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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신덕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참석

    채신덕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참석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채신덕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포2)은 지난 10일 파주 출판도시 지지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다큐멘터리와 문화예술이 지닌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일정은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추진한 도내 주요 문화·예술 분야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채 위원장은 상임위원들 및 영화제 관계자,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과 개막식에 함께 참석해 현장 분위기를 면밀히 살피고 문화예술계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9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파주시와 고양특례시 일대에서 개최되며, 국내외 우수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다채로운 작품과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올해 슬로건은 ‘평화는 침묵하지 않는다(Peace is not silent)’이다. 채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평화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고요한 상태가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사라져가는 목소리를 기록하며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적극적인 행동”이라며 영화제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공감을 표했다. 특히 DMZ가 분단과 대립의 상징을 넘어 평화와 생명, 공존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문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채 위원장은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당장 바꾸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며 “움직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결국 사회가 움직이고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영화제가 침묵했던 목소리에는 용기를, 멀어졌던 사람들에게는 연대를, 그리고 우리에게는 평화를 향한 새로운 시선을 선물하는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제1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힘찬 출발을 축하드리며, 이곳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더 멀리, 더 오래 울려 퍼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 노윤서, 어촌 패션 완벽 적응…촌스러워도 귀여워 [SNS★샷]

    노윤서, 어촌 패션 완벽 적응…촌스러워도 귀여워 [SNS★샷]

    배우 노윤서가 꾸밈없는 어촌 생활 속에서도 숨길 수 없는 과즙미와 깜찍한 매력을 뽐냈다. 노윤서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출연 중인 tvN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 3’의 현장 비하인드 사진 여러 장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노윤서는 다소 촌스러울 수 있는 어촌의 일상복과 소탈한 작업복 차림마저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갯벌 한가운데서 직접 캐낸 싱싱한 어패류를 두 손에 들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짓는 등 어촌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다. 또 함께 고생하며 동고동락하는 배우 염정아, 김선영, 강유석 등 출연진과 함께한 사진도 공개하며 훈훈한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노윤서는 사진과 함께 “오늘의 밥 친구가 왔다네”라는 재치 있는 문구를 덧붙여 방송을 홍보했다. 한편 노윤서가 출연하는 ‘언니네 산지직송 3’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 중이다.
  • [포착] 달리는 테슬라 앞으로 ‘불쑥’…사이버캡 시험한다고 뛰어든 남성

    [포착] 달리는 테슬라 앞으로 ‘불쑥’…사이버캡 시험한다고 뛰어든 남성

    미국 텍사스에서 한 남성이 주행 중인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 앞으로 반복해서 뛰어드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차량은 남성을 감지할 때마다 급제동하며 충돌을 피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자율주행차를 상대로 한 위험한 ‘시험’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인도를 걷다가 금색 사이버캡이 다가오자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모습이 담겼다. 사이버캡은 남성이 차량 앞에 들어서자 즉시 급제동했다. 남성이 다시 인도로 물러나자 차량은 주행을 재개했지만, 그는 또다시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행동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결국 사이버캡은 도로 한가운데 멈춰 비상등을 켰고, 뒤따르던 일반 차량은 정차한 사이버캡을 피해 지나갔다. 영상 속 남성의 신원이나 정확한 행동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보도들은 그가 사이버캡이 보행자를 제대로 감지하고 멈추는지를 시험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핸들·페달 없는 완전자율주행차…지난주 운행 시작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개발한 2인승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다.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테슬라는 지난주 오스틴 일부 지역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유료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은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대신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해 도로 상황을 판단한다. 이번 영상에서도 남성이 갑자기 진로를 가로막자 스스로 제동하며 충돌을 피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영상은 엑스(X) 등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뉴욕포스트는 해당 영상의 조회 수가 130만 회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일부 이용자는 사이버캡이 돌발 보행자에 정상적으로 대응했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성능에 주목했다. 반면 다른 이용자들은 의도적으로 주행을 방해하는 행동이 반복되면 교통 흐름을 막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 장난에도 멈추는 로보택시…새 변수 떠올라 이번 사건은 자율주행차가 기술적 오류뿐 아니라 사람의 고의적인 방해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새로운 문제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운전자가 없는 차량은 누군가 반복적으로 앞을 가로막을 경우 이를 단순한 보행자 위험 상황으로 판단해 계속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사이버캡은 상용 운행을 시작한 직후부터 미국 교통 당국의 점검도 받고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4일 사이버캡이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테슬라가 자체 인증한 과정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차량인 만큼 기존 안전 기준을 제대로 충족했는지를 확인한다는 취지다. 테슬라는 사이버캡을 향후 자율주행 사업의 핵심 차량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도로에서는 차량 자체의 판단 능력뿐 아니라 보행자나 다른 운전자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까지 처리해야 하는 만큼, 이번 영상은 완전자율주행차가 맞닥뜨릴 또 다른 현실적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 [정은귀의 시선] 상처를 잊지 않는 나무

    [정은귀의 시선] 상처를 잊지 않는 나무

    내 자리인 이곳, 그 흙으로 내가 빚어졌고 또 짊어져야 하는 이곳에 늙은 나무 한 그루 자라고 있다 자신을 경이롭게 치유하는 거대한 시카모어 한 그루. 울타리가 그 나무 에 묶이고, 못이 박히고 도끼질과 칼자국으로 깎여나가고 벼락까지 맞았다. 무성히 자란 어느 한 해도 나무를 해치지 않은 해는 없다. 그 몸에는 속이 빈 곳이 있다. 그건 나무의 죽음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부분은 그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희게 넘쳐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 모든 상처 위로 이음새 없는 흰 나무껍질이 돋아났다. ―웬델 베리, ‘시카모어’ 중에서 늙은 나무 앞에 서 본 적이 있는지? 나무의 푸른 이파리보다 그 몸에 난 상처를 응시한 적이 있는지? 지난달 31일 별세하신 웬델 베리의 시 ‘시카모어’, 흔히 플라타너스라 부르는 나무다. 1934년 켄터키에서 태어난 베리는 젊은 날엔 도시로 가 대학에서 강의도 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컴퓨터도 텔레비전도 없이 살았다. 환경 위기, 산업화된 농업, 대량소비 문화를 비판한 베리는 인간이 땅과의 관계를 잃어버릴 때 자기 자신을 잃는다고 했다. 여기 나무가 있다. 아름답고 온전한 나무가 아니라 상처 입어 상한 나무다. 그런데 시인은 시의 시작을 조금 달리한다. 땅에 대한 질문으로. 대개 땅은, 누구의 땅인지 소유의 언어로 말해지지만 시인의 질문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곧 짊어지는 것임을 향한다. 그 땅을 딛고 선 늙은 나무는 도끼와 칼은 물론, 벼락도 맞았다. “무성히 자란 어느 한 해도 / 나무를 해치지 않은 해는 없다”니, 잘 자랐다는 것과 다쳤다는 것이 한 문장에 함께 있다. 삶은 곧 상처라서. 오래 살아온 존재일수록 그 몸에는 시간이 남긴 상처가 많다. 돌아보면 상처 없이 지나온 시간이 있던가? 무성하게 뻗어가는 시간에 어쩌면 가장 큰 상처가 있었으리라. 그래서 나무속에는 빈 구멍이 있다. 나무의 “죽음”이다. 죽음이 살아 있는 몸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살아 있는 부분이 희게 차올라 바깥으로 뻗는다. 상처를 덮으며 새 껍질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베리가 말하는 치유는 상처가 없던 때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나무는 못 자국도, 벼락 자국도, 잘려나간 자리도 지우지 않는다. 이어지는 구절에서 시인은 “제 역사의 옹이들”을 몸에 그대로 지닌 채 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오랜 세월 구부러지고 뒤틀리면서 나무는 오히려 “기묘한 완전함”에 이른다. 이 표현 앞에 나는 오래 머문다. 완전함은 흠이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베리의 나무는 정반대다. 그 모든 상처와 우연을 제 삶의 형태 속으로 받아들이면서 나무는 전에 없던 형상이 된다. 이 시는 고통을 쉽게 정당화하지 않는다. 고통에는 이유가 있다거나 상처가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든다는 말은, 가끔, 좀 잔인하게 들린다. 나무에 박힌 못은 여전히 못이고 칼자국은 여전히 폭력의 흔적이다. 상처받은 존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상처 준 행위를 정당화하진 않는다. 이런 시선의 차이는 기후 위기의 시대에 더 중요하다. 우리는 자연의 ‘회복력’에 자주 기대지만, 나무가 스스로 상처를 아물릴 수 있다는 사실이 나무에 계속 못을 박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얼마 전 히말라야 일대에서 일어난 참사 앞에서도 그 생각을 한다. 그걸 다만 ‘자연재해’라 부를 수 있을까. 기후변화에 큰 책임이 없는 이들이 기후 위기의 결과를 먼저 감당하는 현실, 그 무수한 죽음 앞에서 물어본다. 땅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묻지 않고 개발과 착취를 계속하는 문명, 땅을 살아 있는 관계의 장소가 아니라 끝없이 꺼내 쓸 수 있는 자원으로 보는 문명이 계속될 수 있는지? 시 마지막에 나무는 “제자리에 서서 그곳을 먹고, 또 먹히며” 살아간다. 이 구절이 참 좋다. 이 세계에 살아 있다는 건 먹고 먹히는 두 동사를 함께 받아들이는 일. 받으면서 내어주는 일. 상처 난 자리에 다시 껍질을 만들고 새 잎을 내는 나무를 보며 되물어 본다. 훼절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이 땅을 어떤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한국 지하철에서 무슨 짓이냐” 클럽인 양 춤추더니…주변 시민 얼굴까지 대놓고 올렸다

