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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정부가 깎아 준 가격, 누가 대신 내고 있나

    [서울광장] 정부가 깎아 준 가격, 누가 대신 내고 있나

    한국에선 빵이 비싸다. 그래서 빵집이 늘 욕을 먹었다. 그러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의뢰 용역조사에선 의외의 답이 나왔다. 빵의 핵심 원재료인 계란, 우유, 설탕이 하나같이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작동하지 않는 품목이었다. 계란의 경우 수십 년간 생산자단체가 고시해 온 ‘희망 가격’이 사실상 시장가격을 대체해 왔다. 우유 역시 생산비 연동 구조에 묶여 있다. 우유 소비가 줄든 말든 사료값이 오르면 우유값이 오른다. 설탕은 기본관세가 30%여서 정부의 할당관세(0%) 물량을 소진하면 비싸게 들여와야 하는 구조다. 결국 빵이 오븐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장과 유리된 가격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계란값처럼 공급단체가 가격을 통제하는 ‘관리가격’, 우유처럼 투입된 생산비가 현재 가격을 지배하는 ‘앵커링’, 설탕처럼 변함없이 30% 세율이 유지되는 ‘가격 경직성’.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이런 일들이 켜켜이 쌓이면 이 물건값이 애초에 맞는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워진다. 시장이 가격을 만들어야 하는데, 왜곡된 가격이 시장을 왜곡한다. 금리에도 이런 왜곡은 있다. 금리는 돈의 가격표. 그 가격표가 유령처럼 시장을 왜곡한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다. CD금리는 오랫동안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였다. 10개 증권사가 하루 두 번 내는 호가의 평균으로 정했다. 그런데 2010년 코픽스 금리가 도입되고 CD 거래가 급감했음에도 CD금리가 계속 사용됐다. CD금리 기반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는 오를 때는 빠르게 오르고 내릴 때는 더딘 CD금리 속성 때문에 필요 이상의 이자를 내야 했다. 지난해 말 기준 376조원이 여전히 이 유령 가격표에 묶여 있다. 자신이 지불한 가격 때문에 종국적으로 손해가 나는지 알아채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1원이라도 손해보는 걸 알게 됐다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게 사람이다. 그렇게 생긴 직업이 2013년 병행수입 활성화 정책이 낳은 ‘통관 변호사’다. 당시 정부가 스포츠 용품·의류 브랜드의 독점수입 구조를 풀어 물가를 잡겠다며 추진한 정책이 시행되자 독점 수입사들이 세관에 상표권 신고 등을 통해 경쟁사 물건을 항구 창고에 묶어 두는 일이 빈번해졌다. 관련 서류를 준비해 통관을 푸는 동안의 창고 사용료를 내고 나면 해외에서 싸게 들여온 가격 경쟁력은 사라진다. 그래서 통관을 빨리 풀어 주는 변호사에게 돈을 쓴다. 가격이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결정된다는 건 교과서에나 있는 이야기다. 굳이 찾자면 단기간에 전국을 휩쓴 두바이 쫀득쿠키 가격에서나 일시적으로 작동하는 가격 체계다. 그렇다고 정부가 모든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북한 교과서식 해법 또한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가격은 수요, 공급, 정부개입 외 수많은 변수와 제도로 결정된다. 기업들은 이러한 ‘가격의 무게’를 알고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반면 정부 영역에선 가격의 성격을 두고 부처끼리 이견을 보이는 일이 잦다. 예컨대 복날 닭값이 오르지 않게 농식품 당국이 생산자들과 꾸린 수급협의회에서 결정한 닭값, 유엔이 국제 관행으로 인정하고 해운법이 허용한 해운운임 공동행위. 이를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가격으로 보고 제재한다. 가격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모든 경제정책의 최일선에 가격이란 도구가 있다. 경제가 흔들리면 정부는 가격에 직접 손을 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자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꺼낸 행보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가격표에서 줄어든 숫자는 필연적으로 다른 어딘가에서 반드시 청구된다. 석유 최고가격제의 경우 운전자가 내야 할 기름값이 추경을 통해 전 국민의 세금으로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주택보유세를 올리면 그 비용은 세입자의 월세에 전가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당장의 주가 지렛대로 쓰면 미래의 노후자금이 그 값을 치른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가격표를 낮췄다고 생색낼 일만은 아니다. 줄어든 숫자가 누구의 부담으로 돌아가는지 살펴야 한다. 가격을 건드린 정책이 한 번도 공짜인 적은 없었다. 홍희경 논설위원
  • 尹 “세일즈 외교, 경제 체질 개선 추진”… IMF 총재 “내년 韓 경제 반등”

    尹 “세일즈 외교, 경제 체질 개선 추진”… IMF 총재 “내년 韓 경제 반등”

    尹대통령,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접견“물가안정 최우선, 건전재정 정부 개입 최소화”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접견하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우리 기업들의 수출, 수주를 확대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와 함께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도 차질없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순방’이라고 일컬을 만큼, 지난 11일부터 네덜란드에서 반도체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이날 귀국했다.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와 IMF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한국 정부는 민생과 물가안정을 정책 최우선으로 두고, 건전재정 기조하에 정부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민간주도 시장중심의 경제생태계 복원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수출 반등 등 경기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에 “한국 정부의 민간 중심 경제운용과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 등은 국제통화기금의 정책권고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그간의 금융시장 불안 완화, 부동산 시장 연착륙, 물가상승 대응 등 위기 극복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총재는 “내년에는 반도체 경기개선과 중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한국경제의 반등이 전망되며, 구체적으로 한국경제의 내년도 성장률은 2.2%로 예상되는데 이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변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다 본격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 대통령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강조한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한국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여성인력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조만간 기업 부문에서 여성 CEO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고] 이제는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할 때/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기고] 이제는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할 때/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금리 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경제가 정상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의 폐해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점은 우려가 큰 대목이다. 작은 신용도 차이로 저리 대출이 막히고 훨씬 높은 고리 대출에서는 상환 부담 가중으로 신용도 상승의 기회가 더욱 멀어지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시장 자율의 당연한 결과라고 치부해 버리는 무책임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이제야말로 금융의 순기능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구조혁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기본대출제는 보편적 금융권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조 개혁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기본대출제란 모든 국민들이 저리로 일정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이전에 없던 혁신적 제도이다. 불평등이 성장을 저해하는 작금의 여건에서 금융 접근기회를 공정하게 해, 보다 많은 이에게 혁신 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도 큰 정책으로 기대된다. 기본대출제도가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에 유념해 설계할 것을 제안한다. 우선 좋은 정책은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금리 수준을 임의로 결정하거나 정부가 직접 대출을 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존 대출상품에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정부개입 없이도 금융기관에 매력적인 제도가 될 수 있으며 시장의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는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해 정책효율성을 높이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현재 장기연체율이 1% 이하이고 실제 미변제율은 그에 못 미치니 연체율이 두 배가 되더라도 1%대의 대위변제율로 실현가능한 제도이다. 대출보증에 따른 운영수익을 금융권과 나눈다면 순비용은 더욱 감소한다.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서는 신용평가시스템과 연동해 성실 변제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청년층이나 중저신용자에게 신용등급 상승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효과도 있다. 또한 제도를 점진적으로 시행하면서 시행오차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환위기 당시 170조원의 혈세를 투입해 금융기관을 살린 것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금융시장은 오히려 금융위기의 주범이 되거나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기본대출제를 계기로 금융의 공공성 회복이 본격화되기를 기대한다.
  • 전교조·전공노 노조 자격 박탈하던 ‘법외노조’ 통보제도 없앤다

