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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민순 칼럼] 미국발 ‘패싱’, 냉정하게 대응하라

    [송민순 칼럼] 미국발 ‘패싱’, 냉정하게 대응하라

    동맹국 사이에도 상대를 건너뛰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흔히 이런 ‘우회’(bypassing)를 ‘패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근래 미국이 한국을 패싱해 북한과 직거래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전쟁으로 악화된 여론 전환용이라는 것이다. 때마침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축소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자리 깔기인지, 한국의 이란전쟁 지원 거부나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한 불만 때문인지 말들이 분분하다. 미국은 가끔 한국을 패싱해 왔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는 제네바에서 북한과 양자 합의 후 한국에 경수로 건설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시켰다. 그런데 2002년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사업의 폐기에 들어갔다. 2019년 북미 ‘하노이 핵 협상’이 결렬됐을 때도 한국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이런 일들은 워싱턴의 공화·민주, 그리고 서울의 보수·진보 정부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은 다른 동맹국들도 패싱해 왔다. 1971년 닉슨 전 대통령은 중국을 전격 방문해 일본, 대만, 한국에 ‘쇼크’를 줬다. 거꾸로 다른 동맹국들도 미국을 패싱한다. 1956년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규합해 미국을 따돌린 채 이집트를 침공했다. 수에즈운하의 국유화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독일의 브란트 전 총리는 미국을 넘어 소련과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한국도 195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반공포로를 전격 석방해 미국에 충격을 안겼다. 근래에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승 70주년에 톈안먼 성루에 올랐다. 이처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언제든지 동맹국 간 소위 패싱이 일어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패싱당한 쪽에서 상응 조처를 하거나 충격을 흡수할 역량이 있느냐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 나름의 상응 조처를 취했다. 수에즈에서 미국은 ‘핵 사용’을 위협해 영국과 프랑스를 후퇴시켰다. ‘닉슨 쇼크’를 받은 일본은 다나카 전 총리가 1972년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미국보다 7년이나 앞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지금 미국은 국력의 상대적 축소 추세에 맞추어 세계 전략을 변환 중이다. 트럼프 이후에도 동맹국을 우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한미동맹의 나사를 조이는 한편 만약의 패싱에 대한 카드도 가다듬어야 한다. 첫째, 트럼프와 김정은 회담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위협에서 벗어나고 한국은 단거리 핵의 직격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거래의 가능성은 계속 살아 있다. 한국은 한반도의 위험한 핵불균형에 대응할 방책을 강구할 자격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에 따라 한국 방어의 1차 책임은 한국이 맡게 된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 역할 축소와 함께 한미 훈련도 조정될 것이다. 그에 더하여 중국을 겨냥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요구까지 커질 것이다. 안팎으로 부담의 가중이다. 한국의 역내외 활동은 자체 안보 여력의 범위 내로 국한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셋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같은 원칙에 따라야 한다. 한국 선박의 안전과 국제해양 질서를 위한 응분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미국 요구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명분과 입장에 따라 자체 능력과 제약에 맞는 수준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미국은 그 반사 효과를 보면 된다. 북한은 핵능력에 더하여 러시아 파병으로 재래군비의 현장운용 경험까지 축적 중이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 대통령이 “북미 신뢰 회복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기대한다”면서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훈련 축소 결정을 환영했다. 초현실적 광경이다.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미북 관계 때문인지, 만약 그렇다면 한국은 이 땅에서 어떤 존재인지 심란해진다. 또 야당은 정부의 잘못으로 미국의 패싱을 불러온다고 비난한다. 지금의 야당이 집권 시에도 패싱은 있었다. 집안싸움이 아니라 미국발 ‘패싱의 파도’를 넘을 대응책에 같이 집중해야 한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트럼프, 금발女와 ‘골프장 키스’ 사진에 美 발칵…그런데, 손가락이 여섯개? [월드픽]

    트럼프, 금발女와 ‘골프장 키스’ 사진에 美 발칵…그런데, 손가락이 여섯개? [월드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참모인 나탈리 하프 보좌관과 골프장에서 입을 맞추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사진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조작 이미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SNS에는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고해상도와 저해상도 두 가지 버전으로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에는 흰색 셔츠와 밝은색 바지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한 금발 여성과 입을 맞추는 모습이 담겼다. 배경에는 골프 카트와 필드가 펼쳐져 있고 여성은 골프 장갑을 낀 채 골프채를 들고 있다. 사진 속 여성의 외모가 하프 보좌관과 매우 닮아 진위 논란이 확산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하프의 오른손 손가락이 6개로 그려져 있다”며 “겉보기엔 그럴듯하지만 두 사진 모두 가짜”라고 지적했다. 이어 “AI가 만든 이미지를 해상도만 낮추면 진위를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골프 카트에 놓인 골프채의 형태가 어색한 점, 깃발에 골프장 로고가 없는 점,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귀에 있어야 할 흉터가 사라진 점 등도 해당 사진이 AI 생성 이미지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1991년생인 하프 보좌관은 2020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하며 인연을 맺었다. 트럼프의 재선 실패 이후 보수 성향 매체인 ‘원 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OAN)’에서 앵커로 활동하다가 2024년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뒤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이른바 ‘인간 프린터’라는 독특한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종이 문서나 출력물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늘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니며 기사나 SNS 게시물을 즉석에서 출력해 전달하기 때문이다. 하프 보좌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 온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의 발언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소프 의원은 “트럼프는 그저 카타르 국왕이 선물한, 방어 기능도 없어 보이는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함께 여행이나 다니고 싶어 한다”고 비꼬았다.
  • 핀란드도 ‘프랑스 핵우산’… 커지는 EU 자강론

