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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주동 서울시의원,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결에 선제적 재정 대응 촉구

    유주동 서울시의원,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결에 선제적 재정 대응 촉구

    서울시의회 유주동 의원(더불어민주당, 기획경제위원회)은 지난 27일 제399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시내버스 통상임금 판결로 서울시가 직면한 대규모 재정 부담을 지적하고, 버스 파업이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30일 대법원은 동아운수 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확정하고, 수당 재산정 시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가 합의한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유 의원은 현재 서울 시내버스 64개 회사 노동자 약 1만 7000명이 여섯 개 법원에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서울서부지법에서 10개 회사의 1793명에 대한 첫 1심 판결이 곧 선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소송 결과에 따라 부담할 금액을 최소 5266억원에서 최대 1조 21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2023년 한 해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으로 지출한 8915억원과 맞먹거나 이를 뛰어넘는 규모다. 유 의원은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이 부담은 결국 서울시 재정, 곧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사 양측 모두 서울시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인 버스조합은 지난 5월과 7월 예산 지원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서울시를 상대로 한 소송전까지 예고했으며, 노조는 시의회에 밀린 임금 해결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노조 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관련 판례 변경 이후, 체불임금에 따른 지연이자가 약 1억 4000만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시는 동아운수 관련 재판이 파기환송 상태인 점을 고려해,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 결과가 나온 뒤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이번 파기환송이 수당 계산 방식에 국한된 것일 뿐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라는 법적 근거는 이미 확정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급 여부가 아닌 규모의 문제인 만큼 충분히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난 1월 시민들의 큰 불편을 초래했던 버스 파업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유 의원은 ▲판결 시나리오별 소요 재원 추계와 단계별 재정 대책 수립 ▲노사와 서울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한 임금체계 개편·임금 청산 방안 협의 ▲장기적 관점의 지속 가능한 준공영제 개편 논의 착수 등 세 가지를 서울시에 촉구했다. 유 의원은 “시내버스는 하루도 멈출 수 없는 시민의 발”이라며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는 행정이 아니라 위기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행정으로, 시민의 발이 다시 멈춰 서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부산 시내버스 28일 총파업 피했다…노사 시급 5% 인상 합의

    부산 시내버스 28일 총파업 피했다…노사 시급 5% 인상 합의

    부산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 오는 28일로 예고한 총파업에 따른 운행 차질을 피할 수 있게 됐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노사가 이날 오전 4시 45분쯤 임금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양측은 최대 쟁점이었던 올해 시급을 전년보다 5.0% 인상한 1만 9177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체계 개선에 합의하면서 임금인상을 하지 않은 만큼 올해는 임금인상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하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2일까지 9차례 공동노사교섭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한 상태였다. 오는 27일까지가 최종 협상 기한이었지만, 세 차례 특별조정회의를 거치면서 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노사가 받아여 합의에 이르게 됐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오는 28일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부산 시내버스 노조는 참여하지 않는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시민 일상과 직결된 시내버스의 안정적 운행을 위해 노사가 끝까지 대화하며 합의점을 찾아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앞으로 노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내버스를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사설] 고령 취업자 1000만명,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해법 절실

    [사설] 고령 취업자 1000만명,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해법 절실

    55~79세 취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어제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해당 나이 인구(1701만 7000명) 가운데 59.5%가 일하고 있다. 인구도, 취업자도 늘어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와 같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이 조사에서는 55세 이상을 고령층으로 분류한다. 앞으로도 일하길 바라는 비중은 69.2%였다. 생활비에 보탬(53.4%)과 일하는 즐거움(36.7%)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중이 지난해 처음 20%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됐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바람직하나 청년 고용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청년(15~29세) 고용률은 올 6월 1년 전보다 1.7% 포인트 하락한 43.9%에 그쳤다. 2024년 5월부터 2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내림세다. 많은 청년이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자료 정리, 문서 작성, 기초 분석 등 신입사원이 주로 맡았던 업무를 대체하면서 청년의 고용 사다리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대수명 연장과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주최로 지난 6월 열린 토론회에서 2028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1세씩 정년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의 안은 2029년부터 2년마다 1세씩 연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정년이 연장되면 혜택은 대기업·정규직에만 집중돼 이중구조가 더 악화할 뿐이다. ‘귀족 노조’로 비판받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에 정년 연장이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정년 연장에는 연공형 임금체계가 직무급·성과급으로 개편되고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는 것이 기본조건이어야 한다. 노동계는 이에 극구 반대한다. 노동계 요구대로 법정 정년만 연장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은 투자는 물론 청년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다. 실제 2016년 60세 정년 연장 당시 청년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부는 세대 간 공존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지원 방안을 병행해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고용 주체인 기업과 미래세대인 청년의 입장에 한층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정 정년 몇 세’ 선언에 그칠 일이 아니라 고령자 고용과 청년 고용이 함께 지속될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충실히 마련해야 한다.
  •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하반기 입법 목표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면서 “세대 간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 유지에 따른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후 소득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개선 방안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줄지 않도록 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여 신규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 노후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해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조사상 청년층이 오히려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며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배경을 물었다. 김 장관은 “청년들도 대체로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20% 수준인 11%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노동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35세 미만 청년에게 생애 한 번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내 고용보험법을 개정하고 지급액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액수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국가가 청년의 첫 경력을 책임지는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앞으로 고용정책의 초점을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처음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K유스개런티’(청년 첫 취업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저소득 구직자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업 취약계층에 취업과 생계 안정을 지원하는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장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청년·중장년과 별도로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지원 유형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지급되는 구직촉진 수당은 현재 월 60만원에서 내년 65만원으로 인상한다.
  •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하반기 입법 목표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면서 “세대 간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 유지에 따른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후 소득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개선 방안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줄지 않도록 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여 신규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 노후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해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조사상 청년층이 오히려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며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배경을 물었다. 김 장관은 “청년들도 대체로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20% 수준인 11%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노동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35세 미만 청년에게 생애 한 번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내 고용보험법을 개정하고 지급액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액수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국가가 청년의 첫 경력을 책임지는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앞으로 고용정책의 초점을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처음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K유스개런티’(청년 첫 취업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저소득 구직자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업 취약계층에 취업과 생계 안정을 지원하는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장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청년·중장년과 별도로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지원 유형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지급되는 구직촉진 수당은 현재 월 60만원에서 내년 65만원으로 인상한다.
  • [박성원의 직설대담] “제조업 강점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경제 또 한번 도약”

    [박성원의 직설대담] “제조업 강점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경제 또 한번 도약”

