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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성호 ‘제다 참사’… 미래도 어두운 K축구

    이민성호 ‘제다 참사’… 미래도 어두운 K축구

    16경기 동안 7승 3무 6패 ‘무기력’李 감독 철학·선수들 투지도 부족축구협 MIK 프로젝트 계속 표류두 살 어린 선수로 우승 日과 대비“연령별 정책과 시스템 강화해야”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무대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간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 베트남보다도 뒤진 4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한국 축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미 2년 전 같은 대회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참사를 겪고도 전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U-23 대표팀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위 결정전에서 베트남과 연장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7로 무릎을 꿇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후반 막판 퇴장으로 10명이 싸웠지만 한국은 제대로 된 전술 없이 무의미한 크로스만 올릴 뿐 끝내 밀집수비를 뚫는 마지막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2승 2무 2패로 끝냈다. 조별리그에서 레바논을 4-2로, 8강에서 호주에 2-1로 승리한 게 전부다. 지난해 5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결국 베트남전까지 16경기 동안 7승 3무 6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기며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감독의 확고한 철학과 전술도, 선수들의 투지도,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잃어버린 채 받은 이번 대회 ‘페어플레이상’은 역설적으로 한국 축구의 무기력함을 상징하는 훈장이 됐다. 일본의 행보는 한국 축구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일본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겨냥해 U-23보다 두 살 어린 U-21로 대표팀을 꾸리고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결승에서 중국을 4-0으로 완파하는 등 6경기 16득점 1실점이라는 완벽한 공수 균형을 뽐냈다. 체계적이고도 일관성 있는 연령대별 육성 시스템이 낳은 결과로, 이제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벌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축구협회가 2024년 야심 차게 내놓은 MIK(Made In Korea) 프로젝트는 현장에서 여전히 엇박자를 내며 표류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 경쟁국들이 성장하는 사이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다가 현재 성적은 물론 미래까지 놓치고 있는 실정이다. 서형욱 해설위원은 25일 “흔히 하는 협회 욕이 아니라 협회가 지난번에 올림픽 축구 본선에 못 나가는 참사를 맞이했는데도 감독 선임이나 팀 운영에 대해 변화가 없이 오히려 퇴보한 상태로 갔다는 것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좋은 지도자를 길러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연령별 연속성, 전술적 정체성이 최대한 담보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눈앞의 성적만 중시하는 걸 지양하고 연령대에 따라 선수들에게 나이에 맞는 적합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10명’에 치욕패 흑역사…“김상식 ‘흑마술’ 부렸다” 베트남은 열광

    한국, ‘10명’에 치욕패 흑역사…“김상식 ‘흑마술’ 부렸다” 베트남은 열광

    한국인 사령탑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한국을 꺾고 아시안컵 3위를 차지하자, 베트남 현지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팬들은 거리로 나와 오토바이 경적을 울리고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고, 현지 매체들은 “한국을 잡았다”며 승리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특히 베트남 팬들은 김상식 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밈’을 쏟아냈다. 일부는 김 감독이 ‘다크 매직(흑마술)’을 부렸다며 열광했고, 김 감독을 영화 ‘해리포터’ 속 마법사로 표현하기도 했다. ‘흑마술’은 원래 김 감독의 경기 스타일을 비꼬는 표현으로 쓰였지만, 이번 대회를 거치며 “승리를 만들어내는 지도력”을 상징하는 찬사로 의미가 바뀌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김 감독이 무릎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응우옌 히에우 민을 기자회견에서 언급하며 챙긴 장면 역시 현지에서 “세심한 리더십”으로 회자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도 정신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끝까지 버텨 승리를 따낸 선수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딘 박이 골도 넣고, 다소 들뜬 분위기에서 실수로 퇴장까지 당해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며 “10명뿐이었지만 충분히 끝까지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가 우리 선수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장으로 10명 뛴 베트남에 졌다…‘제다 참사’ 한탄 반면 한국에서는 이번 경기를 두고 ‘치욕적’이라는 한탄이 나온다. 한국 대표팀은 베트남과의 남자 U-23 상대 전적에서 6승 3무라는 압도적 우위를 점해온 터라, 이번 패배가 더 뼈아프다. 특히 선수 퇴장으로 10명이 경기를 뛴 베트남에 패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제다 참사’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경기 결과에 대해 이민성 감독은 팀이 아직 전력을 구축해 나가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저희는 완성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장전에서 조금 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수적 열세로 라인을 내린 상대를 공략할 기술적인 보완이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수비 실점이 아쉬웠지만, 레바논전과 호주전처럼 득점 상황에서 좋았던 모습도 많았다”며 “하프 스페이스 공략이나 파이널 서드에서의 세부 움직임을 개선한다면 훨씬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부차기 끝 베트남에 U-23 첫 패배 ‘수모’…아시안컵 4위 한국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 대회를 4위로 마무리했다. 애초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슈팅 수 32-5, 유효슈팅 12-3, 크로스 시도 61-4로 지표는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선제 실점에 끌려가다 따라붙는 흐름이 반복됐고, 득점으로 마무리할 결정력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후반 막판 베트남의 핵심 자원 응우옌 딘 박이 퇴장으로 그라운드를 떠나 수적 우위까지 잡았지만, 연장전에서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전·후반을 2-2로 마치고 연장전을 지나 승부차기까지 돌입한 끝에 6-7로 패했다. 2020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4강에 올랐던 한국은 준결승 한일전 패배에 이어 3·4위전에서도 무너져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체제에서 준우승을 거뒀던 2018년 대회 이후 다시 한번 강한 존재감을 남기며 ‘3위’라는 성과로 대회를 마쳤다.
  • [사설] ‘과거사 열쇠’ 찾은 韓日… 경제·안보 협력 보폭 넓혀야

    [사설] ‘과거사 열쇠’ 찾은 韓日… 경제·안보 협력 보폭 넓혀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두 정상의 첫 회담 이후 두 달 반 만의 ‘셔틀외교’다. 두 정상은 특히 80여년 전 조세이 탄광에 수몰된 한국인 유해 확인을 위한 실무 협의에 합의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 두 정상은 단독·확대회담, 환담, 만찬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일 갈등 상황을 고려한 완곡한 메시지였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일, 한미일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특히 한미일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북핵 공조를 과시했다. 과거사 문제를 의제로 올려 공감 폭을 넓혔다는 점은 이번 회담의 무엇보다 큰 성과다. 조세이 탄광 문제에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이 대통령의 말대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1942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 한일 간 독도 영유권·위안부 등 과거사·역사를 둘러싼 시각차가 존재하지만 과거를 함께 직시한다면 미래로 나아갈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 미중 갈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공급망 협력 등 경제안보 강화 논의에도 성과가 있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및 일본 수산물 수입 문제를 논의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본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 가입은 공급망 안정화, 대미 협상 지렛대 차원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과제다. 양국 정상이 셔틀외교를 통해 대북 공조뿐 아니라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용외교다.
  • 또박또박… 오늘의 아픔을 기록하다

    또박또박… 오늘의 아픔을 기록하다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집 둘러싼 ‘썰’ 푼 5인의 소설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들’한국 ‘초저출산’ 이유 등 조명‘보고 싶다는 말’ 시인 40명 동참여객기 참사 1주기 앞두고 위로문학이 하는 많은 일 중 하나는 바로 시대를 또박또박 ‘기록’하는 것이다. 온갖 아픔이 만연한 시대, 옆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소설과 시들이 도착했다. “루바토빌 건물주는 이일용이라는 이름이었고, 희정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그 이름을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골드문부동산에서 들은 대로 이일용은 대전 지역에 빌라를 여러 채 보유하고 있었다. 골드문부동산에서 들은 설명 중 맞는 말은 그뿐이었다. ‘골드문부동산중개업소’라는 간판조차 가짜였다.”(장강명, ‘마빈 히메이어 씨의 이상한 기계’) 설명적인 산문이 찌르듯 아프다. ‘골드문부동산’이라는 저 지엽적인 이름에 ‘전세 사기’라는 사회적 아픔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집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현대문학)는 보기 드문 ‘부동산 앤솔러지’다. 김의경·장강명·정명섭·정진영·최유안 다섯 소설가가 집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여러 ‘썰’을 풀어놓는다. 필진 중 한 명인 소설가 장강명은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자산 마련 수단으로 기능했던 전세가 끝나고 월세가 ‘뉴 노멀’이 되는 시기”라며 “당대의 눈으로 직접 보거나 당사자로부터 들어야 붙잡을 수 있는 생생한 묘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앤솔로지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출생률이 마이너스 5퍼센트로 치달으면서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이 하나둘씩 문을 닫아갈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 기관은 정부가 수백조 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유년 냉동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는 곳으로서…”(기수, ‘올챙이가 없는 세상’) 최근 K팝을 비롯한 한국문화의 약진 외에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초저출산’ 문제다. 전 세계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인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조명하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도 이유를 모른다. 낳을 수 없고 낳기 힘들 거란 박탈감 뿐.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들’(황금가지)은 출산율이 ‘마이너스 5%’가 된 근미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SF소설이다. 기수·담장·김이은·박성환·차삼동·유아사·김이은의 소설 8편(박성환 2편)이 실렸다. “멈춰요//왜 죄 없는 세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왜 고단했던 조종사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왜 말단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송경동, ‘왜 새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오는 29일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다. 이를 앞두고 출간된 ‘보고 싶다는 말’(안온북스)은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 한국작가회의가 기획한 시집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시인 송경동을 비롯해 40인의 시인이 뜻을 함께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시인 박연준의 ‘남은 자를 위한 기도문’이 참 애절하다. “죽음이 작은 종이 한 장이라면/날게 하소서//뒤집히는 종이 아래에서//누군가 아직 울고 있습니다//눈물은 슬픔이 고체이기를 포기한 상태//흐르는 고통은 죽음보다 맹렬합니다”
  • 사회적 아픔을 꼬집는 소설, 시대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

