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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사범 셋 중 하나 10~20대… 올해 2만명 넘어 역대 최다

    마약사범 셋 중 하나 10~20대… 올해 2만명 넘어 역대 최다

    올해 1~10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단속에 적발된 마약사범 중 10대, 20대의 비중이 34.6%로 나타났다. 6일 특수본에 따르면 올해 1~10월 마약사범 단속 인원은 2만 239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582명에 비해 47.5% 늘어난 수치다. 특히 10대 1174명, 20대 6580명을 합쳐 10~20대 마약사범이 7754명으로 전체 3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SNS), 다크웹, 해외직구 등을 통한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젊은 층의 마약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는 밀수·밀매·밀조 등 공급 사범에 대한 단속이 활발히 이뤄졌다. 전년 동기 3991명과 비교해 82.9% 늘어난 7301명이 덜미를 잡혔다. 특수본은 “올해 마약사범 수가 급증한 것은 특수본 산하 각 수사기관이 마약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한 결과”라며 “검찰과 경찰, 세관, 국정원 등이 상호 협력해 마약 밀수·유통 사범을 다수 적발했고 마약류도 대량 압수해 유통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도경찰청 등에 합동단속추진단을 편성해 올해 3~11월 집중단속에 나섰다. 해경도 86명으로 구성된 마약 수사 전담팀을 꾸렸고 국방부는 군내 마약 유입을 차단하고 군내 마약 전문수사관을 양성하는 데 주력했다. 대검찰청을 비롯해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국방부, 국정원, 식약처는 이날 마약범죄 동향과 수사성과를 분석하는 한편 향후 수사계획과 협력사항을 논의했다. 이들은 특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마약성 진통제, 수면 마취·유도제, 식욕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 불법취급 범죄를 엄단하기로 결의했다. 검찰은 영리 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처방한 의료인,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자는 초범이라도 사안이 중하면 구속수사하기로 했다. 향후 특수본은 산하 지역별 마약 수사 실무협의체를 강화하고 해외 도피 마약사범의 강제송환을 활성화한다. 현재 전국에 3개밖에 없는 중독재활센터를 14개 지역에 추가 신설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특수본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마약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치료·재활 인프라 구축, 국제공조 활성화 등 역량을 결집해 마약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중인 살인범 ‘마약왕’이 한국에 마약 공급...유통책 20대 3명 구속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중인 살인범 ‘마약왕’이 한국에 마약 공급...유통책 20대 3명 구속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텔레그램 마약왕이라 불리는 ‘전세계’(텔레그램 활동명)로부터 마약류를 공급받아 중간 판매책에게 판매한 20대 3명이 구속됐다.‘전세계’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주범 박모(44)씨와 동일인으로 필리핀 대법원에서 징역 60년 형이 확정돼 현지에서 복역중이다. 박씨는 필리핀 교도소안에서 텔레그램과 영상통화 등으로 국내 마약사범들과 연락을 해 국내에 밀반입돼 있는 마약류를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마약류를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A씨 등 20대 3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친구와 선배로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중간 판매책에게 600만원(도매가)을 받고 엑스터시 100정과 필로폰 10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한 분량을 소매가로 계산하면 5000여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박씨를 만나 국내에 밀반입해 보관중인 마약류를 판매하기로 공모했다. 박씨와 A씨는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이다. A씨 등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놓고 구매자가 가져가도록 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박씨가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중에도 텔레그램 대화명 ‘전세계’를 다른 이름으로 바꿔가며 계속 국내에 마약류를 밀반입해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해 부산과 경기도 등에서 A씨 등 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가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면서 어떻게 텔레그램과 영상통화를 이용해 국내에 마약을 유통할 수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마약 국내 중간판매책과 유통 경로 등에 대한 추적 수사도 계속하고 있다. 또 필리핀에 수감돼 있는 박씨를 국내로 송환 할 수 있도록 법무부 등에 요청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최근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웹)과 텔레그램, 가상자산 등을 통한 마약류 유통이 급증함에 따라 올 초 ‘다크웹 마약류 전문수사팀’에 마약 전문수사관 2명을 배치하는 등 마약류 범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 檢 “마약청정국 지위 되찾을 것”…전국 4개 마약특별수사팀 설치

    檢 “마약청정국 지위 되찾을 것”…전국 4개 마약특별수사팀 설치

    검찰이 마약범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주요 공항·항만 4개 권역에 대응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설치하기로 했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마약류 제조·유통 관련 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 검찰이 성과를 거둬 수사 역량을 증명하려 나섰다는 평가다. 대검찰청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부산지검, 광주지검 등 전국 4개 검찰청에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설치·운영하는 내용의 ‘마약·민생침해범죄 총력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윤태식 관세청장을 만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집안에서 마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피자 한 판 값에 ‘직구’(해외 직접 구매)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마약 유통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망과 공항 단계에서 마약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높고 튼튼한 장벽을 쌓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청과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다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윤 청장과 마약류 차단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특별수사팀은 4개 검찰청에 2명 이상 배정된 마약 전담 검사를 중심으로 마약수사관 10~15명, 지방세관 전담 인력 3~4명, 식품의약품안전처·지방자치단체 보건·의약 전문 인력 3~4명, 방송통신위원회 3명 등 총 70~80여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총 252명인 마약 수사직 수사관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약 40여명 이상의 전문수사관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별수사팀은 해외 유입 및 통관 정보를 활용해 국제 마약류 밀수를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국제 공조를 통한 해외 조직 수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다크웹 등 인터넷 마약류 유통을 추적 조사하고 방통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한 마약류 광고를 삭제·차단할 예정이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펜타닐 등 저렴한 가격의 의료용 마약 불법 유통도 집중 단속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현황 등도 종합 점검할 계획이다.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그간 다크웹 전문 수사팀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사장되지 않도록 역량을 모으고 가상화폐 추적기법 연구 등을 활용해서 마약 유통을 막을 수 있도록 대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검찰은 유관 기관과의 광역 단위 합동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지역별 유통, 투약·소지사범 등에 대한 범죄 정보는 경찰에 인계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1~7월 잡힌 마약사범은 1만 5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63명에 비해 12.9% 늘었다. 마약 압수량도 2017년 154.6㎏에서 지난해 1295.7㎏으로 불과 5년 만에 8배 급증했다. 황병주 대검 형사부장은 “검찰은 일상 생활의 평온과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마약 범죄와 대표적인 민생 침해 범죄를 중점적으로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주요 범죄 대응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안전한 일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 동물학대 6년간 3배↑…서울시, 동물학대 수사팀 신설