    “우리 땅에 팹 증설로 초격차 확보서남권 반도체, 규제 원샷 해결 기회AI 생태계에서 협상 능력 갖춰야”“대기업·중기·스타트업 공존 모색‘국민역량 기본계좌제’ 도입 필요국회 의석 30%는 청년에게 줘야”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놓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양극화 성장일 뿐이라는 해석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성장전략의 효과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김성식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과거 보수 정당에 몸담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경제발전 방향과 전략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그를 만나 현재의 경제 상황과 향후 정책기조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안에 들어와 겪어 본 이재명 정부 1년을 평가해 본다면. “이재명 정부는 제조업이 중국에 추격당하고, 윤석열 정부의 거친 정책으로 경제가 추락하던 상황에서 출범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불법 계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 이란 전쟁까지 대응해야 하는 1년이었다. 노동을 중시하면서도 대기업들과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 같은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경제대전환을 추구해 왔다. 서민들의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기술환경 시대에 맞는 전환 역량을 만들어 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고 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과 성장률이 좋아졌지만 양극화 성장의 그늘도 나타나는데.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을 맞으면서 공급가격도 뛰고 많은 성과를 올리는데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의존도가 커졌다. 산업 간 계층 간 성장의 양극화,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 문제가 도드라졌다. 각 정부 부처가 집중해야 할 과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관련해 환경론, 친노조 성향의 국정 기조와 지지층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AI 경제 시대의 바탕이 되는 반도체 메모리에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이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전략을 외국이 아닌 우리 땅에서 펴게 된 것이다. 서남권만이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지부진했던 건설도 7년 가까이 앞당기고,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규제 완화 문제도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가 아니라 이런 프로젝트를 계기로 모든 숙제를 한꺼번에 풀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불가능할 게 없다.” -이 대통령은 “차별의 설움을 견뎌 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보상”이라 했지만,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야 할 투자를 권력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밀어붙였다는 지적도 있다. “영남권엔 여러 차례 공장과 산단이 지어졌다. 서남권 팹 증설뿐만 아니라 용인, 평택의 반도체 산단 조기 완공과 충청권의 후공정 시설 확보까지, 이렇게 크게 하나의 축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를 통한 지능생산 역량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피지컬 AI는 제조 기반이 강한 영남권이 중심이다.” -AI 대전환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생존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메모리 중심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벌려 나가고 이것을 협상력으로 해서 차기 칩이나 AI 생태계의 설계단계부터 우리 기업과 함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부품만 파는 게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부품공급자에 머무르는 대만과 우리는 달라야 한다. AI 생태계 전체에서의 협상 능력을 갖춰야 한다.” 김 부의장은 “우리는 제조 AI, 피지컬 AI가 폭발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제조 AI의 독자적 업그레이드를 우리의 파운데이션 모델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제조업 강점이 말을 하기 시작하는 시대가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전닉스, 현대차, 스타트업, 여러 소부장 업체 경영진을 쫙 만나고 간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기사를 모아서 보여 주는 지금까지의 AI 수준에서 앞으로는 제조 공정에서의 데이터, 숙련공들의 암묵지, 이런 게 중요해지는 시대다. 우리는 반도체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제조능력을 잘 발전시키고 유지해 온 나라다. 숙련공들이 다 은퇴하기 전에 그것을 데이터화해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은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제조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걸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하려는 것이다. 제조 강점을 살려 AI 1등 국가로 간다면 또 한 번 경제가 도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 전환, AX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청년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스타트업들의 혁신성과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능력을 많이 가진 기업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데이터를 잘 쓸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기술, 데이터 간 링크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AX에서 협업을 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도 점프업을 할 수 있다. 지금 인공지능 때문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 바람에 청년 일자리에 약 5년간 일종의 죽음의 계곡이 닥쳐오고 있다. 그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사람이 부족한 시대가 올 것이다. 아무리 AI가 들어가도 꼭 인간이 챙겨 봐야 할 부분에 인력들이 필요하다. 정부가 과감한 교육과 소득 지원을 해서 인공지능 공존형 일자리에 청년들이 대거 투입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고통을 넘겨준 세대가 책임 있게 이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지난 4월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회의에서 ‘성장다운 성장, 포용다운 포용’이라는 화두를 던졌는데, ‘성장다운 성장’이란 뭘 말하는 건가. “5년간 150조원을 운용하기로 한 국민성장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에는 대기업들의 저리 대출 중심으로 설계가 됐는데, 50조원 정도는 혁신벤처의 스케일업 투자에 쓸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미 몇 개의 주요 유망 스타트업들에 국민성장펀드에서 지분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단기 부양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인적 자원의 육성,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제도들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성장다운 성장이다.” -AI 3대 강국 목표 실현을 위한 인재 육성 방안은 뭐라고 보나. “기존 교육을 완전 혁파하고 재설계해야 한다. 학교 이후 교육, 평생교육이 지금처럼 중요해진 적이 없다. ‘국민역량 기본계좌제’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는 사회적 인출권이라는 게 시행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내일배움카드제가 있는데, 새로운 전직훈련을 할 때 교육비를 대주는 것이다. 이걸 발전시켜서 기본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재교육을 해주고 소득보장과도 결합시키자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종의 시민권처럼 1, 2년 정도는 먹고살 걱정 없이 재교육을 받게 해 주자는 제도다.” -AI는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시장 집중과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이룰 수 있으려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세 가지다. 첫째, 앞서 말한 국민역량 기본계좌제를 시행하고 둘째, 컴퓨팅 접근권도 보장해야 한다. 토큰(인공지능 사용단위) 경제 시대에는 AI의 연산능력에 대한 접근권에서부터 차등이 생겨난다. 당장 내년부터는 대학 학점이 학생들이 얼마나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부모로부터 많은 걸 물려받은 친구들은 AI 에이전트 몇 개씩 돌려 가며 토큰 사용에 아무런 부담을 안 느끼면서 쓸 거고 그렇지 않은 친구는 월정 유료 버전도 못 쓰는 일이 생길 거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기업만의 인공지능 전환이 아니라 중소기업 AX를 정부가 지원해서 말단까지 우리 제조업의 강점을 확실히 살려 나가도록 하는 일이다.” -청년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기득권 노조의 권리보호 위주에서 벗어나 경직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기업들이 고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경기가 나빠졌을 때 해고를 못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때 도입했던 정리해고제가 지금 법에도 있지만 작동을 안 하고 있다. 이걸 사회적 논의에 부쳐 봐야 한다. AI 시대에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워진다. 직무급·성과급으로 전환하지 않는 기업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사용자성 인정과 교섭 대상 여부를 놓고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근로조건의 격차를 원·하청 문제로 전가해 온 결과가 노란봉투법에 투영돼 있다. 이 문제를 사용자성에 대한 판정과 교섭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건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 노봉법이 완벽한 처방인가에 대해 여야 모두 같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동시에 왜 그런 극단적 처방으로 해결하자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경영자도 돌아봐야 한다. 노봉법이 작동하려면 원청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이 교섭에 함께 들어와서 단일교섭을 해야 한다. 그게 원래 취지였는데, 분리교섭 길을 열어 버렸다.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연대 의식을 발휘해야 노봉법의 정신도 산다. 지금은 다 빠져 있다. 심지어 하청노동자들에게 잘해 주면 우리 거 빼앗기는 거 아니냐고 하는 상황이다.” -2030세대는 지금 취업난으로 자산 축적 기회가 막혀 있다. 집을 사려면 대출도 막혀 있고,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 전세 매물까지 부족해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청년들에게 의자를 내줄 생각을 해야 한다. 청년이 인구의 30%를 넘는데 지금 국회에는 청년들의 발언권, 대표성이 3% 정도밖에 반영돼 있지 않다. 경제대국을 논하면서 청년 대표성이 민주국가 중 꼴찌권에 있다.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는 586세대들이 주름잡고, 국민의힘도 극우의 틀에서 청년들을 동원이나 하려고 한다. 청년들 위한다는 소리 그만하고 청년들의 대표성이 확연해지도록 국회 의석, 주요 의사결정 포스트에 의자를 내줘야 한다. 10개 중 3개는 내줘야 한다.” ■김성식 부의장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민주화운동으로 두 차례 구속됐으나 1987년 이후 사면복권됐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정책기획부장, 나라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을 거쳤다. 몸담았던 통합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한 뒤 18대 총선(2008년)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관악갑에서 당선됐다. 2011년 당 혁신을 요구하며 탈당한 뒤 20대 총선(2016년)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재선됐다. 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위원장을 지낸 보수·중도 성향의 경제정책통이다. 의원 시절 다당제 연합정치 실현을 추구했다. 2025년 12월 이재명 대통령 직속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기용됐다. 박성원 논설위원
  • [박성원의 직설대담] “여름 베짱이 아닌 겨울 개미처럼 미래에 투자할 때다”