    “한국 지하철에서 무슨 짓이냐” 클럽인 양 춤추더니…주변 시민 얼굴까지 대놓고 올렸다

    한 유명 외국인 틱톡커가 한국의 서울 지하철 안에서 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고 춤추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에는 귀를 막는 승객의 모습도 담겼는데, 주변 승객들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공개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약 33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독일인 틱톡커 ‘Streichbruder’는 지난 5일 자신의 계정에 서울 지하철에서 촬영한 영상 여러 편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그는 승객들로 붐비는 지하철 객실 한가운데 대형 스피커를 세워두고 큰 소리로 음악을 틀었다. 이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디제잉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큰 음악 소리가 이어지자 주변 승객들이 틱톡커를 쳐다봤고, 한 여성 승객이 손으로 귀를 막는 모습도 포착됐다. 열차가 역에 정차하자 그는 스피커를 끌고 승강장으로 이동해 춤을 추거나 백플립을 하기도 했다. 출입문 주변에서 춤을 추면서 하차하려는 승객들의 동선을 가로막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삼각지역과 녹사평역, 효창공원앞역, 신촌역 등 서울 지하철 여러 역에서 촬영됐다. 영상에 등장한 시민들의 얼굴은 별도의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됐다. 서울 지하철에서 촬영된 영상 6개의 누적 조회수는 약 230만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틱톡커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지하철과 거리, 광장 등에서 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추거나 백플립을 하는 콘텐츠를 게시해왔다. 최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으로 유명한 구엘 공원에서도 촬영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비원들이 다가와 제지했지만 촬영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현장에서 일부 시민은 그와 주먹 인사를 나누거나 현장을 촬영하며 호응하기도 했지만 영상을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왜 아무도 신고를 안 하지”, “얼굴을 동의도 없이 촬영하고 모자이크도 안 하고 공개하다니”, “사람이 저렇게 많은 곳에서 민폐다”, “기본 예절을 모르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스트라이크 같은 볼 던져라”… 진짜 제구력은 ‘착각의 예술’[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스트라이크 같은 볼 던져라”… 진짜 제구력은 ‘착각의 예술’[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변화구 갖춰도 볼끝 차이 확연짐머맨, 존서 공 멀어져 볼넷 증가대니엘, 구속 낮아도 존 주변 공략‘볼’ 잘 던져야 진짜 좋은 투수경계선 외곽 찔러 집중력 흔들어김원형 “2S에선 어렵게 승부해야” “짐머맨은 안되고, 대니엘은 되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브루스 짐머맨과 kt 위즈 데이비스 대니엘은 지난 7월 말 KBO리그에 등장했다. 짐머맨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열흘 뒤에 대니엘이 kt에 합류했다. 두 구단이 짐머맨과 대니엘을 각각 영입한 배경으로 내놓은 설명은 판박이였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을 갖춘 투수라는 것이었다. 비슷한 유형의 투수인데 차이는 확연했다. 짐머맨은 선발 등판 5경기서 2패에 평균자책점 14.06이라는 참담한 성적 남기고 불펜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불펜서도 2경기 1홀드 1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짐머맨의 부진과 함께 사라졌다. 대니엘 역시 5경기서 1승 2패로 부진했지만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처음으로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와르르 무너졌다기보다는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경기의 중요성 때문이었다. 평소와 같았다면 5회까지는 대니엘이 책임을 지는 흐름이었다. 대니엘은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리그 데뷔 네 번째 등판에서 첫 승리를 맛봤다. 압도적인 구위를 갖추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스트라이크존 주변을 공략하며 타자들의 눈을 속이고 타이밍을 뒤흔들었다. 이날 던진 101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5개였다. 스트라이크만큼이나 많은 볼로 타자들의 배트를 적극적으로 끌어냈다. 그 결과 삼진도 6개나 솎아냈다. 대니엘의 또 다른 강점은 볼끝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구속은 낮지만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 쉽게 말해 종속이 좋아 볼끝이 살아 들어온다. 릴리스 포인트도 앞쪽에 있다. 타자가 보기에는 훨씬 가까운 곳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이 들어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구속 차를 더 벌리면 금상첨화다. 대니엘의 체인지업은 시속 139㎞까지 나온다. 직구 타이밍을 노리는 타자들에게 걸리기 딱 좋다. 이 감독은 “체인지업이 제일 좋다고 들었는데 직접 경험해본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버리라고 했다더라. 체인지업 구속이 134~136㎞ 정도 나오면 딱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애매한 상황이면 체인지업보다는 직구를 던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볼을 잘 던지는 편이다 보니 9이닝당 볼넷 허용률(BB/9)은 3.68개로 빼어나지는 않다. 짐머맨의 BB/9 역시 4.41개로 신통치 않다. 그러나 대니엘과 달리 볼이 보더라인 근처에서 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멀어진 볼이다 보니 타자들이 달려들지 않았다. 승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투구다. 투수들의 구속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타자들은 타격 기술 향상에 매달렸고 이제는 시속 150㎞대의 공도 어렵지 않게 때려낸다. 그러나 최고 구속이 시속 150㎞에 미치지 못하는 투수들이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야 한다. 그래서 제구력이 강조된다. 그러나 제구력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볼을 ‘잘’ 던지는 것이 투수의 힘이다. 볼을 잘 던지는 것과 맞는 것이 두려워 도망가는 피칭은 차원이 다르다. 스트라이크존은 기본적으로 타자가 공을 때릴 수 있는 공간이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은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리그 정상급 타자들은 여간해서는 그런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제아무리 내로라하는 타자라도 볼을 건드리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없다. 거꾸로 말하자면 타자 입장에서는 뻔히 눈에 보이는 볼은 굳이 건드릴 이유가 없다. 집요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만 노린다. 이 지점에서 투수와 타자의 수싸움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투수는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던져서 타자의 배트가 나오도록 유혹해야 한다. 보더라인 공략이 중요한 이유다. 걸치는 공도 효과적이지만 보더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볼은 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타자가 방심하고 있을 때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찌르고 스트라이크존을 향하다 휙 꺾이는 변화구로 타자들의 집중력을 완전히 흐트려 놓는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3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맞대결을 앞두고 전날 선발로 나섰던 최승용에 대해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1회에 4점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끌어간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실점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목적이 명확한 공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도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가운데로 공을 집어넣었다. 그런 공은 상대가 쉽게 공략할 수 있다”라면서 “어렵게 승부해야 한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이다. 포수의 움직임까지도 지적했다. 김 감독은 “책임은 첫째도 투수, 둘째도 투수에게 있다. 그렇지만 실수를 줄이는 것은 포수의 몫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그쪽으로 공을 던질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타자가 치기 쉬운 공이 아니라 타자가 치기 쉬운 공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공을 던지는 능력이 진짜 제구력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그레그 매덕스가 그랬고 KBO리그에선 유희관(전 두산)이 그랬다.
  • “내면을 바라보라”… 프리드리히가 건네는 침묵의 위로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내면을 바라보라”… 프리드리히가 건네는 침묵의 위로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자연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경외감바다 앞 수도승, 미미한 존재 실감고독은 자신을 되찾는 특별한 시간그림 속 인물 뒷모습은 ‘공감’ 형성자연·우주에 신이 존재한다는 철학변치 않는 신앙과 희망 곳곳에 암시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이 세상을 이끄는 초효율성의 시대다. 질문을 던지면 단 몇 초 만에 답이 돌아오고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끊임없는 알림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뇌는 쉽게 지치고 내면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진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생각의 스위치를 잠시 끄고 온전한 자신을 되찾고 싶다면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1774~1840)의 작품 앞에 서 보길 권한다. 그의 화폭에 담긴 침묵의 언어는 조용히 일깨워 준다. 진정한 성장이란 쉼없이 앞만 보며 달려갈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소음에 귀를 닫고 내면을 바라보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첫 번째 명언: “화가는 자기 앞에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내면에서 보는 것도 그려야 한다. 만일 내면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면 앞에 있는 것을 그리는 일도 그만두는 게 낫다.” 참으로 단호한 말이다. 프리드리히는 왜 화가에게 눈앞의 풍경보다 먼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라고 했을까. 