문학 펴냄)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넉넉한 시선을 느끼게 해주는 글로 채워져 있다. 여든을 앞둔 작가의 원숙한 시선이 느껴지는가 하면 젊은이 못지않은 재기발랄한 문체가 지면 위를 통통 튕겨 다닌다. 말 그대로 잡문(雜文)이다. 영어를 배우느라 절절맸던 유년의 추억, 유행가부터 가곡, 샹송, 팝송, 재즈, 민중가요까지 섭렵했던 노래와 얽힌 인연, 일본 문학사에 대한 일람 등이 느긋하면서도 해박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박람강기를 천연덕스럽게 늘여놓는 와중에도 주제를 한줄로 꿰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사람이다. 그와 수십년의 시간을 함께했던 이들에 대한 새삼스럽지만 정연한 인물론이 곁들여졌다. 언론계와 문단에서 자신과 인생의 굴곡을 직접 나눴던 최정호·김중배·조세형·김소운·하근찬·정운영·이규태·이시영·김윤식에 대한 것이다. 이 밖에도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서줬던 일석 이희승 선생은 물론, 스스로 사숙했고 장례식 먼 발치에서나마 봤던 백범 김구의 두 가지 선비론에 대한 기억 등이 보태졌다. 최일남은 “애초에 작심한 건 아닌데 이번에는 사람들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역사가 공공의 재산이라면 개개인의 삶은 필경 사람에 대한 기억과 사연으로 점철되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후생가외(後生可畏)라 했지만 여든을 앞둔 노작가이자 원로 언론인인 그의 글은 젊은 후배들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여전히 해학이 넘쳐난다. 재기와 해학이 넘치다 못해 아예 발랄하다. 시인 곽효환의 헌시 ‘그리운 청년, 최일남’은 글과 삶 사이에 있는 최일남을 넌지시 내비쳐 절로 흐뭇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슈퍼 차이나’ 8가지 키워드

    ‘슈퍼 차이나’ 8가지 키워드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래로 중국은 이미 세계무대에서 군사, 경제, 외교, 문화 강대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일상 소비재 시장을 장악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대 달러보유국으로서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도 당당하다.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중국’과 ‘경제’를 주제로 한 책들을 묶어봤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중국, 중국 내부에서 바라본 중국, 문화예술을 통해 읽는 중국 등 다양한 각도에서의 중국 읽기다. 이를 통해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 현실에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지혜를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안녕하시오. 나, 덩샤오핑이오. 내, 1997년 2월 그 세상을 떠나 여기 구름 위로 올라온 지 벌써 13년을 훌쩍 넘겼구려. 참, 눈부시게 발전했소. 공자 말씀처럼 후생가외(後生可畏)요,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것이 맞는 말씀들이오. 후 주석 당신이 이 정도로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 일찍이 예상했소. ●10년간 100번 중국 방문해 연구 대약진과 문화대혁명 직후 암울하고 뒤숭숭하며 궁핍했던 1978년 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소. ‘부유해지는 것은 영예로운 일(致富光榮)’이라고 선언했고,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하며 능력있는 사람 또는 지역부터 잘살도록 하자는 선부론(先富論)을 얘기하고 추진했소. 지금의 기틀을 내가 잡았다고 감히 자부하오. 한데 당신은 이를 넘어서서 공부론(共富論·공동부유론)으로 대륙 전체, 인민 전체가 함께 잘살자고 했지. 괘씸할 정도로 예쁘더구먼. 비록 ‘무늬만 사회주의’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지만 인민들이 함께 생산력을 높이고, 그 생산물을 향유할 수 있는 조화로운 사회(和皆社會)는 마오쩌둥 주석 이후 변함없는 우리 사회주의 중국의 목표 아니겠소. 나는 처음부터 당신을 믿었지. 실사구시적인 업무 능력이며, 혹독한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은 13억 인민의 중국을 이끌며 나의 개혁개방 정책을 완성시킬 적임자라고 확신했으니까. 이것이 일찌감치 당신을 차차기 후계자로 점찍어둔 이유였을 테고. 그래서 골치아픈 티베트자치구 당서기로 보낸 것 아니었겠소. 기억나시오? 1989년 티베트 사태 현장에서 덜렁 철모 하나 눌러쓰고 거리를 누비며 그토록 과감하게 유혈 진압을 감행하는 것을 보고 당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소. 비록 수백명의 티베트인을 학살했다는 오명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지만 말이오. 우리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머오. 이번에 내가 갓 구한 따끈따끈한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어서 당신 손에 닿을지도 알 수 없는 이런 편지를 쓰는 것이오. 아마 당신도 잘 알 것이오. 