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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비용 60조원 돌파… 탄약 값만 절반 넘어선 미군의 ‘이란 전쟁’ 영수증 [밀리터리노트]

    총비용 60조원 돌파… 탄약 값만 절반 넘어선 미군의 ‘이란 전쟁’ 영수증 [밀리터리노트]

    한 달 새 7조 8000억 급증… 미군 전쟁 비용 60조 원 넘어서미군의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누적 전쟁 비용이 60조원을 돌파하며 미국의 재정적·군사적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가 의회에 제출한 최신 추산치에 따르면 전쟁 시작 이후 지난 3일까지 투입된 미군의 전쟁 비용은 총 436억 달러(약 60조 53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 의회예산국(CBO)이 지난 8월 1일 기준으로 발표했던 380억 달러(약 52조 8000억원)에서 불과 한 달여 만에 약 7조 8000억원이 급증한 규모로, 전쟁의 강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매달 막대한 비용이 추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가 요격 미사일 폭증… 전체 비용 절반 넘은 탄약값 이 같은 비용 폭등의 결정적 원인은 방어용 요격 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고가의 탄약 소모로, 탄약 관련 비용은 한 달 새 217억 달러에서 281억 달러(약 39조원)로 60억 달러(약 8조 3300억원) 이상 늘어나 전체 전쟁 비용의 절반을 훨씬 넘어섰다. 특히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응해 패트리엇과 사드(THAAD) 체계에서 발사되는 첨단 요격체가 대량으로 쓰이면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에서는 요격체 비축량이 심각한 위기 수준으로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과 대치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동맹국들까지 방어용 미사일 부족에 시달리며 서방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실정이다. 기지 피해 복구액 제외에도 막대한 손실… 정치적 악재 예고 단순 무기 소모 외에도 인명 및 시설 피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상당하여 국방부 집계 기준 미군 사망자는 18명, 부상자는 830여명에 달한다. 또 이란의 공습으로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내 미군 기지 수백 곳의 구조물이 파손됐으나 해당 기지 복구 비용은 이번 추산에서 제외돼 실제 재정적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전쟁 비용의 가파른 증가와 인명 피해, 유가 불안 및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전쟁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져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집권당에 치명적인 정치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바르샤바 2~3일 안에 사라질 것”…푸틴 최측근, 폴란드에 강력 경고한 이유 [이슈분석+]

    “바르샤바 2~3일 안에 사라질 것”…푸틴 최측근, 폴란드에 강력 경고한 이유 [이슈분석+]

    러시아와 폴란드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의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 외신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크렘린궁 보좌관이 폴란드를 공개적으로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가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에 돌입할 경우 우리는 가용한 모든 전력과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바르샤바(폴란드 수도)는 이틀이나 사흘 안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을 동원할 것인지 특히 핵무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파트루셰프의 이 같은 경고는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 발언에 대한 러시아의 응답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코르스키 장관은 12~1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얄타유럽전략회의에서 “만약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할 경우 매우 빠르게 격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우리를 공격하고 우리가 봐주는 것 없이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면 아주 빠르게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나토의 공군력을 언급하며, 유럽 회원국들은 약 2500대의 군용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파트루셰프는 시코르스키 장관의 러시아 군사력 분석이 ‘아마추어적’이라고 일축하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군사적 잠재력을 완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트루셰프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KGB 시절부터 푸틴과 함께 일한 오랜 동료로 크렘린궁 이너서클의 핵심이자 외교·안보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편 폴란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적, 정치적 지원국 중 하나다. 실제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전차 및 장갑차와 MiG-29 전투기, 자주포 등을 대량 지원해왔으며 서방 국가들이 보낸 군수물자의 통로 역할도 수행해왔다. 특히 폴란드는 국경을 따라 대전차 장벽, 콘크리트 구조물과 방벽, 도로 차단 시설, 요새 구조물, 철조망 등을 설치해 러시아군의 진격을 차단하기 위한 동부 방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대한민국 방산업계와도 연관성이 깊다. 폴란드는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두 무기는 국경을 뚫고 진격하는 적의 기갑부대를 타격하고 저지하는 보복 및 방어의 핵심 축이다. 동부 방패가 말 그대로 방패라면 K2와 K9은 그 뒤에서 적을 섬멸하는 강력한 창인 셈이다.
  • “한국 땅엔 핵기지 없이”…김성한이 다시 꺼낸 ‘바닷속 전술핵’ [배틀라인]

    “한국 땅엔 핵기지 없이”…김성한이 다시 꺼낸 ‘바닷속 전술핵’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지상 재배치하는 대신, 미군 잠수함의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CM-N)을 한반도 주변에서 운용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김 전 실장은 잠수함이 지상 핵기지보다 생존성이 높고 국내 배치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며, 미국이 제한적 핵사용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대하는 최근 핵전략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다만 SLCM-N의 핵사용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고 한국 정부도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만큼, 향후 한미가 NCG 등 기존 확장억제 체계에서 이 전력을 어디까지 협의·활용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화하겠다는 뜻을 잇달아 밝히면서 미국의 대한국 확장억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다시 들여놓는 대신 미군 잠수함의 핵무장 순항미사일을 한반도 방어에 활용하자는 구상이 제기됐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5일 한미우호협회가 개최한 광화문열린포럼에서 미국이 개발 중인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CM-N)을 잠수함 등 해상 플랫폼에서 운용하는 방안이 한국에 유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0일 기고에서도 같은 구상을 제안했다. 이번 공개 포럼에서는 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할 필요성을 다시 제기했다. 전직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의 해상 비전략 핵전력을 한국 방어에 활용하는 방안을 공개석상에서 거듭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에 핵기지 안 짓고 핵전력 생존성 높인다김 전 실장이 해상 배치를 지상 재배치보다 유리하다고 보는 첫 번째 이유는 핵전력의 생존성이다. 지상에 핵무기를 저장하면 기지 위치가 노출된다. 유사시 북한의 탄도·순항미사일이나 특수전 전력, 무인기 등이 핵 저장시설을 노릴 수 있다. 반면 잠수함은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고정된 지상기지보다 선제타격으로 무력화하기 어려운 만큼 핵전력의 생존성이 높아진다. 한국에 별도의 핵무기 저장시설을 만들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방공·경계 전력을 집중 배치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국내 정치적 부담도 해상 배치론의 근거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올해 조사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에는 60.4%가 찬성했지만 자신의 거주 지역에 배치하는 데 찬성한 응답자는 35.4%에 그쳤다. 김 전 실장은 이런 ‘핵 배치 님비’를 지상 배치의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해상 비전략 핵전력은 미국 대통령에게 제한적 핵사용에 대응할 선택지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게 김 전 실장의 또 다른 논거다. 북한이 핵무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한 뒤 미국이 전략핵을 동원한 대규모 대응까지 나서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확장억제의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핵옵션을 늘려 이런 오판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美도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핵 옵션” 확대김 전 실장의 주장은 최근 미국의 핵전략 논의와도 맞물린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지난달 미 전략사령부 억제 심포지엄에서 대통령에게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인 핵 선택지”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핵전력이 커지면서 미국이 대응해야 할 핵위협도 다양해졌다. 콜비는 재래식 대응과 대규모 핵보복 사이에 대통령이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핵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비가 특정 무기를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김 전 실장은 이런 문제의식을 한반도에 적용할 수단으로 SLCM-N을 제시했다. 북한이 제한적으로 핵을 사용하면 미국의 개입을 막거나 전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핵 대응 선택지를 넓히자는 구상이다. 김 전 실장의 구상은 미국의 SLCM-N 전력화 계획을 전제로 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새로운 비전략 핵옵션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사업을 취소했지만 미 의회가 2024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개발을 되살렸다. 미 전략사령부는 올해 의회에 제출한 태세보고서에서 SLCM-N을 2032회계연도에 제한적으로 작전 배치하고 2034회계연도에는 초기작전능력(IOC)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 해군도 잠수함 탑재를 위한 발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이 거론한 해상 비전략 핵전력이 2030년대에는 실제 전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핵사용권은 美에…한국은 어디까지 관여하나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하려면 한미가 풀어야 할 쟁점도 있다. 최종 핵사용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이 갖는다. 다만 어떤 위기 상황에서 어떤 미국 핵전력을 한반도 방어에 투입할지를 두고 한국이 어느 수준까지 사전에 협의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한미는 핵협의그룹(NCG)에서 핵위기 협의와 핵·재래식 통합(CNI), 연습·훈련 등을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 6월 제6차 NCG에서도 양국은 북한 핵위협에 대비한 CNI와 핵위기 협의를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SLCM-N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활용한다면 기존 NCG에서 이 전력의 역할과 운용 상황을 어느 수준까지 협의할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국의 실질적 협의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미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미국 퍼시픽포럼 기고에서 미국이 저위력 핵옵션과 핵운용지침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NCG가 결과를 전달받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의 실질적인 협의 참여를 요구했다. 반대로 별도의 해상 핵전력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추가하기보다 현재의 NCG와 핵·재래식 통합을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술핵의 대북 군사적 효용과 새 핵전력 운용에 따르는 정치·외교적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전력 운용 부담도 쟁점이다. SLCM-N을 잠수함에 탑재하면 재래식 타격무기를 실을 공간이 줄고 핵무기 운용을 위한 별도의 훈련·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국에는 확장억제를 얼마나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지상에 전술핵을 두면 미국의 핵우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잠수함은 위치를 숨겨야 한다. 미국은 2023년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을 부산에 입항시켜 평소 위치를 숨기는 전략자산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확장억제 공약을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韓정부는 전술핵 재배치 반대…해상 운용도 정책 판단 필요김 전 실장의 구상이 실제 한미 협의 의제로 올라가려면 한국 정부의 정책 판단도 필요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미국의 전술핵도 우리가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히 제공받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의 발언은 미국 전술핵의 국내 재배치를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실장이 제안한 SLCM-N의 한반도 주변 해상 운용은 한국 영토에 핵무기를 저장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그렇더라도 미국의 새로운 비전략 핵전력을 한반도 확장억제에 포함하는 문제는 한미 양국의 정책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미국 정부도 현재 SLCM-N에 한반도 확장억제 임무를 부여하거나 한반도 주변에서 운용하는 방안을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이 추진 중인 것은 SLCM-N 자체의 개발과 전력화다. 김 전 실장은 SLCM-N 전력화가 끝난 뒤가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한반도 확장억제에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한미가 미국의 새 해상 비전략 핵전력을 기존 NCG와 한반도 유사시 운용계획에 어느 수준까지 연결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 北 무기 4종 ‘섞어쏘기’…韓은 1515억 ‘호혜적 경협’ 준비 [권윤희의 월드뷰]

