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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자 엉덩이 작살내자”…대만,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 통과 [핫이슈]

    “성범죄자 엉덩이 작살내자”…대만, ‘태형 도입’ 국민투표안 통과 [핫이슈]

    대만 입법원(의회)이 성범죄 사범 등에 대한 태형 도입 여부를 묻는 안건을 포함해 총 3건의 국민투표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만 입법원은 이날 성범죄·아동학대·중대 사기범에 대한 태형제 도입 등 3개 국민투표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 처리했다. 논란이 된 안건인 태형 도입제는 제1야당인 국민당(KMT)이 발의한 것으로, 여당인 민주진보당(DPP) 의원들이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제2야당인 민중당(TPP) 의원들이 기권한 가운데, 찬성 52표 대 반대 51표 단 1표 차로 턱걸이 통과했다. 대만 현지에서는 현행 법체계에서 성범죄나 아동학대범에 대한 처벌이 국민적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처럼 신체적 처벌을 통해 확실한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 안건 통과는 강력범죄자를 향한 대중의 깊은 분노와 ‘처벌 수위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입법원 표결 직후 대만 사형폐지추진연맹, 인권규약이행감독연맹, 대만인권촉진회,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 등 주요 인권단체들은 즉각 공동 성명을 내고 태형 도입 추진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인권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태형은 국가 공권력이 고의로 신체적 고통과 수치심을 가하는 비인도적 행위”라며 “대만 헌법 정신은 물론 고문을 금지하는 국제 인권 규약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 핵심 제도인 국민투표를 핑계로 국제법상 금지된 잔혹한 형벌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며 “범죄 억제 효과는 처벌의 강도가 아닌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확실성’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가결된 국민투표안들은 중앙선거위원회(CEC)의 최종 승인을 거쳐 투표 일정이 확정된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오는 11월 28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표안이 최종 통과하려면 전체 유권자 약 2000만 명 중 최소 25%(약 500만 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며,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아야 한다. 또 국민투표를 통과하더라도 법적 강제성이 즉각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행정원이 3개월 이내 관련 법안을 마련해 입법원에 제출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성폭행범에 태형 처벌하는 싱가포르앞서 싱가포르는 강간과 성추행 등 성범죄자에게 징역형과 함께 태형을 선고해 왔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1.5m, 직경 1.27cm 이하의 나무막대로 엉덩이 아래 허벅지를 때리는 방식으로 집행되며 평생 상처가 남을 수 있는 강력한 처벌이다. 이를 맞은 수형자는 심하면 살이 터지고 피가 흐르는데, 상처 위에 계속 매질을 하기 때문에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 집행은 18~50세 남성에게만 적용되며, 당국은 당일 통보해 수형자의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해 11월 성폭행과 함께 사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사기범죄자에게도 태형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싱가포르의 태형 의무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국도 태형을 도입한다면 재범률이 낮아질 것’, ‘태국처럼 사기범들의 엉덩이를 작살내야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태국에서도 태형은 국제 인권단체가 ‘비인도적 처벌’이라며 철폐를 요구해 온 처벌이다. 태형은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일부 국가에서 주로 시행하며, 공개적으로 집행하는 경우가 많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범죄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시행되지만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며 현대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 이진숙 주최 토론회서 “5·18은 소요·폭동” 망언

    이진숙 주최 토론회서 “5·18은 소요·폭동” 망언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광주 소요”, “광주 정신은 역사의 퇴영물”, “5·18은 폭동” 등의 망언이 쏟아진 토론회를 강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고, 토론회 사용을 허가한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새역사국민운동 등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개회사에서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본 통념과 다른 주장,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어도 학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가 ‘경상도의 선행 개발을 지탄하는 호남의 지역색’,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얄팍한 지성의 자존심’ 등의 PPT를 띄우고 “결론은 광주정신은 이 같은 역사의 퇴영물을 종합하여 일으킨 부정과 불임의 회오리바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임을 향한 행진곡’에 대해서는 “이런 정체불명의 노래는 재고해야 한다”며 “이것이 주체사상과 결합이 되고 통일 운동으로 전개됐다”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주동식 전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5·18 문제는 대외적으로는 고립시키고 내부적으로는 분열시켜야 한다”며 “이게 없으면은 대한민국도 살아남기 힘들고 호남도 결과적으로 죽게 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이 욕설과 고성으로 충돌했고, 경찰과 구급대도 출동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토론회와 거리를 뒀고 의원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정점식 원내대표가 부적절하다며 토론회 취소를 요구하고 의원들에게도 불참을 당부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북한군 개입설 주장이 나온 토론회로 현역 의원 3명이 당시 당 윤리위의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포함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국회 퇴출을 요구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국회를 5·18 민주화운동 폄훼의 장으로 전락시키려는 천박하고 저열한 시도를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며 “이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했다. 전남광주 지역 의원들은 ‘5·18 역사 날조 방조, 국민의힘 규탄한다’ 피켓을 들고 토론회장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안민석 교육감, 담임교사 3명 괴롭힌 ‘악성 민원 학부모’ 고발

