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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한일 공동체를 위한 인문학 교류

    [열린세상] 한일 공동체를 위한 인문학 교류

    일주일 전, 나는 도쿄 메구로의 스타벅스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청주 공항을 통해 도쿄의 나리타 공항에 내리니 해외여행도 아니고 국내 여행을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쿄에 방문해서도 원격으로 각종 일을 처리했으니 더욱 그랬다. 그래도 이번 도쿄행에서도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도쿄대에서 유학하고 있는 친구 덕택에 일본인 연구자와 만남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의 통역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된 대화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전후 프랑스 철학과 일본 좌파 운동 사이의 관계부터 최근 일본 지식인들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했고, 1960년대 아시아에서 발생한 여러 정치 운동이 왜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했는지에 대한 토론도 재밌었다. 사실 같은 세대의 일본인 연구자와 교류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에는 교토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연구자들과 대화를 해 볼 일이 있었다. 그때도 중국의 민족주의, 러시아 철학, 인도와 일본의 관계를 아우르는 넓은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메이지 시대부터 축적된 일본의 학문 연구 전통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3년 전에나 이번에나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의 인문학 전통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영어가 연구 활동의 기본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영어의 중요성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은데, 전문 번역을 통해 일본어로 자료를 축적하는 분야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분업 체계는 학문 분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연구자들이 매우 전문적인 영역을 아주 깊이 파고들어서 대화를 해 보면 그야말로 ‘내공’이 그대로 느껴진다. 학술 생태계가 다루는 영역도 매우 넓다. 내가 아제르바이잔의 소도시 나히체반을 방문했을 때 숙소 주인은 두 달 전쯤에 나 말고 다른 일본인 학자가 다녀갔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 지역의 이슬람 전통을 연구하는 학자라고 했던가.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연구 주제가 단절 없이 100년 이상 쌓여 있으니 섣불리 덤볐다가는 ‘본전도 못 찾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시 일본은 달라!” 하면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일본 학계의 독보적 장점은 동시에 고유한 한계를 낳기도 한다. 이는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숱한 궁여지책을 마련해야 했던 우리나라와 좋은 비교가 된다. 일본 인문학의 경우에는 영어에 의존하지 않다 보니 국제 학계와의 대화는 체급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학계 차원의 국제 교류는 부족할지라도 개별 연구자들이 미국을 통해 세계 학계와 활발히 연결되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우리는 학계의 저변이 넓지 못하기에 연구자 한 명이 인접한 무수한 주제를 다루어야 할 때가 많은데, 당연히 전문성을 쌓기에는 어렵지만 그 결과 더 종합적인 시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본다면 대중문화나 전자산업뿐 아니라 학술 연구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궁합, 즉 ‘케미’가 매우 좋은 것 아닐까?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같은 한자어를 공유하는 일본의 연구를 빠르게 흡수해 소화할 수 있다면 부족한 축적과 좁은 저변이라는 우리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반대로 일본도 한국 연구자들과 토론하며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들의 연구를 우리와 함께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역사 문제나 국민감정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행, 산업, 문화 모든 면에서 한일은 이미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다. 우리 학계 역시 일본 학계와 더 많은 다리를 놓아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어쩌면 그곳에서 한일 공동체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새로운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임명묵 작가
  • 겸재 산수 속 무심한 버드나무 프레임에 담은 조의환 사진전, ‘버들바람’

    겸재 산수 속 무심한 버드나무 프레임에 담은 조의환 사진전, ‘버들바람’

    “한양 진경 속에 무심한 듯 등장하는 버드나무는 결코 그림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머리채처럼 늘어진 수형과 빛나는 녹색은 나를 300년 전 겸재의 시대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사진작가 조의환의 사진전 ‘버들바람’이 다음 달 4~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벽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속 버드나무를 좇아 서울과 한강 주변을 누빈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가 사는 곳은 인왕산과 북악산 자락. 겸재가 태어나 자라고 그림을 그렸던 무대이기도 하다. 집을 나서 창의문 고개를 넘으면 겸재의 고향인 순화방, 지금의 청운동 부근에 닿는다. 고개를 돌리면 국보 ‘인왕제색도’의 장엄한 바위 봉우리가 눈앞에 서고, 옥인동 집을 그린 ‘인곡유거’의 풍경이 이어진다. 작가는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을 지나 궁궐을 마치 내 집 정원인 양 거닐 때면 자연스럽게 겸재의 그림 속 한양이 떠올랐다”고 말한다. 작가와 사진의 인연은 어린 시절 들판으로 다니던 사생에서 시작됐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미처 다 그리지 못한 자연에 대한 미련을 사진으로 풀었다. 특히 미술사를 공부하며 만난 진경산수, 그중에서도 겸재의 ‘한양 진경’은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왜 하필 버드나무였을까. 겸재의 산수에서도 버드나무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산과 강, 정자와 사람 곁에 무심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머리채처럼 길게 늘어진 수형과 연둣빛 잎, 매화와 소나무, 대나무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한강을 오르내리며 남아 있는 버들을 찾다가 자신이 겸재의 ‘정선 필 경교명승첩’에 기록된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옛 모습을 찾긴 어려웠다. 결국 그의 사진은 사라져가는 풍경을 기록하는 동시에, 현재의 도시에서 오래전의 시간을 길어 올리는 작업이 됐다.
  • 중세시대 유니콘 뿔로 팔렸던 ‘이것’…첨단 3차원 X선으로 분석해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중세시대 유니콘 뿔로 팔렸던 ‘이것’…첨단 3차원 X선으로 분석해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일각고래의 길고 흰 나선형 엄니 덕분에 오랫동안 ‘바다의 유니콘’으로 불리며 신화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중세 유럽에서는 이 엄니가 ‘유니콘 뿔’이라며 마법을 지닌 물건처럼 거래되기도 했다. 당연히 마법은 없지만 아직도 과학계에서는 일각고래가 엄니를 어디에 쓰는지, 왜 엄니에 왼쪽 방향 나선이 그려져 있고 곧게 뻗는가라는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 오르후스대 나노과학 센터, 화학과, 덴마크공과대(DTU) 응용수학 및 컴퓨터과학과, 물리학과, 스웨덴 예테보리 찰머스공과대 물리학과, 룬드대, 스위스 연방 재료과학 연구소, 폴 세러 연구소, 로잔 연방공과대(EPFL), 중국 과학원대, 프랑스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그린란드 국립 자연물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첨단 3차원 X선 영상 기술을 이용해 일각고래 엄니가 특유의 나선 구조를 얻게 된 원리를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19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다양한 X선 영상 기법을 조합해 일각고래 엄니를 정밀 분석했다. 엄니 자체가 크고 구조가 복잡해서 원자, 나노, 마이크로 규모에 걸쳐 엄니 내부 전체를 3차원으로 지도화했다. 특히 강한 X선을 엄니에 통과시킨 뒤 나노미터 크기의 광물화된 콜라겐 원섬유에서 X선이 산란되는 양상을 분석하는 ‘텐서 단층촬영’이라는 특수 3차원 X선 기법을 활용했다. 일반적인 컴퓨터 단층촬영(CT)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를 보여준다면 텐서 단층촬영은 여기에 더해 ‘그 구성단위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까지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각고래의 엄니는 뿔이 아닌 왼쪽 송곳니가 턱뼈와 윗입술을 뚫고 자라 나오면서 2m가 넘게 길어진 것이다. 사람의 치아와 달리 법랑질이 없고 안쪽은 상아질, 바깥쪽은 백악질로 이뤄져 있다. 분석 결과, 엄니 바깥쪽 백악질 조직은 왼쪽 방향으로 꼬여 있지만 안쪽 상아질 조직은 오른쪽 방향으로 꼬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감긴 두 나선이 안쪽 조직과 바깥쪽 조직의 경계면에서 맞부딪히며 일종의 생물학적 평형을 이뤄 단단한 형태를 갖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엄니를 단단하게 한 것은 광물화된 콜라겐 원섬유 때문이다. 원섬유들은 기본적으로는 엄니의 길이 방향을 따라 작은 각도로 일정하게, 일종의 헤링본 형태로 정렬돼 있었다. 미세한 각도 편차가 길이 방향으로 누적되면서 수 m 규모의 거대한 나선이 만들어졌다. 서로 반대로 감긴 두 구조가 만나는 곳은 상아질과 백악질 사이의 전이 구간으로, 생물학적으로 매우 복잡하면서도 정교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구조는 나선이 하나뿐이거나 막대 형태인 경우에 비해 휘거나 비틀리는 힘에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감긴 두 나선 덕분에 일각고래 엄니가 특유의 왼쪽 나선을 유지하면서도 곧게 자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일각고래 엄니는 자연계에서 알려진 유일한 ‘곧은 엄니’다. 연구를 이끈 헨리케 비르케달 덴마크 오르후스대 교수는 “고래의 수명은 80년 정도이기 때문에 이빨은 일생 동안 변해 온 환경 조건의 기록보관소나 다름없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바다에서 가장 상징적인 동물 중 하나를 둘러싸고 수백 년 풀리지 않았던 자연과학의 수수께끼를 풀었다는 점과 함께 자연이 극한의 기계적 성능을 지닌 재료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한다”고 설명했다.
  • 李대통령, 당권 주자들과 만찬… “더 강한 원팀” 공감대