    北 무기 4종 ‘섞어쏘기’…韓은 1515억 ‘호혜적 경협’ 준비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한 뒤 군사분계선(MDL) 국경선화와 대남 타격전력 증강에 나섰고, 최근에는 미사일·방사포·무인기를 함께 운용하는 복합타격 훈련까지 벌였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통일지향의 평화적인 두 국가관계’로 전환한다는 구상 아래 의료지원과 관광·철도·경제협력 재개에 대비해 사업과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인도지원은 정치·군사 상황과 분리하더라도 정부가 ‘호혜적’이라고 규정한 경협은 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북핵 조치 등 상응행동에 맞춰 개시·확대·중단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한국을 ‘적대적인 두 국가’의 상대방으로 규정하고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사실상 국경선화하는 한편 대남 타격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다 무인기·순항미사일·방사포·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하는 ‘섞어쏘기’ 훈련까지 벌였다. 한국 정부는 반대로 남북관계 복원을 전제로 의료지원과 관광·철도·경제협력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북한이 순항·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무인기 등 네 가지 무기를 한 번에 발사하는 합동 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공개한 14일, 통일부는 “대북 인도적 사업은 정치적, 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는 원칙을 갖고 (남북협력기금을 편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적대정책이 제도와 군사태세로 구체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세운 ‘호혜적 남북 교류협력’에 북한의 어떤 상응조치를 연계할지가 대북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적대적 두 국가’ 제도화…MDL 국경선화·타격전력 강화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이후 북한은 헌법에서 ‘조국통일’ 관련 표현을 삭제했고 이달 공개된 개정 노동당 규약에서도 ‘평화통일’을 지웠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등 과거 남북협력의 상징도 철거했다. 접경지역에서는 단절 기조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2024년부터 MDL 일대에 철책과 지뢰지대, 불모지를 조성하고 있다. 북한군은 신형 방사포와 자주포, 전술미사일 등 신규 무기체계의 접경지역 배치도 추진 중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의 전방 작전배치도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 미사일 발사도 이어졌다. 북한은 지난달 6일과 12일, 20일에 이어 이달 12일까지 최근 한 달여 동안 네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12일 발사는 올해 들어 13번째였고 한미일 정례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 종료 다음 날 이뤄졌다. 북한은 14일 이 발사가 장거리포·미사일 부대의 협동 화력습격훈련이었다고 공개했다. 공격무인기와 전략순항미사일, 대구경 방사포, 전술탄도미사일 등 네 종류의 타격수단을 함께 운용하고 ‘통합 화력 지휘체계’ 가동 절차를 숙달했다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이번 훈련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복합타격 전훈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속도와 비행고도, 접근 경로가 다른 무기체계를 동시에 운용해 한국군의 탐지·추적·요격 부담을 높이는 전술을 점검했다는 것이다. 관광·철도 ‘레디 투 고’…경협 예산 1515억원 편성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런 북한의 단절 기조와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적대적인 두 외국관계’를 ‘통일지향의 평화적인 두 국가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과 적대행위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접촉과 교류를 복원해 군사적 긴장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에는 ‘국민이 공감하는 호혜적 남북 교류협력’을 중점 추진과제로 담았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지난해 11월 준공된 평양 강동군 병원에 진단·수술·치료용 의료장비 166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의 인도적 제재 면제도 받아놓았다. 이는 통일부의 ‘4대 평화교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보건의료 협력 보따리’ 일환이다. 통일부는 관광과 철도, 경제협력도 남북관계 재개에 맞춰 바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원산갈마 평화관광과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연결, 광역두만개발계획(GTI) 연계 협력 등이 ‘레디 투 고’ 사업에 포함됐다. 경협 재원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올해 ‘기타 경제협력사업’ 본예산 1789억 2500만원 가운데 8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1억 6000만원으로 집행률이 0.09%에 그쳤지만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1515억 8400만원을 편성했다. 경협기반융자는 올해 590억원에서 1994억원으로 늘렸다.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은 1조 115억원 규모다. 기금은 실제 남북협력사업이 시작되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자금을 배정받아 집행한다. 통일부는 경협 예산을 남북 교류협력 재개에 대비해 미리 마련한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지원은 정치와 분리…경협에는 ‘호혜’ 원칙정부가 사업과 재원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대화가 열릴 경우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9·19 군사합의 복원과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을 추진하고 북핵 문제에서는 핵 활동 ‘우선 중단’을 거쳐 평화체제를 논의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것도 정부가 주목하는 기회다. 미국은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통일부는 북미대화 재개를 남북대화 복원의 계기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북한은 대화 재개 움직임과 별개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굳히고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지원과 경협 준비를 앞당기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강동군 병원 의료장비 지원을 “굴종적 대북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안에서도 통일부 구상의 현실성을 둘러싼 이견이 드러났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을 “이상주의적”이라고 평가하고 일부 내용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북한 호칭 등 일부 제안이 정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거론하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류를 재개하면 북한의 대남정책도 바뀔 것이라는 전제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박은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월 ‘적대와 교류의 병행: 북·제주 접촉이 보여주는 북한의 대남전략’ 보고서에서 북한이 필요한 지원은 요청하면서도 이를 남북관계 개선으로 확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적대적 두 국가’ 체제에서는 북한이 필요한 교류만 받아들이면서 대남 적대정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인도지원은 북한의 군사행동과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대북 인도적 사업은 정치적, 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동군 병원 의료장비 지원도 이 원칙에 따라 추진한다. 북한 상응조치 따라 경협 개시·확대·중단 기준 세워야다만 ‘호혜적 남북 교류협력’을 실제 정책으로 만들려면 북한의 상응조치에 따라 사업의 단계와 범위를 조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9·19 군사합의 복원과 우발적 충돌 방지, 군 통신선 복구 등 군사적 긴장완화가 이뤄지면 관광·민간교류부터 재개하고, 북핵 활동 중단과 미사일 발사 자제 등 추가 조치가 뒤따를 경우 철도·경제협력으로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탄도미사일 발사나 접경지역 무력시위 등 적대행위가 이어지거나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신규 사업을 보류하고 기존 사업의 확대를 중단하는 원칙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남북협력 시설을 철거하고 MDL 일대를 국경선화하는 한편 대남 타격전력과 복합타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이 이를 평화적 공존과 교류로 돌리려면 경협의 규모와 속도도 북한의 행동 변화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무엇을 지원할지뿐 아니라 북한의 어떤 행동에 무엇을 열고 닫을지를 정해야 ‘호혜’가 실제 대북정책의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다.
  • 극우 띄웠다가 ‘퇴짜’?…트럼프, 독일 총리와 예정된 통화도 불발 [핫이슈]

