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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윙잇, 남도의 맛과 정을 담은 ‘광주식 애호박찌개’ 출시

    윙잇, 남도의 맛과 정을 담은 ‘광주식 애호박찌개’ 출시

    간편식 전문 커머스 기업 ‘윙잇(대표 임승진)’이 전라도의 풍요로운 맛과 광주의 따뜻한 정서를 담은 ‘광주식 애호박찌개’를 최근 새롭게 출시했다. 윙잇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광주의 풍미와 전라도식 양념을 조화롭게 담아내 집밥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광주는 예로부터 따뜻한 기후와 비옥한 토양 덕분에 채소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재배된 애호박은 껍질이 얇고 속살이 단단하면서 은은한 단맛과 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윙잇은 이러한 광주산 애호박의 담백한 풍미를 살려 이번 신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100% 국내산 애호박을 고기와 비슷한 크기로 큼직하게 썰어 넣어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아울러 국물 속에서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먹는 재미를 더한다. 또 감자, 대파 역시 모두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신선하고 깊은 풍미를 더했다. 국물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도 돋보인다.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고추장 베이스로 구성된 가운데 첫맛은 칼칼하게 혀끝을 자극하고 중간에는 구수함이 감도는 것이 매력적이다. 나아가 끝에는 은은한 단맛이 맴도는 3단 구조의 맛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전라도식 감칠맛을 그대로 살린 덕분에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 캠핑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냄비에 제품을 넣고 물 500ml를 부은 뒤 6분간 끓이면 완성된다. 혼자 또는 둘이 먹기엔 넉넉하고 셋이 함께 먹기에도 적당한 2~3인분 구성으로 간편하게 정성 가득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패키지 안에는 조리 방법이 적힌 레시피 카드가 동봉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윙잇 관계자는 “광주의 풍요로운 식문화를 간편식으로 재해석해 지역의 맛을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각 지역의 음식 문화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담아내는 지역 간편식 시리즈를 지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광주식 애호박찌개는 윙잇 온라인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 CJ프레시웨이 ‘불고기 비빔밥’, ‘2025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 대상 선정

    CJ프레시웨이 ‘불고기 비빔밥’, ‘2025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 대상 선정

    CJ프레시웨이가 인천공항 푸드코트에서 선보인 ‘불고기 비빔밥’이 ‘2025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 대상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동편(지상 4층)에 프리미엄 푸드코트 ‘고메브릿지’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지난달 제1터미널 탑승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향후 2개 점포를 추가 오픈할 계획으로, 총 4개 점포는 약 4909㎡(1485평), 1500석 규모에 달한다. 2025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는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내 우수 식음 서비스를 발굴하고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한 시상 제도다. 공사는 총 522개 메뉴 중 인천공항 상주직원과 여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35개 후보 메뉴를 선정한 뒤 상주 직원으로 구성된 맛 평가단과 조리학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의 현장 시식 평가를 거쳐 최종 5개 메뉴를 확정했다. 그 결과 CJ프레시웨이의 메뉴가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불고기 비빔밥은 제2터미널 동편에 있는 고메브릿지 내 한식 전문점 ‘자연담은한상’에서 판매 중인 메뉴다. 합리적인 가격(1만 1500원)에 불고기 비빔밥과 국, 반찬 등 푸짐한 한식 한 상을 제공해 높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인천공항 푸드코트 내 판매 1위 메뉴로 자리 잡았다. CJ프레시웨이는 자연담은한상과 더불어 ▲국수정(온·냉면) ▲바삭카츠(돈가스) ▲버거스테이션(수제버거) ▲분식곳간(프리미엄 분식) ▲육수고집(탕·찌개) 등의 자체 식음 매장 및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 한식부터 한식을 접목한 퓨전 메뉴, 외국인을 고려한 양식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이번 인천공항 맛있는 메뉴 대상 수상은 제각기 다른 취향을 지닌 여객, 공항 직원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맛, 품질, 가격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항 이용객의 만족도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비·안개에 가리나 했더니…오롯이 드러난 시간의 깊이

    비·안개에 가리나 했더니…오롯이 드러난 시간의 깊이

    고흥 최남단 바위 절벽 ‘금강죽봉’출입이 통제돼 쉽게 못 보는 풍경300살 ‘훌쩍’ 금탑사 비자림 걷고나로도 해안도로 따라 달려가면나로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까지분청문화박물관도 필수로 들러야비와 안개. 여행의 난적이다. 정 없이 내리는 비, 시야를 가리는 안개. 하나도 버거운데 둘이 동시에 들이닥치면 ‘대략 난감’이다. 이번 전남 고흥 여정이 그랬다. ‘폭망’의 검은 기운이 드리워질 무렵,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연기법’을 떠올리라”는 말이 ‘떠올랐’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종종 쓰는 표현이다. ‘연기법’은 불교의 정수를 담은 단어다. 극단적으로 축약하면 ‘이것이 있으면 그것도 있고, 이것이 생기면 그것도 생긴다’는 뜻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경망스럽게 입에 올릴 표현은 아니지만 이를 ‘우수마발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이렇다. ‘고락 불변의 법칙’. 고락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 괴로움 너머엔 즐거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극단의 아름다움은 대개 극단적 환경에서 잉태되지 않던가. 비와 안개가 선사하는 근사한 풍경과 마주하게 될지 누가 알겠나. 먼저 금강죽봉 이야기부터 하려 한다. 알면서도 말 못 했던 비경. 여전히 사람의 발걸음은 통제되고 있지만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은 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방식으로든 개방돼야 한다는 바람도 물론 있고. 금강죽봉은 고흥 최남단의 섬 지죽도 끝자락에 있는 바위 절벽이다. 국가유산청 누리집에선 이를 “지죽도 남쪽 해안의 주상절리로, 높이가 100m에 달해 웅장하며,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특히 흰색의 응회암에 발달한 주상절리로 다른 지역의 주상절리와 차별성을 가짐. 바다에서 바라볼 때 높이 솟아오른 바위가 매우 아름다우며 금강죽봉에서 다도해를 조망하는 경관은 주변의 해안 절벽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보임”이라 소개하고 있다. 딱 그대로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말도 못 하게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는 것. 개방감과 전율이 그만이다. 주상절리 꼭대기의 평탄한 공간이 바다 쪽으로 확 열린 덕이다. 2021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은 금강죽봉을 대한민국 명승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다도해국립공원사무소는 금강죽봉 일대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러니까 ‘명승’이란 각별한 지위를 얻었으면서도 사실상 ‘비법정 탐방로’여서 들어가 볼 수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거다. 한 국적 항공사의 광고 영상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했으나 정작 탐방로는 없었던 충북 충주 월악산국립공원의 악어봉과 비슷한 사례다. 고흥군에서 법정 탐방로를 조성해 달라며 지속적으로 다도해국립공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금강죽봉에 법정 탐방로가 나지 않은 건 위험해서다. 금강죽봉의 주상절리는 기반이 응회암이다. 제주, 강원 철원 등에서 보던 거뭇한 현무암 주상절리와 달리 흰빛이다. 절리 부분의 강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언제, 어느 부분이 잘려 떨어질지 알 수 없다. 사실 금강죽봉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던 곳이다. 한데 ‘위험한 사진 놀이터’라는 게 문제였다. 소셜미디어(SNS)에 스릴 넘치는 사진을 올리려는 이들 사이에 금강죽봉의 일부인 송곳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급기야 심각한 인명 사고로 이어졌다. 이후 출입 통제가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이제 비와 안개가 전한 고흥의 풍경을 말할 차례다. 같은 풍경이라도 비와 안개가 촉촉이 감싸고 있을 때면 전혀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숲이 그렇다. 맑은 날에 견줘 한결 웅숭깊다. 고흥에 아름다운 비자나무 숲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파리 모양이 아닐 비(非) 자를 닮았다는 나무.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에 돌을 놓으면 그때마다 향기가 올라온다지. 과장 섞인 표현이겠지만 나무의 향이 그만큼 짙다는 뜻일 터다. 금탑사 뒤란에 오래 묵은 비자나무 숲이 있다. 비가 듣는 날, 비자나무 숲은 어떤 풍경과 향기를 선사할까. 포두면 봉림리에서 금탑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숲길이 이어진다. 푸조나무, 굴참나무 등 늙은 나무들이 짙은 초록빛 숲 그늘을 펼쳐 내고 있다. ‘나대던’ 심장이 금세 잠잠해질 만큼 깊고 서늘한 자태다. 금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이다. 그네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았을 장독대와 담장이 정갈한 자태로 객을 맞고 있다. 금탑사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이다. 3300여그루에 달하는 비자나무들이 절집 들머리와 주변을 빼곡하게 감쌌다. 금탑사 비자나무는 1700년대쯤부터 식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령 300년을 훌쩍 넘긴 나무들은 높이가 9~14m, 둘레가 1m가 넘는 거목으로 자랐다. 그중 웅숭깊은 풍경을 선사하는 건 절집 뒤란의 숲이다. 수백년은 족히 넘었을 늙은 동백과 비자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한국, 일본 등에 자생하는 비자나무는 여느 산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나무가 아니다. 난대성 수종이라서다. 남도, 그것도 절집 주변에 많다. 비자나무 이파리는 바늘잎이다. 납작하고 날카롭다. 외모와 달리 성질은 느긋한 편. 나무 둘레가 한 뼘 정도 되려면 무려 100년을 기다려야 한단다. 비자나무 숲 주변으로 푸른 기운이 둘러친 듯하다. 비와 안개 덕에 더 신비롭다. 둘레가 어린아이 몸통만 한 저 비자나무들은 얼마나 많은 비밀을 품고 있을까. 고흥 끝자락, 나로도의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에 나선다. 비 오는 날 차분하게 돌아보는 남도 바다의 자태는 정말 아름답다. 나로도는 내, 외나로도로 나뉜다. 우리가 우주 시대의 문을 활짝 연 뒤 외나로도로 가는 발길은 꾸준히 늘었다. 그 끝자락에 우주센터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한데 내나로도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한적하다. 특히 섭정삼거리에서 국립청소년우주센터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빼어나다. 외나로도의 끝은 나로우주센터다. 나로호와 누리호가 발사된 곳. 누구나 실제 로켓 발사장을 보고 싶어 하지만 평소엔 볼 수 없다. 이른 봄, 고흥우주항공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잠깐 공개되는데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고 한다. 아쉬움은 우주과학관이 대신한다. 돔영상관에선 우주를 테마로 한 영상물이 180도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다. 하루 3~5차례 상영된다. 1, 2층은 상설전시관이다. 우주 탄생을 형상화한 ‘호버만의 구’ 등 볼거리가 많다. 야외에는 실물 크기로 만든 나로호와 과학 로켓 모형이 있다. 금세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자세가 당당하다. 여수와 경계를 이룬 영남면 쪽도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 많다. 우미산 중턱의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가 눈부시다. 절반은 하늘, 또 절반은 은빛 갯벌이다. 이 도로 중간쯤에 작약꽃밭이 있다. 고흥 안에 경관을 위해 조성한 작약꽃밭이 몇 곳 있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크다. 무엇보다 배경이 예쁘다. 멀리 여수 낭도 등 다도해의 섬들이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앵글만 잘 잡으면 곳곳이 ‘인생샷’ 자리다. 우미산 아래는 용암마을이다. 저 유명한 영남 용바위(고흥 8경)를 품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필수 방문 코스다. “가까이 뜯어보는 아름다움보다 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당장에서 느끼는 아름다움보다는 돌아서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1916~1984)가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밝힌 ‘분청사기의 멋’이다. 이 분청사기의 모든 것을 낱낱이 엿볼 수 있는 공간이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다. 분청사기는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약칭이다. 회색이나 회흑색 태토(胎土·도자기를 만드는 흙)에 하얀 흙으로 분장한 자기를 이른다.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잇는 연결고리다. 시대로는 조선 전기에 해당한다. 분청문화박물관이 ‘가락진 멋과 싱싱한 아름다움, 분청사기’를 주제로 국보순회전 특별전을 열고 있다. 국보급 분청사기 가운데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오는 8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분청사기도 만날 수 있다. 문화관 뒤엔 수도암이란 절집이 있다. 문화관 앞에 전시된 조각상의 모티브가 된 뱀 전설이 깃든 곳이다. 1㎞ 정도 산길을 올라야 하는데 승용차로 2~3분이면 닿는다. 천등산 일대의 철쭉공원은 이맘때 꼭 찾길 권한다. 진홍빛 철쭉꽃이 산 사면 전체를 붉게 물들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철쭉공원까지 임도가 나 있다. 드문드문 비포장 구간이 있긴 하지만 승용차도 너끈히 오를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서 만난 독특한 식당 한 곳 덧붙이자. 풍양면의 죽시식당이다. 한정식 백반집인데 민물장어가 장기다. 소금구이처럼 슴슴하게 내는데 푸짐한 살점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반찬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다소 짜다는 평가가 있는 편. 속을 하나하나 발라낸 뒤 조린 멸치조림은 개별 ‘요리’라 해도 좋을 정도로 맛깔스럽다.
  • 닷새마다 열립니다… 맛의 천국

