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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만원씩 모아 13년째 기부…‘익산 붕어빵아저씨’의 온정

    매일 만원씩 모아 13년째 기부…‘익산 붕어빵아저씨’의 온정

    “모두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붕어빵을 파는 사람의 작은 선행이지만, 이 사랑의 씨앗이 꽃을 피워 모두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후문에서 붕어빵을 파는 김남수(66)씨는 2012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만 원씩 모아 연간 365만원을 기부해왔다. 붕어빵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김남수씨에게 365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는 “요즘은 자영업자도, 기업도 모두 힘든 시기다. 저 또한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더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나눔의 가치를 전했다. 작은 붕어빵 가게에서 13년째 선행으로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물들이는 김씨는 “나눔은 받는 사람에게도 좋지만, 주는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준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선행이 모이면, 지금처럼 암울한 상황도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남수씨가 기부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이웃을 위해 늘 베풀었던 어머니는 김씨가 나눔의 삶을 선택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또한 그에게는 큰 변화였다. 레스토랑과 노래방을 운영하며 성공을 누렸던 김 남수씨는 외환위기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 여섯 식구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건설현장 노동자와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힘든 시기를 이겨낸 김남수씨는 “어려운 시절 도움을 받았던 것을 잊을 수 없다”며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자마자 이웃들을 돕기 시작했다. 김씨는 매일의 기부 외에도 메르스, 산불,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기가 올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선행을 실천했다. 그의 꾸준한 나눔 덕에 지난 9월에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주관한 ‘제29회 자랑스러운 전북인대상’에서 나눔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은 도움이지만,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랍니다. 이웃을 돕는 일은 제게 가장 큰 기쁨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눔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 [열린세상] 게임체인저, 바이오헬스 산업

    [열린세상] 게임체인저, 바이오헬스 산업

    지난 8월 국내에서 개발한 항암 신약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의 허가를 받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 입성했다. 제2, 제3의 미 FDA 승인 신약을 탄생시키고, 미래의 게임체인저가 될 바이오헬스 산업 강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사업이 금년 하반기부터 닻을 올렸다. ‘한국형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사업과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이다. 인류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의 대규모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국가 경제와 사회에 팬데믹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기술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됐다. ARPA-H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100일 만에 개발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보건의료 분야에 접목한 사업이다. 미국이 ARPA-H를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올해 우리나라도 한국형 ARPA-H 사업을 출범시켰다. ARPA-H는 기존의 R&D 사업단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사업은 사업 주제를 정부가 지정하고 특정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ARPA-H는 선발된 유능한 프로그램 매니저(PM)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업 주제로 지정하고 자율적으로 팀을 꾸려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은 임상 정보, 유전체 데이터, 개인 건강정보 등 국민의 건강 데이터를 통합해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사업이다. 100만 명의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9년간 약 1조원 규모가 투입될 예정이다. 1단계로 2024년부터 5년간 총 6000억원을 투자해 77만명의 바이오 데이터를 우선 확보하고, 데이터 저장·관리·분석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다. 두 사업을 통해 미래의 정밀 의료 분야를 선도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를 실현하며, 국민의 건강 증진과 바이오헬스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한다. 첫째, ARPA-H의 PM은 서바이벌 요리 방송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심사위원처럼 절대 권위와 최고만이 최고를 알아본다는 신뢰가 성공의 필수 요건이다. 그 분야 최고의 인재가 PM이 되고 명예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직책으로 자리매김돼야 보건의료 난제 개발에 책임감을 갖고 헌신할 수 있다. 또한 조직, 인사, 예산 집행에 있어 기존 R&D 운영과는 달리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체계로 운영되도록 지원하자. 둘째, 빅데이터 사업은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 기증이 성공의 가늠자가 된다.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오용 방지 장치를 통해 기탁된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관되고 엄격한 연구 윤리 심의를 통해 목적에 적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마련하자.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한 법률 제정도 필요하다. 셋째, 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과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장기간의 임상시험에 따라 최종 신약의 허가를 받기까지 최소한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이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다른 국가전략 기술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월 공제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하는 예외를 고려해 보자. 또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탁 연구에 대해 조세 특례를 받지 못해 해외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에 위탁하는 사례를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혁신 신약과 의료기기에 대한 가치평가와 보상체계를 과감히 개선해 개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민간의 창의를 장려하자. 미래의 먹거리 바이오헬스 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참여 주체인 산의연관(産醫硏官)의 적극적인 의지와 열린 소통이 중요하다. 민간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서로 협력하고 정부는 민간의 혁신을 조장하는 적극적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 연휴 기간 한국인 인기 여행지들인데…해외 여행지 감염병 ‘주의보’

    연휴 기간 한국인 인기 여행지들인데…해외 여행지 감염병 ‘주의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국민 10명 중 1명은 해외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해외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적용된 올해 하반기 검역관리지역으로 분류된 나라는 모두 157개국이다. 지난 1일 기준 일반 검역관리지역으로 분류된 곳들은 콜레라, 소아마비, 모기 매개 감염병 등이 발생한 지역들로 아시아·중동 37개국, 미주·오세아니아 52개국, 유럽 15개국, 아프리카 53개국 등이다. 검역관리지역에서는 대체로 뎅기열과 홍역이 많이 유행했다. 제3급 법정 감염병인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를 보유한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매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병으로, 5~7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두통·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된 유입 국가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비교적 거리가 가까워 한국인들 사이에서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들이다. 뎅기열의 치사율은 대략 5%인데 일찍 치료할 경우 1%로 낮지만,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에 20%까지도 치사율이 오른다. 뎅기열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여행 중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2급 법정 감염병인 홍역은 주로 호흡기 분비물 등의 비말 또는 공기감염을 통해 전파되는데, 10~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을 겪게 된다. 설사나 중이염, 기관지염, 기관지 폐렴 등 합병증도 있다. 홍역은 지난해 8명 발생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47명이나 걸렸다. 뎅기열 감염에 주의해야 하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인기 지역에서는 홍역도 유의해야 한다. 일반 검역관리지역의 상위라 할 수 있는 ‘중점 검역관리지역’은 몽골, 캄보디아, 영국, 미국과 중국 일부 지역을 포함해 모두 21곳이다. 중점 검역관리지역은 페스트,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법정 1급 감염병이 발생한 곳들이다. 페스트는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발생하는데, 지난 2022년 3~8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의심환자 596명(사망 8명 포함)이 나왔다. 동물인플루엔자 감염증은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체 감염에 따른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에 따르면 2003년 이후 24개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A형(H5N1) 인체감염 사례가 총 907건 보고됐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인체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도 나왔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을 겪는 메르스는 아직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아 대증 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달 1~7일 최근 5년 이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적 있는 18세 이상 1270명에게 물은 결과, 응답자 11.2%(97%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27%포인트)가 추석 연휴 동안 해외로 여행 갈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첫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 또 중국서 전염병 창궐?…“모피 농장서 인간 감염 가능한 새 바이러스 발견”[핫이슈]

    또 중국서 전염병 창궐?…“모피 농장서 인간 감염 가능한 새 바이러스 발견”[핫이슈]