    극우 띄웠다가 ‘퇴짜’?…트럼프, 독일 총리와 예정된 통화도 불발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극우 정당의 선거 승리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직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예정됐던 전화 통화가 미뤄지면서 양국 정상 간 미묘한 기류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독일 정부는 트럼프의 발언과 통화 연기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 측은 이날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연기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단순한 일정 충돌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해, 트럼프의 AfD 지지 발언 직후 통화가 무산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통화가 미뤄지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작센안할트주 선거 승리를 크게 반겼다. 그는 AfD가 “정말 엄청난 밤을 보냈다”고 평가하면서 독일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고, 글 말미에는 자신의 대표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독일식으로 바꾼 듯한 “MGGA”라는 표현까지 붙였다. AfD는 이번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약 44%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반이민과 친러시아 성향을 앞세운 AfD가 독일 주 단위 선거에서 거둔 역사적인 승리로,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에는 큰 타격이 됐다. “외국 지도자의 내정 언급 용납 못 해”…독일 정부 불쾌감 메르츠 총리 대변인 슈테판 코르넬리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외국 지도자가 독일 국내 정치, 특히 선거에 개입하거나 이를 평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독일 정부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메르츠 총리의 통화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통화 연기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인 ‘퇴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AfD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 차는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AfD의 약진을 독일 국민이 기존 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결과로 해석하며 공개적으로 축하한 반면, 메르츠 총리는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메르츠는 AfD에 “인종청소 정책”…트럼프와 정반대 메르츠 총리는 9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AfD가 추진하는 이른바 ‘재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실상 ‘인종청소’에 해당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AfD는 불법 체류자 등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강조하고 있지만, 메르츠 총리는 이런 정책이 독일 사회와 경제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fD의 선거 승리를 치켜세우며 독일의 이민 정책을 문제 삼았다. 미국 대통령이 독일 국내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지지를 나타내자 독일 정치권에서는 내정 개입이라는 반발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AfD의 승리를 공개적으로 띄운 직후 메르츠 총리와의 예정된 통화까지 미뤄지면서 미국과 독일 정상 간 정치적 온도 차도 한층 선명해졌다. 다만 통화 연기의 구체적인 배경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 [포착] 푸틴에 모욕감을…우크라 해상 드론, 소치 항구 공격에 해변가 ‘활활’

    [포착] 푸틴에 모욕감을…우크라 해상 드론, 소치 항구 공격에 해변가 ‘활활’

    9월 들어 러시아의 흑해 휴양 도시 소치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온 우크라이나가 이번에는 해상 드론으로 항구를 공격했다.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당국은 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무인 수상함(USV)의 공격으로 소치 항구 제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실제 현지 주민들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영상을 보면 해변 산책로를 따라 갑자기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화염이 일어났으며 인근 레스토랑도 일부 파괴됐다. 또한 공격 당시 열리고 있던 러시아 유명 가수 타티아나 불라노바의 콘서트도 일시 중단되고 놀란 관객들이 대피하는 영상이 공유됐다. 보도에 따르면 불라노바는 과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치를 겨냥한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은 며칠 만에 또다시 발생했다. 앞서 지난 3일 소치 항구에 정박해 있던 다목적선 네프리트함이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특히 다음 날 벌어진 공격은 공항과 석유 시설을 목표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소치 국제공항에 있던 러시아군 공격 헬리콥터 Ka-52와 Mi-28이 완파되고 Mi-8 헬기가 부분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치 공항 인근 로스네프트 유류 저장소 등 두 곳의 정유 시설에서 총 9개의 유류 탱크가 폭발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소치 하늘의 낮이 밤처럼 변했으며 항공기 운항이 11시간 동안 전면 통제됐다. 이처럼 9월 들어 소치가 우크라이나의 집중 표적이 되는 이유는 군사 물류 차단과 전쟁 자금줄을 압박하며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모욕감을 주는 다목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유명한 후방 휴양 도시인 소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560㎞ 이상 떨어져 있어 그간 러시아는 핵심 군사 자산들을 크림반도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향상되면서 소치 역시 새로운 주요 표적이 됐다. 특히 소치는 2014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곳으로 푸틴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이자, 공식 별장이 있어 해외 정상들을 자주 영접하는 권력의 상징적 공간이다. 이러한 지역의 앞바다와 영공이 뚫렸다는 점은 푸틴 정권에게 정치적, 군사적 모욕을 주는 셈이다.
  • 전쟁·관세로 제 발등 찍더니… 트럼프, 전당대회로 ‘판세 뒤집기’

    전쟁·관세로 제 발등 찍더니… 트럼프, 전당대회로 ‘판세 뒤집기’

    휘발유 4달러 돌파 등 역대급 물가캐나다 보복관세는 경합주 정조준행사 기조·폐회 연설 등 모두 나서세간 이목 끄는 쇼로 부진 정면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11월 3일)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외 정세 악화와 고물가가 여당의 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패배 우려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인 전당대회를 개최하며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이번 중간선거는 결과에 따라 트럼프 집권 2기 후반부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다. 하지만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중동 전쟁과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이 촉발한 새로운 관세 전쟁 등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악재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노동절인 7일(현지시간)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다. 노동절 연휴 기간에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유가도 하락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북미 무역 전쟁 격화에 따라 8일부터 시작된 캐나다의 대미 보복 관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부터 280억 캐나다 달러(약 26조 8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700여개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위스콘신주와 메인주 등 중간선거 경합주에 타격을 주도록 ‘표적 설계’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캐나다와 교역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북쪽 국경을 따라 위치한 주들”이라며 “이들 지역의 수출품 중 일부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오토바이, 농기계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캐나다산 유제품과 주류, 오토바이 등에 대해 오는 29일부터 수입을 금지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양국의 정면충돌로 북미 무역 전쟁은 중간선거 전까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화당은 9~10일 이례적인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한다. 대선이 아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 핵심 연사로 참석해 기조·폐회 연설에 모두 나선다. 이는 트럼프 본인이 이번 중간선거의 ‘간판’으로 직접 나서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쇼를 통해 중간선거 패배의 흐름을 뒤집으려는 도박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 재정분권 역주행…‘꼬리표 붙은 돈’에 밀린 지방교부세 30.5조

