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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숙 칼럼] 겉과 속 다른 韓 사법개혁, 국회 협의에 3년 日

    [최광숙 칼럼] 겉과 속 다른 韓 사법개혁, 국회 협의에 3년 日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핵심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것이다. 재판의 신속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2배 가까운 증원은 너무 극단적인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 논란도 일고 있다. 우리 사법제도의 원조 격은 일본이다. 3심제 운영 등 큰 틀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일본 역시 재판 지연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대법관 증원 대신 ‘재판 신속화법’을 제정해 신속한 재판이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가 대법관 숫자를 늘리는 양적 접근을 한다면, 일본은 제도 개선이라는 질적인 접근을 택해 아예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민주당안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 현 정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해 임기가 만료되는 10명의 현직 대법관과 증원되는 12명의 대법관 등 최대 22명(84.6%)이 새로 임명된다. 정부 입맛에 맞는 대법관이 대거 임명된다면 삼권분립의 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대법관 숫자를 늘린다고 재판이 빨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인 만큼 ‘신속한 재판’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재판이 속도를 내려면 재판 지연의 본체인 1·2심 일선 판사 증원이나 대법관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 증원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다. 민주당이 사실상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재판 기일을 줄이자는 입장과 모순된다. 사법시스템을 바꾸는 중차대한 사안을 야당, 법조계와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졸속처리하는 절차 문제 역시 사법개혁의 진짜 의도가 다른 데 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민주당이 갑자기 사법개혁에 올인하기 시작한 시점이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라는 것도 정치적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민주당은 2개월 만에 사법개혁안을 만들었지만, 일본은 사법제도개혁심의회의 설치법(1999년)을 시작으로 최종 ‘사법제도추진계획’(2002년)이 각의에서 의결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이후 최종 계획에 따라 분야별로 구체적인 개혁의 후속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재판 신속화법’(2003년)도 그렇게 제정된 수많은 법안 중 하나다. 이래저래 대법관을 증원하려는 여권의 본심은 ‘재판의 신속성’에 있지 않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내세우는 것과 달리 대중을 현혹·우롱하는, 겉과 속이 다른 법을 ‘상징입법’(symbolic legislation)이라고 한다. 지금 추진되는 사법개혁안이 그렇다. 최종 목적지가 ‘조희대 사법부’ 붕괴, 그 너머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관리라는 것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 않을까. 사법개혁 심의 주체도 정치성이 드러난다. 민주당은 당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다뤘지만, 일본의 사법제도개혁심의회의(사개심)는 내각의 정식 기구로 발족돼 중립적으로 운영됐다. 위원 구성도 사개특위는 위원 9명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당파성을 띨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 사개심은 국회 양원(중·참의원) 동의를 얻어 다양한 직군의 위원 13명으로 구성했다. 특히 우리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와 일본변호사회 등으로부터 별도의 공식 입장을 들었다. 일본은 일찍이 1970년 국회 참의원 법무위원회에서 ‘재판소법 개정 법률안’에 대한 부대결의를 통해 사법제도개혁에 대한 중요한 원칙을 정한 바 있다. “앞으로 사법제도 개정은 ‘법조 3륜’인 재판소, 법무성(검찰), 변호사회 의견을 일치시켜 실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일본 사법제도 관련 법률안은 사전에 법조 3륜의 의견을 모은 뒤 국회에서 의결하는 것이 정치적 관행으로 정착됐다. 한일 간 사법개혁의 목적과 내용, 심의 주체 및 구성, 절차 등을 보면 어느 나라가 진짜 사법개혁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일본의 사법개혁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적어도 사법개혁에 임하는 자세와 추진 방식은 우리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사법부의 생명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이념의 균형추 역할도 해야 한다. 의석수를 무기로 ‘입법폭주’가 벌어지는 국회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이 많은데 대법관 수(數)로 밀어붙이는 사법부의 ‘판결폭주’는 정말 보고 싶지 않다. 최광숙 대기자
  • 47년을 사형수로 복역한 일본 87세 남성에 법원 “재심 허용”

    47년을 사형수로 복역한 일본 87세 남성에 법원 “재심 허용”

    올해 87세의 일본 남성 하카마다 이와오는 무려 47년을 사형수로 교도소에서 보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그를 최장기 복역 사형수로 기록하고 있다. 하카마다는 2014년 자유의 몸이 된 뒤 자신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가 오염된 증거 때문에 내려진 것이라며 계속 법정 싸움을 해왔는데 최고법원이 13일 재심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단 시계를 1966년으로 돌려보자. 프로 복서였던 그는 도쿄 서쪽 시즈오카의 간장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경찰은 사장과 그의 부인, 부부의 두 자녀가 강도를 당한 듯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자 하카마다를 체포했다. 구타 당하며 조사받은 끝에 그는 체포된 지 20일 만에 자신이 끔찍한 짓을 벌였다고 자백했다. 그는 나중에 법정에서 자백을 번복했는데 1968년 재판부는 아랑곳 않고 사형을 선고했다. 2014년에 하카마다는 감옥을 나와 지방법원으로부터 재심을 승인받았다. 수사관들이 증거를 심어놓았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도쿄 고등법원은 원심 파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그의 상고를 받아들여 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할 것을 명령했고, 고법은 곧바로 재심하라고 판결했다. 남동생을 대신해 법정 투쟁을 오래 해온 그의 누나 히데코(90)는 “오늘까지 57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면서 “어깨에 한 짐을 덜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반 세기 가까이 교도소에서 보내 정신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한다. 일본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 아직도 사형제와 집행을 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이번 재심 결정을 “많이 뒤늦은 것이긴 하지만 약간의 정의를 되찾는” 조치라고 반겼다. 이 단체의 일본 책임자인 나카가와 히데아키는 “하카마다의 유죄 판결은 강요된 ‘자백’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들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재심에서는 용의자가 입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의류에서 발견된 핏자국에서 나온 유전자(DNA)가 하카마다의 것과 일치하는지가 쟁점이다. 하카마다의 변호인들은 일치하지 않으며, 다만 일치하더라도 경찰이 심어놓은 증거, 다시 말해 오염된 증거라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이 또 특별 항소하면 재심 과정에 또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변호인들은 이런 법률 체계가 문제 있다고 항변한다. 대법원에 특별 항소를 제기하지 않고 검찰이 신속히 재심 과정에 돌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변호사협회의 고바야시 모토지 회장은 “87세 나이에 47년 동안 몸을 옥죈 수감 생활을 견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온전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 “日 99년간 역사 부정, 내년 100년까지 반복 않기를”

    “日 99년간 역사 부정, 내년 100년까지 반복 않기를”

