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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소환 전날… ‘태풍’ 예고한 검찰총장 청문회

    이재명 소환 전날… ‘태풍’ 예고한 검찰총장 청문회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에 지명된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5일 열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롯해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자녀 부동산 증여 논란 등을 놓고 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이 대표 관련 의혹 수사에 대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해 피격 공무원‘,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권 관련 수사에는 “특정 정권에 대한 수사는 있을 수 없다”며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에게 6일 소환조사를 통보하자 “먼지털기하다 안 되니 엉뚱한 것 갖고 꼬투리”(이 대표),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박성준 대변인)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수사정보 유출‘ 논란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2016년 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할 당시 법원행정처 쪽에 비위 법관 관련 정보를 수차례 전달해 야당으로부터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이 후보자는 “당시 비위 법관의 재판 직무배제, 감사·징계, 탄핵 등 국가기능의 유지를 위해 법원의 감사·징계 담당자에게 통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권한을 놓고 이달 10일 시행이 임박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시행령에 대한 이 후보자의 대응도 관건이다. 사실상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입장을 같이하는 만큼 야당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였던 자녀의 부동산 증여 논란, ‘윤석열 사단’ 평가 등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서면 답변에서 자녀 증여에 대해선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사적 인연이 없고 직무상 관계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 이재명 소환 D-1…이원석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 ‘태풍’ 예고

    이재명 소환 D-1…이원석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 ‘태풍’ 예고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에 지명된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5일 열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롯해 ‘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자녀 부동산 증여 논란 등을 놓고 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면서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이 대표 관련 의혹 수사에 대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해 피격 공무원’·‘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권 관련 수사에는 “특정 정권에 대한 수사는 있을 수 없다”며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에게 6일 소환조사를 통보하자 “먼지털이 하다 안 되니 엉뚱한 것 갖고 꼬투리”(이재명 대표),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박성준 대변인)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수사정보 유출’ 논란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2016년 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할 당시 법원행정처 쪽에 비위 법관 관련 정보를 수차례 전달해 야당으로부터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당시 비위 법관의 재판 직무배제, 감사·징계, 탄핵 등 국가기능의 유지를 위해 법원의 감사·징계 담당자에게 통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권한을 놓고 이달 10일 시행이 임박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안과 시행령에 대한 이 후보의 대응도 관건이다. 사실상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입장을 같이 하는 만큼 야당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였던 자녀의 부동산 증여 논란, ‘윤석열 사단’ 평가 등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서면 답변에서 자녀 증여에 대해선 “증여세를 모두 납부했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는 “사적 인연이 없고 직무상 관계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 이원석 “윤석열 사단? 대통령·김여사와 사적 인연 없어”

    이원석 “윤석열 사단? 대통령·김여사와 사적 인연 없어”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공적 기관에 사단과 같은 개념은 있을 수 없고, 대통령과 사적인 인연도 없다”고 밝혔다. 3일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공적 기관에서 사단과 같은 개념은 있을 수 없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과 사적인 인연이 없고, 직무상 관계만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검찰 내에서도 조직 내 균형이 윤석열 사단으로 너무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엔 “지적에 유념해 자질과 역량을 기준으로 인사에 치우침이 없도록 검찰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본인·가족 간 친소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김건희 여사와 사적 인연이 없다”고 했으며, ‘검사 시절 김 여사에게 별도의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아온 그는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무혐의 처분 된 데 대해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돼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며 “구체적 사항에 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 관저 공사에 김 여사 연관 업체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김 여사의 비공개 일정에서 ‘비선 수행’, ‘지인 찬스’ 등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공직 후보자로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사법연수원 동기 이외 사적 관계는 없다”며 “같은 청에서 근무한 적은 있으나, 같은 부서에서 함께 근무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한 장관에 대한 평가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일 때 한 장관이 검찰 인사를 주도해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진 점에 대해선 “공석인 경우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리하므로 이번 검찰 인사 시 검찰총장 직무대리로서 장관과 수차례 걸쳐 합의했다”고 말했다.자녀들 아파트 지분 취득 의혹 해명‘정운호 게이트’ 수사 정보 유출 의혹 반박 이 후보자는 자녀가 5세, 8세일 때 동작구의 한 아파트 지분을 취득할 수 있었던 의혹에 대해선 “장모로부터 처가가 있던 토지를 함께 증여 받았고, 그 뒤 해당 지역에 위 아파트가 건축되자 가족들이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아 공동소유하게 됐다”고 답했다. 동작구 아파트의 지분은 이 후보자가 약 28%, 배우자 42%, 장남 15%, 차남 15%씩 갖고 있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의 증여세는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다만 분양 정보 획득경로, 계약금과 중도금 금액 및 납부일시 등을 묻는 질문엔 “별도로 자료를 보관·관리하지 않고 있으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제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정운호 게이트’ 사건을 수사할 때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비위 법관에 대한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공무상비밀누설죄는 국가기능에 장애를 초래해야 하는데, 당시 비위법관의 재판 직무배제, 감사·징계, 탄핵 등 국가기능의 유지를 위해 법원의 감사·징계 담당자에게 통보한 것”이라며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될 만큼 엄정한 수사로 법관 비리를 단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상 신분보장이 되는 법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국가공무원법, 법관징계법 등 관련법 상 소속기관 통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법원행정처의 감사·징계담당자에게 법관 비위에 대해 재판 직무배제 등 인사조치 및 감사·징계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에 한정해 조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병역 관련 질문엔 “징병검사 결과에 따라 단기사병(방위병)으로 입영해 육군 제56사단 군부대에서 1년 6개월 만기 복무 후 상병으로 병역을 마쳤다”고 했다. 구체적 판정 사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5일 오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지난 5월 6일 김오수 전 총장 퇴임 후 122일이 되는 시점이다. 채동욱 전 총장 시절 역대 최장 124일에 버금가는 검찰 수장 장기 공백이다.
  • 이원석 ‘수사기밀 유출’ 의혹… “국가기능 위험 가능성 있어야 성립”