    재정분권 역주행…‘꼬리표 붙은 돈’에 밀린 지방교부세 30.5조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산식 변경 경북 4.7조·전남 3.8조 감소 전망 지자체 82%가 자립도 30% 미만 자율성 약화로 지방분권 역행 우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 재원인 지방교부세로 배분하던 돈의 상당 부분을 용처가 정해진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리면서 재정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내국세의 지방교부세 배분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던 이재명 대통령의 재정분권 공약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7일 행정안전부·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내년도 지방교부세는 77조 1899억원으로 편성됐다. 산정 기준이 ‘내국세의 19.24%’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뺀 내국세의 19.24%’로 바뀌면서 기존 방식보다 30조 5000억원 줄었다. 내년에 걷힐 내국세가 529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기존 방식대로라면 보통·특별교부세 등 정률분은 100조원 안팎이지만 실제 편성액은 69조 7000억원에 그쳤다. 정률분의 97%가 보통교부세로 배분되는 점을 감안하면 보통교부세 감소 규모는 29조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방교부세는 법적으로 지자체가 부족한 재원을 보장하고 재정 불균형을 잡고자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일반 재원이다. 정부는 줄어든 교부세를 미래대응기금의 지방계정을 통해 다시 지방에 지원하므로 전년 대비 실제 교부액은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도 보통교부세가 올해보다 6조 1000억원(9.6%) 늘고, 기금 내 용처를 달지 않고 지방재정으로 쓸 수 있는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 5000억원까지 합치면 지자체의 자율 재원은 총 15%가량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교부세 규모가 작다는 것이지 교부세 전체 규모가 줄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2028년에는 세수가 좋은 올해 재정을 기반으로 90조원 이상 교부세가 내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꼬리표 붙은 돈’인 기금은 지역 성장거점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 정해진 목적에 맞춰 사업 단위로 지원돼 지자체의 재량이 줄어든다. 국가 전략사업에 밀려 지역 현안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기금은 목적에 맞게 써야 하고 지자체가 요청하더라도 바로 쓸 수 없으며 재정당국에서 국가 사업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거절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비수도권 지자체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방교부세에서 30조 5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전환하는 반면, 기금의 지방계정 지출은 15조 3000억원에 그쳐 지방에 돌아가는 재원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어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미래대응기금 도입으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 최소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보통교부세가 31조 9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29조 6000억원 급감하지만 미래대응기금의 지방계정 지출은 15조 3000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역별 보통교부세 감소액은 경북이 4조 7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전남 3조 8000억원, 경남 3조 4000억원, 강원 3조 1000억원, 전북 2조 7000억원, 충남 2조 6000억원, 경기 2조 1000억원, 충북 1조 9000억원 순으로 추산됐다. 지방재정365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인 곳은 200곳(82.3%)에 달한다. 광역자치단체지만 경북·전북·강원은 재정자립도가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북 양양(6.3%), 전남 완도군·경남 산청군(이상 6.4%) 등 재정자립도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도 48곳으로 5곳 중 1곳 꼴이다. 반면 서울·경기와 성남·화성 등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는 직접적인 재원 감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역균형발전을 내건 미래대응기금이 오히려 재정 여건이 취약한 비수도권의 가용 재원을 줄이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 야권 출신 지자체장이 이끄는 지역에서는 교부세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금 확보를 위해 공모 경쟁까지 벌여야 하는 데다,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늘어난 내국세에 맞춰 내년 지출을 준비한 지자체로서는 사업 공모를 해야 돈을 받을 수 있어 답답할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교부세 의존도가 높은데 법정률은 그대로 두고 교부세를 떼어내 자율성을 줄이는 것은 지방분권·재정분권 공약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손 명예교수는 “공공기관 이전 문제가 맞물려 있어 본사를 유치해야 하는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기금 설치로 인한 지방교부세 축소 효과는 예상된 일인 만큼 지자체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란의 충격 계획…“하마스처럼 이스라엘 친다” 최악의 확전 노리나 [핫이슈]

    이란의 충격 계획…“하마스처럼 이스라엘 친다” 최악의 확전 노리나 [핫이슈]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수많은 민간인을 살해·납치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의 공격을 이란이 계획 중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의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이 하마스 기습 테러와 유사한 시나리오대로, 여러 전선에서 동시에 이스라엘을 겨냥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해당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와 결합해 단일 작전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공개된 하마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당시 하마스 지도부였던 야히야 신와르는 이란 등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다른 세력들을 추가로 전선에 끌어들이려 했지만, 완전한 공조로 이어지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란은 당시 하마스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대리세력들과의 완벽한 공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측 주장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아랍 언론을 인용해 “이란이 검토 중인 계획은 여러 전선이 동시에 이스라엘을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다중 전선 작전을 전략의 일부로 포함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이란이 이른바 ‘저항의 축’을 재건하고 여러 전선 간의 공조 체계를 다시 구축하려는 움직임의 징후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이스라엘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에는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 아래 다시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매체는 이스라엘군 평가서를 인용해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이미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공조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란, 무장단체 간 협의 재개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계자들이 헤즈볼라, 후티 반군 및 이라크 민병대 지휘관들과 전선 확대에 관해 논의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혁명수비대의 고위 장교들은 위 세 전선의 지휘관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고, 같은 기간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의 생산을 가속하고 전쟁 초기 손상된 전력을 복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란과 대리 세력의 공동 훈련이 이뤄진 사례도 확인됐으며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세력들 간의 정치적·군사적 의사결정에 대한 공조도 강화됐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현재 이란 측 동맹 세력은 10월 7일 이전과는 다른 지역적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라크와 예멘의 역할이 더욱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레바논·가자지구·이라크·예멘의 여러 무장세력 간 동시 행동과 협력 가능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스라엘 측 정보 평가와 관련해 미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네타냐후 “이란 정권 가장 약해져”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이스라엘의 핵심 임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년간의 전쟁과 최근 군사작전을 통해 거둔 성과는 이스라엘의 생존을 보장하는 역사적인 성과”라며 “이란 정권은 현재 흔들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약해졌으며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는 목표는 가까워졌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며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권 붕괴를 위한 구체적인 군사 계획이나 목표 달성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전개된 군사작전이 이란의 위협을 크게 약화했다고도 평가했다.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것도 이스라엘의 강한 군사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란)이 우리(이스라엘)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제외한 모두를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의 힘과 타격 능력, 결의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등 이스라엘의 적들을 향해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라며 “우리에게는 당신들을 물리칠 힘과 결의, 내부적 단결이 있다”고 강조했다.
  • [포착] 푸틴에 모욕감을…우크라 공격에 러 소치 헬기·선박·정유시설 ‘활활’

    [포착] 푸틴에 모욕감을…우크라 공격에 러 소치 헬기·선박·정유시설 ‘활활’

