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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시대 화폐는 스테이블코인” 일본 ‘첫 엔화 코인 JPYC’ 대표 인터뷰

    “AI시대 화폐는 스테이블코인” 일본 ‘첫 엔화 코인 JPYC’ 대표 인터뷰

    인공지능(AI) 시대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뜨겁다. 루나·테라 사태 이후 정체됐던 한국도 연내 스테이블코인(달러·엔·원 등 법정화폐 가치에 고정된 디지털 화폐)의 법제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민간 주도의 실험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도쿄 오오테마치에서 일본 금융청이 유일하게 발행을 인가한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의 오카베 노리타카(47) 대표를 만났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AI가 직접 결제와 거래를 수행하는 시대의 기반 통화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규제와 기술을 함께 표준화해야 아시아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발행 후 3주가 지났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반응은. “한국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 한국은 루나·테라 사건이 있었잖나. 그 일로 한국은 제동이 걸렸지만, 일본은 그 사건을 계기로 ‘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마침 2022년에 그 논의가 진행 중이었고 결과적으로 일본이 먼저 법을 제정했다. 덕분에 JPYC가 제1호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 실제 사용 사례는 얼마나 나타나고 있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JPYC를 사용하고 있다. JPYC를 기반으로 결제나 ‘기부·팁’ 시스템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데,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속도가 놀랄 만큼 빠르다. 최근에는 메추리알이나 쌀을 JPYC로 판매하는 사이트도 생겼다. 이런 시스템은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지방의 농가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 그게 정말 놀라웠다.” -JPYC로 메추리알이나 쌀을 살수 있단 말인가. “JPYC 결제가 가능한 사이트 중에는 메추리알 쇼핑몰도 있다. 수수료는 판매자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신용카드 결제의 지연과 수수료를 피하려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만화 플랫폼 등 콘텐츠 사이트에서도 JPYC 결제가 도입되는 등 응용이 확산되고 있다.” 오카베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의 진가가 국경을 넘는 환전 비용 절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해외 송금 시 달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돈을 보낼 때처럼 환전 수수료가 두 번 발생하는 구조”라며 “같은 금액이라도 USDC로 받고 이를 JPYC로 교환한 뒤 엔화로 바꾼다면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 후쿠오카를 예로 들며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공항 환전소에서는 아직도 10% 가까운 수수료를 떼고 있다”며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일본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바로 교환된다면 이런 낭비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양국 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그렇다. 일본은 이미 교환 라이선스 제도를 정비했다. 한국에서도 정비가 이뤄지면, JPYC가 한국 거래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되고, 반대로 한국 스테이블코인이 일본 거래소에서 엔으로 환전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로부터 그런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 - JPYC로 비자(VISA)카드 결제 대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가 눈에 띈다. “당장은 스테이블코인만으로 독립적인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 1억5000만 곳에 이르는 VISA 가맹점을 활용해 사용 경험을 넓히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 JPYC가 직접 결제되는 상점도 늘어날 것으로 보나. “그렇다. 점주 입장에서는 수수료 없이 즉시 입금되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받는 가게도 늘어날 것이다. 다만 이런 변화가 본격화되기까지는 5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향후 3년간 10조 엔(약 95조)를 발행 목표를 내세웠다. “숫자가 커 보이지만 일본의 현금과 예금 잔액이 1300조 엔이 넘는다. 비중으로 보면 1%도 안 된다.현재 활용은 대부분 ‘투자’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만 보더라도 JPYC를 이용하면 환전 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아진다. 가장 저렴한 유동성 풀에서는 편도 수수료가 0.05%, 왕복해도 0.1%밖에 안 된다. 지난 9일 기준 JPYC의 하루 거래 규모는 20조엔에 달한다.” - 일본형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청 인가를 받은 ‘민간형 공정코인’이다. JPYC 같은 규제 속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자유 발행 코인과 경쟁할 수 있을까. “미국이나 홍콩의 스테이블코인처럼 규제 밖에서 자유롭게 발행되는 구조와는 다르다. 그래서 ‘너무 제한적인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인가 절차는 엄격하지만, 일단 인가를 받으면 이용자의 자유도는 매우 높다. 발행을 엄격히 하는 대신 이용은 자유롭게 하자는 게 우리의 철학이다.” - JPYC가 첫 인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은행은 수익성이 없어서 손을 떼고, 스타트업들도 ‘힘들고 돈 안 된다’며 포기했지만 끝까지 남은 건 우리뿐이었다. 2024년까지 일본은 사실상 제로금리였다. 2019년 회사를 세웠는데 투자자들은 ‘금리가 0이면 수익도 0이다. 이 사업은 돈이 안 된다’고 말했다.” -메가뱅크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경쟁 구도인가. “전혀 아니다. 메가뱅크의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은 본점–해외 지점·현지 법인 사이에서 쓰는 폐쇄형에 가깝다. 우리는 계좌 없이도 쓸 수 있고 AI와 같은 신기술과 결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생태계를 지향한다. 은행은 규제상 은행은 AI 결제 같은 실험을 바로 허용하기 어렵다.” 오카베 대표는 이 차이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서버’와 오픈소스 ‘리눅스’에 빗댔다. 그는 “윈도우 서버는 안정적이고 공식 지원이 있지만 폐쇄적이다. 리눅스는 전 세계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율은 훨씬 높다”고 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다. 열린 구조의 민간형 코인이 세계적으로 더 퍼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 JPYC가 보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우리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이 같은 규격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USDC, JPYC, 유로C(EuroC) 등이 이미 거의 동일한 사양으로 맞춰지고 있다. 이런 규격이 통일되면, 지갑 하나만 들고 세계를 여행하며 환전 손실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 또 하나는 AI 경제권이다.” -AI경제권이란. “지금은 AI가 정보를 검색하지만, 곧 직접 결제와 거래를 실행하는 시대가 온다. 항공권 예약까지 AI가 대신하는 시대다.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는 AI와 연결하기 어렵다. 결국 스테이블코인만이 AI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시대의 기반 통화가 될 것이다.” - 이를 위해 무엇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규제와 기술규격을 국제적으로 맞추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JPYC는 한국에서도 바로 쓸 수 있다’, ‘한국의 인가된 스테이블코인은 일본에서도 즉시 사용된다’는 식의 상호승인 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에는 이미 그런 구조가 있다. 일본, 유럽, 미국, 홍콩, 싱가포르는 규제가 거의 맞춰졌다. 한국도 너무 동떨어진 규제를 만들면 결국 사용되지 않는다.” ●오카베 대표는 1978년 후쿠오카 출신의 연쇄 창업가. 히토츠바시대 재학 중 창업에 나섰다. IT·블록체인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재정책임자(CFO)를 거쳐 2019년 JPYC를 세웠다. 현재 일본 블록체인추진협회(BCCC)이사이자 스테이블코인보급촉진분과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8개월 만에 ‘0.25%’ 전격 인하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8개월 만에 ‘0.25%’ 전격 인하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전격 단행했다. 3년여 만에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돈줄을 죄는 ‘긴축’에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완화’ 쪽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제로금리를 끝내고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통화 완화로 돌아선 것이다. 금리 인하만 놓고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기·성장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장기간 고금리가 지속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 이자 부담을 줄여줘야 민간 소비·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쳐 분기 기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통화 긴축의 제1목표인 ‘2%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이미 달성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크지 않은 것도 금리 인하에 힘을 보탰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올라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해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 부담을 낮춘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 인하로 지난달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던 한미 간 금리 차이는 다시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집값과 가계대출 안정이 여전히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하게 조기에 이뤄짐에 따라 부동산값 불안을 다시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직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 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 3642억원)보다 5조 629억원 증가했다.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8월(9조 6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4조원 정도 줄었지만 예년보다 길어진 추석 연휴 등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줄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상승률이 8월 둘째 주(0.32%) 5년 11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낮아진 상태에서 통화 완화 효과가 크지 않아 집값 불안 자극 우려는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탓에 은행 등 금융기관이 가산금리를 계속 높이고 있어 이번 금리인하로 실제 대출금리는 큰 변동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美 연준 ‘빅컷’ 단행…올해 0.5%p 더 내린다