    닷새마다 열립니다… 맛의 천국

    찬 바람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든다. 뜨거운 먹거리가 당길 때다. 오일장은 어떨까. 팥죽, 칼국수, 꽈배기, 호떡 등 소소한 먹거리가 천지다. 겨울철에 가볼 만한 전국의 오일장을 모았다. 경기 성남 모란민속오일장옛 정취 느껴지는 먹거리 축제 모란시장 하면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모란시장은 6·25전쟁 당시 홀어머니를 북한 평양에 두고 남하한 김창숙이란 인물에서 시작됐다. 훗날 국군 대령으로 예편하는 김창숙은 월남민과 함께 성남 일대에서 황무지 개간 사업을 벌였다. 모란시장은 이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김창숙은 어머니를 그리며 북녘의 모란봉에서 ‘모란’이란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모란민속오일장은 매달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 장날에만 천막 지붕이 생기고 좌판이 들어선다. 모란민속오일장은 13개 구역으로 나뉠 만큼 규모가 크다. 시장 먹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건 손칼국수와 꽈배기, 쫀득한 찹쌀 도넛 등이다. 팔도의 기름 가게가 모두 모였다고 할 정도로 기름집도 많다. 인근의 성남종합운동장에서는 16일까지 야외 썰매장이 운영된다. 단돈 1000원으로 가족과 함께 도심 속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강원 동해 북평민속시장영동의 삶이 담긴 소머리국밥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됐을 만큼 역사가 깊다.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장이 선다. 북평장이 들어선 곳은 원래 강원도에서 유명했던 쇠전(우시장) 자리다. 현재는 우시장이 삼척으로 옮겨 갔지만, 당시 흔적은 국밥 거리에 고스란히 남았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팔고 사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온 이들은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묵호 사람도, 도계의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도 육고기를 맛보기 위해 북평장을 찾았다. 그러니 영동지역 사람들에게 북평민속시장의 국밥집은 마음의 고향과 다름없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당연히’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이 있었으니 소머리, 내장 등의 부위를 조달하기 쉬웠을 터다. 소머리국밥의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한다. 대성집처럼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고 두꺼비식당처럼 빨간 국물을 내는 집도 있다. 충북 단양 단양구경시장단양팔경에 마늘 ‘1경’ 더하기 단양구경시장은 약 120개 매장이 모인 상설재래시장이다. 저 유명한 ‘단양팔경’에 1경을 더한다는 의미에서 ‘구경시장’이다. ‘먹방 여행의 성지’라 할 만큼 늘 젊은 여행객이 북적댄다. 단양구경시장의 인기를 주도하는 건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마을의 큰 일교차가 빚어낸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한지형 토종 마늘이다.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마늘 요리는 흑마늘닭강정이다.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 음식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이긴 해도 가게마다 종류와 요리법이 다르다. 단양 여정의 첫 끼 또는 간식, 혹은 야식으로 ‘종목’을 구분해 시장 구경 계획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맛집으로 소문난 몇몇 업소는 줄서기가 기본이다. 주말에만 문을 여는 가게도 있다. 마늘부각, 마늘아이스크림 등 숨은 맛집을 찾는 재미도 각별하다. 경남 창녕전통시장쫀득한 수구레국밥, 추워야 제맛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큰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게 1926년이다. 개설 100주년을 코앞에 뒀을 만큼 오랜 역사가 자랑이다. 오일장이 크게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인산인해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크고, 헤치고 헤쳐도 사람일 정도로 붐빈다. 가장 유명한 음식은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서 2㎏ 정도만 나온다는 특수부위다. 시장 주변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몰렸다.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뻘건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와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쫀득쫀득한 수구레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 창녕 사람들은 국수사리를 넣어 먹는 걸 즐긴다. 한 유명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다는 달인 꽈배기, 줄이 뱀처럼 늘어선 찹쌀호떡 등은 창녕장의 대표 주전부리다. 광주 말바우시장마음 녹이는 팥죽·동지죽 한그릇 말바우시장은 무려 500여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선, 호남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데, 그중 첫손 꼽히는 메뉴가 배도 부르고 몸에도 좋은 팥죽이다. 말바우시장의 팥 전문 가게들은 모두 팥죽과 동지죽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몰캉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팥죽을 주메뉴로 하는 가게들은 모두 맛과 정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매일 새벽 직접 팥을 씻어 불리고, 불린 팥을 솥에 넣어 팔팔 끓이고,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을 손수 빚거나 칼국수면을 반죽해 뽑는다. 손맛이 다르기에 팥죽 맛도 모두 다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 맛도 중요하다. 맛집 순례하듯 가게들을 돌아보며 ‘최애’ 팥죽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인심 흔하지 않다.
  • 경기관광공사, 따뜻한 정이 흐르는 전통시장 6곳 선정

    경기관광공사, 따뜻한 정이 흐르는 전통시장 6곳 선정

    경기관광공사가 따뜻한 정이 흐르는 경기도 전통시장 6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전통시장은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살 수 있고, 살 물건이 없어도 그냥 구경만으로 재미있다. 맛있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겨울의 대표 간식인 따뜻한 어묵, 추억의 떡볶이, 든든한 국밥은 물론, 요즘 이색적인 해외 별미까지 즐길 수 있다. [100년 역사의 경기도 3대 장 ‘양평물맑은전통시장’] 양평은 예로부터 한강을 이용한 물류의 중심지였다. 전국구 보부상들의 왕래가 활발하고 대규모 상단이 한양으로 물건을 공급하던 곳으로 1770년 무렵부터 시장이 시작되었다. 특히 3일과 8일에 서는 양평읍 오일장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며 경기도 3대 장으로 손꼽힌다. 지금은 400여 개 점포가 상설시장 형태로 운영되고 장날에는 200여 개 노점이 더 들어선다. 양평에서 생산한 과일과 채소 등 친환경농산물은 물론, 수수부꾸미와 다양한 전 등 먹거리가 풍성하기로 소문난 장이다. 특히 깨와 콩을 활용한 고소한 강정과 추억의 전통 과자를 직접 만드는 과자점에는 늘 긴 줄이 설 만큼 인기가 좋다. 맛보기 인심도 후해서 서너 가지 먹어보고 마음에 드는 과자를 고르면 한 봉지 푸짐하게 담아준다. 아이와 함께라면 장에 가면서 경기이야기골목으로 지정된 청개구리이야기거리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우리 모두 아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귀여운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 [경기도 국제시장, 해외 별미 기행 ‘안산 다문화특구’] 안산역 맞은편 원곡동에는 해외 여러 나라의 이주민이 모이면서 외국인 거리가 형성됐다. 2024년 6월을 기준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 및 외국 국적의 동포는 약 90%인 1만 8천여 명이다. ‘국경 없는 마을’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던 중 2009년 ‘안산다문화특구’로 지정되었다. 아울러 음식 재료와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외국인들이 몰리면서 독특한 거리 풍경이 만들어졌다. 거리 전체가 커다란 국제시장으로 발전한 것은 물론,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주말에도 은행이 문을 열고 병원이 진료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 다양한 외국 음식점도 성업 중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 등, 조금만 발품을 팔면 여러 나라의 별미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주 음식 재료와 향신료를 본국에서 들여와 현지 본연의 맛을 낸다. [전통시장 발전의 모범 답안 ‘가평 잣고을시장’] 가평 잣고을시장은 올해로 개장 101주년을 맞이한 가평 최대의 시장이다. 1923년 보납산 앞 개천 변에 상인들이 모인 것이 시장 역사의 시작인데, 단순 거래를 넘어서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모여 희로애락을 공유하는 소통과 상생 공간이었다. 이후 터미널 주변과 가평역 앞 등 여러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현재의 장터로 자리를 잡았다. 잣고을시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역시 오일장이다. 5일과 10일에 열리는 잣고을시장은 규모가 크고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해서 둘러보는 데 한참 걸릴 정도다. 두 번째는 전통시장 육성사업의 하나로 건립한 잣고을시장 가평창업경제타운이다. 1층에는 식당, 과일, 장식품 등 소상공인 점포가 입주해있고 2층에는 시장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는 카페와 노브랜드 매장이 시장과 상생을 도모한다. 특히 기업에서 만들고 가평군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이 인상적이다. 세 번째는 장 주변의 다양한 조형물과 포토존으로 잣고을시장 방문객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골목마다 즐거움이 가득 ‘용인중앙시장’] 용인시의 대표 시장이다. 시장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공영주차장을 늘리고 점포 이미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등 여전히 진화 중인 시장이다. 시장을 만두 떡골목, 순대골목, 통닭골목 등 상권별 골목으로 나눈 점이 재미있다. 특히 떡골목 가게마다 방금 찐 시루떡에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장면은 언제 봐도 입 안에 침이 고일 지경이다. 가게마다 특색 있고 떡 종류도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장의 골목 중에서 가장 인기 좋은 곳은 순대 골목이다. 약 20곳의 순댓국집이 모여있는데 업주들 모두 친절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순대는 잡내 없이 깔끔하고 곱창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푸짐한 양에 노포 감성까지 더해져,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식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5일과 10일에는 에버라인 용인시장역에서 김량장역까지 하천을 따라 오일장이 선다. 장이 크고 점포도 많으니 일정을 여유 있게 잡고 천천히 구경하는 것이 좋다. 도래창, 호떡, 꽈배기 등 용인장의 명물도 꼭 즐겨보자. [찾아라. 맛있는 시장! ‘오산 오색시장’] 오산장은 택리지와 화성궐리지 등 조선시대 기록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시장의 명칭을 한때 오산중앙전통시장으로 변경했었지만 2013년 시민 설문조사를 거쳐 지금의 ‘오산 오색시장’ 이름을 찾았다. 오색시장은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상설시장으로 운영되지만, 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오산 일대가 시끌벅적 들썩일 만큼 활기차다. 시장길을 취급 품목에 따라 미소거리, 아름거리, 맘스거리, 빨강길, 녹색길 등 5가지로 분류하고 점포의 간판에 고유번호를 부여해서 누구라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길마다 인근 농가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싱싱한 과일, 맛깔난 반찬과 다양한 음식 재료가 푸짐하니 욕심내서 모두 돌아봐야 할 시장이다. 쑥호떡, 꽈배기, 국밥, 칼국수 등 맛있는 먹거리가 유난히 많은 곳이니 하나씩 찾아 맛 탐험을 즐겨도 좋다. 최근에는 매콤한 곱창볶음이 인기인데, 맛도 좋고 푸짐해서 안주로 좋고 밥을 볶아도 좋다. 교통망이 발달한 지리적 특성과 수도권 전철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 오산뿐 아니라 용인, 수원, 화성 등 인근 지역에서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 [도심 속 추억 한 스푼 ‘과천 굴다리시장’] 굴다리시장은 과천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다. 중앙공원 분수대에서 문원동으로 가는 길, 주공아파트 4단지와 5단지 사이 굴다리 인근의 작은 시장이다. 시장의 모습은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임시 건물 형태로 언뜻 보면 무허가 노점을 연상시키지만, 엄연히 과천시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점포 수는 40여 개로 보이는데 그나마 문을 닫은 곳이 더 많다. 판매하는 품목도 단출해서 과일, 채소, 생선이 전부다. 하나둘 가게들을 살피다 보면 굴다리시장 유일의 음식점 ‘형태네’가 보인다. 가게 전면의 ‘추억의 맛집’이란 문구처럼 오래전 추억이 떠오르는 분위기다. 7~8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예전 학교 앞 스타일의 떡볶이, 순대, 튀김만두 등을 판매하는데 하나같이 익숙한 맛이다. 떡볶이집 형태네의 업주는 이 자리에서만 40년째 영업 중이다. 근방에서 노점을 하던 중, 합법적인 시장을 조성한다기에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굴다리시장의 터줏대감인 셈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입맛도 달라졌으니, 장사는 예전만 못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오랜 단골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큰 기쁨이다.
  • 우리 아이 그림책, 상 받은 작품부터 시작해 볼까

    우리 아이 그림책, 상 받은 작품부터 시작해 볼까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어린이 문학상을 휩쓰는 등 ‘K그림책’에 대한 관심과 위상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그림책 공모전이 늘고 있다. 향상된 수준의 수상작들은 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출간된 그림책 ‘하얀 선물’과 ‘달꽃 밥상’은 모두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하얀 선물’은 어린이책 출판사인 책읽는곰의 제1회 어린이책 공모전에서 그림책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달꽃 밥상’은 제4회 사계절 그림책상의 대상 수상작이다. 두 작품 모두 조부모와 친근한 요즘 어린이들의 상황이 반영돼 할머니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연 작가의 ‘하얀 선물’은 어릴 적 얼음에 실려 남쪽 섬으로 오게 된 북극곰 바오와 그런 바오를 구출해 함께 사는 토끼 할머니 토토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 안에서 스스로를 긍정하며 자라는 꼬마 북극곰 이야기를 통해 입양 문제를 다뤘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영우 작가의 ‘달꽃 밥상’은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 아빠와 아이 세 식구의 단출한 저녁 밥상으로 시작한다. 매일 가족을 돌보며 밥을 차리던 할머니의 빈자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밥상이다. 반면 아이와 할머니가 보름달밤 떠난 여행 속에서는 꽃밥과 달전, 푸짐한 반찬들이 정성스럽게 차려진 밥상이 펼쳐진다. 이 작품은 심사에서 “돌보는 존재에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된 할머니가 삶의 여정 안에서 보듬어지는 내용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독자 반응도 크다. 지난 추석에 맞춰 출간된 책은 인터넷 서점들에서 유아 부문 주간 순위 5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출판사 창비는 2022년부터 ‘창비그림책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비룡소, 웅진주니어, 미래엔 아이세움 등도 그림책 공모전을 진행한다. 신생 공모전도 눈길을 끈다. 한국그림책출판협회는 올해 3월 처음으로 30여개 그림책 출판사가 함께 연합한 제1회 그림책 공모전을 열었다. 어린이책 출판사인 달리 역시 제1회 그림책&동화책 공모전을 오는 12월까지 진행한다. ‘달꽃 밥상’을 편집한 백승윤 사계절 출판사 편집자는 “공모전 수상 작품들이 서점가에서 눈에 띄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전을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림책 작가 지망생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했다. 우지영 책읽는곰 편집장은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려면 좋은 작가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며 “새로운 작가 발굴이 공모전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 천고맛비 계절이로구나

