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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대구 찾아 “정부 주도 삼전닉스 호남 반도체 투자는 직권남용”

    나경원, 대구 찾아 “정부 주도 삼전닉스 호남 반도체 투자는 직권남용”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대규모 투자에 대해 “보수 정부에서 이렇게 비합리적인 결정을 했으면 민주당은 이미 길거리로 나왔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8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을 잘 설득해서 용인과 호남 동시 투자를 만들어냈다고 하지만 설득이란 말이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 메가프로젝트를 보면서 ‘이건 완전 직권남용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특검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놓고 무차별적으로 호남에 대폭적인 지원을 하는데 이는 대구·경북에 굉장한 역차별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전력이 225%로 늘 공급되는 원전 밀집 지역이고 용수도 하루 100만t 이상 공급할 수 있는 대구·경북으로 오는 것이 합리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호남에는 반도체 시설을 투자하기에는 전력과 용수가 충분히 공급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호남에도 물론 투자해야 한다. 적절한 산업을 합리적 결정에 따라 결정하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선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며 “그동안 탈원전을 외쳤던 좌파 정부에서 이제 원전도 하겠다고 하는데 영광은 이미 핵폐기물 저장 공간이 85%가 찼고 태양광, 풍력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또 지역 현안인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애초부터 대구·경북 통합법을 추진할 생각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와 함께 “대전·충남 통합을 먼저 거론했던 것도 자신들이 원하는 광역 체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나 의원은 전날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두고는 ‘입틀막법’이라고 표현하며 “혐오·차별·허위조작 등 개념이 불명확한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전체주의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헌법 질서 파괴나 헌법 가치 파괴가 도를 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이날 대구 방문을 당권 도전 행보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전당대회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권 행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지역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찾았다”고 선을 그었다.
  • HD현대, 美원전 공략… 테라파워에 SMR 핵심 설비 공급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4세대 원자로 핵심 설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한·미 간 차세대 원전 공급망 동맹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에 대한 기본 합의서(FA)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HD현대중공업은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주기기(RES) 핵심 설비를 제작·공급하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나트륨 원자로란 테라파워에서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로, 현존하는 SMR 중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속 중성자를 핵분열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소듐)으로 냉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원자로보다 핵폐기물 용량이 약 40%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자로 발전소의 상업화를 위해 주기기의 공급망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양사는 지난해 3월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뒤 제조 타당성, 가격 경쟁력, 인도 일정 등 연구를 수행해왔다. HD현대는 실증 공사 수행을 발판으로 상업 모델까지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이번 합의 체결은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글로벌 SMR 시장 진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건설도 HD현대, 테라파워와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4세대 원자로 프로젝트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원전 밸류체인 확대를 위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SMR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한국 원전 관련 기업과 건설사들도 SMR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미국 엑스에너지의 4세대 SMR ‘표준화 설계’를 국내 최초로 수주했고 두산에너빌리티도 엑스에너지·뉴스케일파워·테라파워와 기자재 공급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 환경단체 “원전 밀집·활성단층은 불안한 화약고… 핵폐기물 로드맵도 없다”

    환경단체 “원전 밀집·활성단층은 불안한 화약고… 핵폐기물 로드맵도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원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주민의 생명권과 안전을 담보로 한 원전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울산시, 부산시,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 지역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단체들은 “동남권은 전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원전 추가 증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례에서 입증됐듯 한 부지에 여러 기의 원전이 집중되면 사고 시 연쇄적인 대응이 어려워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시민·환경단체들은 양산단층을 포함한 활성단층이 인접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았다. 이들은 “동남권이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입증된 상황에서 원전을 추가하는 것은 시민들을 거대한 ‘화약고’ 위에 내모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핵폐기물’ 문제 또한 여전히 풀지 못한 난제로 꼽혔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로드맵 없이 원전부터 짓겠다는 발상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짓는 격이라는 비판이다. 이들은 “지자체가 당장 지원금에 매몰돼 수만 년간 이어질 핵폐기물의 고통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단순한 반대를 넘어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위험성이 내포된 원전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선순환 구조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이재명 실용’ 탈원전 끝냈다

    ‘이재명 실용’ 탈원전 끝냈다

    기존 계획대로 2035~2038년 준공李 신규 원전 부정적 입장서 선회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된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라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각각 2030년대 중후반까지 준공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탈원전 정책 기조를 완전히 털어내고 방향을 튼 결정이다.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증가라는 현실 판단이 작용했지만 부지 선정, 핵폐기물 처리라는 구조적 난제는 여전히 해법이 없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신규 원전 부지 공모와 건설 허가 절차를 고려하더라도 2037~2038년 준공 목표를 맞추는 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원전 추진을 공식화했다. 11차 전기본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해 2월 확정됐다. 2037~2038년 2.8기가와트(GW)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도입하고 2035년까지 SMR(0.7GW) 1기를 건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신규 원전 추진 배경으로 전력 부문의 탄소 감축과 전력 수요 증가를 들었다. 김 장관은 “전력 분야에서 석탄 발전을 2040년까지 제로화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도 줄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으로 전력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대규모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하려면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도 정책 판단에 반영됐다. 미국과 중국은 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해 원전을 통한 전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도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탈원전의 상징으로 불렸던 독일 역시 최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탈원전은 심각한 전략적 실수였다”고 밝히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김 장관은 “당시에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로 전 세계가 원전 위험성에 민감했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그린수소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며 “그러나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그린수소의 경제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주력 전원은 재생에너지로 하되 일부를 원전으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국제 흐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국민 여론도 정책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추가 원전 건설은) 가능한 부지가 있고 안전성이 담보되면 하겠지만 현실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정부 여론조사에서 향후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0%를 넘자 같은 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전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 의제화돼 이념 전쟁의 도구처럼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실용주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을 중심으로 12차 전기본에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장관은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추가 가능성을 일부러 닫아둔 것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믹스에 적정한 수준이 무엇인지 12차 전기본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차 전기본은 5~6월 공개될 전망이다. 문제는 부지 선정과 안전성, 핵폐기물 처리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해법이 여전히 없다는 점이다. 새 부지를 확보하려면 원전 운영과 방사성폐기물 안전성에 대한 주민 반발을 넘어야 한다. 동해안은 이미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인 데다 경주·포항 지진을 겪으며 지질 안전성 우려도 제기된 곳이다. 설령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대형 원전 건설에 13년 11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획대로 준공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남는다.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더 근본적이다. 우리나라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을 마련하지 못한 채 원전 부지 내 임시 보관에 의존하고 있다. 유에스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이미 발생한 핵폐기물에 대해서도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규모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잡초 뽑으며 한국 조선 초석 마련… 해양 패권 기술력 갖춰”[월요인터뷰]