    美 연준 ‘빅컷’ 단행…올해 0.5%p 더 내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또 연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30개월만의 ‘피벗’(경제정책 전환)에 나섰다. 30개월만의 ‘피벗’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둘째 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3.50%)과의 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였던 2.00%포인트에서 최대 1.50%포인트로 축소됐다. 앞서 연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75%에서 1.25%로 0.50%포인트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3월 0.25%포인트까지 끌어내리면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40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연준은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1년 2개월간 5%포인트 끌어올리는 ‘매파’(긴축 선호) 기조를 이어갔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연준과 보폭을 맞추며 전세계에 고금리 시대를 열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의 경제 지표에 따르면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일자리 증가가 둔화되고 실업률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2%라는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으며. 고용 및 인플레이션의 목표 달성에 따른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연준은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할 경우 통화 정책의 입장을 적절히 조절할 것이며, 노동 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 및 기대치 등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날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을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이를 통해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6월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 중간값을 3월(4.6%)보다 높은 5.1%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중간값을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파월 “침체 신호 없어…금리 인하 늦지 않아”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이번 정책 기조 재조정은 경제와 노동 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진전을 계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침체, 경기 둔화에 대한 신호는 없다”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선을 긋는 한편, “물가 안정과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가) 뒤쳐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며, (금리 인하는) 뒤쳐지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의 표시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방금 중요한 순간에 도달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 증시는 이날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S&P500 지수는 0.29% 내렸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1%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빅컷’이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된 탓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고 시장은 분석했다.
  • JP모건 퀀트투자팀 “앤 캐리 트레이드 75% 청산 … 8월 증시 반등 가능성 낮다”

    JP모건 퀀트투자팀 “앤 캐리 트레이드 75% 청산 … 8월 증시 반등 가능성 낮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 모건체이스가 지난주 롤러코스터 증시의 원흉으로 지목된 ‘앤 캐리 트레이드’의 4분의 3이 청산됐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P 모건의 퀀트 투자 전략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안토닌 델레어, 미라 찬단, 쿤즈 파드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JP모건이 추적하는 신흥 시장 10개국(G10)에 대한 글로벌 앤 캐리 트레이드 바스켓 수익률은 5월 이후 약 10% 하락했다”면서 “이로 인해 연간 누적 수익이 거의 사라졌고, 2022년 말 이후 누적된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이어 “글로벌 캐리 바스켓의 현물 구성 요소는 앤 캐리 트레이드의 약 75%가 청산됐음을 시사한다” 면서 “G10 앤캐리트레이드의 시간이 끝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앤캐리트레이드란 제로금리에 가까운 일본 엔화를 저금리로 빌려 금리가 높은 신흥시장의 고수익 위험자산과 상품을 매입하는 거래 전략”이라며 “앤캐리트레이드는 5월 이후 수개월간 흔들리고 있다”고 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빠른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 일본은행의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급등하면서 앤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위축됐다. 앤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인해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면, 주식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감소하게 된다. 유동성 감소는 주가의 상승을 저해하고, 주가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감소로 인해 더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릴 경우, 현재까지 급등했던 미국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들은 “앤 캐리 트레이드 전략은 매력적인 위험 대비 보상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바스켓의 수익률은 2023년 고점 이후 급락했으며, 미국 대선과 미국 수익률 하락 시 신흥국 하이베타 보유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저수익 종목의 추가 리프라이싱 위험에 대한 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이미 냉각되기 시작했고, 8월에 주가가 반등할 기회는 적을 수 있다.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 관련 매도세가 평소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美보다 먼저 ‘피벗’ 나선 ECB… 기준금리 0.25%P 인하