    佛 주도 이니셔티브… 10번째 합류2023년 나토 가입 이어 안보 강화발트 3국 에스토니아도 참여 검토핀란드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주도의 핵우산에 합류하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핀란드가 프랑스의 ‘유럽 핵억지력 확대 이니셔티브’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양국이 이날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핀란드가 ‘확장 억지’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협력 이행을 시작하기 위해 수개월 내로 핵 조율 그룹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의 동참으로 해당 이니셔티브에 함께하는 국가는 프랑스를 포함해 10개국으로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고 하는 한편에서 러시아의 위협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프랑스는 올해 3월 미국을 대신해 유럽에 핵우산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유럽 핵억지력 확대 이니셔티브’는 이같은 ‘유럽 자강론’ 흐름 속에 나온 결과물로, 프랑스 주도 핵 억지 합동 훈련, 전략적인 한시 핵전력 배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핀란드는 2차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유지해오다 2023년 이를 폐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했다. 134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옛 소련 시절부터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안보상황이 급변하며 나토 합류를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 독자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프랑스 핵우산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럽 주요국을 상대로 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안보 협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도 프랑스 핵우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1991년 소련 해체를 계기로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338㎞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 한국, 파병 다음은 ‘알래스카 LNG’?…트럼프 압박, 선거 앞두고 거세질까 [핫이슈]

    한국, 파병 다음은 ‘알래스카 LNG’?…트럼프 압박, 선거 앞두고 거세질까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벌써 두 차례나 한국을 이 사업의 주요 투자자로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향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개발업체 글렌판그룹과 투자회사 젠트리 비치가 각각 알래스카에서 대규모 LNG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렌판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의 사업비는 545억 달러, 젠트리 비치가 추진하는 ‘폴라 LNG’는 250억 달러 규모다. 두 사업을 합치면 약 800억 달러(약 108조원)에 달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약 1300㎞ 가스관을 건설해 알래스카 북단 가스전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남단 지역으로 운반하는 사업이다. 가스관 건설 등을 포함해 초기 투자 비용만 약 450억 달러(6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기업에 수익보다는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FT는 “산업계와 알래스카 주정부가 지난 반세기 동안 알래스카에서 LNG를 생산하려고 애썼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환경 파괴 비판 여론이 강하고 기반 시설 건설 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래스카에서는 극한의 날씨 탓에 기반 시설 건설이 가능한 기간은 1년에 3~4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생산 프로젝트가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라는 점은 다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엑손모빌과 BP, 코노코필립스 등 거대 에너지 기업은 2016년 높은 사업비를 우려해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알렉스 먼튼 래피던 에너지 그룹 분석가는 FT에 “엑손모빌과 노스슬로프 지역 생산업체들이 이 사업을 검토한 후 자신들 몫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 원천에서 해안까지 가스를 옮기는 수송관을 건설하는 데만 170억 달러(약 23조 1800억원)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의 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 어디까지문제는 거대 에너지 기업도 발을 뺀 해당 사업 투자자 명단에 한국이 오르내린다는 사실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분야 협력에 배정됐고 나머지 2000억 달러를 투입할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그간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미 전략 투자 1호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해당 사업이 ‘하이리스크 사업’이라며 난색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과 일본이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가고 있다”며 한국을 콕 집어 언급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업과 관련해 “한국·일본과의 무역협정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통상 당국은 최근 국회에 대미 투자 대상을 보고하며 1호 프로젝트로 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6.3GW)를 사실상 낙점하고,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 투자 계획을 투자합의문에 담을지는 막판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대미 전략 투자 프로젝트는 이르면 1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트럼프, 선거 패배하면 LNG 사업 백지화 가능성도”트럼프 대통령은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에 파병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이리스크 사업’으로 꼽히는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 압박까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T는 “미국 민주당이 2028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정치적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취임 첫날 미국과 캐나다 간 송유관 허가를 취소한 전례도 있다”고 전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3월 연합뉴스에 “미국 기업들이 직접 투자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4년 임기 후에는 사업 진행이 잘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당연히 4년 후 한국 기업들의 사업 리스크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먼튼 분석가는 “알래스카의 석유와 가스는 민감한 이슈이며 그만큼 정치적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우주에서도 전쟁?…“우주 궤도에 무기 실전 배치” 인정한 이유 [밀리터리+]

    트럼프, 우주에서도 전쟁?…“우주 궤도에 무기 실전 배치” 인정한 이유 [밀리터리+]

    미국 우주군이 지상과 위성을 공격·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우주 궤도에 실전 배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미 우주군 사령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적대국의 공격으로부터 합동 부대를 보호할 수 있는 궤도 내 ‘우주 통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주 공간에 무기를 배치했다고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변인은 구체적인 무기 체계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우주 통제는 물리적·비물리적 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의 역량을 무력화하고 우주 영역을 통제하는 임무를 포함하며, 공격과 방어 목적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로이 마인크 미 국방부 공군장관은 같은 날 열린 항공·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오늘날 우리는 진화하는 위협이 어디에 존재하든 이에 대응할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바로 미국이 현재 적대 세력의 행동으로부터 합동군을 방어할 수 있는 궤도상 우주 통제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주 무기 배치’ 공식 인정한 배경미국이 우주 궤도에 무기를 실전 배치한 사실을 공식 인정한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경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우주군에 따르면 중국은 군 현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우주 및 대우주 공격 역량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우주를 주요 전장으로 인식하고 우주 패권이 향후 분쟁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으로 간주해 왔다. 실제로 1957년 당시 옛 소련은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우주로 발사하며 우주의 군사화를 시도했다. 이후 우주 공간 내 핵무기 배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커졌으나 주요 강대국들은 1967년 ‘외기권 조약’을 체결해 궤도 내 대량살상무기(WMD) 배치를 금지했다.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사 및 이용에 관한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인 외기권 조약은 미국·소련·영국이 1967년 1월 서명하고 같은 해 10월 발효한 우주 분야의 국제조약이다. 조약의 핵심은 우주 공간을 특정 국가가 영토처럼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국가가 평화적 탐사와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외기권 조약 제4조는 체약국이 핵무기나 기타 대량살상무기(WMD)를 탑재한 물체를 지구 궤도에 올리거나, 달과 기타 천체에 그러한 무기를 설치하거나, 그 밖의 방식으로 우주 공간에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다. 다만 외기권 조약이 우주에서 모든 종류의 무기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제4조는 핵무기와 WMD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위성이나 다른 형태의 대위성무기(ASAT) 등은 조약 자체에서 명시적으로 전면 금지하지 않는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외기권 조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상대국의 위성을 무력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러시아는 2021년 ‘누돌’ 미사일로 자국의 폐기 위성을 직접 요격해 파괴하는 직접상승형 대위성미사일(DA-ASAT)을 시험했다. 러시아가 지상에서 발사한 미사일로 저궤도 위성을 직접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실제로 입증한 것이다. 러시아는 위성을 이용해 다른 위성에 접근하는 방식도 발전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위성들은 다른 위성을 추적하거나 근접 비행하는 기동을 여러 차례 수행했으며 서방의 상업용 레이더 위성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는 기동도 관측된 바 있다. 중국 역시 직접상승형 대위성미사일과 더불어 중국이 운용하는 우주 실험·기술 검증 위성인 스젠(SJ)-21을 이용해 다른 위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기동 능력을 보여줬다. ABC뉴스는 “미국이 우주 궤도에 무기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힌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미국이 배치한 우주 무기는?미국이 어떤 종류의 무기를 궤도에 배치했는지, 또 언제부터 배치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우주 무기에는 사이버 무기나 레이저, 중국·러시아가 운용하는 다른 위성과의 충돌 목표로 설계된 위성 등이 포함된다. 미국 ‘안전한 세계재단’의 우주 안보·안정성 담당 책임자인 빅토리아 샘슨은 미국이 실제로 궤도에 배치한 무기가 우주 기반 재밍 장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스페이스폴리시온라인에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처럼 우주에서 전파를 방해하는 재밍 체계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런 무기라면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아 우주 파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존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미 우주군 대변인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이 우주에 배치한 무기는 단순한 방어용 위성으로 한정되지 않고, 전자전·재밍 같은 비운동에너지 체계부터 물리적으로 상대 위성을 공격하는 운동에너지 체계까지 이론적으로 포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신과 전문가들은 적대 세력이 GPS와 통신, 정보, 표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위성을 무력화하거나 파괴하려 들면서 지구 궤도가 군사적 경쟁·충돌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공식 인정은 다른 국가의 우주 무기 개발과 배치를 촉진할 수 있다”며 “미국이 어떤 무기를 배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새로운 위협으로 받아들이면, 상대국 역시 우주에서 공격·방어 능력을 확대하는 우주 군비경쟁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씨줄날줄] 난제 푸는 AI

