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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마이애미에서 북미 정상 만난다?…‘트럼프-김정은’ 깜짝 재회 가능성 부상 [밀리터리노트]

    11월 마이애미에서 북미 정상 만난다?…‘트럼프-김정은’ 깜짝 재회 가능성 부상 [밀리터리노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전격 재회’ 가능성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에서 12월 사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를 계기로 파격적인 북미 정상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G20 무대 전격 활용?…‘트럼프식 비대칭 외교’의 부활미국 워싱턴의 주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최근 대담에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연말 북미 접촉 가능성을 무게 있게 다뤘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오는 12월 14~15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전후한 연말 국면을 북미 간 외교적 접촉이 가시화될 핵심 시점으로 지목했다. 대담에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역시 이에 동의하며 “두 지도자 모두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보여주기식 외교’(showmanship)를 선호한다”고 짚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주최하는 G20 무대에 김 위원장을 전격 초청해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파격적인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적국과의 파격 대화를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동맹 구조를 흔드는 트럼프 2기 특유의 ‘비대칭 외교’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출범 이후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자제해 온 점을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받아들이며 이에 대한 화답 성격의 이벤트를 고민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수용하나…한국 외교엔 부담 북미 대화 재개 시 협상의 성격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 시각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지난 35년간 이어진 미국 역대 정부 대북 정책 실패의 산물”이라며 “현실 인정 바탕 위에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데 큰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역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통해 “대화를 위해 미국이 할 일이 많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사태 협조, 투자 협정, 규제 마찰 등을 이유로 한국에 불만을 표출하는 사이, 북미 직교류가 추진될 경우 ‘한국 패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화 전 몸값 올리기”…9월 북한 고강도 도발 경고 다만 연말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파격 시나리오가 성사되기 전, 북한이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강도 도발에 나설 위험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협상 테이블이 열리기 전 북한은 체면과 위상을 끌어올리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며 “그 최적의 타이밍은 9월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미중 정상회담 직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을 동시에 압박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판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11월 마이애미에서 연말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는 ‘깜짝 쇼’가 현실화될지, 아니면 그에 앞선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냉각될지 향후 두 달간의 외교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이란 온건파, 경제난에 종전 촉구… 강경파와 대립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란 내 협상파가 강경파를 향해 전쟁 종식을 공개 촉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반면 강경파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 내 대표적 협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21일 의사들과의 회담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추고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모든 규정을 위반한 채 우리의 학교와 병원, 기반 시설을 공격해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미 종전 협상에서 이란 측 협상단장을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종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쟁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가 아무리 막강한 군사력을 갖췄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아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경제 회복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WSJ은 대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란 온건파 지도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민생 경제 회복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이 5개월 넘게 이어진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 봉쇄까지 더해지며 이란 국민의 생계 부담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 이란을 겨냥한 추가 경제 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란 내 강경파는 대미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국영 방송을 통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을 확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 주변국들이 미국의 경제 전쟁에 협력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이익을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 “동맹엔 대가, 적국엔 혜택”…미국 조야도 우려하는 트럼프의 ‘거꾸로 세계’

    “동맹엔 대가, 적국엔 혜택”…미국 조야도 우려하는 트럼프의 ‘거꾸로 세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다시 한번 세계 안보 질서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에 대한 한미연합훈련 축소 통보, 캐나다에 대한 고율 관세 압박, 중재국 오만을 향한 ‘폭격’ 경고 등 동맹국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는 반면, 적대국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는 정상회담 재개 신호를 보내는 등 전례 없는 ‘거꾸로 외교’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수십 년간 미국 안보의 축이었던 동맹 네트워크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맹에 그어진 ‘압박의 칼날’… 韓·캐나다·오만 줄줄이 표적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전직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대이란 작전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실 삼아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선언했다. 주한미군 규모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반복하며 동맹을 순수한 ‘비용과 대가’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우방국을 향한 강경책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에는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며 협상 유예 조치를 거치는 등 전형적인 ‘벼랑 끝 전술’을 구사했다. 심지어 미·이란 간 비공개 중재 역할을 맡아온 오만을 향해서도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경우 폭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적대국엔 ‘유화책’… 김정은과의 가을 정상회담 추진? 반면 적대적 국가나 독재자를 대하는 태도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항상 존중해 줬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재회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참모진에게 올가을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비핵화는커녕 핵·미사일 전력을 비약적으로 증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실전 경험까지 쌓은 현시점에서 이러한 접근은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미 조야에서는 독재자와의 치적성 이벤트를 위해 핵심 동맹 자산을 장기판의 말처럼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행 없는 엄포의 누적”… 대미 억지력·신뢰도 동반 추락 우려 특히 전통적 외교 원칙인 ‘동맹에는 혜택을, 적대국에는 대가를’이라는 법칙이 뒤집힌 현 상황을 ‘뒤집힌 세계’(Upside-Down World)로 규정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극단적 위협을 가한 뒤 막판 양보를 얻어내는 트럼프식 거래적 외교가 반복되면서 각국이 미국의 위협을 글자 그대로 믿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결국 미국 대통령의 신뢰도와 글로벌 대미 억지력을 동시에 약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맹국들이 당장 안보 대안이 없어 정면 대응 대신 ‘이를 악물고 버티는’ 형국이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신뢰 자산이 무너지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배력 자체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 김정은 대화 제의 응답 받았다는 트럼프, 한국엔 노골적 불만 표출

    김정은 대화 제의 응답 받았다는 트럼프, 한국엔 노골적 불만 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자신의 대화 제의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이란전 비협조에 대한 불만을 거듭 드러냈다. 북미간 소통에는 파란불이 켜진 모습이지만, 최근 대미투자 지연 논란 등과 맞물려 한국을 압박하려는 계산된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대화 제의에 응답했나”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 그가 응답했다(He has)”라고 답했다. ‘대화가 어느 단계에 있느냐’는 물음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기 들어 김 위원장과 대화 의사가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화답을 받았다고 공개한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화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항상 나를 매우 존중했고, 우리는 여러 차례 만났다. 그와 나는 서로를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전 도움을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언급한 이란전 비협조 주장을 재차 꺼내 들었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란 문제와 관련해 손을 좀 보태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아니오. 사양하겠다’(No, thanks)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우리는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답했다면서, 이에 자신은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들을 돕는 데 개입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한국이 이란전 지원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도 한국을 지원할 수 없고,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로 이어졌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맹인 한국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오히려 적국인 북한을 ‘우대’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는 경제·안보 문제를 서로 연계하는 특유의 전략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김 위원장이 전화기로 ‘이봐 도널드, 우리 사이는 좋아. 맞지?’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합성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중동전쟁에 이어 대미투자 등 경제 현안에 대한 불만까지 중첩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의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는 한국 정부의 대미투자 이행 속도가 더딘 것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일본은 이미 6개 사업을 확정하는 등 행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1호 사업도 발표하지 않아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으면서 조선업 분야를 포함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한미 협상 과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한국이 너무 느리다. 지금까지 본 협상 상대 중 가장 느리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쿠팡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재도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을 키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이 대미투자 문제를 일반적인 투자처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한국은 발표하기 전에 모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정리하려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연합훈련 축소 방침에 대한 미 정가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엑스에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을 캐나다나 오만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더 우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지금 농담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 트럼프, ‘50년 묵힌’ 美 핵미사일 쏠 수 있나…“AI로 심폐 소생 시도” [밀리터리+]

