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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암절벽에 걸린 초록을 배웅하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기암절벽에 걸린 초록을 배웅하다 [박상준의 문장 여행]

    화암팔경 다 보려는 욕심 버리고막바지 여름 정취에 취해보자기암절벽·녹음의 조화 빠져보네그림바위마을 골목 예술 산책용마소둔치공원서 쉬엄쉬엄거북바위 절경 잊지 못하네싫었던 건 여름 아닌 더위였음을정겨운 초록이 그리워질바야흐로 여름이 떠나가네“글을 쓰며 알았다. 나 역시 좋아하는 게 참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저 유난히 내성적인 여름 덕후였다는 것을. 하긴, 이렇게 많은 추억을 안겨준 계절을 사랑하지 않는 게 더 어렵지.”-김신회의 ‘아무튼, 여름’ 중에서 8월의 끝은 마치 여름의 끝 같다. 물론 달력에 적힌 숫자에 불과하다. 9월이어도 뒤끝 있는 더위는 얼마간 계속될 것이다. 또 계절이 경계를 넘는다고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가을이 되는 게 고작이다. 그럼에도 그냥 떠나보낼 수는 없지 않나. 그림바위마을 용마소둔치공원 그늘에서 2026년의 마지막일지 모를 화암팔경의 여름과 눈을 맞춘다.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김신회 작가는 일년 내내 여름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자신이 만든 출판사의 이름에도 ‘여름’을 넣고 좋아하는 드라마 제목조차 ‘수박’이다. 그리고 ‘아무튼, 여름(제철소)’을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소개한다. 허나 모두가 여름에 호의적이지는 않다. 땀을 씻으려 샤워를 하고 욕실을 나서자마자 곧장 땀이 나는, 그래서 다시 욕실로 들어가는 자의 비애를 작가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를 포함한 어떤 이들에게 여름은 땀과 땀의 무한 루프다. ‘러브레터’에서 겨울을 먼저 떠올리고 여름은 ‘데스노트’에나 쓰는 단어다. 그래도 여름이 좋은 순간이 있다는 걸 끝내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여름이라서 ‘캬~’하는 탄성마저 맛깔나게 하는 편의점 ‘맥주 네 캔’, 수영 실력과 무관하게 푸른 바다 위에서 첨벙대는 물놀이, 여름 단물의 정수를 쪽쪽 끌어모은 듯한 초당 옥수수 그리고 평양냉면 같은 것들. 특히 더위의 반대편 그늘에서 여름만이 주는 찬란한 녹음을 마주할 때 ‘대나무 자리’ 같은 이 계절의 묘미를 수긍하고 못 이긴 척 인정할 수밖에. 예를 들면 정선 화암리의 소금강 풍경은 꼭 여름에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소금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명소가 많다.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이다. 북녘의 금강산은 기암절벽과 겹겹의 봉우리가 화려한 경관을 뽐낸다. 그래서 기암절벽이 화려한 남쪽의 여행지에는 어김없이 소금강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강원 정선군 화암면에 있는 소금강은 화암리에서 몰운리에 이르는 약 4㎞ 구간의 계곡을 이른다. 첩첩산중으로 숨어드는 도로를 휘황한 기암의 절벽이 좌우로 호위한다. 수박을 한 입 크게 베어 물 때처럼 입을 쩍 벌린 채 ‘와~’하며 지날 만큼 멋지다. 귓가에는 성악가 조수미 씨가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아이맥스’급 소금강 전망대 소금강 전망대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소금강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깎아지른 수직 절벽의 위용을 정면에서 마주하는 건 굉장한 경험이다. 아이맥스 스크린 앞자리에서 영화 ‘오디세이’를 보는 기분이랄까. 다름 아니고 여름이어서 그렇다. 기암절벽의 표면은 회색과 갈색이 섞였는데 여름 품에 있어 초록의 자연과 명징한 대비를 이루며 조화롭다. 마치 생생하게 살아 꿈틀대는 듯하다. 그러므로 온전히 생기롭고 빛난다. 아마도 가을에는 단풍에 묻히고 겨울에는 삭막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정선군 화암면에는 그런 풍경이 무려 여덟이다. 이를 가리켜 ‘화암팔경’이라 부른다. 소금강은 6경에 해당한다. 화암(畵岩)이란 지명부터 심상치 않다. 말그대로 ‘그림바위’다. 화천리 강변에는 용마소(3경), 북쪽으로 멀지 않은 거리에는 화암동굴(4경)이 있다. 남쪽은 거북바위(2경)를 지나 화암약수(1경), 소금강을 따라 화표주(5경), 몰운대(7경), 광대곡(8경)이 펼쳐진다. 그러니 그림바위들은 화암리의 본체나 다름없다. 화암팔경을 모두 돌아보자 제안하는 건 아니니 미리 저어할 건 없다. 소슬바람 부는 가을이라면 모를까, 눈길 닿고 발길 닿는 정도여도 여름 화암의 매력을 발견하기에는 충분하다. 다행히 사방 초록은 여전히 싱그러운데 그새 더위는 조금 수그러들었다. 정선은 8월 초에 비해 기온이 5~6도쯤 떨어졌다. 폭염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여름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여름 여행을 떠나야 하는 시기다. ●느슨한 여름을 닮은 그림바위마을 화암리의 또 다른 이름은 ‘그림바위마을’이다. 화암동굴과 화암약수의 중간쯤 자리한 마을은 지난 2013년 마을미술프로젝트로 단장했다. 심원, 고원, 평원의 시선이라는 3가지 주제로 곳곳에 미술 작품을 더했다. 벽화도 있고 조형물도 있고 시설물도 있다. 마을미술프로젝트는 대체로 시간이 지나면 바랜다. 그림도 바래고 취지도 바랜다. 하물며 13년 전 일이다. 그림바위마을은 변함없이 정겹다. 마을에는 빈집을 리모델링한 문화예술 레지던시 화암산방이 있어, 예술가들이 꾸준히 활력을 불어넣는다. 얼마 전까지는 2018년 옛 변전소를 개조한 그림바위예술발전소가 산책의 시발점 역할을 했는데, 현재는 아트플랫폼이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니 가을을 앞둔 여름처럼 어쩌면 지금이 조금이 더 자연스러우며 날것 그대로, 마을의 뜨거운 시절을 거닐 기회일지 모를 일이다. 우선 그림바위마을 커뮤니티센터나, 주차장 입구의 안내물 배포함에서 미술마을 홍보 리플릿(약도) 하나를 챙겨 든다. 센터 맞은편은 그림바위카페(화암산방 1호점)가 있고 옆으로 난 골목은 ‘맷돌바위 길의 꿈’이라는 제목이 붙은 타일 벽화 계단이다. 계단 끝에는 ‘상생’이라는 제목의 바느질을 표현한 작품이 북동쪽 언덕길을 따라 이어진다. 그림바위마을 산증인인 이재욱 작가의 작품이다. 낮은 담장 너머로 마을 전경을 내려다보며 거닐기 알맞은 골목길이다. 계단 맞은편 안쪽에는 옛 동면 공소(성당)가 위치한다. 이제는 화암박물전람소 역할을 하는 장소로 ‘역사에서 자라는 담쟁이’라는 제목의 종탑이 짝이다. 언젠가는 마을에서 가장 높은 ‘타워’였을 종탑은 마을의 역사를 적은 나무판이 둘레를 감싼다. 그 위로는 ‘황금 담쟁이’ 넝쿨이 철골을 타고 오른다. 큰길가에는 우주당 같은 비건 카페가 눈길을 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는데 낮에는 우주당찻집으로 문을 연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은 우주막(음악과술한잔)으로 변신한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7시부터는 리틀포레스트요가를 진행한다. 오는 8~10월까지는 매주 일요일 팝업 형태의 함박식당이 반긴다. 퍼머컬처 텻밭농부이자 자연여행자인 에이미, 성악가 최순웅 씨가 파스타와 감바스 등을 요리한다. 그 밖에도 화암노다지탐사대 등 지역과 지역이, 지역과 여행자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많다. ●여름의 녹음 속으로 그림바위마을 골목 산책은 사실 작품의 번호를 매겨가며 꼼꼼하게 챙겨볼 까닭은 없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숨은 보물을 찾아내는 기쁨을 누리는 게 맞다. 그리고 더운 여름은 욕심을 내기보다는 욕심을 덜어내며 여행해야 한다. 처음 찾는 동네는 아니어서 나는 용마소둔치공원에 오래 머문다. 용마소둔치공원은 마을 서쪽을 감싸고 흐르는 어천 천변에 있다. 반원을 그리며 흘러 ‘반달에 비친’이라는 수식이 그림바위마을 앞에 붙기도 한다. 마을 여기저기를 산책하는 일은 재밌기는 한데 어딘가 그늘에 앉아 푸른 풍경을 보며 쉬엄쉬엄 여름의 시간을 떠나보내고 싶기도 하므로, 그럴 때는 용마소둔치공원이 제격이다. 서늘한 달의 표면에 안착한 듯하다. 공원은 키 큰 나무와 벤치, 정자 등 쉼터가 많아 좋다. 솟대처럼 솟은 ‘빛나는 이야기’ 같은 조형 작품들이 마을 이야기를 전한다. 작품의 기둥은 금광에서 쓰던 채굴 기계를 다시 사용했다. 마을에서 약 1.5㎞ 떨어진 곳에는 화암동굴이 있다. 금을 캐던 광산으로 갱도 외에 천연 석회암 동굴이 공존한다. 그곳의 시간이 마을에 흐른다. 용마소둔치공원은 지난해까지 캠핑장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많았다. 근래에는 맥문동밭을 조성했다. 그림바위마을은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마을을 물들이는 중이다. 담장도, 벽화도, 화단도 보라색이 자주 눈에 띈다. 두 해를 맞은 맥문동은 아직 키가 작고 어려 듬성듬성 보라색 꽃을 피웠다. 물가 난간 너머는 아기장수의 슬픈 전설이 전하는 화암 3경 용마소다. 겨울에는 물가 자갈들이 보이는데 여름은 온통 초록의 풀들이 뒤덮는다. 용마소 상류 700~800m 거리에는 화암약수 가는 길 초입에 화암 2경 거북바위가 있다. 절벽 위에 있는 바위가 거북을 닮아 그리 부른다. 거북바위는 두 갈래의 산책로가 나 있다. 거북바위산림욕장 쪽은 계단을 따라 정자각까지 오른다. 계단은 이끼가 잔뜩 끼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득한 여름의 초록을 느끼게 한다. 거북바위 정자각에서 아래쪽 데크로 내려가면 거북바위다. 커다란 바위와 바위의 틈새를 지나면 그림바위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연만이 화암의 자랑일까. 사람들이 사는 마을 또한 그림 같다. 화암팔경에 하나를 더한 화엄 9경이라 불러도 좋겠다. 다만 절벽 위이고 안전난간이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천히 여름을 배웅하는 법 거북바위에서 화암 1경 화암약수까지는 1.3㎞다. 마을커뮤니티센터를 출발점 삼아도 1.5㎞ 정도, 걸어서 20분 남짓이다. 고작 약수 한 모금 하러 걸어야 할까 싶지만, 화암약수까지 가는 산책로만으로 이미 보상이 되고 남는다. 짙고 푸른 여름 풍경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화엄팔경에 넣어도 손색없을 그림 같은 바위가 줄을 잇는다. 화암약수는 철분이 함유된 탄산 약수의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코끝이 찡해서 단숨에 여름을 쫓는다. 약수터를 나오는 다리 위에서는 경쾌한 계곡 풍경에 한 번 더 무장해제한다. 건너편 ‘정선껏 바이 이진리’ 카페에도 들러보시길. 지난 7월 화암약수 건너편 2층 팔각정에 문을 열었다. 고풍스러운 정자에 ‘요즘스런’ 카페인 셈이다. 카페 창밖의 초록이 포근한 정취를 연출한다. 밖은 푸른 여름인데 안은 더위를 잊는다. 그 사이 쉬엄쉬엄 용마소와 거북바위 그리고 화암약수까지 이르렀다. 소금강전망대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길에 화표주를 지났으니 화엄팔경 가운데 다섯 곳을 본 셈이다. 화암동굴까지 욕심이 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는데 동굴 안은 연중 평균 14도로 기온이 쑥 내려가 정선을 대표하는 여름 피서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름의 화암팔경은 이쯤에서 그쳐도 무방하다. 구름도 쉬어가는 몰운대나 가는 길이 험한 광대곡의 영천폭포를 굳이 끼워 넣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여름이니까. 남은 팔경일랑은 다른 계절을 위해 남겨둬도 그만이다. 김신회 작가의 말을 빌리면 “여름을 즐기는 데 필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이므로. 그러고 보면 내가 싫어한 게 여름은 아닌 것 같다. 장미의 가시처럼 뾰족한 여름의 더위 때문이었을 뿐, 그저 여름날의 추억 하나 갖고 싶었는지도. 단풍이 들고 눈이 내리면 지겹게 정겨운 이 여름의 초록이 분명 그리울 테니까. 복날에 베어 문 수박처럼. 비록 여름을 싫어하는 나이긴 하지만. 바야흐로 여름이 떠나간다. 글·사진 박상준 여행작가
  • 성시경, AI에 “결혼 할 수 있을까” 물었더니…돌아온 답변은?