    “잡초 뽑으며 한국 조선 초석 마련… 해양 패권 기술력 갖춰”[월요인터뷰]

    18세 소년, 세계 최고 조선업의 꿈한국전쟁 때 부산서 美군함 하역일“저런 배 만드는 게 국력이고 경쟁력”서울대 조선항공학과 입학해 공부한국인 첫 로이드선급협회 검사관스웨덴 갔지만 현장 경험 없어 눈물기능공 학교에서 ‘미친놈’처럼 공부3년 만에 책임자급 검사관 면허 따박정희 ‘일류조선소 편지’ 받고 귀국朴·군인·장관·기업인 모아 브리핑모두 욕했지만 ‘마스터플랜’ 내밀어조선업 관련 10개 부처 지휘권 받아세계 기술 표준 된 한국 조선의 위상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 제안美와의 ‘마스가 프로젝트’도 고견“한국, 핵잠 이어 핵항모 건조 가능”6·25 한국전쟁 당시 부산 부두에서 짐을 나르던 18세 소년은 미국의 거대 군함에 압도됐다. 그림으로만 봤던 군함이 ‘산’과 같다는 걸 피난 간 부산에서 처음 알았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와닿았을 정도였다. 한국 조선업의 ‘대부’로 불리는 신동식(93) 한국해사기술 회장이 쇳조각 하나 못 만들던 조국에 조선업을 꽃 피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다. 신 회장이 그린 밑그림은 80년 뒤 한국을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으로 만들었다.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뒤에도 신 회장이 있었다. 최근까지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목운관빌딩 사무실에서 신 회장을 만났다. -6·25 전쟁 후 한국이 황폐해져 있을 때 조선업계에 뛰어들었다. 어떤 상황이었나. “부산으로 피난 간 뒤 미군이 짐, 탱크 등 군용품을 싣고 오는 군함에서 하역일을 했다. 깡통에 분유와 커피를 섞어 마시며 ‘저런 배를 만드는 게 국력이고 경제력’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짐으로 공부해 서울대 조선항공학과(현 조선해양공학과)에 입학했다. 국내에 조선소가 있어야 취직할 텐데 돈을 벌기는커녕 일 배울 곳이 없어 전 세계 조선소에 100통이 넘는 편지를 썼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잘나가던 스웨덴 코쿰스 조선소에서 연락이 왔다. 열흘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며 ‘고국엔 다시 못 돌아오겠구나’ 싶어 울었다.” -스웨덴까지 갔지만 현장 경험도 없는 20대 초년생으로선 쉽지 않았을 것 같다. “1956년에 조선소라는 곳을 처음 봤다. 대학교에서 이론으로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실제 설계도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더라. 스웨덴에서 고등학교 출신 기능공을 양산하는 조선소 학교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공부하고 8시부터 하루 종일 현장 실습을 했다. 밤 10시에는 이론을 배우고 시험을 쳤는데 언어가 서투른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잘 때도 공부했다. 다들 ‘미친놈’이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스웨덴 대학에서 7년 과정으로 따는 책임자급 검사관 라이센스를 3년 만에 땄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조선소인 로이드선급협회의 국제 검사관을 했다. “조선업 본산이 영국 아닌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코쿰스 조선소에서 로이드선급협회에 추천서를 써줬다. 세계 명문대학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인 곳인데, 이름도 모르는 한국에서 온 내가 내세울 게 뭐가 있었겠나. 신용은 몸으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 남들보다 먼저 출근해 설계도면 정리부터 시작했다. 그 당시 전 세계에서 보낸 설계도를 검토해 규격에 맞는지, 안전성은 문제가 없는지 승인하는 작업을 했다. 한국인 최초 검사관에 월급도 일반 유학생의 배로 받으니 얼마나 잘 나갔겠나. 영국에 있던 한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 가난한 유학생들을 주말마다 불러 밥을 해 먹였다. 그때 우리 집 별명이 ‘소사관’이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5·16이 터진 뒤 얼마 안 돼 6월에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다. ‘박정희 대장’이 편지를 썼다고 하더라. 편지를 받아보니 ‘한국은 삼면이 바다니 세계에서 제일가는 해양 국가로 만들어야겠다. 외국에서 조선 공부를 했으니 고국에 돌아와 국가 재건에 참여하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고사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연락이 왔다. 일개 회사도 아니고 나라에서 날 필요로 하고, 민족이 더 잘 살기 위해 해양 산업을 일으킨다는데 안 갈 수 없었다. 1965년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군사경찰들이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데려갔다. 소리를 지를 줄 알았는데 부드럽게 ‘세계 제일가는 조선 국가를 만들어보자’고 하길래 속으로 ‘아무것도 없는 데서 어떻게, 미쳤나’라고 생각했다.” -조선업 기반이 전혀 없던 한국에서 어떻게 기틀을 세우기 시작했나. “일본이 만들어놓고 간 ‘대한조선공사’ 공장이 부산에 있었다. 기계는 녹슬고 망가져 물이 줄줄 새고 있었다. 일꾼들은 6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아 공장 기계를 고철로 팔아서 쌀을 사다 먹었다. 제일 먼저 한 게 공장 앞 잡초를 벤 것이었다. 그러고 나니 잠이 안 왔다. 사람도, 돈도 없는 데서 ‘일류 조선소’를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아니면 할 사람도 없다. 그래서 ‘지금보다 10배 큰 조선소를 만들자’는 꿈을 꿨다. 현실은 멀어도 꿈은 마음껏 꿀 수 있지 않나. 박 전 대통령과 군인, 장관, 기업인들을 모아 브리핑했다.” -반대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 “한국은행과 정치인들은 물론, 외국 대사와 상공인들까지 다들 말도 안 된다며 ‘도둑놈’이라고 했다. 오기가 생겨 조선업이 국가 경제와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세계 조선업의 발전 방향이 어떻게 가는지 정리한 ‘세계 조선공업 변천과 한국 조선공업의 좌표 설정’(마스터 플랜)을 만들어 가져갔다. 향후 세계 각국은 가스와 기름을 바닷길로 교역할 것이고, 그만큼 조선업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게 핵심 내용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걸 하려면 내가 뭘 도와주면 되냐’고 묻기에 당시 조선업과 관련된 10개 부처를 내가 지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대통령 직속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국가 차원에서 조선업이 부흥하려면 강력한 행정력이 있어야 한다. 정권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전 부처의 조선 관련 행정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서도 컨트롤타워를 얘기했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화해 ‘한국 조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에 조선 전담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다. 우리도 그 부서와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지금은 산업통상부, 해양수산부에 조선 관련 부서가 나뉘어져 있다. 해수부는 부산에 내려간다고 한다. 미국이 조선업 부흥에 안달 난 현시점에 한국 정부도 조선업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의 협상뿐 아니라 세계의 기술 표준이 된 한국 조선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서다.” -한미 관세 협상의 팩트시트에서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계획도 포함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세계 최고의 잠수함 건조 기술을 길러온 기반이 있었기에 적재적소의 필요한 시점에 기회를 잡았다고 본다. 이미 우리나라는 핵잠뿐 아니라 핵추진이지스함, 핵추진항공모함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다른 나라가 따라오지 못하는 친환경선, 자율운항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사람 승선 없이 태평양 횡단이 가능한 완전자율운항시스템 실증에 성공하지 않았나.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비약적으로 조선업이 발전했지만 아직 곡물·석탄운반선 등 저부가가치 선박 비중이 크고, 한때 세계 우위를 점했던 일본의 조선업은 정부의 외면으로 쇠락했다. 우리나라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자원과 배경은 아직 풍부하다고 본다.” -국내 조선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문제다. 청년들은 꺼리고 인재들은 외국으로 나가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조선업이 불황이던 시기에 숙련공과 인재들을 구조조정을 한 탓이다. 평생을 한국 조선소에서 일한 가장들이 구조조정을 당하고, 또 중국에 가면 월급을 5배씩 준다는데 안 가고 배기나. 해양 패권이 항공·우주 패권까지 이어진다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내다보고, 불황일수록 연구개발에 몰두했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처럼 조선업이 고점이 왔을 때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비하면 한국 조선업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3%로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훈련해 내국인과 같은 처우로 존중하고, AI와 로봇으로 자동화 비율도 같이 높여야 한다.” -93세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비결이 뭔가. “지금처럼 세계가 어지럽고 한국의 역할이 필요할 때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나라를 구하고 번창시킨 건 다 바다와 해양 패권 아닌가. 트럼프 정부에서 조선업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할 일이 생겼다. ‘그렇게 똑똑하다고 으스댔으니 일이나 실컷 하라’며 하늘에서 주는 벌을 달게 받을 뿐이다.” ■ 신동식 회장은 1932년 태어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인 최초로 영국 로이드선급협회에서 검사관이 된 뒤 박정희 정권에서 33세 최연소로 초대 경제제2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해사행정특별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해사기술을 세워 아라온호 쇄빙선, 온누리호 탐사선, 핵폐기물 운반선 등 2000여 종류의 배를 설계했다.
  • 시간을 숨기다… 인식을 뒤집다

