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국학
    2026-08-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87
  • 한국 사서교사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포스터 세션 “People’s Choice Poster 2026” 수상

    한국 사서교사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포스터 세션 “People’s Choice Poster 2026” 수상

    장효경·주경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가’ 주제로 수상생태독서부터 AI 인문학까지… 학교도서관 중심 5단계 교육모델 국제무대서 소개 한국 사서교사들이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운영한 독서·인문학 교육 사례가 세계 도서관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장효경 영광고등학교 사서교사와 주경 순천동산초등학교 사서교사가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 2026 Busan, 이하 WLIC)’ 포스터 세션에 출품한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교육의 변화를 이끄는가: 생태 독서에서 AI 인문학까지(How a School Library Powers Educational Transformation: From Eco-Reading to AI Humanities)’가 ‘참가자 선정 인기 포스터상’(People’s Choice Poster 2026)을 수상했다. 이번 포스터 세션에는 전체 183팀 중 한국에서 총 25팀이 선정되어 참여했다. 특히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산하 총 35팀이 지원하고 최종 9팀이 선정되어 전시하고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20년 만에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WLIC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이 주최하고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정연욱·차지호 공동조직위원장, 국회의원)’가 주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정보 분야 국제 학술대회로, 8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됐다.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Libraries Powering Transformation)’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3,500여 명의 도서관·정보 분야 전문가와 연구자,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가 후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06년 서울 WLIC 이후 2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다시 개최돼 국내 도서관의 혁신 사례와 K-문화를 세계 도서관계에 알리는 국제 교류의 장이 됐다. 생태 독서에서 AI 인문학까지… 학교도서관 교육 모델 제시 수상 포스터는 장효경 사서교사가 나주고등학교에서 2024~2025년 2년 동안 운영한 전교생 독서 프로그램을 ‘읽기→토론→대화→경험과 실천→창작’의 5단계 학교도서관 교육 모델로 제시했다. 2024년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주제로 생태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탐구했다. 학생들은 비경쟁 독서 토론과 작가와의 만남, 기후 변화·패스트패션 캠프, 습지 탐방, 업사이클링과 옷 교환 활동 등에 참여하고 그 결과를 시와 이야기로 창작해 책으로 펴냈다. 2025년에는 ‘AI 시대, 인간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같은 교육 모델을 확장했다. 학생들은 AI 시대의 미래와 윤리적 문제를 책으로 탐색하고 비경쟁 독서 토론과 작가와의 만남, 4개교 연합 AI 인문학 캠프 등에 참여한 뒤 단편 소설집을 출간했다. 서로 다른 두 주제를 하나의 학습 여정으로 연결했으며, 2년 동안 학생들이 직접 펴낸 책은 모두 4권이다. 이러한 2년간의 활동을 하나의 교육 모델로 구조화하는 과정에는 공동 발표자인 주경 순천동산초등학교 사서교사의 협력이 더해졌다. 두 사서교사는 활동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핵심 요소를 함께 분석해 ‘읽기→토론→대화→경험과 실천→창작’이라는 5단계 학습 여정으로 정리했다. 사진·학생 출판물로 보여 준 교육의 변화… 참가자 호응 이끈 현장 소통 포스터 세션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실제 활동 사진과 함께 학생들이 펴낸 책 4권, 미술 교사와 협업해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제작한 삽화 원작 등을 전시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글 위주의 설명보다 학생들이 토론하고 습지를 걷고 캠프에 참여하는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 주고, 교육 활동의 결과물인 책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한 점이 현장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장효경 사서교사는 “사진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면 책은 사람을 머무르게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특정 학교의 활동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5단계 학교도서관 교육 모델’을 제시해 다른 학교와 도서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호응을 얻었다. ‘단계는 그대로 두고 주제만 바꾸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다섯 단계를 모두 운영하지 않더라도 독서와 토론부터 시작하거나 출판 대신 학급 문집을 만들고 도서관 동아리 활동으로 확장하는 등 각자의 교육 환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국어 포스터도 별도로 준비했다. 공식 전시 포스터는 영문으로 제작했지만 한국어 자료를 함께 인쇄해 국내 사서들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의 협력도 힘을 보탰다. 전남교육청 지원으로 함께 대회에 참가한 동료 사서들도 다른 참가자들에게 포스터를 소개하고 안내했다. 장 사서교사는 이를 두고 “포스터 세션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관객을 만들어 주는 자리였다”며 “두 사람이 서 있었지만 실제로는 여럿이 함께 홍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AI ‘도구’에서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AI 인문학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 사서들의 관심을 특히 많이 받았다. 참가자들은 “어떤 AI 도구를 사용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던졌지만, 프로그램이 주목한 것은 AI 기술 자체보다 AI 시대의 ‘인간다움’이었다. 장 사서교사는 “AI는 주인공이 아니었다”며 “대화가 도구에서 질문으로 옮겨 가는 순간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은 ‘변화를 이끄는 도서관(Libraries Powering Transformation)’이라는 WLIC의 대회 주제에 대해 한국 학교도서관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만들어 낸 변화의 사례를 세계 도서관인들에게 보여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효경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은 단지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라며 “이번 상은 전국 학교도서관에서 같은 일을 해내고 있는 사서 선생님들과 2년 동안 함께 읽고 쓴 학생들이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특별한 예산이나 인력 없이도 함께하는 독서와 토론을 시작할 수 있다”며 “다만 그 과정을 교육으로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사서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 발표자인 주경 사서교사는 “이번 포스터 세션에 함께하며 학교도서관의 교육 활동을 꾸준히 기록하고, 독서와 토론, 글쓰기와 출판 등 학생들의 배움이 하나의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데이터화하고 사례를 만들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느꼈다”며 “국제대회에서는 자신의 사례를 짧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준비뿐 아니라 브로셔나 참여형 이벤트 등을 활용해 관람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2년간의 교육 활동을 이끌고 포스터 기획부터 현장 발표까지 성실하게 준비한 장효경 선생님께 이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인공지능에게 ‘소년이 온다’ 번역을 맡길 수 있을까?

    인공지능에게 ‘소년이 온다’ 번역을 맡길 수 있을까?

