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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선거하면 나라 망한다”…젤렌스키, 러 30만명 추가 징집 경고하며 ‘불가’ 쐐기 [이슈분석+]

    “지금 선거하면 나라 망한다”…젤렌스키, 러 30만명 추가 징집 경고하며 ‘불가’ 쐐기 [이슈분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하며 전시 선거 가능성을 일축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올해 말 30만 명의 병력을 추가로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는 올해 들어 26만 7000명의 병력을 잃었으며, 그중 약 15만 5000명이 현재까지 사망했다”면서 “9월 총선 이후 30만 명을 추가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말까지 도네츠크 점령을 완료하라고 장군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 이후 그들이 대규모 동원을 감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주요 도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새로 동원된 30만 명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우리가 전멸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에 러시아 전역이 큰 충격에 빠지며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젊은 남성들의 대규모 국외 탈출이 이어졌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그간 추가 동원령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은 여론 때문에 선거 이후 동원령이 내려질 것이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에서는 강제 징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대도시에는 러시아의 부유층과 엘리트층 자녀들이 살기 때문에 만약 대규모 징집이 이루어지면 푸틴 정권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30만 명 동원 발언에 앞서 일각에서 제기된 전시 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된다”면서 “만일 우리가 나라를 파괴하고 싶다면 전시 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의 전시 선거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 18일 “장기화한 전쟁 속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전시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30만 명 추가 징집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내부를 분열시키는 전시 선거를 절대 치를 수 없다는 명분을 세운 셈이다.
  • ‘김좌진 증손’ 송일국 “친일파가 오히려 가정적” 무슨 뜻?

    ‘김좌진 증손’ 송일국 “친일파가 오히려 가정적” 무슨 뜻?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인 배우 송일국이 “친일파들은 오히려 가정적이었다”고 언급한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바친 이들의 가족은 생계와 교육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친일파 자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송일국은 지난 5월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살아오며 느낀 책임감과 가족사를 털어놨다. 송일국은 김좌진 장군에 대해 “밖에서는 영웅이지 않느냐”면서도 가족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황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홍성에 99칸짜리 대저택에 사셨다. 지금으로 치면 웬만한 중견기업 대표”라며 “그런데 하루아침에 재산을 다 처분하고 나눠주고 집은 학교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은 떵떵거리고 살다가 갑자기 길에 나앉게 된 것과 똑같은 상황인데 본인은 만주로 가셨다”며 남겨진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송일국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처했던 현실을 친일파 후손들과 비교했다. 그는 “아이러니한 게 그러다 보니까 친일파들은 오히려 가정적이었다”며 “그래서 교육을 잘 받고 유학도 보내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정작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공부는 고사하고 먹고살기도 힘들었다”며 “우리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잘해야 하는 이유가 그래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일국은 자신 역시 김좌진 장군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주는 책임감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삼둥이 아들들이 조상에 대한 의미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잘 모른다. 저도 사실 30살이 넘어서 그런 것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적어도 할아버지 이름에 먹칠하는 행동은 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며 자신도 아들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결혼 후 장모와 함께 국립현충원을 찾았던 일화도 소개했다. 송일국의 장인은 6·25전쟁 당시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일국은 장모가 작은 묘비 앞에서 자신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며 “김좌진 장군님 같은 영웅도 있지만 이름 모를 수많은 병사가 있었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하셨는데 전율이 일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생겼는데 우리는 제 할아버지 같은 영웅들만 생각한다”며 “그 밑에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젤렌스키에 칼 겨눈 우크라 ‘드론 영웅’…페도로우 “전시 대통령 선거하자” [핫이슈]

    우크라이나의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전시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했다. 그는 “장기화한 전쟁 속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러시아에 인질로 잡힐 수 없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바로 자유로운 유럽 국가로 남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구조적인 통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어떤 개혁은 진행되고 어떤 개혁은 저지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영원히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국가 비상사태에도 부패 척결에 어려움을 겪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국가를 이끌고 있다고 암시했다. 다만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헌법에 따라 2022년 2월 개전 이후 시행된 계엄령으로 선거를 할 수 없다. 선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회에서 계엄령을 해제한 후 날짜를 정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20일 취임해 원래대로라면 2024년 5월 19일 임기가 끝났다. 그러나 계엄령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젤렌스키는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데,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불법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부르며 대선 실시를 요구했으나 현재는 관계가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인 아르템 브론주코프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면전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원래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페도로우 전 장관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영웅’으로 불렸으나 지난 7월 15일 전격 경질됐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세간에 알려진 경질 이유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페도로우 전 장관의 경질은 국민적인 반감으로 이어져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그의 장관 복귀를 요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회연구센터(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투표 참여 의향이 있는 유권자 중 22.3%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21.4%, 페도로우 전 장관은 13.1%를 기록해 3위를 기록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전쟁 초기부터 총사령관을 지내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이후 2024년 2월 해임됐다.
  • 뇌 아닌 ‘횡격막’으로 생각한 호메로스… 새 질문 던지는 ‘고전의 힘’

    뇌 아닌 ‘횡격막’으로 생각한 호메로스… 새 질문 던지는 ‘고전의 힘’