    트럼프, ‘50년 묵힌’ 美 핵미사일 쏠 수 있나…“AI로 심폐 소생 시도” [밀리터리+]

    미 공군이 반세기 가까이 운용해 온 미니트맨 III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심폐 소생’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의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니트맨 III와 관련된 각종 정보는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약 60개의 서로 다른 데이터 시스템에 정보가 흩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에는 로컬 하드디스크와 공유 네트워크에 저장된 자료를 비롯해 설계도면, 정비 및 유지 보수 자료, 부품 관련 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미 공군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자료를 확인하고 취합해야 한다. 특히 어떤 부품을 언제 교체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과 같은 수명 주기 관리 업무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는 상황이다. 매체는 “미니트맨 III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지 48년이 지난 상황에서, 후속 미사일 개발에 수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미사일을 향후 10년은 더 유지하기 위해 미 공군은 미니트맨 III의 수명 주기 관리와 유지·보수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AI는 서로 분리돼 있는 여러 데이터 소스를 연결하고, 각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보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사람이 각각의 데이터베이스와 자료를 찾아 필요한 정보를 모은 뒤 판단해야 했다면, AI를 이용하면 여러 데이터 소스에서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와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미 공군은 초기 단계에서 미국의 최고 수준 기밀정보인 비밀 정보보다는 보안 단계가 낮은 CUI(Controlled Unclassified Information)를 위주로 다루는 AI를 도입할 예정이다. CUI는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정보 중에서 일반에 공개해서는 안 되지만, 기밀 정보로 분류할 정도로 높은 보안 등급은 아닌 정보를 의미한다. 미 공군이 미니트맨 III ‘심폐 소생’ 나선 이유이러한 사업의 배경에는 미니트맨 III의 후속 ICBM인 ‘LGM-35A 센티널’의 개발 및 전력화 지연이 있다. LGM-35A 센티널은 미국이 노후화한 미니트맨 III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지상 발사 핵미사일이다. 그러나 해당 미사일 개발 사업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력화 일정이 지연됐고, 따라서 미 공군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미니트맨 III를 운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니트맨 III가 이미 수십 년 동안 운용된 노후 무기체계인 만큼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품의 상태와 정비 이력, 교체 시점 등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관리하는 작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브레이킹 디펜스는 “미 공군 입장에서 노후한 미사일을 높은 준비 태세로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미사일과 부품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정비를 제때 실시하며, 관련 자료를 신속하게 찾아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니트맨 III는 어떤 무기?미 공군이 운용하는 미니트맨 III는 1970년 실전 배치됐으며 마지막으로 생산된 시기는 1978년이다. 가장 최근에 생산된 미사일조차도 약 50년 전 것인 셈이다. 해당 미사일은 미국 핵전력 3축 체계의 지상 기반 전력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전략폭격기 전력과 함께 미국의 핵 억제력을 구성하는 핵심 전력이다. 미니트맨 III는 지하에 설치된 고정식 미사일 발사시설(silo)에 배치되며, 미국 본토에서 장거리 비행을 통해 적국의 전략적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은 현재 약 400기의 미니트맨 III를 운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대방이 미국을 공격할 경우 압도적인 핵 보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핵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니트맨 III는 오랜 기간 운용된 만큼 미사일 자체뿐 아니라 발사시설, 추진체, 유도·통제 장비 등 관련 체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현대화와 수명 연장 작업이 진행돼 왔다. 다만 미사일의 기본 설계와 생산 시점이 매우 오래됐기 때문에 미국은 이를 영구적으로 운용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 개발 중인 LGM-35A 센티널로 단계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 “푸틴, 트럼프 임기 내 나토 공격 가능성”…이란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밀리터리+]

    “푸틴, 트럼프 임기 내 나토 공격 가능성”…이란 전쟁의 끔찍한 나비효과? [밀리터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몇 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제한적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미국은 기존에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나토를 직접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 전황 악화와 전쟁 승리에 대한 국내 압박으로 인해 나토 도발 위험성이 커졌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지고 드론이 루마니아에 진입하는 등 공격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이나 비정규군 투입, 동부 전선에서의 제한적 침공을 시도할 수 있으며, 시기는 올가을부터 2029년 사이로 추정했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임기가 러시아의 공격 가능 시기에 포함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9년 1월 20일까지다. 이란 전쟁에 무기 소진한 미국미 정보당국의 이러한 평가는 핵심 무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미국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시작한 뒤 5개월 동안 주요 장거리 미사일의 상당량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일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 육군은 이란과의 5개월간의 전쟁 동안 고도 정밀 장거리 미사일의 전 세계 재고 대부분을 소모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충돌 시 미군의 대비 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지난 2~7월 사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약 65%가 소모되었으며, 사드(THAAD) 요격 미사일은 이란 전쟁 개시 시점보다 최소 3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CSIS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1060~1430발을 소진해, 미국의 무기고에 남은 물량이 겨우 870발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가 돌연 철회한 것은 장거리 유도미사일과 방공 요격미사일의 부족 때문이라고 전한 바 있다.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등 핵심 무기에 대한 신규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 생산에는 최대 2년이 소요될 수 있어 재고 부족 사태를 곧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의 나토 침공이 3년 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이유도 미국의 무기고가 다 채워지기 전 공격해야 침공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전문가들은 “중동에서의 탄약 소모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적국들을 억제하는 미국의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어떤 형태의 침공일까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소규모 지상 침공을 벌일 가능성은 작지만 다른 형태의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상 침공의 경우 나토 회원국들의 집단방위 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발동시키기 때문에 더 큰 반격을 받을 수 있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반면 해당 조약은 사이버 공격이나 하이브리드 공격에 대한 나토의 대응 방안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 연구원인 헤더 콘리는 “나토는 항상 제5조에 위배되지 않는 공격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지금까지 나토 동맹국들은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는 쪽을 택해왔다”고 분석했다. 즉 나토가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 무조건 강하게 맞대응하기보다, 군사적 충돌이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 수위를 조절해 왔다는 의미다. “나토가 러시아 공격하려 한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도리어 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 23일 군사 아카데미와 보안·사법기관 산하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정권 지원을 넘어 러시아와의 전쟁 준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단계로 이동했고, 군사 예산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방이 러시아의 군사 위협이라는 허위 주장을 앞세워 자국 진영의 군사화를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서방이 먼저 러시아에 위협을 가해 러시아가 방어 조치를 취하도록 만든 뒤, 이를 근거로 러시아를 각종 범죄의 책임자로 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나토 동맹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나토 동부 전선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토 군사력 강화는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지만, 러시아는 나토가 자국 공격을 위해 군사력 증강을 꾀하고 있다는 반대의 기조를 펼친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북한에 3만 명 규모의 군인 파병을 요청하고, 북한의 미사일 부대를 전선에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포착] 중동 다시 ‘활활’, 약 40명 사망…“이란 대리 세력의 대규모 미사일, 사우디 본토 겨냥”