    결격 노조에 시정 요구 가능 문구는 유지시정 요구 불이행 노조 제재 규정은 없어노동계 “노조 활동 개입·간섭 의도” 반발 조합원 수 기준, 종사 근로자 조합원으로실업·해고자 등은 노조 의사결정서 제외새달 26일까지 의견 수렴 후 최종안 확정 노동조합을 옥죄고 자격까지 박탈해 버리는 무기로 악용되었던 ‘노조 아님’(법외노조) 제도가 사라진다. 1988년 법외노조 통보 제도 설립 34년 만이다. 하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결격사유가 발생한 노조에 정부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문구는 유지하면서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법외노조 통보제도 관련 문구를 삭제한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법외노조 통보를 받으면 단체협약 체결, 쟁의 조정 신청,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 노조법이 규정하는 노조 관련 각종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도 노조 길들이기 수단이라며 폐지를 권고했던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혔다. 대표적인 예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으로, 각각 2009년과 2013년 법외노조 처분을 받았다. 이 중 전공노는 다른 공무원 노조와 통합했고, 법외노조로 남아 있던 전교조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나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당시 대법원 판결로 법외노조 통보제도가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점을 반영해 문구를 재정비한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결격 사유가 발생한 노조에 고용부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는 그대로 뒀다. 법외노조 통보를 폐지하면 ‘불법 노조’ 활동을 막을 수 없다는 경영계의 주장을 일부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노조를 제재할 장치는 별도로 두지 않았다. 노동계는 시정요구 문구까지 모두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조의 자유로운 관리 및 활동에 개입하고 간섭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ILO 핵심협약의 취지는 노조설립의 자유와 교섭자치, 정부개입의 최소화”라며 “노조법 시행령 개정도 결사의 자유와 협약자치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이와 함께 근로시간면제 한도 설정과 교섭 창구 단일화를 위한 조합원 수 산정 기준을 ‘전체 조합원’에서 ‘종사 근로자인 조합원’으로 변경했다. 실업자와 해고자 등 현재 종사하지 않는 조합원은 노조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제외되도록 한 것이다. 지난 1월 노조법 개정으로 실업자와 해고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고용부는 다음달 26일까지 노사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한 뒤 오는 7월 시행 전까지 현장 교육과 노사 설명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민 4명 중 3명 “세금 더 거둬 복지 확대 정당”

    국민 4명 중 3명은 정부가 증세로 복지를 확대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0일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9월 전국 만 19세 이상∼75세 이하 성인 남녀 3873명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현안에 대한 정부 개입의 정당성을 주제로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세금을 더 거둬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당연히 정당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18.2%, ‘대체로 정당하다’고 답한 사람이 57.5%로 총 75.7%가 ‘정당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대체로 정당하지 않은 것 같다’는 18.1%, ‘당연히 정당하지 않다’는 4.5%로 ‘정당하지 않다’는 응답자가 총 22.6%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In&Out] 연극인, 우리 스스로의 복지/정안나 연출가·서울연극협회 복지분과 위원장

    [In&Out] 연극인, 우리 스스로의 복지/정안나 연출가·서울연극협회 복지분과 위원장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독일의 법 철학자 예링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 나오는 이 말은 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교수가 지난 2010년 ‘법 고전읽기’ 특강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가 강의를 마치며 했던 말은 오래도록 가슴을 울렸다. “우리의 권리는 누군가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민이 스스로의 권리를 인식하고 그것이 침해되면 싸워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공동체와 사회 전체의 권리가 신장된다.” 새 정부 들어 예술인복지와 관련한 의제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언론의 관심도 훈훈해졌다. 예술인에게 복지란 ‘직업인으로서의 인정’을 의미한다. 예술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직업인으로서의 인정, 예술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 없이는 예술인과 관련한 복지는 불편한 특혜일 뿐이다. 현 정부에서 진행 중인 예술인 고용보험법의 모델은 프랑스의 예술인 실업급여 정책인 ‘앵테르미탕’ 제도다. 앵테르미탕은 68혁명에 참여했던 예술인들의 강력한 연대에 힘입어 1969년에 제정된 제도로 그 연혁만 5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럼에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실업문제와 감당하기 힘든 재정으로 인해 2003년 아비뇽 연극제 거부 사태나 2013년 재정 감사원의 개선안 등을 불러일으키는, 불완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예술인 고용보험법이 시급하고 예술인의 현실이 암울하다 해도 불완전한 외국 정책 따라잡기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프랑스 제도에서 주목할 점은 예술인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예술행정의 민주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업무 결정이 정부개입보다는 노사 간 협의로 이루어지고, 예술인들 스스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주장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절실히 요구되는 지점이다. 정부나 기관의 정책기조로 만들어지는 제도가 아니라 예술인들이 필요한 제도를 개발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연극계에서는 자생적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연극인에 의한, 연극인 실태조사’를 준비 중이다. ‘우리 스스로의 복지-연극인, 어떻게 살;生活 것인가’를 캐치프레이즈로 기존의 딱딱한 설문지를 우리의 언어로 바꾸어 결과를 도출해 내고 이를 근거로 가장 절실한 정책을 우리 스스로 제안해 보려는 시도다. 이 작은 노력이 예술인 복지의 새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 본다. 사람들은 예술이 지닌 창조성과 소통, 치유의 힘이 공동체에 평화를 주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자주, 쉽게 말하곤 한다. 그런데 같은 사람들이 예술인 지원에 대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우리가 왜 도와주느냐”고 아프게 말한다. 예술인 지원은 그의 가난이 아닌 ‘예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예술의 최종 목표는 생산성이 아니라 ‘공공성’이기 때문이다.
  • “공공 성격 강해 정부개입 당연” vs “이동통신 생태계 망가져”