    사회적 아픔을 꼬집는 소설, 시대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

    문학이 하는 많은 일 중 하나는 바로 시대를 또박또박 ‘기록’하는 것이다. 온갖 아픔이 만연한 시대, 옆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소설과 시들이 도착했다. “루바토빌 건물주는 이일용이라는 이름이었고, 희정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그 이름을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골드문부동산에서 들은 대로 이일용은 대전 지역에 빌라를 여러 채 보유하고 있었다. 골드문부동산에서 들은 설명 중 맞는 말은 그뿐이었다. ‘골드문부동산중개업소’라는 간판조차 가짜였다.”(장강명, ‘마빈 히메이어 씨의 이상한 기계’) 설명적인 산문이 찌르듯 아프다. ‘골드문부동산’이라는 저 지엽적인 이름에 ‘전세 사기’라는 사회적 아픔이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집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현대문학)는 보기 드문 ‘부동산 앤솔러지’다. 김의경·장강명·정명섭·정진영·최유안 다섯 소설가가 집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여러 ‘썰’을 풀어놓는다. 필진 중 한 명인 소설가 장강명은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자산 마련 수단으로 기능했던 전세가 끝나고 월세가 ‘뉴 노멀’이 되는 시기”라며 “당대의 눈으로 직접 보거나 당사자로부터 들어야 붙잡을 수 있는 생생한 묘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앤솔로지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출생률이 마이너스 5퍼센트로 치달으면서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이 하나둘씩 문을 닫아갈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 기관은 정부가 수백조 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유년 냉동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는 곳으로서…”(기수, ‘올챙이가 없는 세상’) 최근 K팝을 비롯한 한국문화의 약진 외에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초저출산’ 문제다. 전 세계 외신들은 앞다퉈 한국인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조명하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도 이유를 모른다. 낳을 수 없고 낳기 힘들 거란 박탈감 뿐.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들’(황금가지)은 출산율이 ‘마이너스 5%’가 된 근미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SF소설집이다. 기수·담장·김이은·박성환·차삼동·유아사·김이은의 소설 8편(박성환 2편)이 실렸다. “멈춰요//왜 죄 없는 세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왜 고단했던 조종사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왜 말단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송경동, ‘왜 새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 오는 29일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다. 이를 앞두고 출간된 ‘보고 싶다는 말’(안온북스)은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 한국작가회의가 기획한 시집이다.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시인 송경동을 비롯해 40인의 시인이 뜻을 함께했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시인 박연준의 ‘남은 자를 위한 기도문’이 참 애절하다. “죽음이 작은 종이 한 장이라면/날게 하소서//뒤집히는 종이 아래에서//누군가 아직 울고 있습니다//눈물은 슬픔이 고체이기를 포기한 상태//흐르는 고통은 죽음보다 맹렬합니다”
  • 128명 사망 홍콩 화재 대나무 비계보다 ‘이것’이 더 문제

    128명 사망 홍콩 화재 대나무 비계보다 ‘이것’이 더 문제

    지난 26일 홍콩 아파트 화재로 128명이 사망하고 150여 명이 실종되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대형 화재를 두고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대나무 비계가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나무 비계는 가볍고 유연하며 금속 비계보다 저렴해, 특히 밀집된 도시 환경인 홍콩에서 건물 외벽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널리 사용돼 왔다. 바다와 인접한 홍콩의 특성상 금속 비계처럼 녹이 슬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어 오랫동안 선호됐다. 실제로 중국 본토에서도 1980년대까지는 대나무 비계가 건설 현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나, 2021년 주택농촌개발부의 금지령 이후 고층 건물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홍콩은 수천 년간 이어진 대나무 비계 전통을 유지해 왔으며, 볼트로 고정하는 금속 비계보다 불규칙한 공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나무 비계를 선호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웡푹코트 아파트 역시 건물 간격이 15m에 불과한 ‘닭장형’ 구조로, 대나무 비계가 금속 비계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적용된 사례였다. 그러나 현지 매체 홍콩01은 이번 참사에서 대나무 비계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했다. 입찰 제도, 하도급 관행, 규제 감독, 행정적 책임 등 홍콩 건설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결함이 해결되지 않는 한 안전 문제는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은웨이 전국 홍콩·마카오 연구회 회원은 수십 년간 저가 입찰에 의존한 공공사업 시스템과 책임이 분산되는 하도급 관행을 비판하며, “문제는 대나무 자체가 아니라 대나무 비계가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나무 비계의 안전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홍콩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대나무는 난연성 코팅 처리와 방화망을 적용하며, 라파엘라 엔드리치 홍콩중문대 건축학과 교수는 “대나무는 본래 수분을 많이 함유해 연소가 늦어 발화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높은 건설 비용과 복잡한 행정 절차다. 글로벌 건축사 아카디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평균 건설비용은 인근 선전보다 2~3배 더 높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실제 시공자에게 전달되는 건설비는 50~70%까지 줄어들고, 책임 역시 희석된다. 이로 인해 하도급 업체들은 안전 기준 충족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며, 지난해에는 하청업체들이 3억 홍콩달러(약 566억 원)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나 열악한 실태가 확인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나무 비계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노후 고층 건물이 밀집한 홍콩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화재 발생 다음 날 대나무 비계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이는 지난 3월 공공 건설 공사에서 금속 비계 사용률을 50% 이상 의무화한 조치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다.
  • ‘4퍼트 악몽’ 털고 대역전 우승한 티띠꾼

    ‘4퍼트 악몽’ 털고 대역전 우승한 티띠꾼

    여자 골프 세계 1위 지노 티띠꾼(22·태국)이 한 달간 재충전 끝에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연출하며 어이없는 실수 연발로 눈앞에 둔 트로피를 날렸던 악몽을 극복해 화제다. 티띠꾼은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뷰익 상하이 대회에서 5차 연장 혈투 끝에 가쓰 미나미(일본)를 제치고 우승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티띠꾼의 소감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신시내티에서 진 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많이 울었다. 한동안 캐나다에서 골프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가 언급한 건 바로 지난달 15일 펼쳐진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다. 당시 한 타 차 선두였던 그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4퍼트 대참사’를 겪고 버디를 낚은 찰리 헐(잉글랜드)에 한 타 뒤져 우승컵을 내줬다. 15m 거리 이글 퍼트를 놓친 티띠꾼은 1.5m 버디 퍼트만 성공해도 우승이었다. 그렇지만 퍼트가 다소 강해 홀컵을 지나갔다.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던 1.2m짜리 파퍼트도 홀컵을 스쳐 지나갔다. 대역전패 충격으로 괴로워하던 티띠꾼은 긴 휴식을 취했다. 티띠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과거는 지나간 일’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나도 그렇다. 그래서 다시 연습하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모든 승리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는 것이고 ‘내 시간’이 왔을 때 다시 그 순간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계속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하이에선 다른 모습을 보였다. 4라운드 중후반까지 선두 가쓰에 4타 차까지 뒤졌지만 이를 극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끝내 정상을 밟았다. 티띠꾼은 “지난 대회에서 있었던 일이 아직 제 기억 속에 남았지만 이번에 다시 제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마치 꿈이 이뤄진 것 같다.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을 털어냈다”고 활짝 웃었다.
  • “사람은 누구나 실수” 4퍼트로 대성통곡한 티띠꾼, 한 달 충전 뒤 대역전 우승으로 극복

    “사람은 누구나 실수” 4퍼트로 대성통곡한 티띠꾼, 한 달 충전 뒤 대역전 우승으로 극복

    우승을 눈앞에 두고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우승컵을 헌납했던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이 대성통곡했던 심경을 공개하고 한 달간의 충전 끝에 대역전 우승으로 이를 극복해 화제다. 티띠꾼은 지난 12일 중국 상하이의 치중가든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뷰익 LPGA 상하이에서 5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LPGA 투어 첫 승을 노리던 가쓰 미나미(일본)를 제치고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 티띠꾼의 기자회견에서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신시내티에서 진 뒤 정말 많이 울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많이 울었다”면서 “한동안 캐나다에서 골프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시간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그가 말한 사건은 바로 지난달 15일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 타운십 TPC 리버스벤드(파72)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최종전 4라운드를 말한다. 당시 마지막 18번 홀(파5)까지 한 타차 선두였던 그는 이글 퍼트 기회를 잡았지만 정작 ‘4퍼트’의 대참사를 겪고 우승컵을 찰리 헐(잉글랜드)에 헌납했다. 15m거리의 이글 퍼트를 놓친 티띠꾼은 1.5m 버디 퍼트만 성공해도 우승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다소 퍼트가 강해 홀컵을 지나갔다. 연장으로 갈 수 있었던 1.2m짜리 파퍼트도 홀컵을 스쳐지나가면서 허무하게 우승을 날렸다. 대역전패의 충격으로 괴로워하던 티띠꾼은 골프를 잊고 한 달여 간의 긴 휴식을 취했다. 티띠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과거는 지나간 일이다’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면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나도 그렇다. 그래서 다시 연습하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모든 승리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는 것이고 ‘내 시간’이 왔을 때 다시 그 순간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계속 다짐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그는 뷰익 LPGA 상하이대회에서 다른 모습을 보였다.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티띠꾼은 13번 홀(파5)까지만 해도 선두 가쓰에 4타 차까지 뒤져 있었지만 14번 홀(파4)부터 17번홀(파5)까지 5타를 줄이며 가쓰와 공동 선두를 만들었다. 그는 연장전에서도 티샷이 물에 빠지며 패배할 위기에 몰렸지만 극적인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승부를 이어갔고 결국 5차 연장전의 혈투 끝에 가쓰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티띠꾼은 “지난 대회에서 있었던 일이 아직 제 기억 속에 남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제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마치 꿈이 이뤄진 것 같다.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을 털어냈다”고 말했다.
  • 그 베테랑 조종사는 왜 버튼을 잘못눌렀나[홍희경의 탐구]

