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인출
    2026-01-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37
  • 칠레 사상 최대 압수수색작전…범죄수익 2억 달러 규모 범죄단체의 정체 [여기는 남미]

    칠레 사상 최대 압수수색작전…범죄수익 2억 달러 규모 범죄단체의 정체 [여기는 남미]

    2억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온라인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칠레에서 검거된 조직이 다국적 범죄단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스라디오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흔히 ‘중국 마피아’로 불리고 있는 범죄단체가 중국은 물론 칠레와 볼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6개국 국적을 가진 조직원으로 구성돼 있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국적을 가진 아시아계가 조직의 우두머리였지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조직원이 결성한 범죄단체였다는 것이다. 39명, 49명 등 사건을 보도한 언론마다 달라 오보 논란이 일었던 조직원 수는 43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체포한 용의자는 49명이었지만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건 43명”이라고 말했다. 칠레 검찰은 지난 9일 북부 타라파카주(州)의 주도 이키케의 자유무역지대 등 5개 지방에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전개해 문제의 조직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칠레 수도권의 한 주소지에선 검경이 들이닥치자 중국인 1명이 건물 3층에서 뛰어내려 도주를 시도했지만 부상한 상태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로부터 미국인을 상대로 온라인 사기행각을 벌이는 범죄조직이 칠레에서 활동 중이라는 정보를 받은 칠레 검찰은 내사에 착수해 거점과 주요 활동지역, 범행수법 등을 파악한 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사법부가 발부한 압수수색영장 53건, 투입된 수사요원 500명 등으로 칠레 사법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압수수색이었다. 칠레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미국인을 포함해 약 400명, 피해 규모는 2억1000만 달러(약 3100억 원)에 달한다. 중국 마피아 조직은 119개 유령법인을 설립해 범행에 이용했고 회계전문가와 은행원 등 금융권 전문가를 끌어들여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수사관계자는 “미국인피해자가 가장 많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 각국에서 피해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조직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혹한 후 투자를 받으면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대규모 사기행각을 벌였다. 칠레의 부동산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면 연 25%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조직의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거액의 달러를 송금하거나 암호화폐를 넘겼다. 조직은 입금된 돈을 바로바로 인출하고 자금흐름의 추적을 막기 위해 돈세탁을 했다. 조직이 범죄에 이용하기 위해 설립한 유령 법인 대다수는 외화거래가 활발한 칠레 이키케의 자유무역지대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대규모 외화거래가 큰 의심을 사지 않은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동일 인물이 각각 다른 법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동일한 은행지점에서 하루에 2회, 각각 40만 달러와 50만 달러 등 총 90만 달러(약 13억 원) 거액을 현금으로 인출했지만 의심을 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칠레 검찰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수사를 마치고 피의자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돈세탁을 도운 금융권 관계자가 더 있는지, 외국에 손을 잡은 범죄단체는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1억원 순금으로 바꿨어요” 골드바 들고 지구대 찾은 여성…무슨 일?

    “1억원 순금으로 바꿨어요” 골드바 들고 지구대 찾은 여성…무슨 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1억원 상당의 순금을 들고 접선 장소로 향하던 피해자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지구대를 찾아 사기 피해를 면했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경찰청’에는 ‘1억원 상당의 금 전달하기 직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12월 24일 오후 충북 제천의 한 지구대에 60대 여성 A씨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카드 배송 기사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와 ‘당신의 신상정보가 누출됐을 수 있으니 금융감독원 1332로 전화해보라’고 하더라. 아니면 ‘재산 중 1억원을 금으로 바꾸고 우리에게 검수 받으면 해결된다’고 했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이에 1억원 상당의 순금을 챙겨 약속 장소로 가던 A씨는 지시 내용에서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지구대를 방문했다. 경찰은 사건 정황과 A씨의 진술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했다.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형사팀에 공조를 요청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수거책과 접선 약속을 잡았고 경찰관들은 약속 장소에 잠복했다. 이후 보이스피싱 수거책 B씨(38·여)가 약속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 A씨를 만났다. A씨가 순금이 든 종이 가방을 전달하려는 순간 잠복하고 있던 경찰관들이 급습해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경찰에 “보이스피싱이 아니다”라며 부인했지만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B씨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전남 영광에서 70대 할머니가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니 현금을 인출해 금으로 바꿔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순금 130돈을 챙겨 택시를 타고 광주 북구 신안동으로 이동한 사건이 알려졌다. 당시 할머니의 통화를 수상히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현금을 금으로 바꾸라고 지시한 뒤 가로채는 수법을 쓰고 있다”며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으면 먼저 가족이나 경찰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네가 뭔데 내 돈을”… 보이스피싱 막기 은행 창구 요지경 [경제 블로그]

    “네가 뭔데 내 돈을”… 보이스피싱 막기 은행 창구 요지경 [경제 블로그]

    은행 창구에서 보이스피싱을 막는 일은 매뉴얼대로 되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돼서 거래를 중단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네가 뭔데 내 돈을 막느냐”고 데굴데굴 구르죠. 어떻게든 돈을 찾아가려는 사람과, 그걸 막아야 하는 은행이 맞서면서 창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요즘엔 거액 인출을 의심하면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이혼했어요. 먹고 살아야죠.” 은행 입장에선 여기서 더 묻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혼이 맞는지, 돈을 어디에 쓰는지 따지는 순간 사생활 침해가 되니까요. 며칠 지나면 상황이 뒤집힙니다. 아들이나 배우자가 은행을 찾아와 난리가 나죠. “누가 봐도 이상한데, 왜 돈을 내줬느냐. 당신들이 책임져라.” 현장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이 분명해 보인다며 아내가 미리 은행에 전화해 “남편이 가더라도 절대 돈을 주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창구에 와서 “내가 돈 찾는 걸 왜 남에게 알리느냐”며 고성을 지르고, 급기야 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자리를 떴다가, 경찰과 함께 다시 나타났다고 하네요. 주변 고객들 시선이 쏠리고 지점 업무는 사실상 멈춥니다. 은행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돈을 내줍니다. 다음 날엔 가족이 다시 들이닥칩니다. “왜 말렸는데도 줬느냐”고 역정을 냈죠. 결국 당사자와 가족, 양쪽 모두 은행을 상대로 민원을 넣고,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내 돈’이라는 말 앞에서 은행 창구는 늘 시험대에 오릅니다. 말 그대로 보이스피싱을 둘러싼 천태만상입니다. 의심되면 막아서 민원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돈을 내주고 나중에 책임을 질 것인가. 은행은 곤란합니다. 어느 쪽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6억원 규모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에서 은행의 일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액의 3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고령의 피해자가 대면으로 가입한 고액 예금이 비대면으로 짧은 기간에 해지됐고, 며칠 사이 고액 송금이 반복됐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은행이 경고 문자와 거래 제한 조치를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졌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은행이 ‘충분히’ 보이스피싱을 막아야 하는 선은 어디까지일까요.
  • 김만배 잔고 7만원·남욱 4800만원… 대장동 5500억 계좌 까보니 ‘깡통’