    [씨줄날줄] 난제 푸는 AI

    88시간. 지난주 오픈AI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1만 개를 동원해 수학 최고 난제 중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정복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인류 200년 동안의 난제가 풀렸을 때 수학계에서 날아온 것은 필즈상 수상자 25명이 서명한 항의 서한이었다. AI 속도 조절 논쟁은 미국 정치권으로 번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해진다”며 대응책을 촉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게 먼저”라고 맞받았다. AI는 원래 난제를 풀라고 만든 기계다. 2016년 구글이 AI로 망막 질환을 판독하는 논문을 내고 신경망 번역으로 통번역 품질을 끌어올렸을 때 세계가 환호했다. 2021년 인실리코 메디슨이 4~6년 걸리던 신약 후보 발굴을 18개월로 줄였을 때 의료계가 들썩였고, 2024년 딥마인드가 50년 묵은 생물학 난제인 단백질 구조 예측을 풀었을 때는 노벨화학상이 수여됐다. 의학, 약학, 통번역 난제를 풀 때 쏟아진 갈채가 수학 앞에서 분노로 바뀐 까닭은 선명하다. 고통의 문제라면 빨리 푸는 것이 능사겠으나, 수학에서는 푸는 과정이 답 못지않게 중요하다. 수학자들은 난제를 정복할 산이 아니라 광맥으로 여긴다. ‘n이 3 이상일 때 xⁿ+yⁿ=zⁿ을 만족하는 자연수 해는 없다’라는 페르마의 정리는 1637년 제시돼 1995년에야 증명됐다. 358년간 푸는 과정에서 타원곡선, 인터넷 암호 기술 등이 파생됐다. 수백 년을 헤매야 얻는 지식을 AI의 88시간이 통째로 건너뛴 것 아닌지, 수학자들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갈채와 분노가 곳곳에서 교차한다. 회계·법무 전문가의 판단을 대신하는 AI 앞에선 기대와 불안이 엇갈린다. 영상·음악 등 예술적 표현을 통째로 생성하는 AI 앞에서는 경탄과 두려움이 부딪친다. AI가 사람의 병부터 고쳐 주고, 판단은 그다음, 예술과 수학은 맨 나중이었으면 좋겠다. AI가 같은 생각인지는 지금 아무도 모른다. 홍희경 논설위원
  • [포착] 러軍, ‘찰리 커크 폭탄’ 투하…암살된 트럼프 측근의 등장, 이유는? [영상]

    [포착] 러軍, ‘찰리 커크 폭탄’ 투하…암살된 트럼프 측근의 등장, 이유는? [영상]

    러시아 공군이 미국 보수 인플루언서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찰리 커크의 사진과 그의 생전 발언을 적은 FAB-400 유도 활공 폭탄을 투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리스 매체 디펜스넷 등 외신의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엑스에 올라온 영상은 찰리 커크가 피살된 지 1주년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활공폭탄에 커크의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폭탄 앞쪽에는 “우크라이나는 결코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는 문구가 영어로 적혀 있다. 이는 커크가 2023년 10월 자신의 엑스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교하며 썼던 표현이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이 없는 전쟁이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이나 무기를 지원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적은 바 있다. 디펜스넷은 “찰리 커크의 사진과 그의 발언이 적힌 활공 폭탄은 러시아 공군 Su(수호이)-34 전투폭격기에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활공 폭탄이 발사된 정확한 지점과 활공 폭탄이 떨어진 목표물이나 목표 지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1년 전 피살된 찰리 커크는 누구?‘청년 마가(MAGA)’의 아이콘이던 찰리 커크는 보수 청년 운동 조직인 터닝포인트USA를 창립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승리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10일 유타밸리대 캠퍼스 토론 행사에서 타일러 로빈슨에 의해 피살됐다. 20대 청년인 로빈슨은 당시 행사장에서 장거리 소총으로 커크를 저격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가중 살인 등 7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로빈슨은 “커크가 너무 많은 증오를 퍼뜨린다”는 취지로 범행 동기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크는 사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 진영에서 성인(聖人)급 인물로 떠받들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커크의 죽음을 모욕하거나 비하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로이터 통신은 “미 국무부가 찰리 커크의 암살을 축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외국인 여러 명의 비자를 취소했다”며 “국무부가 제시한 사례에는 한 외국인이 커크의 죽음에 대해 ‘너무 늦게 죽었다’고 말한 것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왜 찰리 커크 이용했나러시아군이 미국 마가의 상징이 된 커크를 자국 공격에 ‘동원’한 배경에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보수 진영의 우호적인 시각과 러시아의 주장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커크는 생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거나 회의적인 입장을 반복해서 밝힌 인물이다. 암살되기 2개월 전인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의 추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 “미국의 싸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고,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추가 지원에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크는 202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푸틴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갱스터에 가깝다”고 비판하면서도 미국이 러시아와 싸우기보다는 중립을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 ‘느슨한 동맹’ 관계를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커크가 사망한 이후 러시아 정부와 친러시아 인사들은 그를 적극적으로 ‘친러시아 인물’로 재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제 특사 겸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의 최고경영자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커크는 미국 보수주의자 가운데 가장 큰 친러시아 목소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고,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역시 “커크는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주장하고 전쟁의 원인을 이해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아일랜드 하나 돼야”… 英, 통일 투표 개시에 선 그어