    도쿄서 2만여 조선인 넋 위로일조협회 “정부 진상규명을”극우 “학살한 증거 가져오라”1일은 간토대학살 99주기다. 간토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희생된 조선인 영령을 추모하는 추도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일조협회 등 시민단체 주도로 열린 추도식은 이날 오전 11시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일본 간토 지역에서 7.9의 강진이 일어나 최소 10만 5000명이 숨지는 간토대지진이 발생했는데 대지진의 패닉 속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적게는 6000여명에서 많게는 2만여명의 조선인이 일본 군인 등의 손에 학살됐다. 일조협회 등은 1973년 이 공원에 추도비를 세우고 해마다 이들을 애도하는 추도식을 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올해부터는 거리두기 해제로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아침까지 도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쏟아졌고 이후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는 등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습한 날씨에서도 참석자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추도식에서는 사건 발생 100년이 되도록 일본 정부가 진상 규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은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학살 전모를 밝히는 진상을 조사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논픽션 작가인 사와치 히사에는 “이유도 없이 살해당한 수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사망자가 나온 중국인과 조선인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추모했다. 관동학살100주기추도사업추진위원회 송미희 공동대표는 “우리는 일본 정부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진실을 감추어 온 지난 99년의 역사를 내년 100년까지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추도식의 반대편에는 일본 극우 단체인 ‘간토대지진 진실을 전하는 모임, 소요카제(산들바람)’가 맞불 위령행사를 열었다. 소요카제의 한 회원은 “조선인 6000명을 학살했다는 증거가 있느냐. 있으면 가지고 와 봐라”고 역사를 부인했다. 반면 맞은편에서는 일본 시민들이 ‘소요카제와 도쿄도는 학살의 역사를 없었던 것으로 하지 말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이어 갔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올해도 조선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추도문 작성을 거부했다. 역대 도쿄도지사들은 매년 추도문을 보냈는데 우익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2017년부터 6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 [르포]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간토대지진 99년 혐한은 계속되고 있다

    [르포]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간토대지진 99년 혐한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간토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학살된 수많은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제99주기 추도식이 1일 올해도 어김없이 도쿄에서 열렸다. 일조협회 등 시민단체 주도로 열린 추도식은 이날 오전 11시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 등 일본 간토 지역에 일어난 규모 7.9의 강진을 말한다. 당시 간토대지진으로 최소 10만 5000명이 숨졌다. 특히 대지진의 패닉 속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적게는 6000여명에서 많게는 2만여명의 조선인이 일본 군인 등의 손에 학살됐다. 일조협회 등은 1973년 이 공원에 추도비를 세우고 해마다 추도식을 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과 재작년에는 일반인의 참석을 받지 않고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올해부터는 거리두기 해제로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아침까지 도쿄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쏟아졌고 이후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는 등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습한 날씨였지만 참석자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미야카와 야스히코 일조협회도쿄도연합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각계각층의 추도사에서도 학살의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은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진상을 조사해 학살사건의 전모를 밝히려 하지 않으며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를 직시해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같은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논픽션 작가인 사와치 히사에는 “이유도 없이 살해당한 수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사망자가 나온 중국인과 조선인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추모했다. 관동학살100주기추도사업추진위원회 송미희 공동대표는 “우리는 일본 정부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진실을 감추어온 지난 99년의 역사를 내년 100년까지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의 반대편에는 일본의 극우 단체인 ‘간토대지진 진실을 전하는 모임, 소요카제(산들바람)’가 맞불 위령 행사를 열었다. 소요카제 행사 주변에는 조선인 추도식과의 충돌을 우려한듯 경찰들로 엄격하게 통제돼 있었다. 소요카제의 한 회원은 서울신문 기자에게 “6000명 조선인 학살 증거가 어딨나. 증거가 있으면 가지고 와 봐라”라고 터무니없이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맞불 위령 행사에 60여명이 참석했다고 했지만 실제 살펴보니 10여명에 불과했다. 이 맞은편에서는 일본 시민들이 ‘소요카제와 도쿄도는 학살의 역사를 없었던 것으로 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며 침묵의 항의 시위를 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올해도 조선인 학살 희생자에 대한 추도문을 거부했다. 역대 도쿄도 지사들은 매년 추도문을 보냈는데 우익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2017년부터 6년째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 ‘한국인 경멸’ 日 DHC, 맥주사업 나섰다가 ‘차별기업 꺼져라’ 뭇매

    ‘한국인 경멸’ 日 DHC, 맥주사업 나섰다가 ‘차별기업 꺼져라’ 뭇매

    # 일본 도쿄도 세타가야(世田谷)구가 지난달 30일 민관 공동으로 지역 브랜드 수제 캔맥주를 출시했다. 이름은 ‘시모키타자와 카오스 맥주’. 서브컬처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는 관내 시모키타자와 지역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차원이었다. # 그러나 시작부터 말썽이 생겼다. 이 맥주를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가 한국과 재일교포에 대한 극단적 혐오 언동으로 악명 높은 화장품 기업 DHC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29일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에 따르면 ‘시모키타자와 카오스 맥주’의 제조사가 DHC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DHC는 물론이고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세타가야구 당국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에는 ‘#시모키타자와에 DHC 맥주는 필요 없다’, ‘#차별기업 DHC의 상품은 사지 않습니다’ 등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넘쳐났다.특히 세타가야구 당국은 ‘누구라도 성별 등의 차이 또는 국적, 민족 등 다른 사람들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부당한 차별적 취급을 함으로써 타인의 권리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구 자치조례(제7조)를 행정기관 스스로 위반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이에 구청은 지난 25일 “당국은 맥주 개발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으며 제조업체 선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분노의 목소리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관내 주민들과 시모키타자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혐한 발언으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시민사회에서까지 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힌 요시다 요시아키(81) 회장의 DHC와 제휴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세타가야구청 관계자는 “맥주가 발매된 후 주민들로부터 제조사에 대해서 문의가 있어 확인해 보았고, 그제서야 비로소 제조회사가 DHC임을 알게 됐다”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DHC라는 이름이 적힌 맥주 캔 포장 디자인을 확정할 때 구청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요시다 회장의 혐한 언동은 수위와 빈도에서 다른 우익 인사들과 차원을 달리 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을 위해 혐오하고 경멸해야만 하는 한국계 유명인사의 실명을 언론에 공개하려고 했는데 신문사와 방송사가 강하게 거부해 좌절됐다”며 “일본의 중추를 한국계가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9년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자 그의 혐한 활동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특히 자회사 DHC TV에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을 출연시켜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한국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도록 분위기를 조장했다.DHC는 결국 한국내 불매운동에 무릎을 꿇고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철수했다. 요시다 회장은 지난해 4월에는 자신의 한국인 혐오 문제를 취재한 NHK에 대해 ‘일본 조선화의 원흉’, ‘일본의 적’으로 비방해 일본 공영방송으로 전선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지난 3월 요시다 회장에게 “차별적 언동은 인권침해에 해당하므로 이를 반복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문과 조사보고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세타가야구는 주민 94만명으로 도쿄도 60여개 자치단체 중 인구 기준으로 가장 큰 자치단체다.
  • 日 변호사들의 경고…“DHC 재일동포 비하 발언은 인권 침해”

