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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방문 중국 외교부장…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 가능성 “50%이상”

    평양 방문 중국 외교부장…트럼프-김정은 다시 만날 가능성 “50%이상”

    다음 달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9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한다. 왕 부장의 방북은 2019년 9월 이후 약 6년 7개월 만이다. 중국 외교부는 8일 이번 방북에 대해 “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양당, 양국 최고 지도자들의 합의를 이행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지난 2024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어 있다”면서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2025년과 올해 양회 외교부장 회견에서는 한국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고,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남다른 호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미 회담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8일 서울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 플래넘’ 기자회견에 참석한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올가을 북미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의 성공적인 개인 간 외교를 재개하기를 원한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며 “현재 이란 등 이슈가 많아 바쁘지만 북한과 대화를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당연히 언급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은 북한과 양자 관계 수립을 원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간 회담이 있기 전에 일본, 한국과도 구체적인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난 뒤 김 위원장을 만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이란과는 달리 북한을 별도의 범주(different basket)에 넣고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는 김 위원장과 다시 관여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 정부의 드론 활동 유감 표명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외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동안 기차를 타고 온 김 위원장에게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으로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제안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웃으며 이 제안을 거절해 회담에 참석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안심시켰다.
  •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국 중간선거는 결국 경제가 좌우트럼프 ‘유가 못 잡으면 패배’ 알아이란과 어느 선에서 타협 가능성도한미 관계, 힘들어도 동맹 역할 해야자주국방, 북한 핵 대응 전략이 핵심전략적 다변화·전략적 자율성 필요김정은, 쉽게 협상 테이블 안 나올 것관세 따른 대미 투자 긍정적 측면도 AI 협력·수출 통해 기업 실적 좋아져인적자원부 만들어 AI 인재 키워야“트럼프 정부가 예측 불가하고 요구 사항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은 ‘안미경중’을 보다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미 투자 및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신기욱(66)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겸 아태연구센터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 소장은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한 단독인터뷰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2기와 한미 관계, 북미 관계, 미중 관계 등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내놨다. 아태연구센터 한국포럼 참석차 방한한 신 소장은 지난 20년간 아태연구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해 힘써 온 국제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이어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 속 갈등이 커지는데.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다. 언론 등에서 ‘신냉전’ 얘기를 하는데 냉전 시대에는 적군과 아군의 구도가 명백했는데 지금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냉전은 나름의 질서가 있어 한국도 고민이 적었다. 트럼프의 정책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신고립주의 얘기를 하는데 지금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모순이 있다. 분명한 국제질서가 없고 글로벌 리더십도 없는 상태에서 신냉전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다. 오히려 시진핑이나 푸틴, 모디 등이 권위주의적이지만 리더십을 더 보인다.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아 한국 같은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는 돈로주의(신고립주의)라더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축출했고 이란을 공격했는데. “마가의 원칙은 소위 신고립주의인데 현 상황은 상당히 상충한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때 후세인을 죽였고 지상군까지 들어갔으니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차이는, 이라크 전쟁 때는 9·11테러라는 명분이 있었다. 부시가 혼자 들어간 게 아니라 유엔을 통했고 한국 등 국제사회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거 없이 협상하다 갑자기 그냥 때려 버렸다. 또 동맹이나 국제사회 지원을 받고 시작한 게 아니라 일단 해 놓고 ‘너네 안 도와주면 나중에 두고 볼 거다’라는 식이다. 이라크전 때 레짐 체인지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이란의 위험 제거, 권위주의적 지도자 축출 정도로 선을 그은 거 같다. 문제는 이게 미국 마음대로 되느냐 하는 것인데 대안 세력 없이 아들로 승계돼 트럼프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에게 넘어간 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에 대한 동정 여론까지 생기는 건 안타깝다.” -이란 전쟁에 관세 전쟁까지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1월 미 중간선거 전망은. “미 중간선거는 원래 여당이 불리하다. 지금 추세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부시는 9·11테러로 미국민이 분노할 때 이라크전을 일으켜 인기가 올라갔다. 보통 전쟁을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지금은 원래도 지지율이 낮고 명분도 약하다. 중간선거는 전쟁도 전쟁이지만 경제가 좌우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 해제 등 여러 방법을 쓰는 것이다. 결국 유가를 못 잡으면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아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유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전쟁이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어느 선에서 타협할 것이다. 물론 전면전 상태는 멈춰도 전쟁 후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주한미군 자산 차출에 호르무즈 함정 파병 요청도 있다. 트럼프 2기 한미동맹은. “일이 꼬이거나 힘들면 결국 원칙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는데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잘못하면 임기응변이 될 수가 있다. 동맹 문제는 고민하더라도 원칙적인 선에서 하는 게 맞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파병 시 지지층을 잃으면서도 원칙대로 하지 않았나.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이럴 경우 한국은 더 곤혹스러울 수 있다. 동북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파장이 훨씬 크다. 중국을 상대해야 하고 북한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기저기 눈치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칙대로 가는 게 맞고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대미 의존도가 높으니 유럽 등과 상황이 다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속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등 자주국방을 강조하는데. “트럼프와 마가들은 한국, 일본 등이 잘살게 됐으니 국방을 더 감당해야 하고 미군은 좀더 유연성 있게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이 ‘우리 힘으로 다 하겠다’라는 거라면 위험하다. 자주국방이 정말 제대로 되려면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핵심이다. 미군도 다 내보내고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하겠다’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 건지가 자주국방의 핵심이 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략적 다변화’나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전작권을 가져오고 그런 거보다 한국이 어떻게 전략을 갖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란 전쟁은 북한에도 메시지를 줬을 텐데 북미 관계, 남북 관계 향방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 이라크, 이란, 북한인데 이제 북한만 남은 셈이니 김정은이 신경 쓰일 것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론 중국과, 군사적으론 러시아와 밀착해 레버리지를 강화했고 핵·미사일 증강에 러우 전쟁 참전으로 테스트도 많이 했다. 자신감이 커져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는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보는 거 같다. 트럼프 1기 때 ‘하노이 노딜’ 후 북한은 미국보다 문재인 정부를 더 비난했다. 신뢰를 잃은 만큼 이재명 정부에 쉽게 응대하지 않을 것 같다. 북미 관계는 트럼프가 재선됐을 때 다시 만나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트럼프가 지금 현안이 너무 많아 바쁘다. 관세도, 전쟁도 본인이 다 하니 1기 때처럼 북한에 신경 쓸 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북한도 빨리 안 하려고 할 것이나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게 트럼프가 제일 값이 크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트럼프가 이란 핵시설은 폭파하면서 북한과는 핵을 용인하는 듯한 협상에 나선다면 모순적이고 명분이 없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 전망은. “트럼프가 중국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희토류 문제도 있고 쉽지 않다. 게다가 전쟁 등으로 너무 바쁘다. 일각에서 트럼피즘을 ‘적과는 잘 지내고 친구들은 때려서 뭔가 얻어내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트럼프가 시진핑, 푸틴과는 잘 지내면서 만만한 한국, 일본, 유럽에는 관세도, 방위비도 더 내라고 한다. 미중 간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한동안 큰일은 없을 것 같다. 호르무즈 함정 파병에 중국도 언급한 건 원칙보다 ‘너네도 지나가는데 협조하라’는 이해관계에 따른 거래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취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그렇게 언급해 다소 놀랐는데 이 대통령에 대한 미측의 ‘친중파 의심’을 의식한 발언 아니었나 싶다. 안미경중은 끝난 거라지만 경제가 안보화하니 이를 더 세분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보는 어차피 미국과 가는 거고 경제에서도 안보와 관계된 건 미국과 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모두 안보 관련은 아니니 관광, 소비재, 제조업 등은 중국과 같이 갈 수 있으니 더 세분화하면 된다. 하이테크 쪽은 미중 간 디커플링이 되지만 제조업은 공급망이 얽혀 있어 분리가 어려울 거다.” -미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에도 트럼프의 관세 때리기는 이어지는데. “트럼프 2기에 관세를 완전히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중간선거에서 지면 힘이 빠질 것이다. 한국은 인내심을 갖고 원칙을 천명하며 시간을 버는 게 낫다.