    아일랜드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회담 뒤 “‘통일 아일랜드’는 환상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일어날 일이다. 차라리 지금 일어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영국도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소유 둔베그 골프장에서 열리는 골프대회 참관차 아일랜드를 방문했다. 아일랜드는 1919~1921년 영국과의 전쟁 끝에 독립했으나, 북동부 북아일랜드는 종교·민족적으로 가까운 영국에 남았다. 이후 영국 잔류를 지지하는 신교도와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요구하는 구교도 간 유혈 분쟁은 대표적인 ‘피의 현대사’로 기록됐다. 이 같은 분쟁은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 중재로 ‘벨파스트 협정’이 맺어지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협정에 따라 아일랜드가 다시 통일되려면 북아일랜드 유권자의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의 헌법적 지위는 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경계심을 보였다. 영국은 현시점에서 북아일랜드 귀속 주민 투표가 개시될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북아일랜드 최대 연합주의 정당인 민주통합당의 개빈 로빈슨 대표도 “북아일랜드의 미래는 런던이나 더블린, 워싱턴이 아니라 북아일랜드 사람이 결정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 “러 파병 북한군, 1000명 이상 ‘자폭’”…‘끔찍한 맹세’의 전말 공개 [핫이슈]

    “러 파병 북한군, 1000명 이상 ‘자폭’”…‘끔찍한 맹세’의 전말 공개 [핫이슈]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기 약 1년 전부터 이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북한군을 파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파병 활동을 기려 평양에 건립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을 다녀온 북한 소식통은 일본 산케이신문에 “2023년 7월 방북한 러시아군 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파병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파병 협상이 시작됐다는 내용이 기념관 전시 자료에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 등에 군인을 보내기 약 1년 전부터 양측의 파병 협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산케이에 “해당 기념관에는 파병된 북한군 사망자 숫자가 2288명으로 기록돼 있다”며 “기념관과 인접한 묘지에는 전사자 중에서도 ‘영웅’으로 추대된 300명의 묘비가 늘어서 있고, 기념관 2·3층에는 나머지 희생자들의 유골함이 안치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묘비와 유골함에는 숨진 군인의 성명, 생년월일, 사망 원인이 기재돼 있으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병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사망자 절반 이상이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며 드론 공격에 의한 희생자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 “기념관에는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한 병사의 문서도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한국 취재진에 “동료들도 다 포로가 안되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만 죽지 못했다”, “포로가 되면 역적이 되는 것과 같다. 나라를 배반한 것”이라고 말하며 죄책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우리 국정원은 지난해 9월 북한군 사망자가 2000여명일 것으로 추정한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24년 10월경부터 우크라이나 전장에 군인을 보냈으며 누적 규모는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에도 1만여 명이 러시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러 군사협력, 우크라 전쟁 끝나도 지속될 것”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민 도브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평화·파트너십·위기관리 국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서울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조약은 이번 전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쟁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러 군사협력이 상당히 구조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이러한 협력이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더 부정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브란 국장은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 “북한 군인들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더 많은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EU가 북한의 추가 파병과 관련해 구체적인 징후를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면서 한국과 EU가 관련 정보 공유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에 무기 주면 ‘남북한 간접 교전’ 가능성도”한편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천궁-Ⅱ와 같은 방공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미 워싱턴포스트 칼럼이 나온 뒤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한 압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도 지난달 23일 미 CNN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한국은 매우 정교한 요격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혹은 유럽 동맹국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당 요격 미사일을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과 맞부딪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쏘는 미사일을 남한(한국)이 준 천궁-Ⅱ나 패트리엇으로 막게 되면, 남북이 간접적으로 교전하는 교전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서울광장] 북핵 담판 세 번째 기회, 어떻게 잡을 것인가