    안민석 교육감, 담임교사 3명 괴롭힌 ‘악성 민원 학부모’ 고발

    변호사·의사 등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선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10일 한 학기 동안 담임교사 3명을 괴롭힌 학부모 A씨를 형사고발했다. 안 교육감 취임 후 교권 침해와 관련해 학부모를 고발한 첫 사례다. 안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 오정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과 관련해 부천오정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교육감 명의의 형사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 소속 한 교사 B씨는 아동 간 다툼을 중재했다가 A씨로부터 수차례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에 못 이겨 휴직한 B 교사는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 중이며, 이후 5월 새로 배정된 기간제 C 교사가 비슷한 민원에 시달려 한 달 반 만에 그만뒀고, 7월에 부임한 기간제 D 교사도 못 견디고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권보호위원회가 A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지만, A 교사는 되려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교육감은 도교육청 교권보호단을 꾸리고 직접 단장을 맡은 뒤 이 사건을 ‘1호 사안’으로 정하고 학교 관계자와 피해 교사 등을 만나 대응책을 검토해왔다. 안 교육감은 이날 “학부모가 교사에게 사과하고 교사에 대해 제기한 소를 취하하겠다고 했지만, 교사와 학교 측 입장을 고려해 고민 끝에 고발을 결정했다”며 “학교를 흔들고 선생님을 협박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교육감의 의지를 보여주는 고발”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최종 선발했다. 선발된 교권보호전담관은 변호사·의사·경찰 등 전문가 160명과 교원 110명, 경기도민 30명 등이다. 이들은 아동학대 피신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대상으로 사안 발생 초기부터 종결까지 1 대 1로 전담 지원한다. 도교육청은 공모 지원자 중 희망자 약 1400명을 ‘시민교권보호관’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 김선희 경기도의원,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 국가철도망 반영 촉구… 시민연합과 피켓 시위

    김선희 경기도의원,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 국가철도망 반영 촉구… 시민연합과 피켓 시위

    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국민의힘, 용인6)이 경기 남부 지역의 오랜 숙원인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의 국가 계획 반영을 위해 현장 행동에 나섰다. 김선희 의원은 23일 제382회 경기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개회를 앞두고 본회의장 로비에서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 추진 시민연합회’(이하 시민연합회)와 함께 강력한 의지를 담은 피켓 시위를 전격 단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용인·수원·화성·성남 등 경기 남부 4개 지자체 주민으로 구성된 시민연합회 임원 및 회원 30여 명이 함께 뜻을 모았다. 시민연합회는 본회의 입장에 나선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과 167명의 도의원, 추미애 경기도지사, 안민석 교육감, 경기도청 및 교육청 핵심 관계자들에게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반영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임원진은 본회의를 직접 방청하며 결의를 이어갔다. 이번 시위는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성남 판교, 용인 수지, 수원 광교를 거쳐 화성 봉담까지 이어지는 광역철도망 구축을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기 남부권의 만성 교통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김선희 의원은 “오늘 피켓 시위는 단순 의정 퍼포먼스가 아니라, 매일 출퇴근길 교통 고통에 시달리는 420만 경기 남부 도민들의 절규를 도정 현장에 직접 전달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는 수도권 남부의 교통 대란을 막기 위해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장에 함께한 수지연대 김채규 회장 역시 “경기남부광역도시철도는 4개 도시, 420만 도민의 삶의 질을 좌우할 핵심 사업이자 경기 남부의 미래가 걸린 절박한 염원”이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업인 만큼 조속한 추진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노선은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수치가 1.2로 도출되어 높은 사업 타당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노선이 개설될 경우 용인·성남·수원·화성 일대 약 138만 명의 주민이 직간접적인 교통 혜택을 누리게 되며, 수도권 남부 전반의 교통 네트워크 효율성도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경제성과 지역 파급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업인 만큼,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며, “경기도 및 관련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도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때까지 모든 의정 역량을 집결하겠다”고 강조했다.
  • ‘드론 영웅’ 우크라 30대 국방장관, ‘도살자’ 끌어내려 [월드핫피플]

    ‘드론 영웅’ 우크라 30대 국방장관, ‘도살자’ 끌어내려 [월드핫피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일주일 간의 거리시위 끝에 개혁파 40대 국방장관을 끌어내린 60대 ‘소련스타일’ 총사령관을 해임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지난 일주일간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총사령관을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시르스키 총사령관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은 그가 ‘소련식 스타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량의 군인 사상자를 낸 데다 개혁 성향의 젊은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이 그때문에 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마케팅 전문가로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맡았다. 이후 디지털 혁신 장관에 임명됐고 이어 국방부 장관으로 러시아와의 드론 전쟁에서 우위를 점령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만 개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페도로우 전 장관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호소한 덕이었다. 올 1월 국방장관에 취임한 페도로우는 소련식 관료주의 적폐를 해소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냈다.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에서 이기는 길을 제시했으며, 군인 100만명의 복무 계약과 징집 절차를 공정하게 개혁했다. 특히 ‘드론 군대: 보너스’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 병사 사망 1명이나 장비 파괴 1대당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보상 체계로 부패에 찌들었던 우크라이나 군대가 전쟁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성과를 중시하는 페도로우 전 장관의 군대 개혁은 ‘도살자’로 불린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022년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를 방어하는 데 역할을 했지만, 이후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 대규모 사상자를 내면서 ‘도살자’란 별명을 얻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과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대립은 ‘젊은 개혁파’와 ‘소련식 수구파’ 간의 충돌로 해석되면서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의 분노를 낳았다. 수천 명의 전국적인 시위대는 “페도로우는 혁신하고, 늙은 할배는 퇴화한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비난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 역시 시르스키 총사령관에 대해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 대신 “나라를 분열시킬 방법을 궁리한다”고 저격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자신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대체로 침묵을 지키면서 지난 20일 “백만 명의 군대를 왓츠앱 메신저로 통치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언론 칼럼을 통해 “내가 전략 부족이라면 4년째 어떻게 전선에서 압도적인 적을 막았겠나”라며 자신의 40년 군 경력을 내세웠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곧 정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임 드라파티 총사령관의 임명을 축하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총사령관 교체는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목소리라며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전장의 로봇화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내전에 ‘여행금지국’ 된 말리…국내 난민들 “합법 체류 허용해야”