    [포착] 중동 다시 ‘활활’, 약 40명 사망…“이란 대리 세력의 대규모 미사일, 사우디 본토 겨냥”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정부군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면서 최소 38명이 사망했다. AP 통신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예멘 정부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후티 반군이 마리브주와 하드라마우트주에 있는 예멘 정부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의료계 소식통은 “이번 공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38명의 정부군 병사가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고, 사우디 자본으로 운영되는 범아랍권 보도 전문 채널인 알하다스TV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 45명”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미사일 공격은 정부군의 아침 점호가 진행되던 중 단행돼 피해가 더욱 컸다. 후티 반군도 예멘 정부군 진지를 공격했다고 인정했다. 예멘 정부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아온 사실을 고려하면 후티 반군의 이번 공격은 사실상 사우디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사우디가 군사력을 증강해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군(후티 무장 병력)은 적국 사우디의 병력 밀집 지역을 표적으로 대규모 정밀 군사 작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4년간의 휴전 사실상 종료이날 공격의 피해 규모는 후티 반군과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 간의 주요 교전을 멈추게 했던 2022년 4월 발효된 휴전 이후 최대 규모다. 예멘은 지난 2014년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를 사우디로 망명하도록 몰아넣으면서부터 내전에 돌입했다. 이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개입에 나섰으며 예멘 정부의 통치권 회복을 위해 2015년부터 후티 반군과 전투를 벌여왔다. 그러나 내전은 어느 쪽도 승기를 잡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진 대리전 양상으로 굳어지다 지난 2022년 유엔의 중재로 휴전에 들어갔다. 사우디와 예멘은 휴전 협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서로를 향한 공격을 자제하며 ‘자체적 휴전’을 이어갔으나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맞붙기 시작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자신들이 장악한 사나 공항 공습의 배후로 사우디를 지목하고, 휴전 종료와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홍해에서 사우디 선박을 공격해 왔다. 사우디 “이라크민병대·후티 반군 동시 공격 임박”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대규모로 공습하면서 사우디 본토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의 고위 당국자는 6일 로이터 통신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휘·감독 아래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와 후티 반군이 자국을 겨냥한 동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사우디와 미국, 다른 역내 국가들이 확보한 정보에 근거해 민간·경제 시설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 내 에너지 기반 시설과 항구, 공항이 구체적인 위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사우디가 드론과 미사일이 이동하는 정황을 직접 확인했다. 양쪽 전선에서 공격 시점을 맞추는 협공 작전이 준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후티 반군과 이라크 친이란 무장단체가 협력해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주장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당국자들은 일부 공격이 IRGC의 감독 아래 이라크 영토에서 진행된 합동 작전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경고가 현실이 된다면 이란 대리 세력의 공격 대상은 단순한 군사시설을 넘어 원유 생산·수출 시설과 항공·해상 물류망으로 넓어지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불안과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항구와 서부 해안 수출 시설까지 위협받게 되면, 중동 에너지 공급과 국제 해운에 미치는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지난 5일 영상 성명을 통해 사우디 유조선 ‘와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 측은 “홍해 북부 얀부 연안에서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사우디 유조선 와파호를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면서 “이 유조선이 지난달 22일 해상 봉쇄를 시작한 이래 표적으로 삼은 8번째 선박”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밤 후티 반군은 또다시 성명을 내고 “아덴만 해상에서 탄도미사일로 사우디 유조선 데이지호를 표적 공격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 등을 우회 운송로에 투입해 원유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방식은 원유 수송을 한 달 가까이 지연시키는 데다 이에 따른 운송료 부담도 커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 “한국에 핵 다시 오나”…美 ‘전술핵’ 역할 키운다, 北 ICBM에 흔들린 핵우산 [권윤희의 월드뷰]