대상을 사진처럼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 뛰어난 기술이 있다 한들 그 안에 화가가 느낀 감정과 성찰이 담겨 있지 않다면 그림은 생명력을 잃은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감동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붓을 꺾어 버리겠다는 그의 결연한 예술관은 다음 명언으로도 이어진다. “육체의 눈을 감으라. 그러면 마음의 눈으로 먼저 당신의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 너머에서 영혼의 본질과 영원성을 찾으려 했던 프리드리히의 철학은 실제 캔버스 위에서 어떻게 펼쳐졌을까. 그의 대표작 ‘바닷가의 수도승’①(도판 1) 앞으로 함께 다가가 보자. 이 작품은 19세기 말에 제작되었지만 놀라울 만큼 현대적이다. 가로로 길게 펼쳐진 텅 빈 모래사장, 무겁게 일렁이는 짙푸른 바다, 화면 대부분을 뒤덮은 회색빛 하늘이 강렬한 3면 분할 구도를 이루고 있다. 지금이야 무척 간결하고 세련돼 보이지만 극도로 절제되고 대담한 구성은 당시에는 충격적인 시도였다. 전통적인 풍경화를 떠올려 보자. 대개 화면 양옆에는 커다란 나무나 바위가 배치되어 있다. 그것들은 창틀이나 무대의 막처럼 풍경의 경계를 만들어 주고 관람객이 자연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시선을 화면 안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했다. 프리드리히는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던 틀을 과감하게 걷어냈다. 보호막이 사라지자 그림 속 풍경은 캔버스의 경계를 뚫고 우주 공간처럼 끝없이 확장된다. 우리는 더이상 멀리 떨어져 그림을 바라보는 수동적인 구경꾼이 아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얼굴을 세차게 스치고 사방이 탁 트인 해변 한가운데에 홀로 던져진 기분이 든다.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설산이나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몰아치는 폭풍 앞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자.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두렵고 무력해지면서도 동시에 가슴 깊은 곳에서 경외감이 솟아오른다. 공포와 감탄이 뒤섞이며 순간적으로 숨이 멎는 듯한 강렬한 떨림, 이것이 바로 철학에서 말하는 숭고다. 프리드리히는 자연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람객을 화면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게 하고 광대한 자연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경외감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제 시선을 화면 아래쪽으로 내려보면 카푸친 수도회의 옷을 입은 수도승이 홀로 바다를 마주하고 서 있다. 그는 왜 쓸쓸한 해변에 홀로 서 있는 것일까. 프리드리히는 아무런 답도 들려주지 않는다. 다만 무한한 세계를 마주한 인간의 뒷모습을 침묵 속에 세워 놓았을 뿐이다. 광활하고 압도적인 대자연과 하나의 작은 점처럼 묘사된 수도승의 크기 차이는 인간이 얼마나 미미하고 유한한 존재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프리드리히가 선보인 단순한 색면 분할과 대담한 여백은 현대미술의 거장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특히 20세기 색면추상화의 대표작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구체적인 형상을 지우고 거대한 색면만으로 관람자를 명상의 세계로 이끈다는 점에서 두 화가는 서로 맞닿아 있다. 두 번째 명언: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사색하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프리드리히는 완벽한 고요 속에 홀로 머무를 때 자연이 건네는 침묵의 언어를 온전히 알아들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에게 고독은 세상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과 영적으로 교감하며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되찾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을 보여 주는 일화가 있다. 1821년 프리드리히는 오랜 친구인 러시아의 시인 바실리 주콥스키로부터 스위스로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제안을 받았다. 장엄한 알프스의 풍경을 함께 감상하자는 다정한 권유였지만 그는 거절하며 이런 취지의 답장을 보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온전히 몰입하고 구름과 바위와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내가 될 수 있습니다. 고독은 자연과의 소통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말뿐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는 독일 작센의 깊은 숲 우테발더 그룬트로 들어가 일주일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은 채 홀로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오직 고독 속에서 대자연과 완벽한 합일을 이루고자 했던 그의 태도는 걸작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②(도판 2)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짙은 녹색 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지팡이를 짚고 가파른 바위 꼭대기에 홀로 위태롭게 서 있다. 그의 발아래로는 새하얀 안개와 구름이 거대한 파도처럼 굽이치며 요동치고 있다. 그는 험난한 산행 끝에 정상에 오른 승리자일까, 아니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삶의 갈림길 앞에 선 방랑자일까?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남자가 우리를 등지고 서 있다는 사실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지금 무엇을 느끼는지 알 수 없다. 바로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어깨 너머로 눈길을 옮겨 그가 바라보는 안개 바다를 함께 내려다보며 바위 끝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프리드리히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화가 카를 구스타프 카루스는 뒷모습이 관람자를 그림 속 인물의 자리에 서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프리드리히가 즐겨 사용한 뒷모습 기법, 즉 뤼켄피구어는 관람자의 감정을 깊숙이 끌어당겨 그림 속 인물의 고독에 동화되게 만드는 강력한 공감의 장치였던 것이다. 세 번째 명언 : “신성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심지어 모래알 하나에까지 깃들어 있다.” 이 문장 속에는 그의 예술을 지배했던 핵심 철학인 자연과 우주 만물 안에 신이 존재한다는 범신론이 담겨 있다. 독실한 루터교 신자였던 그는 이 사상을 깊이 받아들여 대자연과 신, 인간의 영혼이 하나로 연결된 낭만주의적 예술관을 꽃피웠다. 그런데 그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자연의 경이로움 이면에 고요와 쓸쓸함, 나아가 서늘한 죽음의 기운마저 느껴진다. 그 감정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프리드리히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야 했던 어린 시절의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1774년 북독일의 해안 도시 그라이프스발트의 엄격한 루터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감당하기 힘든 상실의 고통을 연이어 겪었다. 일곱 살에 어머니를 잃고 그 뒤로 두 명의 누이마저 병으로 떠나보냈다. 가장 참담한 사건은 그가 열세 살이 되던 겨울에 일어났다. 얼어붙은 강 위에서 동생과 스케이트를 타던 중 프리드리히가 그만 얼음 밑으로 빠졌다. 그때 동생이 그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고 자신은 살아났지만 동생은 차가운 물 속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날 이후 극심한 상실감과 살아남은 자가 짊어져야 할 죄책감은 평생 그의 삶을 짓눌렀고 그의 예술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었다. 고통의 그림자를 안고 살던 그는 스물네 살이 되던 1798년 자신의 운명을 바꿀 도시 드레스덴으로 이주하게 된다. 당시 드레스덴은 시인과 화가, 철학자들이 모여 인간의 감정과 자연, 영혼의 세계를 뜨겁게 논하던 낭만주의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었다. 드레스덴에서 그는 낭만주의의 핵심 인물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예술관을 더욱 단단하게 벼려 낸다. 특히 “자연은 보이는 정신이며 정신은 보이지 않는 자연이다”라고 선언했던 철학자 셸링의 사상은 프리드리히의 화폭에 결정적인 숨결을 불어넣어 주었다. 성장기의 상처와 독실한 기독교 신앙, 낭만주의 철학이 하나의 결정체로 응축된 걸작이 ‘교회가 있는 겨울 풍경’③(도판 3)이다. 화면을 바라보면 온통 흰 눈으로 뒤덮인 삭막한 겨울 풍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예술작품에서 겨울은 죽음을 상징하지만 프리드리히는 황량한 겨울 한가운데 희망의 씨앗을 심어두었다. 화면 앞쪽을 자세히 살피면 한 남자가 눈 덮인 바위에 기대어 두 손을 모은 채 기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옆 눈밭에는 두 개의 목발이 버려진 듯 놓여 있다. 목발은 그가 불편한 몸으로 살아왔음을 암시하는 도구이며 동시에 그가 세속에서 평생 짊어져야 했던 무거운 짐을 마침내 내려놓았다는 표식이기도 하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전나무 사이로 예수의 십자가상이 고요히 서 있다. 십자가 형태의 전나무는 저 멀리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고딕 교회의 첨탑과 서로 닮아 있다. 십자가와 교회가 보이지 않는 길로 이어지며 고통받는 인간의 영혼을 현실에서 천상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전나무 역시 중요한 상징이다. 혹독한 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전나무는 죽음을 넘어 이어지는 영원한 생명과 변치 않는 신앙, 다시 찾아올 희망을 암시한다. 오늘날 우리는 프리드리히의 작품에 깊이 위로받고 있지만 정작 그의 생애 끝자락은 참으로 고단하고 외로웠다. 눈에 보이는 현실과 자본만을 좇던 시대의 거센 흐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영혼과 신성을 그린 그의 작품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병과 가난까지 겹치면서 그는 쓸쓸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사후 그의 작품은 다시 주목받았지만 독일 민족주의 이미지로 해석되어 나치의 문화 선전에 이용되는 불행도 겪었다. 하지만 위대한 예술은 긴 침묵 속에서도 스스로 깨어나는 법이다. 철저한 고립 속에서 그는 이런 묵직한 말을 남겼다. “나는 시대의 유행이 내 신념에 반할 때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주위에 고치를 틀 것이다. 시간만이 그것이 찬란한 나비일지 아니면 구더기일지 보여 줄 것이다.” 결국 시간은 프리드리히의 편이었다. 오늘날 그는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되살아났다. 그가 스스로를 감쌌던 캄캄한 침묵의 고치는 마침내 찬란한 나비의 날개가 되었다. 이제 끝으로 ‘떠오르거나 지는 해 앞의 여인’④(도판 4) 앞에 잠시 서 보자. 두 팔을 벌려 찬란한 태양 빛을 맞이하는 여인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순간 우리는 신성한 빛과 하나되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 순간 우리 안에서 조용히 날갯짓을 시작하는 햇살처럼 눈부신 나비 한 마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커터 위력이…돌아온 고우석, 클래스가 달라졌다 “팬들 기억에 남는 선수 되고파”