존 나이스비트(81)라고,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 미래학의 양대 거두로 통하니 모를 리가 없겠소만. 그가 1982년에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미묘하지만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포착, 분석해 펴낸 책 ‘메가트렌드’요. 106주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킨 데다 중국에서만 2000만부가 넘게 팔렸소. 그가 이번에는 중국을 제대로 해부했더구려. 아내 도리스 나이스비트와 함께 쓴 ‘메가트렌드 차이나’를 보니 꽤 정밀하게 분석하고 의미있는 변화의 흐름을 읽었다는 판단이 들더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100번 넘게 방문했고, 난카이(南開)대학교 교수이자 중국연구소까지 직접 차렸으니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오. 일단 손에 쥐면 마지막 쪽까지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진진하면서도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라오. 그는 최근 30년 동안 진행했던 중국식 사회주의를 중국이 지금 슈퍼 파워를 휘두를 수 있는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소. 이 모든 출발점이 된 나를 당연히 책 곳곳에서 인용하며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겠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지만, 중국인보다 중국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애정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소.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이 새로운 세계의 중심이 된다고 하더군. 그리고 우리의 8가지 동력이자 접근 키워드로 ▲정신의 해방(解放思想) ▲하향식 지도와 상향식 참여의 균형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틀 ▲실사구시가 이끄는 성장 ▲미래의 문화를 선도할 예술과 학술의 힘 ▲세계 속의 중국, 중국 속의 세계 ▲자유와 공정성 ▲중국이 준비하는 미래 등을 꼽았소. 서방 언론의 악랄한 보도의 홍수 속에 빛나는 보석과 같은 탁견들이오. ●동북공정 언급 없어 아쉬워 다만 나이스비트가 대수롭지 않게 써놓은 마지막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나와 생각이 조금 달랐소. 이른바 ‘금지된 3티(T) 문제’요. 타이완(양안 문제), 티베트(분리자치 대응), 톈안먼 사태(인권 문제)는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문제임과 동시에 중국이 글로벌 리더 국가로 설 수 있는지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오. 또 하나. 나이스비트는 역사를 뒤틀어 ‘하나의 중국’을 만들려는 시도인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소만, 동북아 주변 국가와 문화 역사적으로 화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이상 강조하지 않겠소. 부디 경제대국, 군사대국을 넘어 평화대국 중국을 만들기를 바라겠소. 아, 다음달 시작되는 상하이 엑스포를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지렛대로 삼으시오. 13억 인민들의 전진을 믿소. 또한 올해는 당신이 얘기한 샤오캉(小康·기초 의식주를 넘어 문화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구현해야 할 해이지 않소. 나도 여기에서 늘 당신네들을 굽어보겠소. ※30년 전 중국 개혁개방정책의 물꼬를 튼 덩샤오핑이 신간 ‘메가트렌드 차이나’(안기순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 8800원)를 읽었다면 느낄 법한 소감을 후진타오 주석에게 보내는 가상의 편지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닌텐도 위’ 맞설 대작 콘솔게임 뜬다

    ‘닌텐도 위’ 맞설 대작 콘솔게임 뜬다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했던가. 닌텐도가 위(Wii)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본격 공략하자 선배격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결전을 다짐하고 있다. 위의 파상 공세를 막을 신(新)병기는 MS X박스360과 소니 PS3의 초특급 대작 게임.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장 이상 팔려나간 게임의 최신작과 게임기를 함께 묶어 파는 ‘번들(결합)작전’이다. 소프트웨어(게임)로 하드웨어(게임기)의 예봉을 꺾는 개념이다. 이달 국내에 출시될 ‘그랜드 테프트 오토4(Grand Theft Auto 4)’가 시금석이다.X박스360과 PS3용으로 발매된다.GTA4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지난 1997년 첫 시리즈가 나온 이후 10년 동안 6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발매된 북미판은 역대 최고 기록인 헤일로3의 첫날 판매량 300만개를 갈아치운 것으로 보인다.GTA4는 선(先)주문만 600만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GTA4는 제목처럼 자동차를 훔치는 내용의 게임이다. 