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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유산 안전관리도 AI가 한다’…수원시, 수원화성 첨단 방재시스템 구축

    ‘문화유산 안전관리도 AI가 한다’…수원시, 수원화성 첨단 방재시스템 구축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가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문화유산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원시화성사업소가 관내 혁신 기업과 협업해 추진한 ‘재난·방범용 3차원(3D) 디지털 트윈 영상 스마트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화재 예방과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올해 초 ‘2026 조달 혁신 시범사업’에 선정된 후 고도화 작업을 거쳐 구축을 완료했다. 이번 시스템은 ‘디지털 트윈’에 실시간 재난안전 인프라를 연동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첨단 방재 시스템 구축으로 수원화성 전 구역은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된다. 시스템은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기술로 무단 침입, 화재(불꽃·연기), 관광객 쓰러짐(실신), 군집 등 위험 이벤트가 발생하는 즉시 감지한다. 위험 이벤트가 포착되면 디지털 트윈 화면이 해당 상세 위치로 즉각 자동 연동돼 관리자가 복잡한 과정 없이 실시간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다. 수원시화성사업소는 또 장안문 성곽에 균열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경사계, 진동계, 열화상 카메라 기술을 추가로 도입했다. 경사계와 진동계로 구조물 안전을 상시 계측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주의-경보-발생’의 3단계 알람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했다. 또 열화상 카메라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온도 상승을 감지해 화재 위험을 초기에 차단한다.
  • [속보] 캄차카반도 남남동쪽 해역 규모 6.0 지진

    [속보] 캄차카반도 남남동쪽 해역 규모 6.0 지진

    9일 오후 11시 4분 7초(한국시간) 러시아 캄차카반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남남동쪽 338㎞ 해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분석 결과 등을 인용해 전했다. 진앙은 북위 50.06도, 동경 159.77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기상청은 “여진 가능성과 국내 파급 여부를 즉각 검토했으나, 국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국내 진동계에 이상 파형을 기록하지 않아 해일 경보 등 관련 대응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 차에서 음악 들리는데… 어, 스피커 안 보이네?

    차에서 음악 들리는데… 어, 스피커 안 보이네?

    LG가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전장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보이지 않는 스피커’를 내년 상반기 처음 상용화한다.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이례적으로 차량용 스피커를 개발하며 전장 제품군을 늘리고 혁신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보이지 않는 스피커로 고품질의 사운드를 구현한 신개념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여권만 한 크기(150㎜×90㎜)에 500원짜리 동전과 비슷한 두께(2.5㎜), 무게 40g인 제품이라 작고 얇고 가볍다. 이 때문에 천장, 대시보드 등 차량 실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 자동차 스피커와 비교하면 무게는 30%, 두께는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스피커의 경우 진동계·지지계 등 부품 수가 많아 크고 무거웠다면 이 제품은 독자 개발한 필름 형태의 진동 발생 장치(익사이터)가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여러 내장재를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활용해 자동차에서 기존 스피커가 차지하던 공간을 대폭 줄이면서 실내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탑승 공간도 더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내년 1월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이 제품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공간 창출,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했다.
  • LG디스플레이, 보이지 않는 차량 스피커 내년 상용화

    LG디스플레이, 보이지 않는 차량 스피커 내년 상용화

    LG디스플레이는 여권 크기에 500원 동전 두께로, 자동차 천장 등에 설치하는 보이지 않는 차량용 스피커를 내년 상용화한다고 21일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은 진동계, 지지계, 자기계 등 부품이 많고 무거운 기존 차량용 스피커에 비해 혁신적으로 작고 얇다. 독자 개발한 필름 형태의 진동 발생 장치가 차량 내장재나 디스플레이 패널을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크기는 150㎜×90㎜이고 두께는 2.5㎜로, 기존 자동차 스피커 대비 무게는 30%, 두께는 10%에 불과하다. 자동차에 적용하면 탑승자 눈에 스피커가 보이지 않아, 실내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진다. 기존 스피커가 차지하던 공간이 줄어들어, 실내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곳에 설치할 수 있어, 탑승 위치에 따른 음질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입체 음향 효과도 구현하는 등 더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 게다가 스피커 무게를 줄여 탄소 배출 절감, 에너지 효율 개선에 기여한다. 기존 스피커 필수 소재인 네오디뮴 등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은 공간 창출, 디자인, 음질, 친환경 측면에서 혁신을 이룬 점을 인정받아 최근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는 차량 엔터테인먼트 및 안전 분야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1월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글로벌 음향 업체와 협업한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을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여준호 LG디스플레이 사업개발담당 상무는 “기존 크고 무거운 스피커를 공간, 디자인, 친환경 측면에서 혁신해, 보이지 않는 스피커로 고품격 음질을 구현했다”며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차량용 사운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패의 쓴맛… 이상열 감독 “울고 싶어라”

    연패의 쓴맛… 이상열 감독 “울고 싶어라”

    ‘에이스’ 케이타·김정호 집중 견제당해부상자 많은데 지원군 없어 ‘설상가상’“선수들 최선 다해… 비난하지 말아 달라”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올 시즌 처음으로 4연패를 당하면서 이상열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19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OK금융그룹에 세트스코어 0-3(23-25 23-25 19-25)으로 완패했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56.9%)을 차지하는 노우모리 케이타가 장염 증세를 보이며 오전에 링거를 맞고 경기에 나섰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 팀 공격의 20.1%를 차지하는 김정호마저도 10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 시즌 첫 4연패인 데다 팀 순위도 처음으로 2위 자리를 OK금융그룹(승점 42점·16승7패)에 내줘 더 뼈아팠다.문제는 4위 우리카드(승점 38점·13승9패)의 상승세 역시 만만찮아 3위 수성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체력도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 감독은 “울고 싶은 심정”이라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난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리그가 진행될수록 케이타와 김정호를 상대팀이 집중 견제하면서 KB손보의 승률도 떨어지고 있다. 1라운드 5승1패, 2라운드 4승2패, 3라운드 3승3패로 한 경기를 남긴 4라운드에서는 20일까지 1승4패다.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현재로서는 교체할 지원군도 마땅치 않다. 센터 김홍정은 손가락 골절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발가락 염증으로 고생하는 김정호도 팔꿈치 부상을 당한 센터 김재휘도 이날 코트에 나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2월 팀이 시즌 첫 연패를 당하자 강원 인제군 진동계곡의 아침가리골을 찾아 얼음물에 몸을 담갔다. 정신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팀이 3연패를 당할 때에는 100일 안에 10㎏을 감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런 이 감독의 결기에 연패를 벗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이 감독은 “선수층이 두껍지 않고 신장에서 타 팀에 밀리다 보니 체력 소모가 크다”며 “사령탑이 묘책을 내서 선수를 도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고민해도 비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고 선수들이 안쓰럽다”고 토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시그널링크㈜, 엣지프로세싱 기반 유무선기계진동플랫폼(SMVP) 출시