    “공공 성격 강해 정부개입 당연” vs “이동통신 생태계 망가져”

    정부의 통신료 인하 개입을 놓고 시민단체와 학계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통신기본료 폐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시민단체, 정부, 이동통신 3사, 학계 등 이해관계자들이 처음으로 모인 자리에서였다.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상황실 생활비절감팀이 주최한 ‘통신비 기본료 폐지, 무엇이 해답인가’ 토론회에서 ‘통신비는 공공의 성격이 강하다’는 시민단체 주장과 ‘정부의 시장 개입이 생태계를 흐린다’는 학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동통신 3사는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정부가 기업의 가격결정권·마케팅까지 참여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시장 개입은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자칫 잘못하면 이동통신 생태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부가 긴급재난문자를 휴대전화로 보내는 건 그만큼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공공재인 전파와 주파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정부 개입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특히 “통신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 사업자라 하더라도 정부의 요금 통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양환정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공공 성격이 강해진 만큼 형편이 어려운 분들도 통신 서비스를 일정 수준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며 “정부는 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이동통신 3사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정부의 ‘획일적인 잣대’는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문을 없애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충성 KT CR기획실 상무는 “통신요금이 모두 회사의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장비 제조와 단말기 업체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이동통신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김규태 LG유플러스 상무는 “시장에 파격적인 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 혜택을 늘리고자 노력해 왔다”며 “현재의 통신시장 경쟁 구도에서 일괄 인하가 맞는 것인지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따른 매출 하락을 우려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이 줄면 유통업계 절반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국책銀 공기업 전환 추진… 역주행하는 국가경쟁력

    국책銀 공기업 전환 추진… 역주행하는 국가경쟁력

    방만경영 직접 관리 취지라지만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 입 모아 자율성 보장하되 감독 강화 가능 정부개입 의심… 통상마찰 우려 정부가 25일 올해 공공기관을 발표하는 가운데 산업은행·기업은행 등을 공기업으로 다시 지정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뒷걸음치게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날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올해 공공기관을 새로 지정한다. 공공기관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논란의 핵심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공기업 재지정 여부다. 지금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있는데 기재부는 이를 다시 공기업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국책은행을 공기업으로 재전환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의 경영 관리는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관리 감독이 가능한데 이를 공기업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일차원적 접근법이라는 지적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외환은행장과 기업은행장을 지낸 윤용로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국책은행의 방만 경영으로 대우조선해양 등이 부실에 빠졌으니 (공기업으로 지정해) 직접 관리 감독하겠다는 기재부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되면 은행의 기업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고문은 “공기업으로 일단 지정되면 은행의 핵심 역량이 경영평가(를 잘 받는 것)에 소모될 수 있다”면서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방만 경영 문제는 여러 가지 평가 지표를 마련해 충분히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통상 마찰을 야기해 가뜩이나 더딘 구조조정을 더 지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우리 국책금융기관이 4건의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분쟁에서 정부의 개입 여부를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줄곧 국책은행들이 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펴 왔는데 공기업 지정은 이를 뒤집는 것이 된다”면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통제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동떨어진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도드프랭크법(대형 금융사들에 대한 감독·규제를 강화한 법률)을 완화하는 추세인데 우리만 정부의 규제와 통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고 은행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한국거래소가 공기업으로 지정돼 있던 시절 내부 자율성이나 연구개발(R&D) 분야의 지원이 많이 약화됐다”고 환기했다. 조명현 한국지배기업구조원장은 “방만 경영은 공기업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 시대착오적 처방보다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가 머리를 맞대 국책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꼬이는 구조조정… 삼각 팀플레이로 풀어라

    꼬이는 구조조정… 삼각 팀플레이로 풀어라

    최근 ‘경제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발등의 불인 기업 구조조정은 꼬여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헌재(전 경제부총리)가 와도 어렵다”고 말한다. 이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사령탑이다. 그만큼 지금의 구조조정이 어렵고 복잡하다는 얘기다. 고차원 방정식을 풀려면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과거와 가장 다른 점은 복잡해진 채권 구조에 있다. 외환위기 때는 기업들이 돈을 조달한 창구가 대부분 은행이었다. 지금은 회사채, 주식, 선주(船主) 등 다양하다. 한 시중은행장은 “외환위기 때는 속된 말로 은행 팔만 비틀면 됐지만 지금은 채권자들의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출 경기가 좋지 않은 점도 구조조정을 어렵게 한다. 예전에는 자금 숨통만 트여주면 수출을 통해 기업이 재기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구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무역협정이 늘어나면서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진 점도 걸림돌이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대한 출자전환과 보조금 지원이 문제가 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했던 것처럼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대놓고 구조조정 전면에 나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엔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간에는 구조조정 전문 조직이나 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운·조선 분야의 대기업 구조조정에는 정책금융기관이 오랫동안 개입을 해 왔고 산업 전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시장에 맡기는 모양새를 띠더라도 정부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 통로는 ‘미워도 다시 한번’ 산업은행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구조조정 등을 전담했던 이연수 당시 외환은행 부행장(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은 “지금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구도 아래서는 채권단에만 맡겨서는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시간만 끌게 된다”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지휘 아래 정부 부처들이 역할과 책임을 분담해 큰 그림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고위 인사는 “언제부터인가 유 부총리도 뒤로 빠지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혼자서 모든 (구조조정) 총대를 메고 있다”면서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의 명운이 걸려 있는데도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나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뒷짐 진 채 구경꾼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개각을 하지 않을 것이면 지금이라도 최소한 구조조정에 관한 한 팀장과 팀원을 명확히 하고 팀플레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직 경제관료도 “유 부총리가 중심이 돼서 이미 부실해진 기업은 금융위원장이, 아직 살아 있는 기업은 산업부 장관이 역할 분담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시장 주도 구조조정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처럼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을 하려면 벌처펀드(부실 자산을 싼값에 사서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차익을 내는 펀드)가 나와야 하는데 우리는 인수·합병(M&A) 시장이 발달돼 있지 않아 대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PEF)가 없는 실정”이라며 “PEF 자산운용 규제를 풀어 대기업도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막기 위해 자산이 5조원이 넘는 PEF는 대기업으로 지정하고 설립 15년 이내 청산하도록 하는 등 제한을 두고 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규모 구조조정에는 국민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냉소가 파다하다”면서 “이런 저항을 극복하려면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경영진, 채권단에 책임을 확실히 묻고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면책 범위도 명확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中 3중전회 9일부터 4일동안 개최… 무슨 내용 담길까

