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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10년 못 채워 ‘매달 연금’ 포기…최근 5년 69만명

    국민연금 10년 못 채워 ‘매달 연금’ 포기…최근 5년 69만명

    ‘국민연금 수급자 1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해 매달 연금을 받는 대신 일시금을 받고 국민연금을 떠나는 사람이 해마다 14만 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5년간(2026~2030년)도 74만 명이 월 연금 대신 반환일시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가입 기간이 짧은 이들의 연금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6~203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지급 연령에 도달해 반환일시금을 받은 사람은 총 68만 818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수급자는 2021년 13만 9751명에서 2022년 14만 9777명으로 늘었다가 2023년 11만 8216명으로 줄었다. 이후 2024년 13만 8128명, 지난해 14만 2313명으로 다시 늘었다. 반환일시금은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에게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제도다. 사망이나 국외 이주 등도 지급 사유가 되지만, 최근 5년간 전체 반환일시금 수급자 95만 9327명 가운데 71.7%는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연령에 도달한 경우였다. 현행 제도에서는 60세가 됐을 때 가입 기간이 부족해도 65세 전까지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보험료를 더 낼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반환일시금을 받고 나면 다시 가입하거나 받은 돈을 반납해 기존 가입 기간을 복원할 방법이 없다. ‘매달 받는 연금’으로 넘어갈 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연금 대신 일시금을 받는 사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6~2030년 연령 도달에 따른 반환일시금 수급자가 총 74만 2445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 5년보다 5만 4260명(7.9%) 많은 규모다. 현재 국민연금 의무가입은 60세 이전에 끝나지만 연금 수급은 출생 연도에 따라 63~65세부터 시작된다. 가입 기간이 짧은 사람도 일시금 대신 월 연금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의무가입 연령을 높이고 저소득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연금 깎아 미리 받는 은퇴자 14만명…2028년 사상 최대

    연금 깎아 미리 받는 은퇴자 14만명…2028년 사상 최대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가 현행 63세에서 64세로 늦춰지는 2028년, 감액을 감수하고 연금을 앞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1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해 일반 노령연금을 새로 받는 사람(11만 명)보다 조기 수급자가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법정 정년은 60세에 묶인 채 수급 나이만 밀리면서 은퇴 후 4년에 이르는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평생 깎인 연금을 택하는 이들이 급증할 전망이다. 18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6~2030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8년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 전망치는 14만 609명이다. 올해 전망치(8만 1053명)보다 73.5% 급증한 규모다. 반면 일반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는 2027년 49만 9045명에서 2028년 10만 8468명으로 78.3% 급감한다. 2028년 신규 노령연금 수급자의 56.5%가 수령 시기를 1년 앞당길 때마다 연금액이 6%씩, 5년이면 30% 줄어드는 조기연금을 택하는 셈이다. 일반 신규 수급자가 급감하는 이유는 출생 연도별 수급 나이 차이 때문이다. 1964년생은 63세가 되는 2027년부터 연금을 받지만 1965년생은 수급 나이가 64세로 늦춰져 2029년에야 정상 연금을 받는다. 2028년에는 정상 수급 나이에 새로 도달하는 출생 집단이 없어 소득 공백이 길어진 은퇴자들이 조기 연금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연금 받는 나이가 늦춰진 2018년과 2023년에도 조기 수급자는 늘었다. 특히 2028년 전망치는 종전 최대였던 2023년(11만 2031명)을 25.5%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가입 기간 요건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늘어난 영향으로, 1965년생(82만 7792명)의 62.3%(51만 6102명)가 이미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워 조기수급 잠재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연구원은 60~63세 중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고 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에게 최근 조기 수급률을 적용했다. 조기수급 잠재 대상은 늘지만 정년과 연금 수급 나이 사이의 간극은 그대로다. 정년 연장이나 계속 고용 없이 수급 나이만 늦추면 당장의 생계를 위해 평생 감액된 연금을 받는 사람이 더 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증시 호황에 국민연금 숨통…고갈 시점 4~7년 연기

    증시 호황에 국민연금 숨통…고갈 시점 4~7년 연기

    증시 호황에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4~7년가량 늦춰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높은 기금운용 실적을 반영해 소진 시점을 기존 2065년에서 2069년으로 4년 늦춰 잡았다. 보건복지부도 국민연금 적립금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기금 소진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7년가량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초고령화로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급액이 훨씬 빠르게 늘고 있어 투자수익만으로는 국민연금 재정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1526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458조원보다 68조원가량 늘었다. 2021년 948조 7000억원이었던 적립금은 2025년까지 연평균 11.3% 증가했다. 기금 증가를 이끈 건 높은 운용수익률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총자산 수익률은 18.82%를 기록했다. 특히 주식 부문 수익률은 35.12%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 수익률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자산군 중 가장 높은 82.44%를 기록했다. 기금 규모가 커지면서 고갈 시계도 뒤로 밀렸다. 예정처는 지난해 6월 국민연금 개혁 효과를 반영한 재정전망에서 기금 소진 시점을 2065년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발간한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에서는 이를 2069년으로 늦춰 잡았다. 미래 평균 수익률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4.6%로 유지했지만, 지난해 투자수익으로 불어난 적립금 규모가 반영되면서 소진 시점이 4년 연장됐다. 정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수엽 복지부 1차관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투자 수익을 많이 내 기금 소진 시점이 잠정적으로 7년 정도 더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시 호황으로 기금이 불어났다고 해도 연금 재정 불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정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연금보험료 수입은 53조 5000억원에서 63조 9000억원으로 연평균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연금 급여 지출은 29조 1000억원에서 49조 7000억원으로 연평균 14.3% 늘었다.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보다 3배 이상 빠른 셈이다. 높은 수익률이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속에서 각각 -0.18%, -0.92%, -8.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시장 충격이 반복되면 기금 소진 시점도 다시 앞당겨질 수 있다. 김우림 예정처 사회비용추계과 분석관은 “국민연금기금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수익률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기금 감소 국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 도입 방향 모색 정책토론회 개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 도입 방향 모색 정책토론회 개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한두봉)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이한주)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원장 이영)과 공동으로 4월 7일(화) 오후 3시부터 aT센터(서울 양재동 소재) 세계로룸Ⅰ에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당류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필요성과 정책적 효과를 다각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에서는 ▲설탕부담금 논의와 소비자 인식(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원예경제연구실장)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해외사례와 시사점(최성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전망센터장)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도입 방안(박은철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교수)이 발표된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김성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기획경영본부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욱 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안전본부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김영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량경제연구본부장, 박연서 국회예산정책처 세제분석1과장이 참여해 소비자 인식, 해외사례 도입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한두봉 원장은 “당류 과다 섭취로 인한 만성질환 문제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국가적 보건·재정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현실에 맞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 건강과 식품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은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국민 건강 증진과 사회적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논의가 향후 정책 검토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빌린 씨앗, 이젠 국회가 밭을 갈 때

