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동기 시대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강원권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상임대표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수요 분석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 체력 부담
    2026-05-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4
  • 천안시, 청동기 움집 등 ‘불당유적공원’ 전면 재정비

    천안시, 청동기 움집 등 ‘불당유적공원’ 전면 재정비

    충남 천안시는 불당유적공원을 청동기 시대 역사문화공간으로 재정비한다고 28일 밝혔다. 불당유적공원은 20년 전 불당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 대규모 마을 유적인 ‘불당동 유적’을 보존한 곳이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로 개선 요구가 지속돼 왔다. 시는 국비와 도비 등을 포함한 30억 8000만 원을 투입해 유적 보호각 3동을 교체하고 청동기 움집 3동을 복원한다. 연면적 123㎡ 규모 관리사무실도 새로 지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불당유적공원은 선사시대 역사문화자원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함께하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 [포토] 북한, 청동기·신석기시대 소금물저장시설 발굴

    [포토] 북한, 청동기·신석기시대 소금물저장시설 발굴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가 남포시 온천군 원읍노동자구 지역에서 소금물을 저장하는 데 유리한 반구형 구조에 청동기시대 유물층(윗문화층)과 신석기시대 유물층(아랫문화층) 2개 문화층으로 구분된 소금물 저장 시설을 발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 “사촌과 결혼, 가족이 함께 순장”…DNA로 밝혀낸 신라의 민낯 [사이언스 브런치]

    “사촌과 결혼, 가족이 함께 순장”…DNA로 밝혀낸 신라의 민낯 [사이언스 브런치]

    삼국시대 신라의 왕실과 지방 귀족들 사이에서는 근친혼이 성행했으며 부모와 자식이 함께 순장됐다는 사실이 유전체 수준에서 처음 입증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과학데이터혁신연구소, 영남대 박물관, 세종대 역사학과,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고유전학과 공동 연구팀은 경상북도 경산 임당·조영 유적지에서 발굴된 78명의 고유전체(aDNA)를 분석한 결과 신분의 높낮이와 무관하게 공동체 내혼(內婚)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4월 9일 자에 실렸다. 경상북도 경산 임당·조영 유적지는 4~6세기 약 100년에 걸쳐 조성된 1600기 이상의 고분을 포함하고 압독국(押督國)의 지배 가문 후손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진한 지역 소국들 중 하나인 압독국은 신라 초기에 복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임당·조영 유적 78명 인골 분석게놈 전체 데이터, 생물정보학으로 분석연구팀은 44개 고분에서 출토된 78명의 인골에서 게놈 전체 데이터를 확보하고 생물정보학 도구를 사용해 친족 관계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1촌 11쌍, 2촌 23쌍, 3촌 이상 20쌍 등 54쌍의 혈연 쌍이 확인됐으며, 이를 토대로 적어도 2촌 관계로 연결된 10개 가계도와 3촌 관계로 연결된 3개 집단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단일 지역 사회로서는 이례적으로 빽빽한 친족 네트워크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동형접합 연속 구간(ROH) 분석으로 근친혼의 핵심 증거가 밝혀지기도 했다. ROH는 부모가 혈족 관계일수록 자녀 유전체에 긴 동형접합 구간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묘주 가문의 여성 한 명(IMD003)은 DNA 분석 결과, ROH 총합이 319.22cM에 달해 부모가 1촌 이내 관계였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신라 왕실과 지방 귀족의 근친혼을 언급한 ‘삼국사기’의 기록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문헌 기록을 유전체 분석으로 처음 확인한 사례다. 이와 함께 동일한 ROH 신호가 순장자에서도 나타나 사회 계층을 가리지 않고 근친혼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부모-자식이 함께 순장된 사례가 3건이나 확인됐는데 이에 대해 연구팀은 특정 가계가 대를 이어 순장자로 동원된 ‘순장 세습’ 구조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구팀은 여성들이 자기 혈족과 함께 매장된 사례도 다수 확인했다. 실제로 IBD 네트워크 분석에서 성인 남성과 여성의 친족 연결 수와 강도 분포에 통계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유럽의 고대 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여성이 결혼하면 남편 가문에 편입되는 ‘여성 외혼제’ 구조와는 대비되는 결과다. 여성이 결혼 후에도 혈족 집단 내에 남아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실제로 아버지와 딸, 손녀가 함께 매장된 사례도 확인돼 여성의 혈족 공동 매장이 확인됐다. “삼국시대 남부엔 조몬인 없었다”신라인 DNA, 일본 열도 계통과는 달랐다집단유전학 분석에서 임당·조영 고대인은 현대 한국인 집단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삼국시대 다른 한반도 유적과도 동질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qpAdm 조상 모델링 결과 서요하 청동기와 중국 남부 만기 신석기 두 계통의 혼합으로 밝혀졌고, 조몬 관련 유전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아 일본 열도 이주민의 흔적은 없었다. 연구를 이끈 정충원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집단유전학)는 “성별 편향 없는 근친혼이 이루어진 사회의 보기 드문 고유전학 사례”라며 “이번 연구는 한국 삼국시대 고대인의 근연 개인들에 대해 게놈 전체 구성을 분석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고대 유럽에서 관찰되는 부계 거주 체계와 구별되는 독특한 가족 구조의 증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한반도에 대한 추가적인 고고유전체학 연구가 고대 동아시아의 인구 역학과 가족 구조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우은진 세종대 역사학과 교수도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고대 한국 사회를 친족과 혼인 관행의 관점에서 고유전체 분석을 통해 직접 복원했다는 점”이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친족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인구 구성의 원리뿐 아니라 집단의 이동성, 건강과 질병, 사회생물학적 정체성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여 장례 문화에 반영되었는지를 함께 밝히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와인 애호가 사로잡은 ‘피노 누아’의 뿌리는?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와인 애호가 사로잡은 ‘피노 누아’의 뿌리는?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전쟁 중에 기억하는 여느 저녁 식사들과 비슷했다. 와인이 넘쳐흘렀고…… 와인 기운 속에서 나는 혐오감을 잃었고 행복해졌다. 그들 모두가 참 좋은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장편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속 문장입니다. 와인은 많은 문학작품에서 기쁨과 고통, 신성과 세속, 망각과 각성의 경계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와인이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역사가 오래 된 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프랑스 툴루즈대, 몽펠리에대, 보르도대, 고고 동·식물학회, 국립 고고학 연구소, 클레르몽 오베르뉴대 등 22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포도씨에 대한 고대 DNA 분석으로 프랑스 지역에서 발굴되고 재배되는 포도의 숨겨진 비밀을 새롭게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월 25일 자에 실렸습니다. 많은 분이 ‘와인’ 하면 프랑스를 떠올립니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국 중 하나로 오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고고학적 증거 부족으로 포도 재배와 포도주 양조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프랑스 일대에서 발굴된 고대 포도씨 시료 54점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활용된 포도씨들은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6000년 무렵부터 중세 말기인 서기 1500년경까지의 것들입니다. 분석 결과, 2800~2400년 전부터 야생 포도나무와 재배종 포도나무가 공존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여기서는 이스라엘,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등 동지중해 연안(레반트) 지역은 물론 코카서스 지역과 연관된 유전적 변이가 발견됐습니다. 이와 함께 기원전 625~400년에 해당하는 중기 철기 시대부터 꺾꽂이나 줄기 삽목 같은 방식으로 수백 ㎞에 걸쳐 재배 품종이 교역됐음을 알아냈습니다. 프랑스 북부 발랑시엔 지역에서 출토된 중세 시대 시료 중 하나는 현대 피노 누아 포도와 유전적으로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피노 누아는 적어도 1400~1500년 경부터 재배가 시작돼 현재까지 유전적 연속성을 유지해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 [씨줄날줄] 국중박 ‘K컬처 성지’ 굳히기