절도, 폭력, 살인 등 범죄를 조장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특히 GTA4는 다른 이용자들과의 멀티플레이를 강화하고, 스케일도 커져 인기다. 6월 초에는 X박스360용 닌자가이덴2가 나온다. 닌자가이덴 시리즈의 2탄이다. 전작을 능가하는 호쾌한 액션이 눈길을 끈다.X박스360의 수준 높은 그래픽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PS3용으로는 메탈기어 솔리드4가 출전 채비를 하고 있다. 적에게 들키지 않는 잠입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적들을 혼자서 모두 물리치는 고리타분한 람보식 액션을 탈피했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2200만장이 팔렸다. 이달 중순에 출시될 메탈기어 솔리드4는 메탈기어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자동차 게임의 지존이랄 수 있는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최신작 그란투리스모5 프롤로그도 6월 말 출시된다. 국내 출시에 앞서 2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시연행사를 갖는다.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도 전 세계 누적판매량이 5000만장에 이르는 인기 게임이다. MS와 소니가 대작 타이틀에 무게를 두는 이유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콘솔게임기를 사야만 하는 ‘시스템 셀러’라는 점 때문이다. 게임기를 먼저 산 뒤 게임을 그 뒤에 사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르다. 처음부터 인기 게임과 게임기를 묶어 번들상품으로 판다.X박스360의 헤일로3 번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배짱영업은 어떻게 가능할까. 판매한 지 한 달도 안돼 국내에서 1만여대나 팔린 닌텐도 위도 약점은 있다. 대작 게임에선 MS, 소니와 경쟁하기가 버겁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닌텐도 위로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발매된 게임들만 할 수 있다.”면서 “위의 전신인 닌텐도 게임큐브의 게임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객만족 1위 류재현 르노삼성 품질본부장

    출범 6년밖에 안된 르노삼성자동차가 일을 냈다. 올해 대한민국 경영품질 대상(한국능률협회 제정)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소비자가 주는 품질우수 기업상도 싹쓸었다. 그것도 첫 도전한 대회에서다. 그 뒤에는 르노삼성차의 ‘품질 전도사’ 류재현(53) 품질본부장(전무)이 있다. “첫 도전에서 너무 큰 상을 받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류 본부장은 겸손해하면서도 “르노삼성차의 품질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했다. 실제 소비자 조사단체인 마케팅 인사이트가 매년 발표하는 고객만족지수에서 르노삼성차는 2002년부터 국내 자동차 부문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류 전무는 “차를 막 출고했을 때나(초기품질) 오래 탔을 때나(내구품질) 팔고난 뒤나(서비스품질) 전 종목에서 1위라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자랑을 잊지 않았다. 이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그는 국내 업체 최초로 3년 6만㎞ 보증수리 제도를 밀어붙였다. 올초에는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에서 거꾸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으로 품질을 ‘한 수’ 배우러 오기도 했다. 르노그룹은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도 품질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기업이다. 한마디로 ‘후생가외(後生可畏·후진들이 젊고 기력이 있어 두렵게 여겨짐 )’인 셈. “르노그룹의 품질본부장과 관련 임원들이 부산공장을 둘러보는데 감회가 정말 새롭더군요. 출범후 지금까지 줄곧 르노의 선진 품질기법을 전수받느라 애써왔는데 말입니다.”비결을 물었다. 의외로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가장 까다로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겁니다.” 류 본부장은 그 고객들이야말로 르노삼성차의 품질 주역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가 직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말도 이렇다.“품질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제품 품질 못지않게 서비스 품질 또한 중요하다.”는 말도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 서울대 공대를 나와 동아자동차 기술개발본부에서 자동차 인생을 시작했다. 삼성차 전략담당 이사를 거쳐 2004년부터 르노삼성차 품질본부장을 맡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유림 속 한자이야기] (126)敎育(교육)