    동물학대 6년간 3배↑…서울시, 동물학대 수사팀 신설

    서울시가 늘어나는 동물학대 사건을 대응·예방하기 위해 민생사법경찰단에 동물학대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2016년 303건에서 2020년 992건, 2021년 1072건으로 6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지난 9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존 수사범위 외 동물보호법 분야를 추가로 지명받아 본격적인 수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신설된 동물 학대 전담 수사팀에는 수의사와 수사 경험이 풍부한 5년 이상 경력의 수사관을 우선 배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남산에 있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을 방문해 전문수사관들을 격려했다. 동물학대 행위 등 주요 수사대상은 ▲동물을 잔인한 방법이나 고의로 죽게 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이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유기·유실 동물을 포획해 판매하거나 죽이는 행위 ▲동물학대 행위 촬영 사진 또는 영상물을 판매·전시·전달·상영하거나 인터넷에 게재하는 행위 ▲무등록·무허가 동물판매업, 동물생산업 등 불법 영업행위 등이다.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라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 행위시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동물에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 유발 학대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무허가나 무등록 불법 영업 행위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명주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동물권과 생명 존중이라는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물 학대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그 수법도 잔인해 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동물학대 불법행위 발견시 엄중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 “경찰, 6대 범죄 수사 총량 檢보다 많아 전문성 축적”

    “경찰, 6대 범죄 수사 총량 檢보다 많아 전문성 축적”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검거왕에서 공직비리 잡는 ‘저승사자’로 변신한 최병근(45)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경감은 “부패 범죄와 관련해 경찰 수사 역량이 검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직비리사범 전문수사관인 최 경감은 9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린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정식 공포된 것과 관련해 “6대 범죄는 경찰 수사 기능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해 오던 업무로 수사 총량도 검찰보다 많아 전문성이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순경 공채 출신으로 수사 업무 경력만 18년 6개월째인 최 경감은 2018년 경찰청 공직비리 분야의 첫 전문수사관으로 인증받았다. 최근까지 최 경감이 처리한 공직자 비리 사건만 50건 정도 된다. 혐의점을 한번 잡으면 끝까지 파고들어 구속 영장을 받아 내기 때문에 경기 북부 지역에서 ‘저승사자’로 통한다. 최 경감은 2010년 5월 골프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업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1억 500만원을 받은 포천시의장을 구속시켰다. 2011년 12월에는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5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주민 지원 사업비로 공장 건물과 부지를 사도록 종용한 양주시의원을 구속하는가 하면 2015년 1월 당시 포천시장을 강제추행과 무고 혐의로 구속시켰다. 성범죄 사건으로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구속된 첫 사례였다. 최 경감은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공기업 직원의 대규모 부패 실태를 드러낸 한국전력공사 임직원 뇌물수수 사건을 꼽았다. 그는 2018년 10월 수백억원대 불법 하도급 공사를 묵인하고 설계 변경을 반영해 준 대가로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받아 챙긴 전현직 임직원 1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검거했고, 그중 3명을 구속했다. 최 경감은 “수사 방향을 잘 잡고 관련 법리를 꼼꼼하게 검토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부패 정보를 입수하는 능력뿐 아니라 지자체 사업이나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경감은 2007년 연천경찰서 지능팀에서 근무했던 시절 보이스피싱 집중 검거 기간(2개월)에 40명가량을 검거하고 30명가량을 구속하는 등 전국 최대 검거 실적으로 ‘보이스피싱 검거왕’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최 경감은 자신의 수사 노하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열정’이라고 했다. 탐문을 많이 하고 폐쇄회로(CC)TV를 최대한 많이 들여다보면 검거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 ‘보이스피싱 검거왕’에서 공직비리 잡는 저승사자로…[경찰청 사람들]<3> 1호 공직비리 전문수사관 최병근 경감

    ‘보이스피싱 검거왕’에서 공직비리 잡는 저승사자로…[경찰청 사람들]<3> 1호 공직비리 전문수사관 최병근 경감

    보이스피싱 최다 검거 등 2차례 특진“경찰, 부패 범죄 경험 많고 전문성 축적돼 있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부패·경제 범죄만 검찰에 남고 그밖의 모든 수사는 경찰이 맡게 된다.공직비리사범 전문수사관인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최병근(45) 경감은 6일 “부패범죄와 관련해 경찰 수사 역량이 검찰에 미치지 못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6대 범죄는 경찰 수사기능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해 오던 업무로 수사 총량도 검찰보다 많아 전문성이 축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 업무만 18년 6개월째인 최 경감은 2018년 경찰청 공직비리 분야 첫 전문수사관으로 인증받았다. 현재 전국에는 6명의 공직비리 전문수사관이 있다. 최근까지 최 경감이 처리한 공직자 비리 사건만 50건 가량으로, 그가 혐의점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파고들어 구속 영장을 받아내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저승사자’로 통한다. 최 경감은 2010년 5월 골프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업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건설업자로부터 1억 500만원을 받은 포천시의장을 구속했고, 2011년 12월에는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5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주민 지원 사업비로 공장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도록 종용한 양주시의원을 구속했다. 2015년 1월에는 당시 포천시장이던 서장원 전 시장을 강제추행과 무고 혐의로 구속했다. 당시 성범죄 사건으로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구속된 첫 사례였다. 서 전 시장은 항고했지만 2016년 7월 대법원에서도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최 경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공기업 직원의 대규모 부패 실태를 드러낸 한국전력공사 임직원 뇌물수수 사건을 꼽았다. 그는 2018년 10월 수백억원대 불법 하도급 공사를 묵인하고 설계 변경을 반영해준 대가로 많게는 수백만원에서 1억원을 받아 챙긴 전현직 임직원 1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검거해 3명을 구속했다. 지역 기반의 공기업이나 지자체에 숨어 있는 토착 비리는 고소·고발만으로 혐의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최 경감은 “수사 방향을 잘 잡고 관련 법리를 꼼꼼하게 검토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부패 정보를 입수하는 능력뿐 아니라 지자체 사업이나 국가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1년 7월 순경 공채로 경찰관이 된 최 경감은 2007년 경장에서 경사로, 2019년 경위에서 경감으로 두 차례나 특진했다. 2007년 연천경찰서 지능팀에 있던 최 경감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집중 검거 기간(2개월)에 40명 가량을 검거하고 30명가량을 구속하는 등 전국 최대 검거 실적으로 ‘보이스피싱 검거왕’의 자리를 차지했다. 최 경감은 자신의 수사 노하우에 대해 “열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보이스피싱은 하부 조직원을 추적해야 해외에 있는 조직의 실체를 밝힐 수 있어 수사관들이 발로 열심히 뛰어야 한다”면서 “탐문을 하러 많이 다니고 폐쇄회로(CC)TV를 최대한 많이 들여다 보면서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추미애 “어느 나라도 검찰이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독점 안 해” [팩트체크]

    추미애 “어느 나라도 검찰이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독점 안 해” [팩트체크]