    시간을 숨기다… 인식을 뒤집다

    대만 란위섬의 풍광·그래픽 대조기후 위기와 전쟁의 위협 보여줘 흑백 영상이지만, 그 속에 담긴 자연은 여전히 찬란하다. 물결은 햇빛에 반짝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나무 사이로 햇빛이 고루 퍼진다. 자연의 풍광에 넋을 잃을 때쯤 물결 위로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온다. 마침내 공중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직사각형은 열대 섬 위를 덮어버린다.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로랑 그라소(53)의 전시 ‘미래의 기억들’이 대전의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에서 선보인다. 그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 캐나다 몬트리올 현대미술관, 한국의 리움미술관, 일본 도쿄 에르메스 재단 등 세계 유수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2008년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 2015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 수훈 작가다. 작가가 대만 란위(오키드)섬에서 촬영한 영상에 그래픽을 더한 영상 작품 ‘오키드섬’이 1층 전시 공간 중심에 놓였다. 섬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담아내던 작가는 하늘에 검은 직사각형을 등장시키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란위섬이 대만 원전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폐기물이 저장된 곳이라는 정보가 더해지면 관람객이 느끼는 위협과 불안은 극대화된다. 영상 속 사각형을 통해 누군가는 기후 위기를, 또 다른 누군가는 정치, 전쟁으로 인한 위협을 떠올린다. 벽에는 과거 루이비통과 협업한 회화 연작 ‘과거에 대한 고찰’과 네온으로 만들어 낸 ‘영원한 불꽃’이 전시됐다. 도상은 르네상스 회화 같지만 어딘지 기이하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 있고 구름 속에는 불꽃이 번진다. 지상에는 핏빛 비가 내린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붉은 네온사인은 경고의 신호로 느껴진다.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의도적으로 지워 버린 시간성이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작가는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몽상가가 될 수 있도록, 마치 영상 속 세계를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전시를) 연출했다”며 “작가가 어느 시대의 작품인지 알 수 없게끔 시간의 모호성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도 모두 ‘인식의 전환’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레디움은 1922년 지어진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복원해 2022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그동안 안젤름 키퍼, 레이코 이케무라, 마르쿠스 뤼페르츠 등 해외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에 이름이 덜 알려진 예술가의 전시를 벌여 왔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22일까지.
  • “경주 핵폐기물 반입 수수료 인상하라”

    “경주 핵폐기물 반입 수수료 인상하라”

    경북 경주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인근 주민들이 정부에 폐기물 반입에 따른 합리적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주지역 원전 및 방폐장 인근 주민들과 관련 시민단체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건식저장시설 지원 방안 명문화와 폐기물 지원 수수료를 인상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경주에서 이미 설치·운영 중인 건식저장시설 캐니스터와 맥스터 1차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통과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후속 시행령안에 합리적인 보상 방안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방폐장 유치 당시 정부는 매년 85억원의 지원 수수료를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연 16억원에 불과하다”며 “원전 인근 주민들의 희생을 외면할 경우 불신과 배신감만 키울 것”이라고 했다. 방폐장 조성 당시 2010~2023년 폐기물 반입량은 18만 6600여 드럼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3만 3600드럼에 그치면서 지원 수수료 또한 크게 줄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폐기물 반입 금지 및 방폐장 운영 중단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재용·최태원·정기선, 빌 게이츠 만나 사회공헌·에너지·바이오·SMR 상용화 논의