    日 변호사들의 경고…“DHC 재일동포 비하 발언은 인권 침해”

    일본 화장품업체인 DHC의 회장의 재일동포 비하 발언에 대해 일본 변호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변호사연합회(일변연)는 지난달 28일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과 DHC 회사 측에 재일동포 비하 발언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장을 보냈다. 일변연은 경고장에서 요시다 회장의 재일동포 비하 발언이 인격권을 보장한 일본 헌법 13조와 평등권을 보장한 14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일변연은 “(요시다 회장의 발언은) 출신을 이유로 차별받아 사회로부터 배제될 수 없는 권리, 평온하게 생활할 권리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요시다 회장은 2020년 11월 DHC의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 “산토리의 광고에 기용된 탤런트는 어찌 된 일인지 거의 전원이 코리아 계열 일본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존토리’라고 야유당하는 것 같다”며 글을 써 논란이 됐다. 존토리는 재일동포 등을 비하하는 표현인 ‘존’에 산토리의 ‘토리’를 합성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4월에는 자신의 비하 발언 문제를 취재한 NHK를 ‘일본의 적’, ‘일본 조선화의 원흉’이라고 비난했다. 또 같은 해 5월에는 “일본의 중추를 한국계가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는 어이없는 주장까지 했다. 요시다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DHC는 지난해 5월 말 문제가 된 발언을 모두 삭제했다.
  • 사상초유 ‘긴급사태 올림픽’…심각한 일본 코로나 상황

    사상초유 ‘긴급사태 올림픽’…심각한 일본 코로나 상황

    일본의 긴급사태가 도쿄도 등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됐지만 23일 하루에만 4048명이 감염되며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 올림픽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확진자 수는 ‘폭발적 감염 확산’을 의미하는 4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대 방역조치인 긴급사태를 다음 달 하순까지 연장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이 때까지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사상초유의 ‘긴급사태 올림픽’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유력 기업인들조차 올림픽 개최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연기나 취소를 희망하는 올림픽, 누가 어떤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고 비판했고,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는 “일본의 방역 정책은 10점 만점 중 2점”이라며 “전 세계인이 모이는 국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자살임무라고 생각한다.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코로나19는 전염성이 한층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주류 감염원으로 바뀌었고, 긴급사태 발령 지역 확대를 반복하며 국민적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부정 평가가 69%, 긍정 평가는 13%에 그쳤다며 지지율 급락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반대 여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차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83%나 됐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주도한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은 ‘사람들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합니다’라는 주제로 35만 명이 넘는 반대 서명을 받아냈고, 도쿄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일본 내 부정적 여론에 대해 IOC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도쿄올림픽 준비 상황을 감독하는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은 긴급사태에도 올림픽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코츠 조정위원장은 긴급사태 아래서도 도쿄올림픽이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이 최근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면서 “대답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IOC와 일본의 조직위원회가 전력을 다해 전진하고 있다며 말했다. IOC는 대부분의 선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도쿄 올림픽의 세부 계획에 대해 신뢰를 표했다고 주장했다. 수입의 약 70%가 올림픽 방영권인 IOC와 이미 한화로 17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일본. 전세계가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이 때 그들은 오직 ‘적자 위험’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하루 6400명씩 확진… “도쿄올림픽은 곧 죽음이다”

    하루 6400명씩 확진… “도쿄올림픽은 곧 죽음이다”

    “솔직히 말하면 자살임무라고 생각한다. 멈춰야 한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CEO는 오는 7월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코로나19는 전염성이 한층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주류 감염원으로 바뀌었고, 긴급사태 발령 지역 확대를 반복하며 국민적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기업인인 히로시는 일본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10점 만점 중 2점”이라며 “전 세계인이 모이는 국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위험하다. 위험 요소가 너무 크지만 일본 정부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도쿄 등지에 3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하는 등 비상 태세로 대응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주일 평균 하루 64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일본 내 올림픽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주도한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은 ‘사람들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 취소를 요구합니다’라는 주제로 35만 명이 넘는 반대 서명을 받아냈고, 도쿄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등에 제출했다.뒷짐 지는 IOC “개최하면 여론 바뀔 것”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10일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7∼9일 전화 여론 조사를 한 결과,응답자의 59%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 부정적 여론에 대해 IOC는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지난 13일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IOC와 일본의 조직위원회가 전력을 다해 전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IOC는 대부분의 선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며 세계보건기구(WHO)도 도쿄 올림픽의 세부 계획에 대해 신뢰를 표했다고 주장했다. 수입의 약 70%가 올림픽 방영권인 IOC와 이미 한화로 17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일본. 전세계가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이 때 그들은 오직 ‘적자 위험’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위안부 ‘1억 배상’ 판결...이용수 할머니 “떨리고 기쁘다” 눈물(종합)

    위안부 ‘1억 배상’ 판결...이용수 할머니 “떨리고 기쁘다” 눈물(종합)

    이용수 할머니 “살다 보니 이런 일도…”국내 첫 위안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판결대한변협 “일본변호사협회와 노력 다할 것”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에 이용수 할머니는 “너무 좋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이용수 할머니는 8일 “다 여러분들이 힘써주신 덕분”이라며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10시쯤 뜬 속보를 보고 알았다. 이 소식만 기다렸다”면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간다. 전날 먼저 올라가서 따뜻한 온돌방에서 (같은 취지로 제기한 다른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할머니는 “법원에서 처음 상징적으로 내린 것”이라며 “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죄를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잠시 말을 멈춘 채 침묵하던 그는 “내가 왜 위안부여야 하느냐”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이 할머니는 “일본이 언제까지 저럴지 모르겠다”면서 “피해자가 있을 때 진정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돈(손해배상액)이 아니라 사죄를 받고 싶다.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데 내가 있을 적에 사죄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죄를 안 하는 것. 영원히 나쁜 나라가 되는 거다”고 강조했다.이 소송은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2013년 8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조정 신청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배 할머니 등은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에 자신들을 속이거나 강제로 위안부로 차출했다면서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이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우리나라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여러 건 가운데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피해 할머니 12명 중 7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간 재판을 거부해온 일본 정부는 이날도 출석하지 않았다. 대한변호사협회 “日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환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1심 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국민의 재판권을 진일보시켰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변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사건은 나치 전범과 함께 20세기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임에도 양국의 무책임 속에 오랜 기간 피해회복에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이어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은 이런 상황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피해자들의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를 위한 발판이 됐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진일보시켰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며 “이 판결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 질서 속 철저하게 외면받아온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또 “우리 법원이 앞으로도 한일 간 법치주의를 확장·강화시키는 역사적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이번 판결을 존중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변협은 2010년 일본변호사협회와 피해자들의 피해가 회복되는 날까지 함께 노력할 것을 공동 선언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 교류를 통해 모든 일제 피해자들 명예와 존업 회복 등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할머니 등 20명이 같은 취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판결은 오는 13일 나온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 지사 선거로 존폐의 갈림길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 지사 선거로 존폐의 갈림길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지 말지가 다음달 5일 치러지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도쿄도지사 선거는 18일 고시와 함께 17일간의 유세전이 막을 올린다. 고이케 유리코(68) 현 지사의 지난 4년간 도정 및 코로나19 수습에 대한 평가, 이집트 카이로대 학력위조 의혹 등이 기본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내년 개최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고이케 지사는 지난 15일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의) 간소화, 비용 절감, 도민과 세계의 이해 등 3가지를 기둥으로 예정대로 개최를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반면 고이케 지사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도쿄올림픽의 ‘취소’ 또는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취소를 공약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배우 출신의 진보성향 정치인 야마모토 다로(46)다. 레이와신센구미라는 신생정당의 대표인 그는 “전세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도 올림픽 개최는 불가능하다”면서 “개최에 집착하다 보면 코로나19의 2차 확산, 3차 확산이 왔을 때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에 쓸 물적, 인적 자원을 다른 곳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사민당 등 범야권이 지원하는 우쓰노미야 겐지(73)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은 “전문가들이 내년에는 어렵다고 한다면 가능한 한 서둘러 중단해야 한다”며 “그래야 대회 연기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극우성향인 일본유신회 공천의 오노 다이스케(46) 전 구마모토현 부지사는 “2024년으로의 연기를 상정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시론] 우리가 역사부정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