    천고맛비 계절이로구나

    사람도 말도 살찌는 계절이다. 다이어트는 잠시 접어두고 왕성해진 식욕을 채워 줄 미식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전국의 맛집 골목을 모았다.●인천 차이나타운, 나들이 코스로 딱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북성동원조자장면거리는 중식 먹자골목이다. 중국집 외에도 공갈빵, 월병, 탕후루, 양꼬치 등 중국식 주전부리를 파는 집이 많아 외식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선린동 공화춘(등록문화재) 건물에 자리한 짜장면박물관은 짜장면의 모든 걸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여기에서 춘장(중국식 된장)을 볶아 국수에 얹은 짜장면을 처음 만들었다. 이후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바꾼 짜장면은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공갈빵은 인천차이나타운의 대표 주전부리다. 속이 텅 비고 겉만 부풀게 구워, 빵보다 과자에 가깝다. 탕후루(糖葫蘆)를 파는 가게도 많다. 탕후루는 딸기나 포도 같은 작은 과일을 꼬치에 꿰고 시럽을 발라 굳히는데, 단맛이 강해 아이들이 좋아한다. 인근의 송월동 동화마을, 월미바다열차, 인천개항박물관 등 관광지가 있다.●천안 담백한 순대국밥 한 그릇의 위로 병천순대는 오일장을 배경으로 등장했다. 1960년대 병천 인근에 돼지고기 가공 공장이 들어섰고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순대를 만들었다. 처음엔 장날에만 순대국밥을 팔았는데, 입소문이 나자 1968년 아예 자리를 잡고 간판을 걸었다. 청화집, 충남집, 돼지네 등이 잇따라 생겨났고 현재 아우내순대길 일대에 순대국밥 전문점 20여곳이 성업 중이다. 병천순대는 작은창자를 이용해 누린내가 적다. 여기에 양파와 대파, 양배추 등 각종 채소와 찹쌀, 선지 등을 넣는다. 당면으로 속을 채우는 일반 순대와 달리 병천순대는 당면이 아예 없거나 적어 담백하다. 국물을 내는 방법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생강과 대파를 넣고 사골 국물을 우리는가 하면 각종 한약재를 섞어 특별한 향과 맛을 내기도 한다. 병천순대거리에서 1㎞ 남짓 거리에 유관순 열사 유적(사적)이 있다. 우정박물관,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등도 색다른 볼거리다.●섬진강 재첩 요리 , 이렇게 많았나 재첩은 모래와 진흙이 많은 강바닥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다. 강에서 난다고 강조개(하동 사투리로 갱조개), 까만 새끼 조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가막조개로도 불린다. 재첩은 글리코겐, 타우린,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다 자라도 지름 2㎝ 내외라 국물 요리로 많이 먹는다. 크기가 워낙 작아 요리 하나당 재첩이 수십, 수백 마리가 들어간다. 하동군은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재첩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도록 읍내 신기리에 하동재첩특화마을을 조성했다. 재첩국을 비롯해 재첩회무침, 재첩회덮밥, 재첩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전문 음식점이 하동 재첩의 명성을 알리고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하동재첩특화마을에는 재첩 전문 음식점이 4곳 입점해 있다. 삼대에 걸쳐 60년 이상 재첩 요리를 만들고 재첩과 해물칼국수를 결합한 별미를 자랑하는 등 저마다 특징이 드러난다.●강진 불금불파! 불맛 안 보면 서운해 병영돼지불고기거리는 강진에서 이름난 맛 골목이다. 전라병영성과 병영5일시장 일원에 식당이 여럿 있다. 양념한 고기를 석쇠에 올리고 연탄불에 구워 불 향을 입힌다. 재료나 양념이 조금씩 달라도 매콤한 맛과 한정식처럼 푸짐한 상차림은 같다. 오는 28일까지 병영5일시장 일원에서 ‘불금불파’가 이어진다. ‘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의 줄임말로, 매주 금·토요일 야외 돼지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지역 가수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DJ, 사의재(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돼 처음 묵은 곳) 마당극을 옮겨 온 ‘장사의 신’ 등이 흥을 돋운다. 식사에만 집중하고 싶은 관광객은 인근 식당이 편하고, 동네 사람들과 잔치처럼 어울리고픈 이는 불금불파가 낫다. 불금불파는 인근 식당보다 반찬 수는 적지만 1인당 9000원으로 저렴하다. 광주광역시에서 병영5일시장까지 금·토요일 각 2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마! 부산은 삼시 육끼도 모자란데이 부산역 광장에서 8차선 대로를 건너면 초량육미거리다. 육미(六味)는 돼지갈비와 돼지불백, 돼지국밥, 밀면, 어묵, 곰장어 등 여섯 가지 맛을 뜻한다. 부산은 ‘돼지고기 음식의 수도’라 해도 무방하다. 특히 초량전통시장과 접한 초량동 돼지갈비골목은 오래된 가게가 모인 곳이다. 삼대는 기본, 빼닮은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한다. 돼지국밥 토렴하는 소리도 발길을 붙든다. 부산고등학교 입구 노상 공영주차장 앞으로는 돼지불백 가게가 나란히 성업 중이다. 이어 ‘망향의 음식’ 밀면, 어묵의 변신은 무죄라고 외쳐도 될 만한 어묵베이커리, 소주 한 잔에 시름을 달래는 곰장어구이까지, 지나다 보면 후각이 발달하는 기분이다. 인근 초량이바구길에 있는 명란브랜드연구소는 부산 동구가 직영하는 식당이다. 명란을 활용한 음식, 음료, 상품 등을 판매한다. 부산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뷰 맛집’으로도 소문났다.
  • 김혜자·백종원과 점심 한 끼…편의점 도시락 가성비 전쟁

    김혜자·백종원과 점심 한 끼…편의점 도시락 가성비 전쟁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점심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양대 편의점 CU와 GS25가 각각 요리연구가 백종원,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딴 가성비 도시락 신제품을 내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과 직장인 공략에 나섰다.GS리테일은 전국 GS25 편의점에서 6년 만에 재출시한 ‘김혜자도시락’의 첫날 발주량이 도시락 신상품 평균보다 350% 이상 늘어 높은 기대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은 제육볶음과 흑미밥 외에 달걀프라이, 볶음김치, 어묵볶음과 떡갈비 등 다양한 반찬을 담았다. 정가는 4500원이다.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편의점은 이에 맞서 16일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 5종을 출시한다. 고추장·간장 불고기와 마라맛 양념치킨 3종을 담은 ‘트리플 고기 정식 도시락’이 대표 상품이다. 백종원표 특제 레시피를 활용해 맛의 수준을 높이면서도 식당 절반 수준의 가격(정가 5500원)으로 푸짐한 한 끼를 구성했다. CU와 GS25의 도시락 매출은 올해 들어 나란히 전년 대비 약 22%씩 증가했다.
  • ‘돌싱글즈3’ 한정민, 조예영과 재혼두고 온도차 “사계절 만나보고파”

    ‘돌싱글즈3’ 한정민, 조예영과 재혼두고 온도차 “사계절 만나보고파”

    ‘돌싱글즈3’ 유현철이 동거 셋째 날 변혜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반면 한정민은 조예영과 재혼을 두고 다른 생각을 드러내는 온도 차를 보였다. 지난 28일 방송된 MBN·ENA ‘돌싱글즈3’는 어느덧 동거 3일 차를 맞은 한정민 조예영, 유현철 변혜진 커플의 보다 현실적인 일상이 그려졌다. 먼저 유현철 변혜진 커플은 동거 둘째 날 밤 루프탑에서 오붓한 술자리를 가졌다. 꽁냥꽁냥한 분위기 속 유현철은 “오늘 내 일상에 들어온 기분이 어땠어?”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변혜진의 답변을 듣기 전 비가 쏟아져 흐름이 끊겼다. 비를 피해 1층으로 내려온 두 사람은 다시 대화를 이어갔고, 변혜진은 “(유현철의 일상을) 실제로 보니까 집중이 될까 싶었다, 정신이 없더라”며 반신반의했다. 이에 유현철은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다”며 “그 상대가 혜진이었으면 좋겠다”고 솔직 고백해 변혜진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변혜진이 디렉터로 작업에 참여한 전시회장으로 향했다. 전날과는 반대로 유현철이 변혜진의 일상에 들어가게 된 가운데, 유현철은 변혜진이 돌싱 빌리지에서부터 설명한 전시에 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변혜진을 서운케 했다. 그러나 막상 전시회장에 들어서자, 유현철은 전시에 굉장한 관심을 보이며 누구보다 몰입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변혜진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꼈다. 전시가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두 사람은 손을 놓지 않았다. 유현철은 “손을 주면 다 준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유현철은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며 변혜진의 옆자리에 밀착해 앉았다. 이어 일에 몰두하는 변혜진을 위해 직접 달걀프라이를 만들어 먹여주는 ‘스위트’한 매력을 뽐냈다. 또한 두 사람은 한낮의 맥주 타임을 가지며 나른한 시간을 즐겼다. 이때 유현철은 “혹시 남녀관계에서 성적인 매력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변혜진은 “그걸 너무 중요하게 보는 사람은 피한다“고 답했다. 이전 결혼 생활에서 생긴 트라우마를 조심스레 드러낸 것. 유현철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변혜진의 의견에 공감했다. 깊은 대화를 통해 한층 더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한 침대에 밀착해 누워 잠을 청했다. 이를 지켜본 이혜영 유세윤 이지혜 정겨운 등 4MC는 ”이전까지 겉돌던 대화가 처음으로 잘 맞는 느낌“이라며, 두 사람의 최종 선택을 긍정적으로 예감했다. 한정민 조예영은 동거 셋째 날에도 신혼부부 분위기를 풍겼다. 한정민이 이른 새벽 출근하자 조예영은 다정하게 배웅했고, 이후 집 청소는 물론 한정민의 속옷과 양말까지 손빨래했다. 같은 시간 한정민은 직장 선배들과 커피 타임을 가졌다. 그러던 중 한정민은 최종 선택이 불발된 ‘돌싱글즈3’ 멤버 간의 ‘썸’을 언급하는 폭탄 발언을 던져 4MC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잠시 후, 직장 선배들은 장거리 연애를 걱정하는 한정민에게 ”빨리 결혼하라“는 종용성 덕담을 건넸다. 이때 한정민은 ”아직도 결혼을 생각하면 겁이 난다“며 ”사계절을 다 만나보고 싶다“고 재혼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예영은 한정민의 퇴근 전, 수육을 삶으며 손님맞이 준비에 나섰다. 저녁에 ‘동거 하우스’를 방문할 한정민의 매형을 위해 직접 수육 요리에 나선 것. 떨리는 약속 시간이 다가왔지만, 한정민의 귀가가 늦어지면서 조예영은 홀로 매형을 맞이했다.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한정민을 오매불망 기다렸고, 창문 밖으로 한정민이 등장하자, ‘여명의 눈동자’를 연상시키는 재회 장면을 연출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후 이들은 조예영이 만든 수육과 한정민의 부모님이 건넨 반찬으로 푸짐한 식사를 즐겼다. 조예영은 매형 앞에서도 ”(한정민이)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앞으로 이런 사람을 다시 못 만날 것 같다“고 고백해 매형을 감동케 했다. 식사 도중 이야기가 점점 깊어지자, 조예영은 한정민에게 ”나를 믿고 (일산으로) 올라올 생각은 안 해봤느냐“는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이에 당황한 한정민은 ”이 직업으로 평생 밥벌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는 옮길 생각을 못 해봤다“고 답했다. 잠시 후 조예영은 ”어머님과 아버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매형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한정민의 부모님을 위한 꽃다발과 선물을 전해 매형과 한정민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정민은 이 자리에서도 ”조금 더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결혼하고 싶다“고 해 조예영과 재혼에 관한 온도 차를 보였다. ”결혼하게 되면 꼭 쌍둥이를 낳아라“는 매형의 훈훈한 응원과 함께 저녁 자리가 종료됐고, 최종 선택에서 ‘재혼 의사’를 묻는 도장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조예영의 질문에 한정민은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자“는 알쏭달쏭한 답을 하며 셋째 날 밤을 마무리했다. ‘돌싱글즈3: 두 번째 신혼여행’ 11회는 오는 9월4일 오후 10시 MBN과 ENA 채널에서 방송된다.
  • 그 섬들의 위로… 가만있어도 마음 편안해진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그 섬들의 위로… 가만있어도 마음 편안해진다 [이우석의 미시여행]