    “한국에 핵 다시 오나”…美 ‘전술핵’ 역할 키운다, 北 ICBM에 흔들린 핵우산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미국은 중국·러시아·북한의 전구급 핵위협에 맞서 지역전에서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핵옵션을 늘리고, 한국에는 대북 재래식 억제·방어의 더 큰 책임을 맡기는 방향으로 동맹 역할을 조정하고 있다.● 한미는 전술핵 재배치보다 NCG와 CNI를 통해 미국 핵전력과 한국군 재래식 전력을 실제 작전계획과 훈련에서 연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는데도 한국의 독자 핵무장 찬성은 80%까지 오른 만큼, 미국은 동맹에는 확장억제의 신뢰를 주면서도 적국에는 핵사용 의지를 각인시키고 동시에 오판과 핵확전은 막아야 하는 삼중 과제를 안게 됐다. 미 국방부가 중국·러시아와의 지역전쟁에서 동맹을 방어하기 위해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핵 대응수단을 늘리는 새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감독하는 전략 초안은 기존 전략핵 전력에 더해 지역전에서 운용할 수 있는 단거리·저위력 핵옵션을 보강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핵전력에 제한적·지역맞춤형 대응수단을 추가해 대통령의 핵 선택지를 더 촘촘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신뢰할 수 있는 핵 옵션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에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대응수단이 많아질수록 억지력도 강해진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 전략사령부(STRATCOM) 공식 일정에는 콜비 차관이 같은 날 억제 심포지엄에서 ‘국가방위전략(NDS)과 핵전략 검토’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편성됐다. 그는 지난 3월 정식 핵태세검토보고서(NPR)를 새로 작성하지 않더라도 핵전략 자체는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BC가 전한 검토 대상은 중국·러시아와의 지역전이다. 미 전략사령부는 올해 의회 제출 자료에서 중국·러시아와 함께 북한도 전구급 핵전력을 확대하는 국가로 지목했다. 미국에도 이에 맞설 “다양하고 지속적인 다영역 전구핵 능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전략 변화는 한반도 확장억제에도 이어진다. 서울 지키려 LA까지 걸 수 있나…확장억제의 ‘디커플링’확장억제는 한국 같은 동맹이 공격받았을 때 미국이 핵전력을 포함한 군사력으로 대응하겠다는 공약이다. 상대가 미국의 보복 능력뿐 아니라 실제 보복 의지까지 믿어야 억지가 작동한다. 문제는 상대가 미국 본토까지 핵으로 공격할 수 있을 때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의 동맹을 공격했을 때 워싱턴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가 핵보복을 당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핵을 사용할 것인가. 냉전기부터 미국의 동맹 핵안보를 따라다닌 ‘디커플링’ 문제다. 북한의 ICBM 고도화로 같은 질문이 한반도에서도 현실이 됐다. 2026 NDS는 북한 핵전력이 미 본토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핵공격 위험”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식으로 바꾸면 ‘서울을 지키기 위해 LA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전구핵전력 확대…대통령에게 더 많은 핵 선택지NBC는 새 전략을 단거리 전술핵 강화로 전했다. 미 전략사령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은 전구핵전력(theater nuclear forces·TNF)이다. 전구핵전력과 저위력핵, 전술핵은 같은 말이 아니다. 트럼프 1기 때 실전 배치된 W76-2는 저위력 탄두이지만 전략핵잠수함의 트라이던트Ⅱ 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탑재된다. 저위력 핵탄두라고 곧바로 전술핵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다. 미 전략사령부가 전구핵전력의 주요 전력으로 꼽는 핵무장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CM-N)은 저위력·비탄도 방식의 핵옵션이다. 전략사령부는 이를 대통령의 선택 범위를 넓히고 분쟁 전 과정에서 핵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전력으로 설명한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핵탄두 증강이 아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한적으로 핵을 사용해도 미국이 이에 상응해 대응할 핵옵션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다. ‘쓸 수 있어야 억제’…핵사용 문턱도 낮아지나전구핵 옵션 확대론자들은 역설적으로 ‘쓸 수 있는 핵’이 많을수록 핵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대가 제한적 핵사용으로 미국을 압박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 처음부터 핵사용을 포기하게 만들겠다는 논리다. 반대편에서는 핵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실제 핵사용 문턱도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같은 전략 운반체계가 고위력과 저위력 탄두를 모두 운반하면 상대는 발사 초기 어떤 탄두가 날아오는지 알기 어렵다. 제한 핵공격인지 대규모 핵공격의 시작인지 판단할 시간도 짧다.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을 함께 운용하는 재래식·핵 통합(CNI)이 확대되면 지휘통제와 표적 선정, 핵사용 이후 보복 수준을 조절하는 ‘확전관리’도 복잡해진다. 억지력을 높이려고 늘린 핵옵션이 실제 전쟁에서는 핵확전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게 비판론의 주장이다. 전술핵 재배치보다 CNI…美 핵전력과 한국군 연계한반도에서는 미국의 핵옵션 확대와 한국의 재래식 방어 책임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2026 NDS는 한국이 북한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맡을 능력이 있으며 미국은 “중요하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콜비 차관 방한 당시 미 국방부는 한국이 ‘대북 재래식 억제와 방어의 주된 책임’을 맡기 위한 노력을 한미가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군에 대북 재래식 억제·방어의 더 큰 몫을 맡기되 핵전력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에는 미국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구조다. 한미는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미국 핵전력과 한국군 재래식 전력의 연계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제6차 NCG에서 양국은 핵위기 협의절차, CNI, 연습·훈련, 전략 메시지와 위험감소 분야를 점검하고 CNI를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주한미군도 지난해 NCG와 CNI 확대에 맞춰 J10 합동국을 신설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5월 미 전략사령부를 찾아 J10과 전략사령부의 연계를 강화하고 핵·재래식 통합을 실제 작전능력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CNI를 합동·연합 재래식·핵전력의 ‘끊김 없는 기획과 운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전구핵 옵션이 늘어나는 만큼 NCG의 핵·전략기획과 CNI에서도 새 운용 개념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해진다. 1991년 주한미군 전술핵은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 때문에 철수한 것이 아니다. 조지 H. W. 부시 행정부의 전 세계 전술핵 감축 조치에 따라 철수했고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은 이후 체결됐다. 한미가 현재 실제로 추진하는 변화도 전술핵 재배치보다 CNI 고도화에 가깝다. 핵우산 신뢰 올랐는데…독자 핵무장 찬성은 80%한국의 독자 핵무장 여론에서는 더 복잡한 흐름이 나타난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2월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에 맞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신뢰는 지난해 48.9%에서 올해 59.1%로 10.2%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자신이 핵공격을 받을 위험까지 감수할 것이라는 응답도 41.8%에서 49.5%로 상승했다. 그런데 독자 핵무장 찬성도 지난해 76.2%에서 역대 최고인 80%로 올라갔다. 미국 전술핵 재배치 찬성은 60.4%였다.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독자 핵무장 요구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올해 조사에서는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와 한국 자체 핵억제력 확보 요구가 동시에 강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하는 새 핵전략은 세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북한·중국·러시아에는 필요하면 핵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한국에는 실제 위기에서도 미국 핵우산이 작동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동시에 핵 선택지를 늘리면서도 오판과 핵사용, 통제되지 않는 확전은 막아야 한다. 한국에는 대북 재래식 방어의 더 큰 책임을 맡기고 미국은 자신만이 제공할 수 있는 핵억제의 선택지를 늘리는 것. 미국 본토를 지키면서 한국에는 핵우산을 믿게 하고 북한에는 핵을 써도 이길 수 없다는 계산을 심어주는 것.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핵’을 다시 꺼내 든 이유이자 한반도에서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핵억지 문제다.
  • 트럼프, 한국 위해 핵무기 쓸까…“美 전술핵 확대 구상”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밀리터리+]

    트럼프, 한국 위해 핵무기 쓸까…“美 전술핵 확대 구상”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밀리터리+]

    미 국방부가 중국·러시아로부터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안이 현실이 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NBC는 5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지역 분쟁에서 동맹국 방어를 위해 전술핵무기 역할을 확대하는 새로운 핵전략을 구상 중”이라며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감독하는 새 핵전략 초안에는 단거리 전술핵무기를 중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나뉘며, 이 중 전략핵은 대규모 위력을 통해 적국의 핵전력과 군사·산업 기반, 주요 도시 등을 공격해 국가 차원의 억지와 전략적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핵무기 를 의미한다. 반면 전술핵은 적 부대나 기지 등 제한된 표적을 공격하는 무기로, 미사일·폭탄·포탄·어뢰 등 다양한 운반 수단을 통해 운용될 수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전술핵 운반수단으로 활용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전략핵 전력의 핵심 운반수단으로 운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 넓혀줄 것”미국의 새 핵전략은 ‘확장억제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확장억제의 신뢰성이란 미국이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았을 때 실제로 자국의 핵전력을 동원해 방어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서울이나 도쿄를 지키기 위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가 핵공격을 받을 위험까지 감수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동맹국과 적국 모두가 ‘그렇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예컨대 확장억제의 신뢰성이 높으면 중국 또는 러시아·북한은 ‘미국이 핵으로 보복할 것이므로 공격하면 안 된다’고 판단하게 된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NBC에 “신뢰할 수 있는 핵 옵션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쓸 수 있는 다양한 대응 수단이 제공되어야 억지력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장억제가 신뢰받기를 원한다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상식적인 생각이 들 정도의 핵전력을 해당 국가의 정치 지도부에 제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지도부의 선택지가 적국이 믿지 않아 억지력으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략핵보다 전장의 제한된 표적을 공격하는 전술핵무기 사용을 강조해 핵무기를 실제 작전에 쓸 수 있는 선택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새 핵전략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1958년부터 전술 핵무기를 운용했던 주한미군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전술 핵무기를 전면 철수했다. 미국의 새 핵전략이 현실화할 경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의 대만 해협 충돌이나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전술핵을 핵심 대응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술핵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전술핵은 적 부대나 군사시설 등 제한된 목표를 타격하는 무기지만 실제 사용되는 순간 핵전쟁의 문턱을 낮추고 보복과 재보복이 이어지는 확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한반도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군사시설과 민간 지역이 가까운 환경에서는 제한적인 전술핵 공격도 대규모 인명 피해와 사회·경제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정책 기조와 국방부의 새 핵전략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인 2016년 12월 엑스에 “세계가 핵무기에 대해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미국은 핵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적었다. 2기 집권이 시작된 이후인 2025년 연설에서는 “진정한 평화는 힘을 통해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핵전력 초안은 핵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보다는 전술핵 운용 등을 통해 오히려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방향에 가깝다. 오히려 장거리 전략핵을 사용해야 할 상황에 소극적인 선택지를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핵 억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술핵이 전략핵보다 위력이 작더라도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오판과 보복이 반복되면서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확전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이란 전쟁 5달 에이태큼스 미사일 전량 소진”