    성시경, AI에 “결혼 할 수 있을까” 물었더니…돌아온 답변은?

    가수 성시경이 인공지능(AI)과 나눈 결혼 관련 대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공개된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에는 ‘성시경의 만날텐데 존박 냉면 얘기가 끝이 없네. 맛잘알 동생과 한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절친한 후배 가수 존박을 초대해 직접 만든 평양냉면을 대접하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평양냉면에 대한 깊은 취향을 공유하며 분위기가 무르익던 중 성시경은 유부남인 존박을 향해 “너 결혼했구나. 부럽다”라고 부러움을 표했다. 급기야 그는 AI에게 자신의 결혼 가능성을 직접 묻는 기습 질문을 던졌다. 그는 AI에게 “너는 성시경이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물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분석을 요청했다. 질문을 받은 AI는 다소 정석적이고 희망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AI는 “성시경 씨가 결혼할 수 있을지는 본인의 의지와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좋은 인연을 만난다면 언제든 좋은 소식을 들려주실 수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이어 “더 궁금한 점 있냐”고 물어오자 성시경은 실망한 듯 “없어. 잠깐만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며 말을 끊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앞서 성시경은 최근 KBS 2TV ‘더 시즌즈-성시경의 고막남친’에서도 결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혼인 현 상태에 대해 “유교적, 동양적으로 생각하면 엄청난 불효자가 되는 거다. 그때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는다. 어머니가 말씀하지 않는 만큼 더 불안해지고. 차라리 욕먹을 때가 좋았다. ‘이제 포기하신 건가?’ 생각이 든다”라고 씁쓸해했다. 한편 1979년생인 성시경은 2000년 ‘내게 오는 길’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달 신곡 ‘나의 하루처럼’을 발매했다.
  • [열린세상] 멀어지는 남북의 통일 식탁