    [열린세상] 빌린 씨앗, 이젠 국회가 밭을 갈 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위기 속에서도 미래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확장재정의 의지가 담겼다. 이어 11월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AI 사회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며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재정투자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미중을 비롯한 주요국이 인공지능(AI) 기술패권 경쟁 속에 재정투입을 크게 늘리는 가운데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재정의 역할을 키우려는 정부의 판단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씨앗을 빌릴 수는 있어도, 밭을 갈지 않으면 수확은 요원하다. 지금 우리의 재정이 뿌려질 곳이 비옥한 밭인지 자갈밭인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728조원, 전년 대비 8.1% 증가로 역대 최대 규모다. AI·반도체·탄소중립 등 미래산업 중심의 재정 투입이 늘고 복지·지역균형·민생 분야도 확장 기조를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AI 시대의 첫 번째 예산”이라 명명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전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은 전혀 다른 신호를 보냈다. 국가채무비율은 2065년 국내총생산(GDP)의 156.3%까지 상승하고, 사회보험 재정은 대부분 적자로 전환된다. 재정의 곡선은 완만한 상승이 아니라 경고음에 가까운 직선이다. 확장재정이 미래 투자와 경기 대응의 명분을 가진다 해도, 그 이면에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냉정한 한계가 놓여 있다. 국가재정은 더이상 완충장치가 아니라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바뀌었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정치적 절박함이 ‘지금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재정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 대통령의 언어가 의지의 표명이라면, 재정의 숫자는 지속가능성의 엄정한 현실이다. 더구나 향후 재정 여건은 정부의 의도보다 훨씬 빠르게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으로 국방비는 GDP의 3.5% 수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에 연간 200억 달러를 한도로 10년간 투자하기로 한 합의는 새로운 재정 부담으로 남는다. 여기에 2035년 온실가스 53~61% 감축 목표에는 막대한 전환비용이 따른다. 복지·국방·기후 등 경직성 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검증되지 않은 시범사업이나 단기성과 중심의 정책까지 예산안에 얹혀 있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명분도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결국 본질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지출의 품질이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씨앗을 뿌려도, 밭이 자갈밭이면 수확은커녕 빚만 남는다. 중복적 지원사업, 실효성이 불분명한 보조사업,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되는 재정사업 등은 재정의 효율성을 짓누르는 돌덩이들이다. 예산을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를 따져 묻는 것이 지금 국회의 시대적 책무다. 대통령의 절박한 언어가 위기를 인식한 정부의 진정성을 드러냈다면, 이제는 국회가 그 절박함을 현실의 균형으로 바꿔야 한다. 예산심의는 단순히 금액을 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미룰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총량의 확대보다 우선순위의 정교함이 중요하다. 국회는 각 사업의 효과성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냉정하게 검증하고, 정치적 거래가 아닌 근거와 원칙에 기반해 판단해야 한다. 예산안은 씨앗이다. 그러나 어떤 밭에 뿌리느냐에 따라 결실은 달라진다. 정부가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리겠다”고 했다면, 국회는 그 밭을 갈고 돌을 골라내야 한다.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소중한 ‘빌린 씨앗’을 밭에 뿌리기에, 국회는 논의 과정에서 우리 경제와 사회의 미래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만큼 치밀하고 낭비 없는 예산인지 점검해야 한다. 그것이 재정민주주의의 본령이자 책임 있는 통제의 시작이다. 빌린 씨앗을 자갈밭에 뿌리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국회가 할 일이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열린세상] 예고된 재정위기, 이젠 행동할 때

    [열린세상] 예고된 재정위기, 이젠 행동할 때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은 한국 재정의 미래를 냉정하게 보여 준다. 2065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6.3%에 달하고 인구 감소와 성장률 둔화 시 173%까지 치솟을 수 있다. 사회보험 재정전망은 더욱 심각하다. 국민연금, 공무원·사학·군인연금,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모두 현 제도 유지 시 적립금이 소진되고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2048년 적자로 전환하고 2064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 수익률 상향 등 긍정적 가정을 해도 고갈 시점은 겨우 7년 연장된다. 이미 고갈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는 2016~2025년 58조원의 세금이 투입됐고, 그 규모는 계속 커져 40년 후에는 GDP의 1%에 근접한다. 건강보험은 2026년 적자 전환 후 2033년 준비금이 소진되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0년에 바닥이 드러난다. 재정위기는 예고된 미래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이 같은 결과는 놀랍지 않다. 받는 혜택이 더 큰 불균형 구조 속에서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은 늘어나니 당연한 결과다. 기존 사회보험의 ‘내는 사람이 많고 받는 사람은 적다’는 전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보험료율 인상은 정치적 저항으로 어렵고, 급여 조정은 사회적 갈등을 불러온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법률에만 남아 있을 뿐 현실 제도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재부는 이번 전망에 대해 “현 제도를 전제로 한 기계적 추계”라며 해석에 유의를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구조개혁과 성장이 이뤄진다면 국가채무가 그렇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재정적자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18조원, 국가채무비율은 49.1%에서 58%로 9% 포인트나 상승한다. 제도개혁이 지연된다면 국가와 사회보험 모두 적자와 채무의 덫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성장이 잘되면 재정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에 안주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세수 확충만으로 구조적 재정적자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공통된 입장이다. 위험을 진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위험을 어떻게 차단하고, 어떤 일정과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인지가 정부의 책무다. 사회보험은 한 세대의 생애를 지탱하는 동시에 다음 세대에는 ‘부담의 사슬’로 남을 수 있는 제도다. 보험료율과 급여 구조를 지금처럼 유지한 채 국가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식은 결국 미래세대의 세금 부담으로 귀결된다. 새롭게 개정된 국민연금조차 수지 균형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을 20% 넘게 올려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전반을 ‘내는 만큼 받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합의를 만드는 것 역시 정부의 책임이다. 국가재정과 사회보험 재정이 미래세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세 가지 책무가 있다. 첫째, 정치 주기를 넘어서는 개혁 일정이 필요하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5년 정권의 성과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생존과 직결된다. 둘째, 투명한 정보공개가 우선이다. 국민이 재정 위험 규모를 정확히 알아야 합의가 가능하다. 셋째,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이다. 추경이나 정책 지원이 불가피하더라도 장기 지속 가능성 평가를 병행해야 한다. 장기재정전망은 위기의 시계를 보여 줬을 뿐이다. 이제 그 시계를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정부의 책임과 결단이다. 복지와 재정의 균형은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미래세대는 우리가 남긴 적자 위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는 자동으로 오지 않는다. 정부가 먼저 책임의 무게를 인식하고 행동해야 한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사설] 간병비 건강보험, 반갑지만 재원 방책도 따라야