    그 베테랑 조종사는 왜 버튼을 잘못눌렀나[홍희경의 탐구]

    #1. 베테랑들의 ‘순간적 실수’ 지난 6월 11일 오전 9시 2분.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 한미 연합훈련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한 KF-16 전투기가 공중전술훈련을 위해 이륙하려던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조종사들이 활주로인 줄 알고 유도로에서 이륙 시도를 했던 것. 미 공군 관제탑이 급히 “이륙 취소”를 지시했지만 우리 전투기는 정지거리 부족으로 멈추지 못했다. 지면 시설물과 부딪친 전투기는 폭발했고 조종사 2명은 비상 탈출했다. 그보다 두 달 전인 4월 18일 오후 8시 22분,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야간 사격훈련 중이던 KA-1 경공격기에서 기관총 2정과 실탄 500발, 빈 연료탱크 2개가 일시에 떨어졌다. 조종사가 갑자기 ‘비상투하’ 버튼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는 야간투시경 때문에 답답해진 바이저 사이로 들어오는 히터 바람을 조절하려다 엉뚱한 버튼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더 아찔한 사고는 앞서 3월 6일 오전 10시 4분 경기도 포천에서 일어난 오폭 사고다. 승진과학화훈련장을 목표로 폭탄 8발을 투하하는 한미연합 실사격 훈련에 참가한 KF-16 2대가 목표 지점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입력할 때 위도 7가지 중 한 자리를 잘못 입력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 사고로 66명이 다치고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반년 사이 세 차례나 연속된 공군 사고 전부 비행 경험이 충분한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들이 좌표 한 자리를 오타 내거나 버튼을 잘못 누르는 순간적 과실 때문에 벌어진 일로 드러났다. #2.조직 차원의 안전망 붕괴 조종사들은 극도로 정밀한 훈련을 통해 육성된다. 수년간의 교육과 반복되는 비행, 무수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비상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단련된다. 비행 전 브리핑부터 비행 중 관제탑과의 교신까지 다중 안전장치를 통해 실수를 방지한다. 이처럼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전문가들의 ‘실수’를 개인 역량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맬컴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에서 1997년 대한항공 801편 추락 사고를 분석하며, 상명하복 문화에 길들여진 부기장이 완곡어법으로만 문제를 제기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분석이 과장·왜곡됐다는 반론도 있지만 조직문화와 시스템이 전문가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스위스 치즈 모델’도 항공 사고를 개인의 실수보다 조직적 요인에 주목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영국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은 조직의 안전장치를 구멍 뚫린 치즈 조각에 비유했다. 평상시에는 치즈 여러 층의 구멍이 서로 다른 위치에 있어 완전히 관통되지 않지만 각 층의 모든 구멍이 동시에 정렬되는 순간 사고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스·피로·훈련 부족으로 인한 개인의 실수가 부적절한 감독 시스템과 결합하고, 이런 일들이 잘못된 조직문화로 굳어질 때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025년 상반기 베테랑 조종사들을 흔든 조직 차원의 변화는 무엇일까. #3. 출신별 차등대우가 만든 ‘마음 콩밭’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군사관학교 졸업, 학군사관(ROTC), 학사장교 등 3가지 경로가 있다. 2010년 공사 출신 조종사의 의무복무기간을 13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하면서 공사 출신은 15년, 학군과 학사장교 출신은 13년(2015년 7월 이후, 그 전은 10년)의 의무복무를 거친다. 공사 출신에 비해 고위급 진급이 어려운 학군·학사 출신들은 의무복무기간까지만 군에 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난 15년간 조종사 유출 통계를 보면 의무복무기간 변화에 따른 ‘풍선효과’도 확인된다. 2010년 공사 의무복무기간 연장으로 2010년과 2011년 공사 출신 유출이 12명과 7명으로 급감했다가 2년간의 유예가 끝난 후 2013~2016년에는 오히려 공사가 학군·학사보다 많이 빠져나갔다. 코로나19로 민항 채용이 중단된 2021년 전체 조종사 전역자는 7명으로 급감했지만 엔데믹 이후 2023년 82명, 2024년 116명으로 확 늘었다. 이처럼 의무복무 뒤 대거 전역이 상시화된 가운데 의무복무기간을 1~2년 앞둔 조종사들은 민항사 자리를 알아보는 등 ‘마음이 콩밭에 가는’ 상황이 되기 쉽다. 제도 변화, 코로나19 같은 외부 충격으로 전역이 지연되는 조종사들이 늘어나면 이들 스스로 집중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후임 교육에도 소홀해져 조직 전반의 기강과 전수 체계가 흔들리게 된다. #4. 베테랑의 역설: 새로운 안전 위험 공군의 ‘마음 콩밭’ 조종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잔류하게 된 현상은 최근 한국 사회 전반의 축소판을 보여 준다. 지난 2월 건설 현장에서는 60대 근로자(27만 7000명)가 40대(25만 8000명)를 처음 추월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에서는 40대 이상 직원(8만 5000명)이 20대(6만 3000명)보다 많아졌다. 65세 정년연장 논의까지 더해지면서 ‘베테랑 위주 일터’가 새로운 산업 질서를 이뤄 가는 중이다. 이런 변화는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9~2023년 건설 현장 사고 사망자의 43.7%가 60세 이상이었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상반기 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 인구의 24%인 60세 이상이 산재 사망의 절반을 차지한다. 베테랑들의 사고가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개인적 차원에서는 스스로를 과신하는 게 문제다. 20~30년의 경력을 지닌 숙련공들이 “이 정도 높이는 문제없다”며 안전장비를 미착용하거나 ‘40대 막내’가 과거 30대 때 자신의 체력을 떠올리며 업무를 계획하고는 과로하는 식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조직 구조의 변화다. 과거에는 베테랑이 감독하고 젊은층이 위험한 실무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명확했다. 하지만 지금은 ‘40대 막내’가 기획부터 현장 실무까지 폭넓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안전 지침은 여전히 젊은층이 베테랑의 감독하에 위험 작업을 수행한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져 있어 이런 역할 혼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5. 땜질식 대응의 한계 40대가 막내인 조직, 베테랑이 실무까지 담당하는 전례 없는 인력 구조가 빚어낸 새로운 형태의 안전사고에 맞서 각종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 개인 차원의 경각심을 높이는 안전교육 강화, 현장 근로자에게 위험 상황 시 스스로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작업중지권 시행, 경영진에 대한 형사처벌을 통해 기업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 업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직원 심리 상담 확대 등이다. 하지만 이런 대응은 표면적 처방에 그칠 공산이 크다. 안전교육을 반복해도 40대 막내가 과거 체력으로 업무를 계획하는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중간관리자가 감독과 실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현실에선 역할 혼재로 인한 안전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하다. 결국 근로자의 평균·중위 연령이 높아진 조직일수록 업무 체계 전체를 재설계하지 않는 이상 안전사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연령별 적정 강도를 고려한 업무 배분 체계 조정, 베테랑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를 동시 수행할 때 발생하는 집중력 분산 문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6. 고령화 맞춰 업무 체계 바꿀 골든타임 다시 공군으로 돌아가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세 차례 연쇄 사고를 겪은 공군은 지난 4월부터 ‘신뢰 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공군본부의 전 부대 순회 점검과 비행안전 결의대회, 조종사 관리 제도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참사를 막으려면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베테랑 조종사들이 기초적 실수를 연발하는 역설이 벌어진 조직문화의 근본 원인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의무복무기간에 다다랐을 때 집단적으로 전염되는 ‘마음 콩밭’ 현상, 베테랑들의 집중력 저하가 어떻게 안전 의식을 해이하게 만들었는지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동시에 사고를 겪은 조종사들의 회복도 중요하다. 특히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도록 전문적 지원과 단계적 복귀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조직 차원에서는 의무복무기간 운영 방식에 더해 조종사 수급부터 관리까지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드론과 무인기 등 새로운 기술 시대에 조종사들이 의무복무기간 중 비행 기술뿐만 아니라 무인기 운용, 시스템 관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전문 역량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역 후 민항사 외에도 항공산업, 정보통신(IT), 국방산업 등 진출 경로를 다양하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공군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고령화와 새로운 기술 변화로 조직 구조를 전면 재편해야 하는 변혁기다. 홍희경 논설위원
  • 국힘 이수정도 “환영하고 기대”…여가부 장관 누구길래