    지혜·정신으로 번역되던 ‘프레네스’고대 단어 그대로 ‘횡격막’으로 옮겨원전의 리듬 집중… 22년 만에 완성“놀런 감독 오디세우스 표현 천재적” 그토록 그리던 이타카에 돌아왔으나 그곳은 내 기억 속 이타카가 아니었다. 귀향은 영원한 상실의 여정. 호메로스 서사시 ‘오디세이아’가 여전히 우리를 매혹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리움’ 속에서만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저마다의 이타카가 ‘세이렌의 노래’처럼 넘실거리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의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새로운 언어로 담아낸 서양고전학자 김헌(61)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를 17일 만났다. 번역을 처음 시작한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완성한 역작이다. 지난 세월 호메로스가 펼쳐놓은 이야기를 숱하게 다시 읽으며 머릿속에 피어올랐던 고민이 번역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 제목은 ‘오디세이아’가 아닌 ‘오뒷세이아’(을유문화사)다. 한국어 정서법 대신 고대 그리스인들의 발음에 가장 가까운 표기를 찾은 결과란다. 이는 김 교수의 번역 철학이기도 하다. 우리말로 매끄럽게 읽히는 것보다 중요한 건 원전의 리듬과 감각을 살리는 일이었다. “호메로스 작품은 운문이고 서사시입니다. ‘육보운율’에 맞춰졌죠. 그동안 한국어 번역은 형식적인 부분보다는 내용 전달에 치중했습니다. 어차피 한국어로는 고대 그리스어 운율을 담지 못한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던 중 서사시의 음악성을 한국어로 살려내는 번역이 생겨났습니다.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를 한국어로 옮긴 김남우의 시도가 대표적이죠. 저도 작품의 음악성과 함께 시인이 의도한 이미지 구성 방식도 구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대부분 문장이 정상어순에서 도치돼 있어서 어색하게 읽힐 겁니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저는 오히려 우리말로 매끄럽게 읽히는 게 더 ‘호메로스 같지 않다’고 느껴져요.” 호메로스 원작이 쓰인 건 지금으로부터 2700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생활양식도 사고방식도 오늘날과는 천양지차다. 김 교수의 번역을 읽을 때 끝끝내 적응이 안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횡격막’이다. 그리스어 ‘프레네스’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횡격막과는 기능이 완전히 다르다. 호메로스 시대에는 사람이 횡격막으로 생각하고 느낀다고 여겼단다. 기존 번역에서는 ‘프레네스’를 ‘지혜’나 ‘정신’ 또는 ‘헤아림’ 등으로 옮겼다. 김 교수는 호메로스 단어가 의미하는 그대로 횡격막으로 옮겼다. “횡격막은 가슴과 배를 가르는 기관이며 호흡할 때 매우 중요하게 동원됩니다. 고대인들은 우리처럼 앉아서 생활하지 않았어요. 대체로 걷거나 뛰었죠. 사냥이나 채집 또는 전쟁에 나갈 때 ‘머리’를 쓸 틈이 있었을까요? 당시 사람들은 호흡과 관련된 감수성이 아주 예민하고 뛰어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년 넘도록 좀처럼 번역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숱하게 읽고 또 확인했음에도 좀처럼 확신이 들지 않아서다. 그러나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대작 ‘오디세이’가 개봉하면서다. 김 교수는 놀런의 각색을 “천재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세 시간 안에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분량을 유려하게 담아내면서도 곳곳의 생략이 어색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영화를 보며 몇 차례나 눈시울을 붉혔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대표적으로 이타카 성에서 오디세우스가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장면이다. 원작에서 오디세우스는 아주 영웅적인 모습으로 ‘깔끔하게’ 적들을 제거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정반대다. 오디세우스 역시 온몸에 칼과 창이 꽂힌 채 피투성이가 된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그늘진 영웅’으로 그렸죠. 저는 호메로스 원작의 24권이 참 이상하게 읽히거든요. 사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이상한 뒷맛을 남겨요.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죠. 인생이라는 것이 과연 성공으로 완결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 같아요. 고전의 가치는 답을 주는 것에 있지 않아요. 우리가 끊임없이 문제를 의식하고 풀어 나가게끔 하죠. 고전의 힘은 무한히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데에 있습니다.”
  • 하늘 그라운드로 간 ‘4할 타자’ 백인천… “더 큰 꿈 꾸게 해준 분”

    하늘 그라운드로 간 ‘4할 타자’ 백인천… “더 큰 꿈 꾸게 해준 분”

    1962년 日 프로야구 도에이 입단한국 선수 중 첫 해외 프로구단행국내 리그 출범 때 타율 0.412 기록李대통령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장훈 “세상 떠난 게 매우 안타까워”이강철·이호준·염경엽 등 추모 행렬 한국 프로야구 ‘불멸의 기록’인 4할 타율을 남긴 백인천 전 감독이 15일 별세하면서 16일 야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고인에 대한 애도가 이어졌다. 백 전 감독은 충남 천안시 단국대학교 병원에서 뇌출혈로 치료받던 중 84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백 전 감독의 별세 소식에 “야구를 향한 감독님의 뜨거운 열정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시작부터 함께하며 한 시대를 빛내주신 감독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일본 프로야구의 영웅인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도 후배인 백 전 감독을 추모했다. 그는 이날 일본 매체 스포니치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백 전 감독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라고 애도했다. 백 감독이 발굴해 ‘국민타자’로 성장한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는 “더 큰 꿈을 꾸고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분이다. 덕분에 홈런타자가 됐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 등 현역 감독들도 화환을 보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별세한 이용일 초대 KBO 사무총장 이후 두 번째로 KBO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1942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방 이후 아버지의 고향인 평안북도 철산으로 돌아왔다가 한국전쟁 직전 서울로 내려왔다. 경동고와 실업야구단 농업은행을 거쳐 1962년 일본프로야구 도에이(현 니혼햄)에 입단했다.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한국에서 성장한 선수 중 해외 프로구단과 정식 계약한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 일본인들의 극심한 차별 속에서도 19년간 일본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뛰며 통산 1831안타, 209홈런, 212도루, 타율 0.278을 기록했다. 다이헤이요(현 세이부) 시절인 1975년에는 타율 0.319로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겪은 차별과 멸시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 첫 경기에서 MBC 청룡의 선수 겸 감독으로 개막 경기에서 승리한 고인은 복받친 감정에 울며 인터뷰를 진행해 주변을 숙연케 하기도 했다. KBO가 공개한 과거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일본 가서 설움을 받아봐. 일본 가서 ‘조센징’ 소리 듣잖아요? 그러면 확 치가 떨려. 팀이 (프로 출범식에서) 이겨서도 그랬겠지만, 일본에서 생활했던 그 모든 게...”라고 회상하며 또 격해진 마음에 끝내 말을 맺지 못했다. 고인은 지도자로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프로 원년 MBC에서 0.412의 타율을 기록한 데 이어 1990년에는 MBC를 물려받아 창단한 LG의 지휘봉을 잡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도 감독을 역임하며 프로 선수를 육성했다.
  • 가치 잃은 자유민주주의… 공동 번영의 길은 어디로