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중국이 반도체 등에서 많이 따라왔는데 미국의 대중 견제로 한국이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다. 특히 AI 관련 한미 협력과 수출 덕에 삼성, 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좋다.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는 자연스럽고 필요하다. 손해 보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정책으로 한국이 반도체, 방산 등에서 이득을 본다. 삼성, SK, 현대차 등이 잘나가니 한국이 버티는 거다. 실용외교 차원에서 냉철하게 봐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인재 육성 및 쟁탈전이 거세다. 한국에 제언한다면. “한국 학생들이 공대에 안 가고 의대로 몰려간다니 안타깝다. 서울대 교수 수십 명이 해외로 떠났다는 뉴스에도 놀랐다. 2023년 아시아의 떠오르는 도전을 연구하는 랩을 만들어 처음 펴낸 책이 일본, 호주, 중국, 인도가 어떤 인재 전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느냐에 관한 것이다. AI도 결국 인재 문제다. 한국은 인구학적 위기가 심각해 인력풀이 줄어든다. 학생들이 의대가 아니라 공대에 가야 삼성, SK, 현대차 등이 유지될 텐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니 이민 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이 겪은 이민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인적자원부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신기욱 소장은 누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정치사회학자. 2001년 한국학 프로그램을, 2024년 대만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민주주의, 민족주의, 이민, 국제관계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하나의 동맹, 두 개의 시각’, ‘북한의 수수께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등 20여권의 책을 썼다. 2023년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을 설립해 인재 개발, 민족주의·인종차별, 미·아시아 관계, 민주주의 위기와 개혁 등 아시아의 떠오르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도전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 물밑 조력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에 이어 지난해 7월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페이스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핵잠 한미 합의, 되돌릴 수 없게 트럼프 정부 때 진척시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핵잠 한미 합의, 되돌릴 수 없게 트럼프 정부 때 진척시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세 협상·후속 협의3500억弗 美투자 日보다 좋은 조건우라늄 농축·핵 재처리 물꼬도 성과실무진 TF 통해 조율… 실속 챙겨야한반도 둘러싼 외교·안보트럼프 김정은에 러브콜… 회담 의지韓 북미 만남 공헌하려면 신뢰 필요중일 갈등에 공개 발언은 신중해야“새해에도 관세 등 통상 전쟁은 장기화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등 ‘두 개의 전쟁’도 이어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엄혹한 현실을 잘 돌파해 나가려면 국력과 외교력을 키워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세 전쟁과 미중 갈등, 북러 밀착, 중일 마찰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 수년째 이어지는 두 개의 전쟁은 세계적으로 국방비와 에너지 등 물가를 동시에 올리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교와 경제, 안보가 엮인 복합다층적 위기 앞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경제외교 전문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을 역임한 이시형(68) 한국외교협회 신임 회장을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새해 전망 등을 들었다. 그는 2일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한다. ●韓 중재 없이 북미 만나면 위험할 수도 -트럼프의 복귀로 전 세계가 각자도생의 시대로 가는 것인가. “2025년은 트럼프발 큰 파도가 덮친 시기였다. 아직 코만 내놓고 호흡하는 정도지 빠져나온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쪽으로 튈지 불안한 요인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우리에게는 상수일 수밖에 없는 북한 문제 등 2026년에도 상황이 그다지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한미가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후속 협의가 진행 중인데. “한미 관계는 두 대통령의 회담으로 관세 협상 합의 등 물꼬는 잘 텄는데 지금부터 속을 채워 나가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라는 큰 그림은 나왔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니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트럼프식 톱다운 협상으로 기대 난망이던 이슈들도 밖으로 나왔는데 실무진의 추가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속을 챙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미 합의 중 ‘1500억 달러 조선 투자, 2000억 달러 추가 투자’ 평가는. “양측 간 밀고 당기기를 통해 관세율과 투자금액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조선 투자 아이디어가 들어갔고 처음엔 현금 투자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상 현금 투자로 끝났다. 5500억 달러 투자를 합의한 일본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있으나 우리가 경제적으로 감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선 협력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고 추가 투자는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중요 분야에서 수익 배분 등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서 보면 우리가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만큼 투자 수익을 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 승인’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지지’도 포함됐는데. “관세로 시작해 안보, 핵잠에 농축·재처리까지 물꼬를 틀 수 있게 미국의 인정을 받아내고 문서화한 것은 상당한 성과다. 그동안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마다 제약이 많았는데 통상과 안보 문제가 결합해 패키지딜이 되니 가능했다. 각각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율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핵잠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때문에 우리가 기회를 잡은 것인 만큼 트럼프 정부 때 상당히 진도를 나가서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 미국보다 우리가 급하니 실무 협의를 진척시켜야 한다.”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가운데 ‘자주파 vs 동맹파’ 논란이 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서로 하는 일이 다르지만 함께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그런데 자주파로 밀어붙이는 원로들이 다시 등장해 현재 여건을 고려하기보다 평양에 가서 사진 찍고 내년 선거도 고려하고 그런 수준으로 보인다. 장관도 했던 분들인데 지금은 나라를 위해 걱정하는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다.” -새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특성상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김정은을 향한 노골적 러브콜을 보면 의지는 있어 보인다. 페이스 메이커는 레토릭으로는 좋지만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우리 편은 물론 상대방과 최소한 같은 경기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굳이 용어로 정의하지 말고 북미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수 있도록 뭔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면 우선 양측으로부터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하노이 노딜’ 후 남북 간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북미가 한국의 중재 없이 만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북러 관계, 미중 관계가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니 주시해야 한다.” -미중 간 관세 협상이 휴전 중이다. 이 대통령이 ‘안미경중’은 취할 수 없다는데. “미중 간 갈등과 경쟁 관계는 단기간 끝날 상황이 아니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이라는 용어는 치우자는 건데 미중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대중 수출이 전체의 50%까지 차지하다가 지금은 20%로 미국과 거의 비슷하다. 중국 경제 자체의 열기가 식은 데다 대미 투자와 무역이 늘어난 결과다. 기업들도 시장 다변화 필요성을 느꼈고 그러다 보니 미국, 아세안, 인도 등에 수출이 더 늘었다. 미국이 안미경중을 우려하지 않을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최근 중일 갈등 속 이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언급했는데. “중일은 동북아에서 서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나라들이라 중재는 큰 의미가 없다. 한일 간 신뢰가 중일 관계보다 더 돈독한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중일 관계도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야기된 중일 갈등은 중국이 과잉 반응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중국의 의도는 대만 문제를 함부로 건드리면 다른 나라들도 그냥 안 둔다는 경고성으로 보인다. 그러니 우리도 중재 입장보다는 국가 지도자가 대중 관계에 있어 공개적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李정부 실용외교 치우침 없어 긍정적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대한 평가는. “한미 관계뿐 아니라 일본, 중국과도 우려했던 것만큼 한쪽으로 과도한 밀착 없이 잘 조절하고 있어서 긍정적이다. 전 정부의 ‘가치외교’가 단지 싫어서 실용외교인가 싶었는데 그런 걱정이 줄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는 대놓고 뭘 할 수 없겠지만 상황 관리를 하는 것 같다. 북러 밀착 등 러시아도 한반도 문제 관련국인 만큼 더 벌어지지 않고 나중에라도 복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코리아’의 외교 수요는 늘어나는데 외교 인력은 제자리걸음이다. “인력 부족은 외쳐 봤자 공허한 메아리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교부의 사기가 떨어져 황폐화하는 것이다. 이왕 키운 외교 인력을 국익을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본전을 뽑지 못하고 있다. 공관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20% 이상 비어 있고 주요 지역에 경험 없는 특임공관장이 나간다고 한다. 특임 40%설까지 있는데 박근혜 정부 때까지 15% 이내였고 그 뒤로도 25%를 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외교부 관련 인사가 장관이 관여하지 못한 채 이뤄지니 적재적소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큰 손실이다.” -한국외교협회 새 회장으로서 포부와 계획은. “전직 외교관 1200명, 현직 6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대국민 공공외교 및 포럼·출판 등 학술·연구 활동 강화에 힘쓰고자 한다. 은퇴 외교관과 대기업, 스타트업, 지방자치단체 등을 연결해 자문·컨설팅을 제공하고 고등학교 등을 찾아 안보특강, 진로상담 등 교육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회원들의 활동 참여를 독려해 미국외교협회(CFR)처럼 정책 제언 등 전문성을 발휘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시형 외교협회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4회로 입부한 정통 외교관 출신. 지난 11월 회원 투표를 통해 제24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1일부터 3년이다. 주미대사관·주제네바대표부 등을 거쳐 부처 교류에 따른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폴란드 대사 등을 역임했고 외교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냈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미경 논설위원
  •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 트럼프 러브콜 끝내 거부한 김정은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 트럼프 러브콜 끝내 거부한 김정은