    문학의 언어는 다층적이고 복잡하며 또한 함축적이다. 사전에 있는 뜻을 토대로 기계적으로 번역하는 것만으로는 원문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언어 기계’인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어떨까. 제미나이, 챗GPT, 클로드 등 AI도 문학을 번역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사이의 거리는 확 좁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안고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AI혁신연구원 세미나실에서 ‘AI 번역의 문학 번역 성능 평가 및 메타 분석’ 세미나 제1차 워크숍이 열렸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불어불문학과·노어노문학과·한국학협동과정 BK21 예비교육연구단으로 구성된 ‘연세 AI 문학번역 연구단’ 주최로 열린 이번 워크숍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을 외국어로 번역한 뒤 이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현정 연세대 불문과 교수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딥엘(DEEPL)로 번역한 뒤 결과를 비교했다. 한국어로 된 작품을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영어로 각각 옮겼으며 평가 점수는 언어마다 달랐다. 총 122점 만점으로 독일어 번역에서는 제미나이(85점)가 제일 높았고 클로드(57점)가 제일 낮았다. 프랑스어에서도 제미나이가 72점, 클로드가 55점으로 평가됐다. 러시아어에서도 제미나이가 100점으로 가장 높았고 클로드가 5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영어에서는 챗GPT가 85점으로 제일 높은 점수를, 딥엘이 72점으로 최저점을 받았다. 손 교수는 “문학 번역에서는 통계적 번역보다도 문학작품의 내용과 한국어의 특성 그리고 문학 관련 전문적 지식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훈 고려대 불문과 교수는 ‘한국 문학작품의 AI 번역 평가를 위한 제언’이라는 발표를 통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어, 프랑스어로 번역한 결과물을 놓고 오늘날 문학 번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했다. 특히 ‘채식주의자’로 한강이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불거졌던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을 둘러싼 논쟁을 지적하며 “번역가의 번역을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보려는 관점이 중요하다”며 “번역 비평은 번역가의 기본 자질과 기획력 그리고 번역의 지평까지 들여다보고 엄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의 번역 이론가 앙트완 베르만의 말을 빌려 원문과 번역을 대조할 때는 “번역자가 온전한 글쓰기를 실행하여 진정한 작품을 만들어 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또한 번역자가 자민족중심의 덮어씌우기식 번역을 하지 않고 원문을 존중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일선 연세대 문과대학장(독어독문학과 교수)은 “문학 번역에서는 인간 번역가가 시도하는 노력이 그만큼 성과를 내는지 확신할 수 없고 이는 AI 번역에도 해당된다”며 “이는 계량적인 유사성만으로는 문학의 심연을 온전히 옮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워크숍은 AI가 도달할 수 있는 효용을 살피는 동시에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창의적 존엄을 우리가 과연 주장할 수 있는지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탐식, 인간을 삼키다

    [열린세상] 탐식, 인간을 삼키다

    지난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누적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흥행세를 이어 가고 있다. 나는 마녀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의 선원들에게 정체 모를 스튜를 먹이는 장면에 놀라 극장을 두 번 찾았다. 두 번째로 볼 때는 궁금증이 달라져 있었다. 이 장면이 왜 그토록 속을 뒤집어 놓았는가가 아니라, 놀런이 굳이 탐식을 이토록 집요하게 그린 이유가 무엇인가였다. ‘오디세이아’를 읽으면 실마리가 보인다. 서른 행마다 식사 장면이 등장하는 이 서사시는 향연과 반향연의 반복으로 짜여 있다. 제우스가 정한 손님 접대의 법, 크세니아는 명확했다. 주인은 손님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대해야 했고, 손님은 그 호의를 배반해서는 안 되었다. 이를 어기는 것은 제우스를 거역하는 죄였다. 그러나 오디세우스 자신부터 이 법의 경계에 서 있었다. 그는 ‘목마’라는 선물의 함정으로 트로이를 정복하고서야 고향으로 향할 수 있었다. 놀런 감독은 이 문명 파괴에 앞장선 오디세우스의 반성을 영화의 줄기로 삼았다. 이 규칙은 ‘오디세이아’ 곳곳에서 깨진다. 외눈의 거인 키클롭스는 손님으로 찾아온 오디세우스 일행을 잡아먹어 주인의 의무를 저버렸고,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소 떼를 도살한 선원들과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은 손님의 의무를 저버렸다. 방향은 달라도 결말은 하나같이 파멸이었다. 음식은 이 서사시에서 인간과 짐승을 가르는 시험대였다. 물론 영화는 추정 제작비만 약 3600억원대에 이르는 블록버스터이며, 키르케의 스튜도 입소문을 노린 상업적 장치라는 계산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도 놀런이 컴퓨터그래픽 대신 실제 배우의 얼굴을 주무르는 특수분장을 고집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디지털로 매끄럽게 처리했다면 변신은 판타지로 소비되고 말았을 것이다. 게걸스러운 식탐이 선원들을 돼지로 만든 것이다. 탐식은 인간을 새로운 존재로 바꾸는 게 아니라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짐승을 드러낼 뿐이라는 것, 이것이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사회학자 클로드 피슐러는 공동 식사의 규범이 무너진 자리에서 식욕이 절제할 기준을 잃는 상태를 ‘식생활의 아노미’(Gastro-anomy)라고 불렀다. 키르케 스튜가 유난히 역겨웠던 것은 그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키르케는 병사들이 탐욕에 물들어 사람을 죽이고 강간했으니 ‘사람’이 아니라 ‘돼지’라고 비웃었다. 피슐러의 진단은 스크린 밖 우리의 밥상에도 적용된다. 방송과 인터넷에 오른 맛집을 찾아가서 줄 서서 먹어도 만족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혹시 맛집 찾기 열기도 우리의 마음속 탐욕이 만들어 낸 반사경은 아닐까. 탐욕은 식탁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주식과 부동산, 반도체 수출 이익의 배분을 둘러싸고 갈등이 난무하고, 정치판의 양극화는 국민을 지치게 만든다. 최근 미국 MZ 세대의 민주사회주의 지지 확산도 같은 맥락이다. 특정 이념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승자 독식 구조에 지친 세대가 호혜로 눈을 돌리는 신호로 읽는 편이 온당하다. 식탁 위는 물론이고 정치에도 경제에도 나눔이 필요하다. 그래야 탐욕이 인간을 삼키지 않는다. 3000년 전 음유시인이 읊조린 경고는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삼키기만 하는 자를 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경고를 오늘의 한국 사회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형체 없는 욕망을 좇는 이들과 하루 한 끼조차 벅찬 이들이 같은 골목에 산다. 우리에게도 화면 속 폭식을 지켜보는 대신 이웃과 밥상을 마주하는 자리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의 배분도, 정치적 반목의 해법도 결국 나누고 함께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극장을 나서며 자문했다. 나는 지금 무엇에 굶주려 있는가. 내 이웃은 그 답조차 사치인 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은지.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김태희 경기도의원,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 개선 방안 정담회 개최

    김태희 경기도의원,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 개선 방안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 안산 2)은 10일(월) 경기도의회에서 ‘학대피해아동쉼터 운영 개선 방안 정담회’를 개최하고, 피해 아동의 보호를 위한 쉼터 운영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정담회에는 한국아동보호전문기관협회와 한국학대피해아동쉼터협회,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운영 현황과 현장의 의견을 공유하고, 학대 피해 아동의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경기도 내에는 26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44개 학대피해아동쉼터가 운영 중이다. 2025년 기준 도내 아동 학대 관련 신고는 1만 8,376건이 접수됐으며, 총 443명의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가 현장 대응 및 아동 보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학대피해아동쉼터 및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처우 개선 ▲쉼터 전문 인력 증원 ▲야간 돌봄 지원 체계 강화 ▲쉼터 운영 예산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태희 의원은 “학대피해아동쉼터는 피해 아동의 보호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학대피해아동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운영 여건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아동그룹홈 등 아동 보호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현장의 의견이 정책과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그동안 아동그룹홈 지원 정책 정담회와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바 있으며,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경기도 주택 중개보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아동 및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의정 활동을 다각도로 펼쳐오고 있다.
  • 하영父 “조부, 의친왕 가까이서 보필…친일 연루 생각 못했다” 사과