     ①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거짓  ②대륙법의 원조인 독일도 검찰은 자체 수사인력을 보유하지 않는다.-사실  ③우리나라처럼 검사실 방마다 수사관을 두고 있는 나라가 없다.-절반의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고,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을 수사청으로 옮기는 방안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주문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이 글에서 한국의 검찰 제도를 비판하며 외국에 비교해 한국 검찰이 과도한 권한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엄상섭 위원이 조만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향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으나 어언 67년이 지나 버렸다”며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 아직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27일 추 전 장관의 글에 대해 사실 관계를 정리해봤다. 형사사법체계는 전문가들도 같은 사안을 두고 해석이 다른만큼, 객관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발언 위주로 확인했다.    ①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거짓  추 전 장관은 한국 검찰만이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거짓이다. 한국은 독일, 프랑스와 같은 대륙법계에 속한다. 대륙법계 검찰 대부분은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모두 갖고 있다. 독일의 경우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을 갖고 있다. 기소일원주의를 채택해 공소제기권을 검찰로 일원화했다. 일본 형사소송법도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지난 1월부터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대해서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측이 ‘일본 검찰도 직접 수사한다’는 예를 들자 추 전 장관은 전날인 26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렸다. 일본의 경우 도쿄·오사카·나고야 3개 검찰청의 특별수사부, 나머지 검찰청의 특별형사부는 중대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다. 추 전 장관은 “인구 1억 2000만명인 일본의 경우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은 연 5~6000건인 반면 인구 5000만명의 우리나라는 연간 약 5만 건이 넘는다”며 “우리 검찰의 직접수사가 지나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년부터 검찰이 6대 범죄만 직접수사를 하게 되면 연간 약 8000 건으로 줄어들 것이라 예상되지만 직접수사 건수를 대폭 줄였다고 개혁완수가 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②대륙법의 원조인 독일도 검찰은 자체 수사인력을 보유하지 않는다.-사실  독일 검찰은 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한국 검찰처럼 자체 수사인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법경찰을 지휘해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독일의 형사사법체계를 나타내는 ‘검찰은 손발 없는 머리, 경찰은 머리 없는 손발’이라는 상징적인 문구가 있다. 검찰은 수사권과 지휘권을 경찰을 통해 수사할 수 있고, 경찰은 수사권을 행사하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찰은 지휘하는 형태로 수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독일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검사의 위임이나 요청에 따른 경찰수사뿐만 아니라, 경찰이 초동조치해서 검사의 승인 없이 시작한 수사에도 미친다.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경찰 수사는 불가능하다.  한국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했다. 다만,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헌법에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시하고 있는만큼, 경찰이 검찰을 거쳐 신청할 수 있다. 헌법 12조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  ③우리나라처럼 검사실 방마다 수사관을 두고 있는 나라가 없다.-절반의 사실  한국과 유사한 대륙법계 국가라도 검찰의 직접 수사는 중대범죄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검사실마다 수사관이 있지 않다. 다만 검사실마다 없더라도 주요 선진국은 전문수사관제 등 검찰 수사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FBI(연방수사국)와 DEA(마약청), 독일의 중대범죄수사를 담당하는 중점검찰청 등이 있다. 일본에서도 수도수사관, 차도수사관, 통괄수사관, 주임수사관 등이 있다. 일본의 수사관은 검사가 조사할 때 돕는 역할을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이 정치… ‘파사현정’ 반성하라” 추미애, 예정에 없던 檢 작심 비판

    “검찰이 정치… ‘파사현정’ 반성하라” 추미애, 예정에 없던 檢 작심 비판

    이르면 다음달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대국민 공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스스로 정치를 하는 듯한 왜곡된 수사를 목격하며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 바른 것을 드러낸다)의 정신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올바른 검찰권 행사가 있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검찰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추 장관은 25일 오후 공수처설립준비단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선진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대국민 공청회에서 “(검찰이) 고위공직자일수록 법률의 잣대를 올바로 겨누지 못하고 이른바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고 할 만큼 그릇된 방향으로 사용하는 걸 많이 봤다”면서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봐주지 않고, 골라내지 않고 일벌백계하는 수사의 모델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전에 배포된 축사에는 공청회 개최에 대한 축하와 성공적인 공수처 설립에 대한 기원이 주가 됐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발언을 통해 공수처가 도입되게 된 계기가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언젠가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는 게 좋다’고 하니 난리가 났다. 마치 정의로운 검찰의 역할을 무력화하거나 정권을 옹호하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프레임 씌우기 시도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1954년 형사소송법이 처음 생길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위원들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옳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되지만 여야 대립으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아 기한 내 공수처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를 의식한 듯 남기명 공수처설립준비단장은 개회사 말미에 “공수처장이 임명돼야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국회법 개정과 국회규칙의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도 여야의 양보와 협치를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공수처 운영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발제자로 나선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의 의사결정구조가 어떤 모습이 될지 논의가 부족하다”면서 “공수처 내부를 수사부와 공소부로 나누는 권한분립이 필요하고, 개정된 형사소송법 취지에 따라 수사부 수사관은 검사와 대등한 경찰수사관 또는 전문수사관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조기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검경에 비해 소규모인 공수처를 이분하는 것은 조직과 인력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돈도 상품도 아닌 암호화폐… 그놈들 잡아도 처벌 어렵다”

    “돈도 상품도 아닌 암호화폐… 그놈들 잡아도 처벌 어렵다”

    “암호화폐가 돈인지 상품인지 개념 정의가 되지 않은 현실이 범죄 수사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김현수 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를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분명치 않다 보니 일선 경찰에서도 수사의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피라미드 사기 범죄를 처벌하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은 무등록 다단계 업체가 ‘재화’나 ‘용역’을 파는 데 한해 처벌 가능하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현재로선 재화나 용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유사수신은 원금 보장과 확정금리를 제시하며 ‘금전’을 모으는 행위를 가리킨다. 유사수신행위 처벌은 금전에 한해 가능하기 때문에 암호화폐로만 수익을 보장할 경우 현행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김 팀장은 “암호화폐 교환을 금전거래로 볼 수 있는지 뚜렷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방문판매법상 ‘사실상 금전거래’라는 항목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청이 인증한 국내 1호 금융피라미드 사기 전문수사관으로 경제법을 전공한 법학 박사다. 2017년 1500억원대의 암호화폐 사기 사건을 수사해 필리핀에서 직접 피의자를 검거한 바 있다. 김 팀장은 “사기를 치려면 첫 번째가 정보를 독점하는 것인데 암호화폐는 이 점 때문에 사기꾼들에게 각광받는다”면서 “대중들이 환상을 갖고 있지만 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나 제도가 없는 현실도 사기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돈도 사람도 잃었다… 절망이 된 ‘코인의 욕망’

    [단독] 돈도 사람도 잃었다… 절망이 된 ‘코인의 욕망’

