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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공무원, 어린 자녀 앞에서 아내 살해해 구속…가정폭력 끔찍 결말

    30대 공무원, 어린 자녀 앞에서 아내 살해해 구속…가정폭력 끔찍 결말

    가정폭력을 피해 거처를 옮긴 아내를 이혼 소장에 적힌 주소로 추적해 찾아간 뒤 어린 자녀 앞에서 살해한 현직 공무원이 3일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탁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현직 공무원인 A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계단에서 가정폭력을 피해 피신해 있던 30대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어린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범행을 저질러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아내와의 이혼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을 것으로 생각해 앙심을 품고, 이혼 소장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4시간 20여분 만에 A씨를 긴급체포하고, 이튿날인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아내를 왜 살해했나”, “딸이 보고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었나”, “평소 (아내에게) 폭행이나 협박은 왜 했나”, “유족들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3일 입장문을 내 피해자 보호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유족은 “고인은 블랙박스 기록까지 지우며 필사적으로 숨었으나 이혼 소장을 통해 주소가 노출되자 공포에 떨며 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신변 보호 조치의 실효성에도 아쉬움이 남는다”며 “위급한 순간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지만, 피해자의 생명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 부모와 함께 살지 않더라도 ‘따르릉따르릉~’

    조부모 등 실질적 보호자도 13세 미만과 함께 공공자전거 ‘따릉이 가족권’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이처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3건의 규제를 개선한다고 1일 밝혔다. 과거 ‘따릉이’는 만 13세 이상만 이용 가능했지만, 2025년 가족권이 생기면서 13세 미만도 부모와 함께 탈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보호자가 앱에서 가족권을 구매하고 가족 인증을 해야 하는데 ‘기준’이 엄격해서 개선 요구가 많았다. ‘세대주인 부모’이면서 자녀와 ‘주민등록상 동일 세대’로 확인될 때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조부모 가정, 부모와 자녀의 주소지가 다른 가정, 미성년후견인 보호 아동 등 실질적 보호자들도 따릉이 가족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등록증 재발급이나 휴업·폐업을 신고하려는 시민과 사업자는 앞으로는 민원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우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기존에는 시 민원사무 가운데 재발급·휴업·폐업 신고 등 7종의 경우 방문 신청만 가능했다. 강서구 마곡일반산업단지 입주기업이 시제품을 만들고 기술을 실증하는 공간도 연구시설로 인정받는다. 건축면적의 50% 이상을 연구시설로 확보하도록 한 규정으로 각 기업 연구시설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조완석 시 규제혁신관은 “현실과 맞지 않아 시민과 기업이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지던 부분을 바로잡아 편의성을 올릴 수 있게 했다”면서 “앞으로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아이 3명 살해한 엄마 응원해” 여성 수백명 모였다… 산후우울증보다 심각한 산후정신병 때문? [월드픽]

    “아이 3명 살해한 엄마 응원해” 여성 수백명 모였다… 산후우울증보다 심각한 산후정신병 때문? [월드픽]

    자녀 살해 혐의 여성 재판날 지지자들 몰려美시스템이 정신질환 관리 못해 범행 주장검찰, 남편 심부름 보내 계획 범죄에 무게 생후 8개월에서 5살 사이 자신의 아이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의 재판이 열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상급법원 앞에 지난 20일(현지시간) 피고인을 지지하는 여성 수백명이 몰려들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법원 앞에는 ‘린지에게 평화를’, ‘그녀에겐 도움이 필요하다’, ‘믿는다’ 등 문구가 적힌 분홍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대부분 여성이지만 소수의 남성도 있던 약 300명의 지지자들은 피고인인 린지 클랜시(36)에 대한 무죄 판결을 촉구하면서 미국 사회의 정신건강 시스템이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클랜시의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형사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판 중인 자녀 살해 사건은 2023년 1월 24일 매사추세츠주 덕스버리에 있는 클랜시의 자택에서 벌어졌다. 당시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던 클랜시는 운동용 밴드를 이용해 생후 8개월 아들, 3살 아들, 5살 딸의 목을 졸랐다. 두 아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막내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며칠 뒤 숨졌다. 클랜시는 범행 직후 자택 2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으나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척추를 크게 다쳐 하반신이 영구 마비됐다. 집에 돌아온 남편이 마당에 쓰러져 있는 클랜시를 발견하고 911에 신고했고, 뒤이어 집 안 지하실에서 자녀들을 발견했다. 현지 검찰은 클랜시가 남편에게 아이의 약을 찾아오고 식당에서 저녁으로 먹을 음식으로 포장해 와달라면서 집 밖으로 내보낸 뒤 범행을 저지른 점을 들어 이 사건을 계획적인 살인으로 봤다. 그러나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앓았으며 그 증세가 훨씬 심각한 산후정신병으로 발전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클랜시는 범행 약 3주 전 정신적 불안 증세와 자살 충동을 호소하며 스스로 한 정신병원을 찾아가 입원 치료를 받았고, 5일간의 입원 후 병원 측은 ‘상태가 호전됐다’며 퇴원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포함해 클랜시는 수개월 동안 정신과, 응급실, 상담 치료 등을 받았고 10여종의 약물을 처방받았으나 미국의 시스템이 그를 구하는 데 실패해 결국 이 사건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산후정신병은 출산 후 여성 1000명당 1~2명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인 지지자들 중 전직 간호사였던 72세 여성 잔 자보르스키는 “제 여동생도 출산 후 합병증으로 고생했다. 클랜시가 필요한 치료와 마땅한 보살핌을 받길 바라며, 다른 여성들도 우리처럼 힘을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병원 목사인 쉴라 캐버노는 “제가 클랜시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자 그는 ‘아이들이 안전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며 “저도 ‘아이들은 천국에서 하나님 곁에 있어 안전하다’고 신학적으로 대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5주 동안 이어지고 있는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지난주 평결을 위한 심의를 시작했으나 30일 현재까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클랜시가 자녀 살해 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 종신형과 같은 중형에 처해질 수 있고, 무죄 판결을 받으면 석방되거나 정신건강 시설에 수용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 김어진 하남시의원 “상담까지 10주 대기”… 하남시 자살·자해 위기청소년 대책 촉구

