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호크니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현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한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각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한반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0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시간을 물려주는 브랜드, 롤렉스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시간을 물려주는 브랜드, 롤렉스

    시계 브랜드가 후원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일까. 롤렉스의 답은 작품도 전시도 아닌 ‘시간’이다. 성공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 브랜드는 오래전부터 조용히 예술가를 길러 왔다. 2002년 출범한 ‘멘토와 프로테제 아트 이니셔티브’는 격년마다 무용, 영화, 문학, 음악, 연극, 시각예술, 건축 등 분야별로 거장 한 명과 신예 한 명을 짝지어 2년간 최소 6주 이상을 일대일로 함께 보내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흥미로운 것은 선발 방식이다. 젊은 예술가는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없다. 세계 각지의 지명 위원들이 멘토가 원하는 프로필에 맞는 후보를 찾아내 초청한다. 최종 선택은 멘토 본인이 한다. 공모가 아니라 부름에 가까운 셈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토니 모리슨, 데이비드 호크니, 마거릿 애트우드 같은 쟁쟁한 이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60명이 넘는 거장이 같은 수의 신예를 선택했다. 후원금보다 귀한 것은 거장이 자신의 곁을 내어 주는 일. 프로테제들은 스승에게서 기술이 아니라 태도를 배운다. 시계 제조는 본래 도제의 세계다. 장인의 손끝에서 손끝으로 기술이 건너가는 전통 속에서 성장한 브랜드에 멘토링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는지 모른다. 롤렉스가 시계에 새겨 온 단어 ‘퍼페추얼’(Perpetual·영속)은 이 프로그램에 이르러 예술 유산의 세대 전승이라는 뜻을 얻는다. 2023년에는 재즈 보컬의 전설 다이앤 리브스가 싱어송라이터 전송이를 프로테제로 선택해 이 계보에 한국인의 이름 하나가 더해졌다. 결국 롤렉스가 예술에 건네는 것은 시계 브랜드가 가장 잘 아는 것, 시간이다. 거장의 2년을 신예에게 선물하는 일. 화려한 협업도 미술관 건립도 아니지만 이보다 브랜드다운 후원은 없다. 동시대 예술이 잃어버린 사제의 감각을 되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물려줄 수는 있다는 것. 롤렉스는 그 오래된 진실을 예술로 증명하는 중이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 백남준·와일리… 아모레미술관 명작 총집합

    백남준·와일리… 아모레미술관 명작 총집합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관장 전승창)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챕터 파이브-프롬 더 APMA 컬렉션’(CHAPTER FIVE–FROM THE APMA COLLECTION)을 개최 중이다. 지난 4월 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지며 키키 스미스, 로즈 와일리, 캐롤 보브, 갈라 포라스-김, 백남준, 이불, 양혜규, 이우환 등 국내외 40여 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최근 주목받는 동시대 해외 작가들의 작품과 현대미술 거장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생명과 죽음, 여성성, 신화와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 온 키키 스미스, 일상의 이미지를 통해 회화의 언어를 새롭게 구성하는 영국 작가 로즈 와일리, 산업 재료를 활용해 조각의 구조와 물질성을 확장해 온 캐롤 보브, 인간 중심의 역사 서술을 넘어 사물과 장소에 쌓인 시간을 탐구하는 갈라 포라스-김 등의 작업이 소개된다. 여기에 데이비드 호크니와 도널드 저드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비디오 아트를 독립된 예술장르로 정립한 선구자 백남준의 초대형 설치 작업 ‘콘-티키’(Kon-Tiki)와 20여년 만에 미술관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대규모 작품 ‘절정의 꽃동산’(TV Vertical Flower)을 선보인다.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개념적 설치 작업을 지속해 온 양혜규의 신작 ‘겹쳐진 모서리 - 환기하는 주황과 파랑의 사각형’과 현대 문명의 불안과 균열을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여 온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이불의 대표작 ‘비밀공유자’(The Secret Sharer)도 전시된다. 회화·사진·조각·설치 등 약 80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 해외 현대미술의 흐름과 세대 간 변화 속에서 축적된 예술적 실험을 살펴보고, 단색화부터 최근의 다변화된 매체와 주제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전개와 전환을 함께 보여준다. 아울러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를 감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최고 11억 타카시 무라카미 ‘도라에몽’ 경매에

    최고 11억 타카시 무라카미 ‘도라에몽’ 경매에

    일본 현대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도라에몽 회화가 경매에 최대 11억 추정가로 출품된다.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7월 경매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총 87점, 약 65억원 규모의 작품이 출품되며 무라카미 다카시를 비롯해 요시토모 나라, 유영국, 천경자 등 국내외 거장들의 수작이 대거 포함됐다. 최고가로 나온 ‘A Blue Sky! Like We Could Go On Forever!’는 무라카미의 ‘슈퍼플랫(Superflat)’ 미학과 도라에몽 캐릭터가 결합된 대표 회화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대나무 헬리콥터를 단 도라에몽과 인물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담겼으며, 화면 하단에는 작가 특유의 스마일 플라워 모티프가 반복된다. 추정가는 7억 2000만~11억원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1991년작 ‘산’도 경매에 오른다. 자연의 형태를 색면과 구조로 압축해 온 작가가 평생 탐구한 주제인 산을 색면 추상으로 구현한 40호 크기의 작품이다. 추정가는 3억 7000만~8억원으로 책정됐다. 여성 거장들의 작품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천경자의 ‘여인’과 멕시코 풍물을 그린 ‘오와하까’ 등 2점이 각각 5000만~1억2000만원, 5000만~8000만원에 출품된다. 파리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추상 세계를 구축한 이성자의 1959년작 ‘지평선이 향기를 뿜으면’, 최근 실험적 회화로 재평가받는 최욱경의 ‘Dancing Birds’, 정강자의 ‘춤추는 폴리네시안(사모아)’, 이숙자의 ‘이브의 보리밭-황금 장미’ 등이 뒤를 잇는다. 이 밖에도 요시토모 나라의 드로잉 ‘The Lonesome Babies’, 앤디 워홀의 다이아몬드 더스트 스크린프린트 작품, 데이비드 호크니의 에디션 작을 비롯해 이대원, 김종학, 오치균 등 국내 작가들의 작업이 경매장을 채운다. 미술과 럭셔리를 결합한 수집 시장을 겨냥한 출품작도 눈길을 끈다. 야요이 쿠사마와 루이비통이 협업한 트렁크 세트와 서프보드, 무라카미 다카시와 루이비통의 ‘Cherry Blossom Capucines BB’ 핸드백, 루이비통 하이주얼리 ‘Acte V: The Escape Majestic Necklace’, 에르메스 리미티드 에디션 켈리백 등도 새 주인을 기다린다.
  • [마감 후] 거장의 퇴장, 한 시대가 저물었다