    “돈을 벌고 싶으십니까? 이 코인에 투자하세요. 여러분은 벼락부자가 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호텔에서 열린 신규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설명회 무대에 선 강연자가 대박을 장담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이날 설명회는 300명 넘게 몰려 성황을 이뤘다.국내 암호화폐 거래는 2013년 7월 첫 거래소인 코빗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국내 다단계 유사수신 업계에서 암호화폐는 새로운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등장했다. 국내 첫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김현수 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7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산업적 성격과 별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다단계 업체들의 주도로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는 사기와 사업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는 초창기의 채굴기 투자 방식에서 암호화폐공개(ICO) 투자를 거쳐 ‘증권형 토큰 공개’(STO)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상장 초기 구매한 코인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까지 출현했다. 국내의 암호화폐 관련 다단계 사업들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범죄와 유사해 논란이 된다. 투자 수익이 하위 투자자에서 꼭짓점인 상위 사업자에게로 수렴되는 구조 때문이다. 특히 암호화폐 가치가 하락한 이후부터 사기 피해도 급증했다. 채굴기 사업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2014년 9월 설립된 비트클럽네트워크는 채굴기 투자자에게 채굴로 확보한 코인을 수익으로 지급하고, 그 일부는 상위 투자자·채굴업체와 나누는 방식을 도입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채굴업체 A사의 국내 1호 투자자 B(47·여)씨가 이 사업을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으로 꼽힌다. B씨가 미국 본사를 소개하거나 일부 투자자를 대리해 투자금을 전달하면 본사는 채굴된 코인을 수익으로 투자자에게 분배했다. 서울신문과 만난 B씨는 “당시 500만원 투자자에게는 2018년까지 최대 2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2018년 1월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최대 2500여만원이었다. B씨 주장대로 투자자들이 받은 코인을 최고점에 팔았다면 4년 동안 최대 100배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A사 역시 2017년 이후 참여한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손해를 입었다. B씨는 “전체 투자자의 15% 정도만 손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A사 이후 국내 채굴 업체 규모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채굴량과 가격 상승폭이 줄면서 수익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2017년 12월 2700억원대의 암호화폐(이더리움) 채굴기 투자 사기로 처음 알려진 마이닝맥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투자자 1만 8000여명에게서 2700억원을 받았다. 투자사 대표는 회사 자금 46억여원을 유용한 혐의(횡령)로 이듬해 5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마이닝맥스 사건을 기점으로 다단계 투자 방식도 ICO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신규 코인 발행을 이유로 투자자를 모은 뒤 해당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해 수익을 분배한다. 하지만 코인 개발이 불발되거나 단기 수익만 노린 불량 코인 등도 난무했다. 2018년 4월 침몰 러시아 함선인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했던 ‘신일그룹’과 ‘신일그룹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 국제거래소 전 대표 유모(66)씨는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ICO 방식에 이어 증권형 토큰인 STO형 투자 피해도 나타났다. STO는 암호화폐의 일종인 토큰을 부동산이나 채권 등 회사의 실물자산과 연동해 발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주식처럼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사기나 범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홍보한다. 지난해 STO 투자자들을 모집한 T사는 현재 사기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T사는 증권형 토큰 상장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 5억 7000만원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소됐다.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교수는 “증권형 토큰은 ICO와 달리 실물자산과 연계된 증권으로 취급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다”면서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STO는 공모가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모 방식인데,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원수 제한 등 엄격한 규제가 이뤄진다. 이런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STO는 모두 불법”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들어 상장된 코인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해외에 기반을 둔 신규 코인이 많다. 초기에 코인을 구매하면 이후 발생하는 코인을 계속 이자로 지급하는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중이다. 김대규 온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암호화폐 투자도 있지만 무작정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사업은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실제 제품 판매에 주력해 온 다단계 업체 상당수가 대거 코인으로 업종 전환을 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단독]진화하는 코인 투자 사기…“벼락부자 될 준비 되셨습니까”

    [단독]진화하는 코인 투자 사기…“벼락부자 될 준비 되셨습니까”

    “2012년 전후 다단계 업계 통해 암호화폐 국내 첫 유입”암호화폐 투자, 사기와 사업 사이 불안한 줄타기마이닝맥스, 돈스코이호 인양 ‘신일골드코인’ 등 실형선고“암호화폐 큰돈 유혹, 사기 가능성 농후” “돈을 벌고 싶으십니까? 이 코인에 투자 하세요. 여러분은 벼락부자가 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 호텔에서 열린 신규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설명회 무대에 선 강연자가 대박을 장담하자 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이날 설명회에는 300명이 넘게 몰려 성황을 이뤘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는 2013년 7월 첫 거래소인 코빗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동시에 국내 다단계 유사수신 업계에서 암호화폐는 새로운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등장했다. 국내 첫 다단계 유사수신사범 전문수사관 김현수 서울 방배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7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산업적 성격과 별개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다단계 업체들의 주도로 다양한 투자 상품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는 사기와 사업 사이에서 불안한 줄타기를 하며 세력을 넓히고 있다.국내 암호화폐 투자는 진화를 거듭했다. 초창기의 채굴기 투자 방식은 ICO(암호화폐 공개) 전의 다단계 투자를 거쳐 ‘증권형 토큰’ 투자인 STO(증권형토큰공개)로 바톤을 넘겼다가 최근에는 상장 초기 구매한 코인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도 출현했다. 암호화폐 다단계 사업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범죄와 유사하다. 상위 투자자가 수익을 올리고, 하위 투자자는 잃는 구조다. 암호화폐 투자 수익이 아래 단계에서 꼭지점인 최상위 사업자에게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가치가 폭등한 2017년까지는 수익이 발생했지만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사기 피해가 급증했다. 다단계의 원형인 채굴기 사업은 암호화폐 채굴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수법이었다. 2014년 9월 설립된 A사는 채굴기 투자자에게 채굴로 확보한 코인으로 수익으로 지급하고, 그 일부는 상위 투자자·채굴업체와 나누는 방식을 도입했다. A사의 국내 1호 투자자 B(47·여)씨가 이 사업을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 본사를 소개하거나 일부 투자자를 대리해 투자금을 전달하고 본사는 채굴된 코인을 수익으로 투자자에게 분배했다. 서울신문과 만난 B씨는 “당시 500만원 투자자에게는 2018년까지 최대 2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2018년 1월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최대 2500여만원이었다. B씨 주장대로 투자자들이 받은 코인을 최고점에 팔았다면 4년 동안 최대 100배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A사 역시 2017년 이후 참여한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채 손해를 입었다. B씨는 “전체 투자자의 15% 정도만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사 이후 국내 채굴업체 규모는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채굴량과 가격 상승폭이 줄면서 수익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2017년 12월 2700억원대의 암호화폐(이더리움) 채굴기 투자 사기로 처음 알려진 마이닝맥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투자자 1만 8000여명에게서 2700억원을 받았다. 투자사 대표는 회사 자금 46억여원을 유용한 혐의(횡령)로 이듬해 5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마이닝맥스 사건을 기점으로 다단계 투자 방식도 ICO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신규 코인 발행을 이유로 투자자를 모은 뒤, 해당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해 수익을 분배한다. 하지만 코인 개발이 불발되거나 단기 수익만 노린 불량 코인 등도 난무했다. 2018년 4월 침몰 러시아 함선인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했던 ‘신일그룹’과 ‘신일그룹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일 국제거래소 전 대표 유모(66)씨는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ICO 방식에 이어 증권형토큰인 STO형 투자 피해도 나타났다. STO는 암호화폐의 일종인 토큰을 부동산이나 채권 등 회사의 실물자산과 연동해 발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주식처럼 실물자산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사기나 범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홍보한다. 지난해 STO 투자자들을 모집한 T사는 현재 사기 혐의로 고소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T사는 증권형 토큰 상장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 5억 7000만원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소됐다.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교수는 “증권형 토큰은 ICO와 달리 실물자산과 연계된 증권으로 취급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는다”면서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STO는 공모가 아닌 개인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모 방식인데,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원수 제한 등 엄격한 규제가 이뤄진다. 이런 기준을 준수하진 않은 STO는 모두 불법”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들어 상장된 코인에 대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해외에 기반을 둔 신규 코인이 많다. 초기에 코인을 구매하면 이후 발생하는 코인을 계속 이자로 지급하는 새로운 투자 기법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중이다. 김대규 온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암호화폐 투자도 있지만 무작정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사업은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실제 제품 판매에 주력해온 다단계 업체 상당수가 대거 코인으로 업종 전환을 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가상화폐 거래소 20곳 압수수색…박사방 유료회원 10명 붙잡았다