    하영父 “조부, 의친왕 가까이서 보필…친일 연루 생각 못했다” 사과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33)의 증조부가 친일 단체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하영의 부친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11일 일간스포츠는 하영의 부친 A씨와 전날 만나 진행한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라는 중요한 역사와 관련된 문제가 불거진 만큼 가족 구성원 모두 이번 논란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저희 가족은 조부 안상호가 항일 운동의 최전선에서 힘써온 의친왕을 보필했던 분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대정실업친목회는 조선인 상류층으로 이뤄진 친일단체로,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다. 이에 대해 A씨는 “조부의 이름이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역사적으로 엄중한 문제와 관련해 이러한 기록이 있다는 점에서 후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고개 숙였다. A씨는 서적 ‘한국 의학의 개척자’를 인용하며 의친왕과 조부(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의친왕은 항일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역사적 인물로 알고 있다”며 “조부가 동경 자혜의과대학에 근무할 때 의친왕 진료를 맡았는데, 빨리 귀국해 조선을 위해 봉사해달라는 권유를 받고 귀국을 결정했다. 의친왕을 가까이에서 모셨기에, 조부가 친일 논란에 연루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안상호가 일본인 여성과 혼인한 후 조선식 생활 방식을 버렸다는 논란에 대해선 “조부가 일본인 여성과 혼인하게 된 배경은 의친왕께서 일본 동경에 머물 때 그곳에서 시무를 보던 여성을 소개해줘 결혼으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 여성과의 혼인 자체를 친일과 연결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모에게 들은 바로는 조부가 자신이 죽더라도 한국에 남아 자식들을 키우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많이 하도록 각별히 당부했다고 한다”며 “어린 시절 조모가 늘 한복 차림으로 손자들을 돌보고 직접 농사를 짓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조부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처음부터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부의 과거사를 미화할 생각은 없다”며 “이번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고 앞으로 신중하고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다시 공부해 우리 가족이 후손으로서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실천하며 겸손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영은 최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언니까지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밝히면서 “증조할아버지께서 당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다고 한다. 고종 황제를 진료하시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하영은 따로 증조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방송 후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친일 의혹이 일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호(1872~1927)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의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의사학회지 제24권 2호에는 안상호가 전의 촉탁(외부 주치의)으로 고종의 건강을, 조선왕조실록에는 촉탁의(외부 의료진)로 순종의 건강을 돌봤다는 기록이 있다. 역사문제연구소의 장신 상임연구위원이 2007년 낸 논문 ‘대정친목회와 내선융화운동’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6년 11월 선출된 간부진에서 21명의 평의원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조선총독부 경무국이 1927년판 ‘치안상황’에서 대정친목회를 “총독정치를 시인하고 내선민족의 융화를 목적으로 하는 내선융화단체로 정의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다. 소속사는 “하영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출연 중 질문에 응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며 “당사는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영은 2019년 KBS 2TV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월간남친’, ‘참교육’ 등에 출연했다. 정해인과 함께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주연을 맡았고, 내년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공개를 앞뒀다.
  • 세계 도서관 혁신기술 한자리에…‘엑스포 파빌리온’에서 미래 도서관 만난다

    세계 도서관 혁신기술 한자리에…‘엑스포 파빌리온’에서 미래 도서관 만난다

    47개 기관·기업 참여 국제전시…AI·디지털 기술부터 한국 도서관 정책까지 소개국내외 도서관·기업 한자리…비즈니스 미팅·국제 협력의 장 마련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가 세계 도서관계의 최신 기술과 혁신 정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엑스포 파빌리온(Expo Pavilion)’과 국제 전시회를 운영한다. 2026 부산 세계도서관정보대회 국가위원회는 대회 기간인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엑스포 파빌리온과 국제 전시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엑스포 파빌리온은 미래 도서관의 신기술과 정책, 산업 비전을 제시하는 전시·교류의 장으로, 도서관 현장 전문가와 기업, 연구기관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번 대회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엑스포 파빌리온에서는 AI와 디지털 아카이빙, 오픈 사이언스, 스마트 도서관, 정보 서비스 등 미래 도서관을 이끌 핵심 기술과 혁신 사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산업 시연(Industry Demonstrations), 참가 기업 발표(Vendor Presentations), 개최국 특별 세션 등 총 16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참가자들은 최신 기술과 정책을 공유하고 국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법원도서관, 서울도서관, 한국학교도서관협회, 한국공공도서관협의회 등이 참여해 한국 도서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와 운영 정책을 소개한다. 한성대학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장서 점검 서비스 개발과 오픈 액세스 발전에 관해 논의한다. 국제 전시회에는 국내외 47개 기관·기업이 약 8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한다. AI 기반 정보 서비스와 학술 출판, 디지털 아카이빙, 스캐닝 장비, 도서관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세계 도서관 산업의 최신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한편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국내외 도서관·출판·정보 서비스 분야 주요 기관과 기업이 함께한다. 국가위원회는 엑스포 파빌리온과 국제 전시회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세계 도서관계와 산업계, 공공기관이 함께 미래 도서관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협력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엑스포 파빌리온과 국제 전시회는 벡스코 제1전시장에 마련되며, 포스터 세션과 도서관 홍보 거리, K-컬처 존 등과 함께 운영돼 참가자들에게 미래 도서관 기술과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복합 전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 [신간] 의열단 독립운동을 지원한 헝가리인 폭탄 전문가…초머 교수의 ‘마자르’ 출간