    가치 잃은 자유민주주의… 공동 번영의 길은 어디로

    트럼프 등 비자유민주주의 선봉자불평등·포퓰리즘·권위주의 뒤덮여국가 공동체 의식 회복 등 해법 제시“한국의 민주주의 수호 열망 고무적” 1989년 6월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1958년 사망한 너지 임레 헝가리 전 총리의 재장례식이 거행됐다. 소련의 헝가리 통치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25만 인파가 몰렸다. 최종 연설자는 피데스(청년민주동맹)당의 수장 빅토르 오르반. 그는 “우리의 투표로 러시아군을 철군시킬 정부를 세우자”고 부르짖었다. 당시 헝가리에 주둔하던 7만명의 소련군은 이후 철군했다. 오르반은 1998년 최연소 헝가리 총리에 올랐다. 2010년 두 번째로 총리가 된 그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2018년 부다페스트 광장에서 임레의 동상을 이전시켰다. 권력을 움켜쥐고 언론을 억압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그는 비(非)자유민주주의의 선봉장이 됐다.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던 그는 지난 4월 선거에서 참패한 뒤 권좌에서 내려왔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만 해도 모두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신했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참여를 보장하는 이 체제가 부를 키우고,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모두를 공동 번영의 길로 안내할 것으로 믿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역할을 했지만, 한 세대가 지난 뒤 지금은 녹록지 않다. 불평등은 심화했고,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했다. 자유민주주의의 대표로 꼽히는 미국만 봐도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이민주의를 외치고, 다른 나라를 관세로 위협한다. 급기야 전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저자인 대런 아세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책 제목처럼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좇는다. 저자는 국가 간 경제 발전에 차이를 가져온 요인을 연구한 공로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전작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에서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경제 제도를 핵심으로 꼽고, 그 경제 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임을 강조했다. 이어 ‘권력과 진보’(2023)에서는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 방향을 선택하는지를 추적했다. 이번에도 자유민주주의의 부상 배경과 최근 위기까지를 살피고 국가의 역할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좌파와 우파를 넘어선 제도이자, 정치적 실천까지를 아우른다’고 규정한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일구고, 노동자와 중산층의 삶을 크게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번영의 상징이었던 ‘포드’사가 이런 사례다. 저학력자를 포함해 노동자들에게 높은 보수를 제공하면서 국부를 키웠다. 이렇게 성장한 부는 공공 투자로 이어졌다. 여기에 과학의 진보, 산업화에 따른 대량생산 등이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저자는 그러나 1970년대 들어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유민주주의의 속성 때문이라고 원인을 찾는 게 인상적이다. 자유를 부정하는 견해를 어디까지 관용할지, 공동체 규범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이어 공동체의 가치는 어떻게 회복할지, 나아가 국가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키울지 질문한다. 이런 고민은 탈산업사회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에 이른 지금으로 닿는다. 당연하게도, 오르반 전 헝가리 총리를 비롯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이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권력자들에 대한 문제도 거론한다. 인공지능(AI) 시대인 지금, 국가가 관련 제도를 어떻게 정비할지,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소셜미디어(SNS)를 어느 수준까지 제한할지도 고민거리다.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이 더할 나위 없이 맞는 사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독재자가 이끌었던 고도의 경제 성장, 혁명에 이은 자유민주주의 탈환,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제 발전에 이르기까지. 특히나 섬뜩한 비(非)자유민주주의도 경험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저자는 올 1월 전미경제학회 강연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수호 열망은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파시즘, 나치즘, 공산주의에 맞설 때 찬란하게 빛났던 자유민주주의의 숙제는, 어쩌면 한국의 사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포착] 나치군인 유해와 오토바이까지 ‘쑥’…다뉴브강 가뭄에 드러난 ‘전쟁의 상흔’

    [포착] 나치군인 유해와 오토바이까지 ‘쑥’…다뉴브강 가뭄에 드러난 ‘전쟁의 상흔’

    유럽의 줄기인 다뉴브강이 역대급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2차 세계대전 때 숨진 유해까지 발견됐다. 영국 BBC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나치 독일군 2명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80여 년 만에 처음 세상 빛을 본 두 군인은 지금까지 강바닥에 묻혀 있었는데, 진흙과 경유가 섞여 공기가 차단된 덕에 상태가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병사의 인식표(신분증)와 결혼반지 등도 함께 나왔는데, 이 중 한 명은 독일군 병사, 다른 한 명은 무장친위대(Waffen-SS)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인도주의 비정부 기구(NGO) 전쟁묘지위원회는 “이제 두 사망자의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는 수수께끼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유해 발굴과 추모 작업은 역사를 규명하고 전쟁 희생자들에게 품위 있는 안식처를 찾아주기 위한 인도적 노력의 일환이며, 결코 나치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유해가 발견된 같은 장소에서 독일군이 사용하던 거의 온전한 상태의 오토바이(DKW NZ 350-1 모델)와 대전차 지뢰도 나왔다. 부다페스트는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소련군과 독일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이처럼 최근 여름철 극한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다뉴브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예기치 못한 역사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먼저 지난달 말 불가리아에서는 마지막 빙하기 시대 살았던 어린 털매머드의 뼈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한 불가리아-루마니아 접경에서는 1700년 전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교량 잔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세르비아 동부 항구 도시 프라호보 인근에서는 80여 년 전 침몰한 나치 군함 수십 척이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다뉴브강에 이처럼 수많은 나치 군함이 침몰해 있는 것은 1944년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나치 독일 흑해 함대가 후퇴하다 이곳에서 수백 척의 함정을 스스로 폭파해 침몰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군함 등 무기를 소련군에 넘기는 것을 막고 진격을 늦추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침몰한 군함 대다수가 지금까지도 인양되지 못하고 강 속에 그대로 가라앉아 있다. 2850㎞에 달하는 다뉴브강은 10개국에 걸쳐 유럽의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맥으로 경제, 역사, 문화의 탯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여름철 극한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평균 수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 여파로 헝가리 팍스 원자력 발전소는 지난달부터 냉각수 부족으로 부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루마니아는 13일 전체 전력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체르나보다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다뉴브강이 마르면 화물선 운항이 불가능해지거나 적재량도 대폭 줄기 때문에 유럽 내륙 수송망 전체에 큰 타격을 준다.
  • 세상을 뒤집은 캔버스… 삶의 무게를 고백하다