    가상화폐 거래소 20곳 압수수색…박사방 유료회원 10명 붙잡았다

    조주빈과 거래내역 대조해 혐의 포착 대부분 30대… 미성년자는 포함 안 돼 조씨 마약 복용 여부 검사 결과 ‘음성’ 경찰청장 “갓갓 수사 의미 있게 접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박사방’에 돈을 내고 들어가 아동 성착취물을 관람한 남성 10명이 붙잡혔다. 경찰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업체 20곳을 압수수색해 ‘박사’ 조주빈(25·구속)에게 돈을 보낸 유료회원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조씨의 공범으로 박사방에서 성착취물 수백건을 유포한 현역 군인 A일병은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방 유료회원 10여명을 특정해 아동 성착취물 소지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30대로, 미성년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의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분석해 돈을 송금한 10여명을 먼저 파악한 다음 앞서 수집한 박사방 활동 대화명 1만 5000건과 대조 작업을 벌여 피의자들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가상화폐 거래소 및 구매대행업체 2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달 1차 압수수색 명단에 오른 빗썸, 업비트, 코인원, 베스트코인, 비트프록시 등 5곳도 재차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발견된 조씨와 공범자들의 가상화폐 전자지갑(계좌) 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유료회원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조씨를 열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씨의 구속만료일(13일)을 고려해 오는 10일 조씨를 1차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박사방 운영 방식과 공범들의 역할, 수익 배분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조씨와 공범들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또 다른 공범 ‘태평양’ 이모(16)군도 불렀지만 조씨와의 대질조사는 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3일에는 이미 구속된 ‘박사방’의 일부 공범이 생활하는 구치소 내부를 압수수색해 이들이 수감될 때 맡긴 휴대전화와 메모 등을 확보했다. 또 범행 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대검찰청 수사지원과로부터 전문수사관을 파견받아 분석하고 있다. 조씨는 마약은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씨에 대한 마약검사를 의뢰했으며 모발 등을 분석한 결과 모두 음성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씨의 공범 ‘이기야’(대화명)로 알려진 육군 A일병은 이날 구속됐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일병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일병은 박사방에서 성착취물을 수백회 유포하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을 처음 시작한 ‘n번방’ 운영자 ‘갓갓’ 수사와 관련해 “추적 중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곤란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수도권 최대 폭력조직 2곳 와해”

    “수도권 최대 폭력조직 2곳 와해”

    경기 수원지역 폭력조직 2개파 조직원들이 패권싸움을 벌이려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돼 사실상 붕괴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원지역 조직폭력배 84명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붙잡아 A(40)씨 등 18명을 구속하고, B(40)씨 등 66명을 불구속입건해 검찰로 넘겼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6월부터 유흥업소 업주 등을 협박해 고객 중개비를 갈취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조직은 지난해 하부 조직원들간 다툼을 계기로 조직 간 긴장 관계가 조성되자, 20∼30대 신규 조직원들을 대거 영입해 세를 불리며 소위 ‘전쟁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조직 간 대치상황이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직폭력 분야 전문수사관 및 법률지원팀 등을 중심으로 수사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어 1년여간 탈퇴 조직원들의 증언과 통신수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해 지난 4월 혐의가 중한 중간 관리급 A씨 등 18명을 특정해 검거했다. 경찰은 도주를 막기 위해 광역수사대 형사 72명을 동원해 특정시간에 일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조폭들은 경찰청 DB에 등록된 관리·관심 대상 인원 기준 수도권 최대규모의 조직”이라면서 “이번에 중간관리직이 대거 체포되면서 사실상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경찰, 분야별 ‘베테랑 수사관’ 키운다

    경찰이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수사관’ 제도를 13년 만에 확 뜯어고친다. 전문수사관 제도를 과학수사 등 특정 분야에 한정젓지 않고 다양한 범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부터 자치경찰제가 순차적으로 도입되면 현 수사 체계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수사관의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전문수사관 인증 분야를 15개에서 87개로 확대하고 오는 8월부터 분야별 수사 전문가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2005년부터 특정 수사 분야에서 일정 기준 이상 경력과 능력을 갖춘 경찰관을 전문수사관으로 인증해 보직 인사 등에서 우대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다. 현재 전문수사관은 2343명이다. 하지만 선발 분야가 현장 감식, 범죄 분석 등 과학수사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금융범죄, 장기미제 강력사건, 사이버성폭력 등 다른 수사 분야에서도 전문수사관을 선정하기로 했다. 대신 현장의 ‘베테랑 수사관’에 대해서만 전문가 타이틀을 줘 자격 시비 논란을 없애기로 했다. 전문수사관은 종전 근무 경력 2년에서 5년, 전문수사관 마스터는 5년에서 10년으로 인증 기준이 강화된다. 심사 및 선발 작업도 경찰청이 직접 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전문수사팀 운영기본계획’도 새롭게 만들어 기존의 전문수사팀 제도도 체계화했다. 기본 계획에는 전국 경찰관서별로 주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구성한 전문수사팀을 특별단속 등과 연계하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중요 사건 수사 때도 전문수사팀을 지정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현재 56개 분야의 전문수사팀 중 46개 분야는 일선 경찰관서에서 자체 지정한 것이다. 치안 여건이 열악한 도서 지역의 각종 불법 행위를 대비하기 위해 ‘도서범죄 전문수사팀’을 운영 중인 전남지방청 광역수사대 등이 대표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마약수사 등 전국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분야에 전문수사팀을 집중 배치할 것”이라면서 “신종범죄 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與 “MB 청와대, 정진석·박형준 총선 지원”