    시진핑 11년 만에 방한 ‘미중회담’북중 관계 고려해 ‘깜짝 회동’ 거부전문가 “협상과 합의는 별개 문제”트럼프 내년 4월 방중 계획 알려“김정은 만나러 또 오겠다”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기대가 높아졌던 북미 깜짝 회동은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까지 시사하며 적극적으로 구애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끝내 답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 등이 여전히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 슈퍼위크’가 막을 내린 뒤인 2일까지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를 일절 내놓지 않았다. 이미 한미 정상회담(지난달 29일)을 하루 앞두고 서해상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김 위원장이 러브콜을 끝내 외면한 것은 역내외 복합적인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이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 깜짝 회동을 결단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북중 관계를 고려해 ‘스포트라이트’를 피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메시지가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도 높은 ‘러브콜’을 연속해서 보냈지만 지난달 28일 미일 정상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김 위원장으로선 ‘진심’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특히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히 작동해 일회성 만남조차 선뜻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단순히 만나 협상하는 것과 합의는 별개 문제”라면서 “이미 ‘트라우마’가 있는 김정은은 이런 즉흥적인 제안이 아닌 보다 공신력 있는 대화 제의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내부적으로 내년 초 열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방·경제 5개년 계획의 성과를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북미 회동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다음’은 이르면 내년 초쯤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국을 떠난 뒤 내년 4월 방중 계획을 알리며 “김정은을 만나러 또 오겠다”고 예고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핵보유국 인정, 대북 제재 해제,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는지 두고 보고 내년 초쯤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남성욱 칼럼]김정은은 언제 어디서 트럼프를 만날까

    [남성욱 칼럼]김정은은 언제 어디서 트럼프를 만날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코앞에 닥쳤다. 단군 이래 한국에서 개최된 어떤 국제행사보다 불확실성이 심하다. 행사의 참석자와 일정도 애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에서는 2박 3일을 보내면서 APEC은 1박 2일 일정으로 31일 본 행사 참석이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관세전쟁 힘겨루기가 절정이라 미중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다. 한미 양국이 장관급 레벨에서 수차례 논의한 3500억 달러 관세 협상의 타결을 경주에서 선언하는 이벤트도 불투명하다. 20년 전 부산 APEC 회의 때와 다르게 사전 준비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한국이 주최국의 성과를 제대로 건질 수 있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APEC의 마지막 돌발변수는 북미 정상회담이다. 트럼프의 다자외교 흔들기 변칙 전술로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 백악관은 전격적 판문점 회동에 대비해 서울에 10여명의 대북팀을 체류시키고 있다고 한다. 유엔사와 통일부는 판문점 특별견학을 일시 중단했다. CNN 등 외신들은 혹시나 하고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현재 북미 정상회담의 열쇠는 워싱턴보다는 평양이 쥐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가을 “미국과 갈 데까지 가봤다”고 했다. 철천지원수인 미 대통령과 긴장된 첫 회담을 가진 이후 2차 회담을 위해 60여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하노이에 갔지만 영변 비핵화와 대북제재 일부 해제의 교환 제안은 노딜로 끝났다. 트럼프로부터 “당신은 아직 회담할 준비가 안 됐다”(You are not for the deal!)라는 훈수를 들었다. 하지만 2025년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회담 준비 부족을 지적받는 위치에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1만 5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해 러시아와 혈맹의 위치에 올라섰다. 트럼프를 상대해야 하는 시진핑의 연대 의식으로 9·3 전승절 행사가 열린 톈안먼 성루에서는 최고 의전을 받았다. 별도의 만찬 정상회담까지 극진한 대우가 이어졌다. 심지어 유엔 다자외교를 통해 대북제재 해제까지 요청했다. 좌 중국, 우 러시아의 뒷배가 있는 김정은이 이제 갑의 위치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저울질한다. 평양은 APEC 회의 이후 번개 미팅이 핵군축 회담을 관철하는 데 적절한지 확신을 못 한다. 판문점에서의 보도사진용 깜짝 만남은 몸값만 낮추는 하수 외교 행태라고 판단한다. 트럼프의 즉흥적인 돌발 행보에 익숙한 국제 언론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돼 시급성이 약해진 트럼프가 사전에 김정은에게 비핵화를 양보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회담 주제가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이어야 한다는 평양 요구를 미국이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수용할지도 불확실하다. 북한 외무성은 국제행사 전후에 쪼개기 번개 미팅으로 핵군축을 논의할 거창한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만남을 훈수해도 개의치 않는다. 노벨상에 여전히 목마른 트럼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에 동남아 국가나 자신의 야심 프로젝트인 원산갈마관광지구에서 세기적인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 봄날 평양 순안공항에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착륙해 당일치기 회담을 하는 것이 임팩트가 클 것이다. 큰 실익이 없는 외교 이벤트보다는 워싱턴과 물밑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 베이징이나 모스크바에 평양의 목소리를 높이는 첩경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가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에 애타게 제재 해제를 요청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자신을 잊지 말라는 물망초 전략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효과적이다. 올해는 북한 외교의 만조기로서 과거 대북제재로 힘들어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자꾸 만나 주면 마침내 자신이 만나고 싶을 때 만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북한 외교는 간파하고 있다. 우리도 APEC 본연의 행사 목적에 맞게 국익에 맞는 행동이 필요하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트럼프와 김정은 만남의 변죽을 울려 힘들게 준비한 국제행사의 초점을 흐리는 발언은 고위당국자라도 자제해야 한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정동영 “북한은 미국 타격 가능한 3대 국가… 냉정히 인정해야”