    커터 위력이…돌아온 고우석, 클래스가 달라졌다 “팬들 기억에 남는 선수 되고파”

    꿈을 찾아 떠났던 고우석(LG 트윈스)이 한국 무대 복귀전에서 한층 더 발전한 모습으로 그간의 노력을 증명했다. 비록 목표했던 바는 이루지 못했지만 20대 젊은 나이에 얻은 배움의 시간이 헛되지 않은 모양이다. 고우석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등판해 1볼넷 2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4-3 승리를 지켰다. 1078일 만의 국내 무대 복귀전이었고 1081일 만에 거둔 세이브였다. 통산 140세이브도 달성했다. 첫 타자만 해도 불안감이 드리웠다. 고우석은 르윈 디아즈에게 직구 4개를 던졌는데 모두 볼 4개로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미국에 다녀와서 오히려 더 나빠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형편없는 투구였다. 그러나 김광삼 투수코치가 올라갔다 내려간 뒤 이내 영점을 잡았고 후속 타자들을 빠르게 돌려세웠다. 대타 양우현과 류지혁을 연거푸 삼진으로 처리한 뒤 강민호를 2루수 뜬공으로 막아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마운드에서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스스로 쫓겨 무너지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스스로의 상태를 파악하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교정해 완벽하게 다른 투구를 선보였다는 점이 확실히 달라진 고우석을 보여줬다. 고우석은 “구종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치님과 (박)동원이 형이랑 올라오면서 얘기하더”면서 “4구 연속으로 볼을 던졌으니까 다음 타자가 초구는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가운데 앉아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구종을 커터(고우석은 정통 커터는 아니고 슬라이더와 중간 경계에 있는 공이라고 설명했다) 위주로 전환하며 손끝 감각을 회복했고 바로 포심 패스트볼 궤적까지 되찾을 수 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4㎞, 커터는 최고 149㎞까지 나왔다. 오랜만의 등판인데 하필이면 1점 차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올라갔던 터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고우석은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팬들 함성에) ‘지면 큰일 날 텐데’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오랜만에 잠실구장 마운드를 밟았지만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 경기에 집중하느라 느끼는 것은 뒤로 미뤄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1점을 잘 막았다는 것보다 앞에서 경기를 잘 풀어줘서 이런 기회가 생긴 것이고 잘 풀린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등판한 모습만 보면 과거처럼 다시 마무리 투수를 맡아도 될 기세다. LG는 시즌 초반 유영찬의 부상에 따른 이탈로 손주영이 올 시즌 한정 마무리 투수를 맡았는데 보직이 바뀐 선수들로 인해 선발과 불펜에 조금씩 과부하가 걸리면서 후반기 부진한 결과로 이어졌다. 고우석이 마무리 투수만 맡아줘도 교통정리가 한결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고우석은 “마무리는 주영이가 해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손주영은 임시 마무리라고 하기에는 1승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01의 특급 성적을 내고 있어 갑자기 또 보직을 바꾸기 애매한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고우석은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 마운드에서 던지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다녀오면서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팀의 상황에 맞게 헌신하겠다는 자세 또한 한층 성숙해진 듯하다. 일찌감치 포스트 오승환으로 불렸지만 고우석은 “오승환 선배처럼 많은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신 그는 “기록 이외의 무언가를 팬들의 기억에 남기고 싶다”며 더 멋지게 그려낼 야구 인생 2막을 예고했다.
  • “119 부르지 마라”… 여수 짚라인 바다에 빠져도 ‘자체 구조’ 고집한 업체

    “119 부르지 마라”… 여수 짚라인 바다에 빠져도 ‘자체 구조’ 고집한 업체

    여수의 한 유명 호텔에서 운행하는 짚라인에 탑승한 초등학생이 바다 한가운데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119 신고를 막은 채 자체 구조를 고집했고, 끊어진 보조 밧줄을 다시 묶어 재운행하는 등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가족과 함께 여수를 찾은 A씨는 바다 위 약 130m를 가로지르는 호텔 옥상 짚라인을 이용했다. 당시 체중 기준을 충족한 초등학생 큰딸 B양만 홀로 짚라인에 탑승했다. 출발 직후 B양의 짚라인은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더니 바다 위 중간 지점에서 완전히 멈춰 섰다. 업체 측은 B양을 끌어당기기 위해 견인 장치를 보냈으나, 작업 도중 견인용 보조 밧줄이 끊어지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짚라인이 크게 흔들리면서 B양의 몸이 바다 쪽으로 처졌고, 바닷물에 몸이 잠기는 두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당황한 보호자가 119에 신고하려 하자, 업체 측은 “119에 신고하지 말고 기다려라”며 “직원들이 직접 구조하겠다”고 신고를 저지했다. 결국 직원들이 짚라인을 타고 직접 이동해 B양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구조가 진행됐지만, B양은 바다 위 공중에서 약 1시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구조 이후의 대응이었다. A씨는 구조 작업이 끝난 뒤 업체 측이 끊어진 견인용 밧줄을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고, 단순히 매듭을 묶은 채 다음 이용객을 위해 재운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짚라인이 중간에 멈추는 일은 흔하며, 자체 구조가 119 신고보다 빠르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용객이 바다에 빠진 것이 아니라 물에 젖은 정도였으므로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태도를 보여 보호자의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업체의 안일한 태도와 안전의식 부재에 깊은 우려를 느껴 제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 “부산 학장 비축기지 이전 해결단계로 가야”…김대식 의원, 16일 주민공청회