    김어진 하남시의원 “상담까지 10주 대기”… 하남시 자살·자해 위기청소년 대책 촉구

    하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자살이나 자해 등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이 도움을 받기까지 평균 10주에서 12주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시적인 상담 인력 부족에 더해 외부 상담 지원 예산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올 9월 이후부터는 상담 자체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하남시의회 김어진 의원은 최근 자살·자해 위험에 놓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로부터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하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까지 10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민원을 접수한 뒤, 하남시 담당 부서와 하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잇따라 만나 운영 실태를 확인했다. 지난 20일 기준 센터에서 관리 중인 위기 및 고위기 청소년은 전체 41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고위기 청소년은 232명이며, 우울감, 자살 사고, 자해 등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인원은 98명으로 전체의 23.5%에 달한다. 현재 상담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72명이며, 이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18명 역시 우울과 자해, 자살 문제로 시급한 조치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센터 측은 고위기 사례에 대한 우선 개입, 상담 대기 기간의 최소화, 그리고 대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위기청소년은 12~20회기, 자살·자해 고위기 집중관리 대상은 6개월에서 1년간 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안정적인 전문 상담인력과 상담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센터 상담원 정원은 7명이지만 현재 1명이 결원이고 1명은 육아휴직 중으로 실제 근무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인력 부족은 두드러진다. 2026년 7월 말 기준 하남시는 청소년 5만 704명에 상담인력 7명인 반면, 광주시는 5만 5753명에 10명, 광명시는 4만 4996명에 12명, 군포시는 3만 5838명에 9명의 상담인력을 두고 있다. 상담인력 1명당 청소년 인구로 환산하면 하남시는 약 7243명으로 비교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광명시는 하남보다 청소년 인구가 약 5700명 적음에도 상담인력은 오히려 5명이 더 많다. 시는 부족한 인력을 8개월짜리 단기 기간제 근로자로 부족한 인력을 메우고 있으나, 장기 치료와 심층 개입이 필수적인 고위기 청소년 상담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마저도 기간제 인력은 심리 상담 대신 단순 접수와 행정 업무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내부 인력의 공백을 메워주던 외부 전문 상담사 예산마저 바닥을 드러내어, 당장 9월부터는 신규 상담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평균 2~3달에 달하는 상담 대기열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외부 지원까지 끊기면, 위기 청소년들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방치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담당 부서와 상담복지센터에 이어 예산부서와도 직접 협의를 진행하며 외부 상담예산 확보와 상시 상담인력 충원 필요성을 요구했다. 이후 하남시는 외부 전문상담이 중단되지 않도록 필요한 추가 사업비를 오는 9월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예정이며, 현재 비어 있는 상담인력에 대해서도 충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추경 반영과 인력 충원이 추진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조치지만, 자살·자해 위험에 놓인 아이들이 10주 넘게 상담을 기다리고 상담 중단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움직이는 행정은 너무 늦다”며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보여주기식 사업은 앞다퉈 챙기면서, 정작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예산과 인력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해야 움직이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예산 편성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추경으로 당장의 상담 중단만 막고 끝나서는 안 된다. 현재 10주가 넘는 상담 대기기간을 실질적으로 줄여 위기청소년이 필요한 순간에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말해야 움직이는 행정이 아니라, 위기에 놓인 시민을 먼저 찾아내고 보호하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 하남시는 상담인력 확충과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아이들이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제도 부재, 헌재서 위헌 결정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제도 부재, 헌재서 위헌 결정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와 그의 자녀가 국내 출생 외국인의 출생신고와 관련한 입법부작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입법부작위는 입법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한 것을 의미한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에 관한 등록만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의 출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A씨는 2008년 비전문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해 2016년 베트남 국적의 부인과 결혼했다. A씨 부부는 승인된 체류 기간을 넘겼고, 지난 2019년 한국에서 아이를 출산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어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A씨는 외국인 출생등록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만장일치 위헌임을 결정하며 “아동이 태어난 즉시 그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동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로서 내국인·외국인 여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아동에게 보장되도록 입법을 통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는 입법자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출생등록제를 입법화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는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문제점이 해당 법률조항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다.
  • “갓난아기랑 영화관”…분유 먹이고 트림까지 시킨 부모 [이슈픽]

    “갓난아기랑 영화관”…분유 먹이고 트림까지 시킨 부모 [이슈픽]

    “상식적으로 영화관에 갓난아기는 데려오지 맙시다. 영화 보면서 분유 타 먹이고 트림시키고, 아기 달래고. 진짜 민폐예요.” 갓난아기를 데리고 영화관을 찾은 부모를 목격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A씨는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관람하던 중 갓난아기를 데리고 온 부부를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이 부부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켰다. 아기가 보채자 주변 관객에게 잠시 비켜 달라고 요청한 뒤 자리에서 나와 달래기도 했다. 다만 부부는 상영관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계단 아래에서 아기를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 정도로 어리면 영화관에 안 데리고 오는 게 맞지 않느냐”며 “영화 보면서 분유를 타 먹이고 트림시키고 아기를 달래는 건 다른 관객에게 민폐”라고 지적했다. 아이의 정확한 월령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씨가 전한 상황 등을 토대로 생후 4~6개월가량의 영아로 추정됐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부모를 비판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그 정도로 어린 아기라면 집에서 OTT로 보는 게 맞다” “영화관이 얼마나 시끄러운데 아기 귀부터 걱정된다” “아이가 우는 건 당연한데 바로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 “영화가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다른 관객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육아 중인 부모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현실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린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부모에게 영화관 관람 자체를 포기하도록 요구하기보다 영유아 동반 관객이 이용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이나 상영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행 영화관 이용 규정상 갓난아기를 데리고 입장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국내 주요 영화관에서는 48개월 미만 영유아가 보호자와 함께 좌석을 이용할 경우 일반 상영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등본이나 건강보험증 등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를 제외하면 12세 이상·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역시 보호자가 동반할 경우 관람이 가능하다. 영화관의 높은 음량이 청각 기관이 발달 중인 영유아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영유아는 성인보다 외이도가 좁고 짧아 같은 크기의 소리도 귀 내부에서 더 크게 전달될 수 있다. 청각 기관도 발달 단계에 있어 소음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미국소아과학회(AAP) 등은 영유아가 큰 소리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상은 소리의 크기뿐 아니라 노출 시간과 반복 횟수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매우 큰 소리에 짧게라도 노출될 경우 청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영화관의 음량은 약 70~100데시벨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액션이나 폭발 장면 등에서는 순간적으로 이보다 큰 소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영유아와 불가피하게 영화관을 이용할 경우 소음 차단용 헤드셋 등 청력 보호 장비를 사용하고 장시간 관람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영유아 동반 관객을 위한 대안으로는 자동차극장이나 프라이빗 상영관 등이 꼽힌다.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도 다른 관객과 분리된 공간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CGV의 ‘프라이빗 박스’, 메가박스의 ‘부티크 프라이빗’, 롯데시네마의 ‘씨네패밀리’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상영관보다 가격은 높지만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 아이가 울거나 보채더라도 다른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시설에서는 개별적으로 음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 아파트 14층 베란다서 떨어진 7세 남아…나무에 먼저 떨어져 ‘찰과상’

