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중년
    2026-07-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88
  • 이경실, KTX 민폐 논란에 “미친 사람 취급” 분노…‘객실 내 소음’ 괜찮나요?[이슈픽]

    이경실, KTX 민폐 논란에 “미친 사람 취급” 분노…‘객실 내 소음’ 괜찮나요?[이슈픽]

    코미디언 이경실이 자신의 글로 인해 불거진 ‘KTX 민폐 논란’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경실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정말 아주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알찬 1박 2일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7일 화요일 부산행 KTX. 3명이 나란히 A·B·C 좌석 쪼르르 앉아 들뜬 여행을 시작했다. 그 기분으로 대화하니 ‘조용히 해달라’는 지적도 살짝 받았다”면서 “바로 사과했다. 친구들과의 여행에 잠시 이성을 잃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이 기사로 전해지며 ‘KTX 소음’, ‘KTX 내 민폐’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경실은 추가 글을 통해 “여행을 다녀와 기록하고 일상 속에서 살짝 스친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반성한 건데 그걸 무슨 큰 사건처럼 부풀리고 미친 사람 취급한다”라며 “여행 다녀와 좋은 기분 다 망쳤다”고 토로했다. KTX 객실 내 소음, 1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단순 대화 아닌 폭언·고성방가 행위”한편 KTX 객실 내 소음은 단순히 에티켓을 넘어선 법적 규제 대상이다. 철도안전법 제48조는 열차 내에서 고성방가나 폭언 등으로 소란을 피우는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소음이 처벌 대상은 아니다. 법적 제재는 단순한 대화 소리가 아닌 다른 승객에게 명확한 피해를 주는 폭언, 고성방가 등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행위에 한정된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승무원은 소란 행위를 제지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 해당 승객을 강제로 하차시킬 수도 있다. KTX 객실 내에서 소주·번데기 즐긴 일행도앞서 지난 6월에는 안동역에서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KTX에서 7~8명의 중년 여성 승객들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탑승객 A씨에 따르면 이들은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고 소음이 계속되자 다른 승객이 승무원에게 신고했다. 이에 승무원이 해당 일행에게 주의를 줬으나, 승무원이 자리를 뜨자 이들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또한 이들이 가방에서 소주를 꺼내 종이컵에 따라 마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건배’를 외치고 번데기 등 냄새나는 안주도 먹었다. 승무원은 다시 찾아와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그렇게 시끄럽냐”, “별로 안 시끄럽다”며 오히려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안전법 제47조는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열차 안으로 주류를 반입하거나 객실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조항은 없다. 법적 처벌 여부와 별개로 KTX 객실은 불특정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인 만큼 대화 시 목소리를 낮추고, 통화·영상 시청 등으로 인한 소음을 줄이려는 이용객들의 자발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홧김에 마신 술 때문에 ‘멍텅구리 뇌’ 될라”…젊을 때 손상, 중년까지 쭉

    “홧김에 마신 술 때문에 ‘멍텅구리 뇌’ 될라”…젊을 때 손상, 중년까지 쭉

    스트레스를 이기려고 마신 술이 뇌 구조를 아예 바꿔놓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시절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술을 마신 경험은 수십 년이 지나 술을 끊은 뒤에도 뇌에 흔적을 남기고 치매 초기 증상과 비슷한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알코올 임상 및 실험 연구’에 실린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캠퍼스 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스트레스와 음주는 서로를 부추기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술을 마시면 잠시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하지만 이런 음주가 반복되면 뇌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이 약해진다. 결국 같은 정도의 안도감을 얻기 위해 점점 더 자주,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되는 것이다. 과음은 잘못된 판단과 그로 인한 여러 문제를 낳아 오히려 스트레스를 키우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런 악순환이 장기적으로 뇌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인간과 뇌 회로 구조가 비슷한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와 음주가 동시에 작용할 때 뇌에 가해지는 영향이 둘 중 하나만 있을 때보다 훨씬 컸다. 청년기에 해당하는 젊은 생쥐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술을 많이 먹였더니 이들이 중년이 되어 오랜 기간 술을 끊은 후에도 다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뇌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졌다. 흔히 나이가 들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을 때 빠르게 대처하거나 새로운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는데, 젊을 때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던 생쥐들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도드라졌다. 연구진은 이것이 초기 치매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인지 기능 저하 모습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뇌간의 작은 부위인 ‘청반’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청반을 활성화하고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전원을 끈다. 반면 스트레스로 인해 술을 많이 마신 생쥐는 청반의 전원을 끄는 분자 장치가 고장 나 있었다. 이 때문에 뇌가 계속 혼란스러운 상태에 머물러 의사 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청반 부위에서는 세포를 파괴하는 ‘산화 스트레스’가 높은 수준으로 발견됐다. 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포 손상 형태다. 오랜 시간 술을 끊어도 중년이 된 생쥐의 뇌는 이 손상을 복구하지 못했다. 연구를 이끈 엘레나 베이지 매사추세츠대 생물학과 부교수는 “젊은 시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술을 마시면 뇌 회복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술을 끊지 못하고 올바른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단순한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뇌의 신경망이 이미 손상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나이 들면 성욕 줄어든다더니”…40대 남성, 20대보다 높았다 [라이프+]

    “나이 들면 성욕 줄어든다더니”…40대 남성, 20대보다 높았다 [라이프+]

    남성의 성욕이 젊을수록 강하다는 통념과 달리 40세 전후에 정점을 찍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된 이 연구는 에스토니아 바이오뱅크 참여자 6만 733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20∼84세로 여성 약 70%, 남성 약 30%였다.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연구진은 성적 충동과 관련된 생각을 묻는 문항을 바탕으로 성욕 수준을 측정했다. 나이와 성별뿐 아니라 관계 상태, 자녀 수, 직업 등의 영향도 함께 살폈다. 20대보다 높은 40대…60대 이후에야 비슷해져분석 결과 남성의 성욕은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젊을 때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년기에 오히려 상승했다. 이후 성욕은 서서히 낮아졌지만 60대에 접어든 뒤에야 젊은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갔다. 연구진은 이런 흐름을 30대부터 감소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연구진은 40대 남성이 안정적인 장기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서적 친밀감과 관계 상태 등 생물학적 노화 외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분석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성은 나이 들수록 감소…관계·생활환경도 영향여성의 성욕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50세 이후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남성은 대부분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높은 수준을 보고했다. 성별과 나이가 가장 강한 설명 요인이었지만 관계 만족도와 동거 여부, 자녀 수, 직업 등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이 같은 인구학적·관계적 요인으로 개인별 성욕 차이의 28.3%를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성관계 횟수나 신체 반응이 아니라 참가자가 스스로 답한 성적 충동과 생각을 측정했다. 연구진도 두 개 문항으로 일반적인 성욕을 평가해 상대방을 향한 욕구와 개인적 욕구 등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이 에스토니아인에 한정됐다는 점도 한계다. 연구진은 문화와 사회 환경이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나를 비우는 시간, 3500㎞ 순례의 길