    김만배 잔고 7만원·남욱 4800만원… 대장동 5500억 계좌 까보니 ‘깡통’

    대장동 개발 비리로 법원이 가압류를 인용한 5500억 원대 금융계좌의 잔고가 사실상 비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12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김만배씨와 남욱씨 등 대장동 일당을 상대로 법원이 인용한 14건의 가압류 계좌를 확인한 결과, 잔액이 수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성남시에 따르면 김씨 측 화천대유 계좌는 2700억 원이 가압류됐지만 실제 잔액은 7만원에 그쳤고, 더스프링 계좌 역시 1000억 원이 묶였지만 3만 원만 남아 있었다. 남씨 측 엔에스제이홀딩스 계좌도 300억 원이 가압류됐지만 실제 잔액은 약 4800만 원에 불과했다. 성남시는 전체 대장동 범죄수익이 4449억 원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확인된 계좌 잔액은 4억 원 수준으로 전체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성남시는 관련 수사 기록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검찰은 2022년 7월 말 기준으로 전체 범죄수익 중 96.1%인 4277억 원이 이미 소비되거나 은닉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남시는 당시 계좌에 남아 있던 돈도 약 172억 원으로 전체의 3.9%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또 “검찰이 18건의 추징보전 결정문 가운데 4건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법원에서 직접 확보하라고 안내했지만, 해당 기록은 이미 검찰이 법원에서 받아 보관하고 있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 시장은 “실제 추징보전 집행 내역과 ‘깡통 계좌’에서 빠져나간 자금 흐름을 즉각 공개하라”며 검찰에 전면 협조를 요구했다. 검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우리도 추징보전 집행 때 부동산 가치가 얼마인지, 예금이나 주식 계좌에 어느 정도 금액이 들었는지 정확하게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 추징보전 결정문 대부분을 법원에서 확보하라고 한 것에 대해선 “기록을 대부분 법원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건번호를 알려주는 것 이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 “시신 싣고 운행한 살인 택시”…6년 숨어지낸 연쇄살인마를 잡은 것은 그것[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신 싣고 운행한 살인 택시”…6년 숨어지낸 연쇄살인마를 잡은 것은 그것[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10년 3월 28일 오전 10시. 일요일 아침의 평온함이 감돌던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위로 자전거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시선이 길가 건물 한쪽 벽면에 머물렀다.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취객인 것으로 생각하고 자전거를 세우고 조심스럽게 다가간 자하드는 이내 소스라치게 놀라 뒷걸음질 쳤다. 잠자듯 누워 있는 줄 알았던 젊은 여성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양쪽 발목은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고, 얼굴과 목은 청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인적 드문 이곳에 유기한 것이었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것은 오전 10시 40분경이었다. 입만 막은 채 서서히 꺼져간 숨현장에 출동한 형사들과 감식반의 눈에 비친 시신은 기이할 정도로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는 그가 사회 초년생임을 짐작게 했다.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고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발견됐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현장 바닥에서 혈흔은 찾을 수 없었다. 특이한 점은 여성 피살자들에게서 통상적으로 발견되는 목 졸림의 흔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힘이 약한 여성 제압에 용이한 목 졸림으로 사망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으나,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피해자가 엎드린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음을 의미했다. 정액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가슴에서는 남성의 타액이 검출됐다. 부검 결과 밝혀진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선명했다. 하지만 의문은 남았다. 테이프가 코는 제외하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했을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의 손을 등 뒤로 묶고 입을 막았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지는데,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 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아 호흡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였다. 지문 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송 모 씨였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취직에 성공한 송 씨는 출근 첫째 주 휴일을 앞둔 3월 26일 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친구들과 환영 회식과 생일파티를 마치고 택시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범인은 이제 막 피어나려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 개의 눈… 도시의 감시자가 범인을 지켜봤다형사들은 즉각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범인은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시신을 유기하며 완전범죄를 꿈꿨겠지만, 도시의 감시자는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 모니터 속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결정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시신이 발견되기 약 9시간 전이었다. 화면 속에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어 급히 무언가를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송 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송 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범인의 이목구비나 차량 번호는 식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고,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 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송 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를 쫓기 시작했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거주지로 추정되는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 갈 수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수사팀이 지목한 지점은 현도교였다.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길목이자, CCTV가 설치된 곳이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는 총 67대였다. 경찰은 이 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번호판을 잘 볼 수 없도록 반사 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차종 역시 앞서 현장 CCTV에서 목격된 것과 동일한 흰색 NF쏘나타였다. 정밀 분석을 통해 드러난 차량 번호를 확보한 후 경찰은 즉시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추궁에 택시 기사 안남기(41)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12시간 만의 검거였다. 그의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송 씨의 혈흔이 발견됐다. 송 씨를 위협해 빼앗은 현금 7,000원도 함께 나왔다. 조사 결과 드러난 안남기의 행적은 엽기적이었다. 그는 청테이프로 송 씨를 질식사시킨 뒤 시신을 트렁크에 실어둔 채 집에서 잠을 잤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다음 날인 27일 오후 2시부터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태연히 택시 영업을 했다는 점이다. 이날 오후 11시 시신을 유기하러 가기 전까지, 안남기의 택시에 탔던 승객들은 발밑 트렁크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택시를 이용했다. 안남기는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송 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성폭행 혐의 또한 부인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 형을 받고 2003년 6월 출소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나 강도치사만을 적용받기 위해 갖은 술수를 썼다. 드러난 ‘죽음의 택시’, 그리고 뼈아픈 수사의 허점“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가 진행되던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은 이 사건이 단순 강도 살인이 아님을 알렸다. 안남기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줄줄이 딸려 나왔다. 그는 택시 기사를 하며 6년간 무려 3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었다. 첫 번째 피해자는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23세 여성 전 모 씨였다.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을 보러 청주에 왔던 전 씨는 안남기의 택시를 탔다가 이불에 싸여 노끈으로 묶인 채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사인은 질식사였다. 두 번째 피해자는 2009년 9월 26일, 청주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서 낚시꾼에게 발견된 41세 여성 김 모씨였다. 손발은 청테이프로 결박되어 있었고 하의가 일부 벗겨진 상태였다. 김 씨 역시 닷새 전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마치고 택시를 탔다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 수사의 뼈아픈 실책도 드러났다. 2009년 김 씨 사건 당시, 경찰은 택시 회사를 상대로 탐문 조사를 했으나 기사 개개인을 조사하지 않아 안남기를 놓쳤다. 결정적인 기회는 또 있었다. 