    “이란 전쟁 5달 에이태큼스 미사일 전량 소진”

    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타격한 이후 5개월 동안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 에이태큼스(ATACMS)와 정밀 타격 미사일(PrSM)을 모두 소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록히드마틴 사의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전량 소진됐다고 전했다. 에이태큼스의 사거리 300㎞를 500㎞로 확대한 PrSM도 사실상 모두 사용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PrSM은 에이태큼스를 대체하는 신형 무기 체계다. 록히드마틴은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미사일도 함께 생산하는데 공급 수준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패트리엇과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조하는 레이시온도 생산량에 대해 함구했다. CNN은 5일 미군이 전체 요격 미사일의 약 80%를 소진했으며,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확대할 경우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복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매달 약 15기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20기의 패트리엇 미사일을 새로 인도받고 있어 보충 속도가 느린 것으로 평가된다. 전략국제연구소(CSIS)는 사드 미사일 재고를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는 데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CSIS는 패트리엇, 사드, PrSM 등 3개 미사일의 경우 재고량의 약 절반을, 나머지 토마호크 미사일 등은 약 3분의 1을 사용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CSIS 측은 미국의 탄약 재고가 이처럼 빨리 소진된 것에 대해 “소련과의 냉전이 종식된 이후 가상의 적국인 이라크 또는 북한과의 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추산됐다”면서 군수품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1993년 미 국방부는 방위산업 계약업체 숫자를 51개에서 5개로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였다. 게다가 2023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대응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는 수백 대의 요격미사일을 쐈고, 2024년 이란과의 ‘12일 전쟁’에서는 150발의 사드 미사일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에는 2024년 이후 50대의 에이테큼스 미사일과 600대의 패트리엇 미사일이 제공됐다. 미 국방부는 최근 패트리엇과 사드 미사일의 로켓 엔진 생산을 늘리기 위한 두 건의 계약을 이번 주에 체결하는 등 요격 미사일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소련 티타늄으로 만든 美정찰기…50년째 안 깨진 마하 3.3 [밀리터리+]

    소련 티타늄으로 만든 美정찰기…50년째 안 깨진 마하 3.3 [밀리터리+]

    50년 전인 1976년 7월 28일, 검은색 정찰기 한 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드워즈 공군기지 상공을 가르며 항공 역사를 새로 썼다. 미 공군의 전략정찰기 SR-71 ‘블랙버드’가 시속 3529.56㎞, 마하 3.3에 해당하는 속도로 비행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조종사 엘든 조어스와 정찰시스템장교 조지 모건은 25㎞ 직선 구간을 왕복하며 기록을 인정받았다. 1초에 약 1㎞를 날아가는 속도였다. 국제항공연맹(FAI)은 2026년을 이 기록 수립 50주년으로 지정했으며 SR-71의 기록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유인 제트기 부문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같은 날 다른 SR-71도 수평비행 고도 기록에 도전했다. 조종사 로버트 헬트와 정찰시스템장교 래리 엘리엇은 고도 2만5929m까지 올라갔다. 일반 여객기가 주로 운항하는 고도의 두 배가 넘는 높이다. 미 공군은 당시 세운 속도와 수평비행 고도 기록이 모두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은 독립 200주년을 맞아 자국의 항공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기록 비행을 추진했다. SR-71 부대 안에서도 막대한 운용비를 이유로 기체의 필요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던 때였다. 미 공군은 공개 기록 도전을 통해 냉전 시대 미국이 보유한 정찰 능력을 국내외에 다시 각인시켰다. 적국에서 사들인 티타늄으로 만든 정찰기 SR-71의 기록 뒤에는 냉전의 역설이 숨어 있다. 미국이 소련을 감시하려고 개발한 정찰기에 소련산 티타늄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마하 3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 공기와의 마찰로 기체 표면 온도가 섭씨 300도를 넘는다. 알루미늄은 이런 환경에서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록히드 스컹크웍스 개발진은 기체 대부분을 티타늄과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했다. 티타늄은 알루미늄보다 열에 강하면서도 항공기 무게를 줄이는 데 유리했다. 문제는 미국이 필요한 양의 티타늄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당시 소련은 세계 최대 규모의 티타늄 산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미 공군 군수사령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실제 구매자를 감춘 위장회사를 앞세워 소련에서 티타늄을 사들였다. 소련은 자신들이 판매한 금속이 결국 자국을 감시할 정찰기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조달은 중앙정보국(CIA)이 추진한 극비 정찰기 사업과 맞물려 진행됐다. CIA는 먼저 SR-71의 전신인 A-12 개발을 록히드에 맡겼고, 스컹크웍스는 여기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미 공군용 복좌형 정찰기 SR-71을 완성했다. SR-71은 1964년 12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1966년 실전 배치됐다. 위성·무인기가 넘쳐나도 기록은 그대로 SR-71은 프랫앤드휘트니 J58 엔진 2기를 탑재했다. 이 엔진은 애프터버너를 장시간 가동하며 마하 3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기체는 고도 약 24㎞에서도 한 시간에 지상 약 25만9000㎢를 촬영할 수 있었다. 적의 요격을 피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더 높이, 더 빠르게 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성능에는 막대한 대가가 따랐다. 미 공군 군수사령부가 소개한 전직 SR-71 조종사의 증언에 따르면 운용비는 비행시간당 8만5000달러에 달했다. 기체의 실리콘 밀봉 부위에서는 연료가 계속 새어 나와 정비요원들이 우비를 입고 작업해야 할 정도였다. 촬영한 필름을 회수해 워싱턴으로 옮기고, 분석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기까지 36~48시간이 걸린 임무도 있었다. 미 공군은 국방예산 감소와 높은 유지비 등을 이유로 1990년 SR-71을 퇴역시켰다. 이후 정찰위성과 고고도 무인기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군은 조종사를 태운 초고속 정찰기를 새로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기록을 깰 기술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같은 역할의 항공기를 개발할 이유가 줄어든 셈이다. 기록을 세운 SR-71 61-7958호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 항공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적국의 금속과 미국의 항공 기술, CIA의 비밀 조달 작전이 결합해 탄생한 이 정찰기는 비행을 멈춘 뒤에도 ‘가장 빠른 유인 제트기’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 “한국군 움직임 더 자세히 엿본다”…김정은, 정찰망 전면 강화 나선 이유 [밀리터리+]

    “한국군 움직임 더 자세히 엿본다”…김정은, 정찰망 전면 강화 나선 이유 [밀리터리+]