    우크라이나가 9월 들어 러시아의 흑해 휴양 도시 소치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 미디어 등 현지 언론은 6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자폭 드론으로 소치 국제공항에 있던 러시아군 공격 헬리콥터 Ka-52와 Mi-28을 완파하고 Mi-8 헬기를 부분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은 지난 4일 소치에 있는 공항, 석유 시설 등을 목표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러시아 측 피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Ka-52는 러시아 카모프사가 만든 것으로 대당 가격이 최소 200억 원이 넘는 고가의 첨단 헬기다. Mi-28은 미국의 AH-64 아파치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천후 공격 헬기로 역시 대당 2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특히 이날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소치 하늘은 검게 물들었다. 소치 공항 인근 로스네프트 유류 저장소 등 두 곳의 정유 시설에서 총 9개의 유류 탱크가 폭발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소치 하늘의 낮이 밤처럼 변했으며 항공기 운항이 11시간 동안 전면 통제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에도 소치 항구에 정박해 있던 다목적선 네프리트함이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소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560㎞ 이상 떨어져 있어 그간 러시아는 핵심 군사 자산들을 크림반도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향상되면서 소치 역시 새로운 주요 표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소치는 2014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이자, 공식 별장이 있어 해외 정상들을 자주 영접하는 권력의 상징적 공간이다. 이러한 지역의 앞바다와 영공이 뚫렸다는 점은 푸틴 정권에게 정치적, 군사적 모욕을 주는 셈이다.
  • 초계기 21대·군수지원함 4척뿐… 호르무즈 파병 가능 전력 ‘빠듯’

    초계기 21대·군수지원함 4척뿐… 호르무즈 파병 가능 전력 ‘빠듯’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실제 파병이 이뤄질 경우 어느 정도 규모의 전력이 차출될지 주목된다. 대비 태세 유지 및 현재 운용 상황 등을 고려하면 파병 가능 전력이 대규모가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군 안팎에서는 파병 가능 카드로 해군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반(EOD) 등 비전투 자산이 주로 거론된다. 파병이 이뤄질 경우 영국·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협력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가능성이 큰 해상초계기의 경우 해군은 총 21대를 가지고 있다. P-8A 포세이돈 6대와 P-3 계열 15대(P-3C 8대·P-3CK 7대)다. 이 가운데 파견 대상으로 거론되는 P-8A는 바다에서 북한 잠수함을 감시하고 탐지·추적하는 대잠수함전 핵심 자산이다. 군에서는 해상초계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운용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파병 임무 수행 기간이 길어질 경우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군 관계자는 “일부 전력이 장기간 해외에 투입될 경우 남은 기체들이 기존 임무를 나눠 맡아야 하는 만큼 운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작전 중인 전투함에 유류와 탄약, 식량 등을 보급하는 군수지원함은 우리 군에 총 4척뿐이다. 4600t가량의 군수물자를 적재할 수 있는 천지급(AOE-I) 3척(천지함·대청함·화천함)과 1만 1000t가량을 적재할 수 있는 소양급(AOE-II) 1척(소양함)이다. 이미 보유한 전력이 제한적이라 최소 1척 이상을 호르무즈로 보낼 경우 우리 해군의 원거리·장기 작전 능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군함은 정치적 부담이 크고 이동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파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 “여러 가지 한반도의 대비 태세를 감안하고 국내 법적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얘기한 바 있고, 지금 그런 검토 단계에 있다”며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러 드론, 우크라 정보기관 수장 집무실 ‘쾅’…보복은 어디로 향할까 [밀리터리+]

    러 드론, 우크라 정보기관 수장 집무실 ‘쾅’…보복은 어디로 향할까 [밀리터리+]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한복판의 정보기관 본부를 직접 타격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즉각 보복을 지시했다. 관심은 우크라이나의 대응이 러시아의 어디를 향할지에 쏠린다. 이번에 공격받은 곳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본부다. SBU는 방첩과 대테러를 담당하는 정보기관이지만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 점령지와 본토 깊숙한 곳을 겨냥한 비밀작전을 주도해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드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키이우 중심부의 SBU 본부를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SBU 수장 직무대행의 집무실이 표적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집무실에 없어 다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키이우 SBU 본부가 직접 공격받은 첫 사례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SBU에 “적절하고 실질적인 대응”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가능하다면 이번 공격을 반영한 방식으로 대응하라는 취지의 주문도 내놨다. 구체적인 표적과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SBU가 전쟁 기간 수행해온 작전을 보면 향후 대응 방향을 가늠할 단서는 있다. 크림대교·공군기지·정유시설…러 후방 흔들어온 SBU 가장 상징적인 표적 가운데 하나는 크림대교다. 러시아 본토와 점령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치적 상징성이 큰 시설이다. SBU는 전쟁 이후 발생한 크림대교 공격 가운데 일부에 관여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단순한 전선 공격보다 러시아가 안전하다고 여긴 후방의 핵심 시설을 노리는 방식이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력도 SBU의 주요 표적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거미줄 작전’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륙 여러 공군기지를 동시에 드론으로 공격해 전략폭격기들을 타격했고, SBU가 작전을 주도했다. 장거리 폭격기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러시아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따라서 공군기지를 다시 겨냥할 경우 이번 SBU 본부 공격에 대한 군사적 맞대응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에너지시설도 후보군으로 꼽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과 석유 저장시설 등을 드론으로 반복 공격해왔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뿐 아니라 수출 수입원에도 부담을 주려는 목적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이 가운데 특정 시설을 이번 보복 표적으로 정했다는 정보는 아직 없다. 과거 공격 전례를 토대로 가능한 방향을 짚을 수 있을 뿐이다. ‘같은 방식’의 보복이라면…지휘·정보시설도 주목 젤렌스키가 이번 공격을 반영한 대응을 주문했다는 점에서는 러시아의 지휘·정보 관련 시설도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지휘부를 겨냥했다면 우크라이나 역시 군 지휘시설이나 정보기관 관련 목표에 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런 시설은 경계와 방공이 강한 데다 민간 피해 위험까지 고려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선호해온 방식은 정면충돌보다 드론과 특수작전을 활용해 러시아 후방의 약점을 찌르는 것이었다.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공군기지나 에너지시설을 공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군사·경제적 충격을 동시에 줄 수 있다. 크림대교처럼 상징성이 큰 시설은 심리적 효과도 크다. 반면 공격 범위가 러시아의 핵심 지휘시설까지 확대되면 양측의 보복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SBU 본부 공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드론전이 단순한 전선 지원을 넘어 상대방의 후방 핵심시설을 겨냥하는 단계로 확대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러시아 후방 타격을 주도해온 SBU가 이번에는 직접 공격당하면서 양측의 ‘보복 악순환’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관건은 젤렌스키가 주문한 ‘실질적인 대응’을 SBU가 어떤 방식으로 실행하느냐다. 크림대교와 공군기지, 에너지시설 등 과거 공격 전례는 많지만 실제 표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음 공격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후방 타격전의 수위도 달라질 전망이다.
  • [포착] 푸틴에 정치적 모욕…우크라 해상드론 침투 공격에 러 소치 항구 ‘쾅’

    [포착] 푸틴에 정치적 모욕…우크라 해상드론 침투 공격에 러 소치 항구 ‘쾅’

