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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천식의 통일직설] ‘담대한 구상’ 호응이 북한의 옳은 선택이다/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담대한 구상’ 호응이 북한의 옳은 선택이다/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31년 전 소련이 해체되고 세계 냉전이 끝날 때 한반도에서도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 총리회담에서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고 비핵화공동선언을 합의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남북한의 지도자였던 노태우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남북한이 화해하고 침략하지 않으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의 공동 이익과 번영을 추구해 평화통일을 성취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비핵화하기로 합의했다. 핵무기를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치·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핵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도 보유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그러한 지도자들의 결단은 남북한이 마땅히 가야 할 이정표였다. 한민족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우리는 그러한 약속을 모두 지켰다. 반면에 북한은 그러한 약속을 모두 어겼다.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 스스로도 인정했던 바와 같이 분명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높인 것이며, 평화통일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 반민족적인 일이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비핵화와 남북 협력의 바른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그렇게 해야 할 근거와 의무가 있고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북한이 안보를 명분으로 핵개발을 추진했으나 핵무장으로 북한의 안보환경은 더 나빠졌다. 애초에 북한을 군사적으로 침공할 의사를 가진 주변 국가는 없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ㆍ미사일은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의 빗장을 풀었다. 주변국 중에 핵ㆍ미사일 협박을 당하면서도 손발 묶어 놓고 있을 얼빠진 나라는 없다. 그 나라들은 국력이 북한보다 최소한 60배에서 수백배나 크다. 북한은 국력을 온통 기울여 핵을 개발했지만 그것으로 주변국을 겁줄 수 없으며 오히려 주변국의 군비강화로 인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북한은 핵무장을 함으로써 체제안전은 더 취약해졌다. 북한은 제재와 압박을 당하고 있으며, 모든 경제발전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북한 인민들은 빈곤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핵무기는 북한 주민들의 행복을 해치고 불만을 더 커지게 한다. 이것이 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흔드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다. 북한의 체제안전은 북한 주민들에게 달려 있지 다른 나라가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개방을 철저히 틀어막고 통제를 철통같이 강화하고 있는 것은 체제가 취약하다는 신호다. 30년 전 북한의 지도자는 비핵화와 경제발전이 안보와 체제안전을 위한 좋은 길임을 알고 결단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로부터 권력을 세습했다. 그렇다면 할아버지가 민족과 세계 앞에 약속했던 공약까지도 이어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 길이며, 북한 인민을 위하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을 천명한 것은 북한에 좋은 길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북한이 비핵화를 결단하고 담대한 구상에 호응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리고 남북 간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다. 북한은 매년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인민 생활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한다면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상호 적대할 이유도 없고, 미국이 북한을 경계할 이유도 없다. 군사적 신뢰 구축과 긴장완화,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남북한 모두 안보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돼야 한민족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을 지향해 나갈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과의 과감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으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신뢰도 구축했다. 북한이 호응한다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폭과 속도로 남북 협력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이 거부할 일이 아니다.
  • “냉각기 가진 뒤 남북미 정상 화상회의로 국면 전환해야”

    “냉각기 가진 뒤 남북미 정상 화상회의로 국면 전환해야”