    아파트 14층 베란다서 떨어진 7세 남아…나무에 먼저 떨어져 ‘찰과상’

    대구의 한 아파트 14층 베란다에서 7세 어린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어린이는 화단에 있던 나무에 먼저 떨어지면서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쯤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14층 베란다에서 초등학교 1학년 A(7)군이 밖으로 추락했다. A군은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던 중 중심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추락 과정에서 화단에 있던 나무에 먼저 떨어진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무가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한 덕분에 A군은 찰과상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 중이던 소방대원의 신속한 대응도 빛났다. 사고 당시 휴가 중이던 대구소방본부 박유섭 소방위는 현장 인근에서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쿵’하는 소리를 듣고 즉각 현장에 달려갔다. 박 소방위는 사고 현장을 발견한 뒤 119에 신고하고 A군에 대해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그는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A군을 진정시키고 보호자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박 소방위는 “저도 많이 놀랐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가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지를 먼저 생각했다”며 “아이를 안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계속 말을 걸며 상태를 살폈다”고 말했다. A군의 부모는 박 소방위에게 “아이가 많이 놀랐지만 괜찮다”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 해외주재관 파견 31개국 중 24개국 ‘나홀로 근무’”

    “경찰 해외주재관 파견 31개국 중 24개국 ‘나홀로 근무’”

    전 세계 31개국에 파견된 경찰 해외주재관 가운데 24개국에는 단 1명만 배치돼 재외국민 보호와 해외 사건·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국대학교는 2026년 학위수여식에서 ‘경찰 해외주재관의 직무만족 결정요인 연구’를 제출한 윤상구 머니투데이 인천취재본부장에게 경찰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도교수는 최응렬 전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이다. 논문에 따르면 경찰 해외주재관은 현재 31개국 49개 재외공관에 모두 58명이 파견돼 있다. 이 가운데 24개국에는 주재관이 1명뿐인 이른바 ‘나홀로 주재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해외 도피사범 송환과 국제범죄 정보 수집, 인터폴 수사 공조, 재외국민 대상 범죄 대응 등의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혼자 근무하는 국가에서는 납치·테러·강력범죄 등 긴급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상시 대기와 현장 출동, 현지 사법당국과의 협의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 본부장은 지난해 9월부터 전 세계에 파견된 경찰 해외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근무자 등 전·현직 주재관 100명을 조사해 직무 만족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찰청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의미하는 조직특성과 현지어 구사력·외사 전문성·인적 연결망 구축 능력 등 개인특성이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반면 직무특성과 현지 공관장의 리더십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논문은 교민이 많거나 범죄 도피처로 이용되는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복수 주재관 배치를 확대하고, 주재국의 물가와 치안 위험도를 반영해 수당과 자녀 교육비 등 지원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주재관의 현지 공조와 범죄인 송환 실적을 인사고과·특별승진에 반영하고, 귀임 뒤 외사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보직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낀세대’ 중장년 돕는 기본법 발의…“소외된 중장년에 빚 갚을 차례” [주목, 이 주의 법안]

    ‘낀세대’ 중장년 돕는 기본법 발의…“소외된 중장년에 빚 갚을 차례” [주목, 이 주의 법안]

    매일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 중 언론에 보도되는 법안은 쟁점 법안 등 일부에 그칩니다. 서울신문은 매주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에 주목해 3개 정도 추려 소개합니다. 법안 발의 배경부터 핵심 내용, 통과 시 파장 등을 압축적으로 정리했습니다. ● 2000만 중장년 위한 중장년기본법 박주민 민주당 의원, 21일 발의40~64세 첫 독자 정책대상노인 정책 대상이 되려면 65세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자녀 교육비와 부모 부양 부담까지 동시에 짊어진 40~64세 중장년층은 올해 7월 기준 2010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39.4%에 달합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4명꼴이지만 청년과 노인을 각각 대상으로 한 법과 달리 이 연령층 전체를 포괄해 지원하는 별도의 법적 기반은 없었습니다. 이에 박주민(3선·서울 은평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을 국가 정책의 독자적 대상으로 규정하고 범정부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중장년기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중장년층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불안과 조기 퇴직, 노후 준비에 더해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까지 동시에 떠안는 이른바 ‘낀 세대’입니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50세 안팎으로, 연금 수급 전까지 상당 기간 소득과 일자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법안은 국무총리가 5년마다 중장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중장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해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을 조정하고 추진 실적도 매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아래로는 양육, 위로는 부양의 부담을 동시에 지면서도 정작 정책에서는 소외돼 왔던 중장년에게 빚을 갚을 차례”라며 “청년기본법을 제정해 청년 정책의 기틀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제 중장년의 이름을 새긴 정책을 법과 제도로 담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공기관 ‘국산 태극기’ 구매 의무화법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18일 발의공공 부문 ‘국산 태극기’ 구매 명시국경일이나 행사 때 거리마다 깔끔하게 걸려 있는 태극기, 혹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라를 상징하는 소중한 국기이지만, 최근 시장에 유통되는 태극기 중 상당수가 해외에서 들여온 저가 수입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가 수입 국기가 늘어나면서 국내 태극기 제조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국산 생산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실정입니다. 이에 김소희(비례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태극기를 살 때 국내에서 생산된 국기를 우선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대한민국국기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국기의 국가적 상징성과 존엄성을 지키고, 국내 제조 산업의 최소한의 기반을 법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동안 현행법은 국기의 규격이나 색상, 제작 방법 등 품질에 관한 기준은 상세히 정해뒀지만 정작 어디서 만든 국기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마저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태극기를 구매해 사용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가기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장은 국산 원료 사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국내 생산 태극기’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가 미국 내 원부자재와 공정으로 만든 국기만을 구매하도록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김소희 의원은 “태극기는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가의 얼굴이자 국민적 자긍심”이라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공 부문부터 솔선수범해 국산 태극기를 구매하도록 함으로써 국기의 존엄성을 높이고, 위기에 처한 국내 국기 제조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망신주기’ 딥페이크 더 세게 처벌 이언주 민주당 의원, 20일 발의명예훼손·모욕 목적 ‘가중처벌’누군가 내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온라인에 퍼뜨린다면 피해는 화면 속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성적 수치심은 물론 직장과 인간관계, 사회적 평판까지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인을 망신주거나 공격할 목적으로 딥페이크 성적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퍼뜨리는 행위가 늘고 있지만, 현행법은 이런 ‘보복·모욕 목적’ 자체를 별도의 가중처벌 사유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이언주(3선·경기 용인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려는 목적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편집·합성·가공한 경우 이를 가중처벌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단순한 성적 이미지 조작을 넘어 특정인을 괴롭히거나 평판을 훼손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만큼 피해의 성격을 처벌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개정안은 명예훼손과 모욕 목적의 대상이 되는 ‘타자’에는 사자(死者)를 포함해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해당 범죄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할 목적으로 이뤄진 경우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젠더폭력의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미치는 해악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 “차라리 험담 못 알아듣게 한글공부시키지 말걸”… 제주 학폭 피해학생 학부모의 눈물