    [마감 후] 거장의 퇴장, 한 시대가 저물었다

    지난 4월 현대미술의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타계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바젤리츠는 거꾸로 뒤집힌 그림으로, 호크니는 찬란한 수영장 그림으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두 거장의 잇따른 부고에 한 지인은 “시대가 바뀌는 기분”이라며 “이제야 정말 21세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두 사람 모두 20세기 중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의 정점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1938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바젤리츠는 일곱 살이던 1945년, 연합국의 대공습으로 고향이 초토화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전쟁의 상흔은 그의 예술 세계를 지배했다. 모든 가치와 질서가 무너진 세상에서 세상을 똑바로 그릴 수는 없었을 터. 그는 캔버스를 180도 뒤집어 그리는 파격을 택했다. 바젤리츠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모든 독일 화가는 과거라는 노이로제를 앓고 있다. 전쟁과 전후 상황, 무엇보다 동독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나를 극심한 우울과 압박으로 몰아넣었고, 내 그림은 말하자면 일종의 전투와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후 독일의 상실감과 무기력함을 군인과 부랑자의 형상으로 그려낸 ‘영웅’ 시리즈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왜곡된 신체를 거칠게 캔버스에 쏟아내는 것, 그것이 비극과 마주한 그만의 방식이었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 역시 전쟁의 어둠 속에서 자랐다. 그는 나치 독일의 무차별적인 공습을 받던 유년 시절의 공포가 “평생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의 가장 오래된 기억 또한 밤마다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방공호로 대피하고, 어머니와 함께 숨죽여 떨던 순간이다. 이후 잿빛 도시 브래드퍼드를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그는 눈부신 햇살과 자연의 강렬한 색채를 캔버스, 그리고 아이패드에 담아냈다. 평론가들은 그가 이토록 찬란한 색채에 집착한 이유를 유년 시절의 결핍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하곤 한다. 바젤리츠가 뒤집힌 세계를 통해 폭력성을 폭로했다면, 호크니는 캔버스에 빛을 가득 채워 그 어둠을 몰아냈다. 지인의 말대로 두 사람의 퇴장은 한 시대의 거대한 막이 내렸음을 실감케 한다. 미술가 박보나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 ‘어느 날 장미가 사라졌다’에서 상실의 시대에 감각을 깨우는 것은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름다운 가치와 감각의 회복을 이야기하기에 예술은 더없이 적합하다. 예술을 통한 사유와 상상이 실제의 얄팍한 균열을 찾아내고 지금과는 다른 질서를 꿈꾸도록 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썼다. 단극화에서 다극화로, 미국 중심주의에서 다자주의로 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혼돈의 시대다. 그럼에도 예술은,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예술가들은 분명 어디선가 또 다른 질서를 꿈꾸고 있다고 믿는다. 비극의 잿빛 속에서 예술을 길어 올렸던 두 거장처럼 곧 새로운 막을 열고 등장할 그들을 기대해 본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차장급)
  • “요란한 건 싫다”…단 2명만 참석한 호크니의 조용한 장례식

    “요란한 건 싫다”…단 2명만 참석한 호크니의 조용한 장례식

    팝아트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88)의 마지막은 그의 삶처럼 조용했다. 평생 화려한 명성을 누렸지만 요란한 일을 좋아하지 않았던 그는 장례식마저 가장 가까운 두 사람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치르길 원했다. 영국 BBC와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호크니의 홍보 담당자 에리카 볼턴을 인용해 지난 11일 호크니의 장례식이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장례식에는 고인의 오랜 파트너 장피에르 곤살베스 드 리마와 조카손자인 사진작가 리처드 호크니만 참석했다. 두 사람은 모두 데이비드 호크니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볼턴은 “호크니의 분명한 뜻은 장례식에 그의 파트너와 조카손자만 참석하는 것이었다”며 “두 사람의 사생활 역시 존중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선택은 호크니가 생전 보여준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1990년 영국 정부가 수여하는 기사 작위를 거절했다. 이후 2003년 한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나는 요란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어떤 종류의 상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나는 내 친구들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힌 바 있다. 1937년 영국 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1960년대 팝아트 운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며 수영장을 소재로 한 연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대표작 ‘더 큰 첨벙’은 현대미술의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또 다른 대표작인 ‘예술가의 초상’은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9030만 달러(당시 약 1019억원)에 낙찰되며 당시 생존 작가 작품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말년에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아이패드를 활용한 디지털 드로잉 작업에 몰두하며 변화하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호크니가 남긴 개인 소장 작품 대부분은 그의 유산을 이어가기 위해 세계 각국의 재단과 공공기관에 기증될 예정이다. 그의 별세 소식에 영국 국왕 찰스 3세는 호크니를 “수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친구이자 영감”이라고 추모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영국이 낳은 가장 찬사를 받은 예술가 중 한 명”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졌지만 그를 기리는 추모 행사는 이어진다. 내년 봄 런던을 시작으로 고향인 요크셔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그가 삶의 중요한 시간을 보낸 도시들에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 “호크니 별세는 미술계에 엄청난 손실”

    “호크니 별세는 미술계에 엄청난 손실”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 89세. 1937년 영국 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대표 현대미술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꼽혔다. 2018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예술가의 초상’(1972)이 약 1019억원에 낙찰되면서 당시 생존 작가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별세 이후 세계 각지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12일 “그 억누를 수 없는 매력과 재능, 끊임없는 혁신을 가장 그리워하겠지만 그의 빛나는 창의성은 전 세계 미술관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추모했다. 호크니의 대표작 ‘더 큰 첨벙’ 등을 소장 중인 영국 테이트 브리튼의 앨릭스 파쿼슨 관장은 BBC 방송에서 “호크니는 세상에 대한 특별한 시각을 지닌 무한히 창의적인 예술가였다”며 “그의 별세는 미술계에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내년 테이트 브리튼에서는 호크니의 대규모 전시가, 테이트 모던 터바인홀에서는그의 멀티미디어 작품 전시가 예정돼 있다. 호크니는 1978년부터 여생의 대부분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보내며 대표작을 창작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호크니가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흡수해 따스함을 세상에 10배로 되돌려 줬다”고 그를 기렸다. 말년에 아이패드 드로잉을 선보이며 예술의 경계를 넓혀 온 그의 죽음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창의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호크니의 대규모 전시를 두 차례 열었던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도 성명을 통해 “호크니는 생을 마칠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할 만큼 창의적인 예술가였다”고 밝혔다.
  •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별세…89세로 타계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별세…89세로 타계