    [열린세상] 멀어지는 남북의 통일 식탁

    지난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우승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북측’이라 부르자, 리유일 감독은 국호를 제대로 불러 달라고 항의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경기장의 열기는 회견장에서 순식간에 냉각됐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2016년의 한 끼를 떠올렸다. 나는 하나원 교육생 함경도 출신 여성 두 사람을 우리 집에 숙박하게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날, 나는 그들과 함께 오래된 평양냉면집에 갔다. 평양냉면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 음식의 대표’로 여기는 바로 그 음식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좀처럼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밤새 고민한 끝에 이튿날 칡냉면을 내놓자, 비로소 “고향에서 먹던 냉면과 비슷하다”며 그릇을 비웠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남녘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의 절대다수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함경북도와 양강도 출신이다. 그들의 입맛에 새겨진 것은 메밀로 심심하게 뽑은 평양냉면이 아니라, 감자와 옥수수 녹말로 질기게 뽑은 농마국수였다. 칡냉면의 쫄깃함이 고향의 맛을 깨운 셈이다. 그럼에도 남한 사회는 오랫동안 ‘북한음식=평양냉면’이라는 등식을 의심하지 않았다. 2000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 이후 평양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의 만찬에 옥류관 냉면이 오르자, 그 등식은 굳어졌다. 이후 남한의 유명 평양냉면집마다 수백 명이 줄을 서고, 언론은 ‘냉면 외교’를 앞다퉈 보도했다. 옥류관은 평양의 한 음식점일 뿐인데, 우리는 그 한 그릇을 북녘 전체의 식탁으로 확대해석했다.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 음식’은 그 나라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일본의 초밥도, 프랑스의 크루아상도 모든 지역과 계층의 식탁이 아니다. 분단 80여년 동안 남과 북 역시 서로 다른 국민 음식을 길러 왔다. 평양냉면과 옥류관은 북녘이 세계에 내민 얼굴이었을 뿐, 함경도와 양강도의 주방과는 다른 이야기다. 정작 탈북해 남녘에 정착한 ‘신월남민’은 자신의 식탁을 남한 사람들 앞에 드러내지 않았다. 화려한 남한의 외식 문화 앞에서 두부밥과 인조고기밥, 강냉이밥은 감추어졌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해 내려온 ‘구월남민’의 음식은 반세기를 거쳐 남한 식탁의 일부가 되었다. 피란 시절 부산에서 밀가루 냉면으로 태어난 밀면,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살아남은 가자미식해와 아바이순대, 그리고 평양냉면이 그렇다. 이 음식들이 정착하기까지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이 걸렸다. 반면 ‘신월남민’이 가져온 음식들은 아직 남녘 식탁의 언어가 되지 못했다. 독일을 떠올린다. 1990년 통일 이후 옛 동독 사람들은 ‘2등 시민’으로 주변화되었고, 그들의 음식과 상표는 서독 자본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오스탈기’(Ostalgie)라는 동독에 대한 향수가 일어났다. 영화 ‘굿바이 레닌’(2003)에서 주인공이 사라진 동독의 오이피클을 찾아 헤매던 장면은 그 정서의 압축판이다. 물론 동독이 서독 체제로 흡수된 독일과 분단이 지속되는 한반도를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하다. 식탁의 통합은 제도의 통일보다 훨씬 더디고, 또 그만큼 끈질기다. 음식의 통일은 가능할까. 5월 23일 회견장에서 등을 돌린 것은 감독 한 사람이 아니었다. 80여년 동안 각자의 언어로 각자의 식탁을 꾸려 온 두 사회가 서로를 마주한 순간의 냉랭함이었다. 평양냉면 한 그릇을 북녘 전체로 착각하는 한, 우리는 상대의 식탁을 모른 채 통일을 말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어쩌면 ‘하나의 식탁’이라는 꿈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국민 음식을 소비하는 두 국가의 식탁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멀어지는 두 식탁 사이의 거리를 외면하지 않는 것, 곧 통일의 식탁은 거기서부터 비로소 차려진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음식인문학자
  • 삼소  → 치맥 → 삼계탕 → 평냉 → 치맥2 → 치맥3… 황의 ‘먹방 소프트 AI외교’

    삼소  → 치맥 → 삼계탕 → 평냉 → 치맥2 → 치맥3… 황의 ‘먹방 소프트 AI외교’

    7개월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격의 없는 ‘먹방’ 행보로 화제다. 고급 식당이나 화려한 의전 대신 삼겹살과 소주, 치킨과 맥주 등 서민 음식을 찾는 소탈한 모습을 연출하면서다. 단순한 기호나 개인적 취향을 넘어, 대중과의 ‘문화적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고도로 기획된 소통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입국한 황 CEO는 이튿날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집 ‘형님 저요’와 프랜차이즈 치킨집 ‘BBQ’를 찾았고, 7일 서울 종로구 유명 삼계탕집 ‘토속촌’, 8일 서울 중구 평양냉면 노포인 ‘우래옥’,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BBQ 치킨’,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등을 차례로 찾아 한국 음식을 즐겼다. 황 CEO는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몰려든 시민들에게 직접 치킨과 바나나맛 우유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황 CEO가 먹방 행보를 한국에서만 보여준 것은 아니다. 최근 엔비디아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GTC 타이베이’ 행사차 대만을 찾은 황 CEO가 라오허 거리 야시장을 찾아 망고 빙수 등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모습이 소개됐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대표단 일원으로 중국 베이징을 찾아 볶음면 그릇을 들고 선 채로 먹는 모습이 포착돼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가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황 CEO가 직접 인간적이고 친숙한 ‘홍보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본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업 간 거래(B2B)하는 기업으로 일반 소비자와 접점이 적었지만 AI 모델, 클라우드, AI PC 등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기업, 소비자, 정부, 공공기관, 투자자 등 참여를 유도할 대상이 넓어졌다. 즉, 황 CEO의 소탈한 먹방 퍼포먼스는 엔비디아를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AI 관련 브랜드로 안착시키기 위한 ‘소프트 외교’라는 의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인텔 인사이드’ PC가 프리미엄 효과를 낸 것처럼 B2B 기업이라도 최종 구매자인 일반 대중의 인지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면서 “애플하면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 것처럼 엔비디아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철저하게 계산된 CEO 브랜딩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젠슨 황 “HBM 더 많이 필요”…오늘 SK와 청사진 발표 예고

    젠슨 황 “HBM 더 많이 필요”…오늘 SK와 청사진 발표 예고

    7개월 동안 7번 회동 ‘AI동맹’ 과시SK하이닉스·SKT 경영진도 동반황, 정의선과 우래옥 오찬 회동 갖고잠실 야구장서 박정원과 시구·시타전영현 삼성전자 부문장도 만날 듯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서울 강남 깐부치킨에서 ‘2차 깐부회동’을 가졌다. 둘은 최근 7개월 동안 7차례 만나며 ‘인공지능(AI) 핵심 동맹’을 과시하고 있다. 황 CEO는 7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최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등 SK 주요 경영진과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첫 깐부회동을 열었던 곳이다. 이번 만남은 엔비디아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배우자인 로리 황과 장녀인 메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와 함께 자리했다. 황 CEO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SK 경영진이 HBM을 모티브로 만든 과자 ‘HBM칩’을 매장 밖 시민들에게 나눠주자 그는 “HBM! 더 많은 HBM이 필요해!(I want more HBM!)”라고 외쳤다. 그는 지난 2일 대만 컴퓨텍스 2026에서도 SK하이닉스의 HBM4E(7세대) 웨이퍼에 “(HBM을) 더 만들어달라”고 적은 바 있다. 황 CEO는 기자들과 만나 “올해 SK하이닉스와 정말 큰 성과를 거뒀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을 위해 매우 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AI 슈퍼컴퓨터부터 중앙처리장치(CPU), 새로운 PC,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공개한 4대 핵심 플랫폼인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베라 루빈’, 자체 설계 CPU인 ‘베라 CPU’,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 휴머노이드 로봇용 프로세서 ‘젯슨 토르’ 등에 대해 양자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SK텔레콤은 AI 인프라와 통신망 분야를 맡으며 향후 협력이 피지컬 AI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 CEO는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 회장과 만나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 CEO “아마 내일 몇 가지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황 CEO는 “그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과의 회동도 예고했다. 또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했다고 소개했다. 황 CEO는 8일에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잇달아 만나고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 CEO는 회동에 앞서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 우래옥에서 정 회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AI와 로봇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홈경기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상대로 시구에 나섰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치맥(치킨+맥주)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해 관중석의 환호를 받았다.
  • 젠슨 황, 이번엔 평양냉면…우래옥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깜짝 회동’

