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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이냐, 우크라냐”…‘자국의 미래’ 점치는 대만

    “홍콩이냐, 우크라냐”…‘자국의 미래’ 점치는 대만

    대만이 자국 미래를 두고 홍콩과 우크라이나 중 선택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한국시간)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의 국가적 고민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 같은 딜레마를 지적했다. 홍콩은 강대국에 자치권을 빼앗기고 복속되는 최악 시나리오, 우크라이나는 이에 저항하다 전쟁을 부르는 또다른 최악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WSJ은 “대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두 상반된 교훈을 얻었다”며 “우크라이나가 되느냐 홍콩이 되느냐의 두 불가능한 선택지”라고 짚었다. 대만 주민들은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처지를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대만 내에서 보편적이지만 대응책을 두고는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이에 WSJ은 대만의 미래를 규정할 이 같은 두 비전이 내년 총통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정권 재창출에 나설 민주진보당(민진당) 대권후보 라이칭더 부총통은 대중국 강경론을 제시한다. 차이 총통은 내년부터 의무 군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미국에서 새 무기를 사들여 국방력 증강에 진력하고 있다. 라이 부총통도 대만의 자치권을 보호하고 증가하는 중국의 위협에 저항하겠다고 선언했다. 라이 부총통의 대변인인 빈센트 차오는 “이성적이라면 누구라도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공산당을 대화로 바꿀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의견은 다르다. 급속히 중국 본토의 일부가 돼가는 홍콩처럼 되는 선택지도 최악이 아니라는 계산도 엿보인다.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은 “우리는 중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드시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의도적 전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쟁 가능성에 ‘자산 이민’ 서두르는 대만인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시진핑 주석이 대만은 군사력으로 점령할 시한을 2027년으로 설정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침공 가능성이 커지자 국외 지역으로 자산을 분산시키고 있는 대만인들이 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주변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한 이후부터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관련 인사들은 특히 예술품이나 다이아몬드와 같은 동산 투자를 늘리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매진하고 있다. 대만 투자 전문가인 C Y 후앙은 “부유한 미국인들조차도 대만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대만인들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서의 자금 이탈이 곧) 전쟁 발발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돈은 농담하지 않는 법”이라고 덧붙였다.대만은 오래전부터 역외 조세피난처에 이전한 자산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다.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의 가브리엘 주크먼 교수가 2018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22%에 달하는 돈이 조세피난처에 넘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에 못 미치는 전 세계 평균치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1971년 유엔 회원국 지위를 박탈당하고, 연이어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자 대만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져 갔다. 대만의 한 투자 회사 고위 임원은 FT에 “과거에는 억만장자들만이 자산의 국외 이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중산층들도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상속 자산 자문 그룹(CWHCA)의 위니 팡 회장은 “우크라이나처럼 당장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라도 자신이 소유권을 가진 땅은 어디로도 갈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을 팔아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부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들은 외부 관리자에게 자산을 맡기는 데 회의적이며, 실물 자산 투자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 러시아에 ‘1조원대 수출 규제품’ 팔아 치운 英 회사…정체는?

    러시아에 ‘1조원대 수출 규제품’ 팔아 치운 英 회사…정체는?

    영국의 한 회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반도체와 통신장비 같은 수출 규제품을 포함해 12억 달러(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전자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 세관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세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수도 런던 북부 엔필드 지역인 사우스게이트 한 2층 주택에 본사를 둔 무역 업체 미키네스는 지난 1년여간 러시아에 반도체와 컴퓨터 부품, 통신 네트워크 장비, 서버,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판매했다. 이 중에는 중국의 화웨이와 화웨이쓰리콤(H3C) 외에도 인텔과 AMD, 애플, 삼성 등 글로벌 회사 제품도 포함됐다. 특히 미키네스 수출품 중 최소 9억 8200만 달러(약 1조 2900억원)의 품목은 영국의 러시아 수출 규제품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주로 중국 등 다른 국가를 통해 러시아로 물품을 보낸 것으로 나오지만, FT는 이 역시 영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제재 위반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기술이 수출되는 것을 통제하는 등 광범위한 제재를 가했다. 이 자료는 세관 흐름 분석 전문가인 막심 미로노프 스페인 IE 경영대학원 교수로부터 나왔다. 일부 기록은 상업 세관 데이터 수집업체인 임포트 지니어스의 데이터와 비교해 입증됐다. 미키네스가 러시아로 수출하는 품목 대부분은 애플과 삼성의 휴대전화 및 노트북 등 소비재다. 그러나 FT는 반도체와 통신 장비 등 많은 제품은 러시아의 군사 기반 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키네스는 또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소유권이 알려지지 않은 두 기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키네스의 예년 기록에 따르면, 당시 수익은 해당 기업 두 곳에 직접 전달됐다.FT는 미키네스가 본사로 등록한 사우스게이트의 해당 주택을 직접 방문했하기도 했다. 35만 파운드(약 5억 7000만원) 상당의 이 주택은 키프로스에 본사를 둔 신탁 서비스 업체인 에라클라스의 소유자인 사바스 테미스토클로스가 소유하고 있다. 그는 메일온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집이 회사 주소로 사용되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미키네스의 소유주는 우크라이나 국민 비탈리 폴랴코프(53)로 확인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단체 ‘몰파’는 공개된 설명과 일치하는 폴랴코프는 우크라이나 국영 광산 회사에서 일하는 도로 공사 노동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까지 폴랴코프와 같은 도시 출신의 우크라이나 34세 여성의 소유로 기록돼 있다. 이 여성은 2018년 런던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 IT 전문가 겸 폴 댄서로 미키네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단독] 대기업 47곳 조세회피처에 법인 112개… “탈세 차단해야”

    [단독] 대기업 47곳 조세회피처에 법인 112개… “탈세 차단해야”

    SK 29개 최다… 24개사에 법인비조세회피처 법인에 다시 출자금융 계열사가 펀드 운용하기도 발생한 이익 절세·탈세 효과 유발총수 지배력 부당강화 이용 우려국내 대기업 47곳이 조세회피처에 법인 112개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이 조세회피처 법인을 통해 해외에서 거둔 이익에 대한 조세를 회피하거나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를 무력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조세피난처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역외법인 현황’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상출제한 기업집단 47개사가 조세회피처 12곳에 설립한 법인은 112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SK가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법인이 29개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이 24개, GS가 12개, 삼성이 6개, 현대자동차·LG가 각각 5개로 뒤를 이었다. 전체의 약 51%인 24개사가 조세회피처에 1개 이상의 법인을 갖고 있었다. 조세회피처는 유럽연합(EU)이 조세 비협조국으로 지정한 케이맨제도 등 12곳을 기준으로 했다. 대기업 중에서 조세회피처 법인이 비(非)조세회피처 또는 국내 계열사를 보유한 사례도 발견됐다. 서울신문이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SK의 경우 지주회사 SK 및 국내 자회사→싱가포르의 투자자문업체 A→싱가포르의 투자자문업체 B→케이맨제도의 투자업체 C→홍콩 투자업체 D→홍콩 투자업체 E로 출자가 연결됐다. 케이맨제도의 투자업체 C는 중국의 투자자문업체에도 출자하고 있었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글로벌 전기·전자폐기물 업체인 테스(TES-AMM)를 인수했는데, 테스의 중국 자회사 5곳을 보유한 지주회사격 법인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었다. 이 법인은 다시 싱가포르 소재 테스 법인 3개를 거쳐 SK에코플랜트의 지배하에 있었다.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을 인수한 GS도 몰타의 투자업체와 케이맨제도의 투자업체에 2단계 출자를 거쳐 휴젤의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었다. 대기업의 금융 계열사가 조세회피처에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래에셋은 미국령 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맨제도에 24개, 삼성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은 케이맨제도에 각각 2개의 집합투자업체, 자산운영업체, 투자업체라고 이름 붙인 법인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출자 구조는 자칫 국내외에서 발생한 이익이 조세회피처 법인에 귀속 또는 경유하는 과정에서 절세나 탈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김남근 변호사는 “기업이 해외 업체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조세회피처 법인을 거쳐 투자했다는 것은 기업 내부 거래를 잘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조세회피처 등 해외에 설립된 대기업의 계열사가 복잡한 출자구조를 통해 총수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강화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상출제한 기업집단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과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지만 해외 계열사는 이러한 국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조세회피처 법인을 모두 조세·규제 회피 목적으로 낙인찍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유영 조세정의네트워크 동북아지부 대표는 “기업이 기술적 필요성이나 거래의 효율성을 위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유동수 의원은 “해당 기업이 조세회피처 거래를 통해 재산을 은닉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이 적극적인 국제 금융정보교환을 통해 역외탈세, 자금세탁, 재산은닉 등을 사전에 차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 세금, 국가와 국민 4500년간의 도전과 응전