    “차라리 험담 못 알아듣게 한글공부시키지 말걸”… 제주 학폭 피해학생 학부모의 눈물

    “2025년 11월, 제 아이가 창문까지 올라가는 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제 아이가 창문 앞에 서게 된 이유를 제발 알려주세요.” 제주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어머니가 딸이 투신을 시도하기까지 겪었던 괴롭힘과 학교의 대응 과정을 공개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21일 제주경찰청 앞에서 열린 ‘제주의 초등학교 투신 시도 사건 은폐 규탄 및 관련자 전원 고발 기자회견’에는 정치하는엄마들, 서성민 변호사, 피해학생을 도운 학생의 부모, 정만영 막시말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건 발생 266일, 공론화 14일이 지났지만 학교가 투신 시도 사실을 교육당국에 ‘정식 보고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이주배경을 이유로 또래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끝에 투신 시도한 것과 관련 “딸이 수년간 괴롭힘을 당했지만 학교는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사건 이후에도 사실상 별다른 보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학생 어머니에 따르면 딸 A양은 한 살 때 어머니와 헤어졌다가 열 살이 되던 해 국경과 바다를 건너 제주에서 어머니와 다시 만났다. 어머니에게 제주는 그리웠던 딸을 다시 만난 곳이었다. 어머니는 아이의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해 매일 밤늦게까지 한글을 가르치고 함께 책을 읽었다. 그러나 아이가 한국어를 익힐수록 학교에서 자신을 향한 비하와 험담을 더 정확히 알아듣게 되면서 오히려 고통이 커졌다고 했다. 어머니는 “돌이켜보면 차라리 그렇게까지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아이가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읽게 될수록 반 아이들의 따돌림과 험담을 더 잘 알아듣게 됐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A양은 저학년 때부터 또래 학생들에게 ‘중국은 시골이다’, ‘음식은 더럽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 4학년 2학기부터는 괴롭힘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가해 학생들은 A양에게 사실이 아닌 연애 이야기를 만들어 “세 번 고백해서 네 번 차였다(3·4)”는 말을 노래처럼 반복하며 놀렸고, 지나가다 몸이 스치면 “더럽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식으로 모욕했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발을 걸거나 지나가는 길을 막는 행동도 있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괴롭힘이 이어졌다. 3학년 무렵에는 단체 카카오톡방을 만들어 A양이 방을 나가면 다시 초대하는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괴롭혔다는 것이다. 신체적인 괴롭힘도 있었다. 어머니는 A양의 말을 토대로 한 학생이 공으로 팔을 여러 차례 때려 멍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문제는 A양이 오랜 기간 이런 일을 ‘장난’으로 받아들이며 주변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웃으면서 하니까 딸은 자신과 장난치는 줄 알고 넘어갔다”며 “무엇보다 자신 때문에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또 가족사를 들춰내며 공격받을까 봐 참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A양은 지난해 11월 학교에서 3층에서 뛰어내리려는 행동을 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어머니는 당시 학교로부터 ‘친구들과 다퉜다’는 정도의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선생님은 아이가 ‘엄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고 온 세상이 싫다’고 말했다고 했다”며 “친구들과 싸운 단순한 다툼 정도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개학후 학부모상담을 한 지 한달뒤 4월 학교 폭력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그제야 딸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물었고, A양으로부터 장기간 이어진 괴롭힘의 실상을 들었다고 했다. 특히 A양은 투신 시도 이후에도 일부 학생들이 학교 옥상에서 “인생을 포기하려는 관종” 등의 노래를 부르거나 “힘들어서 뛰어내렸어”라는 말을 반복하며 당시 일을 떠올리게 해 2차 가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이 사과를 시킨 과정도 문제로 지적했다. 어머니에 따르면 학교장은 당시 학생들을 불러 A양에게 사과하도록 했지만, A양은 학생들의 사과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A양의 투신 시도를 말린 학생에게 괴롭힘이 옮겨갔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딸을 도와준 친구가 다시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며 “아이를 도와준 친구까지 힘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미안했다”고 울먹였다. 해당 학생의 아버지가 학교에서 자녀들을 데리러 갔다가 학생들에게 “사이좋게 놀라”고 말한 일을 두고 가해학생 측이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교폭력 신고 이후 교육당국이 정서적 지원을 제안했지만 A양이 해당 교사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중단됐고, 현재는 별도의 지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A양은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어머니는 밝혔다. 학교 측은 최근 A양에게 별도의 인력(교육활동봉사자)을 붙여 보호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A양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며 부담감을 나타냈고, 어머니 역시 단순히 사람을 붙이는 방식보다 교사가 교실에서 피해학생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어머니는 학교와 교육당국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앞서 20일 교육당국이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발표에 “처음부터 감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재조사한다고 하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누구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가족은 “또 다른 아이가 우리 아이처럼 외롭게 창문 앞에 서지 않게 해달라”며 학교와 교육당국에 실질적인 보호조치와 재발 방지를 거듭 촉구했다.
  • 사망 당시 몸무게 4.7㎏…‘19개월 딸 굶겨 사망’ 친모에 징역 12년