    이재용·최태원·정기선, 빌 게이츠 만나 사회공헌·에너지·바이오·SMR 상용화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글로벌 사회 공헌 협력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에너지 및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논의하는 등 게이츠 이사장과 재계 총수들의 회동이 이어졌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났다. 두 사람은 오찬을 함께 하며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 국가를 위해 2011년 시작한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 ‘RT’(재발명 화장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로 현재 게이츠재단을 통해 전 세계 보건, 교육, 빈곤 퇴치 등 인도주의적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가정용 RT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8년 삼성전자에 지원을 요청했고, 삼성은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 회장은 프로젝트 진행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만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메일, 전화 및 화상 회의를 통해 게이츠 이사장과 의견을 주고받는 등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8월에는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게이츠 이사장은 RT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삼성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SK가 2대 주주인 미국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및 상업화 관련 전략적 협력 방안과 함께 10년 이상 이어온 백신 분야 협업의 확장에 대해 협의했다. 테라파워는 게이츠 이사장이 세운 미국 SMR 기업으로 게이츠 이사장은 2008년 이 회사를 설립한 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경우 앞으로 SK와 테라파워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그룹과 게이츠 측은 이날 오전에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쇄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 논의를 이어갔다. 한미 협력 기반의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 등 협의를 위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게이츠 이사장이 면담한 자리에 SK그룹에서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단장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SK그룹과 테라파워는 SMR 투자와 기술 개발,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경과 등을 설명했다. 테라파워가 개발중인 ‘나트륨 SMR’은 4세대 SMR로 상업 운전과 무전원 공기냉각 기능 등으로 안전성이 높고, 열에너지 저장 장치와 결합돼 자유롭게 출력 조절이 가능하다. 기존 원자로 대비 40% 적은 핵폐기물을 배출하고,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도 커 현존하는 SMR 가운데 안전성과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테라파워의 또 다른 국내 협력 그룹인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회동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게이츠 이사장 및 테라파워 경영진과 만나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망 확대 및 상업화를 위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3월 미국 회동 이후 5개월만이다. 당시 HD현대와 테라파워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SMR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테라파워에 나트륨 원자로의 주요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기존에 체결한 MOU를 통해 나트륨 원자로의 글로벌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공급망 확대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 기술은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구현을 위한 핵심 솔루션”이라며 “양사 간 협력은 글로벌 원전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테라파워와 함께 조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용융염 원자로 기술 개발 협력에도 착수하는 등 SMR을 활용한 추진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발전소와 산단, 최대한 가깝게…‘에너지 섬’ 대만의 생존전략 [에너지 패권 전쟁, 기로에 선 한국]

    발전소와 산단, 최대한 가깝게…‘에너지 섬’ 대만의 생존전략 [에너지 패권 전쟁, 기로에 선 한국]

    전력망 고립 한국과 비슷했던 대만 지진도 잦아…원전 건설 쉽지않아 재생에너지 비중 8년만에 3배 증가 석탄·천연가스 등 해외 의존은 낮춰 “7년 전 쯤부터 풍력 발전기가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이 단지에만 69기의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어요.” 지난달 9일 대만 먀오리현의 포모사 해상풍력단지 인근 해안가. 이곳에서 타코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쥔씨는 “백사장은 물론 바다 위에도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병풍처럼 들어섰다”고 말했다. 2개 단지로 이뤄진 포모사 해상풍력은 발전 설비용량이 각각 128㎿(메가와트), 376㎿ 규모다. 연간 17억 7000만 kWh(킬로와트시) 전력이 생산되는데, 이는 50만 가구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초대형 태풍 다나스가 대만 서해안을 강타했지만,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발전기 블레이드는 유유히 돌아가고 있었다. 차량으로 타이베이에서 타이난까지 3시간 가량을 달리는 동안 300여m 간격으로 설치된 풍력발전기 400여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포모사 단지에서 70㎞ 떨어진 곳에는 495㎿급 펑먀오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구글, UMC 등 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발전소와 기업들 간 거리는 불과 40~60㎞. 송전 거리가 짧은 이점 때문에 2027년에야 완공될 예정인데도 벌써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CPPA)을 체결했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한국전력과 같은 독점적 공기업을 거치지 않고 수요자와 생산자가 직접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창화 해상풍력단지, TSMC와 계약반도체공장·발전소 간 거리 160km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230~280km‘최단거리 송전’ 등 에너지 전략 구축 발전 설비용량이 원전 2기보다 큰 2.4GW(기가와트)에 이르는 창화 해상풍력단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소와 반도체 생산공장(팹) 간 거리는 약 160㎞다. 대만에선 비교적 먼 거리이지만, 한국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동해안 발전소 간 송전선로 길이가 230~280㎞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짧다. 10년 전만 해도 대만은 전체 에너지원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 온 화석연료에 의존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대만 정부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했다. 2016년 전체 발전에서 4.1%에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4년 약 11.9%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력망이 고립돼 있고 석탄과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 지진이 잦아 원전을 맘대로 지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만의 에너지 전략은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 수요 기업과 발전사 간 직접 구매계약 활성화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단거리 송전망 구축으로 요약된다. 대만 최대 첨단산업 단지인 신주과학단지는 팹과 사무동, 주차장 등 건물 곳곳에 소규모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일부 팹 사이에는 송전탑이 솟아 있었는데, 단지 내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자체 소비하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유사시를 대비해 발전사와 비공개 CPPA도 체결한다고 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때 CPP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81%에 이른다. 한국은 4%에 불과하다. TSMC는 대만 북부와 남부 양측에 탄탄한 전력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쪽에서 보완하는 ‘분산형’ 구조다. TSMC의 2023년 전력 소비량은 약 250억 kWh다. 이는 대만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8.9%에 해당한다. 올해는 12.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신주과학단지에서 만난 TSMC 관계자는 “북쪽 공장에서 전력 문제가 생기면 남쪽에서 끌어 올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전력 부족을 걱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타이난 치구 지역의 22㎿급 다푸 태양광 발전소도 비슷했다. 훙더에너지(HDRE)가 운영하는 이 단지는 18㏊ 규모로, 부지 내에 자체 변전소를 두고 인근 산업단지와 주거지에 연간 340만 kWh의 전력을 공급한다. 우준이 총괄디렉터는 “대만에선 발전소와 수요처 간 거리가 100㎞ 이상인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대만도 과거에는 한국처럼 발전소가 많은 남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산업단지가 밀집한 북부로 장거리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망 구조였다. 그러나 전력망 불안에 정전 사고가 이어지자 분산형 송전체계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2016년에는 발전소가 밀집한 타이난 지역에 대규모 과학단지 확장 계획을 세웠으며, 지금은 북부의 신주과학단지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전력 공기업인 타이파워는 2022년 ‘전력망 회복탄력성 강화 건설계획’을 수립한 뒤 전국 곳곳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하고 근거리 송전망을 강화하는 등 탈중앙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마지막 원전인 ‘마안산 2호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대만은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됐다. 2016년 탈원전 선언 후 9년 만의 성과다. 전체 전력의 약 10%를 차지하던 원전 비중은 이제 0%다. 2022년 대만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5년 20%, 2030년 30%, 2050년에는 60~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2035년 20GW까지 늘리고 태양광 설비용량은 2050년 80GW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TSMC는 최근 자체 RE100 달성 시점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이나 앞당겼다. 오는 23일 마안산 2호기 재가동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동요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미 굳건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천야오밍 국립대만대 교수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대만이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길은 재생에너지 확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어클릭 ●발전(설비)용량 = 발전소가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출력량). 킬로와트(㎾), 메가와트(㎿) 등으로 표시된다. ●발전량 = 발전소가 일정 기간 동안 생산한 전력의 총량. ●CPPA(Corporate Power Purchase Agreement) =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 전력 수요자인 기업이 직접 발전사업자와 전력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 대만 에너지국 대변인 “핵폐기물 처리·사회적 합의 갖춰야 원전 재가동 가능”23일 마안산 2호 재가동 국민투표찬성표 많아도 ‘3대 조건 충족’ 강조“원전, 전체 발전량 비중 3%에 불과”탈원전, 전기요금 인상 우려 선 그어 “핵폐기물 처리 대책, 안전성 확보, 그리고 사회적 합의라는 3개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만 원전 재가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대만 경제부 에너지국의 우즈웨이 부국장 겸 대변인은 지난달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원전 재가동 여부는 단순히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투표에서 재가동 찬성표가 많이 나오더라도 즉각 재가동하는 게 아니라 3대 조건이 충족돼야만 원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대만은 오는 23일 마지막 원전인 ‘마안산 2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우 대변인은 “대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투표 이후 실질적 조치는 관할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련 법령 정비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이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원전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했다”면서 “원전 가동 여부보다는 오히려 국제 연료 가격의 변동성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2018년부터 총 6기의 원전을 순차적으로 폐쇄해 왔다. 지난 5월 마안산 2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탈원전’을 완성했다. 우 대변인은 “대만은 국토 면적이 좁고, 지진 발생 위험이 큰 지형적 특징을 가진 나라”라며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부지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에 원자력 사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오랫동안 있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2016년 원자력 정책을 전면 재검토했으며, 원전 6기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9년 만에 탈원전을 이룬 셈이다. 우 대변인은 대만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6년까지 20%, 2030년에는 30%, 2050년에는 60~7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민간 발전기업의 사업 참여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사업자들이 인허가를 획득할 때 여러 부처를 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에너지원 별로 범정부 단일 접수창구를 운영하고, 신청 서류를 최대한 간소화했으며, 사업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사전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대만의 재생에너지 시스템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국영기업이 선도하며,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유기적 구조”라면서 “태양광과 해상풍력은 민간 부문 발전량이 전체의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창구 마드리드(스페인) 장진복, 알래스카(미국) 김중래, 광둥성(중국) 이성진, 타이베이(타이완) 명종원 기자
  • 발전소와 산단, 최대한 가깝게…‘에너지 섬’ 대만의 생존전략[에너지 패권 전쟁, 기로에 선 한국]