    세금, 국가와 국민 4500년간의 도전과 응전

    흡혈귀의 대명사 드라큘라는 실제 인물을 소재로 탄생했다. 루마니아의 전신이라 할 발라히아 공국의 블라드 3세 공작이 주인공이다. 그는 흔히 ‘가시공(公)’으로 불린다. 사람을 꼬챙이에 끼워 죽이는 잔혹한 공포정치로 얻은 별명이다. 당시 발라히아의 지배계층이었던 독일계 상인들이 과도한 세금에 항거하자 그는 수많은 사람을 꼬챙이에 끼워 죽였다. 세금이 드라큘라라는 소설 속 캐릭터를 이끌어 낸 셈이다.세금은 국가의 동력이다. 혈액에 견줄 만하다. 그런데도 세금을 걷는 쪽과 내는 쪽은 늘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그려진다. 심지어 세금 징수를 흡혈로 묘사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성서 마태복음(21장 31절)은 “세리들과 창기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리라”라고 적고 있다. 마태복음을 쓴 이가 세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구절은 ‘세금 징수는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고, 정직하게 그 일을 해냈다면 천국에 간다’는 뜻으로 읽힌다. 새 책 ‘세금의 흑역사’는 이처럼 국가와 국민 간의 끝없는 도전과 응전이었던 세금이 어떻게 역사 속에 기록됐는지, 과거 사건들은 현실의 세금 문제 해결에 어떤 단서를 제공했는지 등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세금 정책은 동서와 고금을 무시로 오간다. 애덤 스미스가 “사람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기술만큼 한 정부가 다른 정부에서 더 빨리 배우는 기술은 없다”고 단언할 만큼 각국 정부는 항상 다른 나라들의 세금 정책을 ‘기쁘게’ 들여왔다. 대표적인 게 1967년 등장한 부가가치세다. ‘천재적인 세금’이라 불리는 부가가치세의 기원은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다. 생산 단계마다 과세하는 이 세금은 상품 서비스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왜곡이 적은 방법으로 더 큰 세수를 창출할 수 있게 했다. 부가가치세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미국 등을 제외한)로 퍼져 나갔다. 기원전 2500년 당시의 세금 납부 영수증이 수메르의 점토판에 기록으로 남은 이후 인류는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세금과 숨바꼭질을 벌여 왔다. 지금도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맨제도의 5층짜리 ‘어글랜드 하우스’엔 1만 2000개 회사가,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건물엔 무려 28만 5000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다고 한다.그렇다고 피할 궁리만 하는 건 아니다. 세금의 필요성엔 누구나 공감한다. 문제는 징수의 균형과 공정이다. 정부가 오토바이에 세금 우대정책을 펴자 뒷좌석을 8명까지 탈 수 있게 개조한 인도네시아처럼 가벼운 공방전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일본의 시마바라 학살 사건에서 보듯 영주가 조세에 저항하는 1만 7000여명의 주민을 화형시켜 저잣거리에 효수하는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극빈자들에게 몸에 들끓는 이를 세금 대신 걷은 잉카제국, 수염세를 만든 러시아 표트르 대제처럼 생뚱맞은 사례들도 있다. 물론 모두 나름의 시대적 이유가 있다. 잉카의 경우 누구든 어느 정도의 세금은 내야 한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고, 귀족을 억제할 의도로 매겼던 수염세는 오늘날 탄소세의 기원이 됐다. 미래도 그렇다. 로봇세, 유전자세처럼 현재 시각으론 황당해 보이는 정책도 고령화가 심화되고 복지가 강조되는 미래엔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세금은 보통 정의의 관점에서 다뤄진다. 그래서 세금 이야기는 늘 무겁고 어렵다. 한데 책은 정의를 말하면서도 현학적이거나 딱딱하지 않다. 농담과 풍자를 잘 버무려 꿀꺽꿀꺽 넘어가게 만든다.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세금 징수의 역사와 에피소드, 2부는 과세의 공정성, 3부는 세금을 회피하는 기발한 노력들, 4부는 정부가 내놓은 당근과 채찍, 5부는 조세정책의 공과와 미래에 대한 교훈을 각각 조명한다.
  • 무바라크 장차남·요르단 국왕… ‘스위스 비밀계좌’ 있다

    무바라크 장차남·요르단 국왕… ‘스위스 비밀계좌’ 있다

    ‘금융 비밀주의’를 앞세워 전 세계 부호들의 비밀 금고 역할을 해 온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세계 각국의 독재자·범죄자 등 ‘문제 인물’들과 거래해 온 사실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세계 46개 언론사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총 3만여명이 크레디트스위스에 비밀계좌를 개설했으며, 운용 금액은 총 1000억 달러(약 120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남미의 전·현직 독재자와 정보기관 수장 등 정부 고위직이 대부분이며 전범·인신매매범 등 범죄자들도 포함됐다. 이집트를 30년간 철권 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2020년 사망) 정권의 ‘2인자’로 고문 등 인권유린의 책임자 오마르 술레이만(2012년 사망)의 가족은 최소 2개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 알라와 가말 무바라크는 총 6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이들 중 한 계좌에는 한때 2억 7722만 스위스프랑(약 3593억원)이 예치돼 있었다. 1980년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파키스탄의 정보기관을 이끈 아크타 압두르 라만 칸(1988년 사망)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금을 아프간 반군 무자헤딘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의 아들들은 1985년부터 2010년까지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OCCRP는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쟁에서 빼돌린 돈이 계좌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계좌를 보유한 기록이 있는 범죄자는 총 11명이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임원들은 2010년을 전후해 최소 110억 달러(약 13조원)에 이르는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들 중 20여명이 크레디트스위스에 계좌 25개를 개설, 2억 7300만 달러(약 3254억원)를 보유했다. 홍콩증권거래소 초대 회장이자 1991년 상장 승인 대가로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로널드 리(2014년 사망), 필리핀에서 ‘사이버 성매매 소굴’을 운영하다 적발돼 종신형을 선고받은 스웨덴인 보 스테판 세데르홀름도 계좌를 갖고 있었다. 현직 국가 수반으로는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부부가 총 7개의 계좌를 보유했다. 압둘라 2세는 미국과 영국의 호화 주택을 사들이기 위해 유령회사와 조세피난처를 사용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국제탐사보도협회가 폭로했지만, 왕실 변호인단은 “공적 자산을 빼돌린 적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동안 가장 악명 높았던 비밀계좌 소유자로는 재임 중 100억 달러(약 12조원)를 횡령했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가 포함돼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성명을 내고 “금융 관련 법과 관행이 지금과 달랐던 시대에 발생한 일들”이라면서 “보도된 계좌의 90%가 이미 폐쇄됐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가디언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고객들의 계좌를 얼마나 빨리 폐쇄했는지 의문”이라며 “약탈자들이 은행을 통해 돈을 세탁함으로써 빈곤한 국가에 가져오는 결과는 참혹하다”고 비판했다.
  • 무바라크 정권 2인자, 인신매매범 … ‘문제의 인물’ 3만여명 스위스에 비밀계좌