    영국이 낳은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가 12일 별세했다. 89세. 호크니 측 관계자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20~21세기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호크니가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그는 1937년 영국 북부의 공업도시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 런던 왕립예술대(RCA)를 졸업했다. 스무 살이던 1957년 지역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판매한 그림의 가격은 10파운드(약 2만원)였지만, 2018년 그의 작품 ‘예술가의 초상’(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1019억원)에 낙찰돼 당시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1960년대 미국을 방문한 뒤에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강렬한 햇빛과 개방적인 분위기에 매료됐다. 이후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해 수영장과 야자수, 교외 주택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고 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호크니의 관심은 수영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부모와 친구들을 그린 초상화, 영국 풍경을 담은 작품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에는 고향 요크셔의 숲과 들판을 소재로 한 대형 풍경화 연작을 발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사진, 판화, 무대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것도 그의 특징이다. 수백 장의 사진을 조합한 포토 콜라주 작업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새로운 기술 수용에도 적극적이었다. 말년에는 아이패드를 주요 창작 도구로 활용하며 디지털 드로잉 작업에 몰두했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제작한 봄 풍경 연작은 많은 사람에게 응원이 됐다. 호크니는 영국 사회에서도 특별한 존경을 받았다. 199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최고 권위 훈장 가운데 하나인 컴패니언 오브 아너를 받았으며, 2018년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설치된 ‘여왕의 창’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인을 맡았다. 2012년 뇌졸중을 겪고 말년에는 청력도 크게 약화됐지만 창작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2017년 테이트브리튼에서 시작해 파리 퐁피두센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이어진 대규모 회고전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2019년에는 프랑스 노르망디 시골로 거처를 옮겨 아이패드로 봄이 오는 풍경을 매일 기록했다.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회고전 ‘데이비드 호크니 25’는 70년 화업을 총망라한 사상 최대 규모 전시였다. 한국에서는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당시 약 30만명의 관람객이 전시를 찾았다. 2023년에는 그가 3년 동안 직접 제작에 참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비거 앤 클로저’가 서울 고덕동 라이트룸 서울에 걸리기도 했다.
  • 김정은이 실리콘 얼굴로 사족보행 ‘깜짝’… 이미지 ‘배설’하는 로봇개, 무슨 의미? [포착]

    김정은이 실리콘 얼굴로 사족보행 ‘깜짝’… 이미지 ‘배설’하는 로봇개, 무슨 의미? [포착]

    베를린 신박물관서 ‘평범한 동물들’ 展비플 “기술 억만장자가 우리 시각 좌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 앤디 워홀과 파블로 피카소 등 역사적인 화가들의 ‘얼굴’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 옆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웃고 있다. 당연하게도 얼굴만이다. 몸통은 모두 개의 형상을 딴 로봇이다. 이같은 유명 인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해 특정 양식의 이미지로 구현한 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얘기다.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신박물관(Neues Museum)에서 미국 작가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45)의 이같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평범한 동물들’(Regular Animals)이라는 제목의 전시에서는 실리콘으로 제작된 여러 유명인의 얼굴을 한 ‘로봇 개’들이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내장된 카메라로 미리 촬영한 주변 풍경 이미지를 바닥에 ‘배설’한다. 각 로봇이 살구색 몸통에서 뱉어내는 이미지는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피카소 로봇 개는 큐비즘 스타일로, 워홀 로봇 개는 팝아트 스타일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알고리즘과 기술 플랫폼이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비플은 AP에 “과거에는 예술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우리의 세계관이 부분적으로 형성됐다. 피카소의 그림, 워홀이 팝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 방식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며 “지금 우리의 시각은 강력한 알고리즘을 소유한 ‘기술 억만장자’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이어 “그건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엄청난 힘이다. 특히 그들은 유엔에 로비할 필요도, 유럽연합(EU) 의회 통과도 필요 없이 그저 알고리즘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 큐레이터인 리사 보티는 “AI는 오늘날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 중 하나”라며 “박물관은 사회가 이런 변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비플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지난해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비플은 로봇 개들의 ‘배설물’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면서 사진과 함께 ‘100% 유기농, 유전자 변형 성분 없는 개똥’이라고 적힌 인증서도 함께 제공했다. 일부 사진에는 무료 대체불가토큰(NFT)에 접근할 수 있는 QR코드가 있어 관객들이 향후 잠재적인 수익을 창출할 기회도 줬다. 비플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다양한 디지털 아트 작업을 하며 수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3D 그래픽 이미지를 만들어 온라인에 올리는 ‘매일 그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에 따르면 비플은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싸게 작품이 팔리는 생존 작가다. 2021년 봄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비플의 디지털 콜라주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은 6934만 달러(약 1024억원)에 낙찰됐다.
  • 미술에 미치다