김 씨 실종 다음 날인 9월 22일 오전 7시경 청주의 한 편의점 현금인출기에서, 그리고 8일 후인 30일 또 다른 은행에서 40대 초중반 남성이 김 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려다 실패한 장면이 CCTV에 포착됐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고, 김 씨의 계좌에 대해 즉시 경찰 신고가 이뤄지는 ‘부정 계좌’ 등록 대신 단순 ‘지급정지’ 조치만 취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이 틈을 타 안남기는 수사망을 피해 갔고, 결국 해가 바뀐 2010년 3월, 송 씨라는 또 다른 희생자를 낳고 말았다. 미제사건을 푼 열쇠는 도로 위의 감시자 CCTV안남기의 범행 대상은 주로 늦은 밤 택시에 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여성들이었다. 그는 1심 재판부로부터 사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피해자가 숨 쉴 수 있도록 테이프를 찢어주었다는 등의 변명을 통해 ‘살인의 고의성’을 다투었던 안남기의 주장이 일부 참작되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고, 그는 현재 16년째 복역 중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죄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2005년 2월 충남에서 실종된 여성과 2009년 9월 청주 도로가 트럭 밑에서 발견된 미용 강사 사건 등이 그의 소행으로 강력히 의심받고 있다. 2024년 통계 기준, 정부와 지자체가 설치한 공공 CCTV는 200만 대에 이르며, 민간이 설치한 CCTV는 이 수치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CCTV는 사생활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지만, 안남기 사건에서 보듯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주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 멋대로 기본재산 처분한 서울 복지법인 9곳 수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시·도지사 허가 없이 임의로 기본재산을 처분한 사회복지법인 9곳 21명을 적발해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사회복지법인의 기본재산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공익 목적 수행을 위해 법률로 보호되는 자산이다. 시는 2024년 1월부터 약 2년 동안 서울에 사무소를 둔 311곳 법인의 기본재산 3000여개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전수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관할관청의 사전처분 허가를 받지 않고 매도·임대 등 방식으로 재산을 임의 처분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법인은 서울시의 사전 허가 없이 통신 3사가 건물 옥상에 중계기를 설치하도록 임대차 계약을 맺고 10여년간 7억원 상당의 임대 수익을 거뒀다. B법인도 건물을 제3자에게 임대해 수십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 C법인도 사전 허가 없이 현금 2억원을 두차례 인출해 사용했다. 다만 임대 수익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 민사국은 사회복지법인이 보조금을 정해진 목적이 아닌 곳에 사용했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다. 위법 행위 등을 발견한 경우 서울 스마트 불편 신고 애플리케이션이나 서울시 응답소 민생 침해 범죄 신고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고하면 된다. 변경옥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사회복지법인 대부분은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으나 일부는 관행적으로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처분해왔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스스로 ‘착한 사위’로 칭한 살인자… 유서에 남겨진 결정적 실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스스로 ‘착한 사위’로 칭한 살인자… 유서에 남겨진 결정적 실수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10년 9월 20일 밤 10시, 굳게 닫혀 있던 노래방 문이 5일 만에 열렸다. “어머니가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딸의 다급한 신고로 119 구조대가 문을 개방했을 때, 지하 노래방 특유의 곰팡내 사이로 비릿한 부패취가 섞여 나왔다. 내실에서 발견된 노래방 여주인 A씨의 시신은 언뜻 보기에 전형적인 자살처럼 보였다. 좁은 방에 반듯하게 누운 시신, 그 곁에 놓인 빈 소주병 두 병, 그리고 타자로 정갈하게 작성된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까지. 유서에는 “빚 때문에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신변 비관 내용이 담겨 있었고, 마지막 장에는 도장까지 찍혀 있었다. 시신 옆에는 피 묻은 부엌칼이 놓여 있었고, A씨의 왼쪽 손목에는 주저흔으로 보이는 자상이, 가슴에는 치명상이 남아 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고 문은 잠겨 있었다. 모든 정황이 ‘삶을 비관한 여주인의 극단적 선택’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건은 그렇게 단순 변사로 종결될 수도 있었다. 형사들의 눈에 들어온 미세한 ‘부조화’들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위화감이 든 현장에서 발동한 베테랑 형사들의 ‘촉’현장을 살피던 베테랑 형사들은 직감적인 위화감을 느꼈다. 4.5cm 깊이의 가슴 자상은 심장을 찌를 정도로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 주변 바닥이 지나치게 깨끗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스스로 가슴을 찔러 사망에 이를 정도라면 현장은 비산된 혈흔으로 낭자해야 했다. 그러나 현장은 마치 누군가 걸레질을 한 듯 말끔했다. 과학수사팀이 루미놀(혈흔 반응 시약)을 뿌리자, 감춰졌던 진실이 푸른 형광빛으로 떠올랐다. 바닥 곳곳에서 누군가 피를 닦아낸 흔적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피를 닦고 죽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타살의 강력한 징후였다. 더 결정적인 모순은 피해자의 옷에서 발견됐다. A씨는 가슴에 깊은 칼 찔림을 당해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정작 그녀가 입고 있던 블라우스에는 칼이 통과한 구멍이 없었다. 검은색 치마 역시 깨끗했다. 이는 명백한 결론을 가리켰다. 범인이 A씨를 살해한 뒤, 피 묻은 옷을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는 것.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시신을 ‘세팅’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쐐기를 박았다. 손목의 상처는 살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죽은 뒤에 만들어진 ‘사후 손상’이었으며, 가슴의 자창은 한 번 찔렀다가 뽑지 않고 다시 힘을 주어 찌른 잔혹한 확인 사살의 흔적이었다. 이 죽음은 자살이 아닌, 치밀하게 연출된 살인극이었다. 유서에 숨겨진 범인의 목소리수사팀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가장 큰 단서인 ‘유서’를 프로파일링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피해자가 쓴 것처럼 꾸미기 위해 “컴퓨터를 못 해서 PC방 직원이 가르쳐 줬다”, “창피하니 빨리 가야겠다” 등의 구절을 넣어 현실감을 살리려 애썼다. 그러나 그 내용은 오히려 범인의 정체를 폭로하고 있었다. 유서는 기이할 정도로 특정 인물을 옹호하고 있었다. 피해자의 둘째 딸과 교제하다 헤어진 전 남자친구, B씨였다. 유서는 “B가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 게 불쌍하다”, “너도 B가 마음에 있다면 꼭 결혼해라”, “아빠 돌아가셨을 때 B가 곁에 있어 주지 않았냐”며 집요하게 B씨와의 재결합을 종용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가 남기는 유언이라기엔, 특정 남성에 대한 호의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심지어 재산 상속에 대한 부분은 범죄의 동기를 암시했다. “재산은 막내아들에게 주되, 둘째 딸이 함께 살며 챙겨주라”는 내용은, 둘째 딸과 결혼하여 그 재산을 가로채려는 범인의 장기적인 플랜이 투영된 문장이었다. 유가족들 역시 “평소 엄마의 말투가 전혀 아니다”라고 진술했고, 유서에 찍힌 도장 또한 피해자의 것이 아닌 급하게 새로 판 막도장임이 밝혀졌다. 범인을 특정할 물증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피해자의 막내아들은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나갈 때 치마가 아닌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시신에는 치마가 입혀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바지를 입고 나갔다는 것이다. 가짜 유서가 가리키는 인물, 그리고 현장을 조작해야만 했던 이유. 모든 화살표는 단 한 사람, 둘째 딸의 전 남자친구인 20대 남성 B씨를 가리키고 있었다. 삐뚤어진 욕망이 부른 비극 경찰에 체포된 B씨의 범행 동기는 황당하고도 잔혹했다. 그는 사건 발생 2주 전, A씨를 찾아갔다가 “내 딸 그만 쫓아다니고 네 인생이나 똑바로 살아라”라는 핀잔을 들었다. 자신을 사위로 인정해주지 않고 무시했다는 배신감, 그리고 A씨 가족이 보유한 재산에 대한 탐욕이 그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9월 15일, 그는 노래방에 침입해 A씨를 결박하고 흉기로 위협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인근 ATM에서 100만 원을 인출한 그는 다시 노래방으로 돌아와, 강도 살인으로 잡힐 것이 두려워 현장을 자살로 위장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미 숨진 A씨의 옷을 갈아입히고, 바닥의 피를 닦아내고,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유서를 작성해 출력해 오는 기행을 저질렀다. 그의 대범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범행 직후,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의 막내아들을 만나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잠을 잤다. 어머니의 소재를 걱정하는 아들을 위로하는 척하며 함께 노래방(범행 현장) 입구까지 가보는 연기까지 펼쳤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완벽하게 꾸미려 했던 유서가 결국 그를 잡았다. 국과수 감식 결과, 유서 용지에서 B씨의 ‘쪽지문(부분 지문)’ 두 점이 발견된 것이다. 소주병과 칼, 문손잡이의 지문은 완벽하게 지웠지만,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것이라 믿었던 유서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남긴 것이다. 재판부는 B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범행의 치밀함과 잔혹성, 그리고 반성 없는 태도를 엄벌했다. 이 사건은 범죄자가 아무리 현장을 조작하고 시나리오를 설계해도, 과학적 수사와 논리적 모순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범인은 피를 닦아내면 완전범죄가 될 것이라 믿었지만 루미놀 반응을 몰랐고, 옷을 갈아입히면 결박 흔적이 사라질 거라 믿었지만 청바지를 남기는 실수를 범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착한 사위’로 포장하려던 유서 속의 욕망이 수사관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단서가 되었다.
  • 친구의 8천만원 돈 가방 ‘오토바이 날치기’ 해놓고…“장난이었다”