    [시론] 우리가 역사부정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

    “독일 국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정부를 상대로 무엇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국민이 자기 나라 전쟁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식민시기 조선인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국민으로서 자국이 일으킨 전쟁을 도운 것은 당연하다. 그것을 가지고 친일이라 하는 것은 몰상식하다.” 일본 우익의 발언일까. 이는 2003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강제동원·친일 진상규명 특별법 공청회에 반대 측으로 출석한 작가 김완섭의 진술이었다. 그는 당시 ‘친일파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으로 화제를 일으킨 주인공이었고 ‘신친일파’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반일종족주의’가 화제를 일으켰다. 대표 집필자인 이영훈 교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편향된 역사인식을 표출하고 있다. 2003년의 김완섭과 지난해 반일종족주의 집필자들이 가진 대일 역사 인식의 공통점은 식민 지배에 관한 것이다. ‘한일강제병합의 강제성 부정’, 즉 일제의 식민 지배를 합법적 과정의 산물로 인정하고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인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강제동원 피해의 역사 자체와 강제성을 부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들의 주장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일본 국적을 가졌으니 법적으로 평등한 관계라는 주장이다. ‘제국 신민’, ‘내선 일체’라는 언설은 있었으나 법 체계도 제도도 달랐다. 한일병합조약은 조선이 일본에 병합된다는 것만 명기했을 뿐 주민의 국적에 관한 규정은 없었다. 물론 내부 방침은 있었다. 조선인은 “일본 국적을 얻지만 국내적으로는 차별 취급이 가능하며 외국에 대해서만 일본인”인 이중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한다는 방침이었다. 의무에서는 일본인이지만 권리에서는 일본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선인은 당연히 지역에 따라 구별되는 존재였고, 법적 지위와 권리 규정은 없었다. 그러므로 동등한 권리를 누렸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둘째, 일제 말기 동원의 합법성 주장이다. 일본은 스스로 정한 법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일본이 제정한 법에서 규정한 연령 제한은 법조문에 불과했다. 실제로는 법에서 명시한 연령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을 노무자로 동원했다. 더구나 일본 국내법에서도 불법으로 금지한 ‘여성 약취(掠取)’를 어긴 대표적인 사례가 위안부 동원 아닌가. 설령 법이 있다 해도 각종 동원 관련 법령은 일본 스스로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제29호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1930년)에도 위반된다. 셋째, 강제성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역사부정론자들이 주장하는 강제성은 국제 사회의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자는 강제성을 인신적 구속 상태로 본다면 후자는 ‘신체적 구속이나 협박은 물론 황민화 교육에 따른 정신적 구속, 회유, 설득, 본인의 임의 결정, 취업 사기, 법적 강제에 의한 동원’을 의미한다. 본인이 결정했다면 강제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결정했으나 약속과 다른 상황이라면, 본인이 결정을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어야 강제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총동원체제에서는 당연히 이것이 불가능했다. 보편적 구속과 강제성에 대한 인식은 일부 학자들만의 고담준론이 아니다. 2002년 일본변호사협회 조사보고서에도 실린 내용이다. 2007년 3월 일본 아베 총리는 ‘좁은 의미의 강제성’을 내세워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부정했다. ‘좁은 의미의 강제성’이란 ‘유괴범처럼 무단으로 사람을 끌고 가는 방식’의 강제연행이다. 아베 총리가 굳이 좁은 의미의 강제성을 내세운 것은 강제성을 희석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역사부정론자도 동일한 의도를 표출하고 있다. 2003년의 역사부정론자가 ‘작가’의 신분이었다면, 2019년의 역사부정론자들은 ‘학자’라는 외피를 쓰고 정치 행위 전면에 나선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고언을 제 입맛대로 해석해 세를 키우려는 역사부정론자들이 등장하는 이때 한국 사회가 건강한 역사 인식을 갖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역사 인식은 피해자성을 공유하는 길이며 자유·인권·평화·평등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여기서 피해자성이란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인식을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은 전쟁을 일으킨 권력이 아닌 민중의 시선으로 태평양전쟁을 바라보는 노력을 기울일 때 지킬 수 있다. 우리가 저들이 주장하는 역사부정을 넘어서야만 가능하다.
  • 아베 ‘검찰 농단’에 들끓는 日… 檢 고위직 출신 14명 공개 반발

    아베 ‘검찰 농단’에 들끓는 日… 檢 고위직 출신 14명 공개 반발

    법조계 “짐이 국가라던 중세의 망령 부활”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검찰 장악을 위해 무리하게 들고 나온 법률 개악 추진에 일본 열도가 들끓고 있다. 야당과 시민사회가 “인사권을 자의적으로 쥐고 흔들어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려는 폭거”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이번 주중 국회에서 정부가 제출한 검찰청법 등 개정안의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원래 지난 15일 의결하려고 했으나 야당에서 담당 각료에 대한 불신임안을 전격적으로 제출하는 등 강력한 저항에 나서면서 무산됐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논란을 낳고 있는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의 정년을 만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하되 ‘만 63세가 되면 보직을 맡지 못하는 직무정년을 도입’하는 2가지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아베 정권에 깊이 유착돼 있는 올해 63세의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을 올여름 검찰총장에 ‘합법적으로’ 앉히려는 흑막이 깔려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심각한 독소조항은 ‘내각의 판단에 따라 검사의 직무정년은 최장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특례규정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은 주요 보직에 계속 머무르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보직을 박탈하는 게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일부터 배우, 가수, 작가 등 유명인사들이 트위터에서 아베 정권의 검찰청법 개정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동참한 데 이어 15일에는 마쓰오 구니히로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직 출신 14명이 이례적인 반대 의견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검찰청법 개정은 정치권력의 검찰 개입을 정당화하고 정권의 뜻에 따르지 않는 검찰의 움직임을 봉쇄해 검찰의 힘을 없애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폭주는)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확립하고 군림한 루이14세가 말했다고 전해지는 ‘짐이 곧 국가’라는 중세의 망령을 방불케 하는 자세”라고 비판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도 앞서 11일 법 개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검사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이 위협받으면 삼권분립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법조계 “아베, 일본 법 이해 못 해… 징용 개인청구권 살아 있다”