    김정은 아직 전면에 안 나선 것에 주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원점 회귀 아냐 정부, 추가적인 상황 악화 방지 총력을 연락사무소 폭파, 핵실험보다 더 충격 강경파 김영철·리선권 전면등장이 원인 北, 비핵화협상 깨고 중러에 돌아갈 수도고유환(63) 통일연구원장이 4·27 판문점 선언의 결실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핵실험보다 더 큰 충격”이라면서도 냉각기를 거친 뒤 남북미 정상 간 화상회의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 원장은 21일 서울 서초동 통일연구원 사무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해선 “계속 평화 비핵 교환 프로세스에 집중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이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원점으로 돌아갔나. “아직은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없다.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미 정상에서 출발했다. 대남 강경기조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총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그만하자’고 공식 선언하기 전까지는 배드캅과 굿캅의 역할 분담을 하는 중일 수 있다. 국면 전환 가능성은 아직 있다.” -북한은 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까. “사실상 자해적 행위다. 남측 시설물이라도 북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최고존엄 권위 훼손에 따른 인민의 분노를 삭힐 방법으로 폭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느 한 가지 요인으로 이처럼 극단적 조치를 취하긴 어렵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정세가 풀리지 않고 코로나19 ‘셀프 봉쇄’로 내부 어려움이 가중됐다. 대미·대남 불만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동요가 결합됐다. 특히 지난 8일 대남사업부서회의에서 김 부부장과 함께 강성 군부 출신인 김영철 부위원장이 등장하고 그와 가까운 리선권이 외무상이라는 점도 주목한다. 지금은 강경파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내부 분위기가 조성됐을 수 있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예고한 대남 전단 살포는 이행될까.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나열한 계획은 그다지 심각한 것들이 아니다. 군대 배치 등은 북 영토 안에서 이뤄지고 대남전단 역시 감정적인 맞대응에 불과하다. 연락사무소 폭파로 남한 정부와 국민, 미국이 느낀 심리적 충격은 핵실험보다 컸다. 충격요법의 측면에선 그보다 더 큰 충격을 곧장 이행할 가능성은 작다. 김 부부장이 4일 담화문에서 언급한 금강산·개성 철거는 남측의 추후 조치를 지켜본 뒤 절차를 밟을 것 같다. 민간 자산을 파괴하면 남측 민심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할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도 커졌나. “북한이 전략도발을 감행하면 미국은 군사옵션을 쓸 것이다. 재선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빌미를 제공할 이유는 없다. 북한 역시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기에 추가 실험을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북한의 전략무기가 고도화되고 핵미사일 무기고는 늘어나고 있다.” -어디서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나. “과거 북한의 패턴을 보면 전환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5년 지뢰 도발로 위기를 조성한 뒤 2+2 고위급 대화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거나 조치를 명령하면 최고지도자의 ‘무오류 리더십’에도 상처가 난다. 남북미 세 정상이 이익의 조화점을 찾아 시작한 평화 프로세스가 깨진다면 세 사람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 -정부 대응이 미흡했나. “하노이 노딜 직후엔 남과 북 모두 북미 대화가 풀릴 수 있다고 봤지만 미국은 셈법을 바꾸지 않았다. 정부는 올 초부터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고 독자적 남북협력을 추구했지만 실무적 뒷받침이 이어지지 않았다.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2018년 3월 5일 우리 측 특사단의 평양 방문서 북측은 군사적 위험해소와 체제안전보장이 이뤄진다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북측은 체제보장에, 한국과 미국은 비핵화에 집중하다 보니 진전이 없었다. 타미플루 등 인도적 지원도 한미 워킹그룹과 유엔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관성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북이 합의한 대북전단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예상된 긴장 촉발 요인을 막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원로들과의 간담회(고 원장도 참석)에서 ‘미온적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정부 대응 방향은. “북한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냉각기를 가지고 반전의 기회를 봐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10·4 남북공동선언이 있었던 10월 초까지가 좋은 시기라고 본다. 평화 프로세스가 시작될 때로 돌아가 다시 집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남북미의 화상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모멘텀을 되살릴 수 있다. 정상들의 의지로 각국의 내부 강경파를 뚫고 다시 프로세스를 성공시켜야 한다고 뜻을 모은다면 국면 전환을 이룰 수 있다. 전환이 어렵다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닫고 전통적 우방인 중국·러시아로 돌아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여전한가. “하노이 회담에서 스몰딜이라도 체결됐다면 일부라도 동결할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오히려 수량이 늘고 있다. 자칫하면 비핵화 협상이 깨지고 핵군축 협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역시 독자 핵개발, 미국과의 핵 공유협정, 전술핵 재배치 등과 관련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전문 1 보러가기 정성장 북한은 금강산 개별 관광이 유엔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남한이 미국 눈치 보느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그리고 북한은 한국정부가 앞에선 평화를 말하면서도 뒤에선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군비 증강과 예산 증액에 매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성렬 당국자간에 신뢰가 없어서 조기 재개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민간 부분에선 오히려 북미협상 장기화 국면에 민간교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고, 북한으로서도 대남관계 관리 위해 고려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대북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성장 적에게도 배울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간부들까지 불러 3박 4일 동안 북한이 나아가야할 방향, 생존전략과 안보전략 방향에 대해서 장시간 얘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원회의 개최 전까지 치열한 내부 토론 통해 종합된 의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얘기했다고 봐야 한다. 상황을 어떻게 주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북한과 상대해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강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었지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처럼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대로라면 북한이 주도하는 방향에 끌려 갈 수밖에 없다. 평화에 대한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그야말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기존의 외교?안보?대북 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조성렬 하노이 회담까지는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어느 정도 당사자 역할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은 볼턴을 경질하고 비건이 부장관에 오르는 등 쇄신이 있었다. 북한도 김영철 국무위원이 뒤로 물러나고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마땅히 바꿨어야 할 기존 라인이 그대로이고 변화된 상황에 따른 대응도 바뀐 게 없어 정책피로가 상당해 보인다.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하는 친서를 보낸 데 대해 북한당국은 남한 당국자들이 북한체제의 특성을 이해 못하고 있고 정세 판단도 제대로 못한다고 비판하는 보도문을 내보냈다. 흔히 보수정부보다 진보정부가 북한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의 불만을 보면 우리 정부가 북한을 너무 모르고 자신들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성장 우리 대북 라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북한이 어떤 입장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 한중 정상회담 때 철도 얘기한 것도 이상했다. 조성렬 북한이 관심을 두는 것은 단순한 남북철도 연결이 아니라 고속철 건설이다. 북한은 단번 도약(퀀텀 점프)를 바라는데 우리 정부의 제안은 1980년대식의 기존 철도 연결에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절대로 남측의 지원을 일방적으로 받지 말고 호혜적으로 하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지원량도 얼마 되지 않으면서 원조, 원조하니 북한이 반응을 안 보이는 것이다. 