    [사설] 간병비 건강보험, 반갑지만 재원 방책도 따라야

    정부가 추진하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정책의 윤곽이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공청회에서 공개한 방안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환자와 가족이 전액 부담해 온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 부담률을 30% 안팎으로 낮춘다. 지난해 4월부터 전국 20개 요양병원에서 시행 중인 간병비 지원 1단계 시범사업은 국비로 운영됐으나 2단계부터는 건강보험 재정을 직접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본인 부담률도 1단계 시범사업의 40%보다 낮췄다. 내년 2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의료 중심 요양병원을 500곳(10만 병상) 선정해 의료 필요도가 높은 8만명의 간병비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고령화로 인한 간병 부담 증가는 개인의 고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한 달 평균 간병비가 400만원에 이르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겪는 경제적 압박은 ‘간병 파산’, ‘간병 살인’ 같은 비극적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2015년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간병인이 필요 없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병상 기준 10% 남짓에 불과해 여전히 그림의 떡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간병비를 건강보험 등 공적 재원으로 지원하는 급여화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다. 복지부는 2030년까지 간병비 급여화에 소요되는 재정을 6조 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초 제출한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건강보험은 당장 내년에 적자로 전환한 뒤 2033년에는 준비금이 소진될 전망이다.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은 요원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의학적 필요가 없는데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 문제를 해소하는 등 요양병원 개혁이 병행돼야 간병비 급여화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
  • [열린세상] ‘재정 중독’ 프랑스의 교훈

    [열린세상] ‘재정 중독’ 프랑스의 교훈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총지출은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 728조원에 이르고 전년 본예산보다 8.1%나 늘어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수준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정부 예산안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다. 한때 정부가 고수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3% 이내’라는 재정규율은 이제 옛말이 됐다. 단기적 경기부양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투자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국 미래의 재정운용에 커다란 부담을 남길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재정 기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연평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20조원대에 달해 GDP 대비 4%대 적자가 고착될 전망이다. 그 결과 국가채무는 2025년 1301조 9000억원에서 2029년 1788조원으로 늘어 GDP의 58.0%에 이른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국민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나랏빚이 같은 기간 약 2500만 원에서 3500만원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게다가 국가채무에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빚’도 급증한다. 정부가 손실을 보전할 의무가 있거나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인 주요 공공기관 35곳의 부채는 2025년 720조 2000억원에서 2029년 847조 8000억원으로 127조원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기관이 계획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이 부채는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할 부담으로 돌아온다. 장기 전망은 더 암울하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국가채무 비율은 2025년 49.1%에서 2065년 156.3%로 3배 이상 치솟는다. 성장률이 더 낮을 경우 173.4%까지 올라간다. 국가재정이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나랏빚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경우 결국 선택지는 제한된다. 최근 프랑스 사례처럼 나랏빚이 많고 재정적자가 심해지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강제적인 ‘긴축’ 압박에 직면한다. 그 과정은 단순히 예산을 줄이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전 국민의 복지가 후퇴하는 정치·경제적 위기로 이어진다. 정부의 복지 축소나 증세 시도는 국민 저항과 갈등을 불러 사회적 혼란을 키운다. 결국 국가 신뢰도는 추락하고 그 여파로 투자 감소와 성장 둔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도 장기 재정전망이 이렇게 어둡게 나오고 있는 만큼 프랑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재정 운영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물론 재정의 역할을 무조건 축소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저출산·고령화, 성장률 둔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투입은 불가피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다. 성과가 불확실한 선심성 사업이나 단기적 인기몰이식 지출은 과감히 줄이고, 꼭 필요한 분야에 재정투입을 효율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세수 확충 논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미 4%대 적자가 이어지는 만큼, 비과세·감면 정비는 물론 부가가치세율 인상 같은 과감한 증세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지출은 대폭 늘리면서 그에 걸맞은 세입 확충을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재정은 ‘지금 세대가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규율’이기도 하다. 첫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현세대가 누리는 복지와 정책 효과의 대가를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면, 그것은 세대 간 정의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장기 재정전망이 경고하는 것처럼 재정지출과 수입의 격차가 마치 악어 입처럼 벌어지는 상황을 막으려면, 재정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책임 있는 운용이 중요하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질 때 남는 것은 결국 미래 세대의 짐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나랏빚 40년 뒤 GDP의 1.5배로…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난다