    이원석 ‘수사기밀 유출’ 의혹… “국가기능 위험 가능성 있어야 성립”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원석 후보자의 다음달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자의 행위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볼 때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검찰이 비슷한 혐의를 받은 ‘사법농단’ 판사들은 줄줄이 기소했던 터라 이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당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며 김현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과 40회 이상 통화를 통해 수사 정보를 전달해 공무상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를 두고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수사 기밀 유출’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당시 수사를 담당하기도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징계와 감찰 업무 관련 수사 진행 상황 문의에 답변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비위 법관의 직무배제·징계 등 조치를 위해 일정한 정보를 법원 쪽에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형법 127조 ‘공무상비밀누설죄’에서 ‘비밀’은 실질적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로 한정된다. 이미 다른 방식으로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없는 정보를 전달한 경우에는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누설로 인해 국가기능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 ‘비밀을 전달받은 자가 직무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누설할 우려’ 여부 등도 따지도록 돼 있다. 단순히 비밀을 누설했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판례로 미뤄 볼 때 이 후보자의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처벌 대상이 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무와 관련해 사실을 확인해 준 것이라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사안은 판례가 제시한 국가기능 위험의 발생 가능성과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검찰의 이중적 행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당시 사법농단 수사를 진행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신광렬 전 부장판사 등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면서 같은 시기에 수사 관련 정보를 법원행정처 측에 넘겨 기밀 유출 의혹을 산 것이다. 신 전 부장판사 등은 결국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 22일 법사위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밀 유출 의혹은) 사법농단과 똑같은 수사였다”면서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원석 ‘수사 기밀 유출’ 논란…대법 판례는 “누설 행위 아닌 국가기능 위험 여부가 핵심”

    이원석 ‘수사 기밀 유출’ 논란…대법 판례는 “누설 행위 아닌 국가기능 위험 여부가 핵심”

    공무비밀누설, 국가기능 위험 발생 따져야“누설 행위 자체로 유죄라고 볼 수 없어”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원석 후보자의 다음 달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후보자의 행위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볼 때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검찰이 비슷한 혐의를 받은 ‘사법농단’ 판사들은 줄줄이 기소했던 터라 이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당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며 김현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과 40회 이상 통화를 통해 수사 정보를 전달해 공무상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를 두고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수사 기밀 유출’이라는 야당 의원들이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당시 수사를 담당하기도 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징계와 감찰 업무 관련 수사 진행 상황 문의에 답변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비위 법관의 직무배제·징계 등 조치를 위해 일정한 정보를 법원 쪽에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형법 127조 ‘공무상비밀누설죄’에서 ‘비밀’은 실질적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로 한정된다. 이미 다른 방식으로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없는 정보를 전달한 경우에는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 ‘누설로 인해 국가기능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 ‘비밀을 전달받은 자가 직무와 무관하게 타인에게 누설할 우려’ 여부 등도 따지도록 돼 있다. 단순히 비밀을 누설했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판례로 미뤄볼 때 이 후보자의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처벌 대상이 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무와 관련해 사실을 확인해준 것이라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 사안은 판례가 제시한 국가기능 위험의 발생 가능성과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검찰의 이중적 행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당시 사법농단 수사를 진행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신광렬 전 부장판사 등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면서 같은 시기에 수사 관련 정보를 법원행정처 측에 넘겨 기밀 유출 의혹을 산 것이다. 신 전 부장판사 등은 결국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 22일 법사위에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밀 유출 의혹은) 사법농단과 똑같은 수사였다”면서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동훈 “기소되셨다, 제가 피해자” 최강욱 “어딜 끼어들어” 충돌

    한동훈 “기소되셨다, 제가 피해자” 최강욱 “어딜 끼어들어” 충돌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해충돌 소지’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채널A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이 법사위에서 질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여당 측 지적이 나오자 최 의원은 “어이가 없다”고 반발했다. 한 장관도 최 의원을 앞에 두고 “제가 (사건의) 피해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포문은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장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으로 “법무부 장관은 (최 의원이) 재판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당사자”라며 최 의원의 법사위원 자격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최 의원은 “이쯤 되면 무슨 개인적인 원한, 감정이 있거나 정권 차원의 주문이 있거나 하는 것이 아닌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며 한 장관을 겨냥해 “(우리가)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적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한 장관이 “제가 지휘한 사건으로 기소되셨다. 제가 피해자고, 그러니까 이해충돌이 있다는 것”이라고 답하자 발끈한 최 의원은 “어딜 끼어들어 가지고 지금 신상발언하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도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해충돌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지지 않고 받아쳤다. 앞서 최 의원은 2020년 총선 직전인 4월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해라’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로 인해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2년간 수사받다 지난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최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구형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1일 9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나왔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검찰의 제 식구 봐주기 수사”라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저분의 행태에 대해 전혀 동정도 가지 않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면서도 “(청와대) 기획수사 의혹이라든가 불법적인 출국금지 부분에 대해서까지 전체적으로 우리가 한번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야당이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수사기밀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를 펼치면서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기밀 유출 관련) 판결문 내용이 보도가 됐는데 법무부 인사검증 자료에 나와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한 장관은 “업무 특성상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관련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때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 정보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김남국 의원이 “진행 중 수사 정보를 어떤 경우라도 알려 주는 것은 기밀 유출에 해당한다”고 몰아세우자 한 장관은 “이 후보자는 전 정권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이게 문제 있는 것으로 노출돼 있었다면 어떻게 승진이 될 수 있었겠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사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연계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기관 자체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부망으로 들어와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 한동훈 “기소되셨잖나”, 최강욱 “어딜 끼어들어”…국회 법사위 정면 충돌

    한동훈 “기소되셨잖나”, 최강욱 “어딜 끼어들어”…국회 법사위 정면 충돌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해충돌 소지’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채널A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이 법사위에서 질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여당 측 지적이 나오자 최 의원은 “어이가 없다”고 반발했다. 한 장관도 최 의원을 앞에 두고 “제가 (사건의) 피해자”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포문은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먼저 열었다. 장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으로 “법무부 장관은 (최 의원이) 재판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당사자”라며 최 의원의 법사위원 자격을 문제삼았다. 그러자 최 의원은 “이쯤 되면 무슨 개인적인 원한 감정이 있거나 정권 차원의 주문이 있거나 하는 것이 아닌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며 한 장관을 겨냥해 “(우리가)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적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한 장관이 “제가 지휘한 사건으로 기소되셨다. 제가 피해자고, 그러니까 이해충돌이 있다는 것”이라고 답하자 발끈한 최 의원은 “어딜 끼어들어가지고 지금 신상 발언하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도 “이런 상황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해충돌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지지 않고 받아쳤다.앞서 최 의원은 지난 2020년 4·15 총선 직전 4월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해라’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로 인해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2년간 수사받다 지난 4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최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구형받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1일 9년 만에 무죄가 확정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해서도 야당의 비판이 나왔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검찰의 제 식구 봐주기 수사”라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저분의 행태에 대해 전혀 동정도 가지 않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면서도 “(청와대) 기획수사 의혹이라든가 불법적인 출국금지 부분에 대해서까지 전체적으로 우리가 한번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야당이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수사기밀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공세를 쏟아내면서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기밀 유출 관련) 판결문 내용이 보도가 됐는데 법무부 인사검증 자료에 나와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한 장관은 “업무 특성상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관련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때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 정보를 여러 차례 전달했다. 김남국 의원이 “진행 중 수사정보를 어떤 경우라도 알려주는 것은 기밀유출에 해당한다”고 몰아세우자 한 장관은 “이 후보자는 전 정권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이게 문제있는 것으로 노출돼 있었다면 어떻게 승진이 될 수 있었겠나”고 반박하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사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연계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기관 자체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부망으로 들어와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 ‘檢총장’ 후보 이원석은 누구?…‘똑부’·‘한동훈 동기’·‘독서광’