    시그널링크㈜, 엣지프로세싱 기반 유무선기계진동플랫폼(SMVP) 출시

    진동솔루션전문회사 시그널링크㈜는 자체핵심제품인 스마트진동센서를 기반으로 중요기계설비의 효율적 진동관리를 목적으로 ‘실시간 기계상태감시 및 이상모니터링을 위한 기계진동 진동플랫폼(이하 SMVP)’을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본 제품의 특징은 생산품질, 설비성능 및 작업안전측면에서 공장, 선박, 건물 유틸리티 설비 등 다양한 회전체기계설비에 대하여 진동에 의한 문제점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장사용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최근의 빅데이터·AI 분석 등을 위한 상위통합시스템 구축에 적합하도록 최적화됐다. SMVP는 엣지프로세싱의 스마트진동센서를 바탕으로 대상기계에 부착된 센서단(edge)에서 진동계측, 주파수분석, 결과표시 등의 진동센서와 진동계측기의 핵심기능(processing)을 모두 센서단에서 실시간으로 수행(edge processing)하고 있어 무엇보다 기계설비의 진동상태를 현장에서 담당자들이 바로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는 현장 사용성이 높다는 특장점을 갖췄다. 더불어 센서에서 유의미한 결과값(features)만을 서버측에 유선 또는 무선으로 송출함으로써 전송데이터량과 데이터처리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진동데이터를 수집하던 기존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진동센서가 능동적으로 트리거레벨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는 경우에 자동으로 진동데이터를 계측, 저장하고 서버 측으로 송출하는 능동감시가 가능하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모니터링의 실시간성 확보와 최소 소비전력이라는 상반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무선계측조건에서 효과적이다. SMVP는 기계설비에서 스마트진동센서를 통해 측정된 예민한 진동신호의 패턴을 비교, 판정하는 프로그램(AP)도 함께 개발, 탑재됨으로써, 예측되지 않은 기계고장 이슈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라미터의 상호작용에 따른 생산공정에서의 품질불량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다. 한편, 시그널링크㈜는 최근 삼성중공업 연구소와 공동으로 선박 내 회전체기계의 유무선 진동 모니터링 목적의 SMVP가 적용될 수 있도록 공동개발을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삼성중공업 주도하에 대한해운 및 GASLOG 등의 LNG선에 실제 탑재, 운영해 향후 우리나라 선박 고부가가치화, 수주경쟁력 향상 등 양사의 사업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정 진동계곡, 산나물 비빔밥 드시러 오세요.

    청정 진동계곡, 산나물 비빔밥 드시러 오세요.

    청정자연이 살아 숨쉬는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계곡마을에서 19~20일까지 산나물축제가 열린다. 향긋한 곰취와 취나물, 나물 중 으뜸으로 꼽는 참나물과 두릅 등 자연속의 웰빙 먹거리를 직접 맛보고 채취할 수 있다. 인제군은 18일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원시림이 울창하고 다양한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진동계곡마을 농촌체험학교에서 12회 산나물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19일 오전 산신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과 먹거리 부스가 문을 연다. 진동마을 추억만들기 이벤트 행사와 전자바이올린 공연, 떡메치기 체험, 산채비빔밥 만들기 체험, 산나물 음식 코너가 선보인다. 산나물 음식코너에서는 산채보리전병코너, 산채비빔밥코너, 산채두루치기, 전통곰취두부, 전통주막 등이 손님을 맞는다. 산나물 채취 체험도 열린다. 체험 선생님과 함께 진동 산채 산나물공원의 유래를 들으며 모노레일을 타고 산나물 공원에서 진행된다. 체험비는 2만원이다. 산나물 떡메치기와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도 펼쳐진다. 큰 함지(나무 그릇)에 쌀밥과 산나물 등을 넣어 직접 비벼 맛볼 수 있는 이색 체험이다. 산나물을 포함해 마을에서 생산된 농특산물과 가공 식품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 된다. 인제 곰취를 넣어 만든 곰취두부도 판매 된다. 축제에 참가한뒤 마을 인근 아침가리, 방동약수, 곰배령 등 잘 보존된 자연을 돌아보며 힐링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인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향긋 야생화·청정 산나물… 강원은 봄 축제중

    “향긋한 야생화 생태 관광로와 산나물축제에 초대합니다.” 야생화 생태 관광로로 널리 알려진 강원 태백산국립공원 내 두문동재~검룡소 간 금대봉 등산로 11.5㎞가 오는 16일 개방된다. 이 구간은 산불 발생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1일부터 산행이 금지됐다. 인터넷 사전 예약 인원 300명 외에 하루 100명이 추가 산행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에는 팀당 30명까지 하루 2팀씩 전문 해설 서비스가 제공된다. 두문동재~검룡소 간 등산로엔 금강제비꽃과 노랑갈퀴 등 한국 특산 식물에다 왜미나리아재비, 나도바람꽃, 한계령풀을 비롯한 희귀 식물 등이 철 따라 꽃망울을 터뜨린다. 산나물철을 맞아 강원 지역 곳곳에서는 산나물축제도 풍성하게 열린다. 평창읍 대하리 산채으뜸마을은 13~14일 곤드레축제를, 평창읍 지동리 별천지마을에서는 19~20일 별천지 산나물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곤드레축제에서는 각종 산채요리 체험과 시식은 물론 산채 채취, 평창강 다슬기 잡기, 송어 맨손 잡기 등 다양한 이벤트와 산채 등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 별천지 산나물축제에서도 마을에서 재배하는 산나물 채취 체험과 산채음식 체험 및 시식, 산나물 차 만들기 체험과 시음,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산골마을 인제에서도 13~14일 산나물축제와 수리취떡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진동계곡 산나물축제’는 기린면 진동1리 농촌체험학교 일대에서 신명나는 난타공연과 산신제를 시작으로 체험·문화행사와 먹거리장터 등 청정 산나물을 주제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순선 인제군수는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인제에서 산골 주민들의 정과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백·평창·인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나른한 당신을 위한 4 ~ 5월 ‘산나물축제’ 이용 설명서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나른한 당신을 위한 4 ~ 5월 ‘산나물축제’ 이용 설명서