    [위클리 포커스] 中 3중전회 9일부터 4일동안 개최… 무슨 내용 담길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일부터 3박4일간 열리는 18기 3중전회(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종합적인 개혁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개혁·개방 심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3일 관영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1세기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중국의 개방 대문이 닫히거나 개혁·개방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9일 시작되는 3중전회에서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개혁을 심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발전할수록 개혁·개방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3중전회를 앞두고 개혁·개방을 강조한 것은 시진핑 체제 10년의 개혁 청사진이 그려질 이번 3중전회를 통해 상당수 개혁 심화 방안이 나올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규제 완화, 정부 개입 축소, 민간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원 배분이나 가격 결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들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중국 최고 싱크탱크인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주임의 지도 아래 만든 ‘383개혁방안 보고서’에서 토지 처분권 개선, 금융 체계 혁신(금리와 환율의 시장화), 세제 개혁, (철도·석유·전력 등 국유기업의) 독점산업 완화, 대외 개방 등의 분야를 중점 개혁 분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금융 체계 혁신의 경우 시장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금리와 환율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고 위안화의 자유 태환(교환)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시 주석도 앞서 “중국은 금리와 환율에 대한 개혁을 심화해 점진적으로 위안화 자유 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3중전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국유기업과 토지 개혁 범위를 꼽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의 경우 민간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대출 금리 등 특권 제한도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토지는 소유권을 농민에게 넘기는 등 완전 시장화는 불가능하지만 지방 정부에 의해 소유권이 임의로 개발업자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소유권 관리 및 용도 통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정치개혁의 경우 서구식 입헌정치나 다당제 등의 도입은 기대할 수 없어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평이 대체적이다. 대신 당내 민주화 강화, 정부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위한 정부개혁 조치는 일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7·끝)쟁점 진단·대안 모색 전문가 좌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4일부터 본격적인 국회 심의 절차를 밟는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와 행정부처의 역할과 규모에 대한 첨예한 논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각 부처들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 및 확장을 위해 치열한 물밑 로비전에 착수, 치열한 논리싸움과 여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신문은 3일 정부조직법의 올바른 개정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는 좌담회를 가졌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던 정남준 전 행정안전부 차관과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은 책임총리제 확립을 위해서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의 실질적 행사는 물론 장관의 진퇴에 총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은 경제부총리 부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기본적인 내용이다.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정 전 차관 정부 조직개편의 정답은 없다. 결국 시대 상황과 국민 요구에 맞춰 필요에 따라 5년마다 부처 개편이 논의되는 것이다. 당초 공약보다 이번 개편안은 조정 폭이 줄어든 것 같다. 위헌 소지는 있지만, 경제부총리 부활은 경제를 총괄하는 책임장관으로서 의미가 있다. 민감한 경제 이슈가 대통령에게 바로 전가되는 문제도 차단될 수 있을 것이다. -강 교수 과거 정부가 신자유주의적으로 접근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때 ‘공동체주의’를 많이 말했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이 모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공동체주의에 맞는지 봐야 하는데, 아직 전문성을 기초로 한 기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또 융합 개념도 많이 들어가야 하는데 빠져 있다. 정부가 기능주의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누군가는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기능을 정책 대상과 목표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분류하고 선도가 아닌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서 총장 ‘견제와 균형’을 너무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다극적 ‘컨트롤타워’ 중심의 불균형, 쏠림현상, 비효율 등도 우려된다. 인수위가 짧은 활동기간 조직개편을 서두르다 보니 배경 설명이나 문제점 극복의 필요성, 대안의 타당성 등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보수 정부인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큰 정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맞는 방향인가. -정 전 차관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논란은 의미가 없다. 공직생활을 통해 보면 정부 규모는 사인과 코사인 곡선처럼 반복된다. 정부의 규모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은 정치·사회·문화 등이 모두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번 개편은 경제학자들이 주도하다 보니 경제논리에 쏠린 측면이 있다. 자연과학자와 경제학자는 1 더하기 1은 2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보면 0이 되기도 하고, 5도 되고, 10도 된다. 이런 논리도 스며들어야 한다. →아무래도 최근 경제위기라든지 외부 여건 때문이 아니겠는가. -정 전 차관 경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제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처 설계와 국정운영은 다르다. 국정운영은 종합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서 총장 부처 수가 늘어난다고 꼭 ‘큰 정부’는 아니다. 그래도 정부 전체 수준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반영구적 지출 행위인 인력 증원과 직급 상향 조정은 피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 ‘규제’ ‘정부개입’이 많아질 개연성이 큰데, 그만큼 ‘큰 정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강 교수 정부의 규모를 갖고 논의할 게 아니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와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가 중요하다. 조직개편 초기에는 모두들 관심을 갖고 시끄럽다가 이후에는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인사를 하고, 인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 정책의 효과가 1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 10년 뒤에 오는 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도 보통 정치 논리로 가다 보니 흐지부지되는데 이를 참을성 있게 보면서 유연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부처 이기주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번 조직개편이 부처 간 이기주의 타파와 융합행정 구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됐다고 보나. 아울러 책임총리제에 대해 제안할 것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강 교수 그렇게는 잘 안 돼 있다. 현재 부처가 기능주의로 구분돼 있는데, 각 부처가 존재 이유를 내세우면 부처 이기주의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각 부처에서 다른 부처와 업무를 잘 조정했는지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만들면 부처 이기주의를 없앨 수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런 매뉴얼이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없어졌다. -정 전차관 대통령제에서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다. 책임총리제를 한다고 해도 부처에서 (총리가) 영이 안 설 수 있다. 총리실 인력으로 한계도 있다. 예컨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장관이 청와대 수석으로 가는 역행 현상이 생겼다. 