    사망 당시 몸무게 4.7㎏…‘19개월 딸 굶겨 사망’ 친모에 징역 12년

    태어난 지 19개월 된 친딸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아동학대살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손승범)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9)씨의 죄명을 아동학대치사죄로 변경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법원은 여러 기록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비춰 A씨에게 딸 B양을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동학대살해 대신 아동학대치사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상심리평가 결과를 보면 경계선지능 수준인 A씨에게 양육에 대한 책임 인식이 부족하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관심도 제한적”이라며 “평균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닌 일반인과 피고인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양이 너무 말랐다는 주변 조언을 듣고 추천받은 고가의 분유를 사서 준 것으로 보인다”며 “홈캠에서도 B양에게 이유식을 먹이려 하나 거부하자 분유를 주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분유도 일정량을 급여하면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는 의사 의견이 있고, A씨의 지적 능력을 고려하면 이유식을 거부하는 B양의 체중을 늘리고자 분유만 주는 잘못된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부검 당시 B양에게서 별다른 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예방접종을 꾸준히 하고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한 점 등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선 “숨진 피해자는 생후 19개월에 불과했고 비교적 성장이 더뎌 보호자의 보호가 필요했다”며 “피고인은 B양의 건강 악화를 알면서 음식물을 충분히 주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살해의 고의를 제외한 사실관계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벌금형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다”며 “미혼모로 육아의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어느 정도 정상적인 양육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고인 가정들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물질적 지원은 있었지만 올바르게 집행되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은 부족했다”며 “혼자 다자녀를 돌보는 경우 자녀의 영양 상태 점검이나 양육 방법에 대한 교육 등 공적 관여가 충분치 못했던 걸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둘째 B양에게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아 숨지게 하고, 첫째 딸을 두 차례 신체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검 결과 B양은 영양 결핍과 탈수 등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당시 생후 19개월이었던 B양의 체중은 4.7㎏로, 같은 연령 여아의 평균 몸무게인 10.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월부터는 B양에게 우유나 이유식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방에 방치했고, 최대 67시간 동안 음식을 주지 않았다. 또 B양이 숨지기 직전인 2월 28일부터 닷새 동안은 총 120시간 중 92시간을 B양 홀로 집에 둔 채 놀이동산과 찜질방 등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자 한부모 가구로 매달 생계급여와 아동수당 등 월평균 300만원이 넘는 공적 지원을 받았고, 취약계층을 위한 ‘푸드뱅크’에서도 매달 식재료를 가져갔다.
  • “여성도 군대 가자”…우크라 전 국방장관 병역 의무화 주장 논란 [핫이슈]

    “여성도 군대 가자”…우크라 전 국방장관 병역 의무화 주장 논란 [핫이슈]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전 국방장관이 여성의 병역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그는 20일(현지 시간) 자유유럽방송(RFE/RL)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시민에게 병역을 의무화해야 한다”면서 “성평등이란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되면 우리의 동원 자원이 즉시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여성이 반드시 최전선에서 총을 들고 싸우지 않더라도 후방에서 다양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대표적인 예로 여성이 남성과 함께 복무하는 이스라엘을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은 강제 징집 대상이 아니지만 자원입대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 내 복무 중인 여군은 7만 명 이상으로 러시아 침공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약 5500명 이상의 여군은 실제 전투 임무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레즈니코프 전 장관의 주장처럼 여성의 강제 징집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부 공식 입장은 여전히 의료계를 제외한 일반 여성의 전면 징집 계획은 없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 자녀가 없는 여성에 한해 의무 복무를 도입하자는 등 병역법 개정 논의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 25~60세 남성들은 계엄령에 따라 매우 엄격한 강제 징집 대상이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18~22세 청년에 한해 출입국 제한을 전격 해제했다. 대학 교육, 일자리 등을 위해 청년들이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여 사회적 분열을 막고 미래 세대를 보호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해제 직후 불과 몇 달 만에 약 9만 6000명의 남성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심각한 병력 난을 해결하기 위해 징집 연령을 18세까지 낮추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한편 레즈니코프는 2021년 11월 국방장관에 임명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초기부터 550일 동안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 100세 이상 노인 10년 새 3배↑…장수 비결은 ‘소식’

    100세 이상 노인 10년 새 3배↑…장수 비결은 ‘소식’

    우리나라 100세 이상 노인이 10년 전보다 3배 가까운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고령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지만 증가율은 남성이 높았다. 고령자들은 장수 비결로 절제된 식생활을 꼽았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 인구주택총조사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만 100세 이상 고령자는 8604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공표 조사인 2015년 3159명에 비해 5445명(172.4%) 증가했다. 10년 새 규모가 2.7배로 늘어난 셈이다. 최고령 응답자는 116세였다. 연평균 증가율은 10.5%로 2015년 11.5%에 비해 낮아졌지만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는 17.3명으로 2015년에 비해 10.9명 증가했다. 남성은 1428명(16.6%), 여성은 7176명(83.4%)으로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19.9였다. 다만 남성의 증가율이 눈에 띄었다. 10년 사이 여성의 증가율은 162.8%였지만 남성은 233.6%였다. 여성은 2.6배, 남성은 3.3배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2052명(23.8%)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268명(14.7%), 경북 559명(6.5%)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고령자는 전남이 3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30.4명), 강원(28.6명) 순으로 집계됐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4280명의 특성을 별도로 조사한 결과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48.5%), 아파트(41.2%) 순으로 나타났다. 혼인 상태는 사별 비율이 92.8%였다. 남성 30.2%는 배우자가 살아 있었지만 여성은 0.7%만 생존했다. 100세 이상을 돌보는 사람은 자녀 및 그 배우자가 73.5%, 요양보호사·간병인 등 유료 수발자가 35.6%였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꼽은 장수 비결은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이 5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44.5%), 유전적 요인(32.1%)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재가 고령자의 86.9%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고 79.6%는 술을 마신 적이 없었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한 적이 없는 고령자는 75.8%에 달했다.
  • 100세 이상 10년 새 3배 가까이↑… 장수 비결 1위는 ‘절제된 식생활’

    100세 이상 10년 새 3배 가까이↑… 장수 비결 1위는 ‘절제된 식생활’

    지난해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10년 만에 2.7배로 늘어났다. 이들이 꼽은 장수 비결 1위는 ‘절제된 식생활’이었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 인구주택총조사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만 100세 이상 고령자는 8604명으로, 직전 조사인 2015년(3159명)보다 5445명(172.4%)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도 같은 기간 6.4명에서 17.3명으로 10.9명 늘었다. 성별로 보면 10년 전과 비교해 남성은 428명에서 1428명으로 233.6%, 여성은 2731명에서 7176명으로 162.8% 늘었다. 이에 따라 남성 비중은 13.5%에서 16.6%로 3.1% 포인트 높아지고 여성 비중은 86.5%에서 83.4%로 낮아졌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의학과 생활 여건 등 환경이 좋아지면서 성비 불균형이 완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20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1268명), 경북(559명)이 뒤를 이었다. 인구 10만명당으로는 전남이 31.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주(30.4명), 강원(28.6명) 순이었다. 시군구별 인원은 경기 고양이 1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용인 169명, 수원 152명 순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당으로는 전남 고흥이 91.8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재가 고령자 4280명 가운데 79.6%는 평생 술을 마신 적이 없었고, 86.9%는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았다.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지 않은 고령자는 75.8%였다. 장수 비결로는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을 꼽은 비율이 59.7%로 가장 높았다. 규칙적인 생활(44.5%)과 유전적 요인(32.1%) 등이 뒤를 이었다. 대인 관계도 비교적 활발했다. 따로 사는 자녀나 이웃, 요양보호사 등을 한 달에 10회 이상 만났다는 응답이 50.8%로 가장 많았다. 월평균 만남 횟수는 12.7회였다. 삶의 만족도는 ‘보통’이 43.7%로 가장 높았다.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33.1%,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23.3%였다.
  • “남편 아이 아닐까 봐”…생후 이틀 딸 차에 두고 숨지게 한 친모 [핫이슈]