정성장 중국이 북한에 지원한 것에 비해 1/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규모의 식량 지원 가지고도 한국정부가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찔끔 지원하고 생색내려고 하니 북한으로선 한국정부에 대해 반감이 생길 법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제재 대상 아니므로 보다 과감하게 했어야 한다. 사회 전문가들이 많이 지적하는데 도대체 바뀌지 않는다. 정성장 한국정부가 2018년의 남북 및 북미 대화 국면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큰 역량을 발휘했지만 그 후 국면에서 대안 제시에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위해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작은 문제들만 주로 논의했다. 북미협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전문가들과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그것이 매우 부족하다. 사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다자간 구도로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가 휘말릴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조성렬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당사자를 자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숨 돌렸으니 여력이 생겼다. 시진핑 주석이 작년 상반기에 평양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으니, 금년 봄 서울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져 판을 4자 논의구조로 바꾸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으로선 중국을 ‘뒷배’ 삼아 대미 협상력 높이고, 북미협상이 끝내 결렬되더라도 미국의 보복을 견제하는 안전판으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이 2018년 5월 다롄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약속한 것은 ‘비핵화 약속을 위반하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도 우리는 책임 못 진다. 반면에 북한이 약속 지켰는데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면 체제안전과 경제번영은 우리가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정성장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서 첫 번째 목표는 한반도 안정이고 두 번째 목표가 비핵화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대북 제재의 구멍을 메울 수도 크게 할 수도 있는 것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교적 잘 견뎌온 것도 중국과의 협력 덕분이다. 현재 대북 제재가 북한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굳이 미국과 자신의 핵포기를 논의하는 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대통령에게 거짓말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비핵화 협상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호전됐고,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으며, 북한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리비아 해법’을 미국에 요구한 것 등이 북한의 협상 의지를 약화시켰다. 결국 다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선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다. 북한은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어 북미 합의가 깨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포기 후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로 북한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및 비핵화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확대하면, 4자회담의 틀 내에서 남북 간 접촉이 가능해진다. 4자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면 일본, 러시아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6자회담과 다르게 관련국들 간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북미협상을 4자 또는 6자 협상으로 확대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조성렬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현상 동결(stand still)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의 중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우리 4·15총선, 7월 24일~8월 9일 도쿄올림픽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파국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멘텀들이 줄줄이 있다. 이런 상황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서는 잠정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합의를 해놓고 북미,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현상 동결 합의를 위한 보증자로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미 대선 때까지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이 여기에 응하면 상응 조치로는 한미 훈련 중단 정도로 안 되고, 가능하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강제입국 동결이나 유예 조치, 제재를 일부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성장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또 다른 한편으로 남북관계와 북미 교착 장기화를 염두에 둔 대북 전략의 수립도 필요하다. 북한은 ‘정면돌파’ 노선 발표와 함께 핵과 미사일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전략무기의 양이 늘어날 텐데 북한의 핵무기가 100여개로까지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비관적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하는 균형적 태도와 냉정한 현실 인식 및 치열한 고민 그리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을 위해 한국 정부는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설] 北 ‘새로운 길’ 외통수 안 되게 제재·안전 묘안 찾아야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없이 성탄절이 지나갔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자제했다고 도처에서 안도하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까지로 설정했으며,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이다. 아직도 연말까지는 닷새가 남았다.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의 내용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미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대내외에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열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핵 보유국 선언과 동시에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해제, 북미 및 남북 관계의 중단, 자력갱생, 옛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연대 강화 등 여러 갈래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뭐 하나 우려스럽지 않은 게 없지만 2년간 중단했던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재개를 비롯해 군사력 강화를 드러낼 다양한 수준의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재현될 것이 가장 걱정스럽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중에도 지난 5월 이후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신형 4종 무기 외에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렸다. 얼마 전에는 동창리에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고 표현한 신형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기 때문에 내년 초 정찰용 위성 로켓 발사, ICBM 시험발사를 통한 성능 확인과 대외 과시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위성이든 ICBM이든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이어서 국제사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대북 적대시 정책 폐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실천에 맞게 북한이 바라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행동에 비해 미국의 상응조치는 미흡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외통수로 빠지지 않도록 한미가 묘안을 찾아야 한다.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 혹은 하반기까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포함해 북한이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철도공동체’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도 미국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평화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대화에 복귀할지 여부는 미국 하기 나름이다.
  • 폼페이오 “北 약속 준수 기대”·라브로프 “北에만 요구 안돼”...미·러 시각차