    [박성원의 직설대담] “여름 베짱이 아닌 겨울 개미처럼 미래에 투자할 때다”

    2030에게 지금 민주당은 기득권층대결·전투 아닌 결과 내는 여당 돼야대지진의 전조… 양극화 해법 절실조작기소 예단 말고 진상규명 집중혁신고속도로 깔아 30년 뒤 평가를미래 투자로 엔비디아 10개 만들자메가특구식 산업 생태계 조성할 것정년연장, 고용·임금체계 변화 필요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거듭 하락하고 있다. 국정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용진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2024년 총선에서 ‘비명횡사’(공천 탈락)할 만큼 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기도 했던 그는 이재명 정부에 울린 경보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박 부위원장은 “마치 대지진의 전조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즘”이라면서 “20, 30년 뒤를 향한 혁신의 고속도로를 깔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자꾸 하락하는데. “민심의 경고다. 양극화와 관련해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2030층은 자산 축적도 못 하고 어려워져 기득권층에 대한 비판이 많아졌다. 민주당은 지금 기득권층이다. 그런데 여전히 사회적 약자라는 의식에 빠져 있다. 2030은 민주당 주류세력인 586세대가 20대 운동권적 시절에 민정당, 민자당을 보던 눈으로 지금의 민주당을 보고 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건가. “우리 사회의 과제로 등장한 양극화 해법을 제시하고 사회적 불합리, 불공정 문제를 바로잡아 달라는 경보가 울렸다. 민주당은 협의를 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여전히 대결적이고 전투적이다. 야당은 창이고, 여당은 방패다.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여당이 여전히 투쟁만 하고 거친 목소리를 내는 데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구체적으로 여당에 어떤 역할이 필요하다는 건가. “시간이 별로 없다. 아파트 하나 지으려 해도 20년이 걸린다. 5년 단임제 정부에서는 웬만한 사업은 집권 기간 안에 성과를 보기 어렵다. 국회에서 안정적으로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야당을 설득하고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 줘야 한다.” -양극화 해소의 실질적 해법은 뭐라고 보나. “지금 대지진 직전의 전조가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삼성전자 성과급 사태, 코스피 9000,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잇단 수상 등은 모두 전무후무한 사태들이다. 천재급 관료들도 역대급 초과세수는 예측하지 못했다. 이러한 때 정부는 20년 뒤를 위해, 한국 사회 양극화를 시정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노르웨이처럼 급증하는 세수를 갖고 만든 기금, 펀드로 수익률을 높이면 국민 전체의 삶이 달라진다. 미래성장기금, 국부펀드 같은 구상도 이런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대출규제에 이은 보유세와 양도세 인상 등 수요억제 위주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비판과 불만도 커지고 있는데. “과열된 시장을 식히기 위해 수요억제책을 동원하는 건 고육지책이다. 지금 (공급 계획을) 시작해도 첫 삽 뜨는 데만도 20년 정도 걸리니까 다양한 금융·세제 정책을 동원하려는 것이다. 공급도 중요하지만, 저런(집값 상승)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둘 순 없지 않나.”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가능케 하는 조작기소특검법에 대한 반발과 거부감도 특히 2030의 민심 이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당한 수사, 기소, 판결을 받았던 일들이 과거에 많지 않았나.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들이 20년, 30년 지나서 재심받고 수사, 재판 과정의 문제점들이 뒤늦게 드러나 법무부도, 재판부도 사과하는 사례들을 많이 봤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대통령을 혹은 야당을 향해서 수사와 기소를 했다는 여러 상황들이 드러나고 있으니 일단 확인해 보자는 것이다. 특검은 그런 의심스러운 상황들을 들여다보는 단계다. 결과를 예단해서 지금 (공소취소 같은 얘기를) 뭐라 하는 건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진상규명에 집중하면 된다.” -비주류 의원 때와 가까이서 이 대통령을 접해 본 이후 ‘이재명 리더십’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게 있다면. “당대표 시절이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 대통령을 접하면서 상황적응력, 임기응변이 빠르다고 느꼈다. 지난 1년간 계엄을 해결하고, 미국과의 위험천만하고 다급한 무역통상협상을 해내고, 이란전쟁이라는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을 따박따박 해냈다. 쓸모 있는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본다.” -성공하는 이재명 정부가 되기 위해 유념했으면 하는 게 있다면. “5년 단임 정부에서는 일의 결과나 성과가 한두 번 정권이 바뀐 뒤에야 나올 수 있다.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정책적 준비를 해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부고속도로, 김대중 정부 때 정보고속도로처럼 새로운 길을 닦는 일을 해 줬으면 좋겠다. 20, 30년 뒤 ‘이재명 정부가 그때 새로운 혁신의 세 번째 고속도로를 깔아서 오늘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김대중 정부 때 초고속 인터넷고속도로를 깔았기에 네이버 같은 기업들이 나오지 않았나. 30년 뒤 평가를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초호황기에 급증한 초과세수를 놓고 국민배당식으로 쓸 거냐, 미래투자에 쓸 거냐를 놓고 정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있는데. “일시적 호황, 주기를 탈 수밖에 없는 ‘반짝 세수’는 중장기적으로 어려울 때를 대비한 일종의 연금저축으로, 중장기 안정화기금으로 쌓아 둬야 한다고 본다. 지금 벌었으니 지금 쓴다는 여름 베짱이식으로 소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안정기금으로 써야 할 것을 60, 70년대 스웨덴식 사회연대기금으로 쓴다면 나는 반대다. 초과세수는 겨울 개미와 같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써야 한다. 초과세수는 늘 있는 게 아니니까 국가가 책임 있게 투자 구조를 만들어서 엔비디아 같은 성장기업 10개를 만들고 성과를 함께 향유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교섭과 파업의 대상이 ‘사업경영상 결정’으로 넓어졌고, 하청기업 노조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산업현장이 노조리스크에 빠져들고 기업투자와 청년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우려는 알겠지만, 사회적 양극화에 대해 기업들이 해야 할 역할도 있고, 업무환경 변화에 대해 노동자들이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은 맞다고 본다. 다만 실제 기업에 큰 부담을 지우느냐 하는 것은, 실제 판례가 쌓이는 것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AI와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한 각국의 경쟁은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된 총력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기업에서 절실히 요청하는 연구개발(R&D) 분야의 주52시간제 예외 인정 문제조차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주52시간은 반도체보다는 스타트업에서 더 많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원청보다는 빨리 납품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 하청에서 더 많이 필요한 거다. 열어 놓고 검토해야 할 사안이지만, 그걸 적극 요구하는 쪽에 되묻고 싶다, 과연 무엇을 혁신했는지를. 주52시간제가 혁신을 게을리한 것에 대한 핑계가 돼선 안 된다고 본다.” -우리 경제는 1분기에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산업의 양극화, 경제 양극화 때문에 온기를 고루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른 성장을 위해 산업정책, 특히 규제합리화 정책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소재·부품·장비산업을 포함해 반도체의 독자적 생태계 형성에 기업과 정부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자율주행택시, 바이오, 로봇, 이런 분야에서도 생태계를 얼마나 잘 형성하는지가 중요하다. 기업이 잘나간다고 거기에 다 맡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중소·혁신기업들이 함께 크는 생태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합리화위원회가 할 일도 많을 텐데. “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지났다. 생태계 조성을 메가특구식으로 하려 한다. 로봇산업에 제일 필요한 게 데이터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생산 현장에서 협업하고 생활 현장에서도 로봇과 동거하려면 배달로봇이 인도를 갈 수 있는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지, 공원 주행을 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잘 풀려야 한다. 하나씩 풀어서는 부지하세월이다. 로봇산업 메가특구를 지정해서 로봇제조업체, 서비스·부품업체들을 다 그곳으로 오게 하고 지자체가 인허가권을 다 갖고, 지역도 성장시키고 산업도 성장시키는 구상이다. 로봇의 도시 광주, 자율주행의 도시 대전 이런 식이다. 올해 안에 관련법을 통과시키고 특구 지정까지 해서 변화의 시작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좀더 구체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규제혁신의 성과 같은 건 없나. “주식결제 주기를 예로 들 수 있다. 매도 후 2일이 지나서야 돈이 들어오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해 왔다. 증권사들이 반대했지만,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양대 노총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청년일자리 축소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용유연성을 높이고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개인별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정년 연장은 60세 이후 연금 수급 연령까지의 소득절벽을 메워 줌으로써 국민 전체의 삶이 안정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국민 건강수명도 길어져서, 과거에 합의된 은퇴 시기를 늦추는 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다만 AI 도입에다 정년 연장까지 겹치면 청년고용에 타격이 커질 수 있다.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 교육의 기회를 더 많이 마련해 주는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일률적 정년 연장이 아니라 고용·임금체계 변화를 노사 간 합의로 열어 두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박용진 부위원장은 1971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났다. 신일고, 성균관대 사회학과·국정관리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정치에 투신해 민주노동당, 민주통합당, 민주당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6년 20대 총선(서울 강북을)에서 당선된 뒤 재선의원까지 지냈다.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시절 비주류로 대척점에 섰다가 2024년 22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했다. 하지만 2025년 대선 때는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 국민화합위원장을 맡았고, 올해 3월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됐다. 의원 시절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파고들어 ‘삼성 저격수’로 불렸고 ‘유치원 3법’ 제정을 주도하는 등 진보와 실용을 겸비한 활동을 보였다. 박성원 논설위원
  • 고령자 재고용 기업 80% “선별 재고용”…재고용 59%는 “퇴직전 임금 그대로”