    모피를 얻기 위해 동물들을 사육하는 농장에서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의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문가들은 박쥐와 같은 포유류를 사육하면 새로운 바이러스가 야생에서 쉽게 유입돼 새로운 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코로나19를 연구해 온 중국 푸단대학과 호주 시드니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2021~2024년 전국에서 질병으로 죽은 밍크와 토끼, 여우, 너구리 등 동물 461마리의 폐와 장 샘플에서 유전 물질을 채취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 동물 대부분은 모피 농장에서 사육됐었지만, 일부는 식용이나 약재를 위해 사육되기도 했다. 약 50마리는 야생동물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동물 샘플에서 총 36개의 새로운 바이러스를 포함해 125개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중 인간을 포함해 다른 종(種)으로 전파될 위험성이 ‘높음’으로 평가된 바이러스는 39개에 달했다. 특히 너구리와 밍크는 가장 많은 수의 ‘잠재적 고위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새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7종 중 어느 것도 코로나19와 사스(SARS)를 유발하는 ‘SARS-CoV-2’(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와 공통점이 없었다. 연구진이 가장 우려한 바이러스는 집박쥐(Pipistrellus)에게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HKU5)와 유사한 것으로, 사육되던 밍크 2마리의 폐에서 발견됐다. 해당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학의 바이러스 전문가 에드워드 홈즈 교수는 AFP에 “글로벌 모피 농장 산업이 새로운 팬데믹이 시작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전 세계의 모피 농장이 폐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쥐에서 농장의 밍크로 전염이 확산된 것을 보면 경각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해당 바이러스를 반드시 감시해야만 한다”면서 “모피 농장의 사육 동물이 그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으며, 인간이 이에 결국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야생동물을 사고파는 행위가 코로나19 출현에 책임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모피 농장의 무역이 또 다시 새로운 전염병 팬데믹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너구리, 밍크, 사향쥐와 같은 동물은 모피를 얻기 위해 사육되며 때로는 식품이나 의약품으로 이용되지만, 새로운 병원균의 잠재적인 저장고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농장에서 키워지는 동물과 야생동물 사이, 그리고 사람에서 농장 동물로의 잠재적인 바이러스 전파를 보여주며, 모피 농장이 바이러스 동물공통감염의 중요한 전파 허브임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4일자)에 실렸다.
  • 김덕상 싸토리우스 대표·정진엽 부민의료원장, 상허대상 수상