    폼페이오 “北 약속 준수 기대”·라브로프 “北에만 요구 안돼”...미·러 시각차

    폼페이오, 北 ICBM 시험 등 도발 우려 경고라브로프, 대북 제재 해제 등 상호 조치 강조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에만 대화를 요구해선 안 되고 대북 제재 해제 등 상호 조치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측이 시각차를 보인 것이다. 두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대북 제재 이해 문제와 북한의 적대적 행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먼저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기대에 대해 모호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등 북한의 도발 우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상 재개 희망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장소와, 비핵화 달성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그들(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메커니즘을 노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협조를 주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지, 그 자체로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라면서 “이 제재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모두 추동된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라브로프 장관은 북미 직접 대화의 필요성과 이를 촉진할 의향을 드러내면서도,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해제 등 상호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대화의 재건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대화가 상호적 조치라는 생각을 따를 때만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낙관한다. 북한에 모든 것을 지금 당장 하라면서 그 후에야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그리고 나머지 문제로 갈 수 있다고 요구할 순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와 도발 중단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 체제안전 보장 등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단계적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라브로프 장관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호적 조치, 조치 대 조치로 전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길 위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北, 서해위성발사장서 “중대한 시험”…ICBM 시험 빨간선 넘었나

    北, 서해위성발사장서 “중대한 시험”…ICBM 시험 빨간선 넘었나

    北 구체적인 시험 내용은 안 밝혀서해위성발사장은 ICBM 시험발사지전문가 “고체 연료 연소 시험한 듯” 추정연말 비핵화 협상서 대미 압박 최고조北 유엔대사 “비핵화 테이블서 내렸다”재선 등 트럼프 국내 정치 겨냥 발언도트럼프 ‘필요시 군사력’에 北 잇단 강성 발언트럼프 “지켜본다…金 선거개입 안 원할 것”ICBM 시험 강행시 북미협상 깊은 수렁에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밝혔다. 북한이 한 시험이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드러날 경우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면서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중앙위원회 보고는 김정은 국무우위원장에게 보고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대변인은 시험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서해발사장은 북한의 ICBM 개발과 관련된 곳으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목전에 두고 그동안 유예해온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암시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압박 강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동창리에는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이 있다. 이번 시험은 인공위성의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시험 사실을 발표했고 북한의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ICBM 개발에 무게를 실리게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처로 이들 시설의 영구 폐쇄를 약속했다. 북한이 ICBM 개발과 관련한 특정한 시험을 가동했다면 이는 남북정상회담의 약속 파기로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문제될 게 없다고 용인해주던 미국의 태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2017년 3월 18일에도 서해발사장에서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ICBM용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인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한 적이 있다.최근 북한은 미사일 엔진의 연료를 기존 액체에서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한 고체로 전환해왔는데 이번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 확인 시험 등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화성 14·15형 ICBM 발사에도 성공했지만, 아직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를 갖추지 못했다”면서 “이번에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연소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미국 CNN방송도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엔진 시험 재개를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N은 위성 발사대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엔진의 시험을 재개하려는 준비작업일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북미 양측의 갈등 고조와 함께 기싸움이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군사력 사용’ 발언에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하며 북미가 거친 언사를 주고받은 데 이어 북한의 미국 대선 개입 가능성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시험 당일 낸 성명에서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 미국이 ‘국내 정치적 어젠다’를 위해 시간벌기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엄포했다. 여기서 ‘국내 정치적 어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행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게 제 생각”(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라는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지난 3일에는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이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선제적 결단을 촉구했었다.비핵화 협상 재개에 앞서 제재 해제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가시적 조치를 내놓으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이나 긴장 고조 행위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과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성 유엔대사가 향후 북미협상과 관련, 비핵화 이슈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그는 내가 다가오는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면서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와 3년간 잘 지내왔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일종의 ‘레드라인’인 ICBM이나 핵 실험과 같은 도발에 나서선 안 된다는 강한 경고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강조한 것은 교착 상태에 놓인 비핵화 실무협상의 재개 필요성과 함께 두 사람의 신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도 함께 발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년 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北에 무력사용 가능”

    2년 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北에 무력사용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백악관에 있었다면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벌였을 수 있다”는 과거 발언을 다시 언급했다. 이어 “그(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올해 초대형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쏘아올리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로켓을 계속 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2017년 9월 유엔총회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며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협상 무드가 이어지면서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다가 2년만에 다시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이를 사용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우리가 서명했던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우리의 합의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이날 연말까지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북한은 2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백두산 입구의 삼지연군 읍지구 재건축 준공식을 요란하게 진행하는 등 미국의 제재 완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자력갱생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무력시위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올해 4번째로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사격을 참관하면서 긴장 수위를 높였다. 또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인 지난달 23일 남북 접경지역인 창린도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훈련을 직접 지시하며 9·19 군사합의를 위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북미 대화 ‘연말 시한’ 유예 모색해야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지난달 미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에 실무협상을 제의했으나 지금까지 대화 재개를 위한 양국 간의 유의미한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북한의 군사위협만 커지고 시간만 흘러가 무기력하게 연말을 맞이하게 되면서 국제사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20년 1월 1일 신년사만 바라보는 국면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이 선뜻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셈법을 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에 나선다는 보장이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얻으려는 북한과 비핵화의 정의, 비핵화의 최종 상태(end state)에 대한 합의를 원하는 미국 간의 인식 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몇 차례 실무협상을 한다고 해도 비핵화 대화에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북한의 생각은 견고한 듯 보인다. 북한 외무성 일본담당 부국장은 지난달 30일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가를 오래지 않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탄도미사일이라고 하자 비아냥거린 것이지만 실은 연말 이후의 행동을 예고한 담화에 가깝다. 북미가 연말을 넘기면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모라토리엄이 파기될 공산이 크다.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포착된다는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그 전조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등 미 국무부 관리들은 시한에 대해 “북한이 임의로 설정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분이 두텁다면 친서 교환 등의 톱다운 방식으로 시한 유예를 모색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 시한을 밝혔다. 북한 주민들도 잘 아는 이 약속을 유예할 명분을 줄 수 있는 이는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
  • [사설] ‘깜깜이 축구’ 같은 남북 관계 더는 안 된다

    15일 평양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은 지금의 꽉 닫힌 남북 관계의 판박이다. 북한이 남측 취재진·응원단 파견과 생중계를 거부하는 바람에 경기의 상보는커녕 속보조차 국제축구협회(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의 문자 중계에 의존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마저 부실해 국내 축구 팬들은 북한을 원망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발을 동동 굴렀다. 예상과 달리 북측 응원단은 입장하지 않았고, FIFA의 잔니 인판티노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만이 경기를 지켜보는, 국제대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오죽하면 영국의 BBC 방송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라고 비꼬았겠는가. 만일 그제의 남북 평양 대결이 지난해 열렸다면 국제대회 상식에서 벗어난 폐쇄적인 모습은 없었을지 모른다. 국제사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와 올 초까지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국가로 향해 가는 모습에 전폭적인 기대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전 없이 제재완화나 체제안전 보장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자 다시 문을 닫으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정은 위원장이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과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북한 매체가 어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등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인민 앞에 강요해 온 고통은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미 협상 결렬에 대비해 자력갱생을 위한 내부 결속용 발언이라 볼 수 있다. 이런 북한 내 분위기가 유례없는 ‘깜깜이 축구’를 낳았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기운이 여기서 꺾여서는 안 된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열리고, 북미로 이어지는 역사의 전환점을 맞았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남한은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의 고비에선 미국을 중개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4월 제안한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필요가 있다. 하다못해 남측 특사단을 받아 2월 하노이 결렬 이후 꽉 막힌 남북 관계를 뚫는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 북미협상 결렬…北 “美 빈손으로 나와”·美 “적대 한번에 극복 안돼”

    북미협상 결렬…北 “美 빈손으로 나와”·美 “적대 한번에 극복 안돼”