    젠슨 황, 이번엔 평양냉면…우래옥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깜짝 회동’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깜짝 회동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 CEO와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우래옥에서 만나 1시간가량 식사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우래옥은 평양냉면과 불고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업계에선 이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황 CEO의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깐부치킨에서 이른바 ‘깐부회동’을 가진 바 있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이후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3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센터,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홍대 인근 삼겹살 전문점인 ‘형님 저요’에서 열린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황 CEO는 오는 8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을 찾아 정 회장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정 회장과 ‘냉면 회동’ 이후에는 게임업계 경영진을 만났다.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신논현동 인근 PC방에서 ‘PUBG: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 경영진과 만나 피지컬 AI·게임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황 CEO는 크래프톤 경영진 및 팬들과의 만남을 끝내고 곧바로 길 건너편의 ‘포탈 PC방’으로 이동, 엔씨 김택진 대표 및 ‘아이온2’ 이용자들을 만난다.
  • 태권도 ‘남북 공동 무형문화유산’ 될까

    태권도 ‘남북 공동 무형문화유산’ 될까

    태권도가 남북 공동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을까.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공동 등재 또는 확장 등재를 위한 차기 신청 대상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3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사무국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태권도는 북한이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등재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북한으로서는 아리랑(2014년), 김치 담그기(2015년),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 평양냉면(2022년), 조선 옷차림 풍습: 북한의 전통 지식, 기술 및 사회적 관행(2024년)에 이은 인류무형문화유산 도전이다. 국가유산청은 북한의 등재 신청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 차원에서 남북 공동 등재를 논의·추진한 바 없으며 국내 절차에 따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후 관련 단체와 논의하며 공동 등재를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름의 선례가 있는 만큼 국가유산청은 올해 12월 태권도를 남북이 함께 등재하는 방안을 먼저 검토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개한 2026년 주요 업무계획 자료에서도 남북 공동 등재 추진을 추진하겠고 명시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태권도는 올해 12월 등재 심사 예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위한 절차에 올려두겠다”고 말했다.
  • 겨울만 제철 아냐… 훈수꾼에게 맞설 ‘감칠맛 냉면 역사’

    겨울만 제철 아냐… 훈수꾼에게 맞설 ‘감칠맛 냉면 역사’

    유독 냉면 앞에선 훈수를 두는 사람이 많다. 평양냉면은 육수를 먼저 맛봐야 하고 함흥냉면은 비빔이 제맛이라고 한다. 면은 가위로 자르면 안 되고 삶은 달걀은 제일 먼저 먹는 것이다. 냉면의 기원을 찾고 문학 속 냉면을 꺼내어 과학과 경제로 연결해 해석한 이 책으로 전문 지식을 조금 더 덧댈 수 있을 듯하다.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인 저자는 지난해 여름 “한가한 이야기를 하던 끝에” 냉면에 대한 역사를 정리해 보자는 생각으로 틈틈이 글을 써 책을 완성했다. 국수 관련 유물도 없고, 공양 관련한 불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던 냉면의 첫 역사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24)에 언뜻 보인다. 신라 진흥왕이 북부 시찰을 나갔을 때 무더위에 음식이 상하는 바람에 화전민이 먹던 메밀국수에 얼음을 띄워 먹었다는 내용이다. 경주에 남아 있는 석빙고가 이때 시원한 맛에 감동한 진흥왕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로도 이어진다. 1936년 6월 4일자 조선중앙일보에 “기나긴 밤에 꿩고기 동치밋국을 담아서 듬뿍 한 그릇 먹어… 뜻뜻히 땐 아랫목에 이불을 들쓰고…”라는 기사가 있다. 이 때문인지 냉면은 겨울에 먹는 게 제맛이라는 말도 한다. 저자는 18세기 문헌을 들어 여름에 얼음을 넣은 고기장국에 메밀면을 말아 먹었을 가능성을 ‘진지하게’ 따진다. 1900년대 초반 대한매일신보나 황성신문 등에 실린 냉면집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미담 기사를 보며 평양냉면집이 종로와 광화문에도 퍼진 사실을 확인한다. 고려 문인 이색의 ‘하일즉사’나 조선 문장가 장유의 ‘자줏빛 장물에 말아낸 냉면’ 같은 문학으로 인문학적 접근을 하고, 찰기 없는 메밀로 면을 뽑는 국수틀과 1930년대 특허를 받은 제면기를 복원하며 과학적으로도 풀어냈다. 냉면을 빨리 먹었다가 지인에게 ‘야만인’ 소리도 듣고 “잘 먹는다”며 사장에게 한 그릇 더 대접받기도 했다는 저자는 “거창한 글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꽤 촘촘하게 역사를 짚었다. 50쪽 가까이 되는 주석에서 저자의 노력이 읽힌다.
  • “회전율 좋아 웨이팅 짧다” 검색만해도 AI가 ‘요약’…앞으로 주차 여건·아기 의자 여부까지

    “회전율 좋아 웨이팅 짧다” 검색만해도 AI가 ‘요약’…앞으로 주차 여건·아기 의자 여부까지

    “평양냉면과 수육, 제육 등 한식 요리가 특색인 식당입니다. 수육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 제육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회전율이 좋아 웨이팅이 짧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네이버 검색으로 서울에 있는 한 평양냉면 집을 찾자 ‘플레이스 인공지능(AI) 브리핑’은 이렇게 설명했다. 플레이스 AI 브리핑이란 네이버가 지난 6월부터 시범 도입한 기능으로 AI가 식당, 카페 등 장소와 관련해 정보·후기를 요약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PC로 접속한 네이버를 비롯해 모바일 앱 네이버, 네이버 지도를 통해서도 이용 가능하다. 21일 네이버는 플레이스 AI 브리핑이 적용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평균 체류 시간과 클릭률 등 관련 주요 지표들을 분석한 결과 예약·주문 활동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이 적용된 업체의 사용자 평균 체류 시간은 도입 이전에 비해 10.4% 늘었다. 사용자 체류 시간은 업체 정보에 대한 사용자 관심도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클릭률은 사용자의 관심을 반영한 추가탐색 활동을 의미하는데, 이 역시 2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더보기’ 탭 클릭률은 137% 증가했고, ‘메뉴 더보기’는 30% 늘었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AI 브리핑을 통해 요약된 정보를 확인한 뒤 세부 정보를 추가 탐색하기 위해 상세 메뉴 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I 브리핑 도입 전후를 비교한 결과 예약·주문 건수도 약 8%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대표 메뉴, 공간 분위기, 예약 방법, 유의사항 등 실제 주문이나 방문에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해당 업체에 대한 이용 의사를 높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플레이스 AI 브리핑은 “조용한 분위기로 비즈니스 미팅에 적합”, “루프탑석과 야외석은 반려견 동반 가능” 등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장소 방문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네이버는 향후 주차 여건, 아기 의자 제공 여부 등 찾고자 하는 장소와 관련된 부가 정보를 묻는 검색어에 대해서도 AI 브리핑으로 답변할 예정이다. 현재는 상호명 검색어에만 AI 브리핑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숙박, 미용, 명소 등 다양한 업종으로 AI 브리핑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지훈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콘텐츠 총괄 리더는 “네이버 플레이스에 누적된 양질의 리뷰 데이터가 AI 브리핑의 품질과 정확도를 높이면서 사용자들의 정보 탐색과 선택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플레이스 AI 브리핑이 사용자에게는 장소 탐색 효율성과 만족도를 높여주고 사업주의 영업 활동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냉면 16000원’에도 줄 서던 미슐랭 맛집, 돌연 휴업…무슨 일