    고령자 재고용 기업 80% “선별 재고용”…재고용 59%는 “퇴직전 임금 그대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기업 10곳 중 8곳은 업무 능력과 성과가 검증된 인력만 골라 뽑는 ‘선별 재고용’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이 높은 인력 위주로 재고용이 이뤄지면서 대상자의 59%는 퇴직 전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기업들의 과반은 ‘법정 정년 65세 일률 연장’에 대해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용 중인 전국 30인 이상 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경총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80.4%가 ‘현장의 필요 인력 규모와 일정 기준 충족 여부를 따져 선별 재고용을 실시한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필요 인력을 선발해 일부만 재고용한다’는 기업이 58.8%, ‘기준을 충족한 적격자 대부분을 재고용한다’는 기업이 21.6%였다. 반면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한다’는 기업은 19.6%에 그쳤다. 재고용된 고령자의 임금은 퇴직 전과 비교해 ‘변동 없음’(동일)이라는 응답이 59.0%로 가장 많았고, ‘감소’(34.2%), ‘증가’(6.8%) 순이었다. 대다수 기업이 성과 중심의 선별 채용을 실시함에 따라, 적격 근로자의 직무 가치와 생산성이 유지돼 퇴직 전 임금을 그대로 보전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금이 깎인다고 답한 기업들의 평균 임금 감액률은 20.6%였다. 직원수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임금이 감소한다는 응답이 52.6%였고, 300명 이상 기업의 평균 감액률 역시 23.1%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오래 다닐수록 연봉이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의 특성상 정년 시점의 임금이 높게 형성된 대기업·유노조 사업장일수록 재고용 계약을 맺을 때 생산성에 맞춘 조정 폭이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답 기업의 52.4%는 ‘법정 정년이 65세로 일률 연장될 경우 추가적인 제도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대응 계획으로는 ‘임금체계 개편 추진’(34.4%)이 가장 많았고, ‘신규채용 축소’(25.2%)와 ‘기존 재고용 제도 축소 또는 폐지’(25.2%) 등이었다. 정년 연장이 자칫 청년층의 취업 위축이나 기존 고령자 고용 제도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시킬 것”