    美보다 먼저 ‘피벗’ 나선 ECB… 기준금리 0.25%P 인하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권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6년 넘게 이어진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2022년 7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하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3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4.25%, 3.75%, 4.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존보다 모두 0.25% 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인하는 2016년 3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예금금리 인하는 2019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유로존은 남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2016년 3월부터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그러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2022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금리를 4.5% 포인트 끌어올렸다. 덕분에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2022년 10월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 2.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유로존 성장률은 전년 대비 0.4%에 그치는 등 경기가 크게 둔화됐다. 올해 성장률도 1%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ECB가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ECB와 비슷한 시기에 금리를 올린 선진국들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4.75%로 0.25% 포인트 낮췄다. 영국은행도 오는 20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
  • ECB, 美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연 4.25%

    ECB, 美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연 4.25%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권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6년 넘게 이어진 제로금리에서 벗어나 2022년 7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하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3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4.25%, 3.75%, 4.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기존보다 모두 0.25% 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인하는 2016년 3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예금금리 인하는 2019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유로존은 남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2016년 3월부터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했다. 그러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2022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금리를 4.5% 포인트 끌어올렸다. 덕분에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2022년 10월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 2.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유로존 성장률은 전년 대비 0.4%에 그치는 등 경기가 크게 둔화됐다. 올해 성장률도 1%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ECB가 선제적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ECB와 비슷한 시기에 금리를 올린 선진국들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4.75%로 0.25% 포인트 낮췄다. 영국은행도 오는 20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
  • 1인당 국민소득, 日 넘어 세계 6위

    1인당 국민소득, 日 넘어 세계 6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3만 6000달러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6위 규모로 GNI 지표에서도 주요 7개국(G7) 수준에 올라선 셈이다. 한국은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 반등 영향으로 국내총생산(GDP) 1.3% 깜짝 성장을 달성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수년 안에 G7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되는 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GNI는 3만 6194달러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한국의 1인당 실질 GNI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전체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GNI 기준 6위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22년 5위였던 일본의 1인당 실질 GNI는 3만 5793달러로 전년보다 1.5% 줄어들면서 7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1조 8394억 달러로 세계 12위(전망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GDP는 한 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생산물에 당시 가격을 곱한 것으로 나라별 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GNI는 GDP에서 국민의 해외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의 국내 소득은 뺀 값으로 한 나라 국민소득의 실제 구매력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실질소득 증가율, GDP 디플레이터, 국외 순수취요소득, 환율 변동성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하에 수년 안에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윤석열 정부 임기 안에 4만 달러 달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부에서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이 받쳐 줘야 하지만 향후 환율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투자은행(IB)들도 2026년쯤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2025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 7700달러까지 오르고 2026년에는 4만 5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GNI가 일본보다 높았던 것은 지난해 연말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한 영향도 있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약세를 보인 일본의 ‘슈퍼 엔저’ 현상에 따른 환율 반사효과에 따른 결과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이 미국의 강달러로 통화 약세를 겪고 있지만 특히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지난 4월 엔·달러 환율이 160엔대를 찍는 등 ‘슈퍼 엔저’가 계속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일본은 경기침체에다 엔화 평가 절하에 따른 환율 요인이 작용해 (1인당 GNI가) 4만 달러에서 떨어진 것”이라면서 “전체 인구수는 큰 변동이 없는데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기 때문에 명목 GNI가 늘어난 효과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올해 국민계정 통계 기준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자 매출 등 그동안 GDP 실적에 포함되지 않던 부분이 반영된 영향도 있다. 기준연도 개편 전 우리나라 1인당 GNI는 3만 3745달러로 새 기준보다 7.2%(2449달러)나 낮다. 다른 나라도 통계 기준 변경 등을 이유로 수치를 잇달아 상향할 경우 GDP 순위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최 부장은 “(통계 개편에 따른 성장률 상승효과가) 정확히 얼마인지 기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그렇게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통계 기준 변경으로 분모인 GDP 규모가 커지면서 가계와 국가 채무 비율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부수 효과도 발생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0.4%였던 가계부채비율은 93.5%로 낮아졌고 국가 채무 비율도 46.9%로 3.5% 포인트 떨어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일본 기업의 실적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못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인구가 줄면서 (1인당 GNI가) 늘어나 국민이 지표 증가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인구 감소나 장기 저성장, 환율 문제를 세심하게 챙겨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4분기(1.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반도체와 이동전화 등 정보기술(IT) 수출이 1.8% 늘면서 속보치(0.9%)의 2배로 늘어났다. 민간소비(0.8%→0.7%)와 설비투자(-0.8%→-2.0%)는 떨어졌다.
  • ‘아베노믹스’ 대리 집행한 일본은행… 日 장기 경제불황 불렀다

    ‘아베노믹스’ 대리 집행한 일본은행… 日 장기 경제불황 불렀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빚이 1886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1109조원으로, 적자가 65조원에 이른다. 최근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파장 역시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4월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웃 나라의 과거를 돌아볼 때다. 승승장구하던 일본 경제는 주식과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1990년대부터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들었다. 2012년 총리가 된 아베 신조는 일본 경제를 재건하겠다며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을 야심 차게 추진한다.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대규모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을 감행했다. ‘바주카포’나 ‘헬리콥터 머니’ 같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많은 돈이 시중에 뿌려졌다. 이때 행동대장으로 나선 게 바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었다. 여러 명의 총리와 재무장관, 일본은행 총재부터 실무자에 이르는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비공개 내부 자료와 개인 일기까지 망라해 일본은행의 25년을 재구성했다. 1998년 4월 신일본은행법 시행부터 시작한다. 법 개정으로 일본은행은 숙원이었던 금융정책 전결권을 얻었다. 이후 제로금리부터 양적완화, 2008년 리먼 쇼크,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 확대를 의미하는 ‘이차원 완화’, 코로나19 쇼크, 아베 총리 퇴진과 스가 요시히데 내각 발족까지 촘촘히 펼쳐 낸다. 일본은 지난해 6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24%로 세계 1위다. 국가부채가 앞으로 두고두고 일본 경제를 옥죄는 족쇄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일본은행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의 대리 집행기관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위기의 순간 중앙은행이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했는지, 정책적 과오는 무엇이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주목해 읽으면 좋을 듯하다.
  • 청량리 아파트 전용대출 ‘제로 가산금리’ 깜깜이 산정… 은행은 “영업비밀” 함구[경제 블로그]

