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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갈부터 칸딘스키까지… 추석연휴엔 미술관 산책하며 ‘제주도 한바퀴’

    샤갈부터 칸딘스키까지… 추석연휴엔 미술관 산책하며 ‘제주도 한바퀴’

    미술관 순례는 단순히 전시 관람을 넘어 문화적 성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전시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뿐 아니라 예술가들의 궤적을 따라가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사유의 여행’이기도 하다. 제주지역 미술관에선 황금연휴를 맞아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추석연휴 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산책하며 제주도 한바퀴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제주현대미술관의 ‘연결의 비정형’·‘시선, 너머’, 그리고 ‘기다린 계절’ 제주도 서쪽 문화예술인마을 저지리에 자리잡고 있는 제주현대미술관에선 눈여겨볼만한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어 관심이다. 먼저 ‘2025 공공수장고 야외 전시 프로젝트’로 강주현 작가의 ‘연결의 비정형’전을 내년 9월 27일까지 개최한다. 공공수장고 야외 전시 프로젝트는 무심하게 지나쳤던 주변 공간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생시키고, 예술의 확장성에 관한 실험을 이어가고자 기획됐다. 고정된 정체성과 경계를 넘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확장되는 인간 존재를 탐구해온 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 겹치고 맞닿는 ‘원’ 모양을 사용해 세상은 뚜렷하게 나눠지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변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복잡한 관계들로 이뤄져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1평 미술관에선 2026년 3월 15일까지 ‘2025 아트저지Ⅱ’ 프로그램으로 오영종 작가의 ‘시선, 너머’전(展)을 개최한다. ‘시선, 너머’는 사진을 대하는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시선’은 눈에 보이는 대상을 향한 객관적 관찰을, ‘너머’는 그 대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확장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과거나 미래에 얽매여 현재를 놓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성찰하게 한다. 미술관 분관에선 박광진(1935~) 화백의 가을․겨울 풍경화를 선보이는 상설전 ‘기다린 계절’이 열리고 있다. 90세 화백이 1964년 제주와 인연을 맺은 이후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아온 한라산, 오름, 억새와 단풍, 눈 덮인 산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전시실 2층에는 관람객들 참여 공간 ‘머문 계절’ 코너가 마련된다. 박 화백의 풍경화를 컬러링 도안으로 재구성해 관람객이 자신만의 계절을 색칠하며 작품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화요일~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까지다.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은 “다양한 화면 구성과 리듬 속에 담긴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김창열미술관의 ‘물방울의 방 1983~1985’… AI 기술로 되살아난 김창열 화백 저지리 현대미술관 인근에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도 있다. 지난 7월 29일부터 오는 11월 16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물방울의 방 1983~1985’을 개최하고 있다. 김 화백의 대표 모티프인 물방울이 조형적·개념적으로 전환되고 회화적 이미지로 정착된 핵심기를 조명하며, 작품에 담긴 사유와 실험의 여정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로 고(故) 김창열 화백의 목소리와 이미지를 복원해 전시 콘텐츠를 선보여 관심이다. 김창열 화백이 질문을 받고 직접 자신의 예술 철학을 설명하는 가상 인터뷰 영상 ‘김창열 작가의 예술철학’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특별기획전 ‘우연에서 영원으로: 김창열과 제주’(지난달 9일~내년 3월 2일)에서는 1951~1953년 제주에 머물렀던 김창열 화백의 삶과 창작 활동을 인공지능 영상으로 구현한 작업 ‘잊을 수 없는 제주도’와 ‘제주시절 청년 김창열’을 볼 수 있다. # 포도뮤지엄의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 야외정원 산책로에는 조각 작품들서귀포 안덕면에 자리한 포도뮤지엄에선 지난 8월부터 내년 8월 8일까지 일년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화제의 새 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We, Such Fragile Beings)’이 열리고 있다. 포도뮤지엄은 2021년 개관 이후 선보인 지난 3차례의 기획전으로 ‘제주 가면 꼭 가봐야 할 뮤지엄’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라산 중산간 문화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이번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은 제니 홀저, 로버트 몽고메리, 마르텐 바스, 모나 하툼, 쇼 시부야, 애나벨 다우, 라이자 루, 수미 카나자와, 송동, 사라 제, 부지현, 이완, 김한영 등 국내외 작가 13인이 참여한다. 설치, 회화, 조각, 영상,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활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서 마주하는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찰나의 삶을 섬세한 시선으로 탐구한다. 공간 전반에도 새로운 변화를 더 했다. 전시를 보러온 관객들의 경험 개선을 위해 뮤지엄 주변 환경을 재정비했다. 앞뜰과 뒷뜰에 잔디 마당과 야외 공연장을 조성하면서 포도호텔까지 이어지는 호젓한 산책로가 생겼다. 야외 정원에는 로버트 몽고메리, 우고 론디노네, 김홍석의 조각 작품이 설치됐고 소나무 숲에는 덴마크의 3인조 아티스트 수퍼플렉스의 그네가 설치됐다. #서귀포 기당미술관 ‘그림 속 문양’ 소장품전… 탈과 탈춤 소재 작품 돋보여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에선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관람객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기회 제공을 위헤 ‘그림 속 문양’ 소장품전이 오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미술관이 보유한 작품 중 ‘문양’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선별하고, 시대성와 전통성으로 작품을 분류하여 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문화에 대한‘전통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탈과 탈춤을 소재로 한 작품이 단연 돋보인다. 또한 다양한 패턴의 구름 문양과 산과 바다, 거북이, 식물, 글자 문양을 사용하여 제작된 작품도 선보인다. 오철종 문화관광체육국장은“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의 변화과정들을 고스란히 보여주어 미술품을 통한 시대와 사회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 빛의 벙커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 그리고 파울 클레의 음악을 그리다성산포 빛의 벙커에서는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가 내년 2월 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모스크바에서 파리까지 이어지는 칸딘스키의 예술적 여정을 따라가며, 그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영적인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관객은 그의 고향 러시아의 전통 민속 이야기와 모스크바 풍경 속을 거닐며, 칸딘스키의 기억 속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어지는 전시 ‘파울 클레, 음악을 그리다’는 칸딘스키와 함께 추상 미술의 거장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음악가였던 파울 클레의 작품을 만나는 시간이다. 독일 예술가 파울 클레의 다채롭고 추상적인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화가, 음악가와 교사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그의 열정에 대한 오마주이다. 그동안 전시를 관람하지 못했거나 재방문하려는 이들에게 샤갈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샤갈 작품 볼 마지막 기회… 강태석 화가의 ‘열정의 보헤미안’전한라산 길목 신비의도로 인근에 자리잡은 제주도립미술관에선 ‘마르크 샤갈: 20세기 그래픽 아트의 거장, 환상과 색채를 노래하다’ 전시회가 지난 6월 24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열리고 있다. 도민들을 대상으로 관람료를 50% 할인하고 있어 아직까지 관람하지 못한 도민들에겐 이번 추석연휴가 품격 높은 문화 체험을 할 마지막 기회다. 특히 샤갈의 판화 작품을 가장 의미 있고 포괄적으로 소개하며 샤갈의 판화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평 가받는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국내 최초로 전 작품이 공개된다. 이와 함께 제주도립미술관 중정(中庭)에 신화와 과학, 자연과 인류를 연결하는 상징 ‘우주목’이 세워졌다. 중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년 5월 10일까지 김영화 작가의 ‘우주목(宇宙木)’을 미술관 내 중앙공간인 중정에 선보인다. 바느질과 드로잉 등 손작업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기억을 시각화해온 작가의 설치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 작고작가 강태석(1938~1976) 화가의 ‘열정의 보헤미안’전도 오는 19일까지 열리고 있다. 1960년대 제주미술계에서 주목할만한 화가로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자기만의 조형세계의 구축한 강 작가의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다. # 산지천갤러리 故 김수남 상설전시 ‘끝의 시작’… 예술공간 이아 ‘작가의 방’제주원도심 산지천갤러리에선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 출신의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故 김수남의 소장품을 활용한 상설전시 ‘끝의 시작’을 오는 12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경계를 넘나드는 한국인의 깊은 서사를 ‘굿’을 통해 조명한다. 굿의 본질인 ‘망자 축원(亡者祝願, 죽은 이의 명복을 빔)’에 주목하며, ‘끝’이라 여겨지는 순간이 사실은 새로운 ‘시작’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삶의 순환과 인류의 염원이 담긴 이야기를 전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오는 19일까지 레지던시 입주작가 릴레이 쇼케이스전시인 ‘작가의 방’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방’은 예술공간 이아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이 자신의 창작 과정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릴레이 형식의 쇼케이스 프로그램이다. # 탐라문화제 특별전 ‘자연과 신성’ 언노운무브먼트스튜디오서 열려 제주도의 대표 문화축제인 제64회 탐라문화제 특별전 ‘자연과 신성(Nature and Divinity)’을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시 산지로 언노운무브먼트스튜디오에서 열려 주목된다. 제주도와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가 유네스코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제주 신화와 동아시아 전통 속에 깃든 자연과 신성을 현시대 청년 예술가들의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자리로, 한국, 일본, 중국, 몽골 4개국의 청년 아티스트가 모여 공동 창작을 통해 설치,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등 현대적 예술 언어로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적 상상력을 선보인다. 류일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이번 전시는 제주의 청년 예술인들이 세계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연과 신성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문화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는 올해는 개막식(10일)과 탐라퍼레이드(11일)를 별도 일정으로 분리해 축제의 집중도를 높인다. 또한 산지천 일대에는 야간 조형물과 포토존을 조성해 밤에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 탐라퍼레이드에는 제주홍보대사 ‘뭐랭하맨’과 가수 겸 배우 원미연이 함께 참가해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 “한일 서로 존중하면 굉장한 시너지”

    “한일 서로 존중하면 굉장한 시너지”

    “경계의 삶 살아온 건축가 이타미 준삶과 건축 통해 한일 간 공존 설명아버지, 한국 건축미 자랑스러워해” “우리가 가진 것과 일본이 가진 게 무엇인지 알고 서로 가치와 장점을 존중해 줄 때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굉장한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외교부 초청 강연에 나선 건축가 유이화(51) ITM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경계의 삶을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의 삶과 건축을 통해 한일 간 공존을 말했다. 그의 아버지 이타미 준은 제주 방주교회와 포도호텔, 수풍석 미술관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재일동포 건축가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일본 도쿄로 건너간 부모 아래 태어난 이타미 준은 시즈오카현 시미즈에서 후지산과 바다를 보며 자랐다. 어린 시절 일본 학교에서 왕따로 지낸 그는 언제 어디서 맞을지 몰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허리를 숙인 채 다녔다고 한다. 한국이란 뿌리를 자랑스러워했던 이타미 준은 1968년 한국에 처음 발을 들였다. 예명으로 쓴 ‘이타미’는 그가 처음 비행기를 탄 공항 이름이다. 유 대표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이 글로벌한 건축가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선언적인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타미 준은 곧 ‘한국의 공간’, ‘조선 건축과 예술’ 등 한국의 고건축을 소개하는 책들을 일본에 낼 만큼 한국에 푹 빠져 버렸다고 한다. “온화한 어머니 품 같은 전통 건축에 매료돼 아버지께서 직접 실측하고 손으로 도면을 그려 냈다”며 “재일동포라 알리기 어려운 시절에도 용기를 낼 만큼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자랑스러워하셨다”고 유 대표는 전했다. 이후 거북선 형상의 천장이 특징인 온양미술관(1982·현 구정아트센터)을 시작으로 각인의 탑(1988), M빌딩(1992) 등으로 이타미 준이란 이름을 점차 한국에 알렸다. 유 대표는 “재료 본연의 물성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온기에 주목할 수 있도록 원초적 형태를 갖춘 것이 이타미 준 건축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지역마다 지닌 고유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현대로 잇는 건축을 강조한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아 건축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타미 준은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일본 최고 건축상인 무라노도고상, 아시아 문화환경상 등을 수상했다. 평생 한국인으로 살며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한국 건축계에서는 왜색 논란 등에 상처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딸이 고국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며 ‘이화’라고 이름을 지을 만큼 늘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았다.
  • SK핀크스 제주 곶자왈서 플로깅 활동