    김덕상 싸토리우스 대표·정진엽 부민의료원장, 상허대상 수상

    김덕상 싸토리우스 코리아 대표이사, 정진엽 부민의료원장이 상허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건국대와 상허문화재단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500 그랜드볼룸에서 제23회 상허대상 시상식을 열고 두 사람에게 상패와 상금을 수여했다고 13일 밝혔다. 상허대상은 건국대, 건국대병원, 전국농업기술자협회를 설립한 상허 유석창 박사의 유지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마련된 상이다. 1990년 제1회 상허대상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학술교육, 의료, 농촌 등 총 6개 분야에서 큰 업적과 공로를 쌓은 68명의 인사들이 상을 받았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인 올해 다시 시상식을 열었다. 김 대표이사는 2005년 싸토리우스 코리아 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이후 산업현장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 글로벌 수준의 생명과학 교육센터 구축 등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김 대표이사는 2021년에는 국무총리 표창, 2022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정 원장은 2020년부터 인당의료재단 부민의료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 원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조기 종식하고 국가 방역체계의 틀을 재정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뇌성마비 치료와 연구에 헌신해 국내 의료 발전과 보건 산업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 365일 국민건강 주치의… 메르스·코로나 겪으며 중요성 더 커졌다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365일 국민건강 주치의… 메르스·코로나 겪으며 중요성 더 커졌다 [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메르스·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비상 상황은 물론 평시에도 각종 보건의료 이슈가 끊이지 않아 휴일 없이 일하는 곳이 보건복지부 2차관실이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분야인 데다 두 차례 감염병 위기를 거치며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분야’를 분리해 ‘보건부’로 독립시키자는 논의가 단골 메뉴처럼 나온다. 사회복지정책실, 인구정책실 등 2실 체제인 복지 분야와 달리 보건 분야는 보건의료정책실 1실 체제(1실 10국)다. 현재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개월 가까이 공석인 상태다. 보건 분야 사령탑인 박민수 제2차관이 ‘1인 다역’을 하며 전방위로 뛰고 있다.[2차관] 박민수 제2차관은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1호 차관이다.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0월 복지부 2차관에 임명됐다. 30년 넘게 복지부에서 보험정책과장, 정책기획관,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지낸 ‘정책통’이다. 기획조정실장이었을 때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전 부처 협력을 이끌어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서비스 보장과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가능성, 바이오 헬스 산업 등 보건 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두고 국정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박 차관을 ‘합리적이고 똑 부러지게 일을 잘하면서도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방향을 잡아주되 크게 문제가 없으면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그 덕에 보고 시간이 짧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불필요한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쓸데없는 참고자료를 만드느라 밤을 새우는 일 없이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전했다. 과장급 공무원은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세울 때도 박 차관이 전체적인 방향을 잡고 교통정리를 하며 추진력 있게 끌고 가 국·과장들이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관성대로 일하는 것을 싫어해 어떤 상황이 닥치든 맡은 일은 꼭 되게 하려는 의지를 갖고 일한다”고 평가했다. 명쾌한 논리와 쉬운 말로 상대를 잘 설득해 보건의료 분야 갈등 관리에도 강점을 보인다. [보건의료·건보정책]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 정책, 의료인력·자원 정책, 간호 정책, 의료기관 정책, 약무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의료정책실의 주무국장이다. 보건·복지 분야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치밀한 기획력을 지닌 관료다. 최근 간호법 제정 이슈, 보건의료노조 파업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으며, 의대 정원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 상황도 부드럽게 풀어 가는 능력을 지녔다. 국민연금, 보건 산업 등에 정통한 전문가로 꼽히며 늘 공부하는 학구파다. 경제학적 소양도 지녀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이 국장과 함께 일한 과장급 공무원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보건의료정책실의 업무를 분담할 때 어려운 것은 스스로 맡아 하는 리더십이 있고 직원들에게는 온화하다”고 평가했다.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박향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난해 복지부 자체 투표에서 ‘신뢰하고 좋아하는 상사’ 1위로 꼽혔다. 당시 직원들은 박 국장에 대해 ‘포용적 리더십, 업무 탁월, 뛰어난 인품, 능력 있고 유쾌, 직원 존중, 명확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팬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박 국장의 어떤 매력이 복지부의 수많은 직원을 사로잡았을까. 박 국장은 광주에서 현장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야전 사령관’이다. 조선대 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 전문가로 광주 서구 보건소장을 거쳐 자치행정국장, 복지건강국장, 시민안전실장을 역임했다. 광주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지던 박 국장을 2021년 복지부가 발탁했다. 중앙과 지역의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현안 해결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지부의 과장급 공무원은 “철학과 정책 방향이 확고한 데다 일에 대한 열정과 몰입도가 높으며, 사고가 유연하고 책임질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잼버리 파행’ 사태에도 유일하게 좋은 평가를 받은 분야가 의료 지원이었는데, 당시 박 국장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만금 현장을 지켰다. 강민규 한의약정책관은 행시는 물론 입법고등고시(12회)에도 수석 합격한 ‘능력자’다. 복지부를 비롯해 질병관리청의 전신인 질병관리본부의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면 인맥과 정무적인 감각을 활용해 신속하게 소리 없이 해결하는 핵심 관료다. 늘 부드러운 미소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고충을 이해해 줘 ‘호호 국장’으로 통한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수도권 질병대응센터를 마련했으며, 노인정책관 시절에는 노인보건복지와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독거노인 보호 정책을 만들었다. 현재는 한의약의 과학화·표준화 기반을 마련하고 한의약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의료 체계의 기반인 건강보험정책을 총괄한다. 정책을 만들 때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여러 방면으로 숙고하되 한번 방향을 잡으면 밀어붙이는 소신과 뚝심을 갖췄다. 핵심을 빠르게 파악해 정확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지시한다.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바쁜 일정에 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허다하다. 보건의료정책과장 시절에는 ‘의료취약지 원격협진 시범사업’을 추진해 취약지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보건의료정책과장뿐만 아니라 보험정책과장, 인구정책총괄과장, 노인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해 보건·복지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발이 넓다.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가 그의 신조다. [신체·정신건강] 보건의료정책국 등이 보건의료 체계와 기반을 만드는 곳이라면 건강정책국과 정신건강정책관은 국민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부서다. 건강정책국은 주로 신체 건강을, 정신건강정책관은 정신 건강을 보듬는다. 신꽃시계 건강정책국장은 꼼꼼하기로 복지부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다. 사무관 시절에는 ‘보고서의 여왕’으로 통했다. 국제 협력, 보건 산업, 지역복지, 사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맡아 정책 조정과 문제 해결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직원들이 불필요하게 체력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업무를 지시한다. 업무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읍면동 복지 기능 강화, 복지 공무원 확충, 민간 협력 활성화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지역복지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사회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발전 전략을 수립했으며 동남아시아·아프리카 지역 보건의료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아동가족학 박사로, 윤석열 정부 아동 정책 추진 방안 등 향후 5년간 아동복지 정책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곽숙영 정신건강정책관은 복지부에서 취약계층 관련 업무를 가장 많이 한 공무원이다. 지금도 가장 취약한 정신질환자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해 추진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이뤄 내는 뚝심을 지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버틸 수 있도록 긴급복지, 한시 긴급생계지원금 등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했으며 지난해 기준 중위소득을 5.02% 인상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지원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또한 마약 중독자들이 치료받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시범 운영했다. 곽 국장과 일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해관계인에 휘둘리지 않고 개인적인 야심 없이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대쪽 같은 성품”이라고 평가했다. [보건 산업] 윤석열 정부가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에 집중하면서 보건 산업 분야의 업무는 세분화되고 조직도 커졌다. 정은영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복지부 내외에서 모두 인정하는 보건 산업 전문가다. 창의적·도전적인 업무에 강점을 보인다. 신약, 의료기기, 치매 극복, 연구중심 병원 등 굵직한 연구개발(R&D) 기획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백신 도입과 개발을 주도했다. 당시 인지도가 낮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를 글로벌 바이오 제약 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연결해 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복지부로부터 독립할 때 복지부에 남은 몇 안 되는 약사 출신 공무원 중 한 명이다. 약학 전공 외에 법학, 보건정책, 보건경영 분야 학사와 석사 학위를 보유한 학구파다. 전문성을 갖추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국회, 관련 부처, 관계기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관계를 유지해 대외 협력과 이견 조율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장부 스타일인데 알고 보면 소녀 같은 반전 매력도 갖췄다. 첨단의료지원관은 보건 산업 중에서도 첨단재생의료, 바이오 빅데이터 등의 미래형 의료 산업을 다룬다. 은성호 첨단의료지원관은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과 ‘건강정보 고속도로 구축’을 추진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첨단재생의료 분야 고위험 임상연구계획 신속 심의제도를 신설하고, 시행 기관 지정 기준을 완화하는 등 규제를 혁신해 첨단재생의료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정책 추진 시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과 소통하며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를 아는 직원들은 “함께 술을 마실 때는 동네 아저씨 같지만 일을 할 때는 같은 사람이 맞나 할 정도로 정확하며, 사업의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공무원”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백신 산업 육성을 위해 2021년에 설치된 범정부 지원 조직이다. 황승현 단장이 여러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과 추진단을 이끌고 있다. 황 단장은 지난해 시작된 세계보건기구(WHO) 인력양성허브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소외돼 있던 백신 원부자재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인력양성허브는 WHO가 중·저소득 국가의 백신 자급 역량을 키우고자 추진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한국은 중·저소득 국가에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인력 양성 국가로 단독 선정됐다. 황 단장은 업무 처리가 진중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타이타닉의 끝… 인간의 작디작은 반복이 빚어낸 지금도 꿈틀대는 악순환의 시작[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타이타닉의 끝… 인간의 작디작은 반복이 빚어낸 지금도 꿈틀대는 악순환의 시작[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몇 해 전 ‘블랙 47’이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됐다. 영화의 시대 배경은 아일랜드 대기근 때(1845~1849)로 제목의 ‘47’은 기근이 절정에 달했던 1847년을 일컫는다. 이 기근으로 100만명이 죽고 150만명이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등지면서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4분의1 이상이 줄어들었다. 미국에 가면 잘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일랜드 코브항을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3등 칸은 이렇게 떠난 아일랜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 중 한 명이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이다.●아일랜드 대기근과 타이타닉호 일반적으로 기근은 자연재해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아일랜드 대기근은 정부의 신속하지 못한 초기 대응과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 심화됐다. 기아 위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기근은 전쟁·질병과 더불어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고민거리로, 이들은 인류 역사의 3대 주적으로 여전히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전염병도 ‘인간의 정치가 부른 인재’라고 규정했다. 인간이 숲과 같은 자연을 개발이란 구실로 파괴하면서 기후변화, 생태교란과 더불어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생태계가 파괴돼 살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이동하게 됐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에이즈, 사스,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의 75%는 야생동물에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인간과 환경의 경계인 완충지대가 없어지면서 이른바 환경 전염병이 급속도로 전파된 것이다. 산업사회가 유발한 생태적 위기인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생태적 거리 두기’라는 과제를 던졌고, 환경 파괴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삶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반복적 행위는 우리 몸과 마음에 체화돼 제2의 본성을 가지도록 만든다.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을 ‘아비투스’(Habitus)라고 했다. 이는 ‘가지다, 소유하다, 확보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하베레’(habere)에서 유래한다. 인간은 행위를 재연해 새로운 본성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되풀이되는 실수로 우리는 전쟁·질병·기근이라는 이미 정해진 삶의 늪에 빠져든다. 하지만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을 방법은 있다. 인간 본성을 재생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면 된다. 다행히 인간은 반복적 행동으로 저항의 힘을 만들어 내고 기존 규범을 뒤흔들어 버리는 ‘전복적 반복’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본성은 관습의 반복적 행위로 생기지만 동시에 그에 따라 전복, 즉 재구성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를 입증하는 역사적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기적 같은 이야기들 유럽에는 12세기 말부터 힐데군트라는 여성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녀는 13세에 아버지와 함께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떠났다. 그러나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혼자가 된 그녀는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고 남자 옷을 입고 남자처럼 살았다. 그녀는 점차 남자 연기에 익숙해졌고, 구걸하면서 구사일생으로 유럽으로 돌아왔지만 오랜 여정으로 병약해진 힐데군트는 머무를 곳을 찾아 한 남성 수도원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대담하게도 ‘요셉’이라는 이름으로 남자 행세를 했다. 비록 목소리가 미성이어서 처음에는 의심받았으나 남자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도 그녀의 생물학적 성은 죽을 때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수도원에 가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중병에 걸려 숨을 거두었지만 죽는 순간에도 자신이 여성임을 밝히지 않았다. 장례 준비를 하면서 그녀가 여성임이 드러났지만, 수도사들은 오히려 그녀를 신이 보낸 처녀로 공경하고 성녀로 여겼다. 이후 힐데군트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녀가 머물렀던 수도원에는 힐데군트를 위한 예배당이 세워졌으며, 그녀의 소식을 전해 듣고 여러 지역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공덕을 기렸다. 남장 변복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이지 않고 전해진다. ‘옥주호연’, ‘홍계월전’, ‘방한림전’ 등 한국 고소설에서도 여성 주인공은 수학, 복수, 부모의 의지, 자아실현, 입신양명을 위해 남장을 한다. 힐데군트도 자기 외모와 성 정체성에 스스로 의구심을 품었을지 모른다. 그녀는 자신에게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성별에 동조하지 않고 반복적 성 정체 인식으로 자신을 반대 성의 사람으로 여겨 남장하고 살았을 수도 있다.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주연한 ‘마르탱 게르의 귀향’은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16세기에 생존했던 아르노 뒤 틸이라는 인물은 전쟁터에서 알게 된 동료 마르탱의 신분을 사칭한다. 놀라운 사실은 아르노가 자신을 마르탱이라고 주장하며 마을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이 아르노를 떠난 지 8년 만에 성숙한 남자가 돼 돌아온 마르탱으로 여겼다는 점이다. 긴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이 달라졌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비록 실제 마르탱이 돌아오면서 3년 만에 정체가 드러났지만 재능이 놀라웠던 아르노는 ‘진짜’ 마르탱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재연하며 자신을 새로운 인물로 다시 창조했다. 힐데군트와 아르노의 반복적 행위는 짜깁기하듯이 촘촘하고 견고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해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인간의 삶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말해 준다.●‘어린 왕자’의 가로등 지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작은 소행성의 가로등 지기는 매일매일 똑같은 시간 간격으로 가로등을 켜고 끈다. 그렇게 해서 가로등을 켤 때는 별 한 개를, 꽃 한 송이를 더 태어나게 하고, 가로등을 끌 때면 그 꽃이나 별이 잠들게 한다.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의 직업은 매우 아름다우니까 진실로 유익한 거야.’ 그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어린 왕자가 만났던 정치가,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에게서 멸시받겠지만 말이다. 어느 선행가는 “그 자신은 자꾸 좋은 일을 하니까 더 좋은 일을 하고 싶어졌다”는 말을 했다. 반복적으로 좋은 습관을 실천함으로써 선을 행해 나간다는 말이다. 개천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소소한 반복이 단단한 일상을 만든다. 우리는 작은 이타적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인간은 나쁜 역사와 좋은 역사를 반복해 왔다. 유발 하라리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인류는 다양한 집단지성을 형성해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정치는 개인·집단을 제도적으로 규제하지만, 개인과 사회는 반복적이고 전복적인 몸짓으로 사회문화적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국민 사이의 조정과 조절은 중요한 기제로 정부가 규제를 유연하게 수행하도록 해 준다. 이미 오래전에 묵시록은 역병·전쟁·기근을 죽음과 함께 오는 재앙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제 상태로 남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참사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재난이다. 따라서 사전에 방비하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다양한 해법을 제안할 수 있으나 ‘소소한 반복이 우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개인이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경험들은 축적돼 집단 의식·무의식을 구성한다. 역사는 인간의 몸과 마음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소소한 경험이 반복돼 이루어진다. 그러니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우리 모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생텍쥐페리는 선한 것은 아름다워서 유익하다고 했다.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으려면 위기를 대하는 개인의 인식을 전환하고 선한 행동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중앙대 교수·작가
  • 출범 10주년 맞은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건강한 서울’을 위한 과제는