수석이 차관급이어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니 각 부 장관을 조정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이 말은 참 좋지만 어려울 것이다. 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국무위원 제청, 해임건의권을 실제로 행사하느냐에 책임총리제는 좌우될 것이다. 총리가 장관의 진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각료들이 느끼면 총리에게 꼼짝 못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과학창조부(미래부)의 성공 조건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강 교수 미래부는 선도가 아닌 지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구개발(R&D), 정보통신사업 등을 정부가 100% 주도할 수 없다. 지원하는 조직으로만 남는다면 ‘공룡부처’라는 의혹도 희석할 수 있다. 더불어 미래부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갈 때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할지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 -정 전 차관 정부의 역할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부처가 생기면 간섭과 규제를 한다. 미래부가 신설되고 간섭하기 시작하면 과학기술계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겠는가. 연구 현장에는 없으면서, 위만 바라보는 ‘과학기술 귀족’만 만들 수 있다. 또 재정지원에서 배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예상을 배분할 때 과거처럼 ‘돈잔치’ ‘나눠먹기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서 총장 단기적·가시적 효과 창출에 대한 강박증을 경계해야 한다. 협력조정, 연계체계 구축에 특별히 힘써야 한다. →외교와 통상 분리 여부도 논란이 첨예하다. -정 전 차관 외교는 본질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원업무라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산업통상형 시스템을 갖고 있다. 외교통상형은 캐나다 정도다. 외교부는 전체 국익을 위해서 한반도 평화, 외교역량 강화 등에 집중하고 각 부처의 지원업무를 해주면 된다. IMF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재정경제원처럼 힘이 한곳에 쏠리면 문제가 생긴다. -강 교수 외교와 통상이 함께 있으면, 통상이 ‘종’(縱)으로 가는 것이 문제였다. 통상을 지식경제부로 보낸다고 하니 자기 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설치할지도 논란이다. -서 총장 지역갈등을 잠재우고, 해양과 국토, 수산과 농림, 물류 업무 연계성, 행정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세종시로 가는 게 맞다. -강 교수 부산에 설치하면 분점을 세종과 서울에도 둬야 할지 모른다.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 혼선·혼란을 피하고 잘 마무리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정 전 차관 각자의 ‘생사’를 건 로비가 치열할 것이다. 관련 단체를 동원해 국회의원에게 압력도 행사할 것이다. 역대 조직개편 관련 공청회를 열어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정말 공익의 관점에서 판단해야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면 안 된다. -서 총장 정부교체기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 이해관계자들의 기관 신설이나 인력증원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기존의 법제, 행정절차, 인력, 예산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조사연구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론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공익을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마지막으로 공직사회가 안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해 달라. -정 전 차관 김영삼 정부 이래 새 정부 출범과 조직개편이 몇 차례 반복되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생겼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권 교체 시 ‘점령군’ 행세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 특정 부처나 지자체장 등 공직 경력을 거친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 기관 출신들이 인사 담당 부서에 포진해 점령군처럼 위화감을 조성한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공직자는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를 위해 일한다. 껴안아 주기를 바란다. 전직 관료로서 하고 싶은 말이었다. 사회 오일만 정치부 차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열린세상] 납세자 인질 방지를 위한 인센티브/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열린세상] 납세자 인질 방지를 위한 인센티브/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위기 이후 우리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책대응은 공감대 형성에만 상당한 조율이 필요한 선진경제와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재차 부각된 대마불사(大馬不死)와 도덕적 해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나 납세자 보호를 위한 근본해법의 모색은 금융개혁과 발전의 갈등구조하에서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어차피 복잡한 정치경제의 역학구조하에서 실천 가능한 해답을 찾기 어렵지만 과거 이윤추구의 장이 절충적으로 복원되는 현실은 구조개선에 관한 우리의 한계를 가늠케 한다. 근본적인 대응은 금융관련 법제도의 개혁을 통해 대마불사, 도덕적 해이 차단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의 원칙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동양적이고 수출의존적인 지배구조에서 대마불사의 성과는 수치 이상의 것이 있다. 누구나 글로벌 기업의 약진과 세계적 인식 제고가 주는 엄청난 차이를 경험한다. 그러나 정작 체제 안정에 중요한 것은 목표달성의 결과가 어떻게 사회전반에 파급되고 수용되는가에 관한 것이다. 일부만이 수용할 수 있는 결과는 체제적 개선에 필요한 공감대 형성을 막는다. 따라서 보정적 차원에서 강화되는 재분배와 형평성 제고 노력은 포괄적 구조조정이 제약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이다. 적어도 금융부문의 대마불사와 관련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회사(SIFI: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의 선정기준에 대한 원칙이 필요하다. 몸집이 크고 연관관계가 광범위한 회사일수록 파산시의 파장 때문에 유사시 적정한 정부개입을 불가피하게 여긴다. 그러나 정작 베어스턴스나 리먼브러더스처럼 지배구조가 모호한 여러 회사들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이들 중요회사들은 이러한 묵시적 보증관계를 활용하여 적절한 위험산정을 무시하고 예금수취기반을 토대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소수를 위한 고수익을 추구해 왔다. 문제는 현 글로벌 체제하에서라도 국경 간 거래 등 관할주체가 불분명한 영역에서는 상당한 투기 및 규제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자본의 적극적 위험추구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시스템의 허술함으로 획득한 이윤을 소수가 정당한 비용인식 없이 일방적으로 즐기는 구도는 종식되어야 한다. 비용의 사회화를 담보로 한 이윤추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금융시스템의 사유화로 초래된 금융불안정에 대한 비용이 납세자 부담으로 귀결되는 연결고리를 차단하고자 감독당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제정되는 규칙의 이행을 넘어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행위에 대해 감독당국이 모니터링하고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적어도 남의 돈으로 운영되는 모든 회사의 인센티브 구조를 검토하여 납세자에게 묵시적으로 전가될 수 있는 피해를 줄여가야 한다. SIFI로 선정되면 이에 따르는 감시강화나 추가부담금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운영면에서 왜곡된 인센티브가 강화되기 쉽다. 이를 감안한 상쇄적인 견제요인들은 효율적 억제력으로 작용하기보다는 시장발전을 저해하고 개인서비스 제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식과 모니터링은 중요하지만 금융 안정의 3대축(자본적정성, 감독, 시장규율)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여건하에서는 수시로 SIFI 선정을 검토하는 수밖에 없다. 사전적으로 시스템적 중요회사로 선정하거나 배제된 결과의 발표는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왜곡된 인센티브를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몇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SIFI 선정에 앞서 개별기관들이 제대로 운영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대차대조표 및 시장정보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시요건 강화와 투명성 제고는 필수적이다. 둘째, 우리나라에서는 개발도상국 상황의 위험요인에 대한 개별회사 차원의 민감도에 대해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스템의 특성상 위험추구 행위는 자원배분이나 위험분산에 있어 책임소재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 비용을 늘릴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이래야 제대로 된 인센티브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 엔高에 원高 겹친 수출전선 이상없나