    李대통령, 당권 주자들과 만찬… “더 강한 원팀” 공감대

    당내 화합과 국정 운영 협력 당부金 “전대서 일부 과한 표현 사과”부산서 첫 최고위 후 盧·文 찾아가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전당대회 당대표 경쟁 후보였던 정청래·송영길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고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과 국정 운영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김 대표와 정·송 의원, 한병도 원내대표와 만찬을 함께하며 김 대표에게 축하의 뜻을, 정·송 의원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 후보 모두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이자 국민주권정부의 책임 있는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부 과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당의 단합과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운명 공동체로서 총선·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고, 송 의원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당·청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또 정 의원과 오해를 풀고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정청을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운명 공동체이자 국정 동반자라고 규정하며 올해를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더 강한 원팀’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번 만찬은 전대 기간 친명(친이재명)·반명(반이재명) 대결이 극심했기 때문에 지지층간 분열이 더 심화되기 전에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국정당화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 한 송이를 놓고 분향한 뒤 고개 숙여 묵념했다. 이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당원들 사이의 내상이 깊어진 것 같다’며 ‘김 대표가 포용하고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최고위에서 논의된) 비공개 사안이 공개될 경우에는 (해당자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당 수석사무부총장에는 문진석(재선)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에는 안태준(초선)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 김민석 “전대 때 과한 표현 사과”…정청래 “정권 재창출 위해 힘 모아야”

    김민석 “전대 때 과한 표현 사과”…정청래 “정권 재창출 위해 힘 모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 전당대회 당대표 경쟁 후보였던 정청래·송영길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갖고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과 국정 운영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김 대표와 정·송 의원, 한병도 원내대표와 만찬을 함께하며 김 대표에게 축하의 뜻을, 정·송 의원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 후보 모두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지이자 국민주권정부의 책임 있는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일부 과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당의 단합과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운명 공동체로서 총선·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고, 송 의원은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 당·청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또 정 의원과 오해를 풀고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정청을 시대적 소명을 함께 짊어진 운명 공동체이자 국정 동반자라고 규정하며 올해를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더 강한 원팀’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만찬 메뉴로는 각 참석자의 고향 메뉴를 섞어 만든 ‘단합 육회’가 마련됐다. 서울이 고향인 김 대표를 위해 종로 육회를, 정 의원의 고향인 금산에서 생산한 인삼을, 송 의원의 고향인 고흥의 유자를 각각 준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번 만찬은 전대 기간 친명(친이재명)·반명(반이재명) 대결이 극심했기 때문에 지지층 간 분열이 더 심화되기 전에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국정당화 구상을 구체화했다. 이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국화 한 송이를 놓고 분향한 뒤 고개 숙여 묵념했다. 이어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대표는 오후에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당원들 사이의 내상이 깊어진 것 같다’며 ‘김 대표가 포용하고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최고위에서 논의된) 비공개 사안이 공개될 경우에는 (해당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당 수석사무부총장에는 문진석(재선) 의원, 조직사무부총장에는 안태준(초선)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 “10년 넘게 이어진 끔찍한 성폭행 죗값 치른다”…가해자는 오빠, 피해자는 여동생 5명 [여기는 남미]

    “10년 넘게 이어진 끔찍한 성폭행 죗값 치른다”…가해자는 오빠, 피해자는 여동생 5명 [여기는 남미]

