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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에게 건반은 오케스트라다

    그에게 건반은 오케스트라다

    러시아 피아니즘 계승자기교보다 서사 전달 중요피아노로 구현한 선율이‘교향적 악기’처럼 들리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조국 러시아를 ‘피아노의 나라’로 격상시킨 위대한 음악가들이다. 격정과 서정이 공존하는 이들의 계보를 ‘러시아 피아니즘’이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입에 붙어버릴 정도로 자주 쓰여서 제대로 된 설명조차 찾기 힘들다. 러시아 피아니즘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가. “제 생각에 러시아 전통의 본질은 피아노에서 깊고 공명하는 음색을 끌어내어 악기를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다루는 능력에 있습니다.” 클래식계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진정한 계승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쉬킨(사진·34)은 이렇게 말했다. 다음달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리사이틀을 계기로 23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러시아 피아니즘이란) 기교의 완벽함 그 자체보다 음악 속 감정의 이야기와 드라마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며 “강하면서도 노래하는 선율을 만들어 내는 것에 핵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피아니스트가 ‘1인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극적인 오케스트라의 작품을 피아노 한 대로 얼마나,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싶었죠.” 1부에서는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가곡 ‘물 위에서 노래’와 ‘물레 잣는 그레첸’,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 ‘로미오와 줄리엣’ 중 10개의 주요 장면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 ‘즉흥곡’,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을 들려준다. 프로코피예프와 차이콥스키로 피아노의 확장성을 탐구하는 연주자는 내면의 낭만성을 성찰하는 슈베르트를 통해 프로그램의 구조적 균형도 동시에 꾀했다. 시쉬킨은 플레트네프가 편곡한 차이콥스키의 작품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색채가 잘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적인 무게감을 최대한 활용코자 했다”며 “피아노가 여러 층으로 이뤄진 ‘교향적 악기’처럼 들리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시쉬킨의 방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리사이틀, 지난해에는 KBS교향악단과도 협연한 바 있다. 그는 “한국 관객이 정말 열정적이고 음악에 대해 이해도 깊으며 무엇보다 집중력이 굉장히 뛰어난 청중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승자라는, 다소 무겁고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이 칭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큰 책임이죠. 러시아 피아니즘은 ‘노래하는’ 칸타빌레 음색과 오케스트라적인 접근으로 정의되는 전통입니다. 이것을 이어간다는 건 단순히 스타일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작품 안에 담긴 드라마와 서사를 깊이 있게 전달하려는 태도를 계승하는 것이죠.”
  • 러시아적 선율에 흐른다… 인생, 인간의 존엄

    러시아적 선율에 흐른다… 인생, 인간의 존엄

    12~13일 서울시립교향악단‘러 피아니즘의 상징’ 루간스키‘음향의 마술사’ 모를로 지휘봉‘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무대28일 KBS교향악단 정기공연라흐마니노프·쇼스타코비치 조명90세 노장 엘리아후 인발이 지휘클래식 거장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이 각각 준비한 ‘러시아적 선율’의 향연이 늦겨울 추위를 녹인다. 먼저 ‘러시아 피아니즘의 상징’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7년 만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만난다. ‘음향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 지휘자 뤼도비크 모를로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이들은 오는 12~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니콜라이 루간스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무대를 꾸민다. 루간스키는 러시아 레퍼토리와 후기 낭만주의 작품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보이는 연주자로 손꼽힌다. 특히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쇼팽 해석과 절제된 연주가 일품이다. 이번에 들려줄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쇼팽 콩쿠르’의 단골 레퍼토리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으로 화려한 기교 속에 섬세한 서정성을 품고 있다.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쇼팽답게 협주곡임에도 피아노가 서사를 주도한다. 루간스키는 공연을 앞두고 서울시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곡은 열한 살에 처음 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이 됐지만, 무대에서 연주하기 시작한 건 서른이 넘어서였다”며 “어떤 곡은 인생을 살아봐야만 정서를 담아낼 수 있기에 나 역시 서두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휘봉을 잡는 모를로는 미국 시애틀 심포니에서 21장의 음반을 발매하며 그래미 어워즈 5회 수상과 2018년 그래머폰 ‘올해의 오케스트라’ 선정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 심포니 음악감독으로서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전곡을 음반으로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그는 투명한 음색을 이끌어내는 섬세하고 정교한 지휘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협연 뿐 아니라 베를리오즈 오페라 ‘트로이인’ 중 ‘왕실의 사냥과 폭풍우’, 슈만 ‘교향곡 2번’도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1936년생으로 올해 구순(90세)을 맞는 노장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이 KBS교향악단을 이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823회 정기공연 ‘러시아의 혼’을 통해 20세기 러시아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조명한다. 서막을 여는 라흐마니노프 ‘죽음의 섬’은 스위스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교향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깊이 있게 탐구한 걸작으로 평가된다. 이어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3번 ‘바비 야르’는 베이스 독창과 남성합창,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대작이다. 바비 야르는 1941년 독일군이 유대인을 대규모로 학살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협곡을 가리킨다. 이스라엘 출신 지휘자인 인발은 이 곡을 통해 20세기 초를 휩쓸었던 반유대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 글렌 굴드, 괴짜 피아니스트의 숙명적 고독

    글렌 굴드, 괴짜 피아니스트의 숙명적 고독

    비정통적인 음악 해석법, 연주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한여름에도 장갑을 고수하던 연주자. 특수하게 제작한 낮은 의자를 평생 들고 다니며 연주하고 청중을 두려워해 30대에 연주회를 그만둔 피아니스트. 독특하고 괴상한 행동을 거듭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평생 ‘괴짜’라는 칭호를 달고 살았던 캐나다가 낳은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평전이 나왔다. 굴드를 다룬 평전은 그동안 여럿 나왔다. 이 책을 쓴 정신의학 전문가인 피터 F. 오스트왈드는 굴드의 친구였고,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굴드의 몸 뿐 아니라 영혼까지 파헤쳤다. 굴드가 활동한 20세기 중반 북미 클래식 음악계의 풍경을 꼼꼼히 그리는 것도 이 평전의 장점이다. 굴드는 대중이 원하던 천재상을 가지고 있었다. ‘연주뿐 아니라 연주하는 모습에서 내뿜는 신비한 기운’을 가졌으며 ‘음악을 극히 지적으로 이해하면서 그토록 멋지고 당당하게 몸으로 녹여 보여 주는 마술과도 같은 솜씨를 지닌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격리되기를 택하고 평생 여러 신체적 통증에 시달렸다. 굴드는 분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것이 살인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두려워했던 사람이었다. 최초의 살인 충동이 어머니를 향했다는 사실에 그는 분노의 감정을 억누른다. 대신 사람들과 가까워지기를 꺼리며 음악을 방패 삼아 숨어버리는 길을 택했다. 오스트왈드는 그의 증상들이 그의 정신 상태와 이어져 있다고 보았지만, 그것을 섣불리 치료하거나 교정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고독은 굴드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이자 그의 예술에 힘을 불어넣는 원동력이었으므로 제거하거나 대체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오직 고독한 상태에서만 황홀감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하는 굴드에게 고독은 숙명이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 피아노 거장이 들려주는 ‘낭만 쇼팽’