    北 “핵실험 ICBM 시험중지 유지 美에 달려”美 “창의적 아이디어로 北과 좋은 논의 나눠”北 “협상 연말까지 숙고…대화 해결은 불변”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5일(현지시간) 끝내 결렬됐다. 양국은 서로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며 비핵화 해법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노딜’로 귀결됨에 따라 비핵화 협상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 대사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장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면서 “한 가지 명백한 것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덧붙였다.연말까지 협상 시한을 언급한 북한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김 대사는 ‘ICBM·핵실험 중지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유지할 것인가’라고 묻자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잘못된 접근으로 초래된 조미 대화의 교착상태를 깨고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면서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접근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 대사는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 이후에만도 미국은 15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하고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마저 하나둘 재개했으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 첨단 전쟁 장비들을 끌어들여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공공연히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며 체제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 요구를 거듭 확인했다.다만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성명 발표 후 3시간여만에 이뤄진 성명 발표에서 김 대사의 결렬 선언과 관련,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면서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북측의 책임 제기론을 반박했다. 이어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은 70년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토요일(만남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들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했다. 북미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둘러싼 이날 실무협상에서 미국의 ‘포괄적 합의 먼저’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 입장 간에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 이후 98일 만에 열린 이번 실무협상에서 북미 양측이 접점 찾기에 실패함에 따라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해졌다. 북미는 지난 4일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에서 권정근 전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 등 차석대표급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예비접촉을 가진 데 이어 이날 같은 장소에서 김 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각각 협상대표로 실무협상을 가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文의 DMZ 평화지대구상’ 北안전보장 ‘묘수’될까

    ‘文의 DMZ 평화지대구상’ 北안전보장 ‘묘수’될까

    DMZ 남북 공동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추진유엔기구 유치, 국제사회 협력 대인지뢰 제거日경제보복 겨냥해 과거성찰 및 자유무역 강조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한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국제평화지대 구축은 북한 안전을 제도적·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한 뒤 “DMZ는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 공동유산으로 남북 간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DMZ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 관련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PKO),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 공히 국제적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또한 “DMZ에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북한이 그동안 체제안전 버팀목으로 여겨온 핵을 포기한다면 재래식 군사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이 가장 두려울 수 있는 만큼 DMZ에 국제평화지대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무력 충돌이 소멸하는 상황을 만들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 이후까지 내다보는 장기적 안전보장 포석인 셈이다. 이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체제안전과 관련,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말이 아닌 ‘액션’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선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자체가 북한은 끊임없이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받지만, 미국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게 되는 구조 속에서 북한이 신뢰의 끈을 놓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안전보장을 담보하는 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고민한 끝에 나온 구상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비핵화 중재자로서 전쟁위기가 일상화된 한반도에 ‘봄’을 불러왔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오랜 교착국면을 거치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나온 문 대통령의 고육책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유엔총회 때와는 전혀 다른 한반도 정세 속에서 문 대통령의 고심이 컸고, 대통령이 DMZ의 국제평화지대화라는 아이디어를 찾아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완전한 종전을 통한 전쟁불용 ▲남북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통한 진정한 평화 등을 3대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남북 상호 안전보장’과 관련,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 서로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며 “적어도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지·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그 행동 자체로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 시작을 선언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발걸음이었다”며 “두 정상이 거기서 한 걸음 더 큰 걸음을 옮겨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경제적 분업과 협업을 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다”며 “자유무역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그 기반이 됐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은커녕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경제보복을 감행한 일본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 북미 화답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갖고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유엔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DMZ의 국제평화지대화는 70년간 남북 군사적 대결이 낳은 비극적 공간인 DMZ를 군사적 충돌이 영구히 불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어 평화를 확산시키자는 구상이다. 지난해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선언 2조 1항에서 ‘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뜻을 모은 바 있으며 9·19 군사분야 합의에서도 ‘DMZ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의 전쟁 위험 제거로 이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비핵화가 달성되면 북한이 재래식 무기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동서 250㎞, 남북 4㎞의 광대한 지역을 평화지대로 설정해 충돌을 소멸시킴으로써 체제안전 보장을 이루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이 획기적인 것은 남북이 공동으로 가입한 유엔 산하 기구와 평화·생태·문화와 관련한 기구를 평화지대에 유치하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생태계의 보고가 된 DMZ 전역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자연유산으로 등재시킨다는 데 있다. 또한 DMZ 내 38만발의 지뢰를 유엔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어 단시간 내에 제거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국제평화지대 구상이 실현되려면 북한과 미국의 화답은 물론 유엔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 한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공을 거두고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내에 열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엔 기조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재확인한 것은 대북 메시지로 적절했다. 비록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던 대북 정책의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아쉬웠으나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강조한 것은 향후 북미 협상에 청신호를 던졌다. 하노이 회담의 교훈을 북미 정상은 되새겨야 한다. 북미가 기존 셈법을 버리고 과감한 양보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통 큰 거래에 나서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이 얘기하는 안전보장이나 제재해제 문제 등에 열린 자세로 협상한다는 게 미국 기본 입장”이라고 한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미묘하지만 미국의 입장 변화를 감지하게 하는 대목이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과 5번째 중국 방문 가능성을 밝혔다. 북핵 회담 성공이 전제이지만, 연말까지 남은 3개월이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을 남북미 정상이 명심했으면 한다.
  • [사설] “북한에 무력행사 않겠다” 재확인한 한미 정상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현지시간 23일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한미 두 정상은 또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공약도 거듭 확인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구체적인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의 대북 불가침과 비핵화 이후의 제재 해제와 경제협력에 한미 정상이 뜻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던 대북 정책의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다소 실망스러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사를 전달받은 것은 성과다. 두 정상은 곧 재개될 북미 간 실무협상과 3차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한다.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조율을 마친 만큼 남은 것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알맹이를 도출해 내는 일이다.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 북한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는 만큼 곧 재개될 실무협상에서는 통 큰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영변 핵시설 해체 하나만으로는 미국이 그 대가로 체제보장, 제재 일부 완화를 내주기 어렵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났다고 미국의 대북 협상 척도가 크게 변하기는 어렵다. 미국식 셈법을 바꾸려면 북한도 함께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포괄적 타결을 원하는 미국과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무엇인가를 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올해 안에 북한을 비핵화 입구에 들어서게 하려면 성의를 보여야 한다. 북한식 셈법으로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핵·미사일 실험 동결의 대가가 고작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뿐이라고 느낄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얘기하는 안전보장이나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발언했다. 미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예측되는 대목이다.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과 다섯 번째 중국 방문 가능성을 밝혔다. 북핵 회담의 성공이 전제이지만, 연말까지 남은 3개월이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을 남북미 정상이 명심했으면 한다.
  • 文 “DMZ,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