    儒林 (616)에는 ‘敎育’(가르칠 교/기를 육)이 나오는데,孟子(맹자)‘盡心上(진심상)’편의 ‘得天下英才而敎育之’(득천하영재이교육지: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한다)에서 나온 말이다. ‘敎’는 ‘가르치다’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爻’(효)와 어린아이를 본뜬 ‘子’(자)와 ‘ ’(복:오른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양)을 합친 글자이다.用例(용례)에는 ‘敎權(교권:스승으로서의 권위),敎鞭(교편:교사가 수업이나 강의를 할 때 필요한 사항을 가리키기 위하여 사용하는 가느다란 막대기),宗敎(종교: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등이 있다. ‘育’은 ‘毓’의 略字(약자)로,‘出産(출산)하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育의 윗부분은 모체서 나오고 있는 아기의 형상을 나타낸 것이며, 아랫부분은 音符(음부) 역할을 하는 肉(육)의 변형이다.‘飼育(사육:가축이나 짐승을 먹이어 기름),育成(육성:길러 자라게 함),育英(육영:영재를 가르쳐 기름),訓育(훈육:품성이나 도덕 따위를 가르쳐 기름)’등에 쓰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敎育이란 용어는 被敎育者(피교육자)의 潛在(잠재) 可能性(가능성)을 啓發(계발)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作用(작용)이란 뜻으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政治(정치)·經濟(경제) 從事者(종사자)들은 교육을 해당 부문의 발전 手段(수단)으로,官僚集團(관료집단)은 국가적 목표의 달성을 위한 교육의 집약적 힘을,知識人(지식인)들은 주로 理智的(이지적)으로 탁월한 인재의 선발에,學父母(학부모)들은 자기 자녀의 不利益(불이익) 없는 敎育制度(교육제도)의 공정한 운영에,敎育者(교육자) 集團(집단)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교육의 과정과 활동에 관심을 둔다. 이런 입장 차이가 복잡하게 얽혀 우리교육 현장은 難航(난항)을 계속하고 있다.孔子(공자)가 ‘後生可畏’(후생가외)라고 한 것처럼 젊은이의 可能性(가능성)은 無窮無盡(무궁무진)하다. 그 가능성을 현실적 인재로 완성해 가는 牽引車(견인차)는 교육이라는 주장에 異義(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승의 회초리조차 暴力(폭력)으로, 법령으로 寸志(촌지) 收受(수수)는 부도덕의 차원을 넘어 범죄행위로, 제자를 스승의 손으로 告發(고발)하고, 교사가 학부모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 엄청난 세상이다. 교육이 없이는 미래가 없는 것이라면 어느 일방이 아닌 우리 사회 성원 전체의 覺醒(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禮記(예기) ‘學記(학기)’ 편에는 ‘敎學相長’(교학상장)이라는 말이 보인다.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成長(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進步(진보)한다는 말이다. 스승은 부족한 곳을 더 공부하여 제자에게 익히게 하며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더욱 훌륭한 人才(인재)로 成長(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禪家(선가)의 公案(공안)중에 ‘ 啄同機’(지껄일 줄/쪼을 탁/같을 동/때 기)가 있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나오려면 먼저 스스로 알을 깨기 위해 부리로 알을 쪼아야 한다. 그러면 알을 품던 어미닭이 소리를 알아듣고 동시에 밖에서 알을 쪼아 안팎에서 서로 쪼아댄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儒林(552)-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2)

    儒林(552)-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2)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42) 다만 훗날 퇴계가 제자 조목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와 있을 뿐이다. “일전에 서울에 사는 선비 이이가 성주로부터 나를 찾아 왔었네. 비 때문에 사흘을 머물고 떠났는데, 그 사람됨이 명랑하고 시원스러우며 지식과 견문도 많고 또 우리학문에 뜻이 있으니,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전성(前聖:공자)의 말이 참으로 나를 속이지 않았네. 다만 그가 사장(詞章)을 너무 숭상한다는 소문을 일찍이 들었기에 이를 억제하려고 시를 짓지 말도록 하였네. 떠나던 날 아침에는 마침 눈이 내렸기에 시험 삼아 시를 지으라고 차운하였더니, 즉석에서 두 편의 시를 지었네.” 그러고나서 퇴계는 조심스럽게 율곡의 시를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를 평가하자면 그 사람만 못하다하겠네. 그러나 역시 볼 만해 지금 여기에 동봉하니 읽은 후에 다시 돌려보내 주었으면 좋겠네.” 편지의 내용으로 보면 율곡이 지은 시는 퇴계가 간직하고 있었던 듯 보인다. 