    나랏빚 40년 뒤 GDP의 1.5배로…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난다

    저출생·고령화 의무 지출 급격 증가경제성장률 0%로 수렴 ‘추락 예고’ 나랏빚이 40년 뒤 지금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국민연금 등 의무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까닭이다. 현실화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그때쯤이면 0%에 가까워져 ‘경제 발전’이란 개념 자체가 퇴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일 이런 내용의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2065)’을 발표했다. 미래 재정 위험을 알리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5년에 한 번 내놓는 재정 전망으로 2015년,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전망 경로는 ‘성장’과 ‘인구’를 변수로 총 5개 시나리오(기준·인구 대응·인구 악화·성장 대응·성장악화)로 제시됐다. 평균에 해당하는 기준 시나리오(인구 중위, 성장 중립)로 2065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56.3%로 추계됐다. 올해 49.1%인 것을 고려하면 40년 뒤 국가채무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40년간 경로는 2035년 71.5%, 2045년 97.4%, 2055년 126.3%로 예측됐다. 20년 뒤면 100%를 돌파하게 되는데, 이는 정부가 갚아야 할 나랏빚이 전 국민이 1년간 창출하는 국부(國富)보다 많아진다는 뜻이다. 2065년 최악의 시나리오(성장 악화)로는 173.4%, 최상의 시나리오(성장 대응)로는 133.0%로 전망됐다. 정부가 아무리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을 펴도 나랏빚이 최소 GDP의 1.3배를 웃도는 건 막지 못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경제성장률은 0%로 수렴되는 추락이 예고됐다. 실질 GDP는 평균적인 중립 시나리오로 2025~2035년 1.7%, 2035~2045년 1.0%, 2045~2055년 0.6%, 2055~2065년 0.3%로 추계됐다. 2055~2065년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는 0.8%, 비관적인 시나리오로는 0.0%였다. 앞으로 ‘0%대 성장률’이 한국 경제에 일상화하는 것이다. 나랏빚이 급증하는 건 법률에 지출 의무가 명시돼 있어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의무 지출’ 탓이 크다. 성장률 둔화로 세수가 줄어드는 데 복지 지출은 확대되다 보니 국채 발행 등으로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장기재정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전망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0년 발표된 ‘2020~2060년’ 재정 전망이 ‘의도적 축소 논란’에 휩싸이면서 추계 방식을 재조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64.5~81.1%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 2060년 111.6~168.2% 범위로 산출됐으나,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 보고 과정에서 지출 증가율을 성장률에 연동해 증가 폭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해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100% 아래로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 이재명 “소득세·법인세 감면” 김문수 “부부 상속세·종부세 폐지” [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소득세·법인세 감면” 김문수 “부부 상속세·종부세 폐지” [6·3 대선 공약 대해부]

    이재명 ‘핀셋형 세제 지원’‘국민펀드’ 투자하는 국민·기업 감세반도체 국내 생산비 세액공제 10%국민 위주 혜택… 법인세 부족 우려김문수 ‘중산층·대기업 감세’법인세·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종합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다수 의석 민주당 넘긴 어려워이준석 ‘지자체 간 법인세 감세 경쟁’법인세 30%를 지방세로 전환기업 본사 유치해 재정 튼튼히중앙정부 세수난 더 키울 수도‘감세’는 단골 대선 공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소득세·법인세 감면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부부간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세를 약속했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공약을 보면 이재명 후보는 국민·기업·정부·국민연금 등이 참여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국민펀드’를 조성해 펀드에 투자하는 국민과 기업에 각각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줄 계획이다. 또 반도체 내수 시장 육성을 위해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반도체 생산 비용의 10%를 세액공제하겠다고 공약했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 ▲교육비 세액공제 확대 ▲자녀 수에 비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상향 등 다양한 감세안을 공약집에 담았다. 이 후보는 실수요자를 위한 ‘핀셋형 세제지원’을 표방한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을 ‘부자 감세’라고 비판했던 것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 위주로 마련하다 보니 투자를 유도해 법인세수를 늘리는 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문수 후보는 ‘감세 폭탄’ 수준의 공약을 던졌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폭보다 훨씬 크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1%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30%까지 내리겠다고 밝혔다. 종부세 폐지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 중과까지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김 후보의 공약은 ‘중산층·대기업 감세’로 요약된다. 종소세 물가연동제는 매년 물가 상승분을 고려해 과세표준을 정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늘어난 소득에서 물가 인상분을 뺀 실질소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일수록 감세 혜택이 커진다.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부자 감세’ 꼬리표를 떼기 어려운 공약인 까닭에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벽을 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법인세 30%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법인지방소득세액을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끼리 법인세 감세 경쟁을 벌여 기업 본사를 지방에 유치하면 세수가 늘어 지방 재정이 튼튼해진다는 흐름이다. 지역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앙정부 세수난을 더욱 키울 수도 있다. 재원 조달 방안도 ‘뜬구름’ 같다. 이재명 후보는 공약 재원을 ‘지출 구조조정분’과 ‘총수입 증가분’으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성장으로 세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별도 재정 투입 없이 가능하다고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추가 감세가 없더라도 2072년 국가채무는 지금의 6배 수준인 7303조원으로 늘어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세는 경기가 좋을 때 하는 것이다. 지금은 경기 대응을 위해 재정을 확대해야 할 때”라면서 “감세를 하겠다면 세수를 늘릴 구체적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의정 갈등에 건강보험 적립금 2028년 고갈

    의정 갈등에 건강보험 적립금 2028년 고갈

    의정 갈등 장기화로 비상진료 체계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이 급증하면서,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이 2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건보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국가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의료 개혁과 비상 진료 대책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전망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현행 제도만 유지해도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30년에는 누적 준비금이 고갈된다. 그러나 의료공백 대응에 따른 추가 재정 지출을 반영하면 적자 전환 시점은 2025년으로 1년 앞당겨지고, 준비금은 2년 빠른 2028년에 소진될 전망이다.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은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고 예상치 못한 의료비 증가나 경기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적립금’이다.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 등으로 가뜩이나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의정 갈등이란 돌발 변수가 더해지며 건강보험 재정에 경고등이 더욱 빠르게 켜진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강화와 수가 정상화 등을 위해 5년간(2024~2028년) 건강보험 재정 ‘20조원+알파(α)’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비상진료체계 유지에도 매달 2058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재정 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비상진료체계 운영 지원에 1조5058억원, 수련병원 건강보험 선지급에 1조4844억원이 투입됐다. 모두 건강보험 재정에서 집행된 금액이다. 건강보험 선지급은 경영난을 겪는 병원에 급여비 일부를 당겨 지급하는 제도로, 일종의 대출금 성격을 띤다.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의정갈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올해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액이 현행 대비 32조 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하면 보험료 인상이나 보장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 예산정책처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현행 유지 시에도 2030년 누적 준비금 소진이 예상돼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필수·지역의료 강화와 의료공백 대응은 국가가 추진하는 공공정책에 해당하므로 국가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회예산처 “2072년 나랏빚 7000조…성장률 0.3%”

    국회예산처 “2072년 나랏빚 7000조…성장률 0.3%”