    [신간] 의열단 독립운동을 지원한 헝가리인 폭탄 전문가…초머 교수의 ‘마자르’ 출간

    일제강점기 의열단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헝가리 폭탄 전문가의 삶을 다룬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주한 헝가리 대사를 지낸 초머 모세(48) 헝가리 부다페스트 카롤리대 교수가 쓴 ‘마자르 한국 독립운동사의 전설, 헝가리인 폭탄 전문가’(집문당)가 10일 출간됐다. 초머 교수는 헝가리를 대표하는 한국학 학자로 2008년 국립 엘테 대학교에 헝가리 최초의 한국학과를 설치했으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주한 헝가리 대사를 역임했다. 초머 교수는 대사 임기를 마친 뒤 교수로 복귀해 각종 기록을 연구해 마자르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에 전념했다. 독립운동 도우려 300여개 폭탄 제조초머 교수에 따르면 마자르라는 인물은 1947년 한국의 한 애국주의 서적에 처음 소개됐는데 마자르는 헝가리 폭탄 전문가로 1920년대 초 김원봉과 의열단의 독립운동 활동에 합류했다고 한다. 탁월한 솜씨를 지닌 폭탄 제조 전문가였던 마자르는 300여개의 폭탄을 조선으로 밀반입하는 데 동참했으며, 1923년 1월 김상옥 열사가 종로경찰서에 던진 폭탄도 그가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마자르는 전설적인 인물로만 알려졌는데 헝가리와 유럽의 기록 보존 기관 등의 관련 자료를 발굴해 광복 80주년인 지난해 마침내 실존 인물인 마자르를 찾아냈다. 초머 교수는 마자르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지난 5월 헝가리에서 책으로 출간했다. 헝가리 엘테대에서 교환 교수를 지낸 장두식 전 단국대 교수는 “한국인들에게 헝가리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아주 먼 나라지만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에 참여한 전설적인 헝가리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거리감은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저자가 의도한 이 책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아나키스트 김원봉과 의열단원의 활동을 그린 영화 ‘밀정’에는 외국인 폭탄 전문가가 등장하는데 영화의 내러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등장하는 허구적 인물처럼 보이지만 그가 바로 전설의 헝가리인 ‘마자르’였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료들은 남아 있지 않고, 독립운동가들의 평전이나 회고록에 단편적으로 기술되어 있을 뿐이었다. 해방 이전 출간된 님 웨일스와 김산의 ‘아리랑의 노래’에서는 ‘마르틴’으로, 해방 이후 박태원의 ‘약산과 의열단’에서는 ‘마자알’로, 그리고 정화암의 ‘이 조국 어디로 갈 것인가’에서는 ‘마챌’로 등장하여 ‘마자르’라는 전설이 만들어졌다. 전설적 인물 ‘마자르’ 실체 규명하지만 저자는 ‘마자르’라는 인물이 전설이 아니라 역사적인 실존 인물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제1차 세계대전 전후 유라시아 대륙에서 헝가리인과 한국인이 교류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관련 사료를 탐색했다. 저자는 헝가리 국립기록원에 보존되어 있는 100여 년 전의 네덜란드, 이탈리아 왕국, 폴란드, 중국, 일본 등의 외교문서, 신문기사, 기고문과 경찰 조서, 개인 문헌 등 1차 사료를 발굴하고 상호 교차 검증함으로써 전설 속 인물이었던 ‘마자르’를 역사 속으로 불러냈다. 그가 바로 헝가리 엔지니어였던 ‘마자르 가보르’(Magyar Gábor)였다. 또한 저자는 마자르 가보르의 생애 전체를 복원하면서 당시 중국에서 자행됐던 일제의 만행도 구체적인 사실을 통해 밝혀냈다. 그리고 후일담 형식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헝가리를 방문했던 김원봉의 행적과 브라질에서 말년을 보내야 했던 마자르 가보르를 대비하면서 ‘마자르’ 전설이 가진 역사적인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장 교수는 “이 책은 헝가리 폭탄 전문가의 역사적 실체를 규명해 한국 독립운동사 연구의 공백을 메운 점, 한국 독립운동의 국제적 연대와 외국인의 기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킨 점, 그리고 한국과 헝가리 관계사 및 교류사 연구에 기여한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집문당, 180쪽, 1만 8000원.
  • ‘침탈 주역’ 총독부 동판 첫 공개…국중박 ‘대한제국실’ 재개관

    ‘침탈 주역’ 총독부 동판 첫 공개…국중박 ‘대한제국실’ 재개관

    국립중앙박물관이 대한제국실을 다시 열고 근대 주권국가를 향했던 대한제국의 노력을 정선된 유물과 첨단 디지털 영상으로 조명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을 새롭게 단장해 30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관람객 40만여 명을 모았던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개최로 휴실한 지 9개월 만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황제의 인사권을 상징하는 국새 ‘칙명지보’, “인재를 등용할 때는 작은 단점을 보지 말고 큰 장점을 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안중근 의사 유묵’,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등 보물 7점을 포함해 문화유산 65점을 선별해 선보인다. 전시의 내실을 위해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독립기념관 소장품도 함께 모았다. 특히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 당시 발굴된 동제 ‘상량문’과 ‘정초’ 은판이 30년 만에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건물 중앙 돔 콘크리트 기둥과 남쪽 정초석 깊은 곳에 묻혀 있던 유물들이다. 여기에는 사이토 마코토 3·5대 조선총독 등 1~3대 조선총독과 정무총감의 이름이 선명히 적혀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침탈 주역들의 이름을 직접 직면하며 망국의 아픔과 식민 통치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전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개편된 전시는 대한제국의 황제 즉위와 근대화 추진이 제국주의 팽배기에 자주권을 지키려 했던 근대 주권국가 수립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한다. 조선왕조가 근대 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한인(大韓人)’이라는 정체성이 일제 침략기에 한층 강화된 흐름도 함께 담아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황제국 선포의 의미를 조명하며 어새 3점과 ‘대례의궤’, 7년 만에 공개되는 전(傳) 채용신 필 ‘고종황제어진’ 등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행정·교육·언론·예술 등 사회 전반에서 신속하게 이뤄진 근대화 추진 과정을 살핀다. 3부에서는 국권 침탈의 현실과 그에 대한 저항을 다룬다.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도 적극 도입됐다. 투명 OLED와 AI, 커브드 스크린 등을 활용한 영상 5종을 전시실 곳곳에 배치해 근대 도시 한성의 변화상과 대한제국의 외교 활동을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대한제국실 개편에 맞춰 조선실 19세기 전시 구역도 새로 가다듬었다. 혼천의와 ‘한성순보’, ‘소학교령’ 초안 등을 통해 개항과 개혁 속에서 변화를 모색했던 당시 사회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그동안 대한제국을 평가하는 데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제국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근대의 출발을 제대로 살피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열린세상]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요사이 물회가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물회는 1980년대 초반 어업이 활성화되면서 어부들이 만들어 낸 음식으로, 여러 어촌 구술 채록에서도 뱃일 나간 어부들이 허기를 달래려 즉석에서 회를 찬물에 말아 먹던 데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 조리법은 지역마다 뚜렷하게 다르다. 속초는 초고추장 베이스에 살얼음 육수를 부어 오징어와 한치, 광어 등을 푸짐하게 얹어 먹고, 포항은 오징어와 흰살생선을 고추장 양념에 비벼 먹다가 나중에 물을 붓는 비빔회에 가까운 방식을 고수한다. 제주는 자리돔이나 소라를 된장 푼 냉국에 말아 국처럼 먹는다. 이 지역별 변주는 최근 바닷가 횟집을 넘어 도시의 횟집, 심지어 미국 뉴욕의 한식당 메뉴판에까지 올랐다. 그렇다면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누군가 이 조리법을 저작권으로 등록하겠다고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요리법은 저작권 등록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는 저작권법의 오래된 원칙, 곧 아이디어와 표현을 구분해 표현만 보호한다는 원칙과 맞닿아 있다. 1710년 세계 최초의 성문 저작권법인 앤 여왕법은 ‘표현’을 보호하고 ‘아이디어’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미국 저작권법 제102조(b)는 아이디어·절차·공정을 저작권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는데, 재료와 조리 순서로 이루어진 레시피는 이 조항이 배제하는 전형적 사례로 다뤄져 왔다. 1996년 미국 제7 순회항소법원은 “재료 목록에 표현적 서술이 없다면 저작권을 받지 못한다”라고 판시했고, 우리 대법원도 2023년 판결에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사상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창작적 형식”이라고 확인했다. 조리법은 발견의 산물이지 창작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물회라는 이름 자체를 상표로 등록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장 흔한 통로는 상표법이다.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은 오랜 영업으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받아 2022년 상표 등록에 성공했지만, 경기 광주 초월읍에서는 한 개인이 ‘초월’이라는 읍 이름을 상표로 등록해 두었다가 2024년 지역 음식점·카페 16곳에 상호 사용을 중단하라며 합의금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최근 한 프랜차이즈를 둘러싼 ‘원조’ 공방에서도 보듯이 이름을 먼저 등록한 자가 그 이름의 사용을 독점하게 되는 순간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물음은 더는 한가한 질문이 아니게 된다. 이 물음은 국경을 넘어서도 반복된다. 1997년 9월 미국 텍사스주의 농업기업 라이스테크가 미국 특허상표청으로부터 바스마티 쌀 품종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라이스테크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수백 년간 재배되어 온 전통 품종 바스마티 쌀의 고유한 특성이 자신들의 발명이라고 주장하며 품종, 재배 방법, 명칭에 대한 광범위한 독점권을 요구했다. 인도 정부와 시민사회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바스마티는 펀자브 등 고유한 기후와 토양에서 자라는 지리적 특산물이다. 라이스테크의 특허는 전통 지식을 도용한 ‘생물 해적행위’로 규정되었다. 인도 정부는 방대한 학술 자료를 미국 특허상표청에 제출했고, 오랜 법정 공방 끝에 특허 청구 항목 대부분이 철회되었다. 조리법과 품종은 법적 범주가 다르지만, 공동체가 오랜 세월 쌓아 온 지식이 외부 자본에 뒤늦게 사유화될 위험에 놓인다는 점에서는 같은 문제를 공유한다. 물회 역시 마찬가지다. 어부들의 손끝에서 자연스럽게 갈라져 나온 지역별 조리법에는 애초에 저자가 없었다. 그러니 다시 묻는다.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이름 없는 어부와 조리인들, 그리고 그 맛을 지키고 변주해 온 모든 이들의 것이다. 요리법과 음식 이름 대부분은 공유재다. 특정 개인에게 음식 이름의 상표권을 부여할 때 한국 특허청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맛있는 음식을 두고 국민적 공분만 커질 뿐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방콕서 ‘해외로 찾아가는 예절서당’ 운영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방콕서 ‘해외로 찾아가는 예절서당’ 운영