    “부산 학장 비축기지 이전 해결단계로 가야”…김대식 의원, 16일 주민공청회

    김대식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사상)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학장동 비축기지 이전을 추진하기 위한 주민 공청회를 오는 16일 학장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연다고 3일 밝혔다. 공청회에서 주민의 요구를 하나로 모으고, aT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에서 비축기지 이전을 설득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비축기지는 농수산물을 저장했다가 원활한 수급, 가격 안정 등이 필요할 때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에는 학장동과 금정구 노포동, 강서구 범방동에 비축기지가 있다. 학장 비축기지는 1978년에 1만 1200㎡ 규모로 지어졌다. 당시 비축기지 자리는 야산이었지만, 도심이 확장하면서 현재는 주변이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였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비축기지 이전을 요구해 왔다. 비축기지에 대형 차량이 오가는 탓에 소음과 교통 위험에 노출된다는 이유다.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자리 잡은 비축기지가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다고도 주장한다. 비축기지의 지붕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등 시설 노후화도 누적됐다. aT는 2018년 학장과 노포 비축기지를 범방동으로 이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비축 물량 증가 등을 이유로 철회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1일 홍문표 aT 사장을 만나 ‘학장동 aT 비축기지 이전 필요 의견서’를 전달하고 시설 노후화와 주민 안전 문제에 대한 개선 대책을 촉구했다. 공청회에서는 비축기지 이전에 필요한 대체시설과 재원, 관계기관의 역할을 살피고, 이전 후 부지를 공원·생활체육시설·문화공간·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aT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시, 사상구에 전달하고 후속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 의원은 “학장비축기지 이전은 더는 논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학장동의 숙원이며, 이제는 주민의 뜻을 모아 대체시설과 재원, 부지 활용까지 실제 해결 단계로 가야 한다”면서 “관계기관을 설득하고 조정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책임 있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 김귀근 경기도의원, 군포복합물류터미널 기능 전환 및 시민 중심 미래공간 조성 촉구

    김귀근 경기도의원, 군포복합물류터미널 기능 전환 및 시민 중심 미래공간 조성 촉구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김귀근 의원(더불어민주당, 군포 4)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주민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군포복합물류터미널의 기능을 전환하고, 단계적 이전 및 시민 중심 부지 활용을 위한 경기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귀근 의원은 9월 1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수도권 물류 환경 변화와 군포시의 도시 구조 변화에 맞춘 터미널 기능 재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군포시는 총면적 36.4㎢로 도내에서 세 번째로 면적이 작은 지자체지만, 물류터미널 부지만 약 70만㎡(21만 평)에 달한다. 터미널 조성 초기에는 외곽 지역이었으나 부곡·송정지구, 대야미 공공주택지구 및 군포·의왕·안산 3기 신도시 개발 등이 잇따르며 대규모 주거단지와 도심 생활권 중심부로 편입된 상태다. 김 의원은 “군포복합물류터미널은 지난 30여 년간 수도권 핵심 물류거점으로 국가 경제와 물류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그동안 물류환경과 군포의 도시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며 “군포시민이 감당해 온 부담에 상응하는 지원과 지역 환원이 충분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군포시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하루 약 2만 7천 대의 물류터미널 이용 차량이 시내 도로를 통행하고 있으며, 이 중 중·대형 화물차만 약 3천 대에 이른다. 교통혼잡, 교통사고 위험, 도로 파손, 대기오염 및 소음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약 854억 원으로 추산됐다. 김 의원은 국가 물류산업 성장 과정에서 가중된 지역 주민의 피해를 보전할 공적 지원 체계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물류터미널의 성격 변화도 언급됐다. 과거 철도-도로 연계형 내륙물류거점에서 현재는 민간 택배, 임대, 보관·배송 등 생활물류 기능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변화한 도심 여건에 부합하는 공간 재구조화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 의원은 약 38만㎡ 규모의 1단계 시설이 2028년, 약 32만㎡ 규모의 2단계 시설이 2042년에 각각 운영 종료를 앞둔 시점에 주목했다. 2028년 1단계 종료를 기점으로 수도권 물류 수요와 교통망, 대체 입지 검토를 병행한 ‘2042 중장기 이전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아울러 물류 기능이 축소되는 유휴 부지는 첨단산업, 양질의 일자리, 공원, 체육·문화시설 등 공공 미래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의원은 경기도에 ▲국토교통부의 터미널 운영 방안 협의 시 지역 의견 적극 반영 ▲수도권 물류 기능 분산·재배치 및 단계적 이전 로드맵 수립 ▲교통혼잡·소음·분진·도로 정비·화재 안전 등 주민 피해 저감 대책 병행 등 3대 현안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 의원은 “군포는 지난 30여 년간 국가 물류의 한 축을 묵묵히 감당해 왔다”며 “이제는 군포에 지난 30년의 기여에 걸맞은 변화와 지원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랫동안 국가 물류를 위해 내어준 공간이 군포시민에게 더 나은 삶과 기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경기도가 변화의 첫걸음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포시의회 재선 의원 및 의장을 지낸 김 의원은 지난 7월 제12대 경기도의회 입성 후 첫 5분 자유발언 안건으로 본 현안을 선정했다. 김 의원은 향후 정부와 도의 정책 결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물류터미널 기능 전환과 부지 활용의 제도화를 위한 의정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데스크 시각] 트럼프의 ‘반공’, 윤석열의 종북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조지아주 애틀랜타 고등학교 유세에서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단순한 좌파나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하드코어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는 “공산주의 위협이 역사상 미국에 가해진 진주만 공습이나 9·11테러보다 더 큰 단일 최대 위협”이라며 내부의 적을 먼저 소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0년대도 아닌 2026년 미국 한복판에서 공산주의의 부활이라니. 트럼프가 꺼낸 것은 실재하는 정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냉전의 유령이었다. 공산주의 망령의 소환은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났다.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평소 입버릇처럼 외쳤던 반국가·종북 세력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투입돼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의 주장이 안보 위협 때문이었는지,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는지는 이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이처럼 권력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의 적을 불러내 비상한 조치를 정당화한다.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지적했듯, 대중을 통제하려는 권력에게 적의 실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적이 존재한다’는 서사의 영향력만이 관건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사회주의로 몰아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결국 트럼프의 ‘공산주의자’도, 12·3의 ‘반국가세력’도 분단의 트라우마와 냉전의 기억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빌려와 위협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두 사례는 겉으로는 국가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뒤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소름 끼치게 닮았다. 12·3 당일 계엄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운 조치가 정작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을 정지시키려 한 것이다. 트럼프는 더 노골적이다. 공산주의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면서 정작 대내적으로는 정부가 시장가격과 기업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국가 자본주의적 행보를 서슴지 않는다. 자국 기업 인텔에는 반도체 보조금을 정부 지분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했다. 동맹국과 다른 나라를 향해서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그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과 며칠 만에 다른 법 조항을 근거로 10% 관세를 강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럼프를 ‘계획경제주의 총사령관’으로 명명하며 전통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 모델을 모방하고 있다고 꼬집은 이유다. 물론 두 사례의 결말이 같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계엄 선포로부터 채 다섯 달이 지나기도 전에 대통령을 전격 파면했다. 국회와 사법부 그리고 한겨울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증명해 보였다. 반면 8월 말 미국은 아직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안갯속 정국 한가운데에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일찍이 정치적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역사적 투쟁의 언어와 상징을 빌려와 무대에 올린다고 통찰했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공산주의라는 유령을 다시 무대에 세워 위기를 연출하는 이들의 행태가 역설적으로 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의 예언을 입증하는 셈이다. 실체 없는 적을 불러내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를 감시하고 검증하는 일 역시 모든 시민이 치러야 할 몫이다. 누가 적을 정의하는가, 그리고 그 정의를 누가 검증하는가. 이 질문 앞에 2024년 12월의 서울도, 2026년 11월의 워싱턴도 함께 서 있다. 최재헌 국제부 차장
  • 학생 평균 15점 이하 교사 세워놓고 ‘치욕’…中 교육청 논란 [여기는 중국]

    학생 평균 15점 이하 교사 세워놓고 ‘치욕’…中 교육청 논란 [여기는 중국]