    생산연령인구(15~64)가 2072년 1658만명으로 줄어들면 2072년 한국의 나랏빚이 현재의 6배 수준에 가까운 7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현재 1270조 4000억원에서 2072년 7303조 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3.8%로 계산됐다. 국가채무가 대폭 늘어나는 것은 일을 하는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생산연령인구는 올해 3591만명에서 2030년 3417만명, 2072년 1658만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1051만명에서 2072년 1727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총수입은 올해 650조 6000억원(GDP 대비 24.5%)에서 2072년 930조 2000억원(GDP 대비 22.0%)으로 연평균 0.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총지출은 올해 676조 3000억원(GDP 대비 25.5%)에서 2072년 1418조 5000억원(GDP 대비 33.6%)으로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정처는 “총지출의 GDP 대비 비율은 공적연금 등의 수급자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의 증가 등 의무지출의 증가에 따라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25조 7000억원(GDP 대비 -1.0%)에서 2072년 488조 3000억원(GDP 대비 -11.6%)으로 상승할 것으로 계산했다. 예정처는 2072년 인구를 전체 보고서의 기본 가정인 ‘중위’ 시나리오보다 660만명이 더 늘어나는 ‘고위’로 가정할 경우 국가채무 비율은 9.7% 포인트 낮아진 163.2%로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인구가 605만명이 적은 ‘저위’ 시나리오로 보면 9.0% 포인트가 오른 181.9%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예정처는 또 실질GDP 성장률을 2025년 2.2%에서 2050년 0.8%로 1% 밑으로 떨어진 뒤 2072년 0.3%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박대출 “IMF, 文정부 ‘국가채무 왜곡’ 우회 비판…기재부 전망치 ‘패싱’

    박대출 “IMF, 文정부 ‘국가채무 왜곡’ 우회 비판…기재부 전망치 ‘패싱’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난 2020년 문재인 정권 당시 ‘장기 국가채무비율 조작’이 대외 국가 신뢰성에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박대출 국회의원(경남 진주시갑)에 따르면 ‘국가채무비율 조작’이 있었던 2020년 이후 IMF는 한국의 장기 국가채무에 대해 다룬 보고서에서 우리 재정당국인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 추계(2020)를 쓰지 않고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2020)를 대체 인용했다. 앞서 감사원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20년 장기재정전망상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최대 168.2%이던 최초 산출 수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1.1%으로 낮춰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자리로 줄이라”고 지시한 결과라는 점도 드러났다. IMF는 2021년 발표한 보고서(Republic of Korea: Selected Issues)에서 “2060년 한국의 국가채무가 GDP의 158.7%에 달할 것”이라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만을 인용하며 “IMF의 예상도 비슷하다”는 첨언까지 덧붙였다. 전망치를 ‘81.1%’로 왜곡한 기재부 추계를 과거와 달리 ‘패싱’한 것이다. IMF는 과거 2016년과 2017년에 발표한 보고서 등 한국의 장기 국가채무 비율을 언급할 때 주로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 추계’(2015)를 인용해왔다. IMF가 갑자기 국회 예정처 전망치만을 인용하고, 같은 해 발표된 기재부 전망치를 패싱한 배경은 감사원이 발표한 IMF의 미공개 보고서 내용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IMF는 2020년 9월 작성한 비망록 형식의 짧은 보고서(‘Republic of Korea – 2020 Staff Visit Memoire’)에서 “2060년까지의 최근 재정전망에 따르면 정부 부채는 2060년까지 GDP의 약 80%까지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은 다소 조정을 다소 가정한 것(But they assume some adjustment)”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회 예산정책처 및 정부의 예전 기준에 따르면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는 사실상 IMF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체제 기재부가 추계한 국가채무 전망치의 조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이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채무 전망 조작’ 당시 기재부 실무진은 “(IMF가) 조작했다는 걸 최대한 애둘러 비판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립적 국제기구인 IMF가 회원국 재정당국이 발표한 특정 수치에 대해 평가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의원은 “홍남기 전 부총리의 장기 재정전망 조작 사건은 잘못된 확장재정 경제정책의 근거가 됐을 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외 신뢰성까지 크게 훼손시킨 것”이라며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 내년 2025 추계에서는 아무런 ‘조작’ 없이 ‘文 욜로 정권’ 5년간 초래된 재정적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 [사설] 文정부, 나랏빚 전망까지 축소 왜곡했다니

    [사설] 文정부, 나랏빚 전망까지 축소 왜곡했다니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도 왜곡됐다는 조사가 나왔다. 감사원은 2020년 당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기재정전망을 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두 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해 전망의 전제와 방법을 임의로 바꾸도록 했다고 어제 밝혔다. 기재부는 국가채무비율을 2060년 153.0%에서 81.1%로 내리기 위해 정부 의지가 반영된 재량지출이 줄어드는 계산법을 택했다. 홍 전 부총리는 “당시 재정 여건과 예산 편성, 국가채무, 대외관계를 모두 감안해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조세재정연구원과 추계한 국가채무비율은 148.2%다. 현재 문 정부의 주요 참모진들은 통계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청와대가 5년간 주택·소득·고용 통계를 왜곡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했다고 발표했다. 문 정부가 밝힌 집값 상승률은 민간 통계보다 훨씬 낮았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문 전 대통령)라는 발언이 나오는 등 통계분식 의혹이 불거졌었다. 감사원은 새로운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산정 방법을 바꾸거나, 결과를 왜곡하는 설명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참모진들은 왜곡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책 결정의 기본 자료이자 공공자원인 통계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치까지 왜곡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 리도 없다. 장기재정전망은 조기경보장치로서 객관성과 투명성이 필수적이다. 기재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로 장기재정전망을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왜곡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홍남기, 국가채무 전망치 축소·왜곡”

    “홍남기, 국가채무 전망치 축소·왜곡”