    ‘개두릅, 곰취, 참나물, 산마늘…’. 청정 강원도 산나물들이 연두색 물결을 이루며 도시인들을 유혹하는 봄이다. 자연산 산나물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일깨우는 치유와 힐링의 보약이다. 피부의 탄력을 높여 주는 비타민A는 물론이고 식욕을 돋우는 비타민B, 칼슘과 철분을 함유한 비타민C 등 비타민의 보고(寶庫)다. 산나물에는 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식이섬유와 대사작용을 촉진하는 엽록소, 동맥경화 예방에 좋은 타닌 성분도 풍부하다. 맛에 따른 효능도 이채롭다. 쓴맛을 내는 산나물은 알칼로이드가 풍부해 생리작용에 좋다. 뭐니 뭐니 해도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은 나른한 봄날 입맛을 되찾게 하는 보약임이 틀림없다. 제철 음식, 봄 산나물이 지천인 4~5월 강원도 지자체와 마을마다 산나물 축제로 들썩인다. 강릉 개두릅축제를 시작으로 양양, 홍천, 인제, 삼척, 정선, 원주, 양구 등 강원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향긋한 산나물 축제 속으로 들어가 입안 한가득 봄을 만끽해 보자. ●강릉 개두릅축제 사천면 해살이마을에서는 해마다 4월 중·하순 개두릅(엄나무순)축제가 열린다. 동해의 훈풍을 타고 가장 먼저 싹을 올리는 개두릅을 따서 나물밥과 무침, 초고추장 숙회를 해 먹으며 나른한 봄기운을 깨우던 전통에서 유래했다. 어깨(오십견) 통증과 관절염 등 염증 질환에 폭넓게 이용된 엄나무는 한방에서 요긴한 약재로 사용됐다. 동의보감에는 엄나무의 효능에 대해 ‘허리와 다리가 마비되는 것을 예방하고 중풍을 없앤다’고 했다.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 타박상, 근육 마비, 만성 위염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진통 작용도 뛰어나고 산나물로 즐기는 어린잎은 당뇨병과 두통, 어지럼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쓰였다. 뇌 기능을 향상시키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도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2012년에는 강릉 개두릅이 산림청 지리적 표시 등록 임산물 제41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축제 동안 개두릅 따기, 개두릅 음식 만들기, 문설주 만들기 등 엄나무와 개두릅을 주제로 한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먹거리 축제인 만큼 개두릅나물밥, 개두릅김밥, 개두릅찐빵 등 개두릅 먹거리와 엄나무술, 엄나무엑기스, 엄나무 묘목, 기정떡, 오리쌀 등 마을 특산물과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 홍천 백두대간 내면 나물축제 곰취, 명이(산마늘), 곤드레, 두릅, 참나물 등 해발 6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신선한 봄철 산나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내면은 전국 1위의 광활한 면적(447㎢)과 고산 마을로 오대산, 계방산, 가칠봉, 구룡덕산, 응봉산, 문암산 등 사방이 1000m가 넘는 높은 봉우리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청정하다. 삼봉자연휴양림, 삼봉약수, 칙소폭포, 구룡령 옛길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하다. 축제 기간 노래자랑, 산나물 및 야생화 전시, 서각 전시 등이 열리고 취떡(떡메치기) 체험, 목공예 전시 및 체험, 나물 요리 경연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1사 1촌 자매결연 단체를 초청해 숙박 제공을 통한 농촌 사랑 운동도 전개하고, 한우와 돼지고기 판매 코너를 준비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할 계획이다. 이성호 축제위원장은 “나물축제를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도시인과 지역민의 도농 교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양양 장터 산나물축제 양양은 국내 최대 산채류 자생지로 유명하다. 바닷가에서부터 설악산, 점봉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악지대까지 0~1360m의 표고 차를 따라 다양한 청정 산채가 자생하는 고장이다. 희귀 약용식물과 식용식물까지 다양하다. 기후도 해양성기후와 일교차가 큰 산악기후까지 분포해 산나물들의 약 성분과 향기가 깊은 특징을 지닌다. 산나물 생육기(2~6월)도 평균 일조시간보다 짧아 육질이 부드럽다. 이터 양양 산나물을 테마로 지난해부터 산나물축제를 열고 있다. 산골 마을 주민들이 따 오는 산나물이 양양전통시장에 가장 많이 모이는 5월 6~7일 이틀 동안 열린다. 축제 기간 600인분 봄나물비빔밥 만들기와 다문화 요리 페스티벌 등의 문화 행사, 산나물 할머니 장터, 부침개 장터, 연어도시락 세일 행사 등이 운영된다. ● 인제 진동계곡 산나물축제 기린면 진동1리 추대분교 일대에서 오는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진동계곡은 백두대간이 교차하는 한반도 유일의 고장으로 천연 생물자원이 풍부한 고장으로 산나물을 주제로 한 축제는 10회째를 맞는다. 청정 인제의 봄 내음이 가득 담긴 산나물로 만드는 함지박비빔밥, 옛날 막국수 만들기 체험, 산나물을 이용한 각종 요리 경연 대회, 막걸리 빨리 마시기 등 푸짐한 먹거리 행사가 열린다. 산나물 채취 체험, 산야초 족욕 체험, 계곡 낚시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산나물판매장도 운영된다. 특히 인제군 기린면 진동계곡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호지역으로 원시림이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지닌 점봉산과 곰배령, 방태산 등이 주변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도시인들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진동리마을은 산나물과 관광, 산나물·산야초를 가공한 로컬푸드 판매 등으로 6차 산업을 꾀하는 마을이다. ● 정선 곤드레 산나물축제 정선 지역 대표 특산 산나물인 곤드레를 테마로 5월 12~15일 열린다. 7회째를 맞는다. 특화된 산채음식 등으로 강원도는 물론 전국 산나물축제로 유명하다. 축제 기간 주민들이 태백산 줄기에서 직접 채취한 곤드레를 비롯해 각종 산나물과 황기, 도라지, 버섯 등의 특산물을 판매한다. 축제에서는 나물 요리 만들기 체험과 나물 삶기, 곤드레 음식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곤드레 산채음식 체험 행사와 전국 곤드레음식 경연 대회가 열린다. 각종 임산물과 농특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가 운영되고 매일 오후 4시에는 깜짝 세일 판매도 한다. 이 밖에 관광객들을 위해 제기차기, 짚고리 걸기, 투호, 짚신 비석치기, 짚신 넣기 등의 전통놀이가 펼쳐지고 어린이 자연 체험 행사로 자연 방생한 미꾸라지를 맨손으로 잡는 행사도 열린다. 정선 곤드레 음식 관광 활성화와 지역 전통시장 살리기를 목적으로 봄철 관광객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원주 치악산 산나물축제 치악산 정기를 받은 대자연과 산나물의 조화를 맛볼 수 있는 치악산 산나물축제는 5월 11일 신림면 성남리 일대에서 열린다. 치악산산나물축제위원회가 준비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주민들이 치악산 기슭에서 자란 웰빙 산나물을 직접 채취하고 웰빙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치악산산나물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치악산산나물축제는 더 많은 도시인에게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우리 지역의 청정 산나물을 맛보게 하기 위해 해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평창 곤드레축제·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 평창에서는 농촌 마을마다 소규모 이벤트로 산나물축제를 펼친다. 평창읍 대하리 산채으뜸마을은 오는 5월 11~12일 이틀간 ‘2016년 곤드레축제’를 연다. 참가자들이 직접 채취하는 청정 산나물과 산채요리 체험, 시식회 등은 곤드레축제의 백미로 꼽힌다. 평창읍 지동리 별천지마을에서는 5월 23~26일 ‘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가 열린다. 별천지마을 산나물축제에서는 산나물 뜯기 체험과 함께 독특한 산나물 차 만들기 체험 행사를 벌여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지이 평창군 농축산과 농촌개발 주무관은 “평창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평창만의 산나물 향취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석굴암 찾은 朴대통령… 문화재 관리 ‘기강 잡기’

    석굴암 찾은 朴대통령… 문화재 관리 ‘기강 잡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최근 균열이 발견된 경북 경주의 불국사 석굴암(국보 24호)을 전격 방문했다. 최근 숭례문(국보 1호) 부실 복구 논란 등 문화재 관리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것과 관련, ‘기강 다잡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오전 경북 안동에서 경상북도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석굴암을 찾아 보존 실태 등을 점검했다. 최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석굴암 본존불과 대좌 등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균열은 1910년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최근 진동계측 결과 국제 안전기준치의 10분의1 수준이어서 안전하다”고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등의 안내로 석굴암 내부를 둘러본 뒤 “걱정이 돼서 왔는데 설명을 들으니 보존에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문화재 관리 부실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문화재 행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비리 관련자에 대한 엄중 문책 등을 지시했으며, 나흘 뒤인 15일에는 변영섭 문화재청장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안동 문화예술의전당에서 김관용 경북지사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광역자치단체 업무보고는 지난 7월 강원, 8월 인천에 이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북은 탄탄한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에다 유서 깊은 역사·문화의 기반까지 갖추고 있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선도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동~경주~고령~상주를 잇는 한반도 역사문화네트워크 사업도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이어 최초의 한글 요리서 ‘음식디미방’의 저자인 장계향의 부친 장흥효 종가의 내림음식 10여종이 메뉴에 포함된 오찬을 가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5월 오지 축제 오지 않으면 후회합니다