    국힘 이수정도 “환영하고 기대”…여가부 장관 누구길래

    범죄 심리학자로 유명한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이 이재명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호평해 화제다. 야당 인사가 여당 정부의 장관 인선을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수정 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여가부 장관 인선을 환영한다”며 “오랫동안 범죄 피해자들을 지원해 오신 헌신적인 법률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무고 사건들에 대한 대안도 찾으실 것이라 기대된다”고 적었다. 그가 이처럼 호평한 인물은 원민경 변호사다. 대통령실은 전날 여가부 장관에 원민경(53·사법연수원 30기)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20년 넘게 여성 인권 최전선에서 원민경 후보자는 여성 인권 활동을 20년 넘게 지속해 온 법률 전문가다.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 대상 법률 상담 봉사활동을 계기로 여성 인권 문제에 눈을 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을 지냈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한국여성의전화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지원해 왔다. 2005년에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화재 참사 당시 성매매업소에 감금돼 있다 숨진 성매매 여성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했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비범죄화 운동에도 오래 참여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당시에는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지원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공동대책위원회에도 참여해 사회적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안창호 인권위원장 등의 반인권적 운영에 맞서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인권위 일부 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방어권 보장 의결을 하자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등 소신 있는 행보를 보였다. 현재는 법무법인(유) 원 소속 변호사로 여성·가족법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확대 개편에 혼신” 원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 지명 후 “여가부가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되는 국민주권정부에서 성평등 확산, 폭력 피해자·위기 가족 등 사회적 약자 지원,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 정책 강화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수정 위원장이 “범죄 피해자들을 오랫동안 지원해 왔다”며 환영 입장을 표한 것도 원 후보자의 이런 이력 때문으로 보인다.
  • 美 홍수서 어린이 165명 구한 영웅 “도움 찾는 순간, 내가 필요한 이유”

    美 홍수서 어린이 165명 구한 영웅 “도움 찾는 순간, 내가 필요한 이유”

    100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홍수 현장에서 어린이 165명을 구조한 20대 미국 해안경비대 구조대원이 화제다. 그는 구조 작업에 처음 투입된 신입 대원이었지만 침착하게 임무를 완수해 주민들로부터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에 따르면 6개월 전 구조대원 수영학교를 졸업한 미 해안경비대 소속 구조대원 스콧 러스칸(26) 하사는 홍수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커 카운티의 ‘캠프 미스틱’에서 많은 어린아이들을 구해 내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집중호우가 발생한 텍사스 중부에 구조대가 필요하다는 호출을 받고 다른 대원들과 함께 헬기를 탄 채 과달루페강 인근 ‘캠프 미스틱’ 현장으로 향했다. 헬기에서 내려다보니 어린이들이 겁에 질린 상태로 추위에 떨고 있었다. 1시간 만에 9m 높이로 불어난 강물을 급히 피하다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해 발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도 있었다. 현장의 유일한 응급 구조대원이었던 러스칸은 타고 온 헬기에 어린이 15명을 태운 뒤 남아 있는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악천후로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도 그는 침착하게 어린이 10~15명씩을 잇따라 도착한 텍사스 주 방위군 항공기에 차례대로 옮겨 태웠다. 이렇게 그는 약 3시간 동안 총 165명의 캠프 참가 어린이들을 구조해 냈다. 러스칸은 “사람들은 영웅이 되려는 누군가가 아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면서 “이것이 내가 필요한 이유이며, 이번에 나는 그런 역할을 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캠프 미스틱에서만 27명이 실종되는 등 8일까지 텍사스주에서는 110명이 사망하고 실종자가 173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텍사스주의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홍수 발생 당시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수로 사망자가 속출한 지난 4일 한 관광객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크루즈 상원의원을 발견,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서 그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크루즈 의원실은 미리 계획된 휴가였다며 “인간적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 했다”고 해명했다. 크루즈 의원은 그리스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아침 아테네를 출발해 같은 날 밤 텍사스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 홍수 현장서 홀로 어린이 165명 구조한 ‘26세 영웅’…의원은 휴가 중?

    홍수 현장서 홀로 어린이 165명 구조한 ‘26세 영웅’…의원은 휴가 중?

    지난 4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홀로 어린이 165명을 구조한 20대 미국 해양경비대 구조대원이 화제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 소속 구조대원 스콧 러스칸(26) 하사는 홍수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커 카운티의 ‘캠프 미스틱’에서 많은 어린아이를 구해내 더 큰 인명피해를 막았다. 그는 지난 4일 아침 집중 호우가 발생한 텍사스 중부에 구조대가 필요하다는 호출을 받고 다른 대원들과 함께 과달루페강 인근 캠프 미스틱 현장에 도착했다. 그가 지상에 내려보니 어린이 200여명이 대부분 겁에 질려 추위에 떨고 있었다.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해 발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도 있었다. 러스칸은 “평소대로라면 1시간 정도 비행한 뒤 캠프 근처 착륙 지점에 도착해야 하는데, 6~7시간이 걸렸다”며 “정말 끔찍한 날씨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신이 경험한 최악의 날씨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늘에서 홍수와 지형 변화를 직접 볼 수 있었는데, 평생 이렇게 비극적인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아이들은 아마 인생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장의 유일한 응급 구조대원이었던 러스칸은 타고 온 헬리콥터에 어린이 15명을 태워 보낸 후 어린이들 10~15명씩을 잇달아 도착하는 텍사스 주방위군 항공기에 차근차근 탑승시켰다. 그는 약 3시간 동안 총 165명의 캠프 참가 어린이들을 구조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 막 훈련을 마쳤고 이번이 구조대원으로서의 첫 임무였다는 러스칸은 “사람들은 영웅이 되려는 누군가가 아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라며 “이것이 내가 필요한 이유이고, 이번에 나는 그런 역할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연방상원의원은 홍수가 텍사스주를 강타했을 당시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한 관광객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크루즈 상원의원을 발견해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이로 인해 크루즈 의원이 당시 휴가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당시 이미 홍수로 인해 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상황이었다. 논란이 일자 크루즈 의원실은 미리 계획된 휴가였다며 “인간적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고 하고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크루즈 의원은 지난 6일 아침 아테네에서 출발해 같은 날 밤 텍사스로 돌아왔다고 의원실은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는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물이 범람해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미 언론은 이번 강수량과 피해 규모 등이 “100년에 한 번 있을법한” 재난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강물 범람과 급류 위험이 큰 강 상류의 캠핑장과 주거지에 미리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의 대응실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기독교계 단체가 운영하는 여자 어린이 대상 여름 캠프에서 어린이 27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다른 소규모 캠프들까지 포함하면 30명의 어린이가 희생됐다. 또 여행을 왔던 가족이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오두막에 있던 두 딸을 잃었다.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은 홍수 조기 감지·경보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지적에 “우리가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대피했을 것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며 “특히 가장 취약한 지역에 있는 사람들, 즉 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어린아이들을 더 높은 지대로 데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국정철학이 끝까지 살아 있는 정권

    [열린세상] 국정철학이 끝까지 살아 있는 정권

    정권 교체의 시기, 반면교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대선 결과는 불가역적으로 확정됐으니, 이제 모두가 한 방향으로 5년을 달려가야 할 때다. 그 방향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이 담긴 ‘100대 국정과제’로 구체화할 것이다. 새 정부 역시 정부조직법 개편 등 큰 변화를 예고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이 모든 기대와 우려는 직전 정부의 철학 없는 국정 운영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뼈대를 세우겠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건 대통령이다. 얼마나 촘촘하고 정밀하게 정부 구조를 설계하고 인사를 적재적소에 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물러난 뒤에도 대통령실의 총지휘 아래 행정부가 정합성 있게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끝까지 국정철학이 살아 있는 정권’이 완성된다. 직전 정부도 정부조직법 개편 등 야심 찬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지만 출범 직후 대부분이 빛의 속도로 흐지부지됐다. 그 정부가 어떻게 ‘벼려져’ 탄생했는지 이해도가 없는 관료 출신 대통령실 비서실장, 정책기획수석, 그리고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후속 인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관료 출신 비서실장이나 수석들이 정치인 행세를 하며 맥락 없는 과학기술 R&D 예산 삭감이나 의대 2000명 증원 강행으로 국정을 어지럽힌 바 있다. 덧붙이자면 채 상병 사망 사고 및 이태원 참사 발생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전기차 충전 요금 동결 같은 다수의 공약이 맥락 없이 무분별하게 폐기된 것도 국정의 붕괴 결과였다. 철학 없는 전현직 관료 주도 정권 및 정부 운영은 국정과제를 정권 초기에 휘발시키고 국정을 빠르게 붕괴시킨다는 게 직전 정부로부터의 교훈이다. 여기서 ‘국정의 붕괴’는 ‘국가가 망했다’는 과장이 아니라, 정권의 철학 없이 관성으로 흘러가는 무채색의 무기력한 정부로의 변질을 뜻한다. 이런 정부는 특히나 예측불허의 위기나 대형 비상사태에 취약하며 종국에는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지다가 ‘고의성 짙은 위기’까지 발생하는 일까지 있었다. 직업 관료들에겐 그들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관료들은 평시 업무에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비상 상황에선 한계가 명확하다. 대통령실 같은 권력 조직에서 연락관 이상의 역할을 맡기엔 무리가 있다. 만약 관료만으로 ‘국가 자율주행’이 가능했다면, 우리는 굳이 5년마다 대통령을 뽑거나 4년마다 국회의원 선거를 할 필요가 없었을 거다. 한창 벼리고 있을 100대 국정 과제 하나하나를 다 따질 수는 없기에 대표적인 걸 하나 살펴본다면,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전환은 다음 세대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 과제다. 재생에너지 단독으론 한계가 있으니 원전, 재생에너지 등을 기반한 믹스 타입의 에너지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이때 직전 정부의 ‘탄소중립이 녹색성장을 이끈다’는 비현실적 구호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는 ‘제로 에미션’ 배출 규제에서 ‘탄소중립’으로 이동했지만, 여전히 ‘배출 규제’ 프레임에 갇힌 단체들이 국정을 혼란스럽게 한다. 디젤 크루즈 타고 다니며 환경운동을 하거나 잘 지워지지 않는 라카 스프레이로 시위를 하는 역설도 빈번하다. 탄소중립은 필연적으로 우리 기간산업 기반 훼손을 수반하므로, 산업 구조를 첨단기술 중심의 전략 산업으로 전환하되 필수 배출까지 규제하는 우는 피해야 한다. 산업 전환, 에너지 믹스, 기후 환경을 아우르는 ‘거중 조정’이 필요하지만,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제를 정합성 있게 풀어낼 선진적 변화의 상징으로 기후에너지부 신설이 주목된다. ‘에너지 믹스’를 넘어 ‘에너지와 기후 환경의 정합성 있는 믹스’라는 초유의 시도가 필요하다. 독재, 군정 시절 설계된 전력 다소비 산업을 첨단 전기화로 전환할지, 아니면 과감히 벗어날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필요하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 “눈 감으면 유족 통곡 떠올라”… ‘마음의 병’ 달고 사는 공무원들