율곡의 전집에는 이 시가 실려 있지 않고 돌려보는 과정에서 시의 행방이 묘연하게 사라져 버린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말을 타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율곡에게 퇴계가 다가가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족하(足下)에게 드릴 물건이 하나 있네.” ‘족하(足下)’는 비슷한 연배에서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로 흔히 편지글 같은데서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존칭이나 퇴계는 이제 막 헤어지는 율곡이 자신과 ‘나이를 따지지 않고 사귀는 우정’, 즉 ‘망년지교(忘年之交)’를 맺을 수 있는 상대임을 인정하고 그렇게 높여 불렀던 것이다. 퇴계는 손에 들린 물건을 율곡에게 내어 밀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반드시 동구 밖에 나간 후에야 이것을 펼쳐 보시게나.” “알겠습니다.” 율곡은 스승과의 약속을 지켰다. 어느덧 음산하던 하늘은 말짱하게 개어 양광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밤새도록 내린 눈은 온 누리에 적막강산이 되어 천리에 뻗친 수수깡 밭 위를 하얗게 휩싸 안았고, 그 위에 눈부신 봄볕이 눈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퇴계의 시처럼 따뜻한 봄볕에 녹은 길은 진흙밭이 되어 말은 허덕이며 걸어가고 있었고 날 개어 지저귀는 새들은 눈밭 위를 떼 지어 나르고 있었다. 종자를 앞세우고 느릿느릿 말을 타고 가는 율곡의 마음도 그 찬란한 봄볕으로 말짱하게 개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해 번민하고 방황하던 끝에 찾은 예안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불과 사흘 만에 율곡의 어두웠던 마음에는 광명이 비치고 새삼스레 잊어버린 옛길에 대한 열정이 끓어오르는 것을 율곡은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제 길을 잃은 미친 말이 아니다.” 마상에서 율곡은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길을 잃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나운 말은 아닌 것이다.”
  • 儒林(513)-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

    儒林(513)-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3) 월천 조목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퇴계는 율곡을 만나기 전에 이미 율곡이 아름답게 문장을 꾸미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재기가 승한 청년이란 소문을 전해 듣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그뿐인가, 청년 율곡을 만난 후에는 ‘후생이 두려울 만하다’는 옛 성현의 말씀을 인용할 만큼 율곡을 법기(法器)로 꿰뚫어 보았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젊은 후배들은 두려울 만하다’는 뜻의 ‘후생가외(後生可畏)’란 말은 일찍이 공자가 학문과 덕행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 안회를 두고 한 말. 공자는 안회를 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논어의 ‘자한편(子罕篇)’은 기록하고 있다. “젊은 후배들은 두려울 만하다. 장래에 그들이 지금의 우리들을 따르지 못하리라고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러나 40,50세가 되어도 세상에 이름이 나지 않는다면 이를 두려워할 바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비록 2박 3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퇴계가 율곡을 ‘장래에 그들이 지금 우리를 따르지 못하리라 어찌 알 수 있겠는가.(焉知來者之不知今也)’하고 인정하고 율곡을 ‘후생가외’라고 평가하였던 것은 그만큼 율곡의 재능을 평가하고 있음인 것이다. 퇴계는 율곡을 본 순간 그를 꿰뚫어 보았던 것이다. 그러한 사실은 율곡으로부터 헌시를 받자마자 퇴계가 다음과 같은 화답시를 읊은 것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병든 나는 문 닫고 있어 봄을 미처 못 보았는데 그대가 와서 이야기하자 내 마음은 상쾌해졌네. 이름난 선비에는 헛된 명성이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겠지만 지난날에 공경치 못한 몸가짐 심히 부끄럽구려. 좋은 곡식에는 강아지풀을 용납할 수 없고 먼지는 갈고 닦은 거울을 더럽힐 수 없네. 정에 겨워 과분한 표현의 말들은 모두 지워버리고 노력하고 공부하여 날로 새로워집시다.” 이 시를 보면 퇴계가 율곡이 이름난 선비라는 소문에 대해서 익히 전해 듣고 있었음을 잘 알 수 있으며, 율곡이 ‘밝고 쾌활하며 기억하고 본 것이 많고 자못 유학에 뜻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퇴계는 율곡을 ‘좋은 곡식에는 강아지풀이 있을 수 없고, 먼지는 갈고 닦은 거울을 더럽힐 수 없다.(嘉穀莫容熟美 游塵不許鏡磨新)’라고 평가함으로써 율곡을 열매가 많이 달린 상스러운 벼인 가화(嘉禾)로 비유하였을 뿐 아니라 무엇이든 비출 수 있는 갈고 닦은 법경(法鏡)으로 비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가 낳은 최고의 철인 퇴계와 율곡의 만남은 마치 부처가 꽃을 들었을 때 오직 제자 가섭만이 미소를 지었던 것처럼 이렇듯 한순간에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이심전심의 염화미소(拈華微笑)와 같은 극적인 장면인 것이다.