    내전에 ‘여행금지국’ 된 말리…국내 난민들 “합법 체류 허용해야”

    국내에 체류 중인 말리인들이 정부에 난민 신청 수용과 인도적 체류 허가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재한 말리인들은 17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모여 말리인들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말리 테러 전쟁의 무고한 희생자입니다’, ‘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됩시다’라고 적힌 종이를 높게 들었다. 이들은 약 10분간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이태원역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거리 행진 중에 참가자들은 “합법 체류 허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1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후 3시 30분쯤 전쟁기념관 앞에 도착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국의 참혹한 상황을 전하며 난민 신청을 허가해 주길 호소했다. 한국과 말리 혼혈인 신희정(12) 양은 “말리는 수년째 심각한 치안 불안을 겪고 있으며, 폭력 사태로 인해 수많은 가족이 집을 잃고 떠돌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부탁드리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안전해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지금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며 “우리의 인도적인 처지를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8년 전 한국에 입국한 말리인 얌무(26) 씨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에게 난민 인정이나 인도적 체류 지위를 주지 않고 단순히 불법체류자로 만드는 것은 고국으로 돌아가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며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열심히 일하며 당당하게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난민 인정이 된 말리인은 없다고 한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자 비자가 만료되면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한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난민제도 시행 이후 2024년까지 누적 난민 신청 건수는 12만 2095건이다. 그 중 실제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2.7%(1544건)에 불과하다. 현재 말리는 군부 쿠데타로 들어선 군정 체제 아래,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이슬람과무슬림지지그룹(JNIM)’과 투아레그 분리주의 반군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며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 4월에는 수도 인근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받으며 말리 국방장관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말리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하기도 했다.
  • 천안 동면 폐기물매립장 찬반…장기수 시장 소통행정 ‘시험대’

    천안 동면 폐기물매립장 찬반…장기수 시장 소통행정 ‘시험대’

    소통행정 천안시, 간담회 일정은 ‘비공개’“주민 건강 악영향” vs “자발적 유치”반대 주민들 “경영향평가 진행 막아야”찬성 주민들 “유치 주민 무시 편파행정” 소통 행정을 강조하며 ‘천안 대전환’을 예고한 장기수 충남 천안시장이 동면 수남리 일대에 추진 중인 사업장폐기물 매립 시설 조성 사업 찬반 논란을 맞닥뜨리며 시험대에 올랐다.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최근 동면행정복지센터 임시청사에서 장기수 시장과 매립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유치운영위원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동면 폐기물 매립시설 조성 사업은 ‘생태계 파괴’ 등을 주장하는 반대 주민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주장하는 찬성 주민 간 대립으로 2023년부터 첨예한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평소 ‘소통 행정’을 강조해 온 장기수 시장이 어떻게 해법을 제시할지가 민선 9기 천안시정의 중요한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매립 시설 반대 주민들은 “동면 주변에는 매립 시설과 소각시설이 밀집돼 있다”며 “2000명도 안 되는 작은 동네인데 폐기물 문제로 형제지간도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 지정폐기물을 처리하는 대규모 폐기물 매립시설이 만들어지면 유해 물질에 따른 하천 오염과 주민 건강 악영향 등 천안이 황폐해질 것”이라며 시가 환경영향평가 진행 과정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찬성 주민들은 “소멸 지역 한계 극복을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매립 시설 유치다. 다른 지역과 단체 간섭을 거부한다”며 시에 적극적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찬성 주민 관계자는 “사업부지 반경 2㎞ 내 주민 90%가 찬성한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자발적인 생존 방안”이라며 “타지역 단체 등의 반대로부터 지켜달라”고 했다. 당시 간담회장 앞에서는 매립장 유치를 주장하는 주민 10여 명이 ‘유치 주민 무시하는 편파 행정’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 시위도 벌어졌다. 시가 애초 반대 측 주민들만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려다 찬성 주민들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장기수 시장이 ‘소통행정’을 위해 격의 없는 대화로 주·야간 맞춤 시민과의 대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정작 첨예하게 대립하는 동면지역 주민들과의 대화는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장 시장은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부딪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폐기물 매립시설 예정지는 수남리 산92-4번지 일원이다. 규모는 사업면적 38만 6343㎡, 폐기물 매립 면적 20만 4923㎡다. 매립 용량은 총 669만 1053㎥다.
  • [세종로의 아침] 포용이 혐오를 이긴다