    이달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제로(0)’ 가산금리를 내세운 대출상품이 등장했다. 가산금리는 일종의 은행 마진으로 가산금리 0%란 마진 없이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담보 가치 등에 따라 자체적으로 결정한다지만 ‘깜깜이 산정 기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 A은행과 B은행 청량리지점은 ‘롯데캐슬 SKY-L65’ 아파트 전용 대출 상품으로 5년 고정 기준금리에 제로 가산금리를 더해 판매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을 해 주면서 가지는 위험성과 업무원가·목표이익률 등을 반영한 은행 마진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기준 A은행 청량리종합금융센터에서 대출을 한다고 가정하면 가산금리 없이 연 4.27% 기준금리로 5년 동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5년 후에는 6개월 기준 변동금리에 1% 가산금리가 붙는다. 아파트 잔금 대출이 통상적인 주택담보대출보다는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제로 가산금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이달 입주를 앞둔 또 다른 아파트인 서울 광진구의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에 대해 A은행이 책정한 가산금리는 0.05%다. 같은 서울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이고 시공사도 같지만 대출금리는 더 높게 책정됐다. 은행들은 이에 대해 지역별 리스크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A은행과 B은행은 노마진 금리 책정에 대해 “신규 고객 확보 차원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특정 아파트에만 제로금리를 적용했다는 설명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특정 아파트에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거기 들어가는 비용을 다른 대출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결국 깜깜이 가산금리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영업비밀이라면서 구체적인 가산금리 산정 방식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내 아파트는 왜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서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세세하게 공개하기는 힘들겠지만,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대략적인 기준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10명 중 6명, 집값 아직 바닥 아냐”

    “10명 중 6명, 집값 아직 바닥 아냐”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가운데 약 6명은 현재 집값이 아직 바닥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1931명 중 58.5%가 집값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10일 밝혔다. 집값이 현재 바닥이고, 곧 오르거나 보합이 될 것으로 답한 응답자는 41.5%였다. 이들 중 곧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4.9%, 보합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26.6%였다.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최근 1∼2년 내 올랐던 가격 상승분이 덜 하락해서’(2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서(22.7%) ▲미분양 적체, 분양시장 저조 등의 분위기 영향(21.5%) ▲금리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19.6%) ▲매수보다 매도 움직임이 더 많아서(10.1%)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반면 집값 상승을 점친 응답자 중에선 그 이유로 ‘급매물 거래가 늘고 매물이 소진돼서’(2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보합 전망자 중에서는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관망세가 커져서’(40.1%)라는 이유가 다수였다. 집값 하락이나 보합을 예상한 응답자에게 집값 반등 예상 시기를 물은 결과 절반 가까이는 2025년 이후(44.7%)로 내다봤다. 내년은 33.9%였고 올해 4분기 13.6%, 올해 3분기 5.8%, 올해 2분기는 2.0%에 그쳤다. “갭투자 거래 2019년 이래 가장 적어” 서울 아파트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도 크게 줄어들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집값 상승기 3000건대를 넘봤던 갭투자 거래량이 두 자릿수로 줄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2091건으로 그 중 63건이 갭투자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이래 가장 적다. 갭투자는 전세를 레버리지로 삼는 투자 방식으로, 주로 집값 상승기 매매가 상승에서 얻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이 제로금리 대출(이자 0%)이나 마찬가지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갭투자 유인이 커진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집값 고점 인식으로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갭투자 요인이 줄었다. 이에 갭투자 거래량은 올해 ▲1월 199건 ▲2월 195건 ▲3월 63건으로 석 달 연속 줄고 있다. 상승기였던 2020년 6월 2976건 대비 대폭 줄었다.
  • ‘고금리 효과’… 가계빚 19년 만에 최대폭 감소

    ‘고금리 효과’… 가계빚 19년 만에 최대폭 감소

    높아진 금리에 은행 가계대출이 19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지도 않으면서 전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줄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6000억원 줄었다. ‘제로금리’ 시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던 가계대출은 2021년 12월부터 전월 대비 줄거나 소폭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9월(-1조 3000억원)부터 3개월 연속 줄어든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3000억원 늘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들어섰다. 1월 감소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1월 이후 19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8조 8000억원)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53조 2000억원)이 줄었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의 감소다. 기타대출은 2021년 12월 이후 13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경기도 부진해 신규주택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이 정체 상태”라면서 “신용대출은 높은 금리에 강화된 대출 규제,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져 감소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으로 넓혀 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8조원 줄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8조원 줄며 전월(-3조 4000억원)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특히 전체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6000억원 줄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세대출(-1조 8000억원)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6000억원)이 줄어든 결과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7조 4000억원 급감했다.
  • 가계대출 사상 최대 폭 감소... 주담대 처음으로 줄었다

    가계대출 사상 최대 폭 감소... 주담대 처음으로 줄었다

    높아진 금리에 은행 가계대출이 19년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지도 않으면서 전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줄었다. 신용대출 줄고 주담대 사상 첫 감소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 6000억원 줄었다. ‘제로금리’ 시기에 폭발적으로 늘었던 가계대출은 2021년 12월부터 전월 대비 줄거나 소폭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9월(-1조 3000억원)부터 3개월 연속 줄어든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3000억원 늘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들어섰다. 1월 감소 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1월 이후 19년만의 최대 수준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8조 8000억원)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53조 2000억원)이 줄었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의 감소다. 기타대출은 2021년 12월 이후 13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리가 높아지고 부동산 경기도 부진해 신규주택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주택담보대출이 정체 상태”라면서 “신용대출은 높은 금리에 강화된 대출 규제, 명절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져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으로 넓혀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8조원 줄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1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8조원 줄며 전월(-3조 4000억원)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특히 전체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6000억원 줄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세대출(-1조 8000억원)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6000억원)이 줄어든 결과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7조 4000억원 급감했다. 한달 새 은행예금에서 9000억원 빠져나가 지난해 말 5%대까지 치솟았던 예금금리가 꺾이면서 ‘역(逆) 머니무브’ 행렬도 사그라들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198조원으로 전월 대비 45조 4000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에서 59조 5000억원이 빠져나가 2002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정기예금에서는 한달 사이 9000억원 빠져나갔다.
  • 보험·청약·예금? 미래요? 당장, 숨넘어가!