    日법조계 “아베, 일본 법 이해 못 해… 징용 개인청구권 살아 있다”

    前일본변호사연합회장, 日정부 비판 “신일철주금 등 한국 판결 받아들이고 日,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철회해야”일본 변호사단체를 이끌었던 원로 법조인이 5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보복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 식민지 지배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한국 정부와 협력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구제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국회에서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을 이해하지 못한 완전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우쓰노미야 겐지(73)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문제의 쟁점과 올바른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한일 공동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갖고 “한일 청구권협정은 당사자인 피해자를 제외한 채 양국 정부의 정치적 타협으로 성립돼 큰 한계가 있다”면서 “강제동원 문제의 본질은 인권침해로, 무엇보다 피해자 개인의 피해가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일본 정부는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다. 단지 양국 간 재정적·민사적 채권 및 채무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체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강제징용 당시 모집 형태나 가혹한 노동환경을 보면 강제성이 명백하고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우쓰노미야 전 회장은 이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청구권이 아니라도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국가 간 협정으로 소멸시킬 수 없다는 것은 지금의 국제인권법상에서 상식”이라며 “지금까지 일본 정부나 일본의 최고재판소도 청구권협정에 따라서도 실체적인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는다고 해석돼 왔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베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신일철주금,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은 지난해 한국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자발적으로 인권침해 사실과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포함해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고,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협력해 강제동원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에 그치지 않고 기억을 계승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 소속 자이마 히데카즈 변호사도 “양국 정부와 일본의 전쟁 기업, 협정으로 이익을 본 한국 기업이 자금을 갹출해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다른 일본 법조계 및 시민단체 인사들도 한일 청구권협정이 징용 피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갈등이 극심해진 것과 관련, 한일 양국의 법조계 인사들이 대응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을 찾은 징용 피해자 유족 가운데 일부는 “이런 심포지엄은 도움이 안 된다”, “했던 말을 또 하며 피해자들을 우롱하느냐”,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는지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고, 다른 참석자들이 이에 맞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청와대로 가서 얘기하라”고 받아치는 등 언쟁이 벌어져 행사가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2000자 인터뷰 18]임재성 “강제동원 日 기업, 피해자 화해하도록 정부가 외교력 발휘해야”