    청년 채용 축소·年30조 추가 부담기업에 복지 책임 떠넘기기 지적“퇴직 뒤 재고용이 바람직” 주장도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영계와 학계에서 ‘국가의 복지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일률적 정년연장보다 재고용 등을 활용한 유연한 고용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17일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 등이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주최한 ‘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에서 “고령자의 지속적인 노동 시장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축소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정규직 근로자 59만명 고용에 따른 비용(임금+4대 보험료 사용자부담분)은 연간 30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5~29세 청년층 90만 2000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된다. 류 전무는 이를 토대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 개편 없이 정년이 연장되면 인사적체 심화, 조직 활력 저하 등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면서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은 2006년부터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정년연장·정년폐지·계속고용 가운데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을 채택한 기업은 65.1%이며, 임금곡선을 완만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정년연장은 어렵기 때문에 재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한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연령이 50대 초반으로 정년까지 가는 비율은 20%대”라며 “일본과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야 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법정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 시킬 것”

    경총 “일률적 정년연장은 세대 갈등 심화 시킬 것”

    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경영계와 학계에서 ‘국가의 복지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일률적 정년연장보다 재고용 등을 활용한 유연한 고용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17일 공감·공영·미래를 위한 노동선진화 연구포럼 등이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주최한 ‘정년연장 정책 토론 학술세미나’에서 “고령자의 지속적인 노동 시장 참여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청년 신규채용을 축소해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법정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정규직 근로자 59만명 고용에 따른 비용(임금+4대 보험료 사용자부담분)은 연간 30조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5~29세 청년층 90만 2000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산된다. 류 전무는 이를 토대로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 개편 없이 정년이 연장되면 인사적체 심화, 조직 활력 저하 등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면서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일자리 제공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야시로 아츠시 일본 쇼와여대 교수는 “일본은 2006년부터 기업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정년연장·정년폐지·계속고용 가운데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정년을 폐지한 기업은 3.9%, 65세로 연장한 기업은 31%, 재고용 등을 채택한 기업은 65.1%이며, 임금곡선을 완만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정년연장은 어렵기 때문에 재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년 상향만으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장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한국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연령이 50대 초반으로 정년까지 가는 비율은 20%대”라며 “일본과 여건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과 소득을 유지하면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야 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한 법정 정년연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 [사설] 상용직 26년 만에 감소… 사용자성 확대, 일자리 더 축낼 것

    [사설] 상용직 26년 만에 감소… 사용자성 확대, 일자리 더 축낼 것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어제로 시행 100일을 맞았지만 혼란은 되레 커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그제 한화오션 사내 급식 등을 담당하는 웰리브 노조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구내식당은 도급 계약에 따른 일반적 지시권이며 구조적 통제로 보기 어렵다는 고용노동부의 해석지침을 뒤집은 것이다. 중노위는 한화오션의 협조·승인 없이는 작업장의 노후 시설 및 설비 개선을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는 점을 사용자성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초심인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판단은 유보한 채 교섭 의무를 인정했다. 울산지노위는 그제 현대차가 하청 노조 10곳이 제기한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조 10곳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10개 지회로 연구·생산직, 판매직, 구내식당 업무직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울산지노위는 두 차례 심판회의에서 노사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고 업무 성격도 다양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노위의 결정문이 노사 양측에 송부되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금속노조는 교섭에 즉각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용자가 지노위 판단에 불복하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중노위 결정에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교섭에는 응해야 한다. 현재 중노위에 사용자성과 관련해 계류된 재심 사건이 26건이다. 지노위 초심에서 하청 노조의 신청이 기각된 사건이 중노위 재심에서 뒤집히기도 해 재계는 좌불안석이다. 노봉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사례는 86%에 달했다. 한화오션에 대한 중노위 판단은 선박 건조 등 직접적인 생산 공정이 아닌 급식, 통근버스 등 지원 업무에 대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주요 제조업체들은 비핵심 업무 전반을 외주화해 협력업체에 맡겼다. 이러면 대기업의 외주 업무가 원청 교섭 대상으로 무한 확장될 수 있다. 산업안전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하청 업체에 대한 안전보장을 의무화한다. 안전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임금체계와 성과급, 복리후생 등도 의제가 될 수 있다. 노동부는 임금도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면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왔다. ‘좋은 일자리’로 여겨진 상용근로자가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줄었다. 심각한 사실이다. ‘진짜 사장’을 찾는 ‘교섭의 사법화’에 재계가 외주 축소나 자동화, 해외 진출로 방향을 틀 것은 시간문제다. 기업이 마음껏 투자해 고용을 늘릴 환경을 조성해도 모자란데 산업계가 온통 사용자성 인정 여부에 매몰됐다. 노봉법 보완이 시급하다.
  • 민선 9기에 콕 집어 손봐야 할 정책 과제들[전경하의 집중]

    민선 9기에 콕 집어 손봐야 할 정책 과제들[전경하의 집중]