    SK핀크스 제주 곶자왈서 플로깅 활동

    SK핀크스는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과 포도호텔, 디아넥스 직원들과 함께 지난 19일 제주 곶자왈 보전을 위한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환경정화 활동은 임직원 35명이 참가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탐방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플로깅’ 형태로 진행된 이번 활동에서 해설가가 함께 참가해 곶자왈에 대한 설명도 진행했다. ‘곶자왈’은 제주에 존재하는 숲지형으로 다양한 식생들이 분포해 있고 멸종위기 식물 등 보호종이 서식해 ‘제주의 허파’, ‘생명의 숲’으로 불린다. SK핀크스 관계자는 “곶자왈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존해야하는 제주의 소중한 산림환경자산으로 앞으로도 곶자왈 환경 보존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실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핀크스는 오름 훼손 방지를 위한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 골프장 및 호텔에서 분리 배출한 폐플라스틱을 리사이클링하는 ‘친환경 자연순환 생태계 조성 사업’에 동참하는등 제주 환경 정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 오고있다고 전했다.
  • 바람의 건축가를 만나다… 저지마을에 유동룡미술관(ITAMI JUN MUSEUM)이 내려앉았다

    바람의 건축가를 만나다… 저지마을에 유동룡미술관(ITAMI JUN MUSEUM)이 내려앉았다

    6일 제주시 한경면 저지예술인마을에 유동룡미술관(ITAMI JUN MUSEUM)이 문을 열었다. 미술관 관계자는 “유동룡미술관으로만 표기하고 싶지만 이타미 준으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유동룡 미술관과 이타미준 뮤지엄을 병기하기로 했다”면서 “앞으로는 유동룡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제 그의 본명으로 문을 연 공간에서 이타미 준의 세계와 유동룡의 세계가 조우하고 오리지널리티(독창성)에 대한 화두를 발신할 계획이다. 그만큼 유동룡은 우리에게는 이타미 준이라는 재일교포 건축가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937년 재일 교포 건축가로 태어나 ‘이타미 준(ITAMI JUN)’이라는 예명으로 살며 끝까지 귀화하지 않은 그는, 경계를 초월하겠다는 의지로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불렀다. 특히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스스로의 오리지널리티를 바탕으로 세상의 흐름에 영합하지 않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곳 제2의 고향 제주도에서 유동룡의 건축은 절정을 이뤘다. 방주교회, 포도호텔, 수풍석 뮤지엄 등 독특한 건축을 남기고 2011년 6월 향년 75세로 눈을 감았다. 그는 “제주도 바닷가에 조그만 작업실을 짓고 파도처럼 가고 싶다”고 한 바 있다. 유동룡미술관은 개인의 오리지널리티(독창성) 회복을 돕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미술관 경험은 2층에 있는 세 개의 전시실에서 시작된다. 첫 전시로는 유동룡의 40여년 건축 작업을 회고하는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 전이 열린다.전시 관람 후에는 1층의 라이브러리와 티 라운지에서 사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먹의 공간’이란 이름을 갖는 라이브러리에서는 이타미 준이 쓴 책과 그가 영감 받은 작가들의 책을 볼 수 있다. ‘바람의 노래’라는 이름의 티 라운지에서는 평소 차를 즐겨 마시고 손님들에게 정성스레 차를 대접했던 이타미 준의 방식을 이어간다. 전시 관람을 마친 손님들에게 유동룡미술관 시그니처 티 1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유동룡미술관의 아트숍의 이름은 ‘이타미 준 에디션’이다. 이타미 준의 건축 드로잉으로 만든 아트 프린트 작품과 의자 등으로 구성된 ‘이타미준 마스터피스’, 젊은 창작자들이 이타미 준에게 받은 영감으로 만든 상품들과 유동룡미술관이 다양한 예술 분야의 작가들과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이타미 준의 작품을 모아 놓은 도서와 유동룡미술관 기념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판매한다. 이타미 준 클래스에서는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수업이 열리며 제주도 내 초등학생을 위한 건축 수업이 열릴 예정이다. 12월 한 달 동안은 개관 기념 2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제주도민에게는 입장료를 항상 20% 할인한다. 한편 유동룡미술관의 설계는 유동룡의 딸이자 건축가로 활동하는 유이화(ITM 유이화 건축사무소 대표)가 맡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조응하는 방식, 지역의 풍토와 역사를 고민하며 건축을 풀어갔던 아버지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미술관을 설계했다. 미술관 소개, 유동룡에 대한 소개, 전시회 및 각 작품에 대한 소개로 구성된 오디오 도슨트는 유동룡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으며, 재능 기부로 참여한 문소리, 정우성, 두 배우의 오디오 도슨트는 네이버 바이브(VIBE) 앱에서도 언제든지 무료로 들을 수 있다.
  • [책갈피 풍경]한국관광공사의 주목 받는 책 2제

    [책갈피 풍경]한국관광공사의 주목 받는 책 2제

    한국관광공사가 책을 두 권 냈다. ‘뜨는 관광에는 이유가 있다-ESG 관광의 모든 것’과 ‘아름다운 한국의 건축물 순례’다. 최근 간행된 ‘뜨는 관광에는…’은 세계 관광산업에 불어닥친 ESG 트렌드를 분석한 책이다. 관광공사가 해마다 내는 ‘뜨는 관광’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 철학을 뜻하는 ESG가 관광 분야에 끼친 영향을 관광공사의 31개 해외지사에서 취재해 엮었다. 책은 친환경여행, 지역상생여행, 정부정책·제도개선 등 3개 분야로 나눠 각국의 ESG 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서울 청계천을 모티브 삼아 흉물로 전락한 수로를 친환경 관광명소로 변모시킨 태국 방콕의 클롱 옹 앙 등 여러 사례들이 제시된다. 관광공사는 “탄소중립시대에 ESG가 기업의 필수 생존전략으로 대두된 만큼 관광산업도 예외가 될 순 없다”며 “현지 ESG 관광 성공사례들을 엮은 이 책이 관광 부문의 ESG를 추진하는 정부·지자체·지역관광공사·업계 등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1만 6000원.‘아름다운 한국의 건축물 순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소개한 책이다. 지난 2020년 한국관광 홍보를 위해 외국어로 간행한 동명의 책을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했다.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산 영화의 전당, 제주 포도호텔 등 이색적인 현대 건축물부터 한옥의 미를 간직한 현대 건축물, 전통과 근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의 추천 건축 여행 코스, 대구의 근대 문화골목, 한옥 종교시설 등도 따로 소개하고 있다. 건축 순례를 제대로 즐기려면 건축 관련 전문 지식을 쉽게 풀어주는 책자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건축물 순례’는 국민들이 여러 ‘공간적 복합체’들을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들여다보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책자는 무료다. 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누리집의 하단 배너 ‘여행가이드북’에서 e북으로 볼 수도 있다. 손원천 기자
  • 경계에 집을 짓다…아버지 삶을 잇다

