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 드론’ 요격, 가장 어려워”…한국 대드론 방공망 현실 [밀리터리+]
러시아가 시속 500㎞에 달하는 제트 드론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량 투입한 가운데, 한국의 대드론 방공망 현실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3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나흘간 제트 엔진 드론 800대를 포함해 드론 1500대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지난 4일 동안 우크라이나를 향해 약 1500대에 달하는 다양한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 중 약 800대는 제트 엔진을 장착한 드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군인들이 상당수의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어려운 임무는 제트 드론을 요격하는 것이다. 현재는 주로 전투기가 제트 드론으로부터 우리 영토를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제트 드론 능력 어디까지?러시아는 2022년 이란에서 샤헤드-131과 샤헤드-136 단방향 공격 드론을 도입했고 이를 러시아식으로 변형해 각각 게란-1과 게란-2로 명명했다. 이후 게란-2를 대체·보완하기 위해 제작한 제트 추진 자폭 드론이 게란-4, 게란-5다.
게란-4 제트 추진 드론은 올해 초 전장에서 처음 확인됐다. 프로펠러 추진식 엔진을 쓰는 게란-2의 최고 속력은 약 185㎞/h인 반면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게란-4는 500㎞/h, 게란-5는 약 600㎞/h에 달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쉽게 회피한다.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정보공개 분석가 그룹인 오코호라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제트 드론을 발사해 약 960㎞를 비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오코호라는 해당 비행체가 제트 엔진을 장착한 게란-4 드론이라고 밝혔다.
오코호라 분석가들은 “제트 엔진을 장착한 게란-4는 5000~7000m 고도에서 비행하면 항속거리를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며 “이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95%가 러시아 게란-4 제트 추진 드론의 잠재적 작전 범위 내에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도 ‘방패’ 준비 중이지만…러시아의 제트 추진 드론의 사용 빈도가 잦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도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해당 드론을 막을 요격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게란-3, 게란-4, 게란-5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최초의 제트 요격 드론인 ‘알렉사 스파티움’을 실전 시험하고 승인했다.
알렉사 스파티움은 러시아의 제트 추진 공격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드론으로, 지상 목표물과 헬리콥터를 공격하는 등 여러 임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지만 아직 실전 투입까지는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국방 기술 고문이자 드론 기술 전문가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최근 현지 언론에 “우크라이나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약속했던 제트 드론 요격기를 납품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일부 제조업체는 몇 주 안에 납품하겠다고 했지만, 시험 결과 해당 요격 드론이 더 빠른 속도의 러시아 드론에 비해 속도와 기술 면에서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시속 500~600㎞로 비행하는 목표물을 요격하려면 단순히 목표물의 속도에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거리를 좁히고 교전을 위해 기동할 수 있도록 상당한 속도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요격 드론의 바람직한 성능은 시속 600㎞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배치하고 있는 저가형 요격 드론들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요격 드론은 값싸고 대량 생산되는 공격 드론에 대응하는 데 매력적이지만, 목표물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존 항공기와 같은 성능 특성을 요구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결과적으로 요격 드론의 개발이 복잡해지고 비용도 증가하는 것이다.
한국 대드론 방공망의 현실러시아의 제트 드론 성능과 빠른 생산 및 투입 전술은 현재 저가형 드론 대량생산체제를 갖춰가는 북한에 대한 한국의 대드론 방공망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현재까지 북한이 러시아와 같은 제트 드론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으나, 군용 주파수 외에 상용 LTE 통신망이나 위성 항법 보정 신호를 우회 활용해 초저공 고속 침투를 감행할 경우를 상정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한화시스템과 LIG D&A가 구축 중인 다층 대드론 방공망이 북한 드론을 막을 방패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한화시스템의 초소형 AESA 레이더는 공중으로 접근하는 드론을 탐지하고 위치와 이동 정보를 추적하는 장비다. 연동된 EO/IR 장비는 고해상도 영상과 열영상으로 표적을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레이더와 열영상 장비가 확보한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재머나 포획드론 등 별도의 대응 수단이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LIG D&A는 한화시스템보다 더욱 공격적인 방식으로 드론에 대응한다. 소형 재머는 적 드론의 항법 시스템이나 조종 신호에 전파 교란을 가해 정상적인 비행과 접근을 방해하는 소프트킬 방식이다. 레이더와 각종 센서가 드론을 탐지·식별한 뒤 재머가 표적을 향해 전파를 방사해 드론의 항법이나 조종 기능을 무력화하는 구조다.
LIG D&A와 드론 기업 니어스랩은 AI 자율비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요격 드론을 개발하고 있지만, 게란-4와 같은 고속 제트 드론까지 요격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성능 검증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한국 방공체계에서는 단거리 지대공미사일과 천광 등 레이저 대공무기, 30㎜ 자주대공포 K30 ‘비호’에 지대공 유도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K30 비호복합 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한국 방산업계는 천광과 비호복합 등 기존 방공체계와 함께 탐지레이더, 전파교란 장비, 요격 드론 등 다양한 대응 수단을 결합한 대드론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