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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여정 “친언니 예쁘기로 유명”…‘미모 DNA’ 인증한 사진

    조여정 “친언니 예쁘기로 유명”…‘미모 DNA’ 인증한 사진

    배우 조여정이 과거 방송을 통해 공개됐던 친언니의 우월한 비주얼과 그에 얽힌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배우 조여정이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학창 시절과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여정의 귀여운 유치원 시절부터 풋풋함이 물씬 풍기는 고등학교 졸업 사진까지 학창 시절의 변천사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이 대거 공개됐다. 이를 지켜본 스튜디오의 출연진들은 지금과 다르지 않은 모태 미모에 연신 감탄했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조여정은 학창 시절 미모로 학교와 지역을 주름잡았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밝혔다. 조여정은 자신의 학창 시절 인기에 대해 “솔직히 내가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고 다녔다. 아버지가 워낙 엄격하셔서 학교가 끝나면 눈을 붙이고 곧바로 집으로 직행해야 했다”며 “오히려 저희 친언니가 동네와 학교에서 예쁘기로 엄청나게 유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를 회상하며 “밤늦은 시간에 집으로 남학생들의 전화가 걸려오면 아버지가 직접 전화를 받으셨다. 언니랑 나랑 둘 중 누구한테 온 전화인지 아버지는 알 도리가 없으니까 전화가 올 때마다 우리 둘 다 나란히 혼나곤 했다”며 엄격했던 집안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처럼 조여정이 방송을 통해 언급한 친언니 조연정 씨의 실제 모습은 과거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대중에게 공개된 바 있다. 조연정 씨는 지난 2014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발레 요가 강사 자격으로 출연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동생 조여정과 닮은 미모와 함께 오랜 발레 수련으로 다져진 늘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뽐냈다. 또 과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우리 언니가 과거 경기도 분당 지역에서 알아주는 얼짱으로 정말 유명했다”며 사진을 공개해 우월한 자매의 ‘미모 DNA’를 인증한 바 있다. 한편 조여정은 지난 1997년 SBS 시트콤 ‘나 어때’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영화 ‘방자전’, ‘인간중독’, ‘기생충’,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99억의 여자’ 등에 출연했다. 현재는 지난 7월 31일부터 공개된 OTT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 출연 중이다.
  • ‘경제’ ‘관광’ 두 바퀴로 질주하는 강릉… 초대형 사업 드라이브

    ‘경제’ ‘관광’ 두 바퀴로 질주하는 강릉… 초대형 사업 드라이브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강릉옥계항, 환동해 거점 항만 가속도10개 선석 갖춘 신항만 추진 박차바이오국가산단 생산유발 6.1조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강릉경포 환상의 호수 조성 연내 완료400m 길이·150m 분출 분수 기대5㎞ 잇는 대관령케이블카도 탄력민선 8기 강원 강릉시 시정은 경제와 관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경제도시’, 가 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를 구축해 지역발전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특히 시 승격 70돌을 맞은 올해를 경제도시, 관광도시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아 각종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옥계항·바이오국가산단 ‘투트랙’ 강릉을 경제도시로 이끌 양대 축은 옥계항과 천연물 바이오국가산업단지다. 강릉시는 2023년부터 2045년까지 3단계에 걸쳐 옥계항을 환동해 거점 항만으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1단계(2023~26년)에서 핵심인 국제항로 개설은 2023년 8월과 10월 컨테이너선이 일본, 러시아로 취항하며 물꼬를 텄다. 현재 일본 노선은 주 1회 운항 중이고 러시아 노선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지난해 초 잠정 중단됐다. 옥계항을 ‘기타 광석 및 화학공업 생산품 부두’에서 ‘컨테이너 취급 가능 부두’로 변경하는 내용을 해양수산부가 연말까지 수립할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반영하는 것도 1단계에서 이룰 목표다. 2단계(2027~35년) 최우선 과제는 3만~5만DWT(재화중량t수)급 2선석 건설, 1종 항만배후단지 지정이다. 해수부의 제2차 신항만건설 기본계획 수정계획에 10개 선석을 갖춘 신항만 건설을 넣는 것도 2단계에서 진행할 과제다. 3단계(2036~45년)에서는 1, 2단계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천연물 바이오국가산단 조성 사업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남겨 놓고 있다. 2023년 3월 국토교통부가 강릉을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했고 이후 강릉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강원도개발공사(GD)는 예타 통과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강릉시는 예타 결과를 좌우할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입주 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15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225개 기업은 입주 의향을 내비쳤다. 강릉시는 강릉원주대, 관동대, KIST 강릉분원 등 10개 기관, 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강릉시는 올해 예타를 통과해 내년 국토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바로 토지 보상과 공사에 들어가 2030년 완공할 계획이다. 천연물 바이오국가산단 입지는 구정면 일원 93만㎡로 축구장 130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다. 천연물 바이오국가산단이 지어지면 동해 북평산단에 이은 강원 제2호 국가산단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천연물 바이오국가산단 조성을 통한 경제효과는 입주기업 직접투자 3조 1889억원, 지역생산유발 6조 1290억원, 직접고용 3670명, 고용유발 2만 728명으로 분석됐다. 조연정 강릉시 특별자치추진단장은 “지난해 11월 바이오 국가산단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입주 기업 세제 감면, 재정 지원 등의 혜택이 추가됐다”며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강릉이 보유한 연구개발기관의 기술·장비와 강력한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강릉시는 천연물 바이오국가산단의 배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7년까지 강릉과학일반산단 면적을 148만 7000㎡에서 163만 5000㎡로 14만 8000㎡ 늘린다. 주문진농공단지도 올해 안에 2만 2000㎡ 추가된 14만 3000㎡로 넓힌다.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도약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강릉시가 세운 목표는 2030년 세계 100대 명소, 2040년 세계 100대 관광도시 진입이다. 이를 위해 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강릉시가 2023년 착수한 경포 환상의 호수 조성 사업은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체류형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경포호를 중심으로 야간관광 콘텐츠를 구축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경포호수광장에서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리모델링하고 형형색색의 경관조명과 경포호의 자연환경을 담은 몰입형 실감 콘텐츠 체험시설을 설치한다. 경포호에 길이 400m, 분출 높이 150m 규모의 분수도 설치한다. 경포호에 분수가 설치되면 관광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수질도 개선될 것으로 강릉시는 본다. 지난해 강릉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경포호 분수 설치는 사계절 체류형 관광도시 조성을 위해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선정됐다. 동해와 백두대간을 조망할 수 있는 대관령케이블카도 만든다. 강릉 성산면 어흘리에서 평창 대관령면 선자령까지 5㎞를 연결한다. 선자령 정상 인근인 상부정차장은 높이가 해발 1100m에 달한다. 총사업비는 716억원이고 강릉시와 평창군이 분담한다. 이달 초 착수한 타당성조사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환경영향평가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2028년 착공된다. 공사 기간은 2~3년이다. 안목 죽도봉 스카이밸리와 통일공원 하늘숲 전망대는 연내 완공된다. 죽도봉 스카이밸리는 높이 30m·길이 130m 규모이고 하늘숲 전망대 높이는 15m다. 강릉시는 관광 홍보마케팅도 강화했다. 강릉시는 동해선 철도 완전개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부산역에서 강릉의 주요 관광지를 홍보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국제관광도시 시민실천운동 추진위원회가 동참했다. 지난해 7월 21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출범한 추진위는 ‘친절·정직·깨끗한 강릉 만들기’ 캠페인도 수시로 벌인다. 하반기에는 국내외 여행사에 강릉의 관광지와 관광정책을 홍보하는 강릉트래블마트를 열고 해외에서 강릉의 문화를 체험하는 ‘강릉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 문지문학상에 본지 신춘문예 출신 함윤이 소설가

    문지문학상에 본지 신춘문예 출신 함윤이 소설가

    문학과지성사는 제14회 문지문학상에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 함윤이(32) 소설가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시 부문은 송희지(22)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함 작가의 소설 ‘천사들(가제)’과 송 시인의 시 ‘루주rouge’ 외 4편이다. ‘천사들(가제)’은 죽음으로도 끊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의 인력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 대해 강동호 문학평론가는 “꿈과 현실이 뒤얽혀 있는 비현실적 서사 공간을 통해 부재하는 것의 실재성을 감각하게 하는 미학적인 작품”이라고 했으며, 이소 문학평론가는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섬세한 위로를 받았다”고 평했다. 시 부문 심사위원인 조연정 문학평론가는 “송희지의 시는 단정하면서도 강렬하다”며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단단한 체념의 정서, 충만한 절정의 순간에 느끼게 되는 허망한 슬픔 같은 것들이 송희지의 투명한 문장들 속에서 흘러나온다”고 평가했다.
  • 여기 문학적 구멍 속 사랑과 멸종을 뒤트는 경쾌한 댄스