    출범 10주년 맞은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건강한 서울’을 위한 과제는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의 탄생과 발전 과정에서 감염병은 떼려야 뗄 수 없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를 계기로 서울시가 2012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설치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지원단)이 공공보건의료재단의 시작이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전문기관이 필요해지면서 지원단은 2017년 공공보건의료재단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또 어떤 감염병이 급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올해 출범 10년을 맞은 공공보건의료재단은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서울시의 공공의료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공공보건의료재단의 향후 역할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 등 ‘건강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공공보건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창보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한 상황이지만 공공보건 의료를 중심으로 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건강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 정책 추진에 발맞춰 공공의료 자원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시정의 핵심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서울시는 ‘서울형 공공의료서비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어디서든 고품질의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공공병원의 주 이용자인 노인, 노숙인, 장애인, 투석 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공백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공공재활병원, 보라매병원 안심호흡기 전문센터, 제2장애인 치과 병원, 서울형 공공병원(가칭) 등을 새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는 보건소를 각 지역 사회의 돌봄을 담당하는 중추 기관으로 확대 개편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 국장은 “보건소 한 곳에 3개 센터(감염병 센터·치매 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만드는 구조를 정립할 것”이라며 “보건(지)소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이 통합 건강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건강 돌봄 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안됐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역 사회의 돌봄이 불충분한 탓에 어르신들이 요양병원에 ‘사회적 입원’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족들의 지속적인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가 총괄적인 돌봄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현재 지역 보건소에서 이뤄지는 각종 돌봄 서비스는 파편적·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돌봄을 담당하는 조직을 따로 구성해서 관리하고, 돌봄의 책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속보] ‘원숭이두창 빈발’ 영국·독일 등 5개국서 입국시 발열기준 37.3도

    [속보] ‘원숭이두창 빈발’ 영국·독일 등 5개국서 입국시 발열기준 37.3도

    코로나19 전세계·원숭이두창 27개국‘검역관리지역’ 지정…입국금지 요청 가능국내서 첫 확진자 발생…세계 2100명 넘어질병관리청이 오는 7월부터 원숭이두창이 빈번하게 발생한 영국, 스페인, 독일 등 27개국을 원숭이두창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로부터 출국 또는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 출국·입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질병청 검역전문위원회는 22일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전세계를, 원숭이두창에 대해서는 27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원숭이두창 빈발 상위 5개국인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에 대해서는 검역시 발열기준을 37.5도보다 낮은 37.3도로 낮춰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콜레라 18개국, 폴리오 14개국,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11개국, 황열 43개국, 페스트 2개국, 에볼라바이러스 1개국,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AI) 중국내 9개 지역 등이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검역관리지역은 ‘질병관리청장이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으로, 감염병별로 국가별 위험도를 평가해 검역대응을 하기 위한 제도다. 감염병 유형별 전세계 발생 동향을 파악해 반기별로 정기 지정하며,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검역단계에서 각종 서류를 요구하고, 필요시에서는 입국자의 출국 또는 입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신종인플루엔자의 경우 1년 이내 해외 발병사례가 없어 이번에는 검역관리지역 지정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지정된 검역관리지역은 다음달 1일부터 6개월간 시행된다. 질병청은 앞서 원숭이두창을 국내에서 제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감염병 고시를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시행했다.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 30대독일서 입국…스스로 공항서 의심 신고 앞서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글로벌 보건 위기 우려를 낳고 있는 감염병 원숭이두창의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감염병 위기 수준을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21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독일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쯤 한국에 들어왔다. 인천공항 입국 후 본인이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의심자)로 분류됐다. 이후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한 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와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이 있었고, 입국 당시에는 37.0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병적 작용에 의해 피부 세포나 조직에 일어나는 변화)을 보였다. A씨의 연령대는 30대로, 방역 당국은 개인정보인 성별과 정확한 연령은 밝히지 않았다.영국서 첫 발병 한 달 만에 1천건 넘어WHO “올해만 42개국서 2100건↑”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 뒤 유럽·미주 등 세계 각국의 비풍토병 지역에서 빠르게 전파하며 한 달 만에 확진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천연두와 증상이 비슷한 원숭이두창은 지난 40년에 걸쳐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화된 바이러스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이래 유럽과 미주·중동·호주 등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또 다른 글로벌 보건 위기 우려를 불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3일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WHO 데이터를 보면 올해 들어 15일 현재까지 전 세계 42개국에서 2103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英 “원숭이두창 걸리면 성관계 자제”“딱지 마를 때까지 접촉 피해야”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지난달 30일 빠르게 확진자가 늘고 있는 원숭이두창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 내 감염자는 병변이 아물고 딱지가 마를 때까지 자가격리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강력 권고했다. 당국은 또 감염자는 증상이 생기고 병변이 남아있는 기간에는 성관계를 자제하고 8주간은 콘돔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촉자도 필요한 경우에는 3주(21일)간 격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HSA가 발표한 방역 지침에는 생식기 분비물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예방책으로 감염 후 8주간 콘돔 사용이 권장된다. 보건안전청은 성관계와 관련된 지침은 임상적 증거가 나오면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동물 유래 바이러스 DB 구축…AI가 미지의 ‘질병X’ 찾는다