    친여동생 5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인면수심 20대 아르헨티나 남자가 체포돼 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된 남매의 친모는 성폭행을 묵인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남미 언론은 18일(현지 시간) 경찰이 아르헨티나 중서부 멘도사에 거주하는 29세 청년을 상습적 성폭행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일찌감치 끔찍한 사건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아들 편을 들면서 딸들에게 발설하지 말라고 강요해 온 친모도 공범 혐의로 수갑을 찼다. 보도에 따르면 체포된 남자는 6남매의 장남으로 남자 밑으론 25살, 24살, 19살 그리고 각각 15살 된 여동생 다섯이 있다. 여동생을 대상으로 한 남자의 성폭행은 장녀가 13살일 때 시작됐다고 한다. 이어 다른 여동생들도 차례로 남자의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피해자들은 오빠의 성폭행이 반복되는 일상이었다고 진술했다. 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장녀는 모친에게 사건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폭력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엄마에게 털어놓고 도와달라고 했지만 엄마가 곧 이를 오빠에게 말해버렸다”면서 엄마에게 말을 했다는 이유로 오빠로부터 엄청난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둘째와 셋째 여동생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엄마에게 알렸지만 발설하지 말라는 협박뿐이었다”고 했다. 셋째는 “엄마가 수면제를 주고 먹으라고 한 적도 있다”면서 “수면제를 먹고 자면 누군가 옷을 모두 벗겨 알몸이 되곤 했다”는 말도 했다. 오빠의 성폭행이 계속되자 지난 2018년엔 다섯 자매가 정원에 은신처를 만들고 노숙을 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오빠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곁에 있었더라면 딸들을 지켜줬을지 모르지만 아버지는 누명을 쓰고 집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걸핏하면 가정에서 폭력을 휘두른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쫓아낸 건 바로 친모였다. 자매들은 “아버지가 집에서 폭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 “모든 게 아버지를 쫓아내기 위한 엄마의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다섯 자매에게 악몽과도 같았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뒤늦게 용기를 낸 장녀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덕이었다. 아직 미성년자인 쌍둥이 막내 2명을 제외한 다른 동생 2명을 비밀리에 불러 조사한 경찰은 범행을 확인하고 가해자인 오빠와 엄마를 동시에 체포했다. 경찰은 “막내인 두 쌍둥이가 미성년자이어서 정신적 고통이 클 것 같아 아직 조사를 하지 않을 것일 뿐 세 언니의 진술을 보면 쌍둥이도 오빠의 성폭행 피해자”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이 보도되자 인터넷에는 공분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여동생 다섯 명이 모두 성폭행 피해자라니 끔찍하다. 엄중한 죗값을 치르게 하자” “아들을 감싸면서 묵인하고 방조한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딸들을 자식으로 여기지 않은 것인가” 등 분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친모와 오빠 두 사람에겐 최장 징역 50년이 선고될 수 있다.
  • “한국, 핵무기 요구할 수도”…‘트럼프 화풀이’에 중국만 신난 이유 [밀리터리+]

    “한국, 핵무기 요구할 수도”…‘트럼프 화풀이’에 중국만 신난 이유 [밀리터리+]

    이란과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아시아 안보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며 한국 및 동맹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한국이 미국의 이란 전쟁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와 더불어 관세 협상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를 신속하게 이행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 축소를 지시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유화적 조치에 나서고 ‘이란 비핵화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 돼 가고 있다’는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인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인해)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핵무장 요구 확산 우려, 배경은 중국?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에서 핵무장 요구가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의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한이 지난 17일로 종료됐다. 미 해군은 이란 전쟁을 이유로 수개월째 중동 해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승조원들이 바다로 투신하는 등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9개월째 해상 임무를 수행해 왔던 링컨함을 대신해 태평양에 배치됐던 조지 워싱턴함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함은 일본 요코스카 기지가 모항 니미츠급 핵 추진 항모로, 2008년부터 일본에 상시 배치됐다. 미군이 조지 워싱턴함을 중동으로 이전시키면서, 태평양에는 미 항모가 없는 상태가 됐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 미 해군력의 상징인 항모가 태평양을 비우면서, 중국이 이번 기회를 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크 캔시안 미 예비역 해병대 대령은 악시오스에 “(중국이) 전면적인 침공에 나설 가능성은 작지만, 태평양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미 항모의 공백을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대만이나 필리핀, 일본은 미국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이런 패턴이 계속되면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지원에 나설지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중국의 주변국이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의심이 깊어질 경우 자체 핵무장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WSJ은 “중국은 조지 워싱턴함의 중동 이동을 반기는 동시에, 주변국들에 미국의 방어에 의존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의 나비효과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한 기여와 관세를 빌미로 동맹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 온 우방국들이 핵무장을 검토하면서 핵확산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핵탄두 증강을 발표하며, 유럽연합(EU) 내 ‘전진 억제’ 파트너십을 통해 핵우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독일, 그리스 등 9개국이 참여한 상황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리투아니아와 핀란드 역시 자국 내 핵무기 배치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방안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비핵 3원칙’ 수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일본의 핵무기 운용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의 슈나크 세트 연구원은 미 CNBC에 “이러한 움직임이 당장 핵폭탄 제조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 국가의 안보 강화 시도가 적대국의 불안을 자극해 선제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현재 세계 9개 핵보유국은 모두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확장하는 추세로 이것이 긴장 고조 속에 오판 위험을 키우는 군비 경쟁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만2000개 이상의 핵탄두 중 9000개 이상이 군사적 활용이 가능한 상태이며, 약 2200개는 즉각 발사할 수 있는 고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전남광주에 2400억원대 대규모 투자 나선다

    삼성전자, 전남광주에 2400억원대 대규모 투자 나선다

    삼성전자가 전남광주 첨단지구에 2400억원을 투입, 지난해 인수한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의 신규 공조(HVAC) 생산라인 구축에 나선다. 삼성전자의 광주 투자는 광주사업장 설립 이후 37년만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9일 광주청사 비즈니스룸에서 삼성전자, 플랙트그룹코리아와 ‘공조 생산라인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통합특별시는 이번 투자협약이 지역 제조업을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도화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랙트그룹의 생산라인 광주 구축을 통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대형산업시설의 필수 기반시설인 냉각공조 시장을 광주가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민형배 특별시장을 비롯해 김철기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장(부사장), 임성택 플랙트그룹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전남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사업장 제3캠퍼스 유휴부지에 연면적 2만1800㎡(약 6600평) 규모의 공조 제품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올해부터 생산시설 구축에 들어가 오는 2028년 초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1989년 광주사업장 설립 이후 37년 만에 이뤄지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6월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된 삼성의 호남권 투자계획이 구체화된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다. 새롭게 구축되는 생산라인은 플랙트그룹의 국내 생산거점이자 향후 세계 공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AI데이터센터용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공기 냉각장비, 대형 건축물용 공조장비 등을 생산하게 된다. 통합특별시는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가 생활가전 중심이었던 지역 제조기반이 AI데이터센터 냉각·공조 분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생산 역량과 플랙트그룹의 공조기술을 바탕으로, 지역 협력사와 연계를 강화하고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통합특별시는 이를 위해 ‘플랙트 투자지원 전담팀(TF)’을 구성, 각종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갖춰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조산업이 지역경제 한 축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역기업과 상생협력 체계 마련 ▲신규 국비사업 발굴·기획 ▲공조산업 기반시설 구축 등을 추진한다. 공조기 제조부터 부품·장비에 이르기까지 ‘공조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민형배 특별시장은 “전남광주에서 AI·반도체 산업의 큰 축들이 연결되며, 지역민들의 삶을 꾸려갈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과감한 투자를 결정해 주신 두 기업에 깊이 감사드리며, 광주공장이 글로벌 공조 시장의 핵심 생산기지로 성장하도록 특별시도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철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광주사업장은 지난 37년간 삼성전자의 가전 생산을 뒷받침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해 온 중요한 사업장”이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남광주가 글로벌 공조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4세·7세 딸 성폭행 허락”…비정한 엄마에 美 발칵, 범죄 동기는? [핫이슈]