    경계에 집을 짓다…아버지 삶을 잇다

    한국인 건축가 유동룡(庾東龍). 그는 일제강점기 때 징용 간 경남 거창 출신의 부모 밑에서 2남 7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당시 한국인들은 대부분 조선학교를 다녔지만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돌봐야 할 책임 때문에 일본학교로 보내졌다. 일본학교를 다녔을지언정 유동룡이라는 한국이름과 한국국적을 고수했던 그였기에 유소년 시절부터 차별이라는 족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1968년 작가 활동을 앞두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수려한 강산과 문화에 매료된다. 이후 자연과 조화를 꾀하면서 환경에 순응하는 한국 전통공간의 아름다움은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 근간이 됐다. 민화를 시작으로 가구, 도자기 등 고미술품이 주는 조형의 순수함과 따뜻한 온기에 빠졌다. 틈날 때마다 전국을 여행하면서 전통건축물들을 손수 도면화했다. 일본에서 ‘이조의 민화’(1975), ‘이조의 건축’(1981), ‘조선의 건축과 문화’(1983), ‘한국의 공간’(1985) 등 저서들을 연달아 출간하며 조선의 예술미를 찬미했다. 이 책들은 아직까지도 조선 건축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건축가로서 ‘어머니의 집’이라는 작품 데뷔를 앞두고 성씨인 유가 일본 활자에 없어 곤란해지자 그는 ‘국제인’이 돼 살기로 결심한다. 뿌리를 찾기 위해 고국을 처음 방문할 때 출발했던 이타미공항에서 ‘이타미’라는 성을, 그리고 당시 의형제처럼 지내며 ‘요시아 준’이라는 예명으로 일본에서도 활동하던 작곡가 길옥윤 선생의 ‘준’에서 이름을 따서 작가명 ‘이타미 준’을 만들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경제 활황기에 서구화, 근대화를 지향하며 반짝거리는 첨단건축을 선보였던 다른 건축가들과 달리 이타미 준이 본인만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존재의 근원을 질문하는 모노하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모노하의 대부 곽인식(1919~1988) 선생은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곽인식이라는 작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타미 준은 없다”라는 말을 종종 할 정도였다. 사물과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존재의 근원에 도달하려는 모노하의 정신은 이타미 준의 작가세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소재 그 자체의 물성을 찾기 위해 의식적으로 흙, 돌, 금속, 유리, 나무 등의 소재를 콘크리트와 대비시켜 조화와 대립을 꾀했다. 이타미 준이 데뷔한 1980년대 일본 건축계는 유리와 철이 중심을 이루는 획일화된 건축이 주류였다. 그때 그는 “현대건축에 본질적인 무언가가 결여돼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체온과 야성미일 것”이란 말을 남긴다. 표현할 시대정신마저 잃어버리고 현대건축을 구성하는 건축언어조차 애매하고 뒤죽박죽인 상황은 그에게 표현할 주제의 상실이자 온기의 상실이었다. 당대의 획일화된 산업사회 시스템 속에서 반근대적인 태도로 현대건축을 실천하고자 했던 이타미 준은 “토착 재료를 사용해서 그 땅이 지닌 오래된 가치를 오늘날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면서 산업사회 이전의 조형의 순수성을 추구했다. 돌을 이용한 ‘각인의 탑’, ‘석채의 교회’, ‘M빌딩’, 그 지역의 황토를 현장에서 직접 찍어내어 만든 ‘온양민속박물관’ 등은 자체의 물성만으로 그 존재를 강하게 드러낸다. 도쿄의 아카사카라는 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M빌딩에서는 깨어진 면이 살아 있는 돌을 외벽에 그대로 사용해 그 야성이 드러나도록 함으로써 “획일화된 도시의 흐름을 거역하기 위해 도시의 빈틈에 기둥이 되라는 뜻”을 담고자 했다.1990년대 이후 건축에서는 비교적 강인한 조형과 토착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진다. “사람의 생명, 강인한 기원을 투영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건축물은 태어날 수 없다. 사람의 온기, 생명을 작품 밑바닥에 두는 일.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건축물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Architecture and Urbanism 1970~2011’ 중에서) 그는 일찍이 한국의 전통 건축이 지닌, 자연과의 조화와 환경에 순응하는 건축물에 매료됐다. 제주도를 포함한 자연을 캔버스 삼아 작업 활동을 펼치며 대지에서 인간과 자연의 매개로서 건축 역할을 고민한다. 그에게 건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며, 공간과 사람, 자신과 남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했다. 재료 자체가 날것 그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풍경과 융합될 수 있고 온기가 있는 고요한 작품을 추구했다. 특히 제주에서의 작업들은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환경과 풍경에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바람이 많은 자연환경에도 순응해야 하는 건축을 강조했다. 건축 자체가 주인공이기보다 바람에 의해서 조각된 건축물로 남아 그대로 그 대지에 스며들기를 추구한 것이다. 제주도는 그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바닷가에 있는 마을인 시즈오카 시미즈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에게 제주의 바닷가는 말년을 보내고 싶을 만큼 고국의 품과 같은 곳이었다. 이타미 준은 “국제적이며 보편적인 세계에서 독창성이란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에서 생성된 사상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제주에 건축가로서의 정점을 찍는 대표 작품들을 연달아 남긴다. ‘포도호텔’, ‘수, 풍, 석 미술관’, ‘두손 미술관’, ‘방주의 교회’, ‘비오토피아’ 등은 일본 건축계도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외국인에게는 수상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무라노 도고 건축상을, 한국에서는 김수근 건축상 등의 영예를 안겨 줬다. 이러한 작품들을 쏟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지 우연한 건축주와의 만남 때문만이 아니라 그가 긴 세월 간직해 온 제주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이해가 바탕이 되고, 오랜 세월 굳건히 다져온 건축에 대한 그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풍토, 경치, 지역의 문맥(context) 속에서 어떻게 본질을 뽑아내고 건축에 스며들 수 있게 하는지를 고려합니다. 경치와 건축이 대립해도 좋고 조화가 돼도 좋습니다. 거기서부터 발생해서 새롭게 펼쳐지는 세상을 저는 보고 싶습니다.”(통일일보 이우환 작가와의 대담 중) 이타미 준의 건축에서 시간은 공간만큼이나 중요한 요인이다. 시간의 흐름과 역사성 속에서 유효할 때만 현대에도 유효할 수 있고, 그저 단순히 이념적으로만 말하는 것은 유행에 불과하며, 시간적인 두께가 없는 현재란 시제에만 머물 뿐 정착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새로운 대지를 접할 때나 복잡한 세상에서 새로운 행위를 하고자 할 때면 그 지역의 문화성과 역사성을 배경으로 하여 콘텍스트를 현재로 이끌어 내지 않고서는 사실성을 획득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그 땅이 내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한 신념과 정성이 있었기에 수십 년이 지난 작품에서도 사실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자연에 저항하지 않는 유기체를 추구하고 그 지역의 풍토와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 내며 언젠가는 결국 흙으로 다시 돌아갈 건축을 생각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담히 반영한다. “완만한 기복을 보이는 산과 우리 전통의 마을이 조화를 이뤄 춤추는 듯하다”며 예찬했듯이 그는 이 땅에 없지만 그의 건축은 그렇게 바람과 함께 숨 쉬며 넉넉히 살아가고 있다. “나 같은 재일동포 2세들은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는 한국인으로 늘 경계에 서 왔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늘 태극기를 품고 살아왔다”고 가슴을 치며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어눌한 한국말로 ‘조국’이라는 어려운 발음을 하실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이 단어를 끌어내셨다. 건축 이야기를 안 하실 때면 “백자는 나의 스승”이라며 오로지 한국의 도자기 예찬만을 하셨던 분이다. 백자와 같이 따뜻한 온기를 품으며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푸근함과 고귀함을 지닌 건축을 하고 싶으셨던 분이다. 그렇게 한국의 백자는 아타미 준 건축철학의 바탕이 됐고, 대지에 순응하며 겸허한 자세로 존재하는 한국의 전통건축 또한 그의 건축 철학의 근간이 됐다. “시대 조류에 흔들리지 말고 너만의 감성을 키우고 역사 위에 서는 건축가가 되라”라는 말씀은 내게 귀한 유산이 됐다. “예순을 넘으니 이제 건축이 뭔지 알 것 같고, 일흔이 넘으니 나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분. 일흔살까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현재대로 복잡성이 일상화됐고, 그것이 오히려 장르가 돼 가는 이 시대에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위한 노력은 매우 쉽지 않지만 멈출 수 없는 소명이다. 더이상 도시엔 그 지역의 문맥이나 지역성 따위를 찾아내기 힘들다. 그러나 아버지가 건축을 대하는 태도와 정신만큼은 이 복잡한 시대에서도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나 또한 아버지를 이어 현재도 미래에도 목소리를 내기를 멈추지 않고자 한다. 건축가 유이화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파란눈으로 바라본 건물, 그 이상의 공간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파란눈으로 바라본 건물, 그 이상의 공간

    봉주르 한국 건축/강민희 지음/안청 그림·사진/아트북스/356쪽/1만 8000원그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선한 것을 찾아 한국에 왔을 테지만, 오히려 우리가 그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나라의 건축물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프랑스 건축가 25인을 따라다니며 주워 듣는 것만으로도 한국에 대해, 현대건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은 2013년 열흘 코스로 한국의 현대건축을 보러 방문한 ‘일드프랑스건축협회’의 외국 건축답사 프로그램의 기록이다. 외국인의 눈과 전문가의 눈은 이중의 창을 낸다. 우리가 우리 땅의 건축물을 다른 각도에서 내다볼 창. “우리는 살갗을 통해 감각을 느낀다. 옷이 두 번째 피부라면, 공간은 세 번째 피부이자 우주와 접하는 첫 번째 피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공간을 통해 우주를 접한다. 미메시스아트뮤지엄은 아주 예민하고 아름다운 살갗이다. 미메시스를 몸에 두르면 외부를, 공간을, 우주를 좀더 깊이 감각할 수 있다.” 이 책은 감각적이다. 단순히 건물의 연혁이나 건축가의 경력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건축물이란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기와 같은 ‘이야기’를 호흡하며 자리잡는지 보여 준다. 주변의 옛 도시와 잘 어울리는 현대적 공간을 만들려고 겸재 정선의 그림 ‘장안연우’를 참조했다는 네델란드와 중국 출신의 건축가들. 전곡선사박물관을 짓고자 풍수지리를 공부하고 배산임수를 적용해 설계했다는 프랑스의 건축가들. 그들은 단지 평평한 땅에 네모난 건물을 지어 올리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그 땅에 제대로 스며들 수 있도록 살피고 더듬는다. 그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해도, 그렇게 지어진 건물은 그 땅의 건물이다. 저자는 ‘서울 역사의 한복판을 가르는 유서 깊은 장소를 차지한’ 엄청난 규모의 이질적인 건물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앞에서 이 땅의 건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다. 스타 건축가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 서울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한 설계. 이 건물이 가지는 의미는 뭘까. 도시라는 거대한 유기체이자 모든 것들이 뒤섞여 들어가는 용광로 속에 DDP는 자기만의 자리를 만들고 들어앉는다. 서울의 이미지가 된다. 열흘은 길지 않은 시간이다. 서울과 경기도, 제주만 둘러보기에도 빠듯하다. 그러나 그렇게 둘러본 건축물의 목록이 알차다. (구)공간 건축사무소 사옥, 송원아트센터, DDP, 청계천, 쌈지길, 메종에르메스, 오두산 통일전망대, 리움, 이화여자대학교 ECC, 길상사, 포도호텔, 지니어스로사이명상센터 등. 스물네 곳의 이름을 기억하고 찾아가 보자. 이 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 ‘제주 사랑’ 故 이타미 준 기념관 설립 추진

    ‘제주 사랑’ 故 이타미 준 기념관 설립 추진

    제주 포도호텔 등 대표작 남겨 세계적인 건축가인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을 기리기 위한 가칭 ‘이타미 준 제주 기념관’ 설립이 추진된다. 가칭 ‘아시아 건축 발전과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은 최근 제주에서 모임을 갖고 이타미 준 제주 기념관 건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모임에는 이타미 준의 장녀이자 건축가인 유이화 아이티엠유이화건축사무소 대표를 비롯해 김태일 제주대 교수, 양건 가우건축 대표, 현군출 토펙엔지니어링 대표, 고성천 시유재 대표, 김윤희 비움건축 대표 등 제주지역 건축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타미 준은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일본에서 활동한 건축가로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및 레지옹도뇌르 훈장, 김수근 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일본 최고의 건축상인 무라노도고상 등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의 대표작 상당수가 제주에 있는 등 제주와 인연이 깊다. 제주 비오토피아의 핀크스골프클럽, 포도호텔, 수·풍·석(水·風·石) 미술관, 두손미술관, 방주교회, 폴로클럽하우스, 더클래식 클럽하우스 등이 그의 작품이다. 제주의 땅과 바람에 맞서지 않는 설계로 전문가와 대중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타미 준은 생존 당시 “제주도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품었지만 아쉽게도 이루지 못했고 이타미 준 건축 자료관 건립과 이타미 준 문화재단 설립, 이타미 준 건축상 제정 등을 유언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타미 준 제주 기념관 건립은 그의 유지를 실천하고 생의 마지막을 제주에서 보내길 원했던 제주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장녀 유이화씨는 “기념관은 제주 도민과 제주 건축인 등과 함께 호흡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념관은 공공의 지원 없이 아버지가 남기신 사재로 추진할 예정이며 앞으로 여러 의견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벽 속에 벽’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작품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벽 속에 벽’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작품