    발전소와 산단, 최대한 가깝게…‘에너지 섬’ 대만의 생존전략[에너지 패권 전쟁, 기로에 선 한국]

    “7년 전 쯤부터 풍력 발전기가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이 단지에만 69기의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어요.” 지난달 9일 대만 먀오리현의 포모사 해상풍력단지 인근 해안가. 이곳에서 타코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쥔씨는 “백사장은 물론 바다 위에도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병풍처럼 들어섰다”고 말했다. 2개 단지로 이뤄진 포모사 해상풍력은 발전 설비용량이 각각 128㎿(메가와트), 376㎿ 규모다. 연간 17억 7000만 ◇(킬로와트시) 전력이 생산되는데, 이는 50만 가구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초대형 태풍 다나스가 대만 서해안을 강타했지만,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발전기 블레이드는 유유히 돌아가고 있었다. 차량으로 타이베이에서 타이난까지 3시간 가량을 달리는 동안 300여m 간격으로 설치된 풍력발전기 400여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포모사 단지에서 70㎞ 떨어진 곳에는 495㎿급 펑먀오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구글, UMC 등 5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발전소와 기업들 간 거리는 불과 40~60㎞. 송전 거리가 짧은 이점 때문에 2027년에야 완공될 예정인데도 벌써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CPPA)을 체결했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한국전력과 같은 독점적 공기업을 거치지 않고 수요자와 생산자가 직접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창화 해상풍력단지, TSMC와 계약반도체공장·발전소 간 거리 160km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230~280km‘최단거리 송전’ 등 에너지 전략 구축 발전 설비용량이 원전 2기보다 큰 2.4GW(기가와트)에 이르는 창화 해상풍력단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소와 반도체 생산공장(팹) 간 거리는 약 160㎞다. 대만에선 비교적 먼 거리이지만, 한국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동해안 발전소 간 송전선로 길이가 230~280㎞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짧다. 10년 전만 해도 대만은 전체 에너지원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 온 화석연료에 의존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대만 정부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했다. 2016년 전체 발전에서 4.1%에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4년 약 11.9%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력망이 고립돼 있고 석탄과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 지진이 잦아 원전을 맘대로 지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만의 에너지 전략은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 수요 기업과 발전사 간 직접 구매계약 활성화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단거리 송전망 구축으로 요약된다. 대만 최대 첨단산업 단지인 신주과학단지는 팹과 사무동, 주차장 등 건물 곳곳에 소규모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일부 팹 사이에는 송전탑이 솟아 있었는데, 단지 내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자체 소비하는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유사시를 대비해 발전사와 비공개 CPPA도 체결한다고 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때 CPPA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81%에 이른다. 한국은 4%에 불과하다. TSMC는 대만 북부와 남부 양측에 탄탄한 전력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쪽에서 보완하는 ‘분산형’ 구조다. TSMC의 2023년 전력 소비량은 약 250억 다. 이는 대만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8.9%에 해당한다. 올해는 12.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신주과학단지에서 만난 TSMC 관계자는 “북쪽 공장에서 전력 문제가 생기면 남쪽에서 끌어 올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전력 부족을 걱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타이난 치구 지역의 22㎿급 다푸 태양광 발전소도 비슷했다. 훙더에너지(HDRE)가 운영하는 이 단지는 18㏊ 규모로, 부지 내에 자체 변전소를 두고 인근 산업단지와 주거지에 연간 340만 ◇의 전력을 공급한다. 우준이 총괄디렉터는 “대만에선 발전소와 수요처 간 거리가 100㎞ 이상인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대만도 과거에는 한국처럼 발전소가 많은 남부에서 생산한 전력을 산업단지가 밀집한 북부로 장거리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망 구조였다. 그러나 전력망 불안에 정전 사고가 이어지자 분산형 송전체계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2016년에는 발전소가 밀집한 타이난 지역에 대규모 과학단지 확장 계획을 세웠으며, 지금은 북부의 신주과학단지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전력 공기업인 타이파워는 2022년 ‘전력망 회복탄력성 강화 건설계획’을 수립한 뒤 전국 곳곳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하고 근거리 송전망을 강화하는 등 탈중앙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마지막 원전인 ‘마안산 2호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대만은 완전한 탈원전 국가가 됐다. 2016년 탈원전 선언 후 9년 만의 성과다. 전체 전력의 약 10%를 차지하던 원전 비중은 이제 0%다. 2022년 대만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5년 20%, 2030년 30%, 2050년에는 60~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2035년 20GW까지 늘리고 태양광 설비용량은 2050년 80GW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TSMC는 최근 자체 RE100 달성 시점을 2050년에서 2040년으로 10년이나 앞당겼다. 오는 23일 마안산 2호기 재가동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지만, 정부와 산업계는 동요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미 굳건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천야오밍 국립대만대 교수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대만이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는 길은 재생에너지 확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어클릭 ●발전(설비)용량 = 발전소가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출력량). 킬로와트(㎾), 메가와트(㎿) 등으로 표시된다. ●발전량 = 발전소가 일정 기간 동안 생산한 전력의 총량. ●CPPA(Corporate Power Purchase Agreement) =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 전력 수요자인 기업이 직접 발전사업자와 전력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 대만 에너지국 대변인 “핵폐기물 처리·사회적 합의 갖춰야 원전 재가동 가능”23일 마안산 2호 재가동 국민투표찬성표 많아도 ‘3대 조건 충족’ 강조“원전, 전체 발전량 비중 3%에 불과”탈원전, 전기요금 인상 우려 선 그어 “핵폐기물 처리 대책, 안전성 확보, 그리고 사회적 합의라는 3개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만 원전 재가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대만 경제부 에너지국의 우즈웨이 부국장 겸 대변인은 지난달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원전 재가동 여부는 단순히 국민투표에 의해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투표에서 재가동 찬성표가 많이 나오더라도 즉각 재가동하는 게 아니라 3대 조건이 충족돼야만 원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대만은 오는 23일 마지막 원전인 ‘마안산 2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우 대변인은 “대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투표 이후 실질적 조치는 관할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련 법령 정비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이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탈원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원전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했다”면서 “원전 가동 여부보다는 오히려 국제 연료 가격의 변동성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2018년부터 총 6기의 원전을 순차적으로 폐쇄해 왔다. 지난 5월 마안산 2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탈원전’을 완성했다. 우 대변인은 “대만은 국토 면적이 좁고, 지진 발생 위험이 큰 지형적 특징을 가진 나라”라며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부지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에 원자력 사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오랫동안 있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2016년 원자력 정책을 전면 재검토했으며, 원전 6기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9년 만에 탈원전을 이룬 셈이다. 우 대변인은 대만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26년까지 20%, 2030년에는 30%, 2050년에는 60~7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민간 발전기업의 사업 참여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사업자들이 인허가를 획득할 때 여러 부처를 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에너지원 별로 범정부 단일 접수창구를 운영하고, 신청 서류를 최대한 간소화했으며, 사업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사전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대만의 재생에너지 시스템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고, 국영기업이 선도하며,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유기적 구조”라면서 “태양광과 해상풍력은 민간 부문 발전량이 전체의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획취재팀 팀장 이창구 마드리드(스페인) 장진복, 알래스카(미국) 김중래, 광둥성(중국) 이성진, 타이베이(타이완) 명종원 기자
  • 美 핵무기 제조 시설서 ‘방사능 말벌집’ 발견…기준치 10배]