    미국 버지니아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정치 수도인 워싱턴 D.C.의 왼쪽, 그러니까 서편의 남북부를 감싼 지역이다. 버지니아 여정의 큰 축은 세 가지다. 애팔래치안 트레일(AT)의 맛보기라 할 맥아피 노브 트레킹, 셰넌도어 국립공원 드라이브, 그리고 이 지역에 새겨진 미국 역사 엿보기다. 버지니아는 그리 길지 않은 250년 미국 역사에 비춰보면 나름의 고도(古都)다. 미국 건국 초기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등 많은 대통령을 배출해 ‘대통령의 어머니’라 불렸다. 미국인들이 노스탤지어를 느낄 법한 자연과 역사문화유산도 꽤 많다. 셰넌도어 리버, 블루리지 마운틴 등 가수 존 덴버의 명곡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의 배경이 된 곳도 여기이고, 미국인에게 도전과 고난, 성찰의 대명사인 AT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 맥아피 노브도 여기에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알게 된 건 영화 ‘어 워크 인 더 우즈’(2015)를 통해서다. 미남 배우의 전형이라 할 ‘로버트 레드포드 형’이 주인공 빌 브라이슨을 맡고, 닉 놀테가 거구의 친구 카츠를 맡아 열연했다. ‘어 워크 인 더 우즈’는 동명의 책이 모티브다. 브라이슨을 세계적인 여행가의 길로 이끈 AT 도전 여정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우리나라에선 ‘나를 부르는 숲’이란 제목으로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맥아피 노브의 너른 반석에서 본 절경 책과 영화는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책에선 브라이슨이 40대 중년이지만 영화에선 칠십 넘은 노인이란 점이 다를 뿐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맥아피 노브에서 펼쳐진다. 시답지 않은 주제로 옥신각신하던 브라이슨과 카츠가 갑자기 입을 닫고 웅혼한 풍경에 젖어든다. 너른 반석 너머로 펼쳐진 블루리지산맥과 셰넌도어 계곡의 모습은 수많은 삶의 상처로 다져진 두 노인에게도 충격과 감동이었던 거다. 그 자리가 바로 맥아피 노브다. 영화 포스터 역시 맥아피 노브의 반석 위에서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담았다. 실제 맥아피 노브는 AT의 끝없는 연봉 가운데 가장 유명한 봉우리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차고, 배후 도시 로어노크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조차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물론 맥아피 노브에 행락객 수준의 산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AT 종주에 나선 순례자들도 같은 등산로를 걷는다. 그들은 행색 자체가 다르다. 무릎엔 보호대가 감겼고, 등산화는 너덜거리며, 마지막으로 씻은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땀과 먼지로 뒤덮였다. 하지만 후줄근한 몰골과 달리 몸 전체에서 아우라가 뻗어 나오고, 그들을 향한 존경심이 솟는다.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성찰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전하는 사람 중 절반이 하루 이틀 내에 산을 내려가고, 남은 절반의 절반이 코스의 중간에도 이르지 못한 채 포기한다는 AT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북부 메인주까지, 애팔래치아산맥을 따라 14개 주에 걸쳐 있다. 버지니아는 그중 딱 절반이다. ●하이커들의 로망 ‘애팔래치안 트레일’ AT의 전체 거리는 2190마일, 약 3500㎞다. 1921년 조성이 시작돼 1937년쯤 완성됐다.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중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자, 하이커들의 ‘로망’이다. 완주까지는 대략 5~6개월 걸린다. 우리의 ‘백두대간 종주’쯤 될까. 길이로야 견줄 수 없겠지만, 도전과 성찰이라는 산행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지 싶다. 해마다 4000명쯤 도전에 나서는데, 완주율이 평균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맥아피 노브 트레킹은 AT 완주에 견주면 새발의 피도 못 된다. 그래도 나무에 페인트로 새겨진 직사각형의 AT 상징 표지를 보며 걷는 느낌은 아주 독특하다. 카토바 산자락의 들머리(트레일 헤드)에서 맥아피 노브까지는 4마일, 왕복 8마일(13㎞) 정도다. 깔딱고개는 거의 없고,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등산로에선 늘 흑곰을 신경 써야 한다. 미국인들은 흑곰을 거의 동네 들개 취급하지만, 사실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곰은 무척 위험하다. 이번 트레킹에서도 하산길에 새끼 곰과 마주쳤다. 어미 곰의 존재를 확인할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줄행랑쳐야 했다. 실제 책 ‘나를 부르는 숲’에서도 흑곰의 위험성을 수시로 경고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맥아피 노브의 돌출 암반에 올라서면 눈앞이 탁 트인다. 블루리지 산맥이 성벽처럼 일직선으로 내달리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골짜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너른 개활지가 펼쳐져 있다(그들은 이를 ‘계곡’이라 부른다). 산과 산이 가까이 겹쳐진 한국과 다른 이 구도가 낯설면서도 압도적이다. ●존 덴버의 노래 속 ‘컨트리 로드’ 이제 ‘컨트리 로드’를 따라 셰넌도어 국립공원을 향해 북진한다. 맥아피 노브에서 160마일(약 258㎞) 떨어져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에선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따라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도 AT의 경로에 포함된다. 잘 포장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옆, 보이지 않는 숲속에 좁은 등산로가 나 있다. 셰넌도어를 유명하게 만든 건 단연 존 덴버의 노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1971)다. 원래 이 곡은 버지니아와 맞붙은 웨스트 버지니아를 노래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는 지금도 공식 주가(州歌)로 불린다. 가사에 나오는 ‘올모스트 헤븐’이란 문구는 이 주의 표어가 됐다. 그런데 웬걸, 정작 가사에 나오는 그 산과 강은 일부만 웨스트버지니아에 걸쳤을 뿐 대부분 옆 동네, 버지니아에 속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건 메릴랜드주의 한 도로다. 작곡, 작사가 모두 웨스트버지니아에 가본 적이 없다. 이는 미 대중음악계에서 공식 확인된 이야기다. 제목의 지명이 빗나간 줄도 모르고, 이 곡은 반세기 동안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해온 거다. ●75개 전망대 있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산정을 따라 105마일(약 170㎞)가량 이어져 있다. 대공황 때인 1931년 공사를 시작해 1939년에야 전 구간이 열렸다. 길 여기저기에 75개의 전망대가 점점이 박혀 있다. 버지니아의 아름다운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배틀 필드’라는 표지판을 자주 본다. 버지니아는 ‘시빌 워’ 남북전쟁의 주 무대였다.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였던 현 주도(州都) 리치먼드 등 어딜 가도 전쟁 유적이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두 번째로 크다는 프레데릭스버그 국립군사공원 등 국립공원만 6곳이고, 크고 작은 전장은 수백 곳에 달한다. 이 전적지를 엮어 ‘시빌 워 트레일’을 조성하기도 했다. 셰넌도어 국립공원 초입의 샬러츠빌엔 몬티첼로라는 예쁜 이름의 저택이 있다.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직접 설계하고 평생 고쳐 지은 집이다. 독립선언서를 쓴 손으로, 그는 이 집의 기둥과 돔과 정원까지 세심하게 그려냈다. 그러나 이 저택은 한때 600명이 넘는 흑인 노예의 노동으로 유지됐다. 제퍼슨과 그가 ‘소유’했던 여성 흑인 노예 샐리 헤밍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의 이야기는 이제 가이드 투어에서도 다뤄질 만큼 유명하다. 노예해방을 부르짖고 자유와 평등을 외친 사람의 집이 동시에 부자유스러운 현장이었다는 모순. 그러면서도 여전히 미국인, 특히 백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적 중 하나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이방인에겐 선뜻 와닿지 않는다. 몬티첼로 안에 제퍼슨의 묘와 묘비가 있다. 1987년 버지니아대학교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제 여정의 마지막 방문지, 하퍼스 페리다. 원래 행정구역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속하지만, 여태 여정을 함께한 셰넌도어강과 블루리지 산맥이 명맥을 다하는 곳인 만큼 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가 끝나는 프런트 로열에서 43마일, 약 70㎞ 거리다. ●남북전쟁의 도화선 ‘하퍼스 페리’ 하퍼스 페리는 셰넌도어강과 포토맥강 사이에 있다.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세 개의 주가 만나는 곳이다. 블루리지 산맥은 여기서 끝이 나고, 셰넌도어강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흘러온 포토맥강과 합쳐진 뒤 포토맥강이란 이름 그대로 워싱턴 D.C.를 향해 흘러간다. 하퍼스 페리는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된 곳이다. 1859년 10월,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이 22명의 동지와 함께 연방 무기고를 습격한 것이 미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는 불씨가 됐다. 미국의 초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마을을 샅샅이 둘러보려면 반나절로도 짧다. 여정을 마친 뒤 복귀하는 차 안. ‘컨트리 로드’를 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올모스트 헤븐, 웨스트버지니아~” 여태껏 이어진 풍경은 사실 버지니아의 것이었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존 덴버가 지리를 헷갈렸다 해도 노래가 가리키는 마음, 산과 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마음만큼은 정직했으니 말이다. ●디스커버리호 있는 항공우주박물관 이제껏 다닌 곳과 결이 다른 명소 한 곳 덧붙인다. 밀리터리, 항공기, 역사 ‘덕후’ 모두를 만족시킬 곳.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덜레스 분관이다. 공식 명칭은 우드바-하지 센터. 워싱턴 D.C.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별관인데, 본관보다 규모가 크다. 하이라이트는 거대한 격납고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다. 근 40년 동안 지구상 어느 비행체보다 많이 우주를 오가며 39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동체 곳곳에 우주의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바로 앞은 전설적인 정찰기 SR-71 블랙버드다. 냉전 시대 음속의 세 배로 날며 오로지 스피드만으로 적의 미사일을 따돌리던 항공기다. 인류가 만든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도 바로 옆에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이놀라 게이다. 1945년 8월 6일 괌 인근의 티니안에서 이륙해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한 폭격기다. 워낙 민감한 기체라 주변에서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즉시 경보가 발령된다니 조심해서 보시길. 워싱턴 덜레스 공항 바로 옆에 있다. [여행수첩] -차 없는 미국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차를 렌트 하는 건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렌터카 예약할 때 팁 하나. 호텔이나 항공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렌터카는 경험상 트립닷컴이 낫다. 인수와 반납의 다양한 조합, 차종의 다양성 등이 소비자 입맛에 잘 맞는다. 트립닷컴의 공식 자료로는 세계 1만 3000여 도시에서 다양한 렌터카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차량 인수 전까지 무료 취소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일정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에서 검색할 때 현지 렌터카 업체보다는 허츠(hertz) 등 다국적 기업을 택하길 권한다. 현지 업체들이 가격 면에선 다소 유리하나 외지인에게 심리적 안정과 효율성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업체가 낫다. 특히 허츠는 미국 내 점유율 1위여서 다양한 차종의 조합이 가능하다. -렌터카 사무실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셔틀로 10분 미만 거리다. 허츠의 경우 반납할 때 군부대 바리케이드 같은 통제 시설물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혀 겁먹을 필요 없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된다. 이어 정해진 위치에 주차한 뒤 키를 차에 두고 귀국편 비행기에 오르면 끝이다. 미처 못 낸 고속도로 통행료, 채우지 못한 연료 등은 차량 인수 당시 업체가 미리 받아둔 본인 카드 예치금에서 결제된다. 차액은 2~3일 뒤 본인 계좌로 입금된다. -3성급 호텔의 경우 홀리데이인 같은 익숙한 글로벌 브랜드에 묵길 권한다. 현지 업체 중엔 홈우드(homewood) 계열 호텔의 가성비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익스텐디드 스테이 아메리카는 가급적 피하시라. 가격은 다소 저렴하지만 조식이 커피와 일회용 오트밀뿐이고, 시설도 낡은 편이다.
  • 쾌락과 나락의 소용돌이, 이 남자의 끝은…