    무바라크 정권 2인자, 인신매매범 … ‘문제의 인물’ 3만여명 스위스에 비밀계좌

    ‘금융 비밀주의’를 앞세워 전세계 부호들의 비밀 금고 역할을 해온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세계 각국의 독재자·범죄자 등 ‘문제 인물’들과 거래해 온 사실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NYT)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세계 46개 언론사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간 총 3만여명이 크레디트스위스에 비밀계좌를 개설했으며, 운용 금액은 총 1000억 달러(120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중동 등 ‘문제 인물’ 3만여명 비밀계좌 개설 이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남미의 전·현직 독재자와 정보기관 수장 등 정부 고위직이 대부분이며 전범·인신매매범 등 범죄자들도 포함됐다. 이집트를 30년 간 철권 통치한 호스니 무바라크(2020년 사망) 정권의 ‘2인자’로 고문 등 인권유린의 책임자 오마르 술레이만(2012년 사망)의 가족은 최소 2개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무바라크의 두 아들 알라와 가말 무바라크는 총 6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이들 중 한 계좌에는 한때 2억 7722만 스위스프랑(3593억원)이 예치돼 있었다. 1980년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파키스탄의 정보기관을 이끈 아크타 압두르 라만 칸(1988년 사망)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금을 아프간 반군 무자헤딘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의 아들들은 1985년부터 2010년까지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OCCR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쟁에서 빼돌린 돈이 계좌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계좌를 보유한 기록이 있는 범죄자는 총 11명이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임원들은 2010년을 전후해 최소 110억 달러(13조원)에 이르는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들 중 20여명이 크레디트스위스에 계좌 25개를 개설, 2억 7300만달러(3254억원)를 보유했다. 홍콩증권거래소 초대 회장이자 1991년 상장 승인 대가로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로널드 리(2014년 사망), 필리핀에서 ‘사이버 성매매 소굴’을 운영하다 적발돼 종신형을 선고받은 스웨덴인 보 스테판 세데르홀름도 계좌를 갖고 있었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 정보부장,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등 포함 현직 국가 수반으로는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부부가 총 7개의 계좌를 보유했다. 압둘라 2세는 미국과 영국의 호화 주택을 사들이기 위해 유령회사와 조세피난처를 사용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국제탑사보도협회가 폭로했지만, 왕실 변호인단은 “공적 자산을 빼돌린 적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동안 가장 악명높았던 비밀계좌 소유자로는 재임 중 100억 달러(12조원)를 횡령했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 여사가 포함돼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성명을 내고 “금융 관련 법과 관행이 지금과 달랐던 시대에 발생한 일들”이라면서 “보도된 계좌의 90%가 이미 폐쇄됐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가디언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고객들의 계좌를 얼마나 빨리 폐쇄했는지 의문”이라며 “약탈자들이 은행을 통해 돈을 세탁함으로써 빈곤한 국가에 가져오는 결과는 참혹하다”고 비판했다.
  • 검찰, ‘리니지‘ 가상 도박장 불법 운영한 일당 기소

    검찰, ‘리니지‘ 가상 도박장 불법 운영한 일당 기소

    유명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의 불법서버를 개조해 가상도박장을 운영하면서 90억 원대 수익을 암호화폐로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진승)은 20일 도박공간개설과 저작권법 위반, 게임산업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범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가운데 A씨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4명은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7명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리니지 사설서버를 통해 자신들이 만든 불법 가상 도박장에서 9만9741회에 걸쳐 이용자들에게 283억 원 어치의 게임머니를 환전해주고, 31억원을 암호화폐로 바꾼 뒤 해외 거래소를 거쳐 개인지갑으로 송금해 챙겼다. 나머지 일당 6명도 2020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14만9701회에 걸쳐 365억 원을 환전해주고 66억 원을 암호화폐로 세탁했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 사(社)에서 만든 온라인 게임이다. 검찰은 이들 조직이 게임사와 무관하게 ‘도지 서버’라는 이름으로 불법 사설서버를 운영하면서 게임 내 몬스터들을 이용한 가상 경마와 투견 등 미니게임을 만들어 도박을 할 수 있도록 게임을 무단 개조했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가상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연락처를 공개하지 않고 대포폰으로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이용자들과 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용자에게 먼저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연락처를 달라고 한 뒤 이에 동의한 경우에만 게임머니를 환전해줬다. 불법 도박 수익금은 당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로 전송한 뒤 다시 개인 지갑으로 받는 방식으로 세탁했다.검찰은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및 은행 25개 계정을 법원 명령을 통해 몰수보전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원들의 통화내역과 계좌 거래내역, 블록체인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숨겨진 암호화폐 ‘테더’(USDT) 3억 원과 이더리움 2억4000만 원 등 10억2500만 원 상당 범죄수익금을 보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조세피난처에 소재한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범죄수익금을 보전한 것은 국내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으로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죄명이 제한돼있어 범죄수익의 환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경찰 송치사건 중 주범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을 검찰이 발견해 송치 사건 피의자의 공범으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지만, 경찰의 송치가 없다면 유사 사건을 알더라도 수사에 착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환수할 수 있는 범죄수익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경우에는 검찰 수사권이 없는 죄명이라도 예외적으로 수사개시를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법령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홍남기 “글로벌기업 70∼80곳 디지털세”

    홍남기 “글로벌기업 70∼80곳 디지털세”

    주요 20개국(G20) 정상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추인한 디지털세 합의안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구글과 애플 등 70~80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국내에 납부할 세금 일부를 외국에 내야 하는데, 이것이 구글 등으로부터 걷는 것보다 수천억원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세가 시행되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둔 기업으로부터도 추가 과세가 가능해 전체 세수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정부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 일정 수행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디지털세 합의안이 세수에 끼칠 영향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홍 부총리는 디지털세 합의안 중 필러(pillar·기둥)1에 따라 단기적으로 수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필러2를 통해 수천억원의 세수가 늘어 전체 세수는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지털세는 필러1과 필러2 두 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필러1은 세계 각국에서 돈을 번 글로벌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실제 수익을 낸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연매출(연결 기준) 200억 유로(약 27조원), 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에 적용한다. 홍 부총리는 이 규정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와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 중 70~80개 정도에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필러1에서 수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는 건 삼성전자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필러1에 따라 외국에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외국에 세금을 낼 경우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국내에 내는 세금을 공제해 줘야 한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외국에 내는 세금이 많을수록 국내 세수는 줄어드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그러나 외국 글로벌 기업의 매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2025~30년에는 필러1 세수 효과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필러2는 다국적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해도 글로벌 최저한세율(최저법인세율)인 15%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예를 들어 실효세율 부담이 10%인 나라에 자회사를 둔 기업은 미달 세액인 5%만큼을 본사(최종 모회사)가 있는 자국에 추가로 납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기업 중에는 법인세율 15% 미만인 국가에 자회사를 둔 경우가 꽤 있고 따라서 필러2가 도입되면 세수가 늘어나게 된다. 홍 부총리는 “(필러1과 필러2를 합치면) 정부의 세수가 약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디지털세 도입’… 국가 세수 늘지만 수출기업 세 부담 우려