    피아노 거장이 들려주는 ‘낭만 쇼팽’

    세계적인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잇달아 국내 리사이틀 무대에서 낭만주의 대가 쇼팽을 올린다. 올겨울 거장들의 피아노 건반에서 화려하지만 짙은 우수가 밴 쇼팽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20일 예프게니 키신, 녹턴 등 연주 첫 쇼팽 무대는 올 하반기 클래식계 기대작으로 꼽히는 예프게니 키신(53)의 리사이틀이다. 그는 2006년 첫 내한 이후 전석 매진의 기록을 써 왔을 뿐 아니라 30회가 넘는 커튼콜과 기립박수, 1시간 동안 10곡에 달하는 앙코르 연주, 자정을 넘겨서도 기다린 팬 모두에게 사인을 해 주는 열정 등으로 한국 열성 팬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로 3년 만에 한국 팬들과 만나는 키신은 쇼팽의 녹턴과 환상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7번, 브람스의 ‘4개의 발라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시적 감성과 완벽에 가까운 기교, 깊이 있는 해석으로 독보적 연주 세계를 구축한 키신은 강렬하게 휘몰아치면서도 서정성을 놓치지 않아 쇼팽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30일 랑랑, 낭만주의 시대 연주 30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클래식 음악가”(뉴욕타임스)로 명명된 슈퍼스타 랑랑(42)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중국 출신 랑랑은 이번 공연에서 쇼팽과 서거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포레, 슈만까지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그가 지닌 자유롭고 감각적인 피아니즘으로 연주한다. 1부는 프랑스 음악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포레의 파반 올림 바단조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선보인다. 2부에서는 폴란드 춤곡이 바탕인 쇼팽의 ‘열두 개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즈’로 낭만 음악의 매력을 끌어낸다. ●28일 넬손 괴르너 국내 첫 독주회 아르헨티나 출신 넬손 괴르너(55)의 국내 첫 독주회도 28일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바르샤바 쇼팽 연구소 고문인 그는 쇼팽과 퀸 엘리자베스 등 최고 권위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이다. 괴르너는 쇼팽의 폴로네즈 환상곡과 소나타 3번, 슈만의 사육제 등을 연주한다. ●새달 가메이 마사야 무대에 2022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 임윤찬과의 협연 등을 통해 일본의 천재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가메이 마사야(23)는 쇼팽의 난곡(難曲)들에 도전한다. 다음달 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그는 마주르카부터 에튀드 작품번호 10과 25 일부, 스케르초 4번, 폴로네즈 환상곡까지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쇼팽 피아니즘을 드러낸다.
  • “어머 이건 봐야해” 지난해 전설 남긴 루간스키, 5년 만의 리사이틀

    “어머 이건 봐야해” 지난해 전설 남긴 루간스키, 5년 만의 리사이틀

    지난해 국내 공연계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연주 단체가 찾으며 역대급 클래식 음악 축제가 펼쳐진 바 있다. 그런데 이 치열한 클래식 대전의 와중에도 해외 단체들을 제치고 엄청나게 화제가 된 국내 교향악단의 공연이 있다. 바로 지난해 12월 열린 KBS교향악단과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연주회였다. 루간스키는 KBS교향악단과 이틀에 걸쳐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네 곡을 모두 연주했는데 특히 이틀째 공연에서 선보인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으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전설로 남았다. KBS교향악단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15만 조회수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가 남다르다. 그날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이 곡의 최고 기준점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그 숱한 화제를 남긴 루간스키가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이번에는 협연이 아닌 리사이틀이다. 러시아 출신으로 러시아 음악의 최강자답게 올해 공연도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들고 온 만큼 놓칠 수 없는 공연으로 꼽힌다. 루간스키 리사이틀은 오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리사이틀은 5년 만이다. 루간스키는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해 이후 활발한 연주 활동으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특히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음반으로 발매해 디아파종 황금상, 에코 클래식 어워드,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선정되는 등 평단의 찬사와 함께 ‘러시안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갔다. 그런 그가 1부에 선택한 프로그램이 바로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들과 여섯 개의 전주곡이다. 단단하고 정확한 타건으로 다채로운 형식의 음악을 섬세하고 진중한 해석이 돋보이는 러시아 정통 피아니즘으로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미 보여줬던 빼어난 기교와 음악성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연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남다르다. 2부에서는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 중 일부를 발췌해 피아노를 위해 편곡된 버전으로 연주한다. 첫 곡 ‘신들의 황혼’은 루간스키 본인이 직접 편곡한 만큼 그만의 해석을 더해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의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리스트가 편곡한 피아노 독주를 위한 버전으로 연주한다. 사랑의 애절함이 증폭되는 신비로운 화성과 끝나지 않는 느낌의 자유로운 선율, 바그너의 ‘무한선율’ 기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 조성진·임윤찬 온다,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함께

    조성진·임윤찬 온다,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30)과 임윤찬(20)이 다음달부터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협연으로 클래식 팬들과 잇따라 만난다. 조성진은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10월),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11월)과 호흡을 맞춘다. 1842년 창설된 빈 필하모닉은 상임 지휘자나 음악감독 없이 매 시즌 현시대의 거장을 객원 지휘자로 세워 예술적 견해를 확장하는 특별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의 지휘봉은 안드리스 넬손스가 쥔다. 지휘 명장 마리스 얀손스의 직계 제자인 그는 현재 미국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와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조성진은 오는 10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2023~24시즌부터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는 사이먼 래틀과 함께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49년 창단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레너드 번스타인, 게오르그 솔티, 야니크 네제 세갱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과 협업하며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명성을 지켜 오고 있다. 조성진은 11월 20·21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각각 연주한다. 그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이번 아시아 투어 단독 협연자로 일본, 대만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12월에는 임윤찬이 온다. 독일의 강자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이 12월 18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치는 2년 만의 내한 공연에 함께한다. 임윤찬은 2004년부터 20년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자 파보 예르비와 합을 맞춰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쇼팽 특유의 섬세한 피아니즘은 물론 낭만주의의 달콤함과 열정이 공존하는 연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세계적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영국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 최종 후보에 임윤찬의 ‘초절기교 연습곡’과 ‘쇼팽: 에튀드’ 등 2개 앨범이 포함돼 다음달 2일 수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준비한 성대한 만찬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준비한 성대한 만찬