    북한이 한국군의 움직임을 더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군사정찰과 해외 정보 수집 능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과 해외 공관이 부족한 북한이 러시아의 위성 기술과 중국의 해외 정보망을 활용해 약점을 보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회의를 주재하고 군사정찰·정보 능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비밀리에 운영해온 정보기관과 해외 공작 활동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매체는 이번 조치의 목적을 잠재적 적국의 위협을 통제하고 핵심 정보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개편 방향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배치·이동, 연합훈련 동향 등을 더 빠르고 정밀하게 파악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굵직한 사이버 공격과 해외 공작을 수행한 것으로 지목됐다.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은 미 정부가 국가안보 사안으로 대응할 만큼 파장이 컸다. 북한 해커들은 2016년 한미 군사작전계획을 탈취한 혐의도 받았다. 이듬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도 북한 공작원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은 해외 해킹과 김정남 피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찰위성 1기·해외 공관 43곳…정보 수집망은 취약 북한은 사이버 분야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였지만 전통적인 정보 수집 능력은 주요국보다 크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에 파견한 외교관과 무역대표부 직원 수가 적고, 광범위한 정찰위성망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북한의 해외 외교공관은 43곳에 그쳤다. 미국은 같은 기준으로 271곳을 운영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재정난으로 최근 일부 공관까지 폐쇄했다. 외교공관은 공식 외교 업무뿐 아니라 주재국의 정치·군사 정보를 수집하고 공작원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북한은 해외 거점이 부족해 현지 정보원 확보와 통신 감청, 방산기업·정부기관 접근 등에 한계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보요원들은 국제 금융망 접근이 차단된 탓에 활동 자금도 자체 조달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한 전직 북한 관리들은 북한 공작원과 해커들이 암호화폐 탈취 등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정찰위성 부족은 한국군 감시 능력과 직결되는 약점이다. 북한이 현재 궤도에 올린 군사정찰위성은 1기에 불과하다. 특정 지역을 반복 관측하려면 여러 위성을 서로 다른 궤도에 배치해야 하지만 북한은 아직 실질적인 위성군을 구축하지 못했다. WSJ는 구글어스가 제공하는 공개 위성 자료가 북한이 자체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영상보다 관측 범위 면에서 더 포괄적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보유하고도 한국군 기지와 전력 이동을 실시간에 가깝게 추적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러시아 기술·중국 정보망 결합하나 김 위원장은 우선 정찰위성망 확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대가로 북한에 위성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러시아가 위성 제작과 발사, 영상 분석 기술을 지원하면 북한은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움직임을 더 자주 관측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 전후의 부대 이동과 한미 연합훈련, 주요 공군기지와 항만의 전력 배치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해외 정보망을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지프 버뮤데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두 나라와 지역별로 역할을 나눠 정보를 수집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와 북한의 사이버 조직은 이미 악성코드와 보안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커들이 러시아와 중국 내 거점을 활용해 한국과 미국의 방산기업, 군 관련 기관을 겨냥할 경우 사이버 정찰과 위성 감시를 결합한 정보 수집이 가능해질 수 있다. 북한은 정보기관의 명칭도 바꿨다. 김 위원장 집권 직전 여러 공작 조직을 통합해 만든 정찰총국은 지난해 조직명에 ‘정보’를 추가했다. 해킹과 군사정찰뿐 아니라 해외 인적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까지 확대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 외교관계도 넓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러시아의 우방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벨라루스는 다음 달 평양에 첫 대사관을 열 계획이다. 북한 외교관과 무역대표부 직원들은 과거 무기 거래와 정보 전달 역할을 함께 맡아왔다. 해외 거점이 늘어나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통신 감청과 사이버 침투, 방산 정보 수집도 확대될 수 있다. 전인범 전 육군 특전사령관은 WSJ에 북한이 해외 기반을 넓히기 위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고 있다며 “서방이 북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북한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말했다.
  • “중국과 싸울 때 필수”…美 CCA 무인전투기, 첫 미사일 발사 영상 공개 [밀리터리+]

    “중국과 싸울 때 필수”…美 CCA 무인전투기, 첫 미사일 발사 영상 공개 [밀리터리+]