    ‘한산: 관광객의 출현’ 경남 통영세간에 회자되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봤더니만 문득 그 바다에 가고 싶어졌다. 결국 ‘토영’에 갔다. 토영은 경남 통영 사람들이 자신의 고장을 부르는 말이다. 통영은 통제영의 위엄과 거창함을 강요하는 느낌이지만 토영이라 말하면 뭔가 살갑다. 뒤 억양을 올리는 지역 사투리로 토영을 발음하면 빠닥빠닥 석쇠 위에 볼락 굽는 연기도 배어들고 풋풋한 멍게의 바닷내도 섞이는 것만 같다. 통영은 조선의 해군 본부 격인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인 말로 1604년 이곳 두룡포에 설치됐다. 신식 군대가 생기기 전까지 약 300년간 삼도(전라·충청·경상)의 수군을 지휘하던 본부였으니 그 규모는 실로 장대했다. 남해의 자그마한 어촌이 조선 최대 규모의 군사도시가 됐고, 이후 ‘군사’를 떼어 낸 도시는 수산업과 문화예술, 관광 산업으로 지금껏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성반도와 이어져 내려와 150여개의 유무인도를 거느린 통영의 지형이 서쪽에 있는 전남 여수와 닮았다 했는데 알고 보니 홍콩반도를 더 빼닮았다. 어디서 홍콩과 통영이 닮았다는 글을 읽고 지도를 찾아보니 과연 그렇다. 고성반도(주룽반도)를 통해 내려오면 홍콩섬과 같은 미륵도가 다리와 해저터널로 이어지며 침사추이 격인 강구안, 항남동 등 통영 시가지 가운데 위치했다. 북쪽에는 고성읍(선전)과 창원(광저우)이 비슷한 위상으로 포진해 있다. 다만 홍콩의 경우 트램(통영에선 케이블카)을 타고 가야 하는, 전망대 구실을 하는 빅토리아 피크(미륵산)가 주룽이 아닌 홍콩섬(미륵도)에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 남쪽 녹빛 바다엔 크고 작은 섬들이 쫙 깔렸다. 그 이름도 유명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근대의 지드래곤’ 정지용 시인이 통영 앞바다를 보고 이른 말이 있다. “만중운산 속의 천고절미한 호수”라고. 이은상 시인 역시 “결결이 일어나는 파도, 파도 소리만 들리는 여기. 귀로 듣다 못해 앞가슴 열어젖히고 부딪혀 보는 바다”라고 통영을 칭송했다. 그 말이 딱이다. 바다는 바다인데 호수의 생김 같다. 통영 바다에는 차가운 직선 수평선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샐 틈 없이 둥글둥글한 섬들로 막혔다. 동그란 섬들이 둥둥 떠 있는 형국이다. 아티스틱 스위밍 팀이 일제히 자맥질을 하면 물 위에는 궁둥이만 남는데, 통영 바다가 꼭 그 짝이다. 여기다 통영 땅을 누비는 길 역시 기막힌 곡선이다. 가로와 세로, 그리고 수직으로 뻗은 직선 도시에 지쳐 버린 이들이 숨어들기 딱 좋다. 여기선 가만있어도 마음이 평평해진다. 아름다운 통영의 지리를 잘 살펴보려면 미륵도 미륵산을 오르는 게 먼저다. 고도는 그리 높지 않다. 462m. 대신 바다에서 바로 솟아나 그 위세만큼은 몹시 당당하다.전국 지자체에 ‘케이블카 신드롬’을 몰고 온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른다. 주렁주렁 매달려 바다와 산을 잇는 철삭(鐵索)의 길. 비록 차가운 쇠줄에 불과하지만 이 줄을 타고 오르는 이들의 마음은 뜨거워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누구나 쉽사리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굽이치는 산책로를 따라 이곳저곳을 모두 둘러보며 정상에 오른다. 미륵산 위에 올라서면 통영의 땅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좋으면 어스름하게 일본 쓰시마섬도 볼 수 있다. 한국의 할롱베이니 만중운산의 호수니 하는 말은 모두 이 풍경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은 국립공원 100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던 미항(美港)이다. 관광 마케팅을 하려고 요즘 지어낸 말이 아니다. 무려 60년 전인 1962년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 첫 장에 똑똑히 적혀 있다. 일찌감치 일본인들이 통영을 두고 그리 불렀다.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가 보지도 못한 세계 3대 미항의 이름을 가져다 붙여 놨을 정도니 말이다.비취색 바다를 앞두고 움푹 들어간 항구와 그 뒤를 버티고 선 든든한 언덕. 요즘은 ‘범죄도시’에 가까운 이탈리아 나폴리보다 아름다운 항도가 통영이 아닐까. 게다가 예향(藝鄕)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 윤이상과 청마 유치환, 박경리 등 문화예술인 여럿이 이곳에서 자라며 영감을 얻었다. 통영의 아기자기한 멋과 이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모두 알뜰살뜰하다. 예술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한 자연환경이 있었기에 위대한 예술가들은 이 도시에서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문화예술에 있어 왜 하필 군사도시 통영인가. 답은 권력에 있다. 과거 예술이 발달하려면 돈과 권력이 필요했다. 메디치의 부가 있었던 피렌체도 그랬고 합스부르크의 빈도 그랬다. 남해 끄트머리에 있지만 통영에는 무려 정이품의 통제사가 있었다. 요즘 공무원으로 따지자면 판서(장관) 이상이다. 이곳으로 부임하면 거느린 무관과 식솔 모두를 데리고 왔다. 통제사 일행의 자산과 당시 한양의 최신 문물이 고스란히 통영에 도달했다. 게다가 통제영에서 사용할 물품을 공급하는 군납 산업의 발달은 건축과 예술, 공예, 요리 등 문화예술 전반을 키우는 근간으로 작용했다. 한양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가장 큰 단일 목조건물 세병관(洗兵館)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위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랜드마크로, 단층 팔작지붕의 국보다. 시인 두보의 ‘세병마행’에 등장하는 구절인 세병은 칼(兵)을 씻는다(洗)는 뜻이다. 모두 궤멸시키고야 말겠다는 이름이 아닌 평화주의적 소망이 이 커다란 건물 현판에 녹아 있다. 세병관에 들어서기 전 지나야 하는 문의 이름도 지과문(止戈門)이다. 굳셀 무(武) 자를 파자한 것으로 ‘전쟁(戈)을 그치게 한다’는 뜻이다. 이 역시 무를 숭상하면서도 평화를 논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실로 엄청난 전화를 겪고 난 후 다시는 그런 불행을 겪지 않겠다는 선조들의 철학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통영에 또 다른 별칭을 붙이자면 미향(味鄕)이 빠질 수 없다. 시인 백석도 통영 음식 맛이 여간 좋았던지 아예 ‘통영 2’라는 시에서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통영 바다의 음식을 노래했다.통영은 맛있는 먹거리가 많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충무김밥과 도다리쑥국. 뱃머리에서 팔던 충무김밥은 제5공화국 때 관제축제 ‘국풍81’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도다리쑥국은 최근 몇 년 새 봄날의 계절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통영에는 이 외에도 맛난 먹을거리가 ‘천지빼까리’다. 원래부터 좋은 식재료가 많이 나는 곳이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기 좋아하는 무관들이 대대로 주둔했던 곳이니 식문화가 발달했다. 이순신 제독(수군으로선 장군보다 제독이 맞다)도 이곳에 있었다. 전라좌도수군절도사로 임진왜란 중에 한산도 제승당에 주둔하면서 ‘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하는 시조 ‘한산도가’도 남겼다. 난중이지만 어쨌든 충무공은 통영의 음식도 맛봤을 것이다. 돼지고기와 ‘금풍쉥이’(군평선이)를 즐겼다는 일기도 있다. 만약 충무공이 요즘처럼 맛깔나는 다양한 통영 식문화를 접했다면 이런 일기를 남기진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 봤다. “초8일 임인(壬寅). 맑음. 공무를 본 후 아우와 멍게 부밥(비빔밥)을 먹었다. 초밥을 먹자 했지만 왜의 것이라 돌려보냈다. 아우가 밥을 남겨 장형 10대에 처했다. 부하들과 항남동에 나가 갯장어와 술을 먹었다. 제철이라 제법 살이 오르고 윤기가 도는 것이 가히 맛을 형언하기 어려웠다. 돌아온 후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통영의 맛난 음식은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에서 출발한다. 갖은 생어물과 건어물, 해조류, 젓갈로 가득하다. 넙데데한 가자미에 곰장어, 요즘 때를 맞은 갯장어가 좌판에 깔렸다. 이 모든 싱싱한 재료가 숙련된 솜씨와 만나 통영 특유의 밥상을 구성한다. 갑오징어, 감생이(감성돔), 뽈래기(볼락) 등 횟감도 좋고 슬쩍 익혀 내는 먹을거리도 수두룩하다. 시장통에는 오랜 시간 시민들에게 사랑받아 온 맛집도 많아 이곳을 순례하는 일도 참 재미가 좋다. 아침에 붕장어 대가리를 넣고 끓인 시락(시래기)국밥이나 시원한 졸복국 한 그릇으로 시작해 충무김밥과 멍게비빔밥, 간식으로 꿀빵, 마무리로 우짜(우동+짜장)까지 먹으면 몸도 마음도 포만감으로 차오른다. 저녁엔 통영 특유의 선술집 문화인 ‘다찌집’에서 신선한 재료와 함께 밤을 즐길 수 있다. 계절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상에는 푸짐하고도 다양한 안줏거리로 가득 찬다. 고둥이며 문어며 하나씩 집어 오물오물 임인년 여름의 후숙(後熟)을 즐겨 본다.통영에서의 섬 여행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앞서 미륵산에 올라 눈에 욱여넣었던 수많은 섬 중 몇 군데는 직접 다녀올 수 있다. 여행에 동기부여가 된 한산도는 무척 가깝다. 섬 안을 도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섬 해변길을 따라 걷다 제승당에 올라 한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충무공의 심정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며칠 묵는다면 육지 통영과는 사뭇 다른 만지도며 욕지도, (누가 팔려고 내놓지도 않았지만) 매물도까지 두루 돌아보는 ‘섬 호핑 투어’도 가능하다. 앙증맞은 해수욕장을 품은 비진도와 내친김에 멀리 장사도까지 다녀와도 좋다. 신안섬과는 다른 풍광과 분위기가 기다린다. 통영을 여행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훑어봤다. 늠름한 거북선이 지키고 선 강구안. 특별할 것도 없는 허름한 다찌집에 앉아 윙윙 돌아가는 선풍기 아래 상쾌한 밤을 잔에 담아 기울인다. 오후 8시 책받침만 한 창문 틈 사이로 통영의 여름밤이 서서히 식어 가고 있다. 푸르게 짙푸르게.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시락국=‘원조 시락국’. 붕장어 대가리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를 넣은 국 한 그릇이 하루를 살아갈 충분한 에너지를 준다. 서호시장에서 대대로 이름난 이 집은 이제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시락국 한 뚝배기를 내오면 늘어놓은 반찬을 맘껏 떠다 먹는 방식이다.졸복국=크기만 보고 무시할 게 아니다. 얼큰히 마신 후 시린 속 해장에 아주 좋다. 서호시장 ‘풍만복국’은 상호처럼 푸짐한 반찬과 함께 복국을 한 뚝배기 내준다. 존득한 살맛도 좋다.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한소끔 끓여 낸 졸복국에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충무김밥=원래 여수~부산 여객선 승객에게 팔던 ‘뱃머리 김밥’에서 시작됐다. 맨밥을 김에 말아 꼬치에 꿰고, 호래기(참꼴뚜기)나 홍합을 졸여 섞박지와 함께 먹는 방식이다. 중간에 소를 넣지 않으니 잘 쉬지 않아 먼 길을 떠나는 배 안에서 먹기 쉽고 맛도 좋았다. 강구안 ‘엄마손김밥’이 옛날식으로 홍합과 호래기 등을 졸여 판다. 곰탕과 육회비빔밥=항남동 ‘풍전식당’. 통영에는 해산물만 있는 게 아니다. 한우 사골곰탕을 맛있게 끓이는 집이다. 구수하고 진한 곰탕이 보약 한 첩의 효과를 낸다. 신선한 육회를 올려 갖은 채소, 해초와 함께 비벼 먹는 통영식 육회비빔밥도 예술이다. 반찬도 맛있지만 곰탕이나 비빔밥 한 그릇이면 땡이다.고등어회=‘고등어와 전갱이’. 욕지도의 명물 고등어를 사철 회로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비리지 않고 고소하며 감칠맛이 감도는 횟감 고등어가 입맛을 당긴다. 두껍게 썰어 내 부드러운 살을 씹는 맛이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름이 흘러 꿀떡 잘 넘어간다. 등 푸른 생선은 아무 데서나 회로 즐길 수 없기에 더욱 값지다.
  • 우리 자기 애간장 녹이는 맛… 게 섰거라! [김새봄의 잇(eat) 템]