    문재인 정부 시절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당초 153.0%에서 81.1%로 낮추도록 지시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나랏빚 전망치를 절반 가까이 줄여 왜곡했다는 것이다. 앞서 주택·소득 관련 통계조작 논란도 있었던 문재인 정부가 미래 나랏빚마저 조작했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이 4일 공개한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는 2020년 6~7월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가늠하기 위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을 최소 111.6%, 최대 168.2%로 산출했다. 국가채무 비율은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장기 재정전망을 실시해야 한다. 홍 전 부총리는 2020년 7월 초 문재인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정례보고에서 “2015년에는 62.4%로 전망했으나 2020년에 100%를 초과한다고 할 경우 외부의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같은 날 청와대에서 “의미는 크지 않으면서 사회적 논란만 야기할 소지(가 있음).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신경써 주기 바람”이라는 당부가 내려왔다. 다만 감사원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언의 진의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기재부는 정식 시뮬레이션을 거쳐 2060년 국가채무 비율 153.0% 안과 129.6% 신규안으로 구성된 장기 재정전망안을 홍 전 부총리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홍 전 부총리는 “129.6% 안도 국민이 불안해한다”며 ‘두 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더 나아가 ‘총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의 100%로 적용해 전망하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국가채무 비율을 추계할 때 핵심 전제인 ‘재량지출이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에 연동돼 증가한다’는 원칙 대신 총지출(재량지출+의무지출)을 경상성장률에 연동해 국가채무 비율을 떨어뜨리라고 하며 국가채무 비율의 추계 방식을 바꾸도록 한 것이다. 총지출은 정부의 필요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연구개발(R&D),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재량지출과 법적 지급 의무가 명시된 교부금, 법정부담금 같은 의무지출로 나뉜다. 홍 전 부총리 방식대로면 재량지출 비중이 줄어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진다. 따라서 당시 재정기획심의관도 추계 방식을 변경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지만 홍 전 부총리는 “왜 불가능한 일이냐. 정부가 충분히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거듭 이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 전 부총리는 그해 7월 21일 청와대 정례보고에서 “현재 국가채무 비율이 130% 정도 나오는데 두 자릿수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미 기재부에서는 국가채무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상황 인식이 어느 정도 공유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당 팀 사무관을 비롯한 실무자들은 “변경된 전제는 합리성이 떨어지고 재정전망 원칙과 취지에 어긋난다”, “해외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결과 발표 시 설명하기 어렵다”며 수차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당시 A국장은 실무자들의 수차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의 부당한 지시에 한 번도 반론이나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당시 재정혁신국장을 맡으며 장기재정전망협의회 간사였던 A국장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협의회 심의·조정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망 전제와 방법을 임의로 변경했다. 결국 기재부는 8월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81.1%로 최종 보고했다. 홍 전 부총리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다”며 승인했고, 국회에 제출됐다. 곧바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와 국회 국정감사, 학계 등에서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실무자들끼리 “우리가 ‘주작’(조작)했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며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감사원은 기재부에 홍 전 부총리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겼다면서도 이미 퇴직한 만큼 비위 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기재부에 통보했다. 현재 다른 부처 차관보를 맡고 있는 당시 A국장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홍 전 부총리는 입장문을 내고 “당시 재정 여건과 예산 편성, 국가 채무, 대외 관계를 모두 고려해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대외신인도 등까지 감안한 정책 판단의 영역이지 수치를 왜곡한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 “사무장 병원으로 새는 돈 막아야… 내후년 보험료 인상 최소화” [공기업 다시 뛴다]

    “사무장 병원으로 새는 돈 막아야… 내후년 보험료 인상 최소화” [공기업 다시 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자 전방위로 뛰고 있다. 정기석(65) 공단 이사장이 지난 7월 취임하자마자 추진한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 도입, 비급여 정비도 넓게 보면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재정 관리 대책의 일환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0월 발표한 ‘2023~2032년 건강보험 재정전망’에 따르면 현행 보험료율 인상 수준을 유지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28년 누적 준비금이 소진된다. 예산정책처는 2032년 누적 적자액이 61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정 이사장은 3일 강원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1%라도 인상됐다면 7000억원이 들어올 수 있었을 텐데 동결(7.09%)됐으니 적자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며 “그렇다고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는 없다. 하루빨리 사무장 병원으로 새는 돈을 막아야 내후년 건강보험료 인상폭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사경 제도 도입은 건보공단의 숙원이었다. 역대 이사장들이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뛰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2009~2021년 일명 ‘사무장 병원’과 ‘약사면허 대여 약국’으로 불리는 불법 개설 요양기관 1698곳이 적발됐다. 환수 금액이 3조 3674억원에 이르지만 환수율은 6.02%에 그쳤다. 사무장 병원 수사에 평균 11.8개월이 걸리는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병원이 ‘꼼수 폐업’을 하면 환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698곳 가운데 현재까지 1635곳(96.3%)이 폐업했다. 건보공단 특사경이 도입되면 수사 기간을 3개월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이 활동하면 불법 개설 예방 효과도 있다. 개설 시도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불법 사무장 병원 근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특사경 도입 법안(사법경찰직무법 일부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가 내년 5월 말로 종료되면 자동 폐기된다. 정 이사장은 “대한의사협회에서 반대하고 있다. 의협은 사무장 병원을 근절해야 한다는 데 적극 찬성하나 병·의원의 건강보험 부당 청구까지 특사경이 수사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특사경은 불법 개설 기관을 수사하지, 부당청구를 단속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장 병원은 능력이 떨어지는 의사를 고용해 돈만 벌려 하기 때문에 진료 결과도 좋지 않아 국민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무엇보다 불법 기관이 판을 치게 놔두는 것은 사회 정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불법 개설기관 가담 의사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년(2004~2023년)간 불법개설기관 가담 의사에 대한 판결 582건 중 징역형 비율은 29.0%(169건)에 불과했다. 정 이사장은 “법이 허용하는 한 면허 취소 후 재취업 금지 기간을 연장한다든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급여 정비도 내년도 공단의 주요 과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내용을 병·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비급여 보고제도’가 9월 시행돼 관련 정보가 공단으로 들어오고 있다. 정 이사장은 “소득·재산에 비해 의료비 부담이 클 때 일부를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가 치료 목적의 비급여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어 비급여를 정상화·최적화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국내 비급여 진료 내용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안정성과 효과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공단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급여 진료가 모두 몇 개인지 아무도 모른다. 못해도 1만개는 넘을 것”이라며 “의사들도 일명 ‘신데렐라 주사’, ‘마늘 주사’의 효과가 어떤지 모르고 주사를 놓는다. 과연 의료에 필요한 행위인지, 단순 건강 관리에 필요한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서 환자를 현혹하는 비급여 행위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급여 사용 실태를 분석해 보면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비급여 항목이 보일 것”이라며 “가격 적정성도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시행으로 자기공명영상(MRI) 급여 적용이 확대되면서 과소비가 된 부분은 없는지 추적해 내년에 보고서도 낼 예정이다. 건강보험 진료와 비급여 진료를 섞어 치료하는 ‘혼합 진료’를 일본처럼 금지해 비급여를 강하게 통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당장은 혼합진료를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시도는 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 제도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정부는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한다. 일반 회계에서 14%, 담뱃세 등으로 조성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각각 충당한다. 정 이사장은 “예상 수입액을 알 수 없으니 정확한 금액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수입의 20% 지원’으로 명확히 하거나 ‘지난해 수입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금액의 몇 %’로 좀더 정확히 규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증진기금에서 6%를 집행할 때도 담뱃세로 들어온 것의 몇 % 이상은 못 쓴다고 돼 있어 실제로 6%가 다 들어오지도 않는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기 위해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필수의료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거주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게 유도하려면 경제적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진료비 본인 부담 수준을 더 낮추거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가벼운 환자를 보지 않도록 병원 평가를 활용해 통제하는 식으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력이 없어 지역에서 일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은연중에 있다. 지역에서 봉사하는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노인장기요양보험도 운영한다. 정 이사장은 장기요양 등급 판정 절차를 더 정교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하니 공단 조사원에게 치매인 척 다 모른다고 하세요’라고 하는 사례가 제법 있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조사를 기만하는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판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했다. 임기 내 추진하고 싶은 과제로는 생애주기별 맞춤 건강 안내를 꼽았다. 정 이사장은 “애플리케이션에 이름을 치면 건강검진을 받은 이력이 뜨면서 지금 걸릴 위험이 있는 질병은 무엇인지, 예방하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소득부과 건강보험료 정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장가입자 연말정산처럼 ‘더 냈으면 돌려받고, 덜 냈으면 토해 내는’ 식이다. 정 이사장은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지사장까지 뛰어나와 준비했다”며 제도 안착을 다짐했다. ■정기석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한 감염병·호흡기 내과 분야의 권위자다.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한림대성심병원장을 지냈으며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으로 일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차관급 단독 조직으로 격상된 이후 첫 본부장이었다. 2021년 대선 때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의 코로나19 위기대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 연금개혁 시나리오만 24개…소득대체율 인상 담았지만 ‘반쪽 분석’