    [세종로의 아침] 포용이 혐오를 이긴다

    근조화환 시위의 역사는 최소 20년간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사회적 갈등의 현장에서 시민들은 직접 확성기나 피켓을 드는 대신 근조화환을 보내 무언의 시위에 나섰다. 18개월 아기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 속에 숨을 거뒀을 때,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을 때 시민들은 천 마디 외침 대신 죽음의 상징인 근조화환으로 서늘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근조화환은 민주주의와 공정성, 정의 등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가치가 죽었다는 항의의 의미다. 시민이 권력을 향해 “당신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경고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저항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근조화환 시위가 사회 권력이나 구조, 기득권이 아닌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을 향할 때 본래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K팝 아이돌 팬들이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옥 앞에 늘어놓는 근조화환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회사의 부적절한 행태를 비판하고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는 자본 권력을 향한 ‘주주 자본주의’로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갓 스무 살을 넘긴 아이돌 개인을 겨냥해 ‘죽음’의 상징을 수십, 수백 개 펼쳐 놓는 행태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도 적잖다. 서울 배재고등학교 앞을 뒤덮은 근조화환 역시 마찬가지다. 야구부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분과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 공동체 전체에 죽음의 상징물로 비수를 꽂는 행태에 대해서는 사회적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혐오의 잔재 사이를 뚫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어떤 기분을 느끼겠는가”라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족인 가수 하림의 외침이 힘을 얻는 이유다. 배재고 응원구호 논란이 일으킨 사회·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뒤로하고 광주제일고는 배재고를 끌어안았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과 학부모 일부, 교직원 등은 지난 6일 광주제일고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항상 마음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다”며 이번 사태를 발판 삼아 배우고 성장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여러분의 미래는 끝나지 않았다. 어깨 펴라”며 이들의 앞날을 응원했다. 아울러 광주일고는 야구계를 향해 배재고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 기념재단도 “오월 정신의 핵심 가치는 배제가 아닌 포용”이라며 광주일고와 뜻을 같이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최근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혐오 발언과 비뚤어진 역사 의식, 차별에 둔감한 인식은 배재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응답자의 89.3%는 최근 1년간 학교에서 학생들의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답했다.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 조롱’이 88.9%로 가장 많았으며,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이주민 혐오와 차별’(86.8%), ‘세대·직업·계층 비하’(81.8%), ‘역사적 사건 왜곡·희화화’(80.5%) 등의 순이었다. 다만 학생들의 진심은 “우리의 비뚤어진 인식을 교육을 통해 바꾸고 싶다”는 호소였다. 전교조가 전국 초6~고3 1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 문제를 제대로 배우는 것’(55.3%), ‘실제 사례를 놓고 왜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 보는 수업’(42.9%)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을 향해 광주제일고와 광주 시민사회가 손을 내민 것은 혐오를 용서와 포용, 화해로 끌어안은 아름다운 실천이자 청소년들의 왜곡된 혐오 인식을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 준 모범 사례다. 우리 사회가 혐오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소라 온라인뉴스부 차장
  • ‘마이웨이’ 장동혁에… “張 출당·제명” 맞제소·사퇴 연판장까지 거론

    ‘마이웨이’ 장동혁에… “張 출당·제명” 맞제소·사퇴 연판장까지 거론

    ‘징계 정치’를 둘러싼 내홍이 멎지 않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장외 여론전에 집중했다. 장 대표를 출당·제명해야 한다며 맞제소가 터져 나오고 사퇴 연판장까지 거론됐지만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국민의힘 인천시당을 방문해 이른바 6·3 지방선거 참정권 박탈 사태에 대한 청년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장 대표는 “서울 올림픽공원의 목소리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를 거쳐서 대구와 경북도 방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권 강화를 요구하는 한 참석자의 말에 “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는 것이 보수 재건의 시작”이라고 답했다. 간담회를 마친 장 대표는 남동구 로데오사거리를 찾아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집회에 동참했다.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외 지역에서선관위 규탄 현장 집회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박덕흠 국회부의장 낙선 종용으로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조경태 의원은 이날 장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고 출당·제명을 요구했다. 장 대표가 선거 패배 시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수괴 혐의 1심 선고를 부정하며 징계 정치로 분열을 초래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또 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대로면 2028년 총선과 이후 대선도 다 진다”며 “부당한 징계가 이뤄지면 연판장을 돌리거나 피켓 시위 같은 것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내홍 속에서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SBS 방송에서 “장 대표가 임기까지 가든, 책임 문제로 사퇴를 하든 결정의 과정들이 또다시 갈등으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6ꏾ7일 실시한 정기조사(AR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9.1%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지난달 22~23)에 비해 8.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더불어민주당(45.0%)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 與 단독 법사위 ‘보완수사권 폐지’ 상정… 野 “입법 폭주”

    與 단독 법사위 ‘보완수사권 폐지’ 상정… 野 “입법 폭주”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단독 개최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상정하고 소위원회로 회부했다. 이에 ‘상임위원회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을 항의 방문하며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소위를 구성한 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법안 55건을 법안심사제1소위에 회부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며 “형사사법체계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의 수사대상 및 파견공무원 수를 확대하고 공소유지 변호사를 새로 도입하는 내용 등의 특검법 개정안도 소위에 회부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의원들은 법사위가 열리자 ‘국민무시 협박 원구성→보완수사권 졸속폐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회의장 앞에 집결했다. 윤상현·조배숙·송석준·곽규택 의원 등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향해 “민생 파괴 법안을 일방 처리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이에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원 구성 협상한 지가 한 달이나 지났다”고 비꼬았고, 약 5분간 대치가 이어졌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보완수사권이 없는 수사기관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서 위원장은 법사위원장이 아니라 사법파괴위원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회의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안설명에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라며 “이 중요한 순간 국민의힘 위원들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접견 자리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찰의 수사권 완전 독점인 ‘경수완독’”이라고 강조하자 정 장관은 “정부의 기본 입장은 폐지지만 최종 입법 권한은 국회에 있다”고 맞받았다. 한편 대검찰청은 전날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대검은 “수사와 기소 분리 이후 사법경찰관의 권한이 커질 것이므로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 부정선거 안 외쳤다고 ‘프락치’ 낙인… 올공에 번진 고소전