    5월 오지 축제 오지 않으면 후회합니다

    “곤드레, 곰취, 청보리, 참나물, 두릅, 커피나무….” 산골짜기마다 봄나물이 흐드러진 5월, 산나물을 테마로 한 축제에서부터 걷기 축제까지 풍성한 축제가 곳곳에서 펼쳐져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강원도의 경우 정선에서 곤드레 산나물 축제가 오는 16~19일 공설운동장에서 30여개의 마을, 영농법인, 작목반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열린다. 산나물 요리 체험과 향토 먹거리, 정선 대관령 한우촌, 곤드레순대 등 푸짐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준비됐다. 삼척에서는 하장 두타산 산나물 축제(24~26일)를 비롯해 미로 청보리 축제(14일), 여삼 곤드레 축제(19일) 등 마을별로 축제가 열린다. 보리밭 사잇길 걷기, 보리피리 불기 등의 체험 행사와 함께 보리 비빔밥 시식 행사도 열려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양구군은 17~19일 동면 팔랑폭포 일원에서 곰취 축제를 개최하고 ‘축제장을 찾아가는 등반대회’도 마련한다. 홍천군 ‘백두대간 내면 나물 축제’도 17일부터 이틀간 내면 고원체육공원에서 개최된다. 산나물 요리 경연대회와 서각 전시 행사 등 체험과 오감 만족이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인제 진동계곡에서도 산나물 축제가 18∼19일 열린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호지역으로, 국내 유일의 원시림을 보유한 남설악 점봉산(1424m) 곰배령 일대에서 채취한 자연산 곰취와 참나물, 두릅 등 청정 산나물의 맛과 우수성을 전국에 홍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국내 최초의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강릉 왕산면 커피커퍼 커피농장에서는 17일 커피나무 축제가 열린다.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서는 11, 12일 제28회 주왕산 수달래 축제가 열린다. 청송 최대의 산악 축제로, 수달래에 얽힌 애틋한 전설의 주인공인 주왕의 넋을 달래고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과 무사고를 비는 행사다. 수달래꽃은 중국 후주의 주왕이 후주천왕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왕산으로 쫓겨 와 신라 마장궁의 철퇴에 맞아 숨질 때 흘린 피가 흘러들어 핏빛 꽃이 피어났다고 전해진다.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골은 내린천 물이 시작되는 원류이다. 주변에는 마지막 원시림인 방태산과 점봉산, 진동계곡이 있다. 방태산과 점봉산은 인제 기린면에 위치한 백두대간의 지류이다.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아직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최고의 목재이자 천연기념물인 주목나무가 자생한다. 또한 진귀한 약초와 버섯 등이 풍부하게 자생하고,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열목어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정감록에는 물과 바람과 불의 재난이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했다. 각처에서 난을 피해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태곳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방동약수로를 찾았다. ●방동골… 진동계곡물과 함께 내린천 원류 인제군 기린면 현리 덕다리에서 방동·진동방향으로 418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방태천이 나오고 방동교를 만나게 된다. 이 방동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대골이 있고 왼쪽으로는 방동약수(芳洞藥水)와 아침가리(조경동 계곡)에 연결된다. 방동2리에 위치한 약수터 주변은 깨끗한 계곡물과 함께 숲이 우거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방동약수는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 이외에도 철·망간·불소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한다. 일찍이 자연보호중앙협회에서 ‘한국의 명수’로 선정했을 만큼 유명해 새 주소 도로 이름에 반영됐다. 새 주소명에 등재된 방동약수로는 인제군 기린면 방동2리를 포함, 총 17㎞ 구간이다. 인제에서 내린천 지류를 타고 나 있는 지방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방동약수로 이정표가 보인다. 내린천은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하나씩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린천 줄기는 65㎞에 달하는데 래프팅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들로 시끌벅적하다. 내린천을 끼고 나 있는 지방도를 따라 가다 보면 높이 솟은 산과 괴암괴석이 빚어낸 풍광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천 폭이 좁아지는 상류지역에 다다르면 맛집으로 꽤 이름이 알려진 ‘방동막국수집’이 나온다. 이곳에서 10여분 위쪽으로 올라가면 방동대교가 나오는데 다리 끝부분부터 방동약수로가 시작된다. 방동약수로 좌측으로는 진동계곡, 그 위쪽으로는 양양군으로 이어진다. 약수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좌측에 ‘방동약수’와 ‘아침가리’라고 씌어진 입간판이 보인다. 약수터까지 들어가는 길은 관광버스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인근 계곡은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자, 약수를 마시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손에는 약수를 담을 수 있는 용기들이 들려 있다. 약수가 나오는 곳은 한 사람만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비좁아 차례로 줄을 서야 물맛을 볼 수 있다. 약수터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몇해 전 위장병으로 고생을 했는데 이 약수를 마시고 병이 말끔히 나았다.”고 자랑했다. 인제읍에 사는데 요즘도 약수를 떠가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약수로 밥을 지어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며 “쌀을 충분히 불린 후 약수를 붓고 밥을 지으면 철분 때문에 푸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약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방동약수에서 나와 고개를 하나 넘으면 ‘아침 가리골’이 나온다. ‘아침에 잠깐 밭을 갈아도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방동약수로 인근에는 방태산 휴양림도 있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계곡바람이 나무향과 함께 코끝을 자극한다. 계곡에는 2단으로 흘러내리는 ‘높은집 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5m 높이의 폭포에는 바위 속으로 굴이 뚫려 있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공명효과를 내 더욱 크게 들린다. 한여름에도 깊은 산속의 물이라 얼음물처럼 차가워 한기를 느끼게 한다. 방동약수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왼쪽길은 또 다른 계곡물이 흘러내려 방동골 물과 합류한다. 이 계곡은 점봉산에서 발원되는 물길로 진동계곡이다. 진동계곡은 20여㎞에 달하며 곳곳에 야영장소와 소나무숲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워낙 골이 깊어 생경한 지명들도 눈길을 끈다. ‘쇠나드리’는 소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금 위쪽으로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설피(겨울철 눈에 빠지지 않도록 신 바닥에 대는 넓적한 덧신)를 신고 다녀야 한다는 ‘설피밭’이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겨울에 설피를 신고 나들이를 하며, 동짓날 설피축제를 열기도 한다. 방태산과 방동계곡, 진동계곡은 태곳적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오지로 꼽힌다. 인제에는 곳곳에 군부대도 많다. 이곳에서 군대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외진 곳이라는 것을 빗대 부르던 노랫말이 생각날 것이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도로가 포장돼 예전보다 접근이 쉬워졌다고 하지만 산과 계곡은 예전 그대로 깊고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인약수 인제에는 방동약수 외에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개인약수’(開仁藥水)도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인제의 개인약수, 양양의 오색약수, 홍천의 삼봉약수를 국가지정 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개인약수는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있는 약수로, 방태산 다섯 봉우리 가운데 주억봉 중턱에 깊숙이 위치해 있다. 개인약수는 해발 108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약수다. 탄산약수로 철분의 약간 비린맛과 단맛이 입안에 감도는데 위장병과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 역시 약수의 명성을 인정해 새주소 도로명에 ‘개인약수로’라는 이름을 올렸다. 1891년 함경북도 출신의 수렵가인 지덕삼(池德三)이 처음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 약수 주변에는 가문비나무, 전나무, 피나무, 주목 등 고목들이 우거져 용출하는 약수의 시원한 물맛을 더해준다. 입구인 미산계곡과 방태산 일대는 원시림과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이 계곡물 역시 내린천으로 흘러든다. 현재의 약수터 위에 ‘장군약수’가 있었는데 양쪽 겨드랑이 밑에 용 비늘이 세 개씩 붙어 있는 아기 장수가 혼자 마시고는 큰 바위로 덮어버려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약수를 마시기 전에 육류를 먹거나 남녀가 부정한 일을 하면 물이 흐려진다는 속설이 있다. 글 사진 인제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11회는 인천 홍예문로를 소개합니다.
  •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2층 헬스장서 뛰자 38층 진동계측기 ‘요동’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프라임센터 12층 피트니스클럽에서 회원 23명이 일제히 제자리 뜀뛰기를 시작했다. 5분가량 지나자 38층에 설치된 진동계측 모니터의 그래프가 요동쳤다. 평소 때보다 두 배 높이로 출렁였다. 10분쯤 지나 회원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도 38층의 진동계측 그래프는 계속 움직였다. 3분 정도의 휴식을 끝낸 회원들은 다시 더 빠른 템포로 뜀뛰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진동 그래프는 갑자기 평상시에 비해 10배 높이로 그려졌다. 건물 38층에 있는 화분의 난 잎이 흔들렸다. 같은 시각 31층에서도 같은 진동이 느껴졌다. 사람이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진동이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테크노마트의 사무동인 프라임센터가 상하로 흔들려 직원 3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시연이 이뤄진 것이다. 대한건축학회와 프라임산업은 이날 테크노마트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갖고 당시 진동의 원인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30여분간 진행된 ‘태보’라고 불리는 집단군무 때문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화분 잎 흔들… 누구나 진동 느껴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저층에서 일정한 템포로 진행된 뜀뛰기 때문에 고층부의 진동폭이 커져 공진이 발생, 건물이 상하로 흔들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추가 달린 실을 손(저층)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아래에 달린 추(고층)가 큰 폭으로 흔들리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공진현상이란 약하지만 일정한 템포의 움직임이 고층부에 큰 진동을 전달하는 현상이다. 이 교수는 “4D 영화관을 통한 계측, 러닝머신을 통한 실험에서는 평상시의 진동폭을 벗어나는 진동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태보 운동에 참여했던 회원들도 태보가 진동의 원인이라는 결론에 힘을 실었다. 이모씨는 “그날 새로 온 강사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서 양말까지 땀에 젖었다.”면서 “회원들이 망아지같이 뛰었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성모(57·여)씨는 “상당수 회원들이 민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흥수 프라임산업 대표는 “진동의 원인이 지반침하 때문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며 “당시 대피하던 직원들은 아주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번 소동은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건물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시 광진구의 퇴거조치에 대해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시비를 가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종 진단 결과 2 ~ 3개월 뒤 나와 프라임센터 진동 원인을 정밀 분석한 대한건축학회는 근무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 진동 시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추후 태풍이 불 때에도 진단하기로 했다. 최종 진단 결과는 2~3개월 뒤 나올 예정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테크노마트 불안한 영업재개…정밀안전진단 석달 걸려