    ‘냉면 16000원’에도 줄 서던 미슐랭 맛집, 돌연 휴업…무슨 일

    서울 중구에 있는 평양냉면집 ‘우래옥’이 한 달간 휴업에 돌입한다. 우래옥은 지난 28일 공지를 통해 “내부공사 관계로 약 1개월간 휴업한다”며 “재오픈 날짜는 추후 재공지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러운 휴업에 누리꾼들은 “한여름인데 냉면집이 휴업이라니”, “우래옥이라 가능한 결정”, “8월에 가려고 했는데 이럴 수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래옥에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린 이들의 사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9일 한 누리꾼은 자신의 스레드에 ‘내부 공사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우래옥 입구 사진을 올리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946년에 문을 연 우래옥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평양냉면집이다. 평양냉면 한 그릇에 1만6000원으로 냉면 중에서는 비싼 편이지만 계절을 가리지 않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래옥은 2022년부터 4년 연속으로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기도 했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우래옥 본점이 임시 휴업하면서 한동안 우래옥 평양냉면은 맛볼 수 없다. 유일한 분점이던 우래옥 강남점은 지난 2020년에 폐업했다. 우래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평양냉면 맛집으로는 필동면옥, 정인면옥, 옥돌면옥, 서령, 진미 평양냉면 등이 있다.
  • “딸바보 아빠 부성애 일깨웠죠”… ‘여름 남자’ 흥행 홈런 또 친다

    “딸바보 아빠 부성애 일깨웠죠”… ‘여름 남자’ 흥행 홈런 또 친다

    여름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 삼파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2번 타자 ‘좀비딸’이 30일 개봉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세상에 남은 마지막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9년 ‘엑시트’(942만명)에 이어 지난해 ‘파일럿’(471만명)으로 유독 여름 극장가에서 흥행 홈런을 자주 날려 ‘여름의 남자’라는 별명이 붙은 배우 조정석이 주연으로 나섰다. ●‘엑시트’ ‘파일럿’… 여름 극장가 ‘스타’ 영화는 맹수 사육사 정환(조정석)의 딸 수아(최유리)가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시작된다. 정환은 정부 당국이 감염자를 색출하고 좀비를 사살하기 위해 포위망을 좁혀 오자 딸과 함께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사는 시골에 숨어든다. ‘좀비딸’은 좀비물의 공포에 휴먼 코미디가 적절하게 배합된 영화다. 여기에 부성애 코드가 더해져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색다른 좀비물을 완성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딸이 좀비로 변하는 악몽 같은 상황에서 슬픔이 밀려오는 순간 위트가 살아나고 코미디가 구현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6살 난 딸을 키우고 있는 조정석은 극중 정환처럼 ‘딸바보’ 아빠다. 그는 “아빠가 되고 나서 자연스럽게 이 작품을 만났고 내 안의 부성애를 일깨웠다”며 “촬영하면서 딸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고 어떤 장면은 너무 감정이입이 돼 주체하기가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정환은 이전의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수아의 모습을 보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인간과 함께 살 수 있도록 극비 훈련에 돌입한다. 끝까지 딸을 포기하지 않고 훈육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저 같아도 어떤 상황에서도 딸을 지키는 선택을 할 것이고 그 지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딸은 장난기도 많고 명랑한데 엉뚱한 매력이 있는 모습이 딱 저랑 닮았어요. 잘한 일이 있으면 칭찬 스티커를 붙여 주는 등 딸에게 예의범절은 확실하게 가르치는 편입니다.” ●“담백한 평양냉면 같은 코미디 연기” 무엇보다 사춘기 소녀 수아 역을 맡은 최유리는 사나운 좀비로 변했지만 할머니의 따끔한 효자손에 움츠러들고 가수 보아의 음악에 반응하는 연기를 섬세하게 소화했다. “유리는 영화 시작 전부터 좀비 동작 등을 꾸준히 연습했어요. 특수분장용 렌즈를 끼면 앞이 뿌옇게 보이는데 고생을 정말 많이 했지요. 현장에서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가장 어른 같은 배우였고 너무나 바르게 자라 부모님이 누구신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이정은, 윤경호, 조여정 등 연기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호흡은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그는 “만약 감독님이 컷을 안 하면 1시간 넘게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 정도로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했다”면서 “실제 애드리브도 영화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을 알린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을 시작으로 조정석은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배우로 꼽힌다. ‘조정석표 코미디’는 올여름에도 통할 수 있을까. “저는 대본이 가진 코미디의 힘을 믿어요. 대본이 재미있고 배우들이 진지하게 상황을 잘 표현해 나갈 때 코미디의 절묘한 호흡이 나오는 것 같아요. 웃기려고 하면 오히려 안 웃기거든요. 이번에도 담백한 평양냉면 같은 저의 코미디 연기를 보러 극장에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골목골목 메밀 이야기”…‘박승흡의 메일 순례기’ 출간

    “골목골목 메밀 이야기”…‘박승흡의 메일 순례기’ 출간

    강원지역 시민단체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박승흡 이사장이 ‘박승흡의 메밀 순례기’를 출간했다. 책은 박 이사장이 ‘한반도 메밀 순례단’을 이끌고 전국의 막국수, 냉면집을 찾아 다니며 보고 들은 메밀 이야기로 구성됐다. 메밀이라는 소박한 곡물을 통해 사람과 지역, 계절과 역사, 우리 삶의 풍경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총 4부이고, 1부 메밀 음식의 뿌리를 찾아서, 2부 메밀과 동치미, 3부 오래된 미래, 평양냉면, 4부 우리 곁의 소바, 5부 변화와 혁신, 메밀 음식의 진화이다. 박 이사장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관면옥 홍대점에서 북콘서트를 열고 독자들과 만난다. 박 이사장은 “서로가 만난 길에서 손잡고 메밀의 세계로 넓고 멀리 나아가기를 희망하며, 그 길 끝에는 우리 모두를 반기며 안아줄 평화의 세계가 있으리라 굳게 믿으며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강원 철원 출신으로 춘천고와 서울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전태일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 [속보]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확정”…北 3번째 등재

    [속보]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확정”…北 3번째 등재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13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북한 측이 신청한 ‘금강산(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을 세계유산으로 확정했다. 북한 측은 2021년 금강산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현지 평가 및 심사가 미뤄졌다. 이후 4년 만인 올해 심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금강산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성격을 함께 지닌 복합유산으로 신청했다. 금강산은 백두산과 함께 한반도를 대표하는 명산으로 여겨져 왔다. 높이 1638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와 기암괴석,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지며 태백산맥 북부, 강원도 회양군과 통천군, 고성군에 걸쳐 있다.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해 여름에는 신선이 머문다는 뜻의 ‘봉래산’,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풍악산’, 겨울엔 흰 눈에 덮인 바위산이 뼈만 드러난 듯해 ‘개골산’이라고 불렸다. 금강산은 불교 유산의 명소로도 손꼽힌다. 오랜 역사와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정양사, 표훈사 등 고찰을 비롯해, 암벽에 새겨진 삼불암 등이 전해지며 불교 문화유산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위원회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금강산이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순례 등이 얽혀 있는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봤다. 이로써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2004년)과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총 3건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북한은 인류무형문화유산 5건도 보유하고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아리랑’(2014년), ‘김치담그기’(2015년), ‘씨름’(2018년·남북공동등재), ‘평양냉면’(2022년), ‘조선 옷차림 풍습’(2024년) 등이다.
  • 겨울에 더 많이 찾게 되는 ‘여름 별미’ 냉면 이야기