    [서울광장] 북핵 담판 세 번째 기회, 어떻게 잡을 것인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을 공약했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인 2005년 9월 19일.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개국이 참여한 6자회담이 도출해 낸 9·19 공동성명 1항에 담긴 내용이다. 그리 길지 않지만 강렬한 이 한 줄은 북한의 비핵화를 설명하는 정석이 됐다. 북한의 비핵화 공약에 상응해 다른 5개국은 관계 정상화, 경제협력, 평화체제 구축 등 반대급부를 공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발표된 6자회담 2·13 합의와 10·3 합의를 통해 영변 핵시설 중단, 신고, 불능화 등 단계별 조치에 따라 중유 100만t 지원, 테러지원국 해제 등 상응 조치가 합의됐다. 순항하던 6자회담은 2008년 12월 멈춰 섰다. 북핵 폐기까지 가기 위한 핵물질·핵시설 검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였다. 하지만 6자회담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은 6자회담을 주도한 한국 정부의 ‘변심’이었다. 2008년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서 ‘6자회담은 전 정부의 치적’이라며 방치됐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에 이어 2009년 2차, 2013년 3차 등 6차례 핵실험을 감행하며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6자회담이 멈추지 않았다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6자회담을 통해 역할을 더 했다면 북핵 고도화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9·19 공동성명이 잊힌 지 오래인 지난 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대북 투자에도 관심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김 위원장이 호응한 결과였다.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4개 항의 공동성명이 발표됐는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공약이 3항에 담겼다. 이에 미측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등을 공약했다. 북측은 특히 6·25 전쟁 당시 실종 미군 유해 송환에도 합의했다. 6·12 공동성명은 9·19 공동성명에 비하면 짧고 간단했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다시 명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결렬됐다. 6자회담이 2·13, 10·3 합의 이후 ‘악마는 디테일’에서 막힌 것처럼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범위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북측은 6자회담에서도 ‘말’로 내놨던 영변 핵시설 폐기만 제시하며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측은 이를 거부했다. 당시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딜’보다 ‘노 딜’이 낫다며 등을 돌렸다. 하지만 북미 정상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다시 만나 훗날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겼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6년 8월. 4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 카드까지 던지며 김 위원장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 등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추락하자 북한 카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 목표마저 흔드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외교가는 퍼즐 맞추기로 분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후인 11월 18~19일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그 전후로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평양이나 원산에 가거나 김 위원장을 12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부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기와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담의 성격이다. 비핵화가 아닌 핵무기 감축, 즉 군축회담으로 흘러간다면 북한의 몸값만 높이고 핵 개발 명분만 주는 나쁜 딜이 될 수밖에 없다. 9·19, 6·12 공동성명에 이어 세 번째 유의미한 공동성명을 도출해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고 후계자인 딸 주애에게 ‘밝은 미래’를 물려주도록 하려면 비핵화라는 오랜 목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은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원칙을 지키는 ‘굿 딜’에 나서게 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지난한 과정이지만 정도와 원칙을 지켜야 해결될 수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트럼프, 91년생 ‘애착담요’ 女참모에 현찰 6000만원 쐈다…말 나온 이유

    트럼프, 91년생 ‘애착담요’ 女참모에 현찰 6000만원 쐈다…말 나온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자신의 ‘애착 담요’로 불리는 나탈리 하프(35) 백악관 보좌관 등 최측근 직원 3명에게 각각 4만 5000달러(약 6200만원)의 현금을 연말 선물로 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의 연봉 약 15만 달러의 30%에 달하는 돈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직원에게 이처럼 거액의 현금을 준 공개 사례는 없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8일(현지시간) 최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 재산 공개 자료를 토대로 하프와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보좌관, 체임벌린 해리스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4만 5000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세 사람은 이를 ‘연말 현금 선물’로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운영을 담당하는 월트 노타 국장도 2만 달러(약 2800만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현금 선물을 놓고 연방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연방법은 민간 등 외부에서 연방 공무원의 정부 급여를 사실상 보충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 돈이 백악관에서 수행한 업무에 대한 추가 보상 성격이라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수석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공직 생활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직무와 무관한 개인적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법 위반 가능성을 부인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공보 담당은 “대통령은 정부와 민간 분야에서 직원과 참모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오랜 관습이 있다”며 “이번 선물은 이들의 공식 직무와 아무 관련이 없어 법적·윤리적 기준에 따라 완전히 허용된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실만으로 연방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정부윤리청(OGE) 국장 대행을 지낸 돈 폭스는 이번 지급이 급여 보충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트럼프 애착담요’ 문고리 女참모 누구길래 이번에 돈을 받은 참모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하프다.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종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수시로 출력해 전달해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작성에도 관여하는 등 대통령에게 들어가는 정보와 메시지를 가까이에서 다루는 참모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트럼프 담당 기자 매기 하버만은 하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애착 담요’(comfort blanket) 같은 존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최근 비밀 이동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 우려 속에 튀르키예에서 에어포스원을 떠나 다른 미군 항공기로 비밀리에 갈아탔는데, 하프는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노타 국장 등과 함께 대통령을 수행한 소수 참모에 포함됐다. 하프는 최근 미국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도 섰다.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카타르가 선물한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여행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공격하자 백악관은 오소프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하프를 엄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백악관의 거센 대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프를 “워싱턴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악관에서 가장 중요한 참모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폭스 전 OGE 국장 대행은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상사에게 거액의 현금을 받은 부하 직원이 그에게 빚을 졌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번번이 웃돈 얹는 ‘트럼프 청구서’

    대미투자는 재촉, 핵잠 논의는 ‘감감’통상 엮어 호르무즈 파병 압박까지靑 “결정된 것 없다… 국익 기반 기여” 한국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은 1년이 넘도록 실제 이행한 약속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까지 추가로 압박하면서 한국 정부도 실질적 대가를 적극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요구사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심 사안의 이행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을 향해서는 계속 양보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사항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6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해 ‘1호 사업’으로 22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오는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이달 중 처음으로 대미 투자금도 송금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부담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3.5%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2년 연속 국방비를 약 8% 증액했다. 미국이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던 비관세 장벽도 허물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이 요구해 온 1대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은 국회 처리가 미뤄진 상태다. 반면 미국이 약속한 것들은 진척 사항이 없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6월에서야 첫 고위급 협의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7월 미 워싱턴DC에서 2차 협의를 갖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미국이 15%로 낮추기로 한 상호관세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이를 301조 관세로 대체했고, 과잉생산 관세 등도 추가 검토 중이라 15% 수준을 사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파병을 압박하면서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점검단까지 파견했다. 정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미국의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달 미국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그런 기본 입장을 가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는 국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행하지 않거나 파병을 하더라도 비전투 인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맹에 계속해서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의 요구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외교 문법을 무시한 채 동시다발적으로 현안을 수시로 제기하면서 다른 사안까지 연계해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은 악화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대비 16%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한국리서치의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미국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44.8점으로 201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26.9점이었다. 외교가에선 정부도 미국의 추가 요구를 단순 수용하기보다 이를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파병 전력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나눠 협상하면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반대급부를 확보해 이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이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것들을 해 주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심어 줘서 거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뉴욕서 9·11 테러 25주년 ‘롤콜’ 추모… 트럼프는 ‘나홀로 펜타곤’