    “빛과 그늘이 함께하는 것이 인생이다. 건축 이야기에는 반드시 빛과 그늘이라는 두 측면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안도 다다오(安藤忠雄·75). 세계적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인 동시대 최고의 건축가이자 일본 예술가이다. 전직 프로복서 출신, 오사카의 한 공업고등학교 졸업, 방황, 실패의 연속, 독학으로 건축학 입문이라는 그의 ‘그늘진’ 고생담은 동경대 건축과 교수, 세계적 건축가라는 한 편의 ‘빛나는’ 설화(說話)로 재탄생하였다. 서울의 랜드 마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1950~2016)가 2004년에 받아 그녀의 이름값을 드높인 상(賞)이 바로 ‘프리츠커 건축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이다. 흔히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이 상을 안도 다다오는 이미 1995년에 받아 책상 한 켠에 얹어 두었으니 지금에서야 그의 실력을 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터. 이토록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 제주도에만 무려 3개나 자리 잡고 있다. 바람, 빛, 물, 콘크리트를 통해 제주의 풍광을 담고 있는 그의 건축철학을 만나보자. ● 제주의 바다를 품다-지니어스 로사이, 글래스 하우스 제주섬 아래켠 섭지코지에도 안도 다다오의 작품들이 있다. 바로 지니어스 로사이(Genius Loci), 글래스 하우스(Glass House)이다. “인간과 자연 공간의 합일점을 찾는 것, 그런 건축이 훌륭한 건축입니다. 섭지코지는 아주 매력적인 땅입니다.” 안도 다다오가 섭지코지에 그의 작품을 남기는 의도가 정확히 설명되는 표현이다. 바로 인간과 자연, 공간이 합쳐지는 하나의 명상 장소가 지니어스 로사이다. 이곳은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도 다다오의 건축철학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이라고 평가된다. 여기에서 안도 다다오는 도시 생활에 지친 관람객들에계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고품격의 명상장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지니어스 로사이라는 어원은 바로 ‘대지의 수호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지의 평온한 속에서 인간의 영혼을 찾길 희망하는 그의 바람은 독특한 건축미로 구현된다. 지니어스 로사이에 들어서는 기분은 묘하다. 흡사 팀 버튼의 영화 속에서나 연출이 가능한 4차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가득하다. 명상의 공간이다. 제주의 삼다(三多·돌, 바람, 여자)를 품듯 노출된 콘크리트 벽체와 길게 뻗은 보도 옆 현무암들, 그리고 쉼 없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제주의 물방울들은 기존의 건축에 대한 개념마저 흔들어 버린다. 입구의 차단벽과 연못을 통과해 현무암 사이 길을 걷다 보면, 꽃밭에서 뿜는 여러 빛을, 사각형의 억새밭 사이로 부는 바람과 만난다. 또한 좌우 콘크리트 벽체에서 쏟아지는 폭포 사이를 지나면, 작은 프레임을 통해 성산일출봉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실제 관람객들은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벽이 뿜는 속내음이 인공적이 아니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콘크리트 쓰임새는 안도 다다오 건축의 지향점인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위한 훌륭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높은 장벽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내부가 서로 서로 연결되어 공간이 닫힌 것이 아니라 뚫려 있고 열려 있다. 또한 하늘로 열린 벽체 기둥들은 온전한 자연의 빛을 건축물에 담아 낸다. 지니어스 로사이에는 총 3개의 전시관이 있다. 제 1전시관은 문경원 작가의 ‘Diary'. 나무의 생장과 소멸. 제 2전시관을 어제의 하늘-바닥에 비춰지는 어제의 하늘을 보며 지나간 시간에 대한 명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3전시관은 오늘의 풍경-실시간 일출봉 풍경을 화면에 투사해서 보여준다. 지니어스 로사이를 뒤로 한 채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멀리 정동항을 향해 두 팔을 벌린 형상의 글래스 하우스(Glass House)를 만난다. 이곳은 현재 1층은 지포(Zippo)뮤지엄, 2층은 레스토랑 민트(Mint)가 위치하여 제주 바다의 훌륭한 전망을 제공하는 상업적 건축물이다. 1층 바닥이 언덕 아래보다 3.6미터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건물 내부를 입구에서 가늠할 수가 없다. 막상 입구에 도착하면 멀리 정동항과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화려한 경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건물의 정면은 뒷면과는 달리 콘크리트가 아닌 유리로만 마감되어 확 트인 공간감을 보여준다. 이는 정동항을 향해 손 벌린 기하학적인 평면으로 태양이 떠오를 때 해의 기운을 품는 모양을 드러낸다. ● 제주의 산(山)을 품다-본태 박물관 2012년 11월, 제주 산방산 기슭에 산과 바다를 한껏 품은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본태박물관’, 불어로 ‘Bonte'의 뜻은 ’봉떼‘, 즉,’아름답다‘ 혹은 ’좋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한자로 ’본태(本態)‘는 ’본래의 형상, 아름다움, 본질‘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박물관 이름으로는 제격이다. 원래 박물관 터가 경사진 곳이지만 이곳을 다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놔둔 채 공간적인 조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높은 콘크리트 벽체를 배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확 트인 공간감은 하늘 높이 뻗어 있다. 산방산 자락 하늬바람이 이곳에 늘상 머물렀다 가도록 바람 길도 터놓았다. 또한 콘크리트가 뼈대를 이루는 구조체이자 건물의 느낌을 자아내는 마감재이다 보니 당연히 불필요한 장식은 다 걷어낸 진솔한 공간과 빛을 통해 가늠되는 시간만이 온전히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관람객들은 미술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태박물관은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인 이행자 본태박물관 고문이 수집한 생활 속 골동품과 소품들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까지 아울러 전시하는 공간이다. 20세기 현대조각의 새로운 장을 연 안소니 카로(Anthony Caro·92)의 <물결Wave>,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 1944 ~ )의 <불타는 입술 Burning Lips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피카소, 마티스와 더불어 가장 비중 있는 모더니스트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1881 ~ 1955)의 노동 연작 <건설노동자 Les constructeurs>,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1904~1989)의 <늘어진 시계 La Montre molle>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안도 다다오의 특별 공간이 마련되어 백남준의 대표적인 작품들과 더불어 본태박물관 설계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는 스터디 모형, 건축과정을 사진으로 모아둔 스틸컷이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안도 다다오 <명상의 방>까지 본태박물관은 제주도를 넘어서 세계적인 예술 체험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제주 안도 다다오 건축물에 대한 10문 10답> -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 10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꼭 이라는 말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 이 공간을 추천해주고 싶은 사람은? -섭지코지를 방문한 관람객들. 제주도를 최소 3번 이상 방문한 경험을 지닌 관광객들. 건축학도. 3. 숙소 등의 시설환경에 괜찮은가요? -제주도이다. 휴가 계획을 미리 짜서 숙박 공간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제주 여행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휴가철에 임박해서는 가격대가 천정을 뚫고 올라간다는 것은 상식이다. 4. 건축물들의 실제모습은? -지니어스 로사이의 경우 안도 다다오에 대한 이해 없이 들어갔다가는 난감해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글래스 하우스는 바다 풍경이 멋지다.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추천. 본태박물관은 제주도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찾아가야 한다. 고즈넉하다. 5.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안도 다다오에 대한 이해 없이 접근하면 모든 체험이 고난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반드시 안도 다다오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 조사와 공부는 필요하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지니어스로사이(https://www.phoenixisland.co.kr/pi/index) -글래스 하우스(https://www.phoenixisland.co.kr/pi/index) -본태 박물관(http://www.bontemuseum.com/) 7.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유명한 식당을 찾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제주도민의 주거 공간에 있는 작은 식당을 추천한다. 굳이 이름나지 않는 곳이라면 더더욱 좋은 식당일 수도 있다. 8. 제주도에 가 볼만한 다른 건축 공간도 있나요? -포도호텔: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863. 064-793-7000 -방주교회: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62. 064-794-0611 -아고라: 서귀포시 섭지코지로 107, 1577-0069 -기적의 도서관: 제주시 동광로 12길 19. 064-738-3003 9. 이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체험은? -지니어스 로사이, 글래스 하우스에 대한 섭지코지 도슨트 건축투어(064-731-7791·1인당 2만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제주도에서 만난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다만, 안도 다다오 건축 미학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상식을 가지고 만나야 제주도 여행이 역대급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제주 자연 품은 水·風·石 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제주 자연 품은 水·風·石 미술관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특히 좋아하는 바다와 바람, 돌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 제주를 작품으로 이타미 준은 청년 시절 일본의 예술운동인 모노하(物波)를 이끌었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하며 생생한 감촉이 살아 있는 소재, 조형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건축을 추구했다. 1980년대까지의 작업은 날것 그대로의 소재가 드러나는 무겁고 강렬한 것이 많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비로소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게 된다. 그 계기가 된 것이 제주의 자연이었다. 제주의 자연을 건축에 들여놓음으로써 인간과 자연, 건축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타미 준 건축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말년에 제주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요하고 온화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라산의 서남단,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일대에는 초가집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포도호텔, 제주와의 인연이 시작된 핀크스골프장 클럽하우스(2001), 물과 바람과 돌이 주인공인 수·풍·석 미술관(2004),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닮은 방주교회(2009)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타미 준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제주의 자연과 일체를 이룬 이 건축물들은 평단의 관심을 받으며 그에게 무라노 고도 건축상, 김수근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대상 등 수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사람의 온기, 생명을 작품 밑바탕에 두는 일,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건축물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 ●자연에 반응하는 ‘건축미’ 있는 미술관 이타미 준이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내에 있는 수·풍·석 미술관은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건축의 본질과 인간,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철학을 오롯이 보여 준다. 입장료는 별도로 받지 않지만 미술관을 보려면 비오토피아 관계자의 안내를 받거나, 커뮤니티센터 내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접근하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타미 준은 “건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고, 공간과 사람, 자신과 남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수·풍·석 미술관은 자연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수 미술관은 물이 주인공이다. 평지에 들어선 입방체의 나지막한 건물은 고요하다. 담을 따라 들어가면 네모난 인공 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지붕이 타원형으로 뚫려 있다. 물과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 맑은 물에 그대로 비친다. 가만히 귀 기울이지 않아도 작은 돌을 깔아 놓은 연못의 물이 넘쳐 흘러내리는 소리가 ‘졸졸졸’ 들린다. 물소리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물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면 귀가 청량해지는 느낌이다. 수 미술관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풀 숲 사이로 바람을 담은 풍 미술관이 나온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엇갈린 날개처럼 양쪽으로 두 개의 나무 건물이 있다. 두 건물 모두 좁고 길게 자른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그 틈으로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판과 판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마치 제주의 노래 같다. 관람객들이 차분하게 앉아서 바람을 느끼며 고요하게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안쪽에 둥근 돌을 설치해 놓았다. 돌 위에 앉으니 바람의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다시 5분 정도 걸어가면 붉은 코르텐스틸(내후성강판)로 만들어진 석 미술관이 나온다. 완만한 경사지 아래쪽에 서 있는 입방체의 건물은 겉에서 보면 좀 실망스럽다. 붉게 녹슨 철로 되어 있고, 유리에 녹이 흘러내린 것을 그대로 방치한 탓이다. 그래도 반전은 있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요한 침묵과 빛, 그리고 돌 뿐이다. 석 미술관 천장과 벽의 모서리에 만들어 놓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깔린 돌을 비추고 있다. 빛이 돌에 비치는 모습이 압권이다. 내부는 따뜻해서 빛과 돌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 강화 유리로 된 창에 녹이 흘러내리지만 않았다면 건물 외부에 놓인 돌을 바라볼 수 있으련만 아쉽다. 미술관과 바로 붙어 있는 것은 두손 미술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와 산방산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핀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 곳곳에 그의 흔적 비오토피아에서 4㎞ 거리에 있는 핀크스 골프클럽에는 이타미 준이 설계한 클럽하우스 건물과 포도호텔이 있다. 이타미 준은 1998년 재일교포 사업가 김흥수 회장의 의뢰로 제주도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설계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의 독특한 풍경과 바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신선한 공기에 매료됐고 그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 제주의 자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제주의 풍경에 반해 늘 가슴에 제주를 품고 살았던 건축가 이타미 준은 제주 곳곳에 유작을 남기고 2011년 6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재일동포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유해는 절반은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의 선산에, 반은 마음의 고향인 제주에 뿌려졌다. lotus@seoul.co.kr
  • 제주의 자연을 품은 수(水)·풍(風)·석(石) 미술관