    우리 자기 애간장 녹이는 맛… 게 섰거라! [김새봄의 잇(eat) 템]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게철이 찾아왔다. 주로 봄과 가을에 잡히는 꽃게는 봄에는 암꽃게를, 가을에는 수꽃게를 먹는다. 뾰족한 등딱지 안에 빠알간 알을 품은 암꽃게는 게장을 담기에 제격이다. 진한 풍미의 바다향에 간장이 배어든 말캉한 살, 명실상부 밥도둑 간장게장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간장게장이다.짜지 않고 은은한 ‘40년 프로의 맛’ ①신사동 프로간장게장 자타공인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간장게장 전문점. 외국인들이 한국에 놀러와서 들르는 맛집이자 일본, 중국에도 분점을 두어 간장게장으로 국위선양을 한 자랑스러운 집이기도 하다. 신사동 아귀찜골목에서 1980년대 ‘호남아구찜’으로 시작해 아귀찜과 함께 간장게장을 선뵀는데, 반응이 좋아 간장게장 전문점으로 변신했다.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건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하고 야구선수들이 많이 찾으면서 ‘역시 게장은 이곳이 프로’라고 엄지를 치켜세웠기 때문이라고. 간장게장은 게장을 담가 숙성한 뒤 남은 간장에 새 간장을 넣어 다음 게장을 담는 ‘접장’이 맛을 크게 좌지우지한다.프로간장게장은 1980년 개업해 벌써 40년이란 세월이 축적된 간장 맛으로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진정한 ‘프로’의 맛을 낸다. 이곳 간장게장은 첫인상이 아주 유하고 산들하다. 짜지 않고 은은하게 적당히 밴 간장양념 맛이 일품. 제철 활게의 맛을 오롯이 느끼다 보면 뒤이어 오는 달달함과 짭짤함이 아주 복합적이다. 사악한 가격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월급을 받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고 싶은, 돌아서면 자꾸 생각나는 마약 같은 곳이다.청양고추·감태 더한 ‘서울 3대 맛’ ②마포 진미식당 최상급 서산꽃게 전문점인 마포 진미식당. 세간에는 ‘서울 3대 간장게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 상 가득 상다리 휘게 차려 주는 반찬들과 게장. 대파 솔솔 올린 고봉 계란찜과 단골들이 이 집의 별미라고 하는 김칫국까지. 넉넉함과 푸짐함에 먹기 전부터 만족도는 최고치에 이른다. 진미식당의 간장게장은 게장의 달고 짭짤한 맛에 청양고추의 청량함과 깔끔함이 돋보인다. 푸른 청양고추와 대비되며 선홍빛 알이 더욱 빨갛게 도드라진다. 진미식당의 또 다른 포인트는 감태. 등딱지에 따끈한 밥을 살살 비벼 감태 위에 척 올리고 게장에 있던 청양고추를 하나 얹어 싸 먹으면 촉촉, 아삭, 스르륵 입안에서 풍요로운 잔치가 벌어진다.주말만 가능 서해안 꽃게 ‘실한 맛’ ③고창 우정회관 ‘전북 고창에서 만난 인생 간장게장.’ 우정회관을 다녀온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금, 토, 일 주말 3일만 운영하는 어마어마한 곳. 메뉴는 간장게장 단 하나다. 예전에 굴밥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서해산 제철 꽃게를 이용해 간장게장을 만든다. 간장게장을 주문하면 게장과 함께 총각김치, 파김치, 애호박볶음 등 찬이 동그랗게 깔린다. 전라도답게 반찬 하나하나도 맛있다. 특히 콤콤하게 잘 묵은 파김치는 예술의 경지다. 게딱지를 떼어 놓고 내장과 알, 살이 빵빵하게 차오른 몸집은 차곡차곡 수북이 쌓여 아름다운 자태를 이룬다. 껍데기의 식감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 무난하게 씹어 목으로 넘기는 맛이 아주 좋다. 우정회관의 간장게장 역시 짜지 않고 삼삼하게 게살과 어우러지는 장 맛이 대단하다. 게장을 다 먹으면 밥을 비벼 먹는 것은 물론, 반찬으로 나온 김을 그릇 바닥에 적셔 간장게장을 남김없이 흡입하게 된다.돌게장·10여가지 반찬 ‘고마운 맛’ ④여수 중앙게장백반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인근의 좌수영음식문화거리. 횟집과 백반집이 줄을 이은 이곳 골목 중간에 위치한 중앙게장백반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게장과 푸짐한 반찬까지 즐길 수 있는 고마운 곳이다. 2만원 남짓인 꽃게장백반을 주문하면 열 가지가 넘는 기본 반찬과 간장게장, 시원한 게 된장찌개까지 맛볼 수 있다. 여수의 시그니처 돌게장도 반찬으로 함께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저렴한 가격이지만 내어 주는 양이 푸짐하다. 배를 4등분해 수북이 쌓은 게장에는 빨갛고 푸른 빛의 싱그러운 고추를 흩뿌렸다. 은은한 한약재 향이 어우러진 게장은 넉넉히 흩뿌린 깨소금의 고소함과 만나 새로운 조합을 이뤄 낸다. 서비스로 내어 주는 시원한 된장찌개 역시 중앙게장백반을 다시 보게 하는 킬링포인트. 푸드칼럼니스트
  • ‘한국 생활 7개월차’ 아프간 기여자…팔라우와 김치의 절묘한 조화로 푸짐한 한끼

    ‘한국 생활 7개월차’ 아프간 기여자…팔라우와 김치의 절묘한 조화로 푸짐한 한끼

    일상에 균열이 생겨도, 예기치 못한 일로 무너져 내려도 먹어야 삽니다. 시간이 지나 눈물 속에 먹던 음식이 ‘솔푸드’로 기억되기를, 살기 위해 억지로 먹은 밥이 일상을 되찾는 먼 훗날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막연히 기대하면서 오늘도 우리는 밥심으로 삽니다. 서울신문 사건팀이 밥심의 현장을 찾아 응원합니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피해 한국으로 온 무함마드 나위드(31)씨와 자마니 타예브(31)씨의 가족의 밥상에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문화를 지키면서도 한편으론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가족이 빙 둘러앉아 식사…인근 할랄 푸드 가게서 구입 지난 12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낡은 5층짜리 아파트. 이곳은 한국에 자리 잡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나위드씨와 그의 아내, 두 아들과 두 딸이 사는 보금자리다. 서툰 한국어로 ‘나위드 집’이라 적힌 현관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서자 아프가니스탄 대중가요가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올해 5살인 딸은 한국 유치원에서 배운 동요 ‘반짝반짝 작은별’을 한국어로 불렀고 각각 9살·7살인 두 아들은 여느 한국 아이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수다를 떨었다. 주말 오후 1시부터 비대면으로 한국어 강의를 듣는 부부는 조금 일찍 점심을 준비했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음식을 차린 후 가족이 주변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식문화는 좌식 문화다. 바닥에 카페트와 쿠션 깔고 그 위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돗자리 가운데에는 아프가니스탄식 볶음밥인 ‘커블리 팔라우(Kabuli Palaw)’가 놓였다. 한국 쌀과는 다른 긴 쌀(안남미)과 소고기 또는 양고기, 채 썬 당근과 건포도 등을 함께 조리해 먹는 요리다. 그 옆에는 밀가루 반죽을 얇게 구운 ‘블러니(Bolani)’, 시금치 무침과 비슷한 반찬인 ‘사브지(Sabzi)’, 아프가니스탄인들이 한국의 밥처럼 주식으로 먹는 빵이 차려졌다. 집에서 직접 만든 아프가니스탄식 플레인 요거트 ‘머스트(Mast)’와 우유 푸딩과 비슷한 디저트인 ‘프리니(Feereny)’까지 풀코스 요리였다. 나위드씨의 식사 자리에는 김치도 올라왔다. 나위드씨는 “한국 음식 중 야채 위주로 만든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위드씨 가족은 다행히 집에서 차로 15분거리에 아랍 식재료와 ‘할랄 푸드(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를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재료를 사서 대부분의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이튿날인 13일 인천 서구에 사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사브지와 프리니 대신 미트볼을 넣고 끓인 국인 ‘슈르바(Shurwa)’와 야채를 넣고 끓인 국인 ‘숄라(Shola)’가 눈에 띄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주식인 빵을 머스트나 슈르바에 찍어 먹는다. 커블리 팔라우와 고기 등을 싸서 함께 먹기도 한다. 네 아이를 둔 타예브씨 가족의 식사자리는 전쟁터였다. 부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7살 큰 딸과 한 살 아래인 둘째 딸이 접시에 남긴 음식을 마저 먹었고 이제 겨우 2살인 셋째 딸이 온 입과 옷에 머스트를 묻히자 닦아주기 바빴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막내아들이 배고파 울자 타예브씨 부인은 식사를 멈추고 아이에게 달려갔다. “한국 선진 시스템에 놀라…한국어 익숙하지 않아”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한국직업훈련원에서 자동차를, 타예브씨는 영어를 가르쳤다.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한 자들을 잡아들인 탓에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 아이들만 데리고 한국으로 왔다. 타예브씨는 “한국으로 온 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우리집을 수색했다”면서 “어머니 등 남은 가족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가족은 한국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 나위드씨는 한국의 선진적인 정보기술(IT) 시스템이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GPS(위성항법장치)가 잘 돼 있어 지도를 보기 편하고 스마트폰이나 대중교통,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시스템이 너무 잘 돼있다”고 극찬했다. 한국 음식에도 점차 적응해가고 있다. 타예브씨는 “한국 음식은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돼서 너무 좋다”고 했다. 타예브씨는 지난달 설날을 맞이해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떡을 나눠먹기도 했다.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2010~2014년 매년 한국을 방문했던 나위드씨, 2016년 한국에 3주간 연수를 왔던 타예브씨와 달리 가족은 한국이란 나라가 처음이다. 나위드씨의 부인과 생후 10개월인 막내딸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걸렸으나 잘 이겨냈다. 나위드씨의 두 아들과 타예브씨의 첫 딸은 3월부터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는 중이다. 아직 익숙지 않은 한국어는 이들 가족에게 큰 장벽이다. 나위드씨는 “가족이 6명인데 이 인원으로는 택시를 탈 수 없다. 한국 운전면허를 따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곧 새집을 구해 이사도 해야 하는데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타예브씨는 “현재 한국어 강좌를 따로 듣고 있지 않다”면서 “직장 일이 바빠 여수에서 받은 한국어 책을 한 페이지도 펼쳐보지 못 했다”고 우려했다. “북적했던 대가족은 그리워…아프간 음식점 열고 싶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을 피해 급히 한국으로 입국할 당시 타예브씨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아이를 낳은 여성은 20일간 산후조리를 한다. 그 사이 여성의 어머니가 와서 산후조리를 돕는다. 타예브씨는 “아내가 몸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만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으면 미역국을 먹듯이 아프가니스탄은 ‘야크니(Yahni)’를 먹는다. 돌봐줄 가족도 마음 편히 회복할 여유도 없지만 야크니만은 고국에서처럼 만들어 먹으며 출산 후 몸을 돌보고 있다.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남겨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도 싸워야 한다. 나위드씨와 타예브씨 모두 고국에 부모님과 다른 형제가 남아 있다. 부모·형제들과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아프가니스탄인에게 부부와 어린 자녀로만 구성된 핵가족 문화는 외로움을 자아냈다. 나위드씨는 “아프가니스탄은 가족이 많아서 북적였던 점이 좋았다”면서 “지금은 한국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다른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 6가구와 함께 주말마다 만나며 가족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온 지 8개월째 된 이들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타예브씨는 “옷 두벌만 들고 아프가니스탄을 급히 떠나왔다. 우리의 집, 재산 등 모든걸 잃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 가족 구해줘서 한국 정부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나위드씨는 “미국 정부와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미국 땅으로 갔다”면서 “미국으로 간 동료와도 종종 연락하는데 미국보다 한국의 지원이 훨씬 좋아서 자랑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국에 잘 정착해서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타예브씨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햇빛이 드는 집으로 이사하고 아이들을 훌륭히 교육시키고 가족들을 잘 돌보고 싶다”며 한국에서의 목표를 전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위드씨는 언젠가 한국에 음식점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족들과 직원이 25명이나 되는 큰 음식점을 운영했었다”면서 “나중에 한국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음식점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눈 맞은 설악, 일렁이는 물결에 잊는 시름… 속세 초월한 멋