    ‘檢총장’ 후보 이원석은 누구?…‘똑부’·‘한동훈 동기’·‘독서광’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18일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했던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미 지난 5월부터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인사와 수사에 관여한 이 후보자를 낙점해 ‘총장 패싱’·‘식물 총장’ 논란을 피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지명됐다면 ‘검찰 인사 및 주요 수사 착수’를 다 끝난 뒤 별달리 역할이 없는 검찰총장을 앉히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을 것이다. 또한 이 후보자는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임시직’이라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실제 검찰총장급의 적극성을 띠고 업무에 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수통인 이 후보자를 택해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한 ‘사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검찰 안팎의 평가와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함)+독서광 검찰 안팎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그를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윤석열 사단의 브레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데다 자타공인 ‘워커홀릭’이기도 하다. 대검 차장검사로 부임하자마자 전국 검찰청에 독려 전화를 하며 ‘일하는 검찰’ 모토를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말에도 종종 출근하며 일을 쉬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일부 대검 검사들 사이에서는 “야근이 많아졌지만, 기쁘게 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과거에 그와 함께 일했던 한 차장검사는 “옛날에 있었던 소소한 일까지 너무 잘 기억해서 놀랄 때가 많다. 머리가 굉장히 좋은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평소 독서를 즐기고 진중한 성격을 지녔다는 평가도 있다. 후배들과의 소통도 중요시 해, 자기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손편지’와 함께 후배·동료들에게 종종 선물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장검사 시절에는 후배 검사들이 들고 온 기록을 펜으로 하나하나 고쳐줬다는 일화도 있다. 한동훈 장관 동기 이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7기로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동기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에서 같은 반, 같은 조였다. 법조인 경력 초반부터 가까운 사이였던 것이다. 나이는 1969년생인 이 후보자가 1973년생인 한 장관보다 4살 더 많다. 두 사람은 검사 임관 후 특별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경쟁관계였지만 ‘윤석열 사단’으로 묶여 문재인 정부 시절 좌천을 당하면서 동변상련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둘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른 27기 검찰 동기인 이정현·심재철·신성식 연구위원이 검찰 내에서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난 것과 대조적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긴밀히 소통할 일이 많은데, 한 장관과 동기라는 점도 후보자로 낙점되는 데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후보자는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한 장관과 검찰 간부 인사를 10여 차례 논의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다만 기수가 너무 연소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임인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찰총장보다 일곱 기수 낮아졌다. 검찰에는 ‘후배 검사’가 검찰총장이 되면 앞길을 열어주기 위해 ‘선배 검사’들이 용퇴하는 문화가 있었다. 요즘에는 그러한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으나 24~25기가 포진된 고검장급에서 한 둘은 그만둘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사단 이 후보자는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 후보자가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검 검찰연구관이었던 윤 대통령과 함께 ‘삼성그룹 비자금 및 로비 의혹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2011년에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함께 일하면서 이 후보자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2019년 7월~2020년 1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확실하게 ‘윤석열 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연일 충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이 후보자가 대검 참모로 함께 힘든 시기를 겪으며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평가다. 윤 정부가 출범한 뒤 3개월 만에 ‘지검장 말석’이라 볼 수 있는 제주지검장에서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으로 영전한 뒤, 다시 검찰총장 후보자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7기 중에서 고검장급 승진자는 이 후보자뿐이었는데 ‘고검장급 막내’가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검찰 수장 후보까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주요 요직에 이미 ‘친윤 검사’들이 포진해 있는데 검찰총장까지 이 후보자를 낙점한 것은 친윤 일색 인사의 화룡점정이란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이 ‘혹독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기획통 이 후보자는 특별수사 부서와 기획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특수·기획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관여한 주요 수사로는 ‘2002년 불법 대선 자금 사건’, ‘2005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2007년 삼성 비자금 및 로비 의혹 사건’, ‘2011년 오리온 비자금 사건’, ‘2016년 정윤호 법조 비리 게이트 사건’,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등이 꼽힌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뒤 기소했다. 사건의 법리와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따지고 확인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자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서 법무부 및 국회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기도 했다. 다만 친윤 성향의 특수·기획통을 검찰총장으로 앉혀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더 휘몰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야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또한 ‘정운호 게이트’ 관련해 당시 조사를 맡은 이 후보자가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이 최근 불거졌지만 그는 “수사를 성공해야 하는 입장에서 수사 기밀을 밖으로 내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 檢 ‘사법 농단’ 또 헛발질… 현직 판사 3명 무죄 확정

    檢 ‘사법 농단’ 또 헛발질… 현직 판사 3명 무죄 확정

    ‘사법 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 3명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지난달 첫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온 이후 사법 농단과 관련해 줄줄이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법 농단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법조계에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5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56)·조의연(55)·성창호(49) 부장판사 항소심 판결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 부장판사 등은 2016년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얽힌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에 접수된 구속영장 청구서와 검찰 수사기록 등을 수집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았다.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려고 조직적으로 공무상 비밀을 유출했다는 것이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성 부장판사는 영장 전담 판사였다. 1·2심 재판부는 조직적 공모가 인정되지 않고 유출한 내용도 공무상 비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비밀을 전달받은 공무원이 이를 그 직무 집행과 무관하게 제3자에게 누설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가 기능에 위험이 발생하리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피고인들의 행위가 비밀의 누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신 부장판사는 대법원 선고 뒤 내놓은 입장문에서 자신이 당시 보고한 것은 정운호 게이트 관련 법관 금품 수수 의혹 등이었다며 “법령에 따른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또 “다시는 법원의 정당한 사법 행정에 대해 이 사건과 같이 검찰권이 부당하게 행사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법 농단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법관은 모두 14명으로 이들 재판은 7건으로 나뉘어 진행돼 왔다. 의혹의 핵심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은 1심이 진행 중이다. 영장 내용 누설 혐의를 받은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등 전·현직 법관 대부분은 2심까지 무죄가 선고됐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지난달 사법 농단 연루자로서는 처음으로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 ‘신현수 갈등설’ 이광철 남고, 반부패비서관에 ‘특수통’ 김기표