    여기 문학적 구멍 속 사랑과 멸종을 뒤트는 경쾌한 댄스

    기꺼이 사랑하고 격렬하게 실패한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시종 경쾌한 리듬에 맞춰 당당하게 ‘멸종의 댄스’를 춘다. 2022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등단한 유선혜(26) 시인의 첫 시집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는 커다란 ‘구멍’이다. 이 문학적 구멍 안으로 과학과 철학이 빨려 들어온다. 시인은 그것을 우물우물 씹고 되새김질한 뒤 예쁜 시로 독자에게 꺼내 보인다. 조연정 문학평론가는 유 시인의 시를 “‘철학적으로 청소된’ 영혼의 문장들”이라고 평했다. 다채로운 세계를 유쾌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다.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시집이다. “어제는 머리가 간지러워서 잠에서 깼어요. 두피에 난 상처를 박박 긁다가 손톱 밑에 피가 꼈어요. 가여운 딱지. 머리에 구멍이 났어요. 제가 키우는 귀여운 구멍이랍니다. 조금 더 커지면 야옹 하고 울지도 몰라요.”(‘괄호가 사랑하는 구멍’·9쪽) 앞서 이 시집을 커다란 구멍이라고 소개한 이유가 있다. 시집은 구멍에서 시작해서 구멍으로 끝난다. 시집 맨 앞에 실린 시는 ‘괄호가 사랑하는 구멍’이고 맨 뒤에 실린 건 ‘구멍의 존재론’이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어쨌든 독자는 구멍으로 들어갔다가 구멍 밖으로 나온다. ‘구멍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안고서. 그런데 구멍이란 무엇일까. ‘구멍의 존재론’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누군가는 구멍 속에 타인을 구겨 넣기도 하더군요. 그들은 타인을 빨아들이고 구멍이 채워졌다고 믿습니다. 타인을 구멍 속에 웅크리도록 가두고 떠나지 말라고 빌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윽박지르기도 기도하기도 하고 놔주지 않고//타인은 떠나가고 구멍은 텅 비고/원하고/누군가는 그걸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이별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구멍의 존재론’·143쪽)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시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는 시인의 귀여운 제안이다. 한번 바꿔 읽어 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런데 별안간 이런 생각도 피어오른다. 시집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구멍이 사랑이라면 밖으로 나가는 마지막 구멍은 멸종이라는 것. 세상 모든 것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멸종으로 귀결된다는 것.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는 행위는 그래서 세상의 처음과 끝의 위치를 바꾸는 유쾌한 전복이다. “공룡은 운석 충돌로 사랑했다고 추정된다/현재 사랑이 임박한 생물은 5백 종이 넘는다/우리 모두 사랑 위기종을 보호합시다//어젯밤 우리가 멸종의 말을 속삭이는 장면/아주 조심스럽게/멸종해, 나의 멸종을 받아 줘/우리가 딛고 있는 행성, 멸종의 보금자리에서//…//사랑이 없어서 멸종하는 거야 멸종이 없어서 사랑하는 거야 멸종하기에 번식하고 진화하고 사랑하기에 언어를 잃어버리고”(‘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47~48쪽) 멸종을 향한 단단한 사유를 벼리고 있는 시집은 ‘공룡’을 애타게 호명한다. “죄를 지은 공룡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어떤 마음을 가진 공룡이’)는 문장에선 과연 공룡이 지은 죄란 무엇일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무겁길래 인간이라는 슬픈 굴레를 짊어지게 한 것인지 사유하게 된다. 시인은 “우리는 공룡이 남긴 교훈을 따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늙어 가면서 철학을 발명하고 그들의 노래는 너무 예민해서 온 우주의 미래를 사라진 생물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다”(‘뼈의 음악’)고도 말한다. 지구에서 이미 없어진 것들과 함께 시인은 ‘멸종의 댄스’를 춘다. “과거로 가자, 지구의 끝으로 가자, 사라진 동물들과 함께, 덜덜 떨며 문명 이전의 춤을 추자, 시간도 추위 안에 갇혀서 영영 흐르지 않는 곳에서, 멈춰 버린 박자를 깨뜨리고//움직이자 발을 구르며/손을 마구 뻗으며//움직이면 춥지 않으니까/약속하자/끝까지 가기로”(‘멸종의 댄스’·72~73쪽)
  • “변방서 중심 된 한국문학… ‘포스트 한강’ 다양성 폭발시킬 기회”[한강의 시간]

    “변방서 중심 된 한국문학… ‘포스트 한강’ 다양성 폭발시킬 기회”[한강의 시간]

    한강이 장르 다양성 길 열어줘역사적 사실 넘은 감각의 모방고통받은 이들 소설로 보듬어양질 번역 위한 지원 고민해야세계 속 한국문학 ‘시차’ 사라져깊은 주변부 의식 벗어난 계기개성 있는 작가들 살아남도록독자가 낯선 문학 관심 가져야젊은 연구자 정전화 탈피 노력다양하게 읽히지 않아 아쉬워韓문학 토대 위 한강만의 세계 작가·독자 이은 가교로 남을 것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기적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한국문학이 오랜 시간 축적한 정서와 감각 위에서 실현된 역사적 쾌거다. 세계문학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한국문학은 이제 세계 속에서 ‘시차 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학사는 그간 다양한 방식과 관점에서 쓰였다. 그러나 2024년 10월 10일 이전과 이후는 상당히 다르게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남과 북을 가르는 한강처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점으로 한국문학의 전과 후로 구분될 것이다. 한강이 30년 전인 1994년 신춘문예 당선작 ‘붉은 닻’을 통해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딘 관문 역할을 했던 서울신문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와 향후 한국문학의 전망 및 과제를 짚는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우찬제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조연정 문학평론가가 패널로 참석했다. -한강의 문학세계를 요약한다면. 우찬제 교수 “여리고 취약한 존재들, 정처 없이 방황하며 상처받은 사람들, 고통 속에서 절명한 사람들을 위한 영혼의 비가를 시적인 문체로 ‘가만가만’ 보듬은 작가라 하겠다. 사실이나 진실을 넘어 고통의 심연에서 고통을 고통스럽게 탐구한 작가다. 숨 쉴 수 없는 존재들이 나름대로 숨 쉴 수 있도록 위로와 생명의 음표를 감각적 리듬에 실어 소통한 소설가다.” 이광호 대표 “한강의 중요한 주제는 ‘애도’다. 그러나 애도는 남성적이거나 리얼리즘적인 서사로는 담아낼 수 없는 것이다. 새로운 서사가 필요했다. 그것은 여성적이면서도 시적인 목소리다. 이야기의 힘보다는 강렬하고 참혹한 이미지 그리고 신음 같은 목소리들이 문장을 이끌어 간다. 종래 소설에서는 전경화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한강은 ‘육체를 관통하는 시적인 글쓰기’를 수행한 작가다.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2016년 영국 부커상에 이어 이번 노벨문학상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조연정 평론가 “물론 한강 작가 개인의 탁월함과 훌륭함도 중요한 원동력이다. 그러나 그 외에도 한강의 부커상 수상 이후 다종다양한 한국문학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소개됐던 힘도 있었을 것이다. 가령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부커상을 받기 9년 전인 2007년 출간됐던 작품이다. 당시 한국 문단에는 이미 김혜순, 최윤, 오정희, 은희경,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 손보미, 조해진 등 수준급의 작품을 써내는 여성 작가들이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배출도 중요하지만 이전에 축적된 한국문학의 성과들도 아울러 봐야 한다.” 이 대표 “소설집 ‘여수의 사랑’ 등 초기작에서는 개인의 상처 등 실존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 나중에는 그것이 사회적인 트라우마와 여성적인 연대로 나가는 확장성을 보여 준다. 세계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보편적인 고통으로 나아간 것이다. 노벨문학상으로 상징되는 서구문학은 그간 백인 남성의 거대 서사가 주름잡았다. 그것과는 결이 다른 아시아 여성의 새로운 형식의 언어를 발굴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지형의 변화 가운데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도 한 계기가 될 수 있었겠다.” 우 교수 “한강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선 선배들의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철우, 현기영 등의 작가들이 이미 리얼리즘적 관점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나 제주 4·3 사건을 재현했기 때문에 한강은 그 위에서 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감각할 수 있었다. 한강이 ‘사실의 미메시스(모방)’가 아니라 ‘감각의 미메시스’를 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강의 소설을 두고 역사적 사실 여부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있었던 사건 안에서 고통받은 이들의 영혼 안으로 소설이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봐야 한다.” -‘한강 특수’로 서점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한국문학 사정은 녹록지 않은 것 같다. 이 대표 “문학은 개성과 다양성의 전쟁터다. 한강도 한국문학 시장에서 대중적이고 주류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채식주의자’가 번역되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기회가 왔을까. 대중적이지 않고 독창적이며 누군가가 보기에는 특이하고 괴상한 문학을 하는 사람이 계속 나와야 한다. 하지만 한국문학 시장은 그런 다양성을 보장할 여력이 안 된다. ‘한강 특수’가 이런 다양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이어질지 저는 의문이다. 독자들이 지금보다 더 낯선 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앞서 축소됐던 ‘문학나눔’ 사업의 정상화를 포함해 더욱 적극적인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 조 평론가 “한국문학이 다양하게 ‘쓰이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작품들이 골고루 읽히지 않는 게 문제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다양한 작가의 책을 독서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한강으로만 쏠릴 것 같다는 우려도 있다. 문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작품은 다양한데 독자들이 거기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우 교수 “문학 정책을 집행하면서 실용주의적 관점은 지양해야 한다. 책은 공산품이 아니다. 번역 예산을 얼마 들였고 그래서 번역서가 몇 권 나왔는지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좋은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양질의 번역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예산을 집행하면서 당장 돈을 들인 만큼 성과를 내는 데에 급급했던 측면이 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한국문학은 도대체 어떤 문학인지 맥을 잡아 줄 수 있는 비평적 담론도 활성화돼야 하고 그걸 펼칠 수 있는 여러 지면이 필요할 것 같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사는 어떻게 기록될까. 조 평론가 “최근 젊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문학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쓰려는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전화된’ 문학사를 세부적이고 다양한 관점들로 쪼개서 ‘작은 문학사’를 서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훗날 한강이 한국문학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예단할 순 없다. 2020년대에 갑자기 등장한 ‘예외적인’ 수상자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문학의 두꺼운 토대 위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세계를 구축한 작가. 그러면서도 동시대 많은 작가를 독자와 이어 준 가교로 기억될 것 같다.” 우 교수 “한강은 아직 50대 중반이다. 이른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받았기에 지금까지 쓴 것보다 앞으로 쓸 것이 더 많거나 작품의 깊이가 더 깊어질 수 있다. 한강이 어떤 작가로 기록될지 지금 말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서정과 서사를 아우르며 다양한 장르가 다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작가인 것 같다. 한강 이후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변두리에서 중심에 섰듯 장르나 스타일, 감각에서도 주변부에 있던 것들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수상을 에너지 삼아 한국문학에도 여러 활력이 생기고 혁신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대표 “그간 한국문학 제도권에 속한 정전들은 거의 남성 작가의 작품이었다. 여기에 비판이 일어나고 여성들의 문학사를 조명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이게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문학사는 삼촌에게서 조카로 움직인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것은 한강에게도 해당한다. 제2의 한강이 나올 테지만 그것은 한강과 똑같은 작가가 아니라 조금은 어긋난, 다른 작가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문학은 약간의 ‘시차’가 있다고 느꼈다. 시대의 중심에서 뒤떨어져 있다는 감각이다. 번역과 언어의 장벽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한강에 의해서 그 시차가 없어졌다. 우리 문학의 뿌리 깊은 주변부 의식을 극복할 계기가 만들어졌다. 변방이 아니라는 의식이 생긴 것이다. 이것으로 아마 한국문학에 다양성이 꽃피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강 이후의 우리 작가들은 세계문학의 중심에 있는 작가들과 동시대에서 읽고 쓸 수 있을 것이다.”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기기증인과 이식인의 99㎞ 걷기 대회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장기기증인과 이식인의 99㎞ 걷기 대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던 장기 기증인과 이식인의 걷기대회가 지난 15일 재개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생면부지 타인에게 장기를 기증한 사람과 이들로부터 장기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은 사람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 회원들과 15일부터 16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 속초에서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파랑길 42~49코스를 걷는 ‘신기한 동행’(신장을 기증한 한 가족의 동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 명의 장기 기증으로 아홉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번 코스 구간도 99.9㎞로 정했다. 타인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신장을 기증한 부부 5쌍과 신장과 간을 모두 타인에게 기증한 신장·간 기증인 4명 등 신장기증인 총 47명이 해파랑길에 올랐다. 특히 서로 신장을 주고받은 기증인 민경식 목사와 이식인 김종성씨의 만남도 이뤄졌다. 경기 평택에서 사역을 하던 민 목사는 2004년 10월 13일 만성신부전증을 앓던 김씨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떼 줬다. 신장 기증을 받은 김씨의 부인 서선자씨는 남편의 생명을 되찾은 것에 보답하고자 30대 여성 조연정씨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1991년 만들어진 새생명나눔회는 회원 대다수가 60~70대로 구성돼 있다. 80대 고령의 기증인도 다수로, 장기 기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활동해 왔다. 지난해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 9261명으로 이 가운데 2만 9631명이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2020년 장기이식 통계연보를 보면 신장이식인의 평균 대기 기간은 2222일이다. 순수 신장 기증은 계속 감소해 오다가 2020년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촉각의 소노그래피/전승민