    [씨줄날줄] 국중박 ‘K컬처 성지’ 굳히기

    국립중앙박물관이 올여름 ‘끼니에서 수라까지’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갖는다.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힘입어 관람객 650만명 시대를 달성한 중앙박물관이다. 이제부터는 아무래도 영향이 덜할 수밖에 없는 ‘케데헌’이다. 그 대안으로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는 ‘K푸드’를 통해 박물관 주도 ‘K컬처’를 확대 재생산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박물관이다. 그간 두 박물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었다. 중앙박물관의 기능이 ‘국가의 역사와 그 정체성을 보여 주는 문화유산’에 초점을 맞췄다면 민속박물관은 ‘한국인의 삶과 그 문화’에 중점을 두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K컬처의 이슈 선점을 노린 중앙박물관 특별전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음식의 역사’ 또한 역사이니 국립중앙박물관법이 규정한 고유 기능을 무시한 전시회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관행이었던 두 박물관의 암묵적 신사협정을 따른다면 ‘끼니에서 수라까지’전은 청동기시대에서 오늘날에 이르는 ‘식기의 역사’로 음식 문화의 변화를 살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전을 주도하는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반영해 우리 먹거리 문화의 원형을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릇이라는 유형 문화유산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음식 문화 전반을 다루겠다는 포부가 아닐 수 없다. 중앙박물관이 ‘가장 보수적인 문화기관’이라는 이미지를 가졌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박물관이 ‘관람객이 원하는 전시’를 고민하는 모습은 반갑다. ‘케데헌’ 열풍이 한편으로 ‘관람객은 무엇 때문에 박물관을 찾는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했음을 알게 해 준다. 두 국립박물관 사이 시장 원리의 경쟁 구도에 시동이 걸린 것도 의미가 있다. 까치호랑이에 이어 또다시 ‘밥그릇’을 넘겨 준 민속박물관은 가슴에 손을 얹어 봐야 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 ‘제2 케데헌’ 제작자를 위한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 추가 개방

    ‘제2 케데헌’ 제작자를 위한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 추가 개방

    제2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제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가 추가로 개방됐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기존 48만 건이던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를 20만 건의 추가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또 고고학 분야 최초 인공지능(AI) 대화 로봇 서비스인 ‘한국고고학 사전’도 선보였다.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는 케데헌과 같은 영화뿐 아니라 게임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이번에 추가 개방된 주요 데이터는 국가유산의 훼손·멸실에 대비한 복원 및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국가유산 3D 정밀데이터’, 게임·영화·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국가유산 3D 에셋’, 국가유산 학술·조사·연구·교육을 지원하는 이미지·도면·보고서 등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국가유산 제대로 알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소스를 개방한 것인데, 지금까지 118만 건이 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추정되는 경제적 가치는 1892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한국고고학 사전’은 고고학 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로, 검색증강생성(검색된 사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 생성해 허위 정보 생성을 방지하는 기술) 기반의 근거 중심(소스 기반) 답변을 통해, 구석기·청동기시대 정보를 요약·정리하고 질의응답 생성이 가능하다.
  • 철마랑 달린다