    일제 시기 강제동원 피해자 측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매각 신청(5월 1일)을 법원에 낸지 한 달 반 가량 지났다. 또한 일본 정부가 5월 2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2018년 10월 30일)과 관련해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한 기한(6월 18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관계의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6월28, 29일)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대리인으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온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정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일본 기업이 과거 행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2015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일제 시기 강제동원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참가했다. 제주 4·3 사건 군사재판 생존자 18명을 대리해 재심, 형사보상 청구,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다음은 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매각신청->감정->매각명령->송달->집행에 3개월 이상 Q: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들은 대구지법 포항지원과 울산지법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로부터 압류한 자산을 매각해 달라는 신청을 냈다. 한 달 이상 경과됐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고, 실제 자산 매각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며,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가. A: 5월 1일 보도자료를 냈을 때 ‘최소 3개월’이라고 했다. 법원이 매각 명령을 내리고, 일본 기업에 송달되어서 그 명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를 계산한 것이다. 실제 현금화는 그 이후에 이루어진다. 절차를 얘기하자면 먼저 압류한 자산에 대한 감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압류된 일본제철과 후지코시의 자산은 비상장 주식인데, 액면가만 있을 뿐 시장 거래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감정을 통해 이 주식을 매각하면 집행 비용을 빼고서도 채권자(원고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판단한 이후, 매각명령결정을 일본 기업에 송달시킬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행정처가 매각명령결정서를 일본 외무성으로 보내고, 일본 외무성이 일본 기업에게 송달시키는 방식인데, 일본 외무성이 사인 간의 민사소송에서 이 송달절차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 일본 기업들은 매각명령결정서를 송달받고 즉시항고 절차를 통해 다툴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유효한 이의제기 사유가 없는 상황이기에 매각명령결정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본다. 이후 절차에서는 집행관의 재량권이 큰데, 집행관이 일본제철에게 자신의 주식을 사갈지 의사를 물어볼 수도 있고,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 법원, 일본제철에 의견서 기회 줘 기간 늘어날 듯 최근 법원으로부터 대리인 측에 통보가 온 게 있다. 민사집행법에 따라 매각명령 과정에 심문기일이 필수적이지만 채무자(일본 기업들)가 외국에 있는 경우라면 심문기일을 생략할 수 있다. 그런데 포항지원에서 심문기일을 열지 않으나, 일본제철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기회를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주목을 많이 받는 사건이라 법원으로서도 방어권 행사를 꼼꼼하게 보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일본 기업들의 의견서 제출 절차가 이루어지게 되면, 매각명령결정이 확정되기까지의 기간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Q: 그렇다면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이들 일본 기업 자산(일본제철 소유 PNR 주식 19만 4794주 9억 7400만원 상당, 후지코시 보유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 6500주 7억 6500만원 상당)이 실제로 매각되기 전까지 대리인단이 그간 시도해 온 일본 기업과의 협의를 통한 화해 가능성은 있는가.이춘식 할아버지, 연내 해결 희망 A: 대법원 판결 이후 소송대리인단, 지원단은 일관되게 일본 기업에게 합의를 요청해왔다. 일본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고, 자발적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요청이었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면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기업들 본사에 수차례 방문하였지만 면담은커녕, 책임있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법이 정한 집행 절차를 계속 늦출 수 없었다. 그동안 피해자분들에게 ‘일본 기업으로부터 사과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집행 절차를 미루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피해자분들 역시 일본 기업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기에 우리를 믿어주셨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사과는커녕 판결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고령의 피해자분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 없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는 연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신다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셨다. 대리인으로서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대리인들은 일본 기업과 화해를 위한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A: 광주 근로정신대 소송대리인단과 미쓰비시중공업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도쿄와 나고야에서 16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일본제철도 일본 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리인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이들 협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에 나섰던 역사가 존재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0년을 전후로 일본 사회가 그래도 유연성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월급조차 주지 않고 노동을 강요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확정 이후 일본 기업의 태도는 강경 일변도이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일본 기업 강경한 태도 배후에 일본 정부 있는 듯 Q: 일본 기업의 강경한 태도의 배후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보는가. A: 그럴 것으로 추측한다. 판결 전에도 16차례 협상을 했던 기업이 판결 이후에는 일절 만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2012년 일본제철 주주총회에서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나왔다. 화해 통해, 사과와 배상 받는 게 최선의 길 Q: 지금의 한일관계는 사상 최악이라고들 한다. 그 배경에는 강제동원 판결을 꼽는다. 한일관계 타개책으로서 1)피해자 구제를 위한 2+2(한국 정부·기업+일본 정부·기업) 혹은 2+1(한국 정부·기업+일본 기업) 등에 의한 기금 방식 2)국제사법재판소(ICJ)에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어겼다는 일본 주장이 맞는지를 가려보자 3)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전면적인 외교전쟁을 선언하고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감수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런 논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 ICJ에서 가리자는 방안은 부적절 A: 2, 3번은 정치가 없는 방식이다. 2번은 제3자에게 사법적 판결을 하라는 것인데 정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피해자의 권리구제에도 효과적이지 않다.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쪽 정부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다. 일본에서도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에 대해 인정한 것은 드물지 않다. 일본 내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들은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후지코시 사건의 경우 “면학 기회가 있는 것처럼 기망하고 근로정신대로 권유해서 참가시킨 행위는 충분한 판단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진학 기회가 제한돼 있던 어린 나이의 여성에 대해 이른바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더불어 10대 여성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메이지헌법 하의 법제에서도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권유방법”이라고 판시했다. 식민지 조선사람들을 속여서 일본으로 끌고 가 노예와 같은 강제노동을 시켰다는 점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인식이 존재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ICJ로 가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양국 사회의 합의를 증진시키는 것이 아닌, 사법적 판단에만 목을 매달게 할 것이다.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과 비용 역시 상당할 수밖에 없다. 외교전쟁 불사 주장은 이해 안돼  3번 같은 외교적 전쟁 주장은 그 자체로 의문이다. 일부 전문가의 주장으로 알고 있는데,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나. 사실상 한국의 민주화 이후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조직해가면서, 식민지 시기 과거사 문제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외교적 전쟁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공방 속에서 결국 피해자들의 권리실현은 또다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싸울 필요가 있다면 싸워야겠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야 하지 않겠나. 화해 통한 기금 조성, 초창기부터 논의된 방식  1번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강제동원 문제가 등장하였던 초창기부터 이야기되어 왔다. 독일 정부와 독일 기업들이 2차 대전에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을 설립하여 보상한 사례가 존재하며, 일본 기업이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중국 적십자 등을 통한 기금방식으로 배상금을 지급한 전례도 있다. 2010년 12월 11일 대한변협과 일본변호사연합회가 공동선언을 내고 기금방식의 해결에 대한 선호를 천명한 적도 있다. 기금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기업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의사표시를 하고, 배상금을 출연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기금에 다른 주체들의 참여는 탄력적일 수 있을 것이다.  소송이 아닌 기금을 통한 해결이 더욱 적절한 이유는, 소송에 참여하기 어려운 많은 피해자들의 권리까지 구제할 수 있으며,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사표시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연금기록 등 관련 자료가 대부분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엄격한 사법적 입증 책임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피해자가 많지 않다. 또한 판결을 통해서는 손해배상금 지급만을 강제할 수 있을 뿐인데, 피해자들께서는 자신을 끌고 갔던 기업들의 사과를 원하신다. Q: 중국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이 개별 사안에서 화해를 했는데 왜 다른가. A: 남한과 일본, 중국와 일본이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각 체결한 협정이 다르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고, 중국은 일본의 교전국이라는 차이도 존재한다. 그러나 피해자 규모로 인하여 일본의 대응이 다른 것이 아닌가 의심도 있다. 한국은 피해자 숫자는 강제동원위원회에서 파악된 것만 17만명이고 범위를 넓히면 104만명까지 된다는 통계치가 있다. 화해 없으면 강제동원 소송 꾸준히 늘어날 것 Q: 현재 진행 중인 강제동원 피해 관련 소송은 몇 건 정도이고,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2018년 10월30일 판결 이전까지 제기됐던 것과 그 이후를 비교해보면, 판결 이전까지 소송 건수로는 16건이었다. 소송 1건에 피해자 숫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경우도 있으나 모든 소송을 대리하는 것이 아니어서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판결 이후에는 피해자 기준으로 광주 대리인단이 54명, 서울 대리인단이 30여명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日, 협정 아닌 인권 시각으로 강제동원 봐야 Q: 대리인으로서 일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A: 1965년 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라고 반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도, 일본 기업들에 의해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청구권협정 당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양국 정부가 온전히 인식하고, 이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합의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정황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는 청구권협정에도 불구하고 식민지시기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사법부 역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는 존재했고, 청구권협정을 통해서도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다만, 소송을 제기할 소권이 소멸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 더 큰 日기업 소송비용  그렇다면 일본 정부로서는 1965년의 협정만을 주문처럼 되뇌일 것이 아니라, 1990년 이후 비로소 자신의 피해를 증언하며 사회적으로 등장한 식민지 시기 여러 조선인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청구권에서 인권으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청구권협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존 해석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시기 피해자에게 온전한 배상과 사과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의 집행절차로 나아가면서 한일관계가 파탄나고 있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렇다면 20년 가까이 소송에서 싸워 비로소 승소한 피해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침묵해왔던 피해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무너지는 양국관계라면, 그 관계는 문제다.  우스개소리를 하나 하자면 일본 기업들이 강제동원 소송에 대응하면서 국내 대형 법무법인에 막대한 변호사비용을 지불했을 것인데, 이 돈이 실제 피해자들이 청구한 손해배상금보다 클 것이다. 일본 정부든, 일본 기업이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손해일 수 있다. ‘국제법 무시한 대법 판결 잘못’ 日 시각이 잘못 Q: 일본에서는 한일협정이란 국제법이 한국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데 한국 대법원이 그걸 무시한 판결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A: 비법률적인 주장이고, 사실 왜곡이기도 하다. 한국이나 일본은 국제법, 즉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을 체결하면, 그에 따른 별도의 국내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원론적 법체계가 아니다. 협정을 맺고 국회 비준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지니는 일원론을 취하고 있다. 즉,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1965년 청구권협정은 그 자체로 국내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다. 국제인권법의 경우 국내법보다 상위 효력을 지녀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청구권협정은 인권협정도 아니다.  청구권협정이 법률의 효력을 지닌다면, 법률에 대한 최종해석의 권한이 사법부에 있다는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청구권협정의 해석권한 역시 각 국가의 법원이 가진다. 즉 한국 내에서 청구권협정에 대한 배타적이고 최종적인 해석권한은 한국 대법원이 가진다. 한국 대법원은 그 권한을 행사하여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해석한 것이다. 해석권한을 가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13명 대법관 모두가 의견을 내며 치열하게 해석한 판결에 대해, 일본이 “한국 대법원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라는 부당한 비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 대구, 광주 3개 지역에서 소송 진행돼 Q: 대리인단 구성은 어떻게 돼있나. A: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과 대구, 광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인으로,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가 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법무법인 삼일의 최봉태 변호사님이 이 소송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등이 지원단체로, 이상갑, 김정희 변호사님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8년 10월 대법원 선고 이후 추가소송을 위해 대리인단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서울에서는 민변 공익변론센터, 광주에서는 광주 민변지부를 중심으로 대리인단이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일본서 소송 이끈 일본인 지원에 감사 Q: 일본 측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A: 한국에서의 소송 이전, 1990년대 일본에서 강제동원과 관련한 소송이 있었다. 모두 패소하고 2000년대에 한국에서 소송이 제기되어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것이다. 일본 소송 당시 결합하였던 일본 변호사들과 시민단체들은 한국 소송 과정에서도 많은 조력을 보냈다. 대법원 판결 이후의 방향에 대해서도 한일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 중이다. 특히 일본 측 활동가들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 내에서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금요행동’이 대표적이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앞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인데,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많이 알지만, 정작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요행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일본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그 오랜 시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상상해보면 고개가 숙여진다.피해자 목소리 누군가 대변해야 Q: 대리인으로서 이번 소송에 임하는 자세라고 할까, 마음가짐은. A: 중압감이 크다. 같은 사무실에서 강제동원 사건을 같이 대리하고 있는 김세은 변호사는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고 한다. 집행절차에 나가가는 과정이 특히 그러했다. 일본 정부의 맹공격과 거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도적인 침묵이 있다. 우리 대리인의 역할은 거대한 주체들이 서로 소리지르는 판 속에서 또 다시 배제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한일관계 파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여기 피해자의 고통도 좀 보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역할 말이다. 피해자분들이 정말 고령이시다. 판결에 이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죽기 전에 일본 기업에게 사과를 받고 배상을 받으시는 것, 누군가는 그걸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강제동원 소송 관련 일지]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강제동원 근로자 1인당 1억원 배상 판결  12월 31일: 피해자 대리인, 일본제철 한국 자산 강제집행 신청 -2019년-  1월 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일본제철 한국 자산 압류 신청 승인  1월 9일: 일본 정부, 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 한국에 협의 요청  3월 7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3월 15일: 울산지법, 후지코시 소유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3월 22일: 대전지법,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 압류 신청 승인  4월 4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서울중앙지법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코크스공업을 대상으로 추가 손해배상청구소송  5월 1일: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각 지방법원에 일본제철, 후지코시 국내 자산 매각 신청  5월 20일: 일본 정부,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제3국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 한국에 요청 6월 28,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한일정상회담 불투명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납북 비난하던 일본, 미국인 자녀 400명 납치 방조