    문학의 칼 칼날과 포옹할 수 있을까? 한강에게 언어는 세계와 자신을 가르는 칼이다. 언어는 전체 의미 중에서 표현 가능한 부분만을 잘라 기표에 담으므로 진실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왜곡된다. 그래서 문학 하는 이들에게 언어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고통이다. 문학의 괴로움은 그것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비-진실해지는 이 운명에서 비롯한다. 현실의 경험을 기표로 쪼개어 재조합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실재에도 완벽히 다다를 수 없다. 현실을 조각내지 않는 언어는 과연 가능할까?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2011)은 진실을 조각내는 언어의 칼금과 대결하며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포착하려 한다. 그것은 현실을 분절하는 한계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가장 훼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의 언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언어가 언어이기를 포기할 때 획득되기에 순수를 추구할수록 더욱 비-순수해지는 역설 속에 있다. 그 ‘순수’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어떤 인과나 합리적 추론으로 증명되는 참인 명제가 아니라 오직 몸으로 살아낼 때만 느끼는 힘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대한 진실을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로 견디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진실은 영원한 실명, 여자의 진실은 계속되는 실어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과 고통은 보상이나 처벌의 체계에서 비롯하지 않으며 당위나 인과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각자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영원히 실패한다. 예정된 실패의 운명 속에서 ‘희랍어 시간’이 길어 올리는 물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치는가이다. 이 궁극의 물음에 대해 소설은 질문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파괴하는 재귀적인 답을 제시한다. 삶이 인간에게 들이미는 통각은 소거되어야 할 병증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생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은 인물의 아픔에 관한 원인을 굴착하기보다 그 아픔을 온몸으로 함께 통과한다. 서사는 플롯의 인과와 시간의 합리적 흐름에 복무하지 않고 다만 고통의 양태와 통각을 소슬히 응시하기 위해 흐른다. 그래서 ‘희랍어 시간’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소설의 언어 역시 일반의 언어로부터 탈구되어 있다. 요컨대 한강은 인간과 문학이 삶에 대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그러나 ‘왜’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는 어떤 질문과 대결한다.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105쪽) 신성의 잠재태로서의 고통 ‘희랍어 시간’의 시간은 환(環)으로 흐른다.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입니다.” 26쪽) 소설에서 읊어지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첫 번째 장은 ‘1’에서 시작해 21번째 장까지 진행된 후 마지막 장에서 ‘0’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1에서 0을 향해 구부러지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삶이 전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사(前史)는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2013)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1) 남자와 여자는 ‘해부극장’ 연작에 나오는 백골의 전생이며, 백골의 고통은 곧 여자가 느끼는 통증이다. 그것은 말의 소리가 신체의 발음 기관을 경유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갈 때 발생하는 비릿하고 붉은 통각이다.2)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희랍어 시간’·165쪽) 여자의 고통이 언어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면 남자의 고통은 반대로 무언가가 덩어리로 뭉개질 때 발생한다. 완전히 실명하게 되리라 진단받은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는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16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온다. 사물과 풍경의 날카로운 경계는 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진다. 그는 실명 이후의 삶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의 삶 역시 독일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으로 분절되어 있으므로(“그때 내 인생은 거의 정확히 절반씩 두 언어, 두 문화로 쪼개어져 있었던 셈입니다.” 40쪽) ‘희랍어 시간’은 여자와 남자가 공유하는 고통 그 배면의 시간이다. 여자는 두 번째로 찾아온 실어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고, 남자는 자신을 둘로 쪼개는 힘을 피해 “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 (…)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119쪽)과 같은 희랍어 속으로 숨어든다. 이 공통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고통에는 이유가 없다. 백골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아픔은 단지 붉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성에서 비롯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저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파야만 하는 것이다. 까닭 없이 고통받는 인간은 신을 찾아 헤맨다.3) 소설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의 고해는 세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발송되는 편지는 독일에서 살던 시절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장애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녀를 욕망한다.(“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47쪽) 그는 “백치처럼 순진하게”(47쪽) 그녀에게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말을 해 보라고 요청한다. 남자는 그녀의 청각장애를 자신의 예정된 실명과 동등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녀의 독순술이 그의 ‘결핍’을 보충하는 자질이 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누군가의 언어 행위는 그의 자발적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다른 이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언어는 강요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녀에게 품는 모든 욕망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당화되고 그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라 ‘백치처럼’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사과하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세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을 왜곡되지 않은 상(像)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물을 보는 눈과 인간의 고통을 보는 눈은 다르다. 한편으로, 인간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두 번째 편지의 수신인은 여동생 란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앞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될 그의 운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똑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였음을 말한다. 그의 시력 상실은 부계 유전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어스름이 정말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지”(82쪽)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끝까지 멀리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국 실패하면서 삶으로부터의 자기 소외 속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어둠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빛 속으로 한 발짝도 걸어 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앞서 소설이 던진 유일한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도착한다. 인간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영혼 안에 어리석고 나쁜 것과 함께 어떤 좋음 또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통을 감각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새’는 그것의 체현물이며(“그의 얼굴 속에 새 같은 무엇인가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 따스한 감각이 그녀에게 즉각적인 고통을 일깨운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147쪽) 개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새 같은 무엇인가가 문득 육체를 떠났고, 그 육체는 더이상 어머니가 아니었다.” 145쪽) 말하자면 새는 인간이 생의 통각에 반응하는 마음의 일부로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준다. 새를 통해 인간은 육체의 통증을 실존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뒤에서 논의되겠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새’로 인해 자기 파멸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를 두고 인간이 각자 품고 있는 어떤 신성(神性)의 잠재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유한자로서의 운명에 함몰되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은’ 차원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그 무엇은 분명 신성하다. 요컨대 인간은 선험적인 신성을 배태하므로 고통받는다. 여자는 특히 이 신성의 언어적 측면이 육화된 존재다. 문자가 소리로 변할 때 언어가 겪는 분절의 고통을 그녀는 자기 몸의 통증으로 겪는다. 심장과 혀를 경유하여 귀로 도달하는 모든 파열하는 소리는 여자에게 폭력이다. 그래서 실어증은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침묵은 그녀를 에워싸고 보호한다. 실어의 원인은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55쪽)다. 여자는 언어의 신성 그 자체이지만 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그녀 역시 구원을 바란다. 어머니가 뱃속의 그녀를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실 속 무언가의 실존이 얼마나 연약하고 위태로운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는 그녀는, 그래서 무언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변형시키는 힘에 대해 온몸으로 대항한다. 그녀에게 폭력은, 어떤 존재를 그것의 고유한 자리로부터 박탈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형력이다. 목소리 역시 그러하다. 음성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다른 존재들을 밀어낸다.(“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51쪽) 여자에게 말은 육체적인 고통이다. 그러므로 실어는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는 사랑의 행위-신의 사랑이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언어를 시선으로 번역한다.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104쪽)라는 대학원생의 물음은 반쯤 정답을 향해 있다. 타인의 고통을 무참히 다룬 죄를 고해하고 받은 상처를 토로하던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남자가 찾던 신의 모습은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과연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의 소노그래피 그녀가 희랍어로 힘겹게 써 내려가는 시는 마치 예수가 부활하기 전 무덤 속에서 썼으리라 짐작되는 것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 흙. (64쪽) 차가운 무덤 속에 묻힌 신의 눈에는 흙이 있고, 입과 목은 차가운 눈으로 막혀 있다. 그녀는, 신은 말할 수 없다. 무덤 안은 남자와 여자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다. 카타콤베 묘지에 갔던 남자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분, 왜 관 속에 유골이 없을까요? (…) 박물관에 가져다놓은 거 아니에요? (…) 누군가가 훔쳐갔나요? (…) 다아 여기 있습니다. (…)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153쪽) 백골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남자는 자신이 곧 그 백골이라는 것을 안다.(“수천 구의 육체들이 뼈까지 깨끗이 삭아버린 거대한 무덤 속에, 그토록 따뜻한 몸을 가진 우리가 모여 있었다는 게.” 155쪽) 그는 구토감을 느낀다. 온몸에 묻은 죽음의 흙냄새와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여자에게 고해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치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가 정원지기인 줄로만 알고 예수의 시신이 어디에 있느냐 묻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다.(요한복음 20:15) 그는 앞으로 펼쳐질 영원한 어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에게 거듭 질문한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말, 거기서 듣고 있나요?(161쪽) 두 사람의 과거로 구부러졌다 돌아오곤 하던 현재는, 남자와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배타적인 둘만의 시간, 즉 17장부터 21장까지의 시간 동안 직선으로 그러나 더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안으로 날아온 새를 구하려던 남자는 발을 헛디뎌 안경을 깨뜨리고 강의실로 돌아가지 못한다. 밖으로 나온 여자가 남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밖으로 나간다. 빈자리들이 이상한 통각을 띠고 그녀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160쪽) 남자의 시간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던 것이다. 그는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시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 있다. 잘 보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소리가 잘 들릴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감각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거대한 물질의 느리고 가혹한 흐름 같은 시간이 시시각각 내 몸을 통과하는 감각에 나는 서서히 압도됩니다.(39쪽) 두 사람의 대화는 남자의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시간의 진동을 여자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간의 감각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남자는 여자의 구두 소리를 듣고 난간을 주먹으로 두드려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 진동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133쪽) 여자가 ‘들은’ 것은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 피부 세포에 닿아 그것들을 흔드는 진동이다. 그들의 대화는 시신경에 의한 시선도, 청신경에 의한 소리를 통해서도 아닌 바로 이 촉각의 소노그래피(sonography)를 통해 이루어진다.4) 시인이 존재들에게 엑스선을 투과시켜 백골들의 영상을 얻어낸다면(“검푸른 뢴트겐 사진에 담긴 나는/그리 키가 크지 않은 해골” ‘해부극장 2’)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소노그래피를 통해 육체의 말랑한 조직들, 피부나 혀, 심장에서 반향된 영상을 보여 준다. 엑스선은 말랑한 것들을 찍을 수 없고 초음파는 뼈를 투과할 수 없다. 통증은 말랑하고 붉은 것의 감각이다. 뼈에는 통각 세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뼈가 육신을 가졌을 적의 고통의 서사다. 소노그래피의 언어는 존재 자체가 내뿜는 파동이므로 소리로 쪼개지지 않는 언어다. 이것 역시 몸으로부터 유래하지만 “폐와 목구멍과 혀와 입술을 움직여, 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55쪽) 가는 목소리가 갖는 폭력성은 없다. 여자가 말 대신 택한 시선의 언어 역시 그런 점에서 비육체적이다.(“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접촉하지 않으면서 접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55쪽) 이때 접촉의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이 배제된 상태의 대리보충, 즉 실제 피부의 감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소노그래피의 촉각은 오감의 유무와 관계없이 존재가 뿜어내는 살아 있음의 파동, 즉 여자가 말한 ‘시간’의 감각이다. 한강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두 인물 사이에 반향되는 소노그래피를 형상화한다. ‘희랍어 시간’에는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자유간접화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간접화법은 문장 안에서 형식적 서술자와 서술 내용이 담는 의식의 주인을 불일치시키며 서술자보다 인물을 부조한다. 그러나 한강의 문장에서 3인칭 화자는 남자와 여자의 의식 이면으로 유보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이 곧장 전해지는 말은 인물의 목소리를 3인칭 서술자와 동일한 층위에 위치시키며 그들 간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모든 소리는 세계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자기 안으로 시를 틈입시킨다. 인용부호에 의해 절단되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말뭉치(corpus)를 만들어 내는 서술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3인칭 서술자 각각의 인격을 부각한다.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한 공간-소설 안에서 인물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그들의 모든 말은 행과 연의 형식으로 배열된다. ‘희랍어 시간’은 세 인격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 풍경(soundscape)이다.6)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 그늘진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건너다보고 있다.(169쪽) 촉각의 소노그래피가 만드는 소리 풍경 안에서 듣는 일은 곧 보는 일이며, 보는 일은 곧 듣는 일, 존재의 파동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진동은 소리가 글자로 박제되는 것과 달리 발생하고 감각되는 즉시 사라진다.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노그래피는 존재를 파열시키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다만 투명하게 통과한다. 모든 인물의 말이 인용부호 없이 제시되지만 특히 여자의 목소리는 서사 세계 안에서도 음성화되지 않는 가장 시적인 목소리다. 여자의 문장들은 기울어지면서 남자의 목소리와 구분된다.7) 19장 ‘어둠 속의 대화’ 후반부에는 이렇게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파동이 중첩되는 대목이 있다.8) 서사 표층에서 실제로 발화되는 음성은 남자의 목소리뿐이므로 소노그래피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으로 읽어낼 경우, 소설은 오직 남자의 독백으로만 가득 찬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의 대화는 각자가 소환하는 기억의 단위들로 교환되며 소리가 아닌 언어, 파동의 접면들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155쪽) 언어의 칼금을 막아내기 위해 언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간섭을 현상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독한 취기 같은 피로가 그녀의 의식을 둔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꿈인 것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토막토막 끊긴 채 울려온다.(166쪽) 여자의 파동은 남자에게로 전해진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려 애쓴다.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또렷이 마주 보려 애쓴다.(167쪽) 여기서 남자의 응답은 여자의 파동과 똑같은 기울임체로 발화된다. 두 존재가 고막을 통해 소리를 교환하지 않고도, 살을 맞대지 않고도 그 무엇보다 깊은 층위에서 교감하는 장면이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과거로 여러 통의 편지를 쓰던 인간은 신의 고통 안에서 그와 함께 현재적으로 공명한다. 이 장면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여자의 그것으로 중첩되며 같은 기울임체로 서술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으로, 다시 말해 기울어진 목소리가 평평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여자는 신성의 체현자이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78쪽) 구원의 빛이 침묵의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다. 나를 만지지 마라 이제, 소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답이 제시된다.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감각하는 신성이 서로에게 중간태인 동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아닌 제3의 태, 중간태가 있다.(18쪽) 중간태는 어떤 행위가 주어에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게 했던 행위가 다시 주체로 돌아오는 이 재귀적 운동은 소노그래피의 언어가 보이는 양태다. 소노그래피의 방식은 그 자체로 중간태적 추론이다. 그는 대상에게로 뻗어 나간 자기 파동의 반향을 소노그램으로 읽어 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을 축자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일이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하더라도 고통은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감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아버지는 남자와 같은 유전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이미 잃은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주파수를 오롯이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타인의 삶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의 삶을 추체험하는 일이다. 가령, 남자가 곧 실명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불투명한 비닐봉지를 자기 눈에 갖다 대며 “이건 소파고 이건 책장이야. (…) 이렇게 걸어도 안 넘어질 수 있어.”(146쪽)라며 일부러 왔다 갔다 하던 여동생처럼 말이다. 동생은 오빠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닥칠 ‘어둠’이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147쪽) 위로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은 내가 영영 닿을 수 없는 점근선의 영역이다. 반면 마지막 고해, 요아힘과의 이야기는 남자 역시 언어의 육체성이 자아내는 폭력을 경험했음을 들려준다. 그 폭력은 곧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포획하여 해석해 버리는 일이다. 요아힘은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욕망을 타인과 자신의 고통 안에서 어떻게 겹쳐 두어야 하는지 모르므로 남자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그는 고통의 완전한 극복과 단절을 믿는다. 시한부 선고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10쪽) 말하는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꼭 같은 경험을 몸의 기록으로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어둠과 죽음의 병실을 물리친 그에게 생의 감각은 생동하는 육체의 폭발적인 감각, 물컹하고 뜨거운 것이다. 요아힘은 여자에게는 고통이었던 육체적인 것과의 접촉을 갈망한다. 남자가 어둠을 품은 이라면 요아힘은 빛의 질서를 품은 이다. 남자가 비논리와 모순을 껴안는 문학을 사랑한다면 요아힘은 사고를 명징하게 자르는 철학을 사랑한다.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는 이의 강한 확신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누구보다도 눈을 멀게 만든다. 자신이라면 완전한 어둠이 다가올 그때를 위해 점자를 배워 두겠다는 철학자의 명랑한 조언은 남자의 신앙인 소멸의 이데아를 산산조각 낸다. 다시 한번, ‘백치처럼’ 순진한 이 조언은 남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아힘에게 그것은 단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118쪽)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118쪽) 빛이 소멸한 세계에서 앞으로의 생을 계속해야 하는 남자에게 요아힘의 논증, 어둠 속에는 좋음의 이데아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반박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꺼트린다.(“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118쪽) 그래서, 점자를 통해 남자와 진정으로 닿기를 바라던 요아힘의 욕망은 언어의 폭력적인 육체성과 실상 같은 것이다. 남자는 요아힘으로부터 깨닫는다. 자신이 독일에서 여자에게 던진 사랑의 말, 너는 나의 목소리가 필요할 테니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그 고백이 폭력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타인에게 준 상처를 깨달은 마리아는 이제 눈앞에 현전한 예수ㅡ언어의 육신을 본다. 신과 인간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한데 뒤섞인다. 남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의 파편들,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희랍어 시간의 여자 그 자체다. 그녀의 이름은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100쪽)이다. 고통받는 두 인간의 신성은 한데 섞이고 소노그래피는 중첩된다. 말할 수 없는 이와 볼 수 없는 이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해는 공통원소 없는 그 존재들의 배면에서 투명한 파동을 통해 전해진다. 파동은 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고 서로의 몸 안을 투과하며 지나간다. 이제, 신은 요아힘과는 다른 ‘접촉’의 방식으로 남자를 구원하고 눈으로 목이 막혔던 그녀 역시 그 구원으로 인해 부활한다. 따로따로 제시되던 목소리는 한 연으로 묶이면서 말을 주고받는 직접적인 대화의 국면에 도달한다. 1인칭 단수 화자들은 ‘우리’를 직감한다.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167쪽) 구원은 끝없이 멀어지는 존재가 내 안으로 들이닥쳐옴을 느낄 때 일어난다.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에게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는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요한복음 20:17) 멀어지는 자신을 붙잡지 말라는 이 말은 타자를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납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타자를 몇 번이고 무한히 떠나보냄으로써 그의 존재를 부조하라는 율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를 부축해 그의 집까지 데리고 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손바닥에 쓴다. 그녀가 그에게 최초로 대답한 말은 떠난다는 말이다. 첫 버스를 타고 갈게요.(171쪽)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이 접촉은 소설이 시종일관 지양해 온 폭력적인 접촉과 다르다. ‘어둠 속 대화’의 절정 이후 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두 몸의 접촉 이후 다만 ‘모른다’는 진실의 무자비한 범람만이 남자를 압도한다.(“심장과 심장을 맞댄 채 여전히 그는 그녀를 모른다.” 183쪽) 그가 그녀를 안자마자 뒤이어 열네 번의 ‘모른다’가 연속해서 등장한다. 그래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둘의 접촉은 항구적인 비접촉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현전하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184쪽)나는 ‘시간’이다. 마리아는 이제 떠남 속에서 빛이 아닌 어둠을 본다. 이때의 ‘봄’은 시각과 무관하게 생의 파동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의미하지 않는다.9) 그것은 죽음 안에서 떠나가는 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구원은 영생이 아니라 떠나감의 현전 안에서 일어난다. 보르헤스가 말한 시간-존재를 태우는 불(122쪽)이 여자와 남자를 통과하고 나면 새는 날아가고 백골만이 남는다. 개별 존재의 신성이 육신 속에서 체현된 것이 새라면 죽음 이후부터 그 신성은 뼈들이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실에 대한 앎은 전생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상기할 뿐이다. 전생의 기억은 시로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바다 아래의 숲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빛도 소리도 그곳에는 없었지요. (…) 마침내 당신이 아주 작은 소리를 낼 때까지, 입술 사이로 둥글고 가냘픈 물거품이 새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누워 있었어요.(185~186쪽, 21장 ‘심해의 숲’) ‘심해의 숲’의 다른 이름은 ‘해부극장 3’으로 부활 이후 무덤가에 나란히 누운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다.10) 죽었던 신과 고통받는 인간이 함께 나란히 누울 수 있다면, 인간의 신성은 더는 논증이 불필요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의 신성과 달리 인간의 신성은 죽음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고통을 내려다보는 일이 아니라 다만 죽음 안에서 옆에 누운 다른 이의 뼈를 쓰다듬는 일이다.11) 구원을 바라던 신은 부활하여 드디어 입술을 연다. 시종일관 남자의 목소리를 사용하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0’에서 오직 한 번 여자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현전하는 이 말씀, 로고스는 음성도 문자도 아니다. 그것은 그 무엇도 파괴하고 밀어내지 않는 언어, 촉각으로 전해지는 파동의 말씀이다. 남자와 여자는, 우리는,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결국, 구원의 반증은 ‘우리’라는 단어다. 그래서 소설은 ‘0’의 끝에서 다시 ‘1’로 돌아간다. 신은 말한다. 에모스, 에메테로스. 나의, 우리들의.(10쪽) 역설의 구원 한강의 문학에서 시간은 정말로 환(環)처럼 흐른다. 그러므로 ‘희랍어 시간’이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이미 읽은 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는 눈사람이다.(‘작별’12)) 언 몸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중이다. 눈사람은 남자가 갈망하던 소멸의 이데아의 현현이면서 새와 백골의 중간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장 많은 것을 안다. 그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몸 안의 심장을 얼리는 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150쪽)다고 확신한다. 아이와 애인과 가족과 작별하며 그가 마주하는 최후의 질문은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150쪽)이다. 이는 ‘희랍어 시간’이 던지는 질문과 같은 물음이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13)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최후까지 남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눈(雪)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한강의 인물들은 사랑할수록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서로의 “진동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투명한 접지”(‘작별’, 133쪽)가 된다. 나와 당신은 같아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나를 떠나는 중이므로 나는 당신과 연결된다. 눈사람은 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실체는 다만 촉각의 소노그래피뿐이며 그것은 “변함없이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고요히 걸쳐져 있”(134쪽)음을 안다. 그리고 이 파동을 타고 전해지는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134쪽)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은 강렬한 접촉이 아니라 다만 끝없이 멀어지는 ‘사이’에서 전해진다. 언어는 이때 비로소 완전한 순수에 도달한다. 의미는 분할되거나 상실되지 않는다. 따옴표로 분절되지 않는 목소리들이 행과 연을 만들면서 소설 속에 시를 쓴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죽음 안에서 삶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작별’과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장면이 모두 두 존재의 입맞춤으로 끝나는 것은 붉은 혀와 입술이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일 테다. 우리는 서로를 만지지 않음으로써 서로의 진실을 감각한다. 나의 파동이 쓰다듬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살이 아니라 다만 당신의 뼈, 시간의 불에 타고 남은 마지막 눈의 결정이다. 내가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기에 당신은 나를 구원한다. --------------------------------------------------------------------------------------------- 1) 시집의 해설을 쓴 비평가 역시 한강의 시들은 “말과 동거하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의 화자들을 ‘희랍어 시간’ 속 남자와 여자로 잠시 연결하며, ‘희랍어’를 “순수한 언어의 능력에 집중하는 소설”이라 평한 바 있다. 조연정, 해설 ‘개기일식이 끝나갈 때’,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142~143쪽. 2)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진 혀가/ 내 입천장에/ 매끄러운 이의 뒷면에/ 닿을 때//(…)// 나에게 붉은 것이 있다,라고/ 견디며 말한다” 한강, ‘해부극장 2’, 한강, 위의 책. 3) “진심이야./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아무것도 믿고 있지 않아.” 한강, 위의 글. 4) 소노그래피는 초음파를 이용해 시각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5) 양현진은 실명과 실어가 몸짓, 촉각에 의한 소통에 주목하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피부의 직접적인 접촉과 몸짓만을 대화로 보는 것은 국소적인 독해다. 소설에서 시각과 청각이 배제될 때 도드라지는 것은 시간, 즉 파동의 흐름이다. 양현진, ‘한강 소설의 촉각적 세계 인식과 소통의 감수성’, ‘한국문학이론과비평’, 70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16. 6) 사운드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소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듣는 영상’으로 단지 소리가 만드는 공간적 환경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지각하는 청취자의 지각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7) 한강은 대상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기울임체를 사용한다. 시집에 수록된 ‘해부극장 2’의 백골과 ‘조용한 날들 2’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타난다. “(건드리지 말아요) (…)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8) 서로 다른 두 개의 물질이 동일한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파동은 동일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두 파동이 동일한 지점에서 교차할 때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파동의 중첩 현상이라 한다. 9)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믿는 게 아니라, 죽음 앞에서 꿋꿋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장뤼크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이만형·정과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 37쪽. 10) 한강의 시 ‘해부극장’ 연작은 두 편뿐이지만 소설의 ‘심해의 숲’은 남자가 쓰는 또 한 편의 시다. 11) 낭시는 예수의 부활을 수직 변화로 이해하지만 소설이 말하는 인간의 신성은 수평적이다.“이 ‘자세’가 (…) ‘부활’을, 다시 말해 ‘들어올림’이라는 사태를 만든다. (…) 무덤의 수평성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성으로서의 들림 혹은 일으켜 세움인 것이다.” 장뤼크 낭시, 위의 글. 12) 한강, ‘문학과 사회’, 2017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13) 한강, ‘회상’, ‘서랍에’, 문학과지성사, 2013.
  • [사고] 2021 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당대의 실제적인 삶을 직시하는 소설.’ 시대의 속내를 생동감 있게 직조한 작품들을 차곡차곡 발표하며 올해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김유담 작가에 대한 심사평입니다. 2016년 당선된 김 작가가 그랬듯 시인 이근배·나태주·박세미, 소설가 이경자·임철우·한강·하성란·편혜영·김이설·조수경, 문학평론가 하응백·유성호·강경석·조연정 등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배출한 문호를 통해 우린 이 시대를 읽습니다. 이제 당신이 시대의 이야기를 해 주세요. 당대 문학을 알아보는 눈을 더욱 벼리기 위해 올해 모든 부문 예·본심을 통합합니다. ■마감 2020년 12월 2일 수요일 (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1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코로나19 여파로 가급적 방문 접수보다는 우편 접수를 권합니다.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확인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 번 제출한 원고는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이 불가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5
  • 2021 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당대의 실제적인 삶을 직시하는 소설.’ 시대의 속내를 생동감 있게 직조한 작품들을 차곡차곡 발표하며 올해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김유담 작가에 대한 심사평입니다. 2016년 당선된 김 작가가 그랬듯 시인 이근배·나태주·박세미, 소설가 이경자·임철우·한강·하성란·편혜영·김이설·조수경, 문학평론가 하응백·유성호·강경석·조연정 등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배출한 문호를 통해 우린 이 시대를 읽습니다. 이제 당신이 시대의 이야기를 해 주세요. 당대 문학을 알아보는 눈을 더욱 벼리기 위해 올해 모든 부문 예·본심을 통합합니다. ■마감 2020년 12월 2일 수요일(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신춘문예 12월 2일까지 접수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1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코로나19 여파로 가급적 방문 접수보다는 우편 접수를 권합니다.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확인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 번 제출한 원고는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이 불가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5
  • [인사]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 강릉시, 관세청, 경북 의성군