    철마랑 달린다

    ‘무진장’의 가을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 전북 무주와진안, 그리고 장수. 세 도시가 나란히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이다. 사실 여기서 무주와 진안은 빼도 무방하다. 이미 무수한 관광 명소와 문화유산들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그럼 장수는? 거기 뭐가 있지? 이 물음에서 시작된 여정이다. ‘머리털 나고 처음 가는’ 장수. 하지만 이 계절에,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진안 모래재와 마이산의 서늘한 만추 풍경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그래서 택한 코스가 진안을 거쳐 장수까지 가는 것. 혹시 장수 출신이라는 논개님께서 버선발로 맞아주시지 않으려나. ●진안 모래재와 마이산 놓치면 후회 장수는 전북의 동남쪽 끝자락에 있다.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타고 접근하는 게 가장 알기 쉽지만, 여행의 측면에선 그리 권할 방법이 못 된다. 특히 만산홍엽의 시즌엔 더 그렇다. 이웃 도시 진안에 속한 모래재와 마이산이란 강력한 볼거리를 놓치기 때문이다. 모래재는 완주와 진안을 연결하는 고개다. 예전엔 요긴한 도로였으나 지금은 다르다. 아래쪽에 넓은 도로에 터널까지 놓여서다. 그러니 이 옛길을 찾는 이라면 십중팔구 나들이객이다. 완주 쪽에서 가다 보면 단풍 터널이 먼저 나와 객을 맞는다. 평일에도 도로 갓길마다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이들로 꽤 북적댄다. 진안 쪽 모래재는 더 근사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더디 물든 메타세쿼이아숲에 늦가을의 정취가 소복이 내려앉았다. 이맘때면 안개도 자주 낀다. 주변에 물줄기가 많아서다. 이른 아침, 안개를 뚫고 숲길 사이로 볕이 쏟아질 때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메타세쿼이아숲을 나서면 멀리서 마이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말이 귀를 쫑긋 세운 것처럼 암마이봉(686m)과 수마이봉(680m)이 나란히 섰다. 마이산은 멀리서 볼 때 더 빼어나다. 주변에 견줘 독특한 산세가 한결 도드라져서다. 부귀산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산 중턱까지 승용차로 간 뒤, 10분 남짓 산을 오르면 너른 전망대가 나온다. 이른 아침에 찾으면 산허리에 안개가 걸린 마이산의 절경과 마주할 수 있다. 진안군청 옆의 성산정, 익산~포항간 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 등도 마이산 전망 포인트다. 초행길의 장수. 혹시 선 굵은 가야 무사의 동상이 반겨주려나. 준마 위에 앉아 고대 도시로의 입성을 묵직하게 알려주는 모습 말이다. 뭐 기대는 기대로 끝났지만, 그래도 생경한 곳은 공기의 맛부터 다르다. 논개 생가지부터 찾는다. 장수 북쪽 장계면에 있다. 논개는 설화와 실제 사이 어디쯤 놓인 인물이다. 논개 하면 대개는 경남 진주부터 떠올릴 터다. 임진왜란 당시 왜장과 함께 몸을 던진 촉석루가 진주 남강에 있어서다. 장수는 그가 나고 자란 곳이다. 그러니까 의기(義妓) 이전의 삶이 장수 땅에 오롯이 남아 있는 거다. 지금 그 뒤안길을 돌아보려는 참이다. 장수군 누리집과 여러 안내서 등에 따르면, 논개는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아버지 주달문과 어머니 밀양 박씨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주논개’라 불러야 옳겠지만, 여기선 익숙한 이름인 논개라 부르기로 한다. 논개(論介)는 4갑술, 그러니까 개의 해, 개의 달, 개의 날, 개의 시에 태어났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4갑술은 사주에 ‘개 술(戌)’자가 4개나 들었다는 뜻이다. 겨우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읜 논개는 한마을에 살던 숙부 집에 몸을 의탁하게 된다. 하지만 숙부는 노름빚에 몰려 논개를 풍헌 벼슬을 하는 김모에게 민며느리(혼례 전부터 데려다 기르는 여자아이)로 팔아넘겼고, 논개는 이를 피해 달아나다 붙잡혀 재판받게 된다. 당시 재판관이 장수 현감 최경회였다. 훗날 둘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논개가 17세 되던 해다. 당시 최경회(1532~1593)와 논개(1574 추정~1593)의 나이 차는 무려 42세. 비록 정실이 아닌 측실로 들였지만 당시 관습으로는 엄연한 부부였다. 임진왜란 당시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제2차 진주성 싸움에 나선 최경회는 성이 함락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승리에 도취한 왜군은 칠월칠석날 남강 촉석루에서 거나하게 술판을 벌인다. 이때 그야말로 ‘역사적인’ 한 장면이 펼쳐진다. 관기로 위장해 술자리에 들었던 논개가 적장과 함께 남강에 몸을 던져 산화한 것이다. 당시 우두머리를 잃은 왜군 졸개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원래 논개가 태어난 곳은 대곡호 조성 당시 수몰되어, 지난 2000년 그의 조부가 살았던 곳에 생가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논개의 초가집 생가, 의랑루, 논개 동상, 논개 부모묘 등이 있다. ●구전 떠돌던 논개 실재 했던 인물 논개를 기리는 사당(의암사)은 장수읍에 있다. 1955년 군민들의 성금으로 남산에 사당을 건립한 뒤, 1974년에 현 위치로 옮겼다. 사당 초입에 ‘촉석의기논개생장향수명비’가 서 있다. 1846년 당시 장수 현감이던 정주석이 “죽음 보기를 마치 집으로 돌아가듯” 한 논개의 충절을 추모하고 “이후 늘 그녀의 영향을 따르기를 원하며” 세운 비다. 이 비를 통해 구전, 민요 등으로만 떠돌던 논개가 ‘장수 출신의 실재하는 여성’이란 게 사실상 처음 알려졌다고 한다. 의암주논개정신선양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42년 부서져 매장될 뻔했으나 가까스로 화를 면하고, 1945년 광복 닷새 뒤인 20일에 군민들에 의해 발굴됐다고 한다. 변영로 시인의 시 ‘논개’의 한 구절을 새긴 문학비도 공원 곳곳에 세웠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학생 시절에 책으로 본 그 문장을 이제야 실물로 ‘알현’한다. 논개사당 앞은 의암호다. 호수 주변으로 홍예교, 목재 데크 등을 조성해 뒀다. 호수 인근에 가야 고분군인 ‘동촌리 고분군’ 등 볼거리가 무척 많다. 인증샷 찍을 곳도 수두룩하다. 원래 1945년에 ‘동만3지’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저수지다. 주변에 논개 공원이 들어서면서 이름도 의암호로 바뀌었다. 이제 장수 가야를 말할 차례다. 몇 해 전 ‘가야 열풍’이 불었다. 신라, 백제, 고구려로 굳어진 ‘삼국지’ 역사에 마침내 균열이 오는가 싶었다. 가야와 터럭만큼이라도 연결된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전북 몇몇 곳에서도 가야 시대의 유산이 발굴돼 화제를 모았다. 장수도 그중 한 곳이다. 역사 문외한이 보기에도 철기 문명은 이전 청동기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단지 도구의 재질이 아닌 기술과 문화, 사회사 등 전 단계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던 듯하다. 당시 철은 신소재였다. 요즘의 ‘반도체’ 정도였을까. 일제가 ‘임나일본부’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가야의 철기 문화를 자기네 역사에 복속시키려 했던 것도 아마 이 앞선 문물에 대한 선점 욕망 때문이었지 싶다. 의암호 한 편에 장수 가야홍보관이 있다. 문헌에 등장한 20여 개 남짓의 가야 소국들 가운데 ‘봉수 왕국’이자 ‘철의 제국’이었던 장수 가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 다양한 경험 ‘신선’ 1993년 밭을 갈던 장수 삼고리의 시골 노인에게 ‘긴목항아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1500년 동안 묻혔던 장수 가야는 여전히 기억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 가야 고총으로는 최초로 편자(말발굽)가 출토됐고, 백제권역으로 인식됐던 전북 지역 곳곳에서 제철 유적, 봉수대 유적 등이 발견되며 ‘전북 가야’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그중 장수 가야는 80여개소의 봉수로 상징되는 봉수왕국이었다. 장수군에 드러난 제철 유적지도 60여개소로 국내 최대 규모라도 한다. 장수향교도 가볼 만하다. 논개와 더불어 ‘장수 3절’로 꼽히는 정경손이 지켜낸 역사 유적이다. 전국에 향교는 많아도 상당수가 근현대에 개축된 것이다. 반면 장수 향교는 500여년의 풍상을 겪으면서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됐다. 특히 대성전은 구조가 특이해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정경손은 향교지기였다. 정유재란 때 왜적이 칼로 목을 겨누며 길을 트라 할 때도 “여기는 성전이니 들어갈 수 없다. 나를 죽이고 들어가라”며 앙버텼다. 그의 호기에 감복한 왜장은 “이 성역을 침범하지 말라”(本聖域勿犯, 본성역물범)는 신표를 써주고 물러갔다. 그 숱한 전란 속에서 장수 향교가 살아남은 이유다. 마지막 ‘장수 3절’은 순의리 백씨다. 주인으로 모시던 현감이 꿩 소리에 놀란 말에서 떨어져 죽자 이를 자책하며 바위에 ‘타루(墮淚)’라는 혈서를 쓰고 자결했다는 인물이다. 천천면 장판리에 그의 절개를 기리는 타루비가 세워져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도 가볼 만하다. 승마 체험 등 레저와 말 박물관 등의 문화 시설, 숙박 시설 등이 갖춰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승마 강습과 체험은 물론 깡통 열차와 카트 투어, 말 먹이 주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형태의 펜션도 있다. 가야 고분군이 발견된 곳이 마봉산(馬峰山), 최초의 가야 유물도 말 편자(말발굽), 장수 3절의 한 명에게 눈물을 안긴 것도 말이었다. 거기에 말 테마파크까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장수는 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인 듯하다. ●여행수첩 -장수는 한우로 유명하다. 장수군청 아래 장수한우명품관이 알려졌다. 한우 관련 메뉴가 풍성하다. -장수군청 안에 의암송이 있다. 논개 관련 설화보다 그 자체로 빼어난 소나무(천연기념물)다. -읍내 논개사당에서 논개 표준영정을 볼 수 있다. 왜색 논란이 있던 이전 영정을 교체한 것이다. -논개묘는 이웃한 경남 함양 서상면 방지마을에 있다. 구전에 따르면, 진주에서 장수로 운구하다 부패 등 문제로 육십령 아래 묻었다고 한다.
  • 신석기~삼국시대를 품은 조개껍데기…군산 패총유적 학술조사연구 착수