    與 “MB 청와대, 정진석·박형준 총선 지원”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8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에 대한 사찰 성격의 보고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대비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을 지원하는 관권 선거개입 의혹, 청와대가 KBS에 인사개입을 한 정황 등도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정진석 전 정무수석이나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 등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위는 국회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나 국정원 등에서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다수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김종민 의원은 간담회에서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 문건은 관리번호로 미뤄 2011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국정원이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 자치단체장 31명에 대한 동향보고, 주변인사 이력 등이 실려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전체적으로 이들을 종북좌파 세력으로 적대시하며 제압해야 한다는 종합작전의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문건에는 단체장들의 성향에 대해 ▲ 종북반미 ▲ 포퓰리즘 정책 남발 ▲ 정부 대북정책 불신 단체장으로 나눠 평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는 포퓰리즘 정책 남발 단체장으로, 강운태 당시 광주시장과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은 대북정책 불신 단체장으로 분류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좌파단체 편향지원, 최성 고양시장은 ‘박원순 유착행보’를 보였다고 보고됐다. 또 염홍철 전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김두관 전 경남지사, 우근민 전 제주지사 등 광역단체장은 물론,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등 이른바 ‘친노(친노무현)’진영 인사들의 동향도 실려있다. 문건은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제어가 필요하다며 예산 삭감이나 재정운영 실태 감사 등을 방법으로 제시됐다. 관권 선거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박범계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전출된 11명에 대해 (총선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며 “정진석 전 정무수석이나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 등의 이름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개한 문건의 명단에는 이 외에도 이성권 전 시민사회비서관, 김희정 전 대변인, 정문헌 전 통일비서관, 김연광 전 정무1비서관, 함영준 전 문화체육비서관, 이상휘 전 홍보기획비서관, 김형준 전 춘추관장, 심학봉 전 지식경제비서관실 행정관, 김혜준 전 정무1비서관실 행정관 등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 이어 “감찰팀이 작성한 ‘총선출마 동향’에 따르면 전출자 11명이 총선을 준비 중이라며 대통령실 차원의 직간접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VIP’국정철학 수행과 퇴임 이후의 안전판이 되도록 당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내용과 지원창구를 설치해 총선 전까지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훈처에 재향군인회장 선거를 4월에서 2월로 조정할 것을 검토하도록 하고, 국정운영 후원세력으로 구심 역할을 할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내용, 기무사가 군 원로들을 통해 비방과 과열을 자제토록 하는 내용 등도 확인됐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이른바 ‘댓글사건’과 사찰 의혹에 기무사가 개입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승래 의원은 “기무사의 ‘민간인 해킹관련 동향’을 보면 충격적인 사건이 있다”며 “2011년 기무사에 의한 조선대 교수 이메일 해킹 사건이 있었는데, 군 검찰단이 기무사령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참모장이 수사책임자를 설득해 무산시켰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수사관들이 해킹하면 걸리는 일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적인 선수들이 있다는 뜻”이라며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등 언론개입 정황이 확인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정 의원은 문건들 가운데 2011년 9월 11일 작성된 ‘KBS 검토사항’이라고 적힌 문건을 제시하면서 “김인규 전 사장에게 인사개혁을 주문하자는 것까지 나온다. 결국 인사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민주당 최고위 도청사건과 관련해 아직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 문건을 보면 ‘경찰이 무혐의 처리를 해 부담을 경감토록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또 “KBS내 좌파성향 주요간부‘라는 제목의 명단도 나와 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진선미 의원은 “2008년 8월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보면 문성근 이창동 전 장관 등이 권력집단화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블랙리스트의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돼 있다. 관련 사실이 모두 대통령에게 보고됐거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고생 성관계 부산 경찰관 휴대전화 메시지 정밀 분석해 강압 등 위법성 확인

    여고생 성관계 부산 경찰관 휴대전화 메시지 정밀 분석해 강압 등 위법성 확인

    부산경찰청이 선도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학교전담 경찰관들에 대한 강압 등 위법성 여부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30일 사하경찰서 김모(33) 경장과 연제경찰서 정모(31) 경장이 “(이들이)강제성은 없었고, 선물 등 대가를 제공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진술의 신빙성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이 공론화된 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김 경장의 옛 전화번호까지 확보, 문자 메시지 수천건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여고생들의 친구와 담임교사, 성고충처리 담당교사, 지인 등을 상대로 강압성이나 선물 제공 등 대가성과 관련한 정황을 수집하고 있다. 김 경장 등은 전날 의원면직이 취소돼 대기발령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조사과정에서 이들의 위법행위와 관련한 정황이 나오면 곧바로 피내사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도 여성 청소년 전문수사관인 2명(경정 1명, 경위 1명)을 이날 추가로 파견해 공조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 경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A(17)양에 대해 2차례 조사를 진행했고, 정 경장과 성관계한 B(17)양을 조심스럽게 접촉하고 있다. A양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여서 심리분석 전문가를 투입해 진술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김 경장 등의 스마트폰에서 여고생들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정밀 분석 중이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이날부터 학교전담 경찰관의 교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부산경찰청은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한 사건이 공론화한 이후 부산시교육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세부 계획이 마련될 때까지 학교전담 경찰관들의 교내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관이 불가피하게 학교 밖에서 학생과 만나야 할 경우 지휘보고를 통해 장소를 정해 상담을 하고 그 결과를 학교에 통보하기로 했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문자 메시지로 학생과 접촉하고 상담, 계도 활동은 계속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단독]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 홈스’