    “남편 아이 아닐까 봐”…생후 이틀 딸 차에 두고 숨지게 한 친모 [핫이슈]

    내연 관계에 있던 남성의 아이일 가능성을 남편에게 들킬까 두려워 생후 이틀 된 딸을 차량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범행 10년 만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는 전날 살인 혐의로 47세 여성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16년 1월 13일 딸을 출산한 뒤 이틀 뒤인 15일 오후 경남 고성군 동해면의 한 도로변에 승용차를 세워두고 갓난아기를 조수석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차량은 시동이 꺼진 상태였고 창문은 열려 있었다. 범행 장소의 평균 기온은 5.73도였으며, 아기는 출생 당시 몸무게가 2.16㎏에 불과했다. 검찰은 이 같은 환경에 영아를 장시간 방치한 행위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이후 딸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처음에는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고성 앞바다에 버렸다고 말을 바꿨다. 시신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내연남 아이일 가능성 숨기려 범행”검찰 조사 결과 A씨에게는 당시 내연 관계에 있던 남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임신 사실이 드러나면 혼인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했고, 아이가 내연남의 자녀일 가능성을 남편에게 숨기려 범행한 것으로 봤다. 숨진 딸은 A씨의 여섯 번째 자녀였다. A씨는 당시 남편과 함께 네 자녀를 키우고 있었고,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직전에 출산한 다른 자녀 한 명을 입양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당시 A씨의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듬해인 2017년 이혼했다. 사건은 범행 후 8년이 지난 2024년에야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고성군이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영아들을 조사하던 중 임시 신생아번호만 남아 있는 아이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으면서다. 당시 보호자인 A씨가 신생아 임시관리번호가 발급된 사실 자체를 부인하자 행정당국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6월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시신 없어도 법의학·심리분석으로 고의 입증검찰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A씨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자 보완수사에 들어갔다. 우선 법의학 감정을 통해 A씨가 영아를 차량에 방치한 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등 과학수사 기법도 활용해 범행 동기를 추적했다. 검찰은 A씨가 출산 전 별다른 출산용품을 준비하지 않았고 임신과 출산 사실을 주변에 숨긴 정황도 확인했다. 병원 측의 만류에도 퇴원했고, 범행 이후에는 별다른 신고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간 점 등도 계좌 분석과 관련 자료를 통해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1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발부하면서 범행 10년 만에 A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현재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유기 혐의는 공소시효 7년이 지나 적용하지 못했다. 범행 당시에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죄가 신설되기 전이어서 검찰은 일반 살인죄를 적용했다.
  • “아이들 학원 보내놓고 노래방 향한 전업주부 아내…도우미와 밀회 즐겨”[사연잇슈]

    “아이들 학원 보내놓고 노래방 향한 전업주부 아내…도우미와 밀회 즐겨”[사연잇슈]

    자녀들을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학원에 보내며 교육에 매달리던 아내가 노래방 도우미 남성과 만남을 이어온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자녀들의 과도한 교육을 둘러싸고 아내와 갈등을 빚던 중 아내의 외도 정황을 알게 된 남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결혼 14년 차인 A씨는 초등학교 6학년 딸과 4학년 아들을 두고 있으며, 전업주부인 아내가 집안일과 아이들 교육을 도맡아왔다. A씨는 “제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닌지 후회가 된다”며 “평일 밤이면 아이들은 학원을 마치고 거의 자정이 다 돼서야 집에 돌아온다. 이후 아내는 식탁에 문제집을 펼쳐놓고 아이들을 새벽 2시까지 붙잡아 둔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도 아침 7시부터 수학, 영어, 논술, 피아노 학원 등을 돌고 오후 9시가 넘어야 일정이 끝난다”며 “이건 아동학대라고 한마디했다가 심하게 다툰 것도 여러 번”이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아내가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외출한 사이 메시지 알림을 보게 됐다. A씨는 “화면에 처음 보는 남자의 이름이 있었고, ‘자기야, 오늘도 그 시간에 보는 거지?’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며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는데 충격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밤 아내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놓고 그 틈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며 “그 남자는 노래방 도우미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이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직접적인 증거 영상 같은 건 없지만 연인처럼 대화를 나누고 빈번하게 만난 정황은 문자메시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며 “아이들을 쥐어짜며 학원으로 내몬 것이 바람을 피울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니 치가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그는 “아동학대에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이혼할 것”이라며 “무조건 제가 양육권을 가져와서 아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하며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양육권을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글이 많은데, 제가 아이들을 지키고 양육권을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조언을 구했다. “아내의 과도한 교육, 아동학대 해당 가능성”“아빠도 양육권 가져올 수 있어”이에 배수지 변호사는 아내의 과도한 교육 방식이 아동학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배 변호사는 “아동복지법 제3조상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거나,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이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있고, 이에 대해 힘들다고 하는 상태라면 아동학대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내와 노래방 도우미 남성의 관계 역시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배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 제1호는 재판상 이혼원인으로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며 “‘부정한 행위’는 간통, 즉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연의 경우 아내가 노래방 도우미와 연인처럼 지속적으로 만나고 대화한 행위 자체가 부부간 신뢰를 훼손한 부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노래방 도우미의 이름과 연락처 등 인적 사항을 파악했다면 해당 남성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양육권과 관련해서는 “남성도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 아이들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며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보기 때문에 아버지 역시 아이들과 유대 관계가 잘 형성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에게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는 점과 할머니·할아버지 등 보조 양육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점을 강조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어딜 가든 꼭 붙어 다니는 트럼프 ‘애착 담요’

    어딜 가든 꼭 붙어 다니는 트럼프 ‘애착 담요’