    뉴욕서 9·11 테러 25주년 ‘롤콜’ 추모… 트럼프는 ‘나홀로 펜타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9·11 테러 발생 25주년을 맞아 오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와 워싱턴DC 국방부 청사(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 등 3대 현장에서 동시에 추모식이 열린다.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뉴욕에 총집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 추모식에 참석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부지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여하는 ‘이름 낭독(롤콜)’ 행사가 열린다. 이들은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2977명과 1993년 WTC 폭탄 테러 희생자 6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추모한다. 특히 올해는 테러 당시 구조·복구 작업 중 얻은 후유증으로 숨진 이들을 기리는 별도의 묵념 시간이 새롭게 추가됐다. 행사는 첫 비행기 충돌 시각인 오전 8시 46분을 시작으로 피격 및 건물 붕괴 시각에 맞춰 총 7차례의 묵념을 거쳐 마무리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 행사를 택한 배경에는 ‘연설 여부’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뉴욕 그라운드제로 참석을 검토했으나, 9·11 추모박물관 측이 초당파성 유지를 이유로 2012년부터 고수해 온 정치인 연설 불허 방침을 꺾지 않으면서 일정을 바꿨다고 CNN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치적 발언 제약이 없는 펜타곤을 무대로 직접 추모 연설을 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추모식 전날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으로 신변 위협이 커지자 경호상 이유로 펜타곤으로 추모 장소를 변경한 바 있다. 뉴욕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대리 참석한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자랑스러운 뉴요커인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사건을 목격했던 경험을 여러 차례 이야기해 왔다”라며 “올해 추모 연설에서는 악랄한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고 유족을 기리며, 미국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었던 용감한 구조대원들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열린세상] 트럼프식 막무가내와 미국 국력

    [열린세상] 트럼프식 막무가내와 미국 국력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 리더십은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을 심한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으며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권 초기에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약으로 그가 미국의 경제와 지도력을 회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가 없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그의 리더십 행사 방식을 보고 세계를 위태롭게 하겠다는 우려가 커졌는데 지금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집권하면 우크라이나전을 하루 만에 종전시켜 러시아와의 관계를 복원시키고 중국과의 대결에 힘을 집중해 미국은 물론 서방의 위상을 지킬 것이라 공언했었다. 집권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는 공약과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몇 주 안에 끝낸다던 이란과의 전쟁은 이제 끝을 알 수 없는 소모전이 될 양상이다. 우크라이나전은 물론 불필요한 이란전까지 장기전으로 이어지게 되면 세계 정세는 정말 암울해질 것이다. MAGA는 미국 국력을 회복시켜야 가능해진다. 국제정치학에서 국력의 4대 요소를 묶어 DIME이란 용어로 부른다. 외교(Diplomacy), 정보(Information), 군사(Military), 경제(Economy)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즉 미국 국력의 회복은 이 4개 분야가 골고루 잘 작동해야 가능해진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은 이들 분야를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 외교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피아 구별을 하지 못한다. 그의 외교정책 기준은 미국과 동맹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자기의 공명심과 거래적 이익에 누가 도움이 되는지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그의 변덕스러운 정책에 군사적, 금전적으로 도움이 안 되면 동맹국이라도 적대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대로 적성국이라도 자신의 공명심에 도움이 되거나 거래적 이익이 된다면 추파를 던지는 행태를 보인다. 그 결과 동맹의 결속이 약화되고 미국이 고립되면서 반대 진영의 자신감과 결속을 더욱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정보는 결국 미국의 신뢰성, 소프트파워를 말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인해 전 세계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신뢰도가 중국보다 더 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홍보기관인 USAID도 폐지하고 공공외교 예산은 대폭 감축해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군사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전쟁을 일으킨 후 이를 수습하지도 못해 미군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주요 무기 재고는 바닥이 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에 비해 수적 열세라는 분석이 많은데 아시아의 전력을 유럽과 중동으로 이전 배치하는 패착을 보여 패권 경쟁에서도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 경제와 관련, 그는 경제의 체질 개선과 부의 순환구조를 개혁해 미국 경제를 내부에서 회복시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외국을 압박해 관세를 더 걷고 또 외국 공장을 미국에 이전시켜 경제회복을 기하려는 외부 의존적 방식을 택하고 있어 그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또한 이런 방법은 다시 미국의 리더십과 신뢰도를 더 깎아 먹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그의 리더십은 참으로 즉흥적이고 저급하기까지 하다.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독단적 리더십이지만 스스로를 위대한 지도자로 여기고 있다. 그의 주변에서 아무도 그의 독단적인 정책 결정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참모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그는 백악관을 비롯한 주요 건축물을 왕실처럼 바꾸고 심지어 미 항공모함을 자기 취향에 맞춰 2차 대전 당시 양식으로 재건조하라 했다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우리는 날로 심각해지는 한반도 정세 속에 이런 미국 대통령을 상대해야 하므로 우리 내부에서 안보를 정쟁용으로 삼아 다툴 여유가 전혀 없다.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백척간두를 헤쳐 나가는 마음으로 외교·안보 정책의 한 수 한 수를 다져 나가지 않으면 언제 황망한 변을 당할지 모른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 중인데, 미군과 전쟁 중인 국방장관 [글로벌 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 된 초유의 사태 발생인사 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호언장담 트럼프 따라 1년 전 ‘이 주식’ 샀다면?…최대 7배 뛰었다 [재테크+]