    신석기~삼국시대를 품은 조개껍데기…군산 패총유적 학술조사연구 착수

    신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 확인할 수 있는 조개껍데기 유적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 전북 군산시와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는 27일부터 ‘군산 개사동 패총’에 대한 학술조사연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군산 개사동 패총’은 과거 사람들이 버린 조개껍데기 무더기다. 신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토기, 석기, 골각기, 동물 뼈 등이 조개껍데기 사이에서 썩지 않고 남아 있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50㎝ 이상의 두께로 켜켜이 쌓여 있는 조개껍데기와 청동기~삼국시대 유물이 함께 발견돼 당시 생활상과 고고학적 편년 체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군산시는 ‘군산 개사동 패총’ 인근에도 군산 선제리 유적, 군산 미룡동 고분군 등 다수의 중요유적이 분포하고 있어 앞으로 주변 유적과 연계한 조사성과를 기대한다. 군산지역은 서해에서 금강·만경강으로 연결되는 관문이자 교통의 요충지로 군산 개사동 패총, 군산 미룡동 고분군, 군산 선유도 고려유적 등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 650여 개소의 다양한 문화유적이 밀집돼 있다. 이번 조사는 군산시와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가 지난 4월 ‘군산지역 문화유산 조사연구 협력 및 공동사업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 이후 추진됐다. 군산시 관계자는 “군산시 문화유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준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군산시는 앞으로도 군산다움(군산의 가치와 고유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폭력의 유산(캐럴라인 엘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윤영휘 감수, 상상스퀘어) 수백 건의 기록과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영국이 자행한 국가적 폭력의 실체를 폭로했다. 영국 제국주의를 ‘폭력 그 자체’라고 규정한 저자는 영국이 만든 ‘피의 역사’를 낱낱이 고발하면서 지금 일어나는 국제 분쟁의 씨앗이었음을 증명한다. 20세기 초 영국이 팔레스타인 땅을 두고 아랍인과 유대인에게 적용한 이중적 정책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낳았고 ‘문명화 사명’이라는 명분으로 인도, 파키스탄, 이란, 아프리카 등에 제국주의적 폭력을 행사했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폭력과 착취를 정당화했던 영국 제국주의가 몰락하기까지 세계사 흐름을 조망하면서 오늘을 이해하는 통찰에 다가서게 된다. 1148쪽. 4만 4000원. 솜씨-DNA(이종선 지음, 홀리데이북스) 현대 과학으로 풀기 어려운 청동기 시대 정문경의 정밀한 문양부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기능공들까지, 우리 민족에게는 눈과 손에 관한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정문경, 천마총 금제관모, 팔만대장경, 고려자수 불화 등 조상의 놀라운 유물이 양궁, 골프, 씨름, e스포츠, 나노의학, 반도체 등 오늘날 우리의 솜씨와 기술에 어떻게 전승됐는지 흐름을 짚는다. 464쪽. 3만 5000원. 타자의 시선(김주용 지음, 선인) 원광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10년 전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중국 인민항일전쟁기념관과 항일독립운동사를 공동발간하는 기획에 참여했다. 발간 끝엔 한중 공동평화선언을 하고자 했으나 두 사업 모두 독립기념관 상급기관장의 압력으로 불발됐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역사를 파헤치고 항일투쟁사를 기록하려는 작업을 우호 관계를 해치는 일로 여기는 게 현실이다. 책에서 중국과 독일, 일본 언론 기사를 분석하면서 10년 전 미완의 작업을 잇고 평화와 공생을 논한다. 230쪽. 1만 6000원. 다시 쓰는 자살론(김명희 지음, 그린비) 자살은 개인의 정신적·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양극화, 권위주의, 신자유주의 경쟁, 젠더·세대·지역 불평등 등 복합적인 사회구조가 빚어낸 집단 비극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학자 에밀 뒤르켐이 개척한 사회학적 통찰을 되살리면서 그의 미완 개념인 ‘숙명론적 자살’을 한국 사회의 자살 현상을 분석하는 도구로 삼아 사회적 책임을 사유하게 한다. 616쪽. 3만 5000원.
  • 천안 불당유적공원 ‘도심 청동기 마을’로 정비

    천안 불당유적공원 ‘도심 청동기 마을’로 정비

    충남 천안시는 불당유적 공원을 ‘집 앞에서 만나는 도심 속 청동기 마을’로 정비한다고 12일 밝혔다. 불당유적공원은 불당지구 택지개발과정에서 2002년부터 2003년에 걸쳐 발굴된 청동기 시대 대규모 마을 유적을 현지에 보존해 조성한 공원이다. 하지만 2차례 화재와 노후화된 시설 등으로 개선이 필요했다. 시는 2026년 말까지 불당유적공원 재현 움집을 체험형 공간으로 정비하고 보호각 교체를 통한 관람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불당유적공원은 3000년 전에도 불당동에 많은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로 시의 소중한 역사 문화자원”이라며 “시민 일상 속 함께하는 선사유적 공원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 산·바다·하늘 함께 즐긴다… 강화로 여름휴가 떠날까