    美 핵무기 제조 시설서 ‘방사능 말벌집’ 발견…기준치 10배]

    과거 핵무기를 만들던 시설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이 발견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에이컨 인근 사바나 리버 사이트(SRS)에서 연방 규정의 10배가 넘는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정기 점검을 하던 직원들이 액체 핵폐기물을 저장하는 탱크 근처의 기둥 위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DOE 측은 “말벌집에 살충제를 뿌린 뒤 방사성 폐기물 봉지에 담았으며 인근에서 말벌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방사능 오염은 핵폐기물 누출과 관련이 없으며 주위 환경과 사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DOE 측은 말벌집이 방사능에 오염된 이유를 오래 전 이 지역에서 핵무기를 만들 때 남은 방사성 잔류물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말벌의 방사능 수치는 둥지 자체보다 상당히 낮으며 활동 범위를 고려할 때 기지 밖으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SRS를 감시하는 현지 환경단체는 의문점을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사바나 리버 사이트 워치 대변인 톰 클레멘츠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RS가 방사성 폐기물의 출처나 대중이 알아야 할 폐기물 탱크의 누출 여부를 설명하지 않은 것에 몹시 화가난다”고 분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1950년대 초반부터 냉전이 끝날 때까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과 삼중수소를 생산해왔다. 이후 1992년부터는 핵물질 관리, 환경 정화, 연구 개발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 美 핵무기 제조 시설서 ‘방사능 말벌집’ 발견…기준치 10배 [핫이슈]

    美 핵무기 제조 시설서 ‘방사능 말벌집’ 발견…기준치 10배 [핫이슈]

    과거 핵무기를 만들던 시설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이 발견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에이컨 인근 사바나 리버 사이트(SRS)에서 연방 규정의 10배가 넘는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정기 점검을 하던 직원들이 액체 핵폐기물을 저장하는 탱크 근처의 기둥 위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말벌집을 우연히 발견했다. DOE 측은 “말벌집에 살충제를 뿌린 뒤 방사성 폐기물 봉지에 담았으며 인근에서 말벌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방사능 오염은 핵폐기물 누출과 관련이 없으며 주위 환경과 사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DOE 측은 말벌집이 방사능에 오염된 이유를 오래 전 이 지역에서 핵무기를 만들 때 남은 방사성 잔류물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말벌의 방사능 수치는 둥지 자체보다 상당히 낮으며 활동 범위를 고려할 때 기지 밖으로 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SRS를 감시하는 현지 환경단체는 의문점을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사바나 리버 사이트 워치 대변인 톰 클레멘츠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RS가 방사성 폐기물의 출처나 대중이 알아야 할 폐기물 탱크의 누출 여부를 설명하지 않은 것에 몹시 화가난다”고 분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설은 1950년대 초반부터 냉전이 끝날 때까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과 삼중수소를 생산해왔다. 이후 1992년부터는 핵물질 관리, 환경 정화, 연구 개발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에 ‘청신호’ 켜진 원전 해체 업계…기술 경쟁 격화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에 ‘청신호’ 켜진 원전 해체 업계…기술 경쟁 격화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의 해체가 최종 승인되면서 원전 해체 관련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향후 원전 해체 시장이 세계적으로 약 5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27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세계에서 영구 정지된 원전은 214기로, 이중 해체가 완료된 기기는 25기에 불과하다. IAEA는 2050년까지 588기에 달하는 원전이 영구 정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해체 시장은 원전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손꼽히고 있다. 원전 해체 설계나 작업 수행, 핵폐기물 처리 등 해체 단계별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 폭도 넓어진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하반기 해체 세부 계획서 작성과 환경 영향 평가 등을 거쳐 2026년 상반기 중 고리 1호기 해체를 수행할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의 원전 해체 작업에 직접 참여했던 경력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방사능 오염 및 비용 평가 기술 용역을 수행하며 원전 해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1년에는 미국 원자력 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맺고 미국 뉴욕의 인디언포인트 원전 해체 사업에 참여하며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원전 해체 사업에 진출했다. 홀텍사의 오이스터 크릭 원전과 필그림 원전 해체에 직접 참여했고, 미시건주의 원전 해체 부지에 소형모듈원전(SMR) 건설도 앞두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해체시 필수적인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용기 ‘캐스크’의 설계 및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캐스크는 사용후핵연료를 건식으로 저장하는 특수 용기로, 방사성 물질을 격납·밀봉해 방사선이 방출되거나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 캐스크 5세트를 수출한 바 있고, 한수원과 캐스크를 포함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캐나다형 중수로 원전인 월성 1호기의 해체 공사와 공정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대우건설 역시 해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전의 설계부터 시공·유지보수 및 해체까지 원전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토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건설회사라는 점이 강점이다. 2022년에는 한빛 3·4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 공사를 담당하며 격납건물 내의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염(유해 방사성 물질 제거)하고 해체하는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 “저출생 해소, 자살 예방, 마음공부의 사회화”…나상호 교정원장, 원불교 3대 과제 제시