    ■ 한국철도시설공단 ◇ 처장급 △ 기술본부 통신처장 연규영 △ 인재개발연구원 기술연구처장 박종원 ◇ 부장급 △ 홍보전략부장 정지은 △ 품질시험부장 신현일 △ 윤리경영부장 이창재 △ 세무회계부장 엄태준 △ 공사계약부장 김범수 △ 용역계약부장 신상훈 △ 철도산업정보센터 부장 정진만 △ 일반철도처 사업PM2부장 김문수 △ 광역민자철도처 GTX TF부장 김준걸 △ 토목궤도부장 이상현 △ 선로배분부장 권호철 △ 건축설비개량부장 신승섭 △ 신호통신개량TF부장 신재범 △ 재산운영부장 오창환 △ 해외사업1처 동북아시아부장 박노민 △ 수도권본부 건설안전부장 이경국 △ 영남본부 건설안전부장 김재송 △ 영남본부 시설개량부장 김대근 △ 영남본부 시스템개량부장 서진식 △ 영남본부 용지부장 김원식 △ 영남본부 포항삼척PM2부장 유일륜 △ 호남본부 호남권사업단 궤도PM부장 오재성 △ 강원본부 건설안전부장 안종탁 △ 강원본부 중앙선사업단 신호통신PM부장 박지하 ■ 강원 강릉시 ◇ 5급 전보 △ 감사관 박상준 △ 기획예산과장 조연정 △ 행정지원과장 최종율 △ 재난안전과장 직무대리 최백순 △ 징수과장 심교욱 △ 회계과장 직무대리 황선금 △ 일자리경제과장 직무대리 최철순 △ 기업지원과장 권윤동 △ 환경과장 김기래 △ 관광과장 직무대리 강춘랑 △ 체육과장 이원근 △ 복지정책과장 강현숙 △ 생활보장과장 김은희 △ 어르신복지과장 최해규 △ 여성청소년가족과장 직무대리 정영란 △ 아동보육과장 김복희 △ 도시과장 송영국 △ 보건행정과장 직무대리 신세승 △ 위생과장 직무대리 최근숙 △ 상하수도사업소 경영지원과장 김선희 △ 체육시설사업소장 직무대리 함금순 △ 강릉아트센터소장 한승률 △ 서울사무소장 직무대리 김남국 △ 주문진읍장 변학규 △ 성산면장 최대영 △ 구정면장 최종백 △ 강동면장 직무대리 차주일 △ 사천면장 김동율 △ 홍제동장 김인숙 △ 옥천동장 김진광 △ 교2동장 직무대리 한인숙 △ 초당동장 직무대리 전미옥 ■ 관세청 ◇ 과장급 전보(1월 29일자) △ 본청 교역협력과장 채봉규 ◇ 과장급 전보(1월 31일자) △ 본청 위험관리센터장 김희리 △ 본청 특수통관과장 김기동 △ 본청 세원심사과장 김현정 △ 본청 정보개발팀장 오현진 △ 안양세관장 김완조 △ 천안세관장 한용우 △ 마산세관장 김종웅 △ 구미세관장 김종기 △ 동해세관장 김혁 △ 여수세관장 김정만 ■ 경북 의성군 ◇ 4급 승진 △ 총무과 박종구 ◇ 5급 승진 △ 기획예산담당관실 김광철 △ 재무과 강경우 △ 복지과 전문호 △ 안전건설과 김치훈 △ 산림과 안종화 △ 산림과 주재흥 △ 단북면 부면장 임경규 ◇ 지도관 승진 △ 농업기술센터 오상진
  •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당선소감] 세상 뜬 누나가 좋아한, 날 구원해준 당신의 글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당선소감] 세상 뜬 누나가 좋아한, 날 구원해준 당신의 글