    중국의 한 지방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담당 교사들을 단상에 세운 뒤 ‘치욕’이라는 문구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펑파이신문과 화상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는 쓰촨성 레이보현에서 열린 ‘2026년 가을학기 교육행정회의’ 사진이 퍼졌다. 사진에는 흰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 등을 입은 교사 20~30명이 단상에 줄지어 서 있다. 이들 뒤 대형 화면에는 ‘레이보현 2025~2026학년도 중학교 기말고사 평균 점수 15점 이하 교사 기념 사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화면 한가운데에는 이보다 훨씬 큰 글씨로 ‘치욕’(耻辱)이라는 두 글자가 표시됐다. 또 다른 사진에는 ‘초등학교 기말고사 평균 점수 30점 이하 교사 기념 사진’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이 사진 역시 화면 중앙에 ‘치욕’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회의는 지난 26일 레이보현 교육 당국이 주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회의장 객석에는 교사와 교육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 수십명 단상에…“사실상 공개 망신”사진이 확산하자 학생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다른 참석자들 앞에 세운 뒤 ‘치욕’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까지 찍게 한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현지 누리꾼들은 “학생 성적이 낮다고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교육 여건과 학생별 학습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교사에게 모욕감을 줬다”, “교사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면 교육의 질이 높아지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교사의 책임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평균 점수가 15점이나 30점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교사의 책임도 살펴야 한다”, “학생들이 낙제 수준의 성적을 받았는데 아무런 평가도 하지 않는 것이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당국도 사진 사실 확인…회의 경위 조사레이보현 교육체육국은 해당 회의를 직접 주최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급 기관인 량산이족자치주 교육 당국도 온라인에 퍼진 사진이 실제 회의에서 촬영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현재 레이보현 당위원회와 현 정부는 회의 개최 경위와 사진 촬영을 지시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량산주 당국도 담당자를 보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보현은 쓰촨성 남서부 산악 지역으로 가파른 산과 깊은 계곡이 많아 교통과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이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농촌진흥 중점 지원 지역이기도 하다. 인구는 약 30만명으로, 2024년 기준 유치원을 제외한 학교 79곳에 학생 5만 4651명, 전임 교사 3217명이 재직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학생들의 낮은 성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교사들을 ‘치욕’이라는 문구 앞에 세우는 방식이 교육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혼란과 고통 지나야 진리와 신비가 드러나죠”

    “혼란과 고통 지나야 진리와 신비가 드러나죠”

    산문집 펴낸 남상근 신부살며 겪어야 할 일은 겪을 수밖에환란 지나야 비로소 깨달음이 와은총, ‘참 좋은 것’에 수긍하는 힘출판사 대표 변신 김금희편집자로 창작 못잖은 희열 느껴남 신부 만난 덕에 깊은 신앙 얻어앞으로도 가톨릭 필자 발굴할 것 “살면서 책과 같은 삶의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시겠지만, 늘 신자가 강자고 사제가 약자니까요. 신부들이 큰소리치는 것 같지만 정반대죠. 하하!” ‘소설가 김금희’가 영성으로 충만한 책 ‘은총수업’(페퍼로니)으로 찾아왔다. 직접 쓴 건 아니다. 출판사 사장이자 책의 충실한 편집자로 만듦새를 책임졌다. 그가 한발 물러나며 앞세운 주인공은 남상근 라파엘 신부다. 두 사람을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성당에서 만났다. 남 신부는 스스로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밝혔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로 기자를 웃기고 울렸다. 김금희가 잠깐 펜을 내려놓고 편집자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보다 앞서 왜 지금 우리에게 ‘은총’이 필요한 것일까.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살 수 없으니까요. ‘나’ 혹은 ‘우리’를 세상의 중심에 둘 때 여러 문제가 생기죠. 꼭 그런 게 아님을, 우리를 뛰어넘는 어떤 게 작동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바로 은총을 받아들이는 시작이죠.” ‘은총수업’은 올해로 사제 서품 25주년을 뜻하는 ‘은경축’을 맞이한 남 신부의 첫 번째 산문집이다. 그동안 미사와 강론을 통해 신자들에게 전했던 이야기들을 단정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성경 속 구절이 일상의 고민과 어우러지는 가운데 오늘날 우리의 삶이 결코 우리만의 힘으로 완성되는 게 아님을 넌지시 가르쳐 준다. 꼭 천주교 신자가 아니어도, 신앙심이 없어도 펼쳐볼 만하다. 신앙보다는 삶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서다. 김금희는 책 57쪽에 있는 ‘모든 불이 지나간 뒤’라는 제목의 글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해당 글에서 남 신부는 열왕기 상권 19장 12절의 문장을 인용하고 있다.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살면서 겪어야 할 것은 겪어야 합니다. 피할 도리가 없죠. 예언자 엘리야의 이야기인데요.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들을 여력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만약 그러면 우리가 이미 성인(聖人)이죠. 모든 환란이 다 지난 뒤에 비로소 무엇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생의 진리일 수도 삶의 신비일 수도 있죠. 그런데 잘 생각해 보죠. 지진과 불과 바람이라는 혼란이 없었다면 진리나 신비가 우리 눈에 보일까요.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걸 지나와야 비로소 더 귀한 걸 발견하게 되죠.”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대온실 수리 보고서’ 등의 소설을 펴내며 동시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금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2023년에 세례를 받았으니, 생각보다 신자로 살아온 세월이 그리 길지는 않다. 짧은 세월에도 깊은 신앙심을 키울 수 있던 건 공덕동성당의 주임신부였던 남 신부와의 만남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이름을 내건 출판사 첫 책의 저자로 남 신부를 당당히 앞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페퍼로니라는 출판사 이름은 그의 소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에서 따온 것이다. 남 신부의 책을 만들면서 김금희는 “창작 못지않은 희열감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가톨릭 관련 좋은 필자를 발굴해서 멋진 책을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 기자를 꿈꾸기도 했다는 남 신부는 서울대 신문학과에서 공부했다. 대학원 공부를 이어가던 중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성가복지병원에서 우연히 자원봉사를 하게 됐는데 그 길로 신학을 공부하고 2001년 사제품을 받았다. 사제는 분명 교회 안에서 ‘대접받는’ 사람이다. 그 사실 때문에 의기양양하고 더러는 자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총은 자만심에 빠진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은총은 자기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 잘 느끼는 것 같아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것이 ‘좋으신 분’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 그렇게 되면 아무리 열악하고 불행한 상황에서도 빠져나갈 수 있어요. 은총은 ‘참 좋은 것’을 ‘참 좋은 것’으로 수긍하게 하는 힘이에요.”
  • 끝내기 만루포에 괴력 뒤집기… KIA·키움·롯데 끝장 복수혈전