    연금개혁 시나리오만 24개…소득대체율 인상 담았지만 ‘반쪽 분석’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른 국민연금 개혁 시나리오 최종 보고서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때는 연금 개혁안으로 4개안을 제시했는데, 이번에는 개혁 시나리오만 24개다. 20일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40%인 소득대체율(생애소득 대비 연금 수급액)을 45%나 50%로 올리면 보험료율을 12%나 15%로 인상하더라도 2068년에는 기금 고갈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추계됐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에는 연금 지급개시 연령 상향, 기금투자수익률 제고 등 연금 기금 고갈을 늦출 다른 변수가 포함되지 않아 ‘반쪽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대체율은 일하며 연금보험료를 내던 시기의 소득을 은퇴 후 연금액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비율이다. 소득대체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은퇴 후 노인들이 빈곤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 당시 70%였지만 1998년 연금개혁을 거쳐 60%로 인하됐고, 2007년 연금 개혁으로 2008년 50%까지 낮아졌으며 이후 2028년까지 매년 0.5% 포인트씩 낮아져 40%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5%→2068년 기금 고갈 그간 소득대체율을 올려 노후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달 1일 공개한 보고서에는 소득대체율 인상안이 담기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날 공개된 추가 보고서에는 재정계산위가 기존에 제시한 국민연금 개혁안 18개 시나리오에 더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조정에 따른 6개 시나리오가 담겼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 15%로 각각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5%나 50%로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우선 지금처럼 보험료율을 9%로 유지하고 소득대체율도 40% 그대로 두면 2041년에 수지적자가 발생해 2055년 기금이 고갈된다. 보험료율 인상 없이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렸을 때는 2041년 수지적자가 생기고 2054년 기금이 바닥을 드러낸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렸을 때 수지적자 시점은 2040년, 기금고갈은 2054년이다.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로 뒀을 때는 2047년 수지적자가 발생해 2063년 기금이 고갈된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조정하면 2046년 수지적자가 생기고 2061년 기금이 동이 난다. 50%로 올렸을 때 수지적자는 2045년, 기금고갈 시점은 2060년이다. 보험료율을 15%로 올려도 소득대체율이 오르면 2068년 기금 고갈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대체율을 45%로 조정했을 때 수지적자는 2051년, 기금고갈 시점은 2068년이었다. 50%로 조정했을 때는 2050년 수지적자가 발생하고 2065년 기금이 고갈된다.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 시나리오에선 2071년 기금이 바닥을 드러내는 것으로 예측됐다. 기금투자수익률 제고 등 주요 변수 빠져대충 만든 소득대체율 인상 시나리오 그러나 이 시나리오만으로는 기금 고갈 시점을 정확히 추정하기가 어렵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연금 지급 개시 연령 상향, 기금투자수익률 제고 방안이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소득대체율을 올리되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지금보다 올리고 기금투자수익률을 현행 목표(4.5%)보다 0.5~1% 포인트 높인다면 기금고갈 시점을 뒤로 더 미룰 수 있다. 이달 초 공청회에서 제시한 초안에서 재정계산위원회는 보험료율 인상, 연금 지급 개시 연령 상향, 기금투자수익률 제고 시나리오를 모두 조합해 국민연금 재정전망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소득대체율 인상을 가정한 시나리오는 모든 변수를 대입해 정교하게 분석하지 않았다.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하던 남찬섭·주은선 교수가 재정계산위원직을 사퇴하고 소득대체율 인상을 반대하는 위원들만 남게 되자 시나리오 제시도 간략하게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복지부가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도 소득대체율 인상이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안이 제출되면 국회에서 공론화와 입법 절차를 밟아야하는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제시한 유력안은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두고,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로 올리고, 현재 63세인 연금 받는 나이를 68세로 점차 늘리면서 기금투자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는 연금개혁 시나리오다. 현재 20세인 청년이 70세가 되는 2093년까지 기금 유지가 가능하다.
  •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혁 탄력받나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혁 탄력받나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의 밑그림이 될 전문가 위원회의 연금개혁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개혁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시나리오의 핵심은 1998년 이후 동결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로 올리고, 현재 63세인 연금 받는 나이를 68세로 점차 늘리는 것이다. 소득대체율 인상은 빠진 ‘더 내고 더 늦게 그대로 받는 안’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는 지난 1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공청회를 열어 재정계산 기간인 2093년까지 기금 고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18개 연금개혁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정부는 공청회 논의 내용을 토대로 오는 10월 중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현재 9%인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리고 2025년부터 연 0.6% 포인트씩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5년간 인상해 12%까지 올리는 안, 10년간 인상해 15%까지 올리는 안, 15년간 인상해 18%까지 올리는 안이 거론됐다. 여기에 추가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6세, 67세, 68세로 늘리는 세 가지 시나리오, 기금투자수익률을 현행 목표(4.5%)보다 0.5% 포인트, 1% 포인트 늘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를 조합하면 18개 시나리오가 나온다. 시나리오는 18개지만 큰 줄기는 3개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 15%, 18%로 각각 올리고 지급 개시 연령은 68세로, 기금투자수익률은 0.5~1% 포인트 올린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기준연금액 인상은 소득 하위 계층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이다. 정부는 10월에 발표할 연금개혁안에 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구조개혁 논의를 배제하고는 연금개혁안을 만들기 어렵다”면서 “10월에 발표할 연금개혁안에 어디까지 담을지 협의하겠다.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은 따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득대체율 조정안이 빠진 것에 대해 김용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장은 “보고서에 담지 않았을 뿐 관련 논의와 검토가 있었다”며 “정부가 10월 개혁안을 만들 때 고려할 것이다. 보고서에 싣지 않았다고 소득대체율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해 온 재정계산위원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의 재정계산위원회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재정 안정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도 제안했다. 2014년 국민연금법에 ‘국가는 연금 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문구가 신설됐는데, 이보다 더 명확하게 지급보장을 명문화해 국민의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비하기 위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소 추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2023년 5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2225만 4964명이다. 1년 전 가입자(2232만 7648명)보다 7만 2000여명 줄어든 수치다. 올해 말 기준으로도 지난해 말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6월 발간한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3∼2027)’ 보고서에서 매년 감소세가 이어져 2027년엔 2163만 6401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혁 탄력받나

