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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만 인구문제 책임? 남자만 스포츠정신?”

    “여자만 인구문제 책임? 남자만 스포츠정신?”

    충북도교육청, 성차별 행정용어 10개 선정“자매결연·스포츠맨십, 성별 고정관념 표현”저출생·할머니·비혼·고용중단 등 사용 권고“여성에만 성별 강조하는 ‘여○○’ 삼가야” 충북도교육청은 도내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사용되는 성차별 행정용어 순화를 위해 대표적인 차별 행정용어 10개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선정된 성차별 용어와 순화한 용어는 ▲저출산→저출생 ▲몰래카메라→불법촬영물 ▲친할머니(외할머니)→할머니 ▲유모차→유아차 ▲미혼(미혼모, 미혼부)→비혼(비혼모, 비혼부) ▲경력단절→고용중단 ▲자매결연→상호결연 ▲스포츠맨십→스포츠정신 ▲효자상품→인기상품 등이다. 또 직책 등을 표현할 때 여성을 구분하는 ‘여○○’ 등 표현에서는 ‘여’를 삭제하도록 권고했다. 각 순화 용어의 개선 사유를 보면, ‘저출산’의 경우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어 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의미의 용어인 ‘저출생’을 제시했다. ‘몰래카메라’는 ‘불법촬영’으로 바꿈으로써 본인의 동의 없는 촬영, 촬영물 등을 소지·소비·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임이 인식될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는 친가와 외가를 분리해 서열을 매기는 가부장제 문화의 잔재라고 보고 ‘할머니’로 통일하도록 했다. ‘유모차’에는 ‘아빠는 유모차를 끌 수 없나요?’라는 설명과 함께 유아를 중심으로 하는 표현인 ‘유아차’를 추천했다. 결혼을 못 한 것이라는 인식을 주는 ‘미혼·미혼모·미혼부’ 대신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비혼·비혼모·비혼부’를, ‘경력단절’은 고용이 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는 ‘고용중단’을 제안했다. ‘자매결연’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상호 협력하는 의미의 객관적인 용어인 ‘상호결연’을 권고했다. 마찬가지로 ‘스포츠맨십’도 ‘남자에게만 있는 스포츠정신?’이라는 설명과 함께 성별 구분 없는 말인 ‘스포츠정신’을 추천했다. 수익을 내는 특정 상품 등을 ‘효자’로 비유하는 ‘효자상품’을 대신해선 인기가 많은 현상 그대로 표현하는 ‘인기상품’을 권장했다. 여성을 구분하는 ‘여○○’에 대해서는 ‘나는 여씨가 아닙니다’라고 설명하며 여성에게만 성별을 강조하는 ‘여’를 뺄 것을 권고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달 충북여성재단과 협력해 성차별 행정용어 순화를 위한 대상 용어를 발굴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여성 비주류 인식표현 등의 차별용어를 최종 선정했다. 도교육청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마련한 개선안을 이달 중 도내 전체 학교와 교육기관에 안내해 행정용어를 개선하는 한편 성인지 감수성 교육에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단어를 바꾸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생활이 달라진다”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성차별적 행정용어를 순화하여 사용함으로써 도내 학교와 교육기관 전반에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글로벌 시대] 일본 안의 이향(異鄕) 홋카이도/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일본 안의 이향(異鄕) 홋카이도/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일본 북부의 홋카이도에 대해 한국인들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한국에 견주어 생각하면 강원도와 같은 시골이며, 스키나 스노보드를 하는 데 최적지인 겨울 리조트 지역이다. 1972년에는 삿포로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광대한 토지에는 대규모 골프장이 여기저기에 있다. 나는 1960년대~1970년대 6년 동안 소년 시대를 홋카이도에서 지낸 적이 있다. 홋카이도의 눈은 스키를 타기에 정말 최고였다. 홋카이도에는 원래 ‘아이누인’이라는 선주민 사회와 문화가 있었다. 아이누 민족은 일찍이 사할린으로부터 쿠릴 열도, 홋카이도, 일본본토 북부에 걸쳐서 넓은 지역에 살고 있었다. 수렵, 어로, 채집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생활을 영위해 왔다. 자연으로부터 배운 지혜, 신앙, 풍속, 언어는 대대로 계승되어 고유 문화가 싹텄다. 홋카이도에 살고 있었을 무렵, 따뜻한 계절에는 휴일이면 산에 나물을 채집하러 갔다. 나물에 대한 지식은 원래 아이누인한테서 배운 것이었다. 먼 옛날 아이누인은 일본인과 교역을 해온 관계였지만, 17세기 후반에 일어난 큰 전쟁에서 패한 뒤 일본인에 의해 정치·경제적으로 지배받게 되었다. 아이누인이면서 아이누 문화 연구자였던 가야노 시게루(1926~2006)는 그 전쟁 이후의 아이누인의 삶에 대해 1990년에 집필한 책에서 “일본인들은 우리 땅(홋카이도)에 수백년 전부터 건너왔었는데, 본격적이면서 전면적으로 침략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정부는 아이누인에 대해 강제노동, 강제이주, 창씨개명 및 일본어의 강제사용 등의 동화정책을 펼쳤다. 산이나 강에서 자유로이 수렵, 어로, 채집하는 수렵민족으로서의 기본생존권을 박탈시키는 한편, 홋카이도를 국유화한 이후 재벌에게 넘겼다. 거의 동시기에 일본한테서 침략을 당한 한국인에게는 그러한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조선 침략과 다른 점은 한민족은 1945년에 해방되어 독립국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이누인은 1945년 이후에도 민족차별과 인권침해를 받아왔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현재 홋카이도에는 2만여명의 아이누인이 살고 있는데, 본인 스스로 아이누인임을 밝히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실제 아이누의 인구는 더 많을 거라고 한다. 몇 세대에 걸쳐 비참한 시대를 참고 견디며 살아왔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 뒤늦게나마 아이누 민족을 둘러싼 상황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다. 그 계기는 2007년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원주민의 권리에 관한 유엔 선언’이다. 이 결의를 수용하여 2008년 일본 국회에서 아이누 민족을 원주민으로 인정하는 것을 요구하는 결의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그러한 움직임에 따라 2009년에는 ‘홋카이도 우타리 협회’가 ‘홋카이도 아이누 협회’로 개칭되었다. 원래 ‘홋카이도 아이누 협회’가 1930년에 설립되었는데, ‘아이누’라는 민족명이 일본 사회에서 차별용어로 통했기 때문에 1961년에 아이누어로 ‘동포’를 뜻하는 ‘우타리’라는 호칭으로 바뀐 적이 있었다. 그것을 다시 민족명인 ‘아이누’로 회복한 것이다. 이러한 협회의 명칭 변천을 보아도 아이누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얼마나 절망적으로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내년 1월 아이누 민족 첫 정치단체인 ‘아이누 민족당’이 결성된다고 한다. 기본정책으로 아이누 민족의 권리 회복과 교육·복지의 충실, 다문화·다민족 공생사회의 실현, 자연과의 공생을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내걸고 있다. 아이누 민족의 권리 회복은 물론이지만, 그동안 시달려 온 민족적 경험과 자연과의 공존을 기조로 하는 아이누 문화에 입각해서 일본의 폐쇄된 정치 상황에 새로운 계기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홋카이도에 여행을 간다면 스키장이나 골프장은 아이누인의 숲을 벌채해서 만든 것이라는 점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또 홋카이도에 가서 아이누인을 만나면, 아이누어로 “이람카랍테(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어 보자. 일본어로 말을 거는 것보다 훨씬 반갑게 맞이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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