    친구의 8천만원 돈 가방 ‘오토바이 날치기’ 해놓고…“장난이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 돈 가방을 낚아챈 40대 남성이 검거됐다. 30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 B씨의 돈 가방을 가로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돈 가방에는 B씨가 은행에서 찾은 8500만원이 들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친구인 B씨가 돈을 인출한 뒤 야탑동 쪽으로 이동할 것을 미리 알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B씨는 헬멧을 쓰고 있던 A씨를 알아보지 못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목돈을 인출한 것을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묻자 B씨는 A씨를 떠올려 곧바로 연락했다. 전화를 받은 A씨는 범행을 시인하면서 “장난이었다”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장으로 돌아온 A씨는 돈을 그대로 돌려줬고, 경찰은 A씨를 임의동행해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오토바이는 타인에게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는 친한 친구 사이로, 가해자는 장난이었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도 처벌을 불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절도의 의도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A씨를 입건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 암호화폐 훔쳐 헬기 사고, 담배까지 만들었다

    암호화폐 훔쳐 헬기 사고, 담배까지 만들었다

    김정은 북한 정권이 국제 제재망을 피해 불법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이른바 ‘어둠의 은행가’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암호화폐 탈취 자금을 세탁해 무기와 통신장비, 사치품은 물론 위조 담배 원료까지 조달한 인물은 심현섭(42)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의 체포를 위해 현상금 700만 달러(약 101억원)를 내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기소장과 법원 문서, 암호화폐 추적 자료를 종합해 심씨가 북한 정권의 해외 불법 자금 세탁을 총괄해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과 위장 취업한 IT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탈취·벌어들인 암호화폐를 심씨에게 전달했다. 심씨는 이 자금을 현금화해 북한 정권이 필요로 하는 물자 조달에 직접 사용했다. ◆ 암호화폐 훔쳐 현금화…미 금융망 우회한 ‘세탁 구조’ 북한의 ‘IT 노동자’와 해커들이 암호화폐를 탈취하면, 심씨는 이를 여러 디지털 지갑으로 분산 이동시켜 추적을 피했다. 이후 그는 아랍권과 중국계 브로커들에게 암호화폐를 넘기고 달러 현금으로 바꾸게 했다. 브로커들은 이 자금을 심씨가 설립한 위장회사 계좌로 송금했다. 심씨는 이 계좌를 통해 자금을 인출하거나 추가 거래를 진행했다. 미 검찰은 심씨가 시티은행,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을 거쳐 최소 310건, 총 7400만 달러(약 1068억원)의 금융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모두 북한과의 연관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워싱턴DC 연방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북한 요원들이 미국의 금융 인프라를 악용해 대량살상무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 헬기·통신장비·사치품 직접 구매…송금 없는 제재 회피 심씨는 자금을 북한으로 직접 송금하지 않았다. 대신 해외에서 물자를 직접 구매해 북한으로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자금 흐름에서 ‘북한’이라는 흔적을 지웠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 행사에서 탑승해온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차량 역시 유엔 제재 대상인 고급 사치품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반입됐을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미 기소장에 따르면 심씨는 2019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헬기 한 대를 구매해 북한 항구로 배송하도록 주도했다. 그는 이 거래에 필요한 30만 달러를 짐바브웨의 한 로펌을 경유해 지급하며 출처를 위장했다. 심씨는 암호화폐 탈취 자금을 통신장비 구매에도 사용했다. 미 수사당국은 북한이 확보한 일부 통신장비 대금이 심씨가 관리하던 암호화폐 지갑에서 나왔다고 판단했다. 이 자금은 홍콩의 위장회사를 거쳐 태국의 판매업자에게 전달됐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방식이 김정은 정권의 무기 개발과 사치 생활을 동시에 떠받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가짜 담배부터 중국 체류까지…‘체포 어려운 이유’ 심씨는 북한의 또 다른 외화벌이 수단인 위조 담배 사업에도 깊이 관여했다. 북한은 말보로 등 유명 브랜드 담배를 위조해 동남아시아에서 판매해왔는데, 심씨는 이 과정에 필요한 담뱃잎 원료 조달을 맡았다. 그는 중국과 아랍에 설립한 위장회사를 통해 담뱃잎을 구매하고 달러 결제를 진행했다. 이 거래 역시 시티은행과 JP모건, 웰스파고는 물론 도이체방크, HSBC, 뉴욕멜론은행 등 서방 금융기관을 경유했다. 심씨는 2016년부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북한 대외무역은행 계열사를 대표해 활동했다.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WSJ에 “심현섭은 아랍권에서 자금세탁과 관련해 가장 유용한 인물이었다”고 증언했다. UAE는 유엔 제재에 따라 2022년 심씨를 추방했고, 그는 이후 중국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미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아, 미 수사당국이 그를 체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는 WSJ에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며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BI는 최근 심씨에 대한 현상금을 500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북한의 ‘송금 없는 조달’ 방식은 국제사회가 이미 알고 있지만, 금융 제재만으로는 차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돈이 아니라 물건이 움직이는 순간, 제재는 통제력을 잃는다.
  • 알고도 못 막는다…헬기·사치품이 말해주는 北 돈의 흐름 [핫이슈]