    제주의 자연을 품은 수(水)·풍(風)·석(石) 미술관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에게 제주는 제 2의 고향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특히 좋아하는 바다와 바람, 돌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타미 준은 청년시절 일본의 예술운동인 모노하(物波)를 이끌었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하며 생생한 감촉이 살아있는 소재, 조형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건축을 추구했다. 1980년대까지의 작업은 날 것 그대로의 소재가 드러나는 무겁고 강렬한 것이 많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비로소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심도있게 파고들게 된다. 그 계기가 된 것이 제주의 자연이었다. 제주의 자연을 건축에 들여놓음으로써 인간과 자연, 건축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타미 준 건축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말년에 제주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요하고 온화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라산의 서남단,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일대에는 초가집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포도호텔, 제주와의 인연이 시작된 핀크스골프장 클럽하우스(2001), 물과 바람과 돌이 주인공인 수·풍·석 미술관(2004),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닮은 방주교회(2009)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타미 준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제주의 자연과 일체를 이룬 이 건축물들은 평단의 관심을 받으며 그에게 무라노 고도 건축상, 김수근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대상 등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사람의 온기, 생명을 작품 밑바탕에 두는 일,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건축물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  이타미준이 총괄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내에 있는 수·풍·석 미술관은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건축의 본질과 인간,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철학을 오롯이 보여준다. 입장료는 별도로 받지 않지만 미술관을 보려면 비오토피아 관계자의 안내를 받거나, 커뮤니티센터 내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접근하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타미 준은 “건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고, 공간과 사람, 자신과 남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재여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수·풍·석 미술관은 자연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수 미술관은 물이 주인공이다. 평지에 들어선 입방체의 나즈막한 건물은 고요하다. 담을 따라 들어가면 네모난 인공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지붕이 타원형을 뚫려 있다. 물과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 맑은 물에 그대로 비친다. 가만히 귀 기울이지 않아도 작은 돌을 깔아놓은 연못의 물이 넘쳐 흘러내리는 소리가 ‘졸졸졸’ 들린다. 물소리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물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면 귀가 청량해 지는 느낌이다.  수 미술관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풀 숲 사이로 바람을 담은 풍 미술관이 나온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엇갈린 날개처럼 양쪽으로 두개의 나무 건물이 있다. 두 건물 모두 좁고 길게 자른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그 틈으로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판과 판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마치 제주의 노래같다. 관람객들이 차분하게 앉아서 바람을 느끼며 고요하게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안쪽에 둥근 돌을 설치해 놓았다. 돌 위에 앉으니 바람의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다시 5분정도 걸어가면 붉은 코르텐스틸(내후성강판)로 만들어진 돌 미술관이 나온다. 완만한 경사지 아래쪽에 서 있는 입방체의 건물은 겉에서 보면 좀 실망스럽다. 붉게 녹슨 철로 되어 있고, 유리에 녹이 흘러내린 것을 그대로 방치한 탓이다. 그래도 반전은 있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요한 침묵과 빛, 그리고 돌 뿐이다. 돌 미술관 천정과 벽의 모서리에 만들어 놓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깔린 돌을 비추고 있다. 빛이 돌에 비치는 모습이 압권이다. 내부는 따뜻해서 빛과 돌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 강화 유리로 된 창에 녹이 흘러내리지만 않았다면 건물 외부에 놓인 돌을 바라볼 수 있으련만 아쉽다. 미술관과 바로 붙어 있는 것은 두손 미술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와 산방산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비오토피아에서 4㎞ 거리에 있는 핀크스 골프클럽에는 이타미 준이 설계한 클럽하우스 건물과 포도호텔이 있다. 이타미 준은 1998년 재일교포 사업가 김흥수 회장의 의뢰로 제주도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설계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의 독특한 풍경과 바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신선한 공기에 매료됐고 그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 제주의 자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제주의 풍경에 반해 늘 가슴에 제주를 품고 살았던 건축가 이타미 준은 제주 곳곳에 유작을 남기고 2011년 6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재일동포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유해는 절반은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의 선산에, 반은 마음의 고향인 제주에 뿌려졌다.  글 제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돌·바람·물, 자연 담아 가슴으로 느낀 제주

    돌·바람·물, 자연 담아 가슴으로 느낀 제주

    2월 첫 주말에 찾은 제주에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동백은 꽃잎을 떨구고 있었지만 아쉬워할 이유가 없었다. 제주의 맑은 바람과 따스한 햇살 아래 유채와 수선화 등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바다 내음을 실은 바람을 맞으며 한라산 중턱으로 차를 몰았다.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건축가인 이타미 준이 남긴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일대에는 그가 설계한 포도호텔, 생태휴양형 타운하우스 제주 비오토피아 내의 미술관들, 그리고 방주교회 등이 몰려 있어 가히 ‘이타미 준 건축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제주 올레길 10코스 출발 지점인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의 아일랜드트리 펜션을 출발한 지 20분이 채 안 돼 한라산 중산간의 방주교회에 도착했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파란 하늘을 차분하게 이고서 물 위에 떠 있는 교회 건물은 지상의 모든 죄를 씻고 신천지를 향해 출발하는 방주를 닮았다. 한 사업가의 기부가 이 교회의 시작이라고 한다. 건축주는 건축물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이타미 준은 제주처럼 순수한 자연을 품은 ‘하늘의 교회’를 상상하며 설계했다. 자연의 소재인 흙, 나무, 철 등을 즐겨 사용했던 이타미 준의 대표작으로 종교를 떠나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다. ‘건축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던 그의 예술관을 그대로 반영하듯 심플하면서 세련된 외관의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십자가는 조심스럽게 건물 벽면에 설치돼 제주의 풍경을 해치지 않는다. 은빛 철제 지붕과 나무 외벽, 세로로 촘촘히 난 통창으로 된 건물에서는 경건함이 배어 나온다. 교회 앞에 서면 저 멀리 나지막한 오름들이 보인다. 제주의 풍경에 오롯이 들어앉은 교회 건물이 아름답다. 사방이 고요하다. 바람도 조용하게 머물다 가는 듯 새소리가 유난히 맑게 들렸다. 방주교회 바로 옆 비오토피아로 향했다. 이타미 준이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내의 생태공원에는 그의 또 다른 역작, 네 개의 미술관이 있다. 석(石), 수(水), 풍(風) 미술관과 두손 미술관은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물과 제주의 마음을 미술관에 들여놓는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전시된 작품은 돌과 물, 바람, 소원 그 자체이고 건축물 스스로가 오브제다. 붉은 코르텐강으로 된 돌 미술관은 외관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내부에 들어가니 천창의 빛이 돌에 비치는 모습이 압권이다. 돌 미술관과 바로 붙어 있는 것이 두손 미술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와 산방산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바람 미술관은 숭숭 뚫린 나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빚어내는 미묘한 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차분한 마음으로 돌 위에 앉으니 바람의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물 미술관은 물과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벽은 사각형이지만 하늘을 향해서는 둥글게 뚫려 있다. 조용히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물에 비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세상 시름은 수증기처럼 사라진다. 제주의 날씨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랬다. 방금까지만 해도 맑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면서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비오토피아에서 4㎞ 거리에 있는 핀크스 골프클럽에 도착했을 때는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안개가 진해졌다. 이곳에는 이타미 준과 제주의 인연이 시작된 클럽하우스 건물과 포도호텔이 있다. 이타미 준은 1998년 재일동포 사업가 김흥수 회장의 의뢰로 제주도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설계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의 독특한 풍경과 바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신선한 공기에 매료됐고 그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 더욱 빛나게 했다. 핀크스 골프클럽 내에 위치한 포도호텔은 26실의 객실이 이어진 모양이 꼭 포도송이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그가 아꼈던 민화 작품 중 포도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제주 전통 초가의 지붕 선 같기도 하고 오름의 능선 같기도 한 부드러운 선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포도호텔은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2003년 프랑스 파리의 기메박물관 회고전에서 대표 작품으로 전시됐다. 이타미 준은 이 전시를 계기로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포도호텔 건물은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제주의 환경 속에서 어울리는 건축물이 있을까 싶었다. 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이타미 준의 예술혼은 제주와 함께 있었다. 글 사진 서귀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이타미 준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본에서 활동하기 위해 이타미 준이라는 예명을 사용했을 뿐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유동룡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한국인으로 살았다. 일본 무사시공업대학 건축학과를 나온 그는 1968년 이타미 준 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같은 해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한국의 고건축에 매료됐다. 이후 서화, 도자기 등 한국의 고미술품을 수집하며 한국의 전통미와 자연미를 살린 건축물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흙, 돌, 나무, 철 등 자연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온기가 느껴지는 건축을 지향했던 그는 시대와 전통의 틀을 넘어 그 지역의 문맥을 재해석해 건축물에 녹여 냈다. 그의 건축적 조형 의식을 보여 주는 대표작들이 제주에 남아 있다. 2003년 국립기메동양미술관에서 대규모의 작품전과 소장품전이 열렸으며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시(2010년), 도쿄 토토갤러리에서 ‘손의 흔적’(2012년)전이 열렸다.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수훈, 2006년 김수근 문화상, 2010년 무라노도고상을 수상했다. 2009년부터 제주영어교육도시 개발사업 관련 건축총괄 책임자를 맡았으나 마무리를 못 본 채 2011년 6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골은 고국으로 돌아와 절반은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에, 나머지는 제2의 고향 제주에 뿌려졌다.
  • 40여년 예술혼 오롯이… 그가 건축해 온 삶을 들여다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의 예술 세계를 좀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3년 전 타계한 이타미 준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된 이타미 준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일본에서의 1970년대 작업부터 말년의 제주 프로젝트까지 40여년에 걸친 그의 예술 세계를 드로잉과 모형 등 건축 작업뿐 아니라 회화, 서예, 소품, 영상 등 500여점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공감할 수 있다. 전시는 이타미 준 작업 의식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근원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청년 시절 그는 당시 젊은 건축가들이 풍부한 기술로 무장하고 첨단 건축물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당대 예술가들과 교유하며 존재의 근원을 질문하고 ‘모노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했다. ‘사물 본래의 입장에 서서 자연을 한없이 동화시키는’ 이런 생각들이 그의 조형 의식의 기반을 이루며 건축 외에 회화, 서예, 디자인 등에 표출됐다. 재일동포라는 태생적 정체성 또한 존재에 대한 그의 탐구 주제였다. 1부 근원은 그가 그린 수채화와 유화, 그가 디자인한 ‘눈물의자’ 등을 통해 다양한 예술 활동을 추구했던 그의 미적 여정을 볼 수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을 직접 답사하며 저술한 책들과 수집한 고미술품들은 한국미에 심취했던 그의 자취를 보여 준다. 2~4부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 작업들이 시대순으로 펼쳐진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이타미 준의 초기(1977~1988) 작품들은 소재의 탐색에 집중된다”며 “‘유리를 통해 비쳐드는 빛으로 빛나는 금속’과 같이 다양한 소재의 배치로 풍부한 재료의 언어를 구축하면서 사물의 감촉을 조형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년간 그의 작품은 원시성의 추구에 집중한다. 유리와 철을 다루는 현대건축에서 인간과 건축의 야성미가 결여돼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토착 재료를 사용해 그 땅이 지닌 오래된 가치를 부활시키려 시도했다. ‘각인의 탑’(1988), ‘석채의 교회’(1991), ‘M 빌딩’(1992)은 자체의 물성만으로 그 존재를 힘 있게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말년까지 이타미 준은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고민한다. 이 시기 그는 재료의 날 선 원시적 감각이 돋보였던 격렬한 건축에서 벗어나 온화하고 고요함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말년의 제주를 중심으로 한 한국에서의 작업은 이타미 준 건축의 원숙미를 보여 주면서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잘 드러낸다. 전시의 5부는 ‘바람의 조형: 제주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제주 작업에 집중돼 있다. 그가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단지 내의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시작으로 포도호텔, 물 바람 돌 미술관, 두손 미술관, 방주교회 등이 잇따라 완공된다. 바람과 물, 돌이 풍부한 제주의 자연과 동화된 건축물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제주의 풍토를 담담히 반영하며 건축예술을 향한 작가의 염원을 담고 있다. 마지막 공간은 이타미 준의 딸인 건축가 유이화씨가 아버지의 소품으로 도쿄의 아틀리에를 재현했다. 오는 13일 오후 2시 전시회와 관련해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3월부터 전시 기간 중 큐레이터와의 대화, 건축 강연이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3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전에 이은 과천관 건축 상설전시장의 두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ART IN ACCOMMODATION] 예술에 묵다 디자인에 눕다