    세상을 뒤집은 캔버스… 삶의 무게를 고백하다

    종로 세화미술관, 타계 뒤 첫 전시거꾸로 된 형상·절단된 신체 활용땅·신발 화면 위쪽 올려 소통 강조‘나뉜 소 두 마리 I’ 나치 단절 추구‘1965’ 조각, 인간 형상 원초적 탐구“전쟁·분단 없어도 좋은 그림 그리길” 전쟁은 예술가의 영혼을 파괴한다. 선전의 도구로 활용될 것인가, 시대를 고발하는 증언자로 설 것인가. 심판대에 오른 예술가는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다. 동족 간의 전쟁, 타민족을 절멸시키려는 전쟁이 이어졌던 유럽 땅에서 태어난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목격한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상흔, 독일 분단의 역사를 끊임없이 캔버스에 새겼다.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예술의 새로운 변혁을 이끌기도 한다. 동독의 리얼리즘과 서독 주류의 추상미술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로 택한 그는 거꾸로 뒤집힌 형상, 절단된 신체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만들어 냈다. 지난 4월 30일 세상을 떠난 바젤리츠가 생전 마지막으로 구상한 미술관 전시이자 타계 후 첫 미술관 회고전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펼쳐진다. 종로구 세화미술관은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미술의 핵심적인 인물로 꼽히는 바젤리츠의 전시를 13일부터 선보인다.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모두 46점을 공개하며, 이 가운데 39점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 해 전부터 작가와 함께 준비해 온 전시는 작가의 급작스러운 타계로 추모 성격을 더했다. 전시는 바젤리츠의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시기의 작품까지 60년에 걸친 화업을 되짚는다. 작가는 끊임없이 표현 방식을 바꾸는 실험으로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전시장 입구에 놓인 초기작 ‘나뉜 소 두 마리Ⅰ’(1966)는 마치 어긋난 두 개의 캔버스가 붙어 있는 듯한 모습처럼 보인다. ‘절편 회화’라 불리는 시리즈 중 하나로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추구했던 작가의 회화적 의도가 담겼다. 나치 정권은 목가적 풍경과 동물의 이미지를 영웅주의의 상징으로 악용했는데, 작가가 그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해체해 버린 것이다. ‘발’과 ‘신발’의 모티프가 강하게 드러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세계와 소통하는 통로는 하늘이 아니라 땅”이라고 강조했던 그는 이성을 상징하는 머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겨진 발을 화면의 맨 위에 가져다놓는다. 때로는 상체가 잘려 나간 하반신과 신발만을 화면에 배치하기도 한다. ‘에켈리’는 구두를 신은 다리와 그 아래 놓인 거꾸로 된 숲의 풍경으로 채워 넣었다.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에서는 독일의 국가적 상징인 독수리를 땅으로 추락하는 형상으로 표현했다. ‘프랑스에서의 엘케 II’는 아내 엘케 크레치머를 반추상적 형태와 절제된 색채로 담아낸 초상화다. 마치 살점을 뜯어 붙여 놓은 듯한 신체와 희미한 형상은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암시한다. 초기의 강렬한 표현에서 후기의 절제된 화면에 이르기까지 아내의 초상은 작가의 조형 언어 변화와 함께 시간의 흐름,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원시성이 느껴지는 조각들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야외에는 높이 3.6m의 대형 조각 ‘1965’가 놓였다. 사슬톱과 도끼로 깎은 나무를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에서는 인간 형상에 대한 그의 원초적 탐구를 만날 수 있다. 전시장 공중에 매달린 해골 형상의 ‘제로 모빌’은 생의 중력과 팽팽하게 맞닿은 죽음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전시 마지막은 말년의 ‘골드 페인팅’ 연작과 타계 3주 전에 미술관 측과 진행한 인터뷰로 채워졌다. 노년에 이른 거장은 역설적으로 가장 화려한 금빛으로 나이 들어가는 신체의 연약함과 삶의 무게를 담담히 고백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금빛 바탕 위에 놓인 신체는 가느다란 선으로 묘사된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그다음 예술의 변혁이 전쟁이나 분단에서 비롯되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꼭 그렇게 무시무시한 정치 체제를 먼저 경험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는 달라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찬란함이 가신 자리, 마지막 잔상이 빛을 발한다. 쓸쓸하고 아름답다. 전시는 12월 27일까지.
  •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서구의 문학적 자산은 지중해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끊임없이 귀환하는 깊은 기억의 서사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적 야심이 ‘오디세이’에 이르렀다는 것은 필연이다. 이 이야기는 끝없이 다시 쓰는 일종의 거대한 ‘매트릭스’이며 놀런의 영화는 그 현재적인 응답이며 질문이다. 광대한 신화적 서사를 따라가는 놀런의 영화는 특유의 ‘비선형적 서사구조’를 연출한다. 영화적 시간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 직전 고향 이타카를 현재점으로 하여, 승리와 고난의 기억, 그리고 귀향 이후의 ‘자기 증명’의 싸움을 전개한다. 초자연적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CG)의 판타지적인 재현을 억제하고 사실주의적 매체 기법을 동원한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에 실물 세트와 실제 항해 등의 연출 방식은 신화적 ‘숭고’를 영화적 스펙터클의 ‘실감’으로 대체한다. 250만 달러의 거대 자본이 투여된 ‘아이맥스 서사시’로서 가능한 결과물이다. 서구 문화사에서 귀향은 부재하는 혹은 변질된 고향과 현존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 때문에 생기는 병리적 갈망의 문제였다. ‘귀향 불가능성’은 유럽 지성사의 반복되는 정서이다. 귀향 과정에서의 오랜 부재와 시련, 변장한 귀환, 자기 증명과 폭력적 재통합 등의 서사적 요소들은 패턴화되어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신들의 저주를 극복하는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전쟁의 책임과 속죄를 떠안은 문제적 개인으로 묘사한다. 오디세우스의 실존적 붕괴는, 놀런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죄의식과 트라우마, 기억의 상실과 회복, 정신적 감금 같은 요소들을 통해 드러난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환대의 윤리를 배반하고 ‘폐허’를 마주한 자의 자기 처벌에 가깝다. 칼립소가 주는 망각의 약초를 먹으며 보낸 7년은 그 죄의식과 정체성으로부터의 회피와 망각의 시간이다. 제우스의 법인 ‘크세니아’, 즉 환대는 그리스에서는 여행자와 상인의 안전한 여행을 위한 장치였다. 환대의 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손님을 향한 주권자인 주인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크 데리다가 말한 ‘조건적 환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주인 혹은 손님이 이 환대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낯선 손님에 대한 주인의 선의는 때로 배반과 죽음으로 돌아온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의 사건에서 트로이 목마의 속임수와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자들의 행패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서사에서 환대는 배신과 파괴의 통로가 된다. 환대의 윤리가 사라진 세계는, 승리를 위한 속임수와 야만적인 폭력과 문명의 붕괴가 있을 뿐이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환대의 윤리적 파탄을 자초한 인물이며, 한 세계의 종말을 먼저 알아챈 인물이다. 아내를 압박해 온 ‘나쁜 손님들’인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것은 환대의 법을 회복하는 시도일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환대의 법을 배반한 자이면서 그것의 피해자이며, 또한 환대의 규범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폭력만으로 그것이 가능할 때, 환대의 윤리는 온전하게 복구되지 않는다. 남편이 없는 20여년 동안 이타카를 지킨 페넬로페는 누구인가? 그녀는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수의 짜기’라는 시간의 지연을 통해서만 오로지 ‘기다리는 자’로 그려진다. 페넬로페는 ‘호스티스’로서의 ‘여성-환대자’로서의 역할을 떠안았으면서도, 환대의 주체적인 지위에서 배제된다. 전쟁의 승리자인 남성 영웅은 그 지혜로움과 도덕적 딜레마 때문에 외로운 존재다. 그는 세이렌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기 몸을 묶는 도착적인 자기 억압을 통해서만 ‘귀향하는 주체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적 억양을 가진 백인 참전 군인의 신체를 통해서 그 보편적 주체를 재현할 때, 주인공의 트라우마는 미국적 주체의 알레고리로만 제한될 수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다시 떠나는 자로 만들어 길고 긴 ‘귀향담’을 ‘디아스포라의 서사’로 다시 쓴다. 오디세우스는 불가능한 귀환을 통해서 창조적 떠돎(노마디즘)과 망명을 다시 시작한다. 망명이 집과 자아 사이의 구조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균열’을 의미한다면, 이상적인 단 하나의 고향은 더이상 가능한 목적지가 아니다. 영화 마지막 불타는 트로이 목마 이미지는 전쟁의 지혜와 승리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의 법이 사라진 세계의 종말을 보여준다. 지금 환대의 윤리는 전 지구적으로 파국을 맞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와 극우 이데올로기로 인해 이방인들은 추방되고, 이질적인 것과 공존하려는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그리고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의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귀환할 자신의 국가가 있는 오디세우스의 영웅적 귀향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향 자체가 지워진 ‘난민’들의 이산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환대의 윤리가 붕괴된 세계의 파국은 진행형이다.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맞이했을까. 신화는 이토록 서늘한 방식으로 귀환한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생명 연장’ 젤렌스키 어쩌나…“‘철의 장군’ 등판하면 진다”