    정동영 “북한은 미국 타격 가능한 3대 국가… 냉정히 인정해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의 하나가 돼 버렸다”며 “냉정하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북한을 중국, 러시아와 같이 핵능력을 완성한 국가로 인정한 발언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과 독일 통일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문한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스스로 전략 국가라고 말하는데 전략적 위치가 달라졌다”면서 “일단 그 현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19년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스몰딜이 성사됐더라면 핵 문제의 전개 과정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미국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정 장관은 “그 말이 불행하게도 맞았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경각심을 환기하는 차원의 발언”이라며 “(3대 국가 언급은) 기존에 이미 중러는 핵투발 능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있으니 말씀대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그가 최근 주장하는 ‘평화적 두 국가론’의 헌법 충돌 논란에 대해서는 “데팍토(사실상의) 국가와 데주레(법적인) 국가 승인, 그건 공리공담”(이치에 맞아 보이나 공허한 이야기)이라면서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교류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 참석해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우리 국법이고 국책이며 주권이고 생존권인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의회 법안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 10일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NDAA) 법안에 ‘약 2만 8500명의 주한미군 주둔을 유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NDAA 법안은 상하원이 각각 통과시킨 뒤 이견이 있을 경우 단일안을 마련해 재의결하는 절차를 거치고 나서 대통령 서명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 김정은 “비핵화 버리면 대화”… 트럼프와 만나나

    김정은 “비핵화 버리면 대화”… 트럼프와 만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내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달 방한을 앞두고 처음 나온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북핵 동결은) 현실적 대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 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는데 김 위원장도 이에 대해 직접 화답한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알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김 위원장이 대화 조건을 직접 내건 메시지를 발표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연내’에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장 다음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깜짝 회동’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에도 김 위원장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해 2019년 6월과 같은 판문점 회담이나 제3국에서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양측이 서로 물밑에서 대화의 조건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연말 또는 내년 초쯤에 만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대화 일정이 구체화될 경우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은 피스메이커, 한국은 페이스메이커’라며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다만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당국의 사전 협의가 충분치 않을 경우 정부의 궁극적 목표인 비핵화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단언하건대 우리에게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비핵화 포기’를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언급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여러 차례 보였다. 이미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인 비핵화보다는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 동결과 대북 제재를 맞바꾸는 ‘스몰딜’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도 우선 북핵 동결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보도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북핵 동결이 “임시적인 비상조치”로서 “실현 가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당분간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할 경우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분명한 이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상호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북핵 정책으로 중단·감축·비핵화의 3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핵 보유를 묵인하는 ‘현실 인정’을 결단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에 실패할 경우 군사적 강화 카드를 유지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중, 북러의 견고한 협력 구도를 구축하며 ‘뒷배’를 얻은 것에 자신감을 갖고 미국에는 선제적으로 ‘비핵화 불가’ 조건으로 ‘대화를 할 테니 답변을 달라’는 식으로 판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이번 유엔 총회에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유엔 총회에 별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19년 북미 정상 간 ‘하노이 노딜’ 전까지 북한은 유엔 총회에 외무성 부상급 인사를 참석시켰다. 그러다 북미 협상 결렬 이후 외무성 부상은 불참했고 유엔 주재 대사가 총회에서 연설했다. 김 부상은 오는 29일 연설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지훈 주유엔 한국 대사가 공식 활동을 시작한 만큼 차 대사와 북한 고위급 사이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 정청래 “李 대통령 ‘北에 트럼프월드’ 발언에 트럼프 귀 번쩍 띄었을 것”

    정청래 “李 대통령 ‘北에 트럼프월드’ 발언에 트럼프 귀 번쩍 띄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를 해달라”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된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뛰어난 전략가이자 협상가”라며 치켜세웠다. 정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이 “트럼프가 좋아하는 내용과 단어를 선택해 대화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적인 평화전도사(피스메이커)로 상찬하고 북미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면서 “아마도 이 대통령의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 골프를 치게 하자’는 발언에 트럼프의 귀가 번쩍 띄었을 것이다. 정치를 비즈니스처럼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굿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명언은 전략적인 발언이고 협상가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장면으로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좋아하면서 올해 안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0윌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북미대화에 대한 어떠한 적극적인 언행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에 다시 한번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의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설] 확성기 중단, “김정은과 서신”… 한미 대북 공조 강화해야

    [사설] 확성기 중단, “김정은과 서신”… 한미 대북 공조 강화해야

    우리 군이 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자 북한이 이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췄다. 지난 정부에서 악화한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첫 대북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친서를 보내려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기에 이어 북미 대화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러나 러시아와 밀착하며 핵 고도화에 나선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남북·북미 관계 개선은 요원한 만큼 한미 간 대북 정책을 정교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어제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 군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그제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1년 만에 전격 중지했다. 대통령실은 “남북 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피해를 겪어 온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6·15 남북정상회담 25주년 행사 축사에서 “평화, 공존, 번영하는 한반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소모적인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도 1기 때인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첫 북미 정상회담 7주년을 앞두고 북한에 친서를 보내려 했음을 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재개 추진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 수령을 북한이 거부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이라며 “그는 첫 임기 때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진전을 다시 보길 원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 간 ‘뉴욕 채널’을 통해 시도한 친서를 북한 측이 수령을 거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친서 외교’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북한의 적대적 태도로 남북은 물론 북미도 대화가 끊어진 지 오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구애’에도 김 위원장은 반응 없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면서 군사협력 등 밀월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 북한은 또 영변에 새로운 핵시설을 건설하는 등 핵 도발을 이어 갈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간 비핵화 등을 놓고 정책 엇박자가 난다면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노딜’의 후폭풍을 다시 겪게 될 수 있다. 한미가 공조해 북한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과 비핵화가 선순환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韓엔 깊은 애정, 北엔 연민… 교황 ‘평화의 다리’ 잇고 싶어 했다”