    알고도 못 막는다…헬기·사치품이 말해주는 北 돈의 흐름 [핫이슈]

    김정은 북한 정권이 국제 제재망을 피해 불법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이른바 ‘어둠의 은행가’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암호화폐 탈취 자금을 세탁해 무기와 통신장비, 사치품은 물론 위조 담배 원료까지 조달한 인물은 심현섭(42)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의 체포를 위해 현상금 700만 달러(약 101억원)를 내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기소장과 법원 문서, 암호화폐 추적 자료를 종합해 심씨가 북한 정권의 해외 불법 자금 세탁을 총괄해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과 위장 취업한 IT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탈취·벌어들인 암호화폐를 심씨에게 전달했다. 심씨는 이 자금을 현금화해 북한 정권이 필요로 하는 물자 조달에 직접 사용했다. ◆ 암호화폐 훔쳐 현금화…미 금융망 우회한 ‘세탁 구조’ 북한의 ‘IT 노동자’와 해커들이 암호화폐를 탈취하면, 심씨는 이를 여러 디지털 지갑으로 분산 이동시켜 추적을 피했다. 이후 그는 아랍권과 중국계 브로커들에게 암호화폐를 넘기고 달러 현금으로 바꾸게 했다. 브로커들은 이 자금을 심씨가 설립한 위장회사 계좌로 송금했다. 심씨는 이 계좌를 통해 자금을 인출하거나 추가 거래를 진행했다. 미 검찰은 심씨가 시티은행,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을 거쳐 최소 310건, 총 7400만 달러(약 1068억원)의 금융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모두 북한과의 연관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워싱턴DC 연방검찰청은 성명을 통해 “북한 요원들이 미국의 금융 인프라를 악용해 대량살상무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 헬기·통신장비·사치품 직접 구매…송금 없는 제재 회피 심씨는 자금을 북한으로 직접 송금하지 않았다. 대신 해외에서 물자를 직접 구매해 북한으로 보내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자금 흐름에서 ‘북한’이라는 흔적을 지웠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 행사에서 탑승해온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차량 역시 유엔 제재 대상인 고급 사치품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반입됐을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미 기소장에 따르면 심씨는 2019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헬기 한 대를 구매해 북한 항구로 배송하도록 주도했다. 그는 이 거래에 필요한 30만 달러를 짐바브웨의 한 로펌을 경유해 지급하며 출처를 위장했다. 심씨는 암호화폐 탈취 자금을 통신장비 구매에도 사용했다. 미 수사당국은 북한이 확보한 일부 통신장비 대금이 심씨가 관리하던 암호화폐 지갑에서 나왔다고 판단했다. 이 자금은 홍콩의 위장회사를 거쳐 태국의 판매업자에게 전달됐다. 수사당국은 “이 같은 방식이 김정은 정권의 무기 개발과 사치 생활을 동시에 떠받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가짜 담배부터 중국 체류까지…‘체포 어려운 이유’ 심씨는 북한의 또 다른 외화벌이 수단인 위조 담배 사업에도 깊이 관여했다. 북한은 말보로 등 유명 브랜드 담배를 위조해 동남아시아에서 판매해왔는데, 심씨는 이 과정에 필요한 담뱃잎 원료 조달을 맡았다. 그는 중국과 아랍에 설립한 위장회사를 통해 담뱃잎을 구매하고 달러 결제를 진행했다. 이 거래 역시 시티은행과 JP모건, 웰스파고는 물론 도이체방크, HSBC, 뉴욕멜론은행 등 서방 금융기관을 경유했다. 심씨는 2016년부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북한 대외무역은행 계열사를 대표해 활동했다. 탈북한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WSJ에 “심현섭은 아랍권에서 자금세탁과 관련해 가장 유용한 인물이었다”고 증언했다. UAE는 유엔 제재에 따라 2022년 심씨를 추방했고, 그는 이후 중국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미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아, 미 수사당국이 그를 체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외교부는 WSJ에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며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BI는 최근 심씨에 대한 현상금을 500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북한의 ‘송금 없는 조달’ 방식은 국제사회가 이미 알고 있지만, 금융 제재만으로는 차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돈이 아니라 물건이 움직이는 순간, 제재는 통제력을 잃는다.
  • 5년 계약 유지 시 보너스 주는 ‘푸본현대 연금보험 스피드’

    5년 계약 유지 시 보너스 주는 ‘푸본현대 연금보험 스피드’

    푸본현대생명은 가입자가 직접 노후를 설계하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연금보험 ‘푸본현대 연금보험 스피드(무)’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보험료 납입 기간을 짧게 설정하고, 계약을 오래 유지할수록 ‘장기유지보너스’가 추가 적립돼 더 많은 연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가입자의 자금 운용 목적에 따라 ‘연금액강화형’과 ‘일반연금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연금액강화형은 수익성에 집중했다. 가입 후 5년이 지난 시점에 장기유지보너스를 지급하며, 보너스 발생 이후에는 필요에 따라 중도 인출이나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일반연금형은 자금 유동성에 무게를 뒀다. 가입 후 한 달만 지나도 수수료 없이 연 12회 중도 인출이 가능해 급전이 필요한 경우 유용하다. 추가 납입 기능을 활용하면 여유 자금을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다. 가입 편의성도 높였다. 보험료 납입 기간을 3년 또는 5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가입 연령은 만 19세부터 최고 64세까지다. 월 납입 보험료는 가입자 나이에 따라 10만원(60세 이상은 20만원)부터 50만원까지 1000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췄다. 공시이율형 상품으로서 금리 변동 리스크를 고려해 5년 시점의 최저보증이율을 제시한다. 예컨대 40세 남성이 연금액강화형으로 월 20만원씩 3년간 납입할 경우 5년 시점의 환급률은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에도 113.5% 수준에 달한다. 연금 수령은 45세부터 최고 90세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10년 이상 계약 유지 시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 작년 3만 8000명, 집 사려고 퇴직연금 깼다… 중도 인출액 1.8조