    러시아의 파상적인 드론 공격에 큰 피해를 입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론이 밤새 러시아 전역의 목표물을 공격했으며, 모스크바 인근의 주거 건물과 흑해 휴양 도시 소치의 항구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총 28시간 동안 드론 548기가 모스크바 지역을 향해 날아왔으며 대부분 외곽에서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번에 모스크바를 겨냥해 감행한 공습이 지난 2년간 집계된 사례 중 큰 규모에 속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규모 공습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영공이 폐쇄될 것”이라며 대공세를 예고한 직후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 항공사, 보험사, 공항 운영사를 향해 “러시아 영공은 이제 전혀 안전하지 않으며 사실상 폐쇄될 것”이라면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주요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들은 드론이라는 위험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 이후 브누코보, 도모데도보, 주코프스키, 야로슬라블, 셰레메티예보, 소치, 칼루가, 칼리닌그라드, 니즈니노브고로드, 셰레메티예보, 겔렌지크 등 러시아 각지의 공항들은 3일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고 항공편 이착륙이 지연됐는데, 우크라이나 공습의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공격에서 우크라이나는 해상 드론을 이용해 소치 항구에 정박해 있던 다목적선 네프리트함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이 함은 러시아의 해양 및 에너지 인프라의 일부로서 석유 및 가스 시추 작업을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격 당시 강력한 두 차례의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멀리서 목격됐으며 이 장면은 영상으로 담겼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한 네프리트함의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560㎞ 이상 떨어져 있으나 해상 항로의 경우 이동 거리가 훨씬 더 길다. 이는 흑해 전역 어디에도 러시아 선박의 안전지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여기에 소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곳이다. 소치는 2014년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곳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휴양지이자, 공식 별장이 있어 해외 정상들을 자주 영접하는 권력의 상징적 공간이다. 이러한 지역의 앞바다가 뚫렸다는 점은 푸틴 정권에게 정치적, 군사적 모욕을 주는 셈이다.
  • “한국은 단검”이라더니, 美 ‘미래 기병대’ 배치설…중국 겨누나 [배틀라인]

    “한국은 단검”이라더니, 美 ‘미래 기병대’ 배치설…중국 겨누나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미국이 독일 주둔 제2다영역특임단(MDTF) 예하 다영역효과대대(MDEB) 장병 수백명을 연내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력이 서해·동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작전과 연결되면 주한미군의 역할이 중국을 포함한 역내 위협 억제로 넓어질 수 있고, 중국이 이를 대중 견제전력으로 받아들일 경우 한중관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 대만해협 등 역외 유사시에 운용할 경우에는 한미 간 사전협의와 지휘통제·작전운용·역할분담도 쟁점이 된다. 러시아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주요 위협으로 상정한 유럽 전구에서 운용돼 온 미 육군 다영역부대의 ‘전장의 눈과 귀’ 일부가 한국으로 옮겨오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주둔 제2다영역특임단(MDTF) 예하 다영역효과대대(MDEB) 장병 수백명이 이동 대상으로 거론된다. MDEB 한국 배치 추진…정보·사이버·우주 통합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MDEB 전력을 연내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력은 수백명 규모지만 이들이 맡는 기능은 단순 증원과 다르다. MDEB는 직접 미사일을 쏘기보다 정보·사이버·전자전·우주자산을 동원해 적을 찾아내고 추적한 뒤 타격에 필요한 표적정보를 만드는 부대다. MDEB가 적의 위치와 전자기 신호를 포착해 표적정보로 만들면 장거리 정밀화력 등 다른 전력이 이를 넘겨받아 타격에 활용할 수 있다. 미 육군은 이 때문에 MDEB를 전구급 정찰을 맡는 ‘미래의 기병대’에 비유한다. 제2 MDTF도 독일을 거점으로 러시아의 A2·AD 능력에 대응하는 유럽 전구 다영역작전을 수행해 왔다. 미 육군은 중국과 러시아 등이 구축한 장거리 미사일·방공망과 전자전·사이버전 등 A2·AD 체계를 뚫기 위해 MDTF를 운용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MDEB의 한국 배치를 원해 온 이유도 이 탐지·표적처리 능력이다. 그는 지난해 MDEB가 한국에 있으면 전장 상황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지난 5월에도 MDTF를 한국에 배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北 감시가 우선…“한반도 대비태세 강화”북한을 상대로는 활용방향이 비교적 분명하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대대의 주된 임무는 한반도 밖에서 직접 군사작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미사일과 사이버전을 감시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국의 군사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대대가 한국에 주둔하는 한 한국은 북한 억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DEB가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해 표적정보를 만들면 한미의 다른 탐지·타격체계가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주한미군이 이 부대를 원하는 이유도 병력 수백명 자체보다 이런 감시·표적처리 능력에 있다. “서해·동중국해까지 연결 가능”…中 견제 논란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작전범위가 한반도를 넘어설 가능성을 짚었다. 그는 “특임단 일부가 한국에 배치된다면 서해와 동중국해 같은 지역을 포함해 인도태평양의 더 넓은 작전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가 북한 억제를 위한 전방 거점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더 광범위한 역내 위협을 감시·억제하기 위한 다영역작전의 잠재적 거점”으로 인식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미사일 감시에 집중하면 MDEB는 주한미군의 기존 대북 임무를 보강한다. 반대로 임무범위가 서해·동중국해까지 넓어지면 한국에 배치된 미군의 감시·표적처리 전력이 중국 주변의 인도태평양 작전과 연결된다. 같은 부대라도 어떤 작전구역과 잠재적 상대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다. 유 연구위원은 주한미군도 “대규모 지상군을 전진배치하는 방식에서 장거리 정밀화력과 정보·우주·사이버·전자전 능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지상군 중심의 전력구조에서 적을 먼저 찾아내고 장거리 화력과 우주·사이버·전자전 전력을 연결하는 능력의 비중이 커지는 방향이다. 그는 “한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단순히 MDTF가 배치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능력이 배치되고, 어떤 임무를 부여받으며, 그 임무가 누구를 상정하고, 한반도 밖 유사시에 이 전력이 어떻게 운용되느냐”라고 말했다. ‘전략적 유연성’ 다시 쟁점…대만 유사시 역할분담이 지점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겹친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밖 인도태평양까지 넓히는 방안을 강조해 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5월 중국 동해안에서 바라본 한국을 ‘아시아의 심장에 꽂힌 단검’에 비유해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만해협 등 역외 유사시에 MDEB를 운용하려면 이 부대가 수집·처리한 정보를 어떤 작전에 사용할지, 어떤 지휘통제체계 아래 운용할지 한미가 정해야 한다. 유 연구위원은 “대만해협 위기와 같은 역내 유사시에 MDTF 능력을 운용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사전협의, 지휘통제, 작전운용, 양국 군의 역할분담에 관한 명확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MDEB 배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놓고는 전망이 다르다. 김 실장은 “수백명 규모의 MDTF 대대가 배치되는 데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두진호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이 이번 배치를 중국 억제용으로 판단할 경우 “불편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과 얽히면서 생기는 후폭풍에 다시 휘말릴 수 있다”며, 군사적으로는 사이버·우주전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 배울 기회가 생기지만 전략·정치적으로는 역내 긴장이 커져 “서울을 더 깊은 딜레마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이번 조치가 중국이 아니라 북한 억제에 초점을 맞추도록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의 섬 타격에 뿔났다…이란, 걸프 지역 美軍기지 연쇄 보복 개시 [밀리터리노트]

    미국의 섬 타격에 뿔났다…이란, 걸프 지역 美軍기지 연쇄 보복 개시 [밀리터리노트]