    ‘신현수 갈등설’ 이광철 남고, 반부패비서관에 ‘특수통’ 김기표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에 김기표 법무법인(유한) 현진 대표변호사(49·연수원 30기)를 내정했다. 또 경제정책비서관(경제수석실)에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보(50·행시 36회), 디지털혁신비서관(과학기술보좌관실)에 김정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54·행시 36회)을 각각 내정했다. 부천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기표 비서관은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검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수석검사를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이달 초 신현수 전 민정수석의 사의 파동을 거쳐 김진국 신임 민정수석 체제가 출범한 데 따른 후속 인사조치다. 김 비서관은 검찰을 떠난 뒤 2016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전 검사장의 조세포탈 사건에서 변호인을 맡은 바 있다. 2015년에는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공동 변호인으로도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전임 이명신 비서관은 김종호 전 민정수석 시절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신현수 전 민정수석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던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자리를 지켰다. 앞서 청와대는 이 비서관과 신 전 수석의 갈등은 사실 무근이며, 사의를 밝힌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기재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억원 전 비서관의 후임인 이형일 비서관은 대구 경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기재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한 뒤 경제정책국장을 지냈다. 김정원 비서관은 동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위원회 뉴미디어정책과장, 과기부 정보통신정책관, 인터넷융합정책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등을 지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법농단’ 신광렬·조희연·성창호 판사 2심도 무죄

    ‘사법농단’ 신광렬·조희연·성창호 판사 2심도 무죄

    사법농단 의혹 사건 중 ‘영장 기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이균용·이승철·이병희)는 29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신 부장판사 등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을 통해 알게 된 검찰 수사상황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신 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을, 나머지 두 명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들이 사법부를 겨냥한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수사기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출된 내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조직적 공모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영장 판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행동준칙이 없고 법원 내부에서도 이런 사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고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형사처벌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정운호 수사를 저지하려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조·성 부장판사는 영장처리 보고의 일환으로 형사수석 부장판사에게 보고를 한 것이라 공모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 부장판사가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에 대해서도 “국가기관 내부 행위에 불과하고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신 부장판사의 보고 내용에 허용된 범위를 벗어난 게 일부 포함되기는 했지만 보고 목적은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위한 것이었고 통상적 경로와 절차에 따라 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광장] 검찰개혁의 해피엔딩은/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개혁의 해피엔딩은/박홍환 논설위원

