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형 미사일에 민간인 수십명 사망”…트럼프의 신무기 정체 공개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처음 실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탄도미사일이 이란에서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Airwars)의 분석과 무기 전문가 및 전직 미 국방 관계자들은 지난 2월 28일 이란 남부 도시 라메르드에 떨어진 미사일 3발이 폭발 지점에서 최대 50m 떨어진 민간인까지 살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은 당시 공격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최소 21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에어워즈는 라메르드 공격 현장의 사진과 영상, 위성 이미지, SNS 게시물 및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미사일 폭발 지점과 민간인 사망 지점, 피해 흔적을 지도에 표시했다. 이후 각 지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 미사일의 살상 및 피해 반경을 추정했다.
그 결과 현장 사진과 영상에는 건물과 도로, 차량 곳곳에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린 듯한 흔적이 확인됐다. 여러 무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 양상이 정밀타격미사일(PrSM)의 탄두가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고속 금속 파편의 특성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군이 사용한 무기인 PrSM은 미군이 기존 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ATACMS, 에이태큼스)을 대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PrSM을 개발한 록히드 마틴은 해당 미사일을 두고 “장거리·고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차세대 탄도미사일”이라고 홍보해 왔다.
PrSM은 목표물 인근 상공에서 폭발한 뒤 수만 개의 고밀도 텅스텐 펠릿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텅스텐은 밀도가 높고 녹는점이 높아 폭발 과정에서도 형태를 유지하며, 연질 장갑 등을 관통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관통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군사 시설이나 장갑차량 등 특정 목표를 타격할 경우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인구 밀집 지역에서 사용된다면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라메르드에서는 미사일 폭발 지점에서 상당한 거리에 떨어진 장소에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당 미사일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한 폭발로 인근 학교가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이란 국영 매체는 이 폭발로 민간인 7명이 사망했으며, 대부분 어린이였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폭발에서는 탈레 칸다그 지역의 집 마당에서 놀던 2세 아비나 바르제가르가 파편에 맞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라메르드 공격에 PrSM 사용 안 했다”미군 측은 당시 라메르드 공습에 PrSM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부인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OM)는 이란 전쟁 첫날인 지난 2월 28일 라메르드에 PrSM 또는 다른 무기를 발사하지 않았으며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도리어 미군은 당시 영상 가운데 하나가 이란제 호베이제 순항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통신과 인터뷰한 전직 군 관계자 2명을 포함한 6명의 무기 전문가들은 라메르드에 PrSM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평가했다. 보안 카메라에 포착된 미사일의 형태가 미군의 주장대로 이란제 미사일과는 다르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미군은 라메르드 공습에 PrSM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일축했지만, 실제 전장에 해당 미사일시스템을 배치·운용한 사실은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중부사령부는 라메르드 공격 다음 날인 3월 1일 소셜미디어에 이란 작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PrSM 사진을 게시했고, 사흘 뒤에는 “이란에서 PrSM을 사용한 것은 역사적인 첫 사례”라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용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PrSM의 놀라운 인기에이태큼스의 후속 무기로 개발된 PrSM의 사거리는 약 500㎞로, 에이태큼스의 사거리 약 300㎞보다 훨씬 길다.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후방에서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 국방부는 라메르드 공격 이후 록히드 마틴과 PrSM 생산량을 기존보다 4배 늘리는 40억 달러(한화 약 5조 4800억원)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여러 국가에서 구매 계약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지난 6월 PrSM 구매를 위해 1억3000만 파운드(약 2413억원)를 책정했고, 호주 역시 이 미사일 도입을 추진하며 수십억 달러를 관련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rSM이 장거리 정밀타격이라는 새로운 능력을 제공하는 만큼 군사적으로 중요한 무기라고 평가하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사용 환경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 육군 폭발물 전문가 출신 트레버 볼은 “PrSM의 광범위한 파편 효과를 고려할 때 인구 밀집 지역에서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