    겨울에 더 많이 찾게 되는 ‘여름 별미’ 냉면 이야기

    고려 말, 나라는 어지러웠고 백성들의 삶은 힘들었다. 당시 평양지역 관리였던 이성계는 더위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면 장인은 메밀가루로 면을 뽑아 차가운 물에 여러 번 헹궈 탄력 있는 면발을 만들었다. 육수 장인은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동치미 국물을 준비했다. 그렇게 동치미 국물에 메밀면을 담근 음식이 만들어졌고, 이성계는 나중에 ‘평양냉면’이라고 불리게 될 이 음식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이후 평양냉면은 여름 별미로 자리잡았고 조선 왕실의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이 이야기는 민간에서 전해져 오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이성계가 평양 지역 관리로 부임한 적은 있지만 이성계의 명령으로 냉면이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아마도 이성계의 건국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만들어진 여러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해 ‘냉면성애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사랑받는 냉면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온 것일까? 냉면은 원래 여름 별미가 아니었다 냉면이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1849년 홍석모가 집필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다. 이 책은 조선 후기 풍속을 기록한 것으로 이 책에 처음으로 냉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冬月則以冷麵爲別味, 細麵盛以大碗, 澆以肉汁, 酢芥爲調, 其味甚佳.(겨울에는 냉면을 별미로 삼는다. 가느다란 면을 큰 그릇에 담아 고기 육수를 붓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맛을 내면 그 맛이 매우 좋다.) 이 구절에 따르면 당시 민간에 냉면이 널리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책이 지어졌을 당시가 헌종 15년이며, 세도정치가 극심했던 시대였음을 고려하면 한 끼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평범한 백성이 냉면을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양반을 중심으로 한 상류층에서 냉면이 기호 음식으로 자리 잡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이한 점은 냉면이 여름 별미가 아니라 겨울에 즐기는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겨울철 음식이던 냉면이 여름 별미가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평양과 함흥에서 시작된 냉면은 일제강점기 이북 출신 주민들이 서울에 가게를 열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전쟁 이후 이북 출신 실향민들이 부산을 중심으로 대구, 인천 등에 정착하자 냉면은 전국구 음식으로 각광받았다. 이때까지도 냉면은 동국세시기에 언급된 것처럼 여름 별미보다는 겨울철 음식에 가까웠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차가운 냉면 육수를 보관하기 쉬워졌고 이 덕분에 냉면이 여름철 별미로 자리 잡게됐다. 2018년 남북 화해모드가 조성될 당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냉면을 대접했다. 당시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주요 기사로 다루며 냉면에 대해 ‘한반도에서 수백 년 동안 먹어온, 차가운 육수로 만드는 메밀국수 요리’로 소개했다. 이제 냉면은 K-푸드 대표주자가 돼 세계인들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 메밀면에 차가운 육수를 부어 만드는 조리법으로 독특함을 인정받고 있으며, 주재료인 메밀이 건강 식품으로 소개돼 더욱 관심받고 있다.
  • 겨울에 더 많이 찾게 되는 ‘여름 별미’ 냉면 이야기 [한ZOOM]

    겨울에 더 많이 찾게 되는 ‘여름 별미’ 냉면 이야기 [한ZOOM]

    고려 말, 나라는 어지러웠고 백성들의 삶은 힘들었다. 당시 평양지역 관리였던 이성계는 더위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면 장인은 메밀가루로 면을 뽑아 차가운 물에 여러 번 헹궈 탄력 있는 면발을 만들었다. 육수 장인은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동치미 국물을 준비했다. 그렇게 동치미 국물에 메밀면을 담근 음식이 만들어졌고, 이성계는 나중에 ‘평양냉면’이라고 불리게 될 이 음식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이후 평양냉면은 여름 별미로 자리잡았고 조선 왕실의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이 이야기는 민간에서 전해져 오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사실 이성계가 평양 지역 관리로 부임한 적은 있지만 이성계의 명령으로 냉면이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아마도 이성계의 건국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만들어진 여러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해 ‘냉면성애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사랑받는 냉면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온 것일까? 냉면은 원래 여름 별미가 아니었다 냉면이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1849년 홍석모가 집필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다. 이 책은 조선 후기 풍속을 기록한 것으로 이 책에 처음으로 냉면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冬月則以冷麵爲別味, 細麵盛以大碗, 澆以肉汁, 酢芥爲調, 其味甚佳.(겨울에는 냉면을 별미로 삼는다. 가느다란 면을 큰 그릇에 담아 고기 육수를 붓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맛을 내면 그 맛이 매우 좋다.) 이 구절에 따르면 당시 민간에 냉면이 널리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책이 지어졌을 당시가 헌종 15년이며, 세도정치가 극심했던 시대였음을 고려하면 한 끼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평범한 백성이 냉면을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양반을 중심으로 한 상류층에서 냉면이 기호 음식으로 자리 잡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이한 점은 냉면이 여름 별미가 아니라 겨울에 즐기는 음식으로 기록돼 있다. 겨울철 음식이던 냉면이 여름 별미가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평양과 함흥에서 시작된 냉면은 일제강점기 이북 출신 주민들이 서울에 가게를 열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전쟁 이후 이북 출신 실향민들이 부산을 중심으로 대구, 인천 등에 정착하자 냉면은 전국구 음식으로 각광받았다. 이때까지도 냉면은 동국세시기에 언급된 것처럼 여름 별미보다는 겨울철 음식에 가까웠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차가운 냉면 육수를 보관하기 쉬워졌고 이 덕분에 냉면이 여름철 별미로 자리 잡게됐다. 2018년 남북 화해모드가 조성될 당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냉면을 대접했다. 당시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주요 기사로 다루며 냉면에 대해 ‘한반도에서 수백 년 동안 먹어온, 차가운 육수로 만드는 메밀국수 요리’로 소개했다. 이제 냉면은 K-푸드 대표주자가 돼 세계인들 사이에 스며들고 있다. 메밀면에 차가운 육수를 부어 만드는 조리법으로 독특함을 인정받고 있으며, 주재료인 메밀이 건강 식품으로 소개돼 더욱 관심받고 있다.
  • 메밀 가격은 내렸는데…평양냉면 ‘맛집’ 1만 5천원은 “싼 편”

    메밀 가격은 내렸는데…평양냉면 ‘맛집’ 1만 5천원은 “싼 편”

    여름을 앞두고 서울의 평양냉면 가격이 속속 오르고 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식당인 서울 중구 필동면옥은 물냉면 가격이 지난해 1만 4000원에서 몇 달 전 1만 50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필동면옥뿐만이 아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의 물냉면 가격은 대부분 1만 5000원 이상이다. 서울의 평양냉면 ‘4대 노포’로 꼽히는 을지면옥은 냉면 가격이 1만 5000원이 된 지 1년이 넘었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2년간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4월 종로구 낙원동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열었는데 이때 가격을 1만 3000원에서 2000원 올렸다. 마포구 염리동의 평양냉면 맛집 을밀대는 물냉면 가격이 1만 5000원에서 지난 3월 1만 6000원으로 올랐다. 회냉면은 2만원에 달한다. 4명이 냉면 한 그릇씩 시키고 수육(4만 5000원)을 곁들이면 도합 10만원이 넘는다. 중구 우래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냉면 한 그릇에 1만 6000원이다. 송파구 방이동 봉피양도 냉면 가격이 1만 6000원이다. 중구 장충동 평양면옥은 냉면이 1만 5000원, 냉면 곱빼기는 2만 2000원이다. 대를 이어오며 수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노포보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냉면 전문점은 저마다 특색을 내세우며 더 비싼 값을 받기도 한다. 평양냉면계의 신흥 강자라는 입소문이 퍼진 남대문 인근의 한 식당은 이달 초 냉면값을 1000원 올려 1만 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종로구 행촌동의 한 북한 향토음식 전문점에선 평양냉면 가격이 1만 8000원이다. 마포구 동교동의 한 평양냉면 전문점은 일반 냉면은 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국내산 메일 100%’를 내세운 냉면은 1만 8000원이다.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평양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중도매 가격이 지난 2일 기준 ㎏당 3285원으로 1년 전보다 9.4% 내렸다. 그러나 냉면 가격이 계속 오름세인 것은 육수를 내는 고깃값을 비롯한 식재료 가격, 에너지 비용, 인건비, 가게 임차료 등 다른 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간당 최저임금과 냉면 평균 가격은 몇 년 전만 해도 비슷했지만, 냉면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제는 최저임금에 2000원을 더 보태야 냉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짜장면(7500원)과 칼국수(9462원) 1인분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1만원이 안 되지만, 냉면은 1만 2115원에 이른다. 올해 최저임금은 2022년(9160원)보다 9.5% 오른 1만 30원이다.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3월 9962원으로 1만원을 밑돌았지만 3년 새 21.6%나 올랐다. 냉면이 아니더라도 외식 품목 가격이 전반적으로 지속해서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3.2% 오르며 작년 3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기준 냉면과 비빔밥, 김치찌개 백반, 짜장면은 1년 전보다 각각 5∼6% 올랐으며, 김밥 가격은 8% 상승했다. 삼겹살과 삼계탕, 칼국수는 같은 기간 1∼4% 올랐다.
  • “음식엔 치유의 힘 있어… 남도 요리와 젊은 명장 키우고 싶어”[월요인터뷰]