    검찰을 소재 삼은 영화나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식사나 술자리다. 중간에 누군가(브로커) 끼어 있는 검사와 스폰서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검사는 비리를 척결하는 영웅이 되고, 은근슬쩍 명함을 교환한 검사는 척결 대상인 탐검(貪檢)의 전형으로 남는다. 현실 세계에서는 어떨까. 영웅은 모르겠고, 탐검의 사례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범죄자를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독보적으로 갖고 있는 검사에게는 늘 유혹의 손길이 뻗치곤 했다. 칼날 같은 법(法)벽을 위태롭게 넘나드는 돈 많은 기업인들에게 검사 수요가 차고 넘쳤다. 식사로 맺어진 인연은 술자리로 이어져 호형호제 관계로 발전하곤 했다. 윤중천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그랬고, 정운호와 홍만표 전 검사장, 김정주와 진경준 전 검사장도 마찬가지다. 공개되지 않은 사례는 또 얼마나 많을까. 밥값, 술값, 선물값은 해야 되는 게 인지상정이니 위기에 처한 스폰서의 요청을 거절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기소유예로 봐주고, 불구속 기소로 선처하는가 하면 아예 무혐의로 크게 갚는 경우까지 있었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게 그렇듯 무리하면 사달이 나기 마련이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때는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은 물론 현직 검찰총장까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줬다. 생채기가 곪아 터지듯 사건이 표면화될 때마다 땜질식으로 내외부 감시망을 보완하는 등 검찰이 자체 개혁을 꾀했지만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수사 및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한 부나방들이 끊임없이 꼬여 들었던 것이다. 그런 검찰을 지켜본 국민들의 누적된 불신과 분노가 현 정부 검찰개혁의 원동력이 됐다. ‘스폰서검사’ 등 비리 검사들을 도려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립에 많은 국민이 박수를 보냈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박탈했는데 검찰을 제외한 누구 하나 반발도 없다. 검찰의 업보다. 내친김에 검찰총장부터 일선 막내 검사까지 수직선상에서 명령과 복종을 당연시하는 검사동일체의 완전한 해체를 위해 검찰총장의 힘을 크게 뺄 태세다. 검찰의 수사권을 원칙적으로 박탈하고, 기소권만 갖도록 하는 게 여권이 생각하는 검찰개혁 드라마의 엔딩이다. 검찰로서는 차 떼이고, 포 떼이고, 그야말로 장기판의 졸(卒) 신세라는 자괴감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걸로 끝일까. 질량불변의 원칙처럼 권력의 총합은 불변한다. 검찰의 권한이 줄어들면 대신 경찰의 몸집은 비대해진다. 지금도 소액에 매수돼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묘술을 서슴지 않는 경찰에 더 큰 권력이 주어지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낭패감을 맛볼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검찰개혁 못지않게 경찰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권력 행사의 영역과 범위, 강도는 제각각인 만큼 스폰서검사 못지않게 스폰서경찰, 스폰서세리(稅吏) 폐해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을 솎아낼 반부패 수사 역량의 위축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수처의 몸집을 몇 배로 키우지 않는 한 보완이 필요하다. 죄지은 사람은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또한 서민과 재벌, 권력자의 죗값이 달라서도 안 된다. 헌법 11조 1항(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에 규정된 대로 법치국가의 당연한 원칙이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 한 번도 온전하게 이런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금력과 권력 앞에 무너져 내린 사정기관의 비정상적 모습은 많은 국민의 뇌리에 ‘유전무죄’ ‘유권무죄’ 잔상을 뿌리 깊게 심어 놓았다. 검찰개혁의 궁극적 취지 또한 이런 비정상을 바로잡아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믿는다. 더 큰 걱정은 검찰개혁의 궤도 이탈 가능성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추미애 현 법무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등 법무·검찰 수뇌부의 개인적 갈등이 부각되면서 ‘조국·추미애 VS 윤석열’ 프레임으로 변질된 탓이다. 특정인을 ‘찍어 내기’ 위한 검찰개혁 아니냐는 의혹은 삽시간에 반대 세력을 결집시켰고, 개혁의 명분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야당의 비협조로 공수처 출범은 부지하세월이다. 경찰개혁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게다가 내년 7월 물러날 윤 총장 후임에 특정 검찰 간부의 이름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이래서는 ‘특정인 배제, 내 식구 챙기기’ 검찰개혁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다. 데자뷔 같은 이런 세상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 stinger@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그래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격노까진 아니고 불쾌하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쾌함’을 느낀 뒤 법관들을 통해 헌재에 대한 ‘비상대처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당시 사법부 핵심 고위관계자가 증언했다. 다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방안들을 정리하도록 했을 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선을 그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7회 재판에는 이 재판의 핵심 증인 가운데 한 명인 이규진(58·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나왔다. 공소사실에 연관된 내용이 워낙 많아 강형주·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여러 날에 걸쳐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판부가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부터 앞으로 네 차례 이상 더 재판에 나올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 가운데 헌재에 대한 위상 강화를 위해 법원행정처가 헌재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관련 재판에 개입하려 한 의혹들이 주로 언급됐다. 통합진보당 의원들 및 서기호 전 의원의 행정소송에 개입하려 한 혐의,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의 대응 과정에서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도 거론됐다. 2015년 7월, 이 전 상임위원은 문성호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16일 36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문 판사는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방안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이 전 상임위원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정 파일에 기재된 것을 보고 추정한 것이 대법원장께서 2015년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비상적 상황에 대비해 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그해 7월 13일자 업무일지에는 ‘大(대법원장). 헌재의 적극적 시기 도래. 우리도 적극적 대처 필요. 합리적 대처수단 아닌 비상적 극단적 대처 방안. 시간 얼마 안 남았음’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 판사와 함께 석 달 가까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뒤 그해 10월 1일 대외비 문건을 완성해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좋지 않은 소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상적 대처 방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짜낸 것…실현 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상임위원은 “저 보고서 작성은 기본적으로는 저하고 문 심의관하고 둘이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던 것인데 거의 대부분은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라면서 “제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저것은 대법원장께서 비상적 상황으로 가정해서 검토해 보라는 것이라 실행 가능한 방안이 없고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 비상적 방안을 검토하라고 해서 짜낸 것이지, 저걸 무슨 정책적으로 실현 의도를 갖고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양 전 대법원장이 ‘비상적 대처’를 주문한 결정적인 계기는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으로 꼽힌다.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기소돼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판단이 되고, 대버?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한정위헌은 법률 자체의 효력이 아닌 법의 해석에 대한 위헌을 판단하는 것으로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원이 판단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2015년 4월 헌재에 파견된 법관 등을 통해 이 전 상임위원이 다수의 헌재 재판관들이 한정위헌 의견을 갖고 있다는 평의 결과를 보고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또 “5~6월쯤 교대역에 헌법재판소 광고판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며 “당시 행정처 회의에서도 안국역에 헌재에 대한 비난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며 당시 고위 간부들의 헌재에 대한 반감을 전하기도 했다. ●“통진당 행정소송 문건, 재판부엔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 헌재에서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뒤 통진당 의원들이 낸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혐의와 관련해서 이 전 상임위원은 앞선 증인들과는 다른 증언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6일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서류봉투를 하나 받았다고 했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으로, 해당 재판부가 헌재의 결정과 연관된 이 사건을 각하 판결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이 문건을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하자 “그럼 잘 읽어본 뒤 법리를 전달해 주면 어떻겠느냐”고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다고도 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저는 문건을 주면서 ‘이걸로 공부를 좀 해주고, 재판부에 이러한 법리도 있다는 걸 간단하게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문건은 전달하지 말라는 게 기획조정실장(임 전 차장)의 지시’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의 법정 증언을 확인한 뒤 다시 조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문건은 주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도 한다. 임 전 차장이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진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왜냐고 묻진 않았지만 문건을 주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명확히 기억했기 때문에 재판부에 문건을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의 방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무리는 되지만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법리가 있다는 정도는 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장이었던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감지했고 이 역시 행정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상임위원은 “(전해들은 반 부장판사의 반응을) 대법원장께는 보고하지 않았고 법원행정처 차장과 기조실장에겐 했다. 처장께는 보고했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통해서든 전달을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에서의 블랙리스트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뒤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거명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접촉할 당시 2015년 4월 이수진 전 부장판사(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서 전 의원과의 “다리를 놔달라”고 해 함께 만났다는 게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상고법원에 반대 입장인)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고, 제가 서기호 의원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인권법연구회와 관련돼 있어 제일 말하기 편하다고 해서 제가 만난 것”이라면서 “이수진 연구관에게 ‘서기호 판사를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상고법원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놔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상임위원은 서 전 의원과의 대담 내용을 담은 파일을 작성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보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서 전 의원은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법원의 노력과 입장을 이해하지만 상고법원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28일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기호 전 의원에게 이규진 전 상임위원의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말 그대로 애매한데…” 마스크에 가려진 증인의 말끝이 조금 흐려졌다. 특정 사건의 진행상황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입장을 정한 뒤 법원장을 통해 해당 재판부에 이를 전달한 것이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사항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다. “(행정처에서 법원에 지시를 하는 것이)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라며 머뭇거리던 증인은 이어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하지만 부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5회 재판에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현보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증인으로 출석한 김세윤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후임으로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의 직속으로 법관 비위 및 징계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검찰은 김 변호사에게 우선 2015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부산 지역의 건설업자 정모씨 사건에 대해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문모 부산고법 판사가 피의자인 정씨와 교류하며 16차례 골프 및 유흥접대를 받은 비위 사실을 알고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무마하고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문 판사의 퇴임 이후로 미룬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부장판사가 윤리감사관으로 재직 당시 임 전 차장은 검찰 고위 관계자를 통해 문 전 판사의 비위사실을 접했지만 문 전 판사에게 법원장이 구두경고 조치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언론에 보도되면 파급력이 커 부산 법조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사법부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임 전 차장의 생각에 따라 구두경고 조치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전 판사를 정식으로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의 재직기간인 2016년 11월 양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은 정씨의 뇌물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항소심 재판부도 두 차례 공판을 한 뒤 곧바로 선고기일을 정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임 전 차장이 정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검찰이 반발하고 언론이 관심을 갖게 돼 앞서 행정처가 문 전 판사의 비위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파급력이 클 것을 우려해 재판부에 선고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고 전 대법관이 당시 윤인태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전화해 이 같은 설명을 하며 문 전 판사가 사직한 뒤에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윤 전 법원장도 항소심 재판장을 불러 이를 전달했다. 실제로 정씨 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는 2016년 11월 24일로 정했던 선고기일을 연기해 재판을 다시 열고 두 차례 더 진행한 뒤 다음해 2월 16일 선고했다. 1심과 달리 일부 뇌물 부분을 유죄로 보고 정씨에게 징역 8개월을,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는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가 있기 일주일 전 문 전 판사는 사직했다. 김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변론을 종결한 정씨 사건의 항소심 관련 진행상황 및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을 때 앞으로의 상황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누구에게까지 보고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고서를 썼는지를 묻는 검찰에 김 변호사는 “처장님께 보고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검찰에 ‘절차적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절차적 만족감’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재판거래 및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임 전 차장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행정처에서 변론이 종결된 사건에 대해 향후 진행사항을 정한 뒤 해당 재판부가 그에 따라 재판하도록 법원장을 통해 행정처의 요망사항을 하달한 것은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지시인데 부당하거나 헌법과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조치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까?” (검찰)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하달까지는… 요청드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고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김 변호사) “상급관청으로부터 지시하달을 한 게 아니고 요청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부적절하지 않다는 겁니까?” (검찰)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김 변호사)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검찰) “말 그대로 애매합니다.” (김 변호사) “어떤 게 애매하다는 겁니까?” (검찰)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어떻게 보면 부적절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어떻게 보면 부적절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까?” (검찰) “네.” (김 변호사) “전에도 이런 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까?” (검찰) “없었습니다.” (김 변호사) “처음이라면 이런 조치사항이 과연 부적절하지 않을까, 이런 판단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검찰) “그냥 서로 잘 아는 사이에서 편하게 얘기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김 변호사는 이어 실제 정씨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미뤄지고 변론이 재개된 뒤 문 전 판사의 사직한 뒤에 선고가 이뤄진 것과 관련 검찰이 “행정처가 원하는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했는가“ 묻자 김 변호사는 “(행정처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다만 자신은 보고서를 작성한 뒤의 재판상황은 잘 몰랐고 나중에 검색해서 알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기록이 유출된 의혹에도 연관이 돼있다. 당시 신광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영장전담 법관이었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영장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들을 다시 행정처에 보고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신 부장판사에게 전달받은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정리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상황을 파악해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수사 관련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판깨스트] ‘사법농단’ 잇단 무죄 판결… ‘재판개입’ 책임은 어떻게 묻나