    작년 3만 8000명, 집 사려고 퇴직연금 깼다… 중도 인출액 1.8조

    지난해 집을 사려고 퇴직연금을 동원한 직장인이 4만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최후의 보루’인 노후 자금에까지 손을 댄 것이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금을 중도에 인출한 직장인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6만 7000명이었다. 인출 금액은 3조원으로 1년 새 12.1% 증가했다. 퇴직금을 중도 인출한 직장인의 과반(56.5%)이 인출 사유로 ‘주택구입’을 꼽았다. 전년 52.7%에서 3.8% 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주거 임차 25.5%, 회생절차 13.1% 순이었다. 집을 사려고 퇴직연금에 손 댄 인원은 3만 8000명, 금액은 1조 8000억원으로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도 인출한 금액의 사용처를 기준으로는 주택구입에 67.3%, 주거 임차에 23.0%, 회생절차에 5.3%씩 쓰였다. 연령별 인출 사유를 보면 20대 이하만 ‘주거 임차’였고, 나머지 연령대 모두 ‘주택구입’이 1순위였다. 결국 대출이 묶이자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주택 구매 자금을 보충한 것이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가 6·27 대출 규제에 이어 10·15 부동산 대책에서 더 강한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앞으로 퇴직연금의 주택 자금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률이 더 높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실적배당형에 가입자가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해 확정급여형(DB)은 214조원(49.7%), 확정기여형(DC)은 116조원(26.8%),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99조원(23.1%)으로 집계됐다. DB형은 4.0% 포인트 감소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온 반면, IRP는 세액공제 확대 영향으로 3.1% 포인트 증가했다. 가입 인원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1.7% 급증했다.안정적 적립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성향이 더 강해진 것이다.
  • 경영 분쟁 벌이다 비자금 들통…부산 건설사 사주 일가 1심서 집유

    경영 분쟁 벌이다 비자금 들통…부산 건설사 사주 일가 1심서 집유

    부산 한 중견 건설사 사주 일가가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유용하고 경찰과 은행원, 지자체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실형을 면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 이동기)는 12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25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별건으로 횡령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에 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A씨의 동생이자 건설사의 전 대표인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건설사 법인에는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A씨 형제의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C씨는 재판받던 중 사망해 공소 기각됐다. 아버지 C씨와 장남 A씨는 2014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82억원 상당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차남 B씨는 2022년 건설업체 관련 자금 50억원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사적으로 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아버지에게 25억원이 현금으로 입금됐고, 장남이나 가족에게 보내진 13억원을 비자금의 일부로 보고 비자금 조성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범행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횡령 금액과 관련한 이득을 누렸다. 단순히 소극적으로 아버지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려워 어느 정도 죄책을 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다만 “비자금의 대부분을 사망한 아버지가 취득한 것으로 보이고, A씨가 회사에 횡령 금액 대부분을 변제한 점, 아버지 사망 이후 상속재산 상당 부분을 회사에 귀속하는 것에 합의해 실질적으로 피해 복구가 이뤄진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B씨와 관련해서는 “배임에 가담한 액수 자체는 적지 않지만, B씨도 가족 간 상속재산 협의를 통해 상당 부분 피해 복구를 한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일가의 비자금 조성 사실은 2002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던 장남 A씨가 아버지, 동생과 대립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아버지가 2020년 10월 장남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차남에게 대표이사를 맡기면서 자신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에 A씨는 법적 다툼을 벌여 승소하고 대표이사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자 아버지와 차남은 “장남이 82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에도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삼부자가 모두 수사받고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 삼부자를 수사하면서 지역 은행, 지자체, 경찰, 국세청 등과의 유착도 확인된다며 28명을 기소했다. 아버지와 차남이 브로커를 통해 장남에 대한 구속수사와 세무조사를 청탁하고, 장남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은행에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된 사람은 현직 총경 2명을 포함한 경찰 3명, 전현직 공무원 3명, 변호사, 세무사, 검찰 수사관, 은행직원 7명, 재개발조합 임원 3명 등이다. 이들 부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행 직원과 공무원에게는 이날 무죄가 선고됐다. 수사 기관이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면서 이 혐의와 관계없는 뇌물공여 부분을 위법하게 증거로 수집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의 범죄사실은 비자금, 횡령이었지만 수사한 사건은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수수”라며 “객관적 관련성이나 인적 관련성 없이 검찰이 획득한 뇌물수수·공여와 관련한 다이어리와 선물발송명단, 엑셀 파일 등 출력물을 확보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직원 2명은 뇌물 수수 혐의와 별개로, 해당 건설사에 70억원을 먼저 인출할 수 있게 대출 조건을 변경해 준 사실이 은행에 대한 배임 혐의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부자가 수사 정보를 빼내고, 국세청을 상대로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은 지난달 마무리됐다. 전직 검찰 수사관과 브로커인 전직 경찰관에게는 실형이 선고됐고, 부산경찰청 현직 수사 담당 경찰은 선고 유예, 총경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세무사, 변호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세무조사와 관련한 청탁을 인식하면서 용역 계약을 맡은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판결문을 추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매일 안부 문자 보내던 남자…정체는 14억 암호화폐 사기꾼