    부정선거 안 외쳤다고 ‘프락치’ 낙인… 올공에 번진 고소전

    “저 사람 ‘프락치’(신분을 속이고 몰래 활동하는 사람)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분노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에 참여한 송모(43)씨는 최근 같은 시위 참가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재선거’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송씨에게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왜 부정선거를 안 쓰느냐”, “에이웹(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도 적어야 한다”고 항의했고, 결국 한 참가자가 손팻말을 훼손했다. 송씨는 피켓을 훼손한 참가자 1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당시 폭언을 한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신원을 특정해 추가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시위에서 ‘재선거’만 외쳤다는 이유로 “빨갱이”, “프락치”라는 말을 들었다는 구모(33)씨도 자신을 비난한 참가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4일 경찰에 고소했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7일로 33일째를 맞으면서 시위대 내부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찰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부정선거 구호가 있다. 참가자들에 따르면 재선거만 요구하거나 에이웹 관련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이들은 현장에서 폭언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특정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SNS)에 신상이 공유되는 ‘좌표 찍기’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는 홍모(28)씨는 “시위 현장에서 부정선거를 왜 외치지 못하느냐며 나를 프락치로 몰아가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조회 수가 20만 회를 넘겼다”며 “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의 학부모가 영상을 알아보고 연락해 와 적잖이 당황했다. 괜한 오해를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시위 초반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초기에는 일반 시민과 대학생 등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조직적인 형태를 띤 집단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빨갱이다”, “사상 검증을 해보자”, “좌파가 침투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오가고 있다. 내부 균열은 자원봉사 조직으로도 번졌다. 한 자원봉사 단체대화방은 지난 1일 내부 갈등 끝에 결국 해산됐다. 자원봉사자 김모(31)씨는 “자발적으로 모인 시위인 만큼 각자 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특정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송을 준비하는 봉사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기에는 주최 없이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성격이 강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적용이 쉽지 않았지만, 정치적 구호가 반복되고 단체성이 인정될 여지가 커진 만큼 법적 판단이 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 “청춘 바쳤는데” “막막”… ‘파산 기로’ 홈플러스의 한숨

    “청춘 바쳤는데” “막막”… ‘파산 기로’ 홈플러스의 한숨

    MBK·메리츠 서로 “네 탓” 공방긴급자금 2000억원 조달에 실패MBK, 점포 팔아 인수 때 빚 갚아재임차 임대료 연 4000억대 급증1.2만명 직원들과 입점업체 ‘시름’ “월급이 밀려도 버텼지만 이제는 정말 갈 곳 없이 눈앞만 캄캄합니다.”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19년간 근무한 양선하(57)씨는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더욱 썰렁해진 매장에서 “20년 가까이 청춘을 바친 일터가 없어지지 않기만 바란다”며 5일 이렇게 말했다. 서울 노원구 홈플러스 중계점에서 만난 한 임대 매장 운영자도 “회생길까지 막혀 권리금과 보증금도 보장받지 못할까 봐 밤잠을 설친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전성기를 이끈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결국 파산 기로에 서자 근로자·입점 상인·협력 업체·배송업자·지역 주민 등 수많은 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오는 20일까지 소위 ‘운명의 2주’간 극적인 유동성 마련이 없으면 사실상 청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탓공방’ 중인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채권단 메리츠금융은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 곳곳의 홈플러스 매장 앞에서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강동점 근로자들은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외쳤고, 영등포점에는 ‘정년퇴임까지 일하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과 노란 리본이 걸렸다. 평소라면 북적였을 주말에 매장 내부는 한산했다. 영등포점 정육 매대에는 텀블러가, 채소 매대에는 주방 가위와 칼이 엉뚱하게 놓여 있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오는 7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2025년 3월 회생절차 돌입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결정적 원인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실행에 필요한 긴급 자금(DIP 대출)인 2000억원 조달 실패다. 메리츠 측은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으나 추가 대여는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MBK 측은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시했고 이미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부담했다고 맞섰다. 법원의 폐지 결정 후에도 MBK와 메리츠의 입장 변화는 없어, 2000억원 마련 가능성은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메리츠는 담보로 잡은 점포 60여개를 처분해 1조원대 대출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자산가치 7조 3000억원에 달하는 홈플러스가 공중분해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 홈플러스 직원은 1만 2000명이나 된다. 지난달 월급도 받지 못했는데 대규모 실직도 불가피하다. 주차 관리·청소 등 간접고용 인원의 실직도 예상된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150곳에 달하고, 7억 7400만원에 달하는 업체 평균 미수금은 후순위 채권이어서 회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홈플러스 위기의 원인으로 MBK의 경영 실패가 꼽힌다. MBK는 2015년 9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7조 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4조원이나 빚을 졌다. 이후 10년간 점포 등 유형자산을 팔았다. 또 일부 점포를 팔고 그 점포를 임차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을 감행해 연간 임대료 부담이 4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인수할 때 동원한 빚을 홈플러스의 자산으로 갚아 나간 셈이다. 지난해 회생 절차 돌입 후 126개였던 점포를 67개로 줄였고, 알짜 사업인 슈퍼 부문(익스프레스)은 매각했다. 온라인 시장에도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마트산업노조는 “MBK와 메리츠는 물론 정부와 법원까지 모두가 책임을 외면한 결과”라며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로 향하게 되면 수십만의 일자리와 지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가족을 잃은 기분”… 홈플러스 ‘파산 수순’에 1만 2000명 일자리 벼랑 끝