    안두릴사의 ‘YFQ-44A 퓨리’ 협동 전투기(CCA)가 최근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시험에서 모의 표적을 향해 실탄 사격에 성공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15일(현지시간) “YFQ-44A CCA가 처음으로 AIM-120 암람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이는 미 공군이 협동 무인전투기가 실탄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 공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실사격 시험은 군인, 정부, 계약업체로 구성된 제412시험비행단 합동 시험팀과 협력하여 수행했다”면서 “YFQ-44는 양쪽 날개 아래에 있는 두 개의 하드포인트에 외부 무장을 탑재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에드워즈 공군기지를 이륙한 YFQ-44A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표적 추적 정보를 입력받았다. 조종사가 해당 항공기에 표적 공격 명령을 내리자 이에 따라 AIM-120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안두릴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하늘을 나는 YFQ-44A에서 AIM-120 공대공 미사일이 발사된다. 안두릴 자율항공전력 부문의 마크 슈슈나르 부사장은 “이번 시험은 단순한 무기 투하 시험이 아니라 모의 표적에 대한 전방위적인 원거리 공격을 시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워존은 “미 공군은 CCA가 미래 작전, 특히 중국과 같은 적대국과의 고강도 전투에서 필수적인 추가 전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CCA가 유인 전투기의 위험을 줄이고 새로운 전술적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켄 윌스바흐 공군 참모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실사격 시험은 협동 전투기 개발에 있어 중요한 다음 단계”라며 “전투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제공하는 데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미 공군이 CCA에 속도 내는 이유YFQ-44A는 미 공군의 협동 전투기 사업을 위해 개발된 반자율 무인전투기다. F-35, F-47 등 유인 전투기와 한 팀을 이뤄 함께 작전을 펼치며 정찰·전자전·공대공 미사일 운반·적 방공망 교란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협동 전투기’(CCA)라는 이름은 사람이 조종하는 전투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종사가 있는 전투기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YFQ-44A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전투기지만 단순한 원격조종 드론과는 성격이 다르다. 안두릴 측은 “YFQ-44A는 원격조종 방식이 아니라 반자율 방식으로 비행하며, 이륙과 비행, 착륙 등 대부분의 비행을 자체 소프트웨어가 수행하고, 운용자는 비행을 직접 조종하는 대신 임무를 감독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CCA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비용과 전력 효율성 때문이다. 수억 달러에 이르는 최신 유인 전투기만으로 전력을 유지하기는 비용 부담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CCA를 대량 배치해 전투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거치며 비대칭전력의 위력이 입증된 상황에서, 적이 값싼 미사일이나 드론으로 공격할 때 CCA를 활용하면 유인 전투기의 위험을 줄이면서 작전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현재 미 공군은 안두릴(Anduril)의 YFQ-44A 퓨리와 제너럴 아토믹스의 YFQ-42A를 CCA 시제기로 선정해 시험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체는 향후 미 공군의 차세대 유·무인 협동전력의 핵심 전력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한국형 CCA도 개발 중한편 한국은 미국의 CCA와 유사한 개념의 협동형 무인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한국형 CCA는 KF-21 보라매와 함께 작전하는 무인 전투기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NACS의 핵심은 조종사가 위험 지역 밖에서 안전하게 무인기를 통제하며 생존성과 임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술에 있다. 실전에 투입될 중·소형 협동 무인전투기들을 한 명의 조종사가 모두 제어하기는 불가능한 만큼 무인기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돕는 인공지능(AI) 가상 조종사 기술이 두뇌 역할을 맡는다. KAI는 해외 의존도가 높고 확보하기 어려운 이 첨단 AI 조종사 기술과 전투자산 간 유기적 연결 기술을 자체 개발하며 미래 K방산의 독자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총성을 멈춘 축구공, 전쟁을 부른 축구공 [한ZOOM]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 서부 전선. 독일군 참호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고요한 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영국군 병사들은 전투 의지를 꺾으려는 계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뒤 독일군이 참호를 넘어 비무장 구역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자, 영국군도 총을 내려놓고 참호 밖으로 나왔다. 조금 전까지 서로 총을 겨누던 두 나라 병사들은 담배와 음식을 나누고, 전사자들을 함께 묻었다. 그리고 누군가 축구공을 꺼냈다.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이다. 이날의 공놀이가 정식 축구 경기였는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논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식 경기였든 간단한 공차기였든, 적군의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공을 찬 그 순간, 서로에게 방아쇠를 당기기는 어려워졌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군 지휘부는 즉각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명분도 이유도 없이 잔인하기만 한 전쟁 기계가, 공 하나에 멈춰 선 것이다. ●1969년 축구 경기 때문에 발생한 전쟁 그런데 이번에는 축구가 전쟁을 부른 사건이 일어났다. 19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멕시코 월드컵’ 지역 예선을 치르던 중이었다. 1차전은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열렸다. 온두라스 응원단은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묵고 있는 호텔 앞에서 밤새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엘살바도르 대표팀은 다음 날 경기에서 1대0으로 패배했다. 패배 소식이 전해지자 엘살바도르의 18세 소녀 ‘아멜리아 볼라뇨스’가 아버지가 갖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엘살바도르 언론은 “조국의 수치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소녀가 목숨을 던졌다”며 이 비극을 민족주의의 불씨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녀의 장례식은 국가장 수준으로 치러졌고, 대통령과 국가대표 선수단 전원이 운구 행렬을 따랐다. 엘살바도르 국민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휩싸였다. 2차전은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열렸다. 이번엔 엘살바도르 측이 보복에 나섰다. 온두라스 선수단에게 마찬가지로 밤새 잠을 못 자게 했고, 경기장에는 온두라스 국기 대신 찢어진 낡은 천 조각을 달았다. 예상대로 엘살바도르가 3대0으로 승리했다. 양국 응원단은 경기장 안팎에서 난투극과 폭동을 벌였고, 자국으로 돌아간 온두라스인들은 자국 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을 습격해 약탈과 살인을 저질렀다. 양국 간의 감정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국교 단절을 거쳐 결국 1969년 7월 14일 엘살바도르 국군이 온두라스 국경을 넘었다. 역사는 이 전쟁을 ‘축구 전쟁’(Soccer War)으로 기록하고 있다. 5일 100시간 동안 벌어진 이 전쟁으로 약 4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상당수는 무고한 민간인이었다. 양국은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붕괴로 수십 년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쟁 발발 11년 만인 1980년에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정식으로 국교를 재개했다. 물론 축구가 전쟁의 원인은 아니었다. 이미 오랫동안 양국의 관계는 곪아 있었다. 1869년부터 국경 분쟁이 계속되었고, 온두라스가 자국에 정착한 엘살바도르 농민 30만 명을 추방하자 양국 감정은 폭발 직전이었다. 축구는 그 화약에 불을 당긴 성냥개비였을 뿐이다. ●2002년 대한민국의 붉은 물결 2002년 6월 수백만 명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아시아 최초로 4강 신화를 써 내려갔다.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외환위기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던 그때, 대한민국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의 집단적 폭발이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었다. 어느 경기에서도 상대팀을 비방하거나 위협하는 응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패배했지만 붉은악마는 자발적으로 독일 응원단을 조직해 결승전에서 독일을 응원했다. 튀르키예와의 3위 결정전에서는 ‘형제의 나라’를 강조하며 패배 후에도 튀르키예 대표팀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국가기록원은 당시의 뜨거웠던 연대를 공식 기록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민주적 공동체 의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이렇게 평가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그 세대가 표현의 도구로 삼은 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아닌, 익숙한 국호 ‘대한민국’과 태극기였을 뿐이다. 오랫동안 신성함의 대상이자 엄숙함의 상징이었던 그것을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배타성 없이 유쾌하게 소화해냈다. ●축구 덕분에 전쟁이 줄었다는 주장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 전쟁, 그리고 2002년 대한민국까지. 이 세 장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정치학에서는 “스포츠가 전쟁을 줄인다”는 주장이 있다. 스포츠 교류가 많은 국가들 사이에는 무력 충돌이 줄어든다는 통계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주장이다. 스포츠 경기를 통해 적국의 국민을 ‘적’(敵)이 아닌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 인식이 지도자들의 전쟁 결정을 억제한다는 논리다. 크리스마스 휴전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함께 공을 찬 순간, 방아쇠를 당기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1969년 축구 전쟁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축구가 오히려 쌓인 적대감을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적 열광 속에서 민족주의는 강화되고, 패배의 분노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국경 장벽과 이민자 문제, 보호무역 갈등이 첨예하게 얽혀 있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세 나라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세 나라의 팬들은 총칼 대신 잔디밭 위를 굴러가는 같은 공을 바라볼 것이다. 그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될지, 새로운 갈등의 촉매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 결과가 공을 차는 선수가 아니라, 그 공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 해병대, 몽골 다국적 PKO 훈련 ‘칸 퀘스트’ 참가

    해병대, 몽골 다국적 PKO 훈련 ‘칸 퀘스트’ 참가

    해병대는 몽골 오릉 훈련장에서 진행된 ‘2026 칸 퀘스트 훈련’에 참가했다고 3일 밝혔다. 칸 퀘스트 훈련은 2003년 미태평양사령부와 몽골군 간 연합훈련으로 시작돼 2006년부터 다국적국 평화유지작전(PKO) 훈련으로 확대됐다. 해병대는 미태평양사와 몽골군의 초청으로 2006년에 훈련교관이 최초로 참가했다. 올해 훈련에는 해외파병 상비부대 임무를 수행하는 해병대 제2신속기동부대 장병 21명과 의무사 1명, 해군 1명을 포함해 미국·몽골·인도·영국·필리핀·호주·이집트·독일 등 17개국 700여 명이 참가했다. 해병대 장병들은 지난달 20일부터 고정 및 이동 검문소 운용, 급조폭발물(IED) 대응, 차단 및 탐색, 전투부상자처치, 호송, 무인기 대응, 방호, 순찰 등 유엔 표준 소부대 전술훈련 등 11개 과제를 숙달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개인화기조준경이나 고성능확대경 등 해병대 ‘워리어플랫폼’을 장착한 K2C1 소총을 운용했다. 해병대는 훈련 마지막 날에 열린 ‘문화의 밤’ 행사에서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K-POP과 한국 음식을 소개했다. 해병대는 올해 26-2차 KMEP 훈련, 미 제병협동훈련, 슈퍼가루다실드 등 다양한 연합훈련에 참가해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이란, ‘적국’에서 첫 경기 뛰기 참 힘드네…“평화의 아름다운 경험을 누릴 수 없다”

    이란, ‘적국’에서 첫 경기 뛰기 참 힘드네…“평화의 아름다운 경험을 누릴 수 없다”