    ‘디지털세 도입’… 국가 세수 늘지만 수출기업 세 부담 우려

    10% 넘는 초과이익의 25% 소재국 납부필라1에 삼성전자 포함, 하이닉스 경계해외서 디지털세 낸 기업 법인세 감면 저세율국에 자회사 둔 기업 부담 증가 상의 “최저한세율 국내기업 다수 포함”전 세계 136개국이 2023년부터 디지털세 도입에 합의하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수익을 창출한 국가에 세금을 내게 됐다. 또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를 찾아다니는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절세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한국은 구글 등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돼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우리 글로벌 기업도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득과 실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삼성전자 등은 해외에 세금을 내더라도 그만큼 국내 법인세를 감면받기에 전체적인 세부담이 지금과 비슷할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납세협력비용 증가 등이 예상된다. 또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자회사를 운영 중인 수출기업 등은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가 총회에서 발표한 디지털세 합의문은 ‘필라1’(pillar·기둥)과 ‘필라2’ 두 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먼저 필라1은 세계 각국에서 돈을 번 글로벌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낸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번 총회에서 연매출(연결 기준) 200억 유로(약 27조원), 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에 적용하기로 합의됐다. 이 기업들은 글로벌 매출에서 통상이익률(10%)을 웃도는 초과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각 시장 소재국에 나눠 내야 한다. 연매출 200조원 내외인 삼성전자는 필라1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연매출 30조원 내외인 SK하이닉스는 기준선 근처에 걸쳐 있는데, 이익률에 따라 포함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이 포함돼도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별도 공제 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세부담은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도 해외에 디지털세를 내는 기업의 경우 국내 법인세에서 세액공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외국에 납부한 세금을 납부세액에서 빼 주거나 그만큼 과세표준을 낮춰 주는 외국납부세액공제(외납공제)가 시행 중인데,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등이 해외에 내는 세금보다 글로벌 외국 기업이 우리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이 더 많아 국세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재부 예상이다. 필라2는 다국적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해도 최저한세율(최저법인세율)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번 총회에서 15%로 최저한세율이 결정됐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실효세율 부담이 10%인 나라에 자회사를 둘 경우 미달 세액인 5%만큼을 본사(최종 모회사)가 있는 자국에 추가로 납부하는 것이다. 필라2도 2023년부터 시행되며 연매출(연결기준) 7억 5000만 유로(약 1조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우리 수출기업 중엔 법인세율 15% 미만인 국가에 자회사를 둔 경우가 꽤 있고, 이들이 필라2에 포함되면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정부 입장에선 세수 증가 효과가 기대되지만 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저한세율 적용 대상에 국내 수출기업이 상당수 포함되는 점은 우려된다”며 “정부가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국내 기업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외진출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 디지털세 도입...2023년부터 구글·페북도 세금낸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세 도입...2023년부터 구글·페북도 세금낸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36개국이 2023년부터 디지털세 도입에 합의하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대기업은 수익을 창출한 국가에 세금을 내게 됐다. 또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를 찾아다니는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절세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한국은 구글 등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돼 세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우리 글로벌 기업도 디지털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득과 실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등은 해외에 세금을 내더라도 그만큼 국내 법인세를 감면받기에 전체적인 세부담이 지금과 비슷할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납세협력비용 증가 등이 예상된다. 또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자회사를 운영 중인 수출기업 등은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가 총회에서 발표한 디지털세 합의문은 ‘필라1’(pillar·기둥)과 ‘필라2’ 두 가지를 핵심으로 한다. 먼저 필라1은 세계 각국에서 돈을 번 글로벌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낸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번 총회에서 연매출(연결 기준) 200억 유로(약 27조원), 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에 적용하기로 합의됐다. 이 기업들은 글로벌 매출에서 통상이익률(10%)을 웃도는 초과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각 시장 소재국에 나눠 내야 한다.  연매출 200조원 내외인 삼성전자는 필라1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연매출 30조원 내외인 SK하이닉스는 기준선 근처에 걸쳐 있는데, 이익률에 따라 포함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이 포함돼도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별도 공제 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세부담은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도 해외에 디지털세를 내는 기업의 경우 국내 법인세에서 세액공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외국에 납부한 세금을 납부세액에서 빼주거나 그만큼 과세표준을 낮춰주는 외국납부세액공제(외납공제)가 시행 중인데,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등이 해외에 내는 세금보다 글로벌 외국 기업이 우리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이 더 많아 국세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재부 예상이다.  필라2는 다국적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해도 최저한세율(최저법인세율)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번 총회에서 15%로 최저한세율이 결정됐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실효세율 부담이 10%인 나라에 자회사를 둘 경우 미달 세액인 5%만큼을 본사(최종 모회사)가 있는 자국에 추가로 납부하는 것이다. 필라2도 2023년부터 시행되며 연매출(연결기준) 7억 5000만 유로(1조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우리 수출기업 중엔 법인세율 15% 미만인 국가에 자회사를 둔 경우가 꽤 있고, 이들이 필라2에 포함되면 세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 정부 입장에선 세수 증가 효과가 기대되지만 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저한세율 적용 대상에 국내 수출기업이 상당수 포함되는 점은 우려된다”며 “정부가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국내 기업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외진출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 판도라의 비밀 열렸다, 뉴스타파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보도

    판도라의 비밀 열렸다, 뉴스타파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보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와 K팝의 대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등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숨겨온 한국인들의 실체가 공개된다. 뉴스타파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150개 매체, 600여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 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한다고 밝혔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트러스트, 홍콩의 한국계 업체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다. 한국인 이름이 등장한 문건은 8만 8353건에 이르며 이 중 8만 274건이 홍콩 일신회계법인에서 나왔다. 한국인이 수익소유자(beneficial owner)는 465명(개인 이름 275명, 회사 이름 184명)으로 나온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홍콩에서는 외국에서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점을 악용해 5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이 회장에게 수익이 돌아가게 설계됐다. 2017년에 문제가 됐던 이 회장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별장 매입 건에 대해 폴렉스 디벨롭먼트란 페이퍼 컴퍼니가 외화 투자 한도 300만 달러를 넘는 480만 달러의 별장 매입 자금 중 절반을 부담한 것을 밝혀냈고 나중에 다른 페이퍼 컴퍼니에 넘긴 사실을 확인했다. SM 측은 의혹을 산 홍콩 소재 법인들은 미국 이민자인 이 총괄 프로듀서의 아버지 제임스 희재 리(이희재)씨가 한국에 보유하고 있던 재산으로 설립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재산은 최종적으로 ‘JG 기독자선재단’에 기부됐다는 것이다. 또 이들 법인에 대해선 “2014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2014년 금융감독원의 외국환 거래 관련 조사, 2015년 검찰청의 외국환 거래 관련 조사, 2020년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도 모두 다루어졌던 것”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해당 매체에 대해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5일에는 전경환씨가 미국령 사모아에 유령회사를 설립해 막대한 재산을 빼돌린 사실을 보도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판도라 페이퍼스에 따르면 35명의 전현직 각국 지도자와 300명 이상의 공인들이 역외 회사를 통해 재산을 숨긴 것으로 등장한다고 영국 BBC는 보도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영국과 미국 부동산을 7000만 파운드 소유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부인 셰리 여사는 런던 사무실을 매입하면서 역외 회사를 내세워 31만 2000 파운드를 감춘 것으로 나타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혼외 아들을 뒀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은 여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의 이름으로 2003년 모나코에 410만 달러까지 저택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평소 그녀는 검박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호화로운 저택을 소유하고 있음이 처음 확인됐다.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도 프랑스 남부에 1200만 파운드에 두 채의 빌라를 구입하기 위해 역외 투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그의 가족 6명,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의 이너서클 멤버들, 니코스 아나스타샤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설립한 법무법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의 이름도 등장한다. 팝스타 샤키라, 세계적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가는 영국의 알짜 부동산들을 꾸준히 사들였다. 심지어 런던 중심가 메이페어 거리에는 그의 열한 살 아들 헤이데르 명의로 사들인 3300만 파운드짜리 업무용 건물도 있다. 과거 7년 동안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이들의 명단 유출은 핀센 파일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파나마 페이퍼스, 럭스릭스 등의 이름으로 불려왔는데 이번 판도라 페이퍼스는 앞선 유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 물량을 보여준다. 2.94 테라 바이트 분량이며 문서 파일로는 1190만건에 이른다.
  • 폭발적으로 커지는 NFT거래 시장… 탈세·저작권 침해 가능성