    엔고(高)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달러=85엔 이하로 진입할 기세다. 10일 엔·달러 환율은 85.8엔이었다. 85엔 이하로 떨어지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고 현상이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엔고 현상이 한국경제에 호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엔화 강세는 엄밀히 따지자면 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이고 이는 세계 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엔고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로 인한 달러화 약세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엔·달러 환율 하락으로 엔화표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 가전,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 자본재 수입이 많은 우리로서는 수입제품 가격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자동차·IT의 중간 부품 수입이 늘어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엔고의 양날인 셈이다. 현재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만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대일 수출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국내 엔화 대출자들은 엔고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상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원·달러 환율이 1160.30원을 기록할 정도로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처럼 우리가 엔고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엔고는 우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7년 원·엔 환율은 100엔당 700~800원을 오가다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15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후 대략 1300~1400원대를 오가면서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IT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 때문에 갈수록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의 올 연말 환율은 달러당 1120원, 내년은 1010원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개입으로 환율을 방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재철 씨티그룹 한국담당 이사는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고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 초강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올 경제 환율이 변수… 정부개입 필요”

    “올 경제 환율이 변수… 정부개입 필요”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은 3일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나라는 없고 투기거래에 의해 움직이는 외환시장을 정부가 방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정부의 환시장 개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 주최로 코엑스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신춘포럼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환율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세계 역외 외환시장 중 원화 시장이 최대 규모이고 옵션거래는 세계 시장의 50%를 서울이 차지한다.”면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단기자본은 규제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도 어떤 형태로든 규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구전략(기준금리 인상 등 위기상황에 썼던 비정상적 조치들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획일화된 전략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출구전략은 ‘너무 이른 것’보다는 차라리 ‘너무 늦은 것’이 낫고 인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디플레이션”이라면서 전략적 고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위기 재발 막기위해 규제 강화”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제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러더스 파산 1주년을 맞아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연설을 갖고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새로운 금융규제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월가 26번지에 있는 페더럴홀 연설을 통해 은행과 규제당국, 의회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한 금융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금융분야 정부개입 완화 논의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업계에 더 엄격한 금융규제 법안과 금융개혁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를 가져온 기존의 무모한 영업관행으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월가의 금융사들에 책임감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금융감독의 국제적인 공조 필요성도 역설했다. 동시에 금융분야에 대한 정부 개입을 완화할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데다 건강보험 개혁 논란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금융개혁을 이번 뉴욕 연설을 통해 다시 전면에 내세워 금융규제 강화 법안의 연내 통과를 밀어붙인다는 복안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약화된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다시 걸기 위해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잇따라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갖고 근본적인 금융감독 체계의 변화 등 금융규제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6월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과 신용카드 소비자 등 소비자들과 밀접한 금융상품을 감독할 소비자금융보호청을 신설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은행 등에 대한 감독권한을 대폭 강화하며, 실패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파산을 쉽게 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감독개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의회 반대 등 개혁논의 지지부진 하지만 이후 금융개혁 논의는 의회의 반대와 관련업계의 강력한 로비 등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정부의 개혁안보다 FRB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은행 감독기관들을 추가로 통합하는 내용의 금융감독 체제 개혁법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하원의 상황은 상원보다는 나은 편이다. 금융회사 경영진의 보너스 지급에 제한을 둔 법안이 이미 하원을 통과했고, 이달 안으로 소비자금융보호청의 신설을 골자로 한 법안 처리를 계획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 금융개혁 법안 처리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로비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미 상공회의소는 소비자금융보호청의 신설을 막기 위해 이에 반대하는 웹사이트를 신설하고 대대적인 광고도 시작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한 페더럴홀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던 곳이자 미국 의회가 처음 열려 수정헌법을 채택한 유서 깊은 곳이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세계 경제가 살아나기도 전에 물가불안의 압박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총생산의 10%가 넘는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어 중앙은행의 금고를 사실상 열어 놓았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유사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위기는 일단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각국에서 풀린 돈이 넘치면서 세계경제를 초인플레이션의 함정에 밀어 넣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기를 살리는 투자와 소비의 회복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현 추세로 나갈 경우 세계 경제가 일시적으로 회복했다가 물가불안과 불황의 2중고를 다시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형태의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선진 8개국 재무장관들은 통화·재정 확대 정책에서 빠져나갈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도한 정부개입과 통화증발이 시장기능의 저해와 인플레이션의 피해를 유발하여 건전한 경제회복을 가로막는다는 논리이다. 우리 경제도 더블딥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크다. 시중에 풀려있는 부동자금이 800조원이 넘는다. 올 들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푼 재정자금만 110조원이나 된다. 한국은행은 2%의 저금리기조를 유지하며 통화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 자금방출은 곧바로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주가를 1400선으로 끌어올리고 부동산가격을 2006년 최고치의 90%선까지 오르게 했다. 반면 실물경제회복의 원동력인 설비투자와 소비는 각각 25%와 4%나 감소했다. 투자→ 고용→ 소비의 선순환이 깨지고 물가불안심리만 고조되고 있다. 경기회복이 아니라 거품회복의 징조이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이 급등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생산활동이 급히 위축되고 성장동력이 꺼질 수 있다. 그러면 다른 나라보다 더블딥의 화를 먼저 겪을 수 있다. 올 들어 국제 석유·구리의 가격이 각각 50%와 60% 오르는 등 원자재가격이 이미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물가 상승에 따른 수출위축과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 경제가 다시 숨이 막히고 있다. 또한 국제수지가 악화하고 환율이 불안하여 외환·금융시장도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경제는 해외에서 밀려오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쓰나미에서 선제적으로 탈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로 큰 우려는 금리를 올리고 통화공급을 줄일 경우 부실한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부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부채가 많은 서민가계의 파탄을 가져와 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1990년 대 초반 서투른 정책전환으로 잃어버린 10년을 자초한 것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자금흐름의 개선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미봉책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부실을 과감하게 제거하여 부동자금이 산업현장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생산과 투자가 활기를 찾게 해야 한다. 미래산업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기업들이 창업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편 부동자금이 부동산과 증권시장으로 흘러 투기거품을 일으키는 것을 정책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적절한 규제를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건설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이 투기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이에 대한 조정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실물경제가 건전한 성장의 궤도에 들어서게 한 후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긴축정책을 펴는 것이 수순이다. 실로 세심한 경기회복 정책과 출구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 [열린세상] 개혁추진에 앞서 양극화 청산부터/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개혁추진에 앞서 양극화 청산부터/현진권 아주대 경제학부 교수