    보험·청약·예금? 미래요? 당장, 숨넘어가!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생명보험도 그런 차원에서 2개 정도 가입해 두고 있었는데, 당장 매달 대출이자 내는 날이 지나면 생활이 너무 팍팍해지더라고요.” 직장인 서모(41)씨는 8년 정도 가입한 생명보험을 최근에 중도 해지했다. 해지하고 받은 돈은 지금까지 낸 보험료의 80% 수준이었다. 서씨가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계약을 깬 것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내야 할 이자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서씨는 1일 “생명보험이 하나 더 있는 데다 금리도 오르고 물가도 올랐는데 벌이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 (해지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직격탄을 맞은 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도 형편이 여의치 않자 보험이나 주택청약통장과 같은 금융상품을 잇달아 해지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준비보다 당장 팍팍해진 생활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해약환급금 지급액은 지난해 6월 3조원에서 같은 해 8월 4조 1000억원, 10월에는 6조원으로 늘어났다. 직장인 김모(53)씨는 최근 남편의 실손보험 납입을 일시 중지하고, 회사에서 든 단체보험만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19만원 정도 나가던 가스요금이 지난달 29만원이나 나왔다”며 “생활비를 아껴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자 대출을 빨리 갚으려 예·적금을 깨는 경우도 있다. 신혼부부 최모(35)씨는 “매달 나가는 이자를 보면서 우선 금리가 7%가 넘는 마이너스통장부터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예·적금을 모두 해지해 마이너스통장에 넣었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가입하는 주택청약통장은 애물단지가 됐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았고, 사실상 제로금리라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투자나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38만명으로 한 달 전보다 23만명이 감소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8년 동안 청약을 부었던 직장인 황모(34)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르다 보니 지출을 줄였다”며 “1인 가구다 보니 가능성이 낮은 청약 당첨을 기대하면서 매달 10만원을 내는 게 현명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아 해지했다”고 말했다.
  • 코픽스 꺾이고 금리인상 ‘끝’ 보여도… ‘이자 폭탄’ 영끌족은 웁니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한풀 꺾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도 소폭 내리게 됐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영끌족’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4.34%)보다 0.05% 포인트 낮은 4.2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월(-0.05% 포인트)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중은행들은 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며, 코픽스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도 소폭 내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5.78∼7.48%에서 5.73∼7.43%로 낮아진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가 내린 것은 코픽스의 구성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큰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를 지난해 11월 연 5%까지 끌어올린 시중은행을 상대로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하면서 예금금리는 다시 3~4%대로 내린 상태다. 한은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른 가운데,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에 무게추를 기울이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과 1년물(무보증·AAA)의 금리(민평 평균 기준)는 최근 1주일(1월 9∼13일) 새 각각 0.243% 포인트, 0.119% 포인트 내렸다. 이들 금리는 주담대 혼합형과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가 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모두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면 급속히 올랐던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로금리’ 시절 대출을 최대한 끌어 주택을 구입했던 ‘영끌족’들은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도 치솟는 대출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4평형을 16억 4500만원에 구입한 A씨는 당시 주담대로 4억 6600만원(30년 만기·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 신용대출로 1억원(대출기간 1년·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을 빌렸다. 아파트를 매수할 당시 A씨의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2.82%, 신용대출 연 3.26%로 월 상환액은 218만원이었다. 그러나 2년 뒤인 이달 현재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각 6.26%와 6.55%로 뛰었다. 이에 따라 월 상환액도 336만 9000원으로 2년 새 54%나 늘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0.25% 포인트) 반영 6개월 뒤인 오는 7월 금리 갱신 시점의 A씨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6.51%, 신용대출 연 6.80%로 인상된다. 이로써 A씨는 매수 당시보다 127만원 오른 346만원을 매달 갚아야 한다. 만약 올해 상반기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상돼 3.75%에 달할 경우 A씨의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6.76%, 신용대출 연 7.05%까지 올라 월 상환액은 매수 당시보다 63%(137만원) 오른 355만원으로 치솟는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9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0.58%) 오른 2399.86에 장을 마감했다.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저점 매수 등에 힘입어 장중 2410까지 올라 지난해 12월 14일(2400.18) 이후 한 달여 만에 장중 2400선을 넘기도 했다. 김소라 기자
  • 코픽스 꺾이고 금리인상 ‘끝’ 보여도… ‘이자 폭탄’ 영끌족은 웁니다