    文 “DMZ,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

    남북 공동 유네스코 유산등재 추진도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하며 국제평화지대 구축은 북한 안전을 제도적·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한 뒤 “DMZ는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 공동유산으로 남북 간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DMZ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 관련 기구 등이 자리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PKO),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DMZ에 약 38만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제안은 북한이 체제안전의 버팀목인 핵을 포기한다면 재래식 군사 위협이 가장 두려울 수 있는 만큼 DMZ 국제평화지대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무력 충돌이 소멸하는 상황을 만들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미 실무협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의 관심사인 체제안전과 관련,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말이 아닌 ‘액션’으로 보여 줘야 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완전한 종전을 통한 전쟁불용 ▲남북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통한 진정한 평화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지·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美와 실무협상 몇 주일 내 열릴 것”

    北 “美와 실무협상 몇 주일 내 열릴 것”

    볼턴 경질·리비아식 해법 반대에 화답 文 “북미 대화 위해 韓 역할 무엇이든 할 것” 북한은 16일 미국의 최근 행보를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만간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문제를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다룰 의제를 사실상 공개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며 “가까운 몇 주일 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이 좋은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선 핵폐기·후 보상’의 리비아식 해법을 공개 비판한 데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북미 대화는 위기와 기회라는 두 가지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도 안전’은 체제 보장 조치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은 제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바라는 체제안전 보장 방안은 명확하지 않지만,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 4월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다시 제재 문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본격적인 샅바싸움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제재 문제는 ‘하노이 노딜’ 당시 퇴짜를 맞았던 만큼, 부분적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볼턴이 떠난 뒤 ‘새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해 보자. 그러나 호락호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라며 “확실한 것은 체제 안전 보장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볼턴 퇴장 이후 고무된 걸로 보인다”며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 측에 체제 안전 방안 등 새로운 셈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북미 실무대화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음주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곧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 갈 것”이라며 적극적 역할을 자임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협상 난항에 ‘당근과 채찍’… “北 안전보장” “한일 핵무장 검토”

    美, 협상 난항에 ‘당근과 채찍’… “北 안전보장” “한일 핵무장 검토”

    北의 ‘자위권’ 인정한다는 취지 발언 주목 비건은 대화 촉구하며 핵무장 카드 꺼내 “북핵협상 실패시 한일 핵능력 제고 필요” 北 압박하며 中의 적극적 중재 요청 해석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이라는 ‘당근’과 비핵화 실패 시 한일 핵무장론이라는 ‘채찍’을 동시에 꺼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지역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는 스스로 방어할 주권적 권리를 갖는다”며 북한의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자위권과 자주권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명분으로 내세워 온 것이라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그들(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미국 및 세계와 일련의 합의를 통해서만 체제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이 그렇게 할 때 그들과 주민들에게 필요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린다면 체제보장뿐 아니라 단·중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주권적 권리로 인정하겠다는 당근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미시간대 강연에서 비핵화 협상 제안에 답이 없는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며 한일의 핵무장 검토 카드까지 꺼내 들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뿐 아니라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동북아 국가들의 핵무장을 누구보다 꺼리는 중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온적인 북한을 설득하는 데 나설지 주목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이 핵 능력 제고 필요성을 자문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집중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더 많고 나은 선택지를 창출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잇따른 대북 메시지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안보·경제 이익에 대한 당근을 던짐으로써 조속히 협상을 시작하자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체제안보뿐 아니라 한일 핵무장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면서 “이에 대해 9일 정권 수립 71주년을 맞는 북한이 어떤 대외적 메시지를 발신하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 재개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의 북핵 동결론은 스톱 아닌 ‘모든 핵시설 폐기’ 의미”