    동물 유래 바이러스 DB 구축…AI가 미지의 ‘질병X’ 찾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초 ‘전 세계 대유행을 일으킬 8가지 질병’을 발표했다. 에볼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함께 맨 마지막에 ‘질병X’를 포함시켰다. 질병X는 바이러스성 질환과 세균성 질환을 모두 포괄하며 어떤 방식으로 시작될지 모르는 미지의 감염병이다. WHO 발표 약 2년 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2년 가까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질병X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WHO는 코로나19 이후 나올 대유행병 중 하나로 여전히 질병X를 포함시키고 있다. 뒤집어 생각하자면 대규모 감염병은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질병 발생 시 신속 대응 가능한 보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연구진이 중심이 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처럼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큰 동물 보유 바이러스(스필오버바이러스) 887개의 위험도를 분석 평가해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는 라사바이러스이며, 두 번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3위는 에볼라이러스, 4위는 한타바이러스 중 하나인 서울바이러스, 5위는 니파바이러스로 나타났다. 8월에는 이탈리아와 미국 공동연구팀이 감염병 발생 통계분석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규모의 감염병 발생 가능성은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59년 내에 코로나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새로운 감염병을 경고하는 연구들은 계속 나오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인류를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큰 감염병을 예측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이런 가운데 영국 글래스고대학 바이러스연구센터, 생물다양성·동물보건·비교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계학습으로 대규모 확산 가능성 있는 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9월 29일자에 실렸다. 코로나19처럼 21세기 들어 발생한 신종 감염병 대부분은 다른 동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로 발생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연구팀은 동물들이 갖고 있는 약 167만개의 바이러스 중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제한적인 만큼 인수공통감염 가능성이 큰 바이러스를 분류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선 것이다. 우선 연구팀은 동물 보유 바이러스 861개의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 감염 우려가 큰 바이러스를 빠르게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비교적 적은 숫자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인공지능이지만 기존 분류학적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구분해 예측하는 것보다 인간 감염 가능성을 훨씬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와 동물 보유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가 계속 구축되고 있는 만큼 이번 기술이 질병X와 같은 미지의 감염병에 대해 신속 대응을 가능케 해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글래스고대 바이러스연구센터 나두스 몰렌체(바이러스생태학) 박사는 “이번 기술은 아직 인간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유행 가능성이 큰 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내 백신 개발과 방역 시스템 구축 등 감염병 대응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앙정부 신축 병원 ‘0’… 요란만 떤 공공의료 확대

    중앙정부 신축 병원 ‘0’… 요란만 떤 공공의료 확대

    코로나19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지만 정작 정부가 준비 중인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중기 계획에는 실질적인 공공병상 확대 노력은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2021~2025)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보건의료 제공 체계 전반적 부족 및 지역 의료 격차 심화’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지역 공공병원 20개 이상 확충’을 제시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공의료 확대보다는 민간의료기관에 의존하겠다는 기존 정책의 연장선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5년마다 수립하는 중기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계획안을 의결한 뒤 이달 안으로 정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획안은 2025년까지 공공병원 신축 3곳, 이전·신축 6곳, 증축 11곳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설립하는 공공병원은 하나도 없고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해 전부터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의료원 관련 계획을 단순 취합한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 순수한 신축은 서부산·대전·서부경남 등 3곳에 불과한 데다 이전·신축 예정인 6곳 중 4곳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증축 역시 현재까지 확정된 건 7곳에 불과하다. 신축·이전·증축 등과 관련한 올해 예산 역시 한 푼도 반영돼 있지 않다. 지방의료원을 설립하는 지자체에 대한 지원 방안 역시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계획안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및 지역 균형과 공공성 강화 방향으로 제도 개선 추진’과 ‘국고보조율 개선’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하지만 국고보조율은 현재 50%로 돼 있는 것을 도·시·군·구는 60%로 늘리겠다는 것이어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힘들고 지원기간 역시 3년간 한시 적용으로 돼 있다. ‘보조금 지원 상한 기준 개선’ 역시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으로만 돼 있다. 우리나라 공공병상은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2015년에도 10.5%에 불과해 메르스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공공병상 비중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10.2%였지만 2018년 10.0%, 2019년 9.7%로 오히려 박근혜 정부보다 더 줄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계획안에 2019년이 아니라 2018년 통계를 사용했다. 공공병상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을 감추기 위한 ‘자료 마사지’인 셈이다.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지역 민간병원을 책임병원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지만 코로나19를 통해 확인했듯이 민간병원은 공익적 기능을 기대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정부는 즉시 정책적 지원과 예산 책정으로 공공의료기관 대폭 확충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빈 수레만 요란한 공공병원 확대 계획...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 분석해보니

    코로나19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지만 정작 정부가 준비 중인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중기 계획에는 실질적인 공공병상 확대 노력은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2021~2025)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보건의료 제공 체계 전반적 부족 및 지역 의료 격차 심화’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지역 공공병원 20개 이상 확충’을 제시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공의료 확대보다는 민간의료기관에 의존하겠다는 기존 정책의 연장선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5년마다 수립하는 중기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계획안을 의결한 뒤 이달 안으로 정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획안은 2025년까지 공공병원 신축 3곳, 이전·신축 6곳, 증축 11곳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설립하는 공공병원은 하나도 없고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해 전부터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의료원 관련 계획을 단순 취합한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 순수한 신축은 서부산·대전·서부경남 등 3곳에 불과한 데다 이전·신축 예정인 6곳 중 4곳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증축 역시 현재까지 확정된 건 7곳에 불과하다. 신축·이전·증축 등과 관련한 올해 예산 역시 한 푼도 반영돼 있지 않다. 지방의료원을 설립하는 지자체에 대한 지원 방안 역시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계획안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및 지역 균형과 공공성 강화 방향으로 제도 개선 추진’과 ‘국고보조율 개선’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하지만 국고보조율은 현재 50%로 돼 있는 것을 도·시·군·구는 60%로 늘리겠다는 것이어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힘들고 지원기간 역시 3년간 한시 적용으로 돼 있다. ‘보조금 지원 상한 기준 개선’ 역시 ‘관계부처와 협의해 결정’으로만 돼 있다. 우리나라 공공병상은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2015년에도 10.5%에 불과해 메르스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공공병상 비중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10.2%였지만 2018년 10.0%, 2019년 9.7%로 오히려 박근혜 정부보다 더 줄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계획안에 2019년이 아니라 2018년 통계를 사용했다. 공공병상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을 감추기 위한 ‘자료 마사지’인 셈이다.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정부는 지역 민간병원을 책임병원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지만 코로나19를 통해 확인했듯이 민간병원은 공익적 기능을 기대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정부는 즉시 정책적 지원과 예산 책정으로 공공의료기관 대폭 확충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365일, 약자와 빈틈 돌아볼 때/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코로나19 365일, 약자와 빈틈 돌아볼 때/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채 녹기도 전에, 쌓인 눈 위로 또 눈이 내린다. 골목길 빙판이 발목을 잡는다. 동네 놀이터, 깔깔대던 아이의 손을 잡고 엄마는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하릴없이 혼자 남은 친구는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발걸음을 돌린다. 퇴근길 어른들은 총총걸음으로 아파트 현관을 들어선다. 유난히 인적 드문 계절이다. 신도시 초입, 저녁 무렵 불을 밝히던 먹자골목과 상가빌딩, 어르신 보호시설에는 발길이 끊기고 네온사인도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오늘로 365일째, 일상은 그렇게 변해 갔다. 확진자 이름은 번호가 되고 그의 마지막 날은 사망자 한 사람이 늘어났다는 방역 방국의 멘트 한 줄로 마무리된다. 코로나가 일상이 되고 방역이 의무와 습관이 된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최근 들어 확진자가 수백명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지난해 11월 1.52까지 치솟았던 감염재생산지수가 1월 둘째주에는 0.88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우려와 불안은 여전하다. 설혹 바이러스의 맹위가 한풀 꺾인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빈틈과 상흔을 어떻게 메우고 치유해야 할지는 공동체의 무거운 숙제로 남는다. 일상의 정상화를 위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방역조치의 무게감이 남다른 사회적 약자들을 꼼꼼히 챙겨 봐야 한다. 집합금지로 고통을 겪는 영세시설 운영자, 하루벌이로 생계를 이어 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기댈 곳 없는 어르신과 어린이들…. 무심코 넘기던 허약한 고리들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부 대책과 지원 방안이 나오긴 했지만 유난히 깊었을 상실감과 생계에 대한 불안감을 어루만지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지원도 한철 지나면 그뿐’이라는 체념에 빠지지 않도록 자립과 생계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할 때다. 시선과 관심, 지속가능한 정책….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며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정책의 근간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확진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우리 안의 무관심과 이기심도 돌아봐야 한다. 내가 될 수 있고,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싸움에서 누구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확진자에 대한 낙인찍기는 공동체 안전이나 방역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확진자가 따가운 시선을 피해 공개되길 꺼리고 숨어버린다면 제2, 제3의 집단감염을 일으키는 불씨가 될 수도 있다. 갈 길이 멀수록 확진자든 아니든 서로 연대하고 배려하는 정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수레가 언덕길을 오르려면, 언덕 정상에서 다 함께 땀을 닦아 내려면 누구 하나 빠짐없이 함께 수레를 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긴요하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으로 바이러스에 맞서 싸울 때다. 백신과 치료제로 위기를 넘긴다 하더라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5년 만에 코로나19가 내습했듯이 향후 어떤 바이러스가 우리 공동체를 위협할지 모르는 일이다. 힘을 모아 서로 돌아보고 다독이며 함께 터전을 지켜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킨 종교집단이 시설폐쇄 조치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모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병 앞에서는 인종도, 종교도, 신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갈등과 분열은 스스로의 안전에 위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동체 구성원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어떤 이념과 종교도 방역에 우선할 수는 없다. 지금으로선 언제일지 확언할 순 없지만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는 날, 그때부터 우리는 또 다른 파고에 맞서는 자세를 다져야 한다. 함께 위기를 넘기고 다음을 대비하는 일, 그것이 지속가능한 방역의 첫걸음이다. ckpark@seoul.co.kr
  • 소 잃고도 외양간 방치… ‘권역 감염병병원’ 겨우 1곳 더 지정만