    나에게는 먼저 세상을 떠난 누나가 있다. 영화와 문학을 좋아하는 건 누나에게 배운 취향이다. 지금의 나는 취향이 없다. 당신이 떠난 후 아무런 취향도 갖지 못했다. 삶은 흘러간다. 밥을 먹고, 걸음을 걸으며, 잠을 잔다. 단지, 취향을 잃었을 뿐. 부끄럽다. 취향도 없는 이가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이. 그럼에도 나는 이것을 평생 달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영원히 한 세계를 잃었으므로. 그럼에도 읽고 쓰고 싶다. 빈자리는 빈자리로 놔둔 채로. 강성은 시인의 ‘전염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산 사람들도 죽음과 손잡고 있다는 걸’. 빈자리를 느낄 때마다, 내가 여전히 누나와 손을 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라 차마 인용하지 못했음을 늦게나마 밝혀본다. 당신의 글이 나의 삶을 구원해주었음에 감사드린다. 서투른 글임에도 믿음을 주신 심사위원 유성호, 조연정 평론가와 지도교수이신 이상호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믿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읽고 쓰겠다. 나를 지켜준 현준, 수진, 정우와 나를 믿어준 오병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발인 날 성수를 생수라고 착각해서 마신 나의 형제들, 함께 관을 들어준 나의 자랑들. 함께 공부한 대학원의 선생님과 학우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당신들이 없었다면, 내가 이토록 건강할 수 있었을까. 가족들에게는 사랑한다는 말로 감사를 대신하고 싶다. 앞으로도 나의 글에는 항상 빈자리가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발견할 때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읽어주길. 나의 우울, 나의 기쁨이었던 당신과 상실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나의 모든 마음을 드립니다. ■임지훈 ▲1988년 서울 출생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 과정 재학 중 ▲시 창작 동인 ‘호모 포에티쿠스’에서 활동 중
  •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강성은 시와 영화 ‘링’오버랩… 모호한 매력을 선명하게 해석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강성은 시와 영화 ‘링’오버랩… 모호한 매력을 선명하게 해석