    “눈 감으면 유족 통곡 떠올라”… ‘마음의 병’ 달고 사는 공무원들

    # 김해시청 공무원 A씨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괴물 산불’ 뉴스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든다고 고백했다. 지난 23일 김해 생림면 산불 진화 작업에 나갔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화재 현장 투입 경험이 없고 직전에 창녕군 공무원 사망 소식까지 들어 더 두려웠다고 했다. A씨는 “잔불만 봐도 무서웠다. 또 진화 작업에 투입되는 건 아닌지, 나도 사고를 당하는 건 아닌지 지금도 불안하다”고 밝혔다. #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유가족 지원 업무를 맡았던 중앙 행정기관 소속 B씨는 지금도 깊은 잠에 들지 못한다. 시신 수습 현장을 본 뒤부터다. 참혹했던 사고 잔상이 남아 있고 고통스러워하던 유가족이 떠올라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B씨는 “잊고 싶어도 좀처럼 안 된다”고 말했다. 27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심리 치료를 받기 위해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를 찾은 이들은 지난해 3만 9456명이었다. 전년보다 11.1%(3946명), 2022년보다 43.3%(1만 1923명) 늘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악성 민원뿐만 아니라 재난 대응으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정신건강 관리를 받으러 오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노멀이 돼 가는 재난·재해 현장에 툭하면 투입되는 공무원들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 경찰이나 소방관처럼 직접적인 대응 업무를 맡지 않더라도 사고 뒷수습을 위해 현장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크고 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린다. 보건복지부 C씨는 “이태원 참사 때 장례 지원을 담당했는데 감정이 이입돼 힘들었다”면서 “사고 수습이 끝나고도 많이 울었다. 지금도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여전히 괴롭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해양수산부 D씨도 “그 뒤부터 무기력해져 어떤 업무든 소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정부는 2023년 7월 재난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경험한 공무원의 심리 안정을 위해 최대 4일의 특별휴가(심리 안정 휴가)를 신설했다. 다만 ‘인명 구조’나 ‘범죄 예방’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해서 유가족 지원 등 보조적인 업무를 한 일반직 공무원들의 사용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450명이 이 휴가를 썼는데 경찰·소방·교정직(교도관 등) 공무원을 제외한 여타 공무원들의 사용 비중은 0.9%(4명)에 그쳤다. 환경부 E씨는 “화학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가 눈앞에서 치솟는 불을 보고 공포에 질렸던 기억이 몇 달간 계속됐다”면서 “하지만 내가 직접 불을 끈 소방관인 것도 아니어서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상사에게 말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깨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공무원에게 희생만 강요할 게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재난 대응 투입 경험이 있는 공무원 등 관계자들은 이후 운동량이 줄고(42.9%) 수면 시간이 줄어들거나 과하게 많아졌다(40.2%).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아지고(54.3%) 우울해졌다(36.8%).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신체 피해는 설명하기 쉽지만, 정신 피해는 티가 나지 않아 입증이 어렵다”며 “피해가 쌓이면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을 주는 만큼 공직 사회에서도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를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거나, 조직이 나서서 치료받을 것을 적극 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역 관광업계 버틸 수 있게… 광주공항에 국제선 유치 검토”

    “지역 관광업계 버틸 수 있게… 광주공항에 국제선 유치 검토”

    기회 많은 도시, 시작은 일자리100만평 규모 미래차 산단 ‘결실’AI 등 양질 일자리 확보 역량 집중국제선 취항 요구 외면 어려워조만간 국토부 찾아 국제선 협의안전한 ‘호남 관문공항’ 마련해야자랑스러운 도시로 자리매김한강 노벨상·계엄 극복 경험 담아5·18 45주년을 민주주의 대축제로강기정 광주시장이 민선 8기 지난 2년 반의 성과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만족’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내부적으로는 대규모·첨단산업단지 조성과 복합쇼핑몰 유치, 도시철도 광천상무선 등을 통해 도시의 활력과 역동성을 회복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외부적으로도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계엄에 대한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대처,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헌신적인 지원 등을 통해 ‘자랑스러운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5·18 45주년 행사를 ‘계엄을 이겨내고, 새로운 정부를 선출하는 성과를 담아내는’ 민주주의 대축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특히 강 시장은 “무안국제공항의 장기폐쇄 대책으로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유치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다음은 강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8기가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해 달라. “이번 시의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광주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저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국민이 광주가 고맙다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우승과 같은 기쁜 소식들도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계엄에 대한 광주시의 주체적인 대응,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시민·공직자의 헌신적인 지원 등도 광주를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민선 8기 들어 내세우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그동안 광주에 들어서지 못했던 복합쇼핑몰들이 하나둘 착공을 앞두고 있다. 지하철 2호선도 내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고, 건축물 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등 도시 공간을 재편하기 위한 노력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2023년 ‘100만평 미래차 국가산단’을 광주에 유치한 것을 최고의 성과로 꼽고 싶다. 광주의 미래성장동력이자 먹거리가 될 것이다.” -140만 광주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만들고 싶은 ‘바람직한 광주의 미래’는 어떤 것인가. “좋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 그리고 기회가 많은 도시다. 청년들을 광주에 머물게 하기 위해선 결국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인공지능(AI)과 미래차 분야의 일자리 확대,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보건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도 질 좋은 일자리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면 광주는 자연스럽게 놀 기회, 학습할 기회, 취업할 기회, 결혼할 기회가 많은 도시가 될 것이다.” -광주 인구도 조만간 140만명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과거엔 매년 전남에서 유입된 청년이 광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수도권으로 취업을 떠났다. 하지만 지금은 전남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면서 광주로 유입되는 청년도 줄고, 덩달아 광주의 인구유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광주에서 타지로 떠나는 사람은 비슷한데 들어오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다.” -인구가 줄면 ‘백약이 무효’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출생률을 높이고 일·가정 양립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제는 도시 정주인구보다는 도시 이용인구, 도시 관계인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쇼핑·일자리·비즈니스의 도시, 특히 고부가 서비스 산업이 융성하는 도시가 되면 광주도 이용 인구·관계 인구가 늘 것으로 생각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 과정에서 거의 매일 무안공항을 찾았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광주도 최근 가뭄과 홍수, 폭염을 겪어 봤지만 요즘엔 자연재난과 사회적 재난이 일상화돼 버린 느낌이다. 특히 사회적 참사는 누군가의 부주의 또는 잘못이 있어서 일어나는 게 대부분이다.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이 지금 밝혀지지 않아서 책임을 어디에 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원인이, 잘못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잘못이 있었는지, 그 잘못에 대한 명백한 규명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지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요즘 무안국제공항 폐쇄 장기화에 대비해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 취항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어딘가에 호남 관문 공항을 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안심하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안전한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과제는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안전한 호남 관문 공항’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해선 정부와 전남도, 우리 광주시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내선인 광주공항에 국제선이 취항할 수 있을까. “아직 시민들 전체의 의견을 묻지는 못했지만, 현재 지역 관광업계와 일부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광주공항에 임시로 국제선을 취항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어 조만간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시민의 요구를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만큼 저도 좀더 고민해서 제주항공 참사 49재인 오는 15일이 지나면 무언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5·18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올해 45주년 5·18 행사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올해가 어쩌면 대통령을 새로 뽑는, 민주정부를 새롭게 구성하는 시기일 수도 있는 만큼 45주년 5·18 행사를 ‘계엄을 이겨내고 새 정부를 선출하는 성과를 담아내는’ 민주주의 대축제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시작되는 민주주의 대축제는 5·18 반세기가 되는 오는 2030년 50주년 행사를 통해 완성형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조만간 광주에 더현대를 비롯한 3개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은 마련되고 있는지. “이미 복합쇼핑몰상생발전협의회가 구성됐고 오는 7월쯤 상권영향평가 용역 결과가 발표되면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복합쇼핑몰 때문에 소상공인이 어려워진다’고 예단하는 데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어려워질지 좋아질지는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과 토론을 통해 실증을 해 봐야 할 문제다. 물론 복합쇼핑몰과 별개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책은 마련할 것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은 5·18을 겪은 광주시민에겐 악몽이었다. 비상계엄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나. “12·3 계엄은 민주주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으로, ‘민주주의 제도의 허약함’을 드러내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국회와 국민들에 의해 곧바로 치유되기는 했지만 이 허약한 민주주의 제도를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 계엄을 국회에 보고하고 추진토록 하는 계엄 사전보고제라든가, 누구든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입법하는 것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이번 계엄을 극복하는 데 원동력이 된 광주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담는 것도 절실하다. 앞으로 새로운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 그 정부가 주체가 돼 제·개정에 나서 주기 바란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부지는 최종 결정이 됐는지. “김대중컨벤션센터 대각선 방향인 제1주차장 부지는 더 좋은 후보지가 있음에도 5·18단체를 포함한 여러 관계자와 소통이 충분치 않아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가 급증하면서 멈춰 있지만 지금은 최선의 선택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맞닿아 있는 5·18자유공원의 경우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사업 부지가 바뀌는 것은 분명하다.” -국토부에서 광주 산정지구에 1만 4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개발하는 데 대한 입장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확신한다. 저는 2021년 2월 발표 때부터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 광주에 필요한 주거 형태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이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산정지구 1만 4000가구를 모두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면 대찬성이다. 인허가권이 국토부에 있지만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광주의 주거 정책 현실을 설명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할 계획이다.” -시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유족들이 헌신적으로 사고를 수습한 우리 공직자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 비상계엄 사태를 막아 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광주가 대한민국을 구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영원한 이별의 아픔 속에서, 또 한 분은 계엄을 이겨 낸 승리의 순간에 말씀하신 것이지만, 저는 ‘광주시민 모두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광주를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어 준 시민 그리고 공직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한국관광산업 진단과 전망…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제2회 관광상생포럼’ 개최