    [ART IN ACCOMMODATION] 예술에 묵다 디자인에 눕다

    때로는 트렌디한 디자인, 훌륭한 건축, 아름다운 전망을 지닌 숙소에 묵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2004년 건축가 민규암이 양평에 지은 럭셔리 펜션 ‘생각 속의 집’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래 여행자들은 건축과 디자인의 미학이 담긴 숙소를 더욱 갈망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수요는 휴식을 취하며 감성까지 충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숙소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휴식을 위하여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감각이 빼어난 호텔, 리조트, 펜션 12곳을 엄선했다. 모켄은 건축의 뼈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유리로 덮어 채광 효과를 극대화 했다. 멋진 건축과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더욱 머물고 싶어지는 모켄 풀빌라 리조트 모켄은 각 객실 안에 프라이빗 풀을 보유하고 있다 : : : 태안 풀빌라 리조트 모켄 Pool Villa Resort MOKEN 한국 건축계를 들썩이게 한 문제작에서의 하룻밤 지난해 10월,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상 가운데 하나인 ‘한국건축문화대상’의 20여 년 역사상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태안 안면도의 모켄 펜션이 펜션으로서는 처음으로 2012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 이로써 ‘펜션도 작품’이라는 공식은 더욱 확고해졌다. 펜션 분야에서 건축상을 수상했지만, 모켄은 풀빌라 리조트로 규정된다. 강원도 정선 ‘42nd 루트하우스’, 서울 청담동 ‘테티스 빌딩’ 등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건축가 곽희수가 설계하고 완공한 모켄 리조트는 기존의 다른 숙소들과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 수려한 자연환경 대신 주변에 논과 밭뿐인 야산 자락에 위치했다는 점부터 독특하다. 모던하면서도 유니크한 비주얼 덕분에 모켄은 MBC 드라마 <더킹투하츠> 등 수많은 방송에 촬영지로 등장하기도 했다. 모켄 리조트는 무엇보다 선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 준다. 직선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고 뭉치면서 공간을 연결한다. 이는 직접 보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독특한 구조다. 또한 비탈에 자리한 만큼 하나의 객실은 3단 계단식 구조다. 저층엔 욕실과 거실이, 중층엔 소파가, 상층엔 침대가 위치한 형식. 실내 구조에도 건물 외관의 사선이 반영돼 있으며, 건물 외관의 골조를 가구로 활용하는 센스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각 객실에 있는 개별 스파는 밤 11시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모켄의 투숙객들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포토제닉한 의상을 챙겨가 작품 같은 기념 사진을 남겨 보는 것도 좋다. 객실수 8개(전 객실 개별 스파 보유) 요금 29만8,000원부터(2인 기준) 부대시설 레스토랑 기타 즐길거리 비행체험, 바비큐 세트 석식 및 브런치, 꽃잎입욕, 풍선장식, 캔들장식, 웨딩촬영 및 화보 촬영, 수영장·스파 사용 등 다양한 옵션 추가 선택 가능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652-280 문의 010-9293-4275 www.moken.co.kr 예술가 친구의 집에 묵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모티프원의 아늑한 객실 : : : 헤이리 모티프넘버원 Motif#1 사색과 휴식이 가능한 게스트하우스 “바람과 햇볕, 하늘과 대지의 기운이 스며들도록 높고 넓은 창을 최대한 많이 두었습니다. 건축은 본디 그 안에 담기는 풍경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는 것이니까요.” 헤이리에 위치한 모티프넘버원이하 모티프원은 오너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인간적인 건축물이다. 미주, 유럽, 아시아 등지의 건축과 도시 계획 전반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건축가 조민석과 공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지닌 까다로운 건축주가 만나, 예술인들의 작업 공간이자 게스트하우스인 모티프원을 탄생시켰다. 모티프원의 건축은 흥미롭다. 이웃해 있는 산등성과 동일한 리듬으로 느리게 기울어진 옥상의 라인 밑 공간들은 쓰임에 따라 층고와 넓이가 모두 달라서 2층 구조의 작은 공간에서 ‘길을 잃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나무에 둘러싸인 주변 환경에 따라 건축도 숲의 연장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연두색 노출콘크리트를 도입했으며, 스테인리스 매시를 그 위에 감싸 빛의 밝기와 위치에 따라 건물의 표정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 객실은 달랑 5개뿐이다. 애초에 모티프원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편하게 작업하고 휴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실의 퀄리티는 여느 호텔보다 빼어나다. 자연이 고스란히 담기는 채광 좋은 침실, 편리한 키친, 책상과 책장, 작업·명상·휴식·친교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객실은 유니크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모티프원이 휴식과 웃음, 토론과 나눔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기를 꿈꾼다.” 모티브원 이안수 대표의 바람이다. 객실수 5개(2인실 4개, 4인실 1개) 요금 2인실 주중 12만원부터(2인 기준) 부대시설 갤러리, 발코니, 스튜디오, 1만2,000여 권의 책이 있는 라이브러리, 옥상 주변 즐길거리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 문의 010-3228-7142 www.motif1.co.kr 1, 3 요나루키는 유럽식 하우스웨딩 장소로도 인기다 2 한겨울에도 제대로 된 노천 히노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요나루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 : 헤이리 요나루키 Yonaluky 한겨울에도 노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스파 리조트 한겨울에 더욱 매력적인 노천 온천. 추운 겨울 노천 온천욕을 위해 일본 여행을 꿈꾼다면 이곳을 주목하자. 놀랍게도, 한겨울에 8시간 이상 단독으로 노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스파 리조트가 헤이리에 있다. 헤이리 아트밸리에 위치한 요나루키는 노천 히노끼 스파 시스템을 갖춘 스튜디오 타입의 스파빌과 레스토랑뿐 아니라 신진 작가 육성을 목적으로 한 갤러리, 공연·웨딩·파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클럽라운지도 운영하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 자칫 일본말 같지만 요나루키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물인 Yona와 Lucky를 합성한 말로, ‘요나의 행운’이라는 의미다. 요나루키의 건축은 그 자체로 작품이다. 소설가 이외수의 집필실 및 감성마을, 수곡리 ‘ㅁ’자집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조병수가 이곳을 만들었다. 헤이리의 건물 대부분이 노출콘크리트로 디자인돼 육중해 보이는 느낌이지만, 요나루키는 단층의 노출콘크리트에 패널을 리드미컬하게 얹어 무게감과 경쾌함을 동시에 살렸다. 본동과 카페동으로 이뤄진 요나루키의 가운데에 자연을 배치함으로써 자연과 가까운 친환경 공간을 연출한 부분도 돋보인다. 숙소로서 요나루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독창적인 서비스 때문이다. 요나루키의 스파빌에서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도 객실에 딸려 있는 노천 히노끼 스파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노천 스파는 한겨울에는 온도 유지가 힘들어 일회성인 경우가 많지만 요나루키에서는 8시간 동안 스파와 화산암 테라피를 만끽할 수 있는 것. 또한 일본 료칸처럼 1박에 2식(석식과 다음날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니, 노천 스파를 마음껏 즐기고 배부르게 먹고 쉬다 가는 힐링 여행이 필요한 여행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객실수 7개(전 객실 개별 히노끼 노천 스파 보유) 요금 스탠다드룸 비수기 주중 기준 35만원부터(1박 2식, 노천스파, 티 테라피, 아로마오일 테라피, 힐링 뮤직 서비스 포함) 부대시설 갤러리, 클럽라운지, 레스토랑 주변 즐길거리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09 문의 031-959-1122 www.yonaluky.com 1 디테일에 신경을 쓴 리디자인 호텔. 유니크한 조명이 시선을 끈다 2 리디자인호텔의 구석구석에는 영국의 감성이 녹아있다. 사진은 로비 : : : 용인 리디자인 호텔 Lee Design Hotel 유니크한 객실 콘셉트가 돋보이는 감성 부티크 호텔 수도권 호텔의 지형도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안양의 어반부티크호텔, 동탄의 제이에스부티크호텔 등 세련된 부티크 호텔이 속속 문을 열면서, 도심 속 휴식을 원하는 서울 및 수도권 커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 2012년 9월, 용인 동백에 새롭게 오픈한 리디자인 호텔은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신규 부티크 호텔이다. Cozy & Unique를 콘셉트로 품격 높은 서비스와 ‘신사의 나라’ 영국의 감성을 호텔 구석구석에 담아냈다. 건물 외관에서부터 적재적소에 디자인 요소를 배치해 일반 호텔과 차별화하였으며, 내부는 현무암, 노출콘크리트, 벽돌 등 무게감 있는 소재들과 톤다운된 컬러를 중심으로 디자인하여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서예가 강병인 작가와 함께 브랜드명을 디자인하고 각층에 인테리어 작품을 비치하는 등 호텔에 감성을 입히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리디자인 호텔은 63개의 객실마다 다른 디자인을 선보인다. 기본적인 스탠다드룸과 프리미엄룸뿐 아니라 복층 구조의 ‘듀플렉스룸’과 스크린 골프장을 객실 안에 들여 놓은 ‘골프가든룸’, 객실 내에 개별 수영장과 당구대를 디자인한 ‘풀빌라룸’, 야외노천탕과 건식사우나는 물론 널찍한 야외 가든을 보유해 소규모 럭셔리 파티에도 적합한 ‘가든룸’ 등 특별한 객실 구성이 주목할 만하다. 리디자인 호텔의 이색적인 객실에서 감성 가득한 힐링을 누리면, 1박2일의 근사한 휴가가 저절로 완성될 것이다. 객실수 63개 요금 스탠다드룸 18만원부터(2인 기준, 부가세 별도) 부대시설 비즈니스 센터(초고속인터넷, 프린터, 팩스, 스캐너 등 이용 가능), 레스토랑 겸 바 주변 즐길거리 한국민속촌, 에버랜드, 한택식물원, 경기도박물관, 용인 농촌테마파크, 용인 드라미아, 백남준 아트센터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845-1 문의 031-284-3435 leedesignhotel.com 매료37.5 복층 객실에서 가장 중요한 인테리어 요소는 커다란 창문 너머로 가득 펼쳐지는 서해바다 : : : 신도 매료 37.5 Maeryo 37.5 커플들을 끌어당기는 마성의 매력 매료 37.5의 타깃은 명확하다. 서울과 가까운 섬에서 보다 감각적인 휴식을 누리기 원하는 20~30대의 커플을 위해 설계됐다. 서울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인천 신도에 위치한 매료 37.5는 오직 커플들만 투숙할 수 있는 공간. 매료 37.5의 모토는 심플함이다. 간결한 디자인과 건축에 중점을 두고,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한 지리적인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펜션 어디서든 서해 바다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은 매료 37.5의 특별한 매력이다. 복층으로 구성된 6개의 객실은 한 쪽 벽면 전체가 창문으로 디자인돼 있어 1층과 2층 어디서든 푸르른 바다를 시원하게 품도록 해준다. 2층의 침대에 누우면 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밤에는 총총한 별을 만나게 해주는 천장의 작은 창문이 보인다. 2층의 작은 문을 열고 나가면 개별 노천 히노끼탕이 마련돼 있다는 것도 로맨틱한 포인트. 진정한 커플천국 매료 37.5는 연인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등을 갖춰 프러포즈를 위한 이벤트 또는 연인들의 커플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브런치와 아메리카노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도 커플들이 매료 37.5에 만족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객실수 6개(전 객실 2인실, 최대 2인까지 투숙 가능) 요금 비수기 주중 기준, 16만원부터 부대시설 바다가 보이는 야외 수영장, 바비큐 시설, 북카페, 스튜디오 등 주변 즐길거리 서해바다, <겨울연가> 촬영지, <풀하우스> 촬영지, 자전거 투어 주소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 168 문의 010-2861-0375 www.themaeryo.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트로피칼 드림은 건축가 민규암이 설계한 거제의 이국적인 휴식처다 : : : 거제 트로피칼 드림 Tropical Dream 쪽빛 바다를 바라보며 꾸는 열대의 꿈 남국의 온기가 그리울 때가 있다. 따뜻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키 큰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고플 때엔, 거제로 떠나자. 쪽빛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거제도 해상국립공원에 열대의 이국적인 무드를 꿈꿀 수 있는 트로피칼 드림이 둥지를 틀고 있다. 트로피칼 드림 리조트는 국내 럭셔리 펜션의 대표작 ‘생각 속의 집’의 건축가 민규암 교수가 거제도 천혜의 바다를 완벽하게 담아 만든 작품. 실내디자인은 이화여대 손솔잎 교수에 의해 특별히 설계됐다. 싱그러운 야자수와 따뜻한 남쪽 바다가 어우러진 트로피칼 드림의 이국적인 풍경은 열대의 남국으로 떠나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안겨 준다. 객실은 열대과일의 이름을 따 망고스틴, 코코넛, 파파야, 아보카도1, 아보카도2 등 5채의 독립된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파리조트인 만큼 모든 객실에 스파시설(노천탕 & 월풀)이 있으며, 커다란 창문 너머로 거제도 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트로피칼드림은 스파카라반도 운영한다. 트로피칼드림이 자체 개발한 카라반 내에 실내 스파와 넓은 창이 있어 로맨틱하고 유니크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객실수 스파리조트 5개(2~4인 기준, 최대 3~4인), 스파카라반 6개(2인 기준, 최대 4인) 요금 스파리조트 주중 16만원부터(2인 기준), 스파카라반 주중 15만원부터(2인 기준), 외도 유람선, 장사도 유람선 할인권 무료 증정 부대시설 야외 공연장과 무대가 준비된 중앙 데크, 클래식 카페 주변 즐길거리 외도 보타니아, 신선대, 바람의 언덕, 홍포 바닷길, 해금강 주소 경남 거제시 일운면 망치리 97 문의 055-681-5550 www.tropicaldream.co.kr 1 바오하우스의 객실은 깔끔하고 모던하다 2 자연과 건축이 어우러진 바오하우스는 포토제닉한 기념 사진 촬영지로도 적합하다 : : : 양평 바오하우스Baohouse 숲에 조화롭게 녹아든 럭셔리 풀빌라 펜션 스스로를 과소평가했다는 느낌이다. 