    미국과 이란이 15일(한국시간) 종전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합의했지만 이 와중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선 이란 축구대표팀은 평화의 기쁨의 아름다운 경험을 누릴 수 없다며 하소연부터 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정을 위한 단계에 들어갔지만 이런 상황으로 인해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우여곡절 끝에 북중미월드컵에 참여했다. 당초 이란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지만 비자 발급 문제 등으로 급하게 멕시코 티후아나로 베이스캠프를 바꿔야했다. 적국인 미국에서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치러지는 바람에 이란 선수들은 이동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장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르는 로스앤젤레스(LA) 스타디움은 베이스캠프에서 225㎞나 떨어져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티후아나를 떠나 LA까지 비행기를 포함해 이동에만 5시간이 걸렸다. 뉴질랜드와의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경기 외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이란 축구대표팀의 주장 메흐디 타레미는 “사람들은 월드컵을 기다리며 설렘을 말하지만 우리는 긴장감부터 느꼈다”라며 비장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와 기쁨의 아름다운 경험을 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만 이러는 게 아니다. 여러 나라가 비자 문제와 훈련 캠프 변경을 겪었다”라며 “보통 사람은 월드컵을 기다리며 설렘을 느끼지만 우리는 이번엔 그런 감정을 충분히 느끼지 못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16일 오전 10시 뉴질랜드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을 치른다. 타레미는 “월드컵에서 느끼는 이런 긴장감은 축구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FIFA의 메시지를 훼손한다”라며 “이번 월드컵이 더 좋은 분위기에서 열릴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앞으로 더 나은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담담히 말했다.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감독도 “의심의 여지 없이 이런 환경은 축구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축구는 국가와 문화를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 선수들이 전술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靑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추진”…북한 “평화의 가면 벗어”

    靑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추진”…북한 “평화의 가면 벗어”

    청와대는 13일(현지시간) “정부는 긴 안목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 외무성이 ‘10국 대변인’ 명의로 “한국은 역시 적대와 대결을 체질화한 불변의 적국이다”라는 담화문을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유럽연합(EU)도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양 정상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규탄했다. 그러자 북한은 이날 담화문에서 “한국의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며 “유럽을 행각 중인 한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 수뇌들과의 회담 이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와 조·로(북한·러시아) 군사 협력을 비롯한 주권적 권리 행사에 대해 ‘불법’적이며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느니, ‘강력히 규탄한다’느니 하는 도발적 문구들을 쪼아 박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

    北, 韓·EU성명에 “체제존중 위장 내던져…韓 적대 원칙 불변”

    북한이 한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반발하며 “한국은 역시 적대와 대결을 체질화한 불변의 적국”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북한 외무성 10국 대변인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최근 유럽을 방문 중인 한국 대통령이 EU 정상들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와 북러 군사협력 등을 문제 삼은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10국 대변인은 한국·EU 공동성명이 북한의 주권적 권리 행사에 대해 ‘불법’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하면서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엄중한 적대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그동안 내세워 온 ‘체제 존중’과 ‘적대 행위 불추구’는 위장에 불과했다”며 “한국은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를 떠나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제1의 적대국”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한국 집권자는 이번 대결 선언으로 조선반도에 ‘평화 공존’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스스로 입증했다”고도 주장했다. 대변인은 “서울 위정자들이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으로 된다”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루어 나가려는 우리의 대적 원칙은 불변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번 담화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발표 주체다. 북한은 통상 외무성 대변인이나 외무성 대외정책실장,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등의 명의로 대외 메시지를 냈지만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외무성 조직 체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10국의 정확한 기능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대남 업무와 관련된 부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담화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이 기존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과 EU가 북핵·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공동으로 비판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세계 최강 vs 아프리카 최강… ‘빅매치’가 온다

    세계 최강 vs 아프리카 최강… ‘빅매치’가 온다

    일본-네덜란드 맞대결 기대 고조메시의 아르헨, 복병 알제리와 격돌“또 너냐” 잉글랜드 vs 크로아티아‘적국’ 美서 경기 이란도 관심 집중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12일(한국시간) 개최국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를 시작으로 한 달여의 ‘축구 전쟁’에 돌입한다. A조부터 L조까지 12개 조에서 펼쳐지는 1차전 24경기 가운데 축구팬의 눈을 사로잡을 빅매치 5경기와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14일 아침을 여는 브라질과 모로코의 C조 1차전은 영원한 우승 후보와 다크호스의 첫 맞대결로 축구팬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경기다. 브라질은 비니시우스,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하피냐(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세계 최정상급 공격진으로 우승 후보의 자격을 증명하려 한다. 이에 맞서는 모로코는 2022 카타르월드컵 4강 멤버로 아프리카 최강국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F조 일본-네덜란드의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역대 A매치 상대 전적은 3승1무로 네덜란드가 우세하다. 수비에선 버질 판데이크(리버풀), 공격에선 코디 학포(리버풀)가 버티고 있다.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제압하며 실력을 과시한 일본은 올 시즌 25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에 오른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의 발끝이 날카롭다. 이번 월드컵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 복병 알제리가 정면대결을 펼치는 J조 1차전도 놓칠 수 없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생애 마지막 월드컵 도전으로도 주목받는다. 메시는 지금까지 월드컵에서만 26경기에 출전해 13골 8도움을 기록했다. 왼쪽 풀백 라얀 아이트누리(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아민 구이리(마르세유) 등이 포진한 알제리는 빠른 전환과 직선적이고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최근 네덜란드 원정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췄다. 중요한 대회만 열리면 자꾸 만나는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이번에도 L조에서 다시 만났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조별리그에서는 잉글랜드가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에서는 크로아티아가 2-1로 승리했다. 잉글랜드는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의 발끝에 기대를 건다. 크로아티아는 5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루카 모드리치(AC 밀란) 등 핵심 선수의 노쇠화에 따른 체력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G조 이란과 뉴질랜드의 경기는 경기 내용보다도 국제 정세 때문에 더 관심을 받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아 전쟁이 계속되는 이란으로선 적국 한가운데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이란은 베이스캠프도 미국이 아닌 멕시코 티후아나에 차렸다.
  • 부산 해군기지, 미 항모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 1심서 징역형

    부산 해군기지, 미 항모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 1심서 징역형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상공에 드론을 띄워 군사 기지와 이곳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김현순)는 10일 일반이적,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군사기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유학생 4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군사기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중국인 유학생 30대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1월 보석 석방된 상태였으나,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보석을 취소했다. A씨와 B씨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9차례에 걸쳐 중국산 드론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와 작전 참여를 위해 해군기지에 입항한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을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촬영한 날인 2024년 6월 25일에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루스벨트함을 시찰하면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던 때였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고의로 군사 정보를 수집한 것이 아니며, 촬영물을 정보기관에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이적 혐의를 부인했다. 또 항공모함은 군사시설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의나 적국에 이익을 준다는 의사 등이 없어도 일반이적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군함은 군사시설이 아니라는 A씨 측의 주장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군함을 촬영한 행동이 군사기지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허가받지 않고 군사시설을 무단 촬영해 정보를 노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판결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촬영한 사진, 영상물을 적국이나 비우호 단체에 유출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외국인에게 일반이적죄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수원지법은 국내 한미 군사시설과 국제공항 여러 곳에서 전투기 등을 무단 촬영하고 관제 통신을 감청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고교생 C군에게 일반이적죄를 적용해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 공범 20대 D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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