    미술에 미치다

    국내 주요 미술관, 갤러리마다 내년 전시 일정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저마다 ‘최초, 최대, ~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전시로 관람객에게 손짓한다. 2026년을 화려하게 여는 첫 전시로 어떤 카드를 내밀었는지, ‘프리즈 서울’이라는 세계적 아트페어로 전 세계 미술계 시선이 한국을 향하는 9월에 맞춰 어떤 전시를 준비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관전 요소다. 2026년 미술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은 당신을 위한 주요 전시를 모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데미안 허스트 회고전 먼저 올해 ‘론 뮤익’ 전 등의 흥행으로 337만명(12월 20일 기준)이라는, 개관 이래 역대 최고 방문객 기록을 세운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대형 전시 라인업을 예고했다. 서울관에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①(3~6월)을 기획했다. 작가의 핵심 주제인 죽음과 영생, 과학과 의학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욕망을 조명하고 작가의 대표작과 작품세계를 다층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다. 한국 작가 회고전도 굵직하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청주관에서는 ‘빛의 화가’ 방혜자 회고전(4~9월)이 열리며, 덕수궁관에서는 한국 화단에서 독자적 궤적을 구축한 이대원 회고전(8~11월)이 열린다. 12월에는 1950~70년대 프랑스로 건너간 권옥연, 김환기, 이응노, 이성자, 한묵 등 작가들의 삶과 예술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파리의 이방인’ 전이 마련된다. 프리즈 기간에 앞서서는 한국 대표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대규모 개인전⑤(8월~2027년 2월)이 출격한다.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근본적 주제를 중심으로 초기부터 현재까지 심화해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취리히 미술관 소장전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 연말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 소장전’(가칭·11월~2027년 4월)을 통해 유럽의 19~20세기를 관통하는 인상파, 모더니즘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취리히 미술관은 지역의 소장자와 작가들의 협력으로 발전시킨 특수한 미술관으로 컬렉터의 취향과 당시 유럽의 역사가 대폭 반영된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스위스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리움·호암미술관 김윤신 등 여성 작가展 한국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호암미술관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여성 작가들의 작업을 앞세운다. 호암미술관은 내년 첫 전시로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70여년 예술 세계를 두루 살피는 대규모 회고전④(3~6월)을 열고 리움미술관도 상반기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의 계보를 조명하는 대규모 국제교류전 ‘환경, 예술이 되다-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실험 1956~1976’을 준비했다. 하반기 리움미술관에서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대표했던 ‘구정아 개인전’②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개념 세계인 ‘우쓰’(가상도 현실도 아닌, 이해할 수 없지만 감지할 수 있는 맞닿은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내년 개관 20주년을 맞는 경기도미술관은 ‘환대’와 ‘연대’를 의제로 미술관의 역사를 되짚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시를 준비했다. 그중 봄봄봄 프로젝트 ‘폼폼폼’(3월)은 새해를 여는 첫 지역 기반 전시로 미술관과 호흡해 온 문화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청년작가전 ‘우리의 여름에게’(7~9월)와 국제전인 ‘아시아 현대미술’(10월~2027년 2월)을 통해 미술관의 20년이 지역을 넘어 아시아로 확장되는 의미를 담는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아시아 첫 기획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4월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을 통해 해외 동시대 미술의 넓은 스펙트럼과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을 보여줄 예정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로즈 와일리, 키키 스미스, 백남준⑥, 이불, 이우환 등 국내외 작가 40여 명의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9월에는 조나스 우드의 지난 20년 작업 세계를 망라하는 아시아 첫 기획전을 예고했다. 아트선재센터는 내년 3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을 연다. 전시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퀴어 미술의 다층적인 지형을 조망하며 트랜스적 존재 조건과 퀴어적 시공간성을 탐구한다. 전시에는 김아영, 마리아 타니구치, 마크 브래드포드, 오인환, 이강승 등의 작업을 선보인다. 7월부터는 공존을 위한 개인과 세계의 관계를 재사유하는 함양아 작가의 개인전이, 10월 말에는 통제 불가능한 신체의 감각으로 ‘정상성’의 개념에 질문을 던지는 최하늘 작가의 개인전이 찾아온다. ●국제갤러리, 작고 3주기 박서보 개인전 국제갤러리는 작고 3주기를 맞는 박서보의 개인전③을 비롯해 박찬경, 제니홀저, 메이플소프까지 한옥과 K1·K2·K3, 부산점을 아우르며 회화, 사진, 영상, 설치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현대는 1월 새해 첫 전시로 ‘민화 기획전’을 준비했다. 본관에서는 조선시대 궁중 회화의 장엄함과 민화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아우르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를, 신관에서는 민화의 형식과 정신을 오늘의 회화 언어로 확장한 ‘화이도’를 선보인다.
  • ‘현명한 나이 든 물고기’처럼 세상 보기…‘우리가 미술관에서 놓친 것들’

    ‘현명한 나이 든 물고기’처럼 세상 보기…‘우리가 미술관에서 놓친 것들’

    강에서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물고기는 반대 방향에서 오는 나이 든 물고기와 만난다. 나이 든 물고기가 이렇게 인사한다. “안녕! 얘들아, 오늘 물은 좀 어떻니?” 얼마를 헤엄쳐 가다 어린 물고기 한 마리가 다른 물고기에게 묻는다. “그런데 대체 물이라는 게 뭐지?” 지루하다거나 익숙하다는 이유로 제거해 버린 일상의 현실을 지적하는 일화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좀비처럼 우리의 감각을 억누른 채 일상적인 사건들을 오가며 반의식적인 상태로 살아간다. 예술가들은 다르다. 순진한 눈으로 세상을 본다. 나무, 건물, 색 등 우수마발들의 의식에 기록되지 않은 것들을 예술가들은 처음 본 것처럼 배우고 습득한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들을 두고 “현명한 나이 든 물고기”라고 했다. 새 책 ‘우리가 미술관에서 놓친 것들’(윌 곰퍼츠 지음, 알에이치코리아)은 이처럼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캐묻는 것을 업으로 삼는 ‘나이 든 물고기’에 관한 책이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지, 그 이유는 또 뭔지 알려준다. 데이비드 호크니(88)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작품 ‘봄의 도래, 이스트 요크셔 월드게이트’ 속 나무는 보랏빛을 띤다. 누군가 “세상에, 축축한 갈색이라면 몰라도 보라색이 뭐냐”고 따지자 호크니는 이렇게 핀잔을 준다. “양쪽에 눈가리개가 달려서 정말로 무엇이 있는지 보지 못하게 막는, 사실을 왜곡하는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은 당신”이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돌아다니기 위해 앞에 있는 땅을 대충 볼 뿐이다. 뭔가를 더 오래 살펴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란 조언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호크니에게 나무는 갈색, 나뭇잎은 초록색이라는 선입견은 없다. 빛에 따라 변하는 색과 형태가 있을 뿐이다. 당시 이스트 요크셔 월드게이트를 보는 그의 눈에는 생명에 대한 축복과 분출하는 밝은 색채들로 모든 것이 빛나고 있었다.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여러 시점이 동시에 담기는 현실의 감각 때문에 그의 나무가 보라색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예술가마다 다른, 세상을 보는 방식에 이름을 붙인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고독에 대한 연구이고, 프리다 칼로가 겪은 고통은 그녀를 부서뜨리는 대신 그녀를 만들었다는 식이다. 책엔 모두 서른한 명의 예술가가 나온다. 30여 점의 도판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는 “나는 예술가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보는 독특한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한 점의 작품에 집중한다”며 “그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방식이 우리 존재에 적용될 때 우리의 감각은 활성화되고 인식은 깊어지며, 눈을 부릅뜨고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샤갈 ‘꽃다발’ 94억 낙찰… 국내 미술 경매 최고가