경기도 양평의 바오하우스가 ‘펜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 말이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풀빌라 펜션’이라고 분류하고 있긴 하지만. 바오하우스는 전체적인 디자인과 주변환경을 고려했을 때, 펜션보다는 숲 속의 작은 리조트라고 소개해도 무방할 것 같다. ‘바오’란 순우리말로 ‘보기 좋게’라는 뜻으로, 바오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보기 좋은 집’을 의미한다. 이곳은 내부의 인테리어보다는 건축과 공간 설계가 더 돋보인다. 양평의 푸르른 자연과 크리에이티브한 건축물이 매혹적인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건물의 외벽이 눈에 띄는데, 단순한 평면이 아니라 마치 나무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외벽을 디자인해 콘크리트 건축물의 딱딱함과 지루함을 없애 주는 동시에, 움직일 때마다 건물 외관이 다르게 보이는 효과도 준다. 바오하우스는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8개의 객실을 운영한다. 모든 객실은 1년 365일 개인 온수 수영장을 갖추었으며, 대부분의 객실은 복층으로 이뤄져 있다. 객실들은 개별 수영장 외에도 널찍한 테라스, 여유로운 침실과 거실을 갖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온전히 쉬어 갈 수 있도록 해준다. 펜션 한가운데에 정원과 수영장이 자리해 있으며 리조트 시설의 특징대로 추억을 담을 만한 사진 촬영 장소가 가득하다는 것도 바오하우스만의 장점. 한편 바오하우스는 하우스 웨딩과 럭셔리 파티 장소로도 애용된다. 객실수 7개(객실별로 2~6인 투숙 가능) 요금 비수기 주중 18만원부터(2인 기준, 조식·커피와 차·와인 포함, 수영장 사용 요금 별도) 부대시설 카페테리아, 바비큐, 야외파크, DVD 대여 등 주변 즐길거리 주변을 둘러싼 산과 펜션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29 문의 031-772-6554 www.baohouse.kr 1 전 객실 오션뷰로 지어진 하슬라 뮤지엄 호텔 2 하슬라 뮤지엄 호텔 곳곳에서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3 하슬라 뮤지엄 호텔이 위치한 하슬라 아트 월드는 정동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 : 강릉 하슬라 뮤지엄 호텔 Haslla Museum Hotel 동해바다에 안기다, 예술에 눕다 탁 트인 바다는 도시인의 로망이자 안식처다. 예술은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바다와 예술이 조화를 이룬 공간이라는 점만으로도, 정동진에 위치한 복합문화 예술공원 하슬라 아트월드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예술의 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새파란 하늘, 탁 트인 수평선, 일출과 일몰, 달이 뜨는 풍경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다니 말이다. ‘하슬라’는 고구려 신라 때 불리던 강릉의 옛 이름으로, 하슬라 아트월드는 강릉의 자연과 지형을 살려 디자인됐다.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약 25만 평방미터 부지에 야외 조각공원, 미술관 그리고 뮤지엄 호텔을 조성했다. 하슬라는 자연환경, 건축, 조경이 완벽하게 삼박자를 이루고 있다. 매혹적인 비주얼을 지녔기에 강릉을 배경으로 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파티 장면에 하슬라의 조각공원과 바다카페, 레스토랑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슬라는 예술에 기대어 자연을 감상하는 곳이다. 예술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쉴 수 있고 자연이 살아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그러한 모토를 반영한 하슬라 뮤지엄 호텔은 ‘자연’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전 객실을 바다 전망으로 설계해 투숙객들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바다의 전망을, 산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뮤지엄 호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호텔의 모든 공간에 배치된 의자, 테이블, 그림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향유하며 예술 속에서 근사한 하룻밤을 만끽해 보자. 객실수 24개(전 객실 바다 전망) 요금 스탠다드 스위트룸 기준 28만원부터(2인 기준, 조식 포함) 부대시설 웨딩홀, 레스토랑, 카페, 실내미술관, 야외조각공원, 아트숍, 하슬라아트월드 뮤지엄 주변 즐길거리 정동진 해변, 정동진 선크루즈, 강릉 커피 투어, 오죽헌 주소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율곡로 1441 문의 033-644-9411~5 www.haslla.kr 호텔 라 까사에 묵어보면 더 반하게 되는 까사미아의 ‘내츄럴 & 모던’ 가구와 디자인 소품들 : : : 서울 호텔 라 까사 Hotel La Casa 까사미아의 30년 내공을 집약시킨 감각적인 공간 “가구 인테리어 회사가 호텔을 왜?” 까사미아가 강남구 신사동의 (구)뉴삼화관광호텔을 인수해 호텔을 오픈한다고 했을 때,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까사미아의 도전은 영리했다. 최신 라이프스타일을 집약하는 호텔이라는 공간은 토털 인테리어 회사의 모든 역량을 가장 트렌디하게 발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2011년 4월 오픈한 호텔 라 까사는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의 30여 년 내공으로 완성된 비즈니스 디자인 호텔. ‘내 집’을 뜻하는 까사미아의 이름 그대로, 내 집처럼 편안하면서도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감성의 공간을 추구한다. 까사미아는 특유의 ‘내추럴 & 모던’을 디자인 콘셉트로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호텔을 구현했다. 호텔 라 까사의 가장 큰 매력은 16가지 타입의 모든 객실 인테리어를 까사미아의 가구와 디자인 소품으로 꾸몄다는 것. 침대, 책상, 소파는 물론 화장실의 휴지통까지도 까사미아 제품으로 이뤄져 있어 특별하다. 예술과 실내 디자인의 콜라보레이션을 추구하는 만큼, 로비에 놓인 의자 하나까지도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사용할 정도로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호텔에서 작품을 직접 이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은 호텔 라 까사가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객실수 61개 요금 디럭스룸 기준 약 180달러 정도(2인 기준, 조식 포함) 부대시설 레스토랑 겸 카페 까사밀Casa Meal, 미팅룸, 피트니스룸, 비즈니스룸, 아케이드 주변 즐길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도산공원,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27-2 문의 02-546-0088 www.hotellacasa.kr 이타미 준의 포도호텔은 제주 건축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한 곳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느낌의 포도호텔 인테리어 포도호텔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휴식처 : : : 제주 포도 호텔Podo Hotel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이타미 준의 작품 제주가 건축여행의 명소로 떠오른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 코스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제주 건축여행을 시작하게 한 일등공신 포도호텔이 아닐까.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을 모티브로 만들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 송이의 포도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포도호텔은 자연과 일체되는 완벽한 휴식과 웰빙의 휴식처로 명성이 높다. 포도호텔 명성의 팔할은 이 호텔을 디자인한 건축가 ‘이타미 준’으로부터 기인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 한국인 이타미 준은 ‘인간의 행복’을 중요한 테마로 하여 제주의 자연과 한국의 미를 호텔 건축에 녹였다. 하늘과 밖을 향해 열린 캐스케이드와 창문, 테라스가 곳곳에 있어 제주의 화사한 빛을 한껏 끌어들여, 쾌적하고 편안한 느낌을 더한다. 산방산과 마라도가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을 가진 남향의 양실에 묵노라면, 이타미 준의 애정 어린 손길이 느껴지는 듯도 하다. 현대적인 세련미와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객실들은 인공적인 장식을 배제해 호텔이 아닌 내 집에서 머무는 것처럼 아늑하다. 모든 객실에서는 약 알칼리성의 핀크스심층고온천이 공급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질병의 회복, 피부에 효능이 탁월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으며, 한실룸에는 히노끼 욕조가 마련돼 삼림욕을 한 것처럼 상쾌한 리프레시를 도와준다. 객실수 26개 요금 비수기 디럭스 양실 기준 30만원(2인 기준) 부대시설 레스토랑, VIN CAVE(가라오케), 핀크스골프클럽(27홀) 주변 즐길거리 산방산, 마라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 62-3 문의 064-793-7000 www.podohotel.co.kr 건축뿐 아니라 인테리어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쓴 롯데아트빌라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 : 제주 롯데아트빌라스Lotte Art Villas 자연과 예술이 조화로운 5인5색 명품 리조트 롯데아트빌라스는 최신 호텔 & 리조트 업계의 트렌드와 수준 높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럭셔리 리조트다. 따라서 홍보 방식도 전혀 다르다. 제주의 해안선이 내려다보이는 서귀포 중문의 한라산 능선에 위치했다는 지리적인 장점과 상위 1%를 위한 명품 리조트라는 콘셉트뿐 아니라, 아트빌라스를 탄생시킨 5인의 건축가들과 그들이 만든 작품이라는 포인트로 대중들에게 아트빌라스를 각인시키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2008년부터 구상해 온 롯데아트빌라스는 상위 1% VVIP를 위한 새로운 스타일의 명품 리조트로, 모든 빌라를 독립적으로 설계해 프라이빗한 휴식을 제공한다. 롯데아트빌라스는 국내 최고 명성의 건축가 승효상, 이종호, 프랑스의 도미니크 페로, 일본의 쿠마 켄고, 세계적인 명성의 DA 글로벌 그룹 등 세계 최고 건축가들이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창조한 독창적인 디자인 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A, B, C, D, E 블록으로 명명된 다섯 동에는 5인 5색의 건축이 그룹지어 들어서 있다. 건축가들은 제주도의 오름을 모티프로 삼기도 하고(쿠마 켄고의 D블록), 해안선, 지평선, 주상절리, 폭포 등 제주의 환경을 이루는 요소를 건축 구성의 패턴으로 차용하기도 하며(도미니크 페로의 B블록), 사계절의 변화를 빌라 안으로 끌어들이도록 구성하기도 했다(승효상의 A블록). 블록별로 제각기 다른 개성의 건축들은 리조트 단지를 하나의 거대한 야외 갤러리로 만들었다. 건축가들의 철학과 열정, 노하우가 집약된 하나의 예술 작품이기에 롯데아트빌라스에서의 하룻밤은 단순한 숙박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빌라별로 6~10인까지 투숙 가능하기에 럭셔리 가족여행, 친구여행, 소그룹여행에 추천. 객실수 73세대 요금 평일 63E1 기준, 100만원부터(빌라별 6~10명까지 투숙 가능) 부대시설 레스토랑, 클럽 라운지, 야외 수영장(하계에만 운영), 피트니스센터, 스크린 골프, 노래방, 편의점, 올레공원 주변 즐길거리 롯데스카이힐 제주 CC, 중문관광단지, 제주 올레 트레킹, 오설록 티 뮤지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산록남로 1241번 길 170 문의 064-731-3463 www.lottejejuresort.com 보오메 꾸뜨르 호텔의 입구 : : : 제주 보오메 꾸뜨르 호텔The Baume Couture Boutique Hotel 건축, 조명, 인테리어의 감각적인 삼위일체 심리학에서는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일정의 마지막에 훌륭한 경험을 하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보오메 꾸뜨르는 제주여행의 만족도를 극대화시켜 줄 수 있는 좋은 선택이다. 제주 공항에서 약 7분 거리에 위치해 여유롭게 제주여행을 마무리하기 적합하기 때문이다. 보오메 꾸뜨르는 제주도 최초의 부티크 호텔로 2008년 9월 개장했다. 부티크 호텔은 일반 호텔과 달리 건물 전체가 특정한 콘셉트 아래 설계돼 유일무이한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 곳. 보오메 꾸뚜르는 Chic & Contempory life style을 콘셉트로 세련되고 절제된 인테리어를 보여 준다. 보오메 꾸뜨르는 3인의 전문가에 의해 완성됐다. 건축 및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 인테리어는 김성용, 조명은 윤병천이 맡아 제주의 자연과 현대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믹스한 명품 부티크 호텔을 탄생시켰다. 보오메 꾸뜨르는 프랑스어로 ‘철저하고 정확하다’는 뜻의 Baume와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맞춤의상’이라는 의미의 Couture의 합성어. 스타일리시하지만 디테일하게 설계된 공간에서 투숙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호텔의 철학과 콘셉트가 호텔명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이다. 호텔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현무암으로 완성한 독특한 외관의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 건물에 41개 객실과 야외 수영장, 레스토랑 등을 운영한다. 필립 스탁, 잉고 마우러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조명으로 공간 곳곳을 새롭게 창조했으며, 객실은 모노톤의 가구와 간접 조명, 실크와 코튼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패브릭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 했다.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과 유럽 스타일의 사우나 및 스파 시설은 보오메 꾸뜨르의 하이라이트. 호텔 구석구석이 예술인 보오메 꾸뜨르에서 감성을 재충전해 보자. 객실수 41개 요금 스탠다드킹 기준 24만원(2인 기준, 부가세 및 봉사료 10% 별도) 부대시설 레스토랑 2개, 라운지, 옥상 수영장, 스파 주변 즐길거리 제주 올레 트레킹, 요트, 골프, 승마 투어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동 276-1 문의 064-798-8000 www.baume.co.kr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김영미 자료제공 롯데아트빌라스 www.lottejejuresort.com, 리디자인호텔 leedesignhotel.com, 매료 37.5 www.themaeryo.com, 모티프원 www.motif1.co.kr, 바오하우스 www.baohouse.kr, 보오메꾸뜨르호텔 www.baume.co.kr, 요나루키 www.yonaluky.com, 트로피칼드림 www.tropicaldream.co.kr, 포도호텔 www.podohotel.co.kr, 풀빌라리조트모켄 www.moken.co.kr, 하슬라뮤지엄호텔www.haslla.kr, 호텔라까사 www.hotellacasa.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부동산플러스]