    “4세·7세 딸 성폭행 허락”…비정한 엄마에 美 발칵, 범죄 동기는? [핫이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4세·7세 딸을 성폭행하게 한 대가로 마약과 돈을 받은 20대 여성이 체포됐다. 라이브5 등 현지 언론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헬레나 니콜 호일(27)은 지난 14일 인신매매 2건과 아동 방임 2건 혐의로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3일 4세 여아 성폭행 사건을 신고받고 출동했다. 당시 4세와 7세 여아 피해자 2명은 각각 다른 시기에 신원 미상의 여러 남성에게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공개된 체포영장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인 호일이 돈과 불법 약물을 대가로 남성들이 자신의 딸들을 성폭행하도록 허용한 혐의가 적시됐다. 4세 피해 아동은 너무 어린 탓에 언니인 7세 아동만큼 자세한 진술을 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남성이 두 자매에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4세 아이는 경찰에 “언니가 성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여성은 버클리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보석금은 25만 달러로 책정됐다. 해당 여성의 인신매매 혐의가 유죄로 선고될 경우 법률상 한 건당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최대 45년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더불어 아동 방임의 경우 한 건의 혐의당 최대 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따라서 인신매매 2건, 아동 방임 2건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최대 8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지만 실제 선고에서 여러 형을 동시에 복역하게 할지, 연속 복역하게 할지 또는 검찰과 유죄 협상을 하는지에 따라 형량은 달라질 수 있다.
  • [이순녀 칼럼] 金 대표의 민주당, ‘ABC 플랜’ 성공하려면

    [이순녀 칼럼] 金 대표의 민주당, ‘ABC 플랜’ 성공하려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취임 일성은 당의 혁신이었다. 그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을 통해 “당을 바꾸겠다”며 “언어, 정책, 태도, 문화 모두 진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ABC 플랜’도 제시했다. 민생 정치(Affordability), 확장 정치(Broad), 유능한 정치(Competence)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구상이다. 우연인지 의도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몇 달 전 당 안팎에서 논란을 빚었던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떠올리게 하는 작명이다. 유 작가는 지난 3월 18일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 중심의 A그룹, 이익 중심의 B그룹, A와 B가 섞인 C그룹으로 구분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B그룹이 늘어나고 있지만 위기 때는 가장 먼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발언이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친명계, 뉴이재명 세력을 겨냥한 공격으로 해석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증폭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 대표는 닷새 뒤 국정설명회에서 “경제·정치 등을 일류·이류로 나눈 시기가 있고, 국민을 ABC로 나누기도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김 대표의 ‘ABC 플랜’은 의도된 메시지로 읽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당의 갈등과 분열을 부각한 유 작가의 ABC론과 달리, 민생·확장·유능함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통합과 실용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어떤 배경에서 나왔든 김 대표의 ‘ABC 플랜’ 자체는 집권여당이 지향해야 할 모범답안에 가깝다. 집권여당이라면 무엇보다 국민 삶을 어렵게 하는 문제의 해결을 맨 앞에 둬야 한다. 집값 불안과 가계부채, 청년층의 일자리·주거난, 자산과 소득 격차 확대 같은 민생 과제는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동안 민생 현안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기보다 노란봉투법,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강성 지지층이 요구하는 개혁 의제에만 힘을 쏟아왔다. 2028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정책과 비전 경쟁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상대 후보를 향한 막말과 조롱, 철 지난 적통 논쟁과 파묘 논란만 요란했을 뿐이다. 이러니 민심의 외연을 넓히기는커녕 당내 온건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 대표가 약속한 민생과 확장, 유능한 정치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 대표가 제시한 당청 관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정당대회 기간 ‘당정일치’를 내세웠던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겠다”면서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강력한 경쟁자였던 정청래 후보를 제치고 ‘로망’이던 당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명심’의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대 총리 경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당청 관계를 구축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인식이 당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김 대표가 내세운 ‘당정 일치’와 ‘창조적 수평 관계’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진다. 어느 쪽에 치우치느냐에 따라 청와대의 출장소로 전락할 수도 있고, 반대로 당청 갈등을 키울 수도 있다. ‘창조적’이라는 수식어에 이런 딜레마에 대한 고민이 담긴 듯 싶다. 민생과 국민 안전, 국가 경쟁력을 위한 합리적인 국정 운영에는 당정 일치 자세로 전면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청와대의 판단이나 정부 정책이 국민 다수의 의견과 동떨어지거나 민심에 어긋날 때에는 수평적 관계를 확실히 지킬 각오가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김 대표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검찰의 조작 기소가 명확하다면 그 순간 공소가 취소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 것은 우려스럽다. 일반론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오해를 부를 만한 발언이다. 김 대표의 ‘ABC 플랜’이 성공하려면 당심보다 민심, 명심보다 민심이 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이제야 소녀상 곁으로 돌아온 수요시위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이제야 소녀상 곁으로 돌아온 수요시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766차 수요시위가 19일 정오에 열린다. 1992년 1월 8일부터 34년을 이어온 집회다. 오늘의 시위가 각별한 건 횟수 때문이 아니다. 기림의 날을 막 지난 이 집회를, 시민들이 평화의 소녀상 바로 옆에서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여 동안 이 풍경은 당연하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역사를 부정하는 단체들이 소녀상 옆에서 집회를 이어가면서 수요시위는 자리를 옮겨야 했다. 올해 2월 11일 제1739차 시위부터 수요시위는 4년 3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다.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라고 증언했다. 40년이 넘는 침묵을 깬 이 증언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세계가 호응했다. 피해자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는 일, 역사의 전모를 밝히고 과거 청산의 법리를 검토하는 일, 소설과 영화와 연극으로 그 비극을 되짚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국제기구들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유엔 인권소위원회의 맥두걸 특별보고관은 1998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시 성폭력을 처벌하지 않는 성평등 결여의 국제법을 비판하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피해자 개인에 대한 배상을 권고했다. 2000년 12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일본 국가가 저지른 범죄임을 분명히 하고 일본 천황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주목할 것은 일본군 ‘위안부’ 운동은 국제 인권 규범의 수혜자가 아니라 그 형성에 참여한 당사자라는 사실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가 국제 연대에 나서던 1990년대 초, 전쟁 중인 보스니아에서 여성에 대한 집단 성폭력이 일어났다. 전쟁범죄로서의 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1993년 빈 세계인권회의와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가 간 정치 갈등을 넘어 보편적인 전시 여성 인권 의제이자 전쟁범죄임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킨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이러한 세계적 자각은 1970년대 중반 이래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던, 자국의 국가권력에 맞선 시민들과 폭력의 피해자들이 국경을 넘어 연대하며 이끈 물결인 ‘인권혁명’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기도 했다. 오늘날 홀로코스트가 특정 민족의 비극을 넘어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억되는 것은 그것이 인간 존엄에 대한 국가적 범죄라는 보편적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그것이 갖는 보편성 때문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세계 과거사 청산의 물줄기를 바꾸었고 전시 성폭력은 정의롭지 못한 폭력이며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을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세계 여성 인권운동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이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평화의 소녀상’이다. 2011년 12월 14일 수요시위 1000회를 맞아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201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졌고 이후 소녀상은 ‘Statue of Peace’라는 고유명사로 불리며 세계 곳곳에 서 있다. 수요시위와 함께 전시 성폭력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 인권운동의 상징이자 한국 시민이 세계 시민으로서 연대하는 시민운동의 상징이 된 것이다. 증언의 역사에는 부정의 역사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일본에서는 1997년도판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가 기술된다는 소식에 반발한 우익 세력이 1996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결성했고 이 흐름은 훗날 아베 정부 시기의 본격적인 역사 수정주의 정책으로 이어졌다. 2014년 아베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부인하려 하자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역사 세탁”이라는 사설로 응답했다. 2021년에는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계약의 산물로 규정한 논문을 발표했다가 세계 역사학계의 전면적인 반박에 직면하기도 했다. 역사 부정이 오히려 이 문제의 보편성과 세계성을 확인시켜준 셈이었다. 역사 부정의 논리는 한국에서도 자라났다. 2019년의 ‘반일 종족주의’ 현상이 보여주었듯 그것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한일 우파 간 네트워킹 속에서 형성된 흐름이었다. 소녀상 곁에서 피해자의 역사를 부정하던 집회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이 현상을 마주하며 새삼 되짚게 되는 것은 하나의 역사가 한 사회의 보편 기억으로 자리 잡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은 한 번의 공인으로 완결되지 않으며 부정의 도전에 맞서 끊임없이 재확인되어야 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지난 4년여의 시간은 그 과정이 광장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여준 하나의 장면이었다. 생존 피해자는 이제 몇 명 남지 않았다. 증언의 시대가 저물고 기억의 시대가 오고 있다. 기억의 시대에도 부정과 망각은 형태를 바꾸어 반복될 것이고 그때마다 이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다시 던져질 것이다. 오늘 소녀상 곁에 다시 모인 시민들은 바로 그 물음에 실천으로 답하는 증인들이다. 35년 전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깨고 광장에 섰을 때 그러했듯, 답은 언제나 광장에서 소녀상 곁을 지키는 시민에게서 나올 것이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與 신임 사무총장에 한정애…정책위의장엔 권칠승