    한 달여간 아슬아슬한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중동 정세가 또다시 시계 제로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군이 이란 전략 요충지인 라라크섬을 타격한 데 이어 이란이 쿠웨이트를 비롯한 걸프 지역 내 미군기지에 연쇄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라라크섬 타격’이 건드린 역린…소강상태 깨지고 전면 보복전 전환 이번 이란의 기습적인 보복은 미국의 라라크섬 타격이 결정적 방아쇠가 됐다. 약 한 달간 이어진 소강상태 동안 물밑 외교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졌으나, 미군이 이란의 핵심 해상 거점을 직접 타격하자 이란 역시 군사적 응징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국영 방송(IRIB)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쿠웨이트 내 미군기지를 포함해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전역의 미군 주둔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무차별 보복 타격을 개시했다. 특히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내 미군 사령부 본부와 숙소가 집중 타격받았으며 현지에서는 거대한 연기 기둥과 함께 연쇄 폭발음이 관측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쿠웨이트 방공망이 긴급 작동해 요격에 나섰으나 걸프 지역 전체가 이란의 보복 사정권에 노출됐음이 입증됐다. 이란의 전략적 셈법: “미군 주둔국 압박해 철수 유도” 일각에서는 이란이 미군 본토 대신 걸프 지역의 미군기지와 주둔국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에 고도의 비대칭 전쟁 전략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이란은 “이번 공격은 주둔국 국민이 아닌 미군을 겨냥한 것”이라 명시하며 걸프 국가에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군을 거점으로 삼는 동맹국에게 실질적인 안보 위협을 가함으로써 내부 불만을 일으키고, 미군의 입지를 약화하려는 의도다.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미군 거점을 흔듦으로써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미군이 완벽한 승기를 잡기 어렵게 만드는 강력한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난제: 정치적 배수의 진과 전략적 부재의 교차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중동 정세 속에서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의 봉기를 촉구하며 군사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으나,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쟁을 확실히 끝내지도, 벗어나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해상 봉쇄와 제재 강화를 통해 ‘경제전’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과의 거래 및 지원을 지속하면서 봉쇄 효과마저 반감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과 경제적 여파가 미 국내 정치로 전이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한층 더 강경한 보복 타격에 나설지 혹은 출구전략을 모색할지에 따라 중동 전쟁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확전이냐 타협이냐, 중동 운명의 갈림길 쿠웨이트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이 미사일·드론 공격의 최전선으로 전락하면서 중동 전체가 연쇄적 군사 충돌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의 이번 연쇄 보복은 단순한 시위성 공격을 넘어 미군의 전략적 거점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만큼, 당분간 양측 간의 ‘강 대 강’ 치킨게임은 한층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화근...12년 지방외교가 무너졌다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화근...12년 지방외교가 무너졌다

    문화행정의 미숙한 판단 하나가 지방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을 마비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을 둘러싼 혼선이 중국 측의 전시 철수를 부른 데 이어, 12년간 이어져 온 중국 광저우시 대표단의 방한 일정마저 개막 사흘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와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오는 6~7일로 예정되었던 전남광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리하이저우 비서장을 비롯한 6명의 대표단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갖는 첫 공식 의회 교류로서, 2012년 우호교류협약 체결 이래 쌓아온 신뢰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주요 산업 시설 시찰과 시의회 접견 등 모든 공식 외교 일정이 백지화됐다. 광저우 측은 이번 취소가 ‘대만 파빌리온’ 명칭 복원에 대한 명백한 항의임을 분명히 했다. 광주와 광저우는 1996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래 가장 오래된 파트너라는 점에서 이번 파경이 남긴 타격은 한층 더 무겁다. 이번 사태는 비엔날레재단의 행정적 혼선이었다. 올해 초 대만 문화부 등과 ‘대만관’ 명칭 사용을 조율했으나, 재단은 지난 6월 ‘국가관과 기관관 구분’ 원칙을 들어 ‘국립대만미술관(NTMoFA) 파빌리온’으로 명칭을 일방 변경했다. 이에 대만 측과 국내 예술계가 ‘정치적 검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자, 재단은 개막을 앞둔 지난달 25일 대만관 명칭을 전격 복원했다. 대만과의 갈등을 졸속 봉합은 중국의 거센 반발이라는 더 큰 폭풍으로 돌아왔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와 구징칭 광주총영사는 지난달 27일 민형배 시장을 예방해 명칭 복원에 깊은 유감을 전달했다. 결국 하정웅미술관에서 중국관 전시를 준비하던 인력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전시 철수를 3일 공식 발표했다. 뒤늦게 시와 재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며 사과했으나 이미 실기한 뒤였다. 외교적 파장은 인근 지역의 국제행사로까지 연쇄 타격을 주고 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해 대규모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했던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도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중국 지방정부 특성상 중앙의 외교 기조와 어긋나는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기 어려운 만큼, 다른 도시들로 불참이 번지는 ‘도미노 파장’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국제 외교의 기본인 리스크 점검과 위기 대응 시나리오도 없이 일방 변경과 재복원을 반복한 재단의 졸속 행정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국 대사 옷 벗긴 북한… 우크라 아동 ‘세뇌 교육’ 의혹에 결국 ‘파국’ [밀리터리노트]

    영국 대사 옷 벗긴 북한… 우크라 아동 ‘세뇌 교육’ 의혹에 결국 ‘파국’ [밀리터리노트]

    북한이 영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강력히 반발하며 영국과의 외교 관계 급수를 대리대사급으로 전격 격하했다. 주영 북한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 조치하는 등 양국 외교 관계가 급격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송도원 야영소’ 제재가 당긴 불씨1일 북한 외무성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정부가 부당하고 근거 없는 구실을 붙여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대러시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정치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외교관 급수를 대리대사급으로 낮추는 외교적 맞불을 놓았다. 본국으로 복귀한 주영 북한 대사는 다른 직무로 보직을 이동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주 및 세뇌 교육 혐의에 연루된 러시아 관련 단체와 개인을 겨냥한 추가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영국 측은 북한 강원도 원산에 위치한 송도원 야영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송 및 재교육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편의를 제공했다”고 판단해 제재 명단에 올려놓았다. 체제 선전장과 국제 제재의 충돌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는 1960년 8월 개장한 이래 친북 국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홍보해 온 주요 국제 교류 시설이다. 지난 7월에도 러시아 및 중국 청소년들이 참가한 여름 캠프가 열리는 등 최근 밀착 행보를 보이는 대러·대중 교류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됐다. 제재 발표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극악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대사 소환 및 외교 관계 격하라는 강수로 이어지면서 양국 관계는 2000년 수교 이후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정은의 ‘원산 벨트’ 구상 직격탄… 관광 외화벌이 차질 불가피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 같은 과격한 반응 뒤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심 국정 과제인 ‘원산 관광 벨트 사업’에 가해진 치명적 타격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김 위원장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및 송도원 일대를 세계적인 휴양지로 키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국가 예산과 자원을 쏟아부어 왔다. 특히 대북 제재망 속에서 외화를 벌어들일 핵심 창구로 중국과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국의 제재로 인해 송도원 야영소를 포함한 원산 일대 관광 시설과 협력하는 제3국 기업이나 단체까지 이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의 위험에 노출됐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관광객 유치 전선에 직접적인 빗장을 거는 결과로 이어져 ‘원산 대형 관광지 육성’을 통해 경제적 활로를 뚫으려던 북한 최고지도부의 구상에 심각한 차질을 줄 전망이다.
  • 일론 머스크에 목매는 젤렌스키…“스타링크, 러 본토 공격에 사용 불가” [핫이슈]