    쾌락과 나락의 소용돌이, 이 남자의 끝은…

    헝가리 어느 동네, 임대주택 단지에 이사 온 열다섯 살 이슈트반은 친구들과 섞이지 못했다. 옆집 중년 유부녀와 관계를 맺으며 첫 경험을 했고, 곧 사망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에 갔다. 군에 입대해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영국 런던으로 흘러들어 어느 부호의 경호 운전기사로 일했다. 고용주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있다 고용주가 사망하면서 그 아내의 새 남편이 됐다. 벤틀리를 몰고 롤렉스를 차는 상류층의 삶을 살다가 아내와 둘째 아들을 모두 잃는 비극을 겪으며 그의 삶은 나락을 향한다. 다시 어릴 적 동네로 돌아온 그에게 늙은 육체만 남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살아간다. 데이비드 솔로이의 ‘살’(FLESH)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예술, 거기에 딸려 오는 모든 고통에 관한 하나의 논고”라는 평을 받은 ‘2025 부커상’ 수상작이다. “페이지의 여백을 잘 활용한 소설”이라는 표현처럼 한국어 번역본에서도 확실히 빈 공간이 많다. 이슈트반의 말은 대체로 “네”, “그래”, “몰라요”, “글쎄요” 같이 짧다. 적극적으로 말을 시작하거나 묻는 일도 거의 없다. 성적 욕망, 폭력, 전쟁, 이민, 신분 상승까지 많은 ‘육체적 경험’에서 느낀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독자가 그의 감정을 추측하고 직조해야 한다. 빈 페이지 후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충격이 너무 커서/ 그는 그냥 의자에 앉아 있는다/ 밤새 거기 앉아 있는다”(421쪽)라는 문장만이 적힌 페이지를 만나면 이슈트반의 엄청난 슬픔이 느껴진다. 이 소설이 가진 독특함이다. ‘유럽의 어느 남자’인 이슈트반으로부터 과거 오랫동안 여성을 다뤄온 방식을 읽을 수 있다. 욕망의 대상이 되면서도 존중받지 못했던, 때로는 신분 상승의 통로로 그렸던 ‘육체의 관계’가 이슈트반에게 투영됐다. 그저 운명에 순응하고 반응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통념도 비워냈다. 임대주택에서 살던 소년이 상류층에 편입되는 계층 이동은 자수성가처럼 보이나, 의지와 노력이라는 요소는 그 안에 두지 않았다. 솔로이는 이 남자에게 엄청난 비극을 안기면서도 쓰러지게 하지도, 구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한다. 남자는 그곳에서 조금 다른 사람이 돼 한 발 내디딜 뿐이다. 그런데 그 미미한 변화가 오랜 여운을 남긴다.
  • 50억년 뒤 태양계의 미래, 80광년 밖 행성서 엿보다

    50억년 뒤 태양계의 미래, 80광년 밖 행성서 엿보다

    母항성 적색거성 때는 거리 멀어왜성 된 이후 공전 궤도 이동한 듯300만㎞까지 근접해 127도 고온태양 수명 마친 뒤 천체 미래 암시 태양은 태어난 지 46억년 된 중년의 별이다. 태양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안정적으로 빛나는 기간은 대략 100억년으로 추정된다. 50억년 뒤 태양은 중심핵의 수소를 모두 소진하고 지금보다 100배 이상 부풀어 큰 적색거성이 된다. 이후 바깥층이 벗겨져 나가면서 지구만 한 크기의 고밀도 잔해인 백색왜성만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성, 금성, 그리고 어쩌면 지구까지도 적색거성에 삼켜져 사라진다. 지구는 태양의 생명이 끝나는 50억년 뒤보다 훨씬 이른 약 10억~20억년 이후에는 이미 생명이 살 수 없는 행성으로 변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지구보다 더 멀리 떨어진 목성, 토성 같은 거대 가스형 행성은 태양이 죽은 뒤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영국, 미국, 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8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을 도는 목성 규모의 행성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기를 검출해 50억년 뒤 태양계가 맞을 운명을 엿보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7월 2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청(CSA)이 함께 운용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죽은 별인 백색왜성 주변을 도는 목성 크기의 외계행성 ‘WD 1856b’가 백색왜성 앞을 가로지르는 통과 현상을 관측했다. 이를 통해 행성의 질량, 온도를 측정하고 행성 대기까지 검출했다. WD 1856b 행성은 2020년 외계행성 탐사 위성 TESS와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발견된 행성이다. 이 행성은 지구에서 80광년 떨어진 백색왜성 ‘WD 1856+534’ 주위를 돌고 있다. 크기는 목성만 하지만 행성이 공전하는 백색왜성은 크기가 지구 정도다. 행성이 모(母)항성보다 7배 크고, 지구-태양 거리의 50분의 1인 300만㎞에 불과하다. 백색왜성 주변을 이렇게 가깝게 돌면서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는 행성은 WD 1856b가 처음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괴짜 행성’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관측 결과, WD 1856b의 질량은 목성의 4.3~10.9배로 추정됐으며 행성의 온도는 처음 예상됐던 영하 113도가 아니라 영상 127도였다. 현재는 이만한 열을 낼 에너지원이 없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이 온도를 과거 어느 시점에 행성이 데워진 뒤 식고 있는 ‘잔열’로 보고 데워진 시점을 역산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하나는 죽어 가던 모항성이 WD 1856b를 집어삼켰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항성계의 다른 천체들의 중력 영향으로 행성이 적색거성의 영향권 밖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행성이 데워진 시점은 별이 백색왜성이 된 뒤 약 30억~55억년이 지난 때로 나타났다. 별이 적색거성 단계를 끝내는 과정은 길어야 수백만년에 불과해 그 시기에 삼켜졌다는 가설로는 이번 발견처럼 한참 뒤의 재가열을 설명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행성이 적색거성 시기에는 먼 궤도에 안전하게 머물다가 한참 뒤 안쪽으로 끌려 들어오며 데워졌다는 ‘뒤늦은 궤도 이동’설이 더 유력하다고 결론지었다. 라이언 맥도널드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죽은 별 주변 행성에서 처음으로 대기를 검출했다”며 “이를 통해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죽은 뒤 거대 행성이 맞을 운명을 처음으로 관측해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 신중년층 사회참여·재취업 지원…26일 부산 50+ 일자리박람회