    최근 한국 문학 비평의 새로운 열기를 반영한 듯 올해 신춘문예 평론 부문 심사에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응모작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심사위원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세 편의 글은 ‘일기에의 의지-문보영론’, ‘잘 먹고 오래 걷고 많이 생각하는 이야기-박솔뫼론’,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것들-강성은의 시’이다. 문보영론은 ‘일기병 공유단’이라는 색다른 키워드를 통해, 최근 작가-텍스트-독자 사이의 소통이 쌍방향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상, 더불어 ‘문학적인 것’의 범위 역시 확장되고 있는 현상을 흥미롭게 제시하고 있다. 박솔뫼론은 최근 비평장에서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1인칭 화자’의 문제를 충분히 숙고하면서 박솔뫼 소설의 주체를 ‘당사자로서의 1인칭 관찰자’로 적절하게 명명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군더더기 없이 가독성 있는 문장들에도 호감이 갔다.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이 두 편의 글은 무엇보다도 최신의 한국 문학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은 강성은론이다. 강성은의 전작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 이 글은 강성은의 시와 영화 ‘링’을 매끄럽게 겹쳐 읽는다. “악몽을 이해하기 위해 또 다른 ‘악몽’을 나란히 세워보는” 이 글의 전략을 통해 강성은 시의 모호한 매력이 선명하게 해석된다는 판단이 들었다. 강성은의 여성 주체를 “구조적 폭력의 희생자”이기보다 “세계 전체에 대한 부정항”으로 명명하는 이 글의 결말이 좀 더 설득력 있게 해명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기는 했다. 그러나 시인의 전작을 대상으로 매끄러운 논리의 틀을 만들어낸 시도 자체, 그리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구현해낸 정확한 문장들이 이 글의 큰 미덕이라고 봤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원고에 스며든 취준생 아픔 오롯이… 퀴어·페미니즘은 한 걸음 더

    원고에 스며든 취준생 아픔 오롯이… 퀴어·페미니즘은 한 걸음 더

    총 1607명 응모… 시 3002편 등 4248편 시 11명·소설 8편 본심에… 새달 1일 발표 단편소설·동화·평론 여성 이슈 두루 등장 시·시조 내면과 역사 담으려는 시도 활발 희곡 가족해체·노인·빈부격차 문제의식“구직·이직·실직 등 취업과 관련한 청년 세대들의 서사가 절반 이상이었어요. 동남아나 유럽 등 실제 젊은 세대들이 가 본 이국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여행 서사도 눈에 띄었습니다.”(김태용 작가) 지난 4일 마감한 2020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곳곳에서 문청(文靑)들의 원고가 날아들었다. 군복 차림의 장병이 수줍게 전하기도 했고 미국과 호주, 중국 등 멀리 해외에서, 교도소에서도 작품들이 날아들었다. 원고지에 육필로 눌러쓴 원고, 삽화를 곁들인 시에 꼼꼼한 자기소개까지 한 해를 꼬박 기다린 마음들이 살뜰했다. 올해 응모 인원은 1607명, 응모작은 총 4248편이었다. 분야별로는 시 3002편, 단편소설 483편, 동화 175편, 희곡 92편, 시조 481편, 평론 15편이다. 모든 분야에서 지원자가 작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단편소설에서는 1인칭 화자를 중심으로 한 개인적인 이야기에 천착했다는 평이 많았다. 예심 심사를 맡은 편혜영 작가는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 위주로, 이야기의 규모가 작아 중심 서사가 작은 게 큰 특징”이라며 “가족 구성원의 상실, 특히 아이 잃은 부부 얘기가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붐이었던 SF 소설도 간혹 있었지만 로봇이 등장할 뿐 설득할 만한 근거를 내세우지 못했다는 평이 뒤를 이었다. 올해 문단을 휩쓴 퀴어·페미니즘 이슈는 소설, 동화 등에 두루 등장했다. 소설 예심 심사를 맡은 강경석 문학평론가는 “퀴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넘어 퀴어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의 시선을 담은 작품 등 서사가 다양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동화에서도 여성을 조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동화에서 서사의 추동력을 가진 인물이 주로 남성이었다는 반성이 많았는데, 사건을 끌고 가는 핵심 인물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여자아이가 다수였다”고 말했다. 평론에서도 문보영, 박민정, 강성은, 백수린, 박솔뫼, 최정화 등 여성 시인·소설가들에 대한 작가론이 많았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문학사에 천착하기보다 동시대의 첨예한 의제를 드러내는 작가, 작품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평했다. 조연정 평론가는 “문장의 가독성이나 글의 완결성 등 당선권 작품들이 작년보다 많았다”면서 “최근 문인들이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이들의 존재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데, 이런 변화를 포착하는 글이 대거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시와 시조에서는 개인의 내면 풍경에 침잠하는 한편 지금 여기의 역사를 담으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시 예심을 맡은 오은 시인은 “기본적으로 이력서, 자소서 등을 제목으로 하는 청년 세대의 생활 밀착형 시가 많았다”면서도 “광화문광장이나 홍콩 민주화 사태, 시리아 난민 이슈 등 시의적인 것으로 현장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는 시도도 보였다”고 소개했다. 시조 심사를 맡은 이송희 시조시인은 “촛불집회, 위안부 소녀상 등 광장의 역사에 현대적 소재를 담아 재해석하려는 글들이 있었다”며 “자유시에서는 자주 등장했으나 시조에서는 드물었던 도치, 역설 같은 어법을 써서 언어의 묘미를 살리려는 실험정신이 엿보였다”고 분석했다. 희곡에서는 가족의 해체와 노인 문제, 빈부 격차에 관한 문제의식이 도드라졌다. 심사를 맡은 송한샘 뮤지컬 프로듀서는 “가족의 해체와 그 안에서 개개인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독,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실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빚는 현실을 그린 작품이 많았다”며 “사랑 그 자체를 다루는 작품은 보이지 않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말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함께 심사한 민준호 연출은 “기본적으로 희곡은 연극을 위한 매개이기 때문에 읽는 가치를 넘어 관객들과 면대면으로 만났을 때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심사했다”고 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예심 결과 시는 11명의 작품이, 소설은 8편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 결과는 이달 말까지 개별 통보하고 내년 1월 1일 자 서울신문 신년호에 심사평과 함께 발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고] 2020년엔 ‘당신’입니다…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사고] 2020년엔 ‘당신’입니다…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스웨덴 예테보리에서는 한강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기나긴 줄을 서고, 광화문에서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로 시작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잊고 지낸 문학의 효용, 서울신문에서는 여전합니다. 시인 이근배 나태주, 소설가 임철우 한강 하성란 강영숙 편혜영 백가흠 김이설, 문학평론가 하응백 유성호 강경석 조연정…. 2020년엔 당신입니다. ■마감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0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확인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 번 제출한 원고는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이 불가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8
  • [사고] 2020년엔 ‘당신’ 입니다…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사고] 2020년엔 ‘당신’ 입니다…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스웨덴 예테보리에는 한강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기나긴 줄을 서고, 광화문에서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로 시작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잊고 지낸 문학의 효용, 서울신문에서는 여전합니다. 시인 이근배 나태주, 소설가 임철우 한강 하성란 편혜영 백가흠 김이설 조수경, 문학평론가 하응백 유성호 강경석 조연정…. 2020년엔 당신입니다. ■마감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0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확인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 번 제출한 원고는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이 불가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8
  • [인사] 대전시교육청, 강릉시, 충북 옥천군