    ‘지역화폐 2.0’ 필요지자체별 발행·유통 등 비용 고민인구감소지역에 도움 유도할 필요수도권의 발행은 줄이도록 유도를시간적 직주근접 GTX 그 이후GTX-A 수서~서울역 구간 연기종종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늦어져수도권의 긍정적 변화 방향성 숙제고쳐야만 할 버스 준공영제높아가는 지자체 재정부담 해결수도권 교통복지 집중 생각해 봐야필수 공익사업 지정 등 개선 논의를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정보공개정보공개 26년 만에 88배 규모 늘어한 명이 수만건 청구 사례 개선 여지대통령 기록물 등 사각지대도 여전6·3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달 1일 민선 9기가 출범한다. 지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풍족한 지역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때론 경계를 넘어 국가 정책이 되거나 법으로 제정된다. 중앙정부보다 지역민에게 더 집중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환영받는 맞춤형 정책이 나오곤 한다. 지역을 넘으면서 보완 과제도 쌓인다. 민선 9기에서도 창의적이고 다양한 정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지역을 넘은 정책의 현재 상황을 점검했다. 지역화폐최근 지원된 고유가피해지원금은 해당 지자체에서 써야만 한다. 사용 지역과 업종을 제한해 돈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의 소비 제한을 차용했다. 우리나라에 지역화폐가 처음 도입된 때는 외환위기 직후다. 소규모 단체나 몇몇 지역에서 통용되던 지역화폐를 ‘전국 화폐’로 만든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이다. 2016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청년지원금, 산후조리비 등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그해 5월 지역사랑상품권법도 제정됐다. 이후 지원된 민생회복지원금은 지역 내 소비가 규칙이 됐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2020년 발표한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이 지역 소비에 미친 영향’은 인천시 지역화폐(인천e음)가 지역 내 소비 진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나온 조세재정연구원의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유의미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봤다. 인근 지자체의 경제가 위축되는 ‘인근 궁핍화 전략’으로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 수는 광역 17개 중 11개, 기초 226개 중 183개로 총 194개(2025년 10월 기준)다. 2018년 66개의 3배 규모다. 각 지자체의 최적의 선택이 국가 전체로는 최선이 아닌 ‘구성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지자체별로 지역화폐 발행·유통·관리 비용도 든다. 지역화폐는 올해 24조원 이상 발행이 예상되지만 지자체별 발행이라 체계적인 자료와 분석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공화국’을 탈피하기 위해서 지역 내 경제순환을 유도하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2023년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답례품으로 지역화폐를 고를 수도 있다. 지역화폐를 쓰기 위해 해당 지자체를 방문하도록 해 ‘생활인구’를 늘리려는 시도다. 인구감소지역에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역화폐 정책을 다듬어야 할 때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의 지역화폐 발행은 줄이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GTX‘뻥 뚫린 경기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민선 4기(2006~2010년) 시절 내세웠던 슬로건이다. 김 전 지사는 2009년 정부에 서울과 경기를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계획을 제안했다. 경기도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기존 전철보다 속도가 3배가량 빠르고 역 간 거리는 긴 GTX를 지하 깊은 곳에 건설해 통행시간을 줄이자는 제안이었다. ‘지하 40m 이하 깊이에 철도를 놓아 수도권을 30분 내로 연결시키자’는, 당시는 황당하게 여겨졌던 제안은 2024년 5월 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으로 현실화됐다. 영국 런던의 GTX인 엘리자베스라인도 아이디어 제안 이후 건설과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런던 동서를 지하로 통과하는 엘리자베스라인은 2009년 착공해 2022년 완공됐다. GTX-A는 서울역~파주 운정중앙역, 수서~동탄 구간만 개통돼있다. 수서와 서울역을 잇는 구간은 삼성역의 철근 누락 사태로 이달로 예정된 무정차 통과가 미뤄졌다. 2028년 완전 개통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 GTX는 B노선(인천대입구~마석)과 C노선(덕정~수원·상록수)도 예정돼 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GTX-A 총사업비는 3조 7080억원이다. 지난해 8월 착공된 GTX-B는 4조 2894억원, 올해 착공 예정인 GTX-C는 4조 6084억원이다. 여기에는 조 단위의 민간투자도 포함돼 있다. 대규모 건설은 종종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계획보다 늦어진다. 안전성을 훼손할 수 없어서다. 건설 진행 과정과 상관없이 생각해야 할 일은 수도권에 가져올 구조적 변화다. 주거 수요 분산, 고용 유발, 지역 간 생활권 통합 등에 있어 어떤 결과가 예상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재원 투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 등이 연구돼야 한다.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그리고 인천시장이 어떤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낼지에 변화의 방향성이 달렸다. 버스준공영제지난 4월 30일 대법원은 시내버스 근로자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확정판결했다. 올 1월 서울 시내버스가 이틀간 파업할 때 문제가 됐던 사항이다. 당시 버스조합은 임금체계 개편을 포함해 10.3% 임금 인상을 제시했고,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은 빼고 3.0%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파업 이후 임금인상률은 2.9%로 결정됐고 임금체계 개편은 뒤로 미뤄졌다. 통상임금 판결 확정에 따른 임금 인상폭은 7~16% 사이로 추정된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다른 지자체는 임금체계 개편을 포함해 10% 안팎의 인상안에 합의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시내버스에 재정 지원한 금액은 4575억원.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으로 지원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선 3기(2002~ 2006년)의 딱 중간인 2004년 7월 1일 서울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주요 업적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민간 버스회사가 노선 운영을 맡고 수익금은 업체와 지자체가 공동관리한다. 적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이를 지원 보전해 준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난폭 운전, 무정차 통과 등이 줄어들고 버스기사의 처우가 개선됐다. 그 이후 대전(2005년), 대구·광주(2006년), 부산(2007년), 인천(2009년), 제주(2017년), 경기(2018년) 등에 도입됐다. 교통복지 수준은 높아졌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늘어갔다. 올해 서울 시내버스 파업처럼 결국 서울시가 보전할 것이라는 인식에 노사가 현실적 타협보다는 강경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도 커졌다. 교통복지 차원에서 더 중요한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은 시내버스보다 미흡하다. 수도권에 교통복지 지원이 집중되는 것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광역버스 사무가 2020년 지방사무에서 국가사무로 전환되고 준공영제가 실시되면서 국비 부담률이 50%다. 준공영제의 세분화, 버스 운용에 대한 필수 공익사업 지정 등이 개선 방안으로 논의된다. 다음달 임기를 시작할 지자체 기관장들과 중앙정부 조직인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정보공개‘청주시 행정정보공개 조례’. 1991년 충북 청주시 의회가 제정한 조례안이다. 시민이 청구하면 행정기관이 정보를 알려 줘야 한다는, 지금은 당연한 논리지만 당시는 실행에 1년 이상이 걸렸다.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상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의결을 지시했고, 청주시의회가 재의결했다. 이에 청주시가 대법원에 제소했는데 대법원은 1992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정보공개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늘었고 1996년 정보공개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는 공공기관들이 업무추진비 등을 미리 공개하는 수준까지 자리잡았다. 정보공개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국정을 감시하는 주요 도구다. ‘2025년 정보공개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32만 3664건의 정보공개가 청구됐다. 정보공개법이 최초 시행된 1998년(2만 6338건)의 88배 규모다. 개선 여지는 쌓여 간다. 한 명이 수만 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이미 민원으로 종결된 사안도 다시 청구한다. 공무원 업무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한 민원인도 간접적 피해를 본다. 행안부는 2024년 법률 개정을 추진하면서 그해 1분기에만 한 민원인이 7만 7978건, 전체 정보공개 청구의 13.6%를 차지한 통계를 공개했다. 오남용 방지 방안을 담은 개정안은 아직 상임위의 검토도 받지 않았다. 여전한 정보의 사각지대도 있다. 납세자연맹은 2018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 액세서리 등 의전비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와대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자 납세자연맹이 소송,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3월 공개를 명령했다. 청와대가 항소했고 그러는 동안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관련 기록은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30년간 봉인됐다. 그 밖에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9월 서울 성동구 의회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사회의 정상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대면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지정·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다음 해 중앙정부 차원의 필수업무종사자법이 제정됐다. 치매관리법 제정(2011년)에 앞서 전북 부안군은 2007년 ‘치매 환자 의료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국내 처음으로 치매를 가정이 아닌 공동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문제로 정의했다는 평가다. 당시 부안군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3.0%로 이미 초고령사회였다. 전국 지역안전지수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시민안전보험(충남 논산시), 지역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기 위한 못난이농산물 조례(전북 완주군) 등이 필요한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역민의 생활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찾는 일이 지방자치의 존재 이유다. 전경하 논설위원
  • [열린세상]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열린세상] 정년 연장은 해야 한다