    폭발적으로 커지는 NFT거래 시장… 탈세·저작권 침해 가능성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들의 신고 기한일(24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은 여전히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NFT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저작권 침해와 소비자 보호 미비 등 여러 뇌관들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NFT 거래소의 법적 성격에 대해 정부가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시장에서는 향후 이들의 제도권 진입 과정에서 탈세 우려까지도 제기된다.2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NFT거래소 중 한 곳인 A거래소는 대표적인 해외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법인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거래소를 운영하는 암호화폐 발행 재단은 홍콩에 법인을, NFT거래소는 페이퍼컴퍼니와 별도로 국내에 별도의 운영 법인을 세워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실질적인 운영은 국내에서 하는 건 향후 과세대상이 됐을 경우 조세 탈루 목적으로 보여질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소유자의 정보와 거래이력 등을 기록한 일종의 ‘디지털 진품 보증서’다. 원본 가상자산에 유일성과 희소성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디지털 미술품과 게임 아이템 등의 분야에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NFT 거래는 아직까지 별도의 거래세나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업계가 제도권에 편입되는 만큼 NFT도 제도 시행 과정에서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NFT거래에 대한 과세 여부와 방안은 현재 검토 진행 중”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는 해외에 법인을 세웠더라도 국내에 거주지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면 과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A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발행이 금지돼 암호화폐 사업에 우호적인 해외 국가에 법인을 세운 것일 뿐”이라며 “탈세가 목적이라면 왜 굳이 국내 운영법인을 따로 두면서까지 하겠나”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NFT거래소가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되는지에 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특금법 규정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NFT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 원작자의 저작권 침해와 소비자 피해 문제도 점점 표면화되고 있다. 원작자의 동의 없이 작품 원본을 도용해 NFT로 만들어 판매하는 ‘페이크 민터’(Fake Minters)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디지털 파일을 NFT로 변환하는 민팅(Minting) 과정은 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보니 원본의 디지털 이미지를 무단 복제하거나 도용한 뒤 NFT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국내 유명 디지털 아트 작가 ‘미스터 미상´도 지난 5월 자신의 작품이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서 도용돼 판매된 사실을 알게 됐다. 도용된 작품은 이미 다른 플랫폼에서 82이더리움(약 3억 4000만원)에 팔렸는데 익명 신원자가 원본 파일을 복사해 다시 NFT로 민팅한 것이다. 미상 작가는 “플랫폼에 조기에 신고해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다”면서도 “아직 이름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들은 페이크 민팅에 대응하기가 더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국내 NFT거래소들은 대부분 이용약관에 작품에 대한 책임소지를 회피하는 조항을 두고 소비자 보호 책임도 외면하고 있다. A거래소도 약관상 ‘플랫폼에서 구매한 자산의 합법성과 진위 확인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은 별도 신원정보 확인 없이도 암호화폐 지갑 주소만 있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사기 피해가 발생해도 추적이 쉽지 않다. 권단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원작자 동의 없이 이미지 파일을 복제해 민팅할 경우 현행 저작권법상 복제권과 전송권 침해에 해당된다”면서도 “NFT거래소에 대한 법적 지위가 불명확하다 보니 소비자 보호 책임은 아직까지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저작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NFT거래소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거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중”이라며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교황청, 베추 추기경 등 재판 앞두고 “전 세계 5171곳 부동산 보유”

    교황청, 베추 추기경 등 재판 앞두고 “전 세계 5171곳 부동산 보유”

    영국 런던 첼시의 부실한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4억 1200만 달러(약 4755억원)의 바티칸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안젤로 베추(73) 추기경을 비롯한 피고인 10명에 대한 재판 청문 절차가 27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는데 기술적 이유로 오는 10월까지로 연기될 것 같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교황청 국무원은 2년 동안 아랍에미리트(UAE)와 영국,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저지 섬,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스위스 금융감독 기관과 협력해 광범위한 수사를 펼쳐 교황의 개인 자선사업에 쓰일 자금을 비롯해 교황청 재정에 큰 손실을 끼쳐 온 시장 조작자들의 거대 네트워크를 밝혀냈다고 지난해 9월 밝혔다. 이에 따라 베추 추기경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오른팔로 통하며 근대 이후 바티칸 재판에 회부된 최고위 인물이다. 이번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정상적이지 않은 거액의 수수료가 건네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였다. 법정에 나서는 인물 중에는 베추 추기경의 비서였던 세실리아 마로냐가 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런던에서 사업을 하는 사채업 잔루이지 토르치와 라파엘레 민초네는 횡령, 사기,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재무정보국 초대 국장이던 르네 브륄하르트와 부국장이던 토마소 디 루차도 횡령, 직권 남용, 직무 비밀 누설죄로 기소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자금세탁 등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던 교황청의 재무관리 상태를 통제, 개선하기 위해 2010년 말 재무정보국을 만들고 (교황청 사람도 아니고 고위 성직자도 아닌) 스위스의 재무 전문가 브륄하르트를 영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이 조직이 바티칸 시국의 재정까지 감독하도록 권한을 확대했으며, 2014년에는 위원을 전원 교체하면서 부국장이던 디 루차를 임시 국장으로 임명했다. 밀라노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니콜라 스퀼란스는 횡령,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됐다. 국무원 정보자료국장을 지냈고 베추 추기경의 개인 비서였던 마우로 칼리노 몬시뇰은 문제가 된 부동산 매입에 개입하면서 부당가격을 청구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다. 교황청 자금의 투자 관리인이었던 엔리코 크라소는 횡령, 부패, 자금세탁, 사기, 직권 남용 등으로 모두 기소됐다. 평직원인 파브리치오 티라바시는 부패, 부당가격 청구, 횡령, 사기, 직권 남용 혐의다. 피고인들과 연관된 회사 네 곳도 기소됐는데 둘은 스위스, 미국과 슬로베니아 회사다. 한편 교황청은 이번 재판을 앞두고 전례 없이 이탈리아와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을 상세히 밝혔다. 이탈리아에만 4051건의 부동산,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와 로잔에 1120건의 부동산 등 모두 5171건을 소유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공개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사도좌재산관리처(APSA)가 공개한 이탈리아 부동산의 92%는 바티칸시국을 품은 로마와 그 주변에 집중돼 있으며, 86%가량은 교황청 사무실로 쓰이거나 교황청에서 일하는 사제·평신도들의 숙소로 이용된다. 수도원과 병원, 학교 등 공공 성격의 부동산도 다수 있었다. 반면 해외 부동산은 대부분 투자 성격이 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967년 설립된 APSA는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의 고유 재산을 관리하고 임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 지출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도하는 교황청 금융·재정 투명화 작업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교황은 금융 개혁의 하나로 지난해 말 국무원 등에 나뉘어 있던 교회 기금 관리 기능을 APSA로 일원화한다고 발표했다. 재무 상태 보고서를 통해선 지난해 663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총 수입은 2억 4840만 유로, 지출은 3억 1470만 유로였다. 교황청은 당초 지난해 적자 규모를 6800만~1억 4600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보다는 많이 줄인 것이었다. 2019년의 7920만 유로 적자보다 더 적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국면에도 인건비와 해외 출장 경비를 줄인 덕이었다.
  • 라면값 인상 뒤 팜유값 급등, 그 뒤에 우리 기업의 열대우림 파괴 의혹