    “저출생 해소, 자살 예방, 마음공부의 사회화”…나상호 교정원장, 원불교 3대 과제 제시

    “물질을 개벽하고 정신을 개벽하기 위해 자살예방(생명존중), 저출생 해소, 마음공부의 사회화 등 세 가지를 핵심 과제로 삼아 실천할 것입니다.” 나상호(64) 원불교 교정원장이 대각개교절(28일)을 맞아 꼽은 올해 핵심 과제다. 나 원장은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교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부터 새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 전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를 세운 날을 일컫는 표현이다.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1916년 4월 28일로, 올해 110년이 됐다. 교정원장은 원불교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로, 불교의 총무원장에 해당된다. 나 원장은 우선 저출생 문제에 관해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을 불가역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출생 문제는 주거 문제와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문제, 그리고 보육 문제 등 세 가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는 나머지 대책들은 미안하지만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극단적 선택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것에 관해선 “자살 예방은 쉽게 설명하면 심폐소생술 같은 것”이라며 “생활 밀집 지역과 인접한 원불교 모든 교당이 결정적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처럼 중간 단계를 역할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6.3 조기 대선에 나설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나 원장은 “진보도 보수도 중도도 다 국민인데 선거 때만 되면 중도만 본다”며 “생각이 다를 뿐 모두 다 국민이라는 인식을 갖고, 상대 진영도 품고 가는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 대통령의 자질에 관해선 “남북 평화에 대한 군불을 땔 수 있고, 기후와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리에 관한 위기의식을 가졌으며, 말뿐인 지방 분권을 타파하고,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인 25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다자녀 포용에 대한 비전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선 “종교란 울(울타리)을 넘어 성직자가 살아가야 할 방향과 종교의 지향점을 보여준 표본”이라며 “인류애와 세계평화에 대해 꾸준히 메시지를 전하고 실행했던 영적인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 “차세대 먹거리 SMR 상업화” 정기선-빌 게이츠 손잡았다

    “차세대 먹거리 SMR 상업화” 정기선-빌 게이츠 손잡았다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소형모듈원전(SMR) 상업화를 위해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가 손을 잡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주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가 참석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테라파워에서 개발한 ‘소듐냉각고속로’다. 4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듐냉각고속로는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과 달리 고속중성자의 핵분열로 열에너지를 얻는 원전이다. 물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데, 사용한 핵원료를 재활용해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을 40%가량 줄인 점이 특징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다. HD현대가 생산을 맡고, 테라파워가 첨단 SMR 기술을 제공한다. HD현대는 원자로에 들어가는 주기기(전기를 생산하는 터빈과 발전기) 공급을 위해 제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SMR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HD현대가 테라파워와 첫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가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HD현대가 제조업 분야에서 쌓아 온 폭넓은 경험이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SMR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정기선·빌게이츠, 차세대 SMR 상업화 위해 손잡았다

    정기선·빌게이츠, 차세대 SMR 상업화 위해 손잡았다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소형모듈원전(SMR) 상업화를 위해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가 손을 잡았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주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가 참석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테라파워에서 개발한 ‘소듐냉각고속로’다. 4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듐냉각고속로는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과 달리 고속 중성자의 핵분열로 열에너지를 얻는 원전이다. 물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데, 사용한 핵원료를 재활용해 기존 원자로 대비 핵폐기물 용량을 40%가량 줄인 점이 특징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다. HD현대가 생산을 맡고, 테라파워가 첨단 SMR 기술을 제공한다. HD현대는 원자로에 들어가는 주기기(전기를 생산하는 터빈과 발전기) 공급을 위해 제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SMR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HD현대가 테라파워와 첫 나트륨 원자로에 들어가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HD현대가 제조업 분야에서 쌓아온 폭넓은 경험이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SMR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38노스 “北 영변 핵시설 지속적 가동 징후”(RFA)

    38노스 “北 영변 핵시설 지속적 가동 징후”(RFA)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지속해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전했다. 38노스는 올해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영변 핵시설의 방사화학실험실(RCL)에서 간헐적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과 우라늄농축시설 위에 쌓인 눈이 녹은 것 등이 확인됐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물질 생산 확대 지시가 이행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먼저 지난 1월 30~31일 찍힌 위성사진에선 RCL 남쪽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이 관측됐다. 영변 핵시설 건물들 위에 전체적으로 눈이 쌓여있는 가운데 화력발전소 건물 지붕의 눈이 녹아 없어진 부분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9일 찍힌 위성사진에서는 발전소에서 나오던 연기는 보이지 않았고, 이후 22일 사진에서는 다시 굴뚝의 연기와 수증기가 관찰됐다. 핵시설 내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연기는 일반적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플루토늄 추출의 징후로 여겨지는데, 영변 핵시설의 화력발전소의 개보수 공사가 지난해 7월 완료된 뒤로 연기는 간헐적으로만 관찰되고 있다. 38노스는 간헐적 연기 배출 패턴은 재처리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신호는 아니지만 핵폐기물 처리나 재처리 준비 같은 하위수준의 활동이 있음을 뜻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의 핵심 시설로 지목된 5MWe 원자로도 가동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월 31일 찍힌 위성사진에서는 5MWe 원자로의 주력 원자로와 터빈 발전기가 있는 건물의 지붕 위의 눈이 녹아 있는 모습과 수증기가 나오는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인접한 사용후핵연료 저장고도 지난해 10월 중순 원자로 가동 중단 때 방출된 사용후핵연료의 열로 인해 눈이 녹은 흔적이 관찰됐다. 또 5MWe 원자로에선 올해 1월 31일과 2월 22일까지 촬영한 위성사진에 지속해 냉각수 방류 모습이 담겼다. 이런 모든 관찰된 징후들은 원자로가 가동 중단 이후 다시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38노스는 전했다.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 내용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와도 부합한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에서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지역에 있는 핵 단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이 지속해서 가동 중인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아스팔트 위 대한민국