    “韓엔 깊은 애정, 北엔 연민… 교황 ‘평화의 다리’ 잇고 싶어 했다”

    “한반도서 전쟁 일어나선 안 된다며남북 정상과 판문점 건너고 싶다 해국제전 우려에 ‘한반도 평화’ 사명감北 화답 속 급물살 탔던 교황 방북 ‘노딜’ 북미 회담 여파에 결국 불발2027년 두 번째 방한 무산도 애통”“누구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굉장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계셨습니다. 아직 하실 일이 많았는데… 정말 애통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이백만(69) 전 주교황청 대사는 연신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쉬었다. 2018~2020년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재임하며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고 자부했다. 교황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호의를 매우 가까이서 느껴 늘 “교황님, 교황님, 우리 교황님”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고 한다. 22일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사는 마디마다 교황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2018년 2월 16일, 한국에선 음력 설인 이날 이 전 대사는 신임장 제정식을 갖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전 대사는 첫 독대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교황의 모습에 오히려 놀라움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교황은 1993년 아르헨티나 플로레스교구 주교를 지내던 시절 봉사정신이 투철했던 한국 수녀 3명과 한국 교민들에 대한 추억을 줄줄이 풀어냈다. 이 전 대사는 “이후에도 한국을 왜 이토록 좋아하시는지 여쭤볼 정도였다”며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자발적으로 뿌리내린 한국 가톨릭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한국 사람들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 그리고 북한에 대한 연민의 정이 크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민원이라도 들어주셨고, 교황청과의 업무 협조도 너무 잘됐다”고 회상했다. 교황은 한창 바쁜 4월 사순절 기간에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영상을 녹화해 달라는 이 전 대사의 ‘민원’을 들어준 것은 물론이고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한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늘 성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굳은 사명감을 갖고 계셨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 뵀을 때부터 ‘한반도에서 절대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며 “자칫하면 남북 간 전쟁이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한국이 있는 데다 한국을 동아시아 선교의 거점이자 전진기지로 생각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을 뜻하는 라틴어 ‘폰티펙스’(Pontifex)는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전 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무엇보다 남한과 북한, 남북한과 미국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잇고 싶어 하셨는데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방북 요청을 수용했다. 이 전 대사는 “당시 교황께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나는 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탈리아에서 이 말은 99% 이상의 약속을 내보이는 강한 긍정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사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비화를 담은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전 대사에게 문 전 대통령은 ‘교황 방북 성사’ 미션을 줬고, 교황청도 ‘북한과의 창구를 주선해 달라’는 은밀한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 전 대사는 “교황께서 북한에 가시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라며 “물론 반대하는 사제들도 많았고 의전 문제도 복잡했는데 교황께선 ‘나는 교황이기 전에 선교사’라며 ‘(북한에)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없는 게 아니라 사제가 없으니 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고, 전통적인 전례나 의전도 모두 필요 없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황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며 교황 방북의 동력도 사그라들어 결국 무산됐다. 이 전 대사는 2020년 10월 이임 인사 때 추억도 전했다. 이 전 대사는 “알현을 마치고 한국에서는 부모나 스승 등 어른과 헤어질 때 큰절을 드린다고, 전통 예법으로 절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며 “교황께서 순간 당황하셨지만 통역으로 한국의 예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 자리에 앉아 절을 받아주셨다”며 마지막을 떠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027년 서울대교구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두 번째 방한도 계획했다. 이 전 대사는 “이렇게 빨리 선종하시게 돼 너무 애통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다음 교황님이 이어가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락가락 관세는 트럼프 변덕?… 실익 따진 철저한 ‘전략적 후퇴’

    오락가락 관세는 트럼프 변덕?… 실익 따진 철저한 ‘전략적 후퇴’

    트럼프와 측근들 ‘결과 지상주의자’협상 과정 충돌은 무시… 최대 압박일각 “관세전쟁 출구전략 찾는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12일에는 스마트폰·컴퓨터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뺀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제압하는 지도자’라는 본인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최소 몇 달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익이 없다고 느끼자 미련 없이 ‘전략적 후퇴’를 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전쟁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왜 동맹국의 비난을 자초하면서까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 13일 해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일반적인 외교 규칙·예절에 얽매이지 않는 ‘결과 지상주의자’들이다. 협상에서 중요한 건 최종 성과물이기에 중간 과정에서 생겨나는 충돌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서 드러난 그의 ‘최대 압박 전략’이 이를 잘 보여 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비현실적 기준을 제시해 상대를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뒤 돌연 선심 쓰듯 ‘화해 교섭’을 청해 극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중국과의 1차 무역전쟁 당시 ‘50% 관세’를 시사하며 “더 높은 관세도 매길 수 있다”고 압박하고는 이를 ‘25%’로 조정해 크게 양보한 것처럼 연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여 ‘1차 무역합의’를 체결했다. 여기에 그는 협상 막바지에 ‘깜짝 추가 요구’를 던져 상대방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전략도 즐긴다. 결렬에 그쳤지만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준비되지 않은 의제를 던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당황하게 만든 ‘하노이 노딜’이 대표적이다. 이를 종합하면 최근 그의 오락가락 행보는 미국에 반발하는 중국을 협상장에 앉히기 위한 밀고 당기기 시도로 볼 수 있다. 바둑에 비유하자면 상대방의 대마를 잡고자 의도적으로 자기의 돌을 미끼로 쓰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국제사회의 힐난은 중요하지 않다. 80년 가까이 ‘나는 늘 옳다’는 태도로 살아왔기에 그에게 아무리 외교의 원칙과 규범을 강변해도 소용이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 같은 무역 상대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자의 서사’를 제공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논리에 입각한 비판이나 교정 시도가 무의미한 만큼 그만의 독특한 사고 체계를 인정하고 최대한 실익을 챙기는 방식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 [세종로의 아침] 북한에 트럼프 호텔이 생긴다면