    코픽스 꺾이고 금리인상 ‘끝’ 보여도… ‘이자 폭탄’ 영끌족은 웁니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한풀 꺾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도 소폭 내리게 됐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영끌족’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4.34%)보다 0.05% 포인트 낮은 4.29%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월(-0.05% 포인트)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중은행들은 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며, 코픽스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도 소폭 내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5.78∼7.48%에서 5.73∼7.43%로 낮아진다.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가 내린 것은 코픽스의 구성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큰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를 지난해 11월 연 5%까지 끌어올린 시중은행을 상대로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하면서 예금금리는 다시 3~4%대로 내린 상태다. 한은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른 가운데,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에 무게추를 기울이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과 1년물(무보증·AAA)의 금리(민평 평균 기준)는 최근 1주일(1월 9∼13일) 새 각각 0.243% 포인트, 0.119% 포인트 내렸다. 이들 금리는 주담대 혼합형과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가 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모두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면 급속히 올랐던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로금리’ 시절 대출을 최대한 끌어 주택을 구입했던 ‘영끌족’들은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도 치솟는 대출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4평형을 16억 4500만원에 구입한 A씨는 당시 주담대로 4억 6600만원(30년 만기·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 신용대출로 1억원(대출기간 1년·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을 빌렸다. 아파트를 매수할 당시 A씨의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2.82%, 신용대출 연 3.26%로 월 상환액은 218만원이었다. 그러나 2년 뒤인 이달 현재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각 6.26%와 6.55%로 뛰었다. 이에 따라 월 상환액도 336만 9000원으로 2년 새 54%나 늘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0.25% 포인트) 반영 6개월 뒤인 오는 7월 금리 갱신 시점의 A씨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6.51%, 신용대출 연 6.80%로 인상된다. 이로써 A씨는 매수 당시보다 127만원 오른 346만원을 매달 갚아야 한다. 만약 올해 상반기에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인상돼 3.75%에 달할 경우 A씨의 대출 금리는 주담대 연 6.76%, 신용대출 연 7.05%까지 올라 월 상환액은 매수 당시보다 63%(137만원) 오른 355만원으로 치솟는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9거래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보다 13.77포인트(0.58%) 오른 2399.86에 장을 마감했다.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과 외국인의 저점 매수 등에 힘입어 장중 2410까지 올라 지난해 12월 14일(2400.18) 이후 한 달여 만에 장중 2400선을 넘기도 했다.
  • [올해 7대 뉴스]158명 압사·우크라 침공에 ‘충격과 공포’… 월드컵 16강에 ‘위안’ 얻다

    [올해 7대 뉴스]158명 압사·우크라 침공에 ‘충격과 공포’… 월드컵 16강에 ‘위안’ 얻다

    연말 즈음이면 늘 다사다난했다고 하지만 올해는 더 그랬다.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용산 시대’가 열렸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10월 29일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친 참사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나라 밖도 그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를 핵전쟁 공포와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미국을 선두로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렸고, 국내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로 부동산 시장은 얼었고 자금 시장은 경색됐다. 그래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헤어질 결심’ 등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다음은 서울신문이 선정한 7대 국내외 뉴스. ■ 국내 7대 뉴스① 핼러윈축제 기간 이태원 참사    세월호 이후 최대 인명 피해 불러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좁은 골목길에서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핼러윈축제 기간 하루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사전 대책은 미흡했고 사후 대응도 부실했다.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섰다. 특수본은 경찰, 소방, 구청 등 관련 기관의 과실이 모여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고 현장 책임자였던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을 구속했다. 국회도 뒤늦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규명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모인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이태원광장에는 희생자 영정이 놓인 시민분향소가 설치됐다.② 윤석열 대통령 당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산시대’로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역대 최소 득표율(0.73% 포인트) 차이, 헌정사상 첫 ‘0선’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쓰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취임 즉시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떠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겼고, 취임 열흘 만의 한미 정상회담 성사, 취임 3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 압승 등으로 새 정부 출범을 본격화했다. 특히 취임과 함께 시작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문답)의 파격은 용산 시대를 상징하는 풍경으로 평가된다. 다만 도어스테핑은 지난 11월 MBC와의 갈등 이후 잠정 중단됐다. ③ 북한 연쇄 무력 도발 60회 넘는 미사일… 무인기 침투도 2022년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해였다. 북한은 핵 선제공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를 단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60회 넘는 단거리·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지난 11월 2일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이 떨어졌고, 12월 26일에는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상공 등을 3시간가량 휘젓고 다니다가 유유히 돌아가는 등 안보 불안감이 증폭됐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복원하고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횟수와 강도를 높였다. ④ 금리 인상과 부동산 하락 집값 2003년 이후 최대폭 떨어져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연준)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고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종전 0.50%에서 0.7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사상 첫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끌어올렸다. 