    정권이 바뀐 올해에는 어느 때보다 사회계층간 대립이 심했다.지난 정부와 현정부는 확실히 국가운영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사회적 대립각은 이념적 논쟁보다,개별정책방향에 대해서 일어났다.한·미 FTA,감세정책,종부세,대기업정책,수도권 규제완화정책 등이 대표적이다.이들 정책에 반대하는 진영들의 기본사고틀은 양극화적 사고이다.즉 한 계층의 이익은 다른 계층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이러한 양극화적 사고의 뿌리는 지난 정부의 매우 정교한 정치적 계산을 통한 전략이었다.국민들을 80대20으로 대립하게 함으로써,민주주의적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정권유지 등의 정치적 자산을 독점할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정치전략은 실패했지만,의식화 전략은 실패하지 않아,현정부의 많은 정책전환 시도에 항상 발목을 잡고 있다. 양극화적 사고는 좌파적 경제철학을 바탕으로 한다.정책방향을 결정할 때 기본적 시각차이가 엄청난 정책방향의 차이를 야기한다.자본주의 경제학의 문제접근은 ‘내 탓이오’인 반면,좌파적 경제학은 ‘네 탓이오’이다.모든 것을 네 탓으로 돌리는 사고는 단순하고,국민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고,때론 거리로 나오게끔 감성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부자들에 대한 감세는 가난한 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수도권의 발전은 지방의 희생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감세 및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복잡한 논리로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양극화적 사고는 ‘경쟁’을 ‘전쟁’으로 해석한다.전쟁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는 것같이,경쟁을 앞세우는 모든 정책은 나쁘다는 것이다.학교간 경쟁,교사간 경쟁,지역간 경쟁 등이 모두 비인간적인 정책인 것이다.자본주의 경제학의 핵심에는 ‘경쟁’이 있다.애덤 스미스는 경쟁에는 신적인 섭리가 존재하는 듯하다며,‘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이름지었다.경쟁이란 메커니즘은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모든 국민들이 지금까지 누리지 못한 새로운 부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우파진영에서는 경쟁이라는 보이지 않는 신을 내세우는 반면,좌파진영에서는 정부라는 보이는 신을 내세운다.결국 정책방향은 경쟁과 정부 간의 싸움인 것이다. 지금 세계는 경쟁논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과거 사회주의 국가들도 이제 형평의 망령에서 벗어나,경제성장에 정책적 가중치를 두고 있다.이제 세계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국내정책은 범세계적 추이를 따라야 하는 규범이지 선택사항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더 잘살아 보려는 정부정책은 양극화 사고와 경쟁을 불신하는 편향된 사고로 인해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참여정부의 양극화 유산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의 의식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아무리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해도,국민들의 정치적 지지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무산된다.우리의 양극화된 사고를 어떻게든 ‘내탓이오’라는 사고로 우리 사회의 인식구조를 바꿔야 한다.경쟁은 승자와 패자로 분열하는 메커니즘이 아니고,새로운 부를 창출하게 하는 원동력이다.공공성·복지·균형과 형평을 앞세우면서,정치인과 관료들을 살찌우게 하는 정부개입이 없어도,비용도 들지 않는 ‘보이지 않는 손’에 한국의 미래가 있음을 알려야 한다. 현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유령 때문에 정책다운 정책을 펴지도 못했다.그 유령은 한국에만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고,양극화 사고로 편향된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바이러스가 유포되었기 때문이었다.정부는 내년부터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하려고 한다.개혁을 위한 정책개발도 중요하지만,지난 정부의 양극화 유산을 청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정책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 [美 구제금융안 부결]콜자금 10%금리에도 못 구해…

    [美 구제금융안 부결]콜자금 10%금리에도 못 구해…

    시작:1200원→1230원→1210원→1207원:끝. 미국 정부가 제출한 구제금융법안을 의회가 부결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원·달러 환율은 공포와 불안이 어떻게 시장을 휘젓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환율이 연말까지 얼마가 될 것인가를 전망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미 1500선을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공매도 금지, 자사주 매입 한도 확대 등에 힘입어 급락은 피했다. ■ 요동치는 금융시장 원·달러 환율은 1207원까지 폭등하며 장을 마감했다.2003년 5월29일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고치라는 기록도 나왔다. 이날 외환시장은 급격히 위축돼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외화 콜자금을 10%에라도 구할 수가 없었다.10% 고금리에도 외화 콜자금을 빌려주겠다는 곳이 없었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 물이 세계적 신용경색 여파로 -5.50원으로 전날보다 1.75원 떨어진 점도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시장의 예상보다 2배 이상 규모가 커진 8월 경상수지 적자도 외환시장 패닉(심리적 공황)을 부추겼다. 결국 외환시장의 패닉은 정부의 오전 구두개입과 오후 실제 달러매도 개입 등에 나서면서 진정돼 1207원으로 간신히 마감했다. 문제는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상승하려는 움직임은 지속됐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시장의 ‘달러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확대재생산되는 분위기다. 오문석 LG경제연구소 상무는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커지면서 환율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선진국으로부터 시작되는 세계 경기둔화 등으로 올 4·4분기에도 경상수지 개선속도가 빠르지 않으면 환율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상무는 그러나 강만수 재정부 장관이 이날 발표한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스와프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매도를 나서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 상무는 “원·달러 환율상승의 압력이 상당한 수준에서 하락세로 방향을 전환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외환보유액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는 이날 무난히 고비를 넘겼다.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하락폭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타이완 증시 모두 4%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코스피의 하락폭은 0.57%에 그쳤다. 유용석 현대증권 시황팀장은 “미국도 금융붕괴를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에 하락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대응이 앞으로도 시장에 계속 먹혀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매도 제한이나 자사주 매입 확대는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추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면서 “관건은 결국 미국의 금융위기가 얼마나 해결기미를 보이느냐 하는 것에 달렸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날 정부개입으로 하락폭이 제한된 것을 되레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특히 이날 개인·외국인 투자자와 달리 1256억원을 순매수한 기관투자자가 타깃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들이 공격적으로 움직인 것은 월말에 손익을 보기 좋게 바꾸려는 ‘윈도 드레싱’의 성격이 짙다.”면서 “만약 이 이유 때문이라면 되레 이날 힘겹게 버틴 증시는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 조태성기자 symun@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美 신자유주의 경제이론 ‘종언’