    매일 안부 문자 보내던 남자…정체는 14억 암호화폐 사기꾼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노년 여성이 온라인 연애를 계기로 14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두 잃은 뒤에야 인공지능(AI) 챗봇 ‘챗지피티’의 경고로 사기임을 깨달았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마거릿 로크(70대)가 지난 5월 페이스북에서 ‘에드’라는 이름의 남성을 만나면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에드는 자신을 부유한 사업가라고 소개하며 매일 “좋은 아침”이란 메시지와 다정한 인사를 보냈다. 로크는 지난 6일 방영된 ABC7 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친절했다. 매일 아침 인사했고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외로웠던 자신에게 “사랑을 느끼게 했다”고 회상했다. ◆ “투자하면 500만 달러 벌 수 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에드는 로크에게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1만 5000달러(약 2200만원)로 시작해보라”며 투자용 계좌를 만들게 했고 곧이어 가짜 앱 화면을 보여주며 “몇 초 만에 수익이 났다”고 속였다. 신뢰를 얻은 뒤 에드는 “500만 달러(약 73억 원)를 만들자”며 점점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로크는 결국 개인 퇴직 계좌(IRA)에서 49만 달러(약 7억 2000만원)를 인출해 송금했고 부족한 돈은 30만 달러(약 4억 4000만원) 규모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세컨드 모기지)로 마련했다. 그렇게 보낸 돈은 모두 약 79만 달러(약 11억 6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모든 돈은 이미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로 빠져나간 뒤였다. ◆ “계좌가 동결됐다”…그때 물었다, ‘챗지피티에게’ 이후 에드는 “계좌가 잠겼다”며 추가로 10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황한 로크는 상황을 AI에게 물었다며 “챗지피티에게 설명했더니 ‘이건 사기이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AI는 이 같은 수법이 이미 잘 알려진 ‘돼지 도살’(pig butchering)형 사기라고 경고했다. 그제야 로크는 자신이 속았음을 깨닫고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그녀의 송금액은 해외 조직이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계좌로 이체된 뒤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 “사랑이라 믿었는데”…AI가 막은 추가 피해 디크립트는 “로크 사건은 챗지피티가 실제 피해 확산을 막은 드문 사례”라며 “이미 전 재산을 잃은 뒤였지만, AI의 조언이 추가 송금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산하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온라인 금융 사기 피해액은 93억 달러(약 13조 67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노년층을 노린 ‘돼지 도살’형 연애·투자 사기가 급증하면서, 미 재무부는 지난 9월 미얀마·캄보디아 내 관련 조직 19곳을 제재했다. ◆ “그의 ‘좋은 아침’은 거짓이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통으로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 암호화폐 투자를 권할 경우 거의 예외 없이 사기”라며 “해외로 송금된 자금은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로크는 “모든 돈이 사라졌다. 이제 집이라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왜 그에게 속았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외로움을 파고든 사기는 결국 그녀의 전 재산을 앗아갔다.
  • 매일 안부 문자 보내던 남자, 알고 보니 14억 빼돌린 암호화폐 사기꾼 [크라임+]

    매일 안부 문자 보내던 남자, 알고 보니 14억 빼돌린 암호화폐 사기꾼 [크라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노년 여성이 온라인 연애를 계기로 14억 원이 넘는 재산을 모두 잃은 뒤에야 인공지능(AI) 챗봇 ‘챗지피티’의 경고로 사기임을 깨달았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마거릿 로크(70대)가 지난 5월 페이스북에서 ‘에드’라는 이름의 남성을 만나면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사건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에드는 자신을 부유한 사업가라고 소개하며 매일 “좋은 아침”이란 메시지와 다정한 인사를 보냈다. 로크는 지난 6일 방영된 ABC7 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친절했다. 매일 아침 인사했고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외로웠던 자신에게 “사랑을 느끼게 했다”고 회상했다. ◆ “투자하면 500만 달러 벌 수 있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에드는 로크에게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1만 5000달러(약 2200만원)로 시작해보라”며 투자용 계좌를 만들게 했고 곧이어 가짜 앱 화면을 보여주며 “몇 초 만에 수익이 났다”고 속였다. 신뢰를 얻은 뒤 에드는 “500만 달러(약 73억 원)를 만들자”며 점점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로크는 결국 개인 퇴직 계좌(IRA)에서 49만 달러(약 7억 2000만원)를 인출해 송금했고 부족한 돈은 30만 달러(약 4억 4000만원) 규모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세컨드 모기지)로 마련했다. 그렇게 보낸 돈은 모두 약 79만 달러(약 11억 6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모든 돈은 이미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로 빠져나간 뒤였다. ◆ “계좌가 동결됐다”…그때 물었다, ‘챗지피티에게’ 이후 에드는 “계좌가 잠겼다”며 추가로 100만 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황한 로크는 상황을 AI에게 물었다며 “챗지피티에게 설명했더니 ‘이건 사기이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AI는 이 같은 수법이 이미 잘 알려진 ‘돼지 도살’(pig butchering)형 사기라고 경고했다. 그제야 로크는 자신이 속았음을 깨닫고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그녀의 송금액은 해외 조직이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계좌로 이체된 뒤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 “사랑이라 믿었는데”…AI가 막은 추가 피해 디크립트는 “로크 사건은 챗지피티가 실제 피해 확산을 막은 드문 사례”라며 “이미 전 재산을 잃은 뒤였지만, AI의 조언이 추가 송금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산하 인터넷 범죄 신고센터(IC3)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온라인 금융 사기 피해액은 93억 달러(약 13조 67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노년층을 노린 ‘돼지 도살’형 연애·투자 사기가 급증하면서, 미 재무부는 지난 9월 미얀마·캄보디아 내 관련 조직 19곳을 제재했다. ◆ “그의 ‘좋은 아침’은 거짓이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통으로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 암호화폐 투자를 권할 경우 거의 예외 없이 사기”라며 “해외로 송금된 자금은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로크는 “모든 돈이 사라졌다. 이제 집이라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왜 그에게 속았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외로움을 파고든 사기는 결국 그녀의 전 재산을 앗아갔다.
  • 신미숙 경기도의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돌려막기 기금’ 전락 ...기금 구조 전면 개편 필요

    신미숙 경기도의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돌려막기 기금’ 전락 ...기금 구조 전면 개편 필요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신미숙 의원(교육기획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화성4)은 2025년도 제3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과 2026년도 경기도 예산안 심의에서 경기도의 반복적인 융자 발행과 불투명한 기금 운용 방식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전면 점검을 요구했다. 이날 신 의원은 “경기도가 제출한 제3차 추경 기금운용계획을 보면, 통합재정안정화기금(통합계정)에서 1300억 원을 융자해 일반회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구조를 보면 재정안정화계정의 의무적립금을 융자로 메우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 의원은 “조례에 근거해 결산승인 이후 순세계잉여금의 30%를 재정안정화계정에 적립해야 함에도, 올해 2차 추경 당시 적립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이번 추경에서 972억 원을 융자로 발행해 ‘뒤늦게 메꾸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신 의원은 “기금의 통합계정에서 1300억 원을 인출해 다시 기금의 재정안정화계정에 전입하는 것은 내부거래나 다름없지만, 규정상 내부지출에 대한 명확한 근거조차 없는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신 의원은 “예산이 부족하니까 기금에서 빌리고, 빌린 돈으로 다시 적립금을 채우는 방식은 결국 ‘윗돌 빼서 아랫돌 메꾸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며 “경기도는 이외에도 지방채 규모와 이에 따른 이자 발생도 이어지는 만큼 기금 운용을 전면 재검토해 경기 재정 전반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하나금융 해외여행 플랫폼 ‘트래블로그’ 1000만명 돌파