    ■ 대전시교육청 ◇ 행정 3급 승진 △ 대전평생학습관장 김선용 ◇ 행정 3급(개방형직위) 연장 △ 감사관 류춘열 ◇ 기술 3급 공로연수 △ 대전평생학습관장 박진규 ◇ 행정 4급 정년퇴직 △ 대전교육정보원 총무부 김기태 △ 서부 행정지원국 김교돈 ◇ 행정 4급 공로연수 △ 총무과장 한병국 △ 대전학생해양수련원장 이용복 △ 서부 행정지원국장 이만복 ◇ 행정 4급 전보 △ 총무과장 이장희 △ 재정과장 오광열 △ 서부 행정지원국장 도기래 ◇ 행정 4급 승진 △ 감사관 청렴감사총괄관 박덕하 △ 혁신정책과 교육협력관 차은서(대전시 파견) △ 대전광역시의회사무처 교육수석전문위원 김종무 ◇ 행정 4급 명예퇴직 △ 대전전자디자인고 조성윤 ◇ 기술 4급 승진 △ 대전학생해양수련원장 표남근 ◇ 교육행정 5급 정년퇴직 △ 대전교육연수원 박종화 △ 대전공업고 남궁은옥 ◇ 교육행정 5급 공로연수 △ 대전학생교육문화원 관리과장 임광빈 △ 대전학생교육문화원 문화체육운영과장 최낙근 △ 대전유아교육진흥원 총무과장 김순중 △ 동부 평생교육체육과장 강석호 △ 동부 재정지원과장 송태섭 △ 대전복수고 이태근 ◇ 교육행정 5급 전보 △ 혁신정책과 윤은주 △ 중등교육과 김혜진 △ 행정과 백기종 △ 대전학생교육문화원 관리과장 정재숙 △ 대전학생교육문화원 문화체육운영과장 김일선 △ 대전유아교육진흥원 총무과장 이성규 △ 동부 평생교육체육과장 박용옥 △ 동부 재정지원과장 김진운 ◇ 교육행정 5급 파견 △ 교육부 류승의, 조정미(파견연장) ◇ 교육행정 5급 승진 △ 대덕고 송정애 △ 대전구봉고 김용범 △ 대전여자고 오영조 △ 대전지족고 김영철 △ 대전혜광학교 양미숙 ◇ 시설 5급 전보 △ 시설과 이승진 △ 서부 시설지원과장 오용석 ◇ 공업 5급 전보 1명 △ 동부 시설지원과장 김민철 ■ 강릉시 ◇ 4급 전보 △ 행정국장 박재억 △ 문화관광복지국장 김년기 ◇ 5급 전보 △ 기획예산과장 박상준 △ 행정지원과장 최대영 △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 파견 이민호 △ 세무과장 김영희 △ 회계과장 심교욱 △ 정보산업과장 손동오 △ 일자리경제과장 김동율 △ 자원순환과장 직무대리 김준회 △ 에너지과장 박상욱 △ 해양수산과장 임원익 △ 관광과장 변학규 △ 복지정책과장 김인숙 △ 어르신복지과장 김용산 △ 건설과장 서원각 △ 도로과장 장규선 △ 교통과장 직무대리 최정규 △ 주택과장 최상섭 △ 지적과장 직무대리 박영철 △ 농업기술센터 자원육성과장 김병학 △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직무대리 김경숙 △ 보건행정과장 김선희 △ 상하수도사업소 경영지원과장 김진광 △ 상하수도사업소 수도과장 직무대리 서웅석 △ 상하수도사업소 하수과장 김용남 △ 강릉아트센터소장 조연정 △ 차량등록사업소장 김현수 △ 성산면장 김기래 △ 강동면장 최윤순 △ 옥계면장 유제춘 △ 연곡면장 심상복 △ 중앙동장 직무대리 이은숙 △ 교1동장 최강석 △ 초당동장 박덕기 △ 내곡동장 조옥현 △ 성덕동장 박명수 △ 경포동장 최만혁 △ 강원도 전출 김종광 ■ 충북 옥천군 ◇ 4급 승진 △ 행정복지국장 이광섭 △ 경제개발국장 김동엽 ◇ 5급 승진 △ 종합민원과장 태장식 △ 환경과장 박병욱 △ 의회사무과 전문위원 김연철·곽상혁 △ 체육시설사업소장 박노경 △ 평생학습원장 정지승 △ 보건소 건강관리과장 직무대리 김옥년 ◇ 5급 전보 △ 자치행정과장 김성종 △ 재무과장 강호연 △ 동이면장 서정기 △ 안남면장 류충열 ◇ 6급 승진 △ 기획감사실 정연기 △ 재무과 배광호·김규형 △ 종합민원과 백은실 △ 안전건설과 배재순 △ 허가처리과 김명희 △ 환경과 정구훈 △ 도시교통과 고운하 △ 농업기술센터 농촌활력과 황현구 △ 상하수도사업소 백미희 △ 군서면 김은옥·손민정 ◇ 6급(팀장급) 전보 △ 기획감사실 유병천·유정미 △ 자치행정과 김현숙 △ 주민복지과 정승진·윤정희 △ 문화관광과 이인숙·권미주 △ 재무과 이근수 △ 경제과 황상철 △ 안전건설과 이응주 △ 환경과 손기필 △ 보건소 건강관리과 강은주·김미숙 △ 상하수도사업소 권상철 △ 옥천읍 조영복·김해득·김윤주 △ 안남면 박진성(부면장 요원)·오성진·설주경 △ 청성면 황승일 △ 군서면 유제한(부면장 요원)·송광영 △ 군북면 김영걸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소외되고 병든 자의 역설, 자신의 언어로 짚은 ‘시지프스’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소외되고 병든 자의 역설, 자신의 언어로 짚은 ‘시지프스’

    올해 평론 부문 투고작들은 최근의 사회적 이슈나 문단의 흐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투고자 개인의 문학적 취향을 드러내거나 대상 작가의 문학적 본질을 탐색하는 데 더 공을 들인 듯했다.바람직한 현상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문학 평론이 작품을 경유해 공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행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최근작을 선점해 새로운 문제의식을 성급하게 제안하거나, 최신의 이슈나 유행하는 이론을 좇는 것이 평론의 미덕일 수는 없지만, 대상 작품의 선정은 물론 그것에 접근하는 문제의식 및 이론적 틀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의 설득력은 필요해 보인다. 심사위원이 공통적으로 주목한 두 편의 글은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과 ‘신의 놀이―박솔뫼 겨울의 눈빛에 대하여’이다. 라캉-지젝을 경유하여 ‘우연’, ‘자유’, ‘이야기’ 등의 키워드를 통해 겨울의 눈빛을 분석하는 박솔뫼론은 가독성 있는 문장과 이론적 탄탄함이 흥미를 주는 글이다. 그러나 작품을 꼼꼼하게 해명하는 일보다 이론적 틀을 만드는 일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점은 못내 아쉽게 느껴졌다. 대상 작품에 문학적으로 좀 더 밀착한 글이라는 점에서 이영광론이 높이 평가되었다. 이영광의 시에서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시적 역설을 발견해내는 이 글은 이영광 시의 핵심 동력을 자신만의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문학이 점점 왜소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고 적은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은 당선자의 진심어린 출사표처럼 읽히기도 한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돌파

    문학과지성 ‘시인선’ 500호 돌파

    기형도·황지우 등 스테디셀러… 과거 시 130편 기념 시집 엮어 우리 시단에 다채로운 목소리를 불어넣어 온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이 500호를 돌파했다. 1978년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첫발을 뗀 이후 햇수로 40년 만이다. 출간 시기는 창비의 창비시선(1975), 민음사의 오늘의 시인총서(1974)가 더 빠르지만 국내 문학사에서 시집 시리즈가 통권 500호를 넘긴 것은 문학과지성(이하 문지) 시인선이 처음이다.문지 시인선은 1989년 출간 이래 29만부를 찍은 기형도의 ‘잎 속의 검은 잎’(82쇄),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63쇄),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52쇄),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46쇄) 등 수많은 스테디셀러를 배출하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출간된 499권의 시집 가운데 88%에 해당하는 439권이 중쇄를 찍었다. 우찬제 문지 공동대표는 1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500호 기념 시집 출간 간담회에서 “동시대의 감수성을 새롭게 열어 나가는 시인들을 발굴해 한국 문학을 진화시키고 새로운 시사를 열어 가려고 좋은 시인, 좋은 시를 발굴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우리말과 우리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감각적인 깊이, 사람다움의 깊이를 가져가게 하는 데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500호 기념 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는 오생근·조연정 문학평론가가 엮었다. 출간 10년이 지난 시집 가운데 시인 65명의 대표시 2편씩을 골라 담았다. 이광호 문지 공동대표는 “쇄를 거듭한 시집들이 시집을 낼 수 있는 동력을 줬고 독자들에게 선물처럼 안겨줄 수 있는 시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를 선정한 조연정 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한국 시사를 압축적으로 다시 읽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특정 시기에 탐독했던 시들과 재회하며 지난 시절의 ‘나’를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임신·중절 수술·자살 시도…“등단해도 두려움에 떨었다”

    임신·중절 수술·자살 시도…“등단해도 두려움에 떨었다”