    무심한 표정으로 툭 꺼내놓는 음식인데 알고 보면 엄청나게 맛집인 느낌이다. 자신의 연주에 감동하는 이들에게 별거 아니라는 듯 슬쩍 짓는 미소에는 대가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1942년생 ‘피아노 치는 할머니’ 엘리소 비르살라제가 성대한 만찬을 대접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금호 EXCLUSIVE’ 공연에 선 그는 준비한 곡들이 자신이 쓴 곡인 듯 혹은 자신을 위해 쓰인 곡인 듯 음악과 물아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조지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노 여제로 손꼽히며 소련(현 러시아) ‘최고예술상’에 빛나는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 계보로 일컬어지는 연주자다. 또한 모스크바 음악원과 뮌헨 국립음대 교수를 역임했고 세계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알렉세이 볼로딘, 박종화, 김태형 등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을 꾸준히 배출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게자 안다 콩쿠르 등 유수 국제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이날 공연 1부에서 비르살라제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악흥의 순간, D.780’,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제1번 C장조, Op.1’, 2부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위안 제3번 D플랫 장조, S.172/3‘, ‘콘서트 대연습곡 제1번 중 피아노를 위한 애가 A플랫 장조, S.144/1’,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제7번 B플랫 장조, 전쟁 소나타 제2번/스탈린그라드, Op.83’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작곡가였고 곡의 스타일도, 품은 정서도 제각각이라 통일성이 없었음에도 모든 음악이 비르살라제의 연주 안에서 하나가 되어 빛났다. 영혼을 건드리는 섬세하고 촘촘한 조율은 물론 힘차고 빠른 타건이 필요한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뽐낸 에너지는 82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노익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난 덕에 마치 피아노와 한 몸이 된 것 같았던 그는 사소한 미스터치마저 원래 그런 곡인 것처럼 만들며 자신만의 연주를 관객들에게 대접했다.1부에서 슈베르트의 곡이 30분, 브람스의 곡이 25분이었던 것과 달리 2부에서 리스트의 곡은 5분과 9분, 프로코피예프의 곡은 18분으로 짧았다. 그러나 비르살라제는 이런 시간적인 불균형을 앙코르를 통해 맞추며 후식까지 풍성한 성찬을 완성해냈다. 관객들의 열띤 박수에 옅은 미소로 화답한 그는 첫 앙코르로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12개의 독일 춤곡 중 제11번 A플랫 장조, D.790’, 두 번째로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왈츠 카프리스 제6번, 빈의 저녁, S.427/6’을 들려줬다. 마지막까지도 알찬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금호아트홀이 위치한 연세대에서는 대학생들의 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었는데 비르살라제는 명품 연주로 공연장만큼은 바깥 세계와 동떨어진 신비로운 공간으로 만들며 관객들에게 꿈 같은 시간을 선물하고 떠났다.
  • “작곡은 대실패의 반복 과정… 지휘는 음악을 바꾸는 마법”

    “작곡은 대실패의 반복 과정… 지휘는 음악을 바꾸는 마법”

    거장 바부제와 라벨 협주곡 협연지휘·작곡·피아노까지 다재다능8월 잘츠부르크서 세계 무대 데뷔“지휘자에 인정받는 지휘자 될 것” “작곡은 괴롭지만 지휘는 즐거워요. 이미 완성된 작품을 지휘하며 소통하는 즐거움이 크고, 작은 손짓과 동작으로 소리가 변화하고 음악의 흐름을 바꾸는 마법이 있어요.” 지휘와 작곡, 피아노까지 다재다능한 음악가 윤한결(30)은 한국 클래식의 기대주로 떠오른 젊은 지휘자다. 그가 지휘에 처음 두각을 나타낸 건 2019년 그슈타드 메뉴인 페스티벌·아카데미에서 역대 최연소로 지휘 부문 1등인 네메 예르비상을 받으면서다. 정명훈 이후 차세대 지휘자의 대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해 8월 한국인 첫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으로 불식됐다.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은 전설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기리는 국제 콩쿠르로 윤한결은 우승 후 세계 무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제 원치 않게 참가해야 하는 콩쿠르를 안 해도 되겠다 싶어 안도감이 든다”면서도 “우승 이후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지고 지휘의 경험이 쌓이는 게 가장 원했던 모습”이라고 밝혔다. 윤한결은 작곡으로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과 마찬가지로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배우다 중고교 때 작곡을 공부했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는 지휘와 작곡, 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는 오는 8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빈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며 세계 무대에 지휘자로 공식 데뷔한다. 그에 앞서 오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아 한국 관객들과 먼저 만난다. 윤한결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포디움에 오를 현대곡도 작곡 중이다. 그는 “(페스티벌 측에서) 현대곡을 하나 지휘하면 좋겠다고 해 ‘하나 쓸까’라는 농담이 바로 추진이 됐다”며 “지난 두 달간 악보를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10마디 정도 썼는데 대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며 웃었다. 2021년 그가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그랑드 히팝’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앙상블 모데른 연주로 초연된 바 있다. 윤한결은 국내 데뷔 무대 격인 이번 국립심포니 공연에서 프랑스 피아니즘의 거장인 ‘라벨 스페셜리스트’ 장에플랑 바부제(61)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협연한다. 30년의 나이 차를 넘어 신진 지휘자와 거장 피아니스트 간 세대를 초월한 호흡이 기대된다. 윤한결의 지휘 레퍼토리는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 ‘불새 모음곡’(1919년 버전)이다. 그는 “스트라빈스키가 전성기에 쓴 ‘불새 모음곡’과 황혼기 때 작곡한 ‘풀치넬라 모음곡’을 함께 지휘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거장 바부제의 기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낀다”고 했다. 윤한결은 “같은 지휘자에게 인정받는 지휘자가 목표”라며 “인품과 카리스마, 해석 등 지휘자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테크닉이 뛰어난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축제 같은 ‘봄밤’… 찔레꽃 향기에 취하다