    정부가 권역별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거점 구실을 할 ‘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을 하나 더 지정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시절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당론으로 정한 지 6년, 국정 과제로 선정한 지 4년,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1년 만이다. 공모와 선정, 설계까지 감안하면 아무리 빨라도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을 보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5~6월 공모, 선정·평가 절차 이어 가기로 질병관리청은 12일 “2021년도 예산에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계비가 반영됨에 따라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1곳을 추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은 대규모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중앙 감염병전문병원과 협력해 권역별로 신속하게 격리와 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의료기관이다. 질병청은 먼저 현재 중부·호남·영남권으로 구분한 권역체계를 재검토한 뒤 대상 권역을 선정해 5∼6월 공모와 선정·평가 등 절차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해당 권역에 소재한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중앙 감염병전문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호남권은 조선대병원, 중부권은 순천향대 천안병원, 영남권은 양산부산대병원이 지정돼 있다.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에는 총사업비 409억원을 국고로 지원해 음압격리병동(일반 30병상, 중환자 6병상)과 음압 수술실 2개 등을 갖출 예정이다.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처음 공론화한 건 문 대통령이었다. 2015년 문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교훈 삼자며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의무화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냈다. 2017년 4월 대선 공약집에서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역학조사관 확충 등 방역체계 강화를 통해 제2의 메르스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보건복지부는 2017년 8월 조선대병원을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했다. 복지부는 당시 발표자료를 통해 “인구 분포, 생활권 범위 등을 고려할 때 전국적으로 3~5곳 정도의 권역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면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추가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뒤로 3년 동안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중부·영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2024년 완공 코로나19가 닥치고 나서야 정부는 지정 공고조차 내놓지 않던 영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을 지난해 7월 지정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이 늦어지면서 정작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하는 건 불가능한 실정이다. 감염병 병상 확보가 늦어지면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병상이 부족해 대구·경북 사태에 이어 경기 환자를 전남으로 긴급 이송하거나 심지어 집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에 따르면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2023년 말 완공을 목표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아직 제대로 공사를 시작도 못한 셈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 이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시간만 끌다가 지난 6일 주한미군이 지난해 말 반환한 서울 중구 방산동 ‘극동공병단부지’에 건립하기로 국방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질병청은 중부·영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2024년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세스코,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 복지부 장관 표창

    세스코,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 복지부 장관 표창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대표이사 전찬혁)는 ‘방역·소독 분야 발전과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공’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표창은 그동안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신종코로나 등 심각한 국가 감염병 재난에서 확산 방지와 예방 효과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세스코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 하는 팬데믹(pandemic,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전염병의 최고 경고 단계) 상황에서 병원과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신속하고 안전한 방역·소독 활동으로 K-방역을 선도했다. 이 회사는 특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무사히 진행되도록 정부에 방역 컨설팅을 제공하고, 전국 투표소 및 개표소에 대한 최대 규모 방역을 담당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경제를 위해 정부 부처와 주요 산업계가 공동 진행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사회공헌 차원으로 참여했다. 또한 수험생 안전을 위해 일부 대학능력시험장과 서울시 7∙9급 공무원시험장의 방역을 맡았다.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 대상의 방역∙소독 지원사업도 펼쳤다. 코로나19 경증환자가 치료받는 수도권 생활치료센터에는 세스코 공기살균기를 설치해 실내 바이러스 관리를 도왔다. 이처럼 세스코는 지난 44년간 국내 주요 시설과 행사에 대한 방역을 맡아왔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1993년 대전엑스포, 2000년 개성공단, 2009년 나로우주센터,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여수엑스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데 기여했다. 세스코는 국내 방역 시스템의 선진화에 앞장서온 업계 리더다. 1994년에는 방역기업 최초로 전국 통합 전산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1996년에는 독자적인 첨단 방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0년대부터는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의 위험성에 주목하고, 공공장소의 오염도를 줄이는 다양한 장비와 약제를 개발해왔다. 세스코 관계자는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이 빠르게 종식될 수 있도록 방역∙소독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감염병 재난에 대비한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제어 기술을 연구 중이며, 보다 자동화·첨단화된 방역시스템으로 신속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복지부 표창 시상은 한국방역협회 창립 및 방역소독의 날을 기념해 이달초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 해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12월 6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631명이며, 현재 7873명이 격리 중입니다. 위중증 환자는 125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545명입니다. 치명률은 1.45%입니다.’ 방역당국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 11개월이 다 돼 간다. 세 번째 대유행, 황무지를 딛고 버텨 가는 심정이다. 바이러스는 잠시라도 빈틈을 보이면 잔인할 정도로 공동체 곳곳을 파고든다. 방역당국은 시시때때로 인내와 협조를 당부하지만 일상의 시민들은 서서히 지쳐 가고 무감각해진다. 닫힌 공간에서 에어컨의 위험성을 강조해도 비슷한 감염 사례가 반복되고 젊은이들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피해 지방으로 원정 모임을 가기도 한다. 아무리 거리두기를 강화한들 개개인의 방역 의식이 무뎌진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위중증 환자와 자가격리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일상의 시민들이 피로감으로 지쳐 가는 사이 바이러스는 하루하루 영역을 넓힌다. 지역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1차 유행 당시 1만여명에서 부쩍 늘어나 4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역 내 확진자 발생과 동선을 알리는 휴대전화 안전안내 문자의 빈도도 갈수록 잦아진다. 시민들의 방역 피로감이 깊어지면서 3차 대유행이 얼마나 길어질지, 이후 어떤 파고가 어디서 또다시 밀어닥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두 차례씩 방역당국이 브리핑을 이어 가며 개개인이 예방수칙을 지켜 달라고 호소하지만 즉시 사용 가능한 치료병상은 갈수록 간당간당해지고 있다. 이제라도 확진자 급증세를 꺾지 못한다면 현재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사람들의 모임이 잦은 연말연시를 앞두고 방역당국의 우려와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광범위하고 엄중한 위기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 백신과 항체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그리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고 바이러스 자체가 생존을 위해 변이를 일으키게 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 희망적 결과가 나오더라도 제2, 제3의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의 내습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 공동체가 바이러스를 이겨 내고 예전의 익숙한 삶을 회복하려면 구성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일상의 방역을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든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어쩌면 바이러스를 이겨 내는 최선의 방책일지 모른다.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내 주변의 사회적 약자가 겪는 고통과 상처에도 시선을 거두지 말아야 한다. 겨울이 깊어지면 아픔은 덧나기 마련이다. 확진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낙인은 바이러스와 대항하는 우리 공동체의 연대의식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음지에서 감염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시 온전한 봄을 맞으려면 무엇보다 우리 각자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는 게 우선이다. 밀집, 밀폐, 밀접의 3밀 수칙을 기억하고 지역별·장소별·상황별 방역수칙을 꼼꼼히 실천하는 게 그 시작이다.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손에 쥔 건 일상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이웃과의 연대와 공동체에 대한 굳은 믿음일 테다. 겨울이 깊다지만 계절은 바뀌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태껏 익숙했던 일상이 반복된다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지금보다 더한 냉기와 고통에 맞닥뜨릴 수 있다. 바이러스와의 힘든 싸움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볼 때다. 우리의 봄은,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 ckpark@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한국의 기초과학, 안녕하십니까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한국의 기초과학, 안녕하십니까