    “하루는 술에 취해 전깃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문고리와 내 목에 매달았다. 조여 오는 고통을 가까스로 뿌리쳤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자살 기도를 했던 그날에도 그는 다른 피해자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던 이미라(가명)씨는 좋아하는 모 시인의 블로그를 찾아보다 그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습작생 당시 좋아하는 시집과 시인을 동일시했고, 시인과 직접 연락한다는 게 마냥 신기했다”는 이씨는 그로 인해 몇 년간 고통에 휩싸였다. 한 달 뒤 시인에게 성관계를 요구받으면서 임신 뒤 중절 수술까지 한 것. 이후 문예지로 등단을 하며 시인의 꿈을 이뤘지만 이씨는 기쁘지 않았다. 늘 불안했다. ‘그가 나에 대해 문단에 소문내면 어쩌나,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문단 내 지위·친목 앞세워 성폭력” 지난 10월 중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폭로로 터져 나온 문단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28일 문학과지성사가 발행한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담겼다. 문학과지성사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시인 상당수의 시집을 펴낸 출판사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받기도 했다. 지난여름 페미니즘 기획을 결정한 ‘문학과사회’는 “지면을 달라”는 SNS상 피해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문단_내_성폭력’ 기획을 마련해 이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시인으로 등단하기 전 모 시인의 성폭력 피해자였던 이미라씨와 또 다른 시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송섬별씨, 고양예고 피해자 연대 모임인 ‘탈선’, 출판사 쌤앤파커스 임원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책은탁 전 마케터 등이다. 자살 충동이나 공황 발작을 핑계로 여성들을 불러내 성폭력을 자행했던 A시인에게 피해를 입은 송섬별씨는 그의 행위에 대해 “전형적인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었다”고 했다. 송씨는 “A는 자신이 시인으로서 문단에서 받고 있는 좋은 평가를 강조하고 자신보다 더 유명한 시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했기에 연락을 끊은 이후에도 그가 화제에 오르거나 그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고발 이후 가해지목인 측은 피해고발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거나 익명의 트위터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고발자에게 스트레스와 자살 충동을 유발하는 협박 메시지를 보내는 등 불법적인 공격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 되레 익명 SNS 협박 등 보복 윤이형·박민정 소설가, 백은선 시인 등 여성 문인들도 함께 기고를 실어 피해자 보호와 문단 내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연대, 동참을 다짐했다. 윤이형 작가는 “저에게 한국 문학계의 성별은 남성”이라면서 “한 명의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더이상 강간 문화에 가담하며 글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 작가는 “강단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을 수시로 내뱉고는 시정 요구가 들어오면 학생들을 ‘맥락맹’, ‘예술을 공부할 준비가 안 된 자들’로 비난하는 남성 작가들을 봤다. 비혼 여성 작가들은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기혼 여성 작가는 ‘유한부인’으로 비하하는 프레임의 존재도 알게 됐다”며 “지금껏 목소리를 내지 못한 일을 평생 부끄러워하겠다”고 썼다. 백은선 시인은 “문단은 여성에게 열려 있는가?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주요 문예지들을 살펴보면 편집위원은 대부분 남성이며, 문단 술자리에 가 봐도 중견 작가 이상은 거의 남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학과사회’ 편집위원인 조연정 문학평론가는 ‘펴내는 글’에서 “‘문학과사회’는 앞으로 문학을 둘러싼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비명이 모여 반란이 되고, 그 반란을 통해 진정으로 자유로운 문학이 생성될 때까지”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신과 인간의 만남’ 1000년 축제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13호)가 화려하게 막이 오른다. 음력 5월 5일을 전후한 이달 5~ 12일(양력) 8일간 강원 강릉 남대천 단오장 등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백두대간 대관령에서 시작한 신(神)과의 교감이 강릉 단오장으로 이어져 신명 나는 한바탕 축제로 승화된다. 올 단오제는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열리지 못했던 아픔을 달래고자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마련됐다. 모두 12개 분야 75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도 열리며 1000년 동안 면면히 맥을 이어 온 단오제가 지난해 간단한 행사로 끝나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세계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가 더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도 있다. ‘단오와 몸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단오제는 신을 향한 몸짓,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 세상의 모든 몸짓으로 의미를 나누었다. ‘신을 향한 몸짓’은 산세가 험하고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강릉지역 주민이 예부터 신에게 정성껏 제례를 지내던 풍습이 단오제의 태동이라 보고 있다. 지금도 신주를 빚고, 단오굿을 펼치는 것은 신에게 나와 가족의 안녕을 비는 몸짓이다.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은 농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 전 단오(수릿날)를 맞아 서로 한바탕 즐기며 또다시 힘을 얻는다는 의미가 있다. 어울림의 문화답게 신통대길 길놀이와 국내 유일의 무언 가면극인 관노가면극, 단오제 체험촌이 있다. ‘세상의 모든 몸짓’은 민속놀이 등으로 잊히는 전통을 만나고,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과 국내외 무형문화재 공연·전시를 통해 세상 모두가 하나가 되자는 취지다. 이렇듯 강릉단오제는 신과 인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오제의 시작이 되는 신주빚기부터 단오제의 마지막 행사인 송신제까지 이어지는 33일 동안의 모든 행사는 신과 인간의 한바탕 신명 나는 한판 놀이다. 산신제에 등장하는 대관령산신은 신라 김유신 장군을 모델로 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이 화랑시절 대관령에서 무예를 닦은 것이 인연이 돼 강릉지역 주민들에게 ‘대관령 산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고승 범일이 당나라에 유학하여 불법을 전수받고 나서 귀국해 강릉 구정면 굴산사지에 머물며 강원 영동지역의 불교중흥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대관령국사성황으로 모시고 있다. 홍제동 대관령국사여성황사도 범일 국사와 사랑을 나누었던 정씨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런 신들을 사람들 세상으로 모셔와 축제로 승화한 것이 강릉단오제다. 단오제는 단오날 꼭 한 달 전에 신주빚기로 시작된다. 주민에게 십시일반 거둔 신성한 쌀을 갖고 지금의 강릉대도호부관아 칠사당에서 단오제보존회 제례부 회원들이 모여 단오제에 사용할 술을 담근다. 올해 단오제는 지난달 11일 이미 신주 빚기를 끝냈다. 이후 열흘 뒤 대관령 산신제와 함께 대관령국사성황제, 봉안제가 이뤄진다. 봉안제는 대관령국사성황을 모셔와 홍제동 국사여성황사와 합방하는 행사다. 이때 대관령국사성황은 대관령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를 신목으로 정해 신목잡이가 베어 들고 국사여성황사까지 이동하게 된다. 모든 행사는 지난달 21일 있었다. 이렇게 모신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보통 보름 안팎의 합방을 끝내고 영신제를 시작으로 강릉 단오장 굿당으로 옮겨진다. 8일간의 굿판과 함께 본격 단오제가 시작되는 신호이다. 올해 단오제 영신제는 이달 7일 펼쳐진다. 영신제를 끝내고 국사성황신 부부의 위패와 신목을 굿당으로 모시는 영신행차는 강릉지역 시민들이 청사초롱(단오등)을 들고 행사에 함께 참석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신을 맞이하려고 단오등을 들고 영신행차를 뒤따르는 강릉 주민들의 길놀이 퍼포먼스 ‘신통대길 길놀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마을마다 보통 1년을 준비하며 참석해 한국 길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는 행사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강릉의 몸짓이라는 주제로 좀더 역동적이고 풍성하게 치를 예정이다. 굿당으로 모셔진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단오제가 끝날 때까지 유교식 제사인 조전제를 통해 아침마다 사람들의 알현을 받게 된다. 또 이 기간 굿과 관노가면극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신과 인간들의 한판 어울림이 매일 펼쳐진다. 강릉단오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축제 기간 다양한 행사를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맛볼 수 있다. 신주빚기· 대관령산신제· 영신제· 조전제 등 지정문화재 행사를 비롯해 ‘단오의 몸짓 날개를 달다’를 주제로 펼쳐질 기획공연, 사물놀이· 관노가면극 등 중요무형문화제 공연이 알차게 선보이는 전통연희 한마당이 행사기간 내내 거방지게 열린다. 특히 ‘춤· 단오 그리고 신명’을 주제로 역동적이고 활기찬 강릉단오제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굿 위드어스’ 기획공연이 추천 볼거리다. 굿이 가진 여러 예술적 요소를 춤으로 재구성했다. 이번 단오제는 몸짓이라는 주제에 맞게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교류와 초청공연도 몸짓이나 춤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청소년가요제 등 청소년어울림한마당, 중국 길림성· 몽골 튜브도· 프랑스 공연단의 해외 초청공연도 선보인다. 프랑스 가나 지역의 전통음악과 민속춤을 볼 수 있는 가나 페스티벌, 몽골의 전통음악 ‘흐미’를 선보이는 몽골 튜브도, 중국 지린성, 일본 지치부시 등의 전통공연을 비롯해 다문화 체험촌과 가요제 등 세계와 소통하는 강릉단오제를 선보인다. 단오체험 행사로는 수리취떡 맛보기, 단오신주 맛보기, 창포 머리감기, 관노탈 그리기, 단오 캐릭터 탁본하기, 단오부채 그리기, 단오차(茶)체험, 한복입기 체험, 단오 컬러링체험, 오륜주머니 체험, 신주교환, 관노탈 목걸이 만들기 등이 다채롭게 열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한복 체험을 통해 우리 전통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복 입기 체험, 한복 사진 콘테스트, 신통대길 길놀이에 한복 입은 시민과 단체의 참여, 한복 풍류단의 한복 퍼레이드와 한복인 팸투어 등을 진행한다. 그네와 씨름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신주미 봉정행사, 신주빚기 체험행사, 단오 소원등(燈) 행사, 주민자치센터 발표회도 열린다. 특히 강릉단오제의 영원한 볼거리인 군웅 장수굿, 관노가면극, 신통대길 길놀이, 불꽃놀이, 강릉사투리경연대회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전주 세계소리축제, 정선 아리랑제, 인천 부평풍물대축제, 제주 탐라문화제 등 강릉단오제에서 또 다른 축제를 만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송파산대놀이, 양주소놀이굿, 평택농악, 수영야류, 은율탈춤 등 국가무형문화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임상술 강릉시 홍보계장은 “청소년에게 강릉 DNA를 심을 수 있는 단오 골든벨, 아세안 스쿨투어, 청소년가요제, 관노가면극 인형극, 한·중·일 세계시민교육 페스티벌 등 젊어진 강릉단오제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연정 강릉시 단오문화계장은 “강릉단오제에서 강릉의 전통문화와 생태환경, 관광산업의 창조적 연계를 찾아 2018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창조적 콘텐츠를 발굴해 세계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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