    납북 비난하던 일본, 미국인 자녀 400명 납치 방조

    납북 일본인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강력히 비난해온 일본이 미국인과 결혼해 낳은 자식을 불법으로 빼돌린 자국인 문제는 모른 척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 당국이 배우자 동의 없는 자국인의 ‘자녀 납치’를 돕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방식으로 1994년부터 25년간 약 400명의 미국 아이가 일본으로 유괴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2일 ASIA TIMES(아시아 타임즈 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에 거주하는 미국인 랜디 콜린스는 지난 2008년 6월, 당시 5살이었던 아들을 ‘유괴’당했다. ‘납치범’은 전 부인 나카타 레이코였다. 콜린스와 나카타는 이혼했고,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아들이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나카타는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달아났다. 수소문 끝에 2015년에야 아들의 행방을 알게 된 콜린스는 일본으로 향했지만 일본 정부의 방해로 아들을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콜린스는 “일본 당국은 나카타에게 내가 입국한 사실을 알렸고, 그는 아들을 데리고 계속 피했다. 내가 출국하려 할 때에는 경찰이 이유도 없이 공항에 억류했다”고 말했다.미국 경찰은 나카타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그는 현재 ‘부모 유괴’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 수배 명단에 올라있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도 적색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콜린스는 “아들을 만나 아빠 노릇을 해주고 싶을 뿐인데 일본 정부는 기본적인 부모의 권리를 무시하고 불법적인 자녀 유괴를 계속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4년 열린 미국 상원 청문회는 일본을 국제 ‘부모 유괴’ 사건에 가장 비협조적인 나라로 지목했다. 일본은 1983년 발효된 ‘국제 유괴사건 민사 협약’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콜린스는 “1994년 이후 약 400명의 미국 아이들이 일본에 유괴됐다”고 주장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일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아베 총리는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요청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때에도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납치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를 전했다.콜린스는 아베 총리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이 자녀 유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미국은 일본에게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해줘선 안 된다”며 “북한은 40년 전에 납치한 일본인 17명 중 5명을 돌려보냈지만 일본은 유괴된 아이들 중 단 한 명도 돌려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가 국제이혼한 자국인의 자녀 납치를 돕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2011년 일본 자녀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국제비영리단체 BACH(Bring Abducted Children Home·유괴된 아이들을 데려오자)의 제프리 모어하우스 이사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 외무성과 일본변호사협회가 주최한 공개 세미나 녹취자료를 입수했다. 모어하우스 이사는 “일본 정부는 세미나에서 외국인과 결혼해 재외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국제 유괴사건 민사 협약’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알려주며 국제 협약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모어하우스 이사 역시 일본인 전 배우자에게 자녀를 유괴당했다. 그는 2007년 5월 미국 워싱턴주 법원으로부터 6살 짜리 아들에 대한 단독 양육권을 인정받았다. 면접교섭권이 있던 모어하우스 이사의 전 부인은 2010년 6월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법원은 전 부인과 아들이 워싱턴 주를 떠나지 못하도록 여권발급과 여행을 규제했지만, 전 부인은 포틀랜드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서 불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아 미국을 떠났다. 모어하우스 이사는 “자녀 납치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 야하는 부모가 해선 안 될 아동학대”라고 말했다. 모어하우스 이사는 아들을 돌려받기 위해 일본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법원에서 만난 아들은 어느덧 13살 소년이 돼 있었다. 그는 “아들이 ‘아버지 생각이 나느냐’는 질문을 받자 눈물을 흘리며 ‘밤에 가끔 아빠 꿈을 꾼다’고 대답했다”며 마음 아파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일본 동성커플들 “결혼 인정하라”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소송