    한국관광산업 진단과 전망…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제2회 관광상생포럼’ 개최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연말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HJBC 광화문점 컨퍼런스룸에서 대한민국 대표 관광전문가들과 함께 ‘2024년 관광산업진단과 2025년 전망’을 주제로 ‘제2회 관광상생포럼’을 개최했다. 좌담회는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김형우 원장(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의 사회로 김철원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고황명예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다. 이어진 토론에는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대학원장(전 한국관광학회 회장), 김병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사무처장,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함께 했다. 김 원장은 “지난 시간을 진단하고 새 희망을 찾는 시점 이상으로, 당장 관광산업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전략과 혜안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관광산업은 최근 5년 사이 코비드의 시련, 계엄 파동,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잇따른 악재로 K브랜드의 공든탑 마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면서 “당장 기후위기, 경기침체기 정책 대응 등 당면한 현안 또한 첩첩산중”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성적을 매겨본다면.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 원장 :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한 해 대한민국 관광산업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4년 우리 관광의 성적표를 매겨 본다면. 김철원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고황명예교수 :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 줄 수 있겠다. 국제관광시장은 2024년까지 2019년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세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지난해 9월 통계 자료를 보면 글로벌 관광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 했다. 특히 중동지역이 130%의 성장률을 보였는데 굵직한 국제회의 유치-개최 등의 성과에 따른 것이다. 2019년 대비 글로벌 관광시장은 회복률이 87.1%, 미주 지역은 97%,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85% 정도를 회복했다. 그중 우리가 63%(9월 말 기준) 정도인데, 10월 기준 방한 외래관광객이 1373만 명으로, 2019년 대비 약 78%의 회복률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도 관광산업의 회복과 성장을 위해 예산을 증액(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조 3664억 원)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더불어 한류, 스포츠, 미용 등을 접목한 K-관광콘텐츠 육성 등으로 관광의 질적 향상도 도모했다. 또 관광업계에 대한 재정지원과 규제 혁신의 노력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일련의 정책들은 혁신성과 다양성 부족, 시장체감도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불황으로 해외여행 수요감소, 국제관계 변화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환율, 항공권가격상승 등 가성비 부족한 관광지가 된 것도 요인이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대학원장 : 평소 학점도 좀 잘 주는 편이어서 85점 정도 주겠다. 어렵지만 우리 관광이 코로나 이후에 그래도 회복의 단계들을 꾸준히 밟아가고 있다. 당초 방한 관광객 2000만명 정책적 목표는 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2019년 수준(1750만명)은 달성할 수 있었는데 도중의 변수들로 1600만명 정도 가는 것 같다. 다만 더 장기적이고 더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을 세워서 잘 추진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언급하신대로 코로나 이후 세계 관광 시장이 재편되는 시기에는 선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선점의 노력을 사실 좀 빼앗겼다고 본다. 예를 들면 중동 지역이 올림픽 등을 계기로 과감한 노력을 펼치며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20~30% 성장을 이뤘다. 일본의 경우도 국가가 관광진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을 지역 문제, 고령화,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사회적 아젠다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사무처장 :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바운드관광이 코로나 이전 대비 회복률이 좀 늦은 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최근 출입국 통계를 참고해 수요 예측을 해보니 90% 이상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9년 1750만명, 지금이 1600만명 정도로 나오는데, 국내 호텔 가격이 2019년 대비 거의 2배 가량 올랐다. 룸 가격이 비싸졌는데도 방 점유율은 아주 높다. 인바운드 수입으로 보면 2019년 대비 더 낫다. 결국 질적인 관광이라는 게 적정 가격을 받는 것이고 보면, 우리 관광이 질적인 도약을 이미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따라서 2019년 대비 요즘은 저가 덤핑 관광이 사라졌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90% 정도 회복했고, 그래서 90점을 주겠다. 류광훈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 : 냉정하게 보면 80점 정도 줄 수 있다. 2019년 대비 방한객을 월별로 끊어서 대비 분석해보면 많이 회복했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9월의 경우는 2019년 보다 더 높게 나온다. 아웃바운드도 그냥 예전 추세와 비슷하다. 긍정적인 게 인바운드의 경우 미주 유럽 등 원거리 내방객이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 통계를 2024년 10월까지만 놓고 보면 2019년 10월 대비 미주에서는 27.5%가 늘었다. 중동 걸프만 국가들도 15%, 유럽은 5.9%가 늘었다. 오세아니아 30%, 아프리카도 20%가 넘는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시장 다변화가 이제 이루어지는 셈이다. 그동안 노력의 성과라고 볼수도 있지만 그 노력의 실체는 좀 살펴봐야 한다. 문제는 우리의 메인시장이 아시아 국가라는 점이다. 인접국 중·일을 빼고 동남아 지역국가 관광객의 방한 실적이 참담하다. 비자문제가 있었던 태국의 경우 2019년 대비 43.7%가 감소했고 말레이시아도 20% 이상 떨어졌다. 우리의 출입국 정책을 짚어 봐야 할 상황이다. 김형우 원장 : 종합적으로 75점을 주겠다. 2024년은 코비드의 상흔을 떨치고 산업 전반이 정상화 되어가는 이른바 리셋의 시대가 펼쳐졌는데, 결과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과도 적지 않다. 2024년은 K컬처가 지속됐다. 특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 한류 콘텐츠의 힘을 이어갔다. 앞선 분석들처럼 내방객의 국적 다변화도 성과다. 인바운드 관광객 증가는 K컬쳐 등 한류 콘텐츠와 업계 고군분투의 결실이다. 하지만 코비드로 인한 산업 생태계 파괴의 복원이 70% 정도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체감이다. 여기에 외생적 요인까지 겹쳤다.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 장기 경기 침체기에 만난 뜻밖의 계엄령 사태와 탄핵정국 등은 치명적이다. 고물가 등에 따른 가성비 부족한 관광인프라 극복도 과제다. 이럴땐 비교우위의 창의적이고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뻔한 수준의 단기적 이벤트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울러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건전재정’이라는 관성적 프레임에 갇힌 정책으로는 현실을 타개 할 수 없다. 올해 국내 관광산업은 어떻게 전망하나.김형우 원장 : 2024년의 다사다난했던 충격을 떠앉고 맞이하는 2025년 대한민국관광산업 어떻게 전망하나. 김철원 교수 :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불확실성, 환율, 국내정세불안정, 국내경제침체, 국가이미지실추 등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 그럼에도 글로벌 이슈와 트렌드를 소화해나가며 전반적으로 잘 해쳐 나갈 것으로 본다. 향후 대한민국 관광을 위한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단연 미식여행, K팝과 팬덤관광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로컬리즘, 워케이션, 스포츠관광, 가족관광, 등산및 캠핑관광, 럭셔리관광도 전망이 밝은 분야다. 이훈 원장 : 상반기는 대내, 대외 영향으로 전반기 국민의 해외 여행과 외국인의 국내 여행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대외환경에 따른 인바운드는 미중 갈등의 지속과 트럼프대통령 초기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대외 환경이 경직될 가능성이 높다. 대내환경과 인바운드를 고려해보자면 계엄 사태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의 하락으로 상반기 인바운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탄핵결정 여부에 대한 불안정성 역시 마찬가지다. 아웃바운드도 계엄사태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성과 경제상황의 악화는 해외여행을 위축 시킬 가능성이 높다. 2025년은 상반기를 잘 견뎌내고, 중기 이후 대내외 환경의 변화에 따라 관광회복 및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김병삼 사무처장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국제관광의 변화도 예상된다. 4년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이 예상 되는데 이에 따라 시베리아 노선의 복원으로 유럽가는 운항시간 단축에 따른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글로벌관광활성화의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정책과 대중 압박 정책으로 중국과 동남아 화교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이들 지역의 해외여행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개최된다. 원거리 관광객들의 한국 경유 관광 특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류광훈 선임연구원 : 외래관광객 방한 전망은 밝다. 특히, 중국의 무비자 입국조치에 대응으로 중국관광객 대상 출입국 제한을 완화할 경우 그 효과가 기대된다. 동남아 지역의 경우 K-ETA(전자여행허가제)의 적용여부에 따른 변화가 예상된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 여객기 사고와 같은 부정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 출입국 제도의 완화가 필요하다. 2024년의 상황이 유지될 경우 외래관광객 입국은 1800만 명 정도를 예상할 수 있겠다. 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 개최효과 확대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2025년은 우리 국민 해외여행객 3000만 명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정정불안정이나 환율 급등의 해소까지 성장세는 둔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우 원장 : 연이은 악재의 무거운 분위기속에 새해를 시작하는 상황이라 기대만큼 성과가 클 수는 없을 것이다. 2025년 사회적으로는 초고령화와 소비양극화(프리미엄과 가성비), 개인주의(워라벨, 나홀로여행, 워케이션), 체리슈머(공동구매), 기술적으로는 인공지능과 SNS, 경제적으로는 3고(고금리, 고환율, 고유가), 환경적으로는 그린슈머(친환경, ESG), 정치적으로는 탄핵과 대선, 트럼프식 보호무역, 글로벌 정세 불안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눈앞의 과제, 계엄사태에 따른 탄핵정국의 빠른 종식이 급선무다. 그 혼란이 길어진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소비활동, 특히 여행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우리의 만성 경기침체는 소비부족으로, 기후위기 확대는 일상활동 제약으로 이어져 관광 활성화에 어려움을 줄 전망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는.김형우 원장 : 그렇다면 우리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한 나름의 해법들을 제시한다면. 김철원 교수 :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 극복을 위해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여행지 대한민국’ 글로벌 캠페인 전개도 필요한 때다.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대응도 빼놓을 수 없다. 더불어 AI기반 관광데이터 분석 등 기술활용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차별화된 관광콘텐츠 개발이 우선이다. 한류콘텐츠를 활용한 독창적이고 체험적인 관광프로그램개발, 한국의 자연환경과 전통의학을 결합한 웰빙과 힐링 중심의 관광상품확대, 지역 특화 콘텐츠 등도 강화되어야 한다. 정책, 제도적 지원도 함께 따라야 한다. 외국인 투자촉진, 비자 발급 간소화 등 규제완화로 관광객 유입장벽을 왼화시켜야 한다. 이훈 원장 : 우리 관광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추세였으나 계엄사태가 초래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정책차원에서는 정부가 관광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책과 예산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인력차원에서는 단기적인 단순직무 외국인력 유입(E-9) 보다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고등학교와 대학의 관광인력 양성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관광학과 유학생을 전문인력으로 취업기회를 확대하는(E-7)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관광테크기업 육성도 중요한데, 새로운 관광테크기업 양성으로 관광산업생태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연구소와 기업을 결합하여 ‘관광 R&D’를 육성하고 새로운 스타트관광기업 육성을 장려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관광객수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관광효과가 지역에 갈 수 있도록 지역주민주도의 관광정책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김병삼 사무처장 : 우선 내국인의 국내관광은 호텔, 음식, 관광지 등 인프라가 일정수준의 서비스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면 외면당한다. 특히 청결도는 매우 중요하다.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 특히 해외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프리미엄 국내관광상품이 필요하다. 방한 외국인 관광시장은 이미 싸구려 관광상품을 한국시장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는 만들 수 없는 구조다. 물가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동남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의 관광물가 수준을 고려하여, 지불여력이 있는 관광객 대상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류광훈 선임연구원 : 방한 관광의 출입국 장애요인, 비자 및 K-ETA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의 관광매력도 향상, 수용여건 개선을 통한 관광객의 지역방문 유도도 필수다. 지역에서는 외래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식음, 즐길거리 등이 아직 부족하다. 지방공항의 관광객 유치여건 또한 개선해야 한다.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확대, 노선 확충이 필요하다. 지역의 관광산업 역량 강화도 필수다. 지역중심의 관광상품 개발을 이룰 수 있는 인력과 사업체 육성이 중요하다. 또한 관광과 관련되는 사업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토대로 지역 관광발전전략이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종합정책의 위상으로 관광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도시계획, SOC계획 등 지역의 발전정책 전반에 관광이 고려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역 관광객 유치역량과 매력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국가관광전략회의도 위상과 기능이 보완이 되어야 한다. 김형우 원장 : 우선 큰 틀에서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만한 담대한 비전, 전략, 아젠다가 필요하다. 관광전반을 큰 시야, 전략적으로 리드해가는 컨트롤타워 부재도 문제다. 국가전략회의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기능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행복산업인 관광은 그 융복합 영역이 무척 넓어졌다. 주무부처인 문체부 말고도 복지부, 환경부(산림청), 행안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토부, 국방부 등이다. 이들 부처가 실제적인 관광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관광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더불어 관광을 정부 내에서 종합적, 효율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강력한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 공생의 마인드 발휘도 절실하다. 연계관광 활성화는 지역 관광 매력 증진,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다. 광역단체를 뛰어 넘는 과감한 연대가 필요하다, 이미 조선 8도 우리의 행정구역은 600년이 넘은 유물이다. 지역브랜드를 통한 유니크 하고도 매력 있는 킬러 콘텐츠 발굴도 필수다. 케이블카, 전망대, 짚라인, 야간경관 등 이제 개성 없는 붕어빵은 그만 구워야 한다. 다운사이징 경제에도 적응해야 한다. 1%대 경제성장률 시대, 당분간 우리 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기본적으로 경제의 규모와 여력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무조건 많은 수의 관광객 유치, 큰 규모의 축제 이벤트에만 매달리는 희망 고문은 낭비다. 지자체 여건에 맞는 선택과 집중이 더 중요한 때다.
  • “어디든 왕복 4시간”…14만원에 ‘초음속 비행’ 가능해진다