  • 과천정부청사 「경쟁력강화 토론회」

    ◎개성파 차관 4총사/“불꽃튀는 경제특강”/강골·단칼 등 별명 걸맞게 “말의 성찬”/복지부동·개방미흡 통렬한 자성도/정 부총리 “후배가 두렵다” 시종 즐거운 표정 과천 관가의 「말의 성찬」­. 4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는 한리헌기획원,김용진재무,이석채농림수산,박운서상공자원부차관 등 이른바 경제부처의 「개성파 차관 4총사」가 나서 불꽃 튀는 특강을 통해 경제국제화의 방향을 제시한,훌륭한 토론마당이었다. 정재석부총리를 비롯해 홍재형재무·최인기농림수산·서상목보건사회·남재희노동부장관과 경제부처 3급 이상 간부 1백64명이 모두 참여,단합을 과시하며 여러 화제를 낳았다. ○…하이라이트는 「싸움닭」 또는 「다혈질」로 불리는 핵심 경제차관 4명의 릴레이 강연.상오 9시부터 30분씩 이어진 특강은 마치 후보들의 정견발표나 부처별 대표선수들의 실력 겨루기를 방불케 했다. 처음 나선 한리헌기획원차관은 「강골」이라는 별명답게 공직사회의 복지불동 현상과 관련,『과거에는 부정부패가 공무원 사회의 인센티브였으나 문민정부 들어 인센티브가 없어지자 「금단현상」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UR)등 급속한 국제사회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통렬하게 자성한 뒤 『국제화는 개방과 개혁의 조화이며 과천청사의 공직자부터 사고를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칼」로 불리는 김용진재무부차관은 『아직도 우리는 대원군 시대를 사는 느낌』이라며 개방의 미흡함을 비유한 뒤 『그동안 우리 경제는 40점짜리 아이를 80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스파르타식 교육을 했으나 앞으로 우등생이 되려면 마음보다 행동,또 제도와 관행이 확실히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소 지루해질 무렵,속사포식 달변가인 이석채농림수산부차관(미보스턴대 경박)은 『차관에 취임한 뒤 열흘밖에 안 됐으므로,허락해 준다면 「경제학도 이석채」의 입장에서 평소 생각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개방시대에 본인은 삼국지의 제갈량이 되고자 하며,결론은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고 해서 「타이거박」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운서상공자원부차관은 앞서 재무부 김차관이 금융을 인체의 혈액에 비유한 것을 빗대 『경제의 혈액인 금융이 실물에 피는 대주지 않고 물만 잔뜩 먹이고 있다』고 가시돋힌 공박을 해 폭소가 터졌다.곧 이어 『쌀 시장을 개방하는 마당에 돈은 왜 수입개방을 않느냐』고 따지는 등 상업차관 허용문제 등 재무부의 정책을 「마음껏」 비판. ○…특강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10개조로 나뉘어 40여분씩 분임 토의를 마친 뒤 정재석부총리 주재로 청사 구내 식당에서 오찬. 정부총리는 식사를 마치고 폐막 예정인 하오1시가 되자 『1시가 넘으면 차수가 변경되니 1분만 얘기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뒤 강평을 통해 『후생가외(후배가 두렵다)』라며 차관들의 강연내용에 후한 점수를 주고 다음에는 차관보와 국장에게도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 정부총리는 또 강연 도중 남재희 노동장관이 『차관들 오디션(심사)을 하느냐』고 묻자 『누가 차기(기획원)차관인가를 보고 있다』고 조크를 건네는 등 시종 즐거운 표정. ○…한편 토론을 마친 관리들 사이에서는 강연에 나선 차관들이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과 구체적인 실례 등으로 분위기를 여유있게 끌고 가는 등 당대의 「논객」으로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자 「차관들의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돌기도. 일부에서는 『어느 차관이 가장 낫다』는 식의 점수매기기에 열을 올렸는데 한 참석자는 『한차관이 정치인의 비유법스타일 강연인 반면 이차관은 수준 높은 강의스타일,박차관은 활달한 자유토론 식이었다』고 평가. 그러나 박차관이 김차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상업차관 불허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데 대해 재무부 관리들은 『산업정책 때문에 금융산업이 희생 돼 왔는데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며 즉각 매서운 반격.