    ‘생명 연장’ 젤렌스키 어쩌나…“‘철의 장군’ 등판하면 진다”

    잘루즈니 신뢰도 68%·젤렌스키 59%…1차 투표는 현직 선두SOCIS 결선 가상대결서 잘루즈니·페도로우가 젤렌스키 앞서잘루즈니, 비공개 회동서 출마 의사 전언…공식 선언은 안 해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가상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선두를 지켰지만 신뢰도에서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의 결선 가상대결에서도 잘루즈니 대사와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신뢰도는 잘루즈니, 1차 투표는 젤렌스키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레이팅에 따르면 지난 5∼6일 러시아 점령지를 제외한 지역 내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잘루즈니 대사의 신뢰도는 68%로 주요 인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는 59%로 잘루즈니 대사보다 9% 포인트 낮았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58%였다. 그러나 조만간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25.2%로 가장 많았다. 잘루즈니 대사는 16.7%, 페도로우 전 장관은 12.5%였다. 잘루즈니 대사에 대한 높은 신뢰가 아직 투표 의사로 모두 연결되지는 않은 것이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젤렌스키 열세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업체 SOCIS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성인 200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에서도 가상 1차 투표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17.8%, 잘루즈니 대사가 17.1%로 오차범위 안에서 맞섰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10.5%였다. 다만 일대일로 맞붙는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순위가 바뀌었다. 잘루즈니 대사는 47.4%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24.2%를 23.2% 포인트 앞섰다. 페도로우 전 장관도 43.4%를 얻어 젤렌스키 대통령의 24.7%보다 18.7% 포인트 높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후보가 경쟁하는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지켰지만, 결선에서는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잘루즈니 대사나 페도로우 전 장관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다. 잘루즈니 “가을 선거 열리면 출마”잘루즈니 대사는 러시아의 침공 초기 총사령관으로서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을 이끈 인물이다. 당시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의 약 절반을 되찾으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여전히 그를 ‘부서지지 않는 철의 장군’이라 부른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뒤 2024년 2월 해임됐고 현재 영국 대사로 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협했다. 일부 조사에서는 그가 결선 투표에서 60%가 넘는 득표율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크게 앞설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지난달 1일 잘루즈니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고 양측 주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6월 말 키이우에서 잘루즈니 대사에게 “가을에 선거가 실시되면 출마하겠느냐”고 물었다. 잘루즈니 대사는 “그렇다. 출마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사람이 맞붙으면 선거전이 과열되고 전시 사회의 분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루즈니 대사는 정치인이 되려 한 적은 없지만 자신을 믿는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지난 2월 계엄령이 해제되기 전까지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페도로우도 가상 결선서 젤렌스키 앞서지난달 해임 직후 레이팅 조사에서 신뢰도 65%를 얻은 페도로우 전 장관의 신뢰도는 이번 조사에서 58%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가상 대선 선호도에서 3위에 올랐고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앞섰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을 지휘한 잘루즈니 대사와 함께 차기 대선에 나설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는 이유다. 민간 기술관료 출신인 페도로우 전 장관은 드론 생산 확대와 군 조달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며 이름을 알렸다. 선거 일정 없어…전황 따라 표심 달라질 수도2019년 5월 취임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임기가 2024년 5월 종료됐으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2024년 3월 차기 대선이 치러졌어야 했으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 선포를 반복하며 그의 정치 생명도 연장됐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계엄령 발동 중에는 선거도 연기된다. 단 이 조항이 대통령직 임기 연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임기가 종료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협상 상대로 정통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러시아 점령지 주민이 제외됐다. 해외 피란민과 최전선 장병의 표심도 실제 선거에 충분히 반영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 젤렌스키 ‘대항마’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의 도발?…“우크라, 나토 가입 못 한다” [이슈분석+]