    샤갈 ‘꽃다발’ 94억 낙찰… 국내 미술 경매 최고가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의 작품 ‘꽃다발’이 94억원(수수료 포함 104억 3400만원)에 낙찰돼 국내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옥션은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처음 진행한 ‘이브닝 세일’에서 샤갈의 작품을 비롯해 김환기, 이우환,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으며 낙찰률 77.27%, 낙찰총액 약 2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옥션 국내 단일 경매의 낙찰총액이 200억원을 넘긴 것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꽃다발’은 샤갈의 1937년 작품으로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과 화면을 가득 채운 꽃다발, 작가 특유의 푸른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작품으로 경매 시작 전부터 많은 미술품 애호가의 관심을 받은 걸작이다. 관심에 걸맞게 이 작품은 94억원에 낙찰되며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가 거래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 최고가는 마이아트옥션에서 2023년 70억원에 거래된 ‘백자청화오조룡문호’이며, 근현대 미술품으로 한정하면 2017년 케이옥션에서 65억 5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고요 5-IV-73 #310’이다.
  • 샤갈 ‘꽃다발’부터 ‘파리의 풍경’까지 국내 경매 출격

    샤갈 ‘꽃다발’부터 ‘파리의 풍경’까지 국내 경매 출격

    마르크 샤갈의 대표작 ‘꽃다발’부터 말년의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파리의 풍경’이 미술품 경매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오는 24~25일 서울 강남구 강남센터에서 총 290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경매에 올린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국내 단일 경매 기준 최대 규모로 각각 고가의 주요작을 선보이는 ‘이브닝 세일’(24일)과 최신 경향을 반영한 ‘데이 세일’(25일)로 나눠 진행한다. 이브닝 세일 출품작은 총 26점, 낮은 추정가 총액만 약 270억원에 달한다. ‘색채의 마술사’ 샤갈의 ‘꽃다발’은 시작가 94억원에 새주인을 찾는다. 이 작품이 제작된 1937년은 샤갈이 평생의 뮤즈인 아내 벨라와 결혼한 지 22년 되는 해였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하듯 작품에는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을 통해 중력을 거스르는 사랑의 환희가 담겼다. 화면을 가득 채운 꽃다발과 푸른 색채는 비극적인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삶에 대한 찬미를 상징하며 작가가 추구한 사랑의 보편성과 예술적 신념을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함께 출품되는 100호 크기의 대작 ‘파리의 풍경’은 샤갈의 말년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푸른색 배경 위로 서커스 단원, 공중그네 곡예사, 촛대를 든 인물 등이 어우러지며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창적인 미감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1980년대 메소나이트에 그린 회화 두 점도 함께 출품돼 샤갈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수작도 새 주인을 찾는다. 김환기의 1969년 뉴욕 시기 작품 ‘15-VI-69 #71 I’이 경매에 오른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전면점화라는 독창적인 양식을 완성해 나가기 직전의 작업으로, 점으로 나아가기 전 면과 선, 색의 순수한 구성에 집중했던 작가의 치열한 조형적 실험이 드러난다. 이우환의 1990년작 ‘바람과 함께’는 100호 크기의 대작으로, 자유롭고 역동적인 붓질이 화면 밖까지 확장되는듯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또한,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불의 초기 조각 시리즈 ‘사이보그 W10·도 출품된다. 기술 시대의 인간 정체성과 유토피아적 환상을 탐구한 이 작품은 한국 현대미술의 깊이와 동시대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풍경화도 선보인다. 세로 2m가 넘는 이 작품은 베어진 나무와 황량한 대지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탐구한다. 오는 25일 진행하는 데이 세일은 젊고 감각적인 컬렉터들을 위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출품작 64점이며 낮은 추정가 총액 약 21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니콜라스 파티의 수채화는 보석처럼 선명한 색조와 비정형적인 구성을 통해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라부부’ 캐릭터로 유명한 카싱 렁의 원화와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화려한 색채로 풀어낸 스튜디오 렌카의 작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옥션 11월 이브닝 세일과 데이 세일의 프리뷰 전시는 13일부터 각 경매 당일까지 진행된다. 케이옥션은 오는 26일 신사동 본사에서 총 86억원 상당의 미술품 108점을 경매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서 주목할 작품은 추정가 15억~25억원인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김환기의 1954년 작 ‘답교’다. 답교는 ‘다리 밟기’라는 의미로 정월대보름에 다리를 밟으며 액운을 막고 무병과 건강, 복을 기원하던 전통 풍속을 말한다. 김환기가 파리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54년에 제작된 것으로, 한국 고유의 풍경과 정서를 특유의 조형 언어로 묘사한 작품이다. 한국의 자연을 주로 그렸던 이대원의 3m가 넘는 대작 ‘농원’도 출품된다. 두 폭의 대형 화면에 들판과 과수의 형상을 펼쳐 자연의 생명력과 질서를 조형적으로 구현한 작품으로, 작가가 평생 탐구한 자연과 예술의 조화가 잘 드러난다. 2억 5000만∼4억 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김창열의 ‘회귀’(1억 8000만∼4억원), 이우환의 ‘조응’ (5억 3000만∼8억원), 박서보의 ‘묘법’(3억 8000만∼7억 9000만원) 등도 만날 수 있다. 출품작은 15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강동중앙도서관시그니처 독서 공간 카르페디엠 외예술 프로그램까지 콘텐츠 차별화강동숲속도서관과학 콘텐츠와 미래 세대에 초점탁 트인 6m 높이 ‘최재천의 서가’서울 강동구는 올해 두 개의 구립도서관을 연이어 주민들에게 선보이며 민선 8기 지역도서관 확충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각각 지난 5월과 8월 개관한 상일동 강동숲속도서관과 둔촌동 강동중앙도서관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들 ‘신상 도서관’에 다녀왔다는 인증글이 적지 않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들 도서관은 낡은 책 냄새와 숨소리 내기도 어려울 만큼 적막함이 가득했던 과거 도서관 풍경과는 180도 다른 최근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재건축 기부채납 부지에 지어진 강동중앙도서관은 연면적 1만 2000여㎡로 서울에서는 정독도서관 다음으로 크고 자치구 도서관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개관 장서는 12만권으로 시작했고, 최대 37만권 수용이 가능하다. 인문예술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강동중앙도서관에는 ▲음악을 감상하는 ‘소리곳’ ▲문학작품을 필사하는 ‘생각곳’ ▲문화공간 ‘상상곳’ ▲야외 쉼터 ‘바람곳’ 등 색다른 공간들이 곳곳에 갖춰져 있다.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면 드비알레 팬텀 스피커, 바르셀로나 체어, 데이비드 호크니 ‘한정판’ 아트북과 같은 세련미 넘치는 오브제가 눈에 들어온다. 