    與 신임 사무총장에 한정애…정책위의장엔 권칠승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당 조직과 정책을 책임질 핵심 당직 인선을 18일 밝혔다. 당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엔 4선 한정애 의원을, 정책위의장엔 3선 권칠승 의원을 각각 발탁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전남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선의 기본적인 원칙과 기준은 능력 위주로 했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이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내고 정청래 지도부에선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장으로 당의 정책을 총괄했던 한 의원은 앞으로 조직과 재정 등 집권여당의 살림 전반을 책임진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 사무총장에 대해 “환경부 장관을 지낸 4선 의원으로 오랫동안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능력을 검증받았다”며 “당 살림을 책임질 역량을 갖춘 의원이라고 김 대표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권 의원 역시 문재인 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역임하고 당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일 당시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권 정책위의장 인선 배경에 대해 “3선 의원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수석대변인 등 당 안팎의 여러 업무를 맡았다”며 “지금 필요한 국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할 콘텐츠와 검증된 능력을 갖춘 인사”라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조율과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 검찰개혁 후속 입법 등 굵직한 정책 현안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당은 홍보위원장에는 이재명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의원을,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에는 신정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는 당 소속 지방정부·지방의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방분권 정책을 지원·관리하는 당내 기구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조계원·이용우 의원과 원외 인사인 신현영 전 의원을 신임 대변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 “치료비 없어” 희귀병 2살 딸과 무덤 들어간 아빠 논란…8년 뒤 ‘반전’ [월드픽]

    “치료비 없어” 희귀병 2살 딸과 무덤 들어간 아빠 논란…8년 뒤 ‘반전’ [월드픽]