    “과학지식은 그 자체의 가치를 위해 장려돼야 하며 과학의 진보는 국민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에서 지원해야 한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과학자문관이었던 버니바 부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작성해 정부에 제출한 ‘과학: 끝없는 프런티어’라는 보고서의 핵심 문장이다. 부시는 과학적 성과란 반드시 기초과학에서 시작해 응용단계로 넘어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 같은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과학-응용과학-기술개발이라는 ‘선형적 기술혁신’에 대해서는 이후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장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만 하는 기초과학에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하냐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짐 쿠퍼 하원의원(테네시주)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와 함께 2012년 기초과학 연구가 쓸모없고 황당해 보이지만 나중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취지에서 미국 정부의 과학예산을 받아 연구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를 골라 시상하는 ‘황금거위상’을 만들었다. 황금거위상이라는 이름은 황금양털상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9회째를 맞는 올해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이라는 상황에서 백신과 치료제를 만드는 기반을 마련한 기초 연구자 3개팀 7명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우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포함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실험 백신 개발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 왔던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속 키즈메키아 코벳, 바니 그레이엄, 에미 드 위트, 빈센트 먼스터 박사가 선정됐다. 이들의 연구 덕분에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의 게놈이 해독되자마자 백신 후보물질 탐색에 바로 돌입할 수 있었으며 최근 다양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또 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던 덕분에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과 치료제의 전임상시험을 도울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또 구조바이러스 학자인 텍사스 오스틴대 제이슨 맥레란 교수와 대니얼 레프 연구원도 황금거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라마에서 만들어 낸 특수 항체인 나노바디와 인간 항체를 결합시킨 새로운 항체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체내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의 연구 덕분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AAAS 측은 설명했다. 밴더빌트대 벡신센터를 이끌고 있는 제임스 크로 교수는 인간 면역체계의 복잡성에 대한 연구와 뎅기열, 에볼라, 에이즈, 계절성 독감, 노로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로타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질병을 유발하는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대표적인 바이러스 학자다. 그는 올 초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들의 혈액 샘플을 공수해 수천 개의 단일클론항체를 만들어 동물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가장 효과가 좋은 항체를 찾아내 항체검사기술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았다.수딥 파리크 AAAS CEO는 “올해 수상자 선정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수천명에 이르는 과학자와 공학자들의 연구들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수상자 선정 결과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매년 기초연구 지원을 위한 예산은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선진국에서 이야기하는 순수한 ‘기초과학’ 분야를 위한 예산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매년 10월 노벨상 시즌만 끝나면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왜 한국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과연 기초과학 연구를 위한 제대로 된 지원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 정은경도 갸웃한 ‘질병관리청 소속 보건연구원’… 최선일까