    일론 머스크에 목매는 젤렌스키…“스타링크, 러 본토 공격에 사용 불가” [핫이슈]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사용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는 최근 보도가 사실무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KI)는 31일(현지 시간) 머스크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세 소식통을 인용한 KI는 “머스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의 스타링크를 사용 허용이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이번 전쟁에서 확전이 아닌 합의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하일로 페도로프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머스크와 회담을 가졌지만 실패했으며 스타링크 사용 허용 불가의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머스크 측근은 스타링크 허용 여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으나, 반대로 백악관은 스페이스X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가 페도로프 전 국방장관에게 우크라이나가 스타링크 시스템을 탑재한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정치적 결정이며 백악관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링크는 그간 전선의 우크라이나군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드론 등 장비를 운용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 반대로 올해 초 스페이스X는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무단 접속을 차단하면서 전황이 우크라이나군에 좀 더 유리한 흐름으로 바뀌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와 러시아가 점령한 옛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는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지만, 러시아 영토에서는 갈등 고조 등 우려로 사용을 제한받고 있다. 만약 스타링크 제한이 풀리면 드론이 전자전(재밍) 방해 없이 러시아 영토 내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군사 기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파괴할 수 있다. 특히 지난 7월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러시아 영토 내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간절한 요청에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는 확전의 빌미를 제공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과 여러 법적 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 기업이 해외 군사 작전에 공격용 통신 및 유도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강력한 방산 수출 통제법인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스타링크를 심각한 군사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위성 자체를 격추하거나 무력화하려 시도할 수 있다.
  • “미국아, 드론 필요하지?”…우크라 최연소 국방 장관 출신의 역대급 제안 [밀리터리노트]

    “미국아, 드론 필요하지?”…우크라 최연소 국방 장관 출신의 역대급 제안 [밀리터리노트]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서방 자본과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전장의 판도를 바꿀 방산 기술펀드를 추진하며 미국에 파격적인 ‘무기 교환’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도로우 전 장관은 최근 벤처캐피털, 개인 투자자, 미국 주요 기술 기업 등 잠재적 투자자들과 만나 대규모 방산 기술펀드 조성 논의를 시작했다. 해당 펀드는 단순히 기존 방산 기업에 자금을 대는 방식을 넘어 직접 신규 기술 기업을 설립하고 군사 무기를 개발하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된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이 펀드에 대해 “전통적인 벤처펀드와는 다르다”며 “우리는 전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패트리엇 주면, 최고 성능 드론군대 구축 돕겠다” 이번 발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미국을 향한 역대급 제안이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겨울을 넘길 수 있도록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해 준다면 미국이 ‘드론 군대’를 구축하는 것을 기꺼이 돕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거센 미사일 및 드론 공습 속에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가 실제 전쟁터에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실전 데이터와 기술력을 제공하는 대신, 당장 시급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공급받겠다는 이른바 ‘상호 기술·무기 교환’ 카드를 던진 것이다. 35세 ‘드론의 아버지’, 푸틴 강제 종전 카드로 AI·로봇 제안 35세의 나이로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연소 국방부 장관에 올랐던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전장에서의 드론 활용을 주도하며 ‘드론의 아버지’로 불렸다. 비록 취임 6개월 만에 군수품 조달 체계 개혁 과정에서 군 지도부와의 갈등으로 해임됐으나 여전히 독자적인 서방 자본을 끌어모으며 정치적·군사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장거리 타격을 강화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종전을 강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더 많은 드론과 AI 미사일 없이는 푸틴과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산 기술펀드와 대미 제안이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민간 기술 자본과 실전 전장 기술이 결합하는 새로운 방산 패러다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 트럼프의 ‘눈과 귀’ 막혔다…“이란이 美 첩보망 박살, 수조원 피해” [밀리터리+]

    트럼프의 ‘눈과 귀’ 막혔다…“이란이 美 첩보망 박살, 수조원 피해” [밀리터리+]

    이란이 미국 정보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NBC 뉴스는 26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중동 지역의 미 정보기관 기지와 감시 장비를 공격했으며, 피해 규모가 미국 정보기관이 지금까지 겪은 어떤 파괴보다도 광범위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로이터 통신은 이란의 드론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CIA 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라크 동부에 있는 또 다른 CIA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됐다. NBC와 접촉한 소식통들은 “사우디와 이라크 외에도 중동 내 여러 미 정보기관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위치와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NBC 뉴스는 “CIA와 기타 미국 정보기관을 지원하는 시설, 감시 장비, 레이더 시스템, 위성 통신 단말기, 정보기관이 있는 국가의 정규군과 공동으로 운용해 온 장비 등이 이란의 공격에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피해의 규모는 수십억 달러(한화 수조~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눈과 귀’ 파괴된 결과는?말레이시아 국방·안보 전문 매체인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DSA)는 이날 보도에서 “미국의 역내 정보망이 완전히 마비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파괴된 센서와 통신망으로 인해 미사일, 드론, 해상 위협,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움직임에 대한 경보 체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 정보기관의 피해는 비교적 저렴한 일회용 공격 드론이 걸프 지역의 다층 방어망을 뚫고 특수 제조 및 장기간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고가치 기반 시설을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미 정보기관 공격은 단순히 건물 자체를 겨냥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파괴된 정보 수집 거점 하나하나가 정보 수집·분석을 통해 미군 지휘관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전달 속도와 지리적 범위, 그리고 여러 시설이 서로를 보완하는 중복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중동 전역에서 군사적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지휘관들의 작전 수행을 뒷받침하는 정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리야드 미국 대사관, 왜 크게 당했나지난 3월 이란이 CIA 기지가 있는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 단지를 공격했을 당시 미 정보기관의 취약성이 낱낱이 드러났다. 당시 첫 번째 드론은 사우디 방공망을 피한 뒤 대사관의 취약한 부분을 뚫고 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건물에 틈이 생기면서 두 번째 무기가 침투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약 1분 뒤 두 번째 드론이 같은 틈을 통과해 건물 내부에서 폭발했다. 이는 첫 번째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를 사우디·미국 측이 대응하기 전에 곧바로 두 번째 공격에 들어가는 순차적 침투 전술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DSA는 “해당 공격은 작전 측면에서 시간차를 둔 연속 공격과 정밀한 항법 기술을 결합한 것”이라며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포화공격’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이 고가의 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걸프 지역의 미국 동맹국 입장에서도 이번 공격은 정치적인 문제를 낳는다”며 “미국의 정보 인프라를 자국 영토에 유치하면 보복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자국의 방공체계만으로는 미국 시설을 모든 공격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보기관, 완전히 마비됐나이란의 미 정보기관 공습으로 파괴된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은 만큼 미국의 정보 능력이 마비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당 공격 이후 미국 측이 위성과 휴민트(인적정보) 네트워크, 공격받지 않은 다른 시설 등의 일부 기능을 회복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중동 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미 정보기관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은 이란이 여러 국가의 영토에 걸쳐 미국의 정보 인프라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DSA는 “미국은 시설 방호뿐 아니라 동맹 관리, 군수 계획, 확전 통제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짚었다. 정보기관이 전시에 더 중요한 이유현재와 같은 전시 상황에서 CIA 등 정보기관은 적의 군사력과 의도, 전쟁 수행 능력을 사전에 파악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CIA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수개월 전부터 알리 하메네이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의 동선과 활동 패턴을 추적했고, 고위 지도부가 특정 장소에 모이는 시점을 파악해 이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 해당 정보는 하메네이와 이란 고위 지도부를 동시에 제거하는 작전의 결정적인 표적 정보로 활용됐다. CIA의 역할은 인물 표적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2025년 ‘12일 전쟁’ 당시에도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의 핵시설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했다. 특히 CIA는 미군의 공습 이후 이란 핵시설의 피해와 재건 가능성에 관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정보기관의 핵심 역할은 ‘직접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 ‘누구를 언제 어디서 타격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것’에 가깝다. 이란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실제 타격 능력을 담당했다면 CIA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 지도부의 위치와 움직임, 핵시설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작전의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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