  • “개만도 못한…”/김문수(일요일 아침에)

    임어당의 수필 「중국의 개 이야기」에 「우룡」이라는 개가 소개되어 있다. 중국의 삼국시대 제씨가 기르던 그 개는 늘 주인을 따라다녔다.그러던 어느날 제씨가 술에 곯아떨어져 교외의 들판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그런데 때마침 그 지방의 태수가 사냥을 나와 들판에 불을 질렀다.우룡은 위험을 느껴 주인의 옷을 물어 당기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썼으나 허사였다.우룡은 할수없이 그곳에서 25m쯤 떨어진 웅덩이로 가 온 몸에 물을 묻혀 주인 주변에 뒹굴어 잔디밭을 적셨다.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했으므로 들불은 제씨가 누워있는 곳까지 번지지를 않았다. 이튿날,제씨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우룡은 지쳐서 죽어 있었고 사방이 불에 타 있었으나 자기가 누워 있는 주변만은 물에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그는 우룡이 자기를 살려 놓고 죽은 것을 알고 목놓아 울었으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태수에게 탄원하여 사람처럼 관에 넣어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그 무덤이 지금도 제남이라는 곳에 남아 있다고 한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와 똑같은 내용의 전설이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널려있고 무덤 앞에는 의구총이라 새겨진 비석까지 세워져 있다.경북 선산군 도개면의 의구총을 비롯하여 전북 임실군 오수면,전남 낙안읍성,충남 부여군 홍산면에도 있다.이북에도 평남 용강군,평양 선교리에 이런 의구총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똑같은 전설을 지닌 의구총이나 의구비 또는 의구탑이 곳곳에 널려 있으니 그 전설의 사실성 여부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우리나라의 의구총들이 중국의 「우룡」이라는 충견의 얘기를 모방한 것이라면 왜 모방했으며 또 왜 전국 곳곳에 그런 무덤들을 만들게 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충견의 이야기를 매개로 백성들에게 충효사상을 진작시키려는 목적의 가짜 의구총,가짜 의구비일 수도 있겠고 또는 그곳에서 개만도 못한 사람이 어떤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 고장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 국가시책으로 세우게 했을 수도 있다는 추리가 가능하다.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여러곳의 의구비,의구총,의구탑이 지닌 전설이 그토록 똑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만약 그렇다고 한대도상속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의 이 천인공노할 패륜과 같은 사건은 아니었을 것이다.아마도 박한상은 역사 이래 가장 극악무도한 패륜일 것이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 때가 어버이날이 들어 있는 가정의 달 5월임을 생각하면 더욱 더 몸서리가 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황금만능주의,교육부조리,과보호,도피성 외국유학 등을 들어 입을 모으고 있다.필자도 물론 동감이다.그러나 나는 그런 원인에다 또 한가지 중요한 원인을 덧붙이고 싶다.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사회가 조장한 잔인성이 바로 그것이다. 어릴때부터 전자오락실에서 몸에 배게 만드는 잔인성,영화관에서의 그 잔인한 살인장면… 그렇게 자란 아이들의 심성이 어떻겠는가. 기성세대들은 가난했을망정 자기네가 자라던 옛날이 좋았다고 말한다.그러나 그 시절이 반드시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다 좋았던 시대는 아니다.또 인류는 과거의 역사나 문화에만 집착할 수가 없는 것이다.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고도의 기술진보도 필요하며 산업화도 필요한 것이다.다만 그 기술과 산업의 그늘 때문에 미풍양속이나 전통문화가 고사하는 것이 탈인 것이다.도덕적 향상이 뒤따르지 않는 산업·기술의 발달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공자의 말씀대로 「하늘이 친 그물은 하도 커서 엉성한 것 같지만(천망회회)그 그물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없기(소이불루)」때문에 극악무도한 패륜이 밝혀졌지만 앞으로 또 이런 패륜이 저질러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대부분의 신세대들의 삶은 밝고 믿음직스러워 기성세대들로 하여금 문자 그대로 「후생가외」를 느끼게 하지만 이렇듯 존경스러운 마음이 아닌 「후생가공」을 느끼게 한다면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후생들에게 공포를 느끼지 않으려면 그들의 덕육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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