    “어디든 왕복 4시간”…14만원에 ‘초음속 비행’ 가능해진다

    2003년 콩코드 여객기의 마지막 비행 이후 사라졌던 초음속 항공기 시대가 다시 열릴 전망이다. 미국의 항공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이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어디든 단 4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항공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붐 슈퍼소닉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모하비우주공항에서 실시한 초음속 시제기 XB-1의 12차 시험비행에서 처음으로 음속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륙한 지 11분 30초 만에 1만 668m 상공에서 마하 1.122(시속 1377km)로 비행하며 음속을 넘어선 것이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항공기가 초음속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년 초음속 여객기 상용화 목표붐 슈퍼소닉은 2030년까지 최대 속도 마하 1.7(시속 2080km)로 비행할 수 있는 60~80석 규모의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여객기 순항 속도의 약 2배에 달하며, 뉴욕-런던 노선을 약 3시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붐 슈퍼소닉의 CEO 블레이크 숄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어디든 왕복 4시간 이내에 이동하고, 100달러(약 14만원)만 내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일본항공 등 세계 주요 항공사가 130대 이상의 오버추어를 사전 주문한 상태다. 콩코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전략 콩코드는 1976년부터 2003년까지 초음속 여객기 시대를 열었지만, 높은 운영 비용과 소음, 2000년 발생한 대형 참사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당시 탑승권 가격은 일반 민간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보다도 비싼 약 1만 5000달러(약 2180만원)에 달했으며, 이륙 시 발생하는 강력한 소닉붐(105dB)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붐 슈퍼소닉은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먼저, 차세대 초음속기 오버추어는 친환경 항공연료(SAF)를 사용해 기존 제트기 대비 탄소 배출을 100% 줄일 계획이다. 또 X-59 등과 같은 기술을 접목해 초음속 비행 시 발생하는 소닉붐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록히드 마틴도 소음이 적은 초음속기 X-59를 개발하고 있다. 이 기체는 기존 초음속 여객기의 소닉붐(105dB)보다 훨씬 낮은 75dB(자동차 문을 닫을 때 나는 소음 수준)로 소음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초음속 여행 시대, 현실이 될까? 현재 초음속 여객기 시장의 최대 과제는 안전성, 운영 비용, 소음 규제다. 붐 슈퍼소닉은 초음속 비행이 더 이상 부유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 발전을 통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대 중반까지는 초음속 여객기가 상업 운항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과거 콩코드의 실패를 딛고, 붐 슈퍼소닉이 초음속 항공 시대를 다시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제주항공 참사 한 달, 설날 떡국 오른 차례상…통곡의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한 달, 설날 떡국 오른 차례상…통곡의 무안공항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째이자 설날인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에 슬픈 차례상이 차려졌다. 설 떡국부터 각종 전까지, 여느 때 같았으면 온 가족이 둘러앉았을 명절 상차림은 희생자들의 영정이 놓인 차례상이 됐다. 먼저 떠난 가족에게 술을 올리는 유가족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부터 차례상 음식을 준비한 유가족은 10여명씩 줄을 지어 2번 절을 했다. 유가족이 차례를 마친 후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차례상 앞에서 “고인 179위 영전에 맑은 술과 음식을 올리오니 흠향(歆饗)하시옵소서”라고 말하며 묵념했다. 참사 한 달이 지났지만 유가족은 여전히 환하게 웃는 고인의 영정을 보며 절을 하는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가족의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통곡하는가 하면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애써 눈물을 참는 이도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와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뚝딱 비울 것만 같았던 자식도, 설날이면 덕담을 나누던 부모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슬픔에 음복조차 제대로 하는 이도 없었다. 차례를 마친 유가족은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대신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이날 오후에도 희생자의 친인척들이 무안공항을 찾아 눈물로 차례를 지냈다. 이후 유가족도 떡국을 먹고 서로 세배를 나누면서 남은 설 명절을 보냈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참담하다.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 명절 분위기가 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서로 모여서 합동으로 차례를 지내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내달 15일 예정된 49재 이후 광주에서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본격 시작된 ‘분석의 시간’한편 참사 직후부터 현장에서 이뤄진 초기 현장 조사는 지난 20일부로 마무리됐다. 꼬리날개와 엔진을 비롯한 동체 잔해 등도 모두 정밀 조사가 가능한 별도 장소로 옮겨졌다. 이제는 그간 확보한 정보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분석의 시간’에 접어든 것이다. 향후 조사는 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기 엔진 손상이 어떻게 랜딩기어 미작동과 블랙박스 기록 중단으로 이어졌는지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가 충돌한 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는지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항공안전 담당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사고 조사와 별개로 공항 시설과 항공사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광장] 정치 실패로 대선, 그래도 돈 버는 여야