    축제 같은 ‘봄밤’… 찔레꽃 향기에 취하다

    라시콥스키 ‘러 피아니즘’에 탄성최영선 지휘자 “봄 노래 무대 연출”송소희는 발라드 ‘달무리’ 등 열창장사익 “오늘같이 좋은 봄만 있길”“클래식·국악 큰 위로” 환호 쏟아져 축제 같은 ‘봄밤’이었다.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이 생동하는 봄의 환희와 낭만을 전했다면 소리꾼 장사익의 ‘찔레꽃’은 콘서트홀을 찔레꽃 향기로 채우며 춘심(春心)을 흔들었다.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신문이 창간 12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봄날음악회’는 클래식과 국악·소리가 어우러져 희망찬 봄을 노래하는 음악의 향연이었다. 1부 첫 무대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전속 지휘자인 최영선이 이끄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카니발 서곡’으로 막을 열었다. 드보르자크의 서곡 3부작 중 ‘삶’이 테마인 이 곡은 슬라브무곡의 선율을 통해 밝고 활기찬 봄기운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의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협연은 힘차면서도 섬세한 터치와 격정적 마무리가 인상적인 연주였다. 어깨춤을 추듯 몸을 크게 쓰면서도 서정적인 피아노 화음이 조화를 이뤘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매력을 한껏 선사한 그를 향해 객석에서는 브라보 대신 ‘아이고’ 한국식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영선 지휘자는 “봄을 알리는 떠들썩한 축제 같은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들의 마음을 깨우고자 했다”며 “관객들과 함께 봄을 노래하는 무대를 연출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2부를 연 국악인 송소희와 장사익의 혼을 담은 소리는 봄비처럼 마음을 적시는 무대였다. 국악관현악단이 아닌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춘 송소희의 ‘뱃노래·자진 뱃노래’는 묘한 이질감과 듣는 재미를 안겼다. 송소희는 사극풍 발라드 ‘달무리’와 ‘아름다운 나라’를 열창하며 객석을 설렘으로 채웠다. 봄날음악회의 피날레는 우리 가락과 가요의 애잔한 정서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장사익의 소리였다. 시를 읊듯 토해내는 ‘찔레꽃’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절절한 소리의 ‘봄날은 간다’가 끝나자 숨죽이던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장사익은 “오늘같이 좋은 봄날들만 있기를 바란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앙코르를 요청하는 박수가 이어지자 ‘아리랑’을 관객들과 함께 부르고, 마지막 앙코르송 ‘꽃구경’을 깜짝 선물하며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40년 지기 친구들과 함께 봄날음악회를 찾은 선미순(74)씨는 “클래식과 국악, 소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공연을 보면서 봄을 선물받은 느낌”이라며 “큰 위로와 감동을 받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 교향악·소리꾼 불러낸 ‘봄’

    교향악·소리꾼 불러낸 ‘봄’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2024 봄날음악회’는 출발부터 힘차고 경쾌하다. 1부 막을 여는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은 축제를 대표하는 클래식 레퍼토리다. ‘카니발 서곡’에선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이 절정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며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전한다. 마치 축제의 한가운데 있는 듯 생동하는 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무대이다. 올해는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1841~1904)가 타계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19세기 국민악파의 거두인 드보르자크가 숨진 1904년 서울신문은 양기탁과 배설의 항일 의지를 새긴 대한매일신보로 탄생했다.●최영선과 군포 프라임필, 1부 문 열어 1부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전속 지휘자인 최영선(40)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춘다. 프라임필은 국립오페라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국내외 공연 단체들과 협연하며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을 국내 초연한 전문 교향악단이다. 최 지휘자는 14일 서울신문에 “창간 12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너무 무겁게 다가가기보다는 음악회에 온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며 “드보르자크가 자연, 삶, 사랑을 주제로 작곡한 3부작 서곡 가운데 삶이 주제인 이번 곡이야말로 봄을 깨우기에 최고의 곡”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카니발 서곡’에 이어 러시아 태생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40)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쓴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동시에 피아니스트들이 애정하는 명곡이다.3악장 전곡이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강렬한 첫 도입부에 비해 이후 흐르는 선율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다. 세련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 표현을 통해 ‘러시아 피아니즘’의 매력을 드러내는 일리야의 묵직한 타건이 기대되는 이유다. 최 지휘자도 이 곡을 일리야와 가장 잘 어울리면서 탁월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곡으로 꼽았다. 차이콥스키·스크랴빈·쇼팽 등을 담은 다섯 장의 음반을 낸 그는 8세에 데뷔했다.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2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 3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등 세계 유수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다. 최 지휘자는 “올 한 해 힘찬 에너지를 전할 1악장에 이어 마치 봄꽃이 수줍게 수놓은 듯 현악 파트의 피치카토와 목관 악기군의 선율이 스케르초 풍의 춤곡으로 변주하는 2악장에서 일리야의 초절기교를 드러낼 수 있게 오케스트라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송소희·장사익의 소리 선물도 2부에서는 국악과 우리의 소리로 마음을 적시는 무대가 펼쳐진다. 경기민요 소리가로 단단한 음악적 활동을 이어 온 국악인 송소희(27)가 ‘뱃노래’와 ‘잦은 뱃노래’로 흥을 일으킨다. 송소희는 안예은이 작사·작곡한 ‘달무리’와 경쾌하고 아름다운 가사로 국가적 행사에서 연주되는 ‘아름다운 나라’를 선사한다.봄날음악회의 피날레는 소리꾼 장사익(76)이 장식한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장사익은 대표곡 ‘찔레꽃’부터 ‘반달’, 불후의 명곡 ‘봄날은 간다’를 통해 봄의 선율과 감동을 전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걸쭉하고 애잔한 소리로 토해 내는 장사익의 노래는 우리에게 인생의 따스함과 희망을 환기한다.
  • 임영웅 못지않은 인기… 1분 만에 매진 이 공연 뭐길래