    공덕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잔여가구 분양 롯데건설이 서울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 잔여 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지하8층~지상40층 2개 동으로 전용면적 167~263㎡ 규모의 아파트 114가구, 오피스텔 118가구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아파트가 3.3㎡당 평균 1900만원이며 오피스텔은 평균 1500만원. 공덕동은 ‘용산 국제업무단지’와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단지 내 지하 1층과 지하철 5·6호선 공덕역이 바로 연결된다.(02)717-7060. 평창동 타운하우스 ‘오보에 힐스’ 준공 서울 평창동 최초의 타운하우스인 ‘오보에 힐스’가 이달 중순 준공된다. 총 18가구가 454~482㎡로 구성된다. 제주도 포도호텔 설계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가구마다 69~189㎡의 잔디 마당과 최대 90㎡의 테라스가 있다. 또 지하 2층~지상 2층을 오가는 엘리베이터가 각 가구에 설치됐다. 지하 2층에는 가구당 4, 5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가구당 분양가는 30억~36억원. (080) 024-0777. 일산 ‘원마운트’ 상업시설 사전청약 고양 일산 킨텍스단지에 들어서는 스포츠 테마파크 원마운트가 14일부터 30일까지 상업시설 임대에 대한 사전 청약을 접수한다. 원마운트는 대지면적 4만 8028㎡에 연면적 15만 2394㎡로 지하 2층~지상 9층으로 지어진다. 스포츠 테마파크와 골프, 피트니스 등 운동시설이 60% 이상으로 이뤄진다. 나머지 40%는 판매 및 식음 등의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테마파크에는 실내 봅슬레이와 아이스링크, 눈썰매와 눈내리는 마을 등이 조성된다. 상업시설은 1, 2층 저밀도 스트리트형으로 점포 300여개가 들어선다. 1566-2232.
  • 제주영어도시 조성 프로젝트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세계 수준의 명품 건축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재일동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인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용)을 제주영어교육도시 개발사업 관련 건축총괄 책임자로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타미 준은 영어교육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별적인 건물 건축을 담당하는 건축설계자를 도시 전체 건축 컨셉트에 맞도록 통합, 정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일본 무사시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이타미 준은 40년 이상 일본과 한국 등을 무대로 한국의 전통미와 자연미를 살린 다양한 건축물을 지어 왔다. 제주 핀크스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와 게스트하우스 ‘포도호텔’, ‘두 손 미술관’ 등 제주의 토착성과 지역적 소재를 활용한 건축물을 설계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국 건축예술의 美感 세계인에 펼쳐보일 터”파리 기메국립박물관서 회고전 여는 재일동포 이타미 준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은 내 마음 자체이며,나의 정신입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66·한국명 유동용)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통찰력으로 담아내는 작가다. 도자기 가마 모양을 본뜬 조각가의 작업실,우리 민화에 나타난 포도넝쿨을 연상케 하는 호텔,조선시대 도자기의 모양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건축물 등.돌 나무 흙 벽돌 등 자연의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이타미 준의 건축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30일부터 오는 9월29일까지 열린다. 국 일본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아시아 예술 전문 국립박물관인 기메 미술관에서 현존하는 건축가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1899년 이 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이다.물론 한국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33년 건축인생을 대변하는 도형과 스케치,건축 모형들과 사진,예술가로서의 미학이 담긴 회화작품,가구,그리고 그가 평소 ‘교재’로 사용하는 개인 소장 고미술품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한국 전통예술의 미감을 세계인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것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도 자신을 ‘일본에 있는 한국인 건축가’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정도로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데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식 이름 ‘이타미 준’을 사용하며,사고 방식 또한 일본 사회에 완전히 통합돼 있다.하지만 정신세계의 근원은 엄연히 한국이다. 목수였던 그의 선친이 그를 포함해 칠남매 모두에게 한국 국적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지키도록 교육시켰던 덕분이다.그는 “태어나고 자란 일본은 고향이지만 예술의 근원은 한국의 토양”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전통의 조화,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가 흐르는 동양적인 건축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예술과 건축의 융화,자연 소재의 통찰을 제안하고 있다.이런 그의 작품들은 그가 30대 초반에 한반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발견한 한국의 전통미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학교(무사시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직후,유럽을 배낭여행했습니다.그곳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보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조국인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196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를 사로잡은 것은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는 조선시대 대중예술의 미감(美感)이었다.투박한 흙벽돌과 초가지붕의 부드러운 곡선,보름달 모양의 도자기,선비의 절개를 연상시키는 기와지붕의 고고한 선,인간미가 배어 있는 부처의 얼굴,침묵처럼 조용한 아름다움을 지닌 차 그릇 등에서 그는 한국인의 고유한 감성을 발견했다.건축가인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의 발견이었다. 그후 그는 일본과 미국의 크리스티경매장 등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을 구입하며 조선시대 고미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시켰고 그의 작품은 독창성을 띠며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 “건축은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것입니다.한국적인 전통미를 어떻게 현대적인 건축과 조화시키느냐가 과제였지요.하늘 돌 나무 흙 등 자연의 소재를 인공적인 콘크리트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대비하고,대립도 시키고,조화를 시키면서 사물의 관계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됐습니다.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은 조형물이 되는 것입니다.” 디아 잉크하우스(1975년·도쿄) 온양박물관(1982년·온양) 돌의 교회(1991년·홋카이도) 조각가의 스튜디오(1985년·가가와) M빌딩(1991년·도쿄) 레어나드 번슈타인 기념관(1996년·홋카이도)에서부터 최근의 포도호텔(2002년·제주)까지 자연의 소재를 현대적인 건축공간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그의 대표작들은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해 완공된 제주의 포도호텔은 그의 완성된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부드럽게 흐르는 티타늄 소재의 은빛 지붕은 제주도의 넘실대는 물결,한라산의 능선과 오름,제주 민가의 초가 모양이 녹아들어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강조됐다. “그 지역의 특성과 재료가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제가 만들고 싶은 건축물입니다.포도호텔은 유구한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더라도 티타늄 지붕은 제주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남아 있을 것입니다.” 도쿄의 하네기 미술관에서 수년 동안 조선시대 미술품 소장전을 갖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도쿄에 한국고미술컬렉션 박물관을 오픈할 정도로 고미술 전문가가 됐다는 그에게 조선의 민화와 도자기들은 ‘영원한 교과서’다.작품세계의 정신적,물질적 근간이 된 ‘한국 전통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작품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한국적이다,일본적이다 라는 평가를 싫어한다는 그는 “동북아시아 공통의 정서인 동양적인 철학을 담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역사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한국적인 전통미가 자연스럽게 녹아 든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로 우뚝 선 그는 지금도 일본으로부터 귀화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한국 국적을 지키고 있다.오히려그의 두 딸과 아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면서 자신보다 더 완벽한 한국인으로 자라도록 했다.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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