    산·바다·하늘 함께 즐긴다… 강화로 여름휴가 떠날까

    화개정원, 꽃·나무·조형물 한가득동막해변서 갯벌 체험·낙조 감상마니산 숲길 걸으며 심신 치유도천문과학관서 ‘별 헤는 밤’ 낭만구석기에서 근대까지 역사 체험곧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온다. 국내 여행을 고려하면 인천 강화군을 추천한다.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했던 북한의 대남방송도 새 정부 들어 중단되면서 휴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 됐다. 강화군에서는 국내 어디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우리나라 역사의 흔적을 직관할 수 있다. 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풍광이 있고 ‘별 헤는 여름밤’의 낭만은 덤이다. 강화군에는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1년 내내 넘친다. 강화군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또한 토질이 우수하고 해풍의 영향으로 농사짓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춰 제철 농수산물 등 먹거리도 넘친다. 2일 강화군의 대표 관광지를 알아봤다. ●화개정원 올해로 개원 2주년을 맞은 화개정원은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한 강화군의 랜드마크다. 교동도에 있는 화개정원은 북한 황해도 연백평야와 강화의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형 전망대, 다채로운 꽃들과 조형물이 어우러진 오색 테마정원 등 풍성한 구성으로 관광객의 시설을 끈다. 특히 정상에 있는 스카이워크형 전망대는 바닥이 유리라 짜릿함을 선사한다. 강화군을 대표하는 조류인 저어새의 긴 부리와 눈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외관도 흥미롭다. 오색 테마정원은 각종 제철 꽃과 나무, 조형물들이 가득해 사진 명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막해변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고 해수욕과 갯벌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주변에 식음 및 숙박 시설이 밀집해 편의성이 높다. 최근 2년여에 걸쳐 노후 시설물을 대폭 정비하고 해변 보행로, 달빛 포토존, 저어새 조형물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더욱 깔끔하고 쾌적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황홀한 노을은 여름밤의 낭만을 더한다. ●마니산 치유의 숲 2021년 건강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인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이곳은 마니산에 조성된 약 1㎞의 울창한 숲길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며 심신을 치유할 수 있고 아이들이 자연에서 뛰놀 수 있는 ‘단군놀이터’가 있다. 숲 전문가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매주 주말 운영되는데 강화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강화함상공원 퇴역 군함 ‘마산함’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해 재생한 함상공원에서는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군함 내부와 해군들의 생활 공간을 엿볼 수 있다. 함포 등 전투 장비도 전시돼 있다. 올해에는 함체 내부의 엔진룸을 실물 그대로 볼 수 있게 유리관으로 새롭게 전시했으며 제복·군복·침낭 등 군용 장비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체험 공간을 확대했다. ●강화천문과학관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조성한 천문과학관은 수도권에서 빛 공해 없이 별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천체 망원경으로 밤에는 달, 태양계 행성, 성단, 성운을 관측할 수 있고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날씨와 상관없이 우주를 경험하는 천체투영관(실내 영상체험관)도 있다. 여름방학에는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는 장마철 흐린 날씨로 천체 관측이 어려운 시기를 고려해 기획된 실내형 우주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별을 보지 못해도 별난 체험을 보장한다’는 콘셉트로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체험행사를 선사한다. ●고려궁지 남한에 있는 대표적인 고려 유적지로, 고려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옮긴 해(1232년)부터 다시 환도하기까지 39년 동안 고려 궁궐로 쓰였다. 고려궁지에는 조선 정조 때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설치한 도서관인 외규장각과 강화성문의 여닫는 시간을 알리는 데 사용했던 강화동종도 보존돼 있다. ●나들길 강화도에는 총 20여 코스의 나들길이 있다. 나들길은 선사시대의 고인돌, 고려시대의 왕릉과 건축물, 외세의 침략을 막아 나라를 살린 조선시대의 진보와 돈대 등 역사와 선조의 지혜가 스며 있는 생활·문화 그리고 세계적 갯벌과 저어새·두루미 등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생태 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도보 여행길이다. 특히 강화도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2코스가 가장 인기다. 이 길은 갑곶돈대에서 용진진~용당돈대~화도돈대~오두돈대~광성보~용두돈대~덕진진을 거쳐 초지진으로 이어지는 17㎞로, 아픈 역사를 지녔지만 풍경만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돈대는 성곽 등에 총구를 설치하고 봉수시설을 갖춘 방위시설이었다. 조선군은 1866년 병인박해를 명분으로 프랑스가 침입한 병인양요 때와 1875년 일본 해군이 강화도와 영종도를 습격한 운요호사건 때 이곳에서 싸웠다. 광성보는 1871년 4월(신미양요) 미국이 통상을 요구하며 함대를 이끌고 침공해 초지진, 덕진진을 점령한 후 백병전을 전개한 곳이다. 이 외에도 청동기시대 대표적 무덤인 고인돌을 비롯해 유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고인돌은 주로 경제력이나 권력을 가진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사적 137호인 부근리 고인돌을 비롯해 강화도에는 150여기의 고인돌이 있고 이 중 70여기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또 강화도의 역사가 집대성된 ‘강화 역사박물관’은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박물관에는 구석기 때 사용된 주먹도끼부터 조선·근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한다. 강화군 관계자는 “강화는 산과 바다, 하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인 동시에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모든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며 “최적의 여름 휴가지”라고 말했다.
  • 선사문화 성지 ‘반구천 암각화’… 7월 세계유산 꿈 이뤄진다