    “겨울 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 보자.”(팝 밴드 ‘푸른하늘’의 ‘겨울 바다’ 중, 1998년) 속초, 강원도 동해안 최북단 시(市)다. 아니 한반도 최북단 시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시 영역의 절반 이상이 바로 그 유명한 설악산 국립공원이다. 나머지 반은 동해 푸른 물빛을 자랑하는 해변을 향한다.이젠 길도 반듯해져 가깝기도 하다. 직선거리 160㎞(도로 190㎞)로 서울에서 출발하면 2시간대면 도착한다. 도로 거리가 215㎞에 이르는 강릉보다 가까우니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동해안 도시라 할 수 있다. 근래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해변에 호텔과 리조트, 펜션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공급 객실 물량이 속초 시민을 다 재우고도 남는다. 지난해 5월 속초시 동명동 신축 아파트 한 채(131㎡, 40평)가 16억원(분양권)에 팔렸을 정도다.‘기린 발굽’ 인제(麟蹄)군 북면을 지나 미시령을 넘으면 바로 속초다. 미시령은 굉장히 험준한 고갯길이다. 해발 고도 826m로 대관령(832m)이나 한계령(1004m)보다는 낮지만 눈이 잦고 급경사 구간이 길어 위험한 도로였다. 2006년 미시령 터널이 생겨나고, 2017년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가 완전히 연결되며 속초가 수도권 쪽으로 성큼 다가섰다. 철도 소식도 들린다. 각각 부산, 춘천에서 출발하는 동해북부선과 춘천속초선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철로를 놓고 있다. 인구밀도는 꽤 높은 편이다. 관광객도 늘 수천 명 이상 와 있다.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차가 막힌다. 속초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도처에 있다. 속초 자체는 좁지만(강원도 최소 면적 지방자치단체) 그 안에 서랍처럼 빼곡히 들어선 즐길거리가 많아 1박 2일 일정으론 살짝 부족해 뵌다. 천하제일경이라는 금강산과 견준다는 설악산을 품고 시내 바로 앞에 파도가 일렁이는 동해가 있다. 영랑과 청초, 두 석호(潟湖)까지 안았으니 없는 게 없다. 여기다 억센 바다와 함께 싸우며 살아온 어민과 함경도 실향민 문화가 뒤섞여 다양성을 표출하는 도시다.요즘은 때가 때인지라 좀 망설여지지만 온천과 워터파크도 많다. ‘핫플레이스’답게 예쁜 카페, 베이커리, 맛집도 들어서서 우직한 자연미에 도시 인프라의 디테일(세세함)을 채우고 있다. 겨울에 제 이름을 찾은 설악(雪岳)은 좀더 늠름해졌다. 하얀 망토를 두른 산은 영랑호와 청초호, 동해를 내려다보며 정초의 겨울을 지키고 섰다. 갯내음과 눈부신 아침 빛이 버티고 선 미시령터널의 끝을 지나자 눈 맞은 속초와 눈이 맞았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처럼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설악의 오른쪽 어깨엔 거대한 수석(壽石)을 닮은 울산바위가 버티고 섰다. 흰 비단을 두른 듯 고결하고도 씩씩한 자태로 여행객을 맞는다. 전해지는 말처럼 울산에서 올라와 금강산에 가지 못해 설악에 주저앉은 바위가 아니다. 바람이 몰아치면 웅웅 우는 소리가 난대서 울산바위다. 설악의 기세는 역시 겨울에 눈을 뒤집어써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울산바위도 마산봉도 수바위도 모두 나뭇잎을 떨어내고 흰 눈이 맺혀야 그 잔근육이 잘 보인다. 보디빌더들이 근육을 도드라지게 보이기 위해 기름칠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설악의 ‘육체미’를 감상하려면 멀찌감치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에 가야 한다. 미시령터널을 지나자마자 뷰포인트가 하나 나온다. 이곳에선 울산바위가 잘 보이는데 아침나절에 가야 산 그림자에 갇히는 ‘역광’을 면한다. 멀리 엑스포 공원 쪽 바다까지 가서 산을 바라봐도 좋다. 이 역시 아침녘에 나가야 한다. 푸른 바다 위로 새하얀 산봉우리가 삐죽삐죽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해가 뜬 직후라면 붉은 기운을 받아 핑크색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진 해가 늦게 뜨니 설렁설렁 다녀도 볼 수 있다. 역시 겨울이 좋다.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도 좋고 화암사 뒷길 코스로 눈길 산행을 가도 멋들어진 설악의 바위들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시간과 체력을 투자해야 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설악의 품에 와락 달려들지 않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설악은 그만큼 넉넉한 인심을 지녔다. 다시 순백으로 뻗은 길은 곧바로 저 멀리 바다로 곤두박질친다. 해발 500~600m에서 순식간에 0m 이하 남양(藍洋)으로 잠기는 푸른 길이다. 일종의 관성이다. 속초의 바다 풍경은 여느 곳과 다르다. 워낙 작은 도시라 설산이 바다에 면해 있는 풍경이 근사하다. 강릉만 가도 이 같지 않다. 청호동 아바이마을. 피란 온 함경도와 강원도 이북 아바이들이 눌러앉았다. 섬도 땅도 아닌 외딴 끄트머리 땅에 집을 짓고 모여들었다. 70여년 느릿한 추억을 부여잡고 거친 바다와 싸워 가며 살아온 실향민 마을이다. 줄을 묶어 갯배로 오가며 생선을 말리고 식해를 담가 팔며 살았다. 관광객들이 득실한 갯배 선착장 주변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변했다. 생선구이집과 냉면집, 순댓국집 일색이던 곳에 십여년 전부터 영문 간판 화려한 카페와 베이커리도 착착 들어섰다. 남미에서 온 원두를 볶고 녹진한 유럽풍 과자를 만들어 판다. 하지만 뒤로 돌아들면 여전히 좁은 골목 속에 옛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주워 오고 얻어 온 잡어를 다듬어 식해를 담그는 할머니, 자식보다 오래된 자전거를 끌어다 놓고 기름칠하는 할아버지는 여전히 오롯이 남은 청호동의 실제 모습이며 주인공들이다. 겨울 바람이 몰아쳐도 그닥 냉랭하지 않다. 겨울도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하는가 보다. 동장군이라지만 뜨거운 가리탕(갈비탕) 한 그릇과 아바이순대 한 접시로도 썩 물리칠 수 있는 허약함이 엿보인다. ‘아바이’가 전해 준 활력과 온기 덕이다. 동명동 영금정에 가면 속초 바다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닷물이 드나들며 물가 넓은 바위를 스치면 거문고를 연주하는 소리가 난대서 붙은 이름이다. 시내와 가깝고 식사할 곳도 많으니 이곳저곳 들러보기 편하다. 학사평 두부 한 사발에 가득 차오른 마음… 속세 초월한 맛 이젠 호수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와 붙은 청초호는 딱히 호수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최근 청초호변 칠성조선소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는데 바다와 호숫가에 자리한 폐조선소 특유의 분위기가 매우 멋지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순례 코스가 됐다. 1950년대부터 목선과 어선을 만들어 오던 옛 조선소답게 목선과 장비들을 전시해 놓았다. 예전에 신라 화랑이 ‘워크숍’을 왔다는 영랑호는 소요한 호수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했다. 장천천이 흘러들어 맑은 물을 채워 줬다가 영랑교 밑 수로를 통해 동해로 흘러나간다. 이곳은 와글와글하지 않아 산책 코스로도 좋다. 8㎞의 순환도로를 걷다 보면 효자 호랑이 설화가 전해지는 범바위와 관음암 등 기기묘묘한 볼거리를 챙겨 볼 수 있다. 다시 설악산 쪽을 올려다보면 갈 곳이 많다. 척산온천과 설악온천(한화워터피아)이 있는 노학동을 오르다 보면 다양한 갤러리와 국립산악박물관 등 박물관, 영화(드라마) 세트장 등이 나온다. 국립산악박물관은 정말 제자리에 위치를 잡은 것 같다. 설악산에다 요즘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 속초에 자릴 잡았으니 말이다. 박물관에는 우리 산과 세계의 산, 그리고 이를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도읍을 정하기 위해 북한산을 올랐던 비류와 온조, 그토록 금강산을 가고 싶어 했던 중국과 왜의 대작들, 한라산을 유람한 임제, 그리고 히말라야 등 세계의 지붕에 선 여러 산악인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녹슨 철제 아이젠과 피켈 등 그들이 썼던 장비와 등반일지, 건조식량 등 산악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여러 전시물을 챙겨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아래쪽 학사평엔 두부 요리를 잘하는 집들이 촌락을 이루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뭉근히 굳혀 낸 ③두부 한 사발이면 몸도 마음도 실하게 차오른다. 시내 관광수산시장(중앙시장)에선 다양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메뉴 닭강정을 비롯해 씨앗호떡, 치즈호떡, 마카롱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채로운 군것질거리를 파는 상점과 함께 맛있는 식당도 많아 눈요기 배요기를 하러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양양군과 경계를 이루는 남쪽에는 대포항과 외옹치항 등 정감 어린 항구들이 즐비하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오랜 기간 철책으로 묶였던 초병 순찰길이 근사한 해변 트레일 데크로 변신한 곳이다. 조도가 바라보이는 속초 해변에서 출발해 데크길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바다 풍경을 눈에 담기 좋다. 해안을 둘러보던 초소가 있던 곳은 뷰포인트로 딱이다. 뺨에 부딪히는 겨울바람은 차갑지 않고 되레 알싸한 갓김치 첫맛처럼 청량하게 다가온다. 대포항도 많이 변했다. 과거 항구를 뒤덮었던 포장마차촌은 대대적으로 정비가 이뤄져 건물 속으로 들어갔지만 새우튀김과 오징어회 등 명물 음식맛은 여전하다. 호텔 밀집 지역과는 살짝 떨어져 있지만 식사와 안줏거리를 찾아 일부러 이곳을 오는 이들도 많다.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 버려, 잊어 버리고.” 바다결핍 위중증에 늘 시달리는 서울 수도권 사람들에게 ‘겨울 바다’ 노랫말과 가장 어울리는 곳 속초. 요즘 속초는 새하얀 설산과 붉은 태양, 노란 햇살, 푸른 바다, 검은 밤하늘 등 오방색으로 갈아입고 아직 겨울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 뻘쭘한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놀고먹기연구소장 팔팔 끓는 한우 뚝배기 속에 문어 풍덩 바다 내음 품은 생선과 색색 나물 조화     ●먹거리=‘도문집’은 ①칼국수와 만두로 유명하다. 동해안 항구도시에서 으레 먹는 장칼국수 대신 멸치 육수에 감자 가루, 김을 넣고 팔팔 끓여 낸 깔끔한 국물이 좋다. 40년 넘게 장사를 하며 지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직접 빚은 만두 역시 대표 메뉴다. 630-5150(이하 지역번호 033).●매우 특별한 국밥을 맛보고 싶다면 ②‘속초 문어 국밥’이 좋다. 한우양지와 참문어를 삶아 시원하고 고소한 문어국밥을 차려 낸다. 먼저 팔팔 끓는 뚝배기 위에 올린 문어를 집어먹은 뒤 밥을 말면 된다. 다진양념은 굉장히 매우니 조금만 넣는 것이 이롭다. 638-8837. ●도치알탕은 겨울 제철 음식으로 딱이다. 꼬득한 살과 알이 가득한 탕은 김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 그리 건더기가 많아 보이진 않지만 알이 한가득인 국물을 떠서 밥을 말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든든하다. 영랑호 인근 포장마차촌의 ‘당근마차’는 도치알탕 이외에도 자연산 백고동으로 무쳐 낸 골뱅이무침과 도루묵구이가 유명하다. 곁들여 주는 간장새우장도 밥도둑이다. 632-3139.●대게는 값비싸지만 그래도 올해 먹어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동명항 ‘스타대게’는 홍게와 ④대게, 생선회를 푸짐한 곁들임 안주와 함께 차려 내는 곳. 게도 싱싱하고 튀김 등 안줏거리도 맛이 좋다. 638-7208.●함경도 출신 모친에 이어 2대째 제철 생선을 구워 내는 ⑤‘옥이네 밥상’은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이라 해도 될 만큼 상차림이 근사하다.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와 고등어, 볼락 등을 구워 갖은 나물과 젓갈과 함께 먹는다. 구운 생선을 상추에 싸서 표고버섯 쌈장을 넣고 입안에 넣으면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멍게비빔밥도 경남 거제와는 또 다른 맛을 낸다. 637-3166.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쌉싸름한 산의 맛을 쓱쓱싹싹… 한 그릇에 비빈 속리산