    ‘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혁 탄력받나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의 밑그림이 될 전문가 위원회의 연금개혁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개혁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시나리오의 핵심은 1998년 이후 동결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로 올리고, 현재 63세인 연금 받는 나이를 68세로 점차 늘리는 것이다. 소득대체율 인상은 빠진 ‘더 내고 더 늦게 그대로 받는 안’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는 지난 1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공청회를 열어 재정계산 기간인 2093년까지 기금 고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18개 연금개혁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정부는 공청회 논의 내용을 토대로 오는 10월 중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현재 9%인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리고 2025년부터 연 0.6% 포인트씩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5년간 인상해 12%까지 올리는 안, 10년간 인상해 15%까지 올리는 안, 15년간 인상해 18%까지 올리는 안이 거론됐다. 여기에 추가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66세, 67세, 68세로 늘리는 세 가지 시나리오, 기금투자수익률을 현행 목표(4.5%)보다 0.5% 포인트, 1% 포인트 늘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를 조합하면 18개 시나리오가 나온다. 시나리오는 18개지만 큰 줄기는 3개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 15%, 18%로 각각 올리고 지급 개시 연령은 68세로, 기금투자수익률은 0.5~1% 포인트 올린다. 소득대체율 조정안 빠져…10월 정부안에 포함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구조개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기준연금액 인상은 소득 하위 계층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이다. 정부는 10월에 발표할 연금개혁안에 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구조개혁 논의를 배제하고는 연금개혁안을 만들기 어렵다”면서 “10월에 발표할 연금개혁안에 어디까지 담을지 협의하겠다.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은 따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소득대체율 조정안이 빠진 것에 대해 김용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장은 “보고서에 담지 않았을 뿐 관련 논의와 검토가 있었다”며 “정부가 10월 개혁안을 만들 때 고려할 것이다. 보고서에 싣지 않았다고 소득대체율을 조정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득대체율 인상을 주장해 온 재정계산위원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의 재정계산위원회는 공적연금으로서 국민연금의 본질을 구현하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재정 안정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연금 지급보장 법제화 제안국민연금 가입자 1년새 7만명 감소 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보장 법제화도 제안했다. 2014년 국민연금법에 ‘국가는 연금 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문구가 신설됐는데, 이보다 더 명확하게 지급보장을 명문화해 국민의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비하기 위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소 추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2023년 5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2225만 4964명이다. 1년 전 가입자(2232만 7648명)보다 7만 2000여명 줄어든 수치다. 올해 말 기준으로도 지난해 말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6월 발간한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3∼2027)’ 보고서에서 매년 감소세가 이어져 2027년엔 2163만 6401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1년새 7만명 줄었다” 국민연금 가입자 본격 감소?

    “1년새 7만명 줄었다” 국민연금 가입자 본격 감소?

    저출산·고령화 대비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감소 추세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3일 국민연금공단의 ‘2023년 5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민연금 가입자는 2225만 4964명이다. 이는 지난해 5월 말 가입자(2232만 7648명)보다 7만 2000여명 적은 것이어서, 올해 연말 기준으로도 작년 말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전년도보다 줄어든 일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도입 첫해인 1988년 말 443만명에서 30여 년 만에 약 5배로 꾸준히 늘었지만 1998년, 2000년, 2004년, 2017년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코로나19 인한 지역가입자 감소 등이 겹치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증가세를 회복하며 2021년 말 2234만 8000명, 작년 말 2249만 8000명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입자 수가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지, 감소한다면 일시적인 것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입자 수가 올해부터 감소세로 대세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 6월 발간한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23∼2027)’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작년을 고점으로 올해는 2227만 4653명으로 1%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감소세는 매년 이어져 2027년에는 2163만 6401명으로, 작년 말 대비 86만 명 줄어든다는 것이 연구원의 예상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가 감소하거나 정체하는 동안에도 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 5월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643만 8946명(노령·장애·유족연금 합계, 일시금 수급자 제외)으로 지난해 5월 600만 5408명보다 43만명 이상 많다. 일시금 수급자를 포함한 연간 국민연금 수급자는 2011년 317만명, 2015년 403만 명, 2019년 516만 명 등으로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중기재정전망 보고서는 수급자가 2024년 700만명대, 2026년 800만명대로 올라선 후 2027년에는 905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에 따라 2027년에는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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