    신중년층 사회참여·재취업 지원…26일 부산 50+ 일자리박람회

    ‘경험을 가치로, 일자리를 기회로’라는 슬로건으로 내건 ‘2026 부산 50플러스(+)일자리박람회’가 2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신중년(50~64세 인구) 세대에게 일자리 정보와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드론·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직무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개막행사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한진 박사가 ‘젊음을 지키는 동안 습관’을 주제로 강의한다. 전시행사는 40개 사가 참여하는 현장 면접·채용관을 통해 구직자와 기업 간 일대일 채용 상담과 현장 면접을 진행한다. 직업적성검사, 이력서 및 면접 컨설팅 등 취업 준비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대행사로 취업 전략과 경력 활용 방안을 소개하는 취업특강, 휴먼북 토크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와 부산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가 주관한다.
  • 푸틴, 이건 몰랐지?…러軍, 데이트앱 쓴 병사 때문에 드론 폭격 받아 [핫이슈]

    푸틴, 이건 몰랐지?…러軍, 데이트앱 쓴 병사 때문에 드론 폭격 받아 [핫이슈]

    러시아군에 속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체첸군 지휘관이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마녀 군단’에 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월간 애틀랜틱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의 러시아군 점령지에 주둔하던 체첸군 지휘관 아흐메드는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여성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해당 여성은 자신이 35세이며 기혼이지만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 외롭다고 토로했다. 아흐메드와 이 여성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은 어떤지,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매우 평범한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여성은 아흐메드의 실제 군 생활이 궁금하다며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그는 아무런 의심 없이 막사 안에서 동료와 함께 활짝 웃는 얼굴로 사진 한 장을 찍어 전송했다. 아흐메드가 사진을 보낸 직후, 그가 주둔하던 러시아군 막사에 우크라이나 드론 폭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가 전송한 사진에는 막사의 벽에 붙어 있던 기지 배치도가 노출돼 있었다. ‘외롭다’던 여성의 진짜 정체 알고 보니아흐메드에 접근한 ‘35세 기혼 여성’의 정체는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에 소속된 장교 세르히였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중년 남성인 세르히는 유혹에 아주 능숙하다. 팀원들까지 그에게 연애 조언을 구할 정도”라며 웃었다. ‘마녀 군단’은 최근 러시아 병사들에게 또 다른 위협으로 떠올랐다. 전쟁터에서 외로움에 빠진 군인을 노린 ‘디지털 미인계’부터 학교와 병원 등 일상에서 여성들이 수행하는 은밀한 정보 수집이 러시아군 급습에 톡톡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러시아 점령지 안에 있는 학교, 병원, 관공서, 구호 단체 등에서 묵묵히 일하며 러시아군의 이동 경로, 보급 물자 도착 시간, 군 기반시설 내부 모습 등을 기록한 뒤 암호화된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지휘 본부, 병참 거점, 병력 밀집 지역 등을 드론으로 타격하는 데 쓰인다. 한 우크라이나 지휘관은 “여성은 남성이 갈 수 없는 곳에 접근해서 남성은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허니 트랩’에 걸린 러시아군 사례허니트랩(성적 매력을 활용한 공작)에 걸린 러시아군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개전 직후인 2022년 3월 우크라이나의 한 여성이 틴더 계정 두 개를 이용해 러시아 군인들과 접촉한 뒤 서로 다른 위치 정보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해 우크라이나 당국에 제보했다. 당시 이 여성이 우크라이나군 당국에 위치를 알린 러시아군의 수는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6월 우크라이나 해커들은 텔레그램 등 SNS에서 매력적인 여성으로 가장한 가짜 계정을 만들어 멜리토폴 인근 러시아 군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후 군인들이 근무 중인 사진을 보내도록 유도했고, 사진 속 위치 정보와 배경을 분석해 러시아군 기지를 특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정보를 활용해 며칠 뒤 해당 기지를 공격했다. ‘디지털 미인계’는 아니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한 정보 수집 사례도 있다. 2023년 7월 우크라이나 군 정보기관은 러시아 해군의 날을 맞아 러시아 해군 장병들에게 축하 영상인 것처럼 위장한 악성 파일을 메신저로 전송했다. 일부 장병들이 이를 열람하면서 휴대전화 데이터와 기기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직접 개발한 장거리 공격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의 에너지 시설을 잇따라 공격하며 전쟁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본토와 이어진 크림반도를 연이어 공습해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 실컷 헹가래하고 사람 떨어지자 도망가…멕시코 월드컵 응원현장 안전주의보

    실컷 헹가래하고 사람 떨어지자 도망가…멕시코 월드컵 응원현장 안전주의보

    국제축구연맹(FIFA)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열기가 현지에서 달아오른 가운데 안전사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현지에서 현지 축구 팬의 격한 행동이 도마에 올랐다. 22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한 동양인 남성이 멕시코 현지 관중들의 헹가래를 받다가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영상이 확산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설명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지난 11일(현지시간) 밤 과달라하라 FIFA 팬 페스티벌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보면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여러 명의 남성이 중년의 동양인 남성을 들어 올려 여러 차례 헹가래를 친다. 들어 올려진 남성도 몇 차례 팔을 들어 호응해 주다가 내려오려 하지만 헹가래는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남성의 다리 쪽이 상반신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솟구쳐 몸이 고꾸라질 뻔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다 결국 다리 쪽이 완전히 하늘 위로 솟구쳤고 동양인 남성은 몸이 거의 90도로 던져져 목과 등 쪽으로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순간 헹가래를 치던 인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쓰러진 남성은 한참 동안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일어나지 못했다. 그제야 이를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이 남성의 안위를 살펴봤다. 해당 남성의 국적이나 이후 건강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멕시코 현지 팬들이 외국인 팬을 상대로 위험천만하게 헹가래를 치는 상황은 여러 곳에서 목격됐다. 여행 유튜버 테리당 역시 한국과 멕시코 간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지난 18일 몬테레이 팬 페스티벌 응원 현장을 방문했다가 갑자기 멕시코 축구 팬들에 둘러싸여 헹가래를 당했다. 첫 헹가래의 격한 느낌에 테리당은 더 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였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두 번째 헹가래에서 역시나 몸이 뒤집혀 목이 꺾이다시피 바닥에 떨어졌다. 그 뒤에도 이들은 한번 더 헹가래를 쳤고, 테리당은 “헹가래를 한번 더 당할까 봐 무서워서 인파 속으로 못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에도 헹가래는 막무가내로 이어졌다. 또 다른 여행 유튜버 욱바오도 과달라하라 팬 페스티벌 현장에서 현지 팬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다가 머리 방향으로 바닥에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상당수 언론 보도에서 현지 팬의 외국 팬 헹가래 문화가 환영의 의미를 담은 것처럼 묘사했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찰칵 소리까지 강제하더니”…日 불법촬영 9237명 역대 최다 [핫이슈]

    “찰칵 소리까지 강제하더니”…日 불법촬영 9237명 역대 최다 [핫이슈]