    사단법인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이사장 송수근)가 지난 15일 태국 방콕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2026 해외로 찾아가는 예절서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은 해외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특히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절과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인으로서의 가치관을 배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교육 과정은 전통 인사법과 인(仁)의 가치, 배려를 배우는 서당식 인성교육을 비롯해 자개 공예 체험, 붓글씨 쓰기 등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일방적인 강의 형식을 벗어나 학생들이 몸으로 직접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는 그동안 해외 한국학교와 한글학교 등을 찾아 예절서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외동포 학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인성교육을 전파해 왔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도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세대 간 문화적 연결을 이어가는 데 힘쓰고 있다. 한재우 사무총장은 “해외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문화와 예절은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교육”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한국 학생들을 찾아가는 현장 중심의 전통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구로구,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 개최…로봇인재 찾는다

    구로구,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 개최…로봇인재 찾는다

    구로구가 ‘제21회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대회는 9월 19일 유한공업고에서 열린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는 ㈔한국학교로봇교육진흥회가 주최·주관하고 구로구를 비롯한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광운대 등이 후원하는 전국 규모의 대회다. 초중고 학생들이 로봇 제작과 프로그래밍 역량을 겨루며 미래 과학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년 열린다. 대회는 로봇 창작과 코딩, 조종 능력을 겨루는 총 3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설계 역량을 평가하는 ‘로봇 창작’을 비롯해 당일 공개되는 과제를 수행하는 ‘로봇 코딩’, 무선 조종 기술을 겨루는 ‘로봇 조종’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 61개 팀에게는 국회의장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교육부장관상, 구로구청장상 등 다양한 상장이 수여된다. 수상 결과는 10월 중 한국학교로봇교육진흥회 누리집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각 종목별 40팀을 접수한다. 7월 13일 오전 10시부터 8월 21일 오후 6시까지 한국학교로봇교육진흥회 누리집에서 참가 신청을 완료한 뒤 참가신청서와 재학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기한 내 등기우편으로 제출해야 한다. 장인홍 구로구청장은 “전국학생로봇경진대회는 학생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를 키우고 창의적인 사고를 펼칠 수 있는 뜻깊은 무대”라며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도전과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풍물놀이 배우는 외국인 대학생들

    풍물놀이 배우는 외국인 대학생들

    ‘2026 부산대 서머스쿨’에 참가한 7개국 15개 대학 학생들이 7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학생회관 대강당에서 풍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이들은 오는 28일까지 한국학·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 전통과 문화를 체험한다. 부산 뉴시스
  • 잿더미 될 뻔한 조선왕조실록… 4곳 비밀 요새서 지켜낸 역사

    잿더미 될 뻔한 조선왕조실록… 4곳 비밀 요새서 지켜낸 역사

    왜란에 불타고 남은 1부로 재간행춘추관·지방 사고로 나눠서 보관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 기념흩어졌던 4대 사고본 첫 한자리에승정원일기 등 유산 190점 전시 “역대 왕조의 실록을 다시 인쇄해 완벽히 구비했습니다. 임진왜란으로 한 권의 책도 전하지 못할 뻔했으나, 다행히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에 의지해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3부를 찍어내 전주사고의 옛 원본과 교정본을 합쳐 총 5부를 만들었으니, 이를 전국의 외사고에 나누어 간직하는 일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중대한 급무입니다.” ‘선조실록’ 선조 39년(1606년) 4월 18일 기록의 일부다. 임진왜란으로 전국의 사고(史庫)가 불타 없어진 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실록을 재간행해 춘추관(내사고)과 지방의 4대 외사고에 나눠 보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록의 나라’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통치의 모든 과정을 치밀하게 기록하고 보존해 왔다. 1대 태조부터 25대 철종까지 472년 동안의 역사를 연월일 순으로 기록한 실록은 총 1893권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으로, 1997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깊은 산속, 천혜의 요새에 봉안됐던 4대 사고본(정족산·오대산·적상산·태백산) 실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부산박물관은 7일부터 8월 30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에 전하노니’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29일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부산 개최를 기념해 마련됐다. 실록을 비롯해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왕조 의궤’ 등 190여 점의 문화유산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한데 모인 ‘성종실록’ 4대 사고본이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한 ‘정족산사고 봉안 성종실록’은 임진왜란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원본(전주사고본)이다. 전쟁 이후 물자 부족 속에 급히 찍어낸 나머지 3부에 비해 크기가 확연히 크고, 표면에 밀랍을 바른 것이 특징이다. 조선 전기 장인들은 종이를 오래 보존하고 벌레나 곰팡이를 막기 위해 천연 밀랍을 한지 표면에 입혔다. 인쇄 과정에서 임시로 썼던 교정본인 ‘오대산사고 봉안 성종실록’에서는 붉은색으로 표시된 생생한 교정 흔적도 확인할 수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기록의 성격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기술했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도 관람 포인트다. ‘정조의 즉위’라는 같은 사건을 다루지만, 실록이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역사를 기술했다면, ‘승정원일기’는 국왕의 비서 기관이 작성한 만큼 즉위 당일 대궐의 날씨, 국왕의 세세한 이동 경로, 신하들과 주고받은 대화를 담아냈다. 반면 왕의 국정일기인 ‘일성록’은 정조가 스스로 ‘나(予)’라고 지칭하는 1인칭 서술을 사용해, 할아버지인 영조를 잃은 깊은 애통함과 왕위를 이어받는 국왕으로서의 무거운 다짐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였던 부산으로 잠시 옮겨져 보관됐던 ‘영조 어진’과 ‘철종 어진’도 다시 부산을 찾았다. 당시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졌던 어진들은 대부분 1954년 12월 용두산 대화재로 인해 안타깝게도 불에 타거나 크게 훼손됐다. 온전히 보존된 영조 어진이 익선관을 쓰고 홍룡포를 착용한 위엄 있는 모습인 반면, 화재로 3분의 1가량이 소실된 철종 어진은 화려한 군복(융복)을 입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 밖에도 동래부(현재의 부산)의 옛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초량왜관도’와 조선통신사 기록물인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이 함께 전시돼 부산이 과거 조선 왕조 대일 외교의 중심지이자 기록 문화 보존의 거점이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조선 왕조가 남긴 기록유산과 왕실 문화의 격조를 한자리에서 살피는 자리”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계기로 우리 유산이 지닌 가치와 우수성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베르베르, 뮈라이유, 콩스탕스…프랑스 작가 13명 방한