    2022년 12월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일본은 2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제도를 도입해 2023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구청 직원에게 정년 연장 이후 보직과 보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묻자 “국장·과장이 60세를 넘으면 관리직이 아닌 자문역으로 이동하며, 보수도 계장급의 70% 수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0세를 앞둔 우리 과장님이 요즘 무척 친절해졌다”고 농담처럼 덧붙였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정년을 법으로 규정한 대표적인 나라다. 1980년까지는 정년이 55세였지만 1994년 60세 정년을 의무화했다. 이후 2006년에는 65세까지 정년 연장·정년 폐지·재고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고, 2013년에는 희망자의 경우 65세까지 계속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2021년에는 민간 70세, 공무원은 65세까지 취업 기회 확보 노력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 기업 자율로 정년을 55세 수준으로 운영하다 2016년 정년 60세를 의무화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60세에서 65세로의 정년 연장을 논의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미 공무원 65세, 민간 70세 정년으로 향하고 있다. 일본이 비교적 순조롭게 정년 연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구구조 변화가 있다.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는 매년 약 268만명이 태어나 인구 규모가 3년간 총 805만명에 달했다. 이들이 대규모 은퇴를 시작한 2007년 무렵 22세 연령으로 사회에 진입한 1985년생은 143만명에 불과했다. 약 125만명의 노동력 공백이 예고된 것이다. 결국 일본은 2006년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법을 만들었고 전업주부까지 노동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우리나라도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 국내 근로자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평균 52.9세에 퇴직하지만 법정 정년은 60세,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다. 5년의 ‘소득 크레바스’가 존재한다. 노인 빈곤율은 39.7%(2025년 기준)로 OECD 평균(14.8%)의 약 2.5배다. 저출산으로 경제활동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점 역시 정년 연장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논의되는 정년 연장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2~3년마다 1세씩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둘째는 미국처럼 정년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채용과 퇴직이 이뤄지는 구조다. 셋째는 재고용 방식이다. 60세 이후 기업과 다시 계약을 맺고 근로조건과 보수를 조정해 계속 일하는 형태다. 다만 정년 연장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청년 일자리를 잠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 발표한 ‘2016년 정년 60세 의무화 경험 분석’에 따르면 고령 근로자가 1명 늘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고용이 늘수록 청년 취업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임금체계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 다수는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년만 연장되고 임금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기업 부담은 커지고 결과적으로 고령 근로자 채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현실적 대안은 재고용 방식이다. 60세 이후 기업과 다시 계약을 맺고 주 2~4일 정도 일하며 그에 맞는 보수를 받는 형태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자신의 역량에 따라 계속 일할 수 있다. 일본 역시 세 가지 방식 가운데 재고용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이 아니다. 자긍심과 건강을 함께 가져다 준다. 아침에 집을 나설 이유가 있고 자신을 기다리는 일터가 있다는 것만큼 큰 행복도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정년 연장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장
  • [사설] 삼전 성과급이 던진 과제, 이대론 안 될 노동시장 이중구조

    [사설] 삼전 성과급이 던진 과제, 이대론 안 될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기업의 성과급 지급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2월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의 1인당 임금 총액은 1년 전보다 11.1% 증가에 그친 반면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임금 총액은 33.9% 급증했다. 명절 상여금에 특별 성과급 지급이 늘어서다.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일정 몫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도 커진다. 지난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65.2%로 전년(66.4%)보다 줄었다. 상여금 지급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은 2021년 72.9%로 격차가 완화되는 듯했지만 2022년부터 4년 연속 내림세다. 대기업·정규직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2차 노동시장 간극이 커지면서 청년들은 1차 노동시장 진입에 오랜 시간 매달리거나 그냥 쉰다. 지난해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2만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이 더 떨어질까 걱정스럽다. 취업이 불안하니 결혼도 출산도 미뤄진다. 합계출산율이 최근 들어 조금 반등하고 있지만 그나마 출산 주력 연령대 인구 증가 덕분이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방치해서는 사회 통합도, 경제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 기업 규모별 임금과 복지 수준이 계속 벌어지는 현실인데, 개인 기여도가 아닌 기업 규모별 집단 성과급 차별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길 뿐이다. 사회 갈등에 더 깊은 골이 파이지 않도록 성과 배분에 대한 범국가적 고민이 뒤따라야 하는 까닭이다. 정규직 과잉 보호 완화, 호봉제 대신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 재취업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반드시 풀어야 할 해묵은 노동시장 과제를 수술대에 올려야 할 때다.
  • 경총 “대기업·중소기업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경총 “대기업·중소기업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최근 국내 고용시장이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고용은 늘어났지만,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일용직 고용은 줄며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하고 최근 고용시장의 주요 특징을 K자형 고용 양극화 심화, 20·30세대 쉬었음 인구 역대 최다, 노동이동성 저하 등으로 정의했다. 경총은 최근 신산업·60대 이상·대기업·상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확대되는 반면, 전통산업·60대 미만·중소기업·임시 일용직 등을 중심으로 한 고용은 축소되는 K자형 고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총은 “이 같은 고용양극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고착화하고 소득불평등 심화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71만 7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30세대 ‘쉬었음’ 인구는 2022년 62만 2000명에서 2023년 64만 4000명, 2024년 69만 1000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7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경총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 이탈한 청년층 규모가 70만명을 상회함에 따라, 국가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및 임시·일용직 일자리에서 이탈한 청년이 ‘쉬었음’ 인구로 유입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청년 취업난이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는 취약한 일자리에서의 높은 이탈 가능성과 고용 유지의 어려움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지난해 노동이동률은 9.8%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노동시장 전반의 이동성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해 신규채용을 축소하는 한편, 근로자는 고용시장 위축에 따른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고용 지표상으로는 양적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K자형 양극화 등 구조적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과 노동이동성 둔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신호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직된 고용 규제 완화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유연안정성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사설] 봇물 터지는 성과급 요구, 금고 탈탈 털어먹고 말자는 것

    [사설] 봇물 터지는 성과급 요구, 금고 탈탈 털어먹고 말자는 것

    영업이익의 일정 몫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15% 요구에 이어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 노조(최소 30%), 카카오 노조(13~15%), LG유플러스 노조(30%) 등이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를 요구하며 지난 1~5일 창사 이후 첫 파업을 했고 현재는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 투쟁을 하는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수년째 순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협력사와 하청업체 노조까지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금구조는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 성격이 강하다. 성과급이 고정 급여처럼 공식화되면 퇴직금에 포함되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성과급이 집단 보상 성격의 계약상 급여가 되면서 취지 또한 약해진다.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더욱 커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악화시킨다. 성과급 논의에 임금체계 개편이 수반돼야 하는 이유다. 주주 배당과 직원 성과급의 공정성 논란도 심각해진다. 성과에 따른 보상은 당연한 원칙이다. 핵심 인재에 대한 높은 성과 보상은 글로벌 경쟁 속 필수 전략이다. 하지만 기업의 이익이 성과급에 과도하게 쓰이면 투자 재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45조원 추정)은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 37조원을 웃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영업이익의 100% 이상을 투자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초격차 유지를 위한 투자금을 모을 금고를 털어 현금 잔치를 하고 말자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다. 노사 관계의 목표는 특정 집단의 이익 극대화가 아닌 기업 경쟁력과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이어야 한다.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경제·사회 전반에 후유증을 남기지 않도록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만 한다.
  • 대법 “서울 버스기사 격월 상여금, 통상 임금에 포함”