    일본에서 미성년자가 연루된 불법촬영 문제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학교와 교육시설에서도 사건이 발생했고, 관련 자료는 텔레그램과 디스코드 등 비공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돈을 받고 유통됐다. CNN은 22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불법촬영 문제에 최근 아동과 청소년이 가해자로 연루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2025년 전국에서 불법촬영 관련 혐의로 9237명을 검거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경찰은 2023년 시행한 전국 단위 처벌법이 적용 범위를 넓힌 데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범행이 쉬워진 점을 증가 배경으로 꼽았다. CNN이 소개한 피해 아동 아야카(가명)는 6세 때 수영 강사에게 피해를 봤다. 이 강사는 10년 넘게 여러 아동을 상대로 비슷한 행동을 이어가며 관련 자료를 텔레그램 단체방에 공유했다. 아야카의 부모는 경찰 연락을 받고서야 피해 사실을 알았다. 일부 자료에는 얼굴과 이름까지 담겨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 법원은 해당 강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비공개방서 관련 자료 거래 일본 경찰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연루된 불법촬영 신고는 2024년 전년보다 약 6배로 늘었다. 2025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사이버보안 전문가이자 아동 권리 활동가인 스미레 나가모리는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가해자가 같은 반 학생일 수 있고 자료는 온라인에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이 확인한 텔레그램과 디스코드 대화방에서는 아동 관련 불법 자료의 일부를 먼저 공개한 뒤 전체 자료 접근권을 판매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이용자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고 주장하며 급우나 가족을 촬영할 수 있다는 글도 올렸다. 텔레그램은 매달 유해 콘텐츠 수백만 건을 삭제하고 있으며 2026년 들어 아동 대상 불법 자료와 관련된 단체방과 채널 26만개 이상을 없앴다고 밝혔다. 디스코드는 CNN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나가모리는 어린이들이 윤리와 디지털 소양을 배우기 전에 촬영 기능이 있는 기기와 온라인 콘텐츠를 접한다고 지적했다. 옳고 그름을 충분히 판단하기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15세에 영상 접한 뒤 17세부터 범행 법원이 지정한 심리치료사 다이스케 나카무라는 불법촬영 문제로 치료받는 미성년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15년 전에는 중년 남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환자가 많아졌다. 13~14세와 초등학생 사례도 있다고 했다. CNN은 청소년이 이런 행동에 빠지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과거 범행 경험이 있는 19세 남성 ‘기무라’와 인터뷰했다. 기무라는 15세 때 온라인에서 연출된 영상을 본 뒤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개월간 관련 영상을 본 그는 17세 때 기차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처음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적발되지 않은 데서 흥분을 느꼈고 다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약 1년 동안 30명가량을 추가로 노렸다. 기무라는 사유지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적발된 뒤에야 행동을 멈췄다. 그는 당시 붙잡히지 않았다면 1~2년 안에 더 심각한 범죄로 번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의무적인 범죄 예방 교육과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현재는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현행 제도가 디지털 환경에서 벌어지는 피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일부 자료는 처벌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정부는 학교 등 아동과 접촉하는 직종의 고용주가 지원자의 관련 범죄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다만 일반인은 해당 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 아야카의 아버지는 “가해자는 죗값을 치를 수 있지만 딸은 이 자료와 오랫동안 살아가야 한다”며 온라인에 남은 자료가 다시 퍼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 “성관계 많이 할수록 건강하다더니”…연구진이 본 반전 결과 [라이프+]

    “성관계 많이 할수록 건강하다더니”…연구진이 본 반전 결과 [라이프+]