    “백악관 집무실에서 근무하며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에 정기적으로 탑승한다. 대통령을 대신해 세계 각국 정상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밤늦게까지 대통령 곁에 머물며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올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군용 수송기로 비밀리에 갈아탈 당시 내각 서열 1·2위 인사들을 제치고 동행한 내털리 하프(35) 백악관 행정보좌관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의 묘사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인쇄해 바쳐 ‘인간 프린터’로 불렸던 그가 소셜미디어와 외교 메시지까지 관장하는 핵심 ‘문고리 권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미 정가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프가 정쟁의 중심에 오른 건 민주당 대권 주자인 존 오소프 상원의원의 지난 16일 유세 발언이 계기가 됐다. 오소프 의원은 “트럼프는 대통령 업무 대신 카타르 전용기로 내털리와 여행이나 다니고 싶어 한다”며 그를 트럼프의 ‘애착 담요’라고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하프 보좌관을 동시 저격하자 백악관은 발끈하며 엄호에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오소프 의원을 향해 “버락 오바마를 흉내 내는 한심한 연극부 아이 같다”고 원색 비난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CNN 기자가 관련 입장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며 불같이 화를 냈고, 백악관 공식 대응팀은 엑스에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당신 자녀들이 부모의 역겨운 질문을 보면 창피할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어 거센 반발을 샀다. 미 정가에선 백악관의 이 같은 과민 반응이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인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한다. 트럼프의 진짜 측근이 누구인지를 보여준 ‘전용기 갈아타기 작전’도 하프의 위상을 새삼 보여준 셈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백악관의 과도한 반응 자체가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 보좌관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필사적인지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 “마사지해줄게” 다른 자녀들도 있는데…10대 의붓딸 여러 차례 성폭행한 40대 계부 구속

    “마사지해줄게” 다른 자녀들도 있는데…10대 의붓딸 여러 차례 성폭행한 40대 계부 구속

    10대 의붓딸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40대 계부가 붙잡혔다. 1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충북 충주경찰서는 10대 의붓딸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 송치한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이달 초까지 의붓딸 B양을 자택에서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추행·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간음·아동복지법 위반)를 받는다. 또한 2024년 자택에서 마사지해주겠다며 B양의 신체를 만진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그는 자택에 다른 초등생 자녀 2명이 있을 때도 안방에서 B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일부 범행만 시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B양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들은 친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마지막 범행 이후 시일이 지나 긴급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경찰의 긴급체포 승인 요청을 거절했다. 또 초등생 자녀 등 주변인 조사를 보완하라며 사전 구속영장도 두 차례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 6살 딸과 하츄핑 보러 갔는데… ‘청불 예고편’ 내보낸 영화관