    임영웅 못지않은 인기… 1분 만에 매진 이 공연 뭐길래

    가요계에 임영웅(33)이 있다면 클래식 음악계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두 사람은 같은 임씨에 출연하는 공연이 1분 만에 매진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9일 오후 2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엄청난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을 벌여야 했다. 바로 오는 25~26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 예매가 시작되는 시간이었기 때문. 야프 판즈베던(64) 음악감독의 취임 연주회인 이 공연은 협연자가 임윤찬으로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장안의 화제가 됐다. 임윤찬은 또 다른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30)과 더불어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젊은 거장이다. 2022년 미국에서 열린 제16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직후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 재목으로 엄청난 인기 스타가 됐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서울시향에 밀려드는 문의 전화에 담당자들이 진을 뺐다는 후문이다. 서울시향은 연간 100만원 이상 후원자에게 우선 예매 혜택을 주는데 해당 금액대 후원자가 40명 이상 늘어나며 임윤찬 효과를 톡톡히 보여줬다. 여기에 서울시민 100인을 초청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또한 엄청난 화제가 됐다. 이날 공연 예매가 시작되자 임영웅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예매 사이트가 잠시 먹통이 됐고 이틀 공연 모두 금방 자리가 동났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매진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전화로 예매를 문의한 사례도 다수 있었는데 극소수만 성공했다고 한다. 임윤찬은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이 곡은 베토벤이 나폴레옹 군대가 오스트리아를 공격한 전란의 와중에 작업한 곡으로 장대한 스케일과 찬란한 색채, 특유의 강력한 피아니즘을 과감하게 펼쳐낸 베토벤 최고 역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찬란하고도 깊은 베토벤 ‘황제’… 가을밤 수놓을 박재홍의 선율

    찬란하고도 깊은 베토벤 ‘황제’… 가을밤 수놓을 박재홍의 선율

    “‘황제’를 가을밤콘서트 무대에 올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해요. 관객분들이 귀중한 시간 헛걸음했다는 생각 안 들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이면 좋을까, 생각을 정성껏 하다가 골랐다고 했다. 지난 7월 스승인 김대진(61)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함께 선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주해 봤던 곡이고 그 기억이 너무 좋아 다시 들려 주고 싶었다고 했다. ●특유의 피아니즘 떨쳐낸 베토벤 역작 피아니스트 박재홍(24)이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가을밤콘서트에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택한 이유다. 이 곡은 베토벤이 나폴레옹 군대가 오스트리아를 공격한 전란의 와중에 작업한 곡으로 장대한 스케일과 찬란한 색채, 특유의 강력한 피아니즘을 과감하게 펼쳐낸 베토벤 최고 역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는 선곡을 하면서 어둡지 않고 가을밤에 어울리면서도 의미가 있고 많은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쉬워 보이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다 따졌다고 했다. “‘황제’는 베토벤이 청력이 거의 없어질 때쯤 작곡한 곡”이라며 “청력을 잃어갈 때 자신의 코스모스(우주) 안에서 만든 곡이라 저도 겉으로 드러나는 소리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5관왕에 오른 후 박재홍은 그간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당장 최근 일정만 봐도 홍콩 공연을 마치고 지난주 한국에 들어왔고 가을밤콘서트가 끝나면 곧바로 영국 런던으로 출국할 정도다. 지난 9월 부조니 콩쿠르에서 새 우승자가 나오면서 콩쿠르 부상으로 주어지는 연주 기회는 지나갔지만 기회를 실력으로 입증해 낸 덕에 내년 일정도 꽉 찼다. 박재홍은 “잡힌 연주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면서 “가을밤콘서트도 많은 관객이 찾아와 주셔서 한없이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 위대한 작품이고 좋은 음악이다 보니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연주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가 관객들이 베토벤을 잘 느끼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의 취미는 체스. “길게 보고 한 수 한 수 둬야 하는 게 피아노를 닮았다”고 하는 그는 자신만의 체스판을 펼쳐 놓고 피아니스트로의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꿈을 묻자 박재홍은 “한결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음악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평생 쳐도 다 칠 수 없을 정도로 피아노 곡이 많은데, 최대한 많이 연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팬텀싱어4 우승팀 ‘리베란테’도 공연 이번 가을밤콘서트는 JTBC ‘팬텀싱어4’에서 우승한 리베란테도 출연한다. 리베란테는 ‘첫사랑’, ‘샤인’ 등으로 깊어가는 가을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
  • ‘차세대 유망주’ 박재홍과 ‘66년 거장’ 백건우…가을철 피아노의 향연

    ‘차세대 유망주’ 박재홍과 ‘66년 거장’ 백건우…가을철 피아노의 향연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올가을 클래식 음악 무대는 차세대 유망주와 66년의 연륜이 묻어나는 거장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로 어느 때보다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9일에는 지난해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4개 부문 특별상을 석권한 박재홍(23)이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마포 M소나타 시리즈’ 독주회를 연다. 주목받는 차세대 연주자인 그는 로베르트 슈만의 ‘피아노를 위한 아라베스크’와 ‘크라이슬레리아나, 피아노를 위한 8개의 환상곡’, 알렉산더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3번, 세자르 프랑크의 ‘피아노를 위한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를 선보인다. 박재홍은 큰 키와 체격, 긴 손가락으로 풍부하고 깊은 음향을 구현하는 피아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5관왕을 휩쓴 부조니 콩쿠르 이외에도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루빈스타인, 에틀링겐, 힐튼 헤드 외 다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공연 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지난 3월 폴란드 출신 피아노의 거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내한 공연을 한 뒤 박재홍을 지메르만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박재홍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를 들은 지메르만은 박재홍의 연주에 깊은 인상을 받고 찬사를 보낸 뒤 현재까지 그의 음악적 멘토로 연을 이어가고 있다.이밖에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6)가 오는 10월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페인의 정취가 짙게 밴 ‘백건우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공연을 펼친다. 예술의전당 이외에는 다음 달 23일 울산중구문화의전당, 24일 부평아트센터, 27일 제주아트센터, 10월 1일 마포아트센터, 10월 6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엔리케 그라나도스는 마누엘 데 파야, 이삭 알베니즈와 함께 스페인 출신의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스페인 민족음악을 바탕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선율을 그려냈다. 백건우가 연주할 ‘고예스카스’는 그라나도스가 남긴 걸작 중 하나로 그라나도스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람회를 본 뒤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낸 작품이다. 마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스페인의 색채를 곳곳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백건우는 10세이던 1956년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15세에 콩쿠르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다. 1969년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런던 위그모어홀, 베를린 필하모니홀 등 전 세계에서 독주회를 했다.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 기사훈장’을 받기도 했다.
  • 유자 왕, 리시에츠키… 6월 젊은 해외 유명 피아니스트 내한 잇달아