    호언장담 트럼프 따라 1년 전 ‘이 주식’ 샀다면?…최대 7배 뛰었다 [재테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를 통해 인텔 주가 상승을 자랑스럽게 홍보했습니다. 실제로 인텔 주가는 1년여 만에 최대 7배 가까이 뛰어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그는 “나는 나라를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지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주식과 다른 여러 자산으로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 모든 것이 미국을 위한 것이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그런데도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에게 비난만 받고 있다”며 “정말 불공평하지만 어쩌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AI로 생성된 이미지가 함께 담겼는데, 백악관에서 여러 대의 모니터 앞에 앉아 주식 시장을 살펴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미지 속 모니터 화면에는 인텔 주가가 20달러(약 2만 6900원)에서 현재 95달러(약 12만 7700원)로 올랐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20달러 → 현재 98달러실제 인텔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8월만 하더라도 20달러 안팎에 머물렀는데요. 이후 주가는 꾸준히 올라 지난 6월 30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42.35달러(약 19만 1400원)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97.79달러(약 13만 15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1년여 만에 주가가 최대 7배 넘게 뛰어오른 셈입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경영난에 시달리던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확보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게시물에서 “미국은 이제 위대한 미국 기업인 인텔의 지분 10%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게 됐으며, 인텔은 더욱 놀라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인텔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로 올라섰습니다. 주당 20.47달러(약 2만 7500원)로 책정된 의결권 없는 보통주 4억 3330만 주를 받았죠. 이는 당시 종가인 24.80달러(약 3만 33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 가격 차이만으로도 장부상 이미 19억 달러(약 2조 5500억원)의 이익을 거둔 셈입니다. 트루스소셜 유료 서비스로 또 시끌한편 이번 주식 시장 이미지 게시는 트럼프 미디어의 ‘트루스 API’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이 서비스는 월 10만 달러를 내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발표 내용을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트루스소셜의 유료 기능입니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지난 7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 서비스가 연방 증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미국은 이란과 전쟁중인데 미군과 전쟁중인 국방장관[글로벌인사이트]

    육군 현대화 주도한 드리스콜 장관헤그세스와의 마찰 끝에 결국 사표육참총장·해군장관에 육군장관까지전쟁 중에 공석된 초유의 사태 발생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 국방부가 심상치 않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 간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장성들을 대거 물갈이했던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에도 군 지휘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 보수 성향의 헤그세스 장관이 이념전쟁에 몰두하면서 군 지휘 체계와 미래전에 대비한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 육군의 개혁을 이끌었던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까지 최근 헤그세스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의를 밝히면서 군 내부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밝힌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값비싼 전통 무기체계에 의존하는 대신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며 육군 현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드리스콜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하고 고위 장성들의 승진을 잇달아 막으면서 갈등을 빚다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에 미군은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육군 장관과 참모총장이 모두 공석인 사태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마지막 미군’ ‘한 세대에 나올까 말까 한 명장’으로 불렸던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지난달 27일 사임한 배경에도 헤그세스의 몽니가 있었다. 상식적인 군 인사권자라면 1순위로 곁에 뒀을 베테랑이었지만, 헤그세스는 도나휴를 향해 ‘자기 홍보에 치중한다’는 식의 마타도어로 공격하며 스스로 군복을 벗게 만들었다. 헤그세스 장관과 군 수뇌부의 불편한 관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전격 경질하는 것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군 최고위직에 오른 브라운 의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어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총장과 미 국가안보국(NSA)·사이버사령부를 동시에 이끌던 티머시 호크 사령관 등도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의 칼끝은 개별 인사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엔 현역 4성 장군과 제독 자리를 최소 20% 줄이고 전체 장성급 직위도 10% 감축하도록 지시했다. 불필요한 지휘 계통과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전투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울러 미군 지휘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등 이른바 ‘워크(woke·진보적 가치)’에 매몰돼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문화전쟁도 벌였다. 군부와의 갈등이 상징적으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해 9월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펼쳐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세계 각지에 배치된 장성과 제독 수백명을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불러 모아 미군이 ‘전사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며 체력과 외모, 군 기강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장성들에게는 “명예롭게 사임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미군 지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졌고 오랜 관료주의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복잡한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고 급변하는 전쟁 양상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군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인사기준,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장성 감축 외치며 외모 기준 제시도트럼프는 여전히 헤그세스 전폭 신뢰하지만 군 인사의 기준이 ‘능력’에서 ‘충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육군장관의 후임으로 헤그세스 장관의 측근인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파넬 대변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국방부 수석대변인 겸 국방장관 수석고문에 임명되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 인사가 됐다. 현재 미국은 중동에서 장기간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중국의 팽창에 대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 최고위층의 잦은 교체와 인사 공백은 단순한 조직 내부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대응 능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헤그세스 장관이 문화전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헤그세스 장관이 육군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전쟁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던 군 주요 직책 인사들을 밀어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헤그세스 장관에게 힘을 싣는 모양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며 그는 펜타곤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며 옹호했다.
  • 이란서 “위험한 발언” 나왔다…‘종전 국민투표’ 꺼낸 전 대통령에 발칵 [핫이슈]

    이란서 “위험한 발언” 나왔다…‘종전 국민투표’ 꺼낸 전 대통령에 발칵 [핫이슈]