    하나금융그룹은 해외여행 대표 플랫폼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7일 밝혔다.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앱에서 58개 통화를 무료 환전할 수 있고, 해외 결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수수료까지 면제해주는 서비스다. 하나금융이 2022년 금융권 최초로 출시했다. 현재까지 소비자들은 3362억원의 비용 절감 혜택을 받았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5일 ‘트래블로그 1000만 돌파’ 기념식에서 “트래블로그는 365일 모바일 환전으로 현금 없는 해외여행을 선도하며 해외여행 필수품이 됐다”며 “대한민국 5000만의 트래블로그가 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지역주택조합 위반 행위 막아라…서울시, 부적정 사례 65건 적발

    지역주택조합 위반 행위 막아라…서울시, 부적정 사례 65건 적발

    서울시는 조합 비리형 위반 사항이 확인된 지역주택조합 3곳에 대해 전문가 합동 조사를 추가로 실시해 65건의 부적정 사례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5∼10월 서울 지역주택조합의 주택법 위반, 조합 비리 사례를 전수조사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추가로 집중 조사가 필요한 지역주택조합 2곳과 기존에 조사하지 못한 1곳에 대해 변호사·회계사·도시행정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조사를 벌였다. 이번 추가 조사에서는 조합장이 사업비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용역계약을 과다하게 체결하는 등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훼손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조합장이 개인 용도를 위해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총회 의결 없이 특정 업체에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하는 비리 등이 적발됐다. 적발된 65건 중 12건은 계약 부적정, 용역비 과다 지급, 자금 집행 부적정 등 심각한 위반 사항으로 관계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회계장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사례 12건은 고발한다. 총회 의결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 등 20건에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연간 자금운용 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사례 등 2건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조합규약 절차·규정 위반 등 19건은 행정 지도한다. 시는 향후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조합 비위를 근절하기 위한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지속할 방침이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조합 사업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용역계약을 과다하게 체결하는 등 고질적인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며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조합의 비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은 관리·감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소스 병 열었더니 ‘금괴 2개’ 나와…‘황당 사기꾼’ 속을 뻔한 中 노인, 결국

    소스 병 열었더니 ‘금괴 2개’ 나와…‘황당 사기꾼’ 속을 뻔한 中 노인, 결국

    중국의 한 노인이 주식 투자 사기에 속아 고추 소스 병 안에 금괴 2개를 숨겨 사기꾼에게 보내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의 끈질긴 설득 끝에 노인은 사기 사실을 인정했고 금괴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북부 톈진시 진난구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식 투자 사기 사건이 적발됐다. 쌍린 파출소의 리루이팡 경관은 한 노인이 사기꾼과 연락하고 있다는 사기 방지 경보를 받고 즉시 출동했다. 리루이팡 경관은 이 노인을 파출소로 데려와 면담을 시도했다. 그러나 노인은 “나는 사기 당한 게 아닙니다. 그냥 친구와 주식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투자에 대해 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리 경관은 합법적인 투자의 적절한 절차를 설명하고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수법을 하나하나 분석해줬다. 거의 두 시간의 설득 끝에 노인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짧은 동영상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주식 정보”라는 광고를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QR코드를 스캔해 주식 거래 앱을 다운로드한 뒤, ‘내부자’를 자처하는 사람의 안내를 받았다. 이들은 “금을 사서 우편으로 보내면 주식 투자 계좌에 현금으로 입금해주겠다”며 금괴를 요구했다. 가짜 앱으로 투자금을 입금하게 해 주식을 거래해주겠다고 속여 실물 금괴를 받아낸 뒤, 화면만 조작해 마치 돈이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실제로는 출금이 안 되도록 하는 수법이다. 그러나 노인은 사기꾼의 지시대로 고추 소스 병 안에 30g짜리 금괴 2개를 숨겨 보내려 했다고 고백했다. 리 경관은 “아직도 사기라고 믿지 않으신다면 앱에서 돈을 인출해보세요”라고 말했다. 노인은 여러 차례 인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그제야 앱이 가짜였으며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SCMP는 중국에서 취약계층 노인을 노린 금융 사기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 출입국절차 1시간대로 단축… 강정항 무인자동심사대 지역경제 ‘숨통’ 전망

    출입국절차 1시간대로 단축… 강정항 무인자동심사대 지역경제 ‘숨통’ 전망

    제주항과 강정항 크루즈터미널에 국내 처음으로 무인자동심사대가 도입돼 크루즈 관광의 숙원이던 출입국 병목현상이 풀린다. 특히 5000명 기준 최대 150분 걸리던 입국 절차가 60분대로 단축돼 관광객 체류시간이 늘어 지역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2일 강정항 크루즈터미널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무인자동심사대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제주항에 10대를 시범 운영한 데 이어 강정항에 28대가 추가 설치되면서, 양 항만이 사실상 ‘완전자동화 출입국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사업비는 총 57억 8500만원. 법무부가 52억 5000만원을 부담했고, 제주도가 5억 3500만원을 투입했다. 그동안 제주항·강정항에는 24개 검사대가 있었지만, 수동심사와 인력 부족이 겹쳐 제 기능을 못 했다. 크루즈 승객 평균 체류시간 8시간 중 절반이 넘는 3~4시간이 출입국 절차에 허비되는 비정상적 상황이 수년째 반복돼 왔다. 특히 강정항은 코로나19 이후 크루즈 입항이 집중되면서, 출입국 대기시간이 더 늘어 관광객 실질 체류시간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시범 운영에 들어간 자동심사대의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용 시간은 1인당 15초 수준”이라며 “기존 150분 걸리던 5000명 절차가 60분대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국 절차가 빨라지면 관광·쇼핑에 쓸 수 있는 시간도 늘어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는 총 307회 입항, 승객 74만 명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76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가 아시아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됐다”며 “대규모 관광객을 신속하게 수용할 인프라를 토대로 크루즈 관광 활성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오 지사는 서귀포시 체류 외국인의 체계적 관리와 강정항 출입국 심사의 효율화를 위해 출입국·외국인청 서귀포출장소 개설을 법무부에 건의했다. 서귀포출장소가 설치되면 부족한 심사 인력으로 장시간 소요되던 출입국 절차가 개선되고, 서귀포 거주 외국인이 제주시까지 가지 않고 민원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도는 강정항 노선버스 개설, 흡연부스 설치, 글로벌 현금인출기(ATM) 도입, 관광안내소 와이파이 구축 등 크루즈 관광객 편의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앞으로도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수단 도입과 수하물 처리시설 확충 등 크루즈 수용 태세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시간 확보는 지역 경제에 직결된다. 실제로 출입국에 몇 시간을 허비하느냐에 따라 도내에서의 소비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면서 “자동출입심사대 도입으로 크루즈 관광객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제주에 입국할 수 있게 돼 체류시간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로