    성관계가 건강에 좋다는 말은 익숙하다. 스트레스를 낮추고 친밀감을 높이며 심장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더 건강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횟수만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미국 성인 1만 7000여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성관계 빈도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사이에 ‘U자형’ 관련성이 나타났다. 너무 적은 집단에서 위험이 높았지만, 지나치게 잦은 집단에서도 위험이 다시 커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2024년 1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연구에서 중국 광시의과대 등 연구진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활용했다. 분석 대상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에 참여한 20~59세 미국 성인 1만 7243명이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최근 1년 동안 성관계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에 따라 집단을 나눴다. 이후 심혈관 질환 진단 여부와 2019년 말까지의 사망 자료를 연결했다. 심혈관 질환에는 울혈성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성관계는 많을수록 좋다”가 아니었다. 연구진은 성관계 빈도가 건강 지표와 관련이 있었지만, 그 관계가 직선이 아니라 곡선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일주일 1~2회 구간서 위험 가장 낮아분석 결과 성관계 빈도가 연 12회 미만인 집단은 심혈관 질환과 전체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성관계 빈도가 늘어날수록 위험은 낮아졌고, 연 52~103회 구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연 52~103회는 대략 일주일에 1~2회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이 구간에서 심혈관 질환과 전체 사망 위험에 대한 보호 관련성이 가장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빈도가 더 늘어난다고 위험이 계속 낮아지지는 않았다. 성관계 횟수가 연 103회를 넘어가면 보호 효과는 약해졌다. 연 365회 이상인 집단에서는 심혈관 질환과 전체 사망 위험이 다시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관계 빈도가 너무 낮은 경우 기존 건강 문제, 우울 증상, 사회적 고립, 성기능 저하 등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성관계가 지나치게 잦은 집단에서는 신체 부담이나 생활습관, 관계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대목이 이번 연구의 차별점이다. 성관계를 건강에 좋은 활동으로만 보거나, 반대로 위험한 활동으로만 보는 해석은 모두 부족하다. 연구 결과는 적정한 빈도의 성생활이 건강 상태와 관련될 수 있지만, 지나친 일반화는 피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횟수보다 중요한 건 몸의 신호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성관계를 일주일에 몇 번 해야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는 관찰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성관계 빈도가 직접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 위험을 낮추거나 높였다고 증명한 것은 아니다. 원래 건강한 사람이 성관계를 더 자주 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성관계 빈도가 줄었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나이, 성별, 인종, 흡연, 음주, 당뇨, 고혈압, 운동, 우울 증상, 배우자 유무 등을 보정했지만, 모든 영향을 완전히 걸러낼 수는 없다. 성관계 빈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나이, 건강 상태, 관계 만족도, 생활환경, 성향에 따라 차이가 크다. 특정 횟수를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전문가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횟수가 아니라 변화다. 평소와 달리 성욕이나 성기능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스트레스만 탓하지 않는 편이 좋다. 심혈관 질환, 호르몬 이상, 우울증, 약물 부작용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 중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심한 두근거림, 어지럼증이 반복될 때도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심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몸의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연구진은 “성관계 빈도는 젊은층과 중년층의 심혈관 질환, 전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며 “너무 적거나 지나치게 잦은 성관계 모두 건강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결과는 평균적인 통계 관련성이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려면 성관계 횟수보다 전반적인 생활습관과 의학적 평가를 함께 봐야 한다.
  •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천장 틈 쏟아지는 햇살…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도서관 길이 92m 종묘 정전 모티브내부 삼각 구조에 ‘책의 산’ 경외감조선 실학자 황윤석 ‘기록의 대가’53년간 57권 백과사전급 일기 남겨1~2층 잇는 계단 잔뜩 꽂힌 만화책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도서관‘취석정’ 정자 마당 7개 고인돌 눈길‘운곡습지’ 탐방로 1코스 원시림 방불“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중에서 어떤 의미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 윤슬처럼 반짝이던 눈동자, 나란히 앉아 수박을 베어 물던 얼굴들. 황윤석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다 내가 당신들과 여름의 한가운데를 함께 지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밑줄 쳐진 시간들 여름날, 할머니의 과수원이었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누워 사탕을 녹여 먹고 있었다. 햇살은 한 뼘씩 슬그머니 얼굴 위로 번졌다. 졸음을 견디지 못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처 녹아내리지 못한 사탕이 목구멍에 턱하고 걸렸다. 놀란 나는 캑캑거려 사탕을 뱉어내고는, 손바닥 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서러워 그만 소리 내어 울고 말았다. 뒤늦게 놀라서 달려오던 할머니의 발자국 소리가 그 여름 그늘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전북 고창 황윤석도서관에서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를 읽다가 그날의 파란 여름이 떠올랐다. 책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도서관 용마루의 투명한 틈새로 하늘색이 보였고 햇살이 넉넉하게 쏟아졌다. 나는 왜 여태껏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생에는 이처럼 밑줄 쳐진 시간들이 있다. 사카니시에게는 존경하던 건축가 무라이와 보낸 스물세 살의 한철이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무라이의 설계사무소는 매해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무실을 여름 별장으로 옮겨 일했는데 그해에는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공모를 준비한다. 소설은 중년이 된 사카니시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너무도 아름다운 그 시절의 여름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고창은 소설 속 여름 별장이 있는 아오쿠리 마을과는 다르다. 아오쿠리는 가상의 지명으로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어디쯤이다. 아사마산 기슭의 휴양지로 초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의 별장지였고 시간이 지나 저명한 인사들의 휴양지로 변화했다. 그럼에도 고창에서 여름 별장을 떠올린 건 고창이 간직한 ’짓다‘라는 행위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고창에는 태초의 건축이 깃들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이다. 건축학자 김봉렬은 고인돌을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고 “예술적 기념물”이라 했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1748기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집이다. 여름 별장이 생각난 이유는 또 있다. 건축가가 설계한 도서관이 있어서다. 고창 황윤석도서관은 tvN ‘알쓸신잡’ 등으로 잘 알려진 유현준 건축가가 디자인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했는데 곧장 고창의 랜드마크로서 도시의 자긍심을 높였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됐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책의 성소 도서관은 어떤 곳이어야 할까? 70대의 노 건축가와 20대 신입 건축가가 마주 앉아 도서관 건축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소설 속 장면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가 이 소설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곁의 건축가가 도서관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설과 비교해 들여다보는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에는 스웨덴 건축가 군나르 아스플룬드의 우드랜드 공동묘지(숲의 묘지)가 중요하게 언급된다. 그는 훗날 스톡홀름공공도서관을 설계했다. 그래서 무라이는 도서관을 ‘교회와 비슷한 곳’이라 말했을지도. 건축가들에게 도서관은 성스러운 장소인 걸까? 황윤석도서관은 우리 왕가의 제례 공간인 종묘의 정전(101m)을 모티브로 했다. 길이가 무려 92m에 달한다. 첫인상은 그로 인해 강렬하다. 벽면서가인 북마운틴과 맞은편 열주의 벽이 92m 끝의 소실점을 향하는데 공간의 깊이가 극대화된다. 또 삼각의 구조가 겹치며 북마운틴 서가는 그 이름처럼 책의 산이 된다. 건축이 연출하는 책의 경외감이다. 첫걸음을 뗀 많은 이들은 ‘도서관이 이런 곳이었나’라며 감탄했겠다. 유현준 건축가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에서 황윤석도서관 건립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는 도서관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지만, 결국 개개인이 선택한 자리에서 홀로 책에 몰입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소설 속 사카니시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는 누군가 옆에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무라이는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답한다. 유 건축가는 가로로 긴 도서관에 여러 개의 사선으로 이를 형상화한다. 그리고 비스듬한 선들은 장방형의 공간에 여러 개의 단면을 연출한다. 도서관 정문이 있는 남쪽 처마는 직선이 아니다. 서에서 동으로 가며 낮아진다. 건물의 용마루는 의도적으로 동서축을 살짝 틀었다. 2층 높이의 도서관 내부는 거대한 북마운틴 서가가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른다. 그러므로 폭과 너비, 빛의 세기와 그림자, 각기 다른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92m의 단면은 조금씩 달라지고, 이용자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매번 다른 공간적 경험을 가진다. 군중 가운데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름휴가를 고창 도서관에서 황윤석의 흔적 또한 눈여겨볼 일이다. 황윤석도서관은 왜 그 이름이 붙었는지부터 전시하고 설명한다. 황윤석은 고창에서 태어난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기록의 대가’다. 1729년에 태어나 열 살 때부터 1791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53년간 57권에 달하는 이재난고(頤齋亂藁)를 남겼다. 정치, 경제, 문학, 수학, 천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백과사전 급의 일기는 당시 시대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를 건축으로 풀면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담은 책의 집, 도서관이겠다. 이재난고의 책을 펴듯 두서없는 걸음으로 도서관 자료실을 옮겨 다닌다. 북마운틴을 사이에 두고 남쪽 자료실은 층고가 높아 성스럽다. 도로와 맞댄 북쪽 자료실은 단층이어서 포근하다. 북마운틴 난간에서 남쪽 자료실을 내려다보면 창가 쪽으로 열주, 즉 서까래까지 연결된 거대한 나무 기둥이 압도하는데, 폭넓은 판형의 기둥이 열람석 사이 칸막이 역할을 해 이용자들은 혼자만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북쪽 후문 입구에는 무인카페가, 반대편 서쪽 끝에는 예각의 삼각 공간이 있는데 조용히 작업하기에 알맞다. 1~2층을 잇는 계단 서가에는 만화책이 잔뜩 꽂혀 있다. 곳곳의 숨은 자리들은 낯선 이들마저 환대한다. 도서관 안에는 이미 고창 사람뿐 아니라 여행자가 한데 섞여 책을 읽거나 공간을 누리는데, 멋진 서재에 들어온 듯한 기분은 도서관을 별장처럼 느끼게 한다. 왠지 이 아담한 도시에서 조금 긴 여름을 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침 휴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여름의 초입이다. 여름 여행은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모두가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것으로 여름을 견디지는 않는다. 때로는 느긋하게 시골 동네의 시간을 빌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도서관에 들리고, 느긋하게 고창읍성을 한 바퀴 걷고 다시 도서관에 와서 오후의 책장을 넘기는 하루. 도서관은 휴관인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해가 기울고 밤이 깃든 시간은 또 어떤 비밀의 장막을 열어젖힐까. 고독하지만 고독하지 않은 장소, 그런 목적지가 있어 동네 사람처럼 얼마간의 여름을 지날 수 있을 테지. 그러고 보니 사카니시가 머물던 여름 별장의 방은 침대가 있는 서고였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이기도 한 공간, 1층 남쪽 창가에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읽다가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북마운틴 서가 위로 햇살과 그림자가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고인돌이 있는 특별한 풍경 고창에는 옛사람의 도서관 같은 공간이 여럿 있다. 노동저수지 인근의 취석정이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선비 노계 김경희가 을사사화를 겪고 고향으로 내려와 지었다. 지금의 건물은 300년쯤 지나 후손들이 고쳐 지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한옥으로 가운데 한 칸이 온돌방이고 나머지는 계자난간을 두른 마루다. 난간에는 태극, 팔괘 등을 조각했으니 그에게 이곳은 하나의 우주였겠다. 정자 이름 취석(醉石)은 술에 취해 바위 위에서 잠들기도 했다는 도연명의 일화에서 따왔다. 마루에 앉아 세상을 내려보듯 마당을 살피면 일곱 개의 커다란 취석이 보인다. 그냥 봐도 예사 돌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고인돌이다. 처음 정자를 지은 노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담장 안팎으로는 정자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느티나무 여러 그루가 자란다. 덕분에 나뭇가지가 하늘을 가려 숲에 안긴 듯하다. 선비들은 작은 별장 같은 집에서 고인돌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글을 짓고 친구를 불러 환담했겠다. 고창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다. 고인돌은 고창고인돌박물관을 목적지 삼아도 좋다. 주변이 온통 고인돌의 군집이다.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고인돌의 형태를 고루 살필 수 있다. 더운 여름에는 모로모로 탐방열차를 타고 돌아보는 게 낫다. 잠깐씩 내려 유적지를 관람하고 해설도 들을 수 있다. 고창의 숨은 명소 운곡습지도 같이 돌아볼 일이다. 죽림리 고인돌 유적 옆에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위치한다. 원래 360여 명의 사람들이 살던 농촌은 영광원자력발전소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조성하며 사라졌다. 28년이 지나 다시 알려졌을 때는 습지가 되어 있었다. 자연은 놀랍게도 스스로 폐경지를 변화시켜 산지형 저층습지로 만든 것이다. 탐방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죽림리 안내소에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중심의 1코스를 추천한다. 습지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좁은 데크 위를 걷는데, 이곳의 주인은 이제 사람이 아닌 습지라는 선언 같다. 원시림에 가까운 초록의 습지는 도서관보다 고요하다. 허물어진 담장 등은 사람이 살던 시절의 흔적을 전한다. 그 또한 습지 식물에 뒤덮인 채다. 오베이골 자연복원습지 반대편에는 운곡습지 생태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에 적합한 공원이다. 안내도에는 죽림리와 연결돼 있지만 통행이 어렵다. 용계리 탐방안내소(친환경주차장)로 이동해 도보나 탐방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생태공원 내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고인돌이 볼거리다. ‘동양 최대 고인돌’로 무게가 300톤에 달한다고. 거대한 바위 앞에서 다시금 고인돌은 청동기의 무덤이 아닌 성전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 빛을 통역하는 마음으로 받아 적은 시