    라면값 인상 뒤 팜유값 급등, 그 뒤에 우리 기업의 열대우림 파괴 의혹

    오뚜기가 13년 동안 동결해온 라면값을 다음달 1일부터 평균 11.9% 인상하기로 하자 농심과 삼양 등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면은 소비자 물가지수를 산정할 때 11번째로 높은 가중치가 매겨지기 때문에 물가 상승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쳐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라면 원재료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팜유(palm oil)와 소맥분 가격이 지난달 기준 일년 전보다 각각 71%와 27% 상승한 것이 오뚜기가 어쩔 수 없이 인상해야 하는 사정으로 언급한 요인 중 하나다. ●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 최대 기업은 한상인 코린도 그룹 그런데 196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상(韓商) 기업인 코린도 그룹이 세계 최대의 팜유 제조업체란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BBC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 기업이라고 소개했는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셈이다.지난달 서울중앙지검 탈세범죄전담부(부장검사 서정민)는 승은호(78)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승 회장은 실질적으로 자신이 보유한 해외법인 주식의 양도소득과 해외계좌의 이자소득, 국내에 투자한 회사의 배당소득을 조세피난처 명목회사를 이용하는 등 지배구조를 다단계로 만들어 600억원대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14년 국세청의 고발로 수사를 시작했지만 승 회장이 귀국하지 않아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가 지난해 10월 승 회장이 귀국한 뒤 수사를 재개해 끝내 기소했다. 코린도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자원산업, 제지, 중공업,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 30여곳을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이다. 지난해 이 나라의 팜유 수출액은 190억 달러(약 2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네시아령 파푸아는 새로운 팜유 산지로 주목받으며, 광대한 열대우림이 아주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야자나무에서 추출하는 팜유는 식품뿐 아니라 화장품, 세제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데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뛰어나 기업들의 이윤 창출에 매력적이다. ● 야자수 심으려 열대우림 의도적 파괴, 코린도 “불 지르지 않아” BBC는 이 그룹이 인도네시아령 파푸아 섬에서 야자수를 경작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의도적으로 훼손했다는 이유로 그린 기업(지속가능 기업)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같은 방송은 환경보호 활동가들과 힘을 합쳐 코린도 그룹이 이 광활한 열대우림 지대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는데 최근 항공촬영 등을 통해 우림을 광범위하게 훼손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우림감독이사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는 코린도 그룹의 그린기업, 지속가능 기업 지위를 박탈했다.보통 영국과 유럽 전역에 유통되는 종이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나무 로고가 FSC의 인증 마크로 소비자들은 윤리적이며 지속가능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제품을 안심하고 이용하게 된다. 지지난해만 해도 FSC는 코린도 그룹을 축출하지 않았지만 최근 “지지할 수 없게 됐다”며 코린도가 FSC로부터 받은 인증 마크도 오는 10월부터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킴 카스텐센 FSC 국제 국장은 “코린도가 사회적, 환경적으로 나은 역할을 하는 쪽으로 개서됐다는 점을 증명할 수 없다”면서 이번 조치가 “코린도가 개선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동안 우리에게 상황을 명확히 하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린도 그룹의 백광렬 지속가능 대표이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FSC 발표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합의된 개선 로드맵”의 모든 절차를 따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FSC의 회원자격 박탈 결정과 별개로 “지속가능성과 인권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린도 그룹은 파푸아에서도 가장 큰 면적의 팜 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코린도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고 6만ha 규모의 광대한 팜유 플랜테이션을 개간했는데, 서울 면적과 맞먹는다. 팜유 업체들은 야자수를 심기 위해 삼림을 개간한다. 불을 지르는 화전 방식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대기오염과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커 불법이다. 코린도 측은 파푸아 열대우림에 고의로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앞서 FSC도 코린도를 상대로 제기된 주민들의 주장을 2년간 조사했다. 코린도가 3만ha에 달하는 천연 우림을 파괴했으며 이는 FSC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코린도는 FSC 조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압박했고, 결국 FSC의 최종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BBC 취재 결과 확인됐다. BBC가 입수한 보고서에는 “(코린도의 삼림 훼손) 증거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를 넘어선다”고 적혔다. 아울러 코린도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전통과 인권을 침해했고, “군부로부터 직접적인 도움을 받아 지역주민들에게 불공정한 보상을 통해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 연구기관 ‘포렌식 아키텍처’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BBC팀이 함께 분석한 자료에는 코린도의 주장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드러났다. 그린피스의 동남아시아 열대우림 캠페인 총괄자인 키키 타우픽은 FSC가 “이번 결정을 아예 안 내리지는 않고 그나마 늦게라도 해 다행”이라며 “드디어 정신을 되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코린도 같은 회사에 계속 숲을 파괴하는 사업을 허용한다”며 “원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도록 놔두는 꼴”이라고 비판한 뒤 “소비자들과 인증 기관들이 기업과 정부가 지속가능성과 투명성을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BBC 보도 이후 인도네시아 의회는 코린도의 산림파괴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반론보도문> 1. 제목 : [반론보도] 코린도: FSC 회원 자격 박탈 이유는 절차적 문제일 뿐, 환경 이슈 사실 아니야. 2. 본문 : 본보는 지난 7월 19일자 국제>아시아·오세아니아면에 <라면값 인상 뒤 팜유값 급등, 그 뒤에 우리 기업의 열대우림 파괴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FSC에서 코린도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 사유가 열대우림을 의도적으로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코린도의 목재회사와 팜유 회사인 PT KORINDO ARIA BIMA SARI와 PT TUNAS SAWA ERMA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FSC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코린도는 FSC와 2019년부터 MoU를 맺고 사회∙환경 분야 개선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왔으나, 약속한 이행 내용을 제3자가 검증하는 것과 관련하여 검증자를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 양측에 의견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이번 결정은 심각한 사안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절차 조율 과정에서 일시적 지연이 생겼기 때문에 내려진 것입니다. NGO가 2017년에 코린도의 열대우림 파괴, 원주민 권리 침해 의혹을 제시하며 FSC에 이의 제기한 내용은 이미 2019년에 코린도의 FSC 자격 유지 결정을 통해 결론이 내려진 바 있으며 이번 결정은 이의 제기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또한 코린도가 세계 최대의 팜유 제조 업체라는 언급은 허무맹랑한 주장입니다. 단적인 예로 기사에서 코린도가 6만 ha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는데, 인도네시아 최대 팜유 업체인 GAR(Golden Agri Resources)은 약 50만 ha의 팜 경작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비트코인 부자들, 세금 내기 싫어서 미국 시민권 버렸다”