    “가족을 잃은 기분”… 홈플러스 ‘파산 수순’에 1만 2000명 일자리 벼랑 끝

    “아직 파산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손님들이 언제 문을 닫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파산 수순에 접어들면서 직원과 입점 상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당장 실직 위기에 놓인 직원이 약 1만 2000명에 달하자 서울 곳곳의 홈플러스 매장 앞에선 소규모 피켓 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차 관리와 청소 등을 담당하는 간접 고용 인력 1000여명까지 포함하면 고용 충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5일 오후 3시 30분쯤 찾은 홈플러스 강서구 강서점에선 노동자들이 매장 앞에 모여 “정부는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을 이행하라”며 손으로 직접 쓴 피켓을 흔들었다. 강서점에서 19년간 근무한 조모(58)씨는 “얼마 남지 않은 항고 기간 동안 정부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동점 노동자들 또한 매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정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외쳤고, 영등포점 매장 앞엔 ‘정년퇴임까지 일하고 싶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노란 리본이 걸렸다. 평소 같았으면 일요일 점심 시간대를 맞아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찼을 매장 내부는 한산했다.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정육 매대에는 텀블러가, 채소 매대에는 주방 가위와 칼이 엉뚱하게 놓여 있었다. 직원들은 손님 대부분 무인 계산대 이용하게끔 안내했다. 성북구 홈플러스 월곡점도 마찬가지였다. 매장입구 바로 앞 신선식품 매대 앞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고, 냉장고 안에는 마치 진열한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물건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었다. 마포구 월드컵점에서 19년간 근무한 양선하(57)씨는 “월급이 밀려도 버텼지만 이제는 정말 갈 곳이 없어 눈앞이 캄캄하다”며 “20년 가까이 청춘을 바친 일터가 없어지지 않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전 찾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은 굳게 닫힌 출입구 너머로 적막만이 흘렀다. 입점 업주들은 이미 모두 떠났고, 내부 매대는 비닐천으로 덮여 있어 마치 폐허를 방불케 했다. 2008년 홈에버에서 홈플러스로 간판을 바꾼 ‘1호점’이라는 상징성이 무색하게도, 정적 속 움직이는 건 홈플러스를 상징하는 대형 벽시계뿐이었다. 22년간 면목동에 거주해 온 황복남(76)씨는 “면목동 서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던 곳인데, 이렇게 문을 닫은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면목점 이커머스 부서에서 일해온 박유희(56)씨는 “22명이 한 부서에서 함께 일하고, 같이 쉬었다. 직장이 아닌 가족을 잃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 폐점은 단지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원구 중계점 내 임대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일방적으로 휴・폐점 조치를 하며 모든 입점업주들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황”이라며 “회생길마저 막혀 권리금 및 보증금도 못 받을까봐 앞길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경영난 해소를 위해 매장 내 빈 공간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임대해 온 탓에, 입점 상인들까지 고스란히 막대한 타격을 떠안게 됐다. 납품업체들 또한 피해가 큰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대금 정산 지연 실태조사’를 보면 홈플러스 납품 중소 협력사들의 미정산금은 극단값을 제외하고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한다. 5억원 이상 받지 못했다는 기업도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오는 7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후엔 청와대 앞에서 투쟁문화제에 참석해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 국조특위 방문 앞두고 잠실 개표소 앞 시위 참가자 간 충돌

    국조특위 방문 앞두고 잠실 개표소 앞 시위 참가자 간 충돌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개표소 현장검증을 앞두고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 시위 현장에 시위대가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주장에 따라 대치하며 성조기를 부러뜨리고 밀치는 등 고성과 몸싸움을 벌였고,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위 참가자가 쓰러졌다는 신고로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참가자들 사이를 분리하며 추가 충돌을 막고 있다. 체육단체의 경기장 진입을 혼자 끝까지 막았던 여성, 이른바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 다르크)는 지난번처럼 2-1 게이트 앞에 성조기를 두른 채 서서 ‘국민의 동의 없는 국정조사 중단하라’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와 이영돈 PD 등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인사들도 현장을 찾아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부정선거 재선거” 등을 외쳤다.
  • 민주 상임위원장 11명 선출 강행… 국힘 “의회 독재” 보이콧 투쟁

    민주 상임위원장 11명 선출 강행… 국힘 “의회 독재” 보이콧 투쟁

    여야는 30일 국회에서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수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계속되는 핑퐁 속에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원장 11명을 확정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원 구성 절차를 강행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라고 반발하며 보이콧 투쟁에 돌입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7시 53분쯤 본회의를 열고 11개의 상임위원회 표결을 진행했다. 조 의장은 “우선 11개 상임위원을 구성하고 나머지 7개 상임위에 대해서 여야가 조속히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원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원 구성 논의를 위해 ‘2+2 회동’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를 우리 당에 배정하면 민주당에서 추천하는 법사위원장을 우리가 선출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균형점을 찾는 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법사위가 빠져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국회 원구성 폭주 민주당식 국민 협박’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의장실에 항의 방문했다. 이후 본회의장으로 이동해 민주당 주도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 손피켓 규탄시위를 벌인 뒤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며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 몫”이라고 했다. 이어 “강제 배정된 우리 당 상임위에 대해서 사임계를 내일(1일) 전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회 활동 보이콧 등 대여투쟁 방향에 대해서는 “오는 2일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자당 몫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법사위원장엔 서영교 의원, 정무위원장엔 유동수 의원, 재정경제기획위원장엔 조승래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엔 송기헌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엔 김영진 의원 등을 각각 선출했다. 운영위원장은 관례대로 한 직무대행이, 예결위원장은 이광재 의원이 맡게 됐다. 한편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민주당 주도로 소집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한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안건 상정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다.
  • [열린세상] 올림픽공원 시위와 정치의 귀환