    “아이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했다.” 8년 전 중국의 한 아버지가 중증 지중해빈혈(Thalassemia)을 앓던 두 살배기 딸을 위해 직접 무덤을 팠다.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딸의 죽음을 준비하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딸이 덜 두려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당시 충격적인 사연은 중국 전역에 알려지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네이장 출신 장신레이는 태어난 지 두 달여 만에 선천성 중증 지중해빈혈 진단을 받았다. 지중해빈혈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혈액질환이다. 중증 환자는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하고 성장 지연이나 심장 등 주요 장기의 합병증 위험도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근본적인 치료법 가운데 하나지만, 적합한 공여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신레이는 자라면서 감염과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잦았다. 가족에게 가장 큰 문제는 치료비였다. 아버지 장리융은 지역 유리공장에서 일하며 한 달 약 2500위안(당시 약 40만~50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딸의 치료를 위해 2년 동안 약 14만 위안(당시 약 2700만원)을 썼고, 부부가 모아둔 돈은 모두 바닥났다. 더 이상 치료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장씨는 딸이 2살이던 2017년 6월 자신의 땅에 딸을 위한 작은 무덤을 팠다. 그는 딸을 무덤 안에 데리고 들어가 함께 누워 있기도 했다. 딸이 언젠가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갑작스럽게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는 것보다 미리 익숙해지는 편이 덜 무서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당시 사진과 사연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중국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어린아이에게 죽음을 준비시키느냐”는 비판과 함께 “마지막까지 딸을 살리고 싶었던 아버지의 절박한 선택”이라는 동정 여론도 쏟아졌다. 이 사연은 결국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가족을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도 이어졌다. 치료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신레이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기적 같은 변화가 찾아왔다. 2017년 8월 여동생이 태어난 뒤 가족은 여동생의 제대혈을 보관했고, 신레이는 이를 이용해 8시간에 걸친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받았다. 장씨는 딸이 건강을 회복한 뒤 과거 자신이 팠던 무덤을 직접 메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해바라기를 비롯한 꽃을 심었다. 한때 어린 딸의 죽음을 준비했던 장소가 이제는 딸의 생명을 기념하는 꽃밭으로 바뀐 것이다. 2017년 당시 장씨의 행동은 중국 사회에서 “딸에게 죽음을 가르치는 것이 옳은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딸이 살아남은 현재, 이 무덤은 가족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을 상징하는 장소가 됐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중해빈혈은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관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중해빈혈에는 알파·베타 지중해빈혈을 비롯해 중간형·중증 지중해빈혈 등이 포함되며, 빈혈과 피로·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중증 환자는 지속적인 수혈 등이 필요해 장기간 치료에 따른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희귀질환자의 지속적인 치료 부담을 덜기 위해 의료비 지원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 87세 노인, 시속 300㎞ 질주하나… 560억원에 페라리 첫 전기차 낙찰받은 억만장자 정체

    87세 노인, 시속 300㎞ 질주하나… 560억원에 페라리 첫 전기차 낙찰받은 억만장자 정체

    페라리 루체 ‘셰시 0’ 신차 최고가 낙찰주인공은 ‘재산 7조원’ 보유 워트하임작년 페라리 낙찰 기록 세우고 올해 또1980년 애플 IPO 당시부터 주식 보유애플 출신이 루체 디자인…인연 이어가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업체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의 자선용 모델이 경매에 나온 신차 중 사상 최고가 기록으로 낙찰됐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BC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서 열린 연례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 행사 중 지난 15일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자선 목적으로 생산한 단 한 대밖에 없는 루체가 4000만 달러(약 567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는 페라리가 지난 5월 ‘회사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출시했지만 공개 직후 미온적인 반응을 얻었던 첫 전기차 루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련됐다. 낙찰가는 애초 예상 금액이었던 110만 달러의 36배를 넘어섰다. 루체 공식 가격인 55만 유로(약 9억원)와 비교하면 63배나 비싼 가격이다. 루체는 공개 직후 숱한 조롱을 받은 바 있다. 페라리 특유의 날렵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둥글고 단단한 외형을 선보인 탓에 컴퓨터 마우스를 닮았다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루체는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출신의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했다. 루체 공개 이튿날에는 밀라노증시에 상장된 페라리 주가가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 페라리의 맞춤 제작 부서와 디자인 센터에서 만든 ‘섀시 0’이라는 이름이 붙은 루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되면서 회사 측은 잠재적 구매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경매 수익금은 페라리 재단을 통해 미국 및 기타 지역의 교육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체 ‘섀시 0’을 낙찰받은 주인공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차의 구매자는 광학렌즈 기술기업 ‘브레인파워’의 설립자이자 검안사 겸 발명가인 허버트 A 워트하임(87)으로 알려졌다. 현재 포브스 프로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49억 달러(약 6조 9400억원)다. 1년 전 몬터레이 자동차 주간에 열린 경매 행사에서 자선용 ‘페라리 데이토나 SP3’가 2600만 달러에 낙찰돼 당시 신차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었는데, 이때의 낙찰자도 워트하임이었다. 그런데 이번 루체 낙찰은 워트하임이 페라리를 수집하는 억만장자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와 애플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워트하임은 1980년 애플이 기업공개(IPO)를 할 당시부터 주식을 매입했고, 1990년대 주가가 10달러 안팎일 때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2019년 기준 그는 1억 9500만 달러(약 2760억원)로 평가되는 125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노동자 계급 부모 아래서 태어난 워트하임은 이후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주로 이주했다. 그의 인생은 1969년 자외선이 백내장을 유발하고 인간의 눈을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이어 자외선 차단 렌즈 착색제를 개발하고 브레인파워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안과용 화학제품 분야에서 세계 최대 제조업체로 성장했으며, 그는 100개 이상의 특허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루체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4도어 5인승 모델이다. 그간 페라리 차량은 차체 중앙을 바퀴 축이 가로지르고 있어서 실내 바닥을 낮고 평평하게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뒷좌석 중앙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4인승 차량에 머물렀으나, 전기차인 루체는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배치함으로써 첫 5인승 차량을 구현했다. 페라리는 모터레이싱 분야의 경험을 살려 루체의 빈차 무게를 2.26t까지 줄였다. 이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인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 2.5초, 최고속도 310㎞/h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530㎞를 웃돈다. 페라리는 올해 루체 신차 500대 가까이 판매하려던 목표를 지난달 초 이미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자인 혹평과 주가 급락 등 초기 반응이 안 좋았음에도 중국에서 수요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오는 2030년까지 루체 누적 판매량 2500대(연평균 약 6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공직자의 창] AI 시대, R&D의 미래