    “비트코인 부자들, 세금 내기 싫어서 미국 시민권 버렸다”

    “세금 내기 싫어”…비트코인 부자美시민권 버리고 국적 세탁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이 국적 세탁을 하고 있다. 수익의 상당액을 세금으로 내지 않기 위해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자산에 대한 엄격한 과세 방침을 밝히며 국적 세탁에 나서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비트코인 자산가들 사이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율이 낮은 ‘조세피난처’로 본사를 이전해 과세를 피하려는 다국적 기업처럼, 조세피난처의 시민권을 얻는 것이다. “시민권 이전 도와주는 전문 대행업체도 성행” 시민권 이전을 도와주는 전문 대행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플랜B 패스포트(Plan B Passports)’다. 3년 전부터 비트코인 투자자를 주 고객으로 해 조세피난처 국가에서 합법적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플랜B 패스포트(여권)’라는 이름처럼 원래 살던 국가의 여권을 대체할 조세피난처 여권을 통해 해외 이동에도 문제가 없도록 한다. 이를 위해 영주권 이전 작업이 필요하다. 플랜B 패스포트가 이주를 안내하는 국가는 총 7곳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세인트키츠네비스, 도미니카 공화국, 그레나다, 세인트루시아, 앤티가바부다와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다. 이들 대행업체는 조세피난처 국가의 투자시민권 부서와 일하며 고객들의 수수료 지불과 서류 작성 등을 도와준다. 절차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시민권을 얻는 데 대부분 13만 달러~18만 달러(한화 약 1억 4911만원~2억 646만원)면 가능하다. 해당 국가에 투자·기부 금액으로 10만 달러(한화 1억 1470만원)이상을 내고 약간의 수수료와 법률 비용을 더한 금액이다.“많은 미국인들이 시민권을 포기했거나 포기할 계획 있어” 국적별로 보면 플랜B 패스포트의 가장 큰 고객은 미국인이다. 애나니나는 “많은 미국인 고객들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거나 포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세청(IRS)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취급한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유사한 방식으로 과세한다는 의미다. 지난 5월 미 재무부는 1만 달러(한화 1146만 8000원)넘는 암호화폐 거래의 경우 IRS 신고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률회사 베이커보츠의 존 펠드해머는 “비트코인을 팔거나 다른 화폐로 바꿀 때 모두 과세 대상”이라며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해외에 자산을 숨긴 미국 납세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IRS는 법률 개정 및 외교적 압력 등을 통해 조세 회피를 차단해 왔다”고 말했다.
  •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각국 규제에 이어 투자자 집단소송 직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각국 규제에 이어 투자자 집단소송 직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각국 금융당국의 규제 조치에 이어 이번엔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 위기에 직면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 장에서 시스템 정지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 700여명은 11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 손실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프랑스의 한 변호사와 협력 중이다. 이들은 그룹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디스코드’를 통해 뭉쳐서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탈리아 소재 로펌 렉시아아보카티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비슷한 요구를 내놨다. 이들은 유럽 소재 바이낸스 사무실 11곳에 서한을 보내고 헬프데스크에도 이메일을 발송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던 지난 5월19일 바이낸스 앱이 한 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이에 따라 빚을 내서 가상화폐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매우 큰 손실을 봤다. 최대 125대 1의 레버리지 선물 투자를 허용하는 바이낸스에서는 0.8달러만 내면 100달러 상당의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지만, 해당 가상화폐 시세가 증거금 이하로 하락하면 강제 청산을 당하게 된다. 일본 도쿄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인도 출신의 아난드 싱할(24)은 13살 때부터 미국 유학을 위해 저축한 5만 달러는 물론 앞서 가상화폐 투자로 번 2만 4000 달러까지 한 시간 만에 몽땅 날렸다며 “다시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의 부실한 대응도 투자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앱 정지 사태 직후 바이낸스의 임원 에런 공이 트위터에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며 사과 메시지를 올렸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해당 트윗은 삭제된 상태다 싱할은 동료 투자자로부터 전달받은 보상요구 양식을 작성해 바이낸스에 보냈으나, 바이낸스는 투자금 손실에 대한 면책 동의를 조건으로 겨우 ‘VIP 플랫폼’ 3개월 무료 사용을 제안했다고 한다. 특히 바이낸스는 특정 지역에 본사를 두지 않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거래소여서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바이낸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보상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은 홍콩 국제중재센터에 분쟁 해결을 요청해야 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중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아이자 레즈니스는 “바이낸스는 평범한 소비자들의 법적 대응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趙長鵬·44)이 2017년 조세피난처 케이먼 제도에 설립한 가상 화폐 거래소다.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본사는 따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십 개의 디지털 코인, 선물, 옵션, 주식 토큰 등 전 세계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블록체인 포렌식 회사 체인어낼리시스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낸스가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보다 범죄행위에 얽매인 자금 이동이 더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낸스는 앞서 일본과 케이맨제도, 영국 등 각국으로부터 영업 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 아마존도 애플도 쪼개지나… 美, IT 공룡 독점적 지위 손본다

    아마존도 애플도 쪼개지나… 美, IT 공룡 독점적 지위 손본다

    美하원, 플랫폼 독점 막는 5개 법안 발의시총 6000억弗 이상 빅테크 4곳 정조준통과 땐 자체브랜드 사업 중단·분할해야G7, 세금 회피 막는 조세체계개선안 합의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이들이 속한 미국에서 독점적 횡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입법이 본격화됐다. 법률이 만들어지면 아마존 등 일부 기업은 사업 분할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데이비드 시실리니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위원장과 켄 벅 공화당 간사를 비롯한 양당 의원들은 11일(현지시간) 거대 IT 기업들의 불공정 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IT 공룡기업들의 ‘규제받지 않는 독점적 권력’의 실태에 대해 16개월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놓은 이번 패키지 입법은 5개의 개별 법안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플랫폼 독점을 악용한 각종 폐해를 규제하고 통제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중소업체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IT 대기업들이 유망한 경쟁기업의 인수를 어렵게 만드는 방안, 규제 당국에 더 많은 예산과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도 법안에 포함됐다. 시실리니 위원장은 “규제받지 않는 독점적 IT 기업들이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고, 소기업을 파괴하며 소비자가격을 올릴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서 우리 경제에 너무도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 업체인 아마존의 경우 자사 플랫폼(전자장터)에서 물건을 파는 입점업체들이 다른 플랫폼에 제품을 더 싼값에 내놓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는 등의 수법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부당하게 유지해 왔다. 15만 8000종의 자체 브랜드(PL) 상품을 판매하면서 입점 업체들의 데이터를 몰래 활용하는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 WSJ는 “입법이 완료되면 아마존의 경우 전자장터를 ‘PL 판매’ 플랫폼과 ‘입점 업체 판매’ 플랫폼으로 분할하거나 PL 사업을 중단 또는 매각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입법은 시가총액 6000억 달러 이상, 월간 이용자 5000만명 이상인 기업들이 대상”이라며 “회사 이름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4개 기업만이 해당된다”고 전했다. 입법부 외에 사법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워싱턴DC 검찰은 소비자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아마존을 법원에 제소했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냈고 12월에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 검찰들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별개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 위한 IT 공룡들의 꼼수 행태에도 족쇄가 채워진다. 주요 7개국(G7)은 개별 국가들의 실효 법인세율을 최소 15% 이상으로 설정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국제 조세 체계 개선안에 합의했다. 조세피난처나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구글·페이스북 등 앞으론 돈 번 나라에서 과세” G7 재무장관 합의