    [단독]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 홈스’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보통 ‘마스터’라고 부른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변화하면서 전문가의 영역은 전보다 한층 세분화되고 그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범죄 수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처럼 범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똑똑해지는 범죄에 맞서는 베테랑급 전문가들이 경찰 안에도 있다. 바로 ‘전문수사관 마스터’들이다. 경찰은 강력·지능경제·사이버 등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수사력을 키우기 위해 2005년 8월부터 범죄수사 분야 경찰관(수사관)을 대상으로 ‘전문수사관’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총 1600명의 전문수사관이 배출됐다. 이는 전체 경찰 수사관(1만 8000여명)의 8.9%에 해당한다. 전문수사관이 되려면 인증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순경부터 경정까지 이 시험을 볼 수 있다. 응시를 위해서는 강력·지능경제·사이버·과학수사 등 각각의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과 일정한 근무 실적이 필요하다. 이후 경찰수사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이론·평가 시험(100점 만점)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연수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증심사위원회의 종합심사를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전문수사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분야별 인증 정원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응시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전문수사관이 될 만한 사람들만 지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문수사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전문수사관 마스터’다. 전문수사관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근무 경력(5년 이상)과 실적, 연수원 교육, 평가시험 성적, 위원회 인증심사 등 과정이 필요하다. ●현장 감식의 달인… “억울한 죽음, 원혼 풀어줘야죠”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서 근무 중인 박영일(53) 경감은 경위 시절이던 2005년 전문수사관으로 선발됐고 2010년 마스터가 됐다. 그의 전문 분야는 현장 감식이다. 올해로 23년째 범죄 현장을 다니며 지문, 머리카락, 발자국, 침, 혈액, 정액 등 단서가 될 만한 증거물을 살펴보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장 감식은 빛을 보지 못했다. “1992년 당시 서울경찰청 현장감식반에 갔을 때 주변에서 ‘시체 만지고 승진도 잘 안 되는 곳에 왜 갔느냐’고 말릴 정도였어요.” 그는 서울경찰청에서 16년간 감식요원으로 일하면서 ‘지존파 사건’(1994년)부터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투신 사건’(2003년), ‘배우 최진실 자살 사망 사건’(2008년), ‘수원 팔달산 시신 유기 사건’(2014년) 등 굵직한 사건의 현장감식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2월 ‘경기 화성 육절기 살인 사건’, 8월 ‘동거녀 시화호 암매장 사건’ 등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박 경감은 2009년 사건 현장 바닥에 빛을 투사해 족적 등 증거물을 잘 보이도록 하는 증거물 검색기를 스스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적도 있다. “사망한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이 사람도 죽고 싶어서 죽은 건 아닐 텐데 얼마나 억울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통하게 죽은 사람의 한을 풀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현장의 경험과 실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마스터가 될 수는 없다. 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외부 기관에 나가서 강의도 해야 하고, 학위 논문을 작성하거나 교육용 교재 집필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마스터는 전문수사관 전체의 4.1%인 65명뿐이다. ●추적 수사의 대가… “어디로 도망쳐도 내 눈은 못 피한다” A경감은 ‘추적 수사’ 분야의 마스터로 인증받은 정통 강력계 형사다. 하지만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꺼렸다. “나보다는 지금 한창 현장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을 만나보는 게 나을 것”이라며 말문을 닫고 있다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전 발로 뛰는 사람이에요. 가끔 의자에 앉아서 서류와 영상으로 범인의 동선을 분석할 때도 있지만, 발품 파는 일이 더 많아요. 현장과 접목시켜야 합니다. 통화 내역, 금융거래 내역, 폐쇄회로(CC)TV, 자동차 블랙박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으로 범행 장소를 좁혀 나가죠. 그곳에 가면 새로운 단서가 또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는 전문수사관이 되기 전인 2002년 전문 프로그래머와 함께 통화 내역을 발신자 번호, 통화 장소, 수신자 번호별로 분류해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터득한 수사 기법 노하우를 A경감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연수원 등을 다니면서 다른 경찰관들에게 전수해 왔다.“마스터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어요. 단지 사건 경험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보니 일선 형사가 바쁘고 피곤해서 혹은 경험 부족으로 놓칠 수도 있는 단서를 발견하게끔 도움을 주는 거죠. 수사의 동반자라고 하는 편이 맞겠죠.” 그가 해결한 대표적인 사건은 2002년 발생했던 한빛은행 총기 강도 사건. 그해 2월 유모(당시 23세)씨 등 3명이 서울 용산구에서 차를 훔친 뒤 그 차를 이용해 수도방위사령부 초병으로부터 총기를 강탈하고 한빛은행에 가서 현금을 강탈한 사건이다. 그는 “유씨 일당이 차를 훔친 장소, 총기를 빼앗은 수방사, 현금을 빼앗은 은행, 도주하면서 차를 버리고 간 곳 등에서 이뤄진 통화 내역을 확보해 범인을 추려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법 최면 수사의 개척자… “증거 없는 사건은 내가 해결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김상현(54) 경감은 경찰 수사에서 불모지였던 ‘법 최면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마스터가 된 인물이다. 1999년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 최면 수사를 새로운 수사 기법으로 인정한 뒤로 경찰, 검찰, 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최면 수사 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김 경감은 수강생 중 한 명이었다. “전에 전혀 듣지 못했던 새로운 수사 분야라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요즘은 범행 단서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해 법 최면 수사를 의뢰하는 일이 점점 줄고 있지만, 증거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모든 수사 기법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최면은 여전히 유용한 수사 기법입니다.” 최면 수사는 범행을 목격한 사람과 피해자가 당시의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때 최면을 통한 잠재의식 상태의 기억을 끌어내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그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최면 수사를 90여건 실시해왔다. 경찰 생활 대부분을 최면 수사요원으로 지낸 김 경감은 “더 많은 수사관들이 전문수사관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문수사관 또는 전문수사관 마스터가 된다고 해서 수당 등에서의 인센티브는 없다. 하지만, 전문수사관의 경우 일선 경찰서 또는 지방경찰청 내 수사 부서 팀장 보직 발령 때 우선권이 주어진다. 경찰은 향후 전문수사 분야를 더욱 넓힐 방침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신설한 문화재 분야를 비롯해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분야에 대한 전문수사관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전문수사관이 전체 수사관의 절반 수준에 이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홈즈’

    10만 경찰 중 단 65명에게만 허락된 ‘21세기 셜록홈즈’

    어떤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보통 ‘마스터’라고 부른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변화하면서 전문가의 영역은 전보다 한층 세분화되고 그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범죄 수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처럼 범죄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똑똑해지는 범죄에 맞서는 베테랑급 전문가들이 경찰 안에도 있다. 바로 ‘전문수사관 마스터’들이다. 경찰은 강력·지능경제·사이버 등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수사력을 키우기 위해 2005년 8월부터 범죄수사 분야 경찰관(수사관)을 대상으로 ‘전문수사관’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총 1600명의 전문수사관이 배출됐다. 이는 전체 경찰 수사관(1만 8000여명)의 8.9%에 해당한다. 전문수사관이 되려면 인증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순경부터 경정까지 이 시험을 볼 수 있다. 응시를 위해서는 강력·지능경제·사이버·과학수사 등 각각의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과 일정한 근무 실적이 필요하다. 이후 경찰수사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이론·평가 시험(100점 만점)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연수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증심사위원회의 종합심사를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전문수사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분야별 인증 정원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관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응시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전문수사관이 될 만한 사람들만 지원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문수사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전문수사관 마스터’다. 전문수사관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근무 경력(5년 이상)과 실적, 연수원 교육, 평가시험 성적, 위원회 인증심사 등 과정이 필요하다. ●현장 감식의 달인… “억울한 죽음, 원혼 풀어줘야죠”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서 근무 중인 박영일(53) 경감은 경위 시절이던 2005년 전문수사관으로 선발됐고 2010년 마스터가 됐다. 그의 전문 분야는 현장 감식이다. 올해로 23년째 범죄 현장을 다니며 지문, 머리카락, 발자국, 침, 혈액, 정액 등 단서가 될 만한 증거물을 살펴보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현장 감식은 빛을 보지 못했다. “1992년 당시 서울경찰청 현장감식반에 갔을 때 주변에서 ‘시체 만지고 승진도 잘 안 되는 곳에 왜 갔느냐’고 말릴 정도였어요.” 그는 서울경찰청에서 16년간 감식요원으로 일하면서 ‘지존파 사건’(1994년)부터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투신 사건’(2003년), ‘배우 최진실 자살 사망 사건’(2008년), ‘수원 팔달산 시신 유기 사건’(2014년) 등 굵직한 사건의 현장감식에 참여했다. 올해에는 2월 ‘경기 화성 육절기 살인 사건’, 8월 ‘동거녀 시화호 암매장 사건’ 등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박 경감은 2009년 사건 현장 바닥에 빛을 투사해 족적 등 증거물을 잘 보이도록 하는 증거물 검색기를 스스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적도 있다. “사망한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이 사람도 죽고 싶어서 죽은 건 아닐 텐데 얼마나 억울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통하게 죽은 사람의 한을 풀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현장의 경험과 실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마스터가 될 수는 없다. 연수원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외부 기관에 나가서 강의도 해야 하고, 학위 논문을 작성하거나 교육용 교재 집필 등에도 참여해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마스터는 전문수사관 전체의 4.1%인 65명뿐이다. ●추적 수사의 대가… “어디로 도망쳐도 내 눈은 못 피한다” A경감은 ‘추적 수사’ 분야의 마스터로 인증받은 정통 강력계 형사다. 하지만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꺼렸다. “나보다는 지금 한창 현장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을 만나보는 게 나을 것”이라며 말문을 닫고 있다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전 발로 뛰는 사람이에요. 가끔 의자에 앉아서 서류와 영상으로 범인의 동선을 분석할 때도 있지만, 발품 파는 일이 더 많아요. 현장과 접목시켜야 합니다. 통화 내역, 폐쇄회로(CC)TV, 자동차 블랙박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으로 범행 장소를 좁혀나가죠. 그곳에 가면 새로운 단서가 또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는 전문수사관이 되기 전인 2002년 전문 프로그래머와 함께 통화 내역을 발신자 번호, 통화 장소, 수신자 번호별로 분류해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터득한 수사 기법 노하우를 A경감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연수원 등을 다니면서 다른 경찰관들에게 전수해 왔다.“마스터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어요. 단지 사건 경험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보니 일선 형사가 바쁘고 피곤해서 혹은 경험 부족으로 놓칠 수도 있는 단서를 발견하게끔 도움을 주는 거죠. 수사의 동반자라고 하는 편이 맞겠죠.” 그가 해결한 대표적인 사건은 2002년 발생했던 한빛은행 총기 강도 사건. 그해 2월 유모(당시 23세)씨 등 3명이 서울 용산구에서 차를 훔친 뒤 그 차를 이용해 수도방위사령부 초병으로부터 총기를 강탈하고 한빛은행에 가서 현금을 강탈한 사건이다. 그는 “유씨 일당이 차를 훔친 용산구, 총기를 빼앗은 수방사, 현금을 빼앗은 은행, 도주하면서 차를 버리고 간 곳 등에서 이뤄진 통화 내역을 확보해 범인을 추려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법 최면 수사의 개척자… “증거 없는 사건은 내가 해결한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김상현(54) 경감은 경찰 수사에서 불모지였던 ‘법 최면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마스터가 된 인물이다. 1999년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 최면 수사를 새로운 수사 기법으로 인정한 뒤로 경찰, 검찰, 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최면 수사 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김 경감은 수강생 중 한 명이었다. “전에 전혀 듣지 못했던 새로운 수사 분야라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요즘은 범행 단서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해 법 최면 수사를 의뢰하는 일이 점점 줄고 있지만, 증거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모든 수사 기법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최면은 여전히 유용한 수사 기법입니다.” 최면 수사는 범행을 목격한 사람과 피해자가 당시의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때 최면을 통한 잠재의식 상태의 기억을 끌어내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그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최면 수사를 90여건 실시해왔다. 경찰 생활 대부분을 최면 수사요원으로 지낸 김 경감은 “더 많은 수사관들이 전문수사관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문수사관 또는 전문수사관 마스터가 된다고 해서 수당 등에서의 인센티브는 없다. 하지만, 전문수사관의 경우 일선 경찰서 또는 지방경찰청 내 수사 부서 팀장 보직 발령 때 우선권이 주어진다. 경찰은 향후 전문수사 분야를 더욱 넓힐 방침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신설한 문화재 분야를 비롯해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분야에 대한 전문수사관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전문수사관이 전체 수사관의 절반 수준에 이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석채, 독백처럼…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