저금리를 발판으로 가파르게 오른 집값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아파트 가격은 4.79% 하락해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⑤ 한국 영화 해외 수상 쾌거 ‘헤어질 결심’·‘오겜’ 새 역사 기록 한국 영화·드라마가 기록을 써 내려간 한 해였다. 지난 5월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브로커’에서 열연한 배우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9월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과 감독상(황동혁)을 수상했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한 드라마가 후보에 오른 일은 1949년 첫 시상식 이후 최초이며, 수상 역시 최초다. ⑥ 12년 만의 원정 월드컵 16강 마스크 손흥민·태극전사들 감동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 무승부, 가나와의 2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해 16강 진출이 어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는 1-4로 대패했지만 당당한 승부를 펼친 태극전사들에게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주장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마스크를 쓰고 출전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 ⑦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 자력 개발로 ‘우주 독립’ 성과 이뤄 지난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대한민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가 두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해 ‘우주 독립’이라는 성과를 이뤄 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전 세계에서 자체 기술로 중대형 엔진 발사체를 우주로 보낸 일곱 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누리호 성공 이전에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인도, 일본, 중국뿐이었다. 내년 상반기 중에 누리호 3차 발사가 있을 예정이며 이후에도 추가 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여 갈 예정이다. ■ 국제 7대 뉴스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00일 지나며 장기화… 신냉전 강화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의 ‘3일 내 함락’ 예상은 빗나갔고, 우크라이나의 결기와 미국 등의 무기 지원으로 전쟁은 300일을 지나며 장기화했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학살하고 기간시설을 폭격해 겨울 추위를 무기화했으며 핵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은 민간인 사망자를 4만명 이상으로, 전쟁 난민은 최대 3000만명으로 추산했다. 러시아군 사상자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쟁으로 미국·유럽연합(EU) 대 중국·러시아 간 신냉전 구도가 강화됐다. 서방은 강력한 대러 경제제재를 부과하고 러시아는 천연가스, 석유, 곡물 등을 무기화하면서 경제 전쟁도 불붙었다. 새해에는 평화협정을 맺을까.② 연준발 세계 금리 인상 도미노 주가 하락·부동산 시장 침체 ‘요동’ 4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올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총 일곱 차례 금리를 올렸다. 연초 제로금리는 연말에 4.25∼4.50%가 됐고, 연준이 고금리 기조 유지를 공언하면서 새해 최고 금리는 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도 연준의 ‘물가와의 전쟁’에 동참하면서 강달러, 주가 하락,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새해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③ 시진핑 3연임과 백지시위 놀란 中 정부 ‘위드 코로나’ 전환 ‘더 강한 중국’을 기치로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했다. 1980년대 덩샤오핑이 어렵게 확립한 중국 최고 지도자의 ‘10년 통치 뒤 퇴임’ 규정을 깨고 장기 집권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는 ‘방역이 아닌 밥을 달라’고 외치는 젊은이들의 ‘백지(白紙)시위’에 놀라 지난 7일 전격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12월에만 3억명가량 감염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중국의 코로나19 연착륙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④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 피살 국장 논란·각료 교체 등 진통 계속  일본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아베 전 총리와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원한으로 일어난 범죄였다. 이후 9월 국장 개최, 옛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에 따른 각료 교체 등으로 일본 사회가 계속해 진통을 겪고 있다. 옛 통일교 피해자 구제법이 통과됐고 일본 정부의 종교법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본 정부가 옛 통일교 해산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⑤ 英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한 시대의 마감… 흔들리는 영연방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최장수 군주이자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재위한 왕이었다.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온 여왕은 즉위 70년 만인 지난 9월 8일 96세를 일기로 영면하면서 임무를 내려놓았다. 여왕의 재임 기간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까지 15명의 총리를 거쳤으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은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을 겪으며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여왕의 시대가 저물고 난 뒤 아들인 찰스 3세가 서거 이틀 만에 즉위해 영국연방의 수장이 됐다. ⑥ 가상자산 폭락 시총 2조 달러 증발… 시장 대혼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은 올해 폭락을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역대 최고가보다 12월 기준 74% 떨어졌으며 이더리움도 최고가 대비 75% 낮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시가총액이 2조 달러(약 2538조원) 이상 증발했다. 미국이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올 들어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3위 거래소 FTX의 파산 등 연이은 사태는 가상자산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⑦ 이란 히잡 시위 석 달 넘은 반정부 시위 507명 사망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간 이란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16일 의문사했다. 이 사건은 이란 전역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된 반정부 시위를 낳았다. ‘여성, 생명, 자유’란 구호를 외친 시위는 인권 운동가뿐 아니라 문화·체육계 유명 인사와 언론인, 법조인 등 각계각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 사형 집행까지 불사하며 유혈 진압에 나서 약 1만 8500명이 체포되고 507명이 숨졌다. 이란 정부가 시위자 2명을 처형한 것은 ‘사법 살인’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 루머·뱅크런·불황 관계 밝혀…금융위기 대응법 제시한 3인