    “구글·페이스북 등 앞으론 돈 번 나라에서 과세” G7 재무장관 합의

    앞으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나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 수십년간 이어진 글로벌 법인세율 인하 경쟁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4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영국 런던에서 대면 회의를 열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적어도 15%로 정하기로 한 공동성명(코뮈니케)을 5일 발표했다. 이들은 또 이익률 10%를 초과하는 다국적 대기업은 이익 중 최소 20%는 사업을 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세금을 매기도록 했다. 기업이 소재한 나라에서 과세하도록 한 100년 된 국제 법인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대상 기업 요건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이익률이 최소 10% 이상인 기업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일단 우리나라 제조 대기업 등 제조업체는 대부분 빠지고 주로 미국 IT 기업들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G7 회의의 의장국인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세계 조세체계를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면서도 공평하도록 개혁하기 위한 역사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수낙 장관은 이번 합의로 기업들에 공평한 경기장이 마련되고 세금을 낼 곳에서 정확하게 납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납세자들에게 “큰 선물”이라면서도 영국 세입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주로 미국 기업들인 대형 IT 기업 과세와 관련한 논의는 2013년에 처음 시작됐지만 미국과 유럽의 견해 차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은 디지털 서비스세라는 것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과세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최저 법인세율 15%를 제안하면서 대화가 본격 재개됐다. 미국은 디지털 서비스세를 없애지 않으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되는 의류, 명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은 기업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고 세계 경제가 번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 때 막혀 있던 협상이 합의에 이른 것을 역사적 성과라고 평가하고 다자 합력이 성공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기업들이 더는 불투명한 조세 구조를 가진 나라로 이익을 교묘하게 옮기는 방식으로 납세 의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조세 회피처에는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최저 법인세율 15%는 시작점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세피난처나 아일랜드처럼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법인을 둬 세금을 덜 내는 방법을 쓸 수 없게 된다. 아일랜드는 당장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들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페이스북 국제 문제 대표 닉 클레그는 “우리는 국제 조세 개혁 절차가 성공하기를 바라며 이것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다자간 해법을 만들어 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의 절차가 국제 조세 체계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G20에서도 이 논의가 계속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세계 조세 규정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노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G7 재무장관들은 회의 첫날 저녁까지 세부 사항을 두고 씨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최저 법인세율을 더 높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어도’란 말을 넣자고 주장했다. 미국은 디지털 서비스세를 즉시 없애자고 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번 합의안이 최종 적용된 후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에 담긴 합의는 다음 달 G20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가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디지털 서비스세와 과세 대상 기업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정리돼야 한다. 일부에서 수익성이 낮은 아마존이 빠질 것으로 우려하지만 옐런 장관은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어떤 기준으로든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푸틴의 죽마고우 미·EU 제재 중에도 英 은행 통해 돈세탁, 명화 구입

    푸틴의 죽마고우 미·EU 제재 중에도 英 은행 통해 돈세탁, 명화 구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죽마고우로 통하는 러시아 억만장자 아르카디 로텐베르크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융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을 통해 버젓이 돈세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가 버즈피드 등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언론인 400명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바클레이즈 은행이 로텐베르크에 대해 자체 작성한 ‘의심스러운 (금융) 행위 활동 보고서(SARs)’를 단독 입수해 20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미국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망(FinCEN)에 제출된 SARs 문건은 2100여건이나 돼 앞으로 폭발력 있는 폭로가 이어질 전망이다. 로텐베르크는 지난 2014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융제재를 받았는데 이를 피해 영국 은행을 통해 버젓이 돈세탁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이 은행을 통해 이체된 자금이 6000만 파운드(약 90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텐베르크는 또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는 와중에도 750만 달러(약 87억원)를 써서 그림으로 시와 철학을 논한다는 평가를 듣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La Poitrine)’을 손에 넣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6년 전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방관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경제제재를 발령했다. 이 중에는 로텐베르크와 그의 동생 보리스 등 푸틴의 측근들도 포함됐다. 미국 재무부는 푸틴이 소치 동계올림픽과 가즈프롬 관련 일감을 두 형제에게 몰아줘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했다고도 주장했다. 2년 뒤 미국 재무부는 로텐베르크의 아들인 이고르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미국 재무부의 제재는 이들 인사가 서방 금융망과 연계된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이들은 바클레이스 은행의 비밀 계좌를 통해 거리낌 없이 영국과 미국을 오가는 금융거래를 해왔다는 것이 BBC의 분석이다. 물론 바클레이즈 은행은 모든 법규를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이 은행 대변인은 BBC에 “미국 제재를 포함한 모든 법규를 준수한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의심 활동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그 자체로 실제 잘못을 발견한 증거가 아니며, 우리는 조심스럽고 객관적인 조사와 증거 분석, 의심과 무고함 사이의 균형 등을 감안해 고객 관계를 종료할 뿐”이라고 답변했다. 로텐베르크 가문은 BBC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도 SARs 문건을 입수해 글로벌 주요 은행들이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불법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의심받는다며 이 금액이 2조달러가 넘는다고 폭로했다. ICIJ는 HSBC와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타드, 뱅크오브뉴욕멜론 등 5개 글로벌 은행들이 보고서에 가장 자주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같은 조세피난처에 등록된 회사들과 관련한 자금을 옮기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기관 내부 컴플라이언스(고객 불만 접수) 부서들이 이런 의심 활동을 보고서에 표시했다고 한다. SARs는 돈세탁 등의 범죄를 막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노력에 핵심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재무부 통화감시국에 따르면 은행들은 의심 거래를 최초 감지한 날로부터 60일 안에 SARs를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독] 빗썸 실소유주 ‘코인투자 사기’ 고강도 수사 신호탄

    [단독] 빗썸 실소유주 ‘코인투자 사기’ 고강도 수사 신호탄

    이정훈 주식 양수도 신고 미이행 혐의 투자자 “상장 약속하고도 이제 와 발뺌”경찰이 2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각종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를 본격화했다. 빗썸은 국내 매출 규모 1위이자 거래량 기준 세계 5위의 공룡급 암호화폐 사업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들여다보는 건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44)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과 김병건(57) BK그룹 회장이 관여했던 암호화폐 BXA토큰 관련 투자 사기 여부다. 이 의장 측은 “김 회장이 BXA토큰 발행을 주도했다”며 사기 의혹을 부인해 왔다. 반면 김 회장 측은 “BXA토큰을 발행하기 전 이 의장이 상장을 약속했지만 이를 어겼다”고 반박했다. 빗썸이 BXA토큰의 발행과 미상장에 직접 개입한 증거 확보 여부가 경찰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빗썸 코인’으로 불렸던 BXA토큰은 개당 150~300원으로 300억원어치가 판매됐지만 빗썸 상장이 무산되면서 현재 시세는 발행가의 100분의1 수준이다. BXA 투자자들은 “빗썸코리아 임원이 2018년 싱가포르의 BXA 투자설명회에서 빗썸 상장을 약속해 놓고도 이제 와 발뺌하면서 피해자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이 의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예고탄으로도 해석된다. 서울청 지수대는 2018년 10월 이 의장이 김 회장과 4000억원 규모의 빗썸홀딩스 주식 양수도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금융 당국에 대한 신고 미이행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빗썸의 국내 상장 수수료 수익인 ‘상장피´를 해외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설립된 유령 투자법인으로 빼돌린 의혹도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재산 국외도피 혐의뿐 아니라 국내 상장 수수료 관련 수익금의 해외 유출 혐의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함께 암호화폐 범죄를 추적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코인셜록 홈페이지(https://coinsherlo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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