    끝내기 만루포에 괴력 뒤집기… KIA·키움·롯데 끝장 복수혈전

    KIA, 25일 대타 이호연 만루홈런롯데에 4-5 뒤지다 극적인 역전승23일 키움엔 끝내기 만루포 내줘롯데, 18일 키움에 0-8→15-10 이겨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역전 승부가 연일 펼쳐지고 있다. 그 짜릿함에 한쪽에선 비명이 나오고 반대쪽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역전극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 속을 가만 들여다보면 딱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화풀이하는 모양새다. 25일에는 KIA 타이거즈가 돌고 도는 복수혈전의 완결편을 찍었다. KIA는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4-5로 뒤진 채 9회말을 맞았다. 3번 타자 김도영부터 시작하는 타순이었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해 KIA의 추격을 잠재우려 했다. 김도영이 초구를 건드려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나성범이 좌전안타로 역전의 불씨를 살리는가 했지만 대타 이창진이 허무하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김호령이 좌전안타로 출루하고 김태군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두 번째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시즌 단 12경기에서 25타수 5안타 타율 0.200의 이호연이었다. 김원중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본 경험이 있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호연은 김원중의 주무기인 포크볼 하나만 보고 타석에 섰다. 초구부터 낮은 포크볼이 들어왔다. 헛스윙. “낮은 코스는 버리고 높게 들어오는 공을 공략하라”는 이 감독의 주문만 되새겼다. 그리고 4구째 드디어 포크볼이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결과는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대타 만루홈런이었다. 9회말 대타로 나서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것도 역대 통산 두 번째다. 그만큼 귀한 기록이다. 게다가 직전 경기에서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은 팀이 다음 경기를 9회말 2사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뒤집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KIA는 이틀 전 키움 히어로즈 원정경기에서 7-2로 9회말을 시작했지만 빗맞은 안타 2개가 빌미가 돼 2점을 내주자 불펜 투수 중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이의리를 긴급 투입했다. 어깨를 풀 틈조차 없이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맷 데이비슨과 안치홍을 우전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로 몰렸지만 대타 여동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만루라고는 해도 여전히 3점의 리드가 있었고 아웃카운트 하나만 처리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도 이의리는 집요한 직구 승부 끝에 김재현에게 통한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재현의 타율 역시 0.182(11타수 2안타)에 불과했지만 배팅 포인트를 앞쪽에 두고 오직 직구만 노린 끝에 시속 155㎞짜리 직구를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KIA에 이런 충격적인 패배를 안긴 키움 역시 닷새 전인 18일 롯데에 기가 막힌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당시 키움은 8-0으로 크게 앞서 나가다 7회에만 무려 13점을 내주며 10-15로 무릎을 꿇었다. 13점은 롯데 구단 역사상 한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이었다. 결국 롯데가 먼저 키움을 울렸고, 키움이 KIA에 화풀이하자 KIA가 롯데에 복수혈전을 펼친 모양새가 됐다. 단 일주일 사이에 승부의 물레바퀴는 이렇게 돌고 돌았다.
  •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역전승부...돌고 도는 복수혈전됐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역전승부...돌고 도는 복수혈전됐다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역전 승부가 연일 펼쳐지고 있다. 그 짜릿함에 한쪽에선 비명이 나오고 반대쪽에선 환호성이 터진다.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역전극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 속을 가만 들여다보면 딱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화풀이하는 모양새다. 25일에는 KIA 타이거즈가 돌고 도는 복수혈전의 완결편을 찍었다. KIA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4-5로 뒤진 채 9회말을 맞았다. 3번 타자 김도영부터 시작하는 타순이었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해 KIA의 추격을 잠재우려 했다. 김도영이 초구를 건드려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나성범이 좌전안타로 역전의 불씨를 살리는가 했지만 대타 이창진이 허무하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그런데 김호령이 좌전안타로 출루하고 김태군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면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두 번째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 시즌 단 12경기에서 25타수 5안타 타율 0.200의 이호연이었다. 김원중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 본 경험이 있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호연은 김원중의 주무기인 포크볼 하나만 보고 타석에 섰다. 초구부터 낮은 포크볼이 들어왔다. 헛스윙. “낮은 코스는 버리고 높게 들어오는 공을 공략하라”는 이 감독의 주문만 되새겼다. 그리고 4구째 드디어 포크볼이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결과는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대타 만루홈런이었다. 9회말 대타로 나서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 것도 역대 통산 두 번째다. 그만큼 귀한 기록이다. 게다가 직전 경기에서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은 팀이 다음 경기를 9회말 2사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뒤집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KIA는 이틀 전 키움 히어로즈 원정경기에서 7-2로 9회말을 시작했지만 빗맞은 안타 2개가 빌미가 돼 2점을 내주자 불펜 투수 중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이의리를 긴급 투입했다. 어깨를 풀 틈조차 없이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맷 데이비슨과 안치홍을 우전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로 몰렸지만 대타 여동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만루라고는 해도 여전히 3점의 리드가 있었고 아웃카운트 하나만 처리하면 그뿐이었다. 그런데도 이의리는 집요한 직구 승부 끝에 김재현에게 통한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재현의 타율 역시 0.182(11타수 2안타)에 불과했지만 배팅 포인트를 앞쪽에 두고 오직 직구만 노린 끝에 시속 155㎞짜리 직구를 왼쪽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KIA에 이런 충격적인 패배를 안긴 키움 역시 닷새 전인 18일 롯데에 기가 막힌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당시 키움은 8-0으로 크게 앞서 나가다 7회에만 무려 13점을 내주며 10-15로 무릎을 꿇었다. 13점은 롯데 구단 역사상 한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이었다. 결국 롯데가 먼저 키움을 울렸고, 키움이 KIA에 화풀이하자 KIA가 롯데에 복수혈전을 펼친 모양새가 됐다. 단 일주일 사이에 승부의 물레바퀴는 이렇게 돌고 돌았다.
  • 홀로 바다를 지키는 거대한 바위, 서귀포 외돌개 [두시기행문]

    홀로 바다를 지키는 거대한 바위, 서귀포 외돌개 [두시기행문]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의 푸른 바다 한가운데에 홀로 의젓하게 솟아 있는 외돌개는, 세찬 파도와 오랜 세월이 빚어낸 웅장한 화산암 기암절벽으로 남녘 바다의 독보적인 비경을 품은 명소다. 바다 위에 홀로 외롭게 서 있는 바위라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짙푸른 녹음이 절정에 달하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날이면 더욱 찬란한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자아낸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거친 해풍과 시원한 파도 소리를 마주하며 걷는 외돌개의 여정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태고의 자연이 건네는 묵직한 위로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외돌개 탐방의 묘미는 올레길 7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한 아늑한 들머리에서 출발하여, 바다를 품은 낭만적인 숲길과 아찔한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는 데 있다. 초입의 오붓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 바다 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수평선과 함께 당당하게 바다를 지키고 선 외돌개의 자태가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거친 파도가 바위 아랫부분을 세차게 두드리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풍경은, 여름날의 뜨거운 공기를 단숨에 식혀주는 청량한 스릴과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외돌개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마주하게 되는 주변의 풍경들은 발걸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바다 건너 아스라이 조망되는 범섬의 웅장한 실루엣과, 기암괴석이 층층이 쌓인 해안 절벽의 파노라마는 걷는 이의 마음속까지 탁 트인 시원함으로 채워준다. 땀 흘려 걷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길 위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면, 제주의 거친 바다와 눈부신 햇살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잊지 못할 여름날의 서사가 완성된다. 산책의 여운을 깊이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외돌개의 매력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탐방을 마친 후에는 인근의 고즈넉한 황우지해안의 에메랄드빛 천연 수영장 풍경을 감상하거나, 시원한 바다를 조망하며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를 찾아 차분하게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물길을 따라 넌지시 이어지는 잔잔한 풍경들은 여행의 흥분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여름 바다의 뜨거운 햇살과 거친 바람을 누비느라 허기진 몸을 달래줄 먹거리는 서귀포 자락의 넉넉한 인심이 빚어낸 고유의 별미가 책임진다. 탐방을 마치고 인근의 포구나 식당가로 내려오면, 청정 제주의 맑은 물과 신선함으로 빚어낸 시원하고 매콤새콤한 한치물회, 혹은 든든하고 고소한 몸국이나 고기국수 한 그릇이 여행객을 반긴다. 푹 끓여낸 진한 국물이나 갓 잡아 올려 싱싱한 해산물 요리들은, 여름날의 해안 길에서 지친 몸을 속 깊이 짜릿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정성스러운 위로다.
  • 김도영, 개인최다 타이 38홈런