    루머·뱅크런·불황 관계 밝혀…금융위기 대응법 제시한 3인

    정부의 개입 통한 예방 연구 현재 경제위기설 속 시사점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벤 버냉키(68·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브루킹스연구소 상임연구원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했다며 버냉키 연구원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69) 미 시카고대 교수, 필립 딥비그(67) 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사회가 재정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개선했다”면서 “은행의 붕괴가 어떻게 금융위기를 악화시키는지 명확히 했으며, 이들의 분석은 금융시장을 규제하고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데에 실질적으로 중요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이끌었던 버냉키 전 의장은 학계에서 ‘대공황의 사나이’(Depression Man)라 불린 대공황 연구의 권위자다. 1983년 쓴 논문 ‘대공황의 확산에 따른 금융위기의 비통화적 영향’에서 그는 1930년대 대공황에 대한 분석을 통해 뱅크런(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금융위기를 장기화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은행이 붕괴하자 저축을 투자로 전환하는 사회의 능력이 사라지고 통상적인 불황이 대공황으로 악화됐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 재임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게 되자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를 제로금리까지 인하하고 돈을 무제한으로 푸는 ‘양적 완화’(QE) 정책을 밀어붙이며 ‘헬리콥터 벤’으로 불렸다. 버냉키 전 의장은 연준을 떠난 뒤 발간한 회고록에서 QE를 “전례 없고 새로운 대응책”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대응책 덕분에 당시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를 그나마 대침체 수준으로 막았다”고 자평했는데, 이 같은 정책의 뿌리가 교수 시절 연구에서 비롯됐던 셈이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딥비그 교수는 금융 위기와 유동성 분야의 전문가다. 이들은 1983년 공동 저술한 논문 ‘뱅크런, 예금보험과 유동성’에서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뱅크런으로 이어져 은행이 무너지는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막기 위한 예금보험 등 정부의 개입을 제시했다. 손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들은 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와 제도를 만드는 데 초석이 되는 이론을 설정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시점에서 주목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승협 KDI 연구위원은 “이들은 정부의 개입을 통한 금융위기 예방에 대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 [기고] 화폐 남발의 위험… ‘이번엔 다르다’는 주술/김진 한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기고] 화폐 남발의 위험… ‘이번엔 다르다’는 주술/김진 한남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은 비극으로, 다음은 희극으로.” 마르크스의 유쾌한 금언이다. 역사에는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지만 인간들은 교훈을 얻지 않는다. 거품경제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에선 튤립투기를 위시해 자산 거품 붕괴가 반복됐고, 그 원인과 전개 양상이 매우 유사했다. 자산시장의 초호황 저변에는 불건전한 재정정책, 무분별한 화폐 남발, 과다한 신용 주입과 유동성 팽창이 있었고, 신기술과 무한한 낙관이 군불을 지폈다. 정책 당국자들은 ‘훨씬 발달한 과학·경제지식·정책기술이 있기에 이번엔 다르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전 위기의 어설픈 봉합에서 비롯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고통스러운 부실채권 정리 대신 양적완화라는 손쉬운 경기부양책을 택했다. 명칭도 사악하다. ‘뉴 노멀’이란다. 5%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로 인하했고, 본원 통화량을 4조 달러까지 확장했다. 팬데믹 이후 각국은 다시 무제한 양적완화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거품 확대를 경제 발전과 등치시키는 한심한 당국자들은 ‘빚내서 집 사라’도 모자라 파상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자산시장을 부추겼다. 지난 10년 동안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이라 부를 만한 것은 죄다 몇 배씩 상승했다. 문제는 화폐 남발의 후유증이다. 자산 거품은 양극화를 초래할 뿐이다. 이 기간 미국에서 소득이 증가한 계층은 상위 3%뿐이고 90% 이상은 하락했다. 중산층의 몰락은 소비 여력 및 내수를 감소시키며 공황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원유값 폭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이미 예견됐다. 혹자는 희망을 노래한다. 아직 신용위기 징후는 없으므로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가계부채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104.3%에 달했고, 전세금을 합산하면 GDP의 150% 수준이다. 비금융 기업부채 116.8%와 국가부채 106%를 합산하면 한국의 부채 규모는 GDP의 327%를 상회한다. 향후 상당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여신 건전성이 가장 높던 2013년 6월 서울시 주택담보대출 5만건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평균금리가 1~2%만 상승해도 연체율은 3~8배 높아지고, 부실채권 비율은 4~17배 폭증한다. 수많은 경제학자 중에서 과연 몇 명이나 정부의 몰염치한 화폐 남발을 경고했는지 기억하자. 오히려 이들은 윤전기를 더 돌려 흥청망청 돈을 찍자는 해괴한 이론(현대화폐이론)까지 내세우지 않았나. 우리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아무런 교훈을 배우지 않는다. 그냥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주술만 외울 뿐이다.
  • 한국은행, 사상 첫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한국은행, 사상 첫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빅스텝’을 밟은 것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 문턱을 넘었고,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에 근접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미 금리차 역전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 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2020년 5월 연 0.5%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까지 유지됐다. ‘제로금리’ 시대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막을 내렸다. 올해 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금통위는 4~5월에는 연속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달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오르게 됐다.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전례가 없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연 0.5%였던 기준금리는 11개월 만에 1.75% 포인트나 오르게 됐다. 사상 초유의 ‘빅스텝’은 치솟는 물가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 국민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3.9%로,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임금·상품 가격·투자 등에 영향을 미치고,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물가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현재 0~0.25% 포인트인 미국과의 금리 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5~1.75%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달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되면 2.25~2.5%로, 빅스텝을 밟으면 2.0~2.25%가 된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아야 그나마 금리 차가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다만 기존처럼 0.25% 포인트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0.5% 포인트를 올릴 것인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왔다. 물가와 미국과의 금리 차,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만 올려서는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빅스텝은 전례가 없었던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 가중,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0.25% 포인트만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가계와 기업이 늘어난 이자 부담에 빚을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소비와 투자에 돈을 쓰지 않아 실물 경기가 침체될 수도 있다. 기준금리가 연 2.25%가 되면서 1인당 평균 이자액은 지난해 8월(기준금리 0.5%)와 비교해 112만 7000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에 따르면 빅스텝으로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3조 9000억원 정도 늘어난다.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빚을 갚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채무 부실화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고환율 이어지면 왜 ‘S의 공포’ 더 커질까

    고환율 이어지면 왜 ‘S의 공포’ 더 커질까

    높은 수준의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미 치솟는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로 인해 소비가 위축돼 실물 경제가 둔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접어들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13년여 만에 1300선 넘어선 원달러 환율 24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내린 1298.2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1300.9원에 장을 마치면서 2009년 7월 13일 이후 13년여 만에 1300원선을 넘어선 환율은 이날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달러 강세 배경이 대부분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는 요인이라 당분간 높은 환율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1350원선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화값 하락에 높아진 수입물가, 소비자물가 밀어올려 고(高) 환율이 이어지면 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더 커질까. 달러 강세, 즉 원화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길어지면 같은 수량을 수입해도 이전보다 내야 할 돈의 액수가 더 커진다. 수입하는 원자재와 제품 가격이 오르고,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높아지는 환율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이다. 물가가 오르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고, 금리 인상 영향으로 소비·투자가 위축되는 등 실물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미 5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153.74로, 1년 전보다 36.3% 치솟았다. 달러 기준으로 보면 수입물가지수는 136.80으로 같은 기간 20.5% 상승했다. 높아진 환율로 수입물가 오름폭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게다가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5개월 연속 오름세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24로, 1년 전보다 9.7%나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0.5% 상승했다.3월 이후 커진 고환율 경고음…연초 1190원대에서 이달 1300원까지 높아지는 환율에 대한 우려는 지난 3월 이후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1190~1200원선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커졌다. 이에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온 환율은 지난 23일에는 1300원선을 뚫었다. 13년여 만의 일이다. 환율이 1300원선을 넘어선 것은 1900년대 이후 세 차례에 불과했다. 1997년 말부터 1998년까지 외환위기 당시, 2001~2002년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엔저 여파,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이후인 2008~2009년에 환율은 1300원 위로 움직였다. 모두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한 시기다.“환율 상승으로 수출품 가격 경쟁력 높아질 상황 아냐” 물론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 우리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매출이 늘어나 ‘수출 기업’에는 호재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워낙 크게 오르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고환율이 수출 호재로 작용하기엔 원자재 가격 부담, 글로벌 경기 하락 가능성이 더 큰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환율이 호재로 작용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고, 수출 경기도 이전만 못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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