    쌉싸름한 산의 맛을 쓱쓱싹싹… 한 그릇에 비빈 속리산

    속리산 입구에 식당 60여곳 성업고사리 등 10가지 나물 웰빙 밥상 섬유소·각종 효소 등 영양분 풍부충북 보은군에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은 입구부터 흥미롭다. 장관급에 해당하는 벼슬을 하사받은 정이품송이 손님을 맞이해서다. 1464년 세조 행차 때 늘어진 나뭇가지에 가마가 걸리자 스스로 나뭇가지를 들어 올렸다는 전설을 간직한 소나무다. 속리산 품으로 조금 들어오면 법주사가 다양한 볼거리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높이 33m의 금동미륵대불과 국보 55호 팔상전 등 구경할 게 한둘이 아니다. 법주사를 병풍처럼 둘러싼 속리산 산세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녹음이 우거진 푸른 옷을 입고 하늘을 뚫을 것처럼 힘차게 솟아오른 봉우리들을 마주하면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겸손해진다. 혹자는 ‘속리산에 드는 사람은 자연과 역사가 선사하는 호사를 원 없이 누릴 수 있다’고 극찬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 금강산 할아버지가 와도 배가 고프면 흥이 나지 않는다. 이왕이면 향토색 짙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게 좋다. 그게 산채비빔밥이다. 속리산을 낀 보은은 청정한 공기와 물, 비옥한 토양으로 ‘산나물의 보고’로 불린다. 이 때문에 속리산 입구에는 산채비빔밥 식당들이 즐비하다. 산채비빔밥 거리의 시작은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두세 집에서 1980년대 후반에 10여 개로, 현재는 60여 곳으로 늘어났다. 산채비빔밥에 들어가는 것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방풍나물, 버섯, 명이나물 등 대략 7~10여 가지다. 맛과 향, 색깔까지 다른 산나물 위에 보름달을 품은 것 같은 계란프라이가 얹힌 모습은 눈까지 즐겁게 한다. 여기에 고추장을 넣고 썩썩 비비면 자연이 그대로 담긴 산채비빔밥이 완성된다.●도토리묵·파전 등 푸짐한 한 상 8000원 산나물의 제맛을 느끼고 싶다면 고추장을 넣지 않고 먹으면 된다. 산나물에 간이 돼 있어 먹을 만하다. 도토리묵, 파전, 깍두기, 장조림, 장아찌 등 반찬도 푸짐해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산채비빔밥 한 그릇 가격은 8000원. 웰빙 밥상치고는 가격도 착하다. 속리산 입구에서 특별한 산채비빔밥을 즐기고 싶다면 보은향토음식연구회 배영숙(63)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배영숙 산야초밥상’을 가보면 좋다. 속리산이 자랑하는 산나물과 보은 특산물인 대추가 만난 대추약고추장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대추약고추장은 고추장에 대추, 꿀, 한우 등이 들어갔다. 입에 넣으면 건더기 같은 게 씹힌다. 건더기의 90%는 대추고, 10%는 고기다. 좋은 재료가 고추장 곳곳에 숨어 있다 보니 달콤하고 맛있다. 밥은 대추가 들어간 영양돌솥밥이다. 1994년부터 식당을 운영 중인 배 회장은 “전주비빔밥은 호박, 오이, 당근, 콩나물 등 채소가 들어가지만 우리 산채비빔밥은 산나물이 주재료”라며 “산채비빔밥보다 건강에 좋은 비빔밥은 없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산채비빔밥은 삶거나 데친 산나물과 잘 지어진 밥만 있으면 된다. 간단하고 소박한 일종의 한국식 패스트푸드다. 하지만 햄버거 같은 서양식 패스트푸드와 급이 다르다. 산나물 때문이다. 보은군이 2018년 진행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땅과 물, 공기와 햇빛, 바람의 정기를 머금은 산나물은 오염되지 않은 산에서 자란 무공해 자연식품이다. 예로부터 봄에는 춘곤증을 예방하고 부족한 식량을 대체하는 역할도 해왔다. 싱싱한 채소가 없는 계절에는 저장해 둔 산나물로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하기도 했다. 섬유소, 무기염류, 엽록소, 각종 효소 등 다양한 영양성분도 들어 있다. 산나물 추출물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을 증진시켜 항암효과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의보감에는 ‘나물은 몸속 수액이 배설되는 통로를 잘 뚫어 주고 간, 폐, 심장, 비장, 신장을 이롭게 한다’고 적혀 있다. 조선후기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매년 입춘이 되면 눈 아래에서 햇나물을 캐서 임금에게 진상하고 궁궐에서는 다섯 가지 햇나물 무침인 오신반을 수라상에 올렸다고 한다. 당시 서민들 사이에선 입춘에 다섯 가지 나물을 먹으면 다섯 가지 덕을 갖추고 신체 기관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또한 산나물은 각각 다른 맛과 식감, 향을 갖고 있어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는 식품이다. 담백한 맛으로 입 안을 개운하게 하거나 쌉싸래한 맛으로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향긋한 냄새로 후각을 자극해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고기와 같은 식감을 가진 산나물도 있다.●1058m 천왕봉 맞춰 1058인분 비빔밥 보은군은 산채비빔밥을 테마로 다양한 도전을 펼친다. 해마다 속리축전 기간에는 1058명이 먹을 수 있는 초대형 산채비빔밥을 만든다. 지름 3.3m, 높이 1.2m의 대형 그릇을 이용하며 쌀 150㎏, 1t 트럭 분량의 산나물과 버섯 등이 들어간다. 완성된 비빔밥은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비빔밥의 양은 속리산 천왕봉 높이(해발 1058m)와 같은 숫자다. 10월에 열리던 속리축전은 2019년부터 5월로 앞당겨졌다. 2007년 6월에는 속리산관광협의회와 속리산음식업협회 회원들이 서울 가락시장에서 6900인분 비빔밥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당시 쌀 640㎏, 취나물과 건취나물, 도라지, 고사리, 표고버섯, 싸리버섯, 밤버섯 등 12가지 산채나물 3500㎏이 들어갔다. 2016년에는 김밥처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컵 비빔밥도 선보였다. 비빔밥은 햅쌀로 지은 밥에다가 고사리·취나물·도라지·시금치 등 산나물과 버섯, 다진 돼지고기를 넣고 고추장으로 맛을 냈다. 야구공만 한 크기로 뭉친 뒤 빵가루·계란 반죽을 입히고 기름에 튀겨 내 바삭거리는 식감을 곁들였다. 하지만 만들기가 만만치 않아 대중화에는 실패했다.보은에 오면 산채한정식도 즐길 수 있다. 속리산면의 경희식당이 유명하다. 상호는 충북도 향토음식 기능 보유자인 남경희 할머니의 성함을 땄다. 남 할머니는 1950년 대전에서 한정식집을 개업해 유성 군인 휴양소로 옮겼다가 1974년에 속리산으로 들어왔다. 남 할머니는 2002년 고인이 돼 지금은 손자가 운영한다. 다양한 나물 등의 반찬이 상다리 휘어질 정도로 나온다. 반찬 수가 무려 40가지로 1인분에 3만원이다. 박유순 군 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팀장은 “지역에서 많이 나는 산나물 13가지를 테마로 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며 “치유관광객들을 위해 산나물 음식체험과 수확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산나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삼진어묵, 2021 K-BPI ‘1위 브랜드’ 선정

    삼진어묵, 2021 K-BPI ‘1위 브랜드’ 선정

    삼진어묵이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21년 제23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에서 수산가공식품 부문 1위로 선정됐다.지난해 조사를 시작한 수산가공식품 부문은 첫 번째 1위 브랜드로 삼진어묵을 뽑았다. 브랜드파워지수(K-BPI)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지수화한 것으로 브랜드 파워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삼진어묵은 소비자 대상 조사 항목 중 브랜드 인지도와 이용 가능성, 선호도 등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진어묵은 이번 선정을 기념하기 위해서 고객 감사 이벤트를 다음달 11일까지 진행한다. 삼진어묵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있는 이벤트 게시물에 축하 댓글을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서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 황창환 삼진식품 대표는 “이번 수상은 삼진어묵의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혁신을 선도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삼진어묵은 반찬용이었던 어묵을 베이커리 형태의 간식용으로 개발해 어묵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데 앞장서왔다.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주관한 ‘나트륨 저감화 사업’에 참여하여 저염 어묵인 ‘우리가족 깐깐한 어묵’을 출시하며 누적 판매량 약 65만봉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소금 솔솔 수원… 양념 풍덩 포천… 갈비 열전 경기

    소금 솔솔 수원… 양념 풍덩 포천… 갈비 열전 경기

    수도권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 지역 먹거리는 무엇일까. 경기도가 최근 홈페이지에서 조사한 결과 참여자 1955명 가운데 22.8%인 445명이 ‘수원왕갈비’를 꼽았다. ‘포천 이동갈비’가 314명(16.1%)으로 뒤를 이었다. 평택 간장게장(12.7%)과 이천 쌀밥정식(10.2%) 등도 이름을 올렸다. 역시 소갈비는 전국 어디서나 대접받는다. 그중에서도 수원왕갈비와 포천이동갈비는 경기 지역 소갈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70여㎞나 떨어진 두 지역에서 갈비가 유명해진 이유가 궁금해진다.수원갈비의 역사는 조선 정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조는 수원 화성을 축조하고 둔전(군량을 충당하기 위한 토지)을 꾸려가기 위해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 유인책으로 신도시에 이주하는 백성들에게 송아지 한 마리씩을 나눠 주고 3년 뒤에 갚도록 했다. 농업 중심 사회였던 조선은 농사에 없어선 안 될 소의 도축을 엄격히 금지했지만 화성으로 이주하는 주민에게는 허용했다.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서 점차 늘어나는 소를 팔기 위해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생겨났다. 수원은 예부터 한양으로 들어가는 물산이 모두 모이는 곳이어서, 우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든 소 장수로 성시를 이뤘다. 수원 우시장은 1940년대 ‘전국 3대 우시장’ 중 하나로 꼽혔으며 7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90년대 중반 문을 닫았다. 우시장의 번성은 곧 소고기 음식점의 번성으로 이어졌다. 수원갈비는 1950년대 초 당시 장택상 수도경찰청장이 사흘이 멀다 하고 시흥에서 말을 타고 달려와 포식했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자유당 시절에는 신익희 선생이, 공화당 시절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 찾았다. 큰 갈빗대와 소금으로 양념해 숯불에 굽는 수원왕갈비의 원조는 1940년대 팔달구 영동시장 싸전거리에 있던 화춘옥이다.처음에는 소갈비를 넣은 해장국을 팔았으나 돈벌이가 시원치 않자 궁리한 끝에 1956년 소갈비구이를 선보였다. 화춘옥은 곧바로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박 전 대통령이 화춘옥 갈비를 맛본 뒤 즐겨 찾게 되면서 대통령이 먹는 갈비로 더욱 유명해졌다.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관계자가 하루 전에 미리 와서 박 전 대통령에게 나갈 갈비를 점검하고 냉장고에 넣는 것을 확인한 후 봉인까지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수원에서 성업 중인 갈빗집 가운데 삼부자갈비, 가보정, 본수원갈비 등이 빅 3로 꼽힌다. 이 중 삼부자갈비가 수원 양념갈비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폐업한 화춘옥의 마지막 주인인 고 김정애 선생이 원천동에 1984년 세운 갈빗집이다. 이후 수원시 곳곳에 수원왕갈비라는 이름을 내건 많은 식당이 생겨났으며 수원시는 이를 계기로 갈비를 지방의 고유 향토 음식으로 지정하고 매년 열리는 음식문화축제 등을 통해 수원갈비를 알리고 있다. 수원갈비는 전통적으로 간장이 아닌 소금을 기본으로 한다. 여러 갈빗집이 생기면서 갈비의 크기는 작아지고 양념도 간장 양념법이 일반화됐다. 그사이 갈비는 외식의 대표메뉴로 자리잡았지만 일부 갈빗집에서 취급하는 큼지막한 생갈비가 수원갈비의 원형에 가깝다. 최근에는 대부분 갈빗집이 원가와 물량 부족으로 한우 대신 수입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독특한 맛을 내는 비법만큼은 변함이 없다. 수원갈비는 대체로 갈비 1㎏에 배즙 4큰술, 다진파·양파즙·물엿·청주·소금·설탕 2큰술, 참기름 1과 2분의1 큰술, 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 버섯·후춧가루 약간씩이 들어간 양념장을 버무려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의 대형 갈빗집들은 갈비와 함께 양념게장 등 10여가지의 밑반찬을 내놔 푸짐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다. 수원왕갈비 덕분에 수원왕갈비통닭도 뜨고 있다. 갈비소스를 통닭에 버무린 수원왕갈비통닭은 영화 ‘극한직업’에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 류승룡의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대사는 수원왕갈비통닭의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수원 통닭거리는 왕갈비통닭을 맛보려는 타 지역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원갈비가 사랑을 받는 데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화성 성곽 등 관광지도 거들었다. 화성행궁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행궁동 카페거리 등 곳곳에 들어선 관광지와 열기구 플라잉수원, 화성어차 등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즐긴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수원갈비를 맛보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필수코스다.포천 하면 떠오르는 게 이동갈비다. 포천 이동갈비촌이 형성된 이동면 일대는 군부대가 많은 곳이다. 또 주변에 산정호수, 백운계곡, 국망봉 등 볼거리도 많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관광객과 입대한 아들이나 친구, 연인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들에게 이동갈비는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다. 이동면에서 갈빗집을 처음 시작한 곳은 ‘김미자할머니집’이다. 1960년대 후반 장암리에 식당을 개업한 김미자 할머니는 갈비와 국밥 등을 팔았다. 갈비를 먹을 기회가 많지 않은 장병들에게 많이 먹으라고 5000원에 10대를 주면서 후한 인심을 베풀었다고 한다. 면회객과 군인 사이에서 갈비가 푸짐하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식당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유명세를 타고 30년 전부터 갈비구이 식당이 하나둘 생겨났고 최근에는 장암리에만 수십곳이 성업 중이다.이동갈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푸짐하고 값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과 갈비를 이쑤시개에 꽂아 만든 이동갈비 대여섯 대가 1인분이다.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은 식당마다 고유의 비법으로 고기를 연하게 만들고 풍미를 더해 준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는 뒷맛을 잡아 주고 찌개와 밥 외에 동치미를 내어주는 것 또한 매력이다. 수원갈비와 이동갈비의 차이점은 양념이다. 수원갈비는 소금 양념을, 이동갈비는 간장 양념을 쓴다. 이동갈비에 물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동갈빗집에선 일반 냉면 대신 동치미국수나 동치미냉면이 나오는 곳이 많다. 손님들은 “동치미냉면으로 마무리해야 제대로 된 이동갈비를 먹은 것”이라고 말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만추… 여기, 맛 강추

