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공생의 언어(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흐름출판)
인간과 다른 생물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살아온 공생의 역사를 다룬 과학 교양서. 진화생태학자인 저자는 꿀잡이새와 인간, 개와 인간, 식물·개미·미생물의 사례를 통해 생물들이 협력 관계 속에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왔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자연과의 협력을 기술로 대체하는 동안 인간이 생태계의 신호를 읽는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한다. 책은 산업화 이후 생태계의 순환에서 멀어진 인류가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과 어떤 관계를 다시 맺어야 하는지 묻는다. 인간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종의 웰빙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담았다. 472쪽, 2만 5000원.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송길영 지음, 교보문고)
인공지능(AI) 확산과 조직 경량화가 일자리와 개인의 역할을 어떻게 바꿀지 짚은 ‘시대예보’ 시리즈 네 번째 책. AI가 단순 업무뿐 아니라 전문직과 창작 영역까지 파고드는 시대에, 저자는 인간에게 남는 경쟁력으로 ‘수고’를 제시한다. 매뉴얼에 따라 대체 가능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본인간’에서 벗어나, 경험과 판단, 숙련의 시간을 축적해 대체 불가능한 성취를 만드는 ‘원본인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320쪽, 2만 2000원.
화가의 눈, 손, 마음(마틴 게이퍼드 지음, 조주연 옮김, 에포크)
그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화가들의 작업 방식을 탐구한 미술 교양서. 영국 미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이우환·데이비드 호크니·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동시대 작가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빈 캔버스에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선택을 들여다본다. 캔버스와 물감, 붓과 스퀴지, 색채와 구도, 제목과 마무리까지 회화의 구체적 조건을 살핀다. 동굴벽화부터 현대미술까지 이어지는 회화 역사의 흐름도 함께 조명한다. 480쪽, 4만 9000원.
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수정 옮김, 부키)
독일 철학자 니체의 ‘위버멘쉬(초인)’, ‘영원회귀’, ‘르상티망’ 같은 개념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다. 일본 메이지대 문학부 교수인 저자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문장을 골라 비교와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초인은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동경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존재로, 르상티망은 타인에 대한 원망과 시기심에 삶의 기준을 맡기는 상태로 해석한다. 책은 좌절까지 긍정하며 자기 삶을 밀고 나갈 힘을 모색한다. 228쪽, 1만 8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