    [열린세상] 올림픽공원 시위와 정치의 귀환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단이었다.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는 선관위에 분노한 시민들은 개표소가 위치한 올림픽공원에서 보편적 참정권이 부정된 사태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필자도 현충일에 올림픽공원을 찾아 항의 집회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눈으로 담아보고자 했다. 대학원에서도 혁명사를 전공하고, 20대 이래로 좌파 및 우파 집회를 여러 번 참석해 본 필자 입장에서 올림픽공원 집회는 상당히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청년층이 매우 많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6월 6일 시점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정말 번화가 어디에서나 보일 것 같은 남녀 청년들이 태극기를 들고 “재선거”를 외치고, 스케치북으로 피켓을 제작해 나누고 있었다. 10년 이상 청년층에 관한 논의 대부분은 그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관찰에 집중되었다. 요컨대 청년층은 과거 산업화 세대나 민주화 세대의 이념에 몰두하기보다는 더 생활 밀착적인 의제를 선호하고 더 실용성을 추구한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논자들은 대한민국에서 드디어 ‘선진국 세대’가 출현했다는 증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물론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다. 여전히 이념의 문제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청년층이 정치에 무관심을 보여 국가 방향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평가와는 별개로 청년층이 ‘탈정치화’되었다는 분석은 넓은 공감을 얻고 있었다.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는 그동안 청년층의 정치적 관심이 쉽사리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깊은 저류에서는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시위대”가 아니라 “시민”이라고 강조하고, 구호 역시 정치가 아니라 절차적 하자와 중대한 행정 오류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존 권위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정당이나 국가 기구를 경유하지 않고 광장에 모여 압력을 가하는 것 자체가 매우 강력한 정치 행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올림픽공원의 청년층은 자신들이 느끼는 불만을 기존의 정치인들이 대리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언어를 표출해도 쉽사리 ‘음소거’ 버튼을 눌렀던 양당 체제에 대해 집단 불만을 표출하는 중일 수도 있다. 올림픽공원 집회에 비판적인 많은 논자들은 “그래서 정말 재선거를 하자는 거냐”, “무엇을 요구하는 거냐”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거나, 심지어 “극우 음모론에 잠식되고 있다”는 비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재선거”라는 구호가 갖는 상징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주류 의회정치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정치적 의사 표시를 주변부로 밀어넣고 무시하는 전술에 가장 효과적으로 맞서는 방식은 “재선거”라는 행정의 언어를 동원하는 것이다. 정치적이지 않은 언어를 통해 정치의 공간을 여는 반격 전술인 셈이다. 따라서 시위의 구호가 받아들여지든 받아들여지지 않든, 정치권이 집회 참가자들의 규모와 그 면면에 충격을 받고 어떻게든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 경험은 참가자들에게 있어서 강렬한 체험으로 남을 것이다. 이 경험이 정치를 향한 더욱 큰 관심과 더욱 많은 참여, 또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언어와 인물을 호출할 기반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제 관건은 광장에서 열린 공론장에서 어떤 언어들과 세계관이 발전하는지다. 아직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세계화와 탈세계화를 겪으며 살아온 청년층의 시대 인식과 불안이 어떤 목표를 추구할 것이며, 어떤 상징을 동원할 것인가? 또 단순한 구호를 넘어서는 체계적이고 대안적인 국가 비전은 무엇이 될 것인가? 올림픽공원의 경험을 여야 정쟁으로 국한하지 말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삼기 위해서는 한 번쯤 되물어 봐야 할 질문들일 것이다. 임명묵 작가
  • 성조기 옷 입고 ‘백악관 UFC’ 열광 … 담장 밖은 ‘노 킹스’ 시위

    성조기 옷 입고 ‘백악관 UFC’ 열광 … 담장 밖은 ‘노 킹스’ 시위

    보안직원 지날 때마다 “USA” 환호집회서는 美행정부 수감 퍼포먼스관람객·시위대, 야유 보내며 신경전일각선 “미셸은 남자” 극우 음모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인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과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개최한 ‘종합격투기(UFC) 프리덤 250’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정오 무렵부터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오후 8시에 시작됐지만 성조기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 등을 입은 관람객들은 일찌감치 줄을 서 대기했다. 이들은 행사 보안을 위해 배치된 경찰이나 주방위군이 지나갈 때마다 ‘트럼프’ ‘USA’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반면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엔 수십명의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왕은 없다’(NO Kings) 등의 피켓을 든 채 집회를 벌여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의 얼굴 모형을 든 채 감옥에 갇히는 퍼포먼스를 연출했고, 반(反)트럼프 시위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개구리 복장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이날 미국인들은 ‘격투장’이 된 백악관 앞에서 ‘총성 없는 내전’을 벌이며 둘로 쪼개진 미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시위대 토드 미첼은 “이번 행사는 대통령의 측근과 UFC 측이 돈을 벌도록 기획된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로버트라고 밝힌 한 남성은 “대통령이 순전히 과시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벤트를 개최했다”며 “(미성년자 성착취범 수사 기록인) 엡스타인 파일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관람객은 이런 시위대에 야유를 보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 한 인사가 ‘미국의 잔디밭에서 나가라’는 피켓을 든 채 행진하자 “당신은 패배자다. 아무도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조롱했다. 미 보안당국은 백악관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을 바리케이드로 차단하고 진공 상태로 만드는 등 철통 경계를 펼쳤다. 경찰은 물론 말을 탄 기마경찰과 주방위군, 비밀경호국(SS) 요원까지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시작 시간에 맞춰 입장하자 미국 국가가 연주되고 상공에선 12대의 전투기가 축하 비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 등 가족 및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등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내각 주요 참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백악관 내 경기장에는 4500여명이 입장해 관람했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남쪽 엘립스 공원에 대형 스크린도 설치됐다. 친트럼프 성향으로 유명한 한 헤비급 선수는 경기에서 승리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전하더니 갑자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를 겨냥해 “그는 남자다”라고 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영부인이 남성이라는 황당한 극우 음모론이 건국 250주년 행사에서 전파를 타는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장동혁 “110명 의원 투표지 답부터 내놔야”…최고위 공개 설전