리이슈 LP레코드들이 진열된 ‘소리곳’은 시내 음반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집 거실이나 서재에 가져다 놓고 싶은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들은 도서관 이미지를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든다. 이들 가구는 지난 4월 고덕비즈밸리에 문을 연 이케아 강동점이 기부 서약을 통해 지원했다. ‘그냥 인테리어만 신경 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2층 깊숙한 곳에 자리한 ‘카르페디엠’에 가 볼 필요가 있다. 강동중앙도서관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공간인 ‘카르페디엠’에는 36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18m의 대형 독서 테이블과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명저 5000여권이 함께 갖춰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기도실에 들어온 듯하다. 인생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광화문 교보문고 등을 둘러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외부기관과의 협업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한 것도 강동중앙도서관의 특징이다.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과의 협약으로 영문도서 등을 기증받았고 도서문화재단 씨앗의 자문을 얻어 1층에 어린이작업실 ‘모아’를 조성했다. 저스피스 재단과는 지역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한다. 한쪽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1층 카페 서재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법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쓴 ‘진보의 품격’이 꽂혀 있다. 이 책은 기증도서인데, 기증자는 법조인 출신인 이 구청장이다. 강동중앙도서관이 우리나라 최대 아파트 단지를 품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은 ‘숲을 품은 도서관’으로 만들어졌다. 명일근린공원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소음 민원으로 사용하지 않던 테니스장 부지와 공원 주차장을 활용해 조성됐다. 연면적 5000㎡로 6만권의 개관 장서로 시작했다. 특히 열람실에서 통유리를 통해 울창한 나무가 보여 ‘숲속도서관’이라는 이름처럼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독서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독서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오전 도서관 개장 시간마다 이 자리에 앉으려는 이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도서관 이름에는 자연을 담았지만, 실제 콘텐츠는 과학과 미래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행성 조형물 등으로 공간을 연출했고 LG디스커버리랩과 연계한 ‘큐블렛’ 프로그램 등 과학 콘텐츠도 수시로 운영한다. 2층 종합자료실에는 과학책들이 집중 배치됐고 12~19세의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자료실도 별도로 운영해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친근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강동중앙도서관에 ‘카르페디엠’이 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기증 도서로 꾸며진 ‘최재천의 서가’라는 시그니처 공간이 있다. 2층 한쪽 전면을 차지하는 6m 높이의 ‘최재천의 서가’는 높은 층고에서 오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구는 도서관을 계획하며 전국 곳곳의 유명 도서관을 방문하던 중에 찾은 경기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도서관을 지역 랜드마크와 같은 수준으로 만든 것은 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고 도서관의 역할 또한 복합문화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게 강동구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요즘은 스터디카페나 아파트 커뮤니티 도서관이 과거 도서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이제는 공공도서관이 지역 인문·예술·문화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할 때”라고 말했다.
  •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도서관은 책상과 책장으로 가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공간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을 넘어, 예술 작품과 책이 공존하며 사색과 영감을 선사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마주하고, 열람대 너머로 예술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을 조용히 사로잡고 있다. 책장이 전시장이 되는 공간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 틀에서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딱딱하게 줄지어 있는 열람 공간 대신, 부드러운 곡선형 가구 배치와 개방된 동선이 인상적이다. 책장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고, 햇살 가득한 창가 아래에는 사색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갤러리와 북카페의 경계가 모호한 이곳은 ‘책을 읽는 미술관’이자 ‘작품이 있는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미술도서관을 통해 예술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간 기획을 넘어,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반환 이후 도시 재생 과제를 안고 있던 의정부시는 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책, 《A Bigger Book》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는 것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대형 아트북《A Bigger Book》이다. 가로 약 50㎝, 세로 70㎝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단순히 전시된 책을 넘어 ‘책의 물리적 형태 자체가 조형물로 기능하는 예술 오브제’다. 일명 ‘호크니 빅북’으로 불리는 이 책은 독일 타셴 출판사에서 전 세계 9000부로 한정 제작된 작품이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에 전시된 것은 3068번째 에디션이다. 장갑을 낀 채 책장을 넘겨야 할 만큼 섬세하게 다뤄야 하며, 책이라는 매체가 공간을 어떻게 점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결정체다. 이 대형 책은 단순한 관람물이 아닌, 이 도서관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응축한 조형물로 기능한다. 사색과 휴식이 흐르는 열린 공간이곳에는 정해진 동선이나 규칙이 없다. 아이들은 마룻바닥에 엎드려 그림책을 읽고, 어른들은 작품 앞에서 조용히 멈춰 서서 감상한다. 어떤 이는 창가에 앉아 스케치북을 펼치기도 한다. 이처럼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마저도 예술의 일부’가 되는 점이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조용한 공간을 찾는 날, 책과 예술, 사색이 함께 흐르는 이 미술도서관은 훌륭한 목적지가 된다. 특별한 전시가 없어도 그저 이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도서관이 예술이고, 예술이 도시가 되는 순간 — 바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경험할 수 있다.
  •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여니의 시선]

    “이게 도서관 맞아?” 예술이 스며든 쉼터, 의정부 미술도서관 [여니의 시선]