    [세종로의 아침] 북한에 트럼프 호텔이 생긴다면

    북한 해변에 호텔을 세우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면 그와 가장 잘 맞는 한국 지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두 사람은 부동산 개발과 건설업이란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다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북한 원산에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며 콘도를 지어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통령은 광화문 서울신문사 야외 주차장에 “뭐라도 지으라”고 했다. ‘불도저 시장’은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고작 자동차 십여대가 서 있는 걸 지나치지 않았다. 현재는 주차장에 잔디를 깔고 시민 공유공간인 ‘서울마당’으로 쓰고 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벌인 설전은 한국 국민에게 ‘노딜’로 끝났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 두 정상회담은 여러 공통점이 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의지가 없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없었다. ‘노딜’로 끝난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요구는 비슷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재침공하지 않는 안보 보장을, 김 위원장은 제재 완화를 통한 정권 보장을 원했다.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는 희토류를,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놓았지만 미국의 성에 차지 않았다. 약소국의 지도자들이 세계 최정상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도 두 ‘노딜’ 회담의 비슷한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장을 입고 오라는 백악관의 요청을 무시하고, 삼지창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전쟁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외에 모든 핵·화학·생물 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신고 등 플러스알파를 요구한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백기를 들고 안보 보장 없는 광물 협정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미국과의 경제 협력만큼 러시아의 침공을 막는 확실한 안보는 없다”는 강변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넉 달 만인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두 정상은 약 한 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는데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봉쇄정책이 실시되면서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출 한국의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그가 재편하는 세계 질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문 대통령과 최상의 ‘케미’(궁합)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의 한국통들 사이에서는 문 정부 때 한미 관계가 악화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회복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양질의 관계가 아니었으며, 한미 관계가 되려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은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1차 탄핵 사유에 외교 정책을 포함한 것은 불길한 시나리오”라며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문재인 외교가 이재명의 외교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일러는 민주당이 미국과의 협력에 반감이 있다는 외교적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국방장관부터 대통령까지 북한 핵무기를 언급한 마당에 하노이에서 이미 실패를 맛본 ‘빅딜’만을 고집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단계별로 ‘스몰딜’을 하며 비핵화를 추구하는 방식에 그동안 미국과 우리는 반대했다. 단계별 협상을 거치는 10~20년 동안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살며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딜’과 ‘스몰딜’ 사이에서 ‘노딜’을 거치며 북한의 핵은 더욱 고도화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하루빨리 재개돼 오는 6월 개장한다는 원산 갈마지구에 트럼프 호텔이 번쩍이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김정은은 언제 트럼프와 ‘대화할 결심’ 할까[외안대전]

    김정은은 언제 트럼프와 ‘대화할 결심’ 할까[외안대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대화 가능성에 군불을 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은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김 위원장은 최근 내부 결속과 경제 발전을 위한 행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아직 트럼프 2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외교안보 인사들의 발언 등의 진위를 파악하며 주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는 한반도 정세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화가 재개될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북한과의 외교 재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김 위원장이 언제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응할 것이냐로 보입니다.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핵보유국’(nuclear power) 표현이나 김 위원장에 대한 친분 과시 등 북한에 대한 언급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언급한 데 대해 루비오 장관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했을 뿐입니다. 북한 역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결렬된 ‘트라우마’가 있는 김 위원장이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할 때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북한은 북미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이후 군축 협상 등을 통해 경제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일부 핵시설을 동결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하는 등으로 단계적인 군축 협상이 진행된다면 북한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거란 관측도 이어집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7일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에 ‘스몰딜’을 위한 ‘모라토리엄(유예 및 중단)’을 요구하며 한미 군사연합훈련 축소,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을 요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핵실험을 하지 말 것과 ICBM 발사 중단 등의 요구를 주고받는 식의 단계적 합의 및 이행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양 총장은 구체적인 시점은 내년 이후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해 왔고, 특히 2021년 1월 당 대회에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본토 전역을 겨냥하는 핵능력 강화를 천명했습니다. 초대형 핵탄두,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고체연료 ICBM, 핵잠수함, 정찰위성 등의 개발 및 시험발사가 계획에 따라 실행돼 왔고 올해가 마지막 해입니다. 양 총장은 “내년 1월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해야 하는 등 올해는 북한에 매우 중요한 해”라며 “핵무기가 고도화한 상태에서 완벽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뒤 북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 일단 올해는 내부 상황에 집중한 뒤 내년에 본격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북미 간 물밑 협상이 시작되고 내년 상반기쯤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지금 러시아에 파병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협상까지 한꺼번에 신경 쓸 여력은 없어 보인다”며 “우선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매듭짓고 나면 북한도 미국과 물밑 접촉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선은 러시아 편에 바짝 붙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협력에 대한 반대급부(대가)를 많이 얻어내 북한 내부 결속, 경제 발전을 위한 여러 이벤트를 소화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 제재 완화 등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종전 협상을 시도할 경우 북한에 파병 병력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등 북한이 일종의 변수가 될 수도 있어 북미 대화의 시기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닿아있을 수 있다고도 전망됩니다. 앞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관세)가 지난달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김 위원장이 충분히 탐색한 뒤 나름의 안전 보장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설 때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대화·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 개인의 업적 달성과 욕심, 트럼프-김정은 사이 개인적 친분,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기용된 ‘충성파’ 인사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 동결·군축 또는 ICBM 제한 등 군비 통제에 초점을 맞춰 협상에 응할 가능성 등을 북미 대화 재개의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다만 설문에 참여한 70%(28명)은 “북미 간 대화·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안에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문제, 중국 견제 등 미국 앞에 놓인 과제가 산적해 있어 여전히 북핵 문제는 후순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현안을 반드시 차례대로 처리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현안에 관심을 두는 등 가늠하기 어려운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 기간 4년 안에 북미 외교의 성과를 거두려면 당장 1~2년 안에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그 사이 북미 간 협상 재개를 위한 다양한 탐색전과 신경전이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이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체제는 물론 한미일 협력, 중국과 러시아와의 소통을 통해 북미 대화에 우리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집니다.
  • [씨줄날줄] 트럼프와 노벨평화상

    [씨줄날줄] 트럼프와 노벨평화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2019년 2월 15일 자신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그달 25일 열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는 자리였다. 그는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이라며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추천했다고 공개했다. 미국 언론들은 아베 총리를 트럼프의 ‘영혼의 친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요청을 받았다는 아베 총리의 추천 이유는 한반도 긴장 완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노벨평화상 후보 신청은 매년 1월 말 마감된다. 후보 추천은 정부 관료, 국회의원, 대학교수, 노벨평화상 수상자, 전·현 노벨위원회 위원 등이면 가능하다. 단 한 명이 추천해도 된다. 평화상은 보통 300여건의 추천이 들어온다고 한다. 노벨위원회는 두 달 동안 최종 후보자 명단을 추리고 검증에 들어간다. 위원회는 추천자와 후보자 모두 50년간 비밀에 부치지만 종종 외부에 공개되기도 한다. 노르웨이의 한 언론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에 추천됐다고 보도했다. 추천인은 미국인이며 ‘힘의 이데올로기로 세계 평화를 유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상을 원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평화상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4명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상이 트럼프의 평화상 ‘집착’을 가져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2009년에 받았다. 미국 언론조차 ‘세계 평화에 기여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해 달라는 뜻으로 주는 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후보로 추천했다고 그제 밝혔다. 한반도 평화 정책에 노력해 달라는 취지란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1월 “후보 추천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한 발언의 후속 조치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우클릭’이 트럼프의 행보만큼 예측불허 수준이다. 추천이 한미 동맹에 도움 되길 바랄 뿐이다.
  • 트럼프·김정은의 역사는 반복된다?… ‘하노이 회담’ 재현하나