    베르베르, 뮈라이유, 콩스탕스…프랑스 작가 13명 방한

    ‘한불 수교 140년’ 서울도서전 주빈국프랑스 작가 총출동…‘프랑스를 읽다’프랑스 창작의 다채로운 풍경 속으로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가 오는 24~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주빈국 프로그램의 주제는 ‘프랑스를 읽다’(Lire la France)로, 아동문학과 그래픽노블, 소설과 시, 미식과 철학까지 아우르며 장르, 세대, 문화의 경계를 넘는 프랑스 창작의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매년 프랑스 도서 550종이 한국어로 번역·출간될 만큼 한국은 프랑스 출판계의 주요 거점이다. 프랑스는 약 200㎡ 규모의 국가관을 운영한다. 1만 2000여종 도서를 선보이는 서점 공간과 프랑스 출판사 21곳이 참가하는 출판 전문 교류 공간, 이벤트홀로 꾸며진다. 프랑스어 입문부터 풍성한 미식 문화까지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참여 작가는 13명이다.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롯해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 미식 평론가 프랑수아 레지스 고드리, 아동문학 작가 마리 오드 뮈라이유와 콩스탕스 로베르-뮈라이유, 일러스트레이터 안느 라발·위뱅 랑드루·조이 콩스탕스, 시인 린다 마리아 바로스와 토마 비노,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스테파니 브루이에·발레리 즐레조·피에르 엠마뉘엘 루가 함께한다. 행사 기간에는 ‘AI 시대의 윤리와 저작권’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북토크 ‘상상력과 번역’, 한-불 아동청소년문학 대담, 한-불 시인 대담, 한국학의 대중화 등 다채로운 대담과 북토크가 이어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신작 ‘영혼의 왈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와 최재천 교수와의 대담 ‘개미와 인간’으로 관객을 만난다. 일러스트레이터 위뱅 랑드루는 올해 6월 문을 연 그래픽아트 레지던시 ‘빌라 한불-부천’의 첫 입주 작가로 참여한다. 도서전 밖에서도 행사가 이어진다. 24일부터 7월 8일까지 서울 청계천박물관에서 안느 라발의 그림책 원화 전시가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와 국립중앙도서관, 경기도서관 등 서울·경기 곳곳에서 작가 북토크와 창작 워크숍이 펼쳐진다. 워크숍 등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등록 후 참여할 수 있다.
  • [열린세상] 멀어지는 남북의 통일 식탁

    [열린세상] 멀어지는 남북의 통일 식탁

    지난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우승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북측’이라 부르자, 리유일 감독은 국호를 제대로 불러 달라고 항의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경기장의 열기는 회견장에서 순식간에 냉각됐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2016년의 한 끼를 떠올렸다. 나는 하나원 교육생 함경도 출신 여성 두 사람을 우리 집에 숙박하게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날, 나는 그들과 함께 오래된 평양냉면집에 갔다. 평양냉면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 음식의 대표’로 여기는 바로 그 음식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좀처럼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밤새 고민한 끝에 이튿날 칡냉면을 내놓자, 비로소 “고향에서 먹던 냉면과 비슷하다”며 그릇을 비웠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남녘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의 절대다수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함경북도와 양강도 출신이다. 그들의 입맛에 새겨진 것은 메밀로 심심하게 뽑은 평양냉면이 아니라, 감자와 옥수수 녹말로 질기게 뽑은 농마국수였다. 칡냉면의 쫄깃함이 고향의 맛을 깨운 셈이다. 그럼에도 남한 사회는 오랫동안 ‘북한음식=평양냉면’이라는 등식을 의심하지 않았다.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 이후 평양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의 만찬에 옥류관 냉면이 오르자, 그 등식은 굳어졌다. 이후 남한의 유명 평양냉면집마다 수백 명이 줄을 서고, 언론은 ‘냉면 외교’를 앞다퉈 보도했다. 옥류관은 평양의 한 음식점일 뿐인데, 우리는 그 한 그릇을 북녘 전체의 식탁으로 확대해석했다.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 음식’은 그 나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일본의 초밥도, 프랑스의 크루아상도 모든 지역과 계층의 식탁이 아니다. 분단 80여년 동안 남과 북 역시 서로 다른 국민 음식을 길러 왔다. 평양냉면과 옥류관은 북녘이 세계에 내민 얼굴이었을 뿐, 함경도와 양강도의 주방과는 다른 이야기다. 정작 탈북해 남녘에 정착한 ‘신월남민’은 자신의 식탁을 남한 사람들 앞에 드러내지 않았다. 화려한 남한의 외식 문화 앞에서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강냉이밥은 감추어졌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해 내려온 ‘구월남민’의 음식은 반세기를 거쳐 남한 식탁의 일부가 되었다. 피란 시절 부산에서 밀가루 냉면으로 태어난 밀면,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살아남은 가자미식해와 아바이순대, 그리고 평양냉면이 그렇다. 이 음식들이 정착하기까지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이 걸렸다. 반면 ‘신월남민’이 가져온 음식들은 아직 남녘 식탁의 언어가 되지 못했다. 독일을 떠올린다. 1990년 통일 이후 옛 동독 사람들은 ‘2등 시민’으로 주변화되었고, 그들의 음식과 상표는 서독 자본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오스탈기’(Ostalgie)라는 동독에 대한 향수가 일어났다. 영화 ‘굿바이 레닌’(2003)에서 주인공이 사라진 동독의 오이피클을 찾아 헤매던 장면은 그 정서의 압축판이다. 물론 동독이 서독 체제로 흡수된 독일과 분단이 지속되는 한반도를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하다. 식탁의 통합은 제도의 통일보다 훨씬 더디고, 또 그만큼 끈질기다. 음식의 통일은 가능할까. 5월 23일 회견장에서 등을 돌린 것은 감독 한 사람이 아니었다. 80여년 동안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식탁을 꾸려 온 두 사회가 서로를 마주한 순간의 냉랭함이었다. 평양냉면 한 그릇을 북녘 전체로 착각하는 한, 우리는 상대의 식탁을 모른 채 통일을 말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어쩌면 ‘하나의 식탁’이라는 꿈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국민 음식을 소비하는 두 국가의 식탁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멀어지는 두 식탁 사이의 거리를 외면하지 않는 것, 곧 통일의 식탁은 거기서부터 비로소 차려진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유럽 외교전 나선 李대통령…10일 벨기에서 EU 정상회담