    대법 “서울 버스기사 격월 상여금, 통상 임금에 포함”

    서울 시내버스 회사가 기사에게 격월로 지급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를 포함해 연장·야간근로수당을 다시 산정할 때,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 간 합의한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서울시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자조합(버스운송조합)은 추가 임금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0일 전·현직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 등 9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하고, 산정 방식에 대한 원심을 일부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해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원심이 실제 근로시간만큼 연장·야간근로 수당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부분에 대해선 법리 오해라고 보고 이 부분을 파기했다. 동아운수 직원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보장시간(노사가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사전에 합의한 시간)에 미치지 못했는데, 실제 근로시간보다 더 긴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실제 근로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 시간을 연장·야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기로 하는 노사 합의가 있었다”며 “상여금을 반영한 통상시급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미지급 수당을 산정할 때, 기사들의 연장 및 야간 근로시간이 보장시간에 미달하더라도 그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사측은 당초 2심 판결 때 예상됐던 임금상승분 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1월 총파업 끝에 소송 진행중인 사안은 별도로 하고 2.9% 임금인상안에 합의했다. 서울시와 사측은 이번 판결에 근거해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추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반영하면 2024년 기준 서울 시내버스 노조원 평균 연봉은 6324만원에서 최대 75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 [사설] 반도체 등에 업힌 성장률…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사설] 반도체 등에 업힌 성장률…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반도체발 훈풍이 중동전쟁 악재를 눌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1.7%(속보치) 상승했다.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0.9%)의 2배에 육박한다. 2월 말 시작된 중동전쟁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데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0.2%)한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수출(5.1%)은 물론 설비투자(4.8%), 민간 소비(0.5%) 등도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어제 발표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7.8포인트 하락한 99.2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인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4월 지수 하락폭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던 2024년 12월(12.7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전쟁이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미 국방부가 해협에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만 6개월여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전쟁 휴전 협상마저 연기되고 고공 행진하는 유가는 내려올 기미가 없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에서 횡보한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6.1%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은은 1분기에 미친 중동전쟁 영향은 열흘 정도일 뿐 본격적 영향은 4월부터 받게 될 것으로 봤다. 정부의 대응 역량이 냉정한 시장 평가를 받게 됐다. 조만간 지급될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 등 어려움을 겪는 곳에 집중 지원하되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폐업·전업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1분기 성장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의 기여가 55%로 추산됐다. 반도체가 경제성장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의미다. 이번 성장률 반등을 마냥 반가워할 수 없는 이유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반도체 이후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그래서 더 무겁다. 혁신을 위해 불가피한 규제 말고는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미루기만 했던 과제들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일부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 과정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점이 극명히 드러났다.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 임금체계 개편,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구축, 사회안전망 강화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구조의 산업·소비 구조 개편도 정부가 앞장서야 할 일이다.
  • 하청노조 손 들어준 노동위… 노봉법 ‘원청 교섭 의무’ 첫 인정

    하청노조 손 들어준 노동위… 노봉법 ‘원청 교섭 의무’ 첫 인정

    노동위 “원청, 대화에 응하란 의미”거부 땐 부당노동행위 처벌 가능성하청노조, 인력 확충 등 의제 제시노동부, 도급제 최저임금 심의 요청노동자의 교섭권을 확대하고 사측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24일 만에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의 ‘판례’처럼 다음 결정에 직접적인 근거가 되진 않지만, 향후 판단을 내리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하청노조가 해당 기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시정 신청에 대한 심판회의를 진행하고 4건을 모두 인용했다. 앞서 4개 공공기관은 하청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고도 해당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충남노동위는 “심판위원회 조사 결과와 심문 등을 통해 용역계약서 및 과업 내용서 등에서 각 공공기관들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관리 및 인력배치 등에서 노동조합법상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며 “원청인 공공기관이 절차적으로 신청인인 공공연대노동조합과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노동위가 하청노조의 사용자성을 인정함에 따라 공공기관 4곳은 7일간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교섭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사용자가 고의적·악의적으로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원청이 노동위 결정에 불복해 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요구하면 또다시 조정이 진행된다. 재심 판정까지 불복하면 행정소송으로 넘어간다. 이번에 원청과의 교섭을 요구한 노동자들은 각기 자회사와 시설용역업체에 속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용역 계약을 통해 인건비·경비·관리비 등을 원청이 지급하고 있고, 복리후생비와 명절 상여금을 지급받는 등 노동 환경을 원청이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면서 “과업지시서를 통해 업무량과 투입 인력을 정하고 장비·용수·전력을 무상 제공하는 등 작업 환경을 책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섭 의제로 인력 확충과 임금체계 개편, 정기 상여금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도입 시 사전 합의 및 자동화에 따른 고용 보장, 용역 계약 기간 보장 등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의제들도 포함됐다. 고용노동부는 “실질적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맞게 법이 잘 이행되도록 강력히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에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 도입 여부를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급제 근로자는 근로 시간이 아닌 결과물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기 때문에 현행 시간당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 [사설] 일자리·월급 양극화 커지는데, 실마리도 못 잡는 노동개혁

    [사설] 일자리·월급 양극화 커지는데, 실마리도 못 잡는 노동개혁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그제 내놓은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613만원으로 중소기업(307만원)의 두 배다. 대기업 임금은 전년보다 3.3%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3.0% 증가에 그쳤다. 특히 20대에서 121만원인 차이가 30대(244만원), 40대(393만원), 50대(456만원)로 갈수록 커졌다. 첫 직장 선택이 평생 임금 차이로 이어지니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일자리는 전년보다 13만 9000개(0.7%) 늘었지만 20대 이하에서는 12만 7000개(4.2%) 줄었다. 2022년 4분기부터 12분기 연속 감소세다. 반면 60대 이상 일자리는 22만 3000개(5.9%) 늘었다. 첫 일자리 진입 시기가 늦어지고 경력직 선호, 수시 채용이 굳어지고 있다. 좋은 일자리에 취직하기 어려워진 청년은 그냥 쉰다. 지난달 ‘쉬었음’ 청년은 46만 9000명으로 2021년 1월(49만 5000명) 이후 가장 많다. 쉬었음 청년은 은둔·고립 청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출생으로 가뜩이나 인구가 줄어드는데 쉬었음 청년은 노동력 부족을 더욱 심화시킨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낮은 생산성에 허덕인다. 이를 방치하면 경제가 회복돼도 상위 계층에 수혜가 몰리는 ‘K자형’이 돼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 대기업과 정규직,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고용 유연성 확대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맞교환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도 출범했다. 대기업·정규직 중심 양대 노총은 연공형 임금체계의 개편 없는 법정 정년 65세 연장, 주 4.5일제 등을 요구한다.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될 이 주장은 대다수 취약계층 노동자에게는 재앙이다. 당정은 강성 노조의 주장에 휘둘리지 말고 사회·세대 통합에 시급한 노동개혁을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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