    젤렌스키 ‘대항마’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의 도발?…“우크라, 나토 가입 못 한다” [이슈분석+]

    우크라이나군 전 총사령관이자 현 영국 주재 대사인 발레리 잘루즈니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4일(현지 시간) 잘루즈니 대사가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절대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가능성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3일 키이우에서 열린 대사 총회에서 “나는 나토를 아주 잘 안다. 12년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나토 표준화를 위해 일했지만, 서방이 매년 반복하는 가입 약속은 허황한 것”이라면서 “안타깝지만 우리는 결코 나토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잘루즈니 대사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역량을 고려할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교리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에 가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나토가 현대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비해 뒤떨어진 조직이라는 비판이다. 다만 그는 “현재 나토 회원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특히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추가적인 우주 역량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잘루즈니 대사는 나토보다는 다른 새로운 체제들이 보다 현실적이라며 합동원정군(JEF)을 언급했다. 영국,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JEF는 나토의 틀 밖에서 활동하며 발트해, 북해, 북대서양 같은 전략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JEF의 정식 회원국은 아니나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다만 JEF는 나토와 달리 상호 방위 의무는 없다. 잘루즈니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헌법에 명시된 ‘나토 가입’이라는 국가적 목표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과도 정면 배치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미국의 미사일 기지와 나토 군대가 러시아 국경 바로 앞까지 온다며 이를 전쟁 명분으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차기 대통령 유력 후보라는 위상 때문에 무게감을 더한다. 잘루즈니는 러시아와의 전쟁 초기부터 총사령관을 지내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이후 2024년 2월 해임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 쳐내기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여론조사 기관 ‘레이팅 그룹’이 7월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잘루즈니 대사는 70% 지지율로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59%에 그치며 4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 조사에서 ‘드론 영웅’으로 인기를 얻다 지난달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부 장관은 65%로 2위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1, 2위가 모두 젤렌스키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해임된 인물들이다.
  • 놀런 “영화로 한국행, 10년간 꿈꿨다”

    놀런 “영화로 한국행, 10년간 꿈꿨다”

    “영화관의 경험 극대화 위해 노력”사상 처음 아이맥스로 전체 촬영 “10년 전부터 제 영화를 들고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왔네요.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신작 ‘오디세이’를 들고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가본 적 없는 나라에서 제 영화를 좋아해 주는 건 감독으로서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인터스텔라’(2014)를 정말 좋아한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 영화 ‘테넷’(2020)으로 찾아오려 했는데 아쉽게 코로나19로 불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오디세이’로 10년 동안 그리던 한국을 찾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5일 개봉하는 영화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의 귀향 여정을 그렸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촬영분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어 화제를 모았다. 놀런 감독은 이에 관해 “영화관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관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험이다. 개인적인 경험이자 집단적인 경험으로, 책이나 TV 등 다른 어떤 매체도 줄 수 없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오디세이’는 관객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그런 만큼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이를 체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주연 오디세우스 역의 맷 데이먼, 조연 칼립소 역의 샬리즈 세런도 함께했다. 데이먼은 놀런 감독에게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전화를 받고 ‘오디세이’가 내 커리어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매일 스태프 수백명이 함께 작업했는데,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놀런 감독의 차기작 참여 의사를 묻자 데이먼은 “당연히 ‘예스’다. 놀런 감독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건 모든 배우가 부러워한다”고 했다. 세런은 “감독님, 제 휴대전화 번호는 그대로이니 차기작 시작할 때 연락을 주세요”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놀런 감독의 아내이자 제작자로 30년을 함께 활동한 프로듀서 에마 토머스는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조차 하나로 만든다. 이번 영화 역시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통해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한국 관객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합니다. 영화관으로 오세요”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한국 관객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합니다. 영화관으로 오세요”

    “오랫동안 제 영화를 가지고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결국 ‘오디세이’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가본 적 없는 나라에서 제 영화를 좋아해 주는 건 감독으로서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한국 관객들이 ‘인터스텔라’(2014)를 정말 좋아한 거 알고 있었고, 그래서 다음 영화 ‘테넷’(2020)으로 찾아오려 했는데 아쉽게 코로나19로 불발됐다”면서 “이번에 ‘오디세이’로 한국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그의 아내이자 제작자로 30년을 함께 활동한 프로듀서 엠마 토마스도 참석했다. 그는 “영화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조차 하나로 만든다. 이번 영화 역시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통해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두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의 귀향 여정을 그렸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특히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촬영분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어 화제를 모았다. 놀런 감독은 이와 관련 영화관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관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경험이다. 개인적인 경험이면서도 집단적인 경험으로, 책, TV 등 다른 어떤 매체도 줄 수 없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면서 “‘오디세이’는 관객을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초대하는 것처럼 만들었다. 그런 만큼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이를 체험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연 오디세우스 역의 맷 데이먼, 조연 칼립소 역의 샤를리즈 테론도 이날 함께했다. 데이먼은 놀런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전화를 받고 ‘오디세이’가 제 커리어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매일 수백 명 스태프가 함께 작업했는데,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데이먼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데이먼은 “한국 야구가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꼭 보고 싶었다. 실제로 너무 재미있었다”며 “에너지가 대단했고 팬심이 엄청났다. 미국과는 달라서 신기했다”고 떠올렸다. 한국에 친구들이 있다는 테론은 몇 달 전 딸과 같이 내한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에 애정을 표했다. 테론은 “한국문화를 너무 사랑하고 이곳 친구들과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며 “‘오디세이’로 다시 와서 기쁘다. 이번에 ‘올리브영’도 들렀다”고 했다. 놀런 감독의 차기작 참여 의사를 묻자 데이먼은 “당연히 ‘예스’다. 놀런 감독의 작품에 참여했다는 건 모든 배우들이 부러워한다”고 했다. 테론은 “감독님, 제 휴대폰 번호는 그대로이니 차기작 시작할 때 연락을 주세요”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 ‘스타’ 국방장관 잘랐다가 곤욕…젤렌스키 ‘드론 영웅’ 복귀 거부하는 속내 [이슈분석+]