    빛을 통역하는 마음으로 받아 적은 시

    조성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햇빛 반사 유희’는 전작 ‘천국어 사전’에서 보여준 정직한 슬픔의 세계를 이어받으면서도 그 슬픔이 향하는 방향을 새롭게 틀어 놓는다. 전작에서 결핍과 죽음으로 점철된 자전적 경험을 묵직하고 과장 없는 어조로 풀어냈다면 이번 시집은 상실과 상처에 지치지 않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을 좇는다. 시인은 시 쓰기를 일종의 ‘통역’으로 여긴다. 마지막에 실은 에세이 ‘어느 경리의 어떤 경지에 대한 단상’에 시인의 일을 발견한 경험을 풀었다. 소개받아 일하러 간 공장에는 수술로 목소리를 잃은 노쇠한 사장이 있었다. 사장의 말은 바람 소리일 뿐, 시인이 느낀 건 뻐끔거리는 입 모양 정도였다. 사장이 “그토록 말하고 싶은” 것을 중년의 경리가 소리로 옮기고 의미를 전했다. 사장 입의 ‘대리자’가 된 경리에게서 말하고 싶은 간지러움을 풀어주는 시인을 투영했다. 그렇게 사물과 풍경에 어린 빛의 굴절·산란·반사를 통역하듯 시를 썼다. 시 43편 안에서 시인은 ‘나’를 끝없이 되묻고 스쳐 가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정서적 유대를 더듬으며 오래 머물렀던 반지하의 어둠에 작은 창을 내듯 삶을 모색한다. 시인에게 삶은 “적당히 비참하여/ 그다지 지루하지도 않”고(‘평화로운 저주’ 부분), “빛나는 것들이/ 빛 속에서/ 빛 속에 있음을 모르고// 그 모름의 축복 속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함을 누리”도록(‘밤가시마을’ 부분) 한다. “공짜 같은/ 세상을 끝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무료’ 부분)에 사로잡히다가도 “오직 나만큼의 세상이/ 나를 정말로 좋아해서// 내 그림자로 졸졸 따라다”니는(‘불면’ 부분) 약간의 긍정을 발견하기도 한다. “좋은 통역에 겨우 몇 번 정도 성공한 것 같다”는 시인은 “시집에 실린 시들이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솔직한 부끄러움이 있다”(143쪽)고 고백한다. 속 시원하고 해방감이 느껴지는 성공적인 통역도 있지만 자연스러운 ‘어떤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한 듯한 부끄러움도 느낀다. 그럼에도 시인의 시선은 “보잘것없이/ 황홀하게/ 지상에 딱 하나 남아 있는 한 권”(‘교보문고’ 부분)으로서 ‘나’를 비추며 빛이자 위로가 된다.
  • “나도 임신했다”…임산부석 차지한 중년여성 목격담 갑론을박

    “나도 임신했다”…임산부석 차지한 중년여성 목격담 갑론을박

    만삭 임산부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던 중년 여성에게 자리 양보를 요청했다가 “나도 임신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임산부 배려석 이용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1호선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만삭 임산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하철에서 50대로 추정되는 여성분께 임산부석 양보를 요청했더니 ‘나도 임신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1호선을 이용하던 중이었다며 임산부 배려석 이용을 요청했지만 상대 여성이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분홍색 임산부 배려석에 마스크를 쓴 중년 여성이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자리 양보를 요청한 A씨의 가방에는 임산부임을 알리는 분홍색 배지가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임산부 배려석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 “만삭 임산부라면 배려가 필요하다”, “양보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임산부석은 배려석이지 강제 좌석은 아니다”, “겉모습만 보고 임신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동의 없이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임산부 배려석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이용 대상자를 배려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만 작성자의 주장 외에 정확한 당시 상황이나 작성자가 실제 임산부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 류현진 이러다 진짜 18승? 20년 전으로 회춘…역대 최고령 다승왕도 보인다

    류현진 이러다 진짜 18승? 20년 전으로 회춘…역대 최고령 다승왕도 보인다

    데뷔 시즌인 2006년으로 회춘한 듯한 기량을 선보이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프로야구 역대 최고령 다승왕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15일 기준 8승 2패를 기록하며 다승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84로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에 이어 단독 2위다. 젊은 시절 자랑하던 압도적인 삼진 능력은 떨어졌지만 타자마다 노련하게 승부하며 잡아내는 영리한 투구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6일 KIA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이후 7경기에서 패배 없이 6연승을 달렸다. 다음달 올스타전까지 4~5경기 더 등판이 가능해 지금의 기량을 유지한다면 전반기에 두 자릿수 승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시즌에 26~28경기 정도 등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류현진이 현재의 승률(80%)을 유지한다면 10~11승 정도 더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승 정도 되는 페이스다. 18승은 류현진이 신인 시절 거둔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최근 2년간 다승왕이 각각 15승(2024년), 17승(2025년)을 거뒀다는 점을 생각하면 류현진이 역대 최고령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역대 최고령 다승왕 기록은 1998년 김용수(당시 LG 트윈스)가 세웠다. 선발로 16승, 구원으로 2승을 수확한 그는 시즌 종료일 기준 38세 5개월 2일이었다. 류현진은 1987년 3월 25일생으로 이미 만 39세를 넘긴 터라 올해 다승왕에 오르면 최고령 기록을 쓰게 된다. 한화가 시즌 초반 불펜진의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도 중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던 것도 ‘중년 가장’이 된 류현진이 활약한 덕분이다. 자칫 류현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가 복귀해 힘을 보태면서 류현진도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타고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상대 타선을 요리하는 것이 류현진의 비결로 꼽힌다. 류현진은 올해 69와3분의2이닝 동안 볼넷을 단 10개만 허용했다. 85이닝을 던져 볼넷 12개만 내준 라울 알칸타라(키움 히어로즈)와 더불어 9이닝당 볼넷 허용 수치에서 1, 2위를 달린다. 여기에 지난 11일 KIA전에서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리며 어깨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는 류현진 개인적으로도 여러 기록이 걸려 있어 중요하다. 한미 통산 203승을 달성한 그는 7승만 더 보태면 대선배 송진우(전 한화)가 세운 210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탈삼진을 15개만 더 추가하면 한국인 투수 최초로 통산 2500탈삼진도 달성하게 된다.
  • 파장 커지는 한국인에 ‘눈 찢기’ 인종차별…중국·일본 언론도 비판 가세 [핫이슈]

    파장 커지는 한국인에 ‘눈 찢기’ 인종차별…중국·일본 언론도 비판 가세 [핫이슈]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 중인 여성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이른바 ‘눈 찢기’ 제스처를 취한 멕시코 남성 사건에 중국과 일본 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지난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전하며 가해 남성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가 영어와 스페인어로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가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 회장이라며 협회장직에서도 사퇴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 최대 관영 언론인 인민망과 신화망도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되고 하루 만에 파면·해임에 이르게 된 과정을 자세히 전했으며, 웨이보 등 SNS 플랫폼에서는 “아시아인 전체를 모욕한 심각한 도발”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중국인들에게도 ‘눈 찢기’(眯眯眼·가느다란 눈)는 대표적인 반(反)아시아 인종차별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일본 언론도 이에 가세했다. 스포츠매체인 닛칸스포츠와 사커 다이제스트도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며 인종차별 행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발생했다. 현장을 찾은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 윤 모 씨가 경기장 분위기를 촬영하던 중, 한 중년 남성이 뒤편에서 양손으로 눈꼬리를 잡아당기는 전형적인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했다. 영상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으며 가해자가 미라몬테스 회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그는 SNS를 통해 사과 영상을 올리며 “외국인이 멕시코를 찾았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랐는데, 나는 정반대 행동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해당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한국인 공동체, 그리고 나의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소 정치적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이 같은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한중일은 함께 비판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1월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인과 식사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자기 눈꼬리를 위로 잡아당기는 사진을 올려 큰 파문이 인 바 있다. 여기에 일부 극우 성향 의회 의원들까지 같은 행동을 하며 자프체를 옹호하고 나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결국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이는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의 가치에 어긋난다”며 공식 사과문을 한국과 중국, 일본 주재 핀란드 대사관 소셜미디어에 동시에 게재했다.
  • “친구 이혼했더니 나도 흔들렸다”…부부 위험 신호 1위는 [라이프+]

    “친구 이혼했더니 나도 흔들렸다”…부부 위험 신호 1위는 [라이프+]