    만추… 여기, 맛 강추

    여행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때로는 여행의 좋고 나쁨이 음식의 만족도에 따라 결정될 정도여서 볼거리와 맛집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것이다. 경기지역은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리 또한 즐비한 곳이다. 어느 곳이든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가족 또는 연인과 경기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도락 여행을 만끽해 보자.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여행지 먹거리를 소개한다. ●신륵사 구경 곁들인 여주 사찰음식 신륵사·영녕릉·목아박물관 등 가 볼 만한 곳이 많은 여주를 찾는다면 사찰음식을 권하다. 최근 웰빙 열풍과 함께 착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제철 산나물을 중심으로 한 상 가득 차려 주는 여주지역 사찰음식점은 약이 되는 건강한 밥상을 찾는 이들로 늘 붐빈다. 인근에서 채취하고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조미료를 쓰지 않는 대신 직접 담근 장과 효소로 간을 한다. 강천면 이호리 ‘걸구쟁이네’에서는 ‘20가지 나물밥상’을 만날 수 있다. 봄철에 이 산, 저 산에서 따서 말려 놓은 건나물과 직접 밭에서 키운 나물로 음식을 만든다. 금사면 외평리 ‘목련정사’도 소문난 곳이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안성마춤 한우구이’ 안성은 예부터 특산물이 많은 넉넉한 고장이다. 안성시는 쌀과 배 등을 ‘안성마춤 5대 브랜드’로 선정해 육성한다. 그중 돋보이는 게 안성마춤 한우다. 소의 생산부터 사육, 도축, 가공, 유통 전 과정을 종합관리시스템으로 관리하며 고품질을 유지한다. 위생적으로 냉장 숙성시켜 맛이 부드럽고 한우 고유의 풍미가 일품이다. 일죽면 한우타운 등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다. 두툼한 고기를 참숯에 올려 겉만 바삭할 정도로 구워 육즙을 살려야 안성맞춤 한우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의 안성맞춤랜드와 안성유기박물관 등 인기 관광지도 있다. ●쫀득한 육질의 연천 민물매운탕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연천은 수려한 자연경관만큼이나 맛깔스러운 민물매운탕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연천이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해진 것은 임진강과 한탄강이 흘러와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두 강은 민물고기 보고다. 쏘가리, 꺽지, 동자개, 메기, 버들치, 돌무지, 동사리, 어름치, 마자, 모래무지 등등이 서식한다. 연천의 민물매운탕은 거칠게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와 낮은 수온에 단련된 싱싱한 민물고기로 요리하기 때문에 육질이 쫀득쫀득하다. 또 집집마다 특별한 비법의 양념장으로 끓여 낸 걸쭉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늦가을 알을 가득 밴 참게와 민물새우, 미나리의 향이 함께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을 선물한다. 허브빌리지, 연천 전곡리 유적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조선 성종도 반했던 이천 쌀밥정식 이천은 쌀로 이름난 지역이다. 도자기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흙과 물이 좋으니 기름지고 차진 쌀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번 맛본 사람들은 같은 품종이라도 다른 지역 쌀보다 밥맛이 더 좋다고 이구동성이다. 성종 임금이 세종 능에 다녀오는 길에 이천에서 지은 밥을 먹고 그 맛이 일품이라 해 이천 쌀이 진상미로 오르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천으로 들어가는 3번 국도를 따라 신둔면과 사음동 일대에는 쌀밥거리가 형성돼 있다. 식당마다 차이는 있지만 2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쌀밥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이맘때 햅쌀로 지은 밥이 가장 맛이 좋다. 돌솥에 갓 지은 쌀밥과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 고기와 생선구이, 간장게장, 계절나물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바닷바람 맞으며… 제부도 바지락칼국수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이럴 때 부담 없이 찾게 되는 게 칼국수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밀어서 넓게 편 후 돌돌 말아서 칼로 썰어 칼국수 면을 만든다. 미리 불에 올려 둔 큰 솥에 호박과 감자를 면과 함께 넣고 끓이면 투박한 칼국수가 완성된다. 칼국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바닷길이 열리는 제부도를 가 보자. 화성의 대표 관광지 제부도로 가는 진입로 주변과 바닷길 입구는 물론 제부도 안의 해안도로에도 수많은 칼국수 식당이 있다. 대부분 인근에서 캐는 바지락과 해물을 아낌없이 푸짐하게 넣어 시원한 바지락칼국수를 낸다. 서해의 짭조름한 바닷바람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먹는 바지락칼국수는 제부도의 별미이다. 식당에 따라 보리밥이 함께 나오는 곳도 있으며 조개구이나 대하구이와 함께 구성된 세트 메뉴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푸짐한 포천 이동갈비· 수원 왕갈비 포천 이동갈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푸짐함이다. 칼집을 넣어 넓게 편 갈빗살과 갈비를 이쑤시개에 꽂아 만든 이동갈비 대여섯 대가 1인분이다. 간장과 물엿 등을 기본으로 하는 달짝지근한 양념은 식당마다 고유의 비법으로 고기를 연하게 만들고 풍미를 더해 준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는 뒷맛을 잡아 주고 찌개와 밥 외에 국수와 냉면을 저렴하게 내주는 것 또한 매력이다.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와 도평리 일대에 이동갈비 거리가 형성돼 있다. 갈비 하면 수원갈비다. 1940년대 ‘화춘옥’에서 해장국에 들어가던 갈비를 구워 팔며 시작한 게 시초이다. 당시에는 17㎝ 크기의 큰 갈비를 화덕에 구워 양재기에 담아 냈다. 양념은 소금양념을 기본으로 사용했다. 이후 여러 갈빗집이 생기면서 갈비의 크기는 작아지고 양념도 간장 양념법이 일반화됐다. 그사이 갈비는 외식의 대표메뉴로 자리잡았지만 일부 갈빗집에서 취급하는 큼지막한 생갈비가 수원갈비의 원형에 가깝다. ●‘기력 북돋우는 보약’ 양평 연잎밥 양평은 ‘세미원’이나 ‘두물머리’ 등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지만 먹거리 또한 다양하다. 양평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중 연을 테마로 한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연은 예부터 기력을 왕성하게 하고 백 가지 질병을 물리친다고 해 식용으로 많이 애용되며 잎과 줄기, 뿌리, 씨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보양식이다. 연꽃으로 유명한 세미원 주변에 연 요리를 즐길 곳이 있다. 연잎 음식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육콩이네’에서는 연잎돌솥밥과 연자전을 맛볼 수 있고, ‘두물머리연칼국수’에서는 세미원의 연으로 만든 연칼국수와 궁중요리 중 하나인 연저육찜을 맛볼 수 있다. 3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연밭’은 연잎찰밥과 명태찜을 곁들인 연밭정식과 연자녹두전 등 연 요리를 선보이는 한식당으로 양평군 맛집으로 선정된 곳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구 아재·아지매들 화끈함, 매꼼 달콤 무침회에 녹았네

    대구 아재·아지매들 화끈함, 매꼼 달콤 무침회에 녹았네

    대구 10미(味)가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10가지(따로국밥, 납작만두, 막창, 무침회, 복어불고기, 메기매운탕, 야끼우동, 누른국수, 뭉티기, 동인동찜갈비)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무침회다. 지난 3월 대구에 온 문재인 대통령이 점심을 위해 서구 내당동 반고개 무침회골목을 방문한 뒤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① 오징어·미나리 등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침회는 내륙도시 특유의 식생활에서 비롯됐다. 대구는 바다에서 먼 지리적 특성상 신선한 회를 맛보기가 어려웠다. 회 맛을 보기 위해서는 오징어를 살짝 데쳐 채소와 함께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방법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요즘은 소라, 우렁이 등 재료를 추가해 무채, 미나리 등 상큼한 맛을 내는 채소와 함께 즉석에서 초고추장과 마늘, 생강 등을 섞은 양념에 버무려 낸다. 무침회는 매콤함과 달콤함을 함께 즐기는 맛이다. 무침회를 처음 맛보는 사람은 강한 매콤함이 ‘성격이 화끈한 대구 사람 특유의 기질을 닮았다’고도 한다. 미식가들은 무침회의 매력에 대해 ‘먹을수록 그 오묘한 맛의 이끌림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한다. 대구에서 무침회로 유명했던 곳은 서구 반고개와 동구 불로동이었다. 불로동 무침회는 1990년대까지 20여집이 성업을 이뤘다. 하지만 그 후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한 집만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대구에서 무침회로 가장 유명한 곳은 반고개다. 반고개에는 무침회 전문 식당 14곳이 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반고개 무침회의 특성은 처음에는 별로 맵지 않다가 먹을수록 매운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다. 매운맛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출 수가 없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재첩국을 마시면 매운맛이 확 줄어든다. 무침회와 재첩국은 궁합이 잘 맞는다. 무침회를 상추에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침회를 납작만두에 싸먹는 것도 별미다. 무침회를 먹다가 남은 양념에 밥을 넣고 김 가루와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맛도 단연 일품이다. 단골손님이라면 그 맛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② 재첩국·상추와 궁합… 양념은 밥도둑 반고개 무침회는 예전에는 각종 단체, 모임 등에서 직접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구 음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부산, 경남, 강원 등지의 전국 마니아들이 무침회를 택배로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택배가 도착하지 않는 지역은 인근까지 직접 가지러 나온다고 하니 무침회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급랭시킨 무침회 재료를 아이스박스 안에 넣고 포장하기 때문에 이틀까지 신선도가 유지된다. 먼 거리에서도 안심하고 무침회를 배달시켜 먹어도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본 포장 1만 5000원이면 4~6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먹을 수 있다. 맛뿐만 아니라 푸짐한 양, 저렴한 가격 때문에라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침회골목은 포장 배달 손님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다. 오전 6~7시 사이에 대부분 식당이 영업을 시작한다. 정상 영업은 점심 손님이 오는 시간부터다. 이른 시간에 문을 열지만 식당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11시~자정 사이다. 긴 영업 시간만큼 더 많은 손님들이 무침회를 맛볼 수가 있다.③ 반고개역 5분 거리에 전문 식당 14곳 반고개 무침회골목은 서대구시장과 지하철 2호선 반고개역을 끼고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반고개역 1번 출구에서 반고개네거리로 가다가 비산네거리 방향으로 우측으로 돌아가면 가구명물거리가 나온다. 이곳 맞은편부터 무침회골목이 시작된다. 달서로 4길인데 반고개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반고개 무침회골목의 역사는 40여년 전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을 겪은 터라 생활이 어렵던 시절이었다. 반고개 허름한 마을 중간쯤에 실비집 ‘진주식당’이 있었다. 그 식당 주인 할머니가 경상도 지역의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인 무침회를 막걸리 안주로 내놓은 게 시작이었다. 매콤달콤한 무침회 맛에 반한 광주 출신의 한모씨가 자기 고향의 이름을 딴 ‘호남식당’을 개업하면서 본격적인 반고개 무침회 골목이 형성됐다. 무침회는 술안주는 물론이고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어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침회식당으로 손님이 몰리자 근처에 있던 밥집들도 무침회를 주메뉴로 내놨다. 무침회 식당이 점차 번창하자 골목 주변에서 장사하던 다른 업종의 가게들도 모두 무침회 식당으로 전업했다.④ 1만 5000원짜리 포장, 10명도 거뜬 반고개는 내당동의 고개 명칭이다. 현재 내당1동과 내당2·3동을 연결해 주는 달구벌대로가 옛날엔 나지막한 고개였다. 바람고개, 밤고개로도 불렀다. 바람고개란 이 지역 일대의 고개가 가파르고 높아 바람이 세찼다 해 불린 이름이라고 한다. 일설에는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대구로 장을 보러 들어오는 강창 및 다사 주민들과 호남 상인들이 고개를 넘는 도중 떼강도를 자주 만났다. 그래서 고개를 반밖에 넘지 못하므로 100명 정도가 모여야 고개를 다 넘어갈 수 있었다는데, 여기서 유래된 고개 이름이 반고개라는 것이다. 또 강도들이 나타나 밤이 되면 고개를 넘지 못한다고 하여 밤고개라 불렀다고도 하며, 고개가 그리 높지 않고 반밖에 되지 않아 슬쩍 넘을 수 있는 고개라 하여 반고개라 불렀다. 이곳에 밤나무가 많아서, 옛날 노인들이 성주, 성서, 하빈 등지에서 밤을 가져다가 도매를 많이 한 데서 유래해 밤고개로 불렀다고도 한다.⑤ 공영주차장 조성… 외지인들도 호평 서구는 반고개 무침회골목을 대구의 대표 먹거리골목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디자인 시범거리로 지정하고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했다. 무침회 골목 320m 구간의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 지중화사업을 했다. 또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을 설치하고 상징 조형물과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1354㎡에 32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반고개 무침회 골목에서 35년째 장사하는 푸른회식당 김영숙(65·여)씨는 “오징어에다 민물 논고등어, 소라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뿌리면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하는 무침회가 만들어진다. 요즘은 서울 등지에서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 너무 맛있다며 무침회를 먹기 위해 다시 대구에 오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외국음식 만들고 이야기꽃 피우고… 관악의 추석봉사

    외국음식 만들고 이야기꽃 피우고… 관악의 추석봉사

    “탈무드에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어요. 다른 이에게 향수를 뿌려주면 뿌린 사람의 손에 오래 향기가 남듯, 자원봉사는 상대방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소중한 행위죠. 오늘 여러분이 함께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행복합니다.”(박준희 관악구청장)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마을활력소 행복나무에는 웃음소리와 고소한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 추석을 앞두고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관악구의 ‘마마식당’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각국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보고 나눠 먹으며 피어오르는 흥성거림이 벌써 추석을 한달음에 맞이한 듯했다. 이날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함께 자원봉사에 나선 구 직원들을 진두지휘했다. 캄보디아, 러시아,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이주 여성들과 송편부터 중국 추석 음식인 월병, 러시아식 만두인 바레니키까지 함께 빚었다. 아이들이 앉은 식탁에는 순댓국과 반찬까지 곁들인 푸짐한 저녁상을 차려주느라 진땀을 흘렸다. 박 구청장은 “우리 구는 매년 명절마다 1400여명에 이르는 직원 전원이 나서 주민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며 “특히 오늘 공무원들과 함께 봉사해 주신 마마식당은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이끄는 자원봉사의 모범사례로 타 자치구뿐 아니라 전국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로 명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자원봉사를 매개로 한 전국 최초의 어린이식당인 마마식당은 매주 화요일 5시면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하는 인근 초등학생 40~50명에게 정성어린 집밥을 차려준다. 지난해 4월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1382명의 ‘마을 엄마’들이 아이 1753명의 식사를 챙겨 왔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세 딸과 관악구에서 15년간 살아온 중국 이주 여성 이미미(38)씨는 “아이들이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만든 음식을 통해 다른 나라 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돼 보람도 크고 기쁘다”고 했다. 관악구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봉사 활동이 활발한 자원봉사 특구로 꼽힌다. 구민 50만 2300명의 5분의1에 이르는 1만 1912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돼 있다. 임현주 구 자원봉사센터장은 “주민들도 이웃을 돕고 지역사회와 연대하며 자긍심이 높아져 참여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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