    [공직자의 창] AI 시대, R&D의 미래

    2024년 9월 출시한 오픈AI o1 추론 모델은 인공지능(AI) 발전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다. 인간의 평균 지능을 능가하는 IQ 120 수준 기계의 등장은 과학기술 연구에도 인간과 AI의 협업과 공생이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지난 2월 싱가포르의 한 스타트업은 완전 자동 연구시스템을 공개했다. 417시간 동안 기계학습 논문 166편, 2시간 30분에 한 편꼴이었고 편당 비용은 1100달러 수준이었다. 3월에는 가설 설정부터 실험 설계, 코딩을 통한 실험 수행 및 결과 분석, 최종 논문 작성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AI의 연구 성과가 네이처에 실렸다. 구글의 AI 코사이언티스트는 막대한 양의 연구 가설을 생성하고 실험실에서는 로봇이 실험을 대신 해 준다. 몇 해 전만 해도 논문 요약과 코드 작성을 돕던 도구가 이제 연구 설계자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속도가 바뀌면 판이 바뀐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맨해튼 프로젝트에 버금가는 제네시스 미션을 선언하고 17개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와 시설,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다. 올해 7월에는 15개 이상 부처가 참여하는 50억 달러 규모 범부처 프로젝트로 확대했다. 10년 안에 과학 생산성을 두 배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미국과학재단은 연구자에게 데이터와 컴퓨팅을 직접 제공하고, 영국은 연구비 대신 자체 슈퍼컴퓨터 이용 시간을 지원한다. 경쟁의 축이 “더 많은 연구비”에서 “더 좋은 연구자원”으로 옮겨 간 것이다. 우리에겐 위협이자 기회다. 위협은 분명하다. AI 도입으로 논문 수와 인용 건수로 줄을 세우던 논문 평가 체계가 무력해진다. 개인 연구자에게 소액 과제를 넓게 뿌리는 방식만으로는 첨단 컴퓨팅과 실험 시설이 결합된 대형 연구자원 경쟁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기회도 분명하다. 한국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처럼 실물 데이터가 매일 쌓이는 제조·연구 현장을 가진 몇 안 되는 나라다. AI에 필요한 양질의 실험 데이터는 현장에서 나온다. 남보다 빨리 실험·검증하는 나라가 앞서는 경쟁이라면 한국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 정부의 역할도 재설계해야 한다. 첫째, 지원 단위를 개인에서 시스템으로 넓혀야 한다. 우수 연구자를 골라내는 일 못지않게 질문이 계속 창출되는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 데이터와 연구 장비·시설·전문 인력이 하나로 묶여야 성과가 난다. 지금 대학에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대학 연구 기반 블록펀딩이 그 출발점이다. 둘째, 연구비를 넘어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과학기술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 8496개의 GPU를 갖춘 국가 슈퍼컴 6호기 ‘한강’은 개별 연구자나 대학이 결코 살 수 없는 자산이다. 함께 쓰게 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올해 출범한 대학의 과학기술AI연구센터와 출연연의 국가과학AI연구센터도 같은 취지다. 셋째, 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 AI가 문장을 대신 써 주는 시대라면 이제는 질문과 증거를 살펴봐야 한다. 무엇을 물었고, 어디까지를 AI에 맡겼으며, 어떻게 검증했는지가 측정 가능한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 책임이 사람에서 기계로 넘어가는 지점을 연구자 스스로 밝히는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 AI는 논문을 읽고 계산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창의적인 질문을 내고 문제를 풀 것인지, 주어진 결과를 어떻게 검증하고 결정할 것인지, 틀렸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는 인간 연구자의 몫이다. AI 시대 R&D 정책의 목표는 AI를 잘 쓰는 연구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가 아무리 빠르고 똑똑해져도 흔들리지 않는 질문의 힘, 그 힘이 자라는 과학기술 생태계를 만든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 양천구 어린이집에선 IoT로 실시간으로 공기질 본다

    양천구 어린이집에선 IoT로 실시간으로 공기질 본다

    서울 양천구는 미세먼지와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영유아가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린이집 31곳에 IoT(사물인터넷) 기반 환경센서 설치를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센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이산화탄소(CO2) 등 어린이집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표시한다. 측정 결과에 따라 환기나 공기청정기 가동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 구는 앞서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2023년부터 연면적 430㎡ 이상 어린이집 등 34곳에 IoT 환경센서 설치를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연면적 제한 없이 희망하는 모든 어린이집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는 국·공립어린이집 16곳, 민간어린이집 2곳, 가정어린이집 13곳 등 총 31곳을 지원한다. 구는 신청한 어린이집 중 재원 아동 수, 연면적 등을 고려해 대상을 선정했다. 한곳당 50만원의 환경센서 설치비가 지원된다. 아울러 구는 어린이집의 보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재·교구 구입비 등을 올 상반기에 37곳에 지원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추가로 45곳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들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의 공기질 관리는 건강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IoT 기술을 활용해 아이들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부모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몰라보게 살 빠진 北 김주애…‘딸 바보’ 김정은의 노림수는 ‘준비된 후계자’ [핫이슈]

    몰라보게 살 빠진 北 김주애…‘딸 바보’ 김정은의 노림수는 ‘준비된 후계자’ [핫이슈]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종전 다자논의’ 제안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광복절을 맞아 딸 주애를 대동하고 서커스 공연 등 행사에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과거부터 김 위원장과 주애가 함께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도해 왔는데, 이날 사진에선 주애의 얼굴 살이 눈에 띄게 빠진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주애의 나이는 13~14세로 추정되는데, 북한 매체들은 연일 그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준비된 후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국해방 81돌 경축 국립교예단 종합 교예공연’이 전날 평양교예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연 무대에는 줄타기와 공중곡예 등 국제 서커스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한 다양한 종목이 올랐으며 김 위원장은 출연자들의 공연 성과에 만족을 표하고 이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교예공연·수영경기 관람에는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주애가 귀빈석에서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 중앙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크게 확대해 공개했다. 과거 “뽀얀 달덩이 얼굴”→‘폭풍성장’ 집중 부각주애는 과거 통통한 얼굴로 언론에 자주 등장해 주민들 사이에서 “얼굴이 뽀얗고 달덩이 같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2023년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이 매체에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니다. 그런데 (주애의) 잘 먹고 잘 사는 귀족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은 자주 방영되니 밸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주애의 키가 부쩍 커지고 살이 빠진 모습이 대대적으로 노출되면서, 북한 정권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이어 조숙한 모습을 노출하는 것은 ‘준비된 후계자’라는 이미지를 씌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의 키가 17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애의 키는 현재 165㎝가량으로 추정된다. 2022년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면 20㎝ 정도 성장한 것이다. “주민과 다른 ‘특별한 존재’ 각인 목적”북한 성인 여성 평균 키가 15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키다. 이에 따라 북한 정권이 주애가 ‘폭풍성장’한 모습을 집중적으로 노출하면서 그가 주민들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지난해 7월 “주애의 키는 단순히 성장의 표시가 아니라 일반 주민들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이며 특권과 위신의 상징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노동당에 가입하려면 최소 18세가 돼야 한다. 주애는 어린 여성이라는 점에서 갑작스럽게 후계구도를 구축하려 할 경우 주민들의 반발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주애의 후계 구도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주애는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과 건군절 행사와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에 나서는가 하면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해 평양 시민을 직접 껴안으며 어울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수도방어군단 직속 평양 제60 훈련기지를 방문해 ‘천마 20’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차를 직접 조종하기도 했다. 또 같은 시기 저격총을 발사하는 모습까지 언론에 나왔다. 이는 강인한 차기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주애는 아직 10대이지만 성인처럼 겨울엔 가죽 재킷을, 여름엔 정장을 착용하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도 자주 노출되고 있다. 전차 조종·사격에 가죽재킷 등 강한 면모 과시 한편 북한 매체들은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절을 맞아 연일 다양한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고 있으나 6·25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한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는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5일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서겠다”며 “서로에 대한 상호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종전 협상과 관련해 다자 논의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자폐증 극복한 英 최연소 흑인 교수의 비극