    유자 왕, 리시에츠키… 6월 젊은 해외 유명 피아니스트 내한 잇달아

    6월 들어 독보적 연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두 명이 내한 공연을 펼쳐 화제가 되고있다. 다음 달 12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젊은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캐나다 출신 얀 리시에츠키(27)가 리사이틀’을 연다. 2018년 이후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리시에츠키는 15세의 나이에 도이치 그라모폰과 독점 계약을 맺으며 스타 피아니스트 반열에 올랐다. 급변하는 시대를 반영하는 트레디한 피아니즘을 선보이는 그는 2018년 첫 내한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리사이틀을 이어가고 있는 얀 리시에츠키는 이번 공연에서 쇼팽의 레퍼토리로 구성한 ‘밤의 시’를 선보인다. 특히 쇼팽의 녹턴과 에튀드의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곡의 조성에 따라 녹턴과 에튀드를 번갈아 연주를 이어 나간다. 리시에츠키와 쇼팽의 인연은 각별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쇼팽의 녹턴 전곡을 음반으로 발매했고, 앞서 2014년에는 쇼팽 에튀드 전곡 음반을 선보였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리시에츠키는 쇼팽의 음악을 시(詩)에 비유, 색다른 해석과 울림을 전달하고 쇼팽의 음악에 담겨있는 특유의 간결하고도 품격 있는 음악성으로 청중들의 내면 고찰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녹턴, 테크닉과 절대적인 음악성이 돋보이는 에튀드까지 리시에츠키가 풀어낼 쇼팽 음악의 지적인 감수성을 기대해도 좋다”고 소개했다.같은 달 19일에는 ‘21세기 건반의 여제’로 불리는 중국 출신 유자왕(35)이 첫 번째 내한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마찬가지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유자왕은 보수적인 클래식 공연계에서 파워풀하고 화려한 연주력으로 정평이 났다. 2007년 컨디션 난조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반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대신에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무대에 오른 뒤 단번에 스타덤에 오른 그는 수월한 기술적 해석과 순수한 힘의 조합으로 깊이있는 음악성을 드러낸 연주자로 꼽힌다. 2013년과 2019년 협연 무대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내한 리사이틀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녹음한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수록된 음반은 그래미상 ‘최고의 클래식 독주’ 부문 후보에 올랐고, 2017년에는 뮤지컬 아메리카에서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의상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채 탁월한 기교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자왕은 자신의 음악적 장점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베토벤 소나타 18번, 아널드 쇤베르크의 피아노 모음곡 25번, 죄르지 리케티 에튀드 6번 ‘바르샤바의 가을’과 13번 ‘악마의 계단’, 알렉산드르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3번, 이사크 알베니스 이베리아 모음곡 3권 3번 등을 연주한다.
  •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마스크’ 주제로 7월 2일 개막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마스크’ 주제로 7월 2일 개막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마스크(MASK)’를 주제로 7월 2일부터 23일까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번 여름음악제는 메인콘서트 18회,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리사이틀 스페셜콘서트 1회, 찾아가는 음악회 5회가 예정돼 있고, 코로나19로 대폭 축소했던 엠픽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개별 악기, 실내악 및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등 확장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메인콘서트와 스페셜콘서트는 독주, 실내악, 오케스트라, 성악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다. 러시아 피아니즘 계승자라는 찬사를 한 몸에 받는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목관악기 부문 최초 우승자인 마트베이 데민, 2021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 카리사 추가 독주 무대를 갖는다. 프리츠 필립스 현악 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한 모딜리아니 콰르텟, 런던 위그모어홀 국제 현악 사중주 콩쿠르에 빛나는 에스메 콰르텟, 올해로 결성 35주년을 맞는 방랑자들 트리오 반더러 등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또 피아니스트 손열음, 이진상,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다이신 카시모토, 첼리스트 김두민, 레오나드 엘셴브로이히, 랄프 시게티, 플루티스트 조성현과 안드레아 리버크네히트, 바수니스트 닥 옌센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실내악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부부 성악가로도 잘 알려진 소프라노 홍혜란, 테너 최원휘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평창을 찾아 슈만과 클라라의 결혼 생활을 반영한 ‘네 개의 듀엣’을 포함, 슈만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의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해외 유수 악단에 재직 중인 단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 협주곡의 밤’이라는 타이틀로 7월15일 바이올린, 비올라, 트럼펫, 피아노 협연을 한다. 이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플로린 일리에스쿠가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16일에는 이번 음악제에서 바이올리니스트와 지휘자로 동시에 참여하는 로베르토 곤잘레스 몬하스가 지휘봉을 잡아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20일에는 권민석의 지휘와 평창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의 연주로 샤르팡티에의 ‘테데움’을 선보인다.
  •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내한 공연 취소… “어깨 통증으로 연주 중단”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내한 공연 취소… “어깨 통증으로 연주 중단”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79)의 다음달 2일 내한 공연이 취소됐다. 금호문화재단은 다음달 2일 기획공연 ‘금호 Exclusive’ 무대와 4일 마스터 클래스를 계획했던 비르살라제의 공연이 연주자의 건강상 이유로 취소하게 됐다고 26일 알렸다. 금호문화재단에 따르면 비르살라제는 최근 발생한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고 의사로부터 치료와 회복을 위해 최소 2주 이상 연주 및 장거리 이동 중단을 권고받았다. 비르살라제는 “예정했던 아시아 방문을 취소하게 돼 마음 깊이 아쉽고 또 절망스럽다”면서 “다른 기회에 여러분을 찾아뵙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으며 여러분의 양해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비르살라제는 피아니스트 야코프 자크, 하인리히 네이가우스 등에 이어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함께 한 시대를 이끈 피아노의 전설이자 러시아 ‘최고예술상’을 받은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 계보를 잇는 연주자다. 모스크바 음악원과 뮌헨 국립음대 정교수를 지냈고 보리스 베레좁스키, 알렉세이 볼로딘, 박종화, 김태형 등 국내외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했다. 세계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루빈스타인 궂게 피아노 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며 피아노계의 권위자로 존경받고 있다.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내리사랑은 그 어떤 것이든 아름답다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내리사랑은 그 어떤 것이든 아름답다