    선사문화 성지 ‘반구천 암각화’… 7월 세계유산 꿈 이뤄진다

    신석기·청동기 시대 생활상 그림신라시대 금속 도구로 새긴 문자한반도 선사문화 정수 자료 평가 반구대·천전리 두 곳 묶어서 추진 7월 등재 땐 한국 17번째 세계유산 2035년 중장기 목표로 종합 정비 관광자원 활성화용 콘텐츠 개발 암각화 일원 보존 위한 사업 추진 신석기 시대의 생활상을 새긴 암각화와 청동기 시대의 기하학적 그림을 간직한 울산 울주 ‘반구천의 암각화’.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울산시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심사를 3개월 앞두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7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서 등재 결정 울산시는 오는 7월 6일부터 16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20일 밝혔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국보 147호)를 포함한 반구대 일대를 의미한다. 반구대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의 ‘ㄱ’자 모양으로 꺾인 절벽 암반에 새겨진 바위그림이다. 바위에 선과 점을 이용해 호랑이, 멧돼지, 사슴, 귀신고래 등 300여 마리의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반구대 상류의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이다. 신석기 시대 그림과 청동기 시대 기하학적 그림, 신라 시대의 금속 도구를 이용한 그림과 문자가 남아 있다.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년)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는 6세기 무렵 신라 사회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실사 토대로 등재·보류·반려·불가 결론 울산시는 한반도 선사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두 유산을 반구천의 암각화로 묶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2010년 유네스코 잠정 목록에 등재된 이후 2021년 세계문화유산 우선 목록에 선정됐다.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공식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해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반구천의 암각화 일대를 실사했다. 실사는 이코모스에서 지명한 서호주대 벤저민 스미스 교수가 맡아 언양읍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등을 둘러보며 유산 현황을 점검했다. 스미스 교수는 암각화 보존 관리와 활용 현황을 살피고 관련 기관도 방문했다. 이코모스는 현장 실사 결과와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심사를 바탕으로 ‘등재’, ‘보류’, ‘반려’, ‘등재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다음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한다. 결과는 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나온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다. ●역사 탐방로 조성·세계암각화센터 추진 울산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최종 심사를 앞두고 반구천의 암각화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한다. 탐방로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사업비 175억원을 들여 반구천 일대의 문화유산과 경관 명소를 걸으면서 돌아볼 수 있도록 조성된다. 길이 11.6㎞의 탐방로는 천전리암각화길, 반구대암각화길, 반구옛길 등 3개 코스다. 시는 또 47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7년까지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에 반구대세계암각화센터도 건립한다. 이 센터는 암각화의 문화유산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암각화 보존과 관광 상품 개발 등의 역할을 한다. 반구천의 암각화와 연계한 궁도도 육성한다. 암각화에는 한반도 최초의 활쏘기 그림이 새겨져 있다. 선사인들이 짧은 활로 사냥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어 한반도 활쏘기의 기원이 7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는 오는 10월 38개국 800여명이 참여하는 ‘세계궁도대회’를 개최해 울산을 세계 궁도 거점도시로 알릴 계획이다. ●반구천 보전·활용 종합정비계획 수립 이와 함께 시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종합정비계획도 수립한다. 이번 용역은 2035년까지의 중장기 계획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자연 및 인문 환경 기초조사 ▲자연유산구역 정비 및 복원 ▲건축물 및 시설물 정비 ▲관람 환경 개선 및 탐방 동선 계획 ▲국가유산 활용 및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이다. 무엇보다 반구천의 암각화의 역사성과 경관을 보호하면서 지속 가능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연구자료 분석과 국내외 유사 사례 비교 등을 통해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보존·관리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반구천의 암각화 일원을 보존하는 동시에 탐방객 증가를 대비한 접근성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또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홍보와 관련 콘텐츠 개발에도 나선다. 시는 미디어아트, 세계유산 축전 등 문화사업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비롯해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수목 정비, 동식물 서식지 보호, 주요 조망점 발굴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반구천의 암각화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해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과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도 추진된다. 방문객이 자연유산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전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도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화순 고인돌 선사체험장 재개장

    화순 고인돌 선사체험장 재개장

    전남 화순군이 겨울철 휴장기를 마치고 ‘고인돌 선사체험장’과 ‘지동마을 민속자료 전시관’의 운영을 18일부터 재개했다. 화순 고인돌 선사체험장은 청동기시대 마을을 재현한 체험형 교육 공간으로, 약 3000년 전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선사시대 도구 만들기, 토기 복원, 가상현실(VR) 활쏘기, 불 피우기 등 체험을 통해 선사인의 삶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 가운데 만들기 체험은 평일에는 네이버 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제로, 주말과 공휴일에는 현장 접수제로 운영된다. 지동마을 민속자료 전시관도 함께 문을 열었다. 전시관에는 전통 농기구와 생활용품 등이 전시돼 있어 농경문화와 선조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전통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교육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최기운 고인돌사업소장은 “고인돌 선사체험장은 보고, 만들고, 체험하면서 선사시대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3살 소녀가 주운 ‘예쁜 돌’, 알고 보니 3800년 전 보물

    3살 소녀가 주운 ‘예쁜 돌’, 알고 보니 3800년 전 보물

    이스라엘의 3살짜리 여아가 고대 유적지를 걷다가 무려 3800년 전 ‘보물’을 발견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텔아비브 남동쪽에 있는 고고학 유적지 텔아세가에서 가나안 시대 ‘스카라베’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스카라베는 고대 이집트에서 다산이나 풍작의 상징으로 신성시한 풍뎅이 모양의 부적이나 인장을 말한다. 이달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인 스카라베가 발견된 과정도 흥미롭다. 지난달 초 지브 닛잔(3)은 가족과 함께 이 지역을 방문해 산책하던 중 땅에서 반짝이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발견했다. 언니 오메르는 “동생이 주위에 수많은 돌 중에 이 돌을 발견해 집어 들었다”면서 “돌의 모래를 치우고 문질렀을 때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에 가족은 이스라엘 고대 유물 관리국(IAA)에 신고했고 곧 돌의 정체가 드러났다. 이스라엘 박물관 이집트 고고학 큐레이터 다프나 벤토르는 “이 작은 보물은 기원전 2100~1600년경에 걸친 중기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졌다”면서 “이 시기 스카라베는 부적과 인장으로 사용됐는데 때때로 종교적 신념이나 지위를 반영하는 상징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15년 동안 고고학 유적지 텔아세가의 발굴을 이끈 텔아비브 대학 오데드 립쉬츠 교수는 “아이가 발견한 스카라베는 이집트와 가나안 유물 목록에 추가됐다”면서 “이는 가나안과 고대 이집트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와 문화적 영향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 [포착] 이스라엘 3살 소녀가 우연히 발견한 ‘돌’ 알고 보니 3800년 전 ‘보물’

    [포착] 이스라엘 3살 소녀가 우연히 발견한 ‘돌’ 알고 보니 3800년 전 ‘보물’

    이스라엘의 3살짜리 여아가 고대 유적지를 걷다가 무려 3800년 전 ‘보물’을 발견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텔아비브 남동쪽에 있는 고고학 유적지 텔아세가에서 가나안 시대 ‘스카라베’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스카라베는 고대 이집트에서 다산이나 풍작의 상징으로 신성시한 풍뎅이 모양의 부적이나 인장을 말한다. 이달 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인 스카라베가 발견된 과정도 흥미롭다. 지난달 초 지브 닛잔(3)은 가족과 함께 이 지역을 방문해 산책하던 중 땅에서 반짝이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발견했다. 언니 오메르는 “동생이 주위에 수많은 돌 중에 이 돌을 발견해 집어 들었다”면서 “돌의 모래를 치우고 문질렀을 때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에 가족은 이스라엘 고대 유물 관리국(IAA)에 신고했고 곧 돌의 정체가 드러났다. 이스라엘 박물관 이집트 고고학 큐레이터 다프나 벤토르는 “이 작은 보물은 기원전 2100~1600년경에 걸친 중기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졌다”면서 “이 시기 스카라베는 부적과 인장으로 사용됐는데 때때로 종교적 신념이나 지위를 반영하는 상징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15년 동안 고고학 유적지 텔아세가의 발굴을 이끈 텔아비브 대학 오데드 립쉬츠 교수는 “아이가 발견한 스카라베는 이집트와 가나안 유물 목록에 추가됐다”면서 “이는 가나안과 고대 이집트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와 문화적 영향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 인간 탐욕에 경종 울린 ‘알록달록한 지옥’

    인간 탐욕에 경종 울린 ‘알록달록한 지옥’