    [판깨스트] ‘사법농단’ 잇단 무죄 판결… ‘재판개입’ 책임은 어떻게 묻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들이 연달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 절차가 아직 많이 남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핵심 고위 간부들 외에 검찰이 추가로 재판에 넘긴 10명의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에서 벌써 5명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인데요. 특히 13일과 14일 있었던 두 개의 판결에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미를 지닌 판단들이 담겨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의 향방이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틀간 무죄 판결이 난 두 가지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전체적인 주요 배경과 핵심 혐의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가 무죄를 선고한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사건은 사법부의 ‘부당한 조직 보호’라는 전체 사건의 뿌리 중 하나로 연결됩니다. 이들의 혐의는 곧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기도 합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에서 선고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사건은 ‘재판개입’이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줄기입니다. 47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선 일부로 보이지만, 전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틀을 법원이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계기가 된 것입니다. ●같은 ‘무죄’ 선고됐지만 파장은 더 큰 임성근 부장판사의 ‘무죄’ 선고된 주문은 모두 ‘무죄’.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앞 사건은 “이들의 행위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임 부장판사의 사건은 “위헌적인 부당한 일을 한 것은 맞지만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행위를 바라본 시각이 아예 다릅니다. 그리고 ‘사법행정권자’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판단도 달랐습니다. 판결 이후 법원과 검찰의 반응, 그리고 사건이 미칠 파장에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훨씬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임 부장판사 사건입니다.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으니 사건을 재판에 넘긴 검찰도 연일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그 강도는 임 부장판사 사건에서 더욱 셌습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은 단순히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고 비난하고 넘어가선 안 되는, 본질적인 고민을 법원에 던지는 의미도 있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임 부장판사의 공소사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의 행적 관련 보도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토 타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을 맡은 재판장인 이모 부장판사에게 “기사가 허위”라는 중간 판결을 선고공판 이전에 하도록 요구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먼저 있습니다. 또 이 부장판사가 선고기일을 잡자 그 전에 판결 선고를 위한 구술본(법정에서 판결의 핵심을 요약해 선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내용)을 미리 보고받은 뒤 이를 수정하도록 요청했다는 혐의입니다. “법리적인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지만 해당 보도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질책을 하도록 수정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와 관련한 사건 판결이 이뤄진 뒤 재판장인 최모 부장판사에게 요구해 양형이유 가운데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도록 한 혐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씨를 정식 재판에 넘기려던 김모 판사의 판단을 뒤집고 “어차피 벌금형이 최고형인 범죄이니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라”고 종용한 혐의가 있습니다. 임 부장판사는 세 번째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견책’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이 같은 공소사실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두 갈래로 구분됩니다. 임 부장판사가 각각의 재판장들을 만나 재판에 관여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각 재판관여 행위는 피고인의 지위 또는 개인적 친분관계를 이용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일선 재판부에 개입하는 행위 자체가 법관의 독립을 명시한 헌법에 반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그동안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을 비판해 온 시각이라면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위헌적”이라는 지적은 결국 임 부장판사의 행위들에 대한 선언적 규정일 뿐, 임 부장판사의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합니다. 위헌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라고 해서 곧바로 벌을 줄 수 있는 게 아니고 적용된 죄명에 따라 범죄가 성립되는지를 엄격하게 따지는 게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임 부장판사의 행위들이 기소된 죄명인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들어맞아야 하는 건데 이날 재판부는 맞지 않다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공무원의 ‘권한에 없는’ 불법행위는 직권남용죄 처벌 불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무권한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할 때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다만 ‘직무권한’은 공무원이 그 지위와 역할에 맞게 해오던 일들로 범위가 제한돼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지인이 운영한 회사인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맺도록 하거나 최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업체와 광고계약을 맺도록 한 혐의에서 직권남용죄가 무죄로 확정됐는데요. 박 전 대통령이 잘못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통령에게는 일반 사기업의 광고발주까지 관여할 직무권한이 애초에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공무원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경우 해당되는 죄라는 것, 다시 말하면 만약 공무원이 권한에도 없는 불법행위를 했더라도 죄를 물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무원 불법행위죄’라는 건 없고,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에 맞게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 권한을 넘어선 일을 하면 직권남용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는 직권남용에 대한 판단이 더욱 중요한데, 이날 재판부는 “형사수석부장에겐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헌법이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어 다른 국가기관이나 외부 세력 뿐 아니라 사법부 내부에서도 법관의 독립을 침해해선 안 된다”면서 “사법행정권도 궁극적으로 사법권 독립 내지 법관의 독립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므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행사되어선 안 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법관의 조직법상 상위기관인 사법행정권자는 법관의 독립을 해치지 않은 범위 안에서만 직무감독을 할 수 있으므로 개별 법관의 재판업무에 대해 사전적·사후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체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사법행정권자인 수석부장판사가 개별 판사들의 재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특정한 방향이나 방법으로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애초에 수석부장판사의 직무권한에도 없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 직권남용죄를 물을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사법행정권자에 재판개입 권한 없어’ 판단→ ‘재판개입’ 처벌 근거 아예 없어져 이 논리를 만약 양 전 대법원장 등 다른 재판부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요? 각종 재판개입 의혹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한들 재판에 관여하도록 주도한 사법행정권자들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대법원장에게 일선 법원 법관들의 재판에 관여해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직무권한은 없다”, “법원행정처장이 일선 판사에게 특정 방향으로 재판을 진행하라고 지시할 권한이 없다”면 임 부장판사의 1심 판결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직 수뇌부들의 재판 만이 아니어도 지금이라도 어느 법원에선가 사법행정권자의 재판개입 행위가 벌어져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법이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 사건 각 재판관여 행위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해 징계사유 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위헌적인 행위라는 선언도 했으니 국회에서 추진을 한다면 법관 탄핵이나 또는 법원 내부 징계절차로만 재판개입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법관 탄핵이나 내부 징계절차는 모두 현직 법관들에 대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퇴직한 전직 법관들에겐 아예 책임을 따질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재판 독립의 원칙상 재판개입을 위한 직무권한이 존재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직권남용죄도 성립할 수 없다면 인사권자나 상급자의 어떠한 재판 관여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고 직권남용죄의 보호법익인 국가기능의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사법의 영역에서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직권이 남용된 결과를, 남용된 직권 그 자체와 혼동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형사수석부장이 재판에 개입할 수 없는 것인데, 임 부장판사는 형사수석부장의 재판사무감독권 등 사법행정상의 지휘와 감독, 지시, 명령권을 이용해 개별 판사들의 재판 독립을 침해했다는 게 핵심인데 재판부가 거꾸로 판단을 했다는 겁니다. ●영장재판에서의 수사정보 넘긴 행위에 대해선 “사법행정의 영역” 판단 여기서 앞서 지난 13일 선고된 세 명의 법관들의 사건도 다시 들여다 봐야 합니다. 임 부장판사보다 하루 전날 선고된 이 사건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행정처(임종헌)→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신광렬)→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조의연·성창호)으로 영장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갔고, 다시 영장전담 법관→형사수석부장→법원행정처로 수사정보가 보고돼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공소사실의 내용입니다. 정운호 게이트에 현직 부장판사였던 김수천 전 부장판사가 뇌물 혐의로 연루되자 법원행정처가 다른 판사들에게로 검찰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을 세웠다는 게 검찰의 지적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데엔 우선 ▲사법부의 조직적인 검찰 수사 방해 움직임이 있지 않았고, ▲일부 행정처로 넘어간 수사정보가 있었지만 ‘기밀’이라고 보호할 만한 비밀이 아니었고 ▲외부로 유출되거나 실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는 점이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신 부장판사의 임 전 차장에 대한 보고를 “규정에 근거해 법관 비위와 관련해 사무·감독하는 상급 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장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현직 법관이나 법원에 크게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을 사법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정보보고’라는 판단입니다. 임 전 차장이 김수천 전 부장판사의 가족관계서를 신 부장판사를 통해 영장판사실에 내려보내기도 했고, 이 가운데 일부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지만 그것이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었고, 영장이 기각된 것도 조·성 부장판사가 통상의 영장심사 절차와 원칙에 맞춰 처리한 결과라고 판단했습니다. 중요 사건의 핵심 인물에 대한 영장을 심사하다보면 가족관계는 자연스레 확인 가능하니 굳이 행정처에서 명단을 내려보내지 않아도 영장판사들이 파악할 수 있었으니 그 역시 엄청난 목적을 갖고 비밀스런 정보를 주고받은 게 아니라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의 한 간부는 “13일에서는 사법행정 영역이어서 재판 관련 내용을 보고하는 게 가능해서 죄가 안 된다 하고 그 다음날에는 사법행정 영역에 재판개입의 권한과 근거가 없어 죄가 안 된다고 하니 법원에서의 논리도 서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법행정권자 지시→일선 판사 영향 ‘인과관계 없다’ 다시 임 부장판사 사건으로 돌아와 또 다른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 있습니다. 임 부장판사가 재판부에 자신의 생각을 지시하거나 요구한 행위 그 자체만으로 위헌적이고 징계사유라고 꼬집긴 했는데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지시를 전해들은 일선 법관 3명은 임 부장판사에게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합의부의 재판은 합의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므로 재판장의 의사와 독립된 것으로 재판장이 혼자서 이를 결정할 수도 없다. 이모·최모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요청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자신의 법적 판단 및 합의부 내의 논의 등을 거쳐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재판부와 합의해 결정을 했다. 즉, 피고인의 요청과 이모·최모 부장판사 및 소속 재판부의 재판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 김모 판사 또한 동료 판사들의 의견을 듣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해 피고인의 요청과 김모 판사의 약식명령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됐다.”상급자가 어떠한 지시와 요구를 했고, 실제로 그와 같은 결과가 나왔지만 하급자가 정말 그 지시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는지 아니면 오롯이 자신의 독립적 판단으로 그렇게 결론냈는지 ‘독립된 재판을 해온’ 판사들에게서는 특히 인과관계를 밝히는 게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곧 ‘의무없는 일’을 한 것도 아니라는 게 돼 만약 임 부장판사에게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주어졌다고 판단했어도 또 다시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대법원장이 재판에 개입하도록 지시했고, 그와 관련된 보고서가 작성됐고 일부 재판 결과도 그 지시와 같은 취지로 나왔다고 해도 대법원장→판결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면 역시 재판개입 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됩니다. ●‘무죄 판결문’에서 끝나지 말아야 할 법원의 진짜 고민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부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각종 재판을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종 일선 재판부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연결됩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죠. 청와대와 정부에 우호적일 만한 판결 결과가 나오도록 대법원 재판을 오래도록 끌었다는 게 주요 혐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만약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부에서도 이날과 같은 판단을 받아들여 어떠한 재판개입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다면 ‘지연된 정의’의 책임을 과연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비단 양 전 대법원장 뿐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처럼 사법행정권자의 재판개입이 ‘면죄’된다면 그리고 그 재판의 결과가 틀렸다면. 잘못된 재판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게 됩니다. 재판이 잘못됐다는 것을 법원 어디에서도 밝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복잡한 사건의 내용과 법리이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은 계속 깊이 들여다 봐야 합니다. 10명의 전·현직 법관 가운데 5명이 무죄가 됐다고 그냥 법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말 일이 아닙니다. 애초에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검찰을 쏘아보고 말 일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재판개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어디까지를 재판개입과 관여로 봐야할지 법원은 아주 깊게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라는 법원 역사상 가장 아팠던 상처 속에서 반드시 얻어내야 할 열매라는 것을, 무죄 판결문에도 오히려 더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세번째 판결 임성근 판사도 무죄