    도서관은 책상과 책장으로 가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공간이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을 넘어, 예술 작품과 책이 공존하며 사색과 영감을 선사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마주하고, 열람대 너머로 예술이 흘러 사람들의 마음을 조용히 사로잡고 있다. 책장이 전시장이 되는 공간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기존의 도서관 틀에서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딱딱하게 줄지어 있는 열람 공간 대신, 부드러운 곡선형 가구 배치와 개방된 동선이 인상적이다. 책장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고, 햇살 가득한 창가 아래에는 사색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갤러리와 북카페의 경계가 모호한 이곳은 ‘책을 읽는 미술관’이자 ‘작품이 있는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이 미술도서관을 통해 예술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간 기획을 넘어,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반환 이후 도시 재생 과제를 안고 있던 의정부시는 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책, 《A Bigger Book》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는 것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대형 아트북《A Bigger Book》이다. 가로 약 50㎝, 세로 70㎝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작품은 단순히 전시된 책을 넘어 ‘책의 물리적 형태 자체가 조형물로 기능하는 예술 오브제’다. 일명 ‘호크니 빅북’으로 불리는 이 책은 독일 타셴 출판사에서 전 세계 9000부로 한정 제작된 작품이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에 전시된 것은 3068번째 에디션이다. 장갑을 낀 채 책장을 넘겨야 할 만큼 섬세하게 다뤄야 하며, 책이라는 매체가 공간을 어떻게 점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결정체다. 이 대형 책은 단순한 관람물이 아닌, 이 도서관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응축한 조형물로 기능한다. 사색과 휴식이 흐르는 열린 공간이곳에는 정해진 동선이나 규칙이 없다. 아이들은 마룻바닥에 엎드려 그림책을 읽고, 어른들은 작품 앞에서 조용히 멈춰 서서 감상한다. 어떤 이는 창가에 앉아 스케치북을 펼치기도 한다. 이처럼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마저도 예술의 일부’가 되는 점이 이 도서관의 가장 큰 매력이다.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조용한 공간을 찾는 날, 책과 예술, 사색이 함께 흐르는 이 미술도서관은 훌륭한 목적지가 된다. 특별한 전시가 없어도 그저 이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가 될 것이다. 도서관이 예술이고, 예술이 도시가 되는 순간 — 바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경험할 수 있다.
  • [마감 후] 호크니 작품, 예술품이 아니라고?

    [마감 후] 호크니 작품, 예술품이 아니라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존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은 관세가 붙을까 안 붙을까. 우리나라를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이 예술품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 예술 작품의 유통과 보급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호크니의 일부 작품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순간 관세가 붙는다. 예술품 정의를 법조문 해석하듯, 행정 편의적으로 바라보면서 생긴 일이다. 호크니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현대 미술가다. 2018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작품이 9030만 달러에 판매되면서 당시 생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크니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있는데, 바로 ‘디지털 시대의 인상주의자’다. 그는 아이패드를 ‘이 시대의 붓’이라고 부르며 2010년부터 아이패드를 활용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패드 작품 중 프린트로 제작한 경우 한정판 에디션을 지정해 10점, 25점 등 특정 수량만 인쇄한다. 에디션에 번호를 붙이고 작가 서명과 증명서가 첨부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관세청은 호크니 작품이더라도 프린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예술품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기계적 방법이 사용됐기 때문에 ‘오리지널’이 아니라 복제품, 즉 ‘인쇄된 서화’라는 것이다. 비단 호크니 작품만의 문제는 아니다. 독일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면서 작품 활동을 벌이는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작품 역시 해석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양혜규는 작품에 종종 전구를 활용하는데, 이를 예술 작품이 아니라 실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의자 형태의 예술품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딱 한 점의 예술품을 만들더라도 실용성이 있어 보이면 해석에 따라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시계, 고급 가구, 조명기구 등은 관세뿐 아니라 개별소비세가 20%까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이 ‘미술 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9월이면 세계적인 아트페어(미술품 시장)인 프리즈가 개최하는 ‘프리즈 서울’이 4회째를 맞는다. 프리즈는 아트바젤과 함께 아트페어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와 프리즈의 계약기간은 5년으로 이후에도 서울에서 계속 프리즈가 열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프리즈가 아시아권에서 홍콩, 중국 상하이를 마다하고 서울을 택했던 이유는 아마도 유리한 세금 환경과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미술 시장의 실적은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 미술 시장도 격변하고 있다. 그사이 프리즈는 주인이 바뀌었으며 아트바젤은 내년 카타르 개최를 예고하며 중동 진출을 알린 상태다. 현대 미술의 표현 방법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불확실성들이 시장에 어떻게 읽힐지, 스스로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기회를 걷어차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때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차장급)
  • [책꽂이]

    [책꽂이]

    마블 인사이드(조애너 로빈슨·데이브 곤잘레스·개빈 에드워즈 지음, 서나연 옮김, 다니비앤비) 저널리스트 출신의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마니아 3명이 마블 스튜디오가 할리우드를 정복한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출연 배우, 감독 및 프로듀서, 작가 등 100여명에 달하는 마블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MCU의 시작과 다양한 일화를 추적하며 글로벌 대중문화 제국으로 성장한 마블 스튜디오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464쪽, 2만 5000원. 김정은의 핵과 정치(남성욱 지음, 박영사) 대학교수이자 북한 연구가인 저자가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정세를 통찰력 있게 분석한다. 김정은 정권의 남북 2국가론 주장, 북한의 군사 도발 및 통일 전략, 북·러 밀착과 한반도 정세 변화, 미국 대선 이후 국제 질서 변화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한 북한과 국제 사회의 정보전, 한미동맹의 변화 가능성 등을 분석해 북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한반도의 미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428쪽, 3만 3000원. 화가들의 꽃(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안진이 옮김, 푸른숲) 산드로 보티첼리부터 데이비드 호크니까지 세기의 미술가들이 그린 108가지의 꽃 그림을 담은 책이다. 화가들의 생생한 붓질이 느껴지는 고화질 도판과 함께 영국 최고의 그래픽디자이너와 원예 전문 작가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꽃 그림의 미술사적 맥락과 꽃에 얽힌 작품 안팎의 이야기를 통해 감상의 재미를 더하고 중간에 수록된 꽃과 예술에 대한 문장은 간결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168쪽, 2만 2000원. 웰컴 투 과학극장(김요셉 지음, 동아시아) 과학 분야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과학자들과 함께 SF 영화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과학 원리를 차근차근 파헤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 속 과학적 요소들을 짜임새 있게 해설한다. 과거에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아이디어들이 실제 과학 현장에서 어떻게 현실화하고 있는지, SF 영화 속 기발한 기술과 개념이 현재의 연구와 맞물려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256쪽, 1만 7000원.
  • 시작가 9억 5000만원 김환기 ‘무제’…케이옥션 미술품 경매 출품작