    “트럼프의 북핵 동결론은 스톱 아닌 ‘모든 핵시설 폐기’ 의미”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에서 제기된 북핵 동결론에 대해 “과거와 같은 핵시설의 정지를 의미하는 게 아닌 지금의 동결은 핵시설의 파괴를 뜻한다”면서 하노이 회담에서 보여준 북한의 태도는 “먼저 핵시설 폐기를 한 뒤 핵무기 폐기로 간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덕담까지 나누고 악수하고, 남북미 정상이 함께 한 사실에 비춰 곧 풀릴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북한의 문제의식이 없어지는 게 아닌 만큼 남북 관계 발전과 우리의 중재역량 회복을 위해서 금강산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 중 하나라도 실현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6·30 북미 정상회담의 명칭에 대해 “역사적 의미는 크지만 사전에 조율된 명료한 의제를 갖고 만난 게 아닌 만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닌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또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으로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전 장관이 2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가진 인터뷰 내용. - 판문점 만남을 3차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가. “우리가 회담에 차수를 붙이는 것은 대체로 한번 만남으로 해결되지 않는 중요한 의제가 있는 경우나, 오랜 적대 관계 혹은 소원한 관계에서 만남이 이루어질 때인 것 같다. 특정 의제로 회담하는 경우 목표가 완결될 때까지, 즉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차수를 붙일 수 있다고 본다. 북미 정상회담도 여기에 속한다. 비핵화라는 명확한 의제를 갖고 정상끼리 만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 정상회담이나 앞으로 비핵화 타결을 위해 열 정상회담은 실무 수준에서 의제를 둘러싼 치열한 사전 협상과 여러 차원의 조율을 거치면서 개최한다. 그러나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비핵화 때문에 만났지만 그런 과정도 없었고, 특정한 이슈를 상정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순번을 따라 3차로 명명하는 것보다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나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으로 규정하는 것이 기존 북미 정상회담과의 차이뿐만 아니라 역사적 상징성도 부여할 수 있어서 좋지 않나 생각한다.”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53분 얘기를 나눴다. 북한이 말하는 미국식 셈법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까. “미국식 셈법과 북한식 셈법의 차이는 실무협상 과정에 그 내용과 차이의 정도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를 보면 북미 협상 진행 과정에 김 위원장의 우려 사항과 관심 사항에 대해 얘기했다고 한다. 아마 김 위원장의 우려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측근들의 행동이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오해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미국이 얘기하는 단계적·병행적 해법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4개항 가운데 유해송환을 빼면 3개항이다. 미국은 조항의 내용들을 단계적으로 병행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접근은 북한이 원론적으로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체제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보여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해법과 절충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을 위해 비핵화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안전보장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경제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발전을 갈망하고 있다. 체제안전만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핵무기를 갖는 게 더 보장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요는 제재 해제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초기 합의는 우선 북미 공동성명 제3항 즉, 자신의 비핵화 조치와 경제제재 일부 해제 교환으로 잡았다. 경제제재 완화를 통해 일단 숨을 돌리고 2단계 이후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쪽으로 나아가려 한 것 같다. 그래서 하노이 결렬 이후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을 보면, 영변 핵시설 폐기를 하는 대신 미국에 민생 부문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 이 거래의 핵심은 체제안전 보장이 아니다. 북한이 영변을 연락사무소나 종전선언과 바꾸고 싶어하는 게 아니잖은가. 그런데 하노이 회담 때 미국은 북측이 제재 해제에 목말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북한의 아픈 구석을 본 것이다. 아파하는 걸 보면 더 누르는 게 미국의 특성이다. 김 위원장은 본심을 드러내놓고 아차 싶었을 것이다. 북한은 제재 해제를 염원하지만 여기에 매달리면 안 되니까 제재 해제보다 안전보장을 더 세게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핵화 협상 프레임이 옮겨지면 해결하기 어렵다. 북미가 지금까지 해오면서 안 됐던 것이 체제안전 문제다. 아무튼 미국의 단계적·병행적 접근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 간에는 경제제재 해제 문제를 둘러싸고 간극이 있으며 이걸 좁히는 게 관건이다.”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말을 남겼다. 그의 생각은 뭐라고 봤나.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동결로 가려고 한다고 썼다. 나는 그렇다면 트럼프의 판단이 옳다고 본다. 다만 NYT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북한 핵은 원샷으로 해결하기 힘들다. 크게라도 단계를 나눌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무기 증가와 핵 능력의 증대를 동결시키고 나서 보유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폐기하는 것이 상식적인 수순일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대목은 ‘동결’의 의미가 북한 핵시설을 동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서 동결이란 표현을 썼다. 그때 동결은 시설을 동결시키는 것이다. 동결이 풀리면 다시 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핵시설을 모두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하겠다고 제안한 것이 아니고 검증 아래 폐기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영변+α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그 범위를 모두 폐기한다는 뜻이다. 지금 말하는 동결은 북한 핵무기 수와 능력을 멈추게 하자는 것이지 핵시설을 동결하자는 뜻이 아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원샷 해결이 안 되는 상황에 현실적으로 핵시설 폐기로 가고, 그다음 핵무기 폐기로 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 ‘동결’이 존재한다.” -동결의 의미에 오해가 있었다는 것인가. “그렇다. 지금의 동결이란 영변 핵시설이건 다른 시설이건 모두 스톱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없애겠다는 것이다. 핵 개발 불가의 불가역 상태를 전제로 한 것이다.” -남북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풀릴 것 같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감사를 표시하고 남북미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 재가동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한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9.19 합의에서 개성공단 얘기를 했다. 조건이 마련되면 우선적으로 푼다고 합의했다. 북한의 요구 이전에 남북 관계 발전과 우리의 중재역량 회복을 위해서라도 금강산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 중 하나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 대통령 역할은. “지난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하노이 이후 남북미 각자의 한계가 드러났다. 남한의 중재에도 한계가 있었고, 중국이 그 틈을 비집었다. 한중 협력 및 다자협력을 해야 한다. 남한의 역할이 지난해 유난히 컸고 지금은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곧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의 요체는 결국 영변+α와 제재 해제로 압축되나. “하노이에서 나왔던 북한안에 대해 미국은 검토도 하지 않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이 북한에 어떤 안을 내놓았는지 명확하지 않으나 영변+α가 있으면 될 듯한 뉘앙스가 있긴 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상응 조치로 북한이 요구하는 2016년 이후 유엔 제재 가운데 민생 분야를 어느 정도나 해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영변만 내놓으면 이미 하노이에서 거부된 적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미국이 거부하거나 아니면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가 대폭 제한되거나 깎일 수 있다. 영변+α를 폐기하면 미국은 ‘스냅 백’(snab-back)조치를 전제로 제재 일부를 해제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 북한이 포괄적 로드맵이라고 할까,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제재 해제를 교환하는 개괄적인 경로 정도는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핵화 논의 과정에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입구이지, 출구가 아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 소장 marry04@seoul.co.kr ■ 이종석 前장관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03년 당시 NSC 차장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현재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저서로 ‘북한-중국 국경:역사와 현장’(2017), ‘칼날 위의 평화:노무현시대 통일외교안보비망록’(2014) 등이 있다.
  • ‘톱다운 외교’로 비핵화 대화재개 돌파구… 美, 동시·병행적 해법 수용할 듯