    ‘사법농단’ 세번째 판결 임성근 판사도 무죄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날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록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또 현직 판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왔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임 부장판사에 대해 “위헌적 불법행위로 징계 등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죄를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무죄를 선고한 것이어서 사법부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은 임 부장판사가 사건 담당 재판장에게 선고 직전 ‘세월호 7시간 행적’ 기사가 허위라는 점을 강조하도록 요구했다고 봤다. 또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적절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질책하도록 했다고 파악했다. 재판부는 “이런 ‘중간 판단’ 요청은 그 자체로 특정 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 행위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또는 침해 위험이 있는 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했다.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의 불법 집회 관련 판결이 이뤄진 이후, 임 부장판사가 재판장에게 양형 이유 중 민감한 표현을 수정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판결문 수정 요구는 그 자체로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해 결과를 유도한 걸로 재판 관여 행위에 해당해 법관 독립 침해로 위헌적이고 형사소송법상 위법한 행위”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임 부장판사는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 동기와 의도를 좋게 해석하더라도, 그 자체로 계속적인 특정사건 절차 진행을 유도하는 재판 관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이 파악한 임 부장판사의 행위 대부분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봤다. 그럼에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봤다. 사법행정권자는 일선 재판부의 재판 업무에 관해서는 직무감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즉 임 부장판사의 지시대로 재판 절차와 판결 내용이 바뀐 건 맞지만, 결국 각 재판부가 합의를 거쳐 판단했을 뿐이라는 논리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판사가 무죄라는 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부장판사 3명에게 1심 재판부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법원행정처에 넘긴 검찰의 사건기록 등을 ‘공무상 비밀’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설마설마했지만 또다시 ‘가재는 게 편’이나 ‘직역 이기주의’식의 판결이 나온 셈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자비나 관용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법대로’식 엄벌을 남발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제 식구에게는 관대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13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무죄선고를 받았을 때부터 이번 재판의 향배에 우려의 시선이 많았는데 결론은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판결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이들의 ‘상급자’들에 대한 재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렇게 된다면 ‘사법농단’ 자체가 없었다는 것인데 법관들은 그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결과에 도대체 어느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결국 사법불신만 커지고, 그 화(禍)는 고스란히 사법부가 감내해야 한다. 문제의 부장판사들은 2016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려고 검찰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수집한 뒤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개입된 정운호 게이트 수사에서 영장기각 등 법원의 수사 방해가 유독 심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법원은 이들이 유출한 정보가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가 없고, 국가의 범죄수사 등에 장애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대(對)언론 브리핑 등을 예로 들었고, 오히려 이들의 유출 행위를 사법신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보고로 볼 수도 있다는 해괴한 논리까지 펼쳤다. 수사정보는 관련자들의 증거은닉이나 도주 등에 악용될 우려가 큰 탓에 엄격하게 외부유출을 막는 게 상식이다. 1심 재판부의 논리는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한 궤변과 다름없다.
  • “법관 비위 ‘정보보고’… 수사·재판에 영향줬다고 보기 어렵다”