    [데스크 시각] 아스팔트 위 대한민국

    뼛속까지 시릴 정도의 얼음장 같은 겨울 아스팔트의 기억이 또렷해지는 요즘이다. 1994년 말이었던 것 같다. 아니, 1995년 초였을 수도 있겠다. 인천항에서 뱃길을 따라 남서쪽으로 약 70㎞를 가면 굴업도라는 작은 섬이 나온다. 1994년 12월 정부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처분하는 방사성 폐기장을 이 섬에 짓겠다고 고시했고, 지역사회는 물론 환경 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각종 단체들이 연대한 반핵 집회가 꾸준히 열렸다. 대학가에서도 큰 이슈였던 터라 관련 집회에 몇 차례 참가했다. 그중 한 번은 반핵 퍼포먼스에 힘을 보탤 기회가 있었다. 눈만 뚫린 흰색 가면을 쓰고 노란색 방호복을 입고 핵폐기물이라고 표시한 모형 드럼통을 끌며 행진했다. 그저 걷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핵으로 인한 비극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중간중간 도로에 엎드려 몸부림치거나 기어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겨울철 아스팔트의 냉기는 뼛속까지 덮쳐 왔다. 추위를 주체하지 못하고 도로에 엎드린 채 덜덜덜 몸을 떠는 모습을 지켜보던 집회 참가자들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굴업도 방사성 폐기장 건설 계획은 지질 조사를 다시 하는 과정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활성 단층이 확인돼 약 1년 만에 백지화됐다. 오래된 기억을 불현듯 끄집어낸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한겨울 영하의 날씨를 무릅쓰고 거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TV 뉴스를 통해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에 더해 30년 전 아스팔트의 한기가 되살아나 몸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다. 대통령 탄핵소추,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 및 구속 기소에 이어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되고, 형사 사건 재판부 배당도 이뤄졌지만 사회가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고, 일상을 회복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여서인지 마음은 더욱 시려 온다.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는 걸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하게 맞서겠다던 대통령은 손바닥을 뒤집듯 변명과 궤변을 반복하고 책임 회피와 떠넘기기를 거듭하고 있다. 여당 또한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에 빠져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을 보낸 대통령과 결별하기는커녕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 앞서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던 사과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는 오히려 극렬 지지 세력을 부추기며 사회 분열을 부채질하고 있다. 입만 열면 ‘국민’과 ‘국가’를 이야기하는 정치권이지만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을 보면 국민과 국가가 과연 안중에 있기는 한지 서글플 정도다. 격랑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화와 타협은 찾아볼 수 없고, 여당은 야당 탓을 하고 야당은 여당 탓을 하기 바쁘다. 승복과 포용도 없고, 서로를 덮어놓고 비난하고 반대하고 깎아내리는 이전투구만 도드라져 보인다. 상처 입은 국민들을 어루만지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마당에 내 편, 네 편을 가르며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이후 끊이지 않는 한국 정치의 비극은 ‘행방불명된 정치’가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대통령 5명 가운데 3명에 대한 탄핵소추가 있었다. 수사 대상이 된 것은 4명째다. 작금의 분열이 깊어진다면 제도를 바꾼다해도 비극은 필연이 될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정치를 보여 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더이상의 불행이 없게 하려면 말이다. 대선이 언제 열려야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기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 헌법재판소와 법원 흔들기를 멈추고 탄핵심판과 재판 결과를 기다리자. 상호 존중과 대화, 타협의 자세로 분열의 생채기를 치유하는 게 시급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을 거리로 등 떠밀 것인가. 홍지민 문화체육부장
  • 대통령실 “野 후쿠시마 괴담 방류 1년… 거짓 선동 대국민 사과하라”

    대통령실 “野 후쿠시마 괴담 방류 1년… 거짓 선동 대국민 사과하라”

    정혜전 대변인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철저한 검증 약속” 대통령실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 1년을 앞둔 23일 “야당의 후쿠시마 괴담이 거짓 선동으로 밝혀졌다”며 “광우병, 사드에 이어 후쿠시마까지 국민을 분열시키는 괴담 선동을 이제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밝혔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24일은 야당이 후쿠시마 괴담을 방류한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정 대변인은 “1년간 윤석열 정부는 괴담을 이겨낼 길은 객관적·과학적 검증뿐이라고 믿으며 싸워왔다”며 “방사능 조사 지점을 92개소에서 234개소로 확대하고, 수입 신고된 모든 수산물의 생산지 증명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간 국내 해역, 공해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4만 9600여건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며 “‘핵폐기물’, ‘제2의 태평양 전쟁’ 등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어도 될 1조 6000억원이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야당이 과학적 근거 신뢰하고 국민 분열 아닌 민생을 위한 정치 했다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였을 수 있었던 혈세”라며 “국민 공포감 증가와 국론 분열로 들어간 사회적 비용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라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다행스러운건 현명한 국민 여러분께서 과학적 근거를 믿고 우리 정부를 신뢰했다”며 “대형마트 수산물 매출이 예년 수준이고, 수산물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야당은 반성커녕 지금도 자극적 발언으로 황당한 괴담·선동만 하고 있다”며 “무논리·무근거·무책임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야당이다. 반성의 시작은 솔직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정부는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철저한 검증을 해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 영광군의회 한빛원전대책특위, 안전 대책 나서

    영광군의회 한빛원전대책특위, 안전 대책 나서

    영광군의회가 지난 5일 한빛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한빛원자력발전소 대책 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특별위원회는 최근 한빛원전 안전성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피동형 수소 제거장치(PAR) 현황 및 문제점 등 개선방안과 한빛 1호기 원자로 하부헤드 관통관 결함 조치 진행 사항, 한빛원전 4호기 안전차단기 제어카드 문제점 및 후속 조치 사항 등을 점검하고 안전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고준위 핵폐기물 건식저장시설 건설 진행 사항과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결과 및 후속 진행 등 현안을 청취하고 향후 대책을 협의했다. 특위 위원들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주민과 소통 부재를 강하게 지적하고, 오는 21일 개최 예정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도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농번기를 감안해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임영민 특위 위원장은 “한빛본부와 군민이 대립 관계가 아닌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소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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