    새 팬데믹 맞을 문명의 미래플라스틱 먹고 멸종 위기 겪는신인류의 희망찬 디스토피아직관적으로 그린 환경 문제 바다 한가운데 모인 ‘쓰레기 섬’그 속에 고통받는 동물 이야기 알록달록한 지옥. 석기와 청동기, 철기를 지나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세계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지 않을까. 플라스틱의 발명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혁명이 그렇듯 ‘반동’이 있기 마련이다. ‘플라스틱 사회’의 저자 수전 프라인켈은 말한다. “인간이 이제껏 생산해 온 모든 플라스틱이 아직도 우리와 함께 존재한다.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쓰레기로, 대양 바닥의 폐기물로, 매립장에 켜켜이 쌓인 쓰레기로. 내일이라도 인간은 지구에서 사라질 수 있지만 플라스틱은 몇 백 년이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아름다운 플라스틱 위에 세워진 우리의 문명을 한번 되돌아볼 때다. “사람들이 미친 듯이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요! 좀비처럼요.”(‘플라스틱 세대’·30쪽) 소설가 김달리(41)의 장편 ‘플라스틱 세대’는 플라스틱을 먹는 신인류의 등장 이후 디스토피아를 그린다. 2026년의 어느 날, 한때 MZ세대로 불렸던 이들 사이에 ‘플라스틱 팬데믹’이 유행한다. 플라스틱만 보면 식욕을 참을 수 없고 결국 알록달록한 토사물을 내뱉으며 죽어 가는 끔찍한 병이다. 그로부터 30년 후 플라스틱을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세대’가 출현한다. 플라스틱으로 된 사탕과 플라스틱으로 된 음료가 등장하며 이것이 무려 ‘건강기능식품’으로 소개되는 시대. 하지만 인간은 정말로 플라스틱을 소화할 수 있는 걸까. 플라스틱 팬데믹으로 부모를 잃은 예인은 다소 갈팡질팡하면서도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웃기지 않아요? 연간 몇 천만 톤씩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해서 환경을 망쳐 왔던 인간들이 이제 그걸 다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는 게. 적어도 지구는 덜 아프겠어요.”(36쪽) 플라스틱 시대의 초상은 현대의 대량생산 체제와 맞물린다. 해양생물학자 리처드 톰슨에 따르면 21세기 첫 10년간 만든 플라스틱의 양은 20세기 전 기간 만든 플라스틱의 양과 맞먹는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다. 소설의 상상처럼 인간이 플라스틱을 먹어서 소화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지구에 바람직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우리가 내다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고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플라스틱을 먹고 토사물을 내뱉는 소설 속 인간의 모습은 현실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소설가 겸 영화감독으로 다종다양한 글을 쓰는 김달리의 문체에는 특유의 영상미가 있다. 이명애(49)의 그림책 ‘플라스틱 섬’은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알록달록한 것들이 바람에 실려, 파도에 밀려 바다 한가운데로 모여든다. 철마다 그곳을 지나던 동물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신기해서 깨물어 보고 몸에 둘러 보기도 한다. 그것 때문에 영영 고통받다가 죽을 것임을 그들이 알 리 없다. 플라스틱 앞에서 오히려 순수한 그들의 모습은 어딘지 섬찟한 구석이 있다. 그 쓰레기를 줍겠다고, 치우겠다고 나서는 인간들이 있지만 “섬은 금세 다시 알록달록한 것들로 가득 차”고 만다. 2014년 첫 출간 이후 브라티슬라바 그림책 비엔날레(BIB) 황금패를 받으며 이명애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 준 작품이기도 하다. 10여년 만에 재출간된 이번 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예전보다 더욱 또렷해진 플라스틱 섬의 모습이다. 플라스틱 시대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다. 김달리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다. “마오, 먀먀, 봉봉이, 깽이까지 내 곁을 머물다 간 여린 짐승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생명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 극 중 예인처럼 인간으로서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
  • [마감 후] 모두를 위한 전시

    [마감 후] 모두를 위한 전시

    지난달 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이 재개관했다는 소식에 박물관을 찾았다. 전반적으로 전시 연출 기법을 고도화하고 전시품 관련 영상, 그래픽을 대폭 확충하는 등 ‘보여 주기’도 강화됐지만, ‘말해 주기’에 신경을 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눈길을 끈 것은 따로 있었다. 상설전시실에 함께 있는 ‘아-하!’라는 어린이 배움 공간이었다. ‘아-하!’는 ‘아이도 어른도 하나둘 알아가는 공간’이라는 뜻이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안에 어린이를 위한 배움 공간이 생긴 건 처음이라고 박물관은 전했다. 해당 공간을 위해 새로 디자인했다는 알파벳 ‘U’를 뒤집어 놓은 듯한 조명이 해당 공간을 은은히 비추고 있었다. ‘아-하!’는 구석기·신석기실, 청동기실, 고조선실, 고구려실 등 모두 4곳에 설치됐다. 화면과 터치 패드를 통해 관람객이 조작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았다. 가령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와 비슷한 도구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란 질문에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도구 중 주먹도끼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을 찾거나 신석기 시대와 지금 사용하는 도구를 보고 서로 쓰임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도구끼리 짝짓는 퍼즐을 즐길 수 있다. 또 난해한 기호처럼 느껴지던 고구려 무덤 벽화가 사실은 오늘날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각저총의 무덤 주인인 남편과 부인이 차를 마시는 모습을 담은 벽화를 통해 캠핑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을 연결하거나 수산리 고분 속 나들이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한강 공원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온 사람을 연결하는 식이다. 미래 사람들에게 전할 오늘 우리의 모습을 벽화로 남긴다면 등과 같은 생각할 거리도 있다. 어린이와 관련된 에세이로 독자의 사랑을 받는 김소영 작가는 에세이 ‘어떤 어른’에서 어린이와 박물관에 대한 글을 썼다. 그는 어린이 전시실, 어린이를 위한 기획 전시, 어린이 박물관 등을 통해 어린이는 어린이 전시실로, 어른은 어른 전시실로 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어린이만을 위한 공간이 불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때로는 어린이를 어른 관람객과, 의미 있는 유물이나 자료들과 떼어놓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취지였다. 특정 나이, 성별, 인종 등을 구분하는 공간이 배려일 수도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울 기회를 잃게 할 수도 있다. 조금씩 불편해도 양보하고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곳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설전시실 내 ‘아-하!’의 탄생은 고무적이다. 매번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을 때마다 수많은 어린이를 만나게 된다. 반짝거리는 눈으로 도슨트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고 무언가를 종이에 빼곡히 적기도 한다. 무언가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지친 표정으로 복도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들이 유물을 하나 더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향유하는 어른의 곁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
  • 2000년 전 영국은 여장부 천국 [달콤한 사이언스]

    2000년 전 영국은 여장부 천국 [달콤한 사이언스]