    “법관 비위 ‘정보보고’… 수사·재판에 영향줬다고 보기 어렵다”

    法 “일부 행정처로 전달된 검찰 수사정보 주요 내용 이미 보도돼 ‘비밀’ 가치 떨어져…수사 정보 빼돌렸다는 것도 인정 어려워” ‘직권남용’ 양승태 재판 영향줄지 미지수 檢 “납득 안 돼… 법리 판단 다시 구할 것”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과정에서 검찰 수사 관련 정보들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 명의 현직 법관들의 1심 결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재판들 가운데서도 여러 의미로 상징적으로 꼽혔다. 법원행정처의 지시로 일선 법원에서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한 것이 과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부터 사법행정의 영역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는 등 ‘사법농단’의 큰 쟁점이기 때문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다른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3일 신광렬(55·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54·24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48·25기)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당시 행정처가 법관 수사 저지를 목적으로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방안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행정처에서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될 수 있다. 신 부장판사가 일부 행정처로 검찰 수사 정보를 넘겼지만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되지 못한다고 결론 내며 “규정에 근거해 법관 비위와 관련해 사무·감독하는 상급 행정기관인 행정처에 보고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검찰 브리핑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언론에도 수사 진행 상황이 알려져 공무상 비밀로서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이들의 혐의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혐의에도 포함돼 있어 행정처의 조직적인 수사 저지 시도 등이 어떻게 판단될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4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다 하급자들에게 재판 개입,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등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날의 판결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수도 있다. 이날 판결이 선고되자 신 부장판사는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조·성 부장판사는 말 없이 미소만 머금고 법정을 떠났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그리고 다음달 재판에 넘겨지자 일부에선 ‘보복 기소’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아직 사건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 현직 법관 3명 무죄

    ‘사법농단 연루’ 현직 법관 3명 무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현직 법관 3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행정처와 일선 법원이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은 “사법 신뢰 확보를 위한 내부 보고로 용인될 수준이었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막기 위해 위해 검찰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의 내용을 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조·성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법관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행정처에서 법관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갖고 검찰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들 혐의의 배경부터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신 부장판사는 사법행정 차원에서 법관 비위 사항을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 부장판사의 지시로 수사 정보를 보고한 조·성 부장판사의 공모 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선고된 세 판사들의 혐의는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 현직 법관 3명 무죄

    ‘사법농단 연루’ 현직 법관 3명 무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현직 법관 3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행정처와 일선 법원이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은 “사법 신뢰 확보를 위한 내부 보고로 용인될 수준이었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막기 위해 위해 검찰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의 내용을 행정처에 보고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조·성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법관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행정처에서 법관 수사 확대를 저지할 목적을 갖고 검찰을 압박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들 혐의의 배경부터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신 부장판사는 사법행정 차원에서 법관 비위 사항을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 부장판사의 지시로 수사 정보를 보고한 조·성 부장판사의 공모 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달 13일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사건의 두 번째 1심 선고도 무죄가 선고됐다. 특히 이날 선고된 세 판사들의 혐의는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공소사실에도 포함돼 있어 이들의 재판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의 핵심 혐의는 각종 재판 개입과 법관 블랙리스트 등을 지시해 하급자인 법관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등 47개 혐의로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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