    [서울광장] 정치 실패로 대선, 그래도 돈 버는 여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구속 등으로 올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변수로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있다. 대선을 치르면 여야의 재산은 또 늘어난다는 것이다. 선거공영제에 따라 선거비용을 국가, 즉 세금을 내는 국민이 부담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에 일상 운영을 위한 경상보조금을 분기별로,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해엔 선거보조금을 준다. 선거를 치른 뒤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때 쓴 비용을 보전해 준다. 선거에 쓰라고 미리 주고, 선거 때 썼다고 또 준다. 일정 부분 겹치는 ‘이중 보전’이다. 선관위가 2013년 선거비용 보전에서 선거보조금을 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냈지만 외면당했다. 20대 국회에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는 아예 발의도 없었다. 지난해 5월 30일 시작된 22대 국회도 지금까지는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온 국민의 꿈인 ‘건물주’다. 지상 10층 규모의 여의도 당사를 민주당은 2016년 9월 193억원에, 국민의힘은 2020년 10월 480억원에 사들였다. 양당 모두 비용의 80%를 은행에서 빌렸다. 민주당은 대출금을 다 갚았고, 국민의힘은 100억원가량 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19대 대선이 치러졌던 2017년 선거보조금(421억원)과 선거비용 보전으로 1646억원이 정당들에 지급됐다. 민주당이 595억원(보조금 124억원),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450억원(120억원)을 받았다. 20대 대선에는 총 1292억원(465억원)이 지급됐는데 민주당은 656억원(225억원), 국민의힘이 589억원(194억원)을 각각 받았다. 21대 대선을 치르면서 양당이 100억원 이상의 ‘선거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대선은 여야의 정치 실패가 낳은 참사다. 국가 간 불평등을 연구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론 아제모을루 MIT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일도 타협하지 못하는 두 정당은 한국 위기의 뿌리”라고 꼬집었다. ‘정치 4류’(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평가도 과찬이다. 현 정국은 금융계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극단적 상황을 가리키는 ‘블랙 스완’ 같은 사건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아직 신흥국 취급을 받은 우리나라는 기존 리스크도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상황과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원달러 환율이 그렇게 말한다. 환율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지난해 12월 27일 1486.7원까지 올랐다. 148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 등 정치적 원인으로 인한 상승폭을 30원으로 추정했다. 환율이 크게 출렁이는 것도 문제다. 통상 하루 변동폭이 10원 미만인데 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은 41.5원이었다. 이후 지난 17일까지 거래일 31일 가운데 절반(14일)가량의 변동폭이 10원을 넘었다. 이런 출렁임에는 수출·수입 계약환율을 정하기도, 대내외 투자 시점을 잡기도 힘들다. 투자 등을 결정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경제는 어려워진다.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나오면서 만병통치약처럼 전 국민 지원금이 언급된다. ‘전 국민’이니 국회의원도 받을 것이다. 국회의원은 지난해 세비로 1억 5690만원을 받았다. 올해는 감액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도 2.0% 올려 1억 5996만원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 4405만원(2023년 기준)의 3.6배다. 국민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입법·특별활동비, 출장비, 유류비 등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도 지원받는다. 세금으로 월급 주는 보좌진은 9명이나 채용할 수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해 4월 의원실 운영비 9700만원, 보좌진 월급 5억 6000만원 등 국회의원 1명당 연간 8억 1403만원의 예산을 쓴다고 분석했다. 각종 특혜를 없애겠다는 정치권의 읍소는 철저히 선거용에 그쳤다. 정치 실패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지금. 최소한의 양심은 작동해야 하지 않겠나. 전경하 논설위원
  •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3곳 강력 반발… 사업 추진 시작부터 난항[이슈 & 이슈]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3곳 강력 반발… 사업 추진 시작부터 난항[이슈 & 이슈]

    입지 선정에 문제없는가후보지 3곳 모두 경기 남부에 위치지하철 등 교통인프라도 많이 부족인천·김포공항보다 많은 시간 걸려후보지 주민들 반대 이유화성 “수원 군공항 이전 위한 꼼수”평택, 면적 38% 비행안전구역 묶여이천도 소음·개발 억제 문제로 반발경기도는 지난해 11월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 3곳을 선정했다. 용역 결과 경기국제공항이 잠재 여객 수요와 첨단산업 항공화물 증가로 경쟁력이 충분하며 수도권 기존 공항 한계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경기도는 2040년 인구가 1479만명까지 늘어나고 인천국제공항·김포국제공항 이용객의 약 34%가 경기도민임에도 도내 공항이 없어 공항까지 가는 데 평균 1시간 22분이 걸리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공항이 필요하다고 9일 밝혔다. 또한 경기도에는 항공화물 운송이 적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이 집중돼 있어 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항공 수요 분석 결과 2035년 공항 개항을 기준으로 30년 후인 2065년에 여객 1755만명, 화물 35만t 이상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올해 유치 신청을 받은 뒤 최종 후보지를 확정하고 국토교통부에 공항 건설을 건의할 계획이다.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발표 이후 후보 지역의 반대 여론이 심상치 않다. 특히 화성에서는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구성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국제공항이 수원 군공항 이전과 무관한 순수 민간공항 건설이라고 하지만 화성 주민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국방부가 2017년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발표해 군공항 이전의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앞서 국방부는 2017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현재 군공항으로부터 약 30㎞ 떨어진 간척지인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지만 화성시의 반대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범대위는 후보지 발표 이후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화성 간척지’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범대위 이상환 상임위원장은 “수원 군공항을 다른 지역을 옮기려는 꼼수”라며 “소음 피해가 가중되고 비행장 안전구역에선 건축물 높이가 45m(15층)로 제한돼 이제 갓 출범한 화성특례시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성시의회도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반대 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하고 화옹지구의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영수 특위위원장은 “경기도의 첨단산업 중심의 공항경제권 구축 공약은 사탕발림으로 시민을 현혹하는 것이고, 지역 간·시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끝까지 공항건설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평택시와 이천시 역시 고도제한에 따른 개발 억제와 소음 등의 문제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평택의 경우 주한미군기지가 있어 구도심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전체의 38%가 군사기지법에 따른 비행안전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팽성읍, 서탄면 등은 90% 넘는 지역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화성과 달리 평택과 이천 지역민들은 아직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전 부지에 살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은 화성 지역과 마찬가지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국제공항 추진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5단계 건설계획과 중복 투자 우려를 없애는 것도 과제다. 국토부 상위 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사전·예비타당성조사 등 사업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전국에 15곳의 공항 중 10곳의 공항이 적자다.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난 무안국제공항과 여수, 사천, 원주공항은 자본잠식 상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앞으로 가덕도신공항, 새만금신공항 등 9개 공항의 신설이 확정됐다. 박명원(국민의힘·화성2) 경기도의원은 “수도권에 이미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이 있고 남쪽으로 청주공항이 있는데, 또 국제공항이 필요한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이전 부지 3곳 모두 경기 남부에 있는데 지하철 등 교통인프라가 부족해 (이전 후보지까지) 거리는 가깝지만 인천, 김포공항 가는 것보다 더 걸린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지역공항들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여론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4분 전 조종사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메이데이(긴급상황) 신호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선정 철회를 강하게 요구해 온 화성시와 범대위는 철새 도래지인 화옹지구에 공항을 짓는 것은 제2의 무안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화성호 인근은 환경부가 조사한 전국 200곳의 철새도래지 중에서도 상위 10% 안에 들어갈 정도로 개체수가 많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다. 철새 종류도 많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과 상관없이 철새들이 찾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달 8~10일 동안 화성호를 끼고 있는 남양만 지역에서 관찰된 조류는 1만 4549개체로, 무안공항 인근보다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을 끼고 있는 무안군 현경면·운남면 지역에선 같은 기간 7465개체가 관찰됐다. 이 위원장은 “화성호는 철새 중간 기착지로, 이곳에 공항을 추진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거론되는 만큼 화성 화옹지구에 공항이 추진될 경우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안공항의 운항 횟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로 전국 공항 중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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