    ‘스타’ 국방장관 잘랐다가 곤욕…젤렌스키 ‘드론 영웅’ 복귀 거부하는 속내 [이슈분석+]

    전쟁 중 ‘드론 영웅’을 잘랐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그의 복귀 가능성에 거리를 뒀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27일(현지 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에서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35)의 복귀 여부에 침묵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페도로우의 복귀를 묻는 말에 확답을 피하며 사실상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갈등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한쪽 말을 듣고, 다시 다른 쪽 말을 들어줄 시간이 없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 따질 여유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드론 공습 성과가 페도로우 덕분이라는 여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드론 공습 성공은 특정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정보부, 특수부대, 전방 부대, 지휘부 등 수많은 기관의 협력 시스템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드론이 드론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의 이 발언은 군대를 유지하는 핵심은 드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는 페도로우 전 장관과 시르스키 전 총사령관이 갈등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혁신적인 드론 전술을 주도해 스타가 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지난 15일 전격 경질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표면적인 경질 이유는 페도로우와 시르스키 간의 전략 전술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페도로우는 드론 중심의 비대칭 현대전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르스키는 전통적인 군 지휘 방식을 고수해 왔다. 페도로우의 경질 사실이 알려지자 군 수뇌부 간의 극심한 내분이 일었고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시르스키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위대 요구를 수용해 시르스키를 경질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을 임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페도로우가 국방장관에 복직할 때까지 전국적인 무기한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특히 페도로우가 경질된 이후 그의 대중적인 인기는 급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여론 조사 기관 ‘레이팅 그룹’의 20~21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페도로우의 신뢰도는 65%로 급상승해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는 59%에 그쳤으며 1위는 70%의 신뢰를 받은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다. 잘루즈니는 전쟁 초기부터 총사령관을 지내며 대중의 지지를 얻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화설 이후 2024년 2월 해임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페도로우 경질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질적인 잠재적 대권 경쟁자 쳐내기라는 해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해임 결정은 러시아가 전쟁을 압도하면 벌어지지도 않을 선거를 앞두고 큰 인기를 얻은 고위 관리와 지휘관을 해임하는 젤렌스키의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 ‘드론 영웅’ 국방장관 잘랐다가…젤렌스키, 외통수에 리더십 치명상 입나 [이슈분석+]

    ‘드론 영웅’ 국방장관 잘랐다가…젤렌스키, 외통수에 리더십 치명상 입나 [이슈분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중 ‘드론 영웅’을 잘랐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35)를 다시 국방장관에 앉히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혁신적인 드론 전술을 주도해 스타가 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지난 15일 전격 경질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표면적인 경질 이유는 페도로우 전 장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페도로우는 드론 중심의 비대칭 현대전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르스키는 전통적인 군 지휘 방식을 고수해왔다. 페도로우의 경질 사실이 알려지자 군 수뇌부 간의 극심한 내분이 일었고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시르스키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위대 요구를 수용해 시르스키를 경질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을 임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페도로우가 국방장관에 복직할 때 까지 전국적인 무기한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우헨 흐마라 국가보안국(SBU) 국장 권한대행을 국방장관 권한대행으로 임명하고 의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고위 군 소식통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대한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가 결정(해임)을 번복한다면 이는 페도로우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면서 “젤렌스키에게는 굴욕적인 일이 될 것이지만 만약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페도로우 경질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질적인 잠재적 대권 경쟁자 쳐내기라는 해석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자신보다 인기가 높았던 발레리 잘루즈니 전 군 총사령관을 경질해 영국 대사로 보낸 전적이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 경질 후 그에게 기술 개발 담당 부총리직을 제안했으나 단박에 거절당했다. 페도로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젤렌스키, 결국 군 총사령관 교체

    젤렌스키, 결국 군 총사령관 교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젊은 개혁파 국방장관의 경질에 반발하는 장병들과 국민들의 거센 분노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군 총사령관을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올해 43세의 소장파 지휘관인 미하일로 드라파티 합동전력사령관(소장)을 임명했다. 가디언은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이 군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고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특히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구축한 마리우폴 바리케이드를 보병전투차량으로 돌파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이번 군 수뇌부 전격 교체는 ‘드론 영웅’으로 추앙받던 미하일로 페도로프(35) 전 국방장관의 해임 사태가 도화선이 됐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부 내 극심한 알력을 이유로 페도로프 장관을 경질했으나 이에 분노한 시민과 군인들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엿새 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정권 퇴진 위기로까지 확산했다. 마케팅 전문가 출신의 페도로프 전 장관은 지난 1월 취임한 지 반년여 만에 장거리 드론 전술을 도입해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은 혁신가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호소해 전쟁 초기 최전선에서 수만 개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한 페도로프 전 장관은 소련식 관료주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군인 100만명의 복무 계약과 징집 절차를 투명하게 개혁했다. 특히 러시아 병사 사살이나 장비 파괴 실적에 따라 포상하는 ‘게임식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전쟁의 흐름을 뒤집었다. 하지만 페도로프 전 장관이 추진한 군대 개혁은 전권을 쥐고 만기친람식 지휘를 고수하는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022년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 방어전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웠으나 이후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 무리한 돌격 명령으로 대규모 사상자를 방치해 내부에서 ‘도살자’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페도로프 전 장관에게 국방 기술 및 드론 전력 혁신을 총괄하는 내각 직속 요직을 공식 제안했다. 외신들은 페도로프 전 장관의 군대 개혁을 야전에서 뒷받침해 온 드라파티 총사령관이 임명되면서 우크라이나 군부가 ‘전술과 기술 혁신’ 투트랙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새로운 지휘 진용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 ‘드론 영웅’ 우크라 30대 국방장관, ‘도살자’ 끌어내려 [월드핫피플]