    트럼프·김정은의 역사는 반복된다?… ‘하노이 회담’ 재현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자마자 잇따라 북한을 언급하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북한의 고도화한 핵 능력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하며 핵 동결·군축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이 재현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부터 북한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발언을 이어왔다. 특히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한 것이 심상치 않다고 해석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는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국가에 불과하다. NPT에서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 핵을 가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의 3개 국가도 있지만 북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의중을 알 수는 없지만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상원 인준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각종 제재가 북한의 핵 보유를 막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핵보유국’이란 표현이 트럼프 대통령만의 돌출 발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줄곧 “김정은과 나는 잘 지냈다”며 친분을 과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과 재접촉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내가 돌아온 것을 반길 것”이라고 말하며 대화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고 제재 완화 등을 대가로 군축 협상을 하는 이른바 ‘스몰딜’을 위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으로 연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제2의 하노이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핵심 의제로 한 하노이 회담이 북미 관계의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미국의 대북 제재를 전면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보 당국이 파악한 ‘영변 외의 5곳의 핵시설’을 제시하며 이를 모두 해체해야 한다는 새로운 제안을 더했다. ‘영변+알파(α)’를 폐기하지 않으면 다른 상응하는 카드를 내주더라도 제재 해제는 불가능하다고 맞섰고 결국 협상은 ‘노딜’로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 정상외교를 선호하고, 북미 정상회담 역시 직접 대화로 주도했지만 당시 하노이 회담의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실무선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사전 합의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비핵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빈손으로 끝난 하노이 회담의 내상은 북한이 더 크게 입었다고 여겨지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곧바로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이후 국방 능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핵·미사일 등 무기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개발해 왔다. 게다가 러시아와 ‘군사동맹’ 수준의 밀착을 더욱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며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2019년과는 입지가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 제재 완화가 절실한 만큼 북미 대화에 나서 제재 완화를 위한 시도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까지 적절한 시기를 고심하며 ‘몸값’을 한껏 높이고 하노이 노딜의 ‘트라우마’를 반복하지 않도록 직접적인 성과가 가시화할 때 대화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른바 ‘쌍중단’ 합의”라며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의 중단 또는 대폭 축소와 북한의 핵실험, ICBM 발사 유예를 맞바꾸자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교수는 “최근 트럼프 측 발언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기보다는 군사적 억제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도 해석했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협상에 나설 경우 한국을 비롯해 한반도 주변국들이 ‘패싱’될 우려도 있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남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한과의 철저한 분리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가 공백 상황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하며 미국 측에 흔들림 없는 비핵화 목표를 전달하고 북미 대화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된다.
  • “김정은은 똑똑한 사람”…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 다시 시작되나[외안대전]

    “김정은은 똑똑한 사람”…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 다시 시작되나[외안대전]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정상외교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라고 지칭하며 북한의 핵보유를 현실적으로 인정해주고 군축 협상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직접 대화 의지까지 내비쳐 북미 관계의 향방이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다시 연락을 취해보겠느냐”(reach out)는 질문에 “그렇게 할 것”(I will)이라고 답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방식의 대화를 할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미 정상외교의 재개 가능성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똑똑한 사람이고 종교적인 광신도가 아니다”라며 “나는 그와 잘 지냈고, (북한 문제를) 해결했다”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김정은과 나는 잘 지냈다”는 등 친분을 과시하거나 호의를 표시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첫 임기 때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과 한 차례 남북미 정상 회동, 그리고 47차례 서신 교환 등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소통을 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임기 안에 또다시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그동안에는 임기 초반에는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을 우선 끝내고 중국 견제에 집중하느라 북한 문제는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가 다소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일 공식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북한을 자주 언급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취임 당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하며 “내가 돌아온 것을 그(김정은)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했고, 같은 날 밤 군 관계자들을 위한 무도회에서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장병들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 “김정은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정부 출범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를 ‘특수 임무’ 담당 대사로 지명하며 그가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한 알렉스 웡 수석 국가안보보좌관, 윌리엄 보 해리슨 부비서실장 등을 기용한 것도 북미 대화 의지에 무게를 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연일 북한과 김 위원장을 언급하는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북한·북핵 문제는 다소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북한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 규모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언급을 하며 “북한이 개입하면 그건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톱다운’ 방식의 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취임 초부터 이러한 의지를 보인 것은 단순한 대북 관리를 뛰어넘어 직접 문제 해결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파병 국가 북한의 입장도 중요하기 떄문에 전쟁 종식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행동을 동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대화는 여전히 우선순위가 아닐 것이란 시각이 이어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2기 행정부 인사들의 발언들은 한국 정부를 긴장하고 경계하게 합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잇따라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하며 핵 능력을 인정하는 듯한 인식이 북미 간 거래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미국과 대북 정책의 호흡을 맞춰왔는데 미국이 북한의 핵능력은 인정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선에서 핵 동결·군축 협상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비핵화 목표의 근간을 흔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잇따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언급하거나 북한에 대한 제재에 대한 회의감을 내비치며 트럼프 2기의 인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외교부는 “북한 비핵화는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으로, NPT상 북한은 절대로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트럼프 2기의 발언과 인식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가뜩이나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 공백이 생기며 한국에 대한 ‘패싱’ 우려가 커지는 상황도 녹록지는 않습니다. 지난 23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루비오 국무장관과 처음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동맹은 물론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통화에 대해 알린 미국 국무부 보도자료에선 북핵 문제가 빠져 한국과의 시각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외교부는 “미국은 아직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양국 장관은 북핵 문제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고 조 장관은 북핵 문제가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 현안 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북한과 김 위원장을 거론하며 관심을 보내고 있지만 북한이 당장 대화에 응하지는 않을 것으로도 전망됩니다.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길 바라는 북한은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동안 잇따라 자신들이 ‘불가역적’ 핵보유국임을 주장했고,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최강경 대미대응전략’을 세웠다며 미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과시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나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소득 없이 결렬된 데 대한 ‘트라우마’도 여전해 대화의 성과가 가시화할 때까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몸값’을 높일 것으로도 관측됩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트럼프 1기 때는 북미 대화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었다면 이제는 북한이 쥐고 있다”며 “그사이 북한의 핵무기는 굉장히 고도화했고,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도 생긴 만큼 김정은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과거처럼 순순히 받지 않고 굉장히 시간과 뜸을 들여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미 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정부는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비핵화 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외교부는 24일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북한이 한미 제안에 호응해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 미측과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하노이 노딜’ 겪은 트럼프·김정은 3차 회담 땐, ‘ICBM 폐기·제재 완화’ 등 단계적 스몰딜 거론