    일본 동성커플들 “결혼 인정하라”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소송

    일본의 동성 커플들이 법률상 결혼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소송을 제기한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동성 커플 10쌍은 다음달 중순 “동성끼리 결혼을 못하게 하는 것은 ‘법 아래 평등’ 등을 정한 헌법에 위배되고 혼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도쿄 등 4개 지역 법원에 일제히 소송을 내기로 했다. 원고는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역 6쌍, 간사이 지역 1쌍, 주부 지역 1쌍, 홋카이도 2쌍 등이다.이는 일본에서 동성혼 합헌 여부를 묻는 최초의 소송이 된다. 2015년 7월 동성혼을 희망하는 455명이 “동성혼을 불허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일본변호사연합회에 인권구제 신청을 한 적이 있었으나 소송까지 가지는 않았다. 일본에서는 동성 간에는 지방자치단체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해도 접수가 되지 않는다. 민법 등에 금지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 24조에서 ‘결혼은 양성(兩性)의 합의만을 토대로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5월 “동성혼 성립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최종 해석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번 소송 원고 측은 “동성 결혼금지 규정이라는 정부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남성 커플은 지난 4일 혼인신고 서류를 지자체에 냈지만, 동성이라는 이유로 제출 자체를 거부당하자 다음달 일제 소송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소송을 통해 국가가 동성혼을 인정하는 법률을 만들지 않는 것은 불법임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인 결혼상태에 이르지 못할 경우, 동성 커플은 서로 법정 상속인이 될 수 없고 세제상 배우자 우대 등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일본의 일부 지자체에서는 최근 ‘동성 파트너 조례’ 등을 제정해 동성 커플에 대해 증명서를 발급하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인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혐한시위 심각… 차별금지법 만들어라”

    리타 이자크 유엔 소수자문제 특별보고관은 일본 정부가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을 방문한 이자크 보고관이 지난 24일 “일본 정부는 법 앞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14조를 토대로 헤이트 스피치에 대처하도록 차별 금지 법률을 마련하고, 인권 문제를 다루는 독립 기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도쿄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자크 보고관은 도쿄 신주쿠의 한인 상점가를 찾아가 ‘혐한’(嫌韓) 시위 실태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일본의 증오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그는 “재일 한국·조선인 부모 세대는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일부러 모국어(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소수자 정체성을 보호하고 촉진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수년 사이 한·일 정치적 관계 악화 속에 한인 아동을 상대로 한 괴롭힘까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국가 간 대립이 아이들에게 반영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가 등이 헤이트 스피치 등 차별을 더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의 이번 방문은 일본변호사연합회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유엔인권이사회는 일본 정부에 헤이트 스피치 금지 법제화를 권고한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늘 69주년 광복절] “日은 한일협정 핑계 배상 않고 韓 정부는 피해자 배상금 횡령”

    [오늘 69주년 광복절] “日은 한일협정 핑계 배상 않고 韓 정부는 피해자 배상금 횡령”

    “또다시 광복절이 돌아왔지만 일제 피해자들은 아직도 진정한 광복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4일 대구에서 만난 최봉태(52) 변호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일제 피해자들을 도와 일본과 한국 정부 등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독립군’이다. 최 변호사는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을 핑계로 계속해서 배상을 미루고 있고, 한국 정부는 어설픈 협정을 맺어 피해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배상금을 ‘횡령’했다”면서 “수십 년째 가슴에 응어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피해자들을 위해 양국은 감정싸움은 이제 그만 접고 진정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제 피해자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4년 떠난 일본 유학이 계기가 됐다. 그는 “유학 당시 만났던 일본인 변호사들이 우익 세력에게 ‘너는 일본인이 아니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소송 중인 피해자들을 돕는 모습을 보고 한국 변호사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면서 “일본인 변호사들이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는 것은 일본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에 나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1997년 귀국한 그는 본격적으로 일제 피해자 돕기에 뛰어들어 여러 소송에서 쾌거를 이뤄 냈다. 2004년 2월 한일협정 문서 정보공개 소송 승소, 2011년 8월 정부의 위안부 문제 방치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2012년 5월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등을 이끌어 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최 변호사를 최근 제45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최 변호사는 그러나 “우리나라 변호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상을 받았다”면서 “피해자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일본인 변호사들이 받아야 한다”며 공을 돌렸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그는 요즘 ‘2+2재단’ 설립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 한국 정부와 기업이 모여 일제 피해자를 위한 재단을 만들자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일본변호사협회와 대한변협이 제안해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미 공청회까지 마친 상태로 세부 사안에 대한 조율이 마무리되면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일제시대 우리 조상들이 독립을 위해 애썼던 것처럼 앞으로도 일제 피해자들의 진정한 광복, 진정한 독립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과 사무실이 있는 대구를 오가는 일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제시대엔 독립운동을 하면 집안이 쑥대밭이 됐어요. 그분들이 하신 일에 비해 1만분의1도 못하고 있는데 힘들다는 소리 하면 천벌받습니다.” 글 사진 대구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집단적 자위권은 위헌” 日 현직시장 소송낸다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방침이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베 내각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 위해 헌법 해석을 바꾸는 각의 결정을 지난 1일 강행한 뒤 지지율이 하락하고, ‘해석 개헌’에 맞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이 각의 결정 직후 이틀간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7.8%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21~22일 조사 때보다 4.3% 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각의 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응답자의 82.1%가 충분한 검토 없이 각의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각의 결정의 폐기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있다. 야마나카 미쓰시게 미에현 마쓰사카시장은 3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됐다”며 각의 결정의 위헌성 확인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야마나카 시장은 “폭주를 그치도록 국민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싶다”며 전국에서 원고를 모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밖에 일본변호사연합회나 시민단체 ‘전쟁을 하지 않는 1000명 위원회’ 등도 각의 결정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어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의회는 2일 “항구적 평화주의라는 헌법 원리와 입헌주의에 반하며 역대 내각의 공식 견해와 상반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채택해 중앙정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아사히신문은 사이토 고키 아사히대 교수가 지난 2일 헌법 강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에 관한 각의 결정을 소개하고 “해석 개헌을 교묘하게 진행하는 방식은 위험하다”고 설명한 일 등 법학자들이 강단에서 맞서는 사례를 소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정부·전범 기업에 피해자들 지원 이끌어 낼 것”

    “日 정부·전범 기업에 피해자들 지원 이끌어 낼 것”

    “한·일 과거사를 정리하고 전쟁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교류와 노력이 시급합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김용봉(64·인제대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 정부 교류가 최근 경색돼 있지만 민간 교류와 협력은 끊임없이 이어 나가야 한다”면서 “재단이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일 재단 출범과 함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앞서 2008년 일제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태평양전쟁 피해자를 돕는 일과 인연을 맺었다. 2012년 특별법이 마련되면서 의사, 변호사, 유족 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만들어져 유해 발굴·봉환, 역사기념관 건립 사업 등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한시 조직이라는 점 때문에 유족 단체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업을 맡아 진행할 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 이사장은 “내년 6월 지원위원회 만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지원 사업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공익재단이 만들어져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앞으로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복지 지원, 유해 발굴과 송환, 역사기념관 건립 등의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로부터 피해자들을 돕는 지원금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일본변호사협회 등 일본 민간단체들도 재단의 출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정부 예산 30억여원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경제협력자금 혜택을 받은 포스코에서 100억원을 3년에 걸쳐 지원받는 등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김 이사장은 “2008년부터 꾸준히 유골 봉환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사할린에서 국내로 돌아온 유골이 1구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현재 사할린과 일본 등에 흩어진 피해자들의 유골들을 되찾아 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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