    넷플릭스 드라마 ‘우리들의 사계절’ 시즌2 공개를 계기로 친구의 이혼이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까운 사람이 결혼 생활을 끝내는 모습을 보면 “우리 부부는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사계절’은 오랜 세월 함께 어울린 세 부부의 관계가 한 커플의 이혼 이후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최근 공개된 시즌2도 달라진 친구들의 관계와 삶을 따라가며 중년 부부의 균열, 선택, 회복을 다룬다. 드라마 속 설정처럼 현실에서도 가까운 친구의 이혼은 주변 부부에게 적지 않은 심리적 파장을 남길 수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이혼 클러스터링’이라고 부른다. 한 사람의 이혼이 주변 사람들의 결혼 생활 점검으로 이어지는 ‘이혼 연쇄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이혼 독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만 이혼이 실제 질병처럼 옮는다는 뜻은 아니다. 가까운 사람의 선택이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들고, 그동안 미뤄둔 불만이나 갈등을 직시하게 하는 심리적 효과에 가깝다. 2013년 학술지 ‘소셜 포스’(Social Forces)에 실린 연구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 연구진은 1만 2000명 이상을 32년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해 이혼 연쇄 현상을 확인했다. 가까운 친구가 이혼하면 본인의 이혼 가능성은 약 75% 높아졌다. 친구의 친구가 이혼한 경우에도 이혼 가능성은 33% 높게 나타났다. 다만 친구의 이혼이 행복한 부부를 갑자기 갈라놓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사람의 이혼은 이미 마음속에 있던 불만, 거리감, 외로움, 불안을 확인하게 만드는 계기에 가깝다. 친구의 이혼, 왜 내 결혼까지 흔드나 사람들은 멀리 있는 유명인보다 가까운 친구의 삶을 더 현실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누던 친구가 이혼을 선택하면 그 결정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친구가 불행한 결혼을 끝낸 뒤 정서적·경제적으로 다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면 이혼은 더 이상 막연한 공포만은 아니게 된다. “나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부부 사이 대화도 달라진다.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불만, 돈 문제, 양육 방식, 노후 계획, 친밀감 부족 등이 대화 테이블 위로 올라온다. 친구의 이혼은 관계를 깨뜨리는 원인이라기보다 부부 사이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이혼 건수는 8만 8130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감소 흐름이 이어졌지만, 올해 3월 이혼 건수는 7884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늘었다. 부부 관계를 둘러싼 고민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중년 부부에게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본다. 자녀 양육이나 경제적 책임에 집중하느라 미뤄뒀던 관계 문제가 어느 순간 다시 드러나기 때문이다. 결혼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보다 개인의 만족과 삶의 회복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친구의 이혼 소식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해서 곧바로 위기라고 볼 필요는 없다. 관계가 안정적인 부부에게는 오히려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괜찮은가”, “서로에게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부 사이 가장 위험한 신호는 ‘경멸’ 전문가들이 꼽는 부부 관계의 가장 위험한 신호는 ‘경멸’이다. 단순한 짜증이나 불만을 넘어 상대를 깔보거나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반복되면 관계는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 경멸은 말투와 표정, 농담처럼 던지는 비난, 무시하는 반응으로 드러난다. 상대의 말을 듣기보다 비웃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인격을 공격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회복할 여지도 줄어든다. 부부 갈등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계의 방향을 가른다. 불만을 말할 수는 있지만 상대를 모욕하거나 무시하는 방식이 굳어지면 대화는 점점 끊기고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단계에 이르기 전 관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화 방식, 친밀감, 돈 문제, 양육 방식, 미래 계획을 솔직하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당장 헤어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일이다. 친구의 이혼 소식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그 감정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것이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오래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인지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구의 이혼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 부부 관계를 다시 점검하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 지자체 요리교실 중년 남성에 인기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 중인 남성 요리 교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거 어르신의 식생활 자립은 물론 가족 간 소통 강화 등 기대 효과로 중장년 남성들의 호응도가 높다. 충북 단양군은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식생활 자립을 돕기 위해 ‘나도 요리사’ 프로그램을 올해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경로당 3곳에서 올해 6곳으로 늘어난 이 프로그램은 경로당별로 주 1회씩 총 4회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매주 수요일 ‘꽃중년 남성 건강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40~70대 남성이 대상이다. 수업은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뉜다. 기초반은 식재료 구입과 손질, 기본 조리법 등을 익힌다. 심화반은 저염·저당 조리법을 중심으로 중장년기 영양 관리와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을 배운다. 참가비는 무료며 재료비는 별도다. 충남 보령시는 중년 남성 요리교실을 마련했다. 지난 8일 시작돼 다음 달 3일까지 가족센터에서 진행되며 초급반 42명, 중급반 28명 등 총 70명이 참여한다. 남성 요리교실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마포구가 실시한 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기초반 93%, 심화반 100%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임신했는데 양보 좀” “배려석이 권리냐!”…임산부 부탁 거부한 남성[요즘 임출육]

    “임신했는데 양보 좀” “배려석이 권리냐!”…임산부 부탁 거부한 남성[요즘 임출육]

    수도권 지하철 안에서 초기 임산부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던 남성 승객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다른 승객이 대신 자리를 내주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온라인에서는 배려석의 취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는 경의중앙선 열차에서 임산부 배려석을 두고 승객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목격담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의중앙선 열차에 탑승했는데 갑자기 주변이 시끄러워졌다”며 “고개를 들어 보니 젊은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채 초기 임신부로 보이는 여성과 말다툼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A씨는 “임신부가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말한 것 같았다”며 “남성은 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당연하게 누릴 권리는 아니라며 계속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측의 실랑이가 이어지자, 결국 다른 일반석의 중년 남성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임신부에게 좌석을 내어주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A씨는 “대신 자리를 양보해 준 중년 남성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서서 이동한 반면, 양보를 거부했던 남성은 종착지까지 끝내 자리를 지키며 앉아갔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사연이 확산되자 온라인에서는 양보를 거부한 남성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 네티즌은 “임산부가 스스로 임신 사실을 밝히며 자리 양보를 구걸하듯 요청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씁쓸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을 수 있었던 것도 다른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양보해 준 결과”라고 지적했죠. ● 노약자석도 일반석도 ‘눈치’ 보는 임산부외관상 크게 티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는 물론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기가 어렵습니다. 저 역시도 임신했을 당시 출퇴근길에 임산부 배려석에 대체로 앉지 못했습니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헤치고 임산부 배려석 앞까지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겨우 배려석 앞까지 갔더라도 출근에 지친 이가 잠에 빠져 있어 앉기를 포기한 적도 여러번입니다. 임산부는 노약자석이나 일반석에 앉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할머니가 앉아 있어 노약자석에 앉았더니, 왜 임산부 배려석에 앉지 않느냐는 역정을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자리가 없어 일반석에 앉아 있던 중 임산부 배려석에 자리가 나자 ‘저쪽으로 가서 앉으라’고 핀잔을 들은 기억도 있죠.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왜 임산부가 임산부 배려석에 먼저 앉지 않고 일반석에 앉아 가느냐는 지적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임산부석에 비임산부 승객이 앉아있다’는 민원은 연평균 7000건, 하루 평균 2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을 도입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관련 갈등은 여전한데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2025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수준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산부가 지하철 등에 있는 배려석을 이용해 본 비율은 79.5%로 집계됐습니다. 이용할 때 불편함을 느꼈다는 임산부도 10명 중 6명(60.9%)에 달했죠. 불편함을 느낀 이유에 대해선 90.3%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임산부 배지를 착용하면 상황은 나아졌을까요. ‘임산부 배지’ 인식률에 대해선 일반인 77%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정작 임산부가 임산부 배지를 착용한 뒤 배려 받은 경험은 52.2%에 머물렀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은 강제력 없이 시민의 자발적 배려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갈등이 빚어져도 이를 제재할 기준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강제적 규정이 적용되면 불필요한 예산이 소요되고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자리 양보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민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산율이 반등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10년을 지나고 있는 임산부 배려석 논란, 종지부를 찍을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누구나 속을 수밖에…유튜브 ‘AI 가짜 의사’로 81억원 매출 올린 업체

    누구나 속을 수밖에…유튜브 ‘AI 가짜 의사’로 81억원 매출 올린 업체

    유튜브 등에서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짜 의사’ 영상으로 일반식품을 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여 판매한 유통업체가 검찰에 송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0~12월 모니터링과 행정조사를 통해 비타민C, 효모 식품 등으로 제조한 가공품에 ‘신체 나이 감소’, ‘역노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대 광고한 업체를 적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이 업체는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중년 의사’가 출연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 등에 광고했다. 해당 영상에서 자신을 성형외과 의사라고 소개하는 가상의 의사는 “10년 어려지는 비법”이라며 해당 제품이 “노화 세포 자체를 제거하고 세포 자체의 회복 능력을 돕는다”고 소개한다. 또한 광고 문구에는 ‘임상 입증된 신체나이 감소 효과’라는 내용과 함께 ‘이 페이지 이탈 시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했다. 수사 결과 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제품 약 65만개를 판매해 총 8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은 의사나 약사, 대학교수 등이 제품을 추천하거나 보증하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행정조사 단계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플랫폼에서 문제의 광고 영상을 차단·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식약처는 생성형 AI 등을 활용한 가상 인물 등장 광고가 급증하자 가상의 전문가가 식품, 화장품, 의약품을 추천하는 광고를 금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개정했다. 식약처는 AI를 이용한 과대광고 등을 막기 위해 감시·단속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