    ‘일괄타결식 빅딜’ 고수하던 美 입장 변화 실질적 비핵화 첫 단계는 영변핵시설 폐기 협상 결실땐 차기 정상회담 워싱턴 가능성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극적인 회담은 톱다운 방식에 의해 답보상태에 놓인 비핵화 대화가 재개되는 공식을 재현했다. 더 나아가 양측은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한 뒤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새 접점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재개된 친서외교는 불과 20일 만에 판문점에서 남·북·미 전격 회동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한국이 중재하고 북미 정상이 서로에게 호감을 표하면서 약 3개월 만에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와 같은 톱다운 방식의 빠른 진전이다. 특히 북미 정상은 이르면 이달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사실상 합의를 하면서 결실 없는 이벤트성 만남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잠재웠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가 2~3주의 준비 기간을 두었는데, 북미 정상이 오늘 회동에서 비핵화 협상의 윤곽을 잡은 뒤 이에 대한 준비 기간을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이 북미 양측의 준비책임자를 맡겠지만,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상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될지 오늘 모습을 보인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될지 확실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기존 입장처럼 비핵화의 최종단계를 포함한 큰 그림에 합의하자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존의 ‘일괄타결식 빅딜’과 비교하면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28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측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한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를 공약한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 병행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비핵화 대 체제안전보장’을 명시한 포괄적 합의였다. 이를 전제로 북한이 주장하는 동시적·병행적 실천을 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동시적·병행적 실천의 첫 단계는 완전한 검증을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톱다운 방식으로 북미 교착상황이 해소됐지만 하노이 회담의 무산 원인이 미흡한 실무협상이었다는 점에서, 재개될 실무 회담에는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만일 실무협상에서 결실을 본다면 차기 북미 정상회담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앞으로의 (협상) 단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비핵화 입장을 좁히는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 측이 전술적 차원에서 수사를 바꿨지만, 전략 자체가 변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재선 레이스에 뛰어든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양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文대통령 서면 인터뷰] “남북 경협은 비핵화 마중물… 진전 땐 장사정포·미사일 군축 가능”

    트럼프에 경협 적극 활용하라고 제안 회의론 의식 “제재 틀 안에서” 선 그어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비핵화를 견인할 ‘마중물’로서 유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이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 등 전제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경협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맞이하게 될 ‘밝은 미래’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의 하나로 남북 경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제안을 했다고도 했다. 남북 경협 카드가 종전선언이나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체제 등 체제안전 보장과 같은 본질적 ‘상응조치’는 아니지만, 유의미한 인센티브임을 밝힌 셈이다. 남북 경협이 단순히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는 점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긴 여정을 지속해 가려면 공동번영을 위한 구상을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발전을 꿈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이후 한반도의 ‘미래’를 보여 줄 수 있는 수단이 란 것이다. 다만 국내외 비핵화 회의론자의 우려를 감안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져 대북제재가 해제될 때 비로소 경협 진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남북 협력은 단 1건의 위반 사례도 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해 추진되고 있으며 정부는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북미 대화를 촉진한다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군축을 언급한 점도 눈에 띈다. 앞서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지상·해상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 철수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공동유해발굴 등에 합의한 데 이어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우리 수도를 겨냥하고 있는 북한 장사정포와 남북이 보유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 등 위협적 무기를 감축하는 군축 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높아지는 북미대화재개 가능성, 3가지가 달라졌다

    높아지는 북미대화재개 가능성, 3가지가 달라졌다

    하노이 회담 무산에 속도보다 확실한 성과에 무게비핵화 상응조치 ‘대북제재 해제→체제안전보장’비핵화 논의방식 ‘톱다운 중심→실무협상 보완’비핵화 협상구도 ‘남북미 3자→남북미중 4자’ 최근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커지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형성되는 각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비핵화 로드맵 상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하노이에서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고,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일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합의문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포괄적 비핵화 합의에 나서고 미국은 체제보장이라는 포괄적 상응조치를 주는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1일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언급하고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체제보장 필요성’을 거론하며 미국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체제안전보장은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금지 등 군사적 적대 관계를 철회, 상호 연락사무소 및 대사관 개설 등 외교적인 관계 개선, 대북제재 완화 및 인도적 협력 등 경제적 소통 등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4일 “북한이 그간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해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일부 해제 등을 주장했다면 앞으로는 비핵화 범주에 대해 정치적으로 확약하는 대신 포괄적 체제보장을 받는 식으로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은 원하는 포괄적 비핵화 합의를 얻을 수 있고, 북한은 단계적 실천을 고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 정상들의 톱다운 협의 구조로 속도감 있는 진전을 이뤘지만 실질적 진전에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교훈에 따라 실무급 협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중순 북유럽 3개국 방문 때 “북미 간의 구체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실무협상을 토대로 정상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적극적 개입도 새로운 변수다. 시 주석의 방북으로 지난 5월 발사체 도발 등으로 불거졌던 북한의 오판 우려가 확연히 줄었고, 북한의 대내적 안전판 역할과 함께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남북미 3자 구도의 속도감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외교적 해법을 통한 남·북·미·중 4자간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목표를 감안할 때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긍적적 분석도 많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외려 미중 협력이 가능한 카드라며 ”따라서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회담 계기차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연이어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심화시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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