    “음식엔 치유의 힘 있어… 남도 요리와 젊은 명장 키우고 싶어”[월요인터뷰]

    요리 금수저? 일식 흙수저!고깃집 막내아들로 요리에 눈떠대학 진학 실패 후 일식 요리 올인조리장 땐 월급까지 털어 고객 관리 상추튀김 텐동·김치식초 등 연구‘7전 8기’ 대한민국 명장의 철학청년 상인에 기회 주는 명장의 거리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상권 꿈꿔무안참사 땐 음식봉사 동참 이끌어시대에 맞는 전문 요리학교 만들 것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년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 선정해 ‘대한민국명장’이란 칭호를 부여한다. 대통령 명의의 명장패와 장려금 등이 주어지는 이 자리에는 기술만 좋다고 오를 수 없다. 15년 이상의 현장 경험과 입상, 논문 실적, 봉사활동 경력까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통해 큰 명성을 얻은 안유성(53) 셰프는 2023년 선정된 16번째 대한민국 요리명장이다. 7전 8기 끝에 명장이 된 그는 이미 지역에선 유명 인사였다. 한국바다셰프협회장, 한국조리기능장협회 호남지회장 등 직함만도 수두룩하다. 연예인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이 광주 방문 시 그의 식당에 꼭 들렀던 덕에 ‘대통령의 요리사’라고도 불린다. 그의 요리 인생은 얼핏 ‘금수저’처럼 보인다.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가 전남 나주에서 ‘장수회관’이란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음식에 눈을 떴다. 어머니는 3남 3녀 중 막내였던 그에게 종종 심부름을 시켰다. 젓갈, 천일염, 고춧가루 등 좋은 식재료를 찾는 안목을 키운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럼에도 어머니와 달리 일식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건 고교를 졸업한 1990년 무렵이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그는 1만원만 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조그마한 횟집에서 기본기부터 배웠던 소년은 이제 어엿한 사업가가 됐다. ‘가매일식’을 비롯해 장수회관, 곰탕집 ‘장수나주곰탕’, 평양냉면집 ‘광주옥1947’ 등을 운영 중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편의점 세븐일레븐 도시락과 밀키트도 냈다. 지난해 말엔 전복죽과 곰탕을 싸 들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은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 요리사의 동참이 이어졌다. 요리명장, 사업가를 넘어 교육자가 될 꿈이 더 남았다고 하는 안 셰프의 인생철학이 궁금해 지난 21일 광주 서구 농성동 가매일식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머니의 고깃집을 이어 갈 수도 있었는데 왜 일식을 택했나.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식업이 크게 성장하던 때였다. 한식당, 중식당은 많아도 일식당은 드물었다. 어머니가 큰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단체 손님만 받던 2층이 비어 있었다. 그곳에 일식당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낚시를 좋아해 참치 잡는 원양어선의 선장이 되고 싶었다. 한국해양대에 가고 싶었지만 성적이 안 됐다. 대학 진학을 못 하면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었다. 그저 일식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가족에겐 말도 하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어떻게 일을 배우기 시작했나. “아는 분의 소개로 서울 구로의 조그마한 횟집 모퉁이에서 먹고 자면서 배웠다. 운 좋게 훌륭한 스승님 두 분을 만났다. 웨스틴 조선 서울 출신의 김진국 셰프와 서울신라호텔에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모셨던 김영주 셰프였다. 그분들이 호텔에서 나와 차렸던 서울 강남의 초밥집에서 일했다. 스승님 밑에서 일본으로 단기 연수도 수차례 다녀왔다.” -스승에게서 가장 크게 얻은 건 뭐였나.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기술은 연마하면 되지만 마음가짐은 그렇지 않다. 항상 일찍 일어나 새벽 시장에서 하루치 재료의 신선도를 확인하며 고르는 눈을 길렀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재료 손질처럼 날마다 반복하는 일에 빨리 지친다. 사실 일을 반복하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성장해 있는 것이다. 똑같이 매일 밥을 지어도 기온과 습도, 햅쌀이냐 묵은쌀이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성장은 반복되는 일 속에 있다는 것을 배웠다.” -광주에는 언제 다시 왔나. “서울에서 일하던 1997년쯤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총조리장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서울 유명 초밥집에서 부주방장까지 하며 탄탄대로가 열릴 수 있었는데 나의 ‘꿈의 궁전’을 만들겠다고 왔다.” -안유성만의 ‘꿈의 궁전’에선 무얼 했나. “그때부터 고객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난 월급 받는 만큼 일한다는 생각을 멍청하다고 여겼다. 총조리장으로 있는 동안 ‘여기는 내 가게’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고객에게는 내 월급을 털어 선물을 주기도 하고, 바다낚시를 가서 잡은 생선 사진을 단골 고객에게 보여주며 회를 대접했다. 광주의 유명 정재계 인사는 거기서 다 만났다. 그러나 2002년 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진짜 내 식당을 열게 됐다.” -오너 셰프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빌린 돈으로 작은 식당을 인수했는데 인테리어는 포기하되 음식 질에 신경 썼다. 처음엔 직원 월급도 못 줬지만 입소문이 나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역세권임에도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었다. 주변에 매물이 나오면 하나씩 매입했다. 현재 식당 4곳, 카페 1곳을 운영 중이다. 조만간 막걸리 주점도 하나 열 계획이다. 이 중 2016년 냉면집을 연 것은 이북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북의 맛을 제대로 살린 냉면집을 내고 싶었다. 처음엔 장사가 안됐는데 2년 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평양냉면 열풍이 불면서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는 말이 맞더라.” -대한민국 명장이 꼭 되고 싶었던 이유는 뭐였나. “명장이 꿈 그 자체는 아니었다. 명장은 꿈을 이루는 데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명장의 거리를 만들고 싶었다. 상권이 활성화되면 거대 자본이 원주민을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다른 청년 상인들도 들어와 장사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런 상권을 만들고 싶었다. 청년 상인에게 팝업스토어 형태로 장사할 기회를 주고 싶다. 현재 운영하는 카페 1곳은 청년 상인에게 운영을 맡긴 수수료 기반의 매장이다. 명장이 되기까지 여태 사랑받았으니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대통령 명장 텐동’은 안유성만의 요리로 알려졌다. 메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일본 도쿄에 있는 140년 전통의 텐동점 ‘텐쿠니’에서는 튀김에 소스가 발라져 나와 눅눅하다. 광주는 각종 튀김에 초절임을 넣어 상추에 싸 먹는 ‘상추튀김’의 기원지다. 한국인은 바삭한 걸 더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광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상추튀김 텐동’을 만들게 됐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메뉴 아이디어는 내가 필요한 것을 찾다가 나오기도 한다. 평양냉면에 곁들일 고급 식초를 쓰고 싶은데 시중의 식초가 맘에 안 들어 완도 다시마를 발효한 식초를 만들었다. 음식은 계속 진화하는 것이다. 내 음식이 최고라고 고집하기 전에 고객 수요에 맞춰 발전시키는 것 또한 셰프의 능력이다.”(안 셰프는 물김치를 이용한 김치식초 제조법 등 특허 6건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에도 미슐랭 가이드 식당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일본 후쿠오카는 작은 도시임에도 미슐랭 식당이 많아 미식 관광을 가는 곳이 됐다. 광주는 젊은 인재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 미슐랭 식당이 있다면 요리 분야 인재들이 남도 음식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광주시에서 (미슐랭 유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내게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초밥은 일본에서 기원했지만 나는 남도에서 나는 식재료로 섬세한 기술을 발휘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하우가 축적되면 나중에 남도 초밥이 꽃을 피울 날도 올 것이다.” -무안국제공항에 봉사하러 갔던 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힘을 좀 보탰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더니 컵라면은 있어도 음식을 해 줄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주위의 외식업 하는 분들도 함께했던 거고 나 혼자 한 것은 아니었다. 기사가 많이 나면서 음식을 기부하겠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 현장과 모두 연결해 드렸다. 조금이나마 유가족과 관계자들께서 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음식엔 마음을 고치는 치유의 힘이 있다. 이번 현장에서 그걸 더 절실히 느꼈다.” -요리사로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는. “일본 초밥 전문점 ‘스키야바시 지로’의 오노 지로 셰프는 1925년생인데 아직도 현역이다. 내 건강만 허락한다면 오랫동안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종 꿈은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나 일본 ‘쓰지 조리사 전문학교’와 같이 시대에 맞는 전문 요리 학교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내 아들이 쓰지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학의 요리학과는 현장과의 연결성이 부족하다. 실무를 가르친 후 1년가량은 오너 셰프로 일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육성 기관) 역할을 하고 싶다. 부지는 충분히 확보했고 10년 안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확실시…북한 ‘조선 옷차림 풍습’도 유력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확실시…북한 ‘조선 옷차림 풍습’도 유력