    테크노마트 불안한 영업재개…정밀안전진단 석달 걸려

    테크노마트가 오늘 오전 9시 영업을 재개했다. 테크노마트 영업재개는 건물이 흔들리긴 했지만 건물 구조에 큰 이상이 없다는 긴급안전점검 결과에 따른 것. 흔들림의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채 영업재개를 하게 된 상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틀간 영업을 못한 피해도 크지만 앞으로 내방객 수가 더욱 줄어들까 걱정이기 때문. 앞서 광진구는 6일 “긴급안전점검 결과, 테크노마트 건물의 구조적 안전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진동계측기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7일 오전 9시부로 대피명령을 해제했다. 또 진동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판매동 11층 4D 영화관과 사무동 12층 피트니스센터는 당분간 출입을 제한하고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 계속 원인을 규명해 나가기로 했다. 테크노마트 45개층 전층을 대상으로 한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정밀 안전진단은 약 3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연초록 융단 깐 듯… 강원 인제 소양강 청귀리 초원

    연초록 융단 깐 듯… 강원 인제 소양강 청귀리 초원

    해마다 이맘때 소양강 상류에 이색적인 볼거리가 펼쳐집니다. 온통 첩첩산중일 것 같은 강원도 인제 땅에 뜻밖에 너른 초원지대가 형성됩니다. 소양강 줄기 따라 심어진 귀리밭이 절정의 빛깔을 선사하는 것이지요. 동족상잔의 아픔이 붉게 새겨진 ‘38선’에서 바라보는 초록의 향연이라니요. 그 서정적이면서도 빼어난 풍경에 여행자의 입술이 귀에 가 걸릴 지경입니다. ●초록으로 물든 38선 제목에 ‘처녀’ 혹은 ‘아가씨’ 들어간 옛 노래들이 제법 많다. ‘흑산도 아가씨’ ‘처녀 뱃사공’ 등 어림잡아 100곡은 족히 넘는다. 그 가운데 널리 사랑받는 노래를 꼽으라면 ‘소양강 처녀’가 가장 앞줄에 설 거다. 그 ‘열여덟 딸기 같은’ 처녀가 임 그리며 서 있던 소양강은 인제군 서화면 무산(巫山)에서 발원한다. 내린천 등 지류와 몸을 섞은 뒤 춘천 북쪽에서 북한강과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몸피를 키운다. 흔히 소양강 하면 ‘소양강 처녀상’이 세워져 있는 의암호 등을 연상하지만, 물뱀처럼 휘휘 돌아가는 소양강 풍경의 진수는 소양호 상류, 인제 지역에 펼쳐져 있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탄다. 인제로 향하는 길이다. 38선휴게소 아래 신남선착장 주변부터 초록빛 평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내설악의 지류들이 모인 소양호의 최상류로, 겨울이면 수백만 평의 얼음 벌판 위에 빙어 축제가 열리던 곳이다. 늘 동토(凍土)일 것 같았던 땅에 물이 흐르고, 귀리의 새싹이 돋아나면서 독특한 풍경을 그려 놓았다. ●대규모 크롭 써클로 볼거리 제공 예전 소양강 주변은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까지 배추와 무 등을 경작하던 유휴지였다. 그런데 농사에 사용된 농약이 수질에 악영향을 미쳤다.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2005년부터는 인제·양구 조사료(粗飼料) 작목반이 친환경 농업을 위한 가축 사료 생산용 귀리(연맥) 단지로 조성했다. 그 덕에 내 나라 안 어디서도 쉬 보기 어려운 광활한 푸른 초장이 펼쳐지게 됐던 것이다. 소양강 상류 지역 오염 방지와 친환경 조사료 확보, 거기에 빼어난 풍경까지 갖게 됐으니 돌팔매질 한 번에 새 세 마리를 잡은 셈이다. ‘쉴 만한 푸른 초장’은 소양호 상류 이곳저곳에 펼쳐져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넉넉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인제38대교를 넘어 관대리까지는 들어가 보는 게 좋겠다. 척박하면서도 서정적인 풍경에 좀처럼 눈을 떼기 어렵다. 인제38대교 인근의 정자각을 통해 귀리밭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단, 차량 통행은 금지돼 있다. 인제군은 소양강 상류 귀리밭에 초대형 ‘크롭 써클’(crop circle·대지 미술)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크롭 써클은 흔히 곡물밭에 나타나는 원인 불명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일컫는 말이다. 무대는 남면 관대리 일대다. 면적은 7만 2000㎡(약 3만평)쯤 된다. 공식적인 행사라기보다는 내년 5~6월 개최 예정인 초원 축제에 앞서 미리 ‘간을 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푸른 귀리밭을 스케치북 삼아 튤립과 나비를 형상화한 화훼류 지역과 인제의 대표 아이콘인 ‘빙어’를 기하학적 형상으로 표현한 크롭 써클 지역으로 나뉜다. 크롭 써클은 귀리가 60~70㎝까지 자란 15일쯤부터 조성될 예정이다.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배제된, 원형 그대로의 초원 지대와 마주하려면 그 이전에 방문하는 게 좋겠다. 아울러 장마철이 시작되는 7월 중순쯤부터는 초원 지대도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산이 깊은 만큼 물맛도 좋더라 인제는 약수터가 많은 지역이다. 설악산과 점봉산, 방태산 등 인제를 둘러싼 명산의 골골마다 명약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상남면 미산리 개인약수는 그중 첫손에 꼽힌다. 약한 철분 향과 단맛이 나는 탄산약수다. 올 초 천연기념물 제531호로 지정됐다. 해발 1080m 높은 곳에 있어 약수터까지는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 불편함이 되레 여태 청정함을 잃지 않은 원인이 됐다. 개인약수는 1891년 함경북도의 포수 출신인 지덕삼이란 사람이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상탕과 하탕 두 곳으로 나뉘는데, 원탕인 상탕보다 하탕의 수량이 많다. 약수터 주변에 수령 100~200년의 잣나무와 가문비나무, 전나무, 소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방동약수는 철분 함량이 많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방태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조경동 방향으로 조금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약수터까지는 20여m. 남전약수는 다른 약수터에 비해 찾아가기가 편하다. 인제와 양평을 잇는 44번 국도 대로변에 있다. 글 사진 인제(강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우회전해 인제 방면 44번 국도를 탄 뒤 곧장 간다. 38선휴게소 지나 남전교차로에서 좌회전, 38인제대교를 넘어가면 크롭 써클 행사장이다. ▲맛집 피아시 식당은 추어탕과 메기 매운탕이 전문이다. 곁들여지는 반찬도 토속적이다.추어탕 7000원, 매운탕 2만∼4만원. 462-2509. 진동산채는 산채비빔밥과 산골정식이 대표 메뉴다. 463-8484. ▲잘 곳 읍내 하늘내린호텔이 깨끗하다. 호텔형과 콘도형으로 나뉜다. 요금은 같다. 성수기 주말 기준 7만~10만원. 463-5700. 하추리의 하추자연휴양림 비수기 주말 기준 4만~6만원. 461-0056. ▲주변 관광지 진동계곡은 기린면 진동리의 20㎞ 남짓한 계곡이다. 수없이 피어난 들꽃과 얼음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자랑이다. 특히 아침가리골(조경동)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8)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18) 강원도 인제군 점봉산