    유럽 외교전 나선 李대통령…10일 벨기에서 EU 정상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9일부터 18일까지 유럽 방문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9일 엑스(X)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다”며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우리 경제와 외교의 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한 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방문국은 다양성을 존중하며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발전시켜 온 벨기에”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의 물류 중심지이자 혁신적인 중소기업 성장 생태계를 갖춘 벨기에는 우리 기업들의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가는 데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와 인적 교류의 잠재력도 매우 크다. 다음 달 초 BTS의 첫 벨기에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양국의 미래 세대를 잇는 협력도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벨기에 수교 12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바트 드 웨브흐 총리님과의 첫 만남이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나아가 미래 협력의 새 길을 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첫 번째 유럽 방문지인 벨기에 브뤼셀을 향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날 저녁 동포 만찬 간담회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일(현지시간) 드 웨브흐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필립 벨기에 국왕과 면담한다. 청와대는 올해는 한국과 벨기에가 수교 125주년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격상, 중소기업 협력 확대 및 한국 기업의 안정적 대유럽 진출로 확보를 기대되는 성과로 꼽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유럽 내 한국학 발전 및 한국과 유럽의 미래 세대 간 교류 증진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같은 날 안토니우 코스타 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후 협정 서명식을 한다. 한국 정상의 EU 양자 방문은 8년 만이다. 우리나라 제3위 교역국인 EU와의 정상회담으로 이재명 정부의 대유럽 외교가 본격 가동된다는 평가다. 위 실장은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과 권익 보호를 위한 경제 외교 강화, 안보 분야 협력 지평 확대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이나 다자주의 약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반도, 중동 등 주요 지역 정세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에너지, 공급망 안정, 핵심 광물과 관련한 공조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李대통령,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벨기에·EU·이탈리아·교황청도 순방

    李대통령,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벨기에·EU·이탈리아·교황청도 순방

    이재명 대통령은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유럽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9~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벨기에 정상회담,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등을 한다. 9일 벨기에에 도착해 이튿날 바르트 더 베베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필리프 국왕과 면담한다. 위 실장은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격상, ▲중소기업 협력 확대 및 한국 기업의 안정적 대유럽 진출로 확보, ▲유럽 내 한국학 발전 및 한국과 유럽의 미래 세대 간 교류 증진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0일 브뤼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후 협정 서명식을 한다. EU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대유럽외교 본격 가동,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과 권익 보호를 위한 경제 외교 강화, ▲안보 분야 협력 지평 확대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벨기에 방문을 마친 이 대통령은 10~13일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다. 10일 로마에 도착해 이튿날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언론발표를 한다. 이후 이탈리아 상·하원 의장과 각각 면담한 뒤 마타렐라 대통령이 주관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12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해각서(MOU) 교환식을 한다. 이어 이탈리아 대통령실이 주관하는 공식 환송식에 참석한 후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찾을 예정이다. 13일에는 이탈리아 정부의 국빈 특별 예우에 따라 지방 도시인 피렌체를 방문한다. 위 실장은 이탈리아 방문의 기대 성과로 ▲전략적 관계 강화, ▲첨단산업 및 과학 분야의 실질 협력 강화, ▲이탈리아를 통한 K컬처 확산과 인적 교류 증진 등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14~15일에는 교황청을 방문한다. 14일 성바오로 대성당에서 평화 연대를 위한 특별 미사에 참석하고, 15일에 레오 14세 교황과 면담한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16일 확대회의 1세션, 17일 확대회의 2세션과 업무 오찬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의 세션에서 개발 협력 등 국제 파트너십, 글로벌 경제 불균형 완화,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문제 등에 대해 한국 경험을 참석 정상들과 나눌 계획이다. 또 G7이 호혜적 협력을 통해 국제 사회의 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로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우리나라는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G7+ 글로벌 책임 강국의 위상을 공고화할 것을 기대한다”며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 연대에 적극 동참하고 2028년 G20 의장국으로서 관련 의제를 지속 주도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한식 교육의 잃어버린 15년

    [열린세상] 한식 교육의 잃어버린 15년

    작년 봄 런던 뉴몰든에서 만난 한식당 운영자가 이런 말을 했다. “몇 년 전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한식 교육 행사를 참관한 적이 있는데, 시연 메뉴가 신선로였어요. 저는 먹어 본 적도 없고, 우리 음식점 메뉴에도 없고, 신메뉴로 개발할 생각도 없는데.” 뉴몰든은 영국 최대의 한인 밀집 지역이다. 그곳에서 수년째 한식당을 운영해 온 사람조차 생전 먹어 본 적 없는 음식이 ‘한식 대표 메뉴’로 시연되고 있었다. 이것이 해외 한식 교육의 자화상이다. K푸드 열풍으로 최근 한식을 배우려는 외국인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도 움직였다. 지난 3월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글로벌 한식 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수라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4월 21일에는 민형배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한식대학교 설치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나는 이 움직임들이 걱정스럽다. 이유는 반성 없는 정책 재탕에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한식 세계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어 2011년 정부는 한식 조리 특성화 대학을 몇 곳 지정했다. 하지만 3~4년의 정부 지원이 끊기자 10년도 버티지 못하고 폐과됐거나 개별 학과로 전환됐다. 현재 전국 대학의 조리학과에서 살아남은 한식 전공은 2%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취업률이다. 졸업해도 양식·일식·중식에 비해 취업할 만한 한식당이 마땅치 않다. 한식당 대부분은 중소 규모라서 대학 졸업 조리사를 채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현재 국내외 한식당의 메뉴는 대부분 대중적이다. 더욱이 20세기 내내 한식 조리사의 역량은 대부분 도제식으로 형성돼 왔다. 주방에서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한 조리학적 기술보다는 경험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니 시중에 한식 요리책은 적지 않지만 대부분 조리법 나열에 그친다. 조리법은 출발점이지 전부가 아니다. 표준화된 조리법을 10명이 따라 만들면 10가지 맛이 나온다. 그 차이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이 바로 조리과학이다. 문제는 그 차이를 파악하고 가르치는 이론 체계가 한식에서는 아직 빈약하다는 데 있다.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루(1895년), 미국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1946년), 일본의 쓰지조리사전문학교(1960년) 등이 수십년째 세계 조리 교육의 기준으로 서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학교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요리의 역사와 원리를 다루는 이론, 식재료와 조리과학을 결합한 실습, 메뉴 구성과 레스토랑 경영까지를 아우르는 교과과정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는 교수진과 교재가 있다. 한식 교육이 백년대계가 되려면 바로 이 세 가지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첫째, 교수진 육성이다. 한식 최고 요리사와 프랑스·일식·중식 조리사, 조리과학자 등이 함께하는 공동 연구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한식 전문가도, 조리 기술만 아는 사람도 홀로는 한식 교수가 될 수 없다. 경계를 넘는 협업에서 차세대 한식 교수진이 길러진다. 둘째, 교재 개발이다. 특정 음식의 역사와 조리 원리를 다루는 이론 교재, 식재료·조리과학·미식 평론을 결합한 실습 교재, 한식의 메뉴 구성법, 그리고 레스토랑 경영학까지를 포함하는 교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어떤 학교를 세워도 껍데기에 불과하다. 셋째, ‘한식교육연구소’를 설립해 이 일들에 전념하게 하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인에게 부탁한다. 한식 교육기관의 설립을 서두르지 마라. 교수진도 교재도 갖추지 못한 채 학교 간판만 먼저 내건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실패 사례가 될 뿐이다. 만약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은 과시형 이벤트나 대학 지원보다 ‘한식교육연구소’를 먼저 세웠더라면 어땠을까. 이것이 잃어버린 15년이다. 지금, 이 연구소 설립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15년 후에도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탄식을 반복할 것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한국 문학의 봄…한글 유학의 붐