    영국 명문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역사상 최연소 흑인 교수’로 임용돼 큰 주목을 받았던 한 사회학자가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사임한 지 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국 사회에서는 인종차별과 학계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이슨 아데이(41) 전 케임브리지대 교육사회학 교수가 지난 14일 런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가나 출신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아데이는 2023년 37살의 나이로 케임브리지대 최연소 흑인 교수로 부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아데이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자폐증 진단을 받았고 11살이 되어서야 말을 하기 시작했으며 18살 때부터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아데이의 논문 표절 의혹은 임용 당시부터 제기됐는데 지난달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출신 네이선 코프나스가 그의 논문에서 타 논문과 유사하거나 같은 구절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확산했다. 이후 언론도 그의 이력을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학 측이 자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하자, 아데이는 지난 5일 교수직에서 사임했다. 아데이는 논문에 일부 실수가 있다고 인정했으나 부당하게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아데이가 흑인 스타 학자라는 이유로 언론 등에 마녀사냥식 표적이 됐다는 지적과 함께 DEI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아데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겪지 않았을 악의적인 공개 망신주기의 희생자”라며 그의 죽음이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는지 성찰할 시간”이라고 했다. 대학 측이 다양성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임용을 감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대학이 장기적인 다양성 정책을 마련하기보다 과거에 갇혀 있다는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서두른 결과”라고 짚었다.
  • 좌타자 뒤에 또 좌타자, 그 뒤에 또 좌타자...카라스코도 무너졌다

    좌타자 뒤에 또 좌타자, 그 뒤에 또 좌타자...카라스코도 무너졌다

    좌타자들을 집중 투입한 SSG 랜더스가 데뷔전서 7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무너뜨렸다. SSG는 16일 LG와의 잠실경기의 선발 라인업을 정준재(2루수)-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김재환(지명타자)-전의산(1루수)-한유섬(우익수)-블라이 마드리스(좌익수)-조형우(포수)-홍대인(3루수)으로 구성했다. 조형우 외에 8명이 모두 왼손타자라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LG 선발투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만 112승을 거둔 거물 카라스코였다. 카라스코는 첫 등판에서 7이닝 퍼펙트를 기록한데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숭용 SSG 감독은 “카라스코를 공략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현재 활용할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이다. 최지훈이 최근 6~7번 타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코치들이 적극 추천해 2번 타순으로 올렸다. 3루수 안상현의 밸런스가 좋지 않아 홍대인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다보니 8명이 좌타자더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1회 최지훈부터 2회 한유섬, 마드리스 등이 정타로 안타를 생산하기 시작하더니 5회에는 3점을 몰아쳤다. 마드리스가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뒤 조형우가 좌월 2루타로 무사 2, 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홍대인은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정준재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쪽으로 떨어졌다. 미드리스와 조형우가 그 사이 홈을 밟았고 볼이 홈으로 중계되는 틈을 타 정준재는 2루까지 내달렸다. 2사 후에는 박성한이 중전안타로 정준재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회엔 1사후 한유섬과 마드리스가 연속타자 홈런으로 카라스코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시즌 28번째, 통산 1234번째 연속타자 홈런이었다. 한유섬은 이 한 방으로 역대 76번째로 2000루타를 달성했다. 카라스코는 직구보다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 위주로 SSG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을 8개나 솎아냈지만 5.1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8개의 안타를 내주며 5실점한 뒤 씁쓸하게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 “대세 이어지길” “역전 발판”…수도권 與 당심 결집한 킨텍스

    “대세 이어지길” “역전 발판”…수도권 與 당심 결집한 킨텍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서울 순회경선이 열리는 16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앞에 모인 당원들은 푸른색 티셔츠를 입고 볼캡을 쓴 채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이름과 기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전당대회 순회경선의 마지막 승부는 행사장 밖에서부터 달아올랐다. 김민석(기호 3번) 후보 지지자들은 노란색 기호 ‘3’이 새겨진 상의를 입고 ‘#다시 이기는 민주당 김민석 3’이라고 적힌 손팻말과 김 후보의 얼굴이 담긴 부채를 좌우로 흔들며 율동을 선보였다. 그 뒤편에서는 ‘#우리가 정했어요’라고 적힌 남색 깃발과 정청래(기호 2번) 후보의 얼굴이 담긴 깃발이 펄럭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비상하라 송골매’라고 쓰인 대형 입간판이 세워졌다. 송영길(기호 1번) 후보 지지자들은 짙은 파란색 옷을 입고 기호 1번 손팻말을 든 채 송 후보가 입장하기를 기다렸다. 행사장 앞에 모인 당원들은 저마다 바라는 당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서울시민 김희영(42)씨는 “정부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총리를 지낸 인물이 당대표를 맡아 국정을 뒷받침했으면 한다”며 “지금의 대세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날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57.54%를 얻어 정 후보(32.65%)를 24.89%포인트 차로 앞섰다. 정 후보를 지지하는 김인순(78)씨는 “이제야 탄력을 받은 우리의 소망인 ‘검찰개혁’을 완수하려면 개혁을 잘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최근 결과는 아쉽지만 수도권 경선에서 역전의 발판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적 득표율 1위인 김 후보(52.21%)와 2위인 정 후보(38.14%)의 격차는 14.07%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호남 경선 전 충청권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TK(대구·경북) 경선까지의 누적 격차는 1.48%포인트에 불과했다. 경기 남양주에서 온 김모(58)씨는 송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이끌 적임자라며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세 후보 중 유일하게 광역단체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인 송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전날 기준으로 누적 득표율 9.65%를 올렸다. 세 후보는 오전 경기 연설회에서도 서로 다른 승부수를 띄웠다. 김 후보는 기본소득·지역화폐 확대와 경기북부 접경지역 정상화를 약속하며 ‘K-황금시대’를 강조했다. 정 후보는 호남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당의 단결과 강력한 개혁을 앞세웠다. 송 후보는 접경지역인 경기도의 특성을 부각하며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전면에 내걸었다. 합동연설회 시작 시각이 다가오자 후보들의 기호가 새겨진 옷을 입은 지지자들과 손팻말을 든 당원들의 발걸음이 전시장 입구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발표되는 수도권 경선 결과를 포함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17일 대전 전국당원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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