    크고 작은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의 질문 세례가 두려울 때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하니 다소 ‘즉흥적인’ 상황이 생기더라도 많이 당황스럽지는 않다. 아직도 답에 대한 요령이 생기지 않는 질문은 피아노 선생님의 자격으로 받는 학생들의 진로 문제다. “정말 우리 아이가 음악에 재능이 있습니까?” “피아노로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섣부른 긍정이나 부정을 나타낼 수 없는 질문이지만, 아직 모르니 기다려 보자는 말도 답이 될 수 없다. 부모 입장은 늘 애가 타고 초조하며, 선생 입에서 나오는 단어 하나 하나에 촉각을 기울인다. 만약 학생 재능이 뛰어나다면 어른들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음악 천재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철두철미한 조기교육을 통해 탄생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태생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 활동을 했던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체계적인 교육 방식을 지닌 훌륭한 교사였다. 어린 아들의 어마어마한 재능을 재빨리 알아차린 레오폴트는 스파르타식 영재 교육에 돌입했다. 강도 높은 훈련과 함께 그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전 유럽을 돌며 연주와 교육을 병행하고, 아들의 재능을 다양한 연주 무대에 선보임으로써 왕족과 귀족들에게 자연스런 홍보를 하는 것이었다. 모차르트 가족이 독일어권에서 벗어나 런던, 파리와 플랑드르 지역까지 누빈 연주여행은 볼프강이 7세였던 1763년 시작해 약 3년 6개월간 88개의 도시를 도는 대장정이었다. 아들에게 당대 최고의 대가들과 음악에 대해 교류하고 배우는 기회를 제공했고, 가문의 놀라운 성과를 유럽 전역에 알리는 좋은 결과도 낳았지만, 당시의 높은 인기와 지명도는 훗날 성인이 된 볼프강이 빈에 정착하려 할 때 많은 부담과 괴리감으로 변하게 된다. 모차르트 집안과 자주 비교되는 것이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가정이다. 루트비히의 아버지 요한은 본 궁정 합창단에서 테너 가수로 활동했지만, 아버지 때부터 부업으로 이어 오던 포도주 장사 때문에 술을 많이 마셨고, 결국 알코올 중독자가 돼 직장과 건강을 잃었다. 뒤늦게 루트비히의 음악적 소양을 깨달은 요한은 아들을 ‘제2의 볼프강’으로 만들기 위해 다소 강압적인 교육을 시도한다. 어린 루트비히가 아버지에게 수시로 매를 맞으며 피아노 연습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는데, 아들은 이에 반항하기는커녕 17세가 되기 이전에 이미 소년 가장으로 집안을 먹여 살렸다. 작은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주자로 연주해 번 돈으로 술병이 난 아버지와 병약했던 어머니, 두 남동생을 돌봤다. 22세 때부터 빈으로 근거지를 옮긴 베토벤이 청력 상실이라는 엄청난 삶의 고난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던 ‘뚝심’이 초년 시절의 고생에서 얻어진 것이라 생각하면 아이로니컬하다. 피아노의 시인 프레데리크 쇼팽의 아버지 미코와이 쇼팽도 남다른 인물이었다. 프랑스에서 이주한 미코와이는 폴란드 여인과 결혼했는데, 프랑스인임에도 폴란드와 민족에 대한 애정이 강해 아들에게도 애국심과 민족정신을 강조했다. 또한 보이체흐 지브니, 요제프 엘스너 등 당시 폴란드 최고의 음악 선생님들과 프레데리크가 공부하게 했지만, 아들이 전문 음악가가 되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미코와이의 목표는 아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든 기품 있고 교양 있는 신사, 깔끔한 매너를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귀족 신분이 아님에도 고급스러운 태도와 우아함을 몸에 지녔던 쇼팽의 모습은 아버지의 교육, 아니 ‘신신당부’로 만들어졌다. 20세 이후 아들과 아버지는 떨어져 살았는데, 아버지 미코와이는 사치를 즐기는 경향이 있던 아들에게 절약과 겸손을 편지로 늘 당부했다. 쇼팽의 피아니즘 특유의 품위와 절제미, 세련된 정서 속에 아버지의 정성이 얼마나 들어 있을지 상상해 보면 재미있다. 가족의 사랑은 그것이 어떤 종류,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소중하고 아름답다.
  • 반 클라이번 우승자 바딤 콜로덴코 첫 내한…내달 1일 듀오 공연

    반 클라이번 우승자 바딤 콜로덴코 첫 내한…내달 1일 듀오 공연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바딤 콜로덴코가 듀오 공연으로 한국에 처음 내한한다. 러시아 피아니즘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콜로덴코는 2013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그에 이어 이 콩쿠르 다음 회에 우승한 피아니스트가 바로 선우예권이다. 콜로덴코는 2016년 자녀들과 연관된 비극을 겪기도 했지만, 이듬해 로열필하모닉과의 런던 데뷔 무대를 갖는 등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한국을 처음 찾는 그이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여러차례 방문해 상당한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일본 필하모닉,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데 이어 지난 여름에는 프라하 방송 관현악단과 함께 일본 투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18/2019 시즌에는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의 데뷔 무대인 영국 위그모어홀 공연 등을 앞두고 있다.그와 함께 내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알레나 바에바는 비에냐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파 연주자다.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음색을 소유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콜로덴코와 함께 수년간 음악적 파트너십을 쌓아왔다. 다음달 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4번 ‘월광’과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등을 들을 수 있다. 1부는 콜로덴코의 리사이틀로, 2부는 피아노·바이올린 듀오 무대로 꾸며진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추억이 있기에 아름다운 지금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추억이 있기에 아름다운 지금