    한국 문학의 봄…한글 유학의 붐

    “‘흰’과 ‘하얀’은 분명 다르잖아요. 작가가 굳이 제목을 ‘흰’으로 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탈리아어로는 ‘bianco’인데, 그 미묘한 차이를 표현하기 어렵더라고요. 그 섬세함에서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프리실라 제지아토(25)가 눈을 반짝이며 유창한 한국어로 한강의 소설 ‘흰’의 의미와 상징을 한참 설명했다. 어지간한 한국 사람보다도 한국문학에 더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 그는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는 국문학도다. K팝과 K드라마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카포스카리 베네치아대에서 한국학을 공부했다. ‘흰’을 읽다가 한국 유학까지 결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에서 문학을 전공했던 이프라 아메드(25)는 지난해 가을부터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학부 시절 교수가 추천해준 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 재개발에 떠밀리는 서민 가정 이야기가 평범한 미국인 학생을 한국으로 이끌었다. 지구촌 문학청년들의 관심이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즐기고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문학을 공부하는 발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 학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5358명으로 10년 전(2015년·1577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학원생은 1292명에서 2412명으로 2배 가까이 많아졌다. 국가데이터처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를 봐도 국내에서 한국학·인문학을 주전공으로 하는 외국인 학생은 2020년 약 4만 7000명에서 지난해 약 7만 5000명으로 5년 새 59.6% 증가했다. 이들은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 변화를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다. 제지아토는 “처음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2021년만 해도 주변에서는 날 특이한 사람으로 봤다”면서 “이제는 그들도 한국 문화를 익숙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최근 이탈리아에도 한국어 학습을 넘어 콘텐츠 제작, 한국문화 교육에 발을 뻗으려는 지인이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변화의 결정적 계기로는 2024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거론된다. 유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작가 역시 한강이다. 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한국문학은 국제적으로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아메드는 “처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영문판을 읽었던 건 2020년이었다”면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전부터 1970~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통해 한국 현대사회의 맥락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꼽는 한국문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메드는 “서양과 달리 한국 작가들은 메시지를 작품에 선명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작품 속에 숨은 함의를 독자가 스스로 발굴해 이해하고 고민할 기회를 주는 게 한국문학의 장점”이라고 치켜세웠다. 제지아토는 ‘간접성’을 꼽았다. 단어 하나에도 작가가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문학은 의문형 어미 뒤에 물음표와 마침표 중 무엇을 붙이느냐에 따라 맥락이 달라진다”며 “각각의 단어와 부호가 서로 조금씩 다른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단과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등 역동적인 근현대사는 그 자체로 한국문학의 자양분인 동시에 외국인들을 매혹하는 요소가 된다. 오스트리아 출신 타미나 하우저(37)는 홍콩에서 중국문학을 번역하는 일을 하다가 2021년부터 서울에서 한국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지난 5년간 독일어로 번역한 한국 소설만 5종이나 된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 우연히 접한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결심의 계기가 됐다. 하우저는 “소설 속 1980년대 한국의 시대상과 당시 홍콩의 상황이 겹쳐 보여 한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문학계에선 최근의 변화를 한국문학 저변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한국이 문화 생산자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도 “외국인 한국문학 연구자가 늘면 국제 무대에서 검증된 작가들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작가와 작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국내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 전공자가 늘어나는 것은 예비 번역가 자원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 반가운 일”이라며 “한국 문화가 세계에서 주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됐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 ‘독도 영유권’ 입증 고지도 공개…서울대, 한국학 거장 신용하 특별전 개최

    ‘독도 영유권’ 입증 고지도 공개…서울대, 한국학 거장 신용하 특별전 개최

    한국적 사회학의 길을 개척한 화양 신용하 선생의 학술 업적과 기증 문헌을 조명하는 전시가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서울대는 ‘진리는 나의 빛: 화양 신용하의 학문과 장서’ 특별전을 오는 15일부터 올해 9월 20일까지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4층에 올해 새로 조성된 ‘헤리티지 라이브러리 보이는 수장고’가 전시 공간으로 낙점됐다. 이번 전시는 신용하 선생의 학술적 성취와 그가 기증한 방대한 문헌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신용하 선생의 생애, 학문 세계, 독도 지킴이 활동, 신용하문고의 서양 고문헌 등 총 4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에서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서양 고문헌과 독도 관련 실증 자료인 옛 지도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일본 학자 하야시 시헤이가 1785년 편찬(1786년 출간)한 ‘삼국통람도설’이다. 이 지도는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과 동일한 황색으로 채색하고 ‘조선의 소유이다’라고 적시해 독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영토였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아울러 2017년 서울대에 기증된 ‘신용하문고’의 희귀 장서들도 대거 공개된다. 신용하문고는 1900년 이전 발간된 서양 고문헌 786종 981점을 비롯해 현대서 7264점을 포함하여 총 8631점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사회학을 과학적 학문으로 정립한 오귀스트 콩트의 ‘실증철학강의’ 1864년 파리 판본 등 국내에서 확인된 가장 이른 시기의 문헌들이 포함됐다. 신용하 선생은 한국적 사회학의 길을 개척한 거장이자 실천적 지성으로 평가받는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비판하며 한국 사회가 주체적으로 근대화를 이룬 과정을 규명하는 데 헌신했으며, 독도보전연구협회를 창립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입증하는 연구와 운동에 앞장섰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실사구시의 대가이자 장서가로서 신용하 선생의 면모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