    김도영, 개인최다 타이 38홈런

    살인적인 강속구도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거침없는 홈런 레이스를 멈춰 세우진 못했다. 김도영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38호 홈런을 때렸다. 2024년 기록했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동률이다. 당시 9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나왔는데 올해는 홈런 시계를 한 달이나 앞당겼다. 2003년 10월 2일생인 김도영은 다음 달 6일까지 홈런 2개만 더 추가하면 1999년 이승엽이 달성했던 KBO리그 최연소 40홈런 기록(22세 11개월 5일)도 갈아치운다. 전날 키움 선발 안우진의 시속 156㎞의 직구에 왼쪽 팔꿈치를 맞고도 나온 홈런이라 더 특별했다. 김도영은 이날 시속 150㎞ 강속구를 아무렇지 않게 꽂아대는 키움 선발 전준표를 상대로 1회 첫 타석부터 몸쪽 공에 두려움 없이 맞서며 볼넷을 골라냈다. 3회초 1사 후에는 다이아몬드를 정확히 반으로 쪼개는 13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서 살짝 몸쪽으로 치우친 시속 149㎞ 직구를 사정없이 걷어 올렸다. 김도영의 홈런에도 KIA는 역전패를 당하며 웃지 못했다. KIA는 7-2로 승리를 눈앞에 뒀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맷 데이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마무리 이의리가 대타 김재현에게 끝내기 만루포를 허용해 7-8로 경기를 내줬다. 끝내기 만루홈런은 역대 26번째다. KBO리그 역사상 3점 차로 끌려가던 팀이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역전한 사례는 김재현이 역대 3호로 모두 2아웃에 나왔다. 1호는 1995년 7월 25일 이동수(삼성)가 구대성(한화 이글스)을 상대로 3-6에서 쳤고, 2호는 2002년 4월 10일 김응국(롯데 자이언츠)이 김진웅(삼성)을 상대로 2-5에서 쳤다.
  •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 반복… 남산 달리며 ‘서브3’ 꿈꾼다[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 반복… 남산 달리며 ‘서브3’ 꿈꾼다[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왕복 6.4㎞, 차·자전거 출입 통제숲속 그늘이라 땡볕 피할 수 있어지구력과 하체 근력 동시에 키워오르막길은 보폭 줄이고 ‘잔걸음’내리막길은 속도 줄여 부상 예방 “남산 3회전을 430 페이스로 완주하면 서브 3도 바라볼 수 있다.” 이 말을 들어봤거나 알고 있는 러너라면 이미 건강을 위한 달리기 수준을 넘어섰다. 체중 감량이나 건강 관리를 위해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했더라도, 5㎞를 쉬지 않고 완주했다면 10㎞가 눈에 들어오고 그렇게 하프마라톤(21㎞)과 마라톤(42.195㎞) 완주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마스터스 영역에서 ‘꿈의 기록’으로 꼽히는 서브 3(풀코스 3시간 미만 완주) 달성을 노리는 서울·경기권의 러너들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남산으로 향한다. 지난 15일 오전 5시 광복절을 맞아 약 2년 만에 남산 북측순환로로 찾았다. 기록 욕심을 내며 훈련에 매진할 때 주말이면 찾았던 최고의 훈련 코스가 남산이다. 당시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하며 달렸다. 이날은 달랐다. 이른 시간인데도 공영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했고, 왕복 6.4㎞의 북측순환로에는 저마다의 ‘가을’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어림잡아 2년 전의 20배 정도의 인파는 돼 보였다. 경기 고양시에서 남산까지 ‘전지훈련’을 왔다는 직장인 서인호(37)씨는 “남산이 단기간에 러닝 체력을 키우는데 탁월한데다 더위까지 피하며 달릴 수 있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먼 길을 찾아왔다”라면서 “직접 달려보니 서울에 사는 러너들은 특권이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과 경기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러닝 클래스나 마라톤 강습은 7~8월 주말이면 대거 남산으로 모여든다. 이곳의 북측순환로는 이륜차를 포함한 차량과 자전거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보행자 전용 산책로여서 걷거나 달리기에 안전하다. 무엇보다 산책로의 90%가량이 우거진 숲속 그늘에 있어 한낮에도 땡볕을 피할 수 있고, 한강공원을 비롯한 서울 평지에 비해 평균 기온이 낮아 여름 달리기 훈련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남산 달리기의 진짜 매력은 반복되는 크고 작은 언덕에 있다. GPS 추적을 통한 이곳의 고저도를 살펴보면 왕복 1회전에 약 5번의 크고 작은 언덕이 나오고, 반대로 5번의 내리막길이 나온다. 언덕길을 치고 오를 때에는 심장이 터져 나갈 듯 요동치고 허벅지는 천근만근 무거워지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언덕의 정상을 바라보며 ‘곧 내리막에서 회복(휴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게 된다. 한 번의 왕복으로 대략 160m의 획득 고도를 기록하게 되는데, 이는 내리막길을 제외하고 순전히 언덕을 오른 높이의 총합을 뜻한다. 통상 남산이 처음인 초보자는 1회전 도전부터 시작해 점차 왕복 횟수를 늘려간다. 달리는 총거리가 한강 등 평지에서보다 크게 줄더라도 반복된 언덕 달리기를 통해 심폐 지구력과 장거리 달리기에 필요한 하체 근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어 훈련 명소로 손꼽힌다. 남산 북측순환로 3회전의 총거리는 하프마라톤에도 못 미치는 19.2㎞에 불과하지만, 이 거리를 평균 4분 30초 페이스(1㎞를 4분 30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완주하면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이 갖춰졌다는 말이 정설처럼 내려올 정도다. 이러한 ‘경험칙’은 스포츠 생리학 전문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상하이체육대학 연구진이 2025년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달리기에 관한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오르막길에서는 달리는 사람의 추진력과 에너지 소비가 커지는 동시에 산소 섭취량과 심혈관 부담이 증가한다. 즉, 평지에서보다 같은 거리를 달리더라도 더 큰 운동 효율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내리막길에서는 과도한 가속과 보폭의 증가에 유의해야 한다. 내리막에서의 빠른 속도와 큰 보폭은 발목과 정강이, 무릎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인 충격을 가해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르막길은 속도가 다소 느려지더라도 상체를 앞쪽으로 기울이고 보폭을 크게 줄여 잔걸음으로 올라가고, 내리막은 상체의 힘을 빼되 속도를 붙이지 않는 방식이 권장된다. 엘리트 마라톤 선수 생활을 거쳐 현재 프리랜서 코치로 동호인을 지도하는 최범식 코치는 “남산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100~300m 정도의 간격으로 반복되는 곳으로, 조깅으로만 달려도 인터벌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서 “무엇보다 오르막에서는 둔근과 발목 강화에 효과적이라 체중 분산을 잘할 수 있는 러닝 자세를 만드는데 필요한 근력 기르기에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리막은 무릎 부상 위험이 커지는 만큼 아직 러닝 근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초보라면 내리막에서는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덧붙였다.
  • 형제섬과 마라도를 품은 다도해의 파노라마, 제주 송악산 [두시기행문]

    형제섬과 마라도를 품은 다도해의 파노라마, 제주 송악산 [두시기행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남쪽 바닷가에 묵직하고도 아늑한 품으로 솟아 있는 송악산(104m)은 태고의 화산 활동이 빚어낸 신비로운 지형과 남해안의 찬란한 풍광을 동시에 품고 있는 명소다. 해발 고도는 비록 높지 않으나 크고 작은 99개의 작은 외륜산이 어우러져 독특한 능선을 형성하고 있어 ‘구십구봉’이라는 부드러운 별칭으로도 불린다. 짙푸른 녹음이 절정에 달하고 시원한 해풍이 그리워지는 여름날,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하며 걷는 송악산의 여정은 일상의 번잡함을 씻어 내고 마음까지 편안한 기분을 선사한다. 송악산의 명포인트는 해안 절벽을 따라 유유히 이어지는 명품 순환 산책로인 ‘송악산 둘레길’에 있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조성된 길을 걸으며 초입을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조망과 함께 짙푸른 제주 바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길을 걷는 내내 귓가를 스치는 청량한 파도 소리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여름 바람은 걷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능선 위 초원 지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들의 풍경은 남쪽 바다의 이국적인 정취를 한층 더 깊게 더해 준다. 특히 둘레길을 거니는 동안 눈을 들면 마주하게 되는 주변의 풍경들은 어떠한 예술품보다 강렬한 감동을 안겨준다. 바다 한가운데 조각처럼 떠 있는 형제섬과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는 가파도, 대한민국 최남단의 마라도가 아스라이 조망되며, 그 뒤로 웅장하게 대지를 감싸 안은 한라산의 실루엣이 거대한 파노라마를 완성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의 신비로운 지형적 흔적과 해안 절벽 곳곳에 깊게 파인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적 동굴 진지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묵직한 시대의 서사를 되새기게 만드는 다크투어의 현장이 되어주기도 한다. 여행의 여운을 차분히 갈무리하기에 좋은 주변 명소들은 송악산의 매력을 더욱 풍성하게 이끈다. 하산 후에는 인근의 신비로운 지질 트레일 명소인 ‘용머리해안’의 층층이 쌓인 사암층을 거닐거나, 웅장한 기세로 솟아 있는 ‘산방산’ 자락의 고즈넉한 풍경을 찾아 사색에 잠기는 것을 추천한다. 파도가 다듬어 낸 해안의 비경과 고요한 숲길은 여행의 흥분을 부드럽게 가라앉혀 준다. 푸른 바다와 거친 바람을 누비느라 허기진 몸을 달래줄 먹거리는 제주 서남쪽 자락의 넉넉한 인심이 빚어낸 고유의 별미가 책임진다. 여행을 마치고 인근 마을이나 포구로 내려오면, 청정 제주의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자리물회나 한치물회, 혹은 든든한 해물뚝배기가 여행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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