    피아노 마니아들에게 3월의 최대 소식은 분명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내한 공연이었다. 지난해 가을에도 내한해 번스타인의 작품을 연주하며 화제를 모았으나, 이번 내한에서는 브람스와 함께 자신의 주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는 쇼팽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라 관심이 더 높아졌다. 이미 대구와 서울 공연을 마치고 오늘 저녁 인천의 마지막 연주를 앞두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지메르만은 1975년 바르샤바 국제 쇼팽 콩쿠르 우승자다. 이후 도이치 그라모폰의 간판 스타로 고전과 낭만,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이름이 높다. 최근에는 자신의 ‘직계 후배’라 할 수 있는 조성진의 피아니즘에 대해 극찬을 보내 국내 팬들에게 더 친숙한 존재가 됐다. 하지만 지메르만의 인기는 언제 어디서도 흔들림 없이 완전무결한 주법과 자신의 악기를 갖고 다닐 정도로 음색에 예민한 완벽주의자의 면모에서 나왔다. 연주들이 모두 마무리되기 전이지만, 전문가급 애호가들이 보이는 이번 공연에 대한 반응 중 흥미로운 부분은 그의 ‘인간적 면모’에 대한 것이다. 60을 넘긴 그의 연주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고, 때론 기복 있는 모습으로 미스 터치를 내기도 하는 지메르만은 바늘 들어갈 공간도 보이지 않을 듯 촘촘했던 과거의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조금 낯설기도 했다. 지메르만은 이번 내한 직전 일본 순회 공연을 했는데, 우연찮게 나가노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특히 눈에 띈 것은 연주만큼이나 변화한 그의 무대 매너였다. 지메르만은 불법으로 공연 실황을 녹음하는 등의 행위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에는 이 문제로 연주하는 도중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등 결벽증적 기질을 드러내곤 했다. 그의 심리 상태와 상관없이 이번 무대는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고, 청중들의 갈채에 진심으로 감사의 모습을 표하며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연주 중 나온 작은 실수에 우스꽝스런 표정을 지어 청중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고, 앙코르 요청에도 후하게 응해 마지막까지 정신적 포만감을 제공했다. 진정한 대가의 모습이었다. 은발의 머리와 수염을 한 지메르만의 연주를 들으며 누구나 이상적인 예술가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멋진 인생의 감가상각을 떠올린다. 그럼에도 과거 그가 연주한 음반들을 떠올리는 것은 오히려 그 시절의 ‘나’를 그리워하는 행동이 아닐까.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그때’ 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문세를 흥얼거렸고, 대한민국이 온통 서태지 이야기로 가득했으며, 지오디(GOD)의 노래를 들으며 공부하고 연애하던 그때. 우리의 지금이 소중한 건 분명 그 음악들과 함께한 ‘왕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마음에 깊이 와닿는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추억에 젖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내한한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연주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깔끔한 조형과 구성력, 매력적인 비브라토에서 나오는 절제된 감성 등 오랫동안 회자될 호연이었다. 온몸을 전율케 하는 짜릿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내 머릿속 기억은 오래된 연주를 끄집어내며 고집을 피운다. ‘그래도 내가 아는 최고의 멘델스존 연주는 따로 있잖아?’ 클래식을 막 듣기 시작하던 어린이가 카세트테이프로 접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의 처음이자 최고의 연주는 20세기를 대표했던 명인 나탄 밀스타인(1903~1992)의 녹음이었다. 빈 필,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와 함께한 밀스타인의 연주는 내게 늘 ‘기준점’이다. 세상에는 좋은 연주가 차고 넘치지만, 열 살배기가 접한 명곡의 첫 만남이 이토록 훌륭한 연주자와 녹음이었다는 행운에 감사함을 느낀다. 아무 생각 없이 피아노를 뚱땅거리던 아이가 음악가가 되는 데 아마도 큰 역할을 했을 그 녹음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들으며 미소 짓는다.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방황과 향수가 빚어낸 피아노의 시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방황과 향수가 빚어낸 피아노의 시

    일주일 전 있었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음악감독직을 물러나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마지막 무대로 더욱 뜻깊었다. 피아노 협연을 맡았던 조성진의 호연도 두고두고 회자될 듯하다. 부상으로 연주를 취소한 피아니스트 랑랑의 자리를 대신했지만,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세련된 서정과 섬세한 뉘앙스로 요리한 그의 연주에 많은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지휘자 래틀 역시 조성진의 음악성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며 “조성진은 진정한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찬사를 보냈다.조성진의 연주력과 잠재력이 전방위적으로 무한히 뻗어 나갈 것은 분명하지만, 래틀의 표현이 그가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프레데리크 쇼팽의 작품으로 자웅을 가리는 쇼팽국제콩쿠르의 우승자라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마흔도 채우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한 폴란드의 천재는 병약한 육체 속에 숨어 있는 강인한 에너지와 복제 불가능한 독창성으로 낭만시대의 초석을 다진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오로지 피아노라는 악기에 자신의 정열을 바친 쇼팽의 작품을 섬세하고 연약한 ‘멜로디’의 대가로만 인식하는 것은 그의 일부만을 느끼는 관점이며,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구성감과 넓고 긴 호흡의 드라마를 피아노 음악으로 구현하려 했던 작곡가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조성진이 쇼팽콩쿠르 이후 내놓은 쇼팽 앨범이 작곡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네 곡의 발라드로 채워져 있는 것은 그런 면에서 필연적이었다. ‘서사시’로 풀이할 수 있는 발라드는 모두 장대한 구성과 스케일을 띠고 있으며, 여러 형식이 혼재돼 있는 동시에 쇼팽의 작곡 기술이 총망라된 걸작이다. 폴란드의 시인 아담 미키에비츠의 시상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지나, 그 상상력은 어디까지나 쇼팽의 고유한 예술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깊은 슬픔을 머금은 선율과 피아니스틱한 악상이 어우러지는 1번, 평화로움과 투쟁이 공존하는 2번, 귀족적 서정성의 3번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폭풍이 몰아치는 듯 드라마틱한 악상 속에 풀어 낸 4번 등이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역작이다. 파리, 노앙, 마요르카 등을 떠돌며 생의 창작기 대부분을 보낸 쇼팽의 일생은 해피 엔딩의 사랑을 갖지 못한 채 마무리된 미완이었을지 모른다. 10년 남짓 유지된 작가 조르주 상드와의 연애는 그에게 영감을 가져다주었지만 영혼의 구원은 되지 못했다. 가슴의 병을 늘 안고 살았던 쇼팽의 유일한 피난처이자 그리움의 대상은 다름 아닌 조국 폴란드의 사람들과 음악이었다. 창작기 전반에 걸쳐 그는 폴로네즈, 마주르카 등 폴란드 민속 리듬과 향토성을 강조한 피아노 소품들을 꾸준히 작곡하며 아픔으로 몰려오는 향수를 달랬다. 찬란하던 옛 폴란드의 영광을 되새기는 듯한 악상의 ‘군대’ 폴로네즈, 꿈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듯 현실과 회상을 오고 가는 ‘환상’ 폴로네즈 등에서 쇼팽 음악을 이루는 핵심을 엿볼 수 있다. 세 박자 계열로 독특한 리듬감을 지닌 마주르카는 폴란드 농민의 몸과 마음을 대변하는데, 쇼팽은 60곡 가까이 되는 다양한 색채의 크고 작은 마주르카를 만들어 피아노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민속 음악의 표본을 보여 주었다. 그의 시대 이후 등장하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민음악파 작곡가들의 시작은 쇼팽의 유산을 이상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쇼팽이 피아노를 통해 남긴 눈부신 음표들은 작품에서 그치지 않고 멈추지 않는 생명력을 통해 후대로 이어졌다. 그 시적 정서와 매력적인 판타지의 세계에 영향을 받지 않은 피아노 작곡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마침 나온 조성진의 신보는 내년으로 사망 100주년을 맞는 클로드 드뷔시의 작품집이다. 인상주의 작곡가로 유명한 드뷔시의 피아니즘 역시 쇼팽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탁월한 피아니스트의 손끝을 통해 피아노의 시상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짚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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