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팔며 中 4500㎞ 횡단…146일 달린 30대 아빠의 도전 [여기는 중국]
가족을 두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한 남성이 삼륜차에 주방을 싣고 길을 나섰다. 꿈꿔온 여행을 하면서 볶음밥을 팔아 생계를 해결하고, 남은 돈은 가족에게 보냈다.
중국 언론은 28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출발한 장촨펑(37)이 146일 만에 시장자치구 라싸에 도착했다”며 “그는 여행과 장사를 병행한 5개월 동안 6만 위안(약 1200만원)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후난성 사오양 출신인 장씨는 여행을 떠나기 전 장쑤성 쑤저우에서 7년 동안 볶음밥과 볶음면을 팔았다. 한때는 하루 5~6시간만 장사해도 매출 1000위안을 올렸고, 많게는 하루 5000위안(102만원)을 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노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같은 매출을 올리려면 하루 15시간씩 자리를 지켜야 했다. 장씨는 새로운 일을 고민하다 오래전부터 꿈꿔온 318번 국도 여행을 떠올렸다.
중국 동부 상하이에서 서쪽 시장까지 이어지는 318번 국도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해 중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평생 한 번은 달려봐야 할 길’로 불린다.
그러나 장씨는 쉽게 떠날 수 없었다. 그는 “부모님과 처자식을 두고 나 혼자 여행을 떠나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찾은 방법은 여행과 생업을 합치는 것이었다. 이동하면서 음식을 팔아 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생활비도 가족에게 보내기로 했다.
아내가 건넨 6666위안 들고 라싸까지장씨는 2024년 6월 1만 3000위안(265만원)을 주고 전동 삼륜차를 산 뒤 넉 달 동안 직접 개조했다. 차량 구입과 개조에 들어간 돈은 모두 8만 위안(1600만원)에 달했다.
좁은 차 안에는 냉장고와 냉동고, 에어컨, 조리대와 화구를 설치했다. 장거리 이동을 위해 대용량 배터리도 달았다. 덕분에 20㎞ 정도에 불과했던 주행거리가 150㎞ 이상으로 늘어났다. 주행 안전과 영상 촬영을 위해 차량 곳곳에 카메라 9대도 설치했다. 출발 직전에는 스테인리스 파이프로 간이침대를 만들어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3월 26일 출발하는 날에는 부부는 작은 폭죽 두 개를 터뜨리며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아내는 여행길이 순조롭기를 바라는 뜻에서 숫자 6을 네 번 넣은 6666위안(약 136만원)을 남편에게 보냈다. 중국에서 숫자 6은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의미로 쓰인다.
상하이를 출발한 장씨는 저장성과 안후이성, 후베이성, 후난성 등을 거쳐 서쪽으로 향했다. 처음부터 계획대로 318번 국도만 달린 것은 아니었다. 장거리 여행 경험이 없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 다시 318번 국도에 합류했다.
지난 5월에는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로 이동해 이재민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만들어 줬다. 이 일이 지역 언론에 소개되면서 ‘후난 볶음밥 아저씨’라는 별명도 얻었다.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한 것은 후난성 창사부터였다. 장씨는 전동 삼륜차를 세우고 볶음쌀국수와 볶음밥, 덮밥 등을 한 그릇에 10~20위안씩 받고 팔았다. 가격은 지역 물가에 맞춰 정했다.
장씨가 5개월 동안 올린 매출은 약 10만 위안이었다. 재료비와 연료비 등을 뺀 순수익만 6만 위안에 달했다. 여행 중 자신의 생활비만 벌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장사가 잘됐다.
그는 돈을 벌 때마다 아내에게 보냈다. 지금까지 가족에게 보낸 금액은 5만 위안(약 1000만원)이며, 자신은 여행과 장사에 필요한 1만 위안 정도만 남겼다.
장씨는 출발 146일 만인 지난 18일 라싸에 도착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37번째 생일이었다. 라싸에서는 고향 음식을 그리워하던 후난성 출신 손님들이 그의 삼륜차를 찾아왔다. 한 손님은 볶음쌀국수를 먹기 위해 약 한 시간 동안 기다리기도 했다.
라싸에 도착한 지 열흘이 지난 28일, 장씨는 다시 삼륜차에 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약 600㎞ 떨어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다. 그는 “인터넷에서 관심을 많이 받을수록 노점 장사도 잘된다”며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닷새 정도 장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장사를 이어가며 내년 설 전까지 후난성 사오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남편의 도전을 지켜본 아내는 이제 이동식 노점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앞으로 남편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면 내 일을 그만두고 함께 다니며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자기 기술과 노동으로 돈을 벌면서 꿈까지 이뤘다”, “남편을 믿고 응원한 아내도 대단하다”며 부부를 응원했다. 반면 일부는 개조한 전동 삼륜차의 합법성과 가스통 적재에 따른 안전 문제, 좁은 공간에서의 위생 관리 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