    설악산 대청봉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쪽으로 한계령, 망대암산을 넘으면 점봉산(1424m)에 이른다. 오색약수로 더욱 유명한 산으로 주릉 북쪽은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산의 남쪽에는 태곳적 신비에 싸인 생태계로 유명한 진동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점봉산은 산역이 넓어 골짜기마다 수량이 풍부하다. 더욱이 그 물들은 어떤 오염원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깨끗하다. 이 덕에 진동계곡을 비롯한 골짜기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청정계곡으로 일컬어지며, 맑은 계곡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희귀 담수어류인 열목어가 떼 지어 살고 있다. ●박달령 일대 습지많아 다양한 꽃밭형성 점봉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은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왼쪽에 오색약수터, 오른쪽에 진동마을을 놓고 단목령을 향해 내려간다. 단목령은 오색마을과 진동리를 잇는 백두대간 고갯마루로 박달령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일대는 고도의 높낮이 변화가 거의 없는 평지에 습지가 형성되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발 800∼1000m에 이르는 이곳에는 곳곳에 크고 작은 습지가 발달해 있는데, 고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위도도 남한에서는 북쪽에 치우쳐 있는 지역이어서 생태적 의미가 크다. 경사가 완만한 남쪽으로 너르니골, 숨은골, 북암골 등의 완만한 골짜기들이 발달해 있다. 이들 골짜기 주변에 발달한 습지들에는 갈퀴현호색, 꿩의바람꽃, 도깨비부채, 동의나물, 속새,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등이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봄철에 때를 맞추어 찾아가면 동의나물과 얼레지 꽃밭이 장관이다. 이맘때에는 구실바위취, 눈개승마, 애기앉은부채, 참조팝나무, 천마, 초롱꽃, 터리풀, 함박꽃나무 등이 피어난다. 이맘때 숲 속에서 꽃을 피우는 애기앉은부채는 눈 속에서 새싹을 피워 올리는 부지런한 식물이다. 동면에서 깨어난 반달가슴곰이 새싹을 먹는다고 하여 주민들은 ‘곰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찍 돋아난 잎은 6월이 되면 시들어 없어지고, 대신 그때에 맞추어 꽃이 핀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의 생태적 습성과 같다. 잎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낙엽 색깔과 비슷한 꽃이 땅바닥에서 피기 때문에 눈여겨 찾아야 한다. 일단 한 송이를 찾으면 주변에서 여러 송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진동계곡 어느 곳에나 많은 개체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 끝날 때부터 가을까지 형형색색 단목령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동쪽으로 더 내려가면 북암령이라는 고개에 이른다. 이 일대는 여름이나 가을보다 봄철에 꽃이 좋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4월에 이곳을 찾으면 금강제비꽃, 꿩의바람꽃, 너도바람꽃, 노랑제비꽃, 노루귀, 복수초, 붉은참반디, 연령초, 올괴불나무, 왜미나리아재비, 처녀치마, 피나물, 한계령풀들이 형형색색의 꽃과 새 잎을 달고 봄의 향연을 펼친다. 점봉산에서 꽃이 많기로 유명한 또 한 곳은 곰배령이다. 진동마을에서 강선리계곡을 따라서 두 시간 남짓이면 올라설 수 있는 곳이다. 고갯마루에 초원이 드넓게 펼쳐지고 이곳에서 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핀다. 장마가 끝이 날 즈음 본격적으로 여름 꽃이 피어나기 시작해 가을까지 종류를 달리하며 꽃을 피운다. 식물학적으로 중요한 종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고려엉겅퀴, 까실쑥부쟁이, 둥근이질풀, 말나리, 참산부추, 참취, 터리풀이 대군락을 이루어 꽃을 피우고, 그 앞으로 점봉산 능선들과 골짜기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도 멋지다. ●가장 긴 진동계곡 용머리 등 희귀종도 만나 곰배령에서 진동리 쪽으로 흐르는 강선리계곡은 점봉산 정상 부근에서 시작되는 골짜기 중에서 가장 긴 골짜기로서 진동계곡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이곳에도 봄이면 나도제비난, 모데미풀, 속새, 한계령풀 등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노루오줌, 도깨비부채, 물양지꽃, 산꿩의다리, 속단, 숙은노루오줌, 요강나물, 초롱꽃, 터리풀 등이 피어난다. 점봉산 자락의 진동마을은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에서 방태천, 진동계곡을 거슬러 들어갈 수 있다.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이 되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10여년 전만 해도 비포장길을 1시간 이상 어렵게 올라가야 하는 오지마을이었다. 이런 곳이다 보니 마을을 찾아가는 길가나 계곡가에서도 많은 여름꽃이 피어난다. 개회나무, 꼬리조팝나무, 꿀풀, 노루오줌, 석잠풀, 쉬땅나무, 털중나리, 활량나물 등은 흔하게 볼 수 있고, 가끔은 용머리, 참좁쌀풀 같은 희귀한 여름꽃도 만날 수 있다. 점봉산 진동계곡은 이제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다.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양수댐이 건설되었고, 그 여파로 진동계곡 일대는 빠른 속도로 개발되었다. 아름다운 꽃들과 잘 어울리던 징검다리, 흙길, 저녁연기, 옛집, 습지, 시골인심 같은 아름다운 것들이 사라진 것을 보면 개발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분명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강원도 인제서 맛본 New 수상레포츠 ‘리버버깅’

    강원도 인제서 맛본 New 수상레포츠 ‘리버버깅’

