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시인 박해석 시집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시인의 땀과 눈물 물씬/독자 큰 호응… 발간 1주일 만에 재판 돌입/소시민·밑바닥인생에 따뜻한 시선 담아
최근 출간된 박해석(45)시집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민예당 펴냄)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국민일보 문학상」 2천만원 고료 시부분 당선작들을 묶은 「눈물은…」은 시집으로서 초판 발간 1주일만에 2쇄를 찍는 등 독자들의 큰 반응을 얻고 있다.이같은 결과는 시쓰기에 뜻을 둔지 30여년 만에 문단에 늦깎이로 등단한 시인의 아픔과 고뇌가 아름다운 결정으로 맺혀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리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더 이상 바랄 아무런 것도 없이/우리가 한몸이 되기 위하여/우리는 서로의 피를 나누어 가질 수밖에/그보다 먼저 예행연습하듯/서로의 조바심으로부터 마음을 빼앗기 위해/응,응,그래,그래,마음을 덮치는 수밖에/그때 남루의 옷자락이 한켠으로 벗겨지면서/봉긋 솟은 알몸의 마음을 서로 부둥켜 안는 수밖에/숨이 끊어질 때까지 마음에 젖꼭지 물리고 빨리는 수밖에』(「마음을 덮치다」)소시민과 밑바닥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시편들에서는 어려웠던 지난 시절 시인의 땀과 눈물이 물씬 묻어난다.박씨는 고교시절부터 문재를 날려 68년 경희대 국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어린시절 부친을 여읜 가정형편상 1년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군에 다녀온후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그 이후 여러 잡지의 편집장을 전전하면서 시를 버렸고 생활에 함몰당했다.
대학친구인 정호승시인이 첫시집을 낼때 유명한 발문을 써서 한동안 문단에도 알려졌으나 자신은 『발문이나 쓴다』는 자괴감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시를 버렸다.지난 89년 몸을 다쳐 두달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박씨는 자신에 대한 심한 모멸감과 반성으로 다시 시를 적기 시작했고 그것이 등단의 바탕이 됐다.
『그동안 많은 것을 떠나보내고 흘려보내고 잃어버렸다.그러구러 기쁨 보다는 슬픔과,즐거움 보다는 괴로움을 동무삼아 살아왔다.분노와 좌절을 느낄 때마다 마지막 기댄 곳은 시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한 시인은 『내 시가 요란하고 화려하기 보다는 겸손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