    ‘하노이 노딜’ 겪은 트럼프·김정은 3차 회담 땐, ‘ICBM 폐기·제재 완화’ 등 단계적 스몰딜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는 등 북한과 핵동결·군축 협상을 하는 ‘스몰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협상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직접 위협’을 제거·축소하는 선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북한은 각종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내걸 것이란 분석이 22일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미 협상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벗어나 사실상 핵능력을 보유한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핵능력을 보유한 현실을 전제로 일정 수준 제재를 유지하다가 단계별로 이를 완화·해제한 뒤 종국에는 정상적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수순이다. 앞서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대북 제재 완전 해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은 영변 외 다른 지역 핵시설도 완전히 비핵화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놨고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우선은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면 경제제재를 완화해 주는 식의 스몰딜이 거론된다.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1991년 미국이 소련과 체결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을 언급하며 “이 협정은 핵무기의 폐기 규모가 작더라도 아주 깐깐하게 구체적인 검증 조항을 뒀다”며 “미국이 이런 선례에 따라 북한의 ICBM 폐기에만 집중해도 검증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그 대가로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핵능력이 인정되더라도 북한에 시급한 경제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하노이 때처럼 ‘노딜’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북한의 관광자원 개발 가능성에 주목해 온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관광 분야는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때 두 차례 정상회담과 달리 2기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라는 뒷배를 얻은 북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김정은이 트럼프의 제안을 순순히 받지 않고 시간과 뜸을 들이면서 최대한 이익을 높이는 쪽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동결 상태도 여전히 우리에겐 핵위협이 잔존하는 것이니 그에 맞춰 한국에 대한 안보 보장 강화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北 개입에 우크라전 복잡… 그래도 난 김정은 잘 알아”

    트럼프 “北 개입에 우크라전 복잡… 그래도 난 김정은 잘 알아”

    주요 변수로 북미관계 설정 첫 언급“그와 매우 잘 지낸다”… 친분 강조도 두 개 전쟁 조기 종식 의지 강조하며‘유럽군 주둔’ 구체적인 구상안 윤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의 개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게 더 복잡해졌다’면서도 협상을 통해 전쟁을 조기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당선 후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해 북미 관계 재설정이나 정상회담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합의에 도달하고 싶고 합의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난 두 개의 주요 전선(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보고 있지만, 북한이 개입하면 그건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난 김정은을 안다.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면서 “난 아마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우 나쁘고 복잡하게 하는 요인들이 많지만, 우리는 (협상을 위해 마주) 앉을 것이며 이것(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이 각각 또는 둘 다 끝나거나 어쩌면 동시에 끝나면 우리는 마주 앉을 것이며, 내가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당신(인터뷰 진행자)에게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그가 당선 후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북한과 김 위원장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휴전 협상에서 북한과의 관계도 주요 변수로 꼽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당선인이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해도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노이 노딜’을 기억하는 북한이 신중한 접근을 하리라는 전망이 아직은 좀더 높다. 그동안 구체적인 종전안을 밝히지 않았던 당선인이 ‘유럽 군대 주둔’을 언급, ‘조기 종전 구상’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이뤄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3자 회동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지지하지 않지만, 전쟁이 멈춘 이후에 강하고 잘 무장된 우크라이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방어, 지원에 유럽이 주된 역할을 맡아야 하고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며 휴전 상황을 감시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회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선인은 휴전협정에 대한 미국의 지원 가능성은 열어 뒀으나 미군 개입은 배제했다고 한다. 또 배치될 유럽군은 나토와 무관한 평화유지군이나 휴전감시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당선인이 언급한 유럽군 주둔은 그동안 측근들이 주장했던 ‘현 전선 동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보류’에서 한층 진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둔군에 참여할 유럽 국가와 병력 규모, 러시아의 수용 여부, 미국의 휴전협정 지원 내용 등은 난제가 될 수 있다.
  • “트럼프·김정은 대화 의지 없어… 북미 회담 재개 가능성 낮다”

    “트럼프·김정은 대화 의지 없어… 북미 회담 재개 가능성 낮다”

    최우선 관심사에서 北문제 밀려나한국, 100억弗 방위비 뜻 파악해야尹‧트럼프, 빠른 시일 내에 만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재추진할지 시선이 쏠린다. 미국 워싱턴DC 안보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9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로맨스’로 인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트럼프 당선인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는 “다른 속내가 있는지 뒤집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북러 밀착에 어떻게 대응할까. “현재 당선인의 최우선 순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이다. 적어도 현재 트럼프에게는 북한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지금은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당선인 측이 북한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우크라이나 지역의 분쟁이 끝나고 군사 적대 행위가 중단되면 러시아는 더이상 북한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1기 때와 같은 톱다운식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은. “당장은 가능성이 낮다. 김 위원장은 지금 당선인과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본다. 양측 모두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이 있는데 실제 만남에 앞서 이런 사항들을 해결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트럼프 당선인이나 김 위원장 모두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분석 없이 상대방과 만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는 자신을 망신시키지 않으리라는 점을 확신받고 싶어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예스’하지 않는 한 만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김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위험을 감수할 만큼 신뢰가 없는 것 같다.” -트럼프 당선인은 ‘10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 접근해야 할 문제다. 한미는 이미 타결된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특히 100억 달러라는 수치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알아내야 한다. 이를 매개로 다른 거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트럼프식 수사’일 수 있다.” -트럼프 2기에 한미 동맹 전망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의 큰 지지자인 만큼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협력 관계의 틀을 계속 구축해 가는 것이다. 한일 정상이 이미 만났으니 한미일 3국 정상도 빠른 시일 내에 만나길 권고한다.”
  • 김태효 “트럼프 당선 땐 美안보 우산 약해질 수도… 방산은 기회”

    김태효 “트럼프 당선 땐 美안보 우산 약해질 수도… 방산은 기회”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의 안보 우산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김 차장은 이날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1차 세종열린포럼에서 ‘미국 대선과 한국 외교안보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트럼프는 동맹의 이익이 미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동맹도 철저하게 책임지고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미국 중심주의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도 비용의 관점에서 협의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재선 시 기회 요인도 적지 않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안보 우산이 약화해 분쟁 지역의 안보 불안이 증대되면 한국의 방산 수출 기회가 커질 수도 있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중국 등의 상황에 대응하느라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그만큼 우리 방산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예상했다. 특히 “선박 수리·정비는 한국이 월등하게 잘하기에 미국이 우리 도움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이나 배터리에 대한 압박으로 한국산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미일 협력 구도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차장은 “기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와 다년간 3자 훈련 계획, 사이버 협조 등 안보 분야에 있어 미국이 꼭 필요로 하는 캠프 데이비드 성과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순진하게 핵 동결과 추가 보상이라는 ‘스몰 딜’을 재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몰 딜은 핵 동결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 등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 같은 보상을 제공하는 합의를 말한다. 다만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트럼프는 반드시 욕심낼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통미봉남’을 구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대중 경제제재나 정치·외교·군사적 압박에 대한 동참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에 대해선 “실용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함께 만드는 끈끈한 동반자로서 한국을 바라본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조 바이든 정부에 이어 중국에 대해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을 정교하게 구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차장은 다만 “외교안보와 사회 이슈에서 지금까지 부통령 해리스를 조언해 온 참모진이라 이들이 집권했을 때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베테랑들을 수혈해 중량감 있는 멤버로 조화를 이루면 우리도 상대하기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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