    이란의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종전 여부를 묻는 방안을 직접 제안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전 대통령은 최근 한 행사에서 “국가적 목표의 틀을 우리가 먼저 명확히 정하고 이를 국민에 제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받아들인다면 기꺼이 전쟁을 계속하고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국민 다수가 원한다면 전쟁을 끝내야 하며, 종전 여부를 국민의 뜻에 맡길 수 있도록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요구로 해석된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전쟁 피해를 복구하고 청년과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대다수 국민의 뜻에 따라 ‘명예롭게’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마이크를 잡고 소란을 피우는 극소수가 이란 전체 민심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전쟁 지속을 고수하는 강경파를 향해 비판하기도 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2013~2021년 이란 대통령을 지내며 이란 핵합의 성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란의 온건·실용파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이후에는 이란 내 강경파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란 경제 상황 어느 정도?이란은 6개월간 미국·이스라엘과 전쟁하며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란의 오일머니를 마르게 하겠다는 미국의 해상봉쇄 작전이 최근 들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란은 국가 경제가 원유 수출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1가량이 원유 판매 대금으로 충당된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비롯한 군 재정도 원유 수입에 기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를 인용해 “지난 7월 미국이 해상봉쇄를 재개한 이후 봉쇄선을 넘어 외국으로 수출된 이란산 원유가 전무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달 페르시아만 내 선박에 하루 25만 5000배럴의 원유를 새로 적재했지만, 이 물량은 봉쇄선을 넘지 못한 채 해상에 갇혀 있다. 지난 6월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해상 봉쇄가 일시적으로 풀리자, 봉쇄선 밖으로 반출해 둔 원유 물량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거의 바닥난 상태다. 케플러는 “이란이 미리 적재해 둔 원유를 하루 100만 배럴 정도로 중국 등에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음 달 중순쯤이면 이 물량도 바닥날 것”이라 추정했다. 이란이 판매한 원유의 값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경제적 왕따 작전’으로 이란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공언했고, 이란과 거래하는 기관이나 정부에도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 경제를 사실상 고사 직전으로 몰아넣었다. 이란 화폐인 리알화 가치는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폭락했고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세 자릿수에 이를 정도로 심화하고 있다. WSJ은 “이란의 공식적인 인플레이션율이 80%를 상회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바는 더 심하다는 전언이 나온다”고 전했다. 강경파 “위험한 발언” 즉각 반발로하니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강경파는 즉각 반발했다. 강경 성향의 파르스 통신은 “로하니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무지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라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로하니 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의 심각한 경제난과 청년의 미래를 우려해 전쟁을 ‘명예롭게’ 끝내자고 주장했으나, 강경파는 오히려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응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이란 전문가 엘리 게란마예는 WSJ에 “미국의 제재는 일반 이란 가정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란이 이로 인해 협상 테이블에서 굴복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란 정권은 오히려 저항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것은 이란 정권이 군사적,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헌법에 따라 의회의 의결과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거치면 중요한 입법이나 국가 중대사, 개헌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실제 사례로는 1979년 이슬람공화국 체제 수립 과정에서 실시된 두 차례의 국민투표이며, 1989년에도 최고지도자의 권한 조정 등을 담은 개헌안을 두고 국민투표가 이뤄진 바 있다.
  • 꿈의 ‘수출 1조 달러’ 눈앞… 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질 우려도

    꿈의 ‘수출 1조 달러’ 눈앞… 트럼프 통상 압박 더 커질 우려도

    한국 수출이 지난 5일 기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면서 사상 첫 연간 1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대미 무역흑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 오히려 통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기준 수출액은 7094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7093억 달러를 117일 앞당겨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긴장하는 대목은 빠르게 불어나는 대미 무역흑자다. 올해 1~8월 대미 수출은 127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495억 달러였던 대미 흑자는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이미 647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8개월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연간 흑자를 157억 달러나 웃돈 것이다.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와 현지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미 흑자 증가는 통상 협상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가 미국 입장에서는 무역 불균형 확대로 읽힐 수 있어서다. 대미 흑자 규모가 추가 시장 개방이나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미 흑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정부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자체는 기업의 영역이라면서도 대미 흑자 문제가 기업 부담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수출은 기업의 영역이고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 투자 측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호이익 관점에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업이 우려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쏠림이 심해졌다. 올해 1~8월 반도체 수출은 281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7배로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연간 24.4%에서 올해 1~8월 40.6%로 확대됐다. 반도체 업황이나 글로벌 정보기술(IT)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전체 수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 호조가 내수와 고용으로 퍼지는 힘도 예전보다 약해졌다.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한 2011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3.6% 성장하고 취업자가 41만 5000명 늘었다. 반면 수출 7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난해는 GDP 성장률 1.0%, 취업자 증가 폭 19만 3000명에 그쳤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7%로 반등했지만 수출 회복세가 내수와 고용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에 쏠린 수출시장을 넓히기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모두 가입하지 않은 대규모 다자간 경제협력체를 통해 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4일에는 농어업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업종별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관훈토론회에서 “한국 같은 통상 국가가 CPTPP에 가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며 농수산 분야의 우려를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 “CPTPP는 G2 위압 맞설 경제 집단안보”

    “CPTPP는 G2 위압 맞설 경제 집단안보”

    트럼프 1기 상대한 日통상 정책통한국에 조속한 CPTPP 가입 주문“공통 규칙으로 안보 연대 넓혀야”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면 미국이나 중국의 경제적 압박을 양자 힘겨루기로만 맞서는 대신, 회원국들과 함께 ‘(통상)규칙’의 문제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CPTPP 가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일본을 대표하는 통상 전문가인 시부야 가즈히사(67) 간사이가쿠인대 교수는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의 조속한 CPTPP 가입을 주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본 내각관방에서 약 8년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정책조정 등을 담당한 통상 정책통으로, 트럼프 1기 미일무역협상에서는 일본 측 관료 실무 책임자로 미 무역대표부(USTR)를 상대했다. 이후 칠레 주재 일본대사를 지냈다. 시부야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제 기능을 잃고 미국마저 자유무역의 수호자에서 보호무역의 당사자로 돌아선 점에 주목했다. 그는 “회원국을 늘리고 협정문도 지속해서 갱신하는 ‘살아 있는 협정’인 CPTPP가 흔들리는 다자 통상질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며 “CPTPP는 중견국들을 위한 ‘집단안보의 경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TPP·CPTPP 가입론은 그동안 수차례 부상했지만 농업계와 정치권, 자동차업계의 우려로 번번이 사그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으나 최종 신청에는 이르지 못했다. 시부야 교수는 일본에서도 가입 전 “농업이 궤멸한다”는 반대가 거셌지만 정부 지원과 개혁이 병행되면서 오히려 농산물 수출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시행 중인 후쿠시마현 등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 금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 없는 수입 중단은 CPTPP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에만 엄격한 조건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가 협정 기준 준수 여부를 까다롭게 심사한다고 전했다. 일본 역시 가입 과정에서 11개국의 검증을 거쳐 십여 개 법률을 개정했으며, 영국은 사전 심사에만 약 1년이 걸렸다고 부연했다. 시부야 교수는 “CPTPP가 경제적 위압에 대한 공동 대응 규칙을 만들고 EU·아세안이 이에 동참하는 ‘규칙 연대’를 구축하는 게 향후 일본 정부의 구상”이라고 했다. 가입국 확대로는 부족하며 공통 규칙을 매개로 경제안보 연대를 넓혀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CPTPP 복귀에는 비관적이었다. 그는 미국이 향후 복귀를 희망하더라도 “‘복귀’가 아닌 신규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협정 곳곳의 수정을 요구할 바에는 현 체제가 낫다는 회원국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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