    최근 20년간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미국식 경제이론들이 붕괴되고 있다. 좀더 정확하게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 경제·금융을 좌지우지해온 ‘시카고학파’의 경제이론의 붕괴이자 신자유주의의 철학의 붕괴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정부의 개입을 강조했던 케인스 학파와 구별되는 시카고 학파는 밀턴 프리드먼이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가격만능주의’ ‘정부개입 최소화’ 등을 신봉해 왔다. 즉 시장의 자율성과 작은 정부, 규제완화, 감세 등을 강조한다. 현재 MB(이명박 대통령의 영어 이니셜)경제의 이론적 배경이다.●자본에 국적이 없다? 외환위기 때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국내 일부 경제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를 국내에 들여왔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을 완전 개방했고, 외화유동성 경색을 돌파하기 위해 주요 은행들과 기업들을 해외 자본에 매각하며 ‘자본에 국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발생한 미국내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선진국 펀드들은 2007년과 2008년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가차없이 자금을 빼내갔다. 특히 지난해 25조원, 올 초부터 지난 19일 현재까지 28조원 등 53조원이나 유출해 갔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은 급상승하고, 채권시장도 망가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같은 값이면 모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만큼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고 말한다.●대마불사는 없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은 1990년대 일본에 부동산 버블로 금융시스템 위기가 왔을 때 부실한 금융기관들을 파산시키라는 조언을 했다. 시장에서 실패하면 도태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본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그린스펀은 그같은 상황을 후진적이라며 ‘정실·체면 자본주의’라고 폄하했다.20여년 뒤 미국에 비슷한 부동산발 위기가 오자 미국 정부는 금융시스템 붕괴를 구한다며, 사기업인 AIG에 구제금융 850억달러를 비롯해 추가로 7000억달러(700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미국은 이들이 파산할 경우 충격이 너무 커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잘난 척하던 미국도 대마불사로 돌아섰다.●시가평가로 시장의 위기를 예방한다? 2004년 신용카드 위기가 왔을 때 정부는 외국인 채권단 등에 ‘시가평가를 일시 정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 미국 등 이른바 선진 금융들은 시가평가만이 시장에서의 실패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 시가평가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시가평가는 미국의 기초자산인 주택 가격이 하락하자 모기지와 관련한 파생상품들이 폭락하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이 쌓이고 다시 파생상품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며 위기를 증폭시키는 뇌관의 구실을 했다. 하 교수는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시가평가가 불가피하지만, 개선안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민영화가 최선?미국 정부가 대형 모기지 회사인 패니매, 프레디맥에 20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민영화했던 이 두 회사를 다시 국유화하는 의미다.1980년대 이래 작은 정부가 최선이라고 강조해 왔던 부시 정부로서는 이같은 국유화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세계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과거의 정설을 다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공공성 논리의 허구/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공성 논리의 허구/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공기업 개혁방향을 ‘선진화’라는 용어로 포장하여 발표하였다. 내용을 보면 촛불 시위꾼들의 눈치를 보느라, 중요한 부문에 대한 개혁은 빠져 있다. 공기업 개혁의 핵심은 생산성 향상이다. 참여정부 때는 평가와 감독을 강화하여 개혁하려 했으나, 공기업은 오히려 커졌다. 공공부문의 생산성 향상은 경쟁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며, 이는 곧 민영화를 의미한다. 공공부문의 반발도 만만찮다. 민영화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논리가 공공성이다. 우리 사회에서 공공성 논리를 내세우는 영역은 방송, 의료, 교육, 보육, 금융, 교통, 전력, 문화 등 수없이 많다. 경쟁을 위한 민영화는 이성적 논리인 반면, 공공성은 감성적 논리이므로 민영화 정책이 공공성 논리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공공성 주장이 과연 ‘공공’을 위한 논리인가, 아니면 관련 이해집단들의 사적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허구논리인가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성 논리는 더 이상 ‘공공의 이익’을 위한 논리가 아니고, 공공부문을 팽창시키기 위한 수단이면서, 방만한 공공부문을 엄폐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공공성은 주관적이며 감성적인 용어이므로, 경제학에서는 ‘공공재’를 정의하고, 정부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성, 혹은 공공재 이론은 정부개입을 위한 논리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정부개입을 위한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성 논리를 통해 정부지원을 확대하려는 논리가 만연하는 이유는 공공성 논리가 국민들에게 감성적 호소력을 가지면서, 정치적 지지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해당 공공부문은 집단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방만한 경영구조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영방송인 KBS이다. 방만한 경영구조의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공공성 논리를 앞세워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하려 한다. 민간부문은 비효율적 경영구조와 성과를 가지면 시장기능에 의해 퇴출된다. 그러나 공공부문은 아무리 심각한 낭비와 비효율적 구조를 가져도, 공공성 논리를 앞세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 양, 오히려 큰소리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결국 공공성 논리 때문에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지면서, 제대로 따지지도 못하는 국민이 되어 가고 있다. 공공성 논리와 정부개입과는 논리적 연관성이 없다. 방송이 공공성을 가지지만 민영방송이 존재하듯이, 정부도 사적재화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올해 정부 예산안을 보면, 전체의 절반 정도는 사적재화를 제공하는 데 배정되어 있다. 따라서 공공성 논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정부역할의 올바른 방향을 고심해야 할 시기이다. 적정한 정부규모는 정부개입에 따른 전체 사회비용 대비 사회적 편익을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 감성적이고 비논리적인 공공성과 같은 구호수준의 논리에 밀려 민영화 정책이 실패하면, 그만큼 사회비용이 높아져, 국가 경제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개방화된 세계경제로 인해 정부개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점차로 높아지는 시대이다. 그래서 세계의 모든 선진국들이 민영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 정책에 저항하는 이해집단들의 공공성 논리가 더 이상 공공부문의 안주나 팽창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공공성의 허구를 알아야 한다. 과거 개발시대에는 민간영역이 발전하지 않아, 정부가 공공성 이름으로 많은 재화를 직접 공급하였다. 이제 시대는 달라졌고, 공공성 논리의 다른 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 공공성 논리에 교묘히 숨어있는 이해집단의 이익추구 행위를 읽고 비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이 시대에 공공성 논리는 더 이상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최대의 지적 장애물이다. 이제 우리 국민도 공공성 논리에 기죽지 말고, 우리 세금으로 큰소리치는 공공부문의 공공성 논리에 ‘경쟁을 통한 자발적 개혁’ 논리로 대응해야 한다.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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