    된장, 간장 등 한국 음식의 기본양념인 장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국가유산청은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 신청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이날 발표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 심사 결과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유산을 심사한 뒤 ‘등재’, ‘정보 보완(등재 보류)’, ‘등재 불가’로 분류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 데 ‘등재’ 판단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평가기구 측은 한국의 장 문화에 대해 “밥, 김치와 함께 한국 음식 문화의 핵심”이자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12월 2~7일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장 담그기는 삼국시대부터 폭넓게 전승되는 전통 음식문화 중 하나로,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른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고 ‘장고 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관리할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 안에서도 한국의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발전시켜왔다는 점에서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독특한 장 제조법을 가지고 있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의 장을 만들고, 집안에 전해 내려온 오래된 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 등은 한국의 장 담그기가 갖는 특징이자 독창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2018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최종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총 23개 종목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중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을 많이 보유한 국가로 분류돼 2년에 한 번씩 등재 심사를 받고 있다. 2026년에는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할 예정이다. 북한이 제출한 ‘조선 옷차림 풍습’도 이날 ‘등재’를 권고받았다. 북한은 ‘아리랑’ (2014), ‘김치담그기’ (2015), ‘씨름’ (2018· 남북공동 등재), ‘평양냉면’ (2022) 등 4개 종목이 인류무형유산에 올라가 있다.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올해 총 58건의 대표목록 등재 신청서를 심사해 57건에 대해 ‘등재’ 권고했고, 1건은 ‘정보 보완’ 판정을 내렸다.
  • 평양에서 밤마다 ‘이것’ 즐긴다고?…김정은이 허락했다는데

    평양에서 밤마다 ‘이것’ 즐긴다고?…김정은이 허락했다는데

    북한 평양의 신규 주택 단지에 이색 상업 시설이 대거 들어와 북한의 밤문화를 바꾸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평양 내 ‘뉴타운’인 화성거리, 림흥거리에 자리한 화성대동강맥주집, 불꽃놀이 용품 판매점 창광불꽃놀이감상점, 초대형 음식점 화성각 등을 소개했다. 북한은 2021년 평양에 매년 1만 가구씩 총 5만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매년 뉴타운을 만들고 있다. 송신·송화지구가 2022년, 화성지구 1단계가 2023년, 화성지구 2단계가 올해 각각 완공됐다. 화성지구 번화가인 림흥거리에 위치한 화성대동강맥주집은 독특하게 꾸며진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맥주 거품이 가득 흘러넘치는 잔과 함께 차양을 받치는 2개의 문주를 대동강 맥주병으로 형상화했다. 2층짜리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서양의 선술집을 연상케 하는 각종 집기로 가득하다. 1층은 홀에 앉으면 하나의 거대한 맥주통에 들어앉아 있는 느낌이 들 수 있게 설계됐다고 조선신보는 표현했다.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2층에 있는 ‘야외 노대’(테라스)다. 조선신보는 “손님들은 시원하게 꾸려진 야외 노대에서 훌륭한 자태를 드러낸 희한한 새 거리의 모습과 화려한 불빛이 넘치는 야경을 부감하면서 맥주를 마신다”고 전했다. 림흥거리의 또 다른 명소인 창광불꽃놀이감상점은 30여종의 불꽃놀이 용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이곳은 평양 시민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찾는다고 한다. 개점 당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본뜬 모형 폭죽을 판매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잡히기도 했다. 상점은 불꽃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놀이터도 마련했다. 림흥거리에 사는 한 여성은 상점을 찾아 “우리 아들은 매일 저녁 베란다에서 불꽃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루가 멀다고 이 상점을 찾고 있다”고 조선신보에 말했다. 북한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과 흡사한 모습의 ‘화성각’은 부지 면적이 2만6000여㎡에 달하고 좌석이 1000석이 넘는 화성거리의 초대형 음식점이다. 1관은 평양냉면이 주력 메뉴이며 결혼식도 진행한다. 2관은 불고기 등 여러 요리를 제공한다. 북한이 이처럼 뉴타운의 각종 상업시설 선전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주민들이 거주하는 새 아파트 내부의 모습을 소개하는 보도는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대외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이 최근 평양 북서쪽 신도시 서포지구 내 전위거리 고층 아파트 입주자 인터뷰를 통해 전기로 난방하며 부엌과 세면장도 주부의 마음에 꼭 맞게 꾸며져 있다고 간략하게 전하는 정도다.
  • [길섶에서] 맛있는 짝퉁

    [길섶에서] 맛있는 짝퉁

    휴일에는 안마의자에 앉아 TV를 보며 과자를 먹곤 하는데 요즘엔 소라과자며 고구마과자에 자주 손이 간다. 두세 봉지를 한데 묶어 싸게 파니 그것도 좋다. 단맛이 강한 다른 과자는 동네의원 의사 선생님 얼굴이 떠올라 먹어도 한두 조각에 그치곤 한다. 물론 이런 과자나 저런 과자나 의사 선생님이 보기에는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흔히 소라과자나 고구마과자라 부르지만 봉지엔 ‘소라형 과자’나 ‘고구마형 과자’라 적혀 있다. 소라과자에 소라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고구마과자에도 고구마는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충청도의 한 도시로 인생 선배를 찾아가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평양냉면만두집을 찾아오라는 전갈이었다. 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하며 전국에 그렇게 많은 평양냉면만두집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냉면은 평양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맛있었다. 한편으로 고구마과자에는 고구마가 들어 있지 않아도 좋았는데 냉면집 이름은 섭섭했다. 이 솜씨에 ‘평양’이라는 짝퉁 표현을 버렸다면 오히려 지역 명물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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