    시작가 9억 5000만원 김환기 ‘무제’…케이옥션 미술품 경매 출품작

    케이옥션은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 ‘무제’ 등 118점, 70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경매한다고 10일 밝혔다. 김환기의 1969년작 ‘무제’는 다양한 색의 점이 둘러싸고 있는 푸른 원과 기하학적 색면 등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198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김환기 10주기 기념전’에 출품됐던 작품으로 시작가는 9억 5000만원이다. 이와 함께 1969년작 ‘4-XI-69 #132’(추정가 8억∼18억원) 등 총 8점의 김환기 작품이 이번 경매에 출품된다.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제24회 국전’ 심사위원 부문에 출품됐던 천경자의 1959년작 ‘백일’은 추정가 3억∼5억 50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데이비드 호크니, 니콜라스 파티, 장 미셸 오토니엘, 우고 론디노네 작품 등 해외 작가의 작품도 경매에 나온다. 출품작은 11일부터 22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 손문 작가의 첫 건축예술작품집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 파리 Fondation Cartier에서 주목 – 한국 건축의 영성 세계를 빛내다

    손문 작가의 첫 건축예술작품집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 파리 Fondation Cartier에서 주목 – 한국 건축의 영성 세계를 빛내다

    손문 작가의 첫 건축예술작품집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이 파리의 현대 예술 재단인 Fondation Cartier(꺄르띠에 문화재단)에서 2024년 10월 싸인 한정판으로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건축가로서 손문 작가가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특히 그의 작품집이 안도 타다오와 마크 로스코 같은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 문학계에서는 한강 작가가 11월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화계의 위상을 더욱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손문 작가의 ‘사계’는 동양의 24절기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과 인간의 깊은 상호작용을 탐구한 작품으로, 시간의 흐름과 공간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은 동양의 24절기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작품이다. 손문 작가는 각 절기를 중심으로 자연 현상을 건축적으로 해석하며,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공간으로 구체화했다. 빛과 그림자의 흐름, 태양의 위치, 그리고 그에 따른 빛의 각도를 철저히 계산하여, 방문자는 사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를 직접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손문 작가는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자연과의 깊은 교류에서 발견한 질서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손문 작가의 철학적 기반은 동양 고전 철학, 특히 장자의 사상에 있다. 장자는 자연과 인간, 현실과 꿈이 하나로 합일하는 경지를 추구했으며, 손문 작가는 이 철학을 자신의 건축 작품에 반영해 왔다. 그는 건축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영혼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인식하며,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영성을 결합한 새로운 건축적 접근을 제안한다. 『사계』는 이 철학적 탐구의 결실로,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표현하고자 한 그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다. “손문은 동양 문화의 절기성과 영성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환영받는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영성의 미학’을 만들어 전 세계 공간의 다양성에 기여했다. 그는 자연의 질서를 시간의 순환으로 해석하여 자신만의 독창적 영성적 공간을 구축한다. 한국 고전철학에서 힌트를 얻어 현대적인 맥락으로 잘 디자인한 공간에는 그의 건축적 선언인 ‘영성의 구축’이 잘 표현돼 있다. 현대 도시의 문제점을 한국성과 영성을 혼합하여 해결하는 그만의 접근 방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 꺄르띠에 재단 - 이번 전시에서 손문 작가는 지속 가능한 재료와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한 설계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건축적으로 구현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는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고, 이는 자연의 순환을 반영한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그는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간과 자연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했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건축을 넘어서, 건축과 자연이 융합되는 철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은 기존의 건축 설계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손문 작가는 특정 환경에서 구상이 시작되는 전통적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내면의 질서와 본질을 추구하며 건축적 해법을 찾아 나갔다. 이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살아 숨쉬며 시간을 초월한 건축”이라는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건축을 통해 인간의 영성과 자연의 질서를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형태적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Fondation Cartier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이 재단은 예술,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장소로, 현대 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손문 작가의 작품이 이곳에 전시된 것은 한국 건축계에서도 역사적인 사건으로, 대한민국 건축가로서는 조병수에 이어 두 번째로 초청된 것이다. 이는 그의 국제적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안도 타다오, 자하 하디드, 준야 이시가미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마크 로스코, 데이비드 호크니, 쿠사마 야요이 같은 현대 예술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소개된다. 손문 작가의 『사계, 스물 네 개의 공간』은 파리 Fondation Cartier 1층 서점에서 2025년 3월 16일까지 콜롬비아 섬유 예술가 올가 드 아마랄의 회고전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며 싸인 한정판 도록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손문 작가의 독창적인 건축 철학과 동양 철학이 융합된 작품 세계가 현대 건축과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모네부터 앤디워홀까지… 제주 가을여행은 제주비엔날레로

    모네부터 앤디워홀까지… 제주 가을여행은 제주비엔날레로

    제주로 가을여행을 왔다면 모네부터 앤디워홀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주비엔날레를 관람하는 건 어떨까. 제주도립미술관은 서양미술의 거장 89명의 작품 143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 협력전시가 제주에서 열린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립미술관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 어소시에이츠는‘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를 오는 26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연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 협력전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립미술관인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19세기 영국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를 시작으로, 빅토리아 시대 라파엘 전파의 존 에버렛 밀레이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바르비종파의 장 프랑스와 밀레, 카미유 코로와 사실주의 작가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도 전시된다. 인상파에서는 이 사조의 시작을 연 외젠 부댕과 그의 제자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알프레드 시슬리의 작품을 선보인다. 후기 인상파에서는 폴 시냑, 루시엔 피사로, 폴 세잔, 반 고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나비파의 피에르 보나르, 에두아르 뷔야르, 모리스 드니와 야수파의 앙리 마티스, 큐비즘의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전시되며, 현대미술에서는 프란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비드 호크니 등 20세기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스타 도슨트 김찬용의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누구나 쉽게 서양미술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제주비엔날레와 연계해 서양미술사의 주요 작품들을 선보이게 됐다”며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기간 중 문화예술공공수장고에서는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제4회 제주비엔날레 ‘이파기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을, 분관에서는 박광진 상설전 ‘원풍경: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내년 3월 2일까지)’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을 주제로 펼쳐지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다섯 개의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의 얼리버드(사전예매) 티켓을 25일까지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예매는 와그, 카이트, 마이리얼트립, 인터파크 티켓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능하며, 티켓은 26일부터 2025년 2월 16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협력전시 제주현대미술관 명화 특별전 II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는 별도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수험생은 물론 제주도민은 50% 할인이 적용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