    이석채, 독백처럼…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

    이석채 KT 회장이 르완다 출장 중 내뱉은 독백처럼 결국 ‘거대한 쓰나미’에 무릎을 꿇었다. 검찰 수사가 배임에서 비자금을 겨냥한 특수수사 성격으로 전환돼 전방위 압박을 해오는 가운데 3분기 실적까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더 이상 버틸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3일 KT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일 아프리카 정상 전략회의(TAS·Transform Africa Summit 2013)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거취 표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기자단 만찬에서 “거대한 쓰나미를 어떻게 돌파하겠냐”고 말해 이번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후 검찰이 2차 압수수색을 벌이고 자금추적 전문수사관을 지원받는 등 수사를 확대하자 이 회장은 회사측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퇴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의혹들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제 급여도,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며 결백을 우회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아프리카 출장에서 예정에 없던 케냐 사업 진출 등 성과를 올렸으나 국내에서 ‘수사 지연용’, ‘국정감사 회피용’이란 비난을 받았다. 또 출장 기간 중 발표된 3분기 KT 실적 부진도 이 회장의 결단에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3분기 실적은 매출 5조 7346억원, 영업이익 30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4%, 11.6% 감소했다. 이 회장은 2009년 1월 민영 KT 4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KT-KTF를 합병해 회장 자리에 올랐고 이후 ‘탈통신’을 주장하면서 미디어 콘텐츠 사업과 계열사 확대 등에 주력했다. 반면 전 정권 인물들을 임원이나 자문으로 기용하면서 ‘낙하산 논란’, ‘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회장이 검찰 수사 끝에 퇴진하면서 KT를 둘러싼 정치권 입김 논란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정부 지분 ‘0%’인 순수 민간기업이지만 정권 교체 때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 교체 직후부터 ‘퇴진압박설’에 시달렸고, 지난 8월에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퇴를 종용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임 남중수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권으로의 정권교체 후 검찰 수사를 받고 끝내 중도 사퇴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 수사가 이 회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마지막 경고’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이 회장은 다음 CEO가 정해질 때까지는 조직 안정을 위해 경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후임에 대한 하마평은 정권 교체 직후부터 이미 쏟아져 나왔다. 내부 출신 중에는 표현명 현 KT T&C부문 사장, 이상훈 전 사장, 최두환 전 사장 등이, 외부 인사 중에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 사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포스코다. 거취에 관한 한 이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패키지나 다름없다는 게 시류다. 지난달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정 회장은 내년 10월까지로 돼 있는 임기를 채우는 것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검찰, 전두환 미납 추징금 집행 전담팀 구성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집행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팀을 구성한다. 앞서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재판에서 73억 5000만원의 채권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에 있던 자금이 건네진 것으로 판단했지만 2007년 형이 확정된 뒤에도 이를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뒤늦게 비자금 추징에 나선 셈이다. 대검은 24일 “전 전 대통령 등 고의적인 추징금 및 벌과금 미납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집행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원 중 1672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되는 ‘전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 전담팀’은 재산 추적 분야 경험이 풍부한 검사(팀장)와 전문수사관 7명으로 구성된다. 대검 첨단범죄수사과 소속 전문 수사관들도 업무를 지원한다. 전담팀은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시효 만료일인 10월 11일까지 미납 추징금을 집행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검찰청에는 고액 벌과금 집행팀을, 일선 검찰청에는 집중집행반을 설치해 미납 추징·벌과금 집행할 방침이다. 고액 벌과금 집행팀은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총괄하며 유승준 집행과장과 대검 검찰연구관이 각각 총괄지휘 1·2팀장을 맡는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납부 기한이 경과된 1000만원 이상의 벌금과 추징금 집행을 목표로 한다. 현재 1000만원 이상 미납 벌과금은 1만 2528건에 액수는 27조 4600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활동이 종료되면 성과 분석 후 기한 연장 또는 상설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국 58개 검찰청의 집중집행반은 관할서 경찰과 벌금 미납자 검거활동, 은닉재산 추적 등의 업무를 맡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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