    정은경도 갸웃한 ‘질병관리청 소속 보건연구원’… 최선일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가장 존재감이 커진 곳은 단연 질병관리본부다. ‘K방역’을 전 세계에 알릴 만큼 성공적인 방역과 헌신은 국민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것 역시 국민적 합의가 끝난 문제나 다름없다. 복잡한 논의를 거칠 수밖에 없는 정부조직개편 문제인데도 공론화부터 법안 제출까지 40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속한 정책 결정 뒤에 우리가 놓친 건 없었을까. 질병관리청 승격·독립 논의 뒤에 잠재한 위험요소를 살펴봤다.●文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로 공론화 질병관리청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5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매우 급작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던 주제였지만 정부 자체에서 이 문제를 깊게 고민한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만 해도 “실효성 있는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으로 제2의 메르스 사태 방지”를 강조했지만 세부 내용은 “2022년까지 중앙·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만 언급했을 뿐이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질병관리청 승격·독립”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상황을 반영한 즉흥적인 성격이 강했다. 정부는 급박하게 움직였다.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소속 기관에서 독립된 별도 ‘청’으로 위상과 역할을 높인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것이 6월 3일이었다. 즉각 “무늬만 독립”이라는 논란이 벌어졌다. 질병관리본부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의 복지부 이전안이 문제가 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복지부로 소속을 바꾸게 되면 질병관리청 인력과 예산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은 6월 5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6월 15일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본부 소속으로 두도록 했다. 이로써 질병관리본부에서 승격·독립하는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와 백신 개발, 민간시장 상용화 지원까지 전 과정을 주관”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6월 17일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제 모든 논란이 해결된 것일까. 질병관리청 승격을 둘러싼 논의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맥상과 변수가 교과서처럼 드러난 사례였다. 가장 먼저 따져 봐야 할 문제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복지부 소속 기관으로 넘어가면 질병관리청 설립 취지가 훼손되는가 하는 점이다. ●정은경 “보건연구원, 복지부 소속 바람직”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 기능은 크게 감염병, 만성질환, 보건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만성질환과 보건산업은 업무 성격상 질병관리본부가 아니라 복지부 담당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질병관리청이 생기면 만성질환과 보건산업 관련 업무를 두고 복지부·질병관리청·국립보건연구원이 매번 협의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을 어디에 두느냐는 국립보건연구원의 기능 가운데 어느 측면을 더 중요하게 보느냐와 관련된 다소 기능적인 문제였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뒤 터진 논란과 달리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사이에 가장 이견이 적었던 사안이 국립보건연구원 문제였다. 사실 이 문제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6월 4일 브리핑에서 명확하게 정리했다. “보건의료 R&D(연구개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청의 소속기관이나 2차 소속기관의 형태보다는 복지부의 직접 소속기관으로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의 2가지의 그런 기능을 같이 공동으로 발전시키고 확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오히려 질병관리본부가 정말로 원했던 것은 역학조사 관련 연구·교육, 정책 개발을 강화할 수 있는 별도의 연구기관을 세우는 것이었다. 이 역시 6월 4일 정 본부장이 브리핑에서 “질병관리본부도 청이 되더라도 연구기능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이 하고 있는 (중략) 연구와는 조금은 성격이 다른 그런 공중보건연구의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행안부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6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병관리본부가 필요로 하는 (감염병·백신개발·역학조사) 단기적 연구기관을 따로 만들려 했는데 몇몇 감염병 학자들이 마치 복지부가 욕심을 내 조직 개편안을 낸 것처럼 오해를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정부 한 관계자 역시 “많은 분들이 질병관리청 관련 논의를 복지부가 주도해 잇속을 차린 것처럼 생각하는데 사실은 전혀 다르다”면서 “오히려 복지부는 협의 내내 방어적인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박능후 “일부학자 복지부 욕심으로 오해” 통상 정부조직개편 문제는 기능 진단, 기능 조정, 인력 조정이라는 세 단계를 거친다.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일을 더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리한 다음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에 맞춰 필요한 인력 규모를 산출한다. 발표는 그다음이다. 하지만 6월 3일 발표 당시 정부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 정원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부처 간 협의가 끝난 게 6월 1일이었고 최종안이 나온 것이 6월 2일이었으니 정원 조정은 논의할 틈도 없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승격·독립은 감염병 대응이라는 중차대한 국가 역할에 관한 문제를 담고 있다. 오랜 시간 숙의를 거쳐야 하지만 실제로는 40일도 걸리지 않았다. 사실 ‘부처 간 협의’조차 구색일 수밖에 없었다. 애초 문 대통령이 “질병관리청 승격”을 언급했을 때부터 답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견이 가장 적었던 국립보건연구원 문제조차 ‘외풍’이 불자마자 문 대통령이 앞장서 뒤집어버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애초 청와대에 보고를 하지 않았겠느냐. 당시만 해도 그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질병관리청 승격을 둘러싼 정책결정 과정은 말 그대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답정너’(정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라)였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코로나19 대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 공무원들이 상실감을 느꼈다”면서 “복지부 공무원들도 코로나19 대응에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조직 이기주의’라며 욕만 엄청나게 먹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의 한 축인 질병관리본부의 사기 진작을 위해 또 다른 한 축인 복지부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셈이다. 또 전반적인 논의가 ‘머리’(질병관리청)로만 쏠리다 보니 ‘손발’(지역조직과 보건소)이 뒷전이 되는 것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감염병 감시, 조사, 대응은 지방자치단체가 1차적인 책임을 지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대구에서 민낯이 드러났듯이 역학조사관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곳이 많다. 현재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와 지자체의 기능 조정과 역할 분담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논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현정 서울시의원 「서울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대표발의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오현정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광진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30일 제295회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조례안은 감염병 발생 시 서울시가 정부와 교육청, 의료기관 및 의료인과 정보 공유, 국제협력을 통해 감염병 관리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조항 등이 신설되었다. 또한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발생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도록 하는 등 서울시의 감염병 대응 역량이 강화되었다. 오 부위원장은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등 감염병 대응에 있어 공공보건의료체계를 비롯한 정부 및 교육청, 민간 의료기관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임을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서울시가 감염병의 치료 및 확산 방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라며 조례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해외여행객 수 증가에 따라 해외유입 감염병 건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2017년 해외유입 감염병 환자는 총 529명으로 시민 건강에 위해가 우려되는 상황”임을 언급하고 “감염병은 국가 간 이동성 증가와 외래 감염병 유입으로 더 이상 개별 도시나 국가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오 부위원장은 “통상적인 예측 범위나 기간을 벗어난 새로운 유형의 재난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을 흡수하고 평상시 상태로 회복하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하며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민의 건강 확보를 위해 서울시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오 부위원장은 2020년 2월 박원순 시장에게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시스템 대전환을 요구했으며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정책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제295회 정기회서 코로나19 대응 서울시 공공의료 현장 실태 지적

    권수정 서울시의원, 제295회 정기회서 코로나19 대응 서울시 공공의료 현장 실태 지적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지난 15일 제295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에서 코로나19 상황 속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 공공의료현장이 부족한 인력, 열악한 노동환경, 부실 운영체계 문제로 시민과 의료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하는 실상을 지적하는 시정 질문을 벌였다. 권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에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서울시의 공공의료기관 운영 전반에 관하여 물었다. 권 의원은 서울시 공공의료 상황, 코로나19 대응병원 현장,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의 노동 환경을 점검하고 서울시 공공의료체계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 산하 12개 시립병원 중 서울의료원과 서남병원, 보라매병원을 코로나19 대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동부, 북부, 은평병원 등을 활용하여 감염병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왔다고 했다. 정작 공공의료 현장은 체계적이지 못한 공공의료 시스템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서울의료원은 2016년 직제개편을 통해 감염병 전담인력 18명을 충원하였다. 이들은 감염질환에 대한 기본 교육을 숙지하고 평소 일반 병동에서 근무하다가 감염질환 등 특수 상황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대응 현장은 이러한 운영 계획과 달랐다. 감염질환 교육 없이 차출된 간호인력이 코로나19 전담병동에 근무하였으며 이로 인해 의료 현장은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서울의료원은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의사, 간호사와 간호 보조인력을 분리해 전담팀을 운영했으나 영상의학과 담당자는 전담팀 없이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환자를 함께 응대하는 등 허술한 감염병 관리 체계가 드러났다. 이에 대해 권수정 의원은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며 감염병 관련 의료진 운영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대응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또한, 똑같은 코로나19 대응현장 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감염병 대응 운영체계로 인해 서울시민과 의료노동자의 안전이 위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료원은 병동 분리, 출입구·승강기 분리사용 등 전염환자와 일반환자, 의료진의 접촉 최소화를 위해 준비한 반면, 서남병원, 보라매 병원은 간이벽으로만 구분된 격리병동을 운영하거나 감염환자 3인 1병실 사용, 대기병동 일반환자 재입원, 청소노동자 방역·안전교육 미실시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다. 코로나 전담병원 마련을 위해 전담병원에서 일반 입원 환자를 넘겨받은 동부병원은 코로나로 인해 업무가 가중되기 전부터 이미 간호 정원보다 30명이 부족한 상태여서 더욱 심각한 업무 과중 문제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미지급 휴일이 개인 연차를 제외하고도 538일로 1인 평균 약 8일의 휴일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부족으로 외래 간호업무를 간호조무사가 대체하는 일이 빈번했다. 권 의원은 “시립병원의 인력부족 문제는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노동 환경 개선은 여전히 요원하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계속 확산되는 코로나19 감염에 환자들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치료를 받고, 방호복을 입는 의료진도 자신의 안전을 담보 받을 수 없는 노동환경에 놓여 있다”라며, “특히 같은 코로나 대응 현장에서 공공의료원마다 체계와 대응방식이 크게 다르고, 열악한 근무조건과 인력 부족으로 말미암아 의료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더욱 위험하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공공성을 지향하는 시립병원 운영위원회에 공공기관의 편법적 비정규직화를 빈번히 컨설팅한 회사 대표가 소속되어 있는 것을 비판하며 “서울시민 누구라도 필요할 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비용에 매몰되고 사람을 갈아 넣어 공공의료 시스템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챌린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의료현장의 변화가 상시적인 감염병 대응의 최우선 과제임을 박원순 시장과 확인하며 시정질문을 마무리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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