    ‘드론 영웅’ 우크라 30대 국방장관, ‘도살자’ 끌어내려 [월드핫피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일주일 간의 거리시위 끝에 개혁파 40대 국방장관을 끌어내린 60대 ‘소련스타일’ 총사령관을 해임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지난 일주일간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총사령관을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시르스키 총사령관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것은 그가 ‘소련식 스타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량의 군인 사상자를 낸 데다 개혁 성향의 젊은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이 그때문에 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마케팅 전문가로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맡았다. 이후 디지털 혁신 장관에 임명됐고 이어 국방부 장관으로 러시아와의 드론 전쟁에서 우위를 점령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만 개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페도로우 전 장관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호소한 덕이었다. 올 1월 국방장관에 취임한 페도로우는 소련식 관료주의 적폐를 해소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냈다.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에서 이기는 길을 제시했으며, 군인 100만명의 복무 계약과 징집 절차를 공정하게 개혁했다. 특히 ‘드론 군대: 보너스’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 병사 사망 1명이나 장비 파괴 1대당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보상 체계로 부패에 찌들었던 우크라이나 군대가 전쟁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성과를 중시하는 페도로우 전 장관의 군대 개혁은 ‘도살자’로 불린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부딪힐 수 밖에 없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2022년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를 방어하는 데 역할을 했지만, 이후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 대규모 사상자를 내면서 ‘도살자’란 별명을 얻었다. 페도로우 전 장관과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대립은 ‘젊은 개혁파’와 ‘소련식 수구파’ 간의 충돌로 해석되면서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의 분노를 낳았다. 수천 명의 전국적인 시위대는 “페도로우는 혁신하고, 늙은 할배는 퇴화한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시르스키 총사령관을 비난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 역시 시르스키 총사령관에 대해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 대신 “나라를 분열시킬 방법을 궁리한다”고 저격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자신의 해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대체로 침묵을 지키면서 지난 20일 “백만 명의 군대를 왓츠앱 메신저로 통치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언론 칼럼을 통해 “내가 전략 부족이라면 4년째 어떻게 전선에서 압도적인 적을 막았겠나”라며 자신의 40년 군 경력을 내세웠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곧 정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임 드라파티 총사령관의 임명을 축하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총사령관 교체는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목소리라며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전장의 로봇화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드론 영웅’ 잘랐다가…젤렌스키, 국민 시위 밀려 총사령관도 경질 초강수 [핫이슈]

    ‘드론 영웅’ 잘랐다가…젤렌스키, 국민 시위 밀려 총사령관도 경질 초강수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중 국방부 장관에 이어 총사령관까지 연이어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드라파티 신임 총사령관은 현대적 기술(드론)과 군 개혁을 지지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대표적인 젊은 리더이자 전장에서 뼈가 굵은 국민적 영웅이다. 특히 그는 지난 2014년 돈바스 전쟁 당시 친러 분리주의 민병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BMP 장갑차로 과감하게 들이받고 돌파한 영상의 주인공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드라파티 총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언제나 저에게 영광”이라며 “독립을 위한 전쟁 중 이는 절대적인 책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러시아와의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와중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이어 군의 두 수장인 국방장관과 총사령관을 경질했다. 이는 국민적 영웅이 된 35세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 경질에 따른 후폭풍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혁신적인 드론 전술을 주도해 스타가 된 페도로우를 지난 15일 전격 경질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경질 이유는 페도로우 전 장관과 시르스키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페도로우는 드론 중심의 비대칭 현대전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르스키는 전통적인 군 지휘 방식을 고수해왔다. 일각에서는 페도로우가 국방부 내 무기 조달 무역 중개상을 전면 배제하고 직거래 방식을 도입하자 기득권층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페도로우의 경질 사실이 알려지자 군 수뇌부 간의 극심한 내분이 일었고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시르스키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사태가 악화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1주일 만에 시르스키를 경질하고 후임으로 드론전과 혁신을 지지하는 드라파티를 임명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최근까지 페도로우 전 장관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으며 그의 군 체계 개혁을 진정한 시도라고 높이 평가해왔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드라파티 임명에 대해 “신선한 바람과 새로운 희망”이라고 호평하며 “차기 지도부가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는 전선 로봇화, 비대칭 공격, 러시아 경제를 고갈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도로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드론 영웅’이 됐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푸틴, 최선희 만나 “김정은 잘 지내지? 북한군 고마워”…金 모스크바행 임박했나

    푸틴, 최선희 만나 “김정은 잘 지내지? 북한군 고마워”…金 모스크바행 임박했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지원한 북한군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공개된 뚜렷한 외교적 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를 사전 조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 외무상과 회동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북러 양자 관계를 높게 평가하고, 북한군 파병에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회동에서 “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며 “우리 사이에 모든 현안에 대해 형성된 상호 이해와 우호적 관계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러우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과 관련해 “북한군 전사들의 공훈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영웅들을 함께 기리겠다”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쌓아 온 깊은 상호 이해와 우정 등 양국의 외교 관계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최 외무상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적 방침을 재확인했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다자회의나 기념행사 등 공개된 뚜렷한 계기가 없는 시점에 방러한 만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 외무부 “한국, 나토로 점점 더 기울어…심히 우려”“나토 재무장에 한국 사실상 공모, 용납 못해” 주장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16일 “한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쪽으로 점점 더 기우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성명을 통해 전했다. 루덴코 차관은 “한국이 나토 동맹과의 군사적, 군사기술적 협력 심화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들이 이를 입증한다”며 “이는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한국이 러시아와의 전쟁 준비를 공공연히 선언한 나토의 질적·양적 재무장 과정에 사실상 공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 지적됐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언급했다. 이같은 입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정상 가운데는 유일하게 지난 7∼8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성명을 보도하면서 “지난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구축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고 짚었다. 또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세계 9위의 무기 공급국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유럽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무기 수입국 순위에서도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고 이 매체는 부연했다.
  • 나홍진 ‘호프’ 개봉 사흘 만에 100만 돌파…올해 최단 기록

    나홍진 ‘호프’ 개봉 사흘 만에 100만 돌파…올해 최단 기록

    나홍진 감독 영화 ‘호프’가 개봉 사흘 만에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쟁작들에 비해 일찌감치 입소문이 나면서 여름 성수기 영화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우선 점했다.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17일 오후 ‘호프’가 관객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개봉 4일 차에 100만명을 돌파한 연상호 감독 좀비 영화 ‘군체’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올해 개봉작 중에서도 최단 기간 100만 돌파 기록이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는 1970년대 후반 비무장지대 인근 가상의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마을 주민과 외계인들의 사투를 그렸다. 제작비가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제작 단일 영화로는 최대 규모다. 경쟁작으로는 29일 개봉하는 마블 프랜차이즈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꼽힌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는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여정을 그렸다. 다음 달 5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한다. 놀란 감독이 그동안 연출한 영화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호메로스의 고전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의 10년간의 여정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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