    수상 레포츠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특히 뉴질랜드에서 도입한 리버버깅(River Bugging)이 눈길을 끈다. 래프팅, 카약 등과 달리 손과 발을 이용해 급류타기를 즐기는 신종 수상 레포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강원도 인제군 미산계곡에서 시범운영된 뒤, 올해 본격적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 손과 발 이용… 수심 20∼30㎝만 돼도 손쉽게 즐겨 리버버깅은 장비를 등에 멘 모습이 꼭 ‘벌레´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래프팅이나 카약 등 급류스포츠가 패들(노)을 이용하는 반면 손과 발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고 방향을 잡는 것이 특징. 강은 물론 비좁은 계곡까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장소 선택의 폭이 넓다.30분 정도 강습을 받으면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는데다, 래프팅 등과 달리 수심이 20∼30㎝만 돼도 즐길 수 있다. 장비는 리버버그(이하 버그)를 비롯해 체온 및 피부보호를 위한 수트, 손과 발을 보호하고 추진력을 돕는 급류전용 글러브와 핀(오리발), 아쿠아 부츠, 구명조끼, 헬멧 등 총 7가지다. 가장 주요한 장비인 버그는 무게 7㎏, 길이 160㎝의 1인승 공기주입식 급류 보트다.U자형 몸체 밖으로 다리를 내놓고 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조립과 분해가 가능해 백팩에 넣어 목적지를 찾아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다. 패들링(노젓기) 역할은 손과 발이 맡는다. 손으로 하는 백패들과 발로 차는 키킹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 1시간 강습 받으면 나홀로 급류타기 OK ‘나홀로 급류타기´를 즐기는 리버버깅은 수트 착용에서 시작된다. 스쿠버 다이버들이 흔히 착용하는 수중복이다. 몸에 꽉 끼는 탓에 다소 불편하게도 느껴지지만,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물 위에 살짝 뜨는 부력을 제공함과 아울러 차가운 계곡수가 몸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줘 외려 포근하다. 아쿠아 부츠 위에 핀을 덧신고, 헬멧과 구명조끼, 글러브 등을 착용하면 준비 끝. 초보자라면 얇고 긴 상의를 걸쳐 입는 것이 좋다. 햇볕에 심하게 데는 것을 방지하고, 손으로 물을 젓는 과정에서 피부가 버그에 닿아 쓸리는 것을 완화해 준다. 미산계곡 리버버깅 코스는 초급자(2.5㎞)부터 상급자(5㎞)까지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보기와는 달리 초급자 코스도 물살이 제법 빠르다. 버그에 올라 타서 가장 먼저 배우는 테크닉은 탈출법이다. 급류를 타다 보면 간혹 버그가 뒤집히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거의 유일한 ‘위험’이기도 하다. 대처법은 간단하다. 허리를 감고 있는 안전벨트 고리를 잡아당기면 찍찍이가 떨어지면서 금방 수면으로 올라온다. 모든 참가자들이 물에 빠졌다가 나오는 과정을 반드시 4∼5번 정도 반복해 연습해야 한다. 가이드 김동현(33)씨는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당황하기 쉬운데,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열 앞뒤로 항상 두 명의 가이드가 따라붙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고 설명했다. # 미산계곡 최적의 장소… 수려한 장관·재미 동시에 이제 출발! 다소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로 계곡물을 따라 흘러 내려갔다. 대열의 선두와 후미에 선 가이드들이 수신호를 통해 주행 코스와 급류지대 등을 알려 준다. 잔잔한 곳에서 방향전환 요령 등을 연습했지만, 그것이 급류에서도 통할 리는 만무하다. 버그가 방향을 잃고 순식간에 물살에 휩쓸렸다. 거스를 수 없다면 차리리 순응하는 게 온당할 터. 물에 몸을 맏기자 수중바위 아래 와류에서 물속에 푹 잠겼던 버그가 자체 부력으로 인해 가볍게 떠오르면서 다시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거센 물살은 곧바로 잔잔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미산계곡이 리버버깅에 적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급류에 휩쓸렸다가도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평수 구간이 곧바로 이어진다. 또 급류와 급류 사이의 평수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이어져 리버버깅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급류에서 한바탕 물에 젖고 나서야 ‘항상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빠른 강의 중심부를 따라 이동하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스릴 넘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강 바깥쪽 얕은 지역을 지나다 수중바위나 주변 나뭇가지들과 부딪치는 등 부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물놀이 기구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아래로 흘러 내려갔다. 두둥실 물 위에 뜬 채로 바라보는 미산(美山)계곡 풍경이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 내린천 상류에 위치한 미산계곡은 인제군에서도 대표적인 오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줄기를 따라 기암괴석과 원시림이 이어지며 빼어난 풍경을 연출한다. # 모험 레포츠의 천국 인제 인제는 모험레포츠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레포츠 관련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내린천은 수상레포츠의 요람. 해마다 20만명이 넘는 수상 레포츠 동호인들이 래프팅, 카약, 카누 등을 이용해 물살을 헤친다. 인북천과 내린천이 만나는 합강정 두물머리 X-게임리조트에서는 63m짜리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를 비롯, 슬링샷(역번지), 강을 횡단하는 플라잉 폭스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033)461-5216. 남전리주민협의회에서는 수륙양용차 20여대와 사륜오토바이(ATV) 등을 운용하고 있다. 총무 011)9927-9099.8월1∼3일에는 ‘2008 인제 내린천 여름축제’(www.injefestival.com)도 열린다. 글·사진 인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준비물:선블록, 수영복, 소형 사진기 등을 담을 수 있는 방수팩, 여분의 옷(긴 팔). ▶이용요금:리버버깅(1인) 5만원. 견지낚시 체험(중식 제공) 1만원. 카야킹(가이드 동승) 6만원. 래프팅(1인)3만원. ▶가는 길:양평→홍천→홍천터널→철정검문소→상남방면→상남삼거리→우회전→미산리. ▶잘 곳:미산리 주민 20여호가 민박과 펜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4인 기준 성수기 7만∼8만원, 비수기 5만원. 미산1리 사무장 황광호 011)219-1307. ▶맛집:미산계곡 자락 부린촌은 송어회로 유명한 집. 송어회(2인) 2만 5000원, 초밥(2∼3인) 3만원. 매운탕도 제공된다.463-0127. ▶주변 볼거리 ▲진동계곡:기린면 진동리의 20㎞ 남짓한 계곡. 수없이 피어난 들꽃과 얼음처럼 시원한 물이 자랑이다. 특히 아침가리골(조경동)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인근 방동약수와 방태산자연휴양림, 필례계곡 등도 가볼 만하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인제군의 사라져가는 민속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하고 있다. 산촌 사람들의 생업과 신앙, 음식, 놀이 등을 모형, 실물 등으로 전시했다.460-3085.
  • 인제 내린천 ‘세계 래프팅대회’ 27일~새달 2일 개최

    인제 내린천 ‘세계 래프팅대회’ 27일~새달 2일 개최

    “시원스러운 물살과 함께 한여름 더위를 싸∼악 날립시다.” 각국의 래프팅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세계래프팅대회가 강원 인제군 내린천에서 27일부터 새달 2일까지 펼쳐진다. 네번째 행사이며,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열린다.2년마다 개최된다. ●미국 등 34개국 46개팀 참가 미국·독일·러시아 등 세계 34개국에서 46팀의 국가대표 선수가 참가해 경기를 치른다. 종목은 기록 경기인 스프린트(단거리)와 슬라롬, 순위 경기인 다운리버 등 3개이다. 남성팀과 여성팀이 나눠져 진행된다. 육상에서 단거리에 해당되는 스프린트 경기는 인제읍 원대교에서 내린천을 따라 하류로 500m 거리에서 펼쳐진다. 단거리 속도 경주이다보니 가장 빠른 급류를 선점하기 위한 선수들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경기의 백미로 꼽힌다. 슬라롬 경기는 인제읍 피아시마을 일대 내린천에서 열린다.640m의 물길 속에 8∼12개의 깃발을 세워 놓고 지그재그로 통과하거나 회전하는 경기다. 물길을 따라 내려왔다가(순기문) 물살을 가르며 올라가며(역기문) 치러진다. 체력이 많이 소모된다. 마라톤에 해당하는 다운리버 종목은 13㎞에 이르는 장거리 경기다. 내린천 미산계곡에서 펼쳐진다.6명이 한팀이 돼 한꺼번에 4∼6개팀이 출발해 순위를 다툰다. 역시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기대되는 종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 대회 유치 경쟁을 벌였던 일본과 맞대결하게 돼 뜨거운 한·일 응원전도 예상된다. ●한국대표팀 10위권 진입 목표 27일부터 29일까지는 선수들이 내린천 계곡에 적응하는 기간으로 정해졌고, 실제 경기는 30일부터 2일까지 치러진다. 유력한 우승 후보는 2003년과 2005년 부문별 우승국인 러시아, 체코를 비롯해 미국, 독일 등이 꼽힌다. 체코는 지난 대회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미국, 독일도 2005년 대회때 3위를 하면서 래프팅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지난 대회때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일본을 제치고 10위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물놀이 등 문화축제도 ‘풍성´ 대회 기간에 이곳을 찾으면 인제 수변공원 등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축제 행사도 함께 준비했다. 대회 기간에 백담사 주변의 만해마을과 미리내마을, 수변공원 등의 특설무대에서는 사물놀이, 전통음식, 복장체험 행사가 열려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계적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이 대회의 모든 일정과 내린천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중계한다. 박삼례 인제군수는 “이번 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래프팅 경기”라면서 “설악을 끼고 있는 인제의 아름다운 자연을 세계에 알리고 인제를 레포츠의 고장으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볼거리 먹을거리 - 산채나물·황태구이에 약수 한 모금 인제는 맑은 물, 아름다운 설악을 끼고 있는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이다. 내설악산의 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내린천에는 여름이면 래프팅·번지점프장이, 겨울에는 빙벽을 즐기려는 모험 관광객의 발길로 북적인다. 백담사와 12선녀탕 등을 거쳐 내설악산으로 오르는 등산객들도 연중 찾는 곳이다. 백담사를 통해 봉정암과 소청봉·중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오르는 등산 코스는 사계절 국내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불심이 깊은 신도가 백담사와 봉정암을 많이 찾는다. 설악산 초입의 백담사 만해마을에서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삶의 자취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심성수련교실, 주말사찰체험 등 찌든 도시생활을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주변에는 방태산자연휴양림과 용대자연휴양림, 미산계곡, 진동계곡, 하추리계곡, 산촌마을박물관, 필례지역 황토민박 등이 있어 자연속에서 토속적인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계곡과 휴양림이 있는 곳에는 방동약수와 필례약수, 개인약수 등 이름있는 약수터가 손님을 반긴다. 산촌마을이어서 산채나물이나 황태 등 순도높은 토속음식점이 마을마다 있어 미식가의 입맛을 돋운다. 특히 용대리 황태마을에는 겨우내 얼리면서 말린 황태 해장국과 구이를 맛볼 수 있다. 밑반찬인 나물류도 인제지역에서 나는 산나물을 사용해 인기를 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DMZ의 사계] 가을 갇힌 생명의 땅… ‘붉은 옷’ 곱게 차려 입었네