    현재 영국인의 직접적 조상인 앵글로·색슨족은 5세기경에 영국으로 옮겨온 이주민 세력이었다. 앵글로색슨족이 브리타니아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옮겨가기 이전까지는 켈트족이 지배하고 있었다. 켈트족하면 흔히 영화 ‘글레디에이터’의 첫 장면에서 등장하는 덩치가 크고 사나운 남성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2000년 전 철기 시대까지만 해도 영국의 켈트족 사회는 여성이 사회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유전학과, 영국 본머스대 고고학·고인류학과, 생명·환경과학과, 브리스톨대 수학부, 에스토니아 타루대 유전학과, 미국 하와이대 언어학과, 독일 튀빙겐대 고등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2000년 전 철기 시대 영국인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당시 켈트족 사회는 기혼 여성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모계 사회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1월 16일 자에 실렸다. 인간 사회의 구조는 부부가 주로 어디에 거주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계 사회는 부부가 주로 남성의 가족과 함께 살거나 그 근처에 거주하는 반면, 모계 사회에서는 부부가 여성의 부모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산다. 일부일처제는 유럽의 경우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유적지에서부터 흔하게 관찰되는 제도다. 일부일처제가 보편화됐다고 하더라도, 그 사회가 부계 중심 사회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원전 100년에서 서기 100년경 영국 중부 남부 해안을 차지하고 있었던 켈트족 일파인 듀로트리게스 부족 유적지를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의 매장지에서 지도자를 의미하는 귀중품들이 훨씬 많이 출토됐다. 이를 통해 듀로트리게스 부족은 여성 중심 모계 사회였음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고고학적 발견과 추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영국 남부 듀로트리게스 부족 거주지를 비롯해 철기 시대 공동묘지에 묻힌 57명의 남녀 게놈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게놈이 모계를 통한 혈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혈연관계가 없는 개인은 결혼 후 이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고대 영국인의 DNA를 프랑스, 네덜란드, 체코 등 다른 유럽 유적지에 묻힌 유골들의 DNA와 비교했다. 이를 통해 영국 철기 시대 인구와 유럽 대륙의 인구 사이에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라라 캐시디 TCD 박사(분자 인구 유전학)는 “이번 연구는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추정됐던 사실을 DNA 분석으로 검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철기 시대 영국은 유럽 대륙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사회를 구성했고 켈트어 도입 등 지역 문화에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내 집 밑에 매장된 유산 막막했는데… 국가 지원 덕에 부담 덜었어요”

    “내 집 밑에 매장된 유산 막막했는데… 국가 지원 덕에 부담 덜었어요”

    강릉 초당동 일대의 복합 유적지유산 301점 발굴 비용만 2억 넘어“국민 불편 덜고 조사 공공성 강화” “매장 유산(유물) 발굴 비용을 알 수 없어 막막했는데 국비 지원이 가능해 천만다행이었죠.” 강원 강릉 초당동에 사는 최종수(56)씨는 2022년 부모님과 어릴 때 살던 낡은 집을 신축하려다 난관에 부딪혔다. 앞서 신축하던 옆집에서 유산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발굴 조사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파 보기 전까진 얼마나 들지 가늠하기도 어려워 최씨는 낙담했다. 그렇다고 집을 수선해 사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6·25전쟁 이후 지어진 집은 웃풍이 심하고 화장실은 재래식이었다. 최씨는 “주변에서 발굴 비용만 수억원이 들 수도 있다고 해서 처음엔 신축을 포기하고 밭으로 쓸 생각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런 그에게 희망이 생긴 건 소규모 공사 땐 발굴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국가유산청의 국비 지원 발굴 조사 사업은 민간 건설 공사와 관련한 매장 유산 조사를 국가가 지원해 경제 부담을 줄여 주고 매장 유산을 효과적으로 보호·관리하기 위해 2004년 도입된 제도다. 2010년 30억원이던 지원 예산은 지난해 242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198억원으로 예산이 줄었으나 정밀 조사 개별 상한액은 지난해 1억 5000만원에서 올해 3억원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는 ‘매장 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발굴된 매장 유산에 대한 현지 보존이나 이전 보존 조치에 따른 비용도 지원된다. 성토(흙쌓기), 잔디 심기, 매장 유산 이전, 안내판 제작 등을 위한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다. 초당동 일대는 모래가 퇴적돼 형성된 사구 지역으로 신석기, 청동기, 철기, 삼국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고분 유적이 함께 분포하는 복합 유적지다. 삼국 시대 동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영동지역과 신라의 관계 등 강릉 지역의 지정학적 위상과 관련한 학술적, 문화재적 연구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12월 사적으로 지정됐다. 최씨의 집터에선 원삼국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 목곽묘(나무덧널무덤), 석곽묘(돌덧널무덤), 옹관묘(항아리무덤)와 삼국 시대 토기, 금동귀걸이 등 유산 301점이 출토됐다. 발굴 비용만 2억 6000여만원이 들었지만 모두 국비로 지원됐다. 유산 이전 조치 뒤 집을 신축한 최씨는 “부모님이 새집을 보고 정말 기뻐하셨다”며 “해당 사업이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형도 국가유산청 사무관은 “발굴 조사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들다 보니 개인에게는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비 지원 사업은 발굴 조사에 대한 국민의 불편한 시선을 없애고 조사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부여 송국리 유적 일대서 청동기 시대 제사 의식 통로, 흙 다듬은 흔적 발견

    부여 송국리 유적 일대서 청동기 시대 제사 의식 통로, 흙 다듬은 흔적 발견

    충남 부여 송국리 유적 일대에서 청동기시대 대지를 조성하기 위해 흙을 다듬은 흔적과 제사 의식의 통로로 추정되는 대형 나무기둥열(목주열)이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중인 부여군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부여 송국리 유적’ 발굴 조사 결과를 12일 밝혔다. 부여 송국리 유적은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중기의 대표적인 농경 유적이다. 앞선 조사에서는 타원형의 구덩이와 기둥 구멍(주공)이 배치된 원형 집자리, 목이 외부로 벌어진 큰 항아리, 삼각형 돌칼과 유구석부(머리 부분에 홈이 팬 자귀 모양의 석기) 등이 발굴됐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는 넓은 면적(대략 1000㎡)에 걸쳐 인공적으로 대지를 조성한 평탄한 성토층과 늘어서 있는 나무기둥열이 확인됐다. 또 대지 조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도랑 모양의 구상유구(토목건축의 자취) 7기도 확인됐는데, 안은 회색과 적색 등의 점토 덩어리로 무질서하게 메워져 있었다. 구상유구와 대지조성 과정의 관련 여부는 추후 조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나무기둥열은 두 줄이 쌍을 이루며 약 200m에 걸쳐 길게 나 있는데, 모두 북쪽에 위치한 1호 석관묘를 향하고 있었다. 석관묘에서는 비파형 동검 등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함께 발견돼 마을의 지배자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들 나무기둥열은 무덤군으로 향하는 제의를 위한 통로시설로 활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