    6살 딸과 하츄핑 보러 갔는데… ‘청불 예고편’ 내보낸 영화관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에서 6살 딸과 어린이 영화를 보러 간 김모(45)씨는 영화 시작 전부터 진땀을 뺐다. 스크린에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담긴 다른 성인용 영화의 예고편이 나오자 딸이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곧 끝난다’며 딸을 달래줬지만 이후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중간에 나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예고편 등급은 사실상 2단계뿐 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개봉영화 중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 5위엔 어린이 영화 2편이 걸려 있다. 사랑의 하츄핑(63만명)은 3위, 명탐정 코난(22만명)은 5위다. 방학을 맞아 어린이 관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전체관람가 영화 상영 전 어린이 관객에게 부적절한 예고편이나 광고가 노출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영화 본편은 연령에 따라 관람등급이 세분화돼 있지만, 상영 전 나오는 예고편과 광고에는 이보다 단순한 등급 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본편은 전체관람가·12세 이상 관람가·15세 이상 관람가·청소년 관람 불가 등 4단계로 나뉜다. 반면 다른 영화 예고편은 전체관람가와 청소년 관람 불가 2단계로만 분류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라도 예고편이 전체관람가 판정을 받으면 어린이 영화 전에도 상영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홍보하는 광고영상물 역시 전체관람가 단일 등급으로 분류된다. ●해외처럼 본편 관람 등급에 맞춰야 7살 자녀를 둔 이모(47)씨는 “아이와 영화를 볼 땐 아예 광고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들어간다”면서 “아무리 편집을 했다고 해도 폭력 영화나 공포 영화의 예고편이나 맥주 광고, 성적 매력을 강조한 게임 캐릭터 등 본편 등급과 맞지 않는 광고를 어린이 영화 전에 내보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예고편에도 세분화된 연령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은 본편뿐 아니라 예고편에도 U(전체), PG(전체 관람 가능하나 보호자 지도 권고), 12A(12세 미만은 성인 동반 시 관람 가능), 15(15세 미만 관람 불가), 18(18세 미만 관람 불가) 등 연령별 등급을 구분한다. 호주는 관람하는 영화와 같거나 낮은 등급의 영화만 예고편으로 홍보할 수 있다. 즉 전체관람가 영화 상영 땐 전체관람가 영화의 예고편만 내보낼 수 있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일반 TV 방송과 달리 영화관은 관객이 특정 영화를 선택해서 찾는 만큼 영상물의 관람 대상이 비교적 뚜렷하다”면서 “해당 영화의 관객층에 맞는 수위의 광고와 예고편을 편성하도록 보다 촘촘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에게 폐버스 임대주택?… 이것은 인종차별이나 마찬가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청년에게 폐버스 임대주택?… 이것은 인종차별이나 마찬가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네덜란드식 공급 구상에 여론 발칵비판 쏟아지고 AI 패러디 영상 봇물같은 당 의원까지 “닥치고 사과해야”문제는 민주당 임대주택 중심 정책흑인 내 집 마련 꿈 빼앗았던 미국남북전쟁 ‘40에이커’ 약속 저버리고뉴딜 때도 백인과 달리 주담대 막아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소수자 차별대출 옥죄고 임대주택 늘린다는 與이미 집 가진 50대 이상 손해 없지만집 살 기회도 자산가격 상승 기회도 청년과 저소득층은 박탈당하는 셈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 지난 7일 황희(3선·서울 양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의 내용이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운하에 보트하우스가 즐비하게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네덜란드는 폐선박 또는 중고 선박을 리모델링해서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여 주택문제 해결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비슷한 정책을 추진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던졌다. 무더운 여름, 신선한 아이디어가 제공되자 세상이 후끈 달아올랐다. 당사자인 청년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황 의원에게는 아쉽게도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 부정적인 방향이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적인 분노를 담은 글과 패러디, 심지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된 영상까지 쏟아져 나왔다. 야당에서 반발이 빗발친 것은 물론이거니와 5선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마저 “닥치고 사과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낼 지경이었다. 폐버스를 활용한 임시 주택은 말 그대로 ‘임시 주택’일 뿐이다. 제아무리 잘 갖춰져 있다 한들 비좁고 냉난방 효율이 떨어질뿐더러 사생활이 잘 보호될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자연재해가 많은 옆 나라 일본에서 지진 등 재난 상황에 투입하는 ‘최후의 카드’로 여겨지는 이유다. 그런 폐버스 주택을 청년 임대주택으로 제안했으니 여론이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한 일. “청년들이 안정된 주택을 마련하기 전 단계까지 임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청년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며칠 후 황 의원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공개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대체 청년들은 왜 이렇게 분노한 걸까? 폐버스를 청년의 주거지로 제공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워낙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이 문제였다면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나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 일이었다. 문제는 황 의원이 속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대주택 중심의 주거 정책 방향이다. 청년들은 왜 집을 사려고 할까?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자는 흔치 않다.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수십 년에 걸쳐 절약하며 갚아 나가야 겨우 내 집이 된다. 그나마도 집값이 오르면 다행이지 떨어지기라도 하면 그 손해는 곧장 집주인의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럴 바에야 나라에서 제공하는 임대주택에 사는 편이 속 편하고 좋지 않을까? 사는 ‘곳’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집을 사는 ‘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반론이다. 이른바 ‘진보’에 속하는 분들은 적잖이 동의할 법한 생각이다. 문제는 역사가 우리에게 반대의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것은, 어떤 사회가 소수자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 가혹한 차별 중 하나다. 흑인에 대한 미국의 인종차별은 바로 그렇게,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는 식으로 전개되어 왔던 것이다. 1865년 1월, 남북전쟁이 막바지로 향하던 미국으로 돌아가 보자. 연방군의 윌리엄 T 셔먼 소장 휘하에는 특별한 부대가 있었다. 스스로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흑인들로 이루어진 부대였다. 해방노예들의 사기는 하늘 높은 줄을 몰랐다. 셔먼 장군이 발표한 특별 야전명령 15호에 따라, 전쟁이 끝나면 1인당 40에이커의 땅과 노새 한 마리를 받기로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났다. 흑인들은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40에이커와 노새 한 마리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전쟁 과정에서 압류된 땅 모두가 백인 농장주에게 되돌아갔다. 남부에 살던 흑인 노예들은 ‘해방’을 맞이했지만, 이제는 같은 주인 밑에서 소작농으로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노예를 부리던 남부뿐 아니라 노예해방을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한 북부 역시 흑인에게 진정한 자유를 줄 생각은 없었다. 남부는 소작농을 원했고 북부는 저임금 노동자를 원했을 뿐이다. 그렇게 ‘40에이커와 노새 한 마리’는 미국의 구조적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관용어구로 정착되고 말았다. 흑인의 경제적 자립과 자산 증식을 방해하는 기조는 그 후로도 지속됐다. 1930년대 미국은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모로 발버둥을 쳤다. 경제가 침체되어 있으니 국민들은 소비를 하지 못한다. 소비를 하지 못하니 경기가 살아날 리 없다. 이 악순환을 깨려면 인위적으로 수요가 창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공공사업이 벌어진 이유다. 그렇게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채워 넣으면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 돈을 쓸 곳도 만들어 주었다. 연방주택국(FHA)을 신설한 것이다. 연방주택국의 임무는 분명했다. 평범한 중산층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무슨 수로 집을 산단 말인가? 루스벨트 행정부는 발상을 뒤집었다. 일단 집을 팔고 나중에 천천히 집값을 받기로 한 것이다. 집값의 10%만 있으면 일단 소유권을 넘겨주고, 나머지 90%는 천천히 갚아 나가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파격적인 장기주택담보대출이었다. 나라가 보증을 서서 국민이 집을 사게 하고, 그렇게 창출된 수요로 건설 경기를 일으키며, 경제를 되살려 국민들이 빚을 갚게 하는 뉴딜정책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뉴딜정책에 한층 더 박차를 가했다. 전쟁터에서 목숨 걸고 싸운 군인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 주는 제대군인지원법, 일명 ‘GI Bill’이 통과된 것이다. 미국인은 군대만 갔다 오면 적은 돈으로 큰 집을 사서 천천히 갚아 나갈 수 있었다. 원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대학에 진학해 장학금 혜택을 받으며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제공받았다. 이렇게 미국은 순식간에 중산층의 나라로 탈바꿈했다. 흑인들은 이 모든 변화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태평양과 대서양 양쪽에서 전쟁을 치러야 했기에 미국은 흑인도 군인으로 동원했다. 날아오는 총탄 앞에서 피 흘리고 쓰러질 때까지만 해도, 흑인과 백인 모두 동등한 전우였다. 문제는 전쟁이 끝나고 난 다음이었다.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에서 흑인을 법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미국은 흑인에게 계층 상승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 방법은 간단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틀어막은 것이다. 연방주택국은 흑인들이 사는 구역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칠했다. ‘빨간 줄’이 그어진 곳은 융자가 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수법을 ‘레드라이닝’이라 불렀다. 흑인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세입자에 머물러야 했고, 월세가 높아지면 더 열악한 환경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이 끝나고 우후죽순 지어지기 시작한 교외 주택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으러 온 흑인을, 은행은 어떻게든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마치 오늘날 한국인이 아파트를 선호하듯 20세기 중반 미국인은 교외 주택가를 선호했다. 그러니 교외 주택가에 집을 산다는 것은 좋은 주거 환경을 누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집값이 오르면 그것을 담보 삼아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 더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자 하는 백인 참전 용사에게는 너무도 활짝 열려 있던 이 기회의 문은 흑인 앞에서 여지없이 닫혀 버렸다. 100만여 흑인 참전 군인들은 계층 상승의 사다리에 발을 올려 보지도 못한 것이다. 공급을 줄이며 대출을 틀어막는다. 대신 임대주택을 늘린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해 이재명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 정권의 일관된 주택 정책 방향이다. 이미 서울, 특히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는 50대 이상 기득권층은 손해 볼 일이 없다. 반면 갓 노동시장에 진입해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 청년과 저소득층은 집을 살 기회도, 자산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볼 기회도 사실상 완전히 박탈당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정책 실수가 아니다. 미국에서 흑인을 차별할 때 동원된 경제적 억압의 수단이다. 청년들의 꿈꿀 권리를 레드라이닝, 빨간 줄 긋기 하지 말라.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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