    [DMZ의 사계] 가을 갇힌 생명의 땅… ‘붉은 옷’ 곱게 차려 입었네

    경계총 자세로 선 초병의 어깨 너머로 펼쳐진 강원도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가을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마치 불이 붙은 듯하다. 허리가 동강난 국토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은 탓일까. 이 곳의 단풍은 왠지 화려함보다는 처연한 미(美)를 던져준다. 설악산이나 내장산의 화려한 단풍에 무언가 한겹 더 채색된 느낌이다. 척박한 강원도 산간의 토양이지만,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었다. 철책을 따라 피었던 여름꽃들은 어느새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물매화와 같은 가을꽃들이 그자리를 채우고 있다. 구름패랭이꽃이 하늘거렸던 자리엔 바위구절초가 자리잡고, 단단한 잎새를 뽐낸다. 붉은 정열을 자랑하던 제비동자꽃 대신, 산부추가 보랏빛 감성을 토해낸다. 미역취는 모진 가을바람 속에서도 가녀린 노란 꽃잎 뒤에 씨앗을 품은 채 꿋꿋이 서 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체내에 많은 영양분을 축적해야 하는 동물 식구들도 바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온 재두루미는 철원평야의 낙곡을 먹느라 지친 날개를 쉴 틈이 없다. 철책옆 참나무에선 다람쥐가 부지런히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열매를 따 입안 가득 채운다. 나무 주변 어딘가에 열매를 숨겨놓고 겨우내 조금씩 꺼내먹겠지만 파묻은 곳을 잊어 버렸을 땐 그 자리에서 새나무가 돋아나기도 한다. 산양에게 가을은 번식의 계절이다. 산양서식지로 알려진 강원도 고성의 고진동계곡에서는 수컷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뿔을 부딪치며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 간혹 목격된다. 승자는 암컷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이틀 가량 10분에 한번 꼴로 짝짓기를 벌인다. 화려한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비무장지대. 방문객의 눈엔 그저 아름답게만 보였지만 그 안에서 살며 긴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동·식물들과 군인·농민들에겐 무척이나 바쁜 계절이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백두대간 야생식물 목숨 ‘위태위태’

    풀과 나무의 미덕은 그지없다. 곤충과 새, 여러 야생동물들의 근원적 삶터 그 자체이면서 사람들에게도 더없는 혜택을 베푼다. 빗물을 걸러 맑은 물을 선사하는가 하면 뿌리로 흙을 붙들어매 산사태나 홍수 피해도 줄여준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들이켬으로써 요즘 지구촌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방지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익점의 목화씨는 헐벗은 민족의 몸을 감싸주는 의복혁명까지 불러오지 않았는가. ●녹색연합, 법정보호종 파괴지 30곳 조사 이런 산야의 초목들이, 그것도 야생식물의 보고로 불리는 백두대간의 야생식물들이 사람들의 마구잡이 개발과 홀대, 무관심으로 신음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이니, 희귀·특산종이니 하는 법정보호종들도 가뜩이나 가녀린 목숨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최근 ‘백두대간 야생식물 실태조사’ 보고서를 펴내고 개발바람에 휩쓸려 스러져가고 있는 야생식물의 실상을 전하면서 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보고서엔 백두대간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야생식물의 훼손현황이 자세히 담겨 있다. 녹색연합 백두대간보전팀 남경숙 간사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이뤄진 개발사업 가운데 30곳을 골라 환경영향평가 조사보고서 등 문헌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했다.”면서 “서울면적의 20%가량 되는 121㎢의 야생식물 서식지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서식지 훼손은 모든 개발사업 현장에서 고루 나타났지만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야생식물 이식 등 보전대책 마련이 요구된 사업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법정보호종들이 부실한 사후관리에다 이식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말라죽거나, 옮겨심도록 지정된 종(種)과 다른 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외래종을 무분별하게 심어 생태계 교란을 부추기는 사태도 빚어졌다. 녹색연합은 30곳의 조사대상 사업지 가운데 ▲강원 양양군 양수발전소 ▲강원 정선군 자병산의 옥계 석회석 광산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 ▲무주군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사업 등 4곳을 이식사업 실패 사례로 꼽았다. ●왜래종 마구 심어 생태계 교란까지 무주리조트가 들어선 덕유산국립공원내 향적봉 일대는 300∼500년 된 주목(朱木)과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진 원시림 지역이다. 고급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는 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세 곳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이고,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희귀종이다. 리조트 건설로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10여년 전 이들 나무의 이식이 이뤄졌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녹색연합 조사 결과, 리조트 내 스키 슬로프 외곽에 심겨진 구상나무 113그루는 모두 고사(枯死)해 버렸고, 주목(253그루) 역시 44%가 말라죽어 142그루만 겨우 살아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나무의 수령과 크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수목을 이식하는 바람에 생육조건이 나빠져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나무는 한정된 서식환경에서 생존하는데, 이식 시기와 방법 등이 불충분하게 검토됐다.”고 지적했다. 자병산의 석회석 광산과 무주군 양수발전소의 경우 생태계 교란 현상이 빚어졌다. 자병산 광산의 경우 훼손지 복원공사를 하면서 끈끈이대나물·루드베키아·족제비싸리 등 외래종이나, 현지에 서식하지 않는 해송 등을 대거 옮겨심은 것으로 조사됐다. 덕유산국립공원내 양수발전소 일대에도 환경부가 협의해준 종과는 다른 야생식물이 이식됐는가 하면 개발이 끝난 후 북미산 족제비싸리와 일본산 홍단풍과 겹철쭉, 중국단풍 등 12만여 그루의 외래식물이 이식된 것으로 파악됐다. “원형 그대로의 자연이 보존된 곳”으로 평가돼 온 양양군 점봉산과 인제군 진동계곡의 경우 대형 양수발전소가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인데,“댐 주변 9곳에 이식지를 조성했다고 보고돼 있으나 사업주체측은 이식지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아울러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솜다리와 한계령풀·털개불알꽃 등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이 확인됐지만, 그럼에도 이들 종은 사업시행 과정에서 제대로 이식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지금까지 법정보호종 등의 이식조치가 개발사업의 부작용을 줄이는 최선의 대안으로 여겨져왔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고 비판했다. ●“야생식물 보호시스템 일원화해야”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1만㏊가 넘는 산림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있다. 산불이나 도벌 등 인위적·자연적 요인을 빼더라도 6000㏊ 안팎의 산림이 도로나 공장·대지조성 등 용도로 자취를 감춘다. 백두대간의 훼손면적도 날로 커지면서 야생식물의 종(種)다양성 보존조치가 절실한 형편이다. 백두대간엔 4000종 남짓한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33%가 살고 있고, 특산식물도 전체의 27%가량인 108종이 서식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야생식물 훼손실태와 원인 등을 짚으면서 몇가지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먼저 야생식물 보호시스템의 체계적 구축을 위해 현재 환경부와 산림청, 문화재청 등으로 분산된 야생식물 보호 담당부처의 기능적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각 멸종위기종(환경부), 희귀특산식물(산림청), 희귀식물(국립수목원), 천연기념물(문화재청) 등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는데,“기관마다 식물종과 서식처를 관리하는 보전목표 등이 달라 보호정책도 상이한데, 이제는 일관성있는 통합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야생식물을 그저 이식하도록 조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식된 식물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연구 ▲이식 후 철저한 사후관리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남경숙 간사는 “우선 환경부가 이식할 야생식물의 선정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하고, 해당 개발사업체에 대해 이식후 사후관리 지침과 모니터링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부여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사라지면 다시는 볼 수 없는 한국특산식물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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