    장동혁 “110명 의원 투표지 답부터 내놔야”…최고위 공개 설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자신의 사퇴 요구에 대해 “당 지도부의 어떤 선택을 요구하거나 그 길을 열려면 110명 의원들께서 이 투표지 부족 사태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지도부 전원 사퇴를 제안하자 회의 말미 추가 발언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 못 한다면, 저는 국민의 엄혹한 심판을 피해 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이 중대시기에 지금 당내에서 분출되는 여러 목소리 담아서 그 이슈로 간다면 우리는 정기국회 전까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우리 당은 결국 당내 문제로 매몰되게 될 것”이라며 자신의 거취 논의에 선을 그었다. 특히 장 대표는 “당원들이 뽑아준 지도부는 당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언제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며 110명 의원들이 투표지 사태 해결 방안을 먼저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시위에서 장 대표가 ‘부정선거’ 피켓을 든 것과 관련해선 “시민들이 어떤 이름을 붙였느냐를 갖고 사태의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며 “이를 폄훼하고 동력을 흐트러뜨리려 하는 시도는 민주주의 역행”이라고도 했다. 앞서 우 청년최고위원은 “다음 지도부가 잘 들어와서 잘 준비할 수 있게 우리 지도부가 다음 지도부의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고 총사퇴를 제안했다. 우 청년최고위원은 “장 대표님을 좋아하는 당원이 많다는 것도 안다.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 재선거를 통해 다시 출마해 다시 평가받으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 공개적으로 하는 걸 보니 정치적으로 미숙한 거 같다”고, 우 청년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니요”라고 맞받으며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장 대표의 추가 발언 후에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우 청년최고위원을 향해 “비공개 사전 최고 회의 때 이야기하면 되는 것을 지금 특정 계파를 위해 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인 정점식 원내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추가 발언을 시작하자 회의장을 떠났다.
  • “참정권 훼손” 들끓는 대학가… 법원 투표소 증거보전은 빈손

    “참정권 훼손” 들끓는 대학가… 법원 투표소 증거보전은 빈손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기관에 의한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감시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각 대학 캠퍼스에서 동시에 시국선언과 피켓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의 실패이자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며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참정권이 훼손된 현실에 대해 분노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선관위의 독립성이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선관위의 인적·조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시국선언을 이끈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황인서 위원장은 “우리는 빼앗긴 한 표를 말하기 위해, 국가가 지키지 못한 국민의 권리를 말하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민주광장 앞에서 열린 고려대 시국선언에는 학생 500여명(총학생회 추산)이 ‘압제를 불살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성균관대·서울과기대 등 8개 대학에서 7300여명의 학생들이 연서명에 동참했다. 서강대와 부산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학과 점퍼를 벗어두는 방식의 ‘과잠 시위’도 잇따랐다. 대학들은 공동 구호를 통해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주권 침해에 대한 구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대학생의 순수한 목소리를 정쟁으로 소비하지 말라”며 청년과 대학생을 포함한 시민 참여형 독립 개혁 감시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시국선언에 “기성 정치권의 색을 배제했다”며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대’ 일부가 주장하는 부정선거론에는 선을 그었다. 각 대학 시국선언문에도 ‘부정선거’라는 단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대 학생 174명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 단체 트루스포럼의 시국선언을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한편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현장 검증했다.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신청한 증거보전 신청을 법원이 전날 일부 받아들여 증거물 확인을 위해 방문한 것이다. 다만 증거보전 신청에 포함됐던 ‘투표용지 인쇄매수 1900매’라고 적힌 투표용지 상자 등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이 상자는 지난 9일 낮 12시쯤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문 업체를 통해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이 보전 명령을 통보한 같은 날 오후 5시 50분보다 이른 시간이다. 서울 선관위는 투표용지 상자는 보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잠실 지역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지난 5일부터 엿새째 출입구가 봉쇄된 상태다. 이곳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들은 “국가자격시험을 보지 못하고 모든 대회와 사업이 중단됐다”며 호소문을 내고 정부를 향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 태극전사 나오는데 기습시위 벌인 멕시코 동물보호단체…“한국 인기 높아진 탓”

    태극전사 나오는데 기습시위 벌인 멕시코 동물보호단체…“한국 인기 높아진 탓”

    “매리어트는 약속을 이행하라! 더 이상 닭장은 안 된다!” 10일(한국시간) 오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숙소인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더 웨스틴 호텔. 비공개 훈련을 앞둔 선수들이 곧 로비 앞에 준비된 버스에 탑승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텔 앞은 사인을 받을 유니폼을 든 축구 팬들로 붐볐다. 이윽고 버스의 문과 호텔 주 출입구가 함께 열리자 별안간 스페인어 구호가 도로 한편에서 터져 나왔다. 검은색 옷으로 맞춰 입고 확성기와 피켓을 든 시위대였다. 태극전사들을 보기 위해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과달라하라 주민 라울 호세는 기자에게 “한국과 대표팀을 향한 시위는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킨 뒤 “호텔이 동물복지를 위한 약속을 이행하라는 동물보호단체의 시위”라고 설명했다. 축구는 물론 오랜 스포츠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원래 스포츠 빅이벤트마다 동물과 환경보호 단체의 시위는 늘 있어왔다”며 “멕시코에서 한국과 한국인이 그만큼 유명하고 사랑받고 있어서 그런 거니 부디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메리어트, 더 이상 닭장은 안 된다’, ‘닭장은 잔인하다’, ‘메리어트에게 레드카드(퇴장)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더 웨스틴 호텔을 운영하는 메리어트 그룹은 멕시코에서 좁고 더러운 닭장에서 사육된 닭과 계란 등을 식재료로 제공받아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위대는 현장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던 현지 경찰과 